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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서양 크루즈선에서 시작된 희귀 한타바이러스 감염 이후 세계 보건당국이 승객 추적에 나섰다. 승객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를 거쳐 스위스 취리히, 터키 이스탄불 등으로 흩어지면서 각국 보건당국과 항공사, 세계보건기구(WHO)가 이동 경로와 접촉자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남대서양 크루즈선 ‘MV 혼디우스(MV Hondius)’에서 발생한 안데스형 한타바이러스 감염 이후 국제 추적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감염자는 8명, 사망자는 3명이다.보건당국이 긴장하는 이유는 바이러스 종류 때문이다. 한타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설치류의 침, 소변, 배설물 등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된다. 하지만 이번에 확인된 안데스 바이러스(Andes virus)는 한타바이러스 가운데 제한적 사람 간 전파가 보고된 유일한 변종이다.● “배는 안전하다”던 크루즈선사건은 남대서양을 항해하던 크루즈선에서 승객 1명이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배에 타고 있던 유튜버이자 여행 블로거 루히 체넷(Ruhi Çenet)은 선장이 승객 사망 사실을 알리는 장면을 영상으로 남겼다.영상에서 선사 관계자는 “우리는 전염성이 없다. 배는 안전하다”고 말했다.이후 승객들은 평소처럼 뷔페에서 식사하고 강연을 듣고 별 관측 행사에 참여했다. 남편을 잃은 미망인을 위로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간 승객들도 있었다.당시에는 평범한 애도와 일상이었지만, 뒤늦게 보면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었던 접촉 장면들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학자도 “세 번 다시 확인했다”남아공 국립감염병연구소(NICD)의 재클린 웨이어(Jacqueline Weyer) 박사는 4월 말 MV 혼디우스호 승객 1명이 남아공으로 긴급 이송됐다는 소식을 접했다.환자는 코로나19와 독감, 레지오넬라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었다. 연구진은 조류독감과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 가능성을 검토했고, 몇 시간 뒤 검사 결과는 한타바이러스를 가리켰다.웨이어 박사는 WSJ에 “분석을 하고 다시 했고, 또 다시 했다. 내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지 확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그는 “결과를 보는 그 몇 순간 동안은 자신이 처음으로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이 된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직감하게 된다”고도 했다.남아공과 스위스 연구진은 이번 집단 감염과 관련된 바이러스가 안데스형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코로나처럼 퍼지진 않지만…”안데스형 한타바이러스는 코로나19나 독감처럼 공기 중으로 빠르게 퍼지는 바이러스는 아니다.미국 뉴멕시코대 보건과학센터의 면역학자 스티븐 브래드퓨트(Steven Bradfute) 교수는 WSJ에 “음식 공유나 생활 공간 공유 같은 매우 가까운 접촉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그는 “대규모 폭발적 유행으로 이어지는 바이러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하지만 크루즈선 환경은 예외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승객들이 며칠에서 몇 주 동안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식사와 행사 동선이 반복적으로 겹치기 때문이다.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병리학자 제프리 소렐(Jeffrey SoRelle) 박사는 이번 상황을 “전염병이 제한된 공간 안에서 적절한 접촉 조건을 만난 ‘완벽한 폭풍(perfect storm)’”이라고 표현했다.최대 8주까지 보고되는 긴 잠복기도 우려 요인이다. 감염자가 별다른 증상 없이 국제선을 타고 여러 국가를 이동한 뒤 뒤늦게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취리히·이스탄불까지 이어진 추적WSJ에 따르면 일부 승객은 남대서양의 세인트헬레나섬에서 하선한 뒤 요하네스버그를 거쳐 세계 각지로 이동했다.스위스 보건당국은 크루즈 여행 후 4월 말 귀국한 남성이 취리히에서 한타바이러스 감염으로 입원했다고 밝혔다. 그의 아내는 증상은 없지만 예방 차원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네덜란드 항공사 KLM은 남아공에서 네덜란드로 향한 항공편에 한타바이러스 사망자가 탑승했었다며 동승객들에게 노출 가능성을 안내했다.남아공 지역 항공사 에어링크도 세인트헬레나발 항공편 승객들에게 보건당국에 연락하라고 공지했다. 항공사는 승객과 승무원의 이름, 연락처, 좌석 정보 등을 보건당국에 전달했다.크루즈선은 여전히 항해 중이다. WSJ에 따르면 MV 혼디우스호는 공중보건 우려로 케이프베르데 입항이 거부된 뒤 카나리아 제도로 북상하고 있다. 선사 측은 의사 3명이 추가로 승선해 진료를 지원 중이라고 밝혔다.터키로 돌아간 루히 체넷 역시 공항에서 관련 이야기를 들은 뒤 터키 보건당국에 먼저 연락했다. 그는 이후 혈액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음성이었다. 현재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SNS·항공 데이터까지 동원된 추적이번 사건은 현대 방역이 병원과 실험실 안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보여준다. 유튜버 영상과 SNS 게시물, 항공사 좌석 정보, 국제선 이동 기록까지 역학조사 자료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과거에는 환자의 기억과 진술에 크게 의존했다면, 지금은 온라인에 남은 이동 흔적과 디지털 기록까지 방역 데이터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병원체를 확인하는 과정에는 ‘샷건 시퀀싱(shotgun sequencing)’이라는 유전자 분석 기술도 활용됐다. 환자 검체 속 유전물질을 대량 분석해 정체가 불분명한 병원체까지 찾아내는 방식이다.이번 사건에서 첫 환자의 양성 결과가 확인된 뒤 남아공 연구진은 먼저 사망한 승객의 아내 검체도 다시 검사했다. 그는 요하네스버그 응급실 도착 후 사망했고, 남아 있던 검체에서 한타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나왔다.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은 고열과 근육통 등으로 시작해 심한 경우 폐부종과 급성 호흡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별한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확립돼 있지 않아 조기 발견과 접촉자 추적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WHO는 현재 공중보건 위험 수준은 낮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각국 보건당국은 MV 혼디우스호 승객과 승무원, 하선 뒤 이들과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선사인 오션와이드 익스페디션은 지난 3월 이후 승객과 승무원 정보까지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보건당국의 추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긴 잠복기 때문에 추가 감염 여부는 앞으로 며칠에서 몇 주 사이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지능(IQ)과 이후 학력·직업·소득 수준의 연결고리에 유전적 영향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같은 환경에서 자란 쌍둥이를 비교한 결과, 사회경제적 성취와 인지능력의 상관관계 상당 부분이 유전적 요인과 연결돼 있었다는 분석이다.스웨덴 룬드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논문에서 독일 ‘트윈라이프(TwinLife)’ 프로젝트 데이터를 활용해 IQ와 사회경제적 지위(SES)의 관계를 분석했다.연구에는 약 880명이 참여했다. 참가자의 절반가량은 유전자를 거의 동일하게 공유하는 일란성 쌍둥이였고, 나머지는 일반 형제자매 수준의 유전자를 공유하는 이란성 쌍둥이였다. 연구진은 같은 가정환경에서 자란 쌍둥이를 비교해 유전과 환경 영향의 상대적 비중을 추정했다.참가자들은 23세에 IQ 테스트를 받았다. 연구진은 성인 초기 사회경제적 지위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시기를 보기 위해 4년 뒤인 27세 시점의 교육 수준, 직업, 소득 등을 바탕으로 사회경제적 지위를 평가했다.분석 결과 IQ의 유전율은 약 75% 수준으로 추정됐다. 또 IQ와 사회경제적 지위의 상관관계 가운데 69~98%가 유전적 요인과 연결된 것으로 분석됐다.다만 이는 개인의 인생이 유전자에 의해 대부분 결정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참가자 집단 내 IQ와 사회경제적 성취 차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유전적 영향 비중이 크게 나타났다는 통계적 개념에 가깝다.논문 저자인 성격심리학자 페트리 카요니우스는 “우리는 이전에도 이를 알고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사람들이 유전자에 의해 상당 부분 움직이며 현재의 모습이 된다는 점을 더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자 “‘은수저’ 영향 생각보다 작을 수도”카요니우스는 이른바 ‘은수저(Silver spoon)’ 개념에 대해서도 다른 해석을 내놨다.