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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하락과 경기 불황, 수출 부진의 ‘삼중고’에 시달리는 정유사들이 실적 악화로 고민에 빠졌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4∼6월)에 매출액 18조8774억 원, 영업손실 1054억 원을 냈다고 27일 밝혔다. 분기 영업 손실을 낸 것은 2003년 2분기 이후 9년 만이다. 에쓰오일도 이날 2분기 매출액 8조7978억 원, 영업손실 1612억 원으로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정유사들이 부진에 빠진 것은 국제 원유시장에서 원유 가격이 두 분기 연속 내림세를 보이면서 마진이 줄었기 때문이다. 또 경기침체로 세계적으로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요즘 같은 날씨라면 배의 철판 위에 계란을 깨뜨릴 경우 바로 익을 겁니다.” 최고 37도까지 올라가는 폭염 속에서 조선소와 제철소 근로자들은 한 시간만 일해도 녹초가 된다. 조선소는 대부분 혹서기에 문을 닫고 휴가를 떠나지만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로 인도일이 정해져 있는 선박을 건조하는 근로자들은 마무리 작업을 위해 휴가도 반납하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뙤약볕을 피할 곳도 없는, 달궈진 철판 위에서 용접과 도장, 그라인딩 작업을 해야 하는 데다 안전을 위해 두꺼운 작업복과 작업모까지 써야 해 하루 종일 비 오듯 땀이 쏟아진다고 조선소 직원들은 말한다. 이 때문에 조선소와 제철소는 무더위와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열로 이중고를 겪는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조선소는 대부분 혹서기 기온에 따라 작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직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6월 5일부터 10월 2일까지를 ‘혹서기’로 지정했다. 이 기간에는 매일 오전 11시 50분 기온을 측정해 28.5도 이상일 때는 점심식사 시간을 30분, 32.5도 이상일 때는 1시간 연장해 직원들의 작업 능률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도 다음 달 31일까지를 혹서 기간으로 정해 점심식사 시간을 30분 늘렸다. 점심시간이 길어져도 퇴근 시간은 종전과 같다. 점심 특식으로 보양식을 내놓거나 땀으로 흘린 수분을 보충하도록 과일이나 음료를 제공하기도 한다. STX조선해양은 6월부터 매주 수박 620통을 구입해 목요일마다 조선소에서 수박파티를 벌인다. 삼성중공업은 한방갈비탕, 전복닭다리백숙, 닭해물찜 등 보양식을 마련해 축난 직원들의 체력을 보충하고 있다. 포스코는 27일 중복을 하루 앞두고 제철소 안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시원한 팥빙수 파티를 벌일 계획이다. 포스코는 고열작업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진료팀이 공장을 찾아다니며 진료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건강상담뿐 아니라 현장 위생관리 상태도 확인한다. 또 더위로 피로도가 높아진 야간 근로자들이 휴식시간에 더위를 피해 잠을 잘 수 있도록 수면실도 운영한다. 조선소와 제철소 곳곳에는 얼음을 보관하는 제빙기와 냉온수기, 샤워장이 마련돼 있다. 직원들의 체열을 조금이나마 떨어뜨리기 위해 작업복 안을 시원하게 냉각시켜주는 에어쿨링 재킷을 지급하기도 한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한화그룹은 고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채용을 전제로 한 인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인턴에 합격한 668명은 방학을 맞은 23일부터 ‘한화와 함께 플라이 하이‘ 인턴십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인턴십은 1주간의 인재경영원 교육과 2주간의 현장실습으로 구성된다. 첫 주 인재경영원 교육에는 한화그룹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학생들의 자기 비전 설정과 장단점 파악, 정보화교육 등이 이뤄진다. 학생 전원에게는 한화그룹의 선배 사원이 일대일 멘토로 배정돼 현장실습 과정을 함께한다. 배정된 멘토는 입사할 때까지 선후배 관계를 유지하며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예정이다. 이번에 선발된 인턴들은 이번 여름방학뿐 아니라 올해 겨울방학과 내년 여름방학까지도 인턴 과정을 이수하고 인턴 기간 근무평가와 대표이사 면접 등을 거쳐 고교 졸업 후 직원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올해 3월에 열린 인턴사원 모집에는 총 8000여 명의 고교 2학년 취업준비생이 몰려 12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저소득층이나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배려자’를 우대했고 내신성적과 출결 상황, 면접 등을 거쳐 인턴을 선발했다”고 설명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엔진 제조공장에 일렬로 서 있는 초록색 컨테이너 안. 30도가 넘어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에도 10여 명의 직원이 바람도 잘 통하지 않는 공간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손놀림에 속도를 붙이고 있었다. 겉보기엔 평범한 이 컨테이너는 이달 말 아프리카 앙골라로 향하는 배에 실려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희망의 빛’이 될 예정이다. ○ 전력난 지역에 저비용 고효율 발전 외관이 일반 컨테이너와 흡사한 이 시설은 현대중공업이 생산하는 이동식 미니발전소 ‘PPS(Packaged Power Station)’다.