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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이른바 ‘영어유치원’이라고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 등에서 학생 모집이나 수준 평가를 목적으로 한 레벨 테스트가 금지된다. 일부 학원에서 ‘4세 고시’, ‘7세 고시’라고 불릴 정도로 사교육이 과열되고, 유아 성장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관련법이 개정됐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유아 대상 학원의 레벨 테스트를 금지하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유아 대상 학원이나 개인 과외 교습자는 모집이나 수준별 배정 목적의 시험, 평가를 실시하면 안 된다. 시행 시기는 공포 6개월 뒤인 올해 9월부터다. 법을 위반해 시험이나 평가를 실시하면 교육감이 학원 폐지나 교습 정지 등을 명령할 수 있다. 해당 개정안은 영어유치원이나 유명 초등학생 대상의 영어 및 수학 학원에서 시행되는 레벨 테스트를 막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초등 입학 전 유명 학원 입반을 위한 시험과 선발 경쟁이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침해한다”며 교육부 장관에게 법적 장치를 마련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정치권에서도 관련 문제를 제기하며 개정안을 발의했다. 다만 유아가 학원에 등록한 뒤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 교육 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실시하는 관찰과 면담 방식의 진단 행위는 허용했다. 진단의 구체적인 기준, 절차, 방법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했다.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학원 단체와 일부 학부모들이 학생별 정확한 수준에 맞는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법 개정에 대다수 시민단체와 교원단체는 환영했다. 하지만 학원들의 꼼수 운영을 모두 막을 수는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미 일부 유명 학원들은 자체 레벨 테스트를 실시하지 않는 대신 같은 계열에서 운영하는 영아 대상 학원을 다닌 등록자만 받고 있다. 더 일찍 사교육을 받도록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일부 학원은 어린이가 직접 쓴 작문과 말하기 영상을 제출해야 다음 단계의 반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레벨 테스트를 은밀하게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은 “유아 사교육 시장 경쟁이 치열한 현실을 고려할 때 학부모 동의는 형식적 절차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진단 행위가 반 편성이나 서열화에 활용되지 않도록 명확한 관리 감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새 학기를 맞아 고등학교 3학년뿐 아니라 1, 2학년도 진로와 대학입시를 진중하게 고민하고 있다. 미래에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대학과 학과에 지원할지 알아야 대입 지원 전략을 세울 수 있고 고교학점제에서 선택 과목도 제대로 결정할 수 있다.학생들을 상담하며 대입과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쓴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사진)는 “요즘 단순히 대학 간판이 아니라 취업을 먼저 걱정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었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고1 상담 때부터 ‘나중에 밥벌이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며 “상위권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난이 극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대입이 ‘어느 대학 배지를 다느냐’의 싸움이었다면 지금은 ‘졸업장과 동시에 사원증을 거머쥘 수 있느냐’의 싸움으로 변했다”고도 했다. 최근 저서 ‘2026 일반대학 입학이 취업이다’를 출간한 최 교사에게 취업을 잘하기 위해 대입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물었다. ―대입 때 성적뿐 아니라 취업 전망까지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인공지능(AI)이 일자리 지형 자체를 바꾸고 있는데 단순히 성적에만 맞춰 대학을 고르는 것은 안개 속에서 운전대를 잡는 것과 같다. 대학 4년 동안 배운 지식은 졸업할 때쯤이면 낡은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학의 명성이라는 과거의 데이터가 아니라 ‘기업이 대학 교육 과정에 직접 개입하느냐’를 따져야 한다. 계약학과처럼 기업이 커리큘럼을 짜고 장학금을 주며 학생을 선점한다는 건 그 분야가 AI 시대에도 인간의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뜻이다. 취업이 확정되는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 ―2027학년도 대입에서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반도체 분야의 경우 삼성전자는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KAIST 반도체시스템공학과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SK하이닉스는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등으로 다양하다.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업 장려금을 지급하고 해외 연수 혜택까지 제공하기도 한다. 현대자동차 계약학과인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학·석사 통합 과정으로 5년 만에 석사 학위와 취업을 동시에 딸 수 있다. 가천대 클라우드공학과(카카오), 숭실대 정보보호학과(LG유플러스),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LG디스플레이), 성균관대 배터리학과(삼성SDI) 등도 있다.” ―첨단 외에 국방·보안 분야도 계약학과가 있는데….“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국방부), 아주대 국방디지털융합학과(공군), 세종대 항공시스템공학과(공군) 등은 졸업 후 장교로 임관돼 군 복무 자체가 경력 연장이 되는 특징이 있다.” ―계약학과에 진학했지만 진로가 맞지 않으면 어떡하나.“수험생이 가장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대목이다. 계약학과는 정원 외 전형이 대부분이고 기업과 특수 계약으로 묶여 있어 원칙적으로 전과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나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등은 기업이나 기관으로부터 장학금을 받는다. 도중에 진로를 변경해 자퇴하거나 다른 학과로 옮기려면 그동안 받은 등록금 전액과 매달 지급된 학업 보조비를 모두 반납해야 한다. 또 기업 채용 절차(면접, 인적성 검사)에서 탈락하거나 본인이 입사를 거부할 때도 혜택이 회수된다. 따라서 지원 전에 해당 학과가 자신의 적성과 맞는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계약학과는 아니지만 특정 산업군에서 취업률이 높은 학과는….“건국대 첨단바이오공학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급성장에 맞춰 기업 맞춤형 교육을 진행한다. 중앙대 산업보안학과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기업의 필수적인 보안 전문가를 양성한다. 인하대 아태물류학부는 글로벌 물류 대기업과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통해 높은 취업 성과를 내고 있다. 경희대 Hospitality경영학과는 호텔과 관광 분야 실무 교육과 글로벌 인턴십으로 업계 내 탄탄한 입지를 자랑한다.” ―AI 시대에 유망할 것으로 보이는 학과는….“AI와 인간의 공존을 다루는 학과가 뜰 것이다. 예를 들어 AI가 진단은 잘해도 환자 마음은 다독일 수 없기에 데이터 기반의 처치를 하는 간호학과, AI를 활용해 정밀 진단을 배우는 의생명공학과, 고령화 시대의 기술 복지를 다루는 사회복지학과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AI 범죄가 늘어날수록 사이버보안학과, 경찰행정학과 내 디지털 수사 트랙이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문계열 지망생에게 추천하는 취업이 잘되는 학과는….“기술적 이해도를 갖춘 인문 자본은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다. 한국외국어대 LT학부는 언어와 정보기술(IT)을 결합해 글로벌 IT 기업의 로컬라이징이나 데이터 관리 직군에 유리하다.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는 금융권 취업 실적이 좋고, 합격자 전원에게 장학금을 준다. 또 재무분석사(CFA) 고시반 입반 우선권을 부여하는 등 한양대 내에서 다양한 혜택을 보장한다. 동국대 경찰행정학부는 공공 안전 분야 취업과 고시에서 독보적인 선후배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취업을 위해 대학 내 제도를 어떻게 활용하면 되나.“다전공 또는 융합전공 제도를 적극 활용하면 된다. 예를 들어 한양대는 다중전공을 통해 주전공과 상관없이 유망 분야 융합전공을 이수할 수 있다. 인문대생이 소프트웨어 융합 전공을 이수해 IT 기획자로 취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성균관대 자기설계융합전공은 학생이 직접 커리큘럼을 구성해 전공을 만들 수 있다. 한국외국어대 이중전공 우선선발 제도는 특정 전략 학과 학생에게 다른 인기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새 학기를 맞아 고등학교 3학년뿐 아니라 1, 2학년도 진로와 대학입시를 진중하게 고민하고 있다. 미래에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대학과 학과에 지원할지 알아야 대입 지원 전략을 세울 수 있고 고교학점제에서 선택 과목도 제대로 결정할 수 있다.학생들을 상담하며 대입과 관련된 여러 책을 쓴 최진규 충남 서령고 교사(사진)는 “요즘 단순히 대학 간판이 아니라 취업을 먼저 걱정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었다”고 말했다. 최 교사는 “고1 상담 때부터 ‘나중에 밥벌이 할 수 있을까요?’ 