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토피아' 사이트 멀티동화 눈길

  • 입력 2001년 5월 2일 18시 40분


《“이슬이가 친구인 영수를 만났습니다. ‘너 어디 가니?’(영수)

‘심부름. 엄마가 우유 사 오랬어.’(이슬) ‘어, 그래.’(영수).”

남궁명화씨(32·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아들 노정환군(4)이 ‘이슬이의 첫 심부름’이란 멀티동화를 읽는 소리다. 정환군은 마치 라디오의 성우처럼 영수와 이슬의 목소리를 바꿔가면서 읽었다. 책과 컴퓨터 화면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그림에 나오는 동작을 그대로 따라했다. “3월 중순 친구의 소개로 가입한 멀티동화 사이트 키즈토피아(www.kidstopia.co.kr)를 접한 후 오전 7시에 일어나 자고 있는 나를 깨워요. 컴퓨터를 켜달라고.”

남궁씨는 앞으로 아들과 컴퓨터를 차지하는 싸움을 벌일까 걱정이라면서도 동화책을 신나게 읽는 정환군이 대견한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오감(五感)으로 읽는 동화〓기존의 동화는 글과 그림 등이 평면 위에 표현된 종이책. 멀티동화는 눈으로 읽고 귀로 듣고 게임을 통해 학습하는 등 오감(五感)을 모두 사용해 독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멀티미디어 전자책. 종이책의 원화를 바탕으로 내레이션과 음향, 음악을 입혀 컴퓨터로 볼 수 있게 제작한 인터넷 학습의 새로운 유형이다.

주요 이용대상은 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국내에서는 어린이 전문출판사 15개사가 공동으로 만든 유아어린이 전문 멀티동화 사이트 키즈토피아가 유일하게 70여편의 멀티동화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와 똑같은 소리〓멀티동화의 가장 큰 특징은 움직이는 화상과 생생하고 다양한 목소리. 책의 내용이 일반 동화책에 비해 구체적으로 전달된다. 특히 경험이 부족한 아이에게 말이나 그림으로는 설명이 잘 안 되는 것을 실감나게 움직이는 화면으로 보여주므로 아이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 들려주는 친근한 목소리도 아이에게 멀티동화책을 읽고 싶게 한다. ‘우리 몸의 구멍’이란 멀티동화는 꼬마가 ‘응가’하는 소리까지 실제와 똑같다.

책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줄 수 있는 것도 멀티동화의 장점. 부모가 동화책을 반복해서 읽어줄 때 내용을 줄이거나 건너뛰면서 읽기가 쉽다. 하지만 멀티동화는 컴퓨터 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지루해하거나 지치지 않고 아이가 원할 때까지 몇 번이고 읽어준다.

▽게임에 빠진 아이에게 좋다〓책 속의 등장인물들이 움직이면서 말하는 것 자체를 재미있고 신기하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다. 종이책의 한계를 뛰어넘어 동화의 세계로 빠져드는 것. 따라서 멀티동화는 특히 게임과 오락에 빠진 자녀에게 좋은 책 친구가 될 수 있다.

동영상에 익숙한 아이에게 딱딱한 책을 읽는다는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책을 접하도록 해주기 때문. 또 그림책에 나오는 캐릭터와 책 내용을 게임으로도 즐길 수 있어 아이가 책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키즈토피아 이동범 팀장은 “똑같은 내용의 종이동화책과 멀티동화책을 함께 보여주면 아이들이 서로를 비교하면서 더욱 흥미로워한다”고 말했다.

▽영어공부도〓국내 창작동화를 영어로도 볼 수 있다. 영어 버튼을 클릭하면 우리말로 본 동화를 다시 영어로 볼 수 있다. 외국 원작 동화를 접하는 것은 낯설지 않지만 영어로 번역된 국내 창작동화를 접하는 것은 드문 일.

<이호갑기자>gdt@donga.com

◇대표적인 멀티동화 목록

멀티동화

출판사

그림자 보자기

국민서관

황소와 도깨비

다림

우리몸의 구멍

다섯수레

햇님 달림

동쪽나라

나랑같이 놀자

보리

열두띠 동물 까꿍놀이

보림

아빠, 꽃밭 만들러가요

사계절

엄마 어디 계세요

시공사

뚝딱뚝딱 집을 지어요

웅진닷컴

이슬이의 첫 심부름

한림

콩콩이와 대장간

현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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