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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과일과 약재 등을 넣어 담그는 ‘홈 메이드’ 술로 허약해진 몸 기운을 보강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술의 향미가 높은 ‘담금주’는 혈액 순환을 촉진시킬 뿐 아니라, 자신의 체질에 맞는 재료를 택하면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종권 미그린한의원 원장은 “술은 우리 몸의 막힌 곳을 뚫어주는 효능으로 한방에서 주요 약재 중 하나로 쓰였다”며 “특히 체질에 맞는 재료로 담금주를 만들어 마시면 숙취 등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담금주는 어떻게 만들까. 예전엔 주로 소주에 각종 재료를 넣어 만들었지만 요즘엔 소주의 알코올도수가 낮아지면서 20도 이상의 담금 전용 술이 잘 팔리고 있다. 국내에선 2003년부터 국순당L&B의 ‘담금세상’, 진로의 ‘맑게 우려낸 참이슬 담근술’,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담금소주’, 보해양조의 ‘큰 소주’, 선양의 ‘에코소주 O2린’, 무학의 ‘빅 소주’ 등 10여 종의 담금주가 판매되고 있다. 국순당 관계자는 “담금주 재료의 수분이 많을수록 밑술의 알코올도수가 높아야 한다”며 “꽃처럼 수분이 적은 재료는 25도, 약재는 33.5도, 수분이 많은 과일은 35도 이상의 고도주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국순당이 사상의학에 따른 체질별 담금주 제조법을 소개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태음인을 위한 맥문동술효능: 심장, 혈압, 기관지 보호1. 담금주 용기에 술과 맥문동을 넣고 밀봉해 시원한 곳에 보관한다.2. 10일 후에 액을 천으로 걸러 생약 찌꺼기 10분의 1을 용기에 다시 넣고 밀봉해 보관한다.3. 한 달 후 액의 윗부분을 따라내고, 남은 액은 여과지로 걸러 따라낸 액과 합친다.4. 하루 2, 3회 한 번에 30mL를 식사 전이나 식사 사이에 마신다.● 소양인을 위한 산수유주효능: 자양강장, 노화 방지1. 담금주 용기에 산수유를 넣고 밀봉해 시원한 곳에 보관한다.2. 매일 한 차례 액을 흔들어 준다.3. 10일 후 액을 천으로 걸러 용기에 붓고 생약 찌꺼기 5분의 1을 넣고 밀봉해 보관한다.4. 한 달 후 맑은 적갈색 액을 여과지로 걸러 마신다. 소변을 멈추게 하는 작용이 있으므로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사람은 마시지 않는다● 소음인을 위한 계피주효능: 감기 치유1. 담금주 용기에 생약 계피를 넣고 밀봉한다.2. 2개월 후면 계피 성분과 맛이 완전히 우러난다.3. 여기에 생강 100g을 넣으면 맛과 약효가 더욱 좋아진다.● 태양인을 위한 감술효능: 간 기능 보호, 혈압 강하1. 잘 익고 흠집 없는 감을 골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없앤 뒤 감꼭지를 딴다.2. 담금 전용 술에 적당한 크기로 자른 감을 넣고 밀봉해 보관한다.3. 최소 3개월 이상 숙성시키는 게 좋고 1년 이상 두면 더욱 좋다.}
CJ그룹이 내년에 비빔밥을 전문으로 하는 준(準) 패스트푸드점을 만들어 한식당을 해외로 진출시킨다. 국내 대기업 중 한식당을 해외에 열어 ‘한식 세계화’에 앞장서는 건 CJ가 처음이다. CJ그룹 고위 관계자는 “내년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싱가포르 등에 비빔밥 전문 준 패스트푸드점을 낸다”며 “해외로 나갈 이 비빔밥 전문 식당 이름은 ‘비비고(BBGO)’로 사실상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비비고란 이름은 비빔밥의 ‘비비다’에서 따온 말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직접 작명했다. CJ는 이 한식당의 매장 규모를 66∼99m²(약 20∼30평)로 계획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미국 맥도널드와 버거킹의 각종 햄버거처럼 비빔밥을 재료별로 메뉴화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편안하게 비빔밥을 접할 수 있도록 가격은 10달러 안팎으로 결정하고, 매장에서는 막걸리도 팔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비고는 이 회장의 ‘한식 사랑’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그는 할아버지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사업보국(事業報國·기업 경영으로 사회적 부를 일궈 나가는 것) 정신을 강조하며 CJ가 운영하는 한식당 ‘카페 소반’을 비빔밥 해외 진출의 연구센터로 삼아왔다. 지난달 농림수산식품부가 비빔밥을 테마로 비언어극 ‘비밥 코리아’를 만들었을 때는 총제작비 3억 원 중 농식품부 부담 절반을 제외한 나머지 절반을 CJ가 부담한 바 있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비비고에서는 비빔밥 소스인 고추장의 매운 맛 정도를 세분해 외국인들이 다양한 한국의 맛을 경험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정용진 ㈜신세계 대표이사 부회장(41)이 탄 검은색 BMW 7시리즈 승용차가 2일 서울 중구 충무로 신세계 본사 사옥 앞에 스르륵 멈춰 섰다. 시계는 오전 8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정 부회장이 1일 신세계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첫 본사 출근이었다. 비교적 대외활동이 많지 않았던 정 부회장은 대표이사가 된 첫날인 어제는 하루 종일 이마트 등 영업현장을 돌아봤다고 한다. 그는 1995년 12월 신세계 전략기획실 이사 대우로 시작해 상무, 부사장, 부회장을 거치는 등 만 14년의 경영수업을 받았다. 오전 6시 반부터 신세계 본사 로비에서 기다린 지 2시간 만이었다. 이미 구학서 신세계 회장(63)은 대표이사를 지냈던 지난 10년을 늘 그랬던 것처럼 오전 7시 반에 현대자동차 ‘에쿠스’를 타고 출근했다. 신세계 직원들은 “정 부회장님은 오전 9시 이전에 회사를 나온 적이 거의 없고, 간혹 다른 일을 보고 오후에 출근하실 때도 있었다”며 망연히 기다리는 동아일보 기자들을 안쓰러워했다. “이젠 직접 임직원들로부터 보고도 받고 결재도 하셔야 하니, 앞으로는 회사를 일찍 나오시는 게 좋겠습니다.” 1일자로 대표이사를 정 부회장에게 넘겨주고 승진한 구 회장의 조언 때문이었을까. 정 부회장은 그렇게 예상보다 일찍 나타났다. 직책 없이 직위만 부여받았던 부회장에서 책임이 막중한 대표이사 부회장이 된 그가 운전하는 ‘신세계 호(號)’의 항로에 각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부회장은 감색 모직 투버튼 블레이저 재킷의 콤비 정장 차림으로 격식을 강조하지 않으면서도 세련된 젊은 패션 감각을 보였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정 부회장의 외할아버지)의 금색 흉상이 놓인 신세계 본사 로비에서 그에게 대표이사에 오른 소감을 묻자 “책임을 막중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에도 ‘책임’이란 말을 힘주어 두어 차례 더 했다. 몇 달 전 이병철 창업주의 초상화가 걸린 집무실에서 만났을 때는 “아직 (경영을) 많이 배우는 중이라서요”라고만 했던 그다. 이날 먼저 만났던 구 회장은 “정 부회장이 결코 짧지 않은 경영수업을 끝내고 얼마 전부터 직접 경영을 하고 싶어 했다”며 “평소 친분이 깊어 자주 어울리는 다른 재계 오너 3세들이 전면에 나서는 추세도 그에게 자신감을 줬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는 정 부회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66세인 이 회장은 “더 나이 들어 기력이 쇠하기 전에 용진이(정 부회장)가 대표이사를 맡아 잘하는 걸 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늘 어머니와 붙어 다녀 누구보다 경영수업을 착실하게 받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정유경 전 조선호텔 상무(37)가 이번에 신세계 부사장으로 전격 승진한 것도 같은 배경이다. 정 부회장은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신규 사업 등 신세계 경영을 전방위로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깍듯한 태도로 말을 아꼈지만 표정과 목소리에선 자신감이 넘쳤다. 정 부회장은 2006년 부회장이 됐지만 임원 회의에서조차 늘 말수 없이 듣는 편이었다. 하지만 평소 그는 “유통업의 생명은 소비자 트렌드를 읽는 것”이란 말을 자주 했다. 신세계에 조금씩 젊고 고급스러운 감각을 불어넣은 것도 그의 노력이다. 