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밀리언 셀러' 문화상품 얼마 들여 얼마 벌였나

  • 입력 2001년 3월 5일 18시 58분


◇영화

100만 관객은 보통 서울 관객을 기준으로 한다. 최근 100만 관객을 넘긴 영화는 개봉 154일만에 지난달 종영한 ‘공동경비구역 JSA’. 제작사인 명필름은 이 영화의 최종 관객수를 서울 기준 250만9320명, 전국 기준 579만5820명이라고 발표했다.

이 영화는 순제작비 30억원에 광고 홍보 이벤트 등 마케팅 비용 15억원을 합해 총 45억원이 들었다. 관객 1명당 수입은 입장료에 부과되는 문예진흥기금과 부가세 등을 빼면 5000원 가량. 제작자와 극장측은 입장료 수입을 5대5로 나누기 때문에 제작사 측에는 145억원 가량이 돌아간다.

또 지금까지 10만여장이 나간 비디오 판권수입(장당 1만6500원)은 대략 20억원 정도. 여기에 SBS에 12억원에 팔린 TV판권 수입과 일본에만 200만달러(25억여원)에 수출된 것을 비롯해 해외 판매수입도 있다. CD와 테이프를 합쳐 4만장 가량 팔린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의 영화사 수입은 8000만원.

이를 모두 합치면 제작사측은 200억원 가량의 수익을 올린다는 계산이다. 명필름은 제작비를 투자한 CJ엔터테인먼트와 수입의 절반씩을 나눠갖기로 계약했다. 어쨌든 ‘JSA’는 총제작비의 4.4배의 수입을 올린 셈이다.

이 액수를 서울관객 100만명 단위로 환산하면 75억원 가량이다.

◇출판

출판계에서 밀리언 셀러는 ‘하늘에 별따기’ 만큼 어렵다. 한해 출간되는 도서는 3만 종이 넘지만 이중 100만부 이상 팔리는 책은 1년에 하나 나올까말까한 수준이다.

현재 4부 10권이 출간된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 99년11월 1권 출간이후 지난달까지 도합 350만부가 팔렸다. 단행본 중 한국 출판사상 최대의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출판사인 문학수첩은 구체적인 수입을 밝히기를 꺼리지만 어림잡을 수는 있다. ‘해리 포터’는 권당 7000, 7500원이므로 350만부 판매 총액은 250억원이 넘는다. 책의 경우 유통마진이 보통 40% 이므로 실제로 출판사가 벌어들인 몫은 15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 중 번역 인쇄비 40억원, 원작자에게 주는 로열티 20억원, 광고 및 홍보비 10억원 등 제비용 70억원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출판사는 약 80억원의 순이익을 남겼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100만부 판매 기준으로 환산한 수익은 23억원 정도다.

더욱이 앞으로 새 시리즈가 계속 출간될 예정인데다 캐릭터 사업은 책 판매수익의 몇 배가 될 수도 있다.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지는 영화 ‘해리 포터’가 연말쯤 전세계에서 상영되면 그 위력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음반

올해 첫 밀리언 셀러는 그룹 ‘god’의 3집 음반 ‘니가 필요해’. 지난해 가을 나온 이 음반은 현재까지 180만장이 나갔다. 이 음반의 제작비는 1억5000만원. 여기에 뮤직비디오 제작비용 2억2000만원을 합하면 총 제작비는 4억여원에 이른다. 또 의상비가 매달 5000만원씩, 백댄서 비용이 1500만원씩 들어가며 각종 진행비나 프로모션 비용도 1억여원이 들었다.

이 음반을 판매해 얻은 음반기획사와 가수의 총수익은 54억여원이고 계약에 따라 이를 기획사와 가수측이 절반씩 나누고 있다. 이를 100만장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30억원가량이다.

이같은 직접 수익 이외에 밀리언 셀러 음반을 내놓으면 가수들은 모든 게 달라진다. 파생 수입인 가수의 CF 출연료가 4배 이상 뛰고 출연 섭외도 쇄도한다. 콘서트 기획자들은 아예 억대의 선수금을 내놓으며 공연 계약을 따내려 한다. 그러나 밀리언 셀러 음반은 1년에 5장 안팎으로 그 확률은 0.25%를 밑돈다.

‘god’의 경우 이미 CF 수입을 6∼7억원 올렸고 이중 40%는 기획사, 60%인 4억여원은 ‘god’의 몫이다. ‘god’도 신인때 CF 개런티는 고작 수천만원대에 불과했으나 밀리언 셀러가 되면서 급등했다.

음반과 달리 콘서트는 가수나 기획사 입장에서 보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아니다. 최근 전국 순회공연에 나선 ‘god’는 매표 수입만 27억여원에 올릴 것으로 추정되지만 기획사의 몫과 무대 제작비, 백댄서 비용, 반주 밴드료 등을 빼면 수지균형이 빠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수들은 팬 파워를 확인하기 위해 콘서트를 펼친다.

<허엽·권재현·윤정훈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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