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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대학 수업과 평가 방식이 바뀌고 있다. 최근 일부 대학에서 AI를 이용한 집단 부정행위가 적발되면서 연구 윤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AI를 창의적·윤리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교육 전반을 새로 설계햐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다. 교수들 사이에서는 AI를 잘 활용하는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현행 교육방식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일부 대학 강의에서는 AI를 활용하되 그 과정을 투명하게 드러내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박인권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올해 도시계획론 수업에서 레포트 과제에 AI 사용을 허용하는 대신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주석으로 명시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챗GPT에 입력한 프롬프트를 밝히고, 답변을 인용하면 출처를 ‘(ChatGPT, 2025. 5. 30.)’ 등 참고문헌 형식으로 표기했다. 레포트 서두에 ‘주제 설정 과정에서 챗GPT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힌 학생도 있다. 남성현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도 “과제에 학생이 직접 쓴 부분과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은 부분을 명확히 구분해서 작성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과제의 형식 역시 과거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AI가 빠르게 수행할 수 있는 논문 요약이나 정리형 과제의 비중은 줄고, 학생의 관점과 판단을 요구하는 과제가 늘고 있다. 김영수 서강대 대학원장(사회학과 교수)은 “AI를 활용하되 AI가 내놓은 답을 그대로 쓸 수는 없도록, 자신의 상황과 생각을 담아야 하는 과제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평가 방식 역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정형화된 중간·기말고사에서 탈피해 새로운 방식의 평가를 시도하는 교수들이 있다. 한양대 무전공 학부인 인터칼리지 학부생이 수강하는 교양 수업 ‘메이크 코어’ 강의에서는 중간·기말고사 대신 프로젝트 단위 평가를 실시한다. 학생들은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자신이 맡은 역할, 이전 프로젝트 대비 달라진 점, 팀 내 소통 과정 등을 서술형으로 적어 제출한다. AI가 대신해 줄 수 없는 자기 성찰 과정을 평가하는 것이다. 교수 역시 이를 토대로 학생의 발전 과정을 서술형으로 평가한다. 수업을 듣는 김현민 씨(20)는 “이 수업에서는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어떤 지식과 개념을 알아보고 싶은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전했다. 류호경 한양대 교육혁신처장은 “(서술형 평가지는) 학생에게 하나의 포트폴리오”라며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도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아직까지는 대학 수업의 AI 활용 허용 여부와 방식, 기준이 강의별, 교수별로 다른 만큼, 대학은 공통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각 대학이 마련한 가이드라인은 대부분 포괄적인 AI 활용 윤리에 그친다. 서울대는 내년 3월 전까지 인문, 사회과학, 이학, 공학, 법학 등 분야별 AI 활용 가이드라인 만들어 발표할 계획이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서울시교육청 산하 교육연구정보원은 202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 대비해 수험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학 지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정보원은 10일 “올해 대입은 ‘사탐런’(자연계열 학생이 고득점을 위해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것) 현상, 의대 모집 인원 동결 등 변수로 인해 입시 상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진학 지도 프로그램을 통해 공신력 있고 정확도 높은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정보원은 정시모집 대비 진학 지도 설명회를 13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성북구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개최한다. 대상은 서울 소재 고3 수험생과 졸업생, 학부모, 교원 등 1000명이다.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지원단) 교사 2명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를 분석하고 정시모집 지원 전략을 강의할 예정이다. 설명회 당일 현장 접수를 할 수 있으며, 직접 참석하기 어렵다면 서울 진로 진학 정보센터(jinhak.sen.go.kr) 또는 정보원 유튜브 채널에서 18일까지 설명회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25∼27일에는 서울 소재 고3 수험생과 졸업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1 대 1 진학 상담을 진행한다. 서울 광진구청과 영등포구 영등포여고에 상담 부스를 마련한다. 지원단 소속 교사가 1명당 40분씩 대면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담 분야는 인문, 자연, 의학, 예체능(음악, 미술, 체육), 특성화고 특별전형, 전문대 등이다. 상담 예약은 일반전형의 경우 16일 오전 9시부터 21일 오후 11시까지, 기회 균형 전형은 15일 오전 9시부터 21일 오후 11시까지 온라인(sangdam.sen.go.kr)에서 할 수 있다. 선착순 1530명 예약 신청을 받으며, 만약 예약하지 못했다면 당일 예약 취소 건에 한해 현장 접수도 가능하다. 정보원은 교사용 진학 지도 자료집을 각 학교에 보급하고 진학 지도 강의 동영상도 제공할 계획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설명회와 1 대 1 상담 등을 통해서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대입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공교육 중심의 진학 지도를 체계화함으로써 불필요한 사교육비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엄마, 비눗방울은 왜 무지갯빛으로 빛나나요?” “아빠, 비행기는 크고 무거운데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나요?” 자녀가 일상 속 현상에 호기심을 보이며 질문을 쏟아낼 때, 부모라면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거나 난감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물리학을 전공하고 경북대 사범대 물리교육과 초빙교수를 지낸 이연주 박사(사진)는 “많은 학부모가 과학을 직접 가르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만, 누구나 충분히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과학에 대해서 자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박사는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일상 속 과학 현상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책 ‘엄마의 과학’을 최근 펴냈다. 생활 곳곳에서 마주치는 과학 현상 원리를 아이 눈높이에 맞춰 풀어 썼다. 이 박사는 두 아들을 키울 때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과학 이야기를 나눴다. 두 아들은 각각 고려대 공대와 영남대 의대를 졸업했다. 이 박사에게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과학 교육의 구체적인 방법과 그 효과에 대해 물었다. ―많은 학부모가 과학은 어렵기 때문에 직접 가르칠 수 없다고 생각한다.“자녀에게 정확한 답을 알려주려고 하면 당연히 어렵다. 과학자처럼 완벽하게 설명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과학이 숨어 있는 요소에 대해서 아이와 함께 신기해하고 감탄하는 반응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야 아이의 호기심을 키워줄 수 있다. 호기심이 모든 공부의 씨앗이다.” ―일상 속에서 과학 교육을 어떻게 할 수 있나. “생활 곳곳에 과학 현상이 숨어 있다. 예를 들어 비눗방울 하나에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배우는 물의 증발, 중학교 1학년에서 배우는 물질의 상태 변화, 중학교 2학년 때 배우는 빛과 파동 개념이 모두 얽혀 있다. 과학 실험을 가장 쉽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공간은 부엌이다. 부엌은 물리 화학 생물 수학적 요소가 가득한 장소다. 생수병을 얼렸을 때 물이 얼면서 병 밖으로 넘쳐 나오는 모습은 물의 상태 변화 개념을 보여준다. 물 위에 동동 뜬 얼음을 보면서는 부력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일상 속 과학 교육은 몇 살 때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자녀와 말이 통하면서부터 바로 시작할 수 있다. 