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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월 최시형 선생(1827∼1898)은 ‘어린아이도 한울님이니 때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가진 박남수 천도교 교령(사진)은 “최근 일어난 어린이집 폭행 사건은 보육교사가 아이를 때린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와 세상이 아이를 때린 것”이라며 “가장 약한 존재이자 미래의 희망인 아이를 때린다는 것은 인간 존엄의 문제다. 여기서 더 무너지면 길이 없다”고 말했다. 천도교는 ‘어린아이를 때리지 말라’는 운동을 정부와 관계기관 등과 함께 올해 핵심 사업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천도교는 지난해 갑오동학농민혁명 120주년 기념사업에 이어 올해부터 3·1운동 100주년(2019년) 기념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박 교령은 “6일 북한 측에 동학농민혁명, 3·1운동과 관련한 행사를 공동으로 진행하기 위한 실무 협의를 제안했다”며 “천도교가 남과 북에서 민족종교이자 상생의 종교로 여겨지는 만큼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교령은 종교 교단으로서 천도교의 고민과 미래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우리 역사에서 천도교는 동학농민혁명과 3·1운동을 주도해 시민사회단체나 정치단체 성격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종교 교리를 중심에 놓고 적극적인 교화운동에 나서겠습니다.” 천도교는 23일 오전 10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동학사상 확산 토론회도 개최한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최근 대한불교조계종에 아이언맨이 아닌 ‘아이연탄맨’들이 잇달아 등장했다. 아이연탄맨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아이스버킷챌린지를 본떠 소외계층을 위한 연탄 지원 비용을 기부하는 릴레이 캠페인이다. 아이연탄맨 지명을 받은 사람은 손바닥에 연탄 모양을 그리거나 붙인 뒤 사진을 찍어 이웃에게 보낸 뒤 연탄 다섯 장 비용인 3000원을 자동응답전화(ARS)나 모금계좌를 통해 기부하게 된다. 이 캠페인은 지난해 말 조계종의 공익기부재단인 아름다운동행에서 일하는 박소연 씨가 서울의 달동네 중 한 곳인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연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디어를 내면서 시작됐다. 박 씨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300여 명이 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회장으로부터 지목을 받고 14일 캠페인에 참여했다. 자승 스님은 왼손에 연탄 모양의 장식을 붙이고, 오른손에는 ‘나눔으로 마음까지 따뜻한 겨울을 보내세요!’라고 적힌 종이를 든 환한 표정의 사진을 공개했다. 아름다운동행에 따르면 중앙종회 의장 성문 스님과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우송 스님, 조계사 주지 원명 스님, 봉은사 주지 원학 스님 등도 자승 스님의 지목을 받고 캠페인에 참여했다. ARS나 모금계좌 기부 외에 네이버 기부포털사이트인 해피빈의 ‘연탄을 배달하라! 아이연탄맨’을 통해서도 참여할 수 있다. 후원 자동응답전화 060-700-0011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테러의 충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이슬람 사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이슬람 사회의 움직임과 종교적 궁금증을 풀어본다.○ 국내에서의 이슬람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1 한국의 종교현황’에 따르면 이슬람교 신자는 전국의 성원(聖院) 15곳과 임시 성원 40여 곳에 한국인 3만5000여 명, 외국인 10만여 명 등 총 13만5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슬람 국가에서 한국인이 관련된 사건이 발생하거나 2011년 민주화 시위가 잇달았던 이른바 ‘아랍의 봄’ 때 국내의 이슬람 사회도 큰 관심을 끌었다. 2004년 선교사 김선일 씨 피랍 사건과 2007년 탈레반에 의한 23명 납치 사건이 대표적이다.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국내에 거주하는 이슬람 신도들은 한국인 석방을 기원하는 예배와 행사를 가졌지만 곱지 않은 시선에 시달려야 했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테러와 한국인 피랍 등의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슬람 공동체는 어려움을 맞는다”며 “한국인 신자보다는 특히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는 외국인 신자들이 ‘또 이슬람이냐’는 식의 말에 상처를 받는다”고 했다. 아랍의 봄 때에는 국내 이슬람 사회가 친정부와 반정부로 대립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왔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이슬람 머니’를 유치하기 위한 이슬람채권법이 추진됐지만 보수 성향의 개신교계가 이슬람 선교를 활성화시킨다는 이유로 반발해 무산되기도 했다. 국내 이슬람 지도자인 이주화 이맘(52·사진)은 “진정한 이슬람 신자들은 꾸란의 가르침에 따라 평화와 관용을 추구한다”며 “국제적인 이슈가 생길 때마다 이슬람 공동체가 관심을 받지만 내부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꾸란의 가르침은 공존과 공생 “너희들에게는 너희들의 종교가 있고, 우리에게는 우리의 종교가 있느니라.”(꾸란 109장 6절) 이웃 종교와의 공존과 공생을 강조한 꾸란 구절이다. ‘한 손에 꾸란, 한 손에는 칼’은 중세 이슬람 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이슬람교의 본질과는 관계없다는 것이 이슬람 측의 설명이다. 이 이맘은 “문제가 생기면 대화와 합법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라는 것이 이슬람의 가르침”이라며 “이슬람국가(IS)나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자신들도 이슬람이라고 주장하지만 정통 이슬람 사회에서는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들을 이슬람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했다. 샤를리 에브도의 만평은 종교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슬람의 예민한 본질을 건드리고 있다. 이슬람교에서는 그림이나 동상, 초상 등 우상시될 수 있는 부분을 금기시하고 있다. 그래서 예배를 드리는 성원이나 서적에서도 그림 및 장식은 극도로 제한돼 있다. 실제 성원 내부에도 설교대나 카펫, 방향 표시만이 있을 뿐이다. 만평에서 풍자의 대상이 된 무함마드는 하나님(아랍어로 알라)이 인류에게 보낸 마지막 예언자이자 사도이다. 570년 메카에서 태어나 마흔 살에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하나님으로부터 최초의 계시를 받았다. 교리상 무함마드는 신의 지위에 있지 않지만 그의 삶은 무슬림(이슬람 신자)이라면 당연히 따르고 배워야 한다. 이 이맘은 “이슬람교 자체가 우상 숭배를 이유로 그림이나 동상을 금기시하고 있는 데다 신자들이 최고의 모범으로 여기는 무함마드를 조롱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최근 휴가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 펜실베이니아 주 랭커스터 카운티의 아미시 마을(The Amish village)을 찾았습니다. 이곳은 21세기를 살면서도 17, 18세기 삶을 고수해온 종교 공동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평소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죠. 전기와 전화가 없고 전통 의상에 모자를 쓰고 긴 수염을 기른 사람들이 마차를 끌고 다닙니다. 해리슨 포드 주연의 영화 ‘위트니스’에 등장했던 아이와 엄마가 바로 아미시 사람들이죠. 