와인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지난해 말엔 신세계 와인 수입 계열사인 ‘신세계L&B’ 설립을 주도했고, 해외 백화점을 자주 돌며 간편한 소포장 식품 확충을 제안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2층 자택에서 달마시안과 골든리트리버 등 5마리의 개를 키우는 그는 이마트 매장의 애완견 용품도 늘렸다. 새롭고 무궁무진한 온라인 유통 시장을 잡기 위해 이마트몰도 강화하려고 한다. 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과 함께 일명 ‘범 삼성 가(家) 3세 모임’도 가졌다. 하지만 이 모임은 지금 명맥이 끊길 위기라고 한다. 다들 각자의 회사에서 위상이 커지면서 시간 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란다. 정 부회장도 이날 “연말까지는 업무 파악에 힘써야 한다”며 “대표이사가 되니 말 한마디에도 신중해진다”고 말했다. 신세계 직원들은 10년을 대표이사로 지내며 회사를 성장시켜온 구 회장을 존경하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고 경영할 수 있는 40대 젊은 오너 대표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에 대해 구 회장은 “기업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을 따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것”이라며 “다른 기업에서는 오너 2, 3세들이 자신의 취미라는 이유로 수입차, 레저, 외식 사업에 무작정 뛰어들기도 하지만 엄격한 경영수업을 받은 정 부회장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샐러리맨들에게 희망이 되는 기업인이다. 1972년 삼성그룹 공채 13기로 삼성전자 경리과 사원으로 입사해 제일모직, 삼성물산 등을 거쳐 1999년부터 만 10년을 신세계 대표이사로 지냈다. 그의 생활신조는 공자의 어록인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임금, 신하, 아버지, 아들이 각자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 그는 “늘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남들보다 조금 일찍 승진하고 싶은 마음으로 일했다”며 “요즘 신입사원 중 일부는 궂은일을 맡기면 ‘나를 어떻게 보고…’라며 쉽게 회사를 나가버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세계 본사 19층엔 구 회장과 정 부회장의 집무실이 예나 지금이나 나란히 붙어 있다. 구 회장은 “이제 원치 않아도 나서야 했던 대외 활동을 줄일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구 회장은 이제 정 부회장을 돕는 경영 조언자로 변신했다. 정 부회장이 앞에서 끌고 구 회장이 뒤에서 미는 새로운 ‘신세계 교향곡’ 연주가 시작된 것이다. 노련한 전문경영인 구 회장과 젊은 오너 정 부회장의 콤비 플레이가 기대된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14년간의 경영수업을 마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오른쪽)이 1일 대표이사가 돼 본격적인 오너책임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10년간 신세계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회사를 성장시킨 구학서 신세계 회장이 그의 경영 조언자로서 뒤를 받친다. 앞으로 새로운 ‘신세계교향곡’을 함께 연주해나갈 구 회장과 정 대표이사 부회장을 2일 동아일보가 단독으로 만났다. ■ 강화~고성 495km 자전거길 만든다선벨트, 블루벨트, 골드벨트, 생태·평화벨트…. 정부가 남해안, 동해안, 서해안, 남북접경지대 등 4개 초(超)광역권을 개발하겠다면서 붙인 이름이다. 이 개발이 끝나는 2020년쯤에는 비무장지대(DMZ)가 생태·평화벨트로 바뀌어 민통선 안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을까. ■ 매연-소음없는 ‘녹색 건축공사’ 현장 ‘매연과 소음.’ 공사 현장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하지만 이제는 공사 현장에도 신선한 녹색 바람이 불고 있다. 건축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대림산업의 아파트 공사 현장을 찾아 업계 최초의 친환경 건축현장 관리시스템을 살펴봤다. ■ 휠체어 앉아 전통자수 30년 ‘희망 바느질’ 전북 정읍시에 사는 자수공예가 이정희 씨(47·여). 그는 휠체어에 의존해야 겨우 움직일 수 있는 1급 지체장애인지만 자신의 힘으로 만든 한국전통자수를 통해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3일 ‘세계 장애인 날’을 맞아 장애에 맞서 중요무형문화재가 되기를 꿈꾸는 이 씨를 만났다. ■ 멕시코 마약지대… “진실을 알면 죽는다”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진실을 아는 것이 더 무서운 곳, 범죄를 기사화하면 살해될 수도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마약조직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멕시코 동북부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3년 동안 1만6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부군도 마약조직 앞에서 무력한 이곳의 실태를 살펴봤다. ■ 연극 ‘베니스의 상인’ vs ‘둥둥 낙랑 둥’국가대표급 연극 두 편이 12월 무대에 오른다. 11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하는 ‘베니스의 상인’(왼쪽)과 22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둥둥 낙랑 둥’이다. 대한민국 연극 명가로 불리는 다양한 극단의 대표배우들이 출동할 ‘베니스…’와 세계무대에 한국 대표연극으로 출전할 ‘둥둥…’의 감상포인트를 정리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충남 천안에 있는 야우리백화점과 경영제휴 계약을 위한 최종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신세계그룹 내 대형마트인 이마트의 성장세가 꺾인 데 따른 대응책으로 백화점 부문의 경쟁력을 키우고 지방 상권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 고위 관계자는 “야우리백화점이 신세계에 제안한 두 회사 간 경영제휴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며 “계약이 성사되면 신세계는 야우리백화점의 경영방침과 영업 전략을 수립하고, 매장과 상품 운영을 지원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방 백화점과의 경영제휴는 큰 투자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매출 일부를 정액으로 가져올 수 있어 투자 수익률이 높고, 지방에서의 영향력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방 백화점과 경영제휴를 하는 것은 2002년 대구백화점과 10년 경영제휴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천안 소재 기업인 ㈜아라리오가 운영하고 있는 야우리백화점은 2000년 설립돼 4개 층, 매장 면적 1만3500m²(약 4090평) 규모로 연간 1000억 원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 측은 이번에 야우리백화점과 손잡게 되면 이 백화점 명칭을 신세계백화점 천안점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서울에 3곳, 지방에 5곳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현재 지방의 GS백화점 3곳 매각설이 있고 갤러리아백화점 천안점의 20년 장기 임대계약도 내년 2월로 끝나기 때문에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활발했던 국내 ‘빅4(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백화점들의 지방 진출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30대 회사원 김원일(가명) 씨는 종종 국내 여행을 꿈꿨다가도 이내 포기하곤 했다. 초등학생 아들은 토요일에도 등교해야 하고, 직장에 연가라도 내려면 이런저런 눈치를 봐야 했다. 새해 달력을 받아들고 ‘빨간 날’을 꼽아 보다가 한숨을 내쉰 적도 많다. ‘하필이면 공휴일이 주말에 걸려 손해를 보나….’ 올해만 해도 법정 공휴일 14일 중 8일이 토, 일요일과 겹쳤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일 발표한 ‘한국 관광 선진화 전략’은 휴일을 실질적으로 늘려 가족 단위 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휴일이 늘어난다 그동안 공휴일은 날짜로 지정돼 토, 일요일과 겹치는 일이 잦았다. 