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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0월 29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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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를 태우면 엔진 속에 탄소화합물 찌꺼기가 달라붙는다. 이 찌꺼기를 가만히 놔두면 엔진실린더가 좁아지고 연비도 떨어진다. 이 찌꺼기를 벗기는 비누가 휘발유에 넣는 엔진첨가제다.
엔진첨가제 안에는 비누처럼 물과 기름에 모두 섞이는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다. 몸의 때를 비누 분자가 둘러싸 벗기는 것처럼 엔진용 비누도 엔진 속의 탄소 찌꺼기를 둘러싸 청소한다. 이집트의 여왕 클레오파트라는 비누가 없어 고운 모래로 때를 벗겼지만, 자동차는 첨단 비누로 깨끗하게 씻는다.
요즘 고급 호텔 욕실에서는 샤워를 해도 거울에 김이 잘 서리지 않는다. 자동차나 안경 유리에도 김이 서리지 않게 할 수 있다. 김은 아주 작은 물방울이 유리에 맺힌 것이다.
김이 서리지 않는 유리는 특수한 계면활성제를 바른 것이다. 계면활성제는 물을 싫어하는 유리의 표면을 친수성으로 바꾼다.
접시를 닦은 뒤 물을 떨어뜨리면 물방울이 맺힐 때가 있다. 접시가 깨끗하게 닦이지 않아 중간 중간 물을 싫어하는 부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서림 방지제를 바르면 물이 얇은 막처럼 넓게 퍼져 김이 서리지 않는다.
아기의 허파 속에도 비누를 넣을 때가 있다. 예정보다 몇 달 일찍 태어난 조숙아들이다. 이 아기는 허파가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그냥 숨을 쉬면 허파가 말라버린다. 이들의 허파 속에 계면활성제를 넣으면 계면활성제가 물을 둘러싸기 때문에 물이 늦게 증발된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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