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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 문제 등을 이유로 그동안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큰딸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3일 러시아 잡지 ‘더 뉴타임스’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의 장녀인 마리야(30)가 친구들 사이에서 ‘마샤 보론체바’로 불리고 모스크바대에서 의학박사 과정(내분비학)을 밟으며 왜소증을 연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리야의 다양한 사생활은 사진으로 공개됐다. 2010년 친구들과 이탈리아 여행을 갔을 당시와 2011년 대학에서 동료들과 기념 촬영을 할 때의 행복한 모습, 2008년 네덜란드에서 열린 파티에 19세기 드레스를 입고 참석한 모습 등이다. 마리야는 네덜란드 출신 사업가인 요릿 파선(36)과 결혼해 딸 하나를 낳았고, 그와 고급스러운 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의 주러시아 미국대사관이 내려다보이는 펜트하우스에 살면서 ‘아리아’란 이름의 고급 대형 요트도 가지고 있다. 마리야는 가까운 친구들을 아리아에 태워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페인 등으로 자주 여행을 다닌다. 또 아서 골든이 쓴 ‘게이샤의 추억’을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꼽고 영국 코미디 ‘리틀 브리튼’도 즐겨 본다고 더 뉴타임스는 전했다. 마리야의 지인들은 러시아 내에서 특혜를 받고 있다고 한다. 보건부 내분비과학센터에서 마리야를 지도했던 이반 데도프가 최근 러시아의학회 회장에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그의 아들은 유럽인권재판소 판사로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마리야가 공부하는 분야인 어린이 내분비학 연구소에도 대규모 투자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니와 달리 일부 신상이 공개됐던 푸틴 대통령의 둘째 딸 예카테리나(29)는 한때 한국인 남성과 연인 사이였다. 이 남성은 전직 군 장성의 아들로 한 대기업 러시아 현지법인에서 근무하며 예카테리나와 교제했지만 결혼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후 예카테리나는 러시아 청년 부호와 약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그동안 딸들의 신상에 대해 ‘러시아에서 살고 있고, 공부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딸들이 사회생활을 잘 하고 있다며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딸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단계인데 매우 좋은 진척을 보이고 있다. 3개의 유럽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자랑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3년에 미성년자에게 동성애 광고를 금지하는 ‘반(反)동성애법’을 제정하는 등 동성애에 부정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비해 마리야는 게이와 레즈비언 친구도 있다고 잡지는 밝혔다. 이날 보도에 대해 크렘린 측은 “대통령 가족에 대한 보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미국 대선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의 승자가 결정되면서 관심은 9일 열리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 쏠리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민주당)이 상승세를 이어갈지, 도널드 트럼프 후보(공화당)가 재기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당원만 참여하는 아이오와 코커스와 달리 일반인에게도 문이 활짝 열려 있다. 당원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대의원 선출 투표권이 주어진다. 대중적 인기도를 확인한다는 점에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가 실제 파급력 측면에선 아이오와 코커스를 넘어선다는 분석도 나온다. 승자는 여론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선거자금을 끌어들이는 데도 유리하다. 1일 공개된 CNN과 WMUR(뉴햄프셔 지역방송)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샌더스와 트럼프의 지지율이 각각 57%와 30%로 경쟁 후보를 크게 앞섰다. 힐러리 클린턴(민주당)은 34%,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트럼프를 누른 테드 크루즈(공화당)는 12% 지지에 그쳤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세계를 신생아 소두증(小頭症)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가 인도 대표기업 중 하나인 타타자동차를 궁지에 빠뜨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타타자동차는 이달 초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자동차박람회에서 공개하기로 한 새 소형차 모델 ‘지카(Zica·사진)’가 지카(Zika) 바이러스와 매우 유사한 발음이라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20여 개 나라에서 감염자가 확인됐을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하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와 비슷하게 들리는 자동차 이름은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줄 가능성이 높다. 타타자동차는 신차의 이름을 ‘zippy(아주 빠르다)’와 ‘car(자동차)’의 합성어인 ‘지카’로 지었다. 젊은층을 겨냥한 소형차 이름으로는 적합했지만 공교롭게도 제품의 본격적인 공개를 앞두고 지카 바이러스 사태가 터진 것이다. 타타자동차의 모그룹인 타타는 2008년 인수한 그룹 내 또 다른 자동차 계열사인 재규어 랜드로버가 최근 판매 실적이 떨어지자 소형차인 지카에 기대를 걸어 왔다. 