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가니 현대중공업이 2001년 독자 기술로 개발한 ‘힘센 엔진’으로 돌아가는 발전기가 설치돼 있었다. 엔진과 발전기, 컨트롤 장치 등이 작은 컨테이너 안에 오밀조밀하게 들어차 있다. 발전소라고 하기에는 작은 크기지만 이 발전소는 비교적 값이 싼 중유(重油)를 주 연료로 기당 1.7MW(메가와트) 규모의 전기를 생산한다. 동시에 3000∼4000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제작에서 설치에 걸리는 시간도 6∼7개월로 빠르고 설치 방법도 간단해 컨테이너선에 실어 수출지역으로 보내 현장에서 송전선만 연결하면 된다. 이 때문에 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 등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되는 거대 발전소를 건설할 예산이 없는 국가나 발전소와 멀리 떨어져 전력을 공급받기 힘든 지역에서 전력난을 해소하는 발전 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저비용 고효율의 발전설비를 작은 컨테이너 안에 효율적으로 담는 것이 핵심 기술인데, 현재로는 현대중공업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재난지역 밝히는 불빛 전기가 부족한 세계 22개국 곳곳에 이 미니 발전소 1000기가 안착해 빛을 밝히고 주민들의 냉난방을 돕고 있다. 복잡한 설비가 들어있는 컨테이너를 안전하게 오지까지 나르기 위해 컨테이너 하부에 진동과 충격을 흡수하도록 특수 장치도 넣었다. 이 기능이 2010년 아이티 대지진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효과를 발휘했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쓰나미로 가동이 중단되자 현대중공업은 도쿄 인근의 전력 공급을 위해 이동식발전설비를 급파했다. 당시 완제품을 기다리고 있던 다른 발주처에 양해를 구한 뒤 PPS를 배에 실어 보내 재난지역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데 걸린 시간은 2주에 불과했다. 쿠바에는 전국 40여 곳에 600기가 넘는 PPS가 설치돼 국가 전력 생산의 약 30%를 책임지고 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아바나의 공사 현장을 방문해 격려할 정도였다. 쿠바중앙은행에서 2007년 발행한 10페소 지폐에는 ‘에너지 혁명’이라는 문구와 함께 이 PPS 그림이 들어 있다.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본부 변재욱 상무는 “납품과 설치 후에도 교육과 설비를 끝까지 책임지는 사후 관리에 쿠바 정부가 크게 만족해 이후 남미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5월에는 세계자연유산인 에콰도르 갈라파고스제도의 산타크루스 섬에도 PPS를 설치했다. 레오폴도 부첼리 산타크루스 시장은 준공식에서 “그동안 전기가 없어 불도 못 켜고 어둠 속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았는데 PPS가 산타크루스 섬의 ‘산타클로스’가 됐다”며 현대중공업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울산=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포스코 2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 복귀포스코가 다시 분기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섰다. 포스코는 24일 기업설명회를 열고 2분기(4∼6월) 연결기준 매출액 16조4880억 원, 영업이익 1조650억 원, 순이익 466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분기(1∼3월)보다 35.2% 늘었다. 포스코 단독으로는 매출액 9조2230억 원, 영업이익 1조570억 원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 LG전자 제습기 판매 급증… 작년 2.5배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면서 제습기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LG전자는 1∼14일 2주 동안 5만5000대의 제습기를 판매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의 2.5배에 이르는 것이다. LG전자 측은 “1∼6월 판매량도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라며 “전력소모가 많은 에어컨의 판매 부진을 제습기 덕에 어느 정도 만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 남동발전, 협력사에 공군예비역 취업지원한국남동발전은 자사의 우수 협력 중소기업에 공군 예비역이 취업할 수 있게 지원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공군과 교환했다고 24일 밝혔다. 협력회사를 상대로 예비역 채용 수요를 조사한 뒤 이를 공군 측에 보내면 공군이 자격을 갖춘 예비역을 2배수로 추천하는 방식이다. 한국남동발전은 지난달 공군 제3훈련비행단과 경남 사천비행장의 남는 땅을 이용해 태양광을 공동개발하자는 협약을 맺기도 했다. ■ 기아車, 2013년형 ‘스포티지R’ 출시기아자동차는 24일 ‘2013년형 스포티지R’를 선보였다. 기아차는 이 차량에 발광다이오드(LED) 차폭등을 달았고, 가죽 스티어링휠 재질을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최고출력은 디젤 2.0엔진이 184마력, 가솔린 2.0 터보 GDI엔진이 261마력이다. 가격은 △디젤 2륜 2205만∼2855만 원 △디젤 4륜 2385만∼3035만 원 △가솔린 2륜 2403만∼2720만 원 △가솔린 4륜 2900만 원(자동변속기 기준). ■ 유한킴벌리 ‘매직팬티 스포츠’ 출시유한킴벌리가 24일 런던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운동 경기를 모티브로 한 ‘하기스 매직팬티 스포츠’를 출시했다. 이 제품에는 하기베어 캐릭터가 태권도, 수영, 리듬체조 등을 즐기는 모습이 디자인돼 있다. 대형(10∼14kg)과 특대형(13∼18kg)으로 나왔으며 가격은 기존 제품과 같다. 하기스몰과 롯데마트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석굴암, 조선의 왕궁이었던 경복궁. 