라고 묻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며 “상위권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난이 극심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대입이 ‘어느 대학 뱃지를 다느냐’의 싸움이었다면 지금은 ‘졸업장과 동시에 사원증을 거머쥘 수 있느냐’의 싸움으로 변했다”고도 했다. 최근 저서 ‘2026 일반대학 입학이 취업이다’를 출간한 최 교사에게 취업을 잘 하기 위해 대입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물었다.ㅡ대입 때 성적뿐 아니라 취업 전망까지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인공지능(AI)이 일자리 지형 자체를 바꾸고 있는데 단순히 성적에만 맞춰 대학을 고르는 것은 안개 속에서 운전대를 잡는 것과 같다. 대학 4년 동안 배운 지식은 졸업할 때쯤이면 낡은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학의 명성이라는 과거의 데이터가 아니라 ‘기업이 대학 교육 과정에 직접 개입하느냐’를 따져야 한다. 계약학과처럼 기업이 커리큘럼을 짜고 장학금을 주며 학생을 선점한다는 건 그 분야가 AI 시대에도 인간의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뜻이다. 취업이 확정되는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ㅡ2027학년도 대입에서 취업이 보장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반도체 분야의 경우 삼성전자는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카이스트 반도체시스템공학과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SK하이닉스는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등으로 다양하다.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업 장려금을 지급하고 해외 연수 혜택까지 제공하기도 한다. 현대자동차 계약학과인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5년 만에 석사 학위와 취업을 동시에 딸 수 있다. 가천대 클라우드공학과(카카오), 숭실대 정보보호학과(LG유플러스),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LG디스플레이), 성균관대 배터리학과(삼성SDI) 등도 있다.”ㅡ첨단 외에 국방·보안 분야도 계약학과가 있는데….“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국방부), 아주대 국방디지털융합학과(공군), 세종대 항공시스템공학과(공군) 등은 졸업 후 장교로 임관돼 군 복무 자체가 경력 연장이 되는 특징이 있다.”ㅡ계약학과에 진학했지만 진로가 맞지 않으면 어떡하나.“수험생이 가장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대목이다. 계약학과는 정원 외 전형이 대부분이고 기업과 특수 계약으로 묶여 있어 원칙적으로 전과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나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등은 기업이나 기관으로부터 장학금을 받는다. 도중에 진로를 변경해 자퇴하거나 다른 학과로 옮기려면 그동안 받은 등록금 전액과 매달 지급된 학업 보조비를 모두 반납해야 한다. 또 기업 채용 절차(면접, 인적성 검사)에서 탈락하거나 본인이 입사를 거부할 때도 혜택이 회수된다. 따라서 지원 전에 해당 학과가 자신의 적성과 맞는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ㅡ계약학과는 아니지만 특정 산업군에서 취업률이 높은 학과는.“건국대 첨단바이오공학부는 바이오헬스 산업의 급성장에 맞춰 기업 맞춤형 교육을 진행한다. 중앙대 산업보안학과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기업의 필수적인 보안 전문가를 양성한다. 인하대 아태물류학부는 글로벌 물류 대기업과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통해 높은 취업 성과를 내고 있다. 경희대 Hospitality경영학과는 호텔과 관광 분야 실무 교육과 글로벌 인턴십으로 업계 내 탄탄한 입지를 자랑한다.”ㅡAI 시대에 유망할 것으로 보이는 학과는.“AI와 인간의 공존을 다루는 학과가 뜰 것이다. 예를 들어 AI가 진단은 잘해도 환자 마음은 다독일 수 없기에 데이터 기반의 처치를 하는 간호학과, AI를 활용해 정밀 진단을 배우는 의생명공학과, 고령화 시대의 기술 복지를 다루는 사회복지학과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AI 범죄가 늘어날수록 사이버보안학과, 경찰행정학과 내 디지털 수사 트랙이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ㅡ인문계열 지망생에게 추천하는 취업이 잘 되는 학과는.“기술적 이해도를 갖춘 인문 자본은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다. 한국외대 LT학부는 언어와 정보기술(IT)을 결합해 글로벌 IT 기업의 로컬라이징이나 데이터 관리 직군에 유리하다.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는 금융권 취업 실적이 좋고, 합격자 전원에게 장학금을 준다. 또 재무분석사(CFA) 고시반 입반 우선권을 부여하는 등 한양대 내에서 다양한 혜택을 보장한다. 동국대 경찰행정학부는 공공 안전 분야 취업과 고시에서 독보적인 선후배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ㅡ취업을 위해 대학 내 제도를 어떻게 활용하면 되나.“다전공 또는 융합전공 제도를 적극 활용하면 된다. 예를 들어 한양대는 다중전공을 통해 주전공과 상관없이 유망 분야 융합전공을 이수할 수 있다. 인문대생이 소프트웨어 융합 전공을 이수해 IT 기획자로 취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성균관대 자기설계융합전공은 학생이 직접 커리큘럼을 구성해 전공을 만들 수 있다. 한국외대 이중전공 우선선발 제도는 특정 전략 학과 학생에게 다른 인기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9월부터 이른바 ‘영어유치원’이라고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 등에서 학생 모집이나 수준 평가를 목적으로 한 레벨테스트가 금지된다. 일부 학원에서 ‘4세 고시’, ‘7세 고시’라고 불릴 정도로 사교육이 과열되고, 유아 성장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관련법이 개정됐다.18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유아 대상 학원의 레벨테스트를 금지하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유아 대상 학원이나 개인 과외 교습자는 모집이나 수준별 배정 목적의 시험, 평가를 실시하면 안 된다. 시행 시기는 공포 6개월 뒤인 올해 9월부터다. 법을 위반해 시험이나 평가를 실시하면 교육감이 학원 폐지나 교습 정지 등을 명령할 수 있다.해당 개정안은 영어유치원이나 유명 초등학생 대상의 영어 및 수학학원에서 시행되는 레벨테스트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초등 입학 전 유명 학원 입반을 위한 시험과 선발 경쟁이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침해한다”며 교육부 장관에게 법적 장치를 마련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정치권에서도 관련 문제를 제기하며 개정안을 발의했다.다만 유아가 학원에 등록한 뒤 보호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 교육 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실시하는 관찰과 면담 방식의 진단 행위는 허용했다. 진단의 구체적인 기준, 절차, 방법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했다.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학원 단체와 일부 학부모들이 학생별 정확한 수준에 맞는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이번 법 개정에 대다수 시민단체와 교원단체는 환영했다. 하지만 학원들의 꼼수 운영을 모두 막을 수는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미 일부 유명 학원들은 자체 레벨테스트를 실시하지 않는 대신 같은 계열에서 운영하는 영아 대상 학원을 다닌 등록자만 받고 있다. 더 일찍 사교육을 받도록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일부 학원은 어린이가 직접 쓴 작문과 말하기 영상을 제출해야 다음 단계의 반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레벨테스트를 은밀하게 지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국공립유치원교사노동조합은 “유아 사교육 시장 경쟁이 치열한 현실을 고려할 때 학부모 동의는 형식적 절차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진단 행위가 반 편성이나 서열화에 활용되지 않도록 명확한 관리 감독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지난해 초등학생의 5%가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이 40%로 가장 많았고, 학생 4명 중 1명은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학교폭력이 발생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정부는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처벌보다 상담 등에 중점을 둔 ‘관계 회복 숙려 제도’를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9, 10월 초4∼고2 재학생 약 22만 명(전체 재학생의 6.5%)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밝힌 학생은 평균 3%였다. 초등학생이 5.1%로 역대 가장 많았고 중학생 2.4%, 고등학생 1.0%였다.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이 40.3%로 가장 높았고 집단 따돌림(15.3%), 신체 폭력(13.9%), 사이버 폭력(6.8%) 등의 순이었다. 반면 스스로 가해자라고 밝힌 학생은 평균 1.1%에 그쳤다. 가해 학생의 57.8%는 ‘상대방에게 사과했다’, 14.0%는 ‘학교 선생님에게 지도를 받았다’고 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응답도 8.9%에 달했다. 또 학생들이 생각하는 학교폭력 발생 원인은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가 24.6%로 가장 많았고 ‘강해 보이려고’(17.3%), ‘피해 학생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어서’(16.2%), ‘화풀이 또는 스트레스 때문에’(15.4%) 등의 순이었다. 