다만 나이에 따라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떡국을 만들 때 다 익은 떡이 위로 떠 오르는 이유는 떡이 익으면서 밀도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자녀가 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이면 ‘떡이 떠오르면 다 익은 것이니 그때 건지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알려주면 충분하다. 초등 고학년에게는 떡국을 끓일 때 물의 상태 변화를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을 곁들일 수 있다. 중학생이라면 밀도와 질량에 대해 이해하고 부력의 개념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다.”―자녀의 과학적 호기심을 더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들의 호기심을 중간에 잘라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가 아주 어릴 때는 뒤집거나 옹알이만 해도 부모가 대단하다며 감탄하다가 조금만 지나면 ‘왜 이것밖에 못 하니’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어릴수록 자녀에게 부모는 세상의 전부와도 같은 존재다. 반복해서 지적만 하면 아이는 생각하는 것 자체를 피하려 할 수 있다. 부모가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위치가 아니라 자녀와 동등한 위치에서, 호기심을 보일 때마다 놀라고 감탄해 주면 아이는 스스로 더 많이 묻고 설명해 보고 싶어 한다.” ―일상적으로 과학 교육을 하면 또 어떤 효과가 있을까. “가족들이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가는 끈이 된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소재로 이야기를 많이 나눈 것이 두 아들이 사춘기를 비교적 무사히 보내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성인이 된 지금도 고민이 생기면 ‘엄마 생각은 어떻냐’며 전화를 해 온다. 공부에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 부모와 자녀가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연결 고리가 되어 준다는 점에서도 일상 속 과학 교육은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하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서울시교육청이 2033학년도 대입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학교 내신을 모두 절대평가로 바꾸고 2040학년도 대입에서는 아예 수능을 폐지하자고 제안했다.정근식 서울시교육감(사진)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미래형 대입 제도’를 발표했다. 대입 제도 개편 권한은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에 있어 시도교육청이 독자적으로 개편을 추진할 수는 없다. 정 교육감은 “사회적 합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 차원에서 정책 연구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제도 개편안을 만들었다”며 “국교위에도 내용을 설명하고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시교육청은 현재 초5 학생이 수능을 치를 2033학년도 대입부터 현행 9등급 상대평가인 수능을 5단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서 서술·논술형 문항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내신도 절대평가 체제로 전면 전환하고 서술·논술형 평가를 단계적으로 확대하자고 밝혔다. 대입에서 수능 영향력을 줄이고 학생부 전형을 중심에 둬야 한다는 구상이다.현재 5세가 수능을 치를 2040학년도 대입부터는 수능을 폐지하자고 제안했다. 정 교육감은 “2040학년도에는 고교 학령인구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게 된다. 선발을 위한 대입 변별력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2040학년도 대입부터는 수능 대신 고교 교육과정 이수 결과를 대입 주요 자료로 활용하되, 면접이나 대학별 서술·논술형 평가를 보조 자료로 활용하자고 주장했다.일각에서는 2026학년도 수능에서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사례 등을 보면 절대평가 전환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면 전환되면 학교가 ‘내신 부풀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상수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교육청이 만든 ‘교육과정·평가지원 센터’를 통해 각 학교의 내신 평가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서술·논술형 평가가 확대되면 이를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 정 교육감은 “사교육 시장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대비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서울시교육청은 이날 2030년부터 외국어고, 국제고, 자율형고를 일반고로 전환하자고도 제안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서울시교육청이 2033학년도 대입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학교 내신을 모두 절대평가로 바꾸고 2040학년도 대입에서는 아예 수능을 폐지하자고 제안했다.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미래형 대입 제도’를 발표했다. 대입 제도 개편 권한은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에 있어 시도교육청이 독자적으로 개편을 추진할 수는 없다. 정 교육감은 “사회적 합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 차원에서 정책 연구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제도 개편안을 만들었다”며 “국교위에도 내용을 설명하고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시교육청은 현재 초5 학생이 수능을 치를 2033학년도 대입부터 현행 9등급 상대평가인 수능을 5단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서 서술·논술형 문항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내신도 절대평가 체제로 전면 전환하고 서술·논술형 평가를 단계적으로 확대하자고 밝혔다. 대입에서 수능 영향력을 줄이고 학생부 전형을 중심에 둬야 한다는 구상이다.현재 5세가 수능을 치를 2040학년도 대입부터는 수능을 폐지하자고 제안했다. 정 교육감은 “2040학년도에는 고교 학령인구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게 된다. 선발을 위한 대입 변별력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2040학년도 대입부터는 수능 대신 고교 교육과정 이수 결과를 대입 주요 자료로 활용하되, 면접이나 대학별 서술·논술형 평가를 보조 자료로 활용하자고 주장했다.일각에서는 2026학년도 수능에서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는 사례 등을 보면 절대평가 전환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면 전환되면 학교가 ‘내신 부풀리기’에 나설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상수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교육청이 만든 ‘교육과정·평가지원 센터’를 통해 각 학교의 내신 평가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서술·논술형 평가가 확대되면 이를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 정 교육감은 “사교육 시장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대비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2030년부터 외고, 국제고, 자율형고를 일반고로 전환하자고도 제안했다. 정 교육감은 “내신 절대평가 도입에 따른 학교 유형별 유불리를 보완하고 고교서열화에 따른 경쟁 구도 완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학교 급식 조리사, 돌봄 전담사 등이 소속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와 교육당국이 진행한 임금교섭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다음 달 4, 5일 2차 파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28일 교육부와 연대회의에 따르면 전날인 27일 양 측의 진행한 올해 임금교섭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연대회의는 기본급 인상, 방학 중 무임금 해결, 복리후생 차별 해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연대회의 측은 28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사측이 임금인상 쟁점 사항에 대해서 진전된 안을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교섭 노력에도 불구하고 2차 총파업은 결국 불가피한 기정사실이 됐다”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예고한대로 다음 달 4일 경기 대전 충남, 5일에는 영남 지역에서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대회의는 앞서 20일 서울 인천 강원 충북 세종, 21일 호남권과 제주에서 파업을 진행했다. 협상은 다음달 재개될 예정이다. 