그는 “소위 ‘은수저’의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며 “가정환경 역시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다만 연구진은 이런 결과가 교육이나 환경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논문에서는 유전자와 환경이 완전히 분리돼 작동하지 않으며, 개인의 성장 환경과 사회적 조건에 따라 유전적 특성이 다르게 발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유전자와 환경의 복잡한 상호작용 때문에 IQ의 유전적 영향 수치가 실제보다 다소 높게 계산됐을 가능성도 언급했다.카요니우스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유전적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며, 정책적 개입만으로 이를 장기적으로 변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연구진은 동시에 부모의 양육이나 교육 지원이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특정 개입은 개인의 성취를 돕는 데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타고난 특성과 환경의 상호작용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 논문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반도체 기업을 넘어 유리회사와 중장비 업체, 일본 변기 제조사 주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AI 서비스 기업 자체보다 AI 데이터센터를 실제로 움직이는 전력·냉각·통신·소재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월가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 과정에서 핵심 인프라를 공급하는 기업들이 새로운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 AI 서비스 기업들의 수익성 논란은 이어지고 있지만, AI를 구동하는 데 필요한 ‘병목 인프라’를 쥔 기업에는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대표 사례는 미국 유리 제조업체 코닝이다. 175년 역사의 코닝은 최근 엔비디아가 광섬유 생산 확대를 위해 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하루 만에 주가가 12% 급등했다. 코닝의 광섬유 케이블은 AI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핵심 통신 인프라로 꼽힌다. 회사는 앞서 메타와 최대 60억 달러 규모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노란색 굴착기와 불도저로 유명한 캐터필러 역시 AI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발전 장비 수요가 함께 늘어난 영향이다. 캐터필러는 터빈 엔진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며, 인디애나 공장에 7억2500만 달러를 투자해 발전기용 엔진 생산을 늘릴 예정이다.시장에서는 AI 산업이 결국 전력과 냉각, 통신망, 정밀 소재 같은 ‘물리 인프라’ 위에서 작동한다는 점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전력·냉각 시스템 기업 버티브 주가는 최근 3년간 2000% 넘게 상승했다.● “AI를 돌리는 기업에 돈 몰린다”일본 변기 제조업체 토토도 예상 밖 AI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비데 ‘워시렛’으로 유명한 토토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세라믹 기반 정전척(Electrostatic Chuck)도 생산한다. 정전척은 반도체 웨이퍼를 고정하는 핵심 부품으로, 정밀 세라믹 기술이 필요하다.토토는 최근 정전척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주가는 올해 들어 50% 넘게 상승했다.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털은 토토를 “가장 저평가된 AI 메모리 수혜주 중 하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WSJ는 AI 투자 흐름이 AI 플랫폼 기업 자체보다 ‘AI 인프라 병목’을 쥔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닝과 캐터필러, 토토처럼 수십 년간 소재·산업재 기술을 축적해온 전통 제조기업들이 AI 시대 핵심 공급망으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전기차 배터리 기업 퀀텀스케이프도 AI 데이터센터를 새로운 시장으로 지목한 뒤 주가가 상승했다. 회사 측은 전력 소모가 큰 AI 데이터센터와 방산 산업을 신규 수요처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닷컴버블 데자뷔” 경계론도다만 시장 과열 조짐에 대한 경고도 나온다. 최근에는 실적이나 사업 구조보다 ‘AI’라는 이름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부진을 겪던 운동화 업체 올버즈는 사명을 ‘뉴버드AI’로 변경한 뒤 하루 만에 주가가 582% 폭등했다. 과거 노래방 사업을 하던 알고리즘홀딩스 역시 AI 물류 사업 전환 계획을 발표한 뒤 주가가 200% 넘게 급등했다.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1990년대 후반 닷컴버블과 유사한 흐름으로 보고 있다. 당시에도 기업들이 사업 구조와 무관하게 이름에 ‘닷컴(.com)’만 붙이면 주가가 급등했다.시장에서는 실제 AI 인프라 공급망을 쥔 기업과 단순히 AI 열풍에 편승한 기업을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AI 시대에도 결국 수익을 가져가는 기업은 ‘이름’이 아니라 ‘병목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는 분석이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단순 발행 경쟁을 넘어 실제 결제·송금 인프라 구축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 금융권과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들이 원화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결제망 연결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다.7일 금융·디지털자산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가상자산 결제 기업 문페이는 지난달 30일 우리은행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향후 관련 제도와 규제 체계가 정비될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국경 간 정산과 지갑 연동, 통화 전환 등 활용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우리은행 측은 이번 협력이 국내 은행 인프라와 글로벌 디지털 결제망 연결 가능성을 검토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최근 금융권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발행이 아닌 실제 결제·송금 체계 안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디지털 결제 시장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범위가 커지면서, 원화 역시 제도권 안에서 활용 가능한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발행보다 중요한 건 실제 사용 가능성”이부건 문페이 아시아 대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핵심은 새로운 코인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원화 결제와 정산을 글로벌 디지털 결제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그는 “현재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여전히 달러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 안에서 발행·상환·모니터링 체계를 갖춘다면 무역 정산과 해외 송금, 플랫폼 결제 영역에서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업계에서는 실제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발행 주체와 준비자산 관리, 상환 구조, 외환 보고 체계 등 규제 기준이 먼저 명확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 기술 도입만으로는 금융 시스템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금융권에서는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단순 발행 경쟁보다 실제 사용성과 규제 체계 구축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외환 규제와 준비자산 관리, 상환 안정성 등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승부처는 발행량 아닌 사용성”시장에서는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경쟁이 단순 발행 규모보다 실제 사용성과 글로벌 연결 능력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이 대표는 “앞으로 결제·송금 경쟁은 단순히 싸고 빠른 송금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상환 가능성, 글로벌 접근성, 규제 보고, 사용자 경험이 함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승부처는 발행량이 아니라 실제 사용성”이라고 덧붙였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 & Co.)의 비만·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가 머크(Merck & Co.)의 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를 제치고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에 올랐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올해 1분기 87억 달러(약 12조6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키트루다 매출은 79억 달러(약 11조4000억 원)였다.