인도 시장의 젊은층을 집중 공략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타타자동차가 이제 와서 신차 이름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지카란 이름으로 마케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타타자동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이름을 바꿀 계획이 없다”면서도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앞으로 제품명을 바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경제제재에서 벗어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개혁 노선에 반대하는 강경파 중심으로 서방 자본이 석유시설 개발을 목적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란 내에서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강경파들은 서방의 글로벌 석유기업들이 대(對)이란 투자를 본격 시작하고 석유 시추와 판매에 들어가면 대규모 ‘국부 유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이 유럽을 방문해 프랑스 이탈리아 등과 투자유치 회담을 연 직후인 지난달 30일 개방 반대파들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석유부 앞에서 투자 유치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석한 이들은 “국부를 강탈하려는 시도”라는 구호를 외치며 반발했다. 글로벌 건설업계와 석유업계에서는 이란의 낙후된 석유 관련 시설을 복구하려면 1500억∼1850억 달러(약 180조3750억∼222조4625억 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달 말 유럽을 방문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등과 정상회담을 갖고 적극적인 투자 유치 뜻을 전했다. 또 로열 더치 셸, 렙솔, ENI 같은 유럽계 에너지 기업들은 이란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자국 내 개방 반대파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이란 석유부는 이달에 영국 런던에서 열리기로 돼 있던 개발 관련 콘퍼런스를 취소했다. 이란 헌법은 석유산업 민영화와 외국인의 석유탐사 및 생산시설 소유를 금지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실제 계약 체결 과정에서 이런 점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중동정치)는 “이란 국민 대다수는 현실적으로 개방과 개혁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반대파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순 없다”며 “이란이 국제사회에 완전히 복귀하는 과정에서 강경파들이 주도하는 개방 막기 움직임은 꾸준히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전통적인 오프로드 차량으로 꼽히는 재규어 랜드로버의 ‘디펜더’가 지난달 29일 마지막으로 생산됐다고 BBC가 1일 보도했다. 1948년 탄생한 디펜더는 지금까지 각지고 투박한 디자인이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오프로드 차량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원조 모델’로 인식돼 왔다. 영국 솔리헐 공장에서 조립된 마지막 디펜더는 201만6933번째로 생산된 제품이었다. 마지막으로 조립된 제품답게 디펜더 생산을 담당했던 700여 명의 전·현직 회사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데 완성됐다. 일반 고객에서 팔리지 않고 곧바로 회사 전시관으로 향해 자동차로서는 누리기 힘든(?) 특별대우도 받았다. 마지막 디펜더를 지켜본 회사 관계자들은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는 환호함께 아쉬움도 토로했다. 일부 직원들은 “오프로드 차량의 상징이 죽은 날”이라며 아쉬워했다. 곧 은퇴를 앞둔 디펜더 생산라인 직원들 가운데에는 ‘디펜더와 함께’ 은퇴하기 위해 다른 자동차 모델의 생산라인으로 옮기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비록 각진 모양의 ‘진짜 디펜더’는 사라지지만 재규어 랜드로버 측은 새로운 디자인의 디펜더 모델을 개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한국 기업들은 이란에서 오래전부터 좋은 이미지를 쌓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란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 간 경쟁이 훨씬 치열해지고 있어 한국 기업들도 더 빠르고(fast), 공격적으로(aggressive) 움직여야 합니다.” 하산 타헤리안 주한 이란대사(64)는 27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주한 이란대사관에서 본보와 1시간 동안 단독 인터뷰를 갖고 이렇게 강조했다. 핵 협상 타결과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를 계기로 이란 시장이 향후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자칫 안이하게 대처할 경우 ‘시장 주도권’을 다른 글로벌 기업들에 빼앗길 수 있다는 지적으로 들렸다. ―경제제재 해제 후 이란 시장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발 규모가 얼마나 될까. “이란에서는 향후 5년간 석유와 천연가스 관련 부문에서만 총 50개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발주될 예정이다. 액수로는 1850억 달러(약 222조5550억 원) 정도 된다. 정보통신기술(ICT), 교통, 의료 등 비(非)석유 분야에서도 본격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미 항공기 구입 등에서부터 이란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지 알 수 있지 않나.” ―경제제재 해제 후 한국과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은 어떤가. “한국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이란에 사무소를 운영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싸게 판매해 평판이 좋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이란 진출 움직임은 엄청나다. 특히 유럽 기업들이 적극적이다. 한국 기업들이 계속 성과를 내려면 더 연구하고 훨씬 도전적이어야 한다.” ―포스코가 내년 상반기 이란에 제철소를 착공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다른 한국 기업과도 이런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가. “현대자동차는 이란 현지 자동차 기업과 협력해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현대차는 국내에서 반조립된 부품을 현지 업체에 보내면 이 업체가 완성해 현대차 브랜드를 달고 판매하는 방식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과 한국전력공사의 사업 추진 얘기도 이 대목에서 나왔다. 양 사는 맞다고 인정했다).” ―이란은 북한의 비핵화를 지지하나. “이란은 전 세계적인 평화와 안정을 희망한다. 한반도 비핵화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비핵화를 지지한다. 이란이 북한과 핵과 미사일 개발을 추진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란은 방위산업과 관련된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어 북한과 협력할 필요가 없다.”