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구

지민구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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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읽기가 취미인 '신문 기자'입니다. 2012년부터 기자로 활동해 정치, 경제, 사회, 산업 분야의 다양한 사람과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를 기록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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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1-09~202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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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북미4%
국제일반2%
IT1%
국제경제1%
부동산1%
정치일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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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2분기 매출 1조6635억, 작년보다 30% 늘어 역대 최대치

    네이버의 2분기(4∼6월) 매출이 온라인 쇼핑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1999년 회사 설립 이후 분기 단위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4% 증가한 1조6635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22일 공시했다. 네이버의 매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지난해 1분기(1∼3월)부터 증가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3356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8.9% 증가했다. 검색(서치플랫폼) 외에 커머스(쇼핑), 콘텐츠, 핀테크(간편결제), 클라우드 등 네이버가 추진하는 4개 신사업 분야의 매출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커머스 매출은 365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6% 늘어났다. 네이버페이 간편결제를 포함한 핀테크 분야의 매출도 2326억 원으로 같은 기간 41.2% 증가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앞으로는 글로벌 콘텐츠 관련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해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 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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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CJ도 ‘새벽배송’… 축구장 92개 크기 AI물류센터 만든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이 로봇, 인공지능(AI) 기술이 집약된 축구장 92개 크기의 대규모 풀필먼트(물류총괄대행) 센터 신규 설립에 나선다.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경쟁자인 쿠팡, 마켓컬리에 대항해 당일·익일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66만1157m²(약 20만 평) 규모의 풀필먼트 센터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양 사가 6월 가동을 시작한 경기 군포시 풀필먼트 센터(3만8400m²)의 17배 크기다. 구체적인 설립 지역과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새 풀필먼트 센터에는 네이버의 AI 기술 ‘클로바’를 바탕으로 한 운영 시스템과 무인운송로봇(AGV) 등 첨단 물류 기술이 적용된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배송 물량을 예측해 자동으로 보관 장소 등을 정해주면 로봇이 상품을 알아서 옮기는 방식이다. 양 사는 새 풀필먼트 센터 설립을 계기로 내년부터는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가게 46만 곳에서 보내는 신선식품, 생활필수품을 다음 날 새벽까지 배송하는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의 ‘로켓배송’이나 마켓컬리의 ‘샛별(새벽)배송’ 서비스와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또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스마트스토어에서 배송 상품을 포장할 때 종이 중심의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면서 과대 포장을 방지하는 기술을 도입하기로 했다. 양 사는 지난해 10월 60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고 포괄적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 202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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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GS칼텍스, 카카오T에 수백억 투자 임박… 주유소가 모빌리티 거점으로

    정유업체 GS칼텍스가 국내 1위 모빌리티 플랫폼 ‘카카오T’ 운영사인 카카오모빌리티에 수백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한다. GS칼텍스 전국 2340여 곳의 주유소와 카카오모빌리티의 모바일 플랫폼을 융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마련하기 위한 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카카오모빌리티에 지분 투자를 위한 최종 논의를 하고 있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과 지분은 이르면 23일 확정돼 외부에 공개될 것으로 전해졌다. GS칼텍스 측은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투자를 검토 및 협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투자 금액, 상세 일정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투자 관련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정유업체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카카오모빌리티는 TPG컨소시엄, 칼라일과 같은 글로벌 사모펀드(PEF)와 구글, LG 등 전자·정보기술(IT) 기업으로부터 누적 1조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상태다. 내부적으로는 증시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 GS칼텍스는 3월 이사회에 처음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투자 안건을 상정했으나 당시에는 의결이 보류됐다. 지분 투자 이후 카카오모빌리티와의 ‘시너지 방안’ 등에 대한 추가 논의를 위해서였다. 한 달 뒤 GS칼텍스는 이사회에서 카카오모빌리티 투자 안건을 재차 상정해 의결하고 카카오모빌리티와 본격적으로 논의에 착수했다. GS칼텍스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가맹 택시 등을 통해 주유소·충전소 이용자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새로운 모빌리티 사업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GS칼텍스는 주유소를 주유, 세차, 정비 공간에서 벗어나 모빌리티 산업의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사업 재편’ 작업을 이어왔다. 전기·수소차 충전, 드론 배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형 주유소인 ‘에너지플러스 허브’를 지난해 11월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신기술과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가진 모빌리티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협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차량 공유(카셰어링) 업체 그린카에 2018년 12월 350억 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한 것이 대표적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GS칼텍스의 주유소·충전소를 ‘오프라인 모빌리티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협의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모빌리티 가맹 택시 기사 등이 협력 관계인 GS칼텍스의 주유소·충전소를 쉼터, 주차 공간으로 쓰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정유업체가 플랫폼 업체에 대한 투자를 통해 협업에 나서는 것은 모빌리티 서비스의 온·오프라인 융합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 202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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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이마트 첫 협업은 전국 맛집 메뉴 브랜드화

    네이버와 이마트가 지역 명물 먹거리 등을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판매하는 방식의 협업에 나선다. 올 3월 양 사가 1500억 원 규모의 지분 맞교환을 한 뒤 추진되는 첫 공동 사업으로 하반기(7∼12월) 중에는 네이버에 ‘이마트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도 도입한다. 네이버는 전국 대표 맛집 음식 등을 브랜드 상품으로 개발해 온라인뿐만 아니라 이마트의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하는 형태의 ‘지역명물 챌린지’를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네이버와 이마트는 온라인에 등록돼 있는 2000여 개의 지역 대표 먹거리 중에서 심사를 통해 ‘인생맛집’이라는 브랜드를 붙인 별도의 밀키트 상품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네이버 ‘푸드윈도 지역 명물’에 입점한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다음 달 1일까지 온라인, 서류 접수를 통해 참가 신청을 받는다. 이렇게 개발된 상품은 이르면 12월부터 네이버뿐만 아니라 전국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또 올해 안에 네이버에서 이마트의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네이버가 기존에 운영해 온 장보기 서비스에 이마트가 입점하는 형태다. 이마트 애플리케이션(앱)이 없는 이용자도 네이버에서 쉽게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양 사는 네이버를 통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매를 해 온 수공예 가게 등이 이마트 매장 내에 체험 형태의 오프라인 편집숍을 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최현 이마트 피코크 담당은 “네이버와 진행하는 이번 공동 사업을 통해 이용자들이 지역 명물 먹거리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소상공인들의 판매 경로가 넓어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 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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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서 출발한 사업 아이템, 종착점은 결국 사람”

