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나

최예나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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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교육팀 기자입니다. 유초중고와 대학 같은 학교 영역뿐 아니라 사교육까지 취재합니다. 2009년 입사해 법조팀과 산업부에서 일한 3년을 제외하고 교육팀에 있었습니다.

yena@donga.com

취재분야

2024-03-28~2024-04-27
사회일반48%
보건23%
교육20%
선거3%
정치일반3%
기타3%
  • 대학도 잇단 폐교… 주변 공실 넘쳐나고 상권 죽어

    ‘대학의 사정으로 2024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하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강원 태백 강원관광대가 대학입시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앞둔 올 9월 8일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강원관광대는 몇 년간 신입생 부족으로 몇 개 학과를 폐과했고 적자 상태였다. 지역 사회에서는 강원관광대가 폐교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학령인구 감소 위기에서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지방대는 생존 위기 상황이다. 학생 수가 급격히 줄어들며 대학 정원보다 입학 자원이 모자라게 됐다. 일부 지방 국립대에서조차 정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 없이 들어갈 수 있는 학과도 있다. 한 지방대 관계자는 “지역 내 고등학생들도 ‘수도권 대학 갈 수 있는데 왜 지방대를 가냐’고 생각한다”며 “지역 인재 우대 전형도, 장학금도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설사 신입생이 들어오더라도 반수로 ‘인서울’ 대학에 가려는 학생들로 인해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과의 존폐 문제가 심각해진다. 대학의 위기는 곧 지역의 위기다. 지역에 있는 대학이 폐교하면 상권이 죽고 인구 감소가 빨라지며 지역 기업도 인력을 찾기 어려워진다. 지난해 전남 한려대가 문을 닫은 이후 인근 지역에는 공실이 넘쳐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원룸뿐 아니라 카페, 치킨집 등 학생을 상대로 장사했던 사람들이 다 어렵다”고 전했다. 2046년에는 국내 대학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다는 예측도 있다. 2021년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인구 변동과 미래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42∼2046년 국내 대학 수는 190개로 2021년(385곳)의 49.4%만 남는다. 특히 전남(대학 생존율 19.0%), 울산(20.0%), 경남(21.7%) 등 지역은 상당수 대학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계에서는 경영 위기 사립대의 퇴로를 마련해줘 대학 수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대학 운영자가 스스로 대학을 청산하면 남은 재산 일부를 돌려주는 내용의 ‘사립대학의 구조개선 지원에 관한 법률(사학구조개선법)’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해산 장려금이 없으면 대학이 스스로 폐교를 결정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과 “일부 방만 경영을 한 대학의 배만 불려줄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서기 때문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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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과생 교차지원 경향 여전… 수학 반영 비율 높은 학과일수록 ‘문과 침공’

    입시업계에서는 2024학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에서도 이과생이 인문사회계열 학과에 지원하는 교차 지원이 많을 것으로 예측한다. 이과생의 ‘문과 침공’으로 표현되는 교차 지원은 2022학년도부터 문이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면서 계속돼 왔다. 특히 수학 영역 점수를 문과생과 이과생을 분리하지 않고 산출하는 점을 이용해 점수가 유리한 이과생이 상위권 대학의 인문사회계열에 지원해 왔다. 교차 지원이 많은 모집단위(학과)는 수능 수학 영역 반영 비율이 높고, 탐구영역 선택과목에 제한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진학사가 18일 합격예측 서비스에서 한양대 경영학부에 모의 지원한 수험생들을 분석해 봤더니 80%가 이과생이었다. 한양대 경제학부는 인문계열이지만 수학 반영 비율이 40%로 국어 30%, 영어 10%, 탐구 20%에 비해 높다. 모든 인문계열 모집단위에서 교차 지원이 활발한 것은 아니다. 역시 진학사가 한양대 사회학과에 모의 지원한 수험생들의 자료를 분석했더니 이과생은 20%였다. 한양대 사회학과는 국어 수학 탐구 영역 반영 비율이 각 30%다. 경제학부보다 수학 반영 비율이 낮은 대신 탐구 반영 비율이 높아 과학탐구 성적이 낮은 이과생이 지원하기 어려운 것으로 해석된다. 문과생은 지원하려는 모집단위가 이과생의 교차 지원 가능성이 높은 곳인지를 잘 파악해 지원해야 한다. 특히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을 집중적으로 분석해봐야 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교차 지원한 이과생의 상당수는 해당 모집단위의 상위권에 위치해 문과생은 교차 지원 가능성이 높은 모집단위에 지원할 때 합격선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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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과 칸막이 없애고 융합연구원 신설… ‘AI 교수’ 적극 육성할 것”