한국을 대표하는 이런 문화유산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문화재청은 영문(英文) 설명을 담은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외국인은 문화재청의 영문 안내를 찾아볼 수 없다.외국인이 ‘Gyeongbokgung(경복궁)’과 ‘Seokguram(석굴암)’의 설명을 찾으려면 통상 구글, 야후 같은 인터넷 검색엔진에서 검색을 한다. 하지만 이런 검색엔진에서는 석굴암을 영어로 쳐도 문화재청 웹사이트의 콘텐츠가 검색되지 않는다.문화재청이 해당 웹사이트에 대한 검색엔진의 접근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보라고 만들어 놓은 자료를 외국인이 쓰는 검색엔진에서 검색되지 않도록 막아놓는 게 예삿일처럼 벌어지는 것이다.이는 비단 문화재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한국의 세계기록문화유산인 의궤(uigwe)가 검색되지 않고, 국립국어원에서는 외국인을 위해 만들어놓은 한국어 교육서비스가 검색되지 않는다.동아일보 취재 결과 ‘인터넷 강국’이란 말이 무색하게 외국인을 위해 만든 한국의 수많은 인터넷 정보가 세상을 향한 문을 꼭꼭 걸어 잠근 채 숨겨져 있었다. 한류스타 ‘빅뱅’을 검색하면 공식 웹사이트가 검색되지 않는다. ‘빅뱅의 앨범(Big Bang disco-graphy)’을 검색해도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공식 자료 대신 팬들이 만든 자료만 올라온다. 이랜드그룹도 미국 사업을 벌이면서 ‘후아유’라는 패션 브랜드의 웹사이트를 만들었지만 역시 검색되지 않는다.숙명여대 웹발전연구소가 최근 43개 정부 중앙행정부처 웹사이트에 대한 검색 접근성을 조사한 결과 43개 부처 가운데 14곳의 웹사이트가 외부 검색엔진의 접근을 완전히 차단한 것으로 드러났다.공개하지 못할 정보가 있어서가 아니다. 비밀 정보를 다루는 국가정보원은 국정원의 역할 등을 잘 검색되도록 공개한 반면에 국민에게 공개할 생활정보가 많은 보건복지부나 여성가족부 웹사이트는 차단돼 있었다.구글, 네이버 같은 검색엔진은 사람이 눈으로 웹사이트를 보고 글씨를 읽고 클릭하듯 ‘로봇’이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웹사이트를 읽고 색인으로 저장한다. 그리고 나중에 검색어를 색인과 대조해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생활 보호 등의 목적으로 ‘로봇배제표준’이란 약속이 생겼다. 웹사이트에 ‘robots.txt’라는 파일을 만들면 검색엔진이 이를 ‘출입금지 팻말’로 보고 접근하지 않는 식이다.문제는 이 로봇배제표준을 잘못 쓰는 일이 많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 환경부, 여성가족부 등 중앙부처는 물론이고 국회와 대법원도 이 방법을 이용해 검색엔진의 접근을 차단했다. 국민에게 정보를 알리려고 만든 웹사이트가 검색을 차단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문형남 숙명여대 웹발전연구소 교수는 “국내 웹사이트가 외부 검색을 차단하는 건 과거 관리가 서툴러 개인정보까지 검색됐던 탓에 생긴 지나친 우려 때문으로 보이지만 마땅히 공개할 정보까지 함께 막는다면 웹사이트를 만든 취지를 살리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포스코는 철강과 종합소재, 에너지를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2000년대 초반부터 부품소재산업 육성을 추진해왔지만 소재 분야 경쟁력은 크게 부족한 편이다. 특히 국가 전략산업에 꼭 필요한 핵심 소재는 상당수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포스코는 “긴 안목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철강 이외 소재산업 영역을 발굴하기 위해 R&D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연구중심대학 포스텍과 비철분야 전문 연구기관인 리스트(RIST) 등을 통해 수백 명의 소재 관련 박사급 연구인력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산학연 협력체제를 더욱 강화하면서 소재사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우선 포스코는 안정적인 소재사업 진출을 위해 철강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합금철과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부산물을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철강제조 공정에서 확보한 기술역량을 활용하면 비철금속의 제련과 판재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또 미래산업의 핵심 원소인 리튬, 탄소, 실리콘, 마그네슘 등을 중심으로 소재사업 영역에 진출해 지속적인 수익성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리튬은 수송기기나 전력저장기기 등 모바일·스마트 시대의 필수적인 기초소재로 앞으로 성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철강산업과 비슷하다. 또 탄소 소재는 석탄을 고온에서 건류할 때 발생하는 ‘콜타르’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핵심 성공요인 중 하나다. 철강제조 공정에서 많은 양의 콜타르가 부산물로 발생하기 때문에 탄소소재 사업은 포스코가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포스코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7월에는 리스트 내에 하루 리튬 5kg을 제조할 수 있는 리튬 추출 파일럿 플랜트를 준공했고 같은 해 8월에는 칠레의 리튬 광권을 보유하고 있는 현지 회사에 지분을 투자했다. 포스코는 소재 사업을 추진하면서 단순히 제품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사와 함께 최종 제품과 사업 추진 과정을 공유하는 ‘토털 솔루션’ 전략을 세우고 있다. 