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告]황석영씨,「오래된 정원」새해부터 연재

  • 입력 1998년 12월 24일 18시 56분


동아일보는 99년1월1일부터 소설가 황석영씨의 새 장편소설 ‘오래된 정원’을 연재합니다.

이번 소설은 황석영씨가 지난 10년간의 문학적 공백을 딛고, 다시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와 독자들에게 내놓는 회심의 역작입니다.

소설의제목인‘오래된 정원’은 이상향을 의미합니다. 그 이상향을 꿈꾸는 두 주인공의 사랑의 여정을 통해 희망의 역사를 노래하는 내용입니다. 불행했던 현실에 의해 마모될 수밖에 없었지만 우리가 가슴 속 깊이 품어왔던 희망의 빛나는 알맹이를 이번 소설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래된 정원’의 삽화는 우리 역사와 우리 자연을 화폭에 담아온 서양화가 민정기씨가 맡게 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바랍니다.

▼ 작가의 말 ▼

글을 쓰지 못한 지가 벌써 10년이 넘었으니 연장으로 보더라도 녹이 슬 때가 됐다.

그러나 원래가 ‘소설’이란 물건이 작자의 삶과 마음의 바탕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그런대로 곡절 많았던 나의 지난 10년은 헛된 것만은 아니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3월에 출감하여 쉬면서 새로이 독서도 하고 작품 구상을 해보면서 역시 글의 절반은 손이 쓴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이 작품은 여기서 살아온 같은 시대 어느 남녀의 긴 사랑에 관한 기록이며, 역사 속에 개인을 담는 방법이 아니라 가녀린 개인의 삶을 통하여 역사를 드러내는 방법으로 씌어질 것이다. 겨우 한해를 앞둔 세기말의 황혼에 나는 독자와 더불어 나직한 목소리를 통하여 우리의 세기를 돌아볼 작정이다.

▼ 화가의 말 ▼

고야나 콜비츠의 연작 판화들은 그 당시의 사회상을 상징적으로 은유적으로 혹은 직접적인 방법으로 화면에 담은, 너무나도 매력적인 작품이다. 그 내용과 더불어 부드럽고 섬세하며 다양한 검은색의 톤은 누구든지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황석영선생과는 80년대 내가 속해 있던 그림모임의 발표에서 선생의 작품 ‘한씨연대기’를 연작판화로 꾸민 인연이 있다. 80, 90년대를 치열하게 살아온 선생의 이번 작품을 다시 한번 그려본다는, 너무나도 소중하고 영광스러운 기회가 주어졌다. 작품의 한자 한자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며 열심히 형상화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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