    강원 춘천 한림대는 교육부가 학교당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지방대학 지원 사업 ‘글로컬대학’에 선정됐다. 지난달 뽑힌 10곳 중 사립대는 한림대를 포함해 3곳뿐이다. 한림대는 대학 간 통합 모델을 내세운 대다수 대학과 달리 인공지능(AI) 기반의 고등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K고등교육모델’을 세계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선정 과정에서 한림대는 “다른 대학이 보고 함께 따라갈 수 있는 모델 대학이 되면 좋겠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림대가 글로컬대학 계획서에 써낸 내용은 최양희 총장이 2년 전 취임사에서 밝혔던 것들이다. 최 총장은 글로컬대학에 지원하며 학내 구성원들에게 “한림대가 앞으로 20년간 가야 하는 혁신의 길 중 1단계를 글로컬대학 사업이 지원해주는 것”이라며 “우리는 계속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최 총장을 만났다. ―한림대는 글로컬대학 계획서에 대학의 학과 칸막이를 해체하고 3개 연구원으로 재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배경은…. “학문이 분화하고 사회 발전이 빨라지면서 이미 학문 간의 경계가 파괴되고 있다. 새로운 전공과 융합 분야가 계속 출현하는데 대학의 폐쇄적인 구조로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다. 학과들에 ‘앞으로 어떻게 혁신하고 발전할지 계획서를 써와 봐라’ 했더니 해당 분야(학과)의 발전 방안만 생각하더라. 학과 칸막이를 그대로 두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에 3개의 융합연구원을 신설해 모든 교수 소속을 학과가 아닌 연구원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학과 경계 없이 토론하고 연구하면 새로운 전공 개설, 융합학문 출현 등 혁신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이미 2021년 취임할 때 3개의 연구원 설립을 공표한 바 있다.” ―대학 내 기득권을 해체하겠다고 강조했는데,3개의 연구원은 각각 무엇인지. “인문·사회·경영·미디어 분야의 도헌학술원, 의료바이오 융합연구원, AI 융합연구원이다. 각 연구원은 기존에 50∼60개 학과별로 따로따로 했던 강의 기획, 전공 신설 및 융합, 평가, 교수 채용 및 승진 등을 종합적으로 진행한다. 교수 이외의 전임 연구인력도 다수 채용해 수준 높은 연구사업도 수행할 것이다. 앞으로 연구원별로 무전공 입학도 시행할 계획이다.” ―무전공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적성을 탐색하고 이후 학과를 선택하는 건 교육부가 적극 추진하는 방향이다. 관련 계획은…. “한림대는 이미 7년 전부터 2개 이상의 전공을 이수하는 복수전공을 필수화했다. 또 입학 후 횟수에 관계없이 전과할 수 있게 해 사실상 무전공제를 실시하는 것과 같다. 완전한 무전공제에서는 학생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할 수 있다. 하지만 학과를 선택해 들어오면 학생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되니 전과를 자유롭게 하고 복수전공을 필수로 하게 했다. 원하는 전공이 없으면 학생 스스로 고른 과목들로 자기설계 전공을 구성하고 승인받을 수도 있다. 무전공으로 입학하고 일정 기간 이후 전공을 선택하는 제도 또한 2025학년도에 자연대에서 정원의 20% 정도 규모로 실시해 보고 확대할 계획이다.” ―AI 기반의 교육 개혁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인지…. “10년 뒤의 고등교육은 지금과 크게 다를 것이다. 개인별로 특화된 교육과정이 설계되고, 속출하는 신설 융합과목을 담당할 교수가 부족할 것이다. 이를 AI가 극복할 수 있다. 이미 AI는 유아, 초중고 교육에서 광범위하게 운영되고 있다. 한림대는 AI 교수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지금도 챗GPT한테 ‘대학교 3학년에 디지털 심리학을 1주 3시간, 15주짜리 과목으로 가르칠 때 필요한 강의안을 만들어 봐’ 하면 만든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을 교수와 학생 간 상호작용, 심리, 평가 등에 어떻게 적응시킬지다. 한림대는 이런 모든 과정을 실험해볼 것이다. 10년 정도면 성공적인 시스템이 완성될 수 있다. 2032년까지 전체 교과목의 20%를 AI 교수가 담당할 계획이다. 한림대의 AI 기반 고등교육 시스템을 전 세계 고등교육의 주요 플랫폼으로 보급할 것이다.” ―보통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지원하는 대학은 사업 종료 전까지 성과를 내겠다고 하는데 한림대는 더 장기적인 계획을 말한다. “대학 개혁을 5년 안에 하는 건 불가능하다. 심사위원들로부터도 “한림대는 개혁이 천천히 가는 것처럼 보이게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대학(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등으로)에 30년 넘게 있어 봤고 행정(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해보며 시작을 너무 거창하게, 또 빠르게 진행하면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서서히 다지며 가면 점점 올라가고 세계적인 모델이 된다. 대학 구성원들에게도 ‘우리는 20년의 중장기적 계획을 세웠고, 첫 5년짜리 프로그램을 글로컬대학 사업으로 하는 것이다. 새로운 대학을 제대로 만들어 보자’고 강조했다.” ―글로컬대학 사업은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게 핵심이다. 관련 계획은…. “글로컬대학 목표는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교수, 학생이 성장하고 지역도 동반 성장하는 것이다. 지역사회에 좋은 일자리가 생겨 인재가 정주할 수 있게 한림대가 돕겠다. 한림대는 강원 18개 시군 및 주요 산업단지에 마이크로캠퍼스를 설치하고 있다. 각 지역 기업의 애로 사항을 해결하고, 코딩 교육과 마이크로 디그리 과정(모듈형 전공 과정) 운영 등을 한다. 또 춘천역 인근에 ‘스테이션 C’라는 창업 단지를 구축하려 한다. 창업에 필요한 공간, 지원, 투자를 제공해 창업의 메카를 조성할 계획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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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도의회, 학생인권조례 전국 첫 폐지 의결

    충남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15일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하는 전국 7개 시도 중 조례 폐지안이 지방의회에서 의결된 건 충남이 처음이다. 충남도의회는 이날 오후 제348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박정식 도의원이 대표 발의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가결했다. 표결에 참여한 44명 중 31명이 찬성했고, 13명이 반대했다. 충남도교육청은 조례 폐지안이 통과되자 곧바로 입장문을 내 유감을 표했다. 도의회에 폐지안을 다시 논의해 달라고 요청하는 재의 요구 의사도 밝혔다. 의장은 조례안이 의결된 날로부터 5일 이내에 교육감에게 전달해야 하고, 교육감은 20일 안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인권조례 폐지는 헌법, 법률 등에서 규정한 평등권과 비차별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올 7월 “학교에서 학생 인권이 지나치게 강조됐다”며 학생인권조례를 교권 침해·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예산=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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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콩밥 먹인다”… 숨진 기간제 교사, 학부모 협박 받아

    서울 종로구 상명대부속초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다 올 1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오모 씨가 학부모의 과도한 항의와 협박에 시달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가족은 해당 학부모 고발을 검토하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신청서를 접수시킬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 공익제보센터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상명대부속초 기간제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오 씨의 아버지는 서울시교육청이 7월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억울한 제 딸도 조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9, 10월 상명대부속초 감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오 씨는 지난해 6월 학생들 간 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한 학부모로부터 “경찰에 신고하겠다” 등의 협박성 발언을 들었다. 유가족은 오 씨가 “콩밥을 먹이겠다” “교사를 못 하게 하겠다”는 폭언까지 들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은 해당 학부모로 인해 정교사로 지원할 의사가 있던 학교에 사건이 다 알려지자 오 씨가 식사와 수면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했고 병가를 냈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인해 오 씨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고 사망한 올 1월까지 치료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의 항의와 협박으로 오 씨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이 사실로 인정된다”며 “그로 인한 두려움, 무력감 등으로 우울증 치료를 받다가 사망에 이른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상명대부속초는 담임교사의 휴대전화 번호를 학부모에게 공개했다. 이로 인해 오 씨가 주말이나 퇴근 후에도 학부모들의 민원을 받으며 응대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오 씨의 유가족은 “사망은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것”이라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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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최초로 충남 학생인권조례 폐지…충남교육청, 재의 요구

