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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와 한국전력이 세계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초전도 전력망 구축에 나선다. 인공지능(AI) 시대 전력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전력 효율을 크게 높인 차세대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 것이다. 그동안 전력망 건설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주민 반대를 줄이고 건설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축구장 4개 크기 변전소, 10분의 1로LS전선과 LS일렉트릭은 10일 한국전력과 ‘데이터센터용 초전도 전력망 구축’을 위한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LS전선과 LS일렉트릭이 세계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초전도 솔루션을 출시한 뒤 1년 만에 국내 상용화 사업에 나선 것이다. 세 회사는 국내 초전도 전력망을 늘리고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초전도 전력망은 전기 저항이 0인 초전도체를 이용해 전기를 전송하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영하 196도에서 전기 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 현상을 응용한 기술이다. 보통 전기는 송전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발생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송전할 때 전기를 초고압으로 만들어 보낸다. 물줄기가 약할 때보다 강할 때 주변에 흘리지 않고 멀리 보낼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하지만 고전압 전기를 보내려면 그만큼 많은 케이블과 이를 뒷받침할 대규모 변전소가 필요하다. 반면 초전도 케이블을 이용하면 고전압이 아니어도 전력 손실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이전에는 154kV(킬로볼트)로 변환해야 했던 것을 23kV로도 보낼 수 있다. 초전도 케이블 한 가닥은 일반 케이블 대비 최대 10배의 전력을 송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축구장 3, 4개 크기인 대형 변전소를 10분의 1 크기의 소형 스테이션으로 대체할 수 있다. LS와 한전은 2019년 ‘꿈의 케이블’이라고 불리던 초전도 케이블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초전도 케이블을 변전소 안에 설치하는 사업부터 시작해 변전소와 변전소를 연결하는 수준으로 기술을 고도화했다. 이번에는 데이터센터와 변전소를 잇는 단계로 진화했다. 한전 변전소에서 23kV 전압의 전기를 초전도 스테이션으로 보낸 뒤 그곳에서 같은 전압으로 데이터센터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한전은 초전도 시스템 기술 검증과 관련 제도 정비를 담당한다. LS전선은 초전도 케이블 설계와 생산을, LS일렉트릭은 이상 전류를 통제하는 전류제한기 등 전력 설비 공급을 맡게 된다.● AI 데이터센터 요구로 사업 추진LS전선 등 세 회사는 민간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의 요구가 쏟아지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용 초전도 전력망 구축 사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전기가 많아 자체 변전소를 만드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 된다”며 “특히 주변에 아파트 단지라도 하나 있으면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 전력망 효율화는 기업들이 해결해야만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보통 데이터센터 1개가 쓰는 전력 사용량은 4인 가구 기준 6000가구가 사용하는 규모와 같다. 이것도 일반 데이터센터 기준으로, AI 경쟁이 치열해지며 필요한 전력량은 훨씬 더 커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7년까지 AI 데이터센터의 40%가 전력 때문에 문제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용 초전도 전력망 구축이 속도를 내면서 국내 AI 산업도 인프라 확장에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주민 기피시설로 꼽히던 변전소를 소형 스테이션으로 대체해 주민 반대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를 만들어 놓고도 변전소가 없어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전력 산업을 대표하는 세 기업이 함께 세계 최초로 데이터센터용 초전도 전력망 구축에 나서 대용량 전력망 시장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는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역대 갤럭시 스마트워치 중 가장 얇은 갤럭시 워치8 시리즈 신제품(사진)을 공개했다. 갤럭시 워치8은 제품 내부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고 단위 면적당 부품이 차지하는 공간인 부품 집적도를 30% 높여 두께가 전작 대비 11% 얇아졌다. 밝기는 50% 향상된 3000nit(니트·1니트는 촛불 하나 밝기)다. 밝은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환경에서도 워치 디스플레이를 보다 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이번 갤럭시 워치8 시리즈는 하드웨어 혁신을 바탕으로 부품부터 외관까지 전면 재설계했다”고 소개했다. 수면, 식이, 운동 등 건강과 관련한 개인화 기능도 강화됐다. ‘러닝 코치’는 사용자의 달리기 수준을 분석해 맞춤형 운동 계획을 수립하고 실시간 코칭을 해준다. ‘투게더’는 주변 사람과 경쟁하며 운동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기능이다. ‘항산화 지수’ 기능을 활용하면 항산화 성분인 ‘카로티노이드’ 수치를 5초 만에 측정해 보여준다. 이 밖에 심혈관에 가해진 스트레스 정도를 나타내는 ‘혈관 스트레스’, 사용자의 최근 3일간 수면 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취침 시간을 제안해주는 ‘취침 시간 가이드’ 등이 있다. 갤럭시 워치8 시리즈에는 워치 시리즈 최초로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탑재됐다. “300칼로리 트레이닝 운동 시작해 줘”와 같은 음성 명령으로 손쉽게 각종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갤럭시 워치8은 블루투스 모델 기준 44mm가 45만9000원, 40mm가 41만9000원이다. 갤럭시 워치8 클래식은 46mm 크기에 56만9000원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 AI연구원은 9일 의료용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 패스(EXAONE Path) 2.0’을 공개했다. 지난해 8월 선보인 1.0 모델보다 고품질 데이터를 학습해 보다 정밀하게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이다. 앞으로 개인 맞춤형 치료와 신약 개발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엑사원 패스 1.0 모델은 진단 과정에서 촬영한 전체 이미지를 수천 조각으로 쪼갠 ‘패치’ 단위로 분석했다. 이 경우 특정 세포나 조직에 집중하면서 오히려 예측 정확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2.0 모델은 전체 이미지까지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WSI)라 불리는 이 데이터는 방대한 양의 세포와 조직 구조 정보를 담고 있어 예측 정확도가 올라갔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패스 2.0으로 폐암, 직장암, 대장암 등 주요 암의 변이 예측을 한 결과 정확도가 78.