교육부는 학교 내 갈등을 줄이고 처벌보다는 교육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이달부터 초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관계 회복 숙려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경미한 학교폭력에 대해선 심의하지 않고 가해 및 피해 학생과 보호자가 모여 상담, 조정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다만 전치 2주 이상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거나 피해 학생과 학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숙려 제도는 적용되지 않는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일부 교육청에서 이 제도를 시범 운영한 결과 신뢰 중심의 문화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돼 전 지역으로 확대한다”고 말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들을 처벌하는 방식으로는 소송만 빈번해지고 관계 회복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2026학년도 입시부터 학교폭력 가해 이력이 대입에 반영되면서 소송이 늘고 가해 학생은 관련 사실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졌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올해는 관계 회복 숙려 제도의 확산과 신종 학교폭력 유형 대응을 위한 민관 협력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지난해 초등학생의 5%가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이 40%로 가장 많았고, 학생 4명 중 1명은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학교폭력이 발생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정부는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 처벌보다 상담 등에 중점을 둔 ‘관계 회복 숙려 제도’를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교육부는 1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9, 10월 초4~고2 재학생 약 22만 명(전체 재학생의 6.5%)을 대상으로 진행됐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밝힌 학생은 평균 3%였다. 초등학생이 5.1%로 가장 많았고 중학생 2.4%, 고등학생 1.0%였다.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이 40.3%로 가장 높았고 집단 따돌림(15.3%), 신체 폭력(13.9%), 사이버 폭력(6.8%) 등의 순이었다.반면 스스로 가해자라고 밝힌 학생은 평균 1.1%에 그쳤다. 가해 학생의 57.8%는 ‘상대방에게 사과했다’, 14.0%는 ‘학교 선생님에게 지도를 받았다’고 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응답도 8.9%에 달했다.또 학생들이 생각하는 학교폭력 발생 원인은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가 24.6%로 가장 많았고 ‘강해 보이려고’(17.3%), ‘피해 학생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어서’(16.2%), ‘화풀이 또는 스트레스 때문에’(15.4%) 등의 순이었다. 교육부는 학교 내 갈등을 줄이고 처벌보다는 교육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이달부터 초교 1, 2학년을 대상으로 ‘관계 회복 숙려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경미한 학교폭력에 대해선 심의하지 않고 가해 및 피해 학생과 보호자가 모여 상담, 조정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다만 전치 2주 이상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거나 피해 학생과 학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숙려 제도는 적용되지 않는다.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 일부 교육청에서 이 제도를 시범 운영한 결과 신뢰 중심의 문화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돼 전 지역으로 확대한다”고 말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들을 처벌하는 방식으로는 소송만 빈번해지고 관계 회복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2026학년도 입시부터 학교폭력 가해 이력이 대입에 반영되면서 소송이 늘고 가해 학생은 관련 사실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졌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올해는 관계 회복 숙려 제도의 확산과 신종 학교폭력 유형 대응을 위한 민관 협력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 강남, 서초에 사는 유아는 과반이 ‘영어유치원’이라고 불리는 유아 영어학원에 다닌 적이 있지만 강북, 중랑에선 10명 중 1명만 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학생 19.5%는 학원 등에서 선행학습을 하는 반면 종로에선 이런 학생이 3%대에 그쳤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 이 같은 내용의 사교육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9, 10월 시교육청이 처음 실시한 이번 조사는 유초중고 학생, 학부모, 교사 2만5487명이 참여했다. 학부모 응답자 1만606명 중 29%는 자녀가 영어유치원에 다니거나 다닌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서초(56.0%)와 강남(52.5%)에 사는 유아는 과반이 영어유치원에 다닌 반면 중랑(13.7%)과 강북(14.7%) 등에선 이런 응답이 10%대에 그쳤다. 학원에서 배우는 학습 진도가 학교보다 빠르다고 응답한 학부모 6594명 중 45%는 한 학기 이상, 18%는 1년 이상, 9%는 학교급을 넘어섰다고 답했다. 학교급을 넘어서는 사례는 초등학생이 중학교 과정을, 중학생은 고등학교 과정을 미리 배우는 것을 말한다. 학교급을 넘어선 선행 학습은 강남(19.5%), 양천(16.8%), 서초(15.8%)에선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았으나 종로(3.6%), 중구(3.5%)에선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체 사교육 참여율은 평균 89%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유치원 75.4%, 초등학교 90.7%, 중학교 89.8%였다. 지역별로는 강남이 94.1%에 달했으나 종로는 79.8%에 그쳐 지역 간 격차가 15%포인트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이 사교육을 줄이거나 없애기 위해 꼽은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경쟁 중심의 입시 및 진학 제도 개선(39%)이었다. 사교육은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스트레스였다. 사교육으로 스트레스나 부담감을 느낀다고 밝힌 학생은 평균 78%였다. 초등학교 73.1%, 중학교 80.5%, 고등학교 82%로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비율이 높아졌다. 사교육비 지출로 스트레스가 있다고 응답한 학부모는 중학생 자녀를 둔 집단에서 약 7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학부모 49%는 노후 준비와 상관없이 사교육비를 유지하거나 늘리겠다고 답했다.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학부모는 경제적 부담(24%)을 그 이유로 들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교육 경감 대책을 수립했다”며 “과도한 입시경쟁을 지양하고 학벌 차별 문화를 조장하는 광고를 규제하는 등 학원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국회 등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서울 강남, 서초 지역 유아 절반은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에 다닌 적 있지만 강북, 중랑 지역은 10명 중 1명만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강남은 19.5%가 학교급을 넘는 선행학습을 하는 반면 종로는 3%대에 그쳤다. 전국에서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율이 가장 높은 서울 내에서도 사교육 격차가 지역별로 크다는 의미다.서울시교육청은 15일 사교육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 최초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유초중고 학생 학부모 교사 2만5487명이 지난해 9, 10월 참여했다. 학부모 응답자 1만606명 중 29%는 자녀가 영어유치원에 다니거나 다녔던 적 있다고 답변했다. 서초 56.0%, 강남 52.5%였고 중랑 13.7%, 강북 14.7% 등으로 차이가 컸다. 사교육 진도가 학교보다 빠르다고 응답한 학부모 6594명 중 45%는 한 학기 이상, 18%는 1년 이상, 9%는 학교급 초월이라고 했다. 학교급을 넘어 선행하는 경우는 강남 19.5%, 양천 16.8%, 서초 15.8%인 반면 종로 3.6%, 중 3.5%였다. 사교육 특구인 대치동 목동 등은 초등 의대반 열풍으로 초등학생이 고등학교 수학 진도 나가기도 해서로 해석된다.서울은 평균적으로도 사교육 참여율이 89%로 높게 나타났다. 유치원 75.4%, 초등학교 90.7%, 중학교 89.8%였다. 지역별로는 최대 강남 94.1%부터 최저 종로 79.8%로 최대 15%포인트 격차가 벌어졌다.사교육은 학생 학부모 모두에게 스트레스였다. 초중고생 중 사교육으로 인해 스트레스나 부담감을 느낀다는 비율은 평균 78%였다. 초등학교 73.1%, 중학교 80.5%, 고등학교 82%로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상승했다. 사교육비 지출로 스트레스가 있다고 응답한 학부모 비율은 중학생 자녀를 둔 집단에서 약 75%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전체 학부모 중 49%는 노후 준비와 상관없이 사교육비를 유지 혹은 늘리겠다고 답했다.