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슬람국가(IS) 퇴치’에 적극 나설 것인가. “미국과는 아직 불신의 벽이 높다. 향후 핵협상 이행과정은 미국을 시험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서로 신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IS 퇴치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IS가 이라크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수도인 바그다드도 위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을 때부터 이란은 이라크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란 문화에 대한 한국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란에서는 TV 드라마 ‘대장금’ 등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인기가 엄청나다. 한국에도 230명의 이란 유학생이 있고, 이 중 150명이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직 이란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고, 오해도 많은 것 같다. 동아일보 같은 유력 언론이 이란에 진출해 현지 분위기를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전달해주길 바란다.” 2014년 7월 취임한 타헤리안 대사는 이란 외교부의 대표적인 ‘한국통’으로 꼽힌다. 1980∼85년 서울에서 근무했고, 1992∼93년에는 북한 평양에도 주재했다. 자녀 셋 중 첫째(아들)와 둘째(딸)가 첫 번째 서울 근무 시절 태어났다. 막내아들은 이란 기업 서울지사에서 일한다.이세형 turtle@donga.com·박용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핵협상 타결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해제된 뒤 호황을 맞고 있는 이란을 방문할 예정이다. 방문이 성사되면 한국 대통령의 사상 첫 이란 방문이 된다. 이른바 ‘이란 러시’에 뛰어드는 한국 기업들을 지원하고, 북핵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 관련 질문에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청와대에서는 상반기 내에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은 원유 관련 시설 개·보수 및 신설에 최대 1450억 달러(약 174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양국 정상회담으로 국내 기업의 이란 시장 진출이 확대되면 대외 경제 여건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또 이란이 핵문제를 풀고 국제사회로 나온 ‘모범 사례’라는 점에서 북핵 문제의 해법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산 타헤리안 주한 이란대사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이란대사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하면 당연히 이란 정부도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한국 답방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헤리안 대사는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 의사를 며칠 전 한국 외교부를 통해 전달받았다”며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 의사를 기쁘게 생각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타헤리안 대사는 또 “두산중공업과 한국전력공사가 이란의 담수화 플랜트와 전력 플랜트 건설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란의 인프라 재건 사업에 한국 대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두산 측은 “중동은 물 부족 국가여서 이란 역시 담수화 사업이 필요할 것”이라며 사업 추진을 시인했다. 한전도 “다음 달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란을 방문할 때 구체적인 내용을 이란 측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장택동 will71@donga.com·이세형 기자}

저유가는 산유국에는 재앙이지만 원유 수입국엔 축복이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이 일상화한 ‘뉴 노멀(New Normal)’ 시대엔 저유가의 축가(祝歌)가 들리지 않는다. 산유국뿐만 아니라 원유 수입국도 ‘역(逆)오일 쇼크’로 휘청거리고 있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10% 떨어지면 경제성장률이 0.1∼0.5% 상승한다는 원칙이 있다. 그런데 지난 18개월간 유가가 110달러에서 30달러 미만으로 75%나 떨어졌는데도 (저유가의) 경제적 혜택이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미국 씨티그룹도 최근 보고서에서 “저유가의 이점을 누려 보기도 전에 오히려 피해만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저유가가 상당 기간 이어지는 ‘저유가 현상의 장기화’라는 데 있다. 미국의 대표 투자은행인 JP모건은 1분기(1∼3월) 평균 유가가 28달러로, 2분기(4∼6월)엔 25달러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산유국들, 경제위기 넘어 정권까지 위협받아 산유국들은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중남미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1월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015년 11월의 약 2배로 급등했다. 미국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신용등급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 25개국을 선정했는데 아프리카 앙골라, 남미 베네수엘라, 중동 사우디아라비아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산유국이 모두 포함됐다. 영국 프랑스 핀란드 등 유럽 선진국들도 이 리스트에 올랐다. 