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LG가 주요 벤치마크를 토대로 비교한 결과, 미국 하버드대 의대(75.5%)나 마이크로소프트(70.7%)에서 만든 AI 모델보다 더 높은 수준을 보였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패스 2.0이 고품질 데이터 1만 장 이상을 학습해 값비싼 유전체 검사 없이 이미지 분석만으로도 유전자 변이를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민 LG AI연구원 AI비즈니스팀 리더는 “엑사원 패스 2.0을 활용하면 2주 이상 걸리는 유전자 검사 소요 시간을 1분 이내로 단축해 암 환자의 치료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사나 제약사가 어떤 유전자에서 변이가 발생했는지 빠르게 확인해 여기에 맞는 표적 치료제를 찾아낼 수 있다. LG AI연구원은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의 황태현 교수 연구팀과 함께 엑사원 패스 2.0 모델을 기반으로 한 의료용 AI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질병 조기 진단과 개인 유전자에 맞는 치료법 개발, 치료 효과 예측 고도화 등 AI를 통한 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 시대를 여는 것이 목표다. 황 교수는 “우리가 개발하는 AI 플랫폼이 실제 환자 진료 및 치료에 도움이 되고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혁신하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는 9일(현지 시간) 역대 갤럭시 스마트워치 중 가장 얇은 갤럭시 워치8 시리즈 신제품을 공개했다.갤럭시 워치8은 제품 내부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고 단위 면적당 부품이 차지하는 공간인 부품 집적도를 30% 높여 두께가 전작 대비 11% 얇아졌다. 밝기는 50% 향상된 3000nit(니트·1니트는 촛불 하나 밝기)다. 밝은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환경에서도 워치 디스플레이를 보다 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이번 갤럭시 워치8 시리즈는 하드웨어 혁신을 바탕으로 부품부터 외관까지 전면 재설계했다”고 소개했다.수면, 식이, 운동 등 건강과 관련한 개인화 기능도 강화됐다. ‘러닝 코치’는 사용자의 달리기 수준을 분석해 맞춤형 운동 계획을 수립하고 실시간 코칭을 해준다. ‘투게더’는 주변 사람과 경쟁하며 운동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기능이다. ‘항산화 지수’ 기능을 활용하면 항산화 성분인 ‘카로티노이드’ 수치를 5초 만에 측정해 보여준다. 이 밖에 심혈관에 가해진 스트레스 정도를 나타내는 ‘혈관 스트레스’, 사용자의 최근 3일간 수면 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취침 시간을 제안해주는 ‘취침 시간 가이드’ 등이 있다.갤럭시 워치8 시리즈에는 워치 시리즈 최초로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가 탑재됐다. “300칼로리 트레이닝 운동 시작해 줘”와 같은 음성 명령으로 손쉽게 각종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갤럭시 워치8은 블루투스 모델 기준 44mm가 45만9000원, 40mm가 41만9000원이다. 갤럭시 워치8 클래식은 46mm 크기에 56만9000원이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8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 W5동 지하 3층 기계실. 길이 6m 크기의 냉각기(칠러) 8대가 분주히 돌아가며 냉각수를 만들고 있었다. 여기서 만든 냉각수가 배관을 통해 건물 곳곳으로 흘러 들어가 내부 팬을 통해 시원한 바람을 내보내는 것이다. 낮 최고 기온 37도를 찍은 폭염 날씨에도 LG사이언스파크 W1부터 W6까지 6개 동은 이곳 냉각기 덕분에 시원하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축구장 25개 크기의 LG사이언스파크 부지 내 26개 연구동은 냉난방공조(HVAC)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에게 1년 365일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며 “냉방, 난방, 공기정화 등 공기 질을 관리하는 솔루션 전반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여 유기적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고 회사가 핵심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 HVAC 기술을 소개했다. LG전자가 LG사이언스파크를 관리하는 HVAC 현장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VAC 사업을 이끄는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부사장)은 “HVAC 전체 시장 성장률보다 2배 빠른 ‘압축 성장’을 달성하겠다”며 “특히 인공지능(AI) 시대 수요가 늘어나는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 수주 규모를 지난해 대비 3배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2030년 HVAC 사업 매출 20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 인사이츠에 따르면 세계 HVAC 시장은 2034년까지 연평균 5.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이 수치의 2배인 매년 10%대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데이터센터에 활용되는 냉각수 분배 장치(CDU) 실물도 공개했다. 차가운 물이 흐르는 금속판을 서버에 부착해 과열을 막아주는 장치다. LG전자 관계자는 “서버가 과열되면 90∼110도까지도 오르는데 이를 60도 수준으로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며 “열이 발생하기 전부터 전력 소모량이 갑자기 늘거나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여기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소개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위해 방미 중인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7일(현지 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을 만나 자동차와 철강 등에 부과된 품목별 관세 인하를 공식 요청했다. 정부는 미국에 제조업 협력 확대 방안을 제시하는 등 이달 말까지로 연장된 상호관세 유예 기한까지 협상에 총력을 다해 국내 기업들의 수출 타격을 최소화할 방침이다.8일 산업부는 여 본부장이 미국의 상호관세 서한 발표 직후 러트닉 장관을 만나 미국의 대한(對韓) 관세 조치를 완화하기 위한 한미 간 제조업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여 본부장과 러트닉 장관은 9일에도 다시 만나 추가 협의를 진행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양국 간 제조업 협력이 무역의 확대 균형을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자 상호호혜적으로 미국의 관세 조치를 상쇄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을 피력했다”고 전했다.여 본부장은 러트닉 장관에게 양국의 제조업 협력이 빠른 시일 내에 구체화되고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한미 간 최종 합의에 품목관세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의 주요 대미(對美) 수출품인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는 25%, 철강·알루미늄에는 50%의 품목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7일 본인의 소셜미디어에 “(상호관세는) 품목별 관세와 별도로 부과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품목별 관세에 미국이 적용 연기를 발표한 상호관세가 합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이에 한국무역협회(KITA)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행정명령 원문을 분석한 뒤 미국이 적용 연기를 발표한 상호관세는 자동차와 철강 제품 등 이미 부과되기 시작한 품목별 관세에 추가로 더해지지는 않는다는 해석을 내놨다.