[교육/총장세미나]"기여입학제 도입 등록금 의존율 낮춰야"

  • 입력 2001년 6월 28일 18시 43분


전국 193개 대학 총장들의 세미나에서 대학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기여입학제를 도입하고 등록금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책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대학 교육이 부실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대학들이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산업계의 충고도 있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8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국가 인적자원 개발을 위한 정부 기업 대학의 역할’ 세미나의 주제 발표 내용을 소개한다.

▽지식정보화 시대의 인적자원개발(김재철·金在哲 한국무역협회장)〓대학이 산업계의 인력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대학에서 정보기술(IT)을 전공한 사원을 실무에 배치하려면 6개월간 재교육해야 한다. 부실한 대학 교육 때문에 기업의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 대학이 실무형, 문제 해결형 교육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기업은 창의력과 국제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 대학이 학과 폐지나 신설을 유연하게 하고 산업계 전문가를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 산업계 전문가와 대학 교수가 일정 기간 상대 영역에서 교환 근무함으로써 다양한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대학 재정 확보 방안(박강수·朴康壽 배재대총장)〓지방대들은 신입생이 줄고 휴학 편입학 등으로 학교를 떠나는 학생들이 급증해 재정난이 심각하다.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이 국공립대는 25%, 사립대는 70%나 된다. 현재 미국 대학의 7분의 1에 불과한 등록금을 대학이 자율로 책정하도록 해야 한다. 국립대 등록금도 사립대의 80%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고등인력 수요자인 기업이 기부금을 늘리면 결국 대학이 배출한 인재가 기업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기여입학제는 사립대 재정난 해결을 위한 자구책인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장치를 마련한 뒤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지방의 군소 국립대를 종합대의 분교 체제로 편입해 구조조정을 하는 방안도 있다.

▽산학연 협력 방안(이수오·李壽晤 창원대총장)〓기업은 대학에 불만을 표시하지만 실습장소 개방 등에 인색하다.

대학의 산학연 협력은 이공계에 국한돼 있어 모든 학문 분야에서 폐쇄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취업 준비를 위해 대학에 진학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직업교육을 4년제 대학에도 도입해야 한다. 또 교과 중심의 교육에서 탈피해 주문형 교육과정, 연계 전공 프로그램 개발 등 교육 내용을 다양화해야 대학이 살아남을 수 있다. 정부도 학교나 기업 운영에 필요한 각종 규제를 풀어 산학연 협력이 활성화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서귀포〓이인철기자>inchu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