키트루다는 2023년 1분기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Humira)’를 제치고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에 오른 뒤 선두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분기 처음으로 마운자로에 왕좌를 내줬다.특히 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까지 합산하면 격차는 더 커진다.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는 모두 동일한 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 기반 치료제다. 두 제품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365억 달러로, 같은 기간 키트루다 연간 매출(316억 달러)을 크게 웃돌았다.시장에서는 이번 변화를 단순한 제품 경쟁을 넘어 글로벌 제약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BMO캐피털마켓의 에번 사이거먼 매니징디렉터는 블룸버그에 “이제는 ‘킹 키트루다’에서 ‘킹 티르제파타이드’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며 “약효와 안전성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키트루다는 2014년 승인 당시 여러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며 면역항암제 시대를 연 ‘혁신 신약’으로 평가받았다. 반면 티르제파타이드는 비만과 당뇨라는 훨씬 더 거대한 대중 시장을 기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블룸버그는 릴리가 경쟁사인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Ozempic)’·‘위고비(Wegovy)’보다 늦게 시장에 진입했음에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 부족 시기에 등장한 복제약 제품과 미국 정부의 약가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반면 머크는 2028년 키트루다 특허 만료를 앞두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는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KMI한국의학연구소(KMI) 광화문 검진센터가 국내 건강검진센터 최초로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 평가인증(KAHF)을 획득했다. 외국인 대상 건강검진 서비스와 의료관광 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다.KMI는 광화문 검진센터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KAHF 인증을 획득했다고 7일 밝혔다.이번 인증은 외국인환자 유치 역량과 의료서비스 품질, 환자 안전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특히 건강검진센터가 인증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KMI 광화문센터는 올해 1월 광화문빌딩(구 동화면세점 빌딩)으로 확장 이전한 뒤 외국인 수검자 대상 국제 서비스 강화를 위해 국제헬스케어센터(IHC)를 개소했다.KAHF 인증평가는 총 144개 항목으로 진행됐다. KMI 광화문센터는 외국인 환자 맞춤형 검진 운영 프로세스, 다국어 코디네이션 체계, 환자 안전 중심 검사 환경, 표준화된 품질관리 시스템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실제 외국인 수검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는 게 KMI 측 설명이다.중국 국적 수검자 A 씨는 “처음 한국에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어서 언어와 절차 부분이 가장 걱정됐는데, 국제헬스케어센터에서 예약부터 검진 안내, 통역, 결과 상담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매우 편안하게 검진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어 “검진 결과도 중국어로 상세하게 제공돼 이해하기 쉬웠고, 한국 건강검진 서비스의 전문성과 세심한 운영 수준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밝혔다.미국인 수검자 B 씨는 “최신 의료장비를 활용한 정밀 검사와 체계적인 검진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며 “검사 동선이 효율적으로 운영돼 약 3시간 안에 다양한 검사를 편리하게 받을 수 있었고, 검진 이후 관광 일정에도 무리가 없어 의료관광 측면에서도 만족도가 높았다”고 말했다.KMI 이광배 이사장은 “이번 KAHF 인증은 예방 중심 건강검진 시스템과 외국인 환자 서비스 역량을 국가 차원에서 공식 인정받은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외국인 환자 유치와 해외사업 확대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1985년 설립된 KMI는 현재 서울(광화문·여의도·강남)과 수원·대구·부산·광주·제주 등 전국 8개 지역에서 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몽골 울란바토르에서는 현지 의료기관과 합작 형태로 건강검진센터를 운영 중이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커피가 장내 미생물을 변화시키고, 그 결과로 기분과 스트레스 수준까지 바꾼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같은 커피라도 카페인 유무에 따라 기억력과 집중력 등 작용 방식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아일랜드 코크대(UCC) 산하 APC 마이크로바이옴 아일랜드(APC Microbiome Ireland) 연구팀이 최근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커피는 장내 미생물 구성뿐 아니라 이들이 만들어내는 대사물질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연구진은 평소 하루 3~5잔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 31명과 비음용자 31명을 비교하고, 커피를 2주간 중단한 뒤 다시 섭취하도록 하면서 장내 미생물과 심리 상태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커피 섭취 여부에 따라 장내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대사물질과 감정 상태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커피, 장내 미생물부터 바꾼다…‘장-뇌 축’ 영향연구를 이끈 존 크라이언(John Cryan) 코크대 교수는 “장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소화기와 정신 건강의 연관성도 점점 더 주목받고 있지만, 커피가 장-뇌 축(gut-brain axis)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연구는 커피가 장내 미생물과 신경 반응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보여준다”며 “커피는 장내 미생물 활동과 대사 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실제 커피 섭취자에서는 특정 장내 세균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에게르텔라(Eggertella sp)’와 ‘크립토박테리움 커르툼(Cryptobacterium curtum)’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소화 과정에서 산과 담즙산 생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 참가자에서는 긍정적인 감정과 연관된 ‘피르미쿠테스(Firmicutes)’ 균 증가도 관찰됐다.● 디카페인은 기억력, 카페인은 집중력…효과 달랐다카페인 유무에 따라 효과도 달랐다. 디카페인 커피를 섭취한 그룹에서는 학습·기억 관련 반응 변화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카페인이 아닌 폴리페놀 등 커피 속 다른 성분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반면 카페인 커피는 주의력과 집중력을 높이고 불안 수준을 낮추는 경향을 보였다. 염증 위험 감소와 관련된 변화도 함께 나타났다.공통적으로는 카페인 여부와 관계없이 스트레스, 우울감, 충동성이 감소하는 등 전반적인 기분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를 장내 미생물 변화와 연관된 반응으로 해석했다.크라이언 교수는 “커피는 단순한 카페인 음료가 아니라 장내 미생물, 대사, 감정적 웰빙과 상호작용하는 복합적인 식이 요소”라며 “카페인 유무와 관계없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커피의 효과를 단순히 카페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장내 미생물과 대사물질 변화를 통해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 대상 규모가 제한적이고, 이러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어떤 건강 효과로 이어지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관련 논문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매일 잠드는 시간이 크게 달라지는 생활 습관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침대에 머무는 시간(time in bed)이 짧은 사람일수록 위험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핀란드 오울루대(University of Oulu) 연구팀이 최근 학술지 BMC 심혈관질환(BMC Cardiovascular Disorder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취침 시간이 불규칙한 사람은 향후 주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연구진은 1966년 핀란드 북부에서 태어난 성인 3231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의 수면 습관은 46세 시점에서 일주일 동안 활동 측정기(actigraphy)를 이용해 기록했고, 이후 10년 이상 건강 상태를 추적 관찰했다.