다만 철강·알루미늄에서 파생된 제품의 경우 해당 철강의 사용 비율에 따라 상호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어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완제품에서 철강과 알루미늄이 사용된 비율은 50%의 품목관세를 적용받지만, 나머지 비율에 대해서는 25% 상호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냉장고를 미국으로 수출할 경우 냉장고에 사용된 철강·알루미늄 비율에 따라 이 부분에는 50% 품목관세가, 나머지 부분에는 25% 상호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미국이 상호관세 유예 기간을 연장했지만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실상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며 “상호관세 발효일이 한 달 미뤄졌을 뿐 부과한다는 사실과 세율은 변한 게 없어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당장 10% 보편관세만으로도 2분기(4∼6월) 기업들의 실적에 큰 손실을 끼쳤다. 여기에 상호관세와 반도체 품목관세까지 더해지면 한국 산업계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정부가 적절한 협상 카드를 제시해 미국발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하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이 2분기(4∼6월) 증권가 기대치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다른 배터리 기업인 SK온 역시 2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실적이 ‘반등’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GM 실적 반등에 영업이익 반등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영업이익이 49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0% 늘었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5조5654억 원으로 9.7% 감소했다. 매출은 줄되 이익이 크게 늘어난 수익성 중심의 실적 개선이다. 영업이익은 특히 6일 기준 증권가에서 추정치로 내놨던 3150억 원을 56.3% 웃돌았다. 매출 감소는 유럽 실적이 부진한 결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영업이익 측면에서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낸 데는 북미 시장에서의 성과가 기대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판매 선전이 컸다. GM은 2분기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74만6588대를 판매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이 중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GM 전기차는 4만6280대 판매돼 증가율이 111.0%에 달했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관세 25%를 부과하며 현지 완성차 업체들이 수혜를 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GM 관련 실적이 이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배터리업계는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세액공제(AMPC)를 제외하고도 영업이익 14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2023년 4분기(10∼12월) 이후 6개 분기 만이다. AMPC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생산량에 비례해 배터리 제조사들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3사가 지난해 수령한 AMPC 보조금은 합계 1조8000억 원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북미 시장은 값싼 중국산 배터리 진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판매량이 늘수록 다른 지역보다 수익성이 좋다”며 “특히 AMPC를 제외하고도 이익을 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북미 실적에 희비 엇갈린 ‘K배터리’최근 국내 배터리 3사의 실적은 북미 시장에서의 성과에 좌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둔 SK온도 현대자동차그룹의 북미 사업 확대로 2분기 적자 폭을 줄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3월부터 본격 가동하며 전기차 생산에 나서기 시작했다. SK온은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유일한 기업으로 전체 매출의 50% 이상이 현대차그룹에서 발생한다. 송윤주 KB증권 연구원은 “3, 4월 SK온의 공장 가동률은 100%로 추정된다”며 “3분기(7∼9월)까지도 미국 설비를 90% 이상 가동할 시 적자가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삼성SDI는 증권사들이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주력 고객사인 BMW와 스텔란티스의 부진 탓이 크다. 삼성SDI는 상대적으로 북미에서의 파트너십과 현지 공장 규모가 작다. 다만 최근 미국에서 발효된 감세안은 하반기(7∼12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이 법에 따르면 그동안 전기차 구매 시 지급했던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세액공제는 9월 말까지만 유지되고 폐지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및 감세(減稅)안 통과에 따라 한국, 대만, 일본 3국 반도체 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각국 기업들이 미국 내에 얼마나 제조 기반을 뒀는지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진 것이다. 특히 일본은 TSMC 신공장 건설이 연기되는 등 그동안 추진하던 반도체 산업 부흥에 ‘빨간불’이 켜졌다.● 관세에 흔들리는 日 반도체 부흥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 TSMC가 일본 내 두 번째 공장 건설을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TSMC가)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 공장 확장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2월 해외에서 수입하는 반도체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가시화된 내용은 없지만 업계에선 하반기(7∼12월) 중 관련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TSMC 공장 유치는 일본이 꿈꿔 온 반도체 부활의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일본 정부는 TSMC가 구마모토현에 짓는 1공장을 위해 전체 투자금의 약 40%인 4760억 엔(약 4조5000억 원)을 지원했다. 12∼28나노(nm·1nm는 10억분의 1m) 반도체를 생산하는 1공장은 지난해 말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TSMC는 6, 7나노 수준의 첨단 공정인 2공장을 올 초 착공해 2027년 가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7월 현재까지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WSJ는 “2공장 건설이 더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TSMC 유치와 함께 일본 반도체 부활의 양대 축으로 꼽히던 라피더스에 대한 우려도 크다. 