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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5일 1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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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초 개별주식옵션시장의 개설을 계기로 삼성전자 등 7대 블루칩이 증시를 이끌고 나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외국인 투자금액 중 상위 7종목 비중 종목 비율(%) 삼성전자 28.29 SK텔레콤 11.29 국민은행 11.24 포항제철 7.04 KT 6.14 한국전력 3.93 현대자동차 3.56 기타 28.51 계 100
이럴 경우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투자자는 역시 블루칩 보유율이 높은 외국인투자자. 국내 투자자들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결국 내년 증시도 ‘외국인 좋은 일’만 시켜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7대 블루칩의 시대〓2002년 1월28일 개설되는 개별주식옵션시장 대상 7개 종목은 삼성전자 SK텔레콤 국민은행 포항제철 KT(옛 한국통신) 현대자동차 한국전력 등. 모두 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블루칩이다.
영국의 경제전문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에서 “한국에 개별주식옵션시장이 개설되면 외국인투자자들이 7대 블루칩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옵션을 통해 헤지(위험회피)가 가능해 외국인들이 맘 놓고 블루칩을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사실 개별주식옵션시장이 아니더라도 외국인들은 이미 국내 증시에서 우량주 편식 경향을 보여왔다. 여기에 헤지라는 또 다른 무기를 안겨준다면 이런 편식 경향이 극단적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는 것.
외국인이 더 사지 않는다 할지라도 팔지만 않는다면 7대 블루칩의 주가는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대주주와 외국인 지분을 빼고 나면 유통물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조금만 매수세력이 생겨도 주가가 급등할 수 있기 때문.
▽외국인만 즐거운 증시?〓블루칩의 주가가 오르면 가장 큰 수혜자는 역시 외국인.
7대 블루칩의 주가는 지수 영향력이 크다. 이들의 주가가 오르면 당연히 종합주가지수도 따라 오른다. 따라서 겉으로 보기에는 증시가 호황인 것 같지만 정작 개인투자자는 별 재미를 못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현실적인 손해도 있다. 올해 삼성전자는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오전에 외국인투자자에게 먼저 실적을 알려줬다. 대신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발표는 오후에 진행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의 실적을 좀 더 빨리 알기 위해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을 확인하는 해프닝이 생긴 것.
대기업이 외국인투자자에게 더 신경쓰는 ‘역차별 현상’인 셈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자선사업가가 아닌 이상 언젠가 차익을 실현하려 할텐데 그 충격을 국내 증시가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증권 박효진 투자전략팀장은 “개인들이 고가 우량주 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생각을 좀 바꿀 필요가 있다”며 “직접투자가 부담스럽다면 우량주 펀드에 가입하는 방식 등을 통해 외국인의 7대 블루칩 편식 현상을 적절히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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