    《환경 보호와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창업에 나선 20, 30대 청년들이 있다. 사회적 문제를 ‘기업가 정신’으로 해결하려는 이들이다. 사회적 가치와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며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청년 창업자들의 꿈과 도전을 일기 형식으로 전한다. 이들을 돕는 투자사 대표가 전하는 ‘조언’도 함께 소개한다. 동아일보는 청년 창업자들을 응원하며 그들이 세상에 알리고 싶은 이야기를 앞으로도 지면을 통해 계속 전할 예정이다.》장진혁 이노버스 대표(26)… “플라스틱 쓰레기, 자원 될수 있어” “일단 다 버려.” 아직도 당시의 기억이 생생하다. 창업 아이템을 고민하다가 한 재활용 선별장에 갔을 때였다. 쓰레기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현장에선 버려진 플라스틱의 소재를 확인하고 재활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겨를이 없어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재활용이 가능한 투명 플라스틱 컵도 상당수 그냥 폐기 처분됐다. 땅에 묻혀 자연스럽게 생분해되려면 100년도 넘게 걸리는 것들인데…. 한국에서만 연간 33억 개가 발생한다는 플라스틱 컵이 이렇듯 무심하게 땅에 묻히는구나 싶었다. 그때 마음을 먹었다. 사람들이 흔히 쓰는 플라스틱 컵을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으로 바꿀 수 있도록 창업에 나서기로. 다행히 대학이나 대기업이 주최한 창업대회 등에서 선정돼 지원금을 받아 사업 초기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사업계획서가 외부에서 인정을 받으니 자신감도 붙었다. 2019년 11월 사업자 등록을 마친 뒤 더 속도를 냈다. 하루에 12시간 넘게 일을 해도 신이 났다. 다짐한 계획을 하나씩 이뤄 나가는 것이 즐거웠다. 그렇게 사람들이 카페 등에서 흔히 쓰는 플라스틱 컵을 한곳에서 한번에 세척한 후 바로 수거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다. 이 기기에 모인 플라스틱 컵은 솜으로 재탄생된다. 대학, 터미널, 대기업 등에 이미 수십 대가 설치돼 쓰이고 있다. 직장 생활 등 별다른 경험도 없는 우리 팀이 여기까지 온 건 정말 운이 따라준 덕분이다. 다른 창업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흔치 않은 사례다. 또래 청년이 창업에 대해 묻는다면 “당장은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진짜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스타트업에 대한 경험과 공부를 한 뒤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이야기다.윤지현 소보로 대표(25)… “청각장애인용 음성인식 자막” 371개. 2017년 11월 ‘소보로’ 법인 설립 등기를 마친 뒤 전자 문서로 쓰기 시작한 창업 일기가 어느덧 이렇게 쌓였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겪은 경험과 감정, 스스로 냉정한(?) 평가 점수도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일기다. 가끔 검색해 ‘과거의 나’를 찾아본다. 일이 손에 안 잡히고 슬럼프에 빠진 날엔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톺아보면 해결책을 찾을 때도 있다. 과거엔 잘했어도 지금은 못하고 있는 것을 곱씹으며, 하루하루 조금씩이라도 성장하려 노력한다. 창업의 계기는 생각보다 우연한 기회로 찾아왔다. 대학에서 정보기술(IT) 설계 수업을 들으며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볼까 고민하다가 강의실에서 불편을 겪는 청각장애 학생들을 떠올렸다. 한창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인식 기술이 화제에 오르던 때였다. 이 기술로 사람의 말을 ‘자막’으로 표시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면 청각장애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에서 출발한 사업 아이템이었지만 종착점은 ‘사람’이었다. 청각장애를 가진 학생과 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등을 만나며 사람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술, 서비스로 다듬어 나갔다.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부터 책을 가까이 하며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던 점이 사업 아이템을 정할 때 알게 모르게 영항을 준 것 같다. 창업 후 많은 게 바뀌었지만 하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이용자의 진심이 담긴 피드백을 읽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장애를 겪는 분들에게 우리 서비스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다. ‘미래의 나’도 변함없이 이 기쁨을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권기성 쉐코 대표(30)… “해양오염 청소로봇 지켜보라” 줄곧 맨땅에 헤딩하듯이 사업을 이어왔다. 해양 기름 유출 사고가 났을 때 회수 작업을 하는 무인 로봇을 만들어보겠다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수요가 있는지 파악하려 선주(船主) 회사 등에 무작정 연락을 하고 찾아가 보면 거절당하기 일쑤. 어렵게 시제품을 개발한 뒤에는 시험할 곳이 없어 건물 옥상 위에 작은 수조를 설치해 시운전하며 마음을 졸였다. 참고할 만한 제품이 없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걸 시험해보며 지내기를 몇 년. 쪽잠을 자는 날들이 이어졌다. 무작정 찾아가 처음 만난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20여 년간 근무하면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들고 직접 찾아온 민간인은 처음”이라며 놀란 눈으로 우리를 맞이해줬다. 지금은 해경, 항만공사 등과 함께 실제 사고 현장에서 기름 회수를 내용으로 하는 실증사업을 8월 시작 목표로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 해양 기름 유출 사고는 연평균 270건 발생한다. 1.5일에 한 번꼴로 사고가 난다. 수습하는 것은 모두 사람의 몫이다. 유출 지역으로 가서 사람이 직접 흡착포로 기름을 걷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바다뿐만 아니라 기름과 직접 맞닿는 사람도 피해를 본다. 2차 피해나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일도 잦다. 창업 후 많은 것이 바뀌었어도 사람을 살리는 ‘착한 사업으로 돈을 벌자’는 처음의 다짐은 변하지 않았다. 주변에서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말도 안 되는 꿈이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말도 안 되는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11번째 로봇 시제품을 만들고 지금까지 버텨왔다. 실패하더라도 후회는 없다. 행동하는 것과 그러지 않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니까.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 202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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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신적 기술-서비스 개발, 청년이 사회 바꾸는 방법”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기술,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 청년들이 사회를 바꿔 나가는 방법입니다.” 스타트업 중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거나 의미 있는 혁신을 통해 수익을 내는 기업을 ‘소셜벤처’라고 한다. 이들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육성과 투자를 전문적으로 하는 기관도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선 이들을 ‘임팩트 투자사’로 부른다. 임팩트 투자사인 소풍벤처스의 한상엽 대표(사진)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점에선 소셜벤처와 사회·봉사단체의 지향점이 같을 수 있지만 소셜벤처에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도 수익도 함께 낼 수 있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한 대표는 “친환경 고체 화장품을 만드는 ‘동구밭’이라는 소셜벤처는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지난해 6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발달장애인을 30여 명 고용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고 소개했다. 한 대표는 소풍벤처스 한 곳에서만 올해 23억 원 이상 투자를 계획하는 등 소셜벤처에 대한 투자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가 200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누적 투자한 금액이 60억여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창업을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한 대표는 “스펙과 인맥은 창업을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 가장 중요한 것은 고민의 깊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직접 경험했거나 공부해서 잘 아는 문제에 집중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지지만, 부족할 경우 이를 갖춘 동료를 팀에 합류시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창업에 바로 뛰어들기 전에 스타트업에서 일을 해보는 등의 ‘몸 풀기’가 중요하다. 창업자를 꿈꾼다면 고객과 동료를 이끌 수 있는 자신의 매력과 장점이 무엇인지 분석해 봐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 202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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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업은 세상 바꿀 기회… 뛰어드는게 청춘이다”

    《조 단위의 투자 유치와 증시 상장, 인수합병(M&A).화려한 조명을 받는 ‘유니콘’ 기업들이 스타트업의 전부는 아니다. 주목받지 못해도 묵묵히 꿈을 향해 뛰고 있는 20, 30대 청년 창업자들이 훨씬 많다. 이들에게 창업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만은 아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으며 오늘도 한 걸음 내딛는다. 2030세대 창업자들의 꿈과 도전을 편지글 형식으로 소개한다. 동아일보는 청년 창업자들을 응원하며 그들이 세상에 알리고 싶은 이야기를 지면을 통해 계속 전할 예정이다.》이채진 코끼리공장 대표(36)… “치열하게 부딪치니 새 길 열려” 2014년 창업에 뛰어든 뒤 5년 동안 회사 장부엔 ‘마이너스’만 가득했습니다. 어느덧 30대 중반, ‘이 길이 맞나’ 수백 번도 넘게 의심이 들었죠. 그때마다 처음 마음가짐을 떠올렸습니다. “창업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다. 세상을 바꿀 최고의 일을 해보자.” ‘아동복지기관 등에서 버리는 장난감을 받아 수리하거나 재활용해 취약 계층에 기부하겠다. 그 과정에서 수익도 내보겠다.’ 제 결심을 듣고 주변에선 걱정부터 하셨죠.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일이었거든요. 2019년에야 마침내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냈습니다. 그때의 쾌감을 지금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첫 흑자를 낸 돈으로 지난해엔 아이들이 망가진 장난감을 기부하면 어떻게 수리, 재활용되는지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부모님 손을 잡고 와서 장난감을 기부하고 떠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어찌나 뿌듯한지. 이제는 외부에서 투자 제안을 받을 정도로 회사가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껴요. 그래도 여전히 고민이 많습니다. 우리가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인지, 혹시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닌지. 치열한 고민 끝엔 늘 새로운 길이 열렸던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도 그렇고요.문찬영 95도씨(℃) 대표(26)… “힘들어도 한번 도전해봐야” ‘신발 커스텀(제품을 자신의 스타일로 변형)’이 무슨 돈이 되냐고 주변에선 뜯어말렸습니다. 은행에선 대출은커녕 카드도 안 만들어주더라고요.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창업뿐이었습니다. ‘나만의 제품’을 찾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3년 전, 기존 브랜드 신발에 자수를 넣거나 그림을 그려 상품을 재탄생시키는 사업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버려지는 신발을 수거한 뒤 2차 디자인을 거쳐 판매하는 작업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사업 초기 잠을 줄여 가며 하루 10시간 이상씩 신발을 만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특색 있는 신발, 리사이클 디자인 제품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규모가 제법 됩니다. ‘형처럼 되고 싶다’는 중·고등학생들의 메시지도 받습니다. 꿈을 좇다 보니 이젠 제가 누군가의 꿈이 된 듯해 책임감도 느낍니다. 창업하겠다는 청년들에게 ‘왜 굳이 힘든 길을 가려 하냐’ ‘사회생활 좀 해보고 시작하는 게 좋다’고 조언하는 분이 많습니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청년의 하루는 중장년의 일주일만큼의 가치를 하는 ‘인생역전의 골든타임’이라고 들었습니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고민하지 말고 뛰어들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게 진정한 청춘 아닐까요.윤슬기 언어발전소 대표(37)… “봉사-육아 등 경험이 큰 자산” 2019년 여름. 스위스 유학을 마치고 남편과 갓 두 돌이 지난 아이와 함께 입국했을 때는 막막했어요.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뭘 할지는 갈피를 잡지 못했죠. 그때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서 언어재활사로 일하던 친동생(32)의 고민을 듣고 “이거다” 싶었어요. 뇌 손상 후유증 등으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재활치료를 위해 먼 곳의 큰 병원까지 어렵게 오가는 모습이 안타깝다는 얘기였죠. “언제 어디서든 합리적 비용으로 언어재활을 받을 수 있는 비대면 시스템을 도입해 보면 어떨까.” 대학에선 생물학을 전공했고 정보기술(IT)이나 언어재활은 전혀 알지 못했죠. 게다가 어린 아이를 키워야 하는 현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선택이었죠. 모르는 만큼 치열하게 공부하고 도전했어요. 동생과 함께 유튜브로 비대면 언어재활 관련 콘텐츠를 제작해 올리면서 가능성을 확인한 뒤 지난해 2월 법인을 설립했죠. 창업자로서 제가 ‘특별한 장점’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대신 직장생활부터 해외 봉사, 유학, 육아 등 다양한 경험이 큰 자양분이 된 것 같아요. 창업은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저를 통해 알아주셨으면 해요.박기범 인바이러스테크 대표(31)… “책상 앞보다 현장에 답 있어” 연간 200여 명의 농촌 주민이 진드기에 물려 세상을 떠납니다. 이른바 ‘살인 진드기병’으로 불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 탓이죠. 모기를 매개로 전염되는 지카바이러스 등의 질병도 농촌 지역에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관련 연구를 하면서 ‘저렴하고 안전하면서도 신속하게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어요. 연구자로서 일부 기술을 개발했지만 한계를 느꼈어요. 결국 ‘제품’을 만들어야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2019년 11월 창업의 길을 선택한 뒤 연구실과 사무실, 현장을 오가는 밤낮 없는 생활이 이어졌습니다. 하루 2, 3시간 쪽잠으로 버틴 끝에 저비용으로 정확하게 질병 검사가 가능한 키트를 만드는 데 성공했어요. 과학자로서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꿈을 창업자로서도 이루게 된 셈이었어요. 돌이켜보면 수년간 정말 부지런히 현장을 다녔어요. 제가 가진 아이디어와 기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농촌 등을 다니며 듣고 또 들었죠. 혹시 아직도 책상 앞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예비 창업자가 있다면 지금 당장 현장으로 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곳에는 분명히 답이 있을 겁니다.창업으로 일구는 나의 꿈을 세상에 전하고 싶은 20, 30대 청년 창업가들의 목소리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에서 ‘스타트업talk’ 또는 ‘스타트업톡’을 검색해 ‘동아일보 스타트업talk 채팅방’으로 들어오시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울산=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청주=김성모 기자 mo@donga.com광주=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1-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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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톡-네이버 QR코드로 백신접종 인증하세요