라피더스는 2022년 일본 정부 주도로 설립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연합으로 도요타, 소니, 키옥시아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피더스는 미국 빅테크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미국의 반도체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감세안에 韓·대만 화색 한국과 대만 역시 반도체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주요 공장이 미국 외부에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 다만 그동안 꾸준히 미국 내 공급망 확대에 나선 터라 일본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내에 각각 투자 규모 370억 달러(약 53조 원)와 38억7000만 달러의 첨단 반도체 공장 설립에 나선 상태다. 조 바이든 행정부 때 각각 47억4500만 달러, 4억58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약속받았다. TSMC는 지난해 말 650억 달러 투자에 대한 보조금 66억 달러를 받기로 했고, 트럼프 2기 출범 후 1000억 달러 추가 투자도 발표했다. 한국과 대만 반도체 기업들은 3일 미국 하원을 통과한 감세안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감세안은 2026년까지 미국 내 신규 공장을 착공하는 반도체 기업에 대해 35% 투자세액공제를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기존 공제율이 25%였는데 10%포인트 올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 공제와 보조금 혜택까지 고려하면 반도체 투자의 미국 쏠림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며 “투 트랙으로 전략을 짠 한국, 대만과 달리 자국 공급망에 치중한 일본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이른바 감세법안 통과로 한국, 대만, 일본 3국 반도체 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각 국가와 기업들이 미국 내 제조기반을 얼마나 뒀는지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지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 부활’을 꿈꾸던 일본은 TSMC 공장 건설이 연기되는 등 그동안 추진해온 자국 공급망 구축에 빨간불이 켜졌다.● 日 반도체부활 양대 축 흔들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 TSMC가 일본 내 두 번째 공장 건설을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TSMC는 대미 수출의 관세 리스크 때문에 일본보다 미국에서의 생산능력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2월 반도체 품목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재까지 가시화된 내용은 없지만 업계에선 하반기(7~12월) 중에는 관련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TSMC 공장 유치는 일본이 꿈꿔왔던 ‘반도체 부활’ 목표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일본 정부는 TSMC가 구마모토현에 짓는 1공장을 위해 전체 투자금의 약 40%인 4760억 엔(약 4조 5000억 원)을 지원했다. 12~28나노(nm·1nm는 10억분의 1m) 반도체를 생산하는 1공장은 지난해 말부터 가동에 들어간 상태다. TSMC는 이어 6~7나노 수준의 첨단 공정으로 업그레이드한 2공장을 올 초 착공해 2027년 가동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재 하반기에 접어들었는데도 삽도 못 뜨고 있다. WSJ은 “2공장 건설은 더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TSMC 유치와 함께 일본 반도체 부활의 앙대 축인 라피더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라피더스는 2022년 일본 정부 주도로 설립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연합으로 도요타, 소니, 키옥시아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관세로 라피더스의 반도체 양산 및 수출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라피더스는 미국 빅테크에 첨단 반도체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관세 부과 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美 공장 ‘투트랙’으로 리스크 상쇄 韓·대만한국과 대만 역시 반도체에 관세가 부과되면 현재 기업들의 주요 공장이 미국 바깥에 있기 때문에 타격을 입는 게 불가피하다. 다만 주요 기업들이 오래전부터 미국 공급망을 확대해 온 만큼 일본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투자규모 370억 달러(약 53조 원), 38억7000만 달러의 첨단 반도체 공장 설립에 나선 상태다. 조 바이든 행정부 때 각각 47억4500만 달러, 4억58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약속받았다. TSMC는 지난해 말 650억 달러 투자에 대한 보조금 66억 달러를 받기로 했고 트럼프 2기 출범 후 1000억 달러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3일 미 하원을 통과한 감세법안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는 이름의 이 법안은 2026년까지 미국 내 신규 공장을 착공하는 반도체 기업에 대해 35% 투자세액공제를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기존 제도는 25%였는데 이보다 10%포인트 올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1000억 달러 투자하면 350억 달러를 돌려준다는 것인데 여기에 보조금 혜택까지 고려하면 미국 투자 쏠림 현상은 심화될 것”이라며 “투 트랙으로 전략을 짠 한국, 대만과 달리 자국 공급망에 치중했던 일본의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8일(현지 시간) 상호관세 유예 시한 종료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과 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영국에 이은 두 번째 관세 합의로, 대미(對美) 흑자 규모가 큰 아시아 국가들 중에선 첫 번째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트남산 수입 상품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는데 이는 올 4월 글로벌 상호관세 발표 때 책정됐던 관세율(46%)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다만 미국은 환적 상품(제3국이 베트남을 통해 수출하는 상품)의 관세를 베트남산 수입품의 2배인 40%로 책정하는 등 대중(對中) 견제 조치를 이어갈 계획임을 강조했다.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도 이 같은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韓에 대중 견제 동참 요구할 듯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베트남은 미국에 수출하는 모든 상품에 20%의 관세를 지불하고, 모든 환적에 대해서는 40%의 관세를 지불하기로 했다”며 “그 대신 베트남은 미국에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고, 우리는 관세 없이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이날 입수해 보도한 양국의 초안 성명에 따르면 베트남은 자국 농산물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는 한편, 수출 시 원산지 규정을 강화해 환적도 줄이기로 했다. 