선진 기술을 보유한 강소업체와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한편 특정 기술을 전문적으로 보유한 외부 기관이나 연구소와도 연계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산학연을 연계한 우수 연구인력과 인프라, 철강 제조 공정에서 확보한 기술을 토대로 2020년까지 글로벌 소재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이자 보물은 거대한 시설이나 첨단기술이 아닌 임직원이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직원 가족들은 19일 편지 한 통을 받았다. 3월 말 대우조선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고재호 사장이 직접 보낸 편지였다. 유럽발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조선업이 유례없는 불황을 겪자 사장이 직접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가족들을 격려하기 위해 편지를 보낸 것이다. 고 사장은 취임 후 대부분의 시간을 조선소 현장 직원들을 만나는 데 사용했다. 노사 협력도 각별히 강조해 올해 4월 그리스에서 가진 첫 해외 수주 계약식에는 이례적으로 성만호 노조위원장과 동행하기도 했다. 그는 1만2000여 명의 임직원 가족에게 보낸 편지에서 취임 이후 100일간 현장에서 느낀 소회를 담담히 풀어냈다. 고 사장은 “경제침체의 영향으로 세계 최고라고 자랑하는 국내 회사들 중에서도 일부는 체면과 자존심을 뒤로한 채 중국 조선소 수준의 가격에라도 배를 짓겠다고 나서는 판”이라며 현재 업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굵은 케이블을 설치하며 땀 흘리는 직원들’ ‘심야에 공장에서 밤을 밝히며 열정적으로 일하는 직원들’ 등 현장에서 만난 직원들과 협력사 사원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회사의 자산은 직원들이다. 어렵긴 해도 상황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고 힘을 불어넣었다. 이어 고 사장은 “무더운 일터에서 힘들게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회사 내 급식은 물론이고 냉방기 하나까지 챙기면서 모든 분들이 여름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맛있네요. 그런데 기존 용기보다 비싸서 원가를 낮출 필요가 있겠어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 마련된 부스. 비아이에스푸드에서 만든 블루베리 비타민 음료를 직접 마셔본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직원들에게 조언했다. 이 업체는 음료 속 비타민의 산화를 막기 위해 사용자가 용기 뚜껑을 열 때 음료와 비타민이 섞이게 만든 아이디어 용기를 개발했다. 포스코는 18일 벤처기업과 벤처투자자들을 연결하는 ‘제3회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를 열었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이 행사는 벤처기업들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아이디어에 투자할 수 있도록 마련한 일종의 ‘장터’다. 이날 비아이에스푸드와 같이 포스코의 아이디어 육성캠프에서 최종 선발된 8개 벤처기업의 투자설명회가 열렸다. 3차원(3D) 디지털 수족관 콘텐츠 업체인 오렌지큐브, 식물 세포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의약품 생산을 추진 중인 바이오앱 등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기업들이 참가했다. 또 지난해 열린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에서 뽑혀 포스코의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들의 제품 전시회도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벤처투자가뿐 아니라 벤처기업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 등 총 200여 명이 몰렸다. 포스코가 이 같은 행사를 만든 것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동반성장이 산업계의 화두가 됐기 때문이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까지 도우면 벤처기업의 성장을 돕고 고용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 신성장사업실 이한주 팀리더는 “선발된 벤처기업에 10주 동안 일대일 멘토링을 해 실제 사업 모델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에 참가했던 디지털 출판업체 아비즈 송창훈 대표는 “포스코의 도움으로 사업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틈새시장을 발굴한 점이 좋았다”며 “포스코에서 인정받았다는 자부심으로 직원들의 사기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이번 기업설명회에서 나온 투자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8개 사업 아이템에 투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대우조선해양이 33년 전 처음으로 수주했던 노병(老兵) ‘바우 헌터’호가 최근 고향인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로 돌아왔다. 진수된 지 약 30년 만이다. 대우조선은 최근 바우 헌터호를 사들여 기념관으로 개조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조선사가 건조해 선주에게 인도한 노후 선박을 다시 사들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배는 한국 조선사와 흐름을 같이하는 대우조선과 옥포조선소의 역사를 기록한 홍보문화관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대우조선은 바우 헌터호의 조타실이나 기어실 등 배 내부는 그대로 두면서 그동안 회사가 수주한 선박 사진과 모형, 동영상 등을 회사의 첫 배에 전시할 계획이다. 