정부는 이럴 경우 대체휴무를 실시하거나 아예 공휴일을 요일제로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즉 ‘○월 ○일’로 정해진 공휴일을 ‘○월 ○번째 월요일’ 등 요일 기준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미국은 추수감사절(11월 네 번째 토요일) 등 일부 공휴일을 요일제로 운영하고 있다. 또 중국처럼 공휴일이 토, 일요일과 겹칠 경우 대체휴무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런 제도가 실시되면 금∼일요일 또는 토∼월요일 등 사흘 연휴가 늘어날 수 있다. 휴일을 늘려 국민의 여행 욕구를 자극하겠다는 것이다. 공공부문에서는 공무원들의 연가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내년부터 부서장 성과 평가에 연가 실적을 반영키로 했다. 공무원들의 연가만 늘려도 관광 수요를 확대하고 연간 6676억 원(2009년 기준)의 연가 보상비를 줄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정부가 지난해 13개 중앙부처 본부 직원 8830명을 대상으로 연가 활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공무원들은 평균 연가일수 20일에 크게 못 미치는 6.4일만 쉬었다. 한 중앙부처 사무관은 “승진이 중요한 공직사회에서 장기적으로 연가 사용이 정착되려면 고위 공무원부터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시작됐지만 유명무실한 일선 학교들의 ‘재량 휴업’ 제도도 활성화된다. 학기당 7일까지 학교장 재량으로 휴일로 정하는 제도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1, 2일씩 사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 앞으로는 학교장 재량으로 7일 연달아 사용해 봄방학 또는 가을방학 식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앞으로 시도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재량 휴업을 적극 권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 부처 간 협의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하지만 정부의 이번 방안이 실현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이날 발표한 한국 관광 선진화 전략은 ‘거대한 밑그림’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실질적인 휴일을 늘리는 방법도 대체휴무로 할지, 요일제 공휴일로 할지 구체적인 방안이 전혀 정해지지 않았다. 또 당초 안에는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주5일 수업제를 전면 실시한다는 방안도 들어 있었으나 발표 며칠 전 부처 간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빠졌다. 학교의 재량 휴업 강화에 대해 서울 강남의 한 중학교 교장은 “수많은 맞벌이 부부는 학교가 쉬면 아이를 돌보기 어려워 재량 휴업을 원하지 않는다”며 “학교장의 재량 휴업권 강화는 사회 전반적 분위기에 맞춰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계의 반발도 예상된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단체들은 20일 일제히 휴일을 늘리는 방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대한상의는 “법안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서는 안 된다”며 “주말과 겹치는 공휴일의 전, 후일을 휴일로 정한다면 다른 공휴일을 그만큼 줄이거나 무급 휴일로 하는 방안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항공과 여행업계 등은 이번 방안을 크게 반겼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신종 인플루엔자 악재로 힘든 상황에서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전자 자동차 산업은 이미 자동화돼 관광서비스 산업에 고용창출을 기대해야 할 때”라며 “정부가 국민들의 여가 수요를 인식한 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김기용 기자 kky@donga.com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블루마블 게임판의 파란색 블록에 나란히 붙은 덴마크 코펜하겐과 스웨덴 스톡홀름. 몇 년 전 겨울에 가 본 그곳 사람들은 존경심이 들 만큼 검소했습니다. 옷이든 가구든 오래됨에 가치를 뒀죠. 매서운 추위와 짧은 낮 때문에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조명은 어둡지 않을 정도로만 밝혔습니다. 가급적 쓰레기를 안 만들고, 만들더라도 분리수거를 엄격히 했어요. 이유를 묻자 “어려서부터 몸에 밴 습관”이라고 했습니다. 기자의 친구는 해외 주재원인 남편을 따라 수년간 스톡홀름에 살면서 난방비를 거의 안 냈다고 합니다. 아파트에 설치된 쓰레기 자동수거장치에서 재생에너지가 나와 난방이 됐기 때문이죠. 주부들도 재활용품, 불에 타는 것, 안 타는 것으로 나눠 분리수거를 잘하는 데다 기업도 쓰레기 자원화에 공을 들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는 그곳에서 수돗물도 그냥 마셨습니다. 스톡홀름에 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물을 끓여 아기 분유를 탄다고 하자, 이웃들은 이상하게 여겼답니다. “왜 깨끗한 수돗물을 놔두고….” 최근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화장실 수돗물을 벌컥 들이켜려는 딸을 말리느라 진땀을 뺍니다. 다음 달 ‘자전거 천국’ 코펜하겐에서 유엔 기후변화협약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이제 시대는 ‘에코(eco·환경) 주부’를 요구합니다. 일본에서는 ‘에코 다이어트’란 말도 유행이죠. 생활용품 숍 ‘도큐핸즈’는 가정용 탄소 배출량 계측기를 팝니다. 의류업체 ‘유니클로’는 도레이사(社)의 신소재를 활용한 방한 내의를 컬러풀하게 만들어 ‘내복 입기’를 이끌었고요. 1000엔짜리 장바구니는 ‘탄소는 남 얘기’로 여기던 일본 주부들이 열광하는 패션 소품이 됐습니다. 국내 시민단체 ‘아나기’(아줌마는 나라의 기둥)는 24일 국회에서 ‘녹색 성장, 아줌마 손에 있소이다’란 슬로건으로 ‘남은 음식물 자원화 토론회’를 엽니다. 아무리 주부들이 분리수거를 열심히 해도 자원화하지 않으면 소용없으니까요. 며칠 전 한국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강도 높게 확정하며 “기후변화 대응에는 전 국민의 생활화가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유럽과 일본의 경우를 보면 에코 주부는 하늘에서 절로 떨어지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에코와 철자는 다르지만 발음이 같은 에코(echo)는 메아리입니다. 정부와 기업이 녹색 기반을 잘 닦으면 국민도 화답할 겁니다. 한국 주부들만큼 ‘깨어 있는’ 여성들도 세계에서 드뭅니다. 한국의 에코 주부가 더위 먹은 지구를 살리는 데 공헌하리라 믿습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내달 17일 개장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 마무리 공사 한창日 복합쇼핑몰 벤치마킹… 바다 전경 최대한 활용해 가족 즐기는 쇼핑공간으로일본 도쿄(東京)의 복합 쇼핑몰 ‘라라포트 도요스’. 지상 도로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도쿄 앞바다의 인공섬 오다이바에서 ‘어번 론치’란 이름의 도심 크루즈를 타니 20분 만에 이 쇼핑몰 바로 앞에 도착했다. 바닷물은 쇼핑몰 건물들 사이로도 흘러들어 테마파크를 연상시켰다. 쇼핑객들을 위한 공연을 올리는 야외무대에서는 넘실대는 바닷물을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 이른바 시사이드(seaside) 쇼핑몰이다. 이런 모습이 한국에서도 실현된다. 다음 달 17일 부산 중구 중앙동에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은 국내 첫 시사이드 쇼핑몰이다.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그곳에 다녀왔다.○ 국내 첫 시사이드 쇼핑몰 부산 남항과 영도는 물론이고 멀리 일본 쓰시마(對馬) 섬까지 보이는 위치에 자리 잡은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은 부산국제여객터미널, 부산역과 가까워 국내외 외지인들의 접근성이 높았다. 자갈치시장, 국제시장과도 인접해 있다. 연면적 11만7970m²(약 3만5686평)의 롯데 광복점은 천혜의 바다 전경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10층 식당가에서 바다와 접한 벽면은 통유리를 설치했다. 11층 옥상공원과 12층 전망대에서는 남항과 용두산공원을 동시에 관망할 수 있다. 