    12일부터는 카카오톡과 네이버 등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4개의 애플리케이션(앱)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이 가능해진다. 카카오는 질병관리청과의 협력을 통해 카카오톡 앱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증명할 수 있는 QR코드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8일 밝혔다. 코로나19 방역 목적으로 지난해 7월 도입된 카카오톡 내 전자출입명부 화면에서 ‘접종 정보 불러오기’를 누르고 동의 절차를 거치면 백신 접종 정보가 담긴 증명서가 발급된다. 증명서에는 예방 접종일, 백신명, 접종 차수 등의 정보가 표시된다. 백신 접종 증명을 요구하는 곳에서는 발급된 QR코드로 인증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이 QR코드는 다중이용시설 등을 방문할 때 전자출입명부로도 활용할 수 있다. 네이버와 금융 결제 플랫폼 토스, 이동통신 3사의 본인 인증 서비스 패스도 같은 형태의 QR코드 기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인증 서비스를 마련했다. 카카오톡과 마찬가지로 12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기존에는 질병관리청의 공식 앱인 ‘COOV’를 통해서만 모바일 기기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할 수 있었다. 이번에 질병관리청이 정보기술(IT) 기업과 협력해 다수 이용자가 있는 4개의 앱에서 백신 접종 증명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COOV를 별도로 설치 않아도 접종자들이 쉽게 인증할 수 있게 됐다. 모바일 기기에 친숙하지 않은 백신 접종자는 종이 증명서와 신분증에 붙이는 접종 스티커를 각 지역 주민센터에서 발급 받으면 된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 202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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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매매 기사에 ‘조국부녀 일러스트’… 조선일보, 사과

    조선일보가 성매매로 유인해 금품을 훔친 혼성 절도단 기사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조 전 장관의 딸 조모 씨를 그린 일러스트를 사용했다. 조 전 장관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조선일보는 기사 게재 이틀 만에 조선닷컴에 사과문을 올렸다. 조선일보는 23일 오전 11시 50분경 “조선닷컴에 21일 오전 5시에 게재된 ‘성매매 유인해 지갑 턴 3인조’ 제하의 기사에서 여성 1명, 남성 3명이 등장하는 일러스트를 사용했다”면서 “하지만 이 일러스트가 조 전 장관과 조 씨를 연상시킨다는 이야기를 듣고 2시간 30분 후 다른 일러스트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일러스트는 (올 2월 27일자 조선일보에 게재된) 서민 교수의 조 전 장관 관련 기고문에 썼던 일러스트였다”면서 “담당 기자는 이미지만 보고 기고문 내용은 모른 채 이를 싣는 실수를 했고, 이에 대한 관리 감독도 소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국 씨 부녀와 독자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성매매 유인해 지갑 턴 3인조’ 제하의 기사는 20대 여성 1명과 20대 남성 2명으로 구성된 혼성 절도단이 성매매를 원하는 50대 남성 등을 모텔로 유인한 뒤 금품을 훔쳤다는 내용이다. 조 전 장관은 조선일보가 사과문을 낸 뒤 페이스북에 “제 딸 관련 악의적 보도에 대한 조선일보의 두 번째 사과”라며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글을 올렸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 20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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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폭우에 농지 덮친 ‘태양광 산’, 복구는커녕 배수 정비도 안돼

    “(장마 피해) 복구 작업이 제대로 시작조차 안 돼 있어 솔직히 놀랐습니다. 올해도 비가 오면 비슷한 피해가 반복될 위험이 높아요.” 14일 오전 전북 장수군 천천면 장판리에 있는 산지(山地) 태양광 발전 시설. 야산 중턱에 있는 이곳은 멀리서도 푸른 나무들 사이로 엄청난 비탈면 붕괴 흔적이 한눈에 들어왔다. 마치 산사태라도 일어나 황토색 흉터가 남은 듯했다. 시설 부지와 맞닿은 비탈면 위쪽엔 배수용 콘크리트 구조물이 무너진 쪽으로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위험해 보였다. 현장을 둘러본 한국산지보전협회의 산지안전점검단 관계자는 “비가 내리면 비탈면에 있는 토사가 추가로 쓸려갈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둘러본 산지 태양광 발전 시설 가운데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산지 태양광 발전 시설이 비가 내려 비탈면이 무너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지만 1, 2년이 지나도록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름철 장마도 다가오는데 자금 부족 등을 이유로 방치된 상태다.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를 독려했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도 “사유지라 적극적 개입이 어렵다”며 제대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산림청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인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실에 제출한 ‘산지 태양광 발전 피해 시설 정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장마 기간 비 피해가 발생한 산지 태양광 발전 시설은 모두 27곳이다. 지난해 장마가 역대 최장 기간인 54일 동안 이어지며 2018년 6곳, 2019년 2곳에서 급증했다. 1년 가까이 지나도록 복구나 개선이 미흡한 산지 태양광 발전 시설은 장수군뿐만이 아니다. 경남 산청군 신안면과 생비량면 시설 2곳은 올 초에야 복구공사를 시작했거나 아직 개선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현장을 점검한 산지보전협회는 주무 기관인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문제점을 보고하기도 했다. 산업부 등은 지난해 10월경 ‘산지 태양광 발전 설비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으나 일부 시설은 복구나 개선 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2년 가까이 방치된 산지 태양광 발전 시설도 있다. 경북 청도군 풍각면에 있는 시설은 2019년 7월 비가 내려 콘크리트 옹벽이 무너졌지만 최근까지 나무판 등으로 막아놓은 채 별다른 추가 조치가 없었다.작년 폭우에 농지 덮친 ‘태양광 산’, 복구는커녕 배수 정비도 안돼 장수-산청 등 피해 현장 가보니지난해 8월 8일 전북 장수군에는 하루 동안 237mm의 폭우가 쏟아졌다. 기록적인 강수량 탓에 장수군 천천면 장판리 태양광 발전 시설의 비탈면이 무너지며 흘러내린 토사는 아래에 있던 농지를 덮쳤다. 사고가 발생한 지 10개월이 넘은 14일. 장판리 현장은 피해 복구는커녕 무너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농지로 흘러내린 토사만 치웠을 뿐, 주변 토지도 제대로 다져지지 않아 걸을 때 발이 푹푹 빠질 정도였다.○ “올여름 장마에도 불안하긴 마찬가지”한국산지보전협회가 지난해 산림청의 용역을 받아 진행한 정밀조사에서 이곳은 수해를 입어 정밀조사가 이뤄진 전국 15곳의 시설 가운데 가장 나쁜 평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비탈면 관리와 배수 처리 등 부지 관리의 모든 측면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올해 역시 산지보전협회는 현장 점검을 통해 비슷한 평가를 내놓았다. 협회 관계자는 “붕괴된 곳 외에도 세굴(땅 파임) 현상이 나타나는 등 관리가 미흡해 전면적인 개선 조치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장수군에 뒤이어 평가 결과가 나빴던 경남 산청군의 산지 태양광 발전 시설도 상황은 심각했다. 조만간 여름철 장마가 다가오지만 복구도, 개선 작업도 마무리되지 않았다.신안면 외고리에 있는 시설은 장수군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8월 8일 폭우로 토사가 흘러내려 주변 농지와 비닐하우스 등을 덮쳤다. 피해 면적만 1만338m²에 이른다. 올 2월부터 복구공사에 착수했지만 여전히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주변에서 양봉장을 운영하는 박동성 씨(42)는 “경사가 급해 작업을 제대로 해도 큰비가 내리면 토사가 흘러내리는 곳인데 아직 복구조차 되질 않았으니 올여름을 무사히 넘길지 불안하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비슷한 피해가 발생한 생비량면 도전리 시설은 기초적인 복구는 이뤄진 상태였다. 하지만 여전히 배수 시설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땅 파임 현상이 심각했다. 협회 관계자는 “흙을 고정해줄 잔디와 나무도 없어 집중호우가 내리면 유실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피해 보상 못 해서 복구도 못 해” 비 피해 발생 뒤 1년이 다 되도록 민간 사업자들은 자금 부족과 법적 분쟁 등을 이유로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유지라 복구공사를 강제할 수단이 없다”며 소극적인 태도만 보였다. 장수군은 태양광 발전 시설 사업자인 A 씨에게 지금까지 6차례 ‘원상 복구’ 명령을 내렸다. 별다른 진전이 없자 장수군 특별사법경찰은 이달 A 씨를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A 씨 측은 “주변 농민들과 피해 보상 절차 등이 마무리되지 않아 작업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군 관계자는 “행정대집행을 통해 우선 지자체 차원에서 복구 작업을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청군 태양광 발전 시설도 복구·개선 작업이 지연되자 군이 공사 예산 편성을 검토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사유시설이라 지자체 예산으로 복구하는 건 맞지 않다고 판단해 예산 항목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시설 측은 “복구공사에 착수하는 과정에서 행정절차를 어겨 법적 문제가 빚어지며 작업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올해도 산지보전협회와 산지 태양광 발전 시설 312곳을 이달 말까지 1차 점검할 예정이다. 전국 산지 태양광 발전 시설은 1만2527곳(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선 비 피해 위험이 높은 시설로 파악한 곳을 먼저 둘러볼 방침이다. 태양광 설비 안전관리에 대한 총괄책임을 맡은 산업통상자원부에도 최근 장수군 등의 태양광 시설 관리 부실 현황이 전해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산지보전협회 등을 통해 조치가 미흡한 시설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한국전기안전공사와 특별 점검을 진행해 추가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은 “산지 태양광 발전 시설의 비 피해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복구, 개선 공사를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2년전 비에 무너진 태양광 시설 옹벽 방치, 청도 주민 “장마에 또 토사 쏟아질까 겁나” 철제 구조물-나무판으로 비탈 지탱… 민원 이어지자 뒤늦게 복구 시작“장마전에 마무리할 수 있을지 의문” “멀리서 봐도 넘 불안하지 않습니꺼. 2년 가까이 내버려두고, 주민들은 우째 살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더.” 17일 오후 경북 청도군 풍각면 월봉리. 주민 황승식 씨(63)는 자택에서 직선으로 겨우 90m 정도 떨어진 산지 태양광 발전 시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답답해했다. 면적이 2만7200m²나 되는 시설을 둘러싼 콘크리트 옹벽은 와르르 무너진 채 흉물스러웠다. 철제 구조물과 나무판이 비탈면을 겨우 지탱하고 있는 상태였다. 익명을 요구한 산지 전문가도 “아직 남아 있는 콘크리트 옹벽 구조물조차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주민들에 따르면 막아놓은 나무판도 점점 썩고 있는 상황. 황 씨는 “올해 장마나 태풍이 오면 버텨내기 힘들 것”이라며 “또다시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 주민들은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하소연했다. 청도군의 태양광 발전 시설 옹벽이 무너진 것은 2년 전쯤인 2019년 7월 21일이었다. 남부지방에 큰비가 내렸던 날이다. 한 주민은 “갑자기 우르르 쾅쾅 소리가 나더니 무너졌다. 토사가 마을 도로까지 쓸려 내려왔다”고 기억했다. 사고가 난 지 며칠 뒤. 청도군과 시설 관계자들이 토사를 치운 뒤 비탈면에 철제 구조물과 나무판을 설치했다. 주민들은 임시방편으로 본격적인 복구 및 개선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알았다. 하지만 현장은 바뀌지 않았다. 콘크리트 잔해와 철제 폐기물 등이 비탈면 주위로 방치된 채로 태양광 발전 시설은 다시 가동을 시작했다. 비가 내리면 물이 빠져나갈 배수 시설도 제대로 복구되지 않은 상태였다. 청도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까지 10여 차례 복구를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해도 해당 사업자가 ‘자금이 부족하다’며 공사를 하지 않았다”며 “사유지인지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는 작업을 할 수도 없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뒤늦게 올 4월에야 감찰에 착수했다. 마을 주민들이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한 뒤였다. 행정안전부 안전감찰담당관실은 현장을 찾아 총길이 130m의 콘크리트 옹벽 시설이 무너진 채 방치된 것을 확인한 뒤 “지자체가 사업 중단 등 행정 조치 없이 허가 기간만 연장하는 등 부실하게 관리했다”고 청도군을 지적했다. 군은 이달 16일 별다른 징계 없이 시설 관련 담당 공무원 3명에게 경고 조치만 내렸다. 복구공사는 이달 14일부터 일부 콘크리트 옹벽 시설만 시작됐다. 주민 이모 씨는 “공사 장비가 며칠에 한 번씩만 투입되더라.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마무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청도군 관계자는 “공사를 하도록 강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아 복구가 미뤄졌다”며 “8월까지는 마무리하도록 사업자를 독촉하고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청도=지민구 warum@donga.com / 장수·산청=김태성 기자 / 강은지 기자}