아미시라는 명칭은 스위스에서 활동한 종교 지도자 야코프 암만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20여만 명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재세례파’라고도 불립니다. 유아세례를 반대하고 성인이 되어 순수한 자신의 신앙의 결단으로 세례를 다시 받을 것을 주장해서죠. 오랜 운전으로 지칠 무렵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다그닥다그닥 소리를 내는 마차 때문입니다. 달리는 자동차 사이로 그 천연덕스러운 여유라니. 잠깐 길을 잃었다 마침내 ‘THIS IS THE AMISH VILLAGE’라고 쓰인 흰색 건물을 찾았습니다. 이 마을과 관련한 투어 프로그램을 판매하고 관련 정보를 주는 일종의 관광안내소 같은 곳입니다. 투어에서는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아미시의 집 내부를 비롯해 외부에 있는 작은 상점과 대장간, 학교 등을 둘러봤습니다. 아미시들이 전기와 전화로 상징되는 문명을 멀리하는 것은 공동체의 유대와 결집을 해친다는 이유입니다. 전화로 얘기하는 편리함과 얼굴을 마주하고 수다를 떠는 옛 방식 중 어떤 게 나은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하네요. 학교는 중학교 과정인 8학년까지 자체 교육을 하는데 20세 전후의 아미시 처녀가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이들의 공동체 학교들에는 ‘JOY(Jesus first, Others next, Yourself last)’라는 표어가 있습니다. ‘예수의 말씀이 가장 먼저, 그 다음에 상대방, 너 자신은 맨 마지막’이라는 의미죠. 이방인의 눈에 이들의 삶은 평화롭지만 불편합니다. 그러나 놀라운 반전도 있습니다. 가이드에 따르면 16세에 이른 아미시 청소년들은 일정 기간 바깥세상, ‘속세’를 경험할 기회를 갖게 됩니다. 이후 평생 아미시로 살지, 아니면 떠날지를 결정하는데 공동체에 남는 비율이 90%라네요. 이들의 삶이 세간의 이목을 끈 것은 2006년 아미시 학교에서 일어난 총격사건 때문입니다. 외부에서 온 정신질환자가 여학생 10명을 인질로 잡고 총격을 가해 5명이 사망하고 나머지 다섯 명도 중상을 입었습니다. 자식을 잃은 유족들은 그 슬픔에도 현장에서 자살한 범인의 가족을 찾아 위로하며 용서의 뜻을 전했다고 하네요. 이들은 정당방위조차도 폭력이라는 이유로 거부합니다. 아미시의 무저항 평화주의는 때로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미국 언론에는 아미시들이 저항하지 않나 보자며 총으로 말을 쏘거나 돈을 빼앗는 ‘우째 이런 일이’ 같은 사건들이 종종 보도됩니다. 이곳에서 만난 루터교 신자 래리 게파트 씨의 말은 ‘21세기의 외딴섬’ 아미시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파리의 충격적인 테러 사건을 보면서 평화는 어떻게 가능할지 고민이 된다. 나는 아미시 사람들처럼 살 수는 없다. 하지만 이곳의 삶은 폭력으로 믿음이나 가치를 실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한국은 남북 갈등보다 남남 갈등이 더 심각한 것 같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자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인 이영훈 목사(사진)는 15일 신년 간담회에서 논란이 됐던 애기봉 등탑 재설치에 대해 “북측을 자극하는 것과는 무관했지만 남남 갈등 해소 차원에서 철회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남북 대화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교계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을 강조했다. “통일문제는 남한이 갑으로, 갑이 양보하지 않으면 해결이 어렵다. 남한은 북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잘사는 만큼 북한에 일일이 대응하며 자극하기보다는 여유와 관용을 가져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그는 평양에 세우기로 한 조용기심장병원이 건물 뼈대만 세운 채 5년간 답보상태에 있는 등 종교계의 대북 지원사업이 중단돼 북한에서조차 외면당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개신교계 연합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진보는 합치는데 보수는 분열돼 보수 입장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 개신교의 대연합이 첫 번째 숙제다.” 이 목사는 최근 추진이 유보된 성직자 과세 문제에 대해 “대형 교회는 이미 참여하고 있고, 나머지 80% 이상 교회는 재정이 열악한 상태이기 때문에 강제성을 띠기보다는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가정을 회복시키는 사역 한번 해 보시죠.”(하용조 온누리교회 목사) “예, 알았습니다.” 그는 1991년 처음 만난 하용조 목사의 난데없는 말에 알았다고 했지만 내심 한숨을 쉬었다. 그의 결혼생활은 ‘목숨’만 겨우 붙어 있었다. 창피해 사실대로 말할 수도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사연을 얘기했더니 이혼을 결심하고 있던 아내는 “당신, 집에서 보는 것도 싫은데 교회에서까지 봐야 하냐”며 거절했다. 두 아들 덕분인지 갈라서는 위기는 넘겼다. 이때부터 남편은 부부 프로그램과 외국에서 온 목회자의 강의를 들으며 아버지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를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10일 창립 20주년 기념행사를 갖는 ‘두란노아버지학교운동본부’ 김성묵 상임이사(67)의 사연이다. 1995년 시작된 두란노아버지학교 1기 수료생인 김 이사는 평신자로 이 단체를 이끌어왔다. 5일 서울 서초구의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감출 것도 없다는 듯 개인사를 고백했다. 항공화물 유통업체를 경영하던 그는 바쁜 일과 사회 분위기를 핑계로 가정은 뒷전이었다. 돈 벌어다 주고, 밥 안 굶기면 된 것 아니냐는 그런 남편, 아빠였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아버지의 위기’가 본격화했다. “저처럼 어깨에 힘주고 살던 남자들이 추풍낙엽 신세가 됐어요. ‘아버지’란 소설이 큰 인기를 얻었죠. 30명을 채우기 힘들던 아버지학교 입학생이 쉽게 80명, 100명을 넘었으니까요.” 아버지학교는 돈 버는 것보다 재미있는 새로운 길이자 인생이었다. 그런 그에게 또 다른 시험이 찾아왔다. 2002년 대장암 3기 선고를 받았다. 2년 뒤 100명이 넘던 직원을 20명까지 줄였다가 결국 회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했다. 김 이사는 이 대목에 이르자 참 묘하다는 듯 두 사람의 얘기를 꺼냈다. 하나는 “암 한 번 걸려보는 것도 괜찮다”는 하 목사의 말이다. 하 목사 역시 간암으로 투병 중인 때였다. 또 하나는 “아무리 아버지학교가 중요하지만 가족 같은 직원들은 챙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한 직원의 하소연이다. “그 뒤 삶의 고비가 있을 때마다 떠오르는 말들입니다. 투병 중인 분들께는 미안하지만 돌아가신 하 목사께서 왜 그런 말을 했나, 살다 보니 저도 이해가 갑니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이 학교는 4, 5주간의 일정으로 아버지의 영향력과 남성(문화), 사명, 영성 등을 주제로 참여자가 편지를 쓰고 고백하는 등 참여형으로 진행된다. 지난 20년 동안 아버지학교 수료 인원은 30만 명에 이른다. 2000년에는 어머니학교가 생겼고, 2004년에는 개신교 신자가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열린아버지학교’가 생겼다. 특히 열린아버지학교는 기업과 관공서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정과 노숙인, 재소자를 위한 학교로 확대됐다. 61개국 247개 도시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스스로 아버지학교의 가장 큰 수혜자임을 자처하는 그는 세상의 아버지들에게 마음을 담아 조언했다. “아버지는 모든 관계의 ‘뿌리’입니다. ‘난, 아버지처럼 살지 않는다’고 다짐했던 많은 남성이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아버지가 되기 위한 제대로 된 공부를 해야 합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한국의 민주화과정은 광주민주화운동 이전과 이후로 볼 수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또 다른 잣대입니다. 이 참사로 사람이 아니라 돈과 이익 중심의 우리 사회 민낯이 드러났습니다.” 