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사람들은…」,책과 함께 역사-문화재 순례

  • 입력 1997년 7월 22일 08시 09분


길 떠나기 좋은 계절, 이번엔 마음 먹고 우리 역사 문화유산 순례에 나서보자. 좋은 책과 함께 우리 역사의 의연함 속으로, 문화유산의 넉넉한 아름다움 속으로. 우선 역사의 새로운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책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1, 2」 「고려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1, 2」(이상 청년사)를 권한다. 정치중심이었던 기존 역사서적의 한계를 극복, 역사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다. 조선시대 백성들은 하루에 몇끼를 먹었는지, 백성들은 정말로 신문고를 두드릴 수 있었는지, 판소리는 과연 민중 예술이었는지, 고려장은 정말로 고려시대의 장례풍습이었는지 등 흥미로운 일상, 다양한 문화 현상이 어울려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이뤄왔음을 느끼게 해준다. 역사와 친숙해졌으면 이제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1,2,3」(창작과비평사)을 따라 문화유산을 찾아가보자. 단순한 문화재 소개에 그치지 않고 숨어있는 아름다움까지 끌어냄으로써 독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준다. 홀로 경북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을 찾아 그 아름다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나 이 책을 따라 그곳에 이르면 무량수전 나무기둥 하나하나에 배어있는 곡선의 미학, 절제의 미학, 나아가 자연과의 완벽한 조화에 감탄을 금치 못하리라. 발길 돌리기 어려운 그 긴 여운…. 이 책을 통해 우리 문화재에 대한 안목을 키우고 나면 이같은 문화재를 찾아내고 발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궁금해질 것이다. 그들에겐 「발굴이야기」(대원사)가 제격이다. 금관이나 천마도가 나온 경주의 신라고분, 공주의 백제무령왕릉 등 그 신비를 헤쳐낸 사람들의 이야기. 일제를 물리치고 우리가 해낸 첫 발굴인 46년 경주 호우총 발굴 이후 한국발굴사 반세기의 성과와 그 뒷얘기가 시종일관 흥미진진하다.고고학자의 애환을 곳곳에 토로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오직 땅 속의 진실을 찾아 또 땅을 팔 뿐이다. 어디 이 책들 뿐이랴. 일제시대때 우리 문화재 보호에 앞장섰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조선미의 탐구자들」(학고재), 전통미술품을 통해 한국미를 산책하고 옛 조상들의 멋과 생활철학을 음미할 수 있는 「나는 공부하러 박물관 간다」(효형출판)도 이 여름 더위를 잊기에 충분한 좋은 책들이다. 〈이광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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