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FM 「한국인의 음반」,「토종」연주의 진수보여

  • 입력 1997년 11월 4일 07시 36분


FM을 들으며 연주자를 맞혀보는 「눈가리개 실험」을 해본 일이 있는가. 『방금 감상하신 작품은 김 아무개씨의 연주였습니다…』 마음속에 생각했던 외국의 명연주자 대신, 국내 연주가의 이름이 흘러나와 내심 놀라는 일이 최근 잦다. KBS FM이 국내 「토종」연주를 음반에 담아 선보였다. 모두 15장으로 꾸며진 「한국, 한국인의 음반」시리즈. 「한국의 연주가」9장에는 KBS교향악단을 포함, 비르투오조 현악4중주단, 피아니스트 이미주 손은수씨 등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중견연주가와 신예들의 연주를 담았다. 「한국의 전통음악」5장에는 은희진 전정민씨의 창(唱)을 포함해 창작국악과 전통음악을 모았으며 「한국의 작곡가」CD에는 박은회 김용진 박재열 이영자 우종억씨의 창작음악을 실었다. KBS FM의 CD시리즈는 92년 첫선을 보인 뒤 그동안 CD 90여장의 자료로 축적돼왔다. 자체 방송 및 국내외 음악기관에 기증하는 자료용으로서만 소량 발간했으나 국내 음악계의 연주력 향상과 시리즈에 쏠린 잔잔한 호평에 힘입어 일반에 공개하게 된 것. 이번에 발매된 15장의 음반은 국내 대형음반점 뿐 아니라 독일을 비롯한 해외의 일반 CD매장에서도 음악팬들의 선택을 기다리게 된다. 15장의 CD는 연주력에서 뿐만 아니라 음향에서도 외국의 일류 레이블에 비해 손색이 없다는 평. 간혹 피아노 음향에 잔향과 무게가 부족하거나 성악부분의 잔향에 인공적인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손색없는 음질을 나타낸다. 한영혜씨가 반주한 김현곤씨의 클라리넷 연주곡집이나 오트마 마가, 정치용씨가 지휘한 KBS교향악단의 관현악소품집은 음장감과 투명함 등에서 1급의 소리를 들려준다. 〈유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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