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 임상실험]「고개숙인 남자」들 나요!나요!

  • 입력 1998년 9월 21일 19시 19분


‘비아그라만 먹을 수 있다면….’

21일 인천 인하대병원 비뇨기과 남성의학 클리닉에는 줄잡아 2백여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때문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내용은 한결같이 ‘비아그라 임상실험 대상자로 내가 적격’이라는 것. 말하자면 ‘고개숙인 남자’라는 고백이었다. 그다지 당당하지 못한 얘기였으나 20대에서 70대에 이르기까지 나이에 상관없이 스스로 ‘환자’라고 밝혔다.

이번 임상실험은 내년 9월 국내 시판을 앞두고 비아그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따져보기 위한 것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인하대병원을 비롯해 △서울대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영동세브란스병원 △현대 중앙병원 △중앙대의대 부속 용산병원 등 6곳을 실험 병원으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인하대병원은 지난 18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실험대상자 구함’을 띄웠고 병원게시판에도 공고문을 내붙였다.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20세이상 기혼 남성으로 발기부전 환자(98년 3월말 이전 진료기록 제출)여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이 붙었으나 병원측의 예상과는 달리 지난 주말부터 신청자가 줄을 잇고 있다.

병원측은 이달말까지 피실험자 20명을 선정하고 10월 중순부터 3개월 동안 임상실험을 한 뒤 최종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인천〓박정규기자〉roche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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