또 80억 달러 규모의 보잉 항공기 50대를 구매하고, 지식재산권 침해 등 비관세 장벽도 해소하기로 약속했다. 폴리티코는 “특히 환적은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 문제로 생각하는 사항”이라며 “그간 중국이 베트남을 통해 미국에 수출함으로써 높은 관세를 회피해 온 걸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대중 무역 규모가 큰 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대중 견제 동참과 더불어 비관세 장벽 완화를 요구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미국 정부와 기업들은 아시아 국가들의 디지털, 농산물 등의 분야와 관련된 비관세 장벽 문제를 거론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역협상이 예상보다 진척이 더딘 가운데 미국은 속도전에 나서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날 마이클 폴켄더 미 재무부 부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다음 주에 많은 (무역) 합의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협상이 실질적으로 진척되지 않은 나라들의 관세율도 다음 주에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일방적으로 관세율을 정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WSJ는 “올 4월 트럼프 행정부는 90일 안에 90개 나라와 협상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이뤄진 건 두 건뿐”이라며 “빠른 결과를 기대했던 일본, 한국 등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그만큼 각국이 자국 산업과 정치, 중국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베트남 진출 韓 기업들 ‘환적 관세’ 우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 기업들은 베트남산 대미 수출품 관세가 20%로 낮춰진 데 대해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베트남에 가전, TV, 스마트폰 등의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을 베트남에서 만들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20% 관세가 부담스럽지만 최악은 면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환적 관세 40%가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해 안도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한국 기업들이 국내나 중국에서 부품을 조달해 베트남에서 완성품을 만드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환적 관세의 영향이 어떻게 튈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5월 기준 베트남은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의 수출이 많은 국가다. 한편,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주말(5∼6일) 취임 후 두 번째 워싱턴 방문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말 미국을 찾아 새 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 면담을 진행한 지 약 일주일 만이다. 산업부는 여 본부장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과의 면담을 추진 중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사진)이 내년까지 회사 부채 8조 원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임직원들에게 제시했다. 영업이익 증대와 신용등급 상향 조정 역시 내년까지 해결해야 할 ‘3대 과제’로 꼽았다. SK이노베이션은 계열사인 SK온의 계속된 적자와 주력 사업인 정유, 에너지 등의 사업 부진이 계속되자 인사철이 아닌 5월 말 이례적으로 장 총괄사장을 신임 수장으로 임명하고 사업 재편에 나섰다.● 경영 정상화 나선 ‘에너지 공룡’2일 재계에 따르면 장 총괄사장은 최근 개최한 직원 대상 타운홀미팅(간담회)에서 2026년까지 △부채 8조 원 개선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조 단위 증대 △신용등급 투자 적격 달성 등 3대 과제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 3월 말 기준 SK이노베이션 부채는 75조 원으로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이 200%를 넘는다. 부채 가운데 이자 비용을 주로 발생시키는 차입금 규모가 50조 원이다. 이런 부채 탓에 올 3월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장 총괄사장의 목표는 차입금 규모를 지금보다 20%가량 줄여 이자 비용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이자 비용이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 조 단위로 발생하고 있다. 장 총괄사장이 간담회에서 “SK이노베이션 계열사들은 현재 사업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 기업가치 하락 등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한 이유다. 장 총괄사장이 다른 과제로 강조한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은 이자, 세금, 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의 영업이익으로 기업의 실제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는 정유, 에너지 등 본업의 경쟁력 회복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계열사 적자에 경기침체 직격탄 맞아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SK E&S와 합병하며 자산 규모 110조 원의 ‘에너지 공룡’으로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올 들어 주요 계열사들의 리스크가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위기 상황에 처했다. 가장 큰 리스크로는 배터리 사업을 하는 SK온이 꼽힌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해 잇달아 조 단위 투자에 나섰지만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SK온은 2021년 10월 분사 후 4년 연속 적자였다. 문제는 회사의 버팀목이었던 정유, 에너지 사업도 올 들어 실적이 흔들린다는 점이다. 올 1분기(1∼3월) SK이노베이션의 정유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3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9% 감소했다. 전체 회사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분기 6247억 원이던 게 올 1분기 영업손실 446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그동안 SK이노베이션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 방안으로 윤활유 계열사인 SK엔무브 상장이 꼽혔지만 중복 상장 논란에 계획이 무산됐다. 