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언

김태언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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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태언 기자입니다.

beborn@donga.com

취재분야

2026-05-24~202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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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일반5%
사회일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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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3%
  • JTBC-중앙홀딩스 등 5개社 대리인단 “올림픽-월드컵 중계권 협상 통해 손실 줄일 것”

    JTBC 등 중앙그룹 계열사 5곳의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판가름하기 위한 대표자 심문이 23일 열렸다.이날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오전 10시부터 중앙홀딩스, 중앙피앤아이, JTBC, 메가박스중앙, 콘텐트리중앙 등 5개사 대표자에 대한 심문을 각각 열었다. 대표자심문은 회생 절차를 개시할지 결정하기 위해 재정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듣는 자리다. 앞으로 약 10년간 벌어들일 영업이익으로 빚을 어느 정도 갚을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회생 절차가 개시된다.중앙홀딩스, 중앙피앤아이 대표자 자격으로 출석한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은 심문을 마친 뒤 “죄송하다. 법원의 판단을 성실하게 따르겠다”고 했다. 사주 일가 사재를 출연하는지 묻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5개사 대리인단은 “(심문에서) 부채와 자산 현황을 주로 말했다. 사재 출연 얘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축구연맹(FIFA)과 (중계권 계약) 협상을 통해 향후 손실을 줄이고, 메가박스도 손실을 줄여보겠다”고 했다. 또 중계권 계약과 관련해서는 “쌍방 미이행 쌍무 계약 해지, 그것 때문에 들어갔다”고 했다.쌍방 미이행 쌍무 계약이란 계약의 양 당사자 모두에게 이행할 의무가 남은 계약을 말한다. 중앙그룹은 2026~2032년 열리는 동·하계 올림픽과 월드컵의 국내 중계권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북중미 월드컵 이후 남은 4개 대회의 경우 IOC와 FIFA가 아직 중계권을 제공하지 않아 서로에게 이행할 의무가 있는 상태다. 회생이 개시된 기업에 쌍방 미이행 쌍무 계약이 남은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를 해지할 수 있다.대표자 심문을 마친 법원이 회생 절차를 개시할지 여부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JTBC가 다른 4개사와 달리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하면서 JTBC에 대한 결정만 4개사와 별도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한편 중앙홀딩스 관계자는 이날 JTBC가 FIFA에 지급해야 할 월드컵 방송권료 일부를 예정대로 처리하지 못했다는 보도에 대해 “지금까지 계약에 의거해 순차적으로 잘 지급돼왔다”며 “향후 중계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JTBC 관계자 역시 “사실무근”이라며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했다.송혜미 기자 1am@donga.com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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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느낌 그대로, 할머니집에 온듯한 숙소”… 젊은 감각 더해지니 지역이 살아났다

    19일 강원 영월군 덕포시장 인근.낡은 단층 건물들이 이어지는 골목 사이로 깔끔하게 단장된 민박집이 눈에 들어왔다. 오래된 단독주택을 개조해 만든 ‘이달엔 영월 스테이’다. 옛집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 관광객들 사이에서 “할머니 집에 온 것 같은 숙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이 숙소는 정미나 ㈜영월청년들 대표(40·사진)가 2024년 12월 문을 열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정 대표는 2019년 육아휴직을 계기로 고향인 영월에 머물다가, 지역에 숙박시설이 부족하다는 데 착안해 창업에 도전했다.문제는 “조직생활을 오래 했던 터라, 홀로 사업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성장시키기 막막했다”는 것. 그러던 차에 2022년 한국관광공사의 ‘관광두레’ 사업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정 대표는 “관광두레를 통해 법인화 및 지역 네트워킹, 프로그램 기획 개발 등에서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을 수 있었다”며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업자들도 만나며 다양한 협업 기회도 얻었다”고 했다.‘관광두레’는 지역의 특색을 살린 관광사업체의 창업과 운영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2013년 시작됐다. 울산의 수제 마카롱 가게와 요트투어 업체, 부산의 K팝 댄스 교육 및 숏폼 제작업체, 강원 태백의 웰니스 여행업체 등 152개 지방자치단체의 개성 있는 주민사업체 1459곳을 지원해 왔다.지원을 받은 사업체는 지역 관광과의 연결점을 확대하며 선순환을 도모하기도 한다. 지역 정체성을 담은 식음료를 개발해 판매 중인 정 대표는 “지역 체험 콘텐츠도 만들어 상권이 청년 일자리와 주민들의 삶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주민사업체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는 ‘관광두레 PD’는 이 사업의 또 다른 축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선발한 이들은 올해 6월 기준 41개 지역에서 총 37명이 사업계획 수립, 상품 개발, 홍보·마케팅 등 사업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강원 태백시에서 활동하는 정수연 PD(38)도 그중 하나. 정 PD는 글램핑과 은하수 체험을 제공하는 ‘구문소힐링캠프’, 사슴 방목 체험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꿈꾸는목장’ 등 주민사업체 6곳을 발굴했다. 정 PD는 “태백은 천혜의 자연과 수도권과의 접근성 등 관광지로서의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주민사업체 중 2곳은 외지에서 이주한 청년들이 설립한 곳이다. 관광을 매개로 새로운 지역 정착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한국관광공사는 이처럼 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기존보다 지원 조건을 완화한 ‘2026 청년 관광두레 플러스 사업’을 새롭게 추진한다. 이달 30일 오전 11시까지 신규 사업체 100곳을 모집하는데, 선정되면 업체당 최대 2600만 원 규모의 경영 컨설팅과 시장 테스트, 법률·세무 자문, 홍보 마케팅 등을 지원한다. 명세원 한국관광공사 지역관광협력팀장은 “젊은 감각과 로컬 콘텐츠가 만나 지역 관광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세한 사항은 관광두레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영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18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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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길 꽉… 허남준이 보여준 ‘로맨스의 신세계’

    “제 역할이 이렇게 커진 게 처음이라, 다른 작품보다 오래 찍었는데도 빨리 끝난 것 같아 아쉬워요.” 20일 종영한 드라마 ‘멋진 신세계’는 올 상반기 깜짝 흥행작이다. 지난달 8일 공개 뒤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비영어쇼 부문 1, 2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란 후광도, K팝 스타도 없이 이룬 쾌거다. 이 드라마로 단번에 주목받은 배우 허남준(33)을 1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허 배우는 2019년 영화 단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스위트홈 2’(2023년) 등에서 조·단역을 맡아오다 ‘유어 아너’(2024년)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차근차근 눈도장을 찍어 오던 그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이번 드라마였다. 인기를 체감하냐는 질문에 허 배우는 단박에 “네” 라고 했다. 알아보는 사람의 수가 확연히 늘어난 데다, 평소 연락이 없던 쌍둥이 동생에게도 칭찬을 받았다고. 그는 “끝까지 멋있단 소린 안 하는데 재밌다고 하더라”라며 웃었다.‘멋진 신세계’는 조선 악녀의 영혼이 씐 무명 배우 신서리(임지연)와 악질 재벌 차세계(허남준)의 로맨스물. 차세계는 성격 파탄자지만, 신서리 앞에서만큼은 지질해진다. “빌어먹을 세상 따위 개나 줘버리고 나랑 두근두근하자!” 같은 대사도 소화해야 했다. 허 배우는 “오글거린단 생각보다는 ‘무조건 재밌게 하자’는 마음으로 다가갔다”며 “제 안에 있는 말투나 주변 친구들의 능글맞은 말투를 빌려와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으로 로맨스 남주 역을 꿰찼지만, 처음 대중에게 각인된 건 악역이었다. 첫 주연작 ‘유어 아너’에서 사이코패스 역을 맡았다. 그는 “선한 역과 악역의 얼굴을 모두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다”며 “대본을 읽자마자 떠오르는 연기는 웬만하면 피한다”고 했다.“현실 속 사람들은 감정을 숨기려고 하지 드러내려고 하지 않잖아요. 저는 감정을 감추려는 그 모습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든다고 생각해요.” 데뷔 7년 차에 맞이한 성공은 어떤 기분일까. 그는 “너무 행복하다”면서도 “아직 경험이 짧다”고 했다.“앞으로 살아가는 데에 있어 행복한 날도, 슬픈 날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너무 들뜨려고만 하지 않을 뿐, 이 행복을 즐기려 합니다. 최선을 다한 것에 비해 결과가 아쉬운 때가 와도 제 직업의 본질이 뭔지, 그것만 생각하려 해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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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동독 40년 독재 떠받친 비밀경찰 민낯

