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독서]「스타크래프트…」프로게이머의 세계

  • 입력 1999년 5월 14일 19시 08분


■ 「스타크래프트 히어로」 임영수 외 지음 삼성미디어 239쪽 7,200원 ■

「전투는 막바지에 다다랐다. 적들의 예고없는 기습에 수많은 동족들이 전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그러나 나는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 남아 적들을 향해 맹렬한 반격을 가했다. 이 때 괴비행체들이 나타났다.…」

날마다 ‘처절한 전쟁’을 치르는 전사(戰士). PC게임이지만 실전을 방불케 하는 긴장과 스릴 속에 살아간다. 프로게이머. 최근 10대 청소년은 물론 20, 30대 사이에서도 컴퓨터 게임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생겨난 신종 직업이다. 인터넷 온라인 상에서 벌어지는 각종 게임대회에 나가 상금수입을 벌기 때문에 프로골퍼에 비교되기도 한다.

이 책은 2월 국내 최초로 프로게이머들이 결성한 SG(‘슬기’의 이니셜)팀의 활동을 통해 이제 막 시작된 우리나라 프로게이머의 세계를 보여준다.

SG팀 멤버는 게임분석가인 임영수(28), 지난해 스타크래프트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신주영(22), 스타크래프트 국내대회에서 2회 우승한 재수생 이기석(19),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게임기를 버렸다가 대학입학시험을 치른 후 다시 구입해 프로로 나선 경희대 한의대생 이창승(19), 1분당 7백타의 숙달된 타이핑을 자랑하는 건국대 부동산학과생 김창선(24) 등이다. 책은 이들이 직접 쓴 이야기들로 꾸며졌다.

스타크래프트란 미국 블리자드사(社)가 지난해 4월 개발한 PC게임. 전용 인터넷인 배틀넷(www.battle.net)에 접속해 온라인 상에서 미지의 상대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우주전쟁에서 상대에 맞서 스스로 무궁무진한 전략을 꾸려나가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게임이다.

SG팀의 대표선수 신주영의 하루일과는 프로게이머의 전형적인 생활의 한 단면. 오후5시 기상, 6시경 게임방으로 출근, 인터넷에 접속해 E메일과 웹사이트 검색. 이어 밤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 밤을 꼬박 세우며 계속되는 전투. 고수(高手)들이 인터넷에 몰리는 심야시간에 게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올빼미 생활을 면할 수 없다. 심할 때는 하루 서너시간만 수면.

8월 1만2천달러의 우승상금이 걸려 있는 스타크래프트 세계대회를 앞두고 그는 매일 밤 게임계의 온갖 정보를 입수해 새 전략을 짜낸다. 게임계의 ‘박찬호 박세리’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게이머들의 생활을 비판없이 일방적으로 전달한다. 게임에 중독되어 정상적인 생활을 기피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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