말레이시아와 브라질은 국영 석유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김원호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원유 의존적 경제 구조를 유지해온 신흥국들은 저유가 시대에 생존하려면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며 “복지 혜택도 축소될 가능성이 커 국민적 반발과 정치 및 사회적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저유가 장기화는 석유 의존도가 높은 일부 국가들의 정치 지형까지도 바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동지역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정부는 ‘오일달러’를 바탕으로 과감한 복지 정책을 펴 왕실의 무능과 독재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워왔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재정적자 규모가 980억 달러(약 117조9000억 원)와 870억 달러(약 107조500억 원)로 예상돼 무상의료를 비롯한 복지예산을 확 줄여야 한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중동정치)는 “복지정책이 본격 축소되면 왕실에 대한 불만이 폭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오일 쇼크에 증폭되는 디플레이션 공포 저유가 장기화 전망은 선진국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공포에 기름을 부었다. 미국에서 저유가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곳은 주유소와 자동차 판매점에 불과하다. 값싼 휘발유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 판매량을 사상 최대인 1747만 대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다른 곳에선 냉기가 뚜렷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이선 해리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떨어지면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높아지고 소비가 늘어 국내총생산(GDP)도 증가해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런 긍정적 요인보다는 에너지 업종의 감원과 투자 감소 등 부정적 영향만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최대 일자리 검색회사인 ‘인디드’는 “지난해 12월까지 13개월간 저유가 탓에 미국 내에서 일자리를 잃은 에너지 업종 종사자가 1만6400명이나 된다”고 추산했다. 새해 들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와 유가가 나란히 급락하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뉴욕증시 S&P500지수와 북해산 브렌트유 상관계수가 올 들어 20일 거래 기간에 0.97로 1990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상관계수가 ‘1’이면 유가와 증시가 같은 방향으로, ‘―1’이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저유가 현상이 앞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이란 시장의 불안감을 부추기면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갖가지 부양책을 서두르고 있다.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 이세형 기자}

“한국의 경제 발전 과정에서 돋보이는 점은 국민들의 자존감(self-respect)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많았다는 것입니다.”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의 샴샤드 아크타르 사무총장(62)은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국제기구들은 한국의 과학기술 역량과 높은 교육 수준 못지않게 이 같은 노력이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하고, 이를 벤치마킹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월 서울에서 ESCAP가 한국 정부와 공동 개최하는 아태지역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한 재원 마련 포럼을 준비하기 위해 방한했다. 아크타르 사무총장은 대표적인 ‘국민 자존감 세우기’ 프로젝트로 새마을운동을 꼽았다. 그는 “새마을운동은 낙후된 지역의 사람들에게 잘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이를 행동으로 이끌어내 지역사회 전체를 이른 시간 안에 개선시킨 성공 사례”라며 “앞으로 한국이 추진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서는 새마을운동을 포함해 국민 자존감 높이기와 관련된 내용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 중앙은행 총재를 지낸 아크타르 사무총장은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세계은행 같은 국제금융기구에서 15년여 근무한 개발금융 전문가다. 그는 “국제금융기구에서 일하던 시절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차관을 상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동시에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모습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아크타르 사무총장은 한국형 경제발전 모델은 당분간 국제기구와 개도국들이 계속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보기술(IT) 등 첨단 과학기술 발전에 기반을 두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고 구성원과 지역 간 격차도 비교적 덜한 편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수십 년 만에 ODA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성장했고 2010년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땐 G20 역사상 처음으로 개발협력 이슈를 의제로 제안했습니다. 다양한 ODA 관련 프로젝트를 통해 개도국에 발전 경험을 전수해 주길 기대합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의 경제·금융 제재에서 풀려 국제사회로 복귀하는 이란에 중국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나섰다. 시 주석은 19∼23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집트를 국빈 방문한다고 1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외교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시 주석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그동안 비(非)중동권 국가와는 특별한 교류가 없었던 이란이 제재에서 풀려난 뒤 처음 방문하는 외국 정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으로서는 올해 첫 해외 순방에 이란을 포함시킨 것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이번 방문에서 이란과 다양한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이미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교역을 꾸준히 늘려 왔다. ‘지구촌의 공장’으로 엄청난 규모의 에너지와 자원을 빨아들이고 있는 중국에 석유 매장량 4위의 이란은 중요한 ‘자원외교’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이란 역시 시 주석이 주도해 설립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창립 회원국으로 가입한 상태다. 