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전라좌도농악 「원-전수 60년」홍유봉씨

  • 입력 1996년 11월 9일 20시 50분


60여년 동안 전라좌도 농악의 脈을 이어오며 全北의 魂을 찾는데 평생을 보낸 정통 국악인이 있어 화제. 전라좌도 농악의 당대 명인 중 유일한 생존자인 洪有奉씨(80)는 현대화의 물결에 밀려 잊혀져가는 좌도농악을 복원, 전수하며 60여년간 외길 인생을 살고 있다. 특히 채상(종이로 만든 띠를 돌리는 상모)소고의 일인자로 알려진 洪씨가 좌도농악에 관심을 갖게 된 때는 지난 39년.가정형편이 어려웠던 洪씨는 풍물을 잘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당시 「전라좌도농악패」를 이끌던 柳한상, 鄭오동선생을 찾아가 사사했다. 좌도농악패를 따라 전국 각지를 돌던 洪씨는 자신이 속한 좌도농악팀이 48년 서울에서 열린 제 1회 전국 농악경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자 정식으로 좌도농악에 입문했다. 이 때부터 洪씨는 돈을 위해 풍물을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우리 전통 문화의 脈을 잇는다는 신념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좌도농악 전수에 열의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59년부터 25년동안 全北여성농악단을 지도하고 60∼70년대 도내에서 농악단으로 명성을 날렸던 全州농고농악단을 직접 가르쳐 全北지역 좌도농악의 산증인으로 평가받았다. 팔순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아직도 후배들을 돌보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洪씨는 9일 全州 德津종합회관에서 「전라좌도 판굿놀이」 공연을 가져 「좌도농악 외길인생 60년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洪씨는 "전라좌도농악의 복원은 곧 우리 전통 농악의 뿌리를 되찾는 것과 같다"며 "점차 사라져 가는 전통 좌도굿을 원형 그대로 복원해 전수하는데 심혈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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