진보 성향의 개신교단 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는 6일 간담회를 갖고 “세월호 참사 이후 교회의 역할에 대한 혼란과 갈등이 적지 않다”며 “이 시대 교회에 요구되는 신학을 정립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NCCK는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2017년을 앞두고 한국 교회에 개혁 과제를 제시하면서 2024년 NCCK 설립 100주년을 맞아 한국의 NCCK 역사를 발굴, 정리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 총무는 남북한 교회 교류와 평화정착을 위한 계획도 밝혔다. 그는 “지난해 세계교회협의회(WCC) 회의에서 합의된 ‘한반도평화통일을 위한 대규모 국제협의회’ 개최 논의를 위해 3월경 WCC 관계자들과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라며 “이와 별도로 국내 교단 관계자들의 방북도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NCCK 총무 연임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생긴 일부 교단과의 갈등에 대해서도 낮은 자세를 취했다. 그는 “내가 부족해 이런 결과가 생겼다. 한국 교회를 위해 기어간다는 심정으로 섬기겠다”고 했다. 김 총무는 사회정의와 평화의 실현도 NCCK의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교회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양산되는 사회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대한불교조계종은 법랍(法臘) 25년 이상인 스님들을 대상으로 올해 종단 사상 처음으로 제1급 승가고시를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법랍은 사미계에 이어 정식 스님으로 인정받는 구족계(具足戒)를 받은 뒤부터 따진 나이를 가리킨다. 조계종에 따르면 대상자는 법랍 25년 이상에 2급 승가고시를 통과한 스님 80여 명으로 추산되며 고시는 4월 10일 시행될 예정이다. 승가고시 2, 3급 시험은 필기시험과 면접으로 치러진다. 하지만 1급 시험은 올해 처음 실시돼 이번 시험에 한해 필기시험 대신 면접 형태로 치를 예정이다. 1급 시험을 통과하면 종덕(宗德) 법계가 주어지고 본사 주지 등 주요 지도자 직책을 맡을 수 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온누리교회를 개척한 고 하용조 목사의 친필 일기 ‘나의 하루’(두란노서원·사진)가 최근 출간됐다. 이 책은 46년 전 대학생이던 고인이 폐병으로 피를 쏟으며 외딴 병원에 입원해 9개월 동안 써내려간 고백을 담고 있다. 일기의 대부분을 고인의 필체 그대로 살렸다. 고인은 이 기록에서 투병으로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삶과 신앙에 대한 비전을 펼치고 있다. “…기침이 나는구나. 이젠 이 아픔도, 기침도, 고통스러움도 사랑하게 되었다. …새 봄을 기다리는 겨울의 찬바람 부는 저녁에서 나는 나의 주님을 찾는다….” 고인이 한국대학생선교회(CCC)에서 활동할 당시 큰 영향을 받은 김준곤 목사에게 보낸 편지 3통도 실려 있다. 하 목사와 함께 한국 개신교 복음주의 운동을 이끈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는 이 책에 대해 “신앙인들의 마음자리가 어떠해야 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고백”이라며 “젊은 날에 하나님께 드렸던 하 목사의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마음들이 건축의 설계도면처럼 선명하게 기록돼 있다”고 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대한불교 조계종이 부처님오신날(5월 25일)을 앞두고 5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만 명이 모이는 ‘세계평화와 국민통합을 위한 기원대회’를 개최한다. 조계종은 5일 “지난해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시복식을 치른 뒤 불교계 주최의 국가적 행사를 추진해 왔다”며 “대회는 불교계 행사를 넘어 국가적인 에너지를 모을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 따라 ‘세계평화와 국민통합을 위한 기원대회’ 형식으로 치르게 된다”고 밝혔다. 조계종에 따르면 이 대회는 5월 15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6일 광화문광장에서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기원법회로 이어진다. 17일에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16개국 대사들을 초청해 서울 조계사에서 위령재를 봉행하고, 18일에는 전통사찰을 순례하는 템플스테이 행사를 치른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열리는 기원대회는 불교계와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종정 스님의 뜻이 반영돼 있다”며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각계의 힘을 모아 범불교계 행사로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계종은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에도 초청 메시지를 보내고 대회 기간 중 한반도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평화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행사에는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등 국내외 종교 대표자 300여 명과 불교 신도, 시민 등 2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연말연시 ‘까∼똑∼’ 하는 소리에 여러 차례 놀라곤 했습니다. 늦은 밤 눈꺼풀이 천근만근일 때 찾아오는 그 소리는 성가신 불청객입니다. 급한 일은 아니겠지 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걱정 끝에 머리맡을 더듬어 전화를 들어 확인합니다. ‘근하신년’, 아 여러 사람에게 동시에 보낸 듯한 휴대전화 연하장입니다. 순간 고마운 마음보다는 맥이 빠집니다. 그렇지만 반가운 답신도 있었습니다. 이해인 수녀께서 보낸 문자가 그랬습니다. 지난해 여러 일로 도와주신 게 기억나 새해 인사를 보냈더니 답신이 왔더군요. 그리고 한쪽에는 최근 쓰신 ‘새해에는, 친구야!’라는 제목의 동시가 있습니다. 시는 ‘웃음소리가 해를 닮은 나의 친구야…’로 시작합니다. 전, 이 구절이 좋았습니다. “…푸른 풀밭 위 하얀 양들처럼 선하고 온유한 눈빛으로 더 많은 이들을 돕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하자” 동시 옆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새해 결심 10가지’도 적혀 있었습니다. ‘험담하지 마십시오, 음식을 남기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을 위하여 시간을 내십시오, …기쁘게 사십시오.’ 잠시 동시를 따라 읽고, 교황의 결심도 다시 들여다봅니다. 속으로 이 정도면 한 번 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면서. 연말에 인터뷰 때문에 만난 혜민 스님은 책과 강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많은 분들께 영향을 끼치는 분입니다. 거꾸로 영향 받은 세 분을 꼽아 달라고 했습니다. 스님은 어머니와 은사인 휘광 스님, 그리고 최근엔 프란치스코 교황이라고 하더군요. 불교 수행자인 스님이 종교에 개의치 않고 교황을 꼽은 것이 조금 놀랍고 신선했습니다. 다른 종교나 종교인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풍토가 강하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그러면서 스님은 높은 곳에 있을수록 자신을 낮추는 게 힘든데, 이를 실천할 수 있으면 사회적으로 큰 울림을 얻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대표적 사례가 교황이라는 거죠. 이른바 ‘프란치스코 교황 10계명’의 매력은 범인에게서 너무 멀게 있지 않은 평범함에 있습니다. 예외 없는 완벽한 실천은 어려워도 그중 몇 가지는 가능한 것 아닐까요? 