    1989년 동독과 서독을 갈라놓았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냉전 종식이 선언되고 세계는 환호했지만, 옛 동독 시민들 사이에 축적된 불신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당시 그들은 오랫동안 서로를 의심해왔다. 일상을 감시해 정부에 보고하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은 이들을 ‘슈타지(국가보안부)’라 불렀다. 40년 넘게 지속됐던 동독 공산독재 치하의 감시 체제 ‘슈타지’를 파헤친 책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2025년) 등으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저자의 2003년작으로, 이듬해 영국 최고 논픽션상인 새뮤얼 존슨상을 수상했다. 호주 저널리스트 출신이기도 한 저자는 이 책에서 전직 슈타지 요원들과 감시 아래 삶이 파괴된 피해자들을 인터뷰하며 국가의 폭력성을 고발한다. 슈타지는 정부가 통제를 유지하기 위해 둔 ‘내부 군대’였다. 이들은 시민 6.5명마다 한 명의 정보원이 있을 정도로 그 수가 많았고, 수단을 가리지 않고 인민 전체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알아냈다. 찾아오는 손님이 누구인지, 어디에 전화를 거는지, 심지어는 부인이 바람을 피우는지 아닌지까지 그들은 알고 있었다. 책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두루 다루는데, 특히 가해자들의 모습이 충격적이다. 한 정보원은 ‘누군가보다 한 수 위에 있다’는 치졸한 만족감에 감시에 임했음을 밝혔고, 저자가 만난 한 전직 슈타지 고위 간부는 “적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 감시한 것”이라며 여전히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피해자들 중 일부는 “독재 국가에 사니까 이건 그냥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체제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럼에도 책은 자신의 기억을 증언해 권력에 저항하는 피해자들의 현재를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강인함도 함께 조명한다. 그리고 묻는다. 국가는 개인의 삶을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지, 그 폭력 속에서 개인은 어떻게 존엄을 지켜낼 수 있는지를.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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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내게 韓문화는 글로벌 콘텐츠 아닌 원초적 감정에 가까워”

