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직원 그림으로「벽 단장」…작품공모 150점 출품

  • 입력 1997년 5월 29일 07시 57분


서울시청 인사과 金鍾九(김종구)계장은 요즘 청사 3층 시장실 앞을 지나갈 때마다 괜히 어깨가 으쓱해진다. 시장실 앞 복도 벽면에 모대학 미대에 다니는 자신의 딸이 그린 난초그림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시청경비를 맡는 방호과 權兌燮(권태섭·40)씨도 1층 뒤편 현관에 내걸린 자신의 작품 「가을 풍경」을 보면 절로 미소가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주 청사내 각 복도 벽면을 오랫동안 차지해온 시청 홍보사진을 떼어내고 직원과 그 가족들이 그린 그림 또는 사진으로 청사 내부를 새롭게 단장했다. 현재 청사내에는 직원들의 그림 또는 사진 42점이 걸려 있어 김계장이나 권씨처럼 벽면만 바라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42명 있는 셈이다. 시는 당초 청사 벽면을 전문가들의 그림이나 사진으로 단장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을 알아보니 작품값이 너무 비싸 주저하던 중 『직원들의 취미활동을 지원하고 가족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직원과 가족의 작품을 걸자』는 의견이 나오자 협의를 거쳐 이를 전격 채택했다. 작품을 공모한 결과 모두 1백50여점이 들어와 먼저 3분의 1만 걸고 나머지는 일정기간 후 바꿔 걸기로 했다. 직원들은 『대가(大家)의 그림이 별거냐. 서툴지만 동료와 가족들의 작품이 백번 낫다』며 열광적인 반응이다. 〈윤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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