혜민 스님의 행복론도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불가의 오랜 가르침이지만 한마디로 미래의 행복 때문에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당나라 선승 운문 스님은 일찍이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날마다 좋은 날이라 했죠. 진정한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무심코 흘려보내는 그 하잘것없는 하루하루, 바로 그 속에 들어 있다는 거죠. 원불교에서는 한술 더 떠 날마다 생일, 일일시생일(日日是生日)로 지내야 한다고도 하네요. 저를 포함한 한국인들의 심성에는 목표와 꿈, 현실과 미래, 그 밑바닥에는 한(恨)과 절치부심 등 미래형의 ‘센’ 단어들이 익숙합니다. 비장미가 넘치죠. 그러나 재미와 편안함이 빠진 하드보일드 액션만으로 수십 년의 ‘인생 드라마’를 끌고 갈 수 있을까요. 주인공이나 지켜보는 관객 모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올 한 해, 날마다 생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일일소(一日一笑)의 즐거움을 찾아가면 어떨까요.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베스트셀러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이자 우리 시대의 ‘힐링 멘토’인 혜민 스님(43)이 교장 선생님이 된다. 스님은 3월 서울 인사동에 ‘마음치유학교’를 연다. 미국으로 떠난 지 근 20여 년 만에 사실상 한국에 정착하는 셈이다. 2006년부터 재직하고 있던 미국 햄프셔대 교수직도 사직했다. 한 해가 저물어 가던 지난해 12월 29일 을미년(乙未年) 새해를 준비하는 그를 만났다. ―스님의 이메일 주소가 ‘monkfromkorea’(한국에서 온 스님)인데 한국 정착하면 바꿔야 하나요. “하하, 그런가요. 그럼 monk in Korea가 되나요.” ―교수직을 버리는 게 좀 아깝지 않았나요. “미국에서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일반 사람들에게 똑같은 정성과 노력을 들이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특히 세월호 사고 이후 종교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로 생긴 영향력을 어떻게 하면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쪽으로 쓸 수 있을지 많이 생각했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네요. “지금 시대 사람들의 아픔이란 게 단순히 좋은 책 한 권 보고, 강연 한 번 듣는다고 쉽게 치유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보다 직접적이면서도 꾸준한 심리 치유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느꼈습니다. 종교인으로서 제가 이생에서 할 수 있는 사명을 찾은 것 같아 장고 끝에 큰 결정을 내린 거죠.” ―마음치유학교는 어떻게 운영되나요. “200m²(약 60평)쯤 되는 공간에 명상도 하고 상담도 할 수 있도록 편안한 공간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저뿐 아니라 심리상담 전문가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분들도 함께할 생각입니다.” ―혜민 스님이 하는 학교라면 사람이 많이 몰릴 텐데…. “일단 그룹 상담 치유를 중심으로 하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처럼 아이를 잃은 부모님 중 심리 치유를 희망하시는 분들을 사전 인터뷰를 통해 모집해 최소 석 달 동안 정기적으로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하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나중엔 암과 같은 병을 앓고 마음이 불안하신 분들이나, ‘왕따’의 상처 때문에 아픈 청소년들, 외롭게 혼자 사시면서 치유를 필요로 하는 분 등 여러 그룹을 만들어 돕고 싶습니다.” 혜민 스님과의 대화는 뜻밖에 최근 끝난 화제의 드라마 ‘미생’에까지 이어졌다. 바쁜 와중에도 인터넷을 통해 모두 챙겨 보려고 애썼다고 했다. ―의외인데요. “요즘 말로 ‘본방 사수’는 못 했지만 빠짐없이 봤어요. 직장인의 고충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제가 간접적으로라도 그분들의 삶을 느껴 보고 싶었어요.” ―제일 좋았던 캐릭터는요. “오상식 차장이죠. 마음이 따뜻한 캐릭터였어요.” ―미생(未生), 완생(完生)은 바둑 용어이지만 불교적 느낌도 들어요. “불교에서는 중생들이 모두 미생(未生)이 아닌 완생(完生)의 성품을 갖고 있는데 그걸 잊고 산다고 하죠. 생각이라는 구름을 일으킨 마음 하늘이 바로 자신인데 기기묘묘한 구름 모양에 현혹돼, 푸른 하늘 바탕은 잊고 구름만을 자신으로 동일시해요. 기독교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이미 하나님의 온전한 사랑 속에서 존재하는데 그걸 믿지 못하고 내가 노력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더 얻어야 한다고 착각한다는 말이지요.” ―스님을 여러 번 만나면서 꼭 묻고 싶었던 질문이 있어요. 책 제목처럼 스님도 너무 달려서 ‘멈춰야 한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물론입니다. 어느 순간,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끌려 다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이유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죠. 사실 봉암사 선방에 계속 들어간 것도 그런 이유죠. 멈춰서, 어른 스님들에게 점검받고, 존경하는 스님들의 말씀을 귀담아들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깨달으셨나요. “한마디로 나를 먼저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자신을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고 그래야 ‘수처작주(隨處作主)’라는 말처럼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고 가는 곳마다 주인이 돼 살 수가 있겠구나 하는 깨달음이죠.” ―베스트셀러 저자, 사찰 부주지, 학자와 교수…. 여러 직함을 가졌는데 어떤 게 가장 마음에 드나요. “저는 ‘마음공부’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 특히 같은 수행자들과 법담(法談)을 나눌 때가 좋아요. 그래서 봉암사 선방을 1년에 한 번씩이라도 꼭 찾는 이유죠.” ―‘멈추면…’은 200만 부 이상 팔렸죠. 다음 책에 대한 궁금증이 많습니다. “사실 제가 정말로 쓰고 싶은 책은 마음 수행에 관한 책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본래 성품을 깨닫는지에 관한 책을 쓰고 싶어요. 그런데 수행에 관한 책은 일반 사람들에게 너무 어려운 것이 아닌가 생각도 해요. 어려운 얘기를 쉽게 하는 것이 능력인데 제가 그 능력이 될지 모르겠고요. 이 책은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님은 책이나 트위터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거꾸로 영향 받은 세 사람만 꼽아 주세요. “아무래도 어머니의 영향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아들을 당신 마음대로 조종하려고 하지 않고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분이세요. 그 다음은 은사인 휘광 스님요. 제 은사 스님은 주변 사람들의 잘못도 잘 품어 주시는 분입니다. 출가 초기에는 대나무처럼 곧은 스님상만 생각했는데 은사를 모시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최근엔 프란치스코 교황입니다. 사실 높은 자리 올라가면 갈수록 자신을 낮추기 힘들어요. 그런데 교황께서 낮추니 더 울림이 크고 공감이 크다는 걸 몸으로 보여 줬어요. 올 6월에 로마에서 교황을 뵐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모두 행복을 꿈꾸지만, 정작 행복하다는 사람은 매우 드문데요. “행복하기 위해선 지금 행복해야 하는데 우리는 보통 어떤 목표를 설정해 놓고 미래로 행복을 미루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막상 그 목표가 이루어졌다고 해도 만족은 아주 잠시고, 그것보다 더 높은 목표가 다시 생겨 행복이 또 미래로 가 버립니다. 하지만 행복을 주변의 고마운 사람들과의 따뜻한 만남 속에 있다고 생각하면 바로 여기서 행복할 수 있어요. 다른 목적 없이 만남 자체가 즐거운 만남을 자주 가지세요. 