● “몇 시에 자느냐보다 얼마나 규칙적인지가 중요”분석 결과, 취침 시각이 매일 약 2시간 안팎으로 불규칙하고 침대에 머무는 시간이 8시간 미만인 사람은 심근경색·뇌경색 등 주요 심혈관 질환 위험이 약 2배 높았다. 반면 기상 시간의 불규칙성은 심혈관 질환과 뚜렷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취침 시간, 기상 시간, 수면 중간 시점(midpoint)을 각각 분리해 심혈관 질환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연구를 이끈 라우라 나우하(Laura Nauha) 오울루대 박사후연구원은 “취침 시간의 규칙성 자체가 심장 건강에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며 “이는 일상 리듬이 얼마나 흔들리는지를 반영하는 지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이는 취침 시간의 불규칙성이 단순한 수면 문제를 넘어, 야근·스트레스·불규칙한 식사 등 전반적인 생활 리듬 변화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수면 부족 겹치면 위험 더 커져연구진은 특히 침대에 머무는 시간이 짧은 사람에서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단순히 늦게 자는 것보다, 매일 잠드는 시간이 크게 달라지는 생활 패턴 자체가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나우하 연구원은 “규칙적인 수면 습관은 대부분의 사람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생활 요소 중 하나”라며 “장기적으로 심장 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관련 논문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2017년 여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이른바 ‘유령 저택(haunted mansion)’으로 불리던 베이 에어리어 자택에서 열린 오픈AI 공동창업자 모임. 당시 머스크의 연인이었던 배우 앰버 허드가 위스키를 따르며 축하 분위기가 이어졌지만, 며칠 뒤 열린 회의에서는 오픈AI 지배권을 둘러싼 격한 충돌이 벌어졌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6일(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오픈AI 공동창업자이자 현 사장인 그레그 브록먼은 미국 연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일론 머스크와 오픈AI 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7년 당시 결별 과정을 상세히 증언했다.이번 재판은 머스크가 “오픈AI가 인류를 위한 비영리 조직이라는 약속을 깨고 영리 기업으로 변질됐다”며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오픈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이다. 머스크 측은 자신이 오픈AI 초창기 운영을 위해 약 3800만 달러(약 554억 원)를 지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머스크 측은 이번 소송에서 샘 올트먼 CEO와 그레그 브록먼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이들이 취득한 것으로 추산되는 약 1340억 달러(약 195조 원) 규모의 이익 역시 비영리 재단에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반면 오픈AI 측은 머스크 역시 당시 투자 유치와 자금 확보를 위해 영리 법인 전환에 적극적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최근 재판에서는 브록먼의 오픈AI 지분 가치가 약 290억 달러(약 40조 원)에 이른다는 내용까지 공개되며 양측 공방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51% 지분과 CEO 요구”…오픈AI 공동창업자들과 충돌브록먼은 배심원단에게 “파티 당시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며 “며칠 뒤 다시 열린 공동창업자 회의에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그의 증언에 따르면 머스크는 당시 오픈AI 지분 51%와 CEO 직위를 요구했다. 브록먼은 머스크가 “나는 역사상 가장 많은 수십억 달러 규모 기업을 세웠고 실패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또 머스크가 공동창업자들을 향해 “당신들도 훌륭하지만 나는 내일이라도 트윗 한 번으로 새로운 AI 회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브록먼은 당시 샘 올트먼, 일리야 수츠케버 등 공동창업자들이 머스크의 요구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그는 법정에서 “머스크는 로켓과 전기차는 잘 알지만 AI는 몰랐고, 실제로 AI를 깊이 연구할 시간도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회의 말미 분위기는 더욱 험악해졌다고 한다. 브록먼은 “머스크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 주변을 거칠게 돌았다”며 “나를 때리려는 줄 알았다”고 증언했다.다만 머스크는 브록먼에게 직접 손을 대지는 않았고, 대신 뒤에 있던 테슬라 그림을 집어 들었다고 한다. 해당 그림은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가 머스크를 위해 특별 주문한 선물이었다.브록먼은 머스크가 그림을 들고 회의실을 나가며 “당신들이 어떻게 할지 결정할 때까지 자금 지원을 보류하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영리화 원한 것도 머스크”…오픈AI 측 반격이번 증언은 머스크 측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브록먼은 머스크가 당시 투자 유치를 위해 영리 법인 전환에 적극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머스크가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에게 여러 차례 기부와 투자를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고도 말했다.머스크 측은 현재 소송에서 오픈AI가 비영리 조직의 지식재산권(IP)을 영리 법인으로 이전해 사실상 기업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머스크 측 변호인 스티븐 몰로는 반대신문에서 브록먼에게 “결국 비영리 조직의 지식재산권을 영리 조직으로 이전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블룸버그에 따르면 특히 몰로 변호인은 브록먼의 현재 오픈AI 지분 가치가 약 290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인류를 위한 비영리 사명을 이야기하면서 왜 대부분의 지분 가치를 기부하지 않았느냐”고 몰아붙였다.이에 브록먼은 “오픈AI의 현재 가치와 성과는 머스크가 회사를 떠난 이후 수년간의 노력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피와 땀, 눈물로 쌓아 올린 결과”라고 반박했다.다만 그는 “머스크는 오픈AI 설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가장 큰 자금을 지원했고 비전도 제시했다. 그의 기여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미국 테크기업들이 인공지능(AI) 도입과 조직 슬림화에 속도를 내면서, 단순 관리 역할만 수행하던 중간관리자들이 가장 먼저 구조조정 압박을 받는 직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무와 관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른바 ‘플레이어 코치(player-coach)’형 리더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6일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기업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전체 인력의 14%를 감원하겠다고 밝히며 “모든 직원은 강력하고 적극적인 개인 기여자(individual contributor)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일부 조직이 “직원 1명과 여러 AI 에이전트” 형태로 운영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앞으로는 “순수 관리자(pure managers)”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순수 관리자 없다”…빅테크 덮친 ‘플레이어 코치’ 체제비슷한 움직임은 다른 빅테크 기업들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블록의 잭 도시 CEO는 지난달 직원 40% 감원 계획과 함께 관리자 역할을 ‘플레이어 코치’로 재정의하겠다고 밝혔다. 스냅의 에반 스피걸 CEO 역시 약 1000명 감원 계획을 설명하며 AI 기반의 소규모 조직(squads) 체제로의 전환을 언급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와 아틀라시안 공동창업자 마이크 캐넌브룩스 등도 유사한 조직 개편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감원 흐름이 아니라 AI 시대에 맞춘 조직 구조 재편으로 보고 있다. 과거처럼 ‘관리만 하는 관리자’보다는 직접 실무를 수행하면서 팀을 이끄는 형태가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조조정 이후 살아남은 관리자들은 더 많은 직원을 감독하고 AI 에이전트까지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들을 부르는 ‘메가매니저(megamanager)’라는 새로운 명칭까지 생겨났다. 