바우 헌터는 대우그룹이 대우조선공사를 인수한 뒤 1년이 지난 1979년 처음으로 노르웨이 해운사로부터 수주한 선박 네 척 중 하나다. 당초 바우 헌터의 ‘형제’ 선박으로 1982년 4월 최초로 인도한 맏형 ‘바우 파이어니어’를 수소문했지만 이미 해체돼 고철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돼 2개월 뒤 두 번째로 인도한 동생 바우 헌터를 매입한 것. 이들 바우 형제들은 모두 2만2500t 급에 26가지 화학제품을 동시에 적재할 수 있도록 26개의 분리탱크로 구성돼 모양은 똑같다. 각 탱크는 용접과 도장이 어려운 스테인리스 강판으로 구성돼 당시 기술로는 매우 힘들게 만들어야 하는 초정밀 선박이었다. 신생 조선사였던 대우조선은 선박 건조 능력을 세계 유수의 선주들로부터 단기간에 인정받아야 했기 때문에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건조가 어려운 화학제품 운반선을 첫 배로 시작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인도일을 맞추기 위해 전 직원이 야근을 하며 작업에 매달릴 정도였다. 바우 파이어니어는 당시 한국 조선사상 처음으로 세계 최우수 선박에 선정되기도 했다. 수주한 지 33년, 인도한 지 30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당시 수주나 건조를 담당했던 인력은 현장을 떠난 지 오래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바우 헌터와 바우 파이어니어는 초창기 대우조선 전 임직원을 일심동체로 묶은 의지의 결정체로 회사 역사에 상징성과 의미가 큰 선박”이라고 설명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경기 침체로 국내 대기업이 문화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메세나’ 투자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메세나협의회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내 642개 회원사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지원액이 총 1626억9000만 원으로 2010년과 비교해 6.2%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지원을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있는 기업은 509곳으로 약 16% 줄어들었다. 전체 지원 건수도 1608건으로 17.1% 줄었다. 이는 유럽발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경영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문화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데 씀씀이를 줄였기 때문이다. 전 두산그룹 회장 박용현 한국메세나협의회장은 간담회에서 “소비 촉진을 위한 광고 홍보보다는 문화사업 투자가 기업의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된다”며 “문화사업 관련 투자가 매출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장기적 시각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반적인 기업의 지원 감소 추세에도 지난해 삼성문화재단과 현대중공업은 각각 재단과 기업부문에서 지원을 가장 활발하게 한 곳으로 나타났다. 삼성문화재단은 리움과 호암미술관 등을 운영하며 각종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현대중공업은 울산 현대예술관 등 지역 밀착형 복합문화시설을 운영하며 3년 만에 다시 우수 지원기업 1위를 차지했다. 기업들은 대부분 문화예술시설 운영에 투자하는 등 인프라 분야에 지원을 많이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악이나 한국무용 같은 전통예술이나 영상미디어 등 그동안 기업의 투자가 부진했던 분야에 대한 지원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항공운임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8월에 또 인하돼 승객들의 항공료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달 유류할증료가 전달에 비해 약 19% 내린 데 이어 다음 달에 노선별로 8∼9%가량 또 인하된다. 다음 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번 달보다 한 단계 하락한 12단계로 책정된다. 최고점이었던 4, 5월의 18단계보다 6단계 하락한 것으로 연중 최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다음 달 미주 지역 1인 왕복항공권에는 이달보다 22달러(약 2만5000원) 떨어진 244달러의 유류할증료가 부과된다. 유럽과 아프리카 노선 왕복 티켓에 붙는 유류할증료는 256달러에서 234달러로, 대양주와 중동은 218달러에서 200달러로,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는 120달러에서 110달러로 각각 내려간다. 운항거리가 짧은 일본 노선 왕복 항공권은 4달러, 중국과 동북아 노선은 6달러가 낮아진다. 국내선도 1만2100원(편도 기준)에서 1만1000원으로 1100원 싸진다. 국제유가가 급격히 오를 때 항공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05년 도입된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국제석유시장에서 거래되는 항공유가에 따라 매달 조정된다. 유류할증료 적용 기준은 출발일이 아니라 항공권을 사는 시점이다. 12단계로 책정된 유류할증료는 다음 달 1∼31일 발권 티켓에 적용된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포스코가 성과공유제 운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성과공유제 전담팀을 신설한다. 포스코는 협력업체들과 25개의 구체적인 협력 유형을 정립하는 고유의 성과공유제 모델인 ‘포커스’를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포커스는 협력기업에 대한 박사급 인력이나 기술 지원과 내부 직원뿐 아니라 협력기업의 개선안 공모 등 다양한 성과공유 방법을 포함하고 있다. 