저는 꽤 행복한 사람이라고 느끼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니 무엇을 성취해서가 아니라, 제가 제 주변 사람들을 정말로 좋아하고 있기 때문이더군요.” ―스님 스스로는 행복을 어떻게 찾아가고 있나요. “삶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무언가를 배우는 것도 행복해지는 데 중요한 요소라는 걸 깨달은 뒤 최근에 클래식 기타를 배우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시간씩 시간을 들이는데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이 열렸어요. 그리고 또 끌려다니는 삶이 아니고 주도하는 삶을 살도록 봉암사에서 수행도 하고 이번처럼 마음치유학교도 만들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종교인들 중 정치적으로 활발하게 발언하는 분도 있습니다. 스님은 우리 정치 어떻게 생각해요. “저는 정치인이 아니고 종교인이기 때문에 저의 어떤 발언이나 행동이 정치적 색깔로 해석되는 걸 원치 않아요. 정치에 관심이 있었다면 정치인을 했지 종교인을 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굳이 한마디를 해야 한다면 우리 사회는 다름을 인정하고 타협하는 문화가 좀 약한 것 같아요. 자신은 오로지 선이고, 상대방은 악이나 불의로 보면 타협은커녕 공존 자체가 어려워지니까요. 나와 다른 이웃을 없애야 되는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살아야 하는 존재로 볼 때 현실적인 대안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수행과 사회적 활동의 ‘황금비율’이 있을까요. “제 경우 은둔과 고립이 수행의 목적은 아닙니다. 공부가 조금 부족해도 사람들을 돕고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해요. 고등학교 수학 할 수 있으면 초등학생은 가르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꼭 박사 학위를 받아야 그때부터 누구를 가르칠 수 있는 건 아니죠. 조금 부족해도 가르치면서 함께 배우면 서로 나아질 수 있어요.” ―새해 덕담을 부탁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 나고, 관계가 힘들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잠깐 멈춰서, 휩쓸리는 게 아니라 혼자만의 시간을 갖도록 하세요. 그리고 더욱더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하세요. 자신을 먼저 아끼고 친절하게 대하면 타인에게도 그럴 수 있습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 2014년 국내외 주요 뉴스를 아우르는 키워드는 ‘아픔’이었다. 국민들은 올해 내내 몸과 마음에 생채기를 입었다. 4월 16일 304명이 희생된 세월호 침몰 이후 대한민국은 거대한 눈물바다로 변했다. 군(軍)에서는 폭행과 성추행이 난무했다. 정치도 아픈 국민을 달래주지 못했다. 총리 후보자들은 거듭 중도 낙마했고, 대통령 ‘비선 실세’라는 정윤회 씨와 관련한 청와대 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돼 연말 정국을 뒤흔들었다. 해외에서도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과 우크라이나 내전 등 우울한 뉴스들이 전해졌다. 동아일보가 선정한 국내외 10대 뉴스를 소개한다. 》 거리엔 노란 리본… 유병언 죽음 미스터리4월 16일 세월호 침몰 이후 온 국민은 깊은 슬픔에 빠졌다. 거리는 노란 리본으로 뒤덮였고 추모 분위기 속에 사회 전체가 집단 트라우마(정신적 외상)에 시달렸다. 희생자 304명(사망 295명, 실종 9명)을 버리고 먼저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은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검경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추적은 떠들썩했지만 결국 유 전 회장은 7월 의문만 남기고 시신으로 발견됐다. ‘종북’ 통합진보당 헌정 사상 첫 정당해산12월 19일 헌법재판소는 정부가 청구한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사건에서 헌정 사상 최초로 정당해산을 결정했다. 헌법 재판관 9명 중 8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진당은 강제 해산되고 소속 국회의원 5명의 의원직도 선고와 동시에 모두 박탈됐다. 이 결정 이후 시대 변화와 자기성찰에 게으른 낡은 진보가 아닌 건강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진보정당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선실세 의혹 ‘정윤회 문건’ 정국 들썩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으로 ‘비선 실세’ 의혹을 사온 정윤회 씨와 청와대 핵심 비서관 등이 인사와 국정에 개입한다는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이 11월 28일 세계일보에 보도돼 큰 파문이 일었다. 문건 내용은 허위로 판명됐지만 정 씨와 박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 간의 권력암투설이 확산됐고, 둘 다 검찰 조사를 받아야 했다. 한국 다독여준 교황… ‘8월의 크리스마스’프란치스코 교황은 ‘8월의 크리스마스’를 선물했다. 산타클로스를 닮은 그의 배낭을 채운 것은 검소함과 겸손, 사랑과 자비였다.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자신을 낮추는 그의 모습에 한국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다. 교황이 집전한 서울 광화문 시복식에는 수십만 명이 몰렸다. 사람들이 종교를 넘어 ‘비바, 파파’를 연호한 것은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갈구였다. 총기난사-윤일병 폭행사망-性범죄… 위기의 軍올해 군은 사건 사고의 연속이었다. 육군 22사단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과 28사단 윤 일병 폭행사망 사건을 비롯해 음주 물의를 일으킨 신현돈 전 1군사령관의 전역을 두고 진위 공방이 벌어졌다. 성범죄 사건도 끊이지 않았다.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17사단장 현역 장성이 사상 처음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육군 중령은 성희롱으로 사상 첫 계급 강등 징계를 받기도 했다. “내려”… 조현아 前부사장 ‘땅콩회항’ 파문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12월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대한항공 항공기에서 간식 제공 매뉴얼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승무원에게 폭언을 한 뒤 회항시켜 사무장을 공항에 내려놨다.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전 국민적인 지탄을 받았다. 대기업 총수 일가의 도덕성에도 치명상을 입혔다. 조 전 부사장에게는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건희 회장 장기입원… 삼성 ‘이재용 시대’5월 10일 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곧바로 인근 순천향대병원에서 긴급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덕에 ‘최악의 사태’는 피했으나 이 회장은 25일 현재까지 의식이 완전치 않은 채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있다. 이후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이재용 시대’를 맞게 됐다. 안대희-문창극 국무총리 후보 연달아 낙마국무총리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연달아 낙마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었다. 안대희 전 대법관은 총리후보 지명 6일 만에,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은 14일 만에 사퇴했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려 한 정홍원 총리는 사의 표명 60일 만에 유임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세월호 국면을 정면 돌파하려던 박근혜 대통령은 한동안 인사 참극이란 깊은 수렁에 빠져들었다. 