    충남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15일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하는 전국 7개 시도 중 조례 폐지안이 지방의회에서 의결된 건 충남이 처음이다.충남도의회는 이날 오후 제348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박정식 도의원이 대표 발의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가결했다. 표결에 참여한 44명 중 31명이 찬성했고, 13명이 반대했다.충남도교육청은 조례 폐지안이 통과되자 곧바로 입장문을 내 유감을 표했다. 도의회에 폐지안을 다시 논의해 달라고 요청하는 재의 요구 의사도 밝혔다. 의장은 조례안이 의결된 날로부터 5일 이내에 교육감에게 전달해야 하고, 교육감은 20일 안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인권조례 폐지는 헌법, 법률 등에서 규정한 평등권과 비차별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교육부는 올 7월 “학교에서 학생 인권이 지나치게 강조됐다”며 학생인권조례를 교권 침해·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반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3일부터 서울 각지를 돌며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예산=이정훈 기자 jh89@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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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과생 절반 “인문사회계열로 ‘교차’ 지원 의사 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이과생 중 절반은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해 인문사회계열로 ‘교차 지원’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능 고득점 이과생이 인문사회계열 학과에 진학하는 ‘문과 침공’ 현상은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2022학년도 이후 계속된 가운데 올해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이과 수학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11점)가 통합형 수능이 시작된 2022학년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탓에 이과생의 교차 지원이 더 유리해졌기 때문이다.종로학원은 10일 수험생 2025명을 대상으로 8, 9일 설문조사한 결과 이과생 응답자(1518명) 중 50.5%가 문과로 교차 지원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교차 지원 의사가 있다’고 답한 이과생은 수능 2~4등급대로, 2등급의 58.8%, 3등급의 50.8%, 4등급의 70.6%였다. 최상위권인 1등급 수험생은 41.5%로, ‘교차 지원 의사가 없다’는 응답(58.5%)보다 적었다. 이과생은 경영학과, 통계학과와 같은 상경계열에 교차 지원할 가능성이 크므로 여기에 원서를 내려는 문과생은 이과 상위권과의 경쟁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수능에서 평소보다 성적이 저조하게 나온 과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문과생과 이과생 모두 국어 영역을 각각 40.7%, 39.7%(1순위)로 택했다. 올해 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역대 가장 어려웠던 2019학년도와 같았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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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의 사자성어 ‘見利忘義’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의 견리망의(見利忘義)를 택했다. 10일 교수신문은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사자성어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견리망의’가 1위(30.1%)로 꼽혔다고 밝혔다. 교수신문은 매년 전국 교수 설문조사를 통해 그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한다. 논어 헌문편에는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뜻의 ‘견리사의(見利思義)’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로움만 추구하는 행태를 경고하는 장자 산목편 속 견리망의가 세상에 더 퍼지게 됐다. 견리망의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는 견리망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며 “정치란 본래 국민들을 바르게 다스려 이끈다는 뜻인데 정치인은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분양사기, 전세사기 등을 “나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이 정당화되다시피 한 사건”, 교권 침해는 “(부모가) 당장 내 아이의 편익을 위해 다른 아이나 선생님의 피해를 당연시하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2위(25.5%)는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賊反荷杖)이 꼽혔다. 교수들은 “전 정부 탓만 하며 합리화하기 급급하다”고 비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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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수능’에 벌써 재수반… “한달 학원비가 대학 등록금”

    “1교시(국어 영역)부터 너무 어려워 다 망쳤어요. 재수할게요.” 학부모 A 씨의 고3 아들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를 받아든 8일 재수를 선언했다. A 씨가 주말(9, 10일) 동안 서울 강남, 송파 등을 돌며 재수학원을 알아본 배경이다. 대부분의 재수학원은 한 달 수강료만 250만 원에 달했다. 대치동의 유명 학원은 350만 원이 넘었다. A 씨는 “‘킬러 문항’이 없어 사교육 없이도 풀 수 있대서 좋은 성적을 기대했는데 사교육비가 더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킬러 문항이 없었지만 매우 어려운 ‘불수능’이었던 것으로 분석되면서 조기에 재수를 결심하는 수험생이 늘고 있다. 입시학원들도 이르면 11일 개강하는 재수반의 홍보에 나섰다.● 재수생 모집 속도 작년보다 빨라 10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재수학원 등록자 증가 속도가 지난해보다 50% 이상 빠르다고 한다. 보통 재수학원은 정시 합격자가 가려진 2월 중순 이후부터 시작된다. 그 전인 12월부터 개강하는 반은 지원자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이 반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이 높다. B학원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10명이 왔다면 올해는 벌써 15명 왔다. 모집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등록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어도 문의는 정말 많다”고 전했다. 최근 2, 3년간 독서실에서 자습하며 원하는 과목만 학원을 찾는 ‘독학 재수’가 유행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수능이 어렵다 보니 “수험생 혼자 대비하기는 어렵다”며 통학 또는 기숙 형태의 재수종합학원을 선택하는 수험생이 늘었다. 다음 달(3∼6일) 정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기 전 일찌감치 재수학원에 들어가려는 수험생은 주로 수능 3, 4등급을 받은 경우다. C학원 관계자는 “특히 중위권에는 바로 정시 지원을 포기할 정도로 수능을 망친 수험생들이 꽤 된다”고 전했다. 재수생 또는 반수생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 정부가 의대 정원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상위권 수험생 중 상당수도 정시에서 소신 지원 후 의대에 재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수능 응시자 중 졸업생 등 N수생 비율은 35.4%로 현 수능 체제가 시작된 2005학년도 이후 가장 높았다. 내년에는 이 수치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입시업계는 예측한다. ● 학원들 “킬러 없어도 더 어렵게 가르치겠다” 입시학원들은 “킬러 없어도 더 어려워졌다. 학원에서 새롭게 어려워진 수능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불국어’와 ‘선택과목 간 점수 격차가 더 벌어진 수학’을 내세운다. 한 학원 관계자는 “국어 영역 중 문법이나 문학에 킬러 문항이 있었다고 하는데 정부는 정상적인 출제였다니 ‘이제 이게 정상 난도구나’ 하는 것”이라며 “수험생이 대비할 수 있게 더 어렵게 가르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10일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이번에 수학 영역 1등급 중 ‘미적분’과 ‘기하’ 선택자 비율은 96.5%로 추정된다. 이 선택과목을 택하는 건 대부분 이과생이다. 반면 문과생이 주로 택하는 ‘확률과 통계’ 선택자는 1등급의 3.5%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문과생에게 미적분이나 기하로 전환해 재수하라고 권유하는 재수학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D학원 관계자는 “예전엔 수학 선택과목 갈아타기는 신중하라고 했는데, 확률과 통계와 미적분 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11점까지 벌어지니 문과생도 다 미적분으로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학부모는 “재수학원 한 달 학원비가 한 학기 대학 등록금에 육박한다.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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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점수, 어디 가야 유리할까? 대학별 성적 산출 방식 꼼꼼히 확인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이 8일 통지된다. 대입 정시모집 원서 접수는 내년 1월 3∼6일이다. 수험생들은 지원 전략을 빠르게 수립해야 한다. 수능 성적에 따라 어떻게 정시에 지원하면 좋을지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의 조언을 받아 알아봤다. 상위권 수험생이 지원하는 서울 소재 대학은 대부분 ‘가’군과 ‘나’군에 몰려 있어 정시 지원 기회가 세 번이 아닌 두 번이라고 봐야 한다. 상위권은 대부분 학과보다는 대학 위주로 전략을 수립하려는 경향이 있다. 추가모집에서 합격하는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모집군 내에서 경쟁자들이 다른 군으로 빠져나갈 만한 대학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지원할 만한 대학이 많은 중위권 수험생은 특히 대학의 전형방법을 숙지해야 한다. 한 모집군에서만 선발하는 대학이 아니라면 자신이 지원할 모집단위가 어느 군에서 선발하는지, 또 학과별로 수능 반영 비율이 어떤지를 체크해야 한다. 성적 산출 방법에 따라 자신의 점수가 유리한 대학과 학과가 달라진다. 우 소장은 “표준점수 합으로 따지면 3, 4점 차이가 나지만 대학별 환산 점수로 계산하면 1점 차이도 안 나는 대학이 있다”며 “자신의 점수가 잘 나온 영역을 높은 비율로 반영하는 대학과 학과가 어딘지를 분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위권 수험생이 지원하는 대학은 수능 전체 영역이 아니고 2개나 3개만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기 성적이 유리한 대학을 찾으면 된다. 하위권 수험생은 흔히 미달이 발생할 만한 대학과 학과를 찾아 지원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우 소장은 “지원율이 1 대 1 정도 되는 경우는 몰라도 미달되는 학과는 웬만해서는 찾기 어렵다”며 “자신이 지원 가능한 대학과 학과를 먼저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시업체들도 잇달아 정시 설명회를 연다. 진학사는 14일 오후 3시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정시 합격전략 설명회’를 개최한다. 메가스터디교육은 11일 오후 2시 메가스터디교육 사이트에서 ‘정시 최종 전략 온라인 라이브 설명회’를 연다. 종로학원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과 온라인에서 ‘정시 지원 변화 및 합격선 예측, 합격 전략’ 설명회를 개최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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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졸업생 해외 취업에 날개… 대학들 ‘공학교육인증’ 활성화해야”