연대회의는 “연내 타결이 안 되면 내년 3월 신학기 3차 총파업 수순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연대회의 측 요구사항 가운데 구체적으로 인상 요구액에 대해서 연대회의 내부에서도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것들이 있었다”며 “사용자 측인 17개 시도교육청과 교육부의 입장도 조율할 부분이 추가로 남아있다”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서울 구로초가 27일 서울에서 최초로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IB) ‘월드스쿨’ 인증을 받았다. IB는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 기관에서 개발해 현재 전 세계 150여 개국 학교가 참여하는 국제 교육 프로그램이다. 암기식, 주입식 교육이 아닌 토론 수업과 논술형 평가 방식이 특징이다. 국제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서울 공교육에 본격 도입되면서 교육계와 학부모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로초 내년부터 전 학년에 IB 교육 도입IB 학교 인증은 관심학교, 후보학교, 월드스쿨 3단계로 진행된다. 월드스쿨은 IB 교육 과정을 전면 도입하는 최종 단계다. 그동안 서울에는 초중고교를 통틀어 114곳이 관심학교 또는 후보학교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월드스쿨은 구로초가 처음이다. 구로초는 후보학교 단계에서 전체 학년 중 한 학년만을 대상으로 IB 교육 과정을 운영했다. 이번에 월드스쿨 인증을 받으면서 내년 1학기부터 전 학년이 IB 교육을 받게 된다.IB 교육은 학생이 스스로 주제를 탐구해 논리력과 창의력, 사고력을 키우는 것을 강조한다. IB 월드스쿨로 운영되는 광주교대 광주부설초 정종문 교장은 “일반 학교에서 초등 과학 시간에 계란 삶기를 배울 때 정해진 절차대로 하나의 실험을 한다면 IB 학교에서는 계란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맛, 영양소, 조리 원리, 닭의 사육 환경 등 다양한 개념을 확장하고 여기서 학생이 탐구 주제를 찾아 보고서나 글쓰기 프로젝트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장은 또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비판적 사고와 질문하는 힘이 중요한데 IB 교육을 통해서 이를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IB 학교 졸업생 폭넓게 수용할 대입 전형 필요”과거에는 IB 교육이 대입 중심의 국내 교육 환경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컸다. 하지만 제주 표선고 등 국내에서 가장 먼저 IB 졸업생을 배출한 학교들이 우수한 대입 성과를 거두면서 해당 지역으로 이사하는 수요가 생길 정도로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IB 학교 졸업생들을 폭넓게 수용할 대입 제도가 갖춰지지 못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현재 국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IB 학교 졸업생들은 대부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보지 않고, 수능 최저 성적을 요구하지 않는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을 치른다.교육학자 이혜정 교육과혁신 연구소장은 “IB 학교 학생들은 졸업을 위해서 매년 11월 일종의 졸업 시험을 약 3주 동안 치르는데 이 시험이 수능 일정과 겹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수능을 준비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호주와 뉴질랜드 등 해외처럼 IB 졸업 시험에 수능과 동일한 위상을 부여해서 IB 학교 졸업생들이 다양한 대입 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면 우리나라 교육의 다양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고교 교사 10명 중 9명은 고교학점제의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가 학생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학점제 학점을 이수하기 위해서는 과목별로 수업의 3분의 2 이상을 출석하고 학업성취율 40%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3년간 192학점 이상을 취득하면 졸업할 수 있다. 학점 이수 기준에 미달한 학생을 교사가 추가로 지도하도록 하는 제도가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25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고등학교 교사 406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가 책임교육과 학생의 성장에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0.9%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잘 모르겠다’는 4.6%였고 ‘그렇다’는 4.6%에 불과했다. ‘고교학점제가 학생의 성장과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87.5%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과목 선택에 대한 고민으로 (학생들의) 학습 불안과 진로 스트레스가 증가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90%에 달했다. 그동안 많은 교사들은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로 인해 업무 부담이 크고 학생들의 실질적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기해왔다. 비판이 거세지자 9월 교육부는 올해 2학기부터 보충지도 시수를 줄이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선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번 설문조사에서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 유연화 방안이 2학기 운영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은 77.1%에 달했다. ‘그렇다’는 22.9%로 나타났다. 이보미 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육부의 최근 개선안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며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와 미이수제를 즉각 폐지하고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학습지원 정책을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교수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 영역 3번 문항 지문에 오류가 있어 정답이 2개라는 주장을 제기했다.이 교수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국어 영역 1~3번 문항에 해당하는 지문이 “이론을 잘못 설명했다”며 “3번 문항은 정답이 2개”라고 주장했다. 해당 지문은 필립 고프 텍사스 오스틴 명예교수가 제시한 ‘단순 관점’ 이론을 다룬 글이다. 이 교수는 “십여년 강의를 했으니 이 이론을 잘 알고 있고 현재 이 이론으로 논문을 쓰고 있는데 (해당 지문에는) 이론의 해석에 오류가 있다”고 말했다. 이 지문에는 ‘언어 이해는 말로 듣거나 글로 읽은 내용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으로 중심 내용 파악하기, 추론하기 등을 포함한다’는 문장이 나온다. 이 교수는 “‘글로 읽은 내용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은 이론에 대한 설명으로 틀리다”며 “이 이론에서 언어 이해는 글로 읽은 내용의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이 아니라 들어서 이해하는 능력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이어 “한 아이가 글자를 얼마나 빨리 해독하는지, 듣기 능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보면 그 아이의 읽기 능력을 어느정도 추정할 수 있다는 이론”이라고 했다.해당 지문을 읽고 푸는 3번 문항은 언어 학생 A와 B를 비교한 보기를 보고 단순 관점 이론을 바탕으로 이들을 이해한 내용 중 적절하지 않은 것을 찾는 문제다. 보기에서 학생 A는 해독은 되지만 듣기와 읽기 독해가 안 돼 ‘언어 이해’ 능력이 부족한 학생이다. 학생 B는 듣기 이해는 되는데 글 읽는 독해가 안 되는 학생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제시한 정답은 4번이다. 하지만 이 교수는 3번 역시 정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3번은 ‘갑은 학생 A의 언어 이해가 구어 의사소통 경험뿐 아니라 글 읽기 경험을 통해서도 발달될 수 있다고 생각하겠군’이다. 이 교수는 “학생 A의 듣기 이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읽기 경험을 통해서 ‘언어 이해’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성립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지문에서만 정답을 찾는다면 정답은 4번 하나이지만, 지문 자체에 오류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3번도 정답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이 교수는 “이미 (수능 문항 정답) 이의 신청 기간이 지난 것 같아 혼란만 가중될 것 같지만 그래도 학문 후속 세대, 수험생들을 위해 시시비비는 가려야 할 것 같다”며 “왜 대학원생이 다루는 내용이 갑자기 고등학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능 시험에 등장해서 논란이 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고 학생들이 측은하게 느껴질 뿐”이라고 덧붙였다.17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수능 문항 정답 이의 제기를 받은 평가원은 심사를 거쳐 오는 25일 최종 정답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였던 임모 씨(30·여)는 교사 임용 3년 만인 지난해 교단을 떠났다. 