매장 내부에서는 80억 원을 들인 아쿠아틱 쇼도 선보일 예정이다. 16m 수조에서 폭 8m, 높이 15m의 물기둥과 레이저가 교차하는 무료 공연이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2014년까지 진행되는 ‘부산 롯데타운’의 첫 단추다. 롯데그룹은 2012년 롯데마트(1만3223m²·약 4000평)와 롯데시네마, 2014년엔 지하 6층, 지상 108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을 완공할 예정이다. 이 타운에는 롯데호텔과 주상복합 건물, 수변공원 등도 들어선다. 권경렬 롯데 광복점장은 “일본과 중국 등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쇼핑과 숙박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가족을 위한 복합쇼핑몰 일요일이었던 8일 도쿄 라라포트 도요스에서 30대 후반의 일본인 남성 고객은 아내, 아기와 함께 쇼핑을 하고 있었다. 그는 “생필품을 살 때는 집 근처 슈퍼인 이토요카도, 고급품을 구경할 때는 다카시마야 백화점에 가지만 휴일을 가족과 온종일 보내고 싶을 땐 이곳에 온다”고 말했다. 어린이 직업체험 공간 ‘키자니아’와 어린이 쿠킹 스튜디오 ‘ABC’, 애견용품 전문숍 등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 롯데 측도 ‘가족이 여유롭게 즐기는 복합쇼핑몰’을 만들기 위해 부산 롯데타운에 어린이 테마파크를 유치할 계획이다. 각 층에 설치되는 고객 휴게공간 곳곳에 예술작품을 설치하기로 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도쿄·부산=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이번 방한 기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보여준 패션 스타일은 '정통 아메리칸'과 '뉴 프런티어' 스타일로 요약된다는 게 패션 전문가들의 평가다. 19일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오바마 대통령은 차콜(목탄) 회색빛이 도는 검은색 기본 투 버튼 정장을 입었다. 황의건 패션 스타일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은 경직되거나 화려하지 않게 편안해 보이는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을 택했다"며 "모든 아이템들이 중용(中庸)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황 씨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재킷은 몸에 꼭 맞거나 남는 느낌 없이 적당한 품이었다. 바지는 길지도 짧지도 않았다. 와이셔츠 칼라와 넥타이 폭도 중간 넓이였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지난해 '오바마 룩'으로 지목했듯이 재킷의 아래 단추는 잠그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18일과 19일 양일에 걸쳐 사선 무늬의 붉은색 넥타이를 맸다. 붉은색은 존재감을 드러내는 색으로 통한다. 다만 그는 선명한 빨강이 아니라, 깊은 자색(紫色)과 톤 다운된 빨강을 골랐다. 자신의 어두운 피부색과 어울리는 색을 감안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흔히 사선 무늬 넥타이는 미국 프레피 룩(preppy look·미 동부지역 아이비리그 대학생 스타일)에서 자주 활용된다. 역대 미 대통령들이 사선 무늬를 특별히 애호했던 건 아니다. 간호섭 홍익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는 "별과 줄무늬가 들어간 미국 성조기를 염두에 두고 사선 무늬를 골랐을 수도 있다"며 "미국의 개척정신을 서민적이고 실용적으로 드러낸 패션"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올 1월 취임 축하행사에서는 이탈리아 '까날리' 정장을 입었으며, 평소 미 '브룩스 브라더스' 정장과 '투미' 노트북 가방 차림을 즐긴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무궁화’ 내년 지하에서 옮겨 면적 2배 이상 확대“최고급 한정식 메뉴 개발해 한식의 세계화 앞장” 롯데호텔이 ‘한식 세계화’에 앞장섰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은 현재 지하 1층에 있는 한식당 ‘무궁화’를 내년 상반기에 38층으로 옮기고, 한식당 면적도 현재(307m²·약 93평)보다 2.3배 늘어난 720m²(약 218평)로 확대한다고 17일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010∼2012년 한국 방문의 해 위원장으로 선출된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롯데호텔의 한식당을 세계 최고급 수준으로 만들라고 지시했다”며 “매장을 별실 위주로 고급스럽게 꾸미고 최고급 한정식 메뉴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내 특1급 호텔 17곳 중 한식당을 가진 호텔은 롯데(무궁화), 워커힐(온달), 메이필드(봉래정), 르네상스(사비루) 등 4곳에 불과하다. 롯데호텔서울 한식당 무궁화는 1979년 롯데호텔 개관 때부터 있었지만 그동안 지하에 있어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아왔다. 반면 이 호텔 일식당 ‘모모야마’와 프랑스 식당 ‘피에르 가니에르’는 각각 본관 38층, 신관 35층의 전망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다른 호텔들도 그렇지만 한식당이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해 온 셈이다. 현재 한식당 무궁화는 대중적인 된장찌개 정식(3만8000원) 등을 주로 팔고 있다. 가장 비싼 메뉴는 진연(進宴)상 코스(13가지 요리)로 1인당 15만 원. 모모야마와 피에르 가니에르의 최고가 메뉴는 각각 1인당 30만 원과 50만 원이다(세금 및 봉사료 미포함 가격). 한국 방문의 해를 맞는 국내 관광업계는 롯데호텔, 롯데백화점, 롯데면세점, JTB여행사 등을 두루 거느린 롯데그룹이 민간 차원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오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 측은 내년에 롯데호텔서울의 한식당이 정비되면 한식과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은 롯데호텔은 매년 사내 요리대회를 열어 한식 요리사 교육과 요리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인천 부일초교 김태규 군 작품 현대백화점 우수작 뽑혀 하늘색 백화점 쇼핑백에 크리스마스트리가 그려져 있다. 이 트리에는 형형색색의 구슬, 작은 종달새, 조그만 선물 상자도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세련된 느낌은 아니지만 왠지 따뜻하다. 왜일까. 현대백화점이 20일부터 전국 전 점포에서 배포할 이 종이 쇼핑백의 크리스마스트리 그림은 초등학생의 ‘작품’이다. 인천 부일초등학교 4학년 김태규 군(10·사진)이 주인공. 김 군은 올 3월 현대백화점 부천 중동점 고객인 어머니로부터 ‘현대백화점 드림 크리스마스트리 공모전’ 소식을 전해 듣고 3시간 만에 그림을 그려 응모했다. 중고교생, 대학생, 일반인 등 모두 300여 명과 경쟁해 우수작 10선에 선정된 것. 현대백화점은 이 중 은상을 받은 김 군의 그림을 쇼핑백과 선물 포장지로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수많은 디자이너와 함께 쇼핑백을 만들었던 현대백화점이 일반인, 그것도 초등학생의 그림을 활용한 건 처음이다. 최원형 현대백화점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수준 높은 다른 응모작이 많아 고민했지만 김 군의 그림은 나눔, 참여, 희망의 메시지와 가장 부합했다”며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떠오르는 빨간색 대신 하늘색을 사용해 신선하고 따뜻한 느낌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소원을 들어주는 종달새가 만들어주는 크리스마스’란 제목으로 이 그림을 그린 김 군은 “여름이나 가을에 아름다운 소리로 노래하는 예쁜 새들이 겨울이면 안 보이는 게 아쉬웠다”며 “예쁜 종달새가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했다”고 말했다. 올 크리스마스 테마를 ‘나눔과 참여’로 정한 현대백화점은 이 쇼핑백과 포장지에 작품 설명과 함께 김 군의 이름과 학교도 함께 기재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英테스코-日로손 등 글로벌 유통업계 변화의 현장테스코 PB등급 4가지로 분류가격-품질따라 선택 폭 넓혀소비침체 日 저가형 할인점 인기‘로손 100엔’ ‘돈키호테’ 히트 9일 일본 도쿄(東京) 다이칸야마(代官山)에 있는 편의점 ‘내추럴 로손’. 