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국내산업]걸음마단계…브랜드 개발 시급

  • 입력 1997년 10월 11일 07시 45분


「액체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향수. 세계 화장품 시장에서 약 2백억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향수산업은 걸음마 단계. 국내 화장품 시장은 총 3조원(수입품 포함)규모. 이가운데 향수는 연간 1천2백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중 국산 향수는 5백50억원 규모지만 60%는 목욕직후 사용하는 것으로 농도가 가장 낮은 샤워코롱. 지난해 향수전문점 체러티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향수는 1천여종, 그중 국산은 10%에 불과할 정도로 외제품 일색이다. 화장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향수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던 만큼 향수개발과 판매에 거의 관심이 없는 편』이라며 『최근들어 신세대들의 향수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이런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태평양 한국화장품 LG생활건강 에바스화장품 등에서 향수를 선보이고 있다. 태평양은 6월 라네즈향수를 내놓고 국내 향수로는 처음 TV CF와 잡지 광고를 하는 등 본격적인 마케팅작업을 펼쳐 주목받았다. 이 회사는 프랑스의 패션디자이너로 리타램피카의 이름을 딴 향수를 개발해 유럽시장을 역공략하는 전략을 추진중이다. 94년 한불화농은 제주 감귤꽃과 유채꽃에서 추출한 「제주」향수를 내놓았다. 천연식물에서 뽑아낸 국내 향수1호인데 제주에서만 살 수 있다는 판매 차별화전략으로 시판이후 11억원어치가 팔렸다. 기초화장품이나 메이컵 제품에 비해 향수는 브랜드 이미지가 판매를 좌우한다. 외국 향수에 비해 국산은 브랜드 인지도에서 뒤지는 것이 약점. 기호품인만큼 심리적 요인에 따라 구매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얼마전 서울 명동에서 1백10명에게 국산 향수와 외국 유명향수를 똑같은 용기에 담아 테스트한 결과 반수 이상이 국내 향수를 선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브랜드를 밝힌뒤 테스트한 결과 외제 향수가 좋다는 대답이 압도적이었다. 〈고미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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