임 씨는 “아이들을 좋아해서 교사가 됐지만,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6학년 남학생이 가위를 들고 심하게 난동을 부려도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할까 봐 제지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 학생에게 맞아 입원한 동료 교사, 과도한 학부모 민원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는 선배 교사를 보면서 그는 ‘더 버티는 건 의미 없다’고 생각했다. 임 씨는 더 이상 학교에서의 미래가 그려지지 않았다. 스트레스와 불안이 심해져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공황장애 증상이 나타나자 그는 학교를 떠나기로 결심했다.지난해 임 씨처럼 퇴직한 10년 차 미만 젊은 교사가 62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국공립 초중고교 10년 차 미만 퇴직 교원은 2020년 473명에서 2021년 485명, 2022년 546명, 2023년 585명, 2024년 626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는 1∼9월 퇴직 교사만 606명에 이르러 지난해보다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립학교 교원을 포함하면 규모는 더 크다. 2023년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이른바 ‘교권 5법’이 통과됐지만 현장 교사들은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교직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던 ‘직업 안정성’마저 성취감 저하 등으로 빛이 바랬다는 자조가 나온다. 젊은 교사 퇴직으로 공교육 기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말려죽인다” 폭언까지… 꿈 접는 교사들젊은 교사들이 떠난다“내 세금으로 월급 받으며 말 안들어”… 학부모 갑질 두려움에 시달려중도퇴직, 3년째 1000명 넘을듯… “우수교사 떠나면 피해는 학생몫”“5년 전 제가 교사를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는 거의 모두가 말렸어요. 지금 동료들은 ‘그때 네 선택이 맞았다’고 합니다. 한 달에 한두 번은 모르는 교사들에게서도 퇴직 상담 요청이 옵니다.2008년부터 초등교사로 교단에 선 김모 씨는 5년 전 기업으로 이직했다. 그는 “각종 민원이나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전가되는 구조인데 처우나 보상은 개선되지 않으니 교사들의 고민이 깊다”고 했다. 우수한 교사가 교단을 떠나면 그 피해가 결국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가는 만큼 실효성 있는 교사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자발적 중도퇴직 3년 연속 1000명 넘을 듯전국 국공립 초중고교의 자발적인 중도퇴직(의원면직) 교원 규모는 2020년 768명에서 2021년 821명, 2022년 881명, 2023년 1004명, 2024년 1004명으로 증가 추세다. 올해 1∼9월 기준 이미 997명이 퇴직한 것으로 집계돼 3년 연속 연간 중도퇴직 교원 수 1000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교사노동조합연맹이 올해 5월 전국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최근 1년간 이직 또는 사직을 고민했다면 이유는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교권 침해 및 과도한 민원’(77.5%)이 가장 많은 응답으로 꼽혔다. 낮은 급여, 과도한 업무 등도 이유로 꼽혔다.20년 차 중학교 교사 이모 씨는 “‘아이가 학원을 빨리 가야 하니 학교 수업을 일찍 끝내 달라’ ‘교사는 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 받으면서 왜 내 말을 안 듣느냐’ 같은 민원도 있다”며 “중학생 자녀가 교사를 꿈꾸지만 부모로서 권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지금 10년 차 안팎 교사들은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에 교대에 갔거나 임용고시에 합격한 이들이다. 교사 선호도가 높았던 때라 당시에는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교직을 택한 우수 인재들이다. 지금은 악성 민원과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로 인해 하나둘 교단을 떠나고 있다.● “실효성 있는 교권 보호 대책 재정비 필요”교원 사회에는 불안을 넘어 무력감이 확산되고 있다. 올해 7월 경기 화성시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가 자녀 담임교사에게 ‘나도 공무원이라 어떻게 하면 말려 죽이는지 안다’고 고성을 지르며 폭언한 사건이 있었다. 교사들은 언제든 학부모의 이런 ‘갑질’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올해 명예퇴직한 교사 이모 씨는 “교사들 사이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다’는 냉소적인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학교 현장에서는 정부 대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학교 교사 출신인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정부가 민원을 개별 교사가 아닌 전담대응팀이 전담하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학교에서는 여전히 교사 개인이 감당하는 구조”라며 “교권 보호와 민원 대응을 위해 시범 도입된 플랫폼 ‘이어드림’ 역시 학교 상담 예약 시스템 정도여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20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경남 통영시에서 17개 시도 교육감을 만나 학교 민원 대응 및 지원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하며 “(교사 대상) 폭행과 성희롱 등이 발생했을 때 관할청의 고발을 강화하고 악성 민원인에 대한 학교장 처분 권한을 법제화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전 의원은 “교사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민원 대응 체계와 교사 보호 장치를 실효성 있게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서울 초등학생 자녀를 둔 이모 씨는 ‘20일 급식으로 밥과 국 대신 샌드위치와 주스가 나온다’는 가정통신문을 19일 받았다. 교육공무직 총파업으로 급식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수업을 마친 뒤 머무는 돌봄교실도 운영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씨는 “공무직의 처우 개선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매년 파업이 반복되니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대전 일부 학교에서는 올해 4월 시작된 급식 파업이 8개월째 이어지는 등 학교 내 파업이 일상화되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 ● “기본급 인상, 방학 중 무임금 해결” 요구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올해 임금 교섭에서 기본급 인상, 방학 중 무임금 해결, 복리후생 차별 해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20일 서울 인천 강원 충북 세종, 21일 호남권과 제주에서 파업을 진행한다. 다음 달 4일에는 경기 대전 충남, 5일에는 영남 지역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연대회의는 “총파업 이후에도 진전된 안이 없으면 전 조합원이 신학기 총력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공무직은 학교에서 교육 지원 업무를 맡는 교사 외 직원이다. 급식 조리사, 조리원, 돌봄 전담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이 집단임금 교섭을 진행한다. 전체 유·초·중·고교에 근무하는 교육공무직 17만 명 중 약 9만4000명이 연대회의에 가입돼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조리사와 돌봄 시설 인력으로 급식과 돌봄교실 운영에 차질이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파업 당시 전국 학교 30.7%(3910곳)에서 급식이 중단됐고, 3.3%(201곳)가 늘봄교실을 운영하지 않았다. 상당수 학교는 빵, 우유 등으로 급식을 대체한다. 늘봄 또는 돌봄교실은 꼭 필요한 학생만 이용하도록 당부하고, 반을 통합해 운영한다. 교육부는 “학교별로 자체 방안을 마련해 학생이 학습권, 건강권이 보호되게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매년 ‘빵 급식’ 반복, “근본 해결책 마련돼야” 매년 반복되는 파업에 “단체행동권을 존중하고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고 공감하던 학부모 사이에서도 급식, 돌봄 공백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전의 한 여고에서는 4월부터 현재까지 8개월째 급식 조리사가 파업을 벌이고 있다. 2023년에도 대전의 일부 초등학교 급식 파업이 50일 이상 이어지면서 학생들에게 부실한 외부 판매 도시락이 지급됐다. 연대회의 요구에 교육 당국은 기본급과 명절휴가비 일부 인상(5만 원) 외에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방학 중 무임금은 방학에 상시 근무하고 급여를 받는 다른 공무직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명절휴가비를 공무원과 동일 기준으로(기본급과 근속 수당의 120%) 인상하는 안은 예산상 어렵다”고 말했다. 