    7일 서울 종로구 연우소극장에서 연극 하나가 막을 내렸다. 10일 동안 진행된 작은 공연이었지만, 매회 만석을 이뤘던 작품의 제목은 ‘또 여기인가’. 이름도 생소한 이 초연작을, 관객 상당수는 작가에 대한 신뢰로 찾아왔다. 일본을 대표하는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坂元裕二·59·사진)가 썼기 때문이다.사카모토 작가는 2023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일본에선 이미 스타 작가였다.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도쿄 러브 스토리’(1991년)로 데뷔와 동시에 주목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년), ‘마더’(2010년),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2021년) 등 그가 쓴 드라마와 영화의 인기가 높다. 사실 그는 오래전부터 희곡을 써온 극작가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은 올 1월 출판사 ‘알마’가 희곡 ‘또 여기인가’를 출간하며 추진됐다. 작가의 팬인 안지미 알마 대표가 2018년 현지에서 공연된 작품의 희곡 번역을 제안했다고 한다. 최근 동아일보와 서면으로 만난 사카모토 작가는 “희곡은 일본에서도 쉽게 출판되는 게 아니라서 제안을 받고 놀랐다”면서 “해외 작품 번역은 그 나라 문화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 문화에 대한 경외도 커졌다”고 말했다.‘또 여기인가’는 오래된 주유소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은 주유소를 운영하는 젊은 점장 지카스기. 이복형 네모리가 찾아와 아버지의 의료사고 소식을 알리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쉬운 작품은 아니다. 사건보다 대화를 통해 인물들의 과거와 비밀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곳곳에 쉽게 이해되지 않는 행동과 말이 반복되기도 해, 관객은 꽤 오랜 시간 인물을 이해하지 못한 채 대화를 따라가야 한다. 영화 ‘괴물’ 등에서도 사용됐던 작법이다. 사카모토 작가는 이에 대해 “시작하자마자 등장인물 상이 설명되는 유형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으며,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물론 작품의 진입장벽이 높아진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현실과 아주 다른 방식으로 작품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현실에서 우리는 타인을 서서히 알아갑니다. 만나자마자 그 사람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건 결코 그 사람을 알게 된 게 아니죠. 그리고 타인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여지도 필요하고요. 저는 창작에 있어서 ‘이해하는 것’보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더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작가는 1990년대부터 낭독극과 단편 연극 대본을 여러 차례 썼다. ‘또 여기인가’는 그의 첫 장편 희곡으로, 오랜 친구의 의뢰를 받아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공연 연출가이기도 한 친구는 20대 때부터 술을 마실 때마다 ‘나를 위한 대본 한 편을 써달라’고 했다”며 “항상 귀찮게 여겼지만, 어느 날 밤 기분이 좋을 때 수락해 버리고 말았다”고 했다. 답은 장난스러웠지만, 사카모토 작가는 이미 희곡을 쓰는 걸 “평생의 업”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영상 작업을 주로 해오던 그에게 관객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연극의 큰 매력이었다. 이번에도 방한해 공연에 참석하려 했지만 새 원고 작업 때문에 오진 못했다고. 그는 “최근 벌어진 일 중 가장 아쉬웠다”며 “조만간 한국에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사카모토 작가는 한국에 대한 애정이 높은 편이다. 일단 홍상수 감독의 열렬한 팬이다. 또 여러 차례 한국과의 협업에 관심을 보여왔고, 올 4월엔 어머니와 한국을 여행하기도 했다. 한국과의 인연을 묻자 그는 옛날 이야기를 꺼냈다. “일곱 살 무렵 가족과 해수욕을 갔을 때예요. 휴게소에 들른 아버지가 실수로 한국 음악 테이프를 사신 거죠. 지금으로 치면 트로트라고 할까요? 설상가상 심한 교통 정체가 있었고, 저희는 6시간이 넘도록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한국어 노래를 반복해서 들어야 했습니다. 어린아이였던 저는 그게 무척 불만이었지만, 지금도 그 시간을 잊을 수 없어요. 낯선 언어로 불리는, 감정이 듬뿍 담긴 노래. 지금도 제게 한국 문화는 글로벌한 어떤 것이 아니라, 원초적인 감정에 가깝습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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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사카모토 유지 “트로트로 접한 낯선 언어와 감정, 한국에 대한 원초적 경험”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연우소극장에서 연극 하나가 막을 내렸다. 80석 규모에 10일간 진행된 작은 공연이었지만 매번 만석을 이뤘던 ‘또 여기인가’. 이름도 생소한 이 초연작을 찾은 관객 상당수는 작가에 대한 신뢰로 극장을 찾았다. 일본을 대표하는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坂元 裕二)다.사카모토는 2023년 영화 ‘괴물’로 칸 국제영화제 각본상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일본에서는 신드롬급 인기를 얻은 드라마 ‘도쿄 러브 스토리’(1991년)로 데뷔와 동시에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년), ‘마더’(2010년),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2021년) 등 드라마·영화 작가로 잘 알려져있지만, 사실 그는 오래 전부터 희곡을 써온 극작가이기도 하다.이번 공연은 올해 1월 출판사 ‘알마’가 희곡을 내놓으며 추진됐다. 사카모토의 팬인 알마 안지미 대표가 2018년 현지에서 공연된 이 희곡을 발견하고 번역을 제안했다고 한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사카모토는 “희곡은 일본에서도 쉽게 출판되는 것이 아니라서 제안을 받고 놀랐다”면서 “해외 작품 번역은 그 나라 문화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 문화에 대한 경외도 커졌다”고 말했다.‘또 여기인가’는 오래된 주유소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은 주유소를 운영하는 젊은 점장 지카스기. 이복형 네모리가 찾아와 아버지의 의료사고 소식을 알리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쉬운 작품은 아니다. 사건보다는 대화를 통해 인물들의 과거와 비밀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에 관객은 꽤 오랜 시간 인물을 이해하지 못한 채 대화를 따라가야 한다. 영화 ‘괴물’ 등에서 반복된 구성이다.ㅡ 많은 작품이 인물의 목표나 관계를 빠르게 설명합니다. 그러나『또 여기인가』와『괴물』등에서 볼 수 있듯 작가님은 오히려 관객을 의도적으로 낯선 상태에 머물게 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맞습니다. 저는 시작하자마자 등장인물상이 설명되는 유형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으며,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작품의 진입장벽이 높아진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현실과 아주 다른 방식으로 작품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현실에서 우리는 타인을 서서히 알아갑니다. 만나자마자 그 사람을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코 그 사람을 알게 된 것이 아니죠. 그리고 타인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여지도 필요하고요. 저는 창작에 있어서 ‘이해하는 것’보다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더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ㅡ 작가님께서는 등장인물의 과거 이력을 상세하게 구상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또 여기인가』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집필하셨나요.“드라마는 스토리보다 캐릭터의 매력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2시간 정도면 끝나는 영화나 연극은 그보다는 스토리를 중시하지만, 역시나 인물 소개서는 썼습니다. 대본을 쓰는 것과 비슷한 시간을 들여 모든 등장인물에 대해 계속 생각합니다.”ㅡ 사람을, 또 사람간의 관계를 이야기로 발전시킬 때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무엇인가요.“이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저는 사람을 그린다는 것은 이야기에 저항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일상에는 어느 날 갑자기 이야기가 찾아옵니다. 받아들일 수 없는 타인도 등장하고요. 우리는 자신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이야기와 타인에 맞서 싸웁니다. 저는 그 저항하는 모습에서 매력을 느낍니다.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일상을 되찾아가는가.’ 그것이 제가 반복해서 다루는 주제입니다. 그 과정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고, 좀비가 등장할 수도 있으며, 악덕 기업의 직원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결국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식탁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습니다.”사카모토는 이전에도 몇 차례 낭독극과 단편 연극 대본을 쓴 적이 있다. ‘또 여기인가’는 그의 첫 장편 희곡으로, 오랜 친구의 의뢰를 받아 만들었다. 그는 “현지 공연의 연출가이기도 한 제 친구는 20대 때부터 술을 마실 때마다 ‘나를 위한 대본 한 편을 써달라’고 말하곤 했다”며 “항상 귀찮게 여겼지만, 어느 날 밤 기분이 좋을 때 수락해버리고 말았다”고 했다.답은 장난스러웠지만, 그는 공연작업 또한 “평생의 업”이라고 여겼다. 영상작업을 주로 해온 그에게 관객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은 연극의 큰 매력이었다. 사카모토는 이번에도 방한을 계획했지만 새 원고 작업으로 공연에 참석하진 못했다. 그는 “최근 있었던 일 중 가장 아쉬웠다”며 “조만간 한국에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사카모토는 오래전부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왔다. 그는 여러차례 한국과의 협업에 관심을 보여왔고, 올해 4월엔 어머니와 함께 한국으로 여행을 오기도 했다. 한국과의 인연을 묻자 그는 불현듯 옛날 이야기를 꺼냈다.“제가 여섯 살이나 일곱 살 무렵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족들과 해수욕을 가던 길이었어요. 도중에 아버지가 휴게소에 들러 차에서 들을 카세트 테이프를 하나 사셨습니다. 그런데 실수로 한국 음악 테이프를 사신 거죠. 지금으로 치면 트로트라고 할까요? 설상가상으로 심한 교통 정체가 있었고, 저희는 6시간이 넘도록 전혀 알아듣지 못할 한국어 노래를 반복해서 들어야 했습니다. 어린아이였던 저는 그게 무척 불만이었지만, 지금도 그 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낯선 언어로 불리는, 감정이 듬뿍 담긴 노래. 바로 그 기억이 제게는 한국에 대한 원초적 경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저는 한국 문화를 접할 때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을 발견하곤 합니다.”ㅡ 그후로도 오래도록 한국문화에 매력을 느껴온 지점이 있다면요.“일본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 문화를 ‘글로벌한 문화’로 인식하고 있어요. 물론 저도 K-POP을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지점은 그와 조금 다릅니다. 저는 홍상수 감독의 열렬한 팬입니다. 늘 신작을 챙겨보고 있는데요. 홍상수 감독이 한국 문화를 대표한다고 단정할 순 없겠지만, 저는 그의 작품 속에서야말로 늘 한국을 보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의 식당에서 술을 마시며 새벽까지 말다툼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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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는 지금 참교육 앓이

    “어른이 애들을 무서워하면 세상은 망하는 겁니다.”(나화진) 5일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참교육’이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며 다시 한번 K드라마 흥행 돌풍을 이끌고 있다. ‘참교육’은 누구나 공감하는 교육 현장의 현실적 문제들을 가감 없이 담아내 국경을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올해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라고 했으며, 미 연예매체 콜라이더는 “빠른 호흡을 유지하면서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게 만든다”고 호평했다.● 글로벌 TV쇼 2주 연속 1위17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참교육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글로벌 TV쇼 1위를 차지했다. 같은 날 공개된 넷플릭스 공식 집계 사이트 ‘투둠’에서도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 2110만을 기록하며, 2주째 글로벌 TOP10 비영어 쇼 1위를 지키고 있다. 동명 웹툰이 원작인 드라마는 가상의 교육부 산하 기관 ‘교권보호국’이 무너진 교육 현장에 대처하는 과정을 그렸다. 원작 웹툰 연재 당시에 논란이 됐던 성차별이나 인종차별 요소는 과감히 걷어내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교육 현장을 망가뜨리는 다양한 주체를 짚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드라마는 학교 폭력은 물론 청소년 마약과 도박, 학부모 악성 민원, 촉법소년 제도 악용 등 수년간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됐던 사건 사고들을 우회적으로 다루며 몰입감을 높였다. 작품이 공개된 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사노동조합연맹 등이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한 것 또한 이 작품이 얼마나 공감을 이끌어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들은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 참혹하다”며 “드라마를 본 많은 교원들은 슬픔, 안타까움, 통쾌함 등 수많은 감정이 교차한다고 입을 모았다”고 했다.● “사회적 불의 조명한 드라마”‘참교육’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외적으로 청소년 교육에 대한 논의가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선 드라마에서 교권 보호 수단으로 물리력을 동원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참교육’을 두고 “정부가 허락한 폭력(state-sanctioned violence)”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홍종찬 감독은 이에 대해 “교권보호국은 판타지 속 기관이고, 체벌 역시 극적 재미를 위한 장치”라며 “해결책 제시가 이 작품의 영역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여러 해외 언론이 이 작품을 단순한 학원 액션물이 아니라 사회 비판물로 본다는 점이다. 인도 영문 주간지 인디아투데이는 “참교육은 현대 공교육 시스템에 대한 대단히 날카롭고 어려운 철학적 질문들을 쉴 새 없이 던진다”며 “사회 전체가 대화와 성찰이 필요한 핵심 폐부들을 높은 통찰력으로 살폈다”고 했다. 포브스도 “세계적으로 사이버 불링(Cyberbullying·온라인 집단따돌림) 논란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참교육’은 이러한 불의를 조명하는 데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짚었다. 드라마 인기가 높아지며 주연배우 김무열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교권보호국 감독관 나화진이란 ‘인생 캐릭터’를 통해 완급 조절이 돋보이는 액션과 진중한 감정 연기를 오가며 작품의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했단 평가가 나온다. 작품 공개 전 20만 명대였던 김무열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현재 100만 명을 넘어섰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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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너진 교육현장 그린 넷플릭스 ‘참교육’…전세계서 터졌다