최근에는 보령LNG터미널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장 총괄사장은 SK스페셜티 매각 등 SK그룹 내 주요 리밸런싱(사업 재편)을 주도한 전략통”이라며 “내년까지 부채 8조 원 감소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만큼 앞으로 적극적인 자산 효율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국내 대기업 중 올 하반기(7∼12월)에 상반기(1∼6월)보다 투자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곳이 100곳 중 8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경제인협회가 국내 매출액 500대 기업(120곳 응답)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하반기 투자 계획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3%가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투자 규모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78.4%는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축소하겠다는 곳은 13.3%였다. 불확실한 국제 정세와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 대부분이 보수적인 투자 방향을 잡은 것이다. 기업들이 투자를 축소하려는 원인으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33.3%)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내수 시장 침체 지속’(25.0%), ‘고환율 등 외환·원자재 가격 상승 리스크’(14.6%) 등이 지적됐다. 반면 투자 확대에 나서겠다는 기업들은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변화 기대’(20.0%), ‘업사이클 진입 또는 업황 개선 기대’(16.7%)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한경협은 “기업들은 최근 수출 불확실성 확대와 내수 부진 장기화로 신규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하반기 투자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로는 ‘미중 등 주요국의 경기 둔화’(26.4%)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 심화’(23.6%)를 꼽는 기업이 많았다. 국내 투자 애로 사항으로는 ‘노동시장 규제·경직성’(18.6%), ‘세금 및 각종 부담금 부담’(18.1%) 등이 꼽혔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발전소 설비 교체 공사 입찰에서 담합한 사실이 드러난 효성과 LS일레트릭에 공정거래위원회가 1억52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2016년 6월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이 발주한 공사 입찰에서 투찰 가격을 사전 합의한 효성과 LS일레트릭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억5200만 원(잠정)을 부과했다고 2일 밝혔다.공단은 당시 발전소 주 보일러 전동기 전원, 제어, 계장신호 지상화 설치 및 440V 배전반 패널 교체 공사 입찰을 진행했다. 효성은 입찰 공고가 나기 전 이미 공단 임직원들과의 면담을 통해 낙찰자로 내정됐지만, 유찰과 저가 수주 방지를 위해 LS일레트릭에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효성과 LS일레트릭이 참여한 입찰에서 효성이 최종 낙찰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입찰 참여자가 발주처와 공모해 형식적 입찰을 거쳐 수주하는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제재와 별개로 공단과 효성, LS일레트릭의 임직원 등 8명은 형사재판도 받고 있다. 효성 관계자는 “향후 준법 및 윤리 교육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사진)이 내년까지 회사 부채 8조 원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임직원들에게 제시했다. 영업이익 증대와 신용등급 상향 조정 역시 내년까지 해결해야 할 ‘3대 과제’로 꼽았다. SK이노베이션은 계열사인 SK온의 계속된 적자와 주력 사업인 정유, 에너지 등의 경기 침체가 계속되자 인사철이 아닌 5월 말 이례적으로 장 총괄사장을 신임 수장으로 임명하고 사업 재편에 나섰다.● 경영 정상화 나선 ‘에너지 공룡’2일 재계에 따르면 장 총괄사장은 최근 개최한 직원 대상 타운홀미팅(간담회)에서 2026년까지 △부채 8조 원 개선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조 단위 증대 △신용등급 투자적격 달성 등 3대 과제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 3월 말 기준 SK이노베이션 부채는 75조 원으로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이 200%를 넘는다. 부채 가운데 이자 비용을 주로 발생시키는 차입금 규모가 50조 원이다. 이런 부채 탓에 올 3월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장 총괄사장의 목표는 차입금 규모를 지금보다 20% 가량 줄여 이자 비용 발생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이자 비용이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 조 단위로 발생하고 있다. 장 총괄사장이 간담회에서 “SK이노베이션 계열사들은 현재 사업 수익성과 재무구조 악화, 기업가치 하락 등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한 이유다. 장 총괄사장이 다른 과제로 강조한 감가상각전 영업이익은 이자, 세금, 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의 영업이익으로 기업의 실제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는 정유, 에너지 등 본업의 경쟁력 회복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계열사 적자에 경기침체 직격탄 맞아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SK E&S와 합병하며 자산규모 110조 원의 ‘에너지 공룡’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올들어 주요 계열사들의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위기 상황에 처했다.가장 큰 리스크로는 배터리 사업을 하는 SK온이 꼽힌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북미·유럽 시장을 겨냥해 잇달아 조 단위 투자에 나섰지만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SK온은 2021년 10월 분사 후 4년 연속 적자였다. 문제는 회사의 버팀목이었던 정유, 에너지 사업도 올 들어 실적이 흔들린다는 점이다. 올 1분기(1~3월) SK이노베이션의 정유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3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9% 감소했다. 전체 회사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분기 6247억 원이던 게 올 1분기 영업손실 446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그동안 SK이노베이션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 방안으로 윤활유 계열사인 SK엔무브 상장이 꼽혔지만 중복상장 논란에 계획이 무산됐다. 최근에는 보령LNG터미널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장 총괄사장은 SK스페셜티 매각 등 SK그룹 내 주요 리밸런싱(사업 재편)을 주도한 전략통”이라며 “내년까지 부채 8조 원 감소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만큼 앞으로 적극적인 자산 효율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HS효성그룹은 지난달 30일 창립 1주년을 맞아 서울 마포구 본사에서 기념행사(사진)를 개최했다고 1일 밝혔다. 