서울시교육청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교육 경감 대책을 수립했다고도 밝혔다. 과도한 입시경쟁과 학벌 차별 문화를 조장하는 광고를 규제하는 내용 등으로 학원법을 개정할 수 있게 교육부, 국회,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에 건의할 예정이다. 또 조기 영어교육 효과성에 대한 종단연구를 실시하고, 학부모의 인식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할 방침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정부가 지역의료 공백을 완화하고 국립대병원을 지역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향으로 의대 정원을 확대하면서 ‘미니 국립대 의대’인 강원대와 충북대가 가장 큰 혜택을 받게 됐다. 현재 각각 49명인 두 대학의 의대 정원은 당장 올해 치르는 2027학년도 대입에서 88명으로 늘어나는 데 이어 2028학년도부터 98명으로 확대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두 대학의 교육 시설과 의대 교수 숫자, 졸업 후 지역에 남는 졸업생 등을 고려했을 때 인원을 두 배로 확대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원이 크게 늘어난 일부 의대를 중심으로 교육과 임상 실습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의대 증원 절반 이상, 지방 국립대 9곳에13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7∼2031학년도 의대 정원 배정안’에 따르면 2027학년도 의대 증원 인원 490명 가운데 지역 거점 국립대 의대 9곳에 절반 이상인 264명이 배정됐다. 2028학년도부터는 증원 613명 중 330명이 국립대 의대 몫이다. 강원대·충북대 다음으로 증원이 많은 곳은 부산대와 전남대다. 현재 정원이 각각 125명인데, 2027학년도에 31명 늘어난 156명, 2028학년도 이후는 38명 증가한 163명이 된다. 제주대 의대 정원은 현재 40명에서 2027학년도 68명에 이어 2028학년도 이후 75명으로 늘어난다. 전국 의대 가운데 정원이 142명으로 가장 많은 전북대 의대는 2027학년도 21명, 이후는 27명이 증원된다. 현재는 전북대만 서울대 의대(135명)보다 정원이 많지만 내년부터는 부산대·전북대·전남대·충남대·경북대 의대가 서울대보다 신입생 정원이 많은 ‘초대형 의대’ 가 된다. 반면 ‘미니 사립대 의대’와 경기·인천 지역 의대는 소폭 배정에 그쳤다. 2027학년도 기준으로 가천대 7명, 아주대와 인하대 각 6명, 성균관대 3명, 차의과대 2명이 늘어난다. 상위권 의대로 꼽히는 울산대도 5명 증가에 그쳤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울을 제외한 32대 의대를 대상으로 의대 정원 신청을 받았는데 증원 총량을 훨씬 상회했다”며 “대학의 교육 여건과 개선 계획, 지역의료 기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했다”고 했다. 의대는 지방에 있지만 실제 임상실습이 수도권 병원에서 이뤄지는 이른바 ‘무늬만 지역의대’에는 평가 과정에서 감점 요소가 적용됐다.● “교육 여건 개선 미흡하면 정원 회수할 것”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정원이 크게 늘어난 의대에서 교육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일부 의대는 의정 갈등과 집단 휴학의 여파로 2024·20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더블링’ 상황이 이어지면서 강의실·실습실 등 인프라와 교수 인력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공개된 의대 24·25학번 재학생 대상의 한 설문조사에서는 학생 10명 중 7명이 교육의 질이 떨어졌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대학별로 교육 여건 개선 계획을 제출받아 매년 이행 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라며 “미흡할 경우 예산상 불이익을 주거나 의대 정원 회수까지 고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학별 정원 규모에 맞춰 강의실, 실습실, 기자재 등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임상교육훈련센터를 구축할 방침이다. 교육부가 이달 중 의대별 최종 정원을 통지하면 각 대학은 5월까지 지역의사제 선발 전형 등을 반영한 2027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과 수시모집 요강을 공고할 예정이다.● 중고교 모두 의대 인접 지역에서 나와야 증원된 인원은 모두 신설되는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선발된다. 이 전형에 지원하려면 해당 의대가 있는 소재지와 인접 지역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6년을 모두 다녀야 한다. 예를 들어 충북대 의대에 지원하려면 충북 지역뿐만 아니라 충남, 대전, 세종 등 인근 광역권에서 중고교를 졸업하면 된다. 또 정부는 지역의사제 전형 내에서도 ‘대학 소재지’, ‘인접 지역’, ‘인접한 의료 취약지’ 등에 따라 학생 선발 비율을 다르게 정할 방침이다. 이 전형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학비 등을 지원받고 의사 면허 취득 후 해당 지역 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 대학별 의대 증원 인원이 확정되면서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일부 입시업체들은 지방 의대의 커트라인(합격선)이 지금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의대 합격권 밖에 있던 지방의 예비 수험생과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들이 새 전형에 대거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지역은 일반 고교가 22곳인데 2027학년도 제주대 의대 정원이 68명으로 결정돼 전교 2, 3등까지 의대에 합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현재 수도권 상위권 대학에 재학 중인 지방 출신 학생들 가운데 지역 의대 입시에 재도전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공계열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중도 탈락도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현재 고3 학생이 치르는 2027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강원대와 충북대의 의대 정원이 각각 39명 늘어난다. 부산·전남·제주 등 지방의 거점 국립대 의대 정원도 일제히 20명 이상 확대된다. 교육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2027∼2031학년도 의대 정원 배정안’을 발표했다. 의대 입학 정원은 2027학년도에 총 490명, 2028∼2031학년도에 613명씩 확대되는데 이를 서울을 제외한 전국 32개 대학별로 배분한 것이다. 지역의료 인력을 양성한다는 정책 방향에 따라 증원 인원은 지방 국립대와 50명 미만의 미니 의대에 우선 배정됐다. 이에 따라 2027학년도에 전남대와 부산대 정원은 각 31명, 제주대는 28명이 확대된다. 강원대와 충북대는 2028학년도부터 정원이 현재(49명)의 2배로 늘어난다. 반면 경기·인천 지역 의대들은 2027학년도 기준 증원 규모가 2∼7명에 그쳤다. 증원 인원은 모두 해당 의대가 있는 지역권에서 10년간 의무 근무하는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선발된다. 해당 의대 소재지나 인접 지역의 중고교를 나와야 지원할 수 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정부가 지역의료 공백을 완화하고 국립대병원을 지역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향으로 의대 정원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미니 국립대 의대’인 강원대와 충북대가 가장 큰 혜택을 받게 됐다. 현재 각각 49명인 두 대학의 의대 정원은 당장 올해 치르는 2027학년도 대입에서 88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8학년도부터 98명으로 확대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두 대학의 교육 시설과 의대 교수 숫자, 졸업 후 지역에 남는 졸업생 등을 고려했을 때 인원을 두 배로 확대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원이 크게 늘어난 일부 의대를 중심으로 교육과 임상 실습 등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의대 증원 절반 이상, 지방 국립대 9곳에13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7~2031학년도 의대 정원 배정안’에 따르면 2027학년도 의대 증원 인원 490명 가운데 지역 거점 국립대 의대 9곳에 절반 이상인 264명이 배정됐다. 2028학년도부터는 증원 613명 중 330명이 국립대 의대 몫이다.강원대·충북대 다음으로는 증원이 많은 곳은 부산대와 전남대다. 현재 정원이 각각 125명인데, 2027학년도에 31명 늘어난 156명, 2028학년도 이후는 38명 증가한 163명이 된다. 제주대 의대 정원은 현재 40명에서 2027학년도 68명에 이어 2028학년도 이후 75명으로 늘어난다. 전국 의대 가운데 정원이 142명으로 가장 많은 전북대 의대는 2027학년도 21명, 이후는 27명이 증원된다.현재는 전북대만 서울대 의대(135명)보다 정원이 많지만 내년부터는 부산대·전남대·충남대·경북대 의대가 서울대보다 신입생 정원이 많아진다.반면 ‘미니 사립대 의대’와 경기·인천 지역 의대는 소폭 배정에 그쳤다. 2027학년도 기준으로 가천대 7명, 아주대와 인하대 각 6명, 성균관대 3명, 차의과대 2명이 늘어난다. 상위권 의대로 꼽히는 울산대도 5명 증가에 그쳤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울을 제외한 32대 의대를 대상으로 의대 정원 신청을 받았는데 증원 총량을 훨씬 상회했다”며 “대학의 교육 여건과 개선 계획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했다. 의대는 지방에 있지만 실제 임상실습이 수도권 병원에서 이뤄지는 이른바 ‘무늬만 지역의대’에는 평가 과정에서 감점 요소가 적용됐다.● “교육여건 개선 미흡하면 정원 회수할 것”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정원이 크게 늘어난 의대에서 교육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일부 의대는 의정 갈등과 집단 휴학의 여파로 2024·20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더블링’ 상황이 이어지면서 강의실·실습실 등 인프라와 교수 인력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1월 의대 24·25학번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학생 10명 중 7명이 교육의 질이 떨어졌다고 답하기도 했다.