예쁜 상점이 밀집한 이 동네의 내추럴 로손에는 유독 여성 고객이 많았다. 여성들은 편의점 안에 딸린 작은 카페에서 과일주스를 주문하고 한가로이 책을 읽고 있었다. 상품 진열대에는 유기농 비누와 장미꽃을 넣은 화장품, 애견용 제품이 놓여 있었다. 편의점이라기보다는 카페 같은 풍경이었다. 일본 편의점 업계 2위인 로손은 점포 형태를 △로손 △내추럴 로손 △로손 100엔 △해피 로손 등 네 가지 형태로 나눴다. 내추럴 로손의 타깃은 참살이를 추구하고 가처분소득이 높은 직장 여성이다. 금융위기 이후 소비자들의 소득과 소비 패턴이 다양해지면서 글로벌 유통업계에는 ‘하이브리드형 세분화’가 진행되고 있다. ‘대형마트+레스토랑’ ‘편의점+100엔 숍’ 등 영업 형태가 합종연횡하고 점포와 자체 브랜드(PB) 제품은 더욱 잘게 등급이 매겨진다. 과거 부자였지만 요즘엔 알뜰 가치구매를 하는 소비자, 기름값 아까워 대형마트까지 가는 대신 집 근처 편의점에서 소포장 먹을거리를 사는 싱글족 등 소비자 분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에 있는 대형마트인 테스코 크라우치 익스프레스점. 이곳에서는 최근 ‘레스토랑 프로젝트’란 이름의 ‘포스트 금융위기’ 판매 전략이 시행되고 있다. 메인과 부속 요리, 디저트, 와인 한 병까지 레스토랑급 코스 요리 2인분이 포장된 고급 PB 제품을 9파운드(약 1만7000원)에 판다. 살인적인 영국 물가를 감안하면 솔깃한 가격이다. 과거 ‘잘나가던’ 전직 투자은행원들은 이제 외식의 우아한 분위기는 포기할지라도 가족과 즐기는 메뉴의 ‘질’만큼은 양보하고 싶지 않아 이 상품을 집어 든다. 세계 3위 유통기업인 테스코는 다양해진 고객 요구에 발맞추기 위해 PB를 올 초 더욱 세분화했다. ‘밸류(저가형)’ ‘테스코(표준형)’ ‘파이니스트(고급형)’ 등 기존 세 가지 PB등급에 ‘디스카운트(실속형)’를 하나 더 추가한 것이다. 디스카운트는 밸류와 테스코 사이의 가격대다. 테스코 측은 “지난해 금융위기로 극단적 최저가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와 표준 가격을 원하는 소비자 사이에 또 다른 계층이 생겼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종합슈퍼(GMS)인 ‘이온’은 일본 SPA(제조 소매업) 의류업체 유니클로의 인기 방한의류 ‘히트텍’(1500엔·약 1만9200원)을 벤치마킹해 ‘히트팩트’(780엔·약 9900원)를 내놓았다. 따뜻한 겨울을 나고 싶은 소비자들은 유니클로의 절반 가격인 이온의 실속형 PB제품을 열렬히 환영했다. 로손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입한 100엔 편의점인 ‘로손 100엔’은 술과 담배, 도시락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는 모든 품목을 100엔 균일가(세금 포함 105엔)로 판다. ‘해피 로손’은 아이와 엄마를 위한 ‘놀이방+편의점’ 콘셉트다. 이 때문에 로손은 ‘타깃 고객에게 맞는 차별화 콘셉트를 적재적소에 선보이는 변신의 귀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편의점도 세분화하고 있다. 바이더웨이는 전국 1460개 매장 중 250곳을 원두커피를 뽑는 카페 형태로, GS25는 전체 매장의 5%인 200곳을 빵 굽는 베이커리 형태로 운영한다. 대학생 이현철 씨(25)는 “인천 차이나타운 ‘공화춘’에서 먹은 자장면이 생각나면 GS25 편의점의 1200원짜리 ‘공화춘 자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편의점들은 불황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려는 소비자들을 위해 유명 외식업체와 손잡고 분주히 PB식품을 개발한다. 극심한 소비침체를 겪는 일본에서는 요즘 저가형 할인점이 단연 인기다. 업계 1위 ‘돈키호테’가 지난달 중순 PB제품으로 내놓은 690엔(약 8800원)짜리 청바지는 1주일 만에 일본 전역에서 매진됐다. 100엔 숍뿐 아니라 300엔 숍까지 생겨났다. 300엔 숍 ‘쿠쿠’는 물방울무늬가 있는 예쁜 고무장갑 등으로 ‘저가 상품은 촌스럽다’는 선입견을 무너뜨린다. 일본 다이소산업과 합작한 국내 1000원 숍 ‘다이소’는 국내 1호점을 연 지 12년 만인 올 8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500호점을 열었다. 이곳은 하루 800만 원의 매출을 올린다. 업체 측은 “부촌을 대표하는 대치점 매출이 전국 520개 매장 중 매출 1위인 서울 노원역점에 버금간다”며 “부유층 중에서도 실속 상품을 싸게 사려는 고객 수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상철 일본 유통과학대 교수는 “비싼 루이뷔통 핸드백을 들고 100엔 햄버거를 먹는 소비자의 이중 욕구를 이해하려면 고객의 작은 소리와 조그만 몸짓에도 민감하게 안테나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도쿄=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런던=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 “美한인 커뮤니티 폐쇄성 벗어나야”“우리끼리 얘기해봐야 소용없습니다. 미국 주류사회와 직접 네트워킹해야 합니다.” ‘코리안 아메리칸’으로는 처음으로 미 버지니아 주 하원의원으로 선출된 마크 김 당선자(사진)의 한인사회를 향한 충고다. 그가 바라본 한인 커뮤니티는 ‘우리끼리만 어울리는’ 폐쇄집단이었다. 미국에서 제대로 하려면 주류사회에 적극 뛰어들라고 그는 주문한다. 유색인종에게 별 여지를 주지 않는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이곳에서 그가 어떻게 주류사회에 도전할지 주목된다. ■ 양형기준제 시행 뒤에도 ‘고무줄 양형’7월부터 시행된 살인, 강도 등 8개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제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권고형량 구간을 벗어나 선고를 하고도 판결문에 양형이유를 적지 않는가 하면, 전체 1385건의 판결문 중 절반가량은 아예 어떤 권고형량 구간을 적용했는지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후텐마 미군기지’ 덫에 걸린 하토야마‘대등한 미일관계’를 표방해온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내각이 대미외교의 덫에 걸려드는 양상을 보인다. 후텐마(普天間)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미국과는 물론이고 정부 내에서도 엇박자가 계속되면서 여야, 오키나와 주민, 언론의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지지율은 떨어지는데 동지는 보이지 않는다.■ 안중근에 대한 다른 성찰… 日연극 ‘겨울꽃’일본인이 바라본 안중근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 일본 극작가 가네시타 다쓰오가 쓴 연극 ‘겨울꽃’은 놀랍게도 안중근을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핍박받는 선지자이자 일본인의 각성을 촉구한 구원자로 그려냈다. 이번 주 신설한 공연리뷰 면에서 우리가 몰랐던 안중근의 모습을 만나본다. ■ “고객 타깃을 좁혀라”… 맞춤형 편의점이 뜬다다 같은 편의점이 아니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가는 편의점, 직장 여성을 위한 편의점…. 100엔 숍뿐 아니라 300엔 숍도 있다. 금융위기 이후 형태가 다양해지는 해외 유통업계 이야기다. 한국 편의점도 진화한다. 이젠 소비자들의 섬세한 소리를 들을 때다.}

■ 도쿄 긴자 매장서 본 ‘혁신’日 ‘잃어버린 20년’ 견디며 디자인-생산-판매 속도전7개국 887개 점포망 구축… 작년 매출 9조원 문턱까지9일 일본 도쿄(東京) 유니클로 긴자(銀座)점. 지난달 초 유니클로가 패션 디자이너 질 샌더 씨와 협업해 선보인 ‘플러스 제이(+J)’ 라인 옷들은 인기가 높았다. 에미 후지 유니클로 긴자점 바이어는 “플러스 제이를 찾는 수요가 워낙 많아 고객 한 명이 같은 디자인을 한 개만 살 수 있게 했다”며 “유니클로의 이런 제한적 판매 방침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의 자매회사인 ‘카빈’의 중저가 브랜드 ‘자지’와 ‘엔라시네’도 이 매장 2층에 둥지를 틀었다. 유니클로의 단순한 디자인에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젊은 여성들을 위해 유행 요소를 넣은 옷들이다. 최근엔 이 점포 바로 옆에 유니클로 남성관도 처음으로 들어섰다. 루이뷔통과 샤넬 등 명품이 즐비하던 긴자 거리에 일본 자국 브랜드가 우뚝 섰다.○ 고품질 저가격…유니클로의 가이젠 일본에는 도요타자동차의 경영에서 비롯된 ‘가이젠(改善)’이 있다. 실패를 발판 삼아 조금씩 개선한다는 뜻이다. 유니클로의 지주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회장은 부친이 운영하던 신사복점인 오고리(小君) 상사(패스트리테일링의 전신)에 입사해 신사복 시장의 한계를 간파했다. 1984년 히로시마(廣島)에 낸 캐주얼 전문점인 유니클로 1호점은 ‘패션 가이젠’의 서곡이었다. 