    ‘싱가포르에서 토목기술자로 근무 중인데 현지 회사로 이직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공학교육인증을 받은 대학 졸업생만 지원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 A대 토목공학과는 제가 졸업한 2000년에는 공학교육인증을 받지 않았는데 어떡해야 할까요?’ 한국공학교육인증원에 2018년 이런 질문이 들어왔다. 이처럼 해외에서는 직장을 구하거나 옮길 때, 학회 가입 시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졸업 여부를 확인한다. 어떤 대학의 학과(프로그램)가 공학교육인증을 받았다는 것은 해당 교육과정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니 졸업생은 전 세계 어디서든 전문직 엔지니어로 활동할 준비가 됐다는 뜻이다. 이 기술자는 졸업 대학이 당시 공학교육인증을 안 받았던 탓에 이직 지원 자격을 가질 수 없었다. 4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우승 한국공학교육인증원장(전 한양대 총장)은 이 사례를 소개하며 “많은 대학이 공학교육인증 받는 것을 번거롭다고 생각하는데, 고등교육기관이라면 학생들이 세계 무대에서 날 수 있도록 당연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인증 대학 나오면 취업-해외 활동에 유리―교육부 등록 사단법인인 한국공학교육인증원에서 최초로 3연임 중이다. 공학교육인증 제도는 무엇인가. “대다수 선진국에서 엔지니어도 의사, 변호사, 건축사, 간호사 등처럼 전문 자격 제도를 운영하며 이를 위해 체계적인 훈련을 거치도록 한다. 또 전문직 자격이 국제적으로 상호 동등하게 인정되도록 협정을 맺는다. 국제엔지니어링연합(IEA)은 ‘워싱턴어코드’라는 공학교육인증 협약을 운영하는데 4년제 공학 교육의 질을 보증하며 국제적 동등성을 인정한다. 워싱턴어코드는 우리나라 외에 미국, 일본, 중국, 캐나다, 영국 등 23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는데 전 세계 영토의 70% 이상이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에서 인증받은 프로그램의 졸업생은 워싱턴어코드 회원국에서 일할 때 해당국의 전문직 엔지니어(기술사 자격) 취득에 필요한 학력 요건을 해당국 인증제 졸업생과 동등하게 인정받게 된다. 현재 국내 73개 대학의 366개 프로그램이 인증을 운영하고 있다.” ―많은 대학이 ‘공학교육인증을 받지 않아도 졸업생들이 취업하는 데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스탠퍼드대, 하버드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도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다수 운영한다. 이들 대학에서 졸업생이 취업 못 할까 봐 공학교육인증을 받겠나. 일단 자국에서 전문직 엔지니어로 일하기 위해 기술사 자격을 취득하려면 기본 조건이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졸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술사가 될 수 없거나 별도의 추가 시험을 거쳐야 한다. 또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졸업한 학생이 글로벌 환경에서도 전문직 엔지니어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이수 여부가 해외와 국내에서 어떻게 장점이 되는가. “국내 대기업 직원이 미국에서 근무하며 기술사를 준비하는데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이수자만 신청할 수 있다며 한국공학교육인증원에 증빙서류를 요구한 적이 있다. 호주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이수 확인서가 없어 정직원 전환이 취소된 사례도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그룹, 현대중공업그룹, LG전자 등 290개 기업이 한국공학교육인증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공학교육인증 졸업생을 우대한다. 삼성전자는 채용 공고문에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이 인증한 공학교육 프로그램 이수자’를 우대한다고 명시한다. LG전자는 입사 지원서에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이수 여부를 체크하게 돼 있다. 국내 기업에 취업한 뒤에도 해외 발주 사업공고 제안요청서에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 이수자만 엔지니어로 인정한다고 명시된 경우도 많다.”● 대학 자율성 늘리는 방향으로 변화―유학생 유치 측면에서도 공학교육인증이 중요하다던데…. “말레이시아는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이수하지 않으면 관련 기업에 취업하기 어렵다. 또 국비 유학생은 공학교육인증 대학에만 입학해야 한다. 즉, 공학교육인증을 받지 않은 한국 대학은 말레이시아 유학생을 유치할 수 없다. 워싱턴어코드 회원국 중 한국과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인도, 싱가포르 등으로 구성된 ‘아시아 인증기구 협의체’는 회원국 간 유학생 및 교환학생 교류와 학점 인정을 강화하자고 논의 중이다. 정부에서 최근 외국인 유학생을 30만 명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공학교육인증을 받은 대학에 유학생이 늘어날 것이다.” ―이번에 바뀐 공학교육인증 제도를 설명해 달라. “대학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인정하는 쪽으로 변화시켰다. 지금까지는 수학, 과학, 컴퓨터 과목을 반드시 30학점 이수하도록 했는데, 이제 IEA에서 제시한 졸업생 역량(GA)을 충족하는 범위 내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과목을 운영할 수 있다. 최근 대학이 학과 간 경계를 허물면서 무전공, 융합전공 등 다양한 교육과정이 생기는 것을 수용하기 위해서다. 또 더 많은 대학이 공학교육인증의 최고 판정(NGR)을 받아 인증 유효기간을 6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인증 프로그램이 종료된 뒤 재진입하는 절차도 간소화했다.”● 전문성 인증할 디지털 배지도 발급 계획―공학교육인증 제도를 더 활성화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외국처럼 국가기술 자격 제도에 공학교육인증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기술사 시험 자격 요건으로 두거나 1차 시험을 면제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다. 현재 한국장학재단이 국가우수장학금 대상자를 선발할 때 대학별 선발 인원의 15%를 공학교육인증 운영 학과 학생을 선발하도록 권고하는데 이 비율을 확대하는 것도 협의 중이다.” ―산업계 수요에 부합하는 인력 양성을 위해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를 운영하는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이 내년부터 ‘디지털 배지’도 발급한다던데…. “대학이 정부재정지원 사업을 통해 전문 분야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소단위 교육과정을 많이 운영하고 있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은 이러한 교육과정의 전문성을 인증해주는 디지털 배지를 발급할 계획이다. 디지털 배지가 활성화되면 어떤 사람이 수강한 교육과정의 내용, 실험 주제 등을 기업에서 확인할 수 있어 기업이 재교육 여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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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영어-수학 경시대회 시상식