    “어른이 애들을 무서워하면 세상은 망하는 겁니다.”(나화진)5일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참교육’이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며 다시 한번 K드라마 흥행 돌풍을 이끌고 있다. ‘참교육’은 누구나 공감하는 교육 현장의 현실적 문제들을 가감 없이 담아내 국경을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올해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라고 했으며, 미 연예매체 콜라이더는 “빠른 호흡을 유지하면서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게 만든다”고 호평했다.● 글로벌 TV쇼 2주 연속 1위17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참교육은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도 글로벌 TV쇼 1위를 차지했다. 같은 날 공개된 넷플릭스 공식 집계 사이트 ‘투둠’에서도 시청수(시청시간을 작품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 2110만을 기록하며, 2주째 글로벌 TOP10 비영어 쇼 1위를 지키고 있다.동명 웹툰이 원작인 드라마는 가상의 교육부 산하 기관 ‘교권보호국’이 무너진 교육 현장에 대처하는 과정을 그렸다. 원작 웹툰 연재 당시에 논란이 됐던 성차별이나 인종차별 요소는 과감히 걷어내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 등 교육 현장을 망가뜨리는 다양한 주체를 짚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드라마는 학교 폭력은 물론 청소년 마약와 도박, 학부모 악성 민원, 촉법소년 제도 악용 등 수년간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됐던 사건사고들을 우회적으로 다루며 몰입감을 높였다. 작품이 공개된 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교사노동조합연맹 등이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한 것 또한 이 작품이 얼마나 공감을 이끌어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들은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 참혹하다”며 “드라마를 본 많은 교원들은 슬픔, 안타까움, 통쾌함 등 수많은 감정이 교차한다고 입을 모았다”고 했다.● “사회적 불의 조명한 드라마”‘참교육’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외적으로 청소년 교육에 대한 논의가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선 드라마에서 교권 보호 수단으로 물리력을 동원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참교육’을 두고 “정부가 허락한 폭력(state-sanctioned violence)”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홍종찬 감독은 이에 대해 “교권보호국은 판타지 속 기관이고, 체벌 역시 극적 재미를 위한 장치”라며 “해결책 제시가 이 작품의 영역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여러 해외 언론들이 이 작품을 단순한 학원 액션물이 아니라 사회 비판물로 본다는 점이다. 인도 영문 주간지 인디아투데이는 “참교육은 현대 공교육 시스템에 대한 대단히 날카롭고 어려운 철학적 질문들을 쉴 새 없이 던진다”며 “사회 전체가 대화와 성찰이 필요한 핵심 폐부들을 높은 통찰력으로 살폈다”고 했다. 포브스도 “세계적으로 사이버 불링(Cyberbullying·온라인 집단따돌림) 논란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참교육’은 이러한 불의를 조명하는 데에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짚었다.드라마 인기가 높아지며 주연배우 김무열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교권보호국 감독관 나화진이란 ‘인생 캐릭터’를 통해 완급 조절이 돋보이는 액션과 진중한 감정 연기를 오가며 작품의 메시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했단 평가가 나온다. 작품 공개 전 20만 명대였던 김무열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현재 100만 명을 넘어섰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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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2역 도전 신민아 “특정 장르보다 결이 다르면 끌려요”

    “요즘엔 특정 장르보다도, 제가 해왔던 것과 결이 다르면 끌리는 것 같아요. 멜로를 찍더라도 어른 멜로를 하고 싶어요. 이 나이에 첫사랑 이미지를 표현하는 건 잘 안 어울릴 수 있잖아요.”배우 신민아(42·사진)는 25년에 이르는 연기 경력에 걸맞은 어떤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 중인 것처럼 보였다. 1998년 패션 잡지의 전속 모델로 데뷔한 신 배우는 2001년부터 영화, 드라마에 출연하며 정식 연기를 시작했다. 1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성숙한 연기 표현에 더 많이 익숙해졌다”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연기의 폭을 더욱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그런 신 배우가 이번에 택한 영화 ‘눈동자’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24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유전병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서진이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는 내용. 신 배우는 주인공 서진과 동생 서인을 모두 연기하며 1인 2역을 했는데, 그 과정이 만만치 않았는지 자신을 두고 ‘고생 중독자’라고 하기도 했다. 평소 스릴러 장르를 좋아한다는 그는 “시나리오가 정말 재밌었다”며 “점점 보이지 않는 눈으로 범인을 찾고자 하는 서진의 감정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신 배우는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년)를 필두로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년), ‘갯마을 차차차’(2021년) 등에 출연해 ‘러블리’의 대명사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그의 필모그래피엔 생각보다 로맨스가 많지 않다. ‘달콤한 인생’(2005년), ‘경주’(2014년), ‘디바’(2020년) 등 장르가 오히려 다양한 편이다. 신 배우는 “그때그때 끌리는 연기와 작품을 선택해 왔다”며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2009년부터 꾸준히 기부를 이어오기도 했다. 배우 김우빈(37)과 결혼식을 올린 지난해 12월에도 남편과 각각 3억 원을 여러 기관에 기부했다. 신 배우는 “지금 당장 도움이 닿지 않는 분들에게 마음을 나누고 싶어 시작했다. 이상하게 기부에 대해 여쭤 보시면 쑥스러운 마음이 들어 답변을 유창하게 못 하겠다”며 말을 줄였다.“어떤 장르든 이질감 없이 봐주시면 좋겠다”는 신 배우. 인터뷰 말미 그는 “결혼이든 다른 경험이든 차곡차곡 쌓여 연기로 잘 표현되면 좋겠다”며 배우로서의 변화를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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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블리’ 벗은 신민아…서스펜스 스릴러 ‘눈동자’서 1인 2역