행사 현장에는 전 세계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했고 나머지 20여 개 사업장 구성원들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여러분 모두가 HS효성의 경영자이자 창업자”라며 “창업가 정신(파운딩 스피릿)을 가슴에 품고 더 큰 역사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19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동원 F&B 유제품 공장. 멸균, 발효 과정을 마친 ‘덴마크 우유’ 요구르트가 플라스틱 병에 쉴 새 없이 포장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시간당 1만∼2만 개, 하루 35만 개의 요구르트가 생산된다. 요구르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고 135도까지 올라가는 초고온 살균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어 15초 만에 온도를 40도로 낮춰 유산균을 배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최종 출하 때는 4도까지 온도를 낮춰야 한다. 현장에서 만난 권오근 공장장은 “유제품을 만들려면 고온과 저온을 빠르게 오가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공정이 틀어지면 제품 품질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동원이 135도부터 4도까지 온도 제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데는 지난해 10월 도입한 LG전자의 냉난방공조(HVAC) 장비 냉각기(칠러)의 역할이 크다. 냉난방공조 기술은 유제품 등 신선식품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에서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LG전자가 30일 노르웨이 냉난방공조 기업 OSO 인수를 발표하는 등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AI 시대 ‘해결사’로 부상한 HVAC냉난방공조는 실내 공간의 온도, 습도를 조절해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기술이다. 특히 AI용 데이터센터 관리에 꼭 필요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AI는 막대한 데이터 연산이 요구돼 이전의 데이터센터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내 서버 발열을 제때 잡지 못하면 기능 장애를 일으키고 천문학적인 손실이 날 수 있다. 여기서 주목받는 기술이 기존의 공(空)랭식을 보완하는 ‘수(水)랭식’ 냉난방공조다. 수랭식은 액체를 활용하기 때문에 분자 밀도가 높고 열전도율이 뛰어나 기존 공랭식보다 더 빨리 열을 식힐 수 있다. 서버에 냉각판을 부착하고 냉각수를 흘려보내는 냉각수분배장치(CDU)가 대표적이다. 동원 F&B 공장도 유제품이 담긴 용기를 차가운 액체 냉매로 식히는 수랭식을 활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AI 데이터센터용 CDU 기술 개발을 마치고 실제 현장에 적용해 검증하고 있다. 냉난방공조는 전 세계 탈탄소 기조와 맞물려 수요가 늘고 있다. 최신 장비일수록 더 높은 에너지 효율을 내고 냉매도 친환경 제품을 쓰기 때문이다. 동원 관계자는 “LG전자와 손잡고 지난해부터 전국 6개 사업장에 최신 냉난방공조 설비를 도입했다”며 “그 결과 나무 17만 그루를 심는 효과에 해당하는 연 1000t 이상의 탄소 감축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앞다퉈 공조시장 뛰어드는 기업들 국내 주요 전자 기업들은 냉난방공조를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삼고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5월 2조4000억 원을 들여 유럽 최대 중앙공조 기업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했다. 플랙트그룹은 데이터센터, 공항, 쇼핑몰 등 중앙공조에 특화된 기업이다. 시스템에어컨 등 개별 공조에 치중해 오던 기존 삼성전자의 한계를 M&A로 보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2026년 냉난방공조 매출 10조 원 돌파를 목표로 삼고 있다. 지난해 11월 신설된 냉난방공조 사업부(ES사업본부)의 올 1분기(1∼3월) 매출은 3조5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했다. LG전자는 이날 노르웨이 프리미엄 온수 솔루션 기업 OSO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ES본부 신설 후 단행한 첫 M&A다. OSO는 냉난방공조 가운데 온수 저장(스토리지) 부문 유럽 선두 기업이다.수원=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한화그룹은 신속한 실행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미래를 향한 도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승연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위기는 더 강한 한화를 만드는 기회이며 말이 아닌 실행과 성과로 미래를 증명해야 한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윤리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각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방산, 해양, 금융, 기계 등 주요 사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 국격을 높이고 올해 민간 주도 누리호 4차 발사 등 새로운 도전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한화는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주 발사체부터 관측·통신위성, 탐사 등 전반을 아우르는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누리호 발사체 기술,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의 위성 기술이 대표적이다. 위성통신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스마트선박, 자율주행차 등이 안정적으로 통신하는 ‘초연결 사회’를 구축하고 관측 위성이 얻은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데이터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K9자주포와 천무 등 총 8조 원이 넘는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2023년 12월 3조4758억 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또 호주 육군의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장갑차량(IFV) 공급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레드백 129대를 공급하는 3조2000억 원 규모의 계약으로 미국, 영국, 독일 등 글로벌 선진 방산업체를 제친 결과다. 특정 국가를 목표로 개발한 수출형 장비가 계약에 성공한 것은 국내 처음이다. 한화오션은 한국 해군의 잠수함 건조사업(KSS-1)을 통해 처음으로 1200t급 잠수함(장보고-I) ‘장보고함’을 건조했다. 이후 1800t급 잠수함(장보고-Ⅱ), 3000t급 신형 잠수함(장보고-Ⅲ), 해외 수출 잠수함 등을 건조했다. 한화큐셀은 미국에서 북미 최대 규모의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했다. 총 3조4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달튼 태양광 모듈 공장을 기존 1.7기가와트(GW)에서 5.1GW로 증설하는 사업이다. 또 카터스빌에 잉곳·웨이퍼·셀·모듈을 각각 3.3GW 생산할 수있는 공장을 신설했다. 솔라 허브는 지난해 말 본격 가동을 시작해 한화큐셀의 미국 내 모듈 제조 능력은 총 8.4GW에 육박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성장동력을 확보하며 미래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SK이노베이션의 자원개발 자회사인 SK어스온은 동남아 주요 산유국 인도네시아에서 2개의 유망 광구를 연달아 낙찰받았다. 