    • 20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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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시간만에야 큰불 잡힌 물류센터… “미로구조 화 키워”

    경기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시작된 불은 건물 전체로 퍼져 나갔다. 만 하루를 넘긴 18일 오후에서야 큰 불길을 잡았지만 여전히 잔불은 남아 있는 상태다. 물류센터 안에 있던 1620만 개의 배송 상품, 포장재 등 가연성 물질이 불씨를 키웠다. 열기와 미로 같은 내부 구조 때문에 소방대원들은 물류센터 안으로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작은 불길까지 잡히면 안전진단을 거쳐 추가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가연성 물질 많아 내부 불씨 안 잡혀”불이 난 물류센터에서는 하루 종일 시꺼먼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살수차 20여 대가 쉴 새 없이 물을 뿌려도 불길은 쉽사리 잡히지 않았다. 건물에서 1km 이상 떨어진 곳까지 매캐한 탄내가 진동했다. 전날 오전 5시 반경 시작된 불은 18일 오후 4시가 돼서야 큰 불길이 잡혔다. 물류센터 안에는 5만3600m³ 부피의 배송 상품, 종이 상자, 비닐, 스티커 같은 불에 타기 쉬운 물건들이 쌓여 있었다. 선반에 쌓인 물건 등이 무너져 내렸고, 여기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순식간에 물류센터를 집어삼켰다. 소방대원들이 건물 안쪽의 불을 끄기 위해 쉽게 들어가지 못한 것은 내부 열기가 250도를 넘어선 데다 내부 구조가 복잡했기 때문이다. 바닥 곳곳에는 물건을 옮기고 쌓아두는 컨베이어벨트와 선반이 놓여 있었다. 검은 연기로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물류창고 내부는 소방대원들에게는 미로나 다름없었다. 화재 당시 물류센터에서 있었던 쿠팡 직원은 “선반과 물건으로 가득한 건물 내부는 일주일 이상 다녀야 어떤 구조인지 알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물류센터 같은 창고시설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해마다 1400건가량이다. 올해도 17일 현재 715건이 발생해 23명의 인명 피해가 났다. 지난해 수도권 물류센터에서만 두 차례 대형 화재가 발생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악순환만 되풀이되고 있다.○ 건물 붕괴 우려… 19일 안전진단 예정소방당국이 우려하는 것은 물류센터의 붕괴다. 이틀간 불이 난 탓에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중앙 철제 구조물이 휘어진 것을 발견했다. 18일 오후 안전진단 전문가 3명이 붕괴 위험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왔지만 불길이 거세 접근조차 못했다. 소방당국은 19일 오전 물류센터 안으로 진입해 잔불을 끈 뒤 붕괴 가능성을 판단하기로 했다. 소방당국은 쿠팡 측이 평소 화재 대비에 미흡했다는 정황을 발견했다. 올 2월 덕평물류센터 측이 자체 소방 점검을 했는데 ‘소화전 사용표지 미부착’ 등 100여 건의 지적사항이 나온 것이다. 쿠팡 측은 “지금은 시정조치를 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는 “작업장에 먼지가 심하게 쌓여 전기장치에서 누전, 합선 같은 화재 위험이 높아 근로자들이 계속 지적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25명으로 구성된 수사 전담팀을 꾸려 화재경보기 울림, 스프링클러 작동, 방화문 설치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 등은 진술을 한 직원들의 이야기가 엇갈려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합동 정밀 감식은 이르면 21일부터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은 18일 강한승 대표이사 명의로 낸 사과문에서 “심려를 끼쳐 몹시 송구하다. 화재 원인 조사와 사고를 수습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이천=공승배 ksb@donga.com·박종민 / 지민구 기자}

    • 2021-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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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지민구]죽음을 배웅할 법적 자격, 꼭 가족이어야 할까

    “유족들에게 고인의 시신 인수를 요청하다 별별 일을 다 겪습니다. 괜한 오해를 사기도 하고 해코지를 당한 적도 있죠.”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만난 서울 한 기초자치단체의 A 주무관은 고독사가 발생했을 때 연고자를 찾는 업무를 담당한다. ‘죽음’과 관련된 일이라 스트레스가 크지만, 마지막 길이라도 잘 챙겨드린다는 뿌듯함도 있다. 하지만 가끔씩 마주하는 유족들의 ‘냉대’에 쓰라린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12월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고독사’로 숨진 류석환(가명) 씨도 잊혀지질 않는다. 류 씨가 병원에서 숨진 뒤 어렵사리 유족을 찾아 시신 인수를 요청했다. 주민센터 직원과 읍소하고 설득하며 열흘 넘게 기다렸다. 하지만 유족 측의 답변은 ‘거절’이었다. 결국 해가 바뀐 1월 1일, 류 씨는 서울시립승화원에서 무연고 사망자로 화장됐다. “그분만 그런 게 아니에요. 수십 년 연락 끊긴 유족들도 사정이 있겠지만, 간곡히 사정하고 손 편지를 써도 소용없을 때가 많습니다. 저희가 가족사야 다 알 순 없는 노릇이라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지난해 3월 18일 대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홀로 발견됐던 김동석(가명) 씨도 엇비슷했다. 코로나19 확진 뒤 치료 도중 숨졌지만 받아줄 가족이 없었다. 형제도 친고모도 시신 인수를 거부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화장 뒤에야 연락이 닿은 친누나가 담당자의 설득 끝에 약 1년 1개월 뒤인 올해 5월 4일 유골을 인수했다. “사실 공무원이 애써서 될 일이 아니잖아요. 유족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방법이 없거든요. 수십 년 관계가 단절된 가족은 남보다 먼 사이잖아요. 그들의 ‘선의’에 기대는 건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실제로 류 씨와 김 씨는 기초자치단체 등에서 확인한 결과 ‘마음을 터놓고 가깝게 지내던’ 지인들이 있었다. 고인을 잘 보내드릴 의사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법은 그걸 허용하지 않는다. 이들은 시신을 인수하거나 장례를 맡을 자격이 없다. 뒤늦게나마 국회에선 4월 27일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 주도로 ‘장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법적으로 고인의 가족이 아니라도 가까운 지인이나 이웃 등이 장례를 맡아 비용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국도 1인 가구가 지난해 말 기준 900만을 넘어섰다. 가족의 개념도 많이 달라졌다. 세상을 떠나는 이는 누가 보내는가보다 어떻게 배웅하는가가 훨씬 중요하지 않을까.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 20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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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도 울지 않은 코로나 고독사…아버지의 마지막 흔적 [고별 2화]