매년 반복되는 파업에 근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급식 등에 종사하는 공무직은 필수 공공업무를 담당하는 만큼 정부가 컨트롤 타워를 만들고 임금체계와 근로 환경 개선 등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급식, 돌봄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을 허용하는 학교 파업 피해 방지법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교총은 “학교는 한순간도 멈춰서는 안 되는 필수 공공재인데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노동조합법에 따라) 파업 시 대체 인력 투입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교육공무직 총파업에 따른 대체식 제공 안내’서울 초등학생 학부모 이모 씨는 ‘20일 급식으로 밥과 국 대신 샌드위치와 주스가 나온다’는 가정통신문을 19일 받았다. 아이가 수업을 마친 뒤 머무는 돌봄교실도 운영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씨는 “공무직의 처우 개선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매년 파업이 반복되니 왜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지, 정부는 뭐 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대전 일부 학교에서는 급식파업이 올해 4월부터 약 8개월 째 이어지고 있다. 별도 용기 사용과 튀김 음식, 덩어리 식재료 사용 금지 등을 주장하며 일부 학교 급식 파업이 장기화하자 학부모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빵 급식’ 돌봄 공백에 발동동 19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20일 서울 인천 강원 충북 세종에서, 21일 호남권과 제주에서 파업을 진행한다. 연대회의는 다음달 4일에는 경기 대전 충남, 5일에는 영남권에서 파업을 예고했다.전체 유초중고에 근무하는 교육공무직은 17만 명, 이 중 약 9만4000명이 연대회의에 가입돼 있다. 연대회의 가입자 대부분이 급식과 돌봄 종사자라 파업으로 해당 분야의 공백이 불가피하다. 연대회의는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임금교섭에서 노조 요구를 수수방관한 교육부, 17개 시도교육청에 파업 책임이 있다”며 “총파업 이후에도 진전된 안이 없으면 전 조합원이 신학기 총력 투쟁 하겠다”고 밝혔다.20, 21일에 얼마나 많은 학교에서 급식과 돌봄 공백이 있을지는 파업 당일 오후에 집계된다. 지난해 12월에는 전국 학교 30.7%(3910곳)의 급식이 중단됐고, 3.3%(201곳)가 늘봄교실을 운영하지 않았다. 상당수 학교에서는 이미 각 가정에 대체식 지급 여부와 밀가루와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도시락을 준비해 올 것을 공지했다. 조리가 불가능해 카스테라, 도넛, 요구르트 등을 제공할 수밖에 없어서다. 늘봄 또는 돌봄교실은 반드시 필요한 학생만 이용하도록 당부하고, 반을 통합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교별로 자체 방안을 마련해 학생이 학습권, 건강권이 보호되게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연대회의 “기본급 인상, 방학 중 무임금 해결” 요구매년 반복되는 파업에 “단체행동권을 존중하고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고 공감하던 학부모 사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대전 지역에서는 4월부터 현재까지 8개월째 조리원 파업이 진행되는 학교가 있어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대전에서는 일부 조리원이 안전을 위해 별도 그릇 금지, 3가지 이상 반찬 및 튀김 요리 주 2회 이상 금지, 덩어리 식재료 사용 불가 등을 요구했다. 쟁의 과정에서 긴 미역을 자를 수 없다며 미역 없는 미역국이 배식되고 식기를 세척하지 않고 퇴근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세부 처우와 환경 개선 문제는 지역 단위로 협상하는 것이지만 학부모 사이에서는 “파업을 그냥 두고 보면 급식이 엉망이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연대회의는 올해 기본급 인상, 방학 중 무임금 문제 해결, 복리후생 차별 해소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기본급과 명절휴가비 일부 인상(5만 원) 외에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방학 중 무임금 문제는 방학에 상시 근무하고 급여를 받는 다른 공무직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연대회의는 2026 중앙부처 공무직 가이드라인의 ‘명절휴가비를 공무원과 동일 기준으로(기본급과 근속수당의 120%) 인상’한다는 내용을 똑같이 적용해달라는데 현재 교육공무직은 185만 원, 중앙부처 공무직은 110만 원을 받는데 더 올리는 것은 예산상 어렵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최대한 협상해 다음달 파업은 막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급식 등에 종사하는 공무직은 필수 공공업무를 담당하는 만큼 정부가 컨트롤 타워를 만들고 임금 체계와 근로 환경 개선 등을 책임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공무직이 스스로 근로조건 쟁취를 위해 파업하고 학생과 학부모는 불안한 상황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20일 오후 국회 앞에서 학교파업피해방지법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교총은 “학교는 한순간도 멈춰서는 안 되는 필수 공공재인데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노동조합법에 따라) 파업 시 대체 인력이 투입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와 수학 영역 모두 1등급 커트라인 점수가 지난해보다 낮아지고,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실상 ‘불수능’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표준점수는 어려울수록 높아진다. 다만 서울 주요 대학 정시 합격선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수·영 모두 어려워”14일 종로학원이 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예상한 국어 영역 1등급 커트라인은 85∼89점으로 지난해 수능 대비 최대 10점 하락했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지는 표준점수 최고점도 올해 예상치는 147점으로 지난해 수능(139점)보다 8점 높고 역대급 ‘불수능’으로 꼽히는 2024학년도(150점)와 비슷한 수준이다. 수학 영역 1등급 예상 커트라인도 87∼90점으로 지난해 수능(88∼94점)보다 하락했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예상치는 141점으로 지난해 수능(140점)보다 높고 2024학년도(148점)보다는 낮았다. 영어 영역도 까다롭게 출제되면서 입시업계는 지난해 6.2%였던 1등급 비율이 올해는 4∼5%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은 1등급 비율로 난도를 판단할 수 있다. 1등급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으면 어려웠다는 의미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능 당일인 13일 교사들은 지난해 수능과 유사하거나 약간 어렵다고 분석했지만 수험생은 매우 어려웠다는 의견을 보였다. EBS가 수험생을 대상으로 체감 난이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6546명 중 절반인 50.1%가 ‘매우 어려웠다’고 답했다. ‘보통이었다’는 9.7%, ‘약간 쉬웠다’와 ‘매우 쉬웠다’는 응답 비율의 합은 2.8%에 불과했다. 올해 수능을 치른 김모 양은 “난도가 매우 높은 문제가 많았다기보다는 풀다가 은근히 막히는 문제가 많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고3 내내 본 모든 시험 중 가장 못 본 것 같다” “국어가 너무 어려워 1교시부터 ‘멘붕’이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 “서울 주요 대학 합격선 지난해와 비슷할 듯”출제 당국은 올해 전체 수능 지원자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서 일부러 난도를 높여 출제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올해 수능에서 늘어난 지원자 수 상당수가 재학생이고 의대 모집 인원 동결로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최상위권이 많아 수험생의 체감 난도가 더 높았다는 분석이다. 김창원 수능 출제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올해 전체 응시생과 특히 재학생 응시자가 늘어난 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유지하려 했다”고 밝혔다. 서울 주요 대학 정시 합격선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인문계열 예상 합격선은 원점수 300점 만점 기준 267점으로 지난해 대비 2점 상승했다. 자연계열은 전년 대비 3점 오른 262점이다. 주요 대학 10개 기준으로는 인문계열이 전년 대비 1점 낮아진 244점, 자연계열은 지난해와 같은 249점이다. 서울대 의예과 합격선은 지난해와 동일한 294점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열은 의대 모집 인원 동결에도 불구하고 합격선이 대폭 상승하지 않았는데, 올해 ‘사탐런’(자연계열 학생이 고득점을 위해 과학탐구가 아닌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것) 현상으로 과학탐구 응시자가 줄며 고득점자도 줄어 상위권이 적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와 수학 영역 모두 1등급 커트라인 점수가 지난해보다 낮아지고,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실상 ‘불수능’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표준점수는 어려울수록 높아진다. 