성과공유제에 참여하는 직원에게는 CEO 포상과 연계해 최대 300만 원의 현금이나 BS(이익공유·Benefit Sharing) 마일리지를 지급할 예정이다. 마일리지는 기부금이나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성과공유제를 전담하는 운영팀도 CEO 직속의 동반성장 사무국에 설치된다. 객관적인 성과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성과검증위원회도 운영한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다른 해보다 일찍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각 브랜드에서는 서둘러 다양한 여름용 신발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고 바캉스 시즌이 가까워 오면서 발을 예쁘게 보이게 하면서도 관리하기 편한 신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탈리아 브랜드 에트로에서는 올여름 인기를 끄는 신발 아이템과 관리법을 소개했다. 과거에는 장마철에만 신던 말랑말랑한 고무 소재의 젤리슈즈가 최근에는 여름 내내 신는 핫 아이템이 됐다. 이번 시즌에는 샌들, 토오픈, 부츠 등 다양한 디자인이 출시되면서 휴가지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신을 수 있도록 실용성이 더해졌다. 특히 젤리슈즈는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진가를 발휘한다. 올해에는 화사한 파스텔 컬러부터 눈에 확 띄는 팝 컬러까지 다양한 색상의 젤리슈즈가 인기 아이템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젤리슈즈와 함께 올 시즌에는 웨지힐이 인기를 끌면서 라피아나 우드 등이 신발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맨발로 신발을 신는 경우가 많은 여름일수록 발바닥이 직접 닿는 안창은 합성 소재보다 천연 소재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발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천연 가죽은 물론이고 코르크와 마, 나무, 코코넛 등 다양한 천연 소재의 샌들이 많이 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에트로는 베스트셀러 여름 슈즈인 플립플랍을 올해 다양한 천연 소재로 내놓았다. 사랑스러운 핑크 플립플랍은 고무 소재로 만들어졌고 바닥과 스트랩에 에트로의 독특한 무늬가 프린트된 것이 특징. 여름철 인기 소재 리넨 플립플랍은 리넨 소재 바닥에 핑크색 스트랩 디자인을 적용했다. 뒤축이 없는 뮬 플립플랍은 송아지 가죽을 소재로 만들었다. 샌들은 뒤꿈치가 딱 맞거나 살짝 튀어나올 정도로 약간 작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신발 크기에 여유가 있으면 걸을 때 발이 앞으로 쏠려 아프거나 심하면 발 모양이 변형될 수도 있다. 여름 슈즈는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샌들은 땀이 바로 흡수되기 때문에 신은 뒤 항상 청결하게 닦는 것이 좋다. 비를 맞았을 때는 자칫 모양이 틀어지거나 곰팡이가 필 수도 있기 때문에 비 오는 날 신었다면 물기를 없애고 서늘한 곳에서 말린 뒤 보관해야 한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새 사옥에서는 점심시간마다 다른 기업에서 볼 수 없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지하 1, 2층에 마련된 구내식당에 피부색이 다른 임직원들이 ‘JAPAN’, ‘INDIA’, ‘ARAB’ 등으로 분류된 표지판을 따라 급식대에 줄을 서는 것이다. 메뉴도 화려하다. ‘코리안’, ‘웨스턴’, ‘오리엔탈 누들’, ‘오리엔탈 라이스’ 등 일주일에 64가지 종류로 제공되는 메뉴는 서양에서 온 직원을 위한 베이컨 버거부터 태국 출신 직원들을 위한 꿍팟커리까지 동서양을 넘나든다. 라면 하나만 해도 몽골라면, 미소라멘, 해산물라면 등 다양하게 요리한다. 독실한 무슬림 임직원을 위해 이슬람 율법이 인정하는 방식으로 고기를 손질한 ‘할랄 요리’도 내놓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서 올해 4월 상일동 신사옥으로 이사하면서 회사의 핵심 인력인 외국인들을 위한 다문화 구내식당 시스템을 새로 만들었다. 도곡동 일원 9개 빌딩에 뿔뿔이 흩어져 셋방살이를 하던 직원들이 총면적 18만 m²에 이르는 대형 사옥에 모이면서 그동안 공간이 부족해 시도하지 못했던 여러 다문화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하루에 다섯 번 메카를 향해 기도하는 무슬림 직원들을 위해 사옥 안에 기도실도 마련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전 직원 8300명 가운데 약 18%는 세계 각국에서 모인 외국인이다. 국내에 근무하는 7000명 중에서는 200명(약 2.8%)이 인도, 일본, 태국 등 세계 40개국 출신으로 독특한 다문화 집단인 셈이다. 영어와 한국어를 함께 사용하는 다른 계열사와 달리 삼성엔지니어링은 외국인 직원 비율이 높은 만큼 삼성그룹 사내(社內)포털 ‘마이싱글’ 게시판에서도 영어로만 소통한다. 주요 문서는 물론이고 임직원끼리 공유하는 주요 게시글과 식사 메뉴까지 영어로만 제공한다. 이 때문인지 삼성그룹 공인 영어 스피킹 테스트인 OPIc 점수도 계열사 중에서 가장 높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새 사옥에 이 같은 ‘다문화 경영’을 구현한 것은 엔지니어링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기술력을 가진 직원들이기 때문이다. 각종 프로젝트를 계획·설계하고 운영하는 업종의 특성상 핵심 설계인력이 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공들여 선발한 직원들이 한국 내 업무 환경에 만족하고 직원들과 거리낌 없이 소통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회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 같은 해외 우수 인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개척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주력 화공 사업 외에도 철강, 환경 등 비(非)화공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2006년 12개국 수준에서 지난해 25개국까지 늘어난 해외사업 영역을 더 넓힌다는 전략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꾸준히 선발한 좋은 인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4일 오전 10시 경기 고양시 킨텍스 앞 주차장은 교복 차림의 고등학생 수백 명으로 북적였다. 