    “39호! 영감님! 안에 계세요? 문 좀 열어보세요!”서울 동대문구의 한 고시원. 이영숙(가명) 원장이 아무리 불러 봐도 4층 39호실 주민 강정식(가명·79) 씨는 여전히 기척이 없다. 2021년 1월 11일 월요일. 고시원은 오전부터 시끄러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곳마저 덮쳤다. 35호실에 사는 주민이 확진됐다는 소식이 전달됐다. 이 원장은 고시원의 모든 방을 다니며 말했다.“우리 고시원도 확진자가 나왔대. 다들 검사받으러 가셔야 해.”39호실 강 씨만 오전부터 고시원에서 보이지 않고 반응이 없다. 이 원장은 불길한 예감에 문을 힘껏 밀어본다. 아주 좁은 틈새로 안쪽 풍경이 보였다. 핏기가 없는 강 씨의 손이 보였다. 손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 원장이 손을 뻗어 만진 강 씨의 손은 싸늘했다.깜짝 놀란 이 원장. 그는 다급하게 휴대전화를 꺼내 119를 눌러 전화를 걸었다. 신고 시간 오후 5시 59분. 구급대원들이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아무리 밀어도 39호실의 문은 꼼짝하지 않았다. 결국 고시원 복도로 난 창문을 뜯고 진입했다. 발견 시간 오후 6시 20분. 이미 강 씨는 숨이 끊긴 상태였다. 향년 79세. 강 씨는 1평 남짓한 고시원 방에서 홀로 눈을 감았다.시신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공간에서 숨을 거둔 만큼 검사부터 진행됐다. 다음 날 확진 판정이 나왔다. 부검이나 역학조사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밀접 밀폐 밀집 등 이른바 ‘3밀’ 환경인 고시원에선 강 씨를 포함해 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10일 늦은 시간까지 기척이 들렸다는 옆방 주민의 진술에 따라 사망 일시는 ‘11일 0시 추정’으로 남았다. 숨진 뒤 18시간이 지나서야 발견된 ‘코로나19 고독사’였다.46년 전 떠난 아버지가 ‘코로나 사망자’로 돌아왔다2021년 1월 12일 화요일 오후. 강상준(가명·50) 씨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여보세요?”“혹시, 강상준 선생님이 맞으실까요?”“네, 제가 맞습니다.”“…주민센터입니다. 아버님이 강정식 선생님이시죠? 부친께서 어제 오후에 홀로 계시다가 소천하셨습니다.”상준 씨는 “아…”라고 입을 떼다 한참 뜸을 들였다. 아버지란 단어를 입에 담아 불러보는 게 얼마 만인지 알 수 없었다.“아버지는…. 어떻게 지내다가 떠나셨습니까?”“돌아가시기 전까지 고시원에서 혼자 지내셨어요.”상준 씨는 당황스러웠다. 덤덤했고, 슬픈 기분은 들지 않았다. 아버지는 46년 전 어머니와 삼 형제를 떠났다. 상준 씨 기억에 아버지는 한 번도 가족들을 따뜻하게 안아준 적이 없었다. 그런 아버지가 혼자 세상을 떠났다고 했을 때, 상준 씨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1975년 어느 날. 아버지가 집을 떠났다. 당시 상준 씨는 네 살, 남동생은 갓 돌을 지났을 때였다. 이혼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 아버지가 서울로 갔다는 것만 어렴풋이 들었다. 어머니도 삼 형제를 키울 상황이 안 됐다. 충남 논산시에 남은 삼 형제는 결국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아버지가 떠나고 삼 형제는 가난하게 자랐다. 할머니는 논에서 이삭을 주워가며 손자들을 거둬 먹였다. 상준 씨의 형은 차비를 아끼기 위해 10km 거리의 등굣길을 고물 자전거로 다니며 버텼다. 아버지가 가끔씩 보내준 적은 액수의 생활비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삼 형제는 가족을 떠난 아버지를 원망하고, 또 미워하며 자랐다.2009년 1월 늦은 밤. 강 씨는 조심스럽게 몸을 뉘었다. 그동안 본 적이 없었던 낯선 천장. 키가 180cm에 가까운 강 씨의 발가락 끝에 고시원 벽이 닿을 듯 말 듯했다. 예순일곱 나이에 맞이한 비좁은 고시원에서의 첫날. 추위를 뚫고 구로구에서 동대문구까지 홀로 무거운 이삿짐을 날랐다.수중에 돈이라곤 없었다. 직장에서의 은퇴 뒤 두 번째 이혼. 강 씨는 당장 첫 달 월세 23만 원이 없어 친구에게서 빌렸다. 다 큰 삼 형제에겐 손 벌릴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월 20만~30만 원의 기초연금으로 버티면서 간혹 친구를 통해 일거리를 구해 월세와 생활비 등을 충당했다.‘외딴 섬’ 고시원에서 홀로 몸부림쳤던 아버지홀로 시작한 고시원 생활은 생각보다 더 괴로웠다. 고시원은 ‘외딴 섬’이었다. 방에서 홀로 누워 있으면 외로움이 물밀 듯이 몰려왔다. 강 씨는 그럴수록 더 몸부림쳤다. 아침마다 장을 봐 직접 요리를 해먹었다. 꼭 세탁소에서 다림질한 셔츠와 정장을 갖춰 입고 외출했다. 고시원 근처 청과물 가게에서 싸게 내놓은 과일을 가끔씩 사와 고시원 주민들에게 나눠주며 인사를 건넸다. 외딴 섬 고시원에서 느끼는 노년의 외로움을 이렇게 달래곤 했다.“강 선생님이 딸기 같은 것을 잔뜩 가져오셔서 나눠주면 총무나 주민들이 좋아했어요. 고시원에서 신선한 과일을 먹기가 쉽지 않잖아요. 고시원에서 지내는 20대 학생들은 아예 강 선생님을 ‘키 큰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꾸벅 인사를 했죠. 총무들도 ‘선생님’이라고 하면서 잘 따랐고요.”(당시 고시원의 이신우 실장)“고시원에 오시는 여느 분과는 좀 달랐어요. ‘순둥이’라고나 할까. 점잖으시고, 남한테 폐 끼치는 행동은 절대 안 하셨어요. 언젠가 넌지시 자녀 얘기를 에둘러 꺼내신 적도 있긴 해요. 왠지 남모를 아픔이 느껴져 자세히 여쭤보진 못했죠.”(당시 고시원의 김종근 원장)세월은 강 씨와 삼 형제의 관계를 돌려놓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아버지와 아들들은 가끔 안부 전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저 오가는 형식적인 말이 대부분이었다. 서로에게 진심을 담은 따뜻한 말은 건네지 못했다. 상준 씨는 아버지가 고시원에서 혼자 생활한다는 걸 알게 된 뒤 고심 끝에 동생에게 털어놨다.“그래도 아버지인데, 우리가 용돈이라도 모아서 보내드리자.”동생의 반응은 생각보다도 더 차가웠다.“글쎄요, 형. 전 좀 생각해볼게요.”상준 씨는 처음에는 동생에게 화도 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마음이 이해가 됐다. 동생이 말도 떼기 전에 떠난 아버지. 힘들 때 곁에 없었던 아버지. 동생에게 아버지에 대한 정이 남아 있을 리가 없었다.“아버지 없이 커서 삶이 팍팍했어요. 세상살이에 지치기도 많이 지쳤고요. 2016년 영등포역 근처에서 얼굴 뵌 게 마지막이었어요. 누굴 돌볼 여력조차 없었습니다.” (상준 씨)2020년 12월 20일 일요일. 강 씨는 12년을 보낸 고시원을 떠났다. 건물의 재개발 결정으로 모든 주민들이 쫓겨나듯이 나와야 했다. 어렵사리 찾은 동대문구의 다른 고시원. 살던 곳보단 낡고 퀴퀴했지만 강 씨는 비슷한 월세에 만족했다. 그는 처음 고시원에 들어올 때처럼 추위 속에서 쓸쓸히 무거운 이삿짐을 날랐다.일흔여덟의 나이. 강 씨는 다시 낯선 천장을 마주했다. 좁디좁은 방과 어두운 복도. 그리고 새로운 고시원 주민들. 하지만 강 씨가 이곳에서 머물 수 있었던 기간은 3주밖에 안 됐다.고인이 떠난 곳에 남은 건 박카스 10병과 동전 뭉텅이 뿐2021년 1월 13일 오후 5시경. 서울추모공원에는 전날 내린 흰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시간이 지난 뒤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일반 사망자의 화장이 모두 끝난 뒤, 코로나19 사망자의 화장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서였다.아버지의 유골을 수습하기 위해 상준 씨의 형(52)이 대전에서 이곳을 찾았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탓에 큰아들은 아버지의 시신을 가까이 지켜볼 수도 없었다. 그래도 큰아들은 1시간 넘게 자리를 지켜 아버지의 유골을 직접 품에 안았다. 이미 오래전 삼 형제에게서 멀어진 아버지를, 이제는 영영 떠나보내기 위해.강 씨가 머문 고시원 39호실에 설치됐던 폴리스라인은 일주일이 지나자 경찰이 거둬갔다. 삼 형제는 아버지가 살았던 고시원을 찾지 않았다. 고시원에서 여러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갈 수도 없었다. 삼 형제는 아버지의 유품을 직접 정리하지 않겠다는 뜻을 동대문구와 보건소 측에 전달했다.강 씨가 남기고 떠난 흔적은 방 안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영숙 고시원장은 강 씨의 유품을 하나씩 자루에 담았다. 바닥과 침대에 널브러진 옷가지와 각종 서류들. 10원, 50원짜리 동전 뭉텅이. 먹다 남은 채로 까맣게 썩은 밥그릇.강 씨에게 무엇이 소중한 물건이었는지, 또 세상에 남기고 싶은 게 있었는지. 이 원장은 알 길이 없었다. 남은 이는 죽은 자의 흔적을 모두 쓸어 담고 정리하는 수밖에 없었다. 방 안 모퉁이에서 박카스 빈병 10개가 나왔다. 강 씨가 마시고 남은 흔적이었다.“강 씨가 떠나기 전에 유독 기침소리가 컸어. 자다가 다들 깰 정도로 자주 기침을 했지. 그러면서 박카스를 엄청 마시더라고. 딱히 약을 먹거나 병원에 다니는 것 같진 않았어. 박카스가 어쩌면 그 사람이 유일하게 건강을 챙기는 수단이 아니었을까.”(옆 방 38호실 이웃)“당황스러웠어요.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단 전화를 받았을 때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결국 이렇게 떠나셨구나….’ 이 생각뿐이었어요.”상준 씨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소식을 전달받은 날을 떠올리며 어렵게 말을 꺼냈다.“어렸을 때부터 최근까지 저희는 아버지와 ‘정’을 나눈 기억이 없어요.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죠. 같이 찍은 사진 한 장 남아있지 않거든요. 저희에게 남은 건, 아버지 유골이 담긴 네모난 상자뿐이었어요. 그걸 보니 가슴 한쪽이 먹먹해지더라고요. 이게 제가 느낀 감정의 전부였어요. 아버지가 떠난 뒤, 저는 무엇을 슬퍼해야 하는 걸까요.”코로나19가 아니었어도 강 씨와 삼 형제의 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들의 뒤틀린 관계는 46년 전부터 이어져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코로나19만 없었다면 조금 더 먼 훗날에 아버지와 아들들은 함께 만나 웃으며 정을 나눌 수 있는 순간이 찾아왔을까. 강 씨는 삼 형제와 손자, 손녀들을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었을까.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코로나19가 실낱같은 가능성마저 없애버렸을 뿐이다.사망 후 확진 판정을 받은 강 씨의 유골은 어린 시절 삼 형제와 함께 살았던 충남 논산에 조용히 안치됐다. ‘서울 2만1915번 확진자’란 이름으로 기록된 채. ::히어로콘텐츠팀::▽총괄 팀장 :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기사 취재: 이윤태 김윤이 이기욱 기자▽사진 취재: 송은석 기자▽그래픽: 김충민 기자▽프로젝트 기획: 이샘물 이지훈 기자▽사이트 제작: 디자인 이현정, 퍼블리싱 조동진, 개발 최경선 ‘고별-아무도 울지 않은 코로나 죽음’ 디지털페이지(original.donga.com/2021/covid-death2)에서 더 많은 영상과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익스플로러 브라우저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 2021-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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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도 울지않은 코로나 고독사…한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고별 1화]

