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아파트 주거만족 『낙제』…공급물량 확대에만 치중

  • 입력 1997년 9월 26일 20시 31분


서민용 주택의 대명사인 주공아파트의 주거만족도가 낙제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주택 공급물량 확대에만 치중, 질좋은 주택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맞추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정책방향 수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대한주택공사가 지난 91년 이후 지어진 전국의 주공아파트와 상위 10위권 민간업체가 시공한 아파트의 입주자 1천5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주공아파트는 꼴찌를 했다. 주공아파트는 가격만족도와 아파트 입지여건 2개 항목에서만 50.0점을 기록했고 △시공품질 △관리상태 △하자보수서비스 △내부자재와 설비에 대한 만족도에선 40점 미만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주공의 전체 평점은 43.6점. 단지규모가 클수록, 지방 소도시일수록,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가구주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주공아파트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다. 주택전문가들은 『주공이 매년 5만∼6만가구의 아파트를 물량위주로 공급, 소비자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해 주택보급률이 90%를 넘는 시점에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자초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말 현재 주공의 미분양아파트는 전국 미분양아파트 8만8천8백51가구의 20%를 훨씬 넘는 2만1천2백40가구에 달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현대 삼성 등 대기업을 제치고 중소업체인 우방이 1위 자리를 차지했고 지난 95년 부도를 내고 제삼자 인수절차를 밟고 있는 우성이 4위로 높은 순위에 랭크돼 눈길을 끌었다. 〈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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