이에 대해 교육부는 “대학별로 교육 여건 개선 계획을 제출받아 매년 이행 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라며 “미흡할 경우 예산상 불이익을 주거나 의대 정원 회수까지 고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학별 정원 규모에 맞춰 강의실, 실습실, 기자재 등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임상교육훈련센터를 구축할 방침이다.이달 중 교육부가 의대 최종 정원을 통지하면 대학들은 5월 내에 학칙 개정과 2027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 변경 등의 절차를 진행한다. ● 중고교 모두 의대 인접 지역에서 나와야증원된 인원은 모두 신설되는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선발된다. 이 전형에 지원하려면 해당 의대가 있는 소재지와 인접 지역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 6년을 모두 다녀야 한다. 예를 들어 충북대 의대에 지원하려면 충북 지역뿐만 아니라 충남, 대전, 세종 등 인근 광역권에서 중고교를 졸업하면 된다.또 정부는 지역의사제 전형 내에서도 ‘대학 소재지’, ‘인접 지역’, ‘인접한 의료 취약지’ 등에 따라 학생 선발 비율을 다르게 정할 방침이다. 이 전형으로 선발된 학생들은 학비 등을 지원받고 의사 면허 취득 후 해당 지역 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 근무해야 한다.대학별 의대 증원 인원이 확정되면서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일부 입시업체들은 지방 의대의 커트라인(합격선)이 지금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의대 합격권 밖에 있던 지방의 예비 수험생과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들이 새 전형에 대거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지역은 일반고교가 22곳인에 2027학년도 제주대 의대 정원이 68명으로 결정돼 고교 2, 3등까지 의대에 합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현재 수도권 상위권 대학에 재학 중인 지방 출신 학생들 가운데 지역 의대 입시에 재도전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공계열 재학 중인 학생들의 중도 탈락도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민지}

현재 고3 학생 치르는 2027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강원대와 충북대의 의대 정원이 각각 39명 늘어난다. 부산·전남·제주 등 지방의 거점 국립대 의대 정원도 일제히 20명 이상 확대된다.교육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의 ‘2027~2031학년도 의대 정원 배정안’을 발표했다. 의대 입학 정원은 2027학년도에 총 490명, 2028~2031학년도에 613명씩 확대되는데 이를 서울을 제외한 전국 32개 대학별로 배분한 것이다.지역의료 인력을 양성한다는 정책 방향에 따라 증원 인원은 지방 국립대와 50명 미만의 미니 의대에 우선 배정됐다. 이에 따라 2027학년도에 전남대와 부산대 각 31명, 제주대 28명 등으로 정원이 크게 확대된다. 강원대와 충북대는 2028학년도부터 정원이 현재(49명)의 2배로 늘어난다. 반면 경기·인천 지역 의대들은 2027학년도 기준 증원 규모가 2~7명에 그쳤다.증원 인원은 모두 해당 의대가 있는 지역권에서 10년간 의무 근무하는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선발된다. 해당 의대 소재지나 인접 지역의 중고교를 나와야 지원할 수 있다. 각 대학은 5월까지 지역의사제 선발 전형 등을 반영한 2027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과 수시모집 요강을 공고할 예정이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4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던 초중고교 사교육비 총액이 지난해 27조5000억 원으로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참여율과 참여 시간도 줄었다. 학생 수가 1년 새 12만 명이 감소한 데다 방과 후 초등학생을 돌봐주는 ‘늘봄학교’ 등이 도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받은 학생의 1인당 사교육비는 처음으로 60만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를 보였다.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차이도 여전히 심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액 줄어도 1인당 사교육비 60만 원 역대 최고12일 교육부와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5000억 원으로 2024년보다 5.7%(1조7000억 원) 감소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모두 줄었다. 사교육비 총액이 줄어든 건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 약 3000개 초중고교의 학생 7만4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사교육 참여율은 75.7%로 1년 전보다 4.3%포인트 줄었고, 사교육 이용 시간도 주당 7.1시간으로 0.4시간 감소했다. 전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45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3.5% 감소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수가 502만 명으로 전년보다 12만 명(2.3%) 줄고, 늘봄학교·방과후학교, EBS 강좌 활용 확대 등의 정책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고물가로 가계 부담이 커지자 일부 학부모들이 학원비 지출을 줄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학원 교습이나 과외를 받는 등 사교육을 이용한 학생으로 좁히면 1인당 월평균 지출액은 60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2.0% 늘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7년 이후 최고치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고등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79만3000원으로, 부모 월급(3인 가구 중위소득·약 535만 원)의 15%가 사교육비로 쓰였다. 초등학교(51만2000원), 중학교(63만2000원)에서도 1인당 비용이 일제히 늘었다. ● 소득·성적별 사교육비 양극화 소득 수준별 사교육비 지출 격차도 심해졌다. 월소득 800만 원 이상 가구의 사교육비는 66만2000원으로 전체 구간에서 가장 높았다. 참여율 역시 84.9%로 최고였다. 반면 월소득 300만 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비는 19만2000원으로, 800만 원 이상 가구의 3분의 1에 못 미쳤다. 참여율도 52.8%로 낮았다. 강주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경제적인 이유로 사교육을 받는 것을 포기하는 학생도 늘고 있다”며 “사교육비 양극화로 인한 교육 격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성적이 높을수록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이 높았다. 고등학생을 기준으로 성적 상위 10% 이내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66만1000원, 하위 20% 이내는 32만6000원으로 2배가 넘는 격차를 보였다. 교육 정책 변화가 사교육비에도 영향을 줬다. 사교육을 받는 고교 1학년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80만6000원으로 2학년(79만7000원)과 3학년(77만4000원)보다 많았다. 서울 지역의 한 고교 교사는 “지난해 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가 도입돼 학교별 내신 대비 학원이 큰 인기를 끈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올해 의대 증원과 내년 대입 제도 개편으로 고등학생 사교육비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이달 중 ‘초중고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지난해 초중고교 사교육비 총액이 27조5000억 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년보다 학생 수가 12만 명(2.3%)이 줄었고 초등 1, 2 학년 희망자 모두에게 맞춤형 프로그램을 매일 2시간씩 제공한 늘봄학교 영향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2007년 이후 사교육비 총액이 두 번째로 높고, 참여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처음으로 60만 원을 돌파해 사교육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참여 학생 사교육비 역대 최대12일 교육부와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역대 최고였던 2024년(29조2000억 원)보다 5.7%(1조7000억 원) 감소했다. 사교육비 총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학원 운영이 제한됐던 2020년 19조4000억 원으로 줄어든 뒤 매년 최고치를 경신 중이었다. 지난해 사교육비는 초등학교 12조2000억 원, 중학교 7조6000억 원, 고등학교 7조8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7.9%, 3.2%, 4.3% 감소했다. 사교육 참여율도 75.7%로 전년보다 4.3%포인트 줄었고, 주당 참여시간 역시 7.1시간으로 0.4시간 감소했다.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5만8000원으로 2024년보다 3.5% 줄었다.이러한 결과에 대해 교육부는 돌봄 정책과 EBS 강좌 등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해석했다. 매년 함께 내놓던 사교육비 경감 대책 발표도 이달 중으로 미뤘다. 그러나 교육계에서는 사교육비가 여전히 높고 양극화가 심해졌다며 비판했다.우선 사교육비 총액이 줄었다고는 하나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이후 두 번째다. 