마치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온 것 같았다. 잔뜩 찌푸린 날씨에도 일찌감치 도착한 학생들은 입구부터 줄을 길게 늘어섰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삼성그룹이 마련한 채용 박람회장에 몰려든 학생들이었다. 삼성그룹은 이날 주요 협력회사의 인재 확보를 돕기 위해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사 채용 한마당’을 열었다. 대기업-중소기업의 공존 화두로 ‘동반성장’이 중요해지면서 삼성은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협력사가 좋은 인재를 구할 수 있도록 처음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중공업 등 11개 계열사의 협력회사 158곳은 이 행사에서 지원자들을 면접한 뒤 채용절차를 진행해 총 1600여 명을 뽑을 예정이다. 삼성그룹의 협력사들이 고졸과 신입, 경력직을 대거 채용한다는 소식에 행사장에는 고교생뿐 아니라 양복을 입은 대학 졸업예정자, 머리가 희끗한 40, 50대 중장년층까지 6000여 명이 몰렸다. 채용 담당자와 면담하기 위해 지원자들이 수십 명씩 늘어선 부스도 적지 않았다. 이력서용 사진을 촬영해 주거나 이력서 작성 방법을 상담하는 곳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지원자들은 대부분의 협력업체들이 지방에 있거나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 많아 평소에는 쳐다보지도 않았겠지만 ‘삼성과 거래하는 회사’라는 좋은 이미지 때문에 찾게 됐다고 말했다. 4년제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한 참석자는 “사전에 면접을 신청한 회사는 한 곳이었지만 부스를 돌아다니며 구체적으로 물어보니 근무조건이 괜찮은 회사들이 꽤 있었다”며 “다양한 회사들의 정보를 얻어 가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고교생들의 관심은 후성테크와 STS반도체 등 졸업 후 바로 취업할 수 있는 몇몇 업체에 집중됐다. 학생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삼천포공고 태석준 취업지도부장은 “아이들이 기술을 살리고 배울 만한 회사를 기대했는데 졸업과 동시에 취직할 만한 곳은 10곳이 채 안 됐다”면서도 “제자들이 취업 정보를 얻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소득”이라고 말했다. 최병석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 부사장은 “협력사 대표들이 만날 때마다 좋은 인력을 모으는 게 가장 어렵다고 호소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라며 “앞으로도 비슷한 행사를 자주 마련해 우수한 인력과 협력사를 연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서환한 인턴기자 경희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
“힘내세요, 고객님!” 앞으로 전화번호 안내를 하는 114 상담원들로부터 ‘사랑합니다’라는 말 대신 힘내라는 응원 메시지를 듣게 됐다. 114 서비스를 담당하는 KT 계열 ktis는 4일부터 114 전화번호 안내 인사말을 ‘사랑합니다, 고객님’에서 ‘힘내세요, 고객님’으로 바꾼다고 3일 밝혔다. ‘사랑합니다, 고객님’은 2006년 7월부터 6년간 사용했다. 전병선 ktis 미디어마켓사업부문 전무는 “경기가 안 좋은 시기에 고객들에게 조금이나마 생활의 활력을 주기 위해 새로운 인사말을 쓰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1936년 경성전화국이 전화번호를 처음 안내하기 시작한 이후 전화상담원의 인사말도 시대 상황에 맞춰 변신을 거듭해왔다. 1970년대에는 ‘네’, 1980년대에는 각 상담원의 좌석번호인 ‘○○호입니다’라고 말한 뒤 전화번호를 안내했다. 1990년대에는 빨리 안내하는 데 중점을 둬 짧게 ‘네네’라고 하도록 변경됐다. 1997년부터 기업들이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강조하는 분위기에 맞춰 ‘안녕하십니까’라고 친근감 있는 인사말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2006년 7월에는 ‘사랑합니다, 고객님’으로 변경됐다. 2006년 6월 독일 월드컵 시즌에는 응원 열풍을 따라 ‘114도 한국팀을 응원합니다, 고객님’이라는 인사말을 사용하기도 했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한국 기업에 복장 파괴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다. 창조경영을 내세운 삼성그룹이 2008년 ‘비즈니스 캐주얼’을 선언하자 다른 대기업들도 줄줄이 넥타이를 풀었다. 그런데 같은 비즈니스 캐주얼이라도 기업마다 스타일이 판이하다. 복장규정도 다르지만 상이한 기업문화가 자연스럽게 옷차림에도 녹아들기 때문이다.진현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기업문화는 오랫동안 형성돼 DNA처럼 각 구성원에 새겨지는 것”이라며 “같은 기업의 구성원들은 가치관뿐 아니라 옷 입는 방법까지 서로 공유하기 때문에 기업마다 특색이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vs LG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같은 전자업종이지만 스타일과 선호하는 브랜드에서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는 2008년부터 칼라가 있는 재킷과 정장류 하의를 입고 티셔츠 면바지 운동화 청바지는 착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한국에 스마트폰이 상륙하고 소프트웨어가 강조되면서 점점 옷차림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부 부서는 원칙적으로 착용하면 안 되는 청바지와 운동화도 암묵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10년 앞선 1998년부터 비즈니스 캐주얼을 허용했다. 