이번에 확보한 자바섬 인근 세르팡과 말루쿠 제도 인근 비나이야 광구는 면적을 합치면 서울시의 약 14배에 달한다. SK어스온은 인도네시아 석유·가스 관리청(SKK Migas)과의 생산물 분배계약을 공식 체결하며 광권을 확보했다.SK어스온의 이번 인도네시아 진출로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아우르는 동남아 클러스터링 전략이 한층 강화됐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15-2/17, 15-1/05 광구에서 연이어 원유를 발견했고 말레이시아에서도 SK427 및 케타푸 광구 운영권을 확보했다.SK이노베이션은 또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위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최근 싱가포르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BDC와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BDC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기가와트(GW) 규모의 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이다.아울러 SK이노베이션 E&S가 추진한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주도 해상풍력 프로젝트인 ‘전남해상풍력 1단지’가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 E&S는 전남 신안군에서 96㎿(메가와트)급 풍력발전기 10기를 가동, 연간 약 9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한다. 상업운전 개시 이후 일평균 발전량이 목표치를 안정적으로 달성하고 있으며 연간 약 24만 t의 탄소 저감 효과도 기대된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에너지솔루션은 미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일본 도요타그룹 무역상사 도요타통상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리사이클 합작법인 ‘GMBI’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4월에는 프랑스 1위 메탈 재활용 및 환경 서비스 기업 데리시부르그(DBG)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힌 바 있다. 두 합작법인 모두 사용 후 배터리 및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 스크랩을 검은 가루 형태의 중간 가공품 ‘블랙 매스’로 만드는 공장이다. 블랙 매스는 별도 처리 과정을 통해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 광물로 재생산된다. 소형 건설 장비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월 두산밥캣과 ‘소형 건설장비 배터리 팩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산밥캣 건설장비에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고 향후 다양한 제품에 확산할 계획이다. 북미 등 주요 시장 공략에서도 협력할 방침이다. 올해 1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5에서 미국 태양광 전기차 스타트업 앱테라모터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단독 공급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2031년까지 7년간 앱테라모터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4.4기가와트시(GWh) 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자율주행로봇 플랫폼 기업 베어로보틱스와 ‘배터리 셀 공급 계약 및 기술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글로벌 로봇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그동안 구형 반도체 중심으로 시장 장악력을 높인 중국이 첨단 반도체에서도 글로벌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반도체 장비 자립 등 미국 제재를 뚫기 위한 독자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투자 나서는 中 최대 반도체 펀드2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3440억 위안(약 65조4500억 원) 규모로 조성한 이른바 ‘빅펀드3’는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이 취약한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첫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연내 투자할 예정이다. 블룸버그는 “빅펀드3는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반도체 펀드”라며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걸쳐 투자 대상을 선별하기 위한 하위 펀드 3개도 조성했다”고 보도했다.빅펀드3는 지난해 출범한 제3차 국가직접회로 사업투자펀드(ICF)로 중국 정부가 조성한 세 번째 반도체 육성 기금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5년 단위로 빅펀드1(2014∼2018년), 빅펀드2(2019∼2023년)를 만들어 운영했다. 각각 1390억 위안, 2000억 위안으로 3차 펀드는 기존의 두 펀드를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빅펀드3가 가장 우선 순위에 둔 투자 대상은 현재 중국이 ‘병목 현상’을 겪는 기술 분야다. 대표적인 것이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다. EUV 노광장비는 반도체 웨이퍼에 미세회로를 그릴 때 쓰는 핵심 장비로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전 세계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이 첨단 공정에서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ASML이 독점 공급하는 이 장비는 미국의 대중 제재로 중국 반입이 막혔다. 대규모 기술 투자로 장비 대체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반도체 장비 시장부터 지각변동중국은 역대 최대 규모의 정부 펀드를 통해 삼성전자, TSMC와 맞먹는 첨단 반도체 제조 역량을 갖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에선 중국의 7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첨단 반도체 분야 기술을 한국, 대만의 약 5년 전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그 격차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빅펀드3가 본격 투자를 집행하면 미국, 일본, 네덜란드가 장악한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의 지각변동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8대 공정 중 식각, 증착에 강점을 갖는 중국 나우라는 2023년 매출액 기준 글로벌 8위로 처음 10대 장비사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는 6위로 상승했다. ASML 대항마로는 상하이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SMEE)가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국 특허당국에 EUV 노광장비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미국의 대중 제재가 결과적으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반도체 굴기’ 원동력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자 짐 켈러는 최근 일본 정보기술(IT) 매체 인터뷰에서 “지난 5년간 중국에 대한 제재 덕분에 중국의 기술 개발 속도가 5년은 빨라졌다고 본다”며 “반도체 싸움은 규제가 아니라 혁신을 통해 이기려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