    “요즘엔 특정 장르보다도, 제가 해왔던 것과 결이 다르면 끌리는 것 같아요. 멜로를 찍더라도 어른 멜로를 하고 싶어요. 이 나이에 첫사랑 이미지를 표현하는 건 잘 안 어울리 수 있잖아요.”배우 신민아(42)는 25년에 이르는 연기 경력에 걸맞는 어떤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 중인 것처럼 보였다. 1998년 패션 잡지의 전속 모델로 데뷔한 신 배우는 2001년부터 영화, 드라마에 출연하며 정식 연기를 시작했다. 16일 서울 종로구의 카페에서 만난 그는 “성숙한 연기 표현에 더 많이 익숙해졌다”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연기의 폭을 더욱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그런 신 배우가 이번에 택한 영화 ‘눈동자’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24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유전병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서진(신민아)이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치는 내용. 신 배우는 주인공 서진과 동생 서인을 모두 연기하며 1인 2역을 했는데, 그 과정이 만만치 않았는지 자신을 두고 ‘고생 중독자’라고 하기도 했다. 평소 스릴러 장르를 좋아한다는 그는 “시나리오가 정말 재밌었다”며 “점점 보이지 않는 눈으로 범인을 찾고자 하는 서진의 감정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영화엔 서진이 스토커 현민(이승룡)에게 쫓기는 서사도 담겼다. 신 배우는 “(연기를 하면서) 계속 너무 공포에 떨다 보니 목에 담이 와버렸다”고 덧붙였다.신 배우는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년)를 필두로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2014년), ‘갯마을 차차차’(2021년) 등에 출연해 ‘러블리’의 대명사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그의 필모그래피엔 생각보다 로맨스가 많지 않다. ‘달콤한 인생’(2005년), ‘경주’(2014년), ‘디바’(2020년) 등 장르가 오히려 다양한 편이다. 신 배우는 “그때그때 끌리는 연기와 작품을 선택해왔다”며 “연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다양한 작품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2009년부터 꾸준히 기부를 이어오기도 했다. 배우 김우빈(37)과 결혼식을 올린 지난해 12월에도 남편과 각각 3억 원씩을 여러 기관에 기부했다. 신 배우는 “지금 당장 도움이 닿지 않는 분들에게 마음을 나누고 싶어 시작했다. 이상하게 기부에 대해 여쭤보시면 쑥스러운 마음이 들어 답변을 유창하게 못하겠다”며 말을 줄였다.“어떤 장르든 이질감 없이 봐주시면 좋겠다”는 신 배우. 인터뷰 말미 그는 “결혼이든 다른 경험이든 차곡차곡 쌓여 연기로 잘 표현되면 좋겠다”며 배우로서의 변화를 기대해달라고 당부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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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 작품 끄집어내 관객과 연결시킬 것”

    “신인 배우가 된 느낌이에요.”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라이카시네마’. 연희동 사랑방이라고도 불리는 이 영화관은 2021년 1월 문을 열어 올해로 개관 5주년을 맞은 예술영화관이다. 그런데 영화관 대표는 스스로를 신인에 비유했다. 최근 영화 배급 사업에 첫발을 내디디며 “모든 것을 새로 배우는 태도로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이한재 라이카시네마 대표(38·사진)를 만나 그 이유를 들었다. 이 대표가 배급에 도전한 건 영화관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예술영화관은 지점을 늘리는 등 물리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긴 쉽지 않다. 그 한계를 몸소 느낀 이 대표의 시선은 ‘유통’으로 향했다. 에무시네마, 아트나인 등 수입·배급을 병행하는 일부 예술영화관들의 사례도 영향을 미쳤다.“영화업계 관계자분들을 만나면 요즘엔 개봉 자체가 너무 어렵다고 말씀하세요. 제작된 지 몇 년이 지나도 극장에 걸리기 힘든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우리가 조금이라도 작품을 끄집어내서 관객과 연결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라이카시네마는 ‘이처럼 사소한 것들’(2024년), ‘투게더’(2025년), ‘리틀 아멜리’(2025년), ‘센티멘탈 밸류’(2025년),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2026년) 등 5편에 공동제공자로 이름을 올리며 경험을 쌓았다. 그러다 올해 3월, ‘현재를 위하여’를 첫 배급작으로 결정했다. 제작사에서 목표로 삼았던 개봉 시기와 라이카시네마의 사업 확장 시기가 잘 맞물린 결과였다. 여기에 내부 호평이 더해지며 배급을 최종 확정했다. 17일 개봉하는 ‘현재를 위하여’는 익숙한 영화 문법을 비껴가는 작품이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녀 현재(황보운)와 10년 전 실종된 딸을 찾고 있는 해인(채정안)은 단순한 선의로 움직이지 않는다. 영화는 두 사람이 각자의 결핍에 의해 서로에게 의지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는데, 공생할 것 같던 관계는 때로 위태롭게 흔들린다. 이 대표는 “일반적인 여성 서사나 대안가족 서사에 기대지 않는 캐릭터성이 인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라이카시네마는 여러 분야에 도전한다. 배급을 시작으로 해외 작품 수입도 시도해볼 예정이다. 라이카시네마 자체 굿즈 라인업을 넓힐 계획도 있다. 앞서 올 2월엔 카페로 운영되던 2층에 신관을 개관하며 ‘단관 영화관’을 넘어섰다. 이 대표는 “처음 하는 업무라 힘들다”라면서도 실험을 멈출 생각은 없어 보였다.“종종 영화관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라이카는 안 망하죠?’ 물어보세요. 계속 곁에 있어 줬으면 좋겠다는 말들이 오래 기억에 남아요. 극장을 베이스로 삼아 여러 프로젝트들을 해보고 싶어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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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블랙핑크-지드래곤 등 ‘뮤직 어워즈 저팬 2026’ 수상

    그룹 방탄소년단(BTS·사진)과 블랙핑크 등이 일본 대중음악 시상식 ‘뮤직 어워즈 저팬 2026’에서 수상했다. 이 시상식은 일본 음반산업협회를 포함한 현지 주요 5개 단체와 정부 기관이 협력해 만든 행사로, 전문가 5000여 명의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선정한다. 15일 시상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BTS는 ‘베스트 K팝 아티스트’에, 블랙핑크 ‘뛰어(JUMP)’는 ‘베스트 K팝 송 인 저팬’에 각각 선정됐다. BTS 진의 솔로곡 ‘돈 세이 유 러브 미(Don‘t Say You Love Me)’는 ‘베스트 오브 리스너스 초이스, 인터내셔널 송 파워드 바이 스포티파이’를 차지했다. 글로벌 열풍을 불러일으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Golden)’은 ‘베스트 송 아시아’로 뽑혔다. 이 외에도 ‘코리안 파퓰러 뮤직 특별상’은 가수 지드래곤의 ‘파워(POWER)’에 돌아갔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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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블랙핑크, ‘뮤직 어워즈 재팬 2026’ 수상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이 일본 대중음악 시상식 ‘뮤직 어워즈 재팬 2026’에서 수상했다. 이 시상식은 일본 음반산업협회를 포함한 현지 주요 5개 단체와 정부 기관이 협력해 만들어진 행사로, 전문가 5000여명의 투표를 통해 선정한다.15일 시상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BTS는 ‘베스트 K팝 아티스트’에, 블랙핑크는 ‘뛰어’(JUMP)로 ‘베스트 K팝 송 인 재팬’에 각각 선정됐다. BTS 진의 솔로곡 ‘돈 세이 유 러브 미(Don‘t Say You Love Me)’는 ‘베스트 오브 리스너스 초이스, 인터내셔널 송 파워드 바이 스포티파이’를 차지했다.글로벌 열풍을 불러일으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골든’(Golden)은 ‘베스트 송 아시아’로 뽑혔다. 이외에도 ‘코리안 파퓰러 뮤직 특별상’은 가수 지드래곤의 ‘파워’(POWER)에 돌아갔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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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희동 사랑방’ 라이카시네마 대표 “좋은 작품 끄집어내 관객과 연결할 것”