시 주석의 이란 방문에서는 △고속도로 △고속철도 △전력 △통신 등 이란의 사회 인프라 확충과 정비 사업에 중국 기업들이 참여하고, 이란은 중국에 원유와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은 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위기 상황 때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는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특히 시 주석이 강조하는 중국의 신(新)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육지와 해양 실크로드)’ 프로젝트에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과 중동을 잇는 길 위의 이란을 핵심 경유지로 활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새해 첫 국빈 방문 지역에 이란과 사우디가 포함되면서 중국이 중동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자기 목소리 내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외신들은 당장 시 주석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도 최근 발생한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 및 ‘이슬람국가(IS)’로 인한 테러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로하니 대통령도 25, 26일 이탈리아와 바티칸을 방문한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파리 테러로 이탈리아와 프랑스 방문을 연기했던 그가 제재 해제 이후 해외를 순방하는 것은 처음이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세계 복권 사상 최고 당첨금인 16억 달러(약 1조9200억 원)가 걸린 미국 파워볼 복권의 1등 당첨자가 나왔다. 행운의 여섯 숫자는 ‘4, 8, 19, 27, 34, 그리고 10(파워볼)’. 파워볼은 1∼69 가운데 숫자 5개와 1∼26 가운데 나오는 파워볼 숫자 등 총 6개의 숫자가 일치해야 인생 역전의 잭팟(1등)이 터진다. 미국 ABC방송은 14일 이런 엄청난 행운을 최소 3명 이상이 나눠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주 복권 당국의 루스 로페즈 대변인은 “파워볼 추첨 결과 캘리포니아, 테네시, 플로리다 3개 주에서 당첨번호가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추가 당첨자가 있는지 계속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행운의 당첨 복권이 팔린 지역은 최근 총기 테러가 발생했던 캘리포니아 주 샌버너디노 카운티 내 치노힐스 시의 세븐일레븐 편의점, 테네시 주 멤피스 시 북쪽에 있는 문퍼드 시, 플로리다 주 멜버른 비치였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두 번 추첨하는 파워볼은 지난해 11월 4일 이래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4000만 달러(약 480억 원)로 시작한 1등 당첨금이 16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당첨자가 3명으로 확정되고 이들이 모두 일시불 지급을 원하면 약 3억2783만 달러(3934억 원)씩 받게 된다. 치노힐스의 세븐일레븐엔 동네 주민 수백 명이 몰려들어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면서 점주 발버 애트월 씨를 축하했다. 애트월 씨는 “너무 흥분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올지 몰랐다. 24년 가게를 운영했는데 치노힐스 주민들은 날 사랑해줬고, 나도 그들을 사랑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AP통신은 1등 복권 당첨자가 복권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된 치노힐스 시의 세븐일레븐 편의점도 ‘1등 복권 판매 기념 축하금’으로 100만 달러를 받는다고 보도했다. 1등에 당첨될 확률은 무려 2억9220만1338분의 1이다. 벼락 맞을 확률(119만분의 1)을 감안하면 파워볼에 당첨될 확률은 벼락을 246번 맞는 것과 엇비슷하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 대권주자들도 “당첨되면 선거자금으로 쓰겠다”며 파워볼 구입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과 머지않은 곳에 사는 캐나다 주민들 중에도 파워볼 복권 구입을 위해 국경을 건너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한국 등 북미지역이 아닌 곳에 사는 사람들은 미국 내 지인이나 친척에게 ‘파워볼 구매 대행’을 부탁하거나 일부 사이트를 통해 파워볼 ‘직구(직접 구매)’를 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4일부터 13일 밤 1등 당첨자가 나올 때까지 판매된 파워볼 복권 수는 13억2500만 장으로 3억1900만 명인 미국 인구의 4.15배였다. CNN 스타 앵커 앤더슨 쿠퍼는 “당첨되면 사표를 쓰겠느냐”는 다른 진행자의 질문에 “왜 그만두나. 나는 이 일을 사랑한다. 일단 좋은 시계나 하나 사겠다”고 답했다. 직장에서 직원들이 돈을 모아 파워볼을 대량 구매한 뒤 ‘당첨되면 똑같이 나눈다’는 서약서를 쓰고 서명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언론은 전했다. 하지만 파워볼 판매금액의 40%를 세금으로 떼기 때문에 7770억 원이 정부 수입이 된다. 정부가 파워볼 열풍의 최대 수혜자라는 것이다. 중산층 이하 가정이 파워볼을 많이 사는 고객임을 감안하면 정부가 이들을 상대로 합법적인 도박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워볼 1등 당첨자 발표 전까지 미국 내 복권 1등 당첨금 최고액은 2012년 3월 ‘메가 밀리언스’가 기록한 6억5600만 달러(약 7872억 원)였다.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 이세형 기자}
