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주식투자자 4명중 1명 '중독증'

  • 입력 2000년 12월 19일 18시 46분


‘주식투자를 그만 두면 초조 불안해지고 손해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특정 종목에 투자하면 돈을 거머 쥐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다.’

젊은 주식 투자자 4명 가운데 1명이 이같은 ‘주식 중독증’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희의료원 정신과 반건호(潘健鎬)교수는 19일 “22∼34세 개인 투자자 204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56명(27.5%)이 주식 중독군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상적인 투자자(정상군)에 비해 몸의 특정 부위가 아프다고 느끼는 신체화성향과 강박성향, 우울증 불안감 적대감 편집증세 등이 매우 심하게 나타났다.

특히 하루 8시간 이상을 주식 투자에 쓰는 비율이 정상군은 약 4%였으나 중독군은 약 20%였다. 또 손해를 본 뒤 ‘심리적 문제’를 경험한 비율은 정상군이 약 14%였으나 중독군은 57%가 넘었다.

주식 투자금의 종류는 여유자금의 경우 정상군이 약 78%, 중독군이 57%였으나 대출금의 경우 정상군이 약 3%, 중독군이 약 12%였다. 친지로부터 빌린 경우는 정상군이 약 1%, 중독군이 약 14%였다. 투자금의 규모도 중독군이 정상군보다 많았다. 젊은 투자자들은 75.7%가 근무시간에 투자를 하고 있었다.

반교수는 “주식 투자가 도박 성향을 보일수록 중독도 그만큼 깊어진다”면서 “중독자들은 주식투자를 그만두면 담배를 끊을 때와 같은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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