이 점포가 문을 열던 날 손님이 너무 많이 몰려 한 방송국에서 생방송 취재를 나오자 그가 인터뷰에서 “손님들이 다치실까 걱정된다.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말할 정도였다. 미국 햄버거 체인인 맥도널드에서 영감을 얻은 야나이 회장은 1991년 유니클로를 캐주얼 체인으로 변모시켰다. 사명도 패스트푸드에서 본떠 패스트리테일링으로 바꿨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본격적으로 제조소매업(SPA) 모델을 발전시켰다. 상품의 기획, 디자인, 생산, 판매, 재고 관리까지 도맡아 가격을 낮추는 전략이었다. 첫 해외 진출국인 영국에서 실패한 유니클로는 철저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경영을 시작했다. 매주 경영진이 모여 상품, 점포, 나라별 판매 현황을 확인하기 때문에 가격 결정의 큰 요소인 원단 비용을 정확히 책정할 수 있다. 애당초 팔릴 만큼 상품을 만들고, 제품 소진을 위한 프로모션을 결정한다. 그 결과 상품 소진율은 99.5%로 재고가 거의 없다. 스페인 ‘자라’가 2주일마다 신제품을 내놓는 것과 달리 유니클로는 3개월 이상 제품을 진열대에 두고 완판을 목표로 한다. 2004년 내놓은 방한옷 ‘히트텍’은 지금까지 6500만 벌이 팔렸다. 이 옷은 해가 갈수록 두께가 점점 얇아졌다. 겨울에도 날씬해 보이고 싶은 여성들을 감안한 ‘가이젠’이었다.○ 브랜드 우산 효과로 노리는 세계 1위 7개국에 887개 점포를 갖춘 패스트리테일링은 지난해 매출 6850억 엔(약 8조9300억 원)을 기록하며 최대의 실적을 냈다. ‘잃어버린 20년’으로 우울한 일본 경제에 희망을 주는 소식이었다. 이 회사는 프랑스 브랜드 ‘콩투아르 데 코토니에’에 이어 올 3월엔 미국 ‘시어리’도 인수합병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유니클로의 성공에 힘입어 계열사 ‘GOV’ 내 중저가 브랜드 ‘g.u’와 ‘칸디시’에도 힘 쏟고 있다. g.u는 올 초 990엔(약 1만2700원)짜리 청바지를 내놓아 일본 청바지 시장의 가격파괴를 불러일으켰다. 잡화 브랜드 칸디시는 요즘 매장에서 1990엔짜리 ‘유니클로 슈즈’를 팔고 있다. 아오노 데루노부(靑野光展) 패스트리테일링 글로벌 매니저는 “2020년 세계 1위를 향해 무조건 가격만 낮추는 게 아니라 한 번 우리 제품을 산 고객이 품질에 만족해 다시 사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도쿄=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매일맘마’ 해외경영 가속페달… 세계 20여개국 23개 제품 수출▼ 매일유업은 1981년 중동에 ‘매일맘마’ 분유 수출로 해외 시장 물꼬를 튼 후 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려가며 해외경영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2009년 현재 세계 20여 개국에 분유, 음료, 치즈, 두유 등 23개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은 한 해 약 1600만 달러. 국내 유제품 업체 중 1위다. 분유제품은 제품 특성상 한번 먹이기 시작하면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기 어려운 제품이기 때문에 매일유업은 분유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힘쓴다. 1980년대 초 중동으로 분유를 처음 수출할 때는 한번 철수했다가 재수출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사우디에서 독자적인 판매망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매일유업은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을 통해 ‘ABS-50’이라는 브랜드로 수출했다. 하지만 상대 업체의 무리한 요구와 낮은 수익성 때문에 3년 만에 철수해야 했다. 매일유업 측은 “자사 브랜드가 아니면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할 수 없고 실질적으로 국제 수출기반을 마련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에 1987년에는 ‘매일맘마’라는 자체 브랜드로 사우디 시장을 재공략했고,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인근 중동국가인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요르단, 예멘, 시리아 지역으로 판매를 확대해 중동에서만 연간 1000만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멜라민 분유’ 사건이 터진 것을 계기로 중국시장에도 안착했다. 처음 중국 수출을 시작한 것은 1999년. 신뢰할 수 있는 업체와 고정적인 거래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거래하다가 갑자기 연락을 끊는 업체도 있었다. 그러던 중 멜라민 사건이 매일유업에게는 도움이 됐다. 질 좋은 분유를 구하기 위해 중국 현지 업체로부터 수많은 제안을 받고 그 중 신뢰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할 수 있었기 때문. 두유, 요구르트, 카페라테 등은 북미 히스패닉계에게 인기가 좋다. 이들 제품의 올해 매출은 북미에서 전년대비 20% 신장했다. 매일유업은 “그동안 북미에선 주로 한인과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마케팅했지만 앞으로는 히스패닉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남아 시장은 이제 막 시작하고 있다. 지난 4월 베트남에 지사를 설립하고 올해 말부터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정종헌 매일유업 사장은 “베트남은 교육열이 높고 자녀 양육에 관심이 많은 나라라 프리미엄 제품이 잘 팔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베트남을 교두보로 동남아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제조일자 표기’ 낙농업계 혁신 불러온 한줄의 힘▼ 서울우유가 낙농대국들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대비해 국내 낙농산업의 보호막을 자처하고 나섰다. ‘제조일자 표기’라는 한 줄 혁신을 통해서다. 서울우유는 올 7월부터 업계 최초로 흰 우유에 제조일자 표기제를 시행했다. 국내 식품안전기본법상 유통기한만 표기해도 되지만, 자발적으로 제조일자까지 함께 표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수입 유제품이 국내에 쉽게 들어오는 상황에서 제조일자까지 표기해야 소비자가 유제품의 신선도를 판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게 이유다. 기존처럼 유통기한만 표기하면 소비자로서는 우유가 언제 제조됐는지 알 수 없다. 배송과정에서 유통기한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수입 유제품과 차별화할 수 없다는 얘기다. 노민호 서울우유 마케팅본부장은 “소비자가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을 함께 고려해 더 객관적인 기준에서 유제품의 신선도를 판별할 수 있도록 했다”며 “신선제품을 선택하는 새로운 식품 문화를 제시하는 동시에 국내 낙농업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소비자들이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서울우유는 제조일자를 표기한 지 두 달 만인 9월 말 하루 판매량이 4일 연속 1000만 개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하루 평균 판매량 800만 개에서 15% 이상 신장한 수치다. 특히 출산율 감소로 우유 판매량이 저조하던 상황에서 이례적인 신장세였다. 1937년 창립한 이래 우유 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해온 데는 끊임없는 혁신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서울우유는 1979년 펄프를 원료로 한 포장팩을 도입해 깨지기 쉽고 회수와 세척공정이 필요한 기존 유리병의 단점을 극복했다. 또 1984년에는 국내 최초로 ‘저온 유통 시스템’를 도입해 가장 빠르게 신선한 우유를 소비자에게 전달 했다. 2005년에는 ‘1급A 우유’ 생산에 성공했다. 1급A 원유는 원유 1mL당 세균 수가 3만 마리 미만으로 1등급 원유 중에서도 가장 신선하고 좋은 품질을 말한다. 이는 낙농가로부터 우유를 등급별로 분리 집유하고, 시설을 개선하는 등 2년 가까이 치밀하게 준비해 온 노력의 결과였다. 서울우유는 원유 품질 고급화를 위해 10년간 4000억 원을 투자했다. 1급A 우유의 등장은 우유 품질 경쟁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하며 한국 우유의 수준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현재 2400개의 전용목장에서 수의사 50여 명이 젖소의 건강을 관리하며 신선한 1급A우유를 생산하고 있는 서울우유는 2017년 매출액 3조 원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품질력 앞세운 한국 남양분유 중앙아시아 첫 진출▼ 남양유업은 올 8월 국내 분유회사로는 처음으로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 진출했다. 