이순신 신드롬… 영화 ‘명량’ 1761만명 관람7월 개봉한 영화 ‘명량’의 광풍은 거셌다. 1761만 명을 넘겨 2009년 ‘아바타’(1362만 명)를 제치고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8월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이달 중국에서 개봉해 해외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이순신 신드롬을 일으키며 세월호 참사와 윤 일병 사건 등의 충격에 빠져 있던 우리 사회에 리더십이라는 화두를 던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한중 FTA 체결… 13억 대륙시장과 손잡아한국은 11월 10일 13억 인구의 거대 내수시장을 보유한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전격 체결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3대 시장인 미국, 유럽연합(EU), 중국과 모두 FTA를 맺은 유일한 나라가 됐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한국은 매년 6조 원의 관세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쌀을 비롯한 주요 농산물 시장을 열지 않은 대신 자동차 관세 철폐 등을 얻어내지 못해 개방도가 낮다는 지적도 있다. 아베 총선 승리로 장기집권 길 열어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총선을 통해 장기 집권으로 가는 길을 넓혔다. 엔화 약세를 몰고 온 아베노믹스와 내각이 흔들리자 지난달 중의원 해산이란 승부수를 던졌다. 전체 의석 3분의 2를 넘는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그가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를 부정하고 평화헌법을 바꿀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한국과 중국은 그의 우경화 행보에 긴장하고 있다. 8000명 사망 육박… 에볼라 공포 확산에볼라 바이러스에 공인 받은 치료제가 나오지 않는 사이 그 공포가 아프리카 대륙을 벗어나 세계로 확산됐다.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처음 발병한 뒤 2만 명 가까운 감염자, 80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국 스페인 영국 노르웨이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보던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도 감염됐다. 각국이 공포에 떨었지만 아프리카 밖에서 피해는 크지 않았다. 美-쿠바, 53년만에 국교 정상화 합의미국과 쿠바가 1961년 이후 53년 만에 국교 정상화에 전격 합의해 미국과 북한의 관계 개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렸다. 양국은 지난해 3월부터 진행된 비밀협상 결과를 12월 17일 발표했다. 미국은 양국 간 여행 자유화와 송금 한도 확대, 통상 및 정보 교류 등 10여 개의 구체적인 관계 개선안과 함께 쿠바를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푸틴, 크림반도 합병… 美-러 新냉전 속으로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전격 합병했다. 강대국이 다른 나라 국경을 인위적으로 변경시킨 사건이다. 미국과 유럽은 제재에 착수해 ‘신냉전’으로 불리는 대결 구도가 이어졌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도 반군을 지원해 내전이 격화됐다. 제재 영향으로 루블화 가치 하락에 시달리는 러시아는 국가부도 직전의 위기에까지 몰렸다. 반토막 난 국제유가, 신흥국 위기 불러국제유가가 폭락했다. 6월 100달러대에서 12월 50달러대로 반 토막이 났다. 미국이 셰일 원유 공급량을 확대하는 가운데 11월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가 실패한 것이 폭락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미국은 내수가 살아나면서 경제성장의 호재를 만났지만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신흥국들은 자국 통화 가치의 동반 폭락과 금융위기에 노출됐다. ‘인질 참수’ IS 득세… 이라크 등 전쟁회오리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올해 초부터 중동 정세를 위협하는 최대 세력으로 떠올랐다. IS의 출발은 알카에다의 이라크 하부 조직이었지만 6월 이라크와 시리아 일부 지역에서 신(神)·정(政) 일치의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 설립을 선포했다. 8월부터는 미국인 3명 등 인질을 잇달아 참수했고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은 IS에 대대적인 공습을 했다. 시진핑 ‘부패 호랑이’ 사냥… 홍콩 ‘우산혁명’ 소멸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저우융캉(周永康·전 정치국 상무위원) 링지화(令計劃·중앙통일전선공작부장) 등 거물 정치인을 부패 혐의로 처벌하면서 체제를 탄탄히 다졌다. 중국의 급부상은 G2(주요 2개국)라는 말을 유행시켰다. 행정장관의 완전한 직선제를 요구하던 홍콩의 ‘우산혁명’도 시진핑 체제의 장기 방치(放置) 전술에 힘이 빠지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11년만에… 필레, 인류 첫 혜성 ‘터치다운’11월 13일 오전 1시 인류가 사상 최초로 혜성 ‘터치다운’에 성공했다. 유럽우주기구(ESA)의 탐사로봇 필레는 로제타호에 탑재돼 10년 8개월 동안 우주를 비행하다 지구 방향으로 날아오는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의 머리 부분에 착륙했다. 필레는 혜성과 지구의 물이 화학적 구성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동면에 들어간 필레는 내년 봄에 가동된다. 여소야대-흑백 갈등 겹친 오바마 ‘레임덕’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 임기 2년차를 맞아 급속한 레임덕(권력누수)을 겪었다. 외교정책 부진 속에 각종 개혁정책이 벽에 부딪히면서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졌다. 11월 4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해 2006년 이후 8년 만에 여소야대가 됐다. 흑인 대통령 집권기에 오히려 흑백 갈등이 격화돼 소요와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실종-피격 말레이항공기 잇단 사고말레이시아항공의 여객기가 두 차례나 추락해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3월 8일 239명을 태우고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MH370편이 이륙한 지 50여 분 만에 갑자기 사라졌다. 10여 개국이 수색에 나섰지만 잔해나 블랙박스가 발견되지 않아 미스터리가 됐다. 7월 17일에는 MH17편이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상공에서 미사일에 격추되면서 탑승자 298명이 모두 숨졌다.}
