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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11일 1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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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국민대 산림자원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숲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격월간지 ‘숲과 문화’를 발행하고 있다
그늘을 만들어주고, 향내와 산소를 뿜어주고, 멋진 경치를 이루어 주는 나무와 숲. 멀리 있지 않기에 그 풍성한 은혜를 잊기 쉽다.
평생 숲과 벗하며 살아온 저자가 인문학적 시각으로 자연을 들여다본 생태 산문집. 나무와 숲을 목재로서가 아닌 ‘정신적 가치가 충만한 문화자원’으로 함께 바라볼 수 있도록 우리를 안내한다.
사람에게서 논밭을 물려받아 매년 토지세를 내는 부자나무 석송령(石松靈),산림자원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기 위해 조선왕조가 인격을 부여한 정이품송 등. 친근한 동무였으며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우리 나무들의 이야기가 책 앞부분에 펼쳐진다.
“수천 수만년을 거치면서 조금씩 달라지긴 했지만, 이 땅에서 우리의 색과 향기와 맛과 소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은 숲이다. 숲 찾아가는 일은 선인들과 대화하고 그들이 느꼈던 멋과 맛을 함께 나누는 과정이다.”
우리의 숲 이야기에서 나아가 세계의 나무와 숲 이야기는 더욱 큰 스케일로 우리를 압도한다. 1만년 나이를 자랑하는 모하비 사막의 브리스틀 콘 소나무, 높이만 100m에 이르는 캘리포니아의 자이언트 세쿼이아 등 수많은 세월을 지켜온 나무들의 이야기는 인간이 시공간에서 얼마나 왜소한 존재인지 깨닫게 한다. 황폐해진 구릉을 100여년에 걸쳐 소생시킨 독일 슈바르츠발트(검은 숲)는 자연을 영원무궁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실증적 사례. ‘이는 인류가 당면한 환경문제의 진지한 해결책’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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