    “신인 배우가 된 느낌이에요.”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라이카시네마’. 연희동 사랑방이라고도 불리는 이 영화관은 2021년 1월 문을 열어 올해로 개관 5주년을 맞은 예술영화관이다. 그런데 영화관 대표는 스스로를 신인에 비유했다. 최근 영화 배급 사업에 첫발을 내디디며 “모든 것을 새로 배우는 태도로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이한재 라이카시네마 대표(38)를 만나 그 이유를 들었다.이 대표가 배급에 도전한 건 영화관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예술영화관은 지점을 늘리는 등 물리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긴 쉽지 않다. 그 한계를 몸소 느낀 이 대표의 시선은 ‘유통’으로 향했다. 에무시네마, 아트나인 등 수입·배급을 병행하는 일부 예술영화관들의 사례도 영향을 미쳤다.“영화업계 관계자분들을 만나면 요즘엔 개봉 자체가 너무 어렵다고 말씀하세요. 제작된 지 몇 년이 지나도 극장에 걸리기 힘든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우리가 조금이라도 작품을 끄집어내서 관객과 연결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라이카시네마는 ‘이처럼 사소한 것들’(2024년), ‘투게더’(2025년), ‘리틀 아멜리’(2025년), ‘센티멘탈 밸류’(2025년),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2026년) 등 5편에 공동제공자로 이름을 올리며 경험을 쌓았다. 그러다 올해 3월, ‘현재를 위하여’를 첫 배급작으로 결정했다. 제작사에서 목표로 삼았던 개봉 시기와 라이카시네마의 사업 확장 시기가 잘 맞물린 결과였다. 여기에 내부 호평이 더해지며 배급을 최종 확정했다.17일 개봉하는 ‘현재를 위하여’는 익숙한 영화 문법을 비껴가는 작품이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녀 현재(황보운)와 10년 전 실종된 딸을 찾고 있는 해인(채정안)은 단순한 선의로 움직이지 않는다. 영화는 두 사람이 각자의 결핍에 의해 서로에게 의지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는데, 공생할 것 같던 관계는 때로 위태롭게 흔들린다. 이 대표는 “일반적인 여성 서사나 대안가족 서사에 기대지 않는 캐릭터성이 인상적”이라고 설명했다.올해 라이카시네마는 여러 분야에 도전한다. 배급을 시작으로 해외 작품 수입도 시도해볼 예정이다. 라이카시네마 자체 굿즈 라인업을 넓힐 계획도 있다. 앞서 올 2월엔 카페로 운영되던 2층에 신관을 개관하며 ‘단관 영화관’을 넘어섰다. 이 대표는 “처음하는 업무라 힘들다”면서도 실험을 멈출 생각은 없어 보였다.“종종 영화관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라이카는 안 망하죠?’ 물어보세요. 계속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말들이 오래 기억에 남아요. 극장을 베이스로 삼아 여러 프로젝트들을 해보고 싶어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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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故 허수경 시인의 ‘마지막 연가’ 45편

    “당신의 얼굴은 떠오르지 않고/목소리도 마치 전생의 무늬 같다/취기만이 당신인 것처럼 곁에 앉았는데/많이 잘해주지 못해서 마음은 비었고/많이 안아주지 못해서 손도 비었다/꼭 내가 당신을 배반한 것 같다”(시 ‘공항에서’에서) 고독의 미학을 담아낸 허수경 시인(1964∼2018)의 유고시집이다. 1992년 한국을 떠나 독일 유학길에 오른 고인이 위암 말기 진단을 받고 2018년 10월 세상을 떠난 지 8년 만에 발간됐다. 작고 직전까지 남긴 시 42편과 산문 3편이 담겼다. 고인과 절친한 사이였던 김민정 시인이 남겨진 작품들을 모으고 골라 엮었다. 이번 시집의 표제작은 고인이 남편을 생각하며 쓴 시다. 정작 남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됐지만. “가끔 생각하지,/만일 그대가 나보다 먼저 간다면/나는 구십이 넘어 연가 한 편을 꼭 쓸 거라고// … 나를 일으켜주던 간병인은 말할지도 몰라/오늘 얼굴이 환하세요 꼭 새색시, 같으세요/나는 웃으며 대답하겠지/오늘은 구십 년 동안 기다려온 연가를 쓰는 날이라오” 1987년 등단한 이래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2016년) 등을 통해 서정적인 시를 선보여 온 고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만남과 이별, 연민과 사랑을 다뤘다. 시는 ‘공항에서’를 시작으로 고인이 매겨둔 번호 순대로 수록됐다고 한다. 시를 삶의 언어로 삼아 온 시인. 지상에 남긴 그의 마지막 손글씨 내용은 이렇다. “다시 태어나도 시를 쓸 것인가?”/이 모든 시간을 다 합하여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예!”/하고 저는 답할 것입니다.(2018년 6월 28일 ‘시인의 말’)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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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우린 진실을 감당할 수 있을까”

    1977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사진)의 영화 ‘미지와의 조우’는 새로운 공상과학(SF) 영화의 세계관을 열어준 작품이다. 다른 영화들이 외계 생명체를 침략자로 못 박을 때, 스필버그 감독은 그들을 교감의 대상으로 바라봤다. 이러한 그의 시선은 ‘E.T.’(1982년)로까지 이어졌다. 외계 생명체를 향한 인간의 막연한 불안과 동경을 품어온 스필버그 감독이 이번에는 한층 본질적인 물음을 던졌다. ‘정말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 진실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의 신작 ‘디스클로저 데이(Disclosure Day)’가 10일 국내 개봉했다.● 외계 생명체 기밀을 둘러싼 추격전영화는 외계인이 존재한다는 스필버그 감독의 믿음을 다큐멘터리적 시선으로 접근한 작품이다. 배경은 아직 인류가 외계인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근미래. 스필버그 감독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쥬라기 공원’(1993년), ‘우주전쟁’(2005년) 등을 함께 작업한 데이비드 켑이 각본을 완성했다.‘폭로의 날’이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영화는 외계 생명체를 둘러싼 기밀을 세상에 알리려는 인물과 숨기려는 인물 간의 갈등을 주축으로 한다. 숨기려는 자는 정부 비밀 자료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조직 ‘워덱스’의 수장 노아(콜린 퍼스). 그가 쫓는 자는 8년간 기밀 자료를 관리하던 사이버 보안 전문가인 대니얼 켈너(조시 오코너)다. 켈너는 “정보는 햇빛이나 공기처럼 모두의 것”이란 신념을 갖고 데이터를 훔쳐 달아난다.켈너의 도주극을 따라가던 영화는 돌연 한 여성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미 캔자스시티의 한 방송사에서 기상 캐스터로 일하는 마거릿(에밀리 블런트)이다. 어느 날 집 안으로 날아온 빨간 새와 마주친 마거릿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갑자기 한국어와 러시아어를 구사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언어에 능통해진 데다 마주치는 모든 이들의 내면을 꿰뚫어 볼 수 있게 된다. 기이한 초능력을 갖게 된 마거릿 또한 ‘워덱스’의 검거 대상에 오른다.영화는 서로 다른 공간에서 쫓기는 켈너와 마거릿의 추격전을 정교하게 교차시키며 극을 전개한다. 흥미로운 건 현실에서 대두됐던 여러 외계인 음모론이 오마주된다는 점이다. 1947년 미 뉴멕시코주에 미확인 비행 물체가 추락했다는 주장을 남긴 ‘로즈웰 사건’과 곡물 밭에 생기는 대규모 문양인 ‘크롭 서클 현상’ 등이 영화적으로 연출되며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흐린다.● 스필버그 “나의 SF 여정 총정리”다만 ‘디스클로저 데이’는 외계 생명체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켈너와 마거릿이 폭로하려는 내용을 뒤로 미룬 채 상당 부분을 추격전에 집중한다. 관객이 외계 생명체와 마주하기까지 약 두 시간이 걸리는데, 그 긴 여정에 비해 외계 생명체의 존재감도 크지 않다. 폭로자와 은폐자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영화이기에 ‘미지와의 조우’나 ‘E.T.’에서 느꼈던 환상성이나 경외감이 비집고 들어설 자리가 없다. 오히려 영화가 집중하는 대목은 ‘인간의 감정’이다. 작품 말미 외계 생명체에 대한 진실이 폭로되자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고, 누군가는 충격에 빠진다. 영화는 인간들의 감정을 명확히 설명하는 대신 진실을 마주한 인간이 보일 수 있는 복합적인 모습을 오래 비춘다. 작품 속 세계는 북한을 둘러싼 갈등으로 제3차 세계대전이 임박한 상황. 지구 밖에도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은 누군가에겐 반목과 적의를 부질없게 만든다.‘디스클로저 데이’는 스필버그 감독이 스스로 인정한 ‘외계인 3부작’의 완성편이다. 그는 최근 현지 인터뷰에서 “단순한 SF 영화가 아니라, ‘미지와의 조우’와 ‘E.T.’를 포함한 이 장르의 영화감독으로서 저 자신의 여정을 총정리하는 의미에서 ‘디스클로저 데이’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이 주제를 매우 진지하게 다룬 이유는 그것이 허구보다 사실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 말도 덧붙였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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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필버그는 묻는다…인류는 외계인의 현존을 감당할 수 있는가?