‘알란 쿠르디가 살아남았다면 성추행범이 된다?’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 풍자 만평으로 논란을 일으킨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이번에는 숨진 시리아 난민 아기를 성추행범으로 묘사한 만평을 그려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와 BBC가 13일 보도했다. 샤를리 에브도 최신호 만평의 주인공은 지난해 9월 지중해에서 익사한 세 살배기 알란 쿠르디. 시리아 북부 코바니 출신인 쿠르디는 가족과 함께 작은 보트를 타고 유럽으로 건너가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 숨진 쿠르디는 파도에 밀려 터키 해안에서 엎드린 채 잠들어 있는 자세로 발견됐다. 난민 수용을 주저하던 유럽 각국은 쿠르디 사망을 계기로 비난 여론이 들끓자 난민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게 됐다. 샤를리 에브도는 ‘전 세계를 울린’ 쿠르디를 성추행범으로 그렸다. ‘이주자’란 제목의 만평 상단에 쿠르디가 죽어있는 모습을 작게 그린 뒤 ‘꼬마 알란이 성장하면 무엇이 됐을까?’라는 질문을 써놓았다. 그 아래에는 도망치는 여성의 엉덩이를 향해 두 손바닥을 내민 채 달려가는 남성의 모습을 그렸다. 만평 맨 아래에는 ‘독일에서 엉덩이를 더듬는 사람’이란 문구를 남겼다. 지난해 12월 31일 독일 쾰른의 ‘새해맞이 축제’ 때 일어난 난민들의 집단 성추행 사건을 풍자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도가 지나쳤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천사 같은 모습의 쿠르디도 유럽에서 성장했다면 집단 성추행을 벌인 성인 난민들처럼 됐을 것이라는 ‘억측’을 표현한 것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역겹다’, ‘할 말을 잃었다’, ‘인종차별적이다’ 등의 비난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는 지난해 1월 샤를리 에브도 본사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을 당했던 당시 연대 의식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했던 ‘나는 샤를리다’란 해시태그 문구를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로 바꿔 올리기도 했다. 샤를리 에브도는 전에도 쿠르디를 풍자한 만평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지난해 9월 쿠르디 사건이 터진 뒤 예수 아래로 물에 빠진 사람을 그린 뒤 ‘기독교인은 물 위를 걷지만 무슬림 아이는 가라앉는다’는 문구를 담은 만평을 담았다. 또 쿠르디가 해변에 쓰러져 있는 모습 뒤로 ‘한 개 가격으로 두 개의 어린이 햄버거 세트’란 문구를 담은 맥도널드 광고판이 그려진 만평을 싣기도 했다. 쿠르디가 햄버거 때문에 유럽으로 오려 했다는 듯한 인상을 준 것이다. 일각에선 샤를리 에브도가 난민을 모욕하려는 게 아니라 난민에 대한 유럽인들의 이중적인 정서를 보여주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프랑스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한국이나 영미권과 풍자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자극적인 만평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덴마크 정부가 난민들이 소지한 귀중품을 체류비 명목으로 압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새 망명 관련 법안을 발표했다. 국제사회에선 난민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차별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새 법안은 덴마크 정부가 망명 신청을 하는 난민들이 가진 1만 크로네(약 177만 원) 이상의 현금이나 귀중품(결혼반지 같은 기념 물품은 제외)을 압수할 수 있도록 했다. 덴마크 정부는 난민들에게 숙박과 음식,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때문에 일부 비용을 걷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2일 “새 법안은 중도 우파 성향인 덴마크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고 의회에서도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어 통과 가능성이 높지만 전쟁이나 기근을 피해 온 난민들에게 가혹한 조치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유엔도 최근 “새로운 망명법이 외국인 혐오증(제노포비아)과 불안감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지 시민단체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가 유대인들의 재산을 압수했던 것을 연상시키는 조치로 난민 유입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난민 지원 시민단체를 이끄는 미칼라 클란테 벤딕센 씨는 “새 법안은 덴마크에 망명하려는 난민들에게 겁을 주고 이미 덴마크에 온 난민들의 삶을 최대한 어렵게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새 법안에선 난민들의 망명 허용 조건도 과거보다 훨씬 까다롭게 만들었다. 시리아 출신 난민이라도 ‘이슬람국가(IS)’로부터 직접적인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는 증거를 내놔야 망명 을 허용한다.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1년 안에 덴마크를 떠나야 한다. 또 가족과 떨어져 혼자 덴마크에 온 난민의 경우 망명이 허가돼도 3년이 지나야 가족을 초청할 수 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잉카 유적지인 마추픽추로 유명한 관광국가 페루가 세계 식도락가들을 유혹하는 남미 음식의 보고(寶庫)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12일 최근 페루의 음식이 잉카 유적지보다 관광객들에게 더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페루미식산업협회는 음식을 통해 올해 약 72억 달러(약 8조7000억 원)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불고기’나 ‘비빔밥’에 해당하는 페루의 대표 요리로는 생선살과 해산물을 레몬, 라임, 고추, 다진 양파 등으로 절인 ‘세비체’가 꼽힌다. 페루 음식의 국제경쟁력은 시대와 지역을 넘나드는 다양성에 있다. 전통 음식에 해당하는 안데스 산맥과 아마존 지역 음식은 물론,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음식과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일본, 아프리카 등에서 온 이민자들의 음식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좋아한다. 고유의 맛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다른 문화권의 음식과 융합한 ‘퓨전’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지난해 영국의 요리 월간지 ‘레스토랑’이 선정한 세계 50대 음식점에는 수도 리마에 위치한 ‘센트럴(4위)’, ‘아스트리드 이 가스톤(14위)’, ‘마이도(44위)’ 등 3곳이 포함됐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요리학교인 ‘르 코르동 블뢰(Le Cordon Bleu)’도 남미에서는 유일하게 페루 수도 리마에 캠퍼스를 냈다. 