24일 국내 주요 종단 지도자들이 2015년을 맞는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메시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은 우리에게 기쁨과 행복 그리고 큰 감동을 주었다”며 “새해도 이런 교황의 말씀과 행동을 따라 우리 주변의 고통 받고 소외된 사람들을 찾아주고, 그들과 함께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도 “해방 70주년을 맞아 더 이상의 편견과 배제를 떠나 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나아갈 길을 함께 찾아가자”며 “공론의 장에서 서로 다른 주장과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점을 함께 찾아가는 원융회통(圓融會通)의 아름다운 전통을 새롭게 펼쳐 가자”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김영주 총무 명의의 메시지에서 “예수께서는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다고 말씀하며 사람 중심의 세상을 선포했다”며 “2015년의 우리 사회가 이념의 차이가 아니라 사람이 보이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해인사 방장이자 대한불교 조계종 제11, 12대 종정을 지낸 법전 스님이 23일 오전 11시 25분 대구 도림사 무심당에서 입적했다. 법랍 73세, 세수 89세. 한 번 참선에 들어가면 구들장에 붙어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서 ‘절구통 수좌’라 불린 스님은 조계종 종정과 해인사 방장을 지낸 성철(1912∼1993), 혜암 스님(1920∼2001)의 뒤를 잇는 대표적 선승(禪僧)이었다. 왜색 불교로 피폐해진 한국 불교의 정신을 되살린 봉암사 결사(1947∼1950년)에 참여한 마지막 수행자의 한 명이기도 했다. 절구통 수좌의 목숨을 건 수행 이야기는 불교계의 전설이다. 1956년 31세 때 겨울 경북 문경 묘적암에서 수행할 때 쌀과 김치 단지 하나만을 두고 ‘내가 저 쌀이 다 떨어지기 전에 공부를 마치든가, 죽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겠다’며 수행에 전념해 출가자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조계종에서는 법전 스님의 입적에 얽힌 사연도 흘러나오고 있다. 스님이 최근 산행 중 넘어져 머리 쪽에 출혈이 있어 수술로 치료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살 만큼 살았다’며 수술을 원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1925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나 13세 때인 1938년 백양사 청류암에 입산해 행자 생활을 하다 16세 되던 1941년 영광 불갑사에서 설제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47년 백양사 강원에서 공부하던 스님은 그곳에서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선지식과 조우하는 행운을 만난다. 봉암사 결사의 주역인 성철, 청담, 향곡, 자운 스님 등을 만나 바른 법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법전 스님은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기치를 내건 이 결사에서 참선 수행과 탁발에 전념하며 한국 불교의 중흥을 도모하게 된다. 이후 평생의 스승 성철 스님과의 인연도 계속된다. 법전 스님은 1951년 경남 통영 안정사 천제굴에서 성철 스님을 시봉하면서 수행에 전념했다. 이때 성철 스님에게서 공부를 인정받아 도림(道林)이라는 법호를 받았다. 성철 스님이 파계사 성전암에서 10년 동안의 동구불출(洞口不出·절문 밖을 나가지 않음)에 들어갈 때 철조망으로 울타리를 친 이가 바로 법전 스님이었다. 법전 스님은 종단이 어렵던 1981년 중앙종회의장, 1982년 총무원장을 잠시 맡았지만 평생 참선하는 수행자로 살아왔다. 1996년 해인사 방장으로 추대된 스님은 2002년 혜암 스님이 입적하자 조계종 11대 종정에 추대됐다. 스님은 평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스승보다 뛰어난 제자가 나와야 한다며 눈 밝은 사람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 온 영원한 스승이었다. 2010년 종정 재임 시절 동아일보와 가진 유일한 인터뷰에서 매일 참회의 뜻이 담긴 108배를 하는 이유를 묻자 스님은 “참회는 종정인 내가 가장 많이 해야지요. 수행자는 부처님처럼 원만하게 수행해서 중생을 제도할 책임이 있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허물이 크다”고 했다. 조계종에 따르면 스님은 다음과 같은 임종게(臨終偈·고승이 입적할 때 수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후인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말이나 글)를 남겼다. ‘산색수성연실상(山色水聲演實相·산 빛과 물소리가 그대로 실상을 펼친 것인데)/만구동서서래의(曼求東西西來意·부질없이 사방으로 서래의를 구하려 하는구나)/약인문아서래의(若人問我西來意·만약 어떤 사람이 나에게 서래의를 묻는다면)/암전석녀포아면(巖前石女抱兒眠·바위 앞에 석녀가 아이를 안고 재우고 있구나)’. 분향소는 해인사 보경당과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다. 영결식은 27일 오전 11시 해인사에서, 다비식은 해인사 연화대에서 종단장으로 엄수된다. 055-934-3000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논란이 된 경기 김포시 애기봉 성탄트리 설치를 철회한다고 18일 밝혔다.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과 홍재철 애기봉 성탄트리 추진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애기봉 성탄트리가 남북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내부로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일으킨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받게 됐다”며 “일부 급진적인 주장을 하는 단체들의 강한 반발로 주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게 됐다”며 철회 배경을 밝혔다. 한기총은 애기봉에 세워져 있던 등탑을 군이 안전상의 이유로 철거하자 같은 자리에 등탑을 세워 23일 오후 점등식을 할 예정이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노망이 들어 무문관에 있습니다. 금족 생활을 하기 때문에 전화 못 받습니다. 3개월 보내고 해제하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얼마 전 설악산 신흥사의 큰어른인 조실(祖室) 오현 스님(82)으로부터 날아온 휴대전화 문자입니다. 문맥상 아마 지인들에게 같이 보낸 것으로 보입니다. 갑자기 머릿속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던 잡념의 구름을 한꺼번에 물리치는 바람 한 줄기를 맞은 듯했습니다. 무문관(無門關)은 중국 남송의 선승 무문 혜개가 지은 책 ‘선종무문관’의 약칭입니다. ‘조주와 개’로 시작해 선종의 대표적인 48가지 화두를 해설하고 있습니다. 나중에는 바깥으로 문을 걸어 잠그고 깨달을 때까지 나가지 않겠다는 절치부심의 수행 공간이라는 의미도 담게 됩니다. 여든을 넘긴 나이에 무문관이라,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허나, 세상의 관습이나 시시비비에 구애받지 않아온 스님의 행보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2년 전 스님의 동안거 해제 법문은 그야말로 촌철(寸鐵)이었죠. “지금까지 2000년간 팔만대장경에 빠져 죽은 중생이 얼마고 1000년 전 조주와 황벽(선사) 같은 늙은이들의 넋두리에 코가 꿰인 이들이 얼마냐.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골동품이고 문화재이지 진리가 아니다.” 스님은 이어 “여러분이 오늘 산문을 나가 만나는 사람들과 노숙자들의 가슴 아픈 삶 속에서 진리를 찾아라”라고 일갈했죠. 다른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면 큰 사건이 벌어졌겠죠. 하지만 오현 스님이기에 세상은 “오현 스님답다”고 했습니다. 시조시인이자 문화예술계의 후원자로 널리 알려진 스님은 지난해 평생 심혈을 기울인 만해마을을 동국대에 통째로 기증했습니다. “집(만해마을)을 짓기는 했는데 어디에 갖다 버릴까 고민하다 동국대 기증을 결심했다”는 게 그 소감이었죠. 지난해 부처님오신날 인터뷰에서 제 딴에 꽤 껄끄러운 질문을 던진 기억도 납니다. 단도직입 ‘깨달았냐’고 묻자 스님은 씩 웃으며 ‘잘 써라. 안 그러면 시끄럽다’며 이렇게 대꾸했습니다. “나는 가짜 중이야. 서부영화 보면 카우보이가 황금을 평생 찾다 결국 못 찾고 죽잖아. 깨달음이란 게 그런 것 아닐까.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기쁘고 좋은 날은 죽는 날이야.” 전, 어쩐지 동안거 무렵마다 나오는 자료의 ‘수행’ ‘용맹정진’이라는 단어보다는 ‘노망이 들어’라는 표현이 훨씬 마음에 꽂히네요. 사사로움이 없는 공심(空心)과 자신을 낮추는 하심(下心)이야말로 요즘 바람 잘 날 없는 종교계에 필요한 것 아닐까 합니다. 동안거 해제 뒤, 또 다른 문자를 기다려 봅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올해 종교계의 분위기를 날씨로 표현하면 가톨릭은 맑음, 불교와 개신교는 매우 흐림이었다. 가톨릭은 ‘8월의 크리스마스’를 선물한 교황 방한과 광화문 시복식의 겹경사를 맞았다. 앞서 2월에는 한국의 세 번째 추기경으로 임명된 염수정 추기경의 서임식이 바티칸에서 열렸다. 