    1977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미지와의 조우’는 새로운 공상과학(SF) 세계관을 열어준 작품이다. 다른 영화들이 외계 생명체를 침략자로 못박을 때 스필버그 감독은 그들을 교감 대상으로 바라봤고, 이러한 그의 시선은 ‘E.T.’(1982년)로까지 이어졌다. 외계 생명체를 향한 인간의 막연한 불안과 동경을 품어온 스필버그 감독이 한층 본질적인 물음을 품었다. ‘정말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 진실을 감당할 수 있을까.’10일 개봉한 ‘디스클로저 데이’(Disclosure Day)는 외계인이 존재한다는 스필버그 감독의 믿음을 다큐멘터리적 시선으로 접근한 영화다. 이 영화의 배경은 아직 인류가 외계인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근미래. 스필버그 감독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쥬라기 공원’(1993년), ‘우주전쟁’(2005년) 등을 함께 작업한 데이비드 코엡이 각본을 완성했다.‘폭로의 날’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영화는 외계 생명체를 둘러싼 기밀을 세상에 알리려는 인물과 숨기려는 인물 간의 갈등을 주축으로 한다. 숨기려는 자는 정부의 비밀 자료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조직 ‘워덱스’의 수장 노아(콜린 퍼스). 그가 쫓는 자는 8년간 기밀 자료를 관리하던 사이버 보안 전문가 대니얼 켈너(조시 오코너)다. 켈너는 “정보는 햇빛이나 공기처럼 모두의 것”이라는 신념 아래 데이터를 훔쳐 달아난다.켈너의 도주극을 따라가던 영화는 돌연 한 여성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미국 캔자스시티의 한 방송사에서 기상 캐스터로 일하는 마가렛(에밀리 블런트)다. 어느날 집 안으로 날아온 빨간 새와 마주친 마가렛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갑자기 한국어와 러시아어를 구사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언어에 능통해진 데다, 마주치는 모든 이들의 내면을 꿰뚫어볼 수 있게 된 것. 이 기이한 초능력을 갖게 된 마가렛 또한 ‘워덱스’의 검거 대상에 오른다.영화는 서로 다른 공간에서 쫓기는 켈너와 마가렛의 추격전을 정교하게 교차하며 극을 전개한다. 흥미로운 점은 현실에서 대두됐던 여러 외계인 음모론이 오마주된다는 점이다. 1947년 미 뉴멕시코주에 미확인 비행 물체가 추락했다는 주장을 남긴 ‘로즈웰 사건’과 곡물 밭에 생기는 대규모 문양인 ‘크롭 서클 현상’ 등이 영화적으로 연출되며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흐린다.다만 ‘디스클로저 데이’는 외계 생명체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켈너와 마가렛이 폭로하려는 내용을 뒤로 미룬 채, 상당 부분을 추격전에 집중한다. 스필버그 감독의 명성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전개다. 관객이 외계 생명체를 마주하기까지 걸리는 약 두 시간. 그 여정에 비해 외계 생명체의 존재감도 크지 않다. 폭로자와 은폐자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영화이기에, ‘미지와의 조우’나 ‘E.T.’에서 보였던 환상성이나 경외감이 비집고 들어설 자리가 없다.오히려 영화가 집중하는 것은 인간의 감정이다. 작품 말미 외계 생명체에 대한 진실이 폭로되자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고, 누군가는 충격에 빠진다. 영화는 인간들의 감정을 명확히 설명하는 대신, 진실을 마주한 인간이 보일 수 있는 복합적인 모습을 오래간 비춘다. 더욱이 작품 속 세계관은 북한을 둘러싼 갈등으로 제3차 세계대전이 임박한 상황. 지구 밖에도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단 하나의 사실은, 누군가에겐 반목과 적의를 부질없게 만들었을 테다.‘디스클로저 데이’는 스필버그 감독이 스스로 인정한 ‘외계인 3부작’의 완성편이다. 그는 최근 현지 인터뷰에서 “단순한 공상과학(SF) 영화로서가 아니라, ‘미지와의 조우’와 ‘E.T.’를 포함한 이 장르의 영화감독으로서 제 자신의 여정을 총정리하는 의미에서 ‘디스클로저 데이’를 만들었다”며 “이 주제를 매우 진지하게 다룬 이유는 그것이 허구보다 사실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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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패드를 향한 장난감들의 유쾌한 반격

    “5라는 숫자는 무시하셨으면 좋겠어요. 모든 것이 웃음 하나로 일관된 이야기니까요.”1995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출발한 ‘토이 스토리’가 올해 시즌5로 돌아온다. 이 기념비적인 작품의 중심에는 장난감 ‘우디’가 있다. 30년 넘게 우디의 목소리를 연기해 온 배우 톰 행크스는 8일 화상 간담회에서 “토이 스토리 첫 편을 작업할 때부터 ‘또 하고 싶다’, ‘한 편 더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에까지 이르렀다”며 감격해했다. 17일 국내 개봉하는 ‘토이 스토리 5’는 여느 시즌보다 세태를 잘 담은 작품이다. 어린이 주인공 보니가 스마트 태블릿 ‘릴리패드’를 선물받은 뒤 우디와 버즈, 제시 등 기존 장난감들은 뒷방 신세가 된다. 공동 연출을 맡은 앤드루 스탠턴과 매케나 해리스 감독은 “요즘 어린아이들이 더 이른 나이에 장난감을 등지고 아이패드와 다양한 종류의 디바이스, 스크린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점을 탐구했다”고 말했다.새로 등장한 캐릭터 릴리패드의 목소리 연기는 ‘패스트 라이브즈’(2024년), ‘트론: 아레스’(2025년) 등에 출연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가 맡았다. 이날 그레타는 한국어로 “진짜 꿈같다”며 흥분한 목소리로 입을 뗐다. 이어 “기계를 연기한다는 사실은 제가 어릴 적부터 동경해 온 빛나는 별 같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한다는 것보다 더 부담스러운 일이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데요. 스마트 기기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예요.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내가 어떻게 가꿔 갈 것인지, 어른으로서 나는 이런 기기들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등 세상이 너무 많이 변했다 보니 릴리패드를 연기하면서 제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어요.”(리)이번 시즌에선 제시가 장난감들의 리더로 활약할 예정이다. 기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제시 역은 영화 ‘워킹 걸’(1998년)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도 올랐던 배우 조앤 큐잭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 큐잭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 아이들을 마음에서 내려놔야 하는 부모 입장에서도 공감이 될 것”이라며 “그 성장과 여정에 담긴 고통이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졌다”고 했다.영화는 ‘전자기기와 장난감의 대결’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으로 극을 이끌어 가진 않을 예정이다. 해리스 감독은 “기기는 다 나쁘고 전통 놀이는 좋은 것이라고 말하면 쉽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릴리패드 역시 보니가 잘되기를 바라는 존재이므로 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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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블릿에 밀려난 우디와 버즈…“토이 스토리5, 대결 아닌 공존 이야기”