    글로벌 영재학회가 주관하고 성균관대와 동아일보가 후원한 제46회 전국 초중고 영어·수학 학력경시대회 시상식이 5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렸다. 개인부문 대상은 강인성 군(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1학년) 외 31명, 최우수학교상은 경기과학고 외 32개교가 받았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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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속될라” 긴장한 영어유치원… 다른 과목 ‘분리결제’ 꼼수

    “이제 필드 트립(현장 체험학습)은 못 갈 것 같습니다. 한글 수업도 안 될 수 있어요.”(유아 대상 A영어학원 관계자) 서울에서 5세 아이를 키우는 한 학부모는 일명 ‘영어유치원’(유아 대상 영어학원) 상담 중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영유는 올해 기준 전국에 847곳이다. 전체 국공사립 유치원(8441곳)의 10.0%에 달하는 수다. 원비가 한 달 100만∼200만 원이 넘는 영유는 영어뿐 아니라 한글, 체육, 미술, 음악, 코딩 등도 가르친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최근 내년도 신입생 모집 홍보 활동은 예전보다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이는 정부가 올 6월 사교육 경감 대책을 발표하며 “유아 영어학원이 등록한 교습과목 외에 유치원처럼 운영하면 행정처분할 수 있도록 유아교육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영유는 법적으로 유치원이 아니다. 유아교육법상 유치원은 국공사립 유치원만 해당된다. 영유는 교습 과정으로 등록한 ‘실용 외국어’만 가르쳐야 하는데, 불법으로 다른 과목도 가르치고 급식도 주면서 마치 유치원처럼 된 것이다. 영유가 체험학습을 나가는 것도 안 된다. 정부가 유아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영유 규제를 내세운 배경이다. 사교육 카르텔을 잡겠다며 대형 입시학원에 세무조사까지 벌인 것을 지켜본 영유들도 긴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영유는 신입생 모집을 앞두고 “정부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고 움직이겠다”고 말하지만, 일부는 벌써 “필드 트립을 원내 활동으로 대체하겠다” “내년부터 영어 이외의 수업은 못 한다”고 학부모에게 안내 중이다. 온라인 맘카페에는 “내년에 영유 수업이 위축될 것 같은데 보내도 되느냐”는 글들도 올라온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유치원 같은 형태로 운영하는 영유에 대한 행정처분을 명시하는 유아교육법 개정과 이에 따른 단속 등 정부의 후속 대책이 늦어지며 영유가 법망을 피할 대책을 마련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법 개정을 어떻게 구체화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각 시도 교육청과 산하 교육지원청도 “내려온 지침이 없다”며 단속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발 빠른 영유는 정부 단속을 피하기 위한 꼼수를 꾀하고 있다. 일부 영유는 미술, 체육 등 다른 과목은 다른 사업자에 ‘분리 결제’시키는 방법으로 운영하려고 준비 중이다. 지금처럼 여러 과목을 가르치면서 영어 외 과목의 영수증을 분리하기 위해서다. 영유가 관련 영수증을 갖고 있지 않으면 교육당국이 적발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노린 것. 현재 대다수 영유가 교육당국에 급식비를 받는다고 신고하지 않은 채 케이터링 업체를 통해 원아들에게 급식을 주는 것과 동일한 방식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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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 ‘교사 협박’ 학부모 교권 침해 첫 고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자녀의 부정 행위를 적발한 감독관 교사의 학교를 찾아가 피켓 시위를 벌이고, 전화로 “인생 망가뜨려 주겠다”고 협박한 학부모를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고발하기로 했다. 교권 침해 행위가 형사 처벌 규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관할청이 수사기관에 고발해야 한다고 돼 있는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교원지위법)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가 교권 침해 사건의 고발 주체로 나선 것은 처음이다. 24일 교육부와 시교육청은 “자녀가 부정 행위로 처리되자 교사의 학교로 찾아가 피켓 시위와 부적절한 통화를 한 것은 수능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잘못된 이의 제기이고 명예 훼손, 협박 등 범죄”라며 “교육부 장관과 서울시교육감 공동으로 학부모를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개별 학교 사안을 직접 고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교육부와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해당 학부모의 자녀는 이달 16일 수능 4교시 탐구 영역 종료 종이 울린 뒤 답안지를 마킹하려다 사선을 그었고 수정테이프로 수정했다. 시험 종료 뒤 펜을 들고만 있어도 부정 행위다. 해당 수험생의 이번 수능 성적은 모두 무효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의 어머니는 17일과 21일 감독관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 앞에서 파면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수험생의 아버지는 17일 감독관에게 전화로 “내가 변호사인데 한 아이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 주겠다”, “앞으로 인생 재밌어질 거니 기대하라”고 협박하고 교사를 찾겠다고 학교에 침입했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은 이날 고발 조치를 환영한다며 “피해 교사는 ‘교사들에게 책임만 요구하는 수능 운영 제도가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최훈진 기자 choigiza@donga.com}