학령인구가 감소했고, 경제성장률이 줄어들어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폭증을 거듭한 사교육비 증가세가 주춤했을 뿐이라는 의미다. 10년 전인 2015년과 비교하면 학생 수는 약 609만 명에서 502만 명으로 줄었는데 사교육비는 17조8000억 원에서 10조 원가량 증가했다.특히 참여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60만4000원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7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전년보다는 2.0% 증가했고, 초등학교 51만2000원, 중학교 63만2000원, 고등학교 79만3000원이었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은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구조가 심화된 것이다. 교육부는 “물가상승으로 인한 학원비 자체 상승 영향”이라고 설명했다.가구 소득수준별 사교육비와 참여율은 모두 감소했지만, 저소득층의 감소폭이 고소득층보다 더 컸다. 월 평균 소득이 800만 원 이상인 가구에서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6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2.1% 줄어든 반면 월 평균 소득이 300만 원 미만 가구는 19만2000원으로 6.6% 감소했다. 전체 학생의 일반 교과 유형별 사교육비는 인터넷·통신 27.3%, 방문학습지 21.5%, 개인과외 14.7% 등으로 모두 줄었지만, 참여학생은 학원 수강 6.6%, 그룹과외 4.7%, 개인과외 2.9% 등으로 증가했다. 강주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경제적 이유로 사교육을 포기하는 학생이 늘어난 것이고 교육격차가 확대될 위험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사교육 양극화 심화사교육 수요 자체가 줄지 않아 정책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또 다시 전체적으로 사교육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참여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고1이 80만6000원으로 고2, 3보다도 많고 모든 학년 중 가장 높았다. 서울 소재 고교 교사는 “지난해 고1에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 시행으로 학교별 내신 대비 학원이 큰 인기였는데 그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참여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초등학교는 40~50만 원대, 중학교 60만 원대, 고등학교 70~80만 원대로 대학입시에 가까워질수록 증가했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올해 의대 증원과 내년 대입 제도 개편으로 사교육비가 더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학교급별 사교육 참여율은 초3, 중1, 고1이 각각 86.5%, 75.0%, 66.3%로 높았다. 중1과 고1은 학교 바뀐 뒤 불안감에 하는 사교육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미다. 초3은 늘봄학교 혜택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당초 올해 초3까지 늘봄학교를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방과후학교 바우처 제공으로 바꿨다.이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학교급 전환기에 학습 내용이 급격히 높아져 사교육이 심한데 교육과정 수준을 점검하고 학습 결손을 지원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고교학점제를 무력화하는 내신 상대평가 폐지 등 대입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민지}

초등학교 2학년 이모 군(8)은 매주 2시간씩 학원에서 코딩을 배운다. 그는 2년 뒤 자율주행 차량과 로봇 등에 활용되는 ‘파이선’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게 목표다. 이 군의 부모는 “정부가 인공지능(AI) 교육을 확대한다고 하는데, 몇 학년부터 뭘 배울지 몰라 불안하다”며 “코딩의 원리라도 아이에게 가르쳐 AI 시대에 잘 대응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대학가와 채용 시장에서는 코딩의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서울 강남구 대치동 등 이른바 ‘사교육 특구’에서는 코딩을 배우는 학생이 늘고 있다. ‘AI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학부모들은 자녀를 코딩 학원에 보내고, 학원들은 ‘AI를 잘 활용하려면 코딩부터 배워야 한다’며 수강을 부추기고 있다.● 한 달 학원비 수십만 원에도 “코딩 배우자”11일 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학원이 밀집된 서울 강남·서초·노원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 등에서 운영 중인 코딩 및 로봇 관련 학원은 2022년 90개에서 지난해 125개로 늘었다. 대부분의 코딩 학원은 AI를 능숙하게 사용하려면 코딩의 기본 원리를 배워야 한다고 설명한다. 대치동의 한 코딩 학원 관계자는 “코딩을 배워야 고교학점제에서 AI 기초, 데이터 과학 등 심화된 정보 과목을 듣고 학교생활기록부를 차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딩 학원들은 대부분 실기 위주로 수업해 학원비가 비싼 편이다. 주당 2시간씩 배울 경우 교구비 등을 제외하고 학원비가 월 최대 60만 원에 달하기도 한다. 비싼 학원비에도 학부모들은 대학 전공이나 취업에 대비하기보다는 AI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어린 자녀들을 코딩 학원에 보내고 있다. 강남구 신사동의 한 코딩 학원 관계자는 “문과나 이과 상관없이 자녀에게 코딩을 AI의 기본 소양처럼 가르쳐야겠다는 학부모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코딩 학원 관계자도 “아이가 역사와 데이터 사이언스를 좋아하는데, AI를 활용해 관련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는 식으로 문의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공교육이 AI 기본 원리 등 전반적 교육을”최근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에서도 코딩 관련 교육이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는 방과 후 컴퓨터수업 중 절반을 코딩 교육으로 채웠다. 지난해까지 타자, 인터넷 학습, 파워포인트 등을 가르쳤는데,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과정을 개편했다. 유치원생들도 코딩 공부에 뛰어들고 있다. 일부 사립유치원은 로봇, 게임 등을 활용해 코딩 개념을 가르친다. 학습지 업체들도 6세부터 할 수 있는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의 코딩 학원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아이가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코딩을 가르치려고 한다”며 “코딩을 단계에 따라 꾸준히 배우면 나중에 고난도 수학 문제를 풀 때도 도움이 된다고 믿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정부가 구체적인 방향성 없이 AI 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사교육 시장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상당수 학원은 정부가 지난해 11월 초중고교 ‘AI 중점학교’ 도입, 교육 과정 개편 예정 등을 발표한 뒤 학부모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은 “코딩을 배운다고 해서 취업에 유리한 것도 아닌데 학부모들은 불안감에 자녀를 학원으로 보낸다”며 “공교육이 AI의 기본 원리와 활용 역량 등을 전반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코딩이나 AI 기술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력, 문제 해결력, 협업 등의 역량을 키울 수 있게 교육 과정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학생이 수업을 듣는 장면을 보며 표정과 동작을 읽는다. 어떤 내용을 학습할 때 뇌가 반응하는지, 호르몬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확인한다. 인간의 학습 방법을 터득해 최적의 학습 환경을 설계하는 법을 배운다.’ 이달부터 서울대 사범대에 신설된 ‘융합학습과학전공’에서는 이 같은 수업이 진행된다. ‘몸과 학습’, ‘뇌 마음 학습’, ‘학습 데이터 과학’, ‘학습 설계’ 등으로 기존 사범대에서 볼 수 없던 내용들이다. 학생들은 기존 교직 전공을 유지하면서 부전공이나 복수전공 등으로 수강할 수 있다. 강준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2022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사범대학장을 맡아 융합학습과학전공을 도입했다. 강 교수를 만나 인공지능(AI) 시대 교육의 방향성에 대해 들었다. ―융합학습과학전공을 사범대에 신설한 이유는….“지난 80년간 서울대 사범대는 학교에서 잘 가르치는 일에 집중했다. 교육은 교사 입장에서는 가르치는 일이지만 학생에게는 배우는 일이다. 학생이 교사의 가르침을 받는 기간은 약 20년이지만 학습과 성장은 평생 계속된다. 특히 AI의 등장으로 교육은 학교를 넘어 다양한 삶의 맥락에서 이뤄진다. 우리는 인간이 어떻게 배우고 성장하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 가르쳐 왔다. 학습과학은 학습과 성장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 교육의 핵심 분야다. 이런 배경에서 국내 최초로 학습과학연구소와 융합학습과학전공을 신설했다.” ―무엇을 배우나.“학습과학연구소는 초등학생 100여 명을 대상으로 학습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지, 정서, 신체 데이터를 추적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수업 장면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디지털 학습 데이터를 수집해 학습 과정의 다양한 정보를 분석한다. 또 뇌파 검사 등 신체 반응을 측정해 인지, 정서, 신체가 학습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연구한다. 