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올림피아드 금상 과학고 한린군의 조언]

  • 입력 1999년 8월 23일 18시 50분


자녀들의 수학실력 기르기는 엄마들의 큰 관심사. 최근 한국의 경제에 대해 직설적 비판을 퍼부은 일본의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는 “영어와 수학실력이 뒤지면 정보화사회로 진입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수학도사’들이 수학을 잘하는 비결은 뭘까. 7월 루마니아 부쿠레시티에서 열린 제40회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수상한 한린 군(18·서울과학고3)으로부터 초등학교 이하 자녀를 둔 부모에게 들려줄 만한 수학 공부 방법을 ‘추출’했다.

▽‘칭찬’을 먹고 자라는 나무〓한군은 세살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숫자 덧셈 뺄셈 등을 배웠다. 아버지가 쓴 방법은 ‘기(氣) 살리기’전법. 방바닥에 나란히 누워 한군이 문제를 풀 때마다 “우리 천재, 잘 한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칭찬 듣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학 문제를 풀었다”는 것이 한군의 얘기.

쉬운 문제만 풀어 한군이 수학에 흥미를 잃을 때면 아버지는 어려운 문제를 내밀었다. 한군은 며칠씩 매달려 ‘숙제’를 해냈고 아버지는 아낌없이 칭찬을 해주었다.

▽조금씩 천천히〓수학은 감각이 중요하다. 따라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문제를 푸는 것이 좋다. 수학의 기본원리도 문제를 풀면서 익혀야 이해가 쉽다. 한군은 수학과외를 한 경험은 없지만 초등학교때 2년간 학습지를 풀었다. 단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문제를 풀면 흥미를 잃을 수 있으므로 조금씩 푼다. 한 문제라도 거르지 않는 것이 중요.

▽끈기와의 싸움〓문제가 안풀리더라도 언젠가 풀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매달리는 것이 필요하다. 도저히 못풀 것 같은 문제를 해결했을 때 짜릿한 ‘쾌감’과 함께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 이같은 과정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과 판단력도 키울 수 있다.

문제를 풀다가 막힐 때마다 답을 보는 것은 ‘수학바보’로 가는 길. 다 푼다음 자신이 푼 방식과 답지의 방식을 비교해보고 어느 방법이 더 좋은지 알기 위한 것은 괜찮다. 따라서 문제집의 답지는 부모가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경시대회 활용〓똑같은 유형의 문제만 접하면 수학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 교과서나 시중에서 파는 문제집의 문제가 시시하게 느껴진다면 각종 수학경시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한 방법. 스스로 분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군이 수학에 푹 빠진 것도 초등학교 5학년 때 ‘재능수학경시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면서부터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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