국내 분유의 세계화를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국내 의료진이 오랫동안 각 지역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해 온 카자흐스탄은 한국 의사들에 대한 신뢰가 깊다. 대한산부인과학회가 공식 인증한 남양분유의 수출 길에 큰 힘이 된 셈이다. 남양유업은 카자흐스탄 진출과 동시에 카자흐스탄 식품아카데미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았고, 카자흐스탄 소아과협회 공식 인증도 곧 받을 예정이다. 김기훈 남양유업 해외팀장은 “품질력을 앞세운 한국산 분유가 중앙아시아에 처음 진출한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카자흐스탄 진출은 러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동유럽까지 판로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올 5월 6500여 명의 산부인과 의사들로 구성된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남양유업의 분유 ‘아이엠마더’ 등에 대해 모유 대체식으로 공식 인증했다. 남양유업 제조 공정을 방문 점검한 산부인과 의사들이 이 회사의 철저한 품질 관리에 놀랐다는 후문이다. 남양유업이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해 온 핵심은 모유를 따라잡는 것. 우유와 모유는 영양 조성과 흡수, 아기 성장과 생리 작용에 주는 영향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런 차이를 최소화해 모유와 가장 가깝게 만드는 걸 분유 개발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최근 선보인 ‘임페리얼 드림XO-Five-Star’는 이런 모유 정복을 위한 노력의 결정체라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사람 모유와 가장 유사하다고 밝혀져 ‘꿈의 원유’라 불리는 ‘A2 밀크’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A2 밀크는 모유와 최대한 가까운 형태의 원유로 알레르기를 억제하고 아기가 소화 흡수를 잘하게 도와준다. 남양유업은 30여 년 전부터 품질 관리 인력의 15%를 전문 수의사로 채용해 농가 젖소의 건강, 질병 이력, 젖소의 먹는 물까지 낱낱이 추적 관리한다. 질 좋은 원유를 얻기 위해서는 완벽한 목장 관리가 우선돼야 하기 때문. 이 회사에 원유 납품을 원하면 서류 심사, 법적 규격, 자체 검사, 공인시험기관 분석이라는 4차에 걸친 까다로운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또 100% 품질 검증을 위해 이물, 일반 세균 등 227가지 품질 검사도 실시한다. 분유 1회 생산량 3만 캔 중 품질 검사에 소요되는 것만 1500캔에 이른다. 검사된 제품은 전량 폐기되며, 시가로 치면 4600만 원이다. 품질에 대한 지독한 고집. 이것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남양유업의 힘이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샤토 무사르(Ch^ateau Musar) 이 와인을 추천할 때마다 사람들은 세 번 놀란다. 가격 대비 놀라운 맛으로, 태생지가 레바논이란 사실에, 그리고 국내에서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이미 이 와인이 갖고 있는 세계적 위상에. 카베르네 소비뇽, 생소, 카리냥 품종이 해마다 조금씩 비율을 달리하며 섞인다.英‘더 선’ 독자상품 판매WSJ-NYT-USA투데이도인터넷 쇼핑클럽 만들어이제 와인은 구독자 감소, 광고 수입 하락으로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미국과 영국의 언론사들에 희망의 이름이 됐다. 지난달 말 영국의 타블로이드지 더 선은 유통 부문 2위 업체인 ‘아즈다’와 손잡고 새로운 와인을 선보였다. 이들은 자신의 존재를 ‘태양의 와인(Vin du Soleil)’이란 이름에서뿐 아니라 신문 지면을 디자인적으로 활용한 라벨을 통해서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프랑스 남부지방의 이 화이트 와인은 아즈다 점포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전체 수량은 10만 병이다. 와인 전문지 ‘디캔터’의 전문 시음가들이 “가격 대비 좋은 와인”이라고 내린 평가는 더 선을 통해 곧장 소비자들에게 전달되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 유에스에이투데이 역시 앞 다퉈 와인 관련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기존 와인 유통 업체와 손잡고 인터넷에서 와인을 판매하는 것. 지난해 가을 ‘월스트리트저널 와인’, 올여름과 초가을에 ‘뉴욕타임스 와인클럽’과 ‘유에스에이투데이 와인클럽’이 한 달 간격으로 인터넷에서 문을 열었다. 이곳들에서는 와인을 직접 살 수도 있고 일정 금액을 내면 주제에 맞는 와인 세트를 배송 받을 수도 있다. 와인을 선별한 전문가의 의견 및 시음 노트,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 조리법 같은 추가 정보도 함께 제공된다. 영국의 더 선데이 타임스가 197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선데이 타임스 와인클럽’은 40만 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와인 통신 판매처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아직까지 낯선 러시아, 체코, 몰도바 와인을 비롯해 20여 개국의 와인을 만날 수 있다. 이 클럽은 신문 구독자들을 위해 좋은 와인을 소개해 주겠다는 소박한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이젠 활동 영역을 해외까지 넓힐 정도로 성장했다. 올해 처음 진출한 홍콩에서 이들이 얻은 수익 및 반응은 기대치를 훨씬 웃돌았다. 흥분한 이들은 벌써 중국시장까지 거론할 정도다. 이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클럽의 회장이자 세계적인 와인 저술가 휴 존슨이 있다. 이 클럽의 와인 투어, 와인 잡지 발행, 와인 경연대회 개최와 같은 다양한 이벤트들도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스’가 매년 여는 와인 콤퍼티션도 미국 와인 대회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할 정도다. 한국은 언론사든 기존 와인업체든 와인 통신판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인터넷, 카탈로그를 통한 전화주문과 우편주문 모두를 법이 막아 놓았기 때문이다.}
최근 방한한 나카무라 다네오(中忖胤夫) 전 일본 미쓰코시(三越)백화점 회장은 경기 침체를 겪는 일본 백화점의 생존 전략을 ‘집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로 지목했다. 이 백화점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는 노인들의 집을 찾아가 물건을 팔고 있다. 국내 백화점도 “집으로!”를 외치기 시작했다. 일본과 이유는 다르다. 회복되는 국내 소비 경기를 기회 삼아 고객층을 두껍게 하겠다는 심산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시작한 일명 ‘H4’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H4는 집(home)과 관련된 홈 컨시어지(concierge·접객), 홈 카페, 홈 파티, 홈 스타일리스트 서비스다. 홈 컨시어지 서비스는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가 예약을 하면 백화점 직원들이 찾아가 젖병부터 이불까지 관련 상품을 소개하고 우대권도 준다. 지난달 말 서울 중구 씨티은행 회의실에서 출산을 앞둔 동료 5명과 함께 이 서비스를 이용한 30대 박모 씨는 “몸도 무겁고 시간을 내 백화점에 가기도 힘든데 직접 찾아와 주니 만족스럽다”고 했다. 홈 카페 서비스는 집들이와 계모임 등 10명 이상 모이는 장소에 백화점 직원과 바리스타(커피 전문가)가 스위스 ‘유라’ 브랜드의 에스프레소 커피 기계를 들고 찾아가 즉석에서 커피 아트 서빙을 해주는 것. 서울 강남권 신규 입주 아파트에서 수요가 높은 이 서비스는 자연스럽게 커피 기계 판매로도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홈 파티 서비스는 국제파티협회 전문가가 각종 파티 상담을 해 준다. 고객이 원할 경우 음식 케이터링, 연주나 마술, 꽃꽂이 등을 연계해 주기도 한다. 