학생들은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학습 현상 자체를 이해하고 최적의 학습 환경을 설계하는 법을 배운다. 획일적인 교육을 개선하기 위해 AI를 활용해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전략과 에듀테크 기술도 익힌다.” ―학습과학전공은 누가 배우면 좋은가.“사범대에 들어왔지만 교사보다는 에듀테크, 학습 컨설팅, 기업의 인적자원 관리 등에 관심 있는 학생이 전과하거나 기존 교직 전공을 유지하며 부전공이나 복수전공으로 학습과학을 배울 수 있다. 교육의 목적이 성장이라는 점에서 사범대가 교사뿐 아니라 학교 밖의 다양한 곳에서 인간의 성장을 지원하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봤다.” ―AI 시대에 교육이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는….“공부 잘한다는 것을 재정의하고 어떤 사람을 기를 것인지 다시 물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남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많은 지식을 습득하면 공부 잘한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AI가 등장하면서 이 차이는 큰 의미가 없어졌다. 이제 교육은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하며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는 힘을 기르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 ―AI 시대에 길러야 하는 인재상은….“인간은 인지, 정서, 신체가 상호작용하며 학습하므로 세 요소의 균형을 이룬 사람을 키워야 한다. 특히 머리로 암기한 보편적 지식보다 삶의 경험 속에서 몸을 통해 축적된 체화된 지식이 중요하다. 인간다움을 유지하고 확장할 수 있는 전인적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 ―교권 추락으로 교사 선호가 떨어지는데 AI 시대에 교사가 더 필요한가.“지식 전달은 AI가 더 잘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인격적 존재다. 사람됨을 갖춘 교사의 지도 아래 다양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성장하는 사회적 경험은 AI가 대체할 수 없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어설 수 없다. 사회 전반적으로 교사와 학교를 신뢰하도록 제도와 문화가 개선돼야 한국 교육의 미래도 기대할 수 있다.” ―AI 시대 대학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근본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으로 30년을 버티던 시대는 지났다. 앞으로 대학은 수동적 지식 소비자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지식을 생산하는 사람, 그렇게 만든 지식으로 세상을 바꾸는 실천가를 양성해야 한다. 교수 역할도 지식 전달자에서 학습 설계자로 전환돼야 한다. AI를 활용한 교육 방법론과 학습과학 연구 또한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대학 입시가 바뀌어야 새로운 교육이 가능할 텐데….“어떤 학생을 어떻게 뽑는가가 교육의 출발이다. 새로운 교육을 시도하려면 대입의 정점에 있는 서울대가 철학과 용기를 가지고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서울대 교수 출신의 김성근 포스텍 총장이 도입한 심층 면접(200분)은 고무적이다.”강준호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서울대 스포츠과학 학사△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미국 미시간대 스포츠경영학 박사△국제올림픽위원회 올림피즘365위원회 위원△서울대 사범대학장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초등학교 2학년 이모 군(8)은 매주 2시간씩 학원에서 코딩을 배운다. 그는 2년 뒤 자율주행 차량과 로봇 등에 활용되는 ‘파이선’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게 목표다. 이 군의 부모는 “정부가 인공지능(AI) 교육을 확대한다고 하는데 몇 학년부터 뭘 배울지 몰라 불안하다”며 “코딩의 원리라도 아이에게 가르쳐 AI 시대에 잘 대응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생성형 AI의 등장으로 대학가와 채용 시장에서는 코딩의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이른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등 ‘사교육 특구’에서는 코딩을 배우는 학생이 늘고 있다. ‘AI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학부모들은 자녀를 코딩 학원에 보내고, 학원들은 ‘AI를 잘 활용하려면 코딩부터 배워야 한다’며 수강을 부추기고 있다.● 한 달 학원비 수십만 원에도 “코딩 배우자”11일 서울강남서초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학원이 밀집된 서울 강남·서초·노원구, 경기 성남시 분당구 등에서 운영 중인 코딩 및 로봇 관련 학원은 2022년 90개에서 지난해 125개로 늘었다. 대부분 코딩 학원들은 AI를 능숙하게 사용하려면 코딩의 기본 원리를 배워야 한다고 설명한다. 대치동의 한 코딩 학원 관계자는 “코딩을 배워야 고교학점제에서 AI 기초, 데이터 과학 등 심화된 정보 과목을 듣고 학교생활기록부를 차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딩 학원들은 대부분 실기 위주로 수업해 학원비가 비싼 편이다. 주당 2시간씩 배울 경우 교구비 등을 포함해 학원비가 월 최대 60만 원에 달하기도 한다. 비싼 학원비에도 학부모들은 대학 전공이나 취업에 대비하기보다는 AI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어린 자녀들을 코딩 학원에 보내고 있다. 강남구 신사동의 코딩 학원 관계자는 “문과나 이과 상관없이 자녀에게 코딩을 AI의 기본 소양처럼 가르쳐야겠다는 학부모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코딩 학원 관계자도 “아이가 역사와 데이터 사이언스를 좋아하는데, AI를 활용해 관련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는 식으로 문의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공교육이 AI 기본 원리 등 전반적 교육을”최근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에서도 코딩 관련 교육이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는 방과 후 컴퓨터수업 중 절반을 코딩 교육으로 채웠다. 지난해까지 타자, 인터넷 학습, 파워포인트 등을 가르쳤는데,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과정을 개편했다. 유치원생들도 코딩 공부에 뛰어들고 있다. 일부 사립유치원은 로봇, 게임 등을 활용해 코딩 개념을 가르친다. 학습지 업체들도 6세부터 할 수 있는 코딩 교육 프로그램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의 코딩 학원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아이가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코딩을 가르치려고 한다”며 “코딩을 단계에 따라 꾸준히 배우면 나중에 고난도 수학 문제를 풀 때도 도움이 된다고 믿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정부가 구체적인 방향성 없이 AI 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사교육 시장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상당수 학원들은 정부가 지난해 11월 초중고교 ‘AI 중점학교’ 도입, 교육 과정 개편 예정 등을 발표한 뒤 학부모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박남기 전 광주교대 총장은 “코딩을 배운다고 해서 취업에 유리한 것도 아닌데 학부모들은 불안감에 자녀를 학원으로 보낸다”며 “공교육이 AI의 기본 원리와 활용 역량 등을 전반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했다.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코딩이나 AI 기술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력, 문제 해결력, 협업 등의 역량을 키울 수 있게 교육 과정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한국수학교육학회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제52회 한국수학인증시험(KMC 예선)이 5월 17일 전국 고사장에서 실시된다. 이번 대회는 수학 성취도의 객관적 평가와 이공계 우수 인재 발굴 및 육성을 위해 열리며 초3~고3 학생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시험 성적 상위 15% 학생에게는 한국수학경시대회(KMC 본선) 진출권을 부여한다. 본선 결과에 따라 대상, 금상, 은상, 동상, 장려상을 주고 최우수 학교에는 동아일보 사장상이 수여된다. 초1, 2는 본선 없이 예선 성적으로 수상자를 선정한다. 원서 접수는 이달 29일까지다. 전국 하늘교육 지정 접수처 및 인터넷, 모바일에서 할 수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대학 간 경계를 흐리는 일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대학 196곳을 하나의 고등교육 공동체로 연결해 지역과 재정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제30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으로 취임한 이기정 한양대 총장(사진)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대교협은 4년제 대학 협의체다. 이 회장 임기는 2028년 2월까지다. 이 회장은 “학령인구 급감, 재정 위기, 지역인재 유출, 인공지능(AI) 전환이라는 변화는 고등교육 전반의 재설계를 요구한다”며 각 대학의 각자도생이 아닌 연대를 강조했다. 