    그는 지금도 가끔 그날이 떠오른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는 전화를 받은 그날. 얼굴도 기억나지 않았던 어머니. 4월 6일. 서정수 씨(가명·40)에게 낯선 번호로 전화가 왔다.“경기 의왕경찰서입니다. 어머니이신 김은숙(가명) 선생님이 애석하게도 세상을 떠나셨습니다….”정수 씨는 ‘어머니’란 단어가 생경했다. 36년 전 집을 떠난 뒤 평생 연락 한번 나눈 적 없는 어머니. 남보다 멀게 느껴졌던 어머니. 가족도 없이 홀로 다세대주택에서 지내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정수 씨는 혼란스러웠다. ‘나는,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정수 씨와 큰 딸인 누나(45)는 어머니의 시신 인계를 거절했다. 둘째 딸은 연락도 닿지 않았다. 의왕시와 보건소는 유족으로부터 ‘사체 포기 각서’를 받아 4월7일 어머니 김 씨의 시신을 화장했다.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가운데.지난해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올 5월 말까지 498일째 이어진 길고 긴 코로나19 재난 상황. 그동안 14만799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1963명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 감염병 재난 국면에서 소중하고 귀한 생명이 덧없이 쓰러졌다. 모두 누군가의 소중하고 귀한 가족이자 이웃이었다. 숨진 이들 가운데 9명(올 4월 말 기준)은 세상이 다른 이름으로 불렀다.‘무연고 코로나19 사망자.’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뒤, 아무도 돌보지 않은 죽음. 사랑하는 이의 배웅조차 받지 못한 고인. 오래 전 헤어진 딸과 아들이 시신 인계를 거절한 김은숙 씨(가명·67)도 무연고 코로나19 사망자였다.지독한 허리 통증과 고열…도와줄 가족 없이 홀로 숨진 어머니“몸이 많이 아파…. 일도 못 나가고 꼼짝을 못 하겠어.”2021년 4월 3일 토요일 경기 의왕시의 다세대주택 101호. 김은숙 씨는 몸을 옴짝달싹 할 수도 없었다. 지독한 허리 통증과 고열로 세상이 빙빙 도는 기분이 들었다. 이러기를 벌써 며칠 째. 김 씨는 식사는커녕 대소변을 스스로 가리지도 못했다.홀로 사는 그를 도와줄 가족은 없었다. 하필 옆집 102호 아주머니마저 가족을 만나러 간다며 한동안 집을 비웠다. 김 씨는 마지막 힘을 짜내 이웃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102호 아주머니는 목소리만 들어도 김 씨의 상태를 알 수 있었다.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주말이 지나고 5일 월요일. 102호 아주머니와 또 다른 이웃은 김 씨를 부축해 근처 병원으로 갔다. 하지만 병원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 고열 증세를 보였던 김 씨. 병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부터 받을 것을 권했다. 이들은 다시 의왕보건소로 발길을 돌렸다.세 명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각자의 집으로 들어갔다. 다음날 아침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집에서 대기하는 것 말고는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서로에게 별 일이 없기만을 기원하면서. 6일 오전 8시50분경. 102호 아주머니에게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 보건소였다.“선생님,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음성입니다. 그런데 확진자와 밀접 접촉이라 2주 간 자가 격리를 하셔야 해요.”확진자는 고열 증세를 보였던 김 씨였다. 102호 아주머니는 부리나케 김 씨의 집 앞으로 뛰쳐갔다. 문을 두드리고 불러 봐도 반응이 없는 김 씨. 전화도 받지 않았다. 집 안 형광등만 환히 켜져 있었다. 102호 아주머니는 다급히 119로 전화를 걸었다.“옆 집 할머니가 아무리 불러도 인기척이 없어요. …얼른 좀 와주세요.”구급대가 긴급 출동해 잠겨 있는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다. 이미 김 씨는 숨을 거둔 상태였다. 오전 9시26분. 구급대는 의료 지도를 받아 김 씨의 사망 판정을 내렸다. 코로나19 확진자인 김 씨는 부검을 할 수 없었다. 방역당국의 역학조사도 불가능했다. 그의 정확한 사인과 사망시간은 모두 ‘불명’으로 남았다. 김 씨의 딸과 아들은 시신 인계를 거부했다.삼남매 두고 떠나온 집…평생 눈에 밟혔던 아이들1985년의 어느 날. 김 씨는 밤에 몰래 집을 나왔다. 잠들어있는 삼남매를 내버려둔 채였다. 아홉 살이었던 김 씨의 첫 딸만 잠결에 어렴풋이 기억하는 장면. 몇 살 터울의 동생들은 어머니가 떠나는 마지막 뒷모습도 보지 못했다.집을 떠나면서도 끝까지 아이들이 눈에 밟혔다. 하지만 김 씨는 더 이상 버틸 자신이 없었다. 술만 마시면 손찌검을 하는 남편. 임신 중일 때도 남편의 폭력은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걸핏하면 “돈을 달라”며 집에 남은 몇 푼 안 되는 생활비까지 몰래 가져갔다.‘이대로 있다간 죽는다.’김 씨는 살고 싶었다. 언젠가 돈을 모아 아이들을 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했다. 서울로 온 김 씨는 악착같이 살았다. 식당과 슈퍼마켓 등에서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고 돈을 벌었다. 시누이인 아이들의 고모가 삼남매를 키운다는 소식을 들었다. 생계에 지친 김 씨가 삼남매를 만나고 싶어 전화했더니 시누이는 단칼에 자르고는 전화를 끊었다.“애들이 (자기들 버린) 엄마 안 만나고 싶대.”남편의 폭력을 피해 아이들을 떠나온 스스로를 죄인이라 여겼던 김 씨는 눈을 감을 때까지 시누이의 말이 사실인 줄 알았다.둘째 딸 죽은 줄도, 남은 아이들 보육원에 맡겨진 것도 몰랐다2002년 의왕시. 만 원짜리 한 장이라도 아끼며 모으고 살았던 김 씨는 작은 호프집을 열었다. 가족을 떠나온 지 17년 만이었다. 테이블 몇 개뿐인 작은 호프집이었지만 김 씨는 큰 보람을 느꼈다.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매일 새벽 시장에서 직접 재료를 사와 음식을 만들었다. 손맛이 좋고 정성껏 대접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단골도 늘었다. 자정 넘어서 가게를 운영하면서도 김 씨는 씩씩하게 호프집을 꾸려갔다.주변에서 여러 가게가 생기고 사라졌지만 김 씨의 호프집은 그 자리를 지켰다. 동네 상인과 주민들은 김 씨를 ‘터줏대감’이라고 불렀다. 터줏대감 김 씨는 가끔씩 얼굴에 수심이 깊어졌다. 헤어져 있는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였다.“삼남매가 멀리 경상도에서 시누이와 살고 있다고만 들었어요. 돈이라도 좀 부쳐주고 싶은데, 그걸 전달할 방법도 없네요.”김 씨는 아이들 생각이 날 때마다 목 끝까지 차오르는 그리움을 억지로 삼켰다. 2019년부터였다. 김 씨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이상하게 발이 붓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찼다. 심부전증에 고혈압 증세까지 온 김 씨는 약을 달고 살았다.이듬해엔 더 큰 난관이 닥쳤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김 씨는 몇 달 간 가게 문을 열지 못했다. 모아둔 돈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월세는 쌓이고 병원비 부담도 커져만 갔다.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호프집에 나갔지만 몸도 마음도 이미 정상이 아니었다.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온 김 씨. 그때는 다시 호프집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2021년 5월 1일. 빗줄기는 강한 바람을 타고 조금씩 굵어졌고, 차량 와이퍼는 바쁘게 돌아갔다. 서정수 씨(가명·40)와 부인은 경남 김해시에서 4시간 반을 달려 의왕시에 도착했다. 다세대주택 101호 앞 화단에는 비를 머금은 초록 잎사귀들이 있었다. 주민 할아버지는 “김 씨가 애지중지하며 키운 식물들”이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수 씨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전화를 받은 이후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어머니지만 이렇게 떠나보는 게 맞는 걸까.’고민을 거듭하다가 부인과 상의 끝에 어머니가 살던 집을 찾았다. 어머니의 유품을 하나씩 정리했다. 그곳에선 어머니의 사진도 나왔다. 희미하게 떠오르는 어머니의 얼굴. 정수 씨는 사진을 찍어 함께 오지 못한 큰 누나(45)에게 보냈다.“내 얼굴과 많이 닮았어….”김 씨가 잘 살고 있으리라 믿었던 삼남매였지만, 그들은 이미 삼남매가 아니었다. 정수 씨의 작은 누나는 여섯 살 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김 씨가 집을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뒤였다. 정수 씨의 아버지도 뒤를 따랐다. 알코올중독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 후 숨을 거뒀다.시누이가 김 씨에게 전한 말은 모두 거짓말이었다. 큰 누나와 정수 씨는 친척들 손에 자라거나 도움을 받은 적이 없었다. 그들은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한 뒤 고아원에 버려져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그곳에서 생활했다. 친척들과는 연락이 닿지도 않았고, 어머니가 자신들을 찾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 듣지 못했다. “김 씨는 둘째 딸 죽은 건 아예 몰랐어. 언제나 삼남매 보고 싶다고 했지. 애들이 안 보고 싶어 해서 찾아갈 수 없다고 했어. 고모랑 친척들이 애들 거둬서 잘 키워주고 있다고만 믿었어. 김 씨는 마지막까지 그렇게 알고 갔어.” (이웃주민)삼남매 그리워했다는 어머니의 진심… 돌아가신 뒤에 알게 돼5월 2일 일요일. 정수 씨와 부인은 어머니가 운영하던 호프집 정리도 끝냈다. 이를 지켜보던 맞은 편 슈퍼마켓 주인이 정수 씨 부부에게 따뜻한 커피 한잔을 타서 건넸다. 이런저런 사연을 물어봐도 정수 씨는 불편해하거나 피곤한 티도 내지 않고 이야길 꺼냈다.“잠깐밖에 얘기를 못 나눴지만, 아들 부부가 참하고 착합디다. 평생 떨어져 살 수밖에 없었다고…. 어머니를 원망하는 눈치는 아니었어요.” (슈퍼마켓 주인)아들 정수 씨는 언론과 직접 접촉하길 꺼렸다. 오랜 고민 끝에 부인이 대신 이야기를 전했다.“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고 남편이 한동안 힘들어했어요. 아무래도 저희는 다른 유족과는 다른 상황이었으니까요. 다른 감정이 들 수밖에 없었죠. 그래도 어머니인데 마지막 가시는 길을 그렇게 보낸 게 마음이 좋지 않았죠. (유품을 정리한 건) 자식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거예요.”말을 마치고 잠시 망설이던 정수 씨의 부인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다.“이번에 남편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었어요. 어머니도 자신들을 그리워했단 것을요. 어머니를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어요. 떠난 어머니가 만나고 싶어 하지 않을 거란 생각이었는데…. 사실은 어머님도 미안해서, 너무 미안해서 찾질 못 했던 거였네요.”‘무연고 코로나19 사망자’ 김은숙 씨는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평생 가슴의 한이었던 삼남매의 얼굴도 보지 못한 채로 쓸쓸히 눈을 감았다. 결국 얼마나 아이들이 그리웠는지 한 마디 말도 못했다.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그들은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었을까. 이제는 모두 불가능한 일이 돼버렸다. 이미 떠나 버린 고인. 의왕시 봉안소에 안치된 김은숙 씨의 유골은 말이 없다. ::히어로콘텐츠팀::▽총괄 팀장 :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기사 취재: 이윤태 김윤이 이기욱 기자▽사진 취재: 송은석 기자▽그래픽: 김충민 기자▽프로젝트 기획: 이샘물 이지훈 기자▽사이트 제작: 디자인 이현정, 퍼블리싱 조동진, 개발 최경선 ‘고별-아무도 울지 않은 코로나 죽음’ 디지털페이지(original.donga.com/2021/covid-death1)에서 더 많은 영상과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익스플로러 브라우저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 202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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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성 1300명 ‘몸캠’ 피의자는 29세男 김영준