다만 서울 주요 대학 정시 합격선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수·영 모두 어려워”14일 종로학원이 수험생들의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예상한 국어 영역 1등급 커트라인은 85~89점으로 지난해 수능 대비 최대 10점 하락했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지는 표준점수 최고점도 올해 예상치는 147점으로 지난해 수능(139점)보다 8점 높고 역대급 ‘불수능’으로 꼽히는 2024학년도(150점)와 비슷한 수준이다.수학 영역 1등급 예상 커트라인도 87~90점으로 지난해 수능(88~94점)보다 하락했다.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예상치는 141점으로 지난해 수능(140점)보다 높고 2024학년도(148점)보다는 낮았다.영어 영역도 까다롭게 출제되면서 입시업계는 지난해 6.2%였던 1등급 비율이 올해는 4~5%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은 1등급 비율로 난도를 판단할 수 있다. 1등급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으면 어려웠다는 의미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수능 당일인 13일 교사들은 지난해 수능과 유사하거나 약간 어렵다고 분석했지만 수험생은 매우 어려웠다는 의견을 보였다. EBS가 수험생을 대상으로 체감 난이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6546명 중 절반인 50.1%가 ‘매우 어려웠다’고 답했다. ‘보통이었다’는 9.7%, ‘쉬웠다’와 ‘매우 쉬웠다’는 응답 비율의 합은 2.8%에 불과했다. 올해 수능을 치른 김모 양은 “난도가 매우 높은 문제가 많았다기보다는 풀다가 은근히 막히는 문제가 많아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고3 내내 본 모든 시험 중 가장 못 본 것 같다” “국어가 너무 어려워 1교시부터 ‘멘붕’이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서울 주요 대학 합격선 지난해와 비슷할 듯”출제 당국은 올해 전체 수능 지원자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서 일부러 난도를 높여 출제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올해 수능에서 늘어난 지원자 수 상당수가 재학생이고 의대 모집 인원 동결로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최상위권이 많아 수험생의 체감 난도가 더 높았다는 분석이다. 김창원 수능 출제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올해 전체 응시생과 특히 재학생 응시자가 늘어난 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유지하려 했다”고 밝혔다.서울 주요 대학 정시 합격선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인문계열 예상 합격선은 원점수 300점 만점 기준 267점으로 지난해 대비 2점 상승했다. 자연계열은 전년 대비 3점 오른 262점이다. 주요 대학 10개 기준으로는 인문계열이 전년 대비 1점 낮아진 244점, 자연계열은 지난해와 같은 249점이다. 서울대 의예과 합격선은 지난해와 동일한 294점이다.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열은 의대 모집 인원 동결에도 불구하고 합격선이 대폭 상승하지 않았는데, 올해 ‘사탐런’(자연계열 학생이 고득점을 위해 과학탐구가 아닌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것) 현상으로 과학탐구 응시자가 줄며 고득점자도 줄어 상위권이 적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김창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위원장(경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과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올해 전체 수능 지원자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서 일부러 난이도를 높여 출제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수험생들의 전반적인 체감 난이도가 높은 가운데, 올해 수능에서 늘어난 지원자 수 상당수가 재학생이고 의대 모집 인원 동결로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최상위권이 많아 수험생의 체감 난도가 더 높았던 것이라는 게 출제 당국의 분석이다.김 위원장은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올해 전체 응시생이 늘고 특히 재학생 응시자가 늘어난 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유지하려 했고 특별히 어렵게 출제할 생각은 없었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에는 7년 만에 가장 많은 수험생이 지원했다. 김 위원장은 “처음에 문제를 봤을 때 ‘어렵지 않나’라는 의견이 일부 있긴 했지만 EBS와 연계된 상황이라 학생들이 봤을 때 어렵더라도 풀다보면 풀릴 것 같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오 원장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의도적으로 난도를 높인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오 원장은 “교육과정에 근거해서 학교 교육을 받으면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며 “수험생의 준비 정도와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지난해 수능 대비 체감 난도가 좀 높아졌을 순 있지만 아주 크게 높아진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수능의 최대 변수인 ‘사탐런(자연계열 학생이 고득점을 위해 과학탐구가 아닌 사회탐구를 보는 현상)’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사탐런을 통해 큰 이익을 얻는 것도 바람직하진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학생들을 일부러 골탕 먹이는 것도 옳지 않으니 일부러 꼬거나 함정을 넣는 문제가 아닌 ‘정공법’으로 출제했다”고 말했다.영어 영역의 경우 체감 난이도가 높아 절대평가인데도 1등급 비율이 4%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일부 전망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영어 1등급이 들쑥날쑥하게 나오는데 쉽지 않다”며 “올해 수능 1등급 비율은 올해 6월 모의고사(19.22%)와 9월 모의고사(4.50%) 사이쯤 될 것 같고 지난해 수능(6.22%)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 원장은 “일부 입시기관에서 영어 1등급 비율이 4% 미만으로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수능이 치러진 13일 교사들은 지난해 수능과 유사하거나 약간 어렵다고 분석했지만 수험생은 매우 어려웠다는 분위기다. EBS가 수능 직후부터 사이트를 통해 체감 난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4일 오전 10시 기준 전체 응답자 6420명 가운데 87.4%가 어려웠다고 답했다. “보통이었다”는 9.8%, “쉬웠다”는 2.8%에 불과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은 모든 과목이 다소 어려웠고, 특히 탐구 과목이 까다로웠다는 반응을 보였다.N수생인 최모 씨(24)는 13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 수험장에서 수능을 마치고 기자와 만나 “한국지리와 사회·문화를 선택했는데 ‘사탐런’에 대비해 변별력을 높이려고 했는지, 난도가 높다고 느꼈다”며 “구체적 수치를 알아야 풀 수 있는 등 지엽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출제돼 좀 더 꼼꼼하게 공부했어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탐런은 자연 계열 학생들이 고득점을 노리고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서울 종로구 동성고 3학년 안준서 군은 “생활과 윤리에서 헷갈리는 선지가 굉장히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은 없었지만 국어 수학 영어 등 과목이 전반적으로 어렵게 느껴졌다는 반응이 많았다. 재수생 안모 씨(19)는 “모든 과목이 다 어려웠다. 특히 국어 선지가 많이 헷갈려서 어렵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 인천외고 3학년 봉근우 군도 “국어가 평상시보다 어려웠다. 특히 독서 지문 난도가 높았다”고 했다. 서울 성동구의 한 고교 3학년 김모 양은 “손도 못 댈 정도로 어려운 문항이 특별히 생각나지 않는 걸 보면 ‘킬러 문항’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도 “막히는 문제들이 많아 쉽지 않은 수능이었다”고 전했다.평소에 수월하다고 느꼈던 유형이 까다롭게 출제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 중구 성동고 3학년 강태윤 군은 “영어 앞부분에 배치된 문제들은 원래 쉽게 풀었는데, 이번에는 보기가 헷갈려서 어렵게 느껴졌다”고 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