홈스타일리스트 서비스는 가구 구매와 배치부터 리모델링까지 토털 상담 서비스로, 고객 집을 방문해 견적을 내준다. 롯데백화점도 홈 파티 전문 브랜드인 ‘키친 테이블’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 내 33평형 모델 룸도 운영하면서 가구와 가전을 고객 곁에서 소개하고 있다. 백성혜 현대백화점 고객서비스팀장은 “집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는 주로 섬세한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며 “매장 밖에서 진솔한 고객 의견을 많이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지난달 31일 오비맥주는 맥주 출고가를 2.8∼3.9% 높이면서 최근 국제 곡물과 유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는 같은 이유로 지난해 7월에도 맥주 출고가를 5.6% 올렸습니다. 최근 곡물과 유류 가격이 실제 제품 값을 올릴 만큼 높아졌을까요. 맥주의 주원료인 보리가 런던 석유거래소(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추이를 살펴봤습니다. 지난달 28일 WTI는 배럴당 77.44달러. 오비맥주가 직전에 제품 가격을 올렸던 지난해 7월 23일(배럴당 123.92달러)과 비교하면 62%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보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올 들어 t당 99∼171캐나다달러 범위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보리 가격은 지난달 28일 t당 162캐나다달러로, 지난해 7월 23일 t당 240.7캐나다달러의 67%에 그쳤죠. 결국 국제 곡물가와 유가는 오비맥주 가격 인상의 ‘핑계’에 불과한 셈입니다. 올해 5월 미국 사모(私募)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오비맥주 인수를 확정지을 당시 국내 주류 업계에서는 “사모펀드의 목적은 시세 차익이기 때문에 투자보다는 제품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KKR는 1980년대 후반 다국적 식품담배 회사인 ‘나비스코’를 적대적 인수합병(M&A)한 뒤 ‘경영권을 노리는 야만인들’이라는 비난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오비맥주가 하이트맥주보다 공격적으로 먼저 제품 가격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런데 오비맥주 고위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우리 회사에 1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게 돼 맥주 값을 올린다”고 기자에게 털어놓았습니다. 정부가 4대강 사업의 하나로 남한강 유역에 있는 이 회사 경기 이천공장의 취수시설 이전을 요청했고, 이전 비용 100억 원을 보전하려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500mL ‘카스’ 병맥주 출고가가 993.98원에서 1021.80원으로 올랐습니다. 27.82원, 가볍게 넘길 수도 있지만 한편 씁쓸하기도 한 맥주 값 인상입니다.김선미 산업부 기자 kimsunmi@donga.com▼알려왔습니다▼오비맥주는 2일자 B3면에 보도된 경제카페 ‘맥주값 올리는 이유가 4대강 사업 때문?’ 기사에 대해 맥주 가격 인상과 4대강 사업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안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지난달 31일 오비맥주는 맥주 출고가를 2.8~3.9% 높이면서 최근 국제 곡물과 유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이트맥주와 오비맥주는 같은 이유로 지난해 7월에도 맥주 출고가를 5.6% 올렸습니다.그런데 최근 곡물과 유류 가격 추이가 실제 제품 값을 올릴만큼 높아졌을까요. 맥주의 주 원료인 보리가 런던 석유거래소(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 추이를 살펴봤습니다.지난달 28일 WTI는 배럴당 77.44달러. 오비맥주가 직전에 제품 가격을 올렸던 지난해 7월23일(배럴당 123.92달러)과 비교하면 60%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보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올 들어 t당 99~171 캐나다 달러 범위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보리 가격은 지난달 28일 t당 162 캐나다 달러로, 지난해 7월23일 t당 251.5 캐나다 달러의 55%에 그쳤죠. 결국 국제 곡물가와 유가는 오비맥주 가격 인상의 '핑계'에 불과한 셈입니다.올해 5월 미국 사모(私募)펀드인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가 오비맥주 인수를 확정지을 당시 국내 주류 업계에서는 "사모펀드의 목적은 시세 차익이기 때문에 투자보다는 제품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KKR은 1980년대 후반 다국적 식품담배 회사인 '나비스코'를 적대적 인수합병(M&A)한 뒤 '경영권을 노리는 야만인들'이라는 비난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오비맥주가 하이트맥주 보다 공격적으로 먼저 제품 가격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그런데 오비맥주 고위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우리 회사에 1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게 돼 맥주 값을 올린다"고 기자에게 털어놓았습니다. 정부가 4대강 사업의 하나로 남한강 유역에 있는 이 회사 경기 이천공장의 취수시설 이전을 요청했고, 이전 비용 100억 원을 보전하기 위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것이었습니다.500mL '카스' 병맥주 출고가가 993.98원에서 1021.80원으로 올랐습니다. 27.82원, 가볍게 털어 넘기기엔 여러 가지로 씁쓸한 맥주 값 인상입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강원 강릉시 강원예술고 미술과에 다니는 이수림 군(18·왼쪽)은 5년 전 부모님이 이혼하고 4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아픔을 겪었지만 그림에 대한 꿈만은 놓지 않았다. 대학 입학을 앞두고 부쩍 패션디자인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이 군. 한국에서 아주 바쁜 디자이너 가운데 한 명인 이상봉 씨가 이 군을 만나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디자이너는 “할 수 있다는 생각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 이뤄진다”며 이 군의 어깨를 두드렸다.■ 유럽대학에 “가나다라…” 바람유럽 대학에 ‘한국학’ 바람이 불고 있다. 프랑스 독일 영국의 한국학 교수들은 최근 급격히 늘어나는 수강생 수에 놀라 눈을 비비고 있다. 프랑스 리옹3대학의 이진명 교수는 “1956년 프랑스에서 이옥 교수가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한 이래 올해처럼 많은 학생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 중국펀드, 마르지 않는 눈물코스피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7년 10월 중국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비록 원금 손실이 크지만 “기다리면 오르겠지”라며 애써 스스로를 위로해왔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국펀드의 수익률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이제 남은 것은 투자자들의 체념뿐. 어떻게 해야 할까. ■ 국순당 배상면 회장의 ‘술맛 살리는 도전’ 국순당 창업주인 배상면 회장(85·사진)이 이 회사 주식 78억 원어치를 팔았다. 후진 양성을 위해 주식을 판 돈으로 양조 전문학교를 세우겠다는 것이다. 평생을 우리 술 연구에 바쳐 온 그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그의 청년 같은 도전이 향기를 머금은 우리 술 같다.■ 껌값 모아 태산?… 롯데 성공 스토리 껌 값은 ‘껌 값’이 아니다. 롯데제과가 1970년대 벌어들인 껌 값 위에 연간 매출 41조 원의 롯데그룹이 세워졌다. 요새도 롯데제과는 껌을 팔아 매년 1800억 원을 번다. 그 작고 하찮은 껌이 수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준 기반이 된 점을 감안하면 껌은 ‘위대한 제품’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