실제 관리자들의 업무 범위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갤럽의 올해 1월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관리자 1명이 담당한 직원 수는 평균 12.1명으로 집계됐다. 2024년 10.9명보다 증가한 수치다. 또 관리자들의 97%는 현재 자신의 관리 업무 외에 실무형 개인 기여 업무까지 함께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중간관리자 채용도 감소하는 추세다. 글로벌 구인 플랫폼 인디드에 따르면 2025년 중간관리자 채용 공고는 전년 대비 12.3% 줄었다.● “AI가 관리자보다 더 많이 안다”…산업혁명식 관리 모델 흔들전문가들은 AI가 기존 조직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분석한다.캐나다 토론토메트로폴리탄대의 디지털미디어 교수이자 ‘디지털 위즈덤(Digital Wisdom)’ 저자인 리처드 라크먼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테크기업 경영진은 AI가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를 강하게 믿고 있다”며 “성공적인 관리자의 기준 역시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실무 참여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관리자는 이제 자신이 감독하는 직원들과 동일한 업무를 실제로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현장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인사·조직 전문가 조시 버신은 “노동자가 일하고 관리자는 지시만 내리는 모델은 산업혁명 시기부터 이어져 온 구조”라며 “AI가 이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이제 모든 직원은 AI 에이전트를 갖게 된다”며 “AI가 관리자보다 더 많은 지식을 알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실제 현장에서도 AI 활용 능력이 새로운 생존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감원 대상에서 제외된 한 코인베이스 관리자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AI를 사용할 줄 모르거나 좋은 아이디어가 없다면 위험해질 수 있다”며 “그렇다면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내에서 북핵 협상 목표를 ‘비핵화’에서 ‘군비통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출신 한반도 전문가는 “북한이 군비통제 대화에 응할 신호가 없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전 백악관 NSC 한반도 담당관을 지낸 시드니 사일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최근 아리랑TV 대담 프로그램 ‘Within the Frame’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사일러 고문은 북한이 최근 제9차 당대회를 통해 핵을 ‘장기 억지 자산’으로 공식화한 것과 관련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고착화 전략은 오랜 기간 이어져 온 흐름”이라며 “당대회 표현 자체가 판을 근본적으로 바꾼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이어 “군비통제가 의미를 가지려면 김정은 정권이 이에 응할 의사가 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현재까지는 그런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핵화 목표가 지나치게 이상적이어서 현실적인 성과를 놓쳤다’는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사일러 고문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추구한 것이 문제였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최근 외교가에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대신 핵 활동 일부 동결이나 핵물질 생산 제한 등을 조건으로 제재 완화 또는 주한미군·확장억제 조정 등을 맞바꾸는 이른바 ‘스몰딜(small deal)’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북한 핵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기보다 단계적으로 긴장을 낮추는 현실적 접근이라는 주장이다.하지만 사일러 고문은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병력 철수, 확장억제 신호, B-52 비행 중단 같은 것들이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는 있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북한으로부터 무엇을 얻느냐”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몰딜을 통해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위협 감소 조치지만, 북한은 수년간의 대화에도 불구하고 핵 프로그램에 대해 완전하고 정확한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긴장 완화와 위기 관리를 원하지만, 북한은 오히려 긴장을 높게 유지하고 불확실성을 유지하려 한다”며 “이 점이 협상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라고 덧붙였다.또 북핵 문제 관리에 있어 지금까지의 성과도 짚었다. 그는 “일부에서는 지난 30여 년의 한반도 정책이 실패했다고 말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계속 고도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는 유지돼 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2010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이후 억지 유지 방안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고, 2015년 목함지뢰 사건을 제외하면 긴장은 일정 수준에서 관리돼 왔다”고 덧붙였다.한미동맹과 관련해서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이 제기하는 군사·경제적 도전에 대해서도 양국 간 공통된 전략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한국 내 독자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동맹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역시 핵무기 사용이 정권 종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미국의 방위 공약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마음건강 길(대표 함영준)이 9일 오후 2시 김경일 아주대 교수를 초청해 ‘왜 가족은 나를 힘들게 할까’라는 주제로 SCC홀 서초에서 마음디톡스⑩을 개최한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전세 계약에서 ‘3개월 해지 통보’를 하면 바로 퇴거할 수 있을까.계약은 끝났는데도 집을 비우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보증금 때문이다.직장인 B 씨는 전세 계약 갱신 이후 더 저렴한 매물을 찾자 임대인에게 해지 의사를 통보했다.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이 종료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임대인은 “새 임차인이 들어와야 보증금을 줄 수 있다”고 했다. B 씨는 이사를 포기하고 기존 주택에 계속 거주하고 있다.이처럼 계약 종료와 보증금 반환 시점이 어긋나면서 분쟁이 발생한다.● 계약은 끝났는데 못 나간다…보증금이 막는다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계약갱신요구권에 따른 갱신계약이나 묵시적 갱신의 경우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를 통보할 수 있고, 통보 후 3개월이 지나면 계약은 종료된다.문제는 그 이후다. 계약이 끝났다고 해서 바로 퇴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집을 비우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약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임차인은 전입신고와 점유를 유지하는 선택을 한다.계약은 종료됐지만, 점유는 이어지는 구조다.● “점유 유지 vs 임차권등기”…현실 대응은 둘로 갈린다실무에서는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허준수 HS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해 점유를 유지하는 사례는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고 말했다.전세 시장 구조도 영향을 준다.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보증금으로 기존 임차인에게 반환하는 구조인데, 최근에는 매물이 시세보다 높게 나오면서 신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이때 임차인의 선택은 두 가지다.점유를 유지하거나,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는 방식이다.허 변호사는 “실무에서는 두 방식이 비슷한 비율로 선택된다”고 설명했다.● “3개월이면 끝” 착각…분쟁은 여기서 시작된다‘3개월 해지’는 계약 종료 시점을 정하는 규정이다.보증금 반환까지 보장하는 규정은 아니다.임대인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계약 종료 이후에도 임차인은 계속 거주할 수밖에 없다.