불교를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처음으로 연임됐지만 선거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졌다. 법인관리법을 둘러싼 대립으로 선학원이 조계종과 갈라섰고, 대표적 선승으로 꼽히는 송담 스님은 탈종을 선언했다. 개신교계에서는 대표적 연합단체인 NCCK 총무를 둘러싼 갈등이 치열했다. 일부 보수 교단의 반발로 사회적 현안으로 부각된 종교인에 대한 과세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프란치스코 신드롬 교황의 방한은 가톨릭을 뛰어넘어 우리 사회에 ‘비바, 파파’ 신드롬을 낳았다.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 이후 25년 만의 한국 방문이었다. 교황은 수십만 명이 몰린 가운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에 대한 광화문 시복미사를 직접 집전했다. 취임 이후 검소하고 낮은 행보를 이어온 교황은 경차를 타고, 소외된 사람들을 보듬어 안고, 그들과 눈높이를 맞췄다. 우리 사회가 좀처럼 가져보지 못한 새로운 리더십이자 충격이었다. 교황은 방한 당시 세월호 유가족과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손을 잡아줬고, 한반도의 분단 극복을 위한 메시지를 밝혀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바티칸은 1월 당시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을 발표해 방한에 앞서 큰 선물을 주기도 했다. 김수환(1922∼2009), 정진석 추기경에 이어 세 번째 한국인 추기경의 탄생이었다. 염 추기경은 5월 우리나라 추기경으로는 처음으로 개성공단 신자공동체의 요청으로 사목 방문하기도 했다.○ 조계종 이어 태고종도 갈등 총무원장 연임에 성공한 자승 스님은 의욕적으로 2기를 시작했지만 선거 후유증과 마곡사 등 몇몇 교구 본사 주지 선거를 둘러싼 금권 선거 시비, 잊을 만하면 승풍(僧風) 추락 사례가 불거져 나와 어려움을 겪었다. 종단이 올해 역점 사업으로 시작한 법인 관리법 시행은 같은 뿌리였던 선학원의 분종으로 비화됐다. 선학원 소속 사찰의 재산을 이사회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조계종과 사찰 운영의 자율적 권한을 침해받지 않겠다는 선학원이 강경하게 대립했다. 6월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을 비롯해 현 이사·감사 등 선학원 이사진이 제적원을 종단에 제출하자 조계종은 법진 스님에게 ‘멸빈’ 조치를 내려 사실상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상태다. 9월에는 법보선원 이사장인 송담 스님이 “법보선원의 수행 전통과 조계종의 수행 전통이 맞지 않아 조계종의 승려로서 의무와 권한을 내려놓는다”며 탈종을 선언해 종단 안팎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불교계 주요 종단의 하나인 태고종 역시 고질적인 내분으로 총무원장을 둘러싼 소송전이 재연됐다.○ 분열 속의 개신교 개신교의 갈등과 분열은 올해도 계속됐다. NCCK는 김영주 총무의 연임을 놓고 촉발된 회원교단 간 마찰이 심각했다. 회원 교단들의 분위기는 김 총무의 연임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예장 통합과 루터교회가 이를 반대했다. 이 과정에서 ‘김영주 목사에 대한 총무 제청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이 제기돼 NCCK 출범 90년 만에 최초로 사회법 분쟁에 휘말렸다. 이 소송은 지난달 법원에서 기각됐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이영훈 순복음교회 담임목사를 새로운 대표회장으로 선출했다. 한기총은 교회 연합과 보수적 개신교 세력의 결합이 필요하다는 명분 속에 한국교회연합과의 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종교 간 화합을 위해 설치된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이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이날 축하 메시지에서 “2014년 오늘, 예수의 이름은 희생과 사랑”이라며 “부모와 형제, 이웃을 모두 부처와 같이 대하며 우리 주변의 아픔과 고통을 보듬어 내 자신을 예수로 살아가자”라고 말했다. 점등식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등이 참석했다. 한편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사진)은 이날 발표한 성탄 메시지에서 “올해는 특별히 국민 전체가 뜻밖의 참사로 인해 어려움과 슬픔을 많이 겪었던 한 해”라며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성탄을 맞이하지만 모든 어려움에도 세상의 빛이 되어 오신 주님을 향해 용기 있게 나아가며 사랑을 실천하자”고 했다.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원불교에서 삼부자(三父子) 교무가 탄생했다. 교무(敎務)는 교화와 교육, 자선 등 교단의 각종 사업에 종사하는 성직자를 가리킨다. 평양교구장이자 100주년 기념성업회 대외협력단장인 김대선 교무(61)와 그의 큰아들 동원 씨(29·서울 화곡교당 부교무), 둘째 동국 씨(28)가 그 주인공이다. 동국 씨는 12일 전북 익산시 중앙총부에서 열리는 출가식에서 교무로 서원할 예정이다. 원불교에 따르면 1970년대까지는 부자와 형제, 자매 교무가 드물지 않게 배출됐지만 이후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삼부자 교무는 매우 드물다. 8일 서울 현충로 원불교서울회관에서 이들을 만났다. “내년은 원불교 성업(聖業·개교)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요즘에는 삼부자가 함께 성직을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혈연뿐 아니라 법연(法緣)까지 이어져 개인적으로 큰 영광입니다.”(김대선 교무) 두 아들과 같은 길을 걷게 된 아버지 교무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동원 씨는 동생보다 한 살 위이지만 일찍 학교에 입학해 벌써 2년 차 교무가 됐다. “그동안 교무로서의 활동을 평가하면 100점 만점에 60점 정도 줄 수 있을까요? 부족한 점이 많았죠. 하지만 나머지 40점은 앞으로 더 남은 시간에 채워 가겠습니다.” 김 교무 집안과 원불교의 인연은 아버지 대로 거슬러 간다. 그의 부친은 청년 시절 원불교 중앙 총부에서 입교했고 어머니 역시 북한 개성교당에서 시무했다. 이들의 대화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아 ‘독신 출가하는 정남(貞男·여성은 정녀·貞女) 교무는 생각해 보지 않았느냐’고 짓궂은 질문을 던져도 별로 ‘소득’이 없다. “6년 사귄 여자 친구가 있습니다. 제가 그러면 그 친구는 어떻게 하죠.”(동국 씨) “한때 정남으로 살지 고민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인연이 됐는지 지난해 만난 지 10개월 만에 결혼했습니다. 하하.”(동원 씨) 원불교 교무는 정남의 경우 지위 고하에 관계없이 월 38만 원 안팎, 결혼한 경우 최대 70만 원의 용금(用金·수입)으로 생활을 꾸려가야 하는 경제적 어려움도 견뎌내야 한다. 아들 중 한 명은 비교적 여유 있는 길을 가기를 바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 교무는 “같은 길을 가니까 의지가 되지 않겠냐. 경제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지혜롭게 꾸려갈 것으로 믿는다”며 “정년이 8년 정도 남았는데 제가 떠나도 아들들이 있으니 정말 좋다”고 했다. 새내기 교무인 동국 씨의 다짐과 선배 교무로서의 조언도 이어졌다. “학창 시절 갈등과 내적 방황이 있기도 했지만 부모님과 형이 큰 힘이 됐습니다. 이제는 원불교 공부가 참 좋다는 것을 많이 느껴요. 성직자가 되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지금의 초심(初心)을 꼭 지켜 나가겠습니다.”(동국 씨) “동생이 초심을 꼭 지켜 나가길 바랍니다. 전, 원불교에 좋은 법문이 많지만 원망의 마음을 감사의 마음으로 돌리자는 ‘사은(四恩)’을 좋아합니다. 천지, 부모, 동포, 세상의 균형을 찾아주는 교법을 포함한 법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죠.”(동원 씨) “과거 종교가 세상을 도왔지만 이제 세상이 종교를 걱정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교무로 서원한 만큼 세속적인 성공이 아니라 나를 버리고 공적인 것에 봉사하는, ‘무아봉공(無我奉公)’의 가르침을 따르길 바랍니다.”(김 교무)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