또 리마에서 매년 열리는 ‘미스투라’는 남미 최대의 음식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세계적인 음식 축제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페루 부자들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정통 프랑스 요리를 선호하며 자국의 음식은 외면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국가 유산’으로 음식을 꼽은 페루 국민은 39%로 마추픽추(36%)를 선택한 사람보다 많았다. 페루 안팎에서는 음식이 유명세를 떨치면서 잉카 유적지 외에는 내세울 게 없었던 페루의 관광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잉카 유적지를 가는 과정에서 잠시 머무는 도시에 불과했던 리마는 ‘미식 관광지’라는 명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리마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끼에 80~100달러 하는 음식점들이 성업중이다. 이미 4월까지 예약이 다 차 있는 곳도 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페루는 잉카 유적지란 세계적인 관광자원을 가지고도 관광객들을 다시 찾도록 유인할 요소가 마땅치 않았다”며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음식산업의 발전은 한번 방문했던 관광객들의 재방문을 이끌어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최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프랑스 시사풍자 잡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1주년 기념 전시회에서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캐리커처 작품들이 전시에서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이스라엘 일간 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이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하기로 돼 있던 이스라엘 출신 캐리커처 작가인 블라딕 샌들러의 작품이 전시에서 제외됐고 로이 프라이들러의 작품은 특정 부분이 가려진 채 전시됐다고 보도했다. 샌들러의 작품은 무함마드를 누드모델로 묘사했고 주 이스라엘 프랑스대사관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이들러는 샤를리 에브도 테러 당시 사망한 만화가들이 천국으로 올라갈 때 무함마드가 천국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전시 주최 측은 이 작품의 무함마드 부분에 스티커를 붙였다. 해당 작가들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돼 있는 나라에서 작품을 검열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샌들러는 “무함마드를 풍자하다가 테러로 사망한 만화가들을 기념하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무함마드를 도발적이고 냉소적인 시각으로 묘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옳고 그름은 대중들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프라이들러도 “내 작품의 핵심을 완전히 망가뜨렸고, 펜(문화)이 AK소총(폭력)을 이기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전시회를 주최한 프랑스 연구소 측은 “전시 장소가 협소해 일부 작품을 제외할 수밖에 없었지만 카탈로그에는 모든 작품이 포함돼 있다”며 “정치적인 목적으로 특정 작품을 일부러 전시에서 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이슬람국가(IS)’가 수도로 삼고 있는 시리아 락까의 실태를 알려온 ‘여성 시민기자’가 IS에 의해 처형당했다. 8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가디언 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락까 주민들의 생활을 전해온 루키아 하산(30)이 지난해 9월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산은 ‘니산 이브라힘’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해 왔고 지난해 8월 IS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하산에 대해 간첩 혐의를 적용해 처형했다. 쿠르드계로 시리아 알레포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하산은 페이스북을 통해 미군 주도 연합군에 대한 공습이 이루어지는 락까의 상황이 걱정된다고 전했다. 또 IS가 인터넷을 차단해 내전으로 뿔뿔이 흩어진 시리아인들이 가족과 연결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을 잃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반(反)IS 인권단체인 ‘락까는 조용히 학살당하고 있다(Raqqa Is Being Slaughtered Silently·RBSS)’에 따르면 하산은 “IS로부터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IS가 나를 죽이고 내 목을 자른다면 나는 존엄성을 얻을 것이고, (이런 상황이) 굴욕적으로 사는 것 보다는 낫다” 는 글을 마지막으로 남겼다고 밝혔다. RBSS는 자세한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하산 외에도 언론인들이 IS에 의해 희생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에도 IS는 IS의 인권 침해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 시리아 언론인 나지 제르프를 살해한 바 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이슬람국가(IS)’의 대변인인 아부 무함마드 알 아드나니(39)가 최근 이라크 정부군의 공습으로 크게 다쳤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이 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라크 합동작전사령부는 성명에서 며칠 전 이라크 서부 하디타 시 외곽에 있는 바르와나 마을의 IS 은신처를 겨냥한 서방의 공습으로 아드나니가 부상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라크 공군은 아드나니가 머물던 은신처에 2발의 유도 미사일을 발사했다. 아드나니는 많은 피를 흘렸고, 이라크 제2의 도시인 모술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출신인 아드나니는 그동안 육성으로 IS의 주요 메시지를 전달해 온 인물이다. 지난해 11월13일 발생한 프랑스 파리 테러를 기획했다는 분석이 나올 만큼 거물급 지도자로 분류돼 왔다. 