    • 202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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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 신설해 전남도민 보건권 보장해야”

    《윤석열 대통령은 10월 지역과 필수의료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의료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5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의대가 있는 대학은 증원을, 의대가 없는 대학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대학 총장들이 바라보는 의대 문제와 각 대학이 구상 중인 방안을 들어봤다.》 “어느 드라마에 ‘의료 시설이 없으면 그 도시는 사람이 살 수 없다’는 대사가 나왔습니다. 인구 수가 적은 세종을 제외하고 16개 시도 중 의대가 없는 곳은 전남뿐입니다. 지역민들은 그동안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에서 참으며 살아온 셈입니다.” 송하철 국립목포대 총장은 전남에 반드시 의대가 필요하다며 22일 이렇게 말했다. 30년 전부터 의대 신설을 추진해온 목포대는 최근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공식화한 뒤 전남 지역에 의대를 신설하기 위해 전남도, 순천대와 함께 논의 중이다. ―전남에 의대가 필요한 이유는…. “2019년부터 수도권 인구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과반이 됐고 지역 소멸은 눈앞에 닥친 현실이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의료’가 꼽혔다.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의료 체계가 확립되고 의료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는 의미다. 국민의 보건권은 헌법 제36조 제3항에서 보장되는 헌법상 권리다. 국민이 지방에 산다는 이유로 불합리한 의료 불평등을 겪지 않도록 정부는 적극적인 보건 정책을 수립 및 시행할 의무가 있다.” ―기존 의대의 정원 확대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기존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지역 의료 인력 및 인프라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정원 확대로 의사들이 많이 배출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의료취약 지역으로 유입되지 않으면 국민의 보건권 보장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지역의 의료 사각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의료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의료 시스템을 정착하는 것은 국립의대 신설을 통해서만 할 수 있다.” ―의대 신설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지난해 12월 총장 취임 이후 전남에 국립 의대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목포대와 순천대의 경쟁 구도를 탈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목포대와 순천대의 단일 의대를 설치하는 것이 양쪽 지역의 의료 공백을 해소하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생각하고, 순천대와 지역민은 물론이고 지역의 정관계를 설득해왔다. 목포대-순천대의 통합 의대 신설 검토안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전남 의대 신설 논의를 진전시키고 양 지역이 상생할 접점을 마련한 계기가 됐다. 목포대는 전남도, 순천대와 더불어 181만 전남도민이 지난 30년간 염원해 온 전남 지역 의대 신설을 이뤄내기 위해 전남 서부권 및 동부권의 수요를 포괄하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단일안을 도출해 정부에 건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의대 정원 규모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지…. “입학 정원 100명 규모의 의대 신설이 필요하다고 본다.” ―신설 가능 시기는…. “목포대는 관련 부지를 이미 확보해둬 의대와 부속병원을 즉시 신축할 수 있다. 지역 의료 인프라를 활용해 1년 내에 의대 운영이 가능하다. 의대 설립과 의대 병원 신축 등을 위한 경비는 국고뿐 아니라 지자체 지원금을 통해 확보 가능하다.” ―의대 졸업생들을 지역에 정주하게 할 묘책은…. “관련 법령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입학정원 전원을 지역인재 전형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또 학생들이 졸업 후 일정 기간 지역에서 근무하게 하는 공공의무복무제도 등의 장치도 마련하겠다.” ―다른 지역 의대와 차별화할 수 있는 방안은…. “전남이 전국에서 노인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특성을 고려해 노인 특성화 질환 연구 및 진료를 특화할 계획이다. 노인 특성화 질환은 만성적인 통증, 심장 질환, 기억력 손실, 골다공증 등이다. 또 전남은 뇌졸중, 심근경색증 등 중증응급질환 환자에 대한 대응이 어려운 응급지역 취약지다. 이에 응급의료 서비스를 특화하겠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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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수능”… 서울지역 의대 합격선 최대 5점 하락할 듯