    “5라는 숫자는 무시하셨으면 좋겠어요. 모든 것이 웃음 하나로 일관된 이야기니까요.”1995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출발한 ‘토이 스토리’가 올해 시즌5로 돌아온다. 이 기념비적인 작품의 중심에는 장난감 ‘우디’가 있다. 30년 넘게 우디의 목소리를 연기해 온 배우 톰 행크스는 8일 화상 간담회에서 “토이 스토리 첫 편을 작업할 때부터 ‘또 하고 싶다’, ‘한 편 더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에까지 이르렀다”며 감격했다.17일 국내 개봉하는 ‘토이 스토리 5’는 여느 시즌보다 세태를 잘 담은 작품이다. 어린이 주인공 보니가 스마트 태블릿 ‘릴리패드’를 선물 받은 뒤 우디와 버즈, 제시 등 기존 장난감들은 뒷방 신세가 된다. 공동 연출을 맡은 앤드튜 스탠튼과 맥케나 해리스 감독은 “요즘 어린아이들이 더 이른 나이에 장난감을 등지고 아이패드와 다양한 종류의 디바이스, 스크린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점을 탐구했다”고 말했다.새로 등장한 캐릭터 릴리패드의 목소리 연기는 ‘패스트 라이브즈’(2024년), ‘트론: 아레스’(2025년) 등에 출연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가 맡았다. 이날 그레타는 한국어로 “진짜 꿈 같다”며 흥분한 목소리로 입을 뗐다. 이어 “기계를 연기한다는 사실은 제가 어릴 적부터 동경해 온 빛나는 별 같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한다는 것보다 더 부담스러운 일이었다”고 털어놨다.“실제로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데요. 스마트기기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예요.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내가 어떻게 가꿔갈 것인지, 어른으로서 나는 이런 기기들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등 세상이 너무 많이 변했다 보니 릴리패드를 연기하면서 제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어요.”(리)이번 시즌에선 제시가 장난감들의 리더로 활약할 예정이다. 기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제시 역은 영화 ‘워킹 걸’(1998년)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도 올랐던 배우 조앤 큐잭이 목소리를 연기했다. 큐잭은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 아이들을 마음에서 내려놔야 하는 부모 입장에서도 공감이 될 것”이라며 “그 성장과 여정에 담긴 고통이 너무나 아름답게 그려졌다”고 했다.영화는 ‘전자기기과 장난감의 대결’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으로 극을 이끌어가진 않을 예정이다. 해리스 감독은 “기기는 다 나쁘고 전통 놀이는 좋은 것이라고 말하면 쉽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릴리패드 역시 보니가 잘 되기를 바라는 존재이므로 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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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은 아들 꼭 닮은 로봇…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이 세계적인 거장인 건 알고 있었어요?” 5일 서울 강남구 영화배급사 NEW 사무실. 올해 프랑스 칸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 ‘상자 속의 양’ 주인공인 구와키 리무(10)는 질문을 듣고 당황한 듯 눈을 굴렸다. 옆자리에 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64·사진)이 “그냥 아저씨인 줄 알았지?” 하며 웃자, “그건 아닌데…. 진짜예요?”라고 되물었다.고레에다는 세계적인 감독이지만 아역 발굴에 탁월하기로도 유명하다. 그런 그가 캐스팅 때 보는 건 오로지 첫인상. ‘아무도 모른다’의 야기라 유야, ‘괴물’의 구로카와 소야와 히이라기 히나타 등 그를 거쳐 간 아역배우들이 모두 그랬다. 이번에 그의 직감은 말간 얼굴을 한 구와키에게로 향했다. 2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된 구와키는 고레에다 감독의 첫 공상과학(SF)물 아역이 됐다. 10일 개봉하는 ‘상자 속의 양’은 2년 전 발견한 한 중국 스타트업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사진과 동영상을 바탕으로 고인의 모습을 인공지능(AI)으로 만드는 이 기업을 본 뒤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에 돌입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는,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오토네(아야세 하루카)와 켄스케(야마모토 다이고)가 아들과 꼭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 카케루(구와키)를 집에 들이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다만 영화는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한 가정의 회복을 다룰 것처럼 보였던 영화는 점차 카케루 내면 변화에 집중한다. 제아무리 똑같은 겉모습을 하고 있다지만 카케루는 죽은 아이가 아니다. 자신 또한 스스로 인간과 다른 존재란 걸 깨닫고, 이내 부부의 보호에서 벗어나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다른 휴머노이드 아이들과 무리를 이뤄 사는 삶이다.이때 주목해야 할 점은 오토네와 켄스케 부부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 작품을 ‘AI 영화’로만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며 “자아를 갖게 되는 휴머노이드에 중심을 두기보다는 ‘휴머노이드를 원하는 인간들과 그들의 마음’을 그려 내려 애썼다”며 “영화를 볼 때 부부에게로 시선이 갔으면 했다”고 말했다. 영화 속 인간들은 생전의 좋은 기억들만 골라 죽은 아이를 되살려내고, 카케루에게 진짜 아들의 영혼을 투영하면서 다시 한번 행복한 가정이 될 것이란 희망을 욱여넣는다. 하지만 영화는 인간의 바람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파고들면서, 부부가 카케루를 통해 비로소 상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좇는다. “죽은 사람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가 통하는 순간이다. “아이가 다시 돌아왔을 때 부모 각자가 깊이 후회하는 지점이 있어요. 아빠는 아이에게 사과하고 싶어하고, 엄마는 상처 줬던 말을 뼈저리게 후회하죠. 부모는 이 실패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겠지만 안타깝게도 다시 상처를 주고요. 쉽게 성장하지 못하고 또 다른 후회를 반복하는 인간의 모순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이번 영화는 명작으로 불리는 감독의 전작들에 비하면 아쉽다. 솔직히 범작(凡作)에 가깝다. 가족애나 상실, AI 윤리, 자연 등 여러 소재가 뒤섞이다 보니 다소 산만하다. 여러 문제의식을 끝내 한 줄기로 수렴시키지 못한 듯하다. 다만 수많은 화두 속에 길을 잃었다면, 고레에다 감독의 출발점을 참고하면 좋겠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눈앞에 나타난다면 정말로 전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어요. 그럼에도 죽은 사람은 어디까지나 죽은 사람의 것이라 생각해요. 그런 기술은 사람의 이기심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요.”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 20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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