전문가들은 전세 계약에서 해지 가능 여부보다 보증금 반환 구조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계약 종료와 자금 회수가 분리된 구조에서는, ‘3개월 해지’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어린이날을 앞둔 5월, 아이들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하냐”고 묻자 돌아온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놀 시간을 주세요.”황영기 초록우산 회장(74)은 아동복지 현장에서 마주한 장면을 이렇게 설명했다.“아이들이 너무 일찍 어른이 됩니다. 교육 지옥에 놓여 있고, 꿈을 가질 여유조차 없습니다.”가족을 돌보느라 하루를 보내는 아이들, 생계와 학업 사이에서 버티는 아이들, 온라인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아이들까지. 그는 “단순한 자선으로는 이 현실을 바꿀 수 없다”며, 삶의 궤적 자체를 바꾸는 ‘임팩트 중심 복지’로의 전환을 강조했다.황 회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복지의 방향을 단순한 지원을 넘어, 삶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현장에서 쌓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금융에서 복지로…“숫자로는 설명이 안 된다”삼성증권 사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 황 회장의 이력은 한국 금융권의 굵직한 자리를 관통한다. 그는 오랫동안 ‘성과’와 ‘결과’로 평가받아왔다.“금융은 숫자로 평가받는 영역이고, 복지는 숫자만으로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지원 규모와 후원 금액, 수혜 인원은 분명 중요한 지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이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설명하기 어렵다. 그는 “복지 사업이 실제로 사회를 얼마나 바꿨는지, 아이들이 얼마나 더 나아졌는지 묻는 질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특히 단기 성과 중심의 평가 방식이 반복될수록, 장기적인 삶의 변화는 지표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그 질문이 방향을 바꿨다.● 삶을 바꾸는 복지…‘임팩트’에 주목하다황 회장이 꺼낸 키워드는 ‘임팩트’다.“120만 명을 얇게 돕는 것보다, 30명의 삶을 바꾸는 게 더 중요합니다.”그가 말하는 임팩트는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삶의 궤적을 바꾸는 개입’이다. 복지는 일정 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로 설계돼야 한다는 뜻이다.예를 들어 이주배경아동의 경우 단순한 생계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언어 적응과 교육, 또래 관계 형성이 함께 이뤄지지 않으면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통합적인 지원이 병행될 때 비로소 삶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자립준비청년도 마찬가지다.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기존 방식은 단기적으로 도움이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불안정한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취업과 사회 적응까지 이어지는 멘토링, 생활 관리, 진로 설계가 함께 이뤄지면 결과는 달라진다.“돈을 주는 건 자선입니다. 스스로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건 임팩트입니다.”● “복지는 쉽게 흔들리면 안 된다”복지 조직의 속성에 대한 인식도 분명했다.“복지재단은 쉽게 흔들리면 안 됩니다.”후원자 신뢰와 대상자의 안정성을 위해 급격한 변화는 위험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변화를 멈출 수 없다고 봤다.이를 위해 기업 경영에서 쓰던 전략 방식을 적용했다. 2030년까지의 비전 설정, 단계별 목표, 실행 시점과 재원 계획까지 성과와 임팩트 중심으로 체계화하는 방식이다.“막연한 비전은 꿈입니다. 누가, 언제까지, 무엇을 할지 정해야 계획이 됩니다.”조직의 평가 기준도 바뀌고 있다. 단순 지원 인원이 아니라 ‘삶의 변화’를 성과로 보는 구조로 옮겨가는 중이다.● 가족돌봄·이주배경…복지 사각지대를 파고들다초록우산은 가족돌봄아동, 이주배경아동, 자립준비청년, 위기영아 등 복지 사각지대에 집중하고 있다. 연간 예산은 약 3000억 원 규모다.특히 가족돌봄아동 문제는 제도 밖에 머물러 있던 영역이었다. 부모의 질병이나 장애로 어린 나이에 돌봄 책임을 떠안은 아이들이다.그는 이를 “아이들이 너무 일찍 어른이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현장 발굴과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관심을 끌어올렸고, 법 제정까지 이어냈다. “복지단체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은 법을 바꿔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는 판단에서다.문제는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 지나치게 앞당겨져 있다는 점이다. 가족 돌봄과 생계, 학업이 동시에 얹히면서 일상 자체가 유지의 문제가 되는 구조다.그는 이러한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지원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봤다.그래서 필요한 것은 아이들이 일상과 성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의 개입이다.● “온라인엔 보호구역이 없다”…새로운 위험“길거리에는 어린이 보호구역이 있는데, 온라인에는 없습니다.”아동의 생활 공간이 디지털로 확장되면서 위험도 함께 커졌다는 진단이다. 그는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조했다.“플랫폼이 유해 콘텐츠를 식별하고 제거하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초록우산은 최근 조인철 민주당 의원과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디지털 환경에서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법·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플랫폼의 위험평가와 유해 콘텐츠 차단 의무 강화를 요구했다.● 한 장의 봉투, 그리고 바뀐 삶그가 말하는 ‘임팩트’는 현장에서 더 또렷해진다.한 번은 10만 원이 든 봉투가 재단으로 도착했다. 과거 도움을 받았던 가정의 자녀가 대학에 진학한 뒤 첫 아르바이트 월급으로 보낸 돈이었다.“이런 게 삶이 바뀐 사례입니다.”단순 지원이 아니라 삶의 방향이 바뀌고, 그것이 다시 사회로 이어지는 구조. 그는 그 지점을 복지의 목표로 보고 있다.● “아이들은 왜 꿈을 갖지 못할까”“요즘 아이들을 보면 꿈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실이 너무 무겁기 때문입니다.”짧은 자극에 익숙한 환경, 그리고 감당해야 할 현실의 무게 속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상상할 여유 자체를 잃고 있다는 진단이다.그는 아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잠시 말을 멈췄다.“결국 남는 건 두 가지입니다. 꿈과 자존감입니다.”현실을 버텨내는 힘이 아니라, 스스로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힘. 그는 그 두 가지가 있어야 아이들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봤다.어린이날을 앞두고, 질문은 하나다.지금의 복지는 아이들의 삶을 바꾸고 있는가.‘함께미래 리더스’는 공익 현장의 리더들이 어떤 선택과 결정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왔는지, 그들의 리더십과 철학을 통해 미래를 묻는 인터뷰 시리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쉬어도 피곤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날이 있다. 같은 시간 앉아 있어도 어떤 날은 일이 술술 풀리고, 어떤 날은 제자리걸음인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라 하루 단위로 달라지는 ‘뇌 컨디션’이 실제 목표 달성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캐나다 토론토대 스카버러 캠퍼스 연구팀이 최근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 184명을 12주간 추적해 총 9000여 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경향이 확인됐다. 참가자들은 매일 인지 테스트와 함께 목표 설정·달성 여부, 수면, 기분 등을 기록했다.● 머리 맑은 날 왜 더 잘할까…40분 생산성 차이의 의미분석 결과, 정신적 명석함이 높은 날일수록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실제로 이를 달성할 가능성도 컸다. 연구진은 명석함이 평소보다 1표준편차 높을 경우, 목표 달성 효과가 하루 40분 더 일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대로 컨디션이 좋은 날과 나쁜 날의 격차는 최대 80분까지 벌어질 수 있었다.연구를 이끈 센드리 허처슨(Cendri Hutcherson) 심리학과 교수는 “어떤 날은 모든 일이 자연스럽게 풀리지만, 어떤 날은 안개 속을 헤매는 느낌이 든다”며 “이번 연구는 이런 차이를 만드는 요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러한 차이가 개인의 성격과는 별개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끈기나 자기통제력, 이른바 ‘그릿(Grit)’이 높은 사람도 인지 상태가 떨어진 날에는 목표 달성 수준이 함께 낮아졌다.● 잠·과로·감정이 바꾼다…‘좋은 날 vs 나쁜 날’의 조건또한 정신적 명석함은 수면, 시간대, 감정 상태 등에 따라 매일 변동했다. 평소보다 충분히 잠을 잔 날이나 하루 초반에는 인지 능력이 높았고, 감정 상태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허처슨 교수는 “모든 사람에게는 좋은 날과 나쁜 날이 존재한다”며 “우리가 포착한 것은 바로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업무량과의 관계에서는 상반된 경향도 확인됐다. 