7년 만에 가장 많은 수험생이 지원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3일 전국 고사장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이번 수능에는 수험생 총 55만4174명이 신청했다. 교육계는 상위권을 겨냥한 변별력 있는 문제가 나오면서 지난해에 비해 국어,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어렵게 출제됐고, 특히 국어와 영어는 2024학년도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불수능’이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올해 수능에서는 늘어난 지원자 상당수가 재학생인 데다, 의대 모집 인원 동결로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최상위권이 많아 수험생들의 전반적인 체감 난도는 더 높았을 것으로 분석됐다. 올 수능에서는 탐구 영역 성적이 국어, 수학보다 입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능에서 사회탐구 2과목 선택자 비율이 전체 61%로 현행 문·이과 통합 수능이 치러진 2022학년도 이후 가장 높았다. 자연 계열에서 과학탐구 성적을 요구하지 않는 대학이 늘면서 자연 계열 지원자가 고득점을 노리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원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사회탐구 과목에서 고득점자가 다수 나오면 다른 과목 선택자는 이를 넘어서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수능 성적 통지일은 12월 5일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7일 오후 6시까지 수능 문제,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고 25일 오후 5시 정답을 확정 발표한다.‘열팽창’ 묻는 국어, 수학은 ‘함수추론’ 어려워… 상위권 변별력 강화[2026학년도 수능]국영수 모두 작년보다 어렵게 출제… 초고난도 ‘킬러문항’은 안보여영어 1등급 절대평가후 최저 전망… 탐구 영역 점수가 정시 가를듯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지난해보다 국어와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어와 영어 영역은 의도적으로 꼬아 낸 초고난도 ‘킬러 문항’이 없었는데도 ‘불수능’이라고 평가됐던 2024학년도 수준이었다는 분석이다.지난해보다 재학생이 크게 늘고 최상위권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줄어 표준점수 최고점도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 수험생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표준점수는 어려울수록 높게 나온다.● 국어, 복합 관계 파악 변별력 높여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이었던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는 평가다. 교사들은 2024학년도(150점) 수준은 아니라고 했지만 수능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2024학년도만큼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일부 입시학원 가채점 조사에서 국어 영역은 1등급 구분점수가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2024학년도에 근접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EBS 수능 교재에서 공통과목 중 독서는 4개 지문 모두, 문학은 8개 작품 중 3개가 연계됐음에도 수험생 집단 차이로 체감 난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서는 지문에서 단편적인 개념 의미뿐 아니라 개념과 개념 간 종합적 관계를 파악하게 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나와 변별력을 높였다.열팽창 현상을 소재로 한 지문을 제시한 뒤 열팽창 계수와 곡률, 휨 민감도, 반응 완료 시간 등 의미를 파악해 보기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12번 문제(홀수형 기준)가 고난도였을 것으로 분석됐다. EBS 수능 교재에 나오는 지문을 활용했다지만, 수험생들은 과학기술 지문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수학, 공통과목 어렵게 출제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지만 현재의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2022학년도 이후 가장 어려웠던 2024학년도(표준점수 최고점 148점) 수준만큼은 아니라는 분석이다.공통과목인 수학Ⅰ과 수학Ⅱ에서 좀 더 어려운 문제를 출제해 최상위권과 상위권의 변별력을 갖추려 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EBS 수학 대표강사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함수 극한 성질을 이용해 함수를 추론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수학Ⅱ 21번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4학년도에 가장 어려웠던 문항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그 정도 수준은 아니고, 사교육에서 배운 스킬보다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그래프 추론 문제인 수학Ⅰ 22번도 계산량이 많고 상위권을 변별할 것이라는 평가다.9월 모의평가에서는 선택과목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3점에 불과했는데 이번 수능에서는 이를 조정하면서도 인문계열이 주로 택하는 확률과 통계를 좀 더 어렵게 출제하고, 자연계열이 많이 보는 미적분은 약간 평이해 선택과목 간 점수차를 줄이려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탐구 영역 점수 따라 정시 유불리 갈려영어 영역도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역대 최저는 2024학년도의 4.7%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등급 비율이 3% 후반대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상대평가일 때보다 1등급(4%) 비율이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영역이 평이하게 출제되면 문제없지만 1등급 비율이 낮으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올해 수능에서는 탐구 영역도 변수다. 보통 탐구 영역은 선택과목이 다양해 EBS 현장교사단도 출제 경향을 브리핑하지 않고 입시업체도 분석하지 않아 채점 결과가 나와야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를 알 수 있다. 이 격차에 따라 정시모집 지원의 유불리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이번 수능에서는 탐구 영역 중 사회탐구를 2과목 전부 혹은 1과목 선택한 수험생이 전체 지원자의 77.3%에 이른다. 지원자가 많이 몰린 사회탐구 과목이 다른 과목보다 쉽게 출제됐다면 고득점자가 많을 것이고 국어, 수학 영역의 아쉬운 점수를 충분히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다른 과목 선택자는 아무리 대학에서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고 해도 점수 격차를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지난해보다 국어와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어와 영어 영역은 의도적으로 꼬아 낸 초고난도 ‘킬러 문항’이 없었는데도 ‘불수능’이라고 평가됐던 2024학년도 수준이었다는 분석이다.지난해보다 재학생이 크게 늘고 최상위권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줄어 표준점수 최고점도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 수험생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표준점수는 어려울수록 높게 나온다.● 국어, 복합 관계 파악 변별력 높여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이었던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는 평가다. 교사들은 2024학년도(150점) 수준은 아니라고 했지만 수능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2024학년도만큼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일부 입시학원 가채점 조사에서 국어 영역은 1등급 구분점수가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2024학년도에 근접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BS 수능 교재에서 공통과목 중 독서는 4개 지문 모두, 문학은 8개 작품 중 3개가 연계됐음에도 수험생 집단 차이로 체감 난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서는 지문에서 단편적인 개념 의미뿐 아니라 개념과 개념 간 종합적 관계를 파악하게 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나와 변별력을 높였다.열팽창 현상을 소재로 한 지문을 제시한 뒤 열팽창 계수와 곡률, 휨 민감도, 반응 완료 시간 등 의미를 파악해 보기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12번 문제(홀수형 기준)가 고난도였을 것으로 분석됐다. EBS 수능 교재에 나오는 지문을 활용했다지만, 수험생들은 과학기술 지문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EBS 국어 대표강사인 한병훈 충남 덕산고 교사는 “과다한 추론을 요구하지 않고 지문에 명시적으로 근거가 있어 ‘킬러 문항’이라고 할 수 없다”며 “해당 유형은 9월 모의평가에서도 나왔다”고 말했다.● 수학, 공통과목 어렵게 출제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지만 현재의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2022학년도 이후 가장 어려웠던 2024학년도(표준점수 최고점 148점) 수준만큼은 아니라는 분석이다.