    “예전에는 폭탄(킬러 문항)이 몇 개 펑펑 터지는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총알(중간 난도 문항)을 계속 난사하는 문제 구성이었다.” 킬러 문항(교육과정 밖의 문제) 없이 출제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대한 한 입시업체의 분석이다. 상당수 수험생도 “킬러 문항이 없다고 해서 안심했는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올해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일제히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17일 종로학원은 수능 가채점 결과 서울대 의예과는 지난해 294점(국어, 수학, 탐구 2과목 300점 만점 기준)에서 2점 하락한 292점, 고려대 의대는 292점에서 288점, 연세대 의예과는 293점에서 290점 등 서울 지역 의대 합격선이 지난해보다 최대 5점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 대학들의 자연계열 상위권 학과는 전년보다 최대 8점, 경영대는 4점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수능이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기 때문이다. 특히 국어는 입시업체들의 가채점 분석 결과 표준점수 최고점이 146∼148점으로 지난해 수능보다 최대 14점 높을 것으로 보인다. 2005학년도 이후 국어 영역 표준점수가 가장 높아 ‘용암 수능’으로 불렸던 2019학년도(150점), 현재의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처음 치러진 2022학년도(149점)에 이어 세 번째로 어려웠던 셈이다. 시험이 어려워 응시자 평균이 낮을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진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가채점 분석 결과 정답률 30%대 문제가 과거 4, 5개에서 올해는 2개 정도인 반면에 40%대와 50%대인 문제가 늘었다”며 “예전에는 정말 어려운 문제 몇 개로 변별했는데 올해는 중간 난도 문제가 계속 나왔다”고 설명했다.고-연대 반도체 7점, 경영 4점 하락 전망… 자연계 더 떨어질듯 [2024학년도 수능]수험생 86% “수능 어려웠다” 응답영어 1등급 비율 7.8%→5%대 전망일각 “킬러문항 없이 변별력 갖춰” 수험생 10명 중 9명 가까이가 이번 수능을 어렵다고 느꼈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EBS에 따르면 수험생에게 수능의 전체적인 체감 난도를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2764명) 중 47.4%가 ‘매우 어려웠다’고 답했다. 38.5%는 ‘약간 어려웠다’고 했다. 총 85.9%가 ‘올해 수능은 어렵다’고 한 것이다. 국어 영역에 대한 체감 난도는 더욱 높았다. 설문조사에서 국어 영역을 ‘매우 어려웠다’고 답한 응답자는 64.5%, ‘약간 어려웠다’는 23.2%였다.● 수학은 킬러 문항 출제 논란 수학 영역은 ‘주관식 22번이 킬러 문항 아니냐’란 지적이 나왔다. 22번은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는 문제다. 학원 강사들조차 “전체 수학 시험 시간의 4분의 1을 썼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계산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수험생이 대다수다. 일부 수험생은 “22번은 명백히 킬러 문항”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월 ‘수능에서 킬러 문항을 배제하라’고 처음 지시했을 때 교육부는 킬러 문항 예시로 문제 해결 과정이 복잡한 문제를 든 바 있다. 이에 대해 EBS는 “다수의 개념을 복합적으로 결합하지 않았고 조건을 만족하는 그래프만 유추하면 복잡한 계산 없이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측도 “수학Ⅱ 성취 기준에 부합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은 지난해 7.8%였던 1등급 비율이 5%대 중후반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입시기관의 예측이다. 영어에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래 1등급 비율이 가장 낮았던 건 2019학년도 5.3%였다.● 주요 대학 합격선 일제히 하락이에 정시 합격선은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문계열보다는 자연계열 합격선이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탐구영역 중에서는 과학탐구가 사회탐구보다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됐기 때문이다. 사탐은 지난해 ‘동아시아사’만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이었지만 올해는 ‘생활과윤리’ ‘윤리와사상’ ‘한국지리’ ‘세계사’가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일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 분석 결과 의대 합격선은 서울권은 지난해 288∼294점→올해 283∼292점, 수도권 286∼289점→283∼285점, 지방권 275∼292점→273∼286점으로 떨어진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280점→272점,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271점→264점,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272점→265점,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269점→261점 등 서울 자연계열은 최대 8점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영학과는 서울대가 288점→284점, 고려대와 연세대 281점→277점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 난도가 높아서 실제 표준점수 합격점수는 지난해보다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시에서는 보통 N수생이 강세인 만큼 재학생은 우선 수시 대학별고사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다. 자연계열은 정시 경쟁이 특히 치열하겠지만 내년에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기대 심리로, 소신 혹은 상향 지원하는 수험생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실시간 경쟁률과 과거 정시 추가 합격 정도 등을 고려한 ‘눈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킬러 없는 물수능보다 나아” 긍정 평가도불수능 논란과 달리, 일각에서는 “킬러 문항 없이 물수능이 되는 것보다 낫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수능이 너무 쉬워졌다면 최상위권의 변별력뿐만 아니라 한 문제 실수로 등급이 갈려 수험생이 대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수능이 전반적으로 어려웠던 건 N수생 지원자가 많은 상황에서 킬러 문항을 없애면서 변별력을 줘야 했던 평가원의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오승걸 평가원장은 “영어 영역도 지문이 과거보다 짧고 쉬워졌는데, 끝까지 읽고 정확히 이해해서 추론해야 하는 문제였다”며 “학원에서 ‘어떤 키워드 나오면 이렇게 풀면 된다’는 식의 스킬을 배운 수험생은 익숙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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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킬러문항 없앴지만… 국수영 모두 까다로웠다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킬러 문항을 배제하고도 변별력은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어 영역은 쉽게 출제됐던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어려웠고, 수학 영역은 다소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다. 영어 영역도 지난해 수능보다 약간 어려웠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수학 영역이 입시 당락을 가르는 변수였다면 올해는 국영수 영역 모두 중요해졌다. 이번 수능은 윤석열 대통령이 6월 “수능에서 교육과정 밖의 킬러 문항을 배제하라”고 지시한 이후 첫 대입 시험이다. 최상위권을 변별하는 역할을 했던 킬러 문항이 빠지면 ‘물수능’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9월 수능 모의평가에서 수학 영역 만점자가 최소 2520명 나오자 최상위권 변별력이 약화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수능 문항을 살펴본 교사, 사교육 업체들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그동안 나왔던 지적을 반영하려고 노력한 티가 난다”는 평가를 내놨다. 지난해 수능은 국어 영역이 쉬워 수학과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11점으로 벌어졌는데, 올해는 이를 고려해 국어 영역을 어렵게 냈다는 분석이다. 수학 영역은 난도를 급격히 올리기보다는 공통과목 주관식 22번을 까다롭게 출제하는 방법으로 변별력을 확보했다. 9월 모의평가에서 만점자가 많았어도 1등급 구분점수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기 때문에 수학 난도를 더 높이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객관식 문항의 난도를 높이면 전체 수험생의 체감 난도가 올라간다”며 “최상위권 변별력을 가리고 만점자를 줄이기 위해 주관식을 하나 어렵게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EBS 현장 교사단은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에서 “킬러 문항을 배제하고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사교육 카르텔’ 의혹으로 세무조사까지 받았던 사교육 업체들은 “이번 시험에 킬러 문항, 준(準)킬러 문항이 있어도 감히 누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번 수능은 킬러 문항이 빠져 쉬울 것이라고 예상했던 수험생들의 기대와는 배치됐다. 특히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약간 어려워 1등급 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어와 수학도 어려웠는데 절대평가인 영어까지 어려워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능은 N수생과 검정고시 출신을 합친 ‘졸업생 등’의 비율이 35.3%로, 1994학년도 수능 도입 이래 세 번째로 높다. 킬러 문항 배제 방침으로 의대 등 최상위권 대학에 도전하는 N수생이 늘어난 것. 수능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은 평가원 홈페이지에서 16∼20일에 할 수 있다. 