하루 단위로 업무가 많은 경우에는 오히려 집중력이 높아질 수 있었지만, 일주일 이상 과로가 누적되면 인지 능력이 떨어지며 목표 달성 수준도 함께 낮아졌다.흥미로운 점은 인지 상태가 목표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정신이 맑은 날일수록 참가자들은 단순한 일상 과제보다 학업이나 업무처럼 더 난도가 높은 목표를 설정할 가능성이 높았다.허처슨 교수는 “정신적 명석함은 고정된 능력이 아니라 매일 변하는 상태”라며 “이를 유지하려면 충분한 수면, 번아웃 방지, 우울감 관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다만 연구 대상이 대학생에 한정됐고 목표 달성 여부가 자기 보고 방식이라는 점에서 일반화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논문 주소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우울증이 뇌가 아닌 장내 환경과 면역 반응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같은 우울증이라도 원인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 접근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해석이 나온다.최근 과학 매체 사이언스 데일리에 따르면, 하버드 의대 연구팀은 장내 세균과 환경 물질의 상호작용이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이 과정이 우울증과 연결될 수 있는 생물학적 경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가 뇌과학이 아닌 화학 분야 학술지에 실린 점도 눈에 띈다. 우울증을 뇌 기능이 아닌 체내 화학 반응의 결과로 접근했다는 의미다.연구진은 장내 세균 ‘모르가넬라 모르가니(Morganella morganii)’에 주목했다. 이 세균은 기존 연구에서 주요우울장애와의 연관성이 제기돼 왔지만, 실제 작용 방식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세균+환경물질 결합…염증 유발 분자 생성연구 결과, 환경 오염물질인 디에탄올아민(DEA)이 장내 세균과 결합할 경우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분자를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DEA는 산업·농업·생활용품 등 다양한 환경에서 발견되는 물질이다. 이 변형된 분자는 면역계를 자극해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특히 인터루킨-6(IL-6) 등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반응은 연구진에게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만성 염증은 그동안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장내 세균과 우울증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근거를 제시했다고 보고 있다.연구를 이끈 존 클라디(Jon Clardy) 하버드 의대 교수는 “장내 미생물과 우울증의 연관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이번 연구는 그 연결 고리를 분자 수준에서 설명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우울증 연결 경로 하나 규명”…장-염증 메커니즘 확인이번 연구는 일부 환자군에서 작동할 수 있는 새로운 생물학적 경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일부 환경 물질과 장내 미생물의 상호작용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별 생활 환경과 장내 상태를 함께 고려한 접근 필요성도 제기된다.연구진은 특정 환경 요인이 장내 미생물과 결합해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실제 영향 범위와 작용 방식이 더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환자군을 구분하는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존 클라디 교수는 “미량 오염물질이 체내 지방 분자에 결합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그 이후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알지 못했다”며 “DEA가 면역 신호로 작용한다는 점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어떤 메커니즘을 찾아야 하는지 알게 된 만큼, 다른 장내 세균에서도 유사한 반응이 나타나는지 추가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다만 이번 연구가 모든 우울증 사례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환자에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관련 논문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KMI한국의학연구소가 종로구보건소와 협력해 건강취약 어르신을 직접 방문하는 ‘건강돌봄’ 활동을 진행했다. 고령화 속에서 병원 중심이 아닌 ‘찾아가는 건강관리’ 모델이 지역 돌봄 체계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KMI는 종로구보건소와 함께 건강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건강돌봄 방문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활동은 의료 접근성이 낮은 고위험 가구를 직접 찾아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생활 지원까지 병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활동은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약 열흘간 진행됐으며, KMI 임직원 14명이 참여해 종로구 내 18가구를 방문했다. 방문 대상은 만성질환자, 독거노인, 고령 부부 가구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어르신들로 선정됐다.현장에서는 단순 안부 확인을 넘어 건강 상태 점검과 생활환경 확인이 함께 이뤄졌다. 약 복용을 돕기 위한 약 달력과 보습제, 파스 등 생활 물품도 전달됐다. 필요 시에는 보건소 및 복지기관과 연계해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했다.이번 활동은 보건소 담당자와 이웃건강활동가가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민관이 협력해 지역 내 돌봄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통합 돌봄 모델’의 실험적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김순이 KMI 회장은 이번 활동은 건강취약계층의 안부를 직접 확인하고 정서적 지지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보건소와 지역 돌봄기관, 이웃건강활동가와의 협력을 통해 건강·복지 서비스 연계를 강화하는 민관 협력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KMI 측은 향후 사업 확대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관계자는 “이번 활동은 종로구보건소와 협력해 건강취약 어르신을 직접 방문하는 지역 연계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라며 “확대나 정례화 여부는 관계 기관과 협의를 거쳐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 관리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병원을 중심으로 한 사후 치료에서 벗어나, 지역 기반의 예방·관리 중심 모델이 확대되는 흐름이다.1985년 설립된 KMI한국의학연구소는 전국 8개 지역에서 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하며 질병의 조기 발견과 예방 중심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검진을 넘어 지역사회 기반 사회공헌 활동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LIV 골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출범 4년 만에 수조 원이 투입된 신생 골프 리그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리그 존속 여부와 함께 선수 이동, 글로벌 스포츠 투자 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30일(한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PIF는 LIV 골프에 대한 재정 지원을 올해 시즌 이후 중단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내용은 이르면 현지시간 30일 선수와 직원들에게 전달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LIV 골프는 사우디 자금을 바탕으로 2022년 출범해 필 미컬슨, 더스틴 존슨, 브라이슨 디섐보 등 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기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경쟁 구도를 형성해왔다. 