    영상통화로 남성 1300여 명의 알몸이나 음란행위 등을 촬영해 온라인에 판매 유포한 혐의로 5일 구속 수감된 피의자는 29세 남성 김영준(사진)이었다. 서울경찰청은 “9일 오후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를 연 결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김영준의 성명과 나이, 얼굴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영준은 2013년 11월부터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등에 여성 사진을 올린 뒤 남성에게 연락이 오면 영상통화를 유도했다. 통화 과정에서 여성 행세를 하며 상대 남성들에게 음란행위 등을 요구해 이를 영상으로 녹화했다. 김영준은 이렇게 찍은 영상을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돈을 받고 팔거나 다른 영상과 교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측은 “김영준이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 남성 피해자 영상은 2만7000개가 넘는다”고 전했다. 피해자들 가운데는 미성년자도 39명이나 있다고 한다. 특히 김영준은 미성년 피해자 가운데 7명을 자신의 거주지나 숙박업소 등으로 유인해 유사 성행위를 강요하고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영준에게 추가 혐의가 있는지 수사하는 과정에서 범죄 행위에 가담한 또 다른 공범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영준에게서 관련 영상 등을 구매했거나 온라인 등에 다시 유포한 혐의자들을 일부 특정한 상태”라며 “김영준의 범죄 수익은 규모를 파악해 기소 전 몰수 보전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 202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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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 맞고싶은 20대… 수능 재응시, 軍휴가 반납, 뉴욕 여행도

    “미국에선 누구나 백신을 맞을 수 있다기에 여행을 결심했어요. 다음 주 2차 접종까지 마치고 나면 어디든 돌아다닐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커요.” 대학생 A 씨(21·여)는 지난달 말 친구와 미국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인천과 뉴욕을 오가는 비행기 삯은 1인당 약 200만 원으로 학생에겐 부담스러운 수준. 하지만 두 사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해 모험을 감행했다. 두 사람이 고민 끝에 미국행을 택한 건 미국과 유럽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코로나19로 국내에만 머물다 보니 1년 넘게 친구들과 교류가 끊기다시피 했다. A 씨는 “2차 접종이 끝나면 미국에선 마스크도 벗고 다닐 수 있다고 들었다”며 “3주 정도 미국 여행을 한 뒤 유럽으로 넘어가 친구들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맞으려고 수능 볼 거예요” 2월 26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이제 100일이 넘었다. 방역당국은 13일이면 1000만 명 이상이 1차 백신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20, 30대 젊은이들은 접종 순서가 돌아오려면 아직 멀었다. 일부 30대 예비군과 민방위 등은 미국이 제공한 얀센 백신을 맞지만, 상당수는 자칫하면 연말에나 접종이 가능하다. 30대 이하는 혈전 논란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잔여분 접종도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청년들은 하루라도 빨리 백신을 맞으려고 묘안을 짜내고 있다. 항공기 조종사를 준비하는 B 씨(25)는 다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보기로 했다. 조만간 9월 모의평가 등을 신청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수능 수험생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B 씨는 “비행훈련이나 항공사 취업에선 신체검사가 중요하다. 행여 코로나19에 걸리면 피해 막심이라 수능 응시를 생각해냈다”고 말했다. 군인 중엔 백신 접종을 위해 ‘피 같은’ 휴가를 포기하기도 했다. 경기도 모 부대에 근무하는 C 병장(21)은 이달 말 전역을 앞두고 말년휴가를 스스로 반납했다. 휴가 날짜가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예정일과 겹쳤기 때문이다. C 병장은 “1차만 맞고 집에 가는 것도 불안하고 그냥 접종 완료 뒤에 전역하는 게 훨씬 안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학생들이 주로 쓰는 익명 커뮤니티들에는 백신 접종 방법을 묻는 글이 지속적으로 게시되고 있다. 한 곳은 이달에만 10건 이상 문의가 올라왔다. ○ 백신 맞고픈 청년 마음 보듬어야 7일 한 기업 20대 직원들의 화이자 백신 예약 러시도 백신을 맞고 싶은 청년들의 심경을 잘 드러냈다. 관련 기관의 명단 입력 실수로 인한 해프닝으로 정부는 취소 절차를 밟고 있지만, 대상자들은 순식간에 사전예약시스템에 몰려가 예약을 마쳤다. 해외에서 백신을 맞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해외 접종 백신은 국내에서 아직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 돌아오면 미접종자와 마찬가지로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출국도 쉬운 일이 아니다. 친구와 함께 뉴욕으로 간 A 씨도 비싼 돈을 내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영문 음성 확인서를 만들어야 미국 입국이 가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재외동포 등 해외에서 백신을 맞은 이들도 국내 입국 때 자가격리를 면제해 달라’는 취지의 글이 여러 건 올라오기도 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는 앞으로 화이자 등 백신 물량이 늘어나면 잔여분 접종의 경우엔 20대 청년도 접종이 가능하다는 걸 적극 알려야 한다. 세부 일정도 자세히 공개해 청년들의 백신 불안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이기욱 71wook@donga.com·김윤이·지민구 기자}