성적 통지는 다음 달 8일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세종=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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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 증원 예고에… 최상위권 소신 지원 늘어 경쟁 치열할듯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킬러 문항이 없지만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의대 등에 지원하는 최상위권 수험생 간의 정시모집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능 지원자 가운데 N수생과 검정고시 출신을 합친 졸업생 등의 비율이 35.3%로, 1994학년도 수능 도입 이래 세 번째로 높기 때문이다. N수생은 대체로 재학생보다 수능에 강하다. 이번 정시에서 최상위권이 눈높이를 낮춰 안정 지원할 가능성은 낮다.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대하기로 예고했기 때문이다. 1년 더 공부해서 의대에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소신 지원하고 재수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에 합격하더라도 반수 준비에 돌입하는 학생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일부 입시학원은 내년 3월부터 고3 재학생과 반수생을 한 반으로 묶어 야간반을 운영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런 형태의 반은 처음이다.● 재학생은 대학별고사 적극 응시 16일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은 최대한 빨리 가채점을 해야 한다. 당장 18일부터 본격화되는 수시모집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를 결정하고, 수시에 지원한 대학 및 정시에 지원할 대학의 합격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수능 점수가 높아서 수시보다는 오히려 정시로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면 대학별고사에 응시할 필요가 없다. 수시에서 최초 혹은 추가 합격하면 정시에 아예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시 납치’라고도 표현한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대학별고사는 적극 응시하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특히 정시에서 N수생 강세가 예상돼 재학생은 수시에 집중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대학별고사는 대학마다 출제 경향이 매우 다르므로 지원 대학이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개한 기출문제와 예시 답안을 토대로 연습해야 한다.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은 대학별 환산점수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 대학마다 수능 반영 영역과 방법이 다르다. 내가 받은 점수가 더 높게 책정되는 대학을 골라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대체로 인문계열은 국어와 수학 영역, 자연계열은 수학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다. 하지만 서강대 서울대 중앙대 등은 인문계열도 자연계열처럼 수학 반영 비율이 40% 이상이다. 이런 탓에 문·이과 통합 수능 체제에서 이과생들이 수학 고득점을 무기로 인문사회계열 상위 학과들에 교차 지원해 왔는데,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는 수학 영역의 중요도가 높았지만 올해는 국어와 수학 영역 모두 변별력이 높다. 국어 영역 선택과목 중 점수가 잘 나오는 ‘언어와 매체’도 이과생이 많이 선택해 올해 이과생은 국어 영역 점수도 유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난해도 통계학과, 경제학과 등 이과생이 접근하기 쉬운 학과나 입학 뒤 학과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전공학부의 교차 지원 비율과 합격선이 높았다. 이들 학과 지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재학생+반수생’ 같은 반 학원도 등장할 듯 대부분 정시에서는 수능을 100% 반영하지만, 일부 상위권 대학은 교과 성적을 반영한다. 지난해 서울대가 정시에서 교과 평가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는 고려대도 교과우수전형(수능 80%+학교생활기록부 20%)을 실시한다. 수능 합격선이 일반전형보다 약간 낮을 수 있지만 교과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 합격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올해는 특히 이과 최상위권의 경쟁이 셀 전망이다. 수능 지원자 중 N수생 등 졸업생 비중은 35.3%로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최근 3년 사이 최고다. 최근 3년간 이과 응시생 비중(과탐 선택자 비중)도 가장 높은 49.8%다. 내년도에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난다는 점은 변수다. 올해 소신 지원 뒤 내년에 재수, 반수하는 수험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입시학원들은 수능 직후부터 재수반, 반수반 모집 광고를 공격적으로 할 계획이다. 보통 이르게 시작하는 재수반은 12월 말∼1월 초 개강하는데, 정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기 전이라 지원자가 많지 않다. 하지만 올해는 정시 결과와 무관하게 일찌감치 재수를 결정하는 수험생도 꽤 될 것으로 학원들은 내다본다. 반수반도 보통 대학 1학기가 마무리되는 6월 중하순에 시작되지만 내년에는 3월에 열릴 전망이다. 한 학원 관계자는 “1학년 1학기를 휴학할 수 없는 반수생도 수업을 마치고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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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킬러문항 없앤 첫 수능… 국수영 모두 까다로웠다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킬러 문항을 배제하고도 변별력은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어 영역은 쉽게 출제됐던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어려웠고, 수학 영역은 다소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다. 영어 영역도 지난해 수능보다 약간 어려웠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수학 영역이 입시 당락을 가르는 변수였다면 올해는 국영수 영역 모두 중요해졌다. 이번 수능은 윤석열 대통령이 6월 “수능에서 교육과정 밖의 킬러 문항을 배제하라”고 지시한 이후 첫 대입 시험이다. 최상위권을 변별하는 역할을 했던 킬러 문항이 빠지면 ‘물수능’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9월 수능 모의평가에서 수학 영역 만점자가 최소 2520명 나오자 최상위권 변별력이 약화됐다는 지적도 있었다.그러나 이날 공개된 수능 문항을 살펴본 교사, 사교육 업체들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그동안 나왔던 지적을 반영하려고 노력한 티가 난다”는 평가를 내놨다. 지난해 수능은 국어 영역이 쉬워 수학과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11점으로 벌어졌는데, 올해는 이를 고려해 국어 영역을 어렵게 냈다는 분석이다. 수학 영역은 난도를 급격히 올리기보다는 공통과목 주관식 22번을 까다롭게 출제하는 방법으로 변별력을 확보했다. 9월 모의평가에서 만점자가 많았어도 1등급 구분점수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기 때문에 수학 난도를 더 높이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객관식 문항의 난도를 높이면 전체 수험생의 체감 난도가 올라간다”며 “최상위권 변별력을 가리고 만점자를 줄이기 위해 주관식을 하나 어렵게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이날 EBS 현장 교사단은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에서 “킬러 문항을 배제하고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시험”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사교육 카르텔’ 의혹으로 세무조사까지 받았던 사교육 업체들은 “이번 시험에 킬러 문항, 준(準)킬러 문항이 있어도 감히 누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이번 수능은 킬러 문항이 빠져 쉬울 것이라고 예상했던 수험생들의 기대와는 배치됐다. 특히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약간 어려워 1등급 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어와 수학도 어려웠는데 절대평가인 영어까지 어려워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능은 N수생과 검정고시 출신을 합친 ‘졸업생 등’의 비율이 35.3%로, 1994학년도 수능 도입 이래 세 번째로 높다. 킬러 문항 배제 방침으로 의대 등 최상위권 대학에 도전하는 N수생이 늘어난 것. 수능 문제 및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은 평가원 홈페이지에서 16~20일에 할 수 있다. 성적 통지는 다음 달 8일이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세종=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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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험생 우산 챙기세요… 수능한파 없이 전국 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6일 ‘수능 한파’는 없겠지만 전국에 비가 내린다. 17일부터는 한파가 다시 찾아오고 서울 등 전국에 첫눈이 오겠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0∼8도, 낮 최고기온은 7∼16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따뜻하겠다. 이날 오전은 흐리겠고 수도권과 충남, 전라 등 서쪽 지역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된다. 예상 강수량은 전라와 제주 10∼30㎜, 서울 인천 등 수도권과 대전 충남 부산 경남 등 5∼30㎜ 등이다. 기상청은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다”고 내다봤다. 천둥과 번개는 오후 3∼6시 서해, 남해, 일부 서쪽 지역에 예상된다. 수능 영어영역 듣기평가 때 천둥 탓에 수험생들이 듣기 문제를 잘 못 들었을 경우 시험장 책임자(교장)의 판단으로 쉬는 시간에 듣기 문제를 재방송할 수 있다. 이 경우 영어 시험이 마무리되는 오후 2시 20분 이후 답안지를 회수하지 않고 듣기 평가를 다시 들려준다. 수능일 다음 날인 17일은 아침 기온이 영하 4도∼영상 7도로 뚝 떨어진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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