일각에서는 IS의 최고지도자인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아드나니가 IS를 이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2014년 8월부터 아드나니를 ‘특별 지정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렸고, 체포에 기여하는 정보 제공에 최대 500만 달러(약 60억 원)의 포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윌리엄 맥켄츠 연구원은 “아드나니가 부상으로 제대로 활동하지 못한다면 IS에는 큰 타격이고 바그다디는 신뢰할 수 있는 보좌관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리비아가 ‘이슬람국가(IS)’ 때문에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비아에 있는 IS 대원들이 최근 시드라에 있는 원유 저장 시설을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4일부터 진행된 IS 대원들의 공격으로 시드라에 있는 원유 저장 탱크 5개, 라스 라누푸의 원유 저장 탱크 2개가 파괴됐다. IS가 파괴한 시설들은 여전히 불에 타고 있고, 추가 폭발 위험이 있어 소방관들이 제대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피해 규모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리비아는 북아프리카에서 원유 매장량이 가장 많은 나라고 전체 수출의 95%를 원유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IS의 리비아 원유 시설에 대한 공격은 경제 기반을 흔들어 조만간 구성될 예정인 단일 정부의 통제력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많다. 영국의 리비아 전문가인 제이슨 팩은 “IS는 원유 시설을 훼손해 가뜩이나 어려운 리비아 정부의 재정 상태를 더 악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는 무아마르 카다피 전 대통령이 권좌에서 쫓겨난 2011년 이후 극심한 내전을 겪었다. 최근에는 2개 임시정부가 국가를 운영했고 이들은 지난달 단일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었다. IS의 공격으로 원유 저장시설이 파괴되고 불안감이 커지자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는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원유 시설 보호를 위한 도움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지를 올렸다. ‘도움을 위한 절규’란 제목이 붙은 공지문을 통해 무스타파 사날라 NCO 회장은 “조속히 단일 정부가 구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일 정부가 지휘하는 군이 평화를 불러오고 자원을 보호해 달라”고 밝혔다. 한편 리비아는 하루 150만 배럴까지 원유를 생산했었지만 최근에는 3분의 1 수준으로 생산량이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0월 리비아 경제가 심각하게 위험한 상태라고 진단했다.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시아파 국가 이란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는 등 수니파 맹주국 사우디아라비아의 ‘대(對)이란 강경 노선’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아들이자 왕위 계승 서열 2위이며 국방장관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30·사진)란 분석이 나왔다. 6일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무함마드는 안정적인 외교 정책을 선호했던 전임 압둘라 국왕 시절의 국방장관들과 달리 국내외 반대 세력에 모두 강경한 대응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사우디군의 예멘 내전 개입을 주도했다. 시아파인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예멘을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살만 국왕의 셋째 부인이 낳은 아들인 무함마드는 세계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국방장관에 오를 만큼 아버지로부터 신임을 얻고 있다. 그는 살만 국왕이 리야드 시장과 국방장관이던 시절부터 공식 자문관으로 활동하며 업무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최근 그가 강경 노선으로 치닫는 것은 매파 성향인 아버지로부터 더욱 강한 신뢰를 얻기 위해서란 분석이 많다. 이를 토대로 왕실과 정부 내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사우디의 강경 노선으로 중동지역의 안정이 깨지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한 권의 로맨스 소설이 연초부터 이스라엘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이스라엘 교육부가 유대인 여성과 팔레스타인 남성의 사랑을 다룬 인기 소설을 최근 고등학교 문학 필독서에서 제외하자 야당과 시민단체, 출판계가 일제히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2014년 출간된 ‘국경의 삶(Border life)’은 이스라엘 출신 여성 통역가와 팔레스타인 출신 남성 예술가가 미국 뉴욕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언론인 출신의 여성 작가 도리트 라비니안(43)이 써 이스라엘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베른슈타인상을 받았다. 많은 고교 교사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사회 통합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이 책을 필독서로 지정하자는 의견을 냈고, 교사위원회는 이를 승인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교육부는 최근 “유대인의 정체성과 관련해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필독서 목록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이스라엘 일간 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5일 시민단체들이 교육부의 결정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본격적인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야당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교사들 사이에선 정부의 조치가 논란거리가 되는 주제를 교실에서 다루지 말라는 메시지나 다름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출판계에서도 비판 여론이 거세다. 이스라엘의 원로 작가로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 간의 사랑을 담은 ‘연인(The Lover)’이라는 소설을 썼던 A B 예호슈아는 “교육부의 조치는 현실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스라엘 정부는 교육부의 결정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재검토할 계획이다. ‘국경의 삶’이 날개 돋친 듯 팔려 추가 인쇄에 들어가게 된 출판사는 뜻하지 않은 대박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