취임식 다음 날인 5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총장실에서 만난 이 회장은 “정부 재정지원 사업도 대형 대학과 중소형 대학 간 컨소시엄을 만들어야 지역을 살릴 수 있다”며 “비용이 많이 드는 AI 시설도 개방해 공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학 기부금을 10만 원까지 세액 공제하는 방안에 대해선 “지역 소규모 대학이 혜택을 못 받을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공동기금 형태로 조성해 재정이 어려운 대학을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에 대해 “소멸 지역을 살려 국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국립대 학생 1인당 교육비를 서울대 수준으로 올린다고 지역이 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에선) 대학 한 곳만 망해도 지역 경제가 무너진다”며 “거점국립대가 중심이 돼 주변 중소 사립대와 인프라를 공유하고 공동 연구, 학점 교류, 공동 학위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2027학년도 의대 증원분을 모두 비수도권 대학에 배정한 것에 대해 이 회장은 “지역 소멸 원인 중 하나는 의료 문제”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의대 교육은 단순 강의가 아니라 임상실습 여건, 숙련된 지도교수, 충분한 병상과 환자, 검증된 교육과정이 유기적으로 갖춰져야 한다”며 정부의 충분한 재정 지원을 당부했다. 올해 4년제 대학 10곳 중 6곳이 등록금을 인상했다. 하지만 정부가 법정 인상 한도를 낮춘 상황이라 고정비 상승분을 보전하는 수준에 그친다. 이 회장은 “AI 전환, 융합교육, 글로벌 경쟁력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재정 기반이 취약하면 개별 대학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이어 “초중고에 교부금을 주는 것은 ‘공공재’이기 때문인데, 대학도 인재를 양성하고 국가 혁신을 이끄는 공공재”라며 “(2030년까지 연장된)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는 일몰이 없어야 하고 (대학 재정 지원을 위한) 고등교육 재정교부금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지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0.9%에 못 미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한양대의 경우 2009년 약 76억 원이었던 전기요금이 최근 147억 원까지 늘었습니다. 등록금이 동결된 사이 인건비, 시설 유지비, 안전 관리비, 4대 보험 등 각종 고정비가 증가해 대학이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크게 줄었습니다.” 제30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으로 취임한 이기정 한양대 총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등록금 규제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4년제 대학 10곳 중 6곳이 등록금을 인상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일시적 재정 압박이 아니라 미래형 대학으로 전환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공지능(AI) 전환, 융합 교육, 글로벌 경쟁력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재정이 뒷받침 안 되면 개별 대학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경쟁력이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을 취임식 다음 날인 5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총장실에서 만났다. ㅡ최근 대교협 설문조사에서 총장의 관심 영역 1위가 재정지원 사업이었다.“지금 대학은 성장은 요구받지만 재원이 묶여 있다. 특히 사립대는 재정의 60~70%를 등록금에 의존하는 구조라 압박이 훨씬 크다. 이로 인해 신규 전임교원 채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일부 대학은 정년퇴임 인원을 충분히 충원 못하거나 몇 년간 채용을 최소화했다. 이는 곧 강의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 인프라 투자와 첨단 분야 전환도 지연된다. AI, 반도체, 바이오 등 국가 전략 분야로의 전환이 요구되지만 고가 장비 도입이나 실험실 리모델링을 미루는 대학이 많다. 노후 시설 개선조차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교수 연봉의 실질 가치가 장기간 정체되며 인재의 수도권, 해외 유출 가능성이 커진다. 국립대의 경우 인건비 일부는 국가가 부담하지만 시설 유지와 연구 인프라 확충, 지역 소멸에 대응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ㅡ정부가 등록금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법정 인상 한도를 낮췄고 이를 더 낮추는 법안까지 발의돼 있다.“실질 등록금이 감소된 상태에서 법정 인상 한도를 더 낮추면 대학 현장의 어려움이 더 커진다. 하지만 등록금 문제를 단순히 규제와 자율의 구도로만 접근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등록금을 5% 인상한다면 소비자물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약 0.075% 수준이다. 물가 전반을 흔들 수준은 아니지만 가계에서는 규모가 큰 지출이라 체감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 특히 중산층 경계에 있는 가구나 다자녀 가구는 충격이 더 클 수 있다. 따라서 등록금 인상분이 취약계층에 그대로 전가되지 않게 소득 수준에 따라 장학금과 학자금을 차등 지원하도록 더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고등교육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국가장학금과 일반재정 지원 등 국가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ㅡ올해도 상당수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했는데 초반에 일부 대학에선 학생들의 반발이 심했다.“등록금심의위원회를 통해 물가 상승과 고정비 증가, 교육 연구 인프라 투자 필요성을 구체적 수치로 제시하며 이해를 구했다. 결국 학생을 설득한 핵심은 ‘인상분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가’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약속이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등록금 이슈를 대학과 학생 간 갈등 구조로 만들었는데 그럴 문제가 아니다. 교육부 위원회 활동을 위해 다른 대학에 간 적 있는데 화장실에 거미줄이 있고 냄새도 났다. 학생들이 ‘등록금 더 낼게요. 시설 개선해 주세요’ 라고 써놨더라. 한참 전 이야기다. 대학이 학생들과 소통해 등록금을 결정하고, 재정 운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교육의 질로 환류해야 한다.” ㅡ궁극적으로 고등교육 재정이 확충돼야 하는데….“법정 인상 한도가 낮은 상황에서는 등록금이 인상돼도 고정비 상승을 부분적으로 보전하는 수준에 그치고, 미래 투자까지 감당하기 어렵다.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가 연장됐지만 일몰은 없어야 한다. 또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이 마련돼야 한다. 사립 초중고교에도 재정교부금을 주는 건 공공재라서다. 대학도 인재를 양성하고 국가의 혁신 역량과 직결되는 공공재다. 한국의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지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9%)에 못 미친다. 정부, 국회와 공식 협의 채널을 통해 정부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ㅡ대교협 회장으로서 대학 간 경계를 흐리겠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이제 대학들이 각자도생해서는 살아남기 어렵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거점 국립대와 사립대, 대형 대학과 중소 대학의 경계를 낮추고 함께 성장해야 한다. 정부의 재정지원 사업도 대학 구분 없이 대형 대학과 중소형 대학 간 컨소시엄 중심으로 운영돼야 지역을 살릴 수 있다. 비용이 많이 드는 AI 시설도 서로 개방하고 공유할 수 있다. 대학 기부금도 정치자금 기부금이나 고향사랑 기부제처럼 10만 원까지 전액 세액공제하는 방안이 논의됐었는데, 지역 소규모 대학은 혜택을 못 받을 거라는 우려가 있었다. 기부금 중 일정 비율을 공동기금 형태로 조성해 재정 여건이 어려운 대학을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해 볼 수 있다.”ㅡ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으로 사립대가 소외된다는 우려가 있다.“소멸하는 지역을 살려 국가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는 공감한다. 하지만 단순히 국립대 학생 1인당 교육비를 서울대 수준으로 올린다고 지역이 살 수는 없다. 그 지역 전체가 정주할 수 있을 만한 여건이 형성돼야 한다. 지역 내 대학 한 곳만 망해도 지역 경제가 무너진다. 따라서 국립대와 사립대 간 대립 구도로 보면 안 된다. 거점국립대가 앵커 대학이 돼서 주변 중소 사립대와 인프라를 공유하고 공동 연구하고 학점 교류, 공동학위 등을 진행해야 전체 지역이 살 수 있다.”ㅡ2027학년도 의대 증원은 모두 비수도권 대학에만 배정됐는데….“지역 소멸의 원인 중 하나는 의료 문제인데 이를 해결하려는 목표에 동감한다. 지역에서 수련한 의사가 지역에 남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대 교육은 단순 강의가 아니라 임상 실습까지 포함한다. 숙련된 지도교수, 충분한 병상과 환자 수, 검증된 교육과정이 유기적으로 갖춰져야 한다. 정원 확대에 맞는 재정 지원은 당연하고, 일부 수도권 의대 부속병원이 지역에서 이미 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고 교육비를 지원하면 된다고 본다.”ㅡAI 시대에 이공계 인재 양성이 중요한데 의대 쏠림이 심각하다“의대 쏠림의 배경은 미래가 예측 가능한 점과 안정적인 보상에 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새로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야 한다. 연구자, 공학자, 창업가도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고 존중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도록 성공모델이 확산돼야 한다. 한양대 선양국 에너지공학과 교수가 수백억 원대의 기술이전 수익을 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결실이 가능하도록 실패를 허용하는 연구 환경과 장기적 투자도 뒷받침돼야 한다. ‘의대 대신 이공계 가라’는 구호는 의미 없다. 전통적인 이공계 역량 외에 인문사회적 소양이 결합하도록 전공 경계도 허물어야 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