공통과목인 수학Ⅰ과 수학Ⅱ에서 좀 더 어려운 문제를 출제해 최상위권과 상위권의 변별력을 갖추려 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EBS 수학 대표강사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함수 극한 성질을 이용해 함수를 추론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수학Ⅱ 21번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4학년도에 가장 어려웠던 문항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그 정도 수준은 아니고, 사교육에서 배운 스킬보다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그래프 추론 문제인 수학Ⅰ 22번도 계산량이 많고 상위권을 변별할 것이라는 평가다.9월 모의평가에서는 선택과목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3점에 불과했는데 이번 수능에서는 이를 조정하면서도 인문계열이 주로 택하는 확률과 통계를 좀 더 어렵게 출제하고, 자연계열이 많이 보는 미적분은 약간 평이해 선택과목 간 점수차를 줄이려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탐구 영역 점수 따라 정시 유불리 갈려영어 영역도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역대 최저는 2024학년도의 4.7%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등급 비율이 3% 후반대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상대평가일 때보다 1등급(4%) 비율이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영역이 평이하게 출제되면 문제없지만 1등급 비율이 낮으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맞추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올해 수능에서는 탐구 영역도 변수다. 보통 탐구 영역은 선택과목이 다양해 EBS 현장교사단도 출제 경향을 브리핑하지 않고 입시업체도 분석하지 않아 채점 결과가 나와야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를 알 수 있다. 이 격차에 따라 정시모집 지원의 유불리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이번 수능에서는 탐구 영역 중 사회탐구를 2과목 전부 혹은 1과목 선택한 수험생이 전체 지원자의 77.3%에 이른다. 지원자가 많이 몰린 사회탐구 과목이 다른 과목보다 쉽게 출제됐다면 고득점자가 많을 것이고 국어, 수학 영역의 아쉬운 점수를 충분히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다른 과목 선택자는 아무리 대학에서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고 해도 점수 격차를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지난해보다 국어와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국어와 영어 영역은 의도적으로 꼬아 낸 초고난도 ‘킬러 문항’이 없었는데도 ‘불수능’이라고 평가됐던 2024학년도 수준이었다는 분석이다.지난해보다 재학생이 크게 늘고 최상위권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줄어 표준점수 최고점도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 수험생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표준점수는 어려울수록 높게 나온다.● 국어, 복합 관계 파악 변별력 높여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이었던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는 평가였다. 교사들은 2024학년도(150점) 수준은 아니라고 했지만 수능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 사이에서는 2024학년도만큼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특히 일부 입시학원 가채점 조사에서 국어 영역은 1등급 구분점수가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2024학년도에 근접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EBS 수능 교재에서 공통과목 중 독서는 4개 지문 모두, 문학은 8개 작품 중 3개가 연계됐음에도 수험생 집단 차이로 체감 난도가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서는 지문에서 단편적인 개념 의미뿐 아니라 개념과 개념 간 종합적 관계를 파악하게 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나와 변별력을 높였다.열팽창 현상을 소재로 한 지문을 제시한 뒤 열팽창 계수와 곡률, 휨 민감도, 반응 완료 시간 등 의미를 파악해 보기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12번 문제(홀수형 기준)가 고난도였을 것으로 분석됐다. EBS 수능 교재에 나오는 지문을 활용했다지만, 수험생들은 과학기술 지문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EBS 국어 대표강사인 한병훈 충남 덕산고 교사는 “과다한 추론을 요구하지 않고 지문에 명시적으로 근거가 있어 ‘킬러 문항’이라고 할 수 없다”며 “해당 유형은 9월 모의평가에서도 나왔다”고 말했다.● 수학, 공통과목 어렵게 출제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지만 현재의 통합형 수능이 치러진 2022학년도 이후 가장 어려웠던 2024학년도(표준점수 최고점 148점) 수준만큼은 아니라는 분석이다.공통과목인 수학Ⅰ과 수학Ⅱ에서 좀 더 어려운 문제를 출제해 최상위권과 상위권의 변별력을 갖추려 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EBS 수학 대표강사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함수 극한 성질을 이용해 함수를 추론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수학Ⅱ 21번이 가장 어려운 문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4학년도에 가장 어려웠던 문항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그 정도 수준은 아니고, 사교육에서 배운 스킬보다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의 그래프 추론 문제인 수학Ⅰ 22번도 계산량이 많고 상위권을 변별할 것이라는 평가다.9월 모의평가에서는 선택과목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3점에 불과했는데 이번 수능에서는 이를 조정하면서도 인문계열이 주로 택하는 확률과 통계를 좀 더 어렵게 출제하고, 자연계열이 많이 보는 미적분은 약간 평이해 선택과목 간 점수차를 줄이려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탐구영역 점수 따라 정시 유불리 갈려영어 영역도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역대 최저는 2024학년도의 4.7%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1등급 비율이 3% 후반대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상대평가일 때보다 1등급(4%) 비율이 낮은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 영역이 평이하게 출제되면 문제없지만 1등급 비율이 낮으면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올해 수능에서는 탐구영역도 변수다. 보통 탐구영역은 선택과목이 다양해 EBS 현장교사단도 출제 경향을 브리핑하지 않고 입시업체도 분석하지 않아 채점 결과가 나와야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를 알 수 있다. 이 격차에 따라 정시모집 지원의 유불리가 달라질 전망이다.특히 이번 수능에서는 탐구영역 중 사회탐구를 2과목 전부 혹은 1과목 선택한 수험생이 전체 지원자의 77.3%에 이른다. 지원자가 많이 몰린 사회탐구 과목이 다른 과목보다 쉽게 출제됐다면 고득점자가 많을 것이고 국어, 수학 영역의 아쉬운 점수를 충분히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다른 과목 선택자는 아무리 대학에서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고 해도 점수 격차를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김소영 기자 ksy@donga.com}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수험생들은 모든 과목이 다소 어려웠고, 특히 탐구 과목이 까다로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N수생(수능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인 최모 씨(24)는 13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 수험장에서 수능을 마치고 기자와 만나 “한국지리와 사회·문화를 선택했는데 ‘사탐런’에 대비해 변별력을 높이려고 했는지, 난도가 높다고 느꼈다”며 “구체적 수치를 알아야 풀 수 있는 등 지엽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출제돼 좀 더 꼼꼼하게 공부했어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탐런은 자연 계열 학생들이 고득점을 노리고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서울 종로구 동성고 3학년 안준서 군은 “생활과 윤리에서 헷갈리는 선지가 굉장히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은 없었지만 국어 수학 영어 등 과목이 전반적으로 어렵게 느껴졌다는 반응이 많았다. 재수생 안모 씨(19)는 “모든 과목이 다 어려웠다. 특히 국어 선지가 많이 헷갈려서 어렵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 인천외고 3학년 봉근우 군도 “국어가 평상시보다 어려웠다. 특히 독서 지문 난도가 높았다”고 했다. 서울 성동구의 한 고교 3학년 김모 양은 “손도 못 댈 정도로 어려운 문항이 특별히 생각나지 않는 걸 보면 ‘킬러 문항’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도 “막히는 문제들이 많아 쉽지 않은 수능이었다”고 전했다.평소에 수월하다고 느꼈던 유형이 까다롭게 출제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울 중구 성동고 3학년 강태윤 군은 “영어 앞부분에 배치된 문제들은 원래 쉽게 풀었는데, 이번에는 보기가 헷갈려서 어렵게 느껴졌다”고 했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