그러나 출범 이후 약 50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입하고도 관중 수와 TV 시청률 부진을 겪으며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LIV 골프는 더 이상 사우디 국부펀드의 새로운 투자 전략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PIF가 최근 해외 스포츠 투자보다 수익성과 국내 중심 투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전쟁으로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면서 골프 리그 지원의 우선순위가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LIV 측은 관련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시즌은 8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스포츠 투자도 ‘수익성 기준’으로 재편PIF의 지원이 중단될 경우 LIV 골프는 현재와 같은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리그 측은 외부 투자 유치를 검토 중이지만, 기존과 같은 대규모 상금과 선수 계약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선수들의 향후 거취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동안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PGA 투어를 떠났던 선수들이 복귀를 시도할 경우, 기존 투어 측이 이를 얼마나 받아들일지가 변수로 꼽힌다.일부 선수들은 복귀 과정에서 금전적 부담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브룩스 켑카는 LIV 골프에서 PGA 투어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최대 9000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기부금·보너스 포기 등)을 부담한 사례로 꼽힌다. 다만 해당 방식은 일시적으로 운영된 것으로, 다른 선수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PGA 투어는 LIV로 이탈한 선수들의 복귀에 대해 선을 긋는 입장이다. 브라이언 롤랩 최고경영자(CEO)는 “규칙은 존재했고, 그것은 깨졌다”며 “규칙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말했다.시장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리그 존폐 문제가 아닌 자본 흐름 변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 그동안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스포츠 투자 확장 전략이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투자 대비 수익성 검증이 강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PIF의 자금 이탈 가능성은 LIV 골프를 중심으로 형성된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며, 경쟁 리그가 약화될 경우 PGA 투어 중심의 구조가 강화되면서 선수들의 협상력과 시장 환경 역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비타민 D 보충이 유방암 환자의 항암 치료 반응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암 치료를 받아도 효과가 제한적인 경우가 적지 않은 가운데,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영양 보충이 치료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해당 연구는 2025년 공개된 결과로, 과학 매체 사이언스데일리(ScienceDaily)가 28일(현지시간) 보도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 주립대(FMB-UNESP) 연구팀이 학술지 뉴트리션 앤드 캔서(Nutrition and Cancer)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D를 함께 복용한 환자군에서 치료 반응이 더 높게 나타났다.연구는 45세 이상 여성 유방암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수술 전 항암 화학요법을 받기 전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에는 하루 2000 IU의 비타민 D를, 다른 그룹에는 위약을 투여했다.● 43% vs 24%…암세포 ‘확인되지 않은 비율’ 격차6개월 뒤 치료 결과를 비교한 결과, 비타민 D를 복용한 그룹에서는 항암 치료 후 암세포가 확인되지 않은 비율이 43%로 나타났다. 반면 위약 그룹에서는 24%에 그쳤다. 이는 수술 전 항암 치료 이후 조직검사에서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병리적 완전 관해(pCR)’ 기준이다. 연구진은 이를 기존 대비 약 1.8배 높은 수준의 치료 반응으로 해석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2000 IU는 일상적인 보충 수준의 용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연구에 참여한 에두아르두 카르발류 페소아(Eduardo Carvalho-Pessoa) 박사는 “소규모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치료 반응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됐다”며 “비타민 D가 항암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핍 상태에서 효과…기초 영양이 변수연구 시작 당시 참가자 대부분은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20ng/mL 미만인 결핍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류마티스학회는 적정 수치를 40~70ng/mL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연구진은 결핍 상태를 보완하면서 항암 치료 반응이 개선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카르발류 페소아 박사는 “보충제를 투여한 뒤 항암 치료 기간 동안 비타민 D 수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며 “이러한 변화가 환자 회복에 일정 부분 기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비타민 D는 항암 반응을 높이기 위해 사용되는 일부 약물에 비해 비용이 낮고 접근성이 높다”며 “일부 약물은 공공 보건 시스템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일반화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카르발류 페소아 박사는 “이번 결과는 고무적이지만,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비타민 D가 항암 치료 반응을 높이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다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다만 비타민 D를 과다 복용할 경우 신장 결석이나 구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적정 용량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관련 논문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오픈AI가 매출과 사용자 목표 미달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련 우려가 시장 변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자체적으로 설정했던 매출과 사용자 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도가 나오자 오픈AI와 밀접한 사업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하락했다.오픈AI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오라클과 소프트뱅크, 엔비디아 등은 약세를 보였다. 오라클은 4% 하락했고, 소프트뱅크는 도쿄 증시에서 9% 넘게 떨어지며 큰 낙폭을 기록했다. 엔비디아 역시 1%대 하락했으며 브로드컴과 AMD도 3% 이상 밀렸다.이번 주 예정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긴장감은 더 커지고 있다. 알파벳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가 실적을 공개하며, 애플도 뒤이어 성적표를 내놓을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확대된 AI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시장에서는 AI 관련 기업들에 대한 기대치가 이미 높은 수준에 형성된 만큼, 작은 실적 변수에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보크 어드바이저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 알렉스 샤히디는 “결국 중요한 것은 매출과 수익”이라며 “지금은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 이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시노버스 트러스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댄 모건은 “오픈AI 등 주요 기업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경우 매도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일부에서는 투자 자금이 다시 파트너사의 컴퓨팅 비용으로 쓰이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실제 수익성과의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티그룹은 오픈AI의 인프라 구축 비용이 최대 1조5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다만 이번 하락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은 제한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등 일부 대형 기술주는 상승세를 보였으며, 에너지와 소비재 등 다른 업종도 강세를 유지했다. AI 관련 기업 간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오픈AI 측은 이에 대해 “사업은 전반적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내부 분위기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실적과 수익성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