남자는 넥타이 없는 반팔셔츠와 면바지, 여자는 ‘품위를 잃지 않는 평상복’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민소매, 몸에 딱 붙는 셔츠, 쇼트팬츠 등은 금물이다. 엔지니어를 제외한 본사 대외업무 직은 정장 바지와 셔츠를 고수한다. 이는 튀는 것보다 인화(人和)를 중시하는 LG문화가 바탕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삼성과 LG는 선호하는 브랜드에서도 차이가 있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삼성은 제일모직 빈폴, LG는 LG패션의 해지스나 닥스를 주로 입는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무도 강요하지 않는데도 눈치를 보며 관계회사 옷을 ‘교복처럼’ 입게 된다”고 말했다.○ 롯데 vs 신세계롯데와 신세계는 유통업계 전통의 라이벌답게 직원들의 패션도 극명하게 대립된다. 롯데는 다소 격식을 중시하고 신세계는 정보기술(IT) 기업 못지않은 캐주얼한 스타일을 앞세우는 것이 특징이다.롯데는 2010년 비즈니스 캐주얼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여름과 겨울에만 넥타이를 풀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러다 올해 5월 ‘전면 허용’ 체제로 바꿨다. 하지만 사내 복장규정에 따르면 비즈니스 캐주얼은 ‘비즈니스’에 더 방점을 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청바지는 금물이다. 실제로 본사 남성 직원들은 반팔 화이트 계열 셔츠와 정장 바지를 즐겨 입는다. 고객을 맞는 매장 직원들은 물론 정장을 고수한다. 이는 ‘화려함을 멀리하고 실리를 취한다’라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거화취실(去華就實)’ 성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세계는 2008년부터 비즈니스 캐주얼을 선언했다. 찢어지거나 물이 너무 빠진 것만 아니면 청바지도 입을 수 있다. 청바지에 깃이 있는 피케 티셔츠 차림의 직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는 정용진 부회장이 평소 조직문화의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신세계 측의 설명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자신들의 성과를 드러내는 편이고 롯데에 비해 집단적인 문화가 덜하다”라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
삼성전자가 ‘갤럭시탭 10.1’에 대한 판매금지 집행을 정지해 달라고 미국 법원에 신청했으나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법원 결정대로 삼성전자는 미국 내에서 갤럭시탭 10.1을 당분간 판매할 수 없게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탭 10.1’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과 관련해 항고할 때까지 집행을 멈춰 달라는 삼성전자의 집행정지 신청을 2일(현지 시간) 기각했다. 고 판사는 “삼성전자가 스스로 인정한 것처럼 시장에 다른 태블릿PC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가 미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대로 애플에는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미국 법원은 지난달 26일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애플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번에 법원이 삼성전자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갤럭시탭 10.1은 7월 말 본안소송 판결까지 판매가 금지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스마트폰 갤럭시 넥서스에 대해 내려진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에 관련해서도 집행 정지를 요청한 상태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사진)이 이동통신 3사가 주파수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부회장은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상용화 1주년을 맞아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LG유플러스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동통신사들이 주파수를 같이 쓰면서 사용한 만큼 돈을 내는 ‘주파수 공용제’를 경쟁사들에 제안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파수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데 이는 통신요금 인상의 시초가 된다”며 “이통사가 주파수를 함께 쓰면 망 구축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망인 LTE로 음성통화를 제공하는 VoLTE(보이스 오버 LTE)를 올 하반기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VoLTE의 품질이 기존 음성통화보다 좋은 만큼 요금이 더 비싼 게 마땅하다”며 “저렴하게 정보 전달만 원하는 고객과 최고의 품질을 원하는 고객이 가치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적절한 요금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