    • 202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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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톡 2시간 먹통에 이용자들 ‘멘붕’…“뜻밖의 휴식” 반응도

    “방송 스케줄 맞추려고 어린이날에도 휴일 출근했는데…. 결국 ‘카톡’ 먹통으로 다음날 새벽에야 퇴근했어요.” 한 방송사 PD로 재직하는 김모 씨(24)는 5일 밤 갑자기 멈춰버린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바라보다 문득 회사 유리창에 비친 자기 모습이 애잔했다고 한다. 방송 예고편 제작을 위해 5일 출근했는데, 최종 승인을 위해 오후 10시경 영상을 전송하려는 순간 카톡 오류 메시지가 떴다. 뭐가 문제인지도 모른 채 식은 땀을 흘리다가 결국 6일 오전 1시가 넘어서야 전송을 마쳤다. 김 씨는 “카톡에 휘둘리다 12시가 넘어 퇴근하는 현실을 보며 왠지 ‘직장인의 설움’ 같은 말이 떠올랐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많은 이들이 일상에서 쓰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이 5일 오후 9시 47분부터 6일 오전 12시 8분까지 이용 장애를 일으키자 늦은 밤 때 아닌 혼란이 벌어졌다. 2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이었지만 카톡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직장인이나 학업 관련 소통을 하던 학생 등은 ‘멘붕’(정신 붕괴)을 겪었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반면 심야에도 카톡에 시달렸던 이들은 오랜만에 ‘고요한 밤’을 보냈다며 반가워하기도 했다. 직장인 유모 씨(34)도 5일 밤 ‘대답 없는 팀방(카톡 단체방)’에 애를 먹었다. 직업 상 항상 전날 밤 다음날 업무 계획을 확정지어야 하는데, 함께 소통할 수 없다보니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유 씨는 “밤에 함부로 전화할 수도 없고 화상회의도 팀원들이 불편해했다. 다른 모바일메신저는 안 쓰는 이도 많아 골치가 아팠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카톡이 막히자 해야 할 일을 망치기도 했다. 대학원 김원림 씨(22)는 5일 오류가 난 뒤 한 수업의 같은 조원끼리 서로 전화번호도 모르는 사이라는 걸 깨달았다. 결국 다음날 오전 발표가 있었지만 소통할 방법이 없었다. 김 씨는 “몇몇은 포기하고 잠자리에 들어버려 다음날 수업 직전에야 서로 연락이 닿았다”고 속상해했다. 일상생활도 방해를 받았다. 대학생 박모 씨(24)는 카톡으로 한 업체에 동생의 생일케이크 주문하다가 카톡 장애로 실패했다. 박 씨는 “5일 밤 12시 전에만 주문하면 시간을 맞출 수 있다고 해 여유를 부렸는데 갑자기 대화가 끊겨버렸다”며 “마감시간을 놓쳐 주문 제작이 물거품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가상화폐 업체들도 이날 오류가 발생하자 기존 카톡으로 발송하던 인증번호 등을 보내지 못해 혼선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침묵하는 카톡에 행복했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법조계에서 일하는 A 씨(41)는 “밤마다 다음날 업무 계획이 항상 카톡으로 왔는데, 어제는 오지 않았다. 영문을 몰랐지만 ‘뜻밖의 휴식’ 덕에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측은 재발 방지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하다보니 장애 해소에 2시간 이상 소요됐다. 이런 일이 없도록 방지책을 잘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카톡 장애가 현대인에게 채워진 ‘보이지 않는 족쇄’의 실체를 보여줬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대학교수는 “단지 하나의 모바일메신저가 2시간 남짓 멈췄을 뿐인데 많은 이들이 ‘관계의 단절’에 힘겨워했다”며 “편의를 위해 만든 도구가 도리어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만든다”고 평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유채연 기자 ycy@donga.com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 202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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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북전단 50만장 날렸다” 금지법 이후 처음

    탈북민 단체가 최근 경기 강원 지역에서 대형 애드벌룬을 이용해 대북 전단 50만 장을 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 30일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이 시행된 뒤 처음이다. 탈북민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달 25일부터 29일 사이에 두 차례에 걸쳐 경기 강원 일대에서 대북 전단을 포함해 소책자 500권, 미국 1달러 지폐 5000장 등을 대형 풍선 10개에 실어 북측으로 날려 보냈다”고 30일 밝혔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이날 대북 전단 등을 풍선에 달아 띄워 보내는 장면 등을 담은 영상 2개와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구체적인 살포 위치와 일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영상과 사진의 저장 시점은 지난달 25, 26일로 나와 있다. 해당 단체가 대북 전단 살포 사실을 공개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처벌 조항을 명시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은 3월 30일부터 시행됐다. 법에 따르면 대북 전단을 살포하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거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박 대표는 “대북전단금지법은 헌법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 처벌을 받더라도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실제로 대북 전단을 살포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사실이 확인되면 정식으로 수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통일부도 사실 확인 뒤에 대응 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은 대북 접경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사실 관계가 밝혀지면 입법 취지에 맞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해 7월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대북 전단 살포 활동이 공익을 해친다는 이유로 법인 설립 허가를 취소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이 통일부를 상대로 제기한 비영리법인 설립허가 취소처분 집행정지 신청은 지난해 8월 서울행정법원에서 인용돼 본안 재판 선고 전까지 법인은 유지된다.지민구 warum@donga.com·최지선 기자}

    • 202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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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관리 부실한 주말 건설현장… 화재-사고 몰린다

    24일 오전 11시 23분경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의 한 오피스텔 신축 공사 현장 2층. 다음 달 초 준공을 앞두고 에어컨 실외기 설치 등의 용접 작업을 진행하던 도중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현장 직원들이 소화기로 자체 진화를 시도했지만 불길은 잡히지 않고 오히려 연기는 건물과 하늘을 뒤덮었다. 이날 오피스텔에서 발생한 화재는 소방인력 307명과 헬기 3대 등이 동원돼 2시간 12분 만에 진화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60대 근로자 1명이 건물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17명이 다치거나 연기를 흡입해 2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추정되는 재산 피해는 약 27억 원에 이른다. 최근 남양주 오피스텔 화재처럼 전국 휴일 공사 현장 등에서 사고가 잇따르며 인명 피해까지 발생해 현장 관리감독 체계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에 따르면 일요일인 18일 오전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도 30대 직원 1명이 목숨을 잃었다. 같은 남양주에서 2주 전인 10일 발생했던 주상복합건물 화재도 토요일이었다. 24일 불이 난 오피스텔 건설 현장에서 불과 200m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건설업계 전문가 등은 이번 화재가 휴일로 현장 관리감독 체계가 느슨한 상황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건설현장의 중대 사고는 평일보다 주말에 1.4배 더 늘어났다. 건설안전기사 자격이 있는 도일석 변호사는 “건설 현장에선 준공 날짜를 맞추기 위해 주말에도 급하게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 안전관리자가 평일보다 적거나 없는 상황에서 사고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휴일 관리감독 기능 약화로 발생하는 사고 건수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공공 부문 건설 현장에선 일요일 의무 휴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사전에 승인받지 않으면 건설 공사를 진행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조치는 민간 건설 현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토요일도 의무 휴무 대상에서 빠져 있다. 한 산업 현장 전문가는 “현실적으로 토요일과 일요일을 모두 의무 휴무일로 지정하기 어려운 만큼 현장 안전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이 적절하게 나올 수 있는 근무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남양주 오피스텔 화재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26일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합동 감식 과정에서 오피스텔 공사 현장에서 관리감독을 해야 할 안전관리자가 있었는지 등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안전 분야 전문인 이상국 노무사는 “건설 현장 관리감독 책임자가 평일과 주말에 모두 나올 수 있도록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은 사업주의 의무”라며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현장에서도 이러한 조치가 이뤄졌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수현 newsoo@donga.com·지민구 기자}

    • 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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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운동연합 ‘아덜은 쓰레기’ 홍보물 논란에 사과

    한 환경단체가 남자아이를 재활용이 어려운 쓰레기에 비유한 만화 홍보물(사진)을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 환경운동연합은 18일 오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플라스틱 재활용법을 안내하는 만화 게시물을 올렸다. 즉석밥 용기 등 ‘복합재질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불가능해 소각이나 매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나머지’ ‘기타’란 뜻인 아더(OTHER)는 재활용이 가능한 5개 재질 이외에 복합재질 형태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문제는 ‘아더’가 아들과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남자아이를 아더로 표기했다는 점이다. 그림에서 부모와 등을 돌린 채 고개를 숙이고 앉아있는 아이 머리 위에도 달아뒀다. 게다가 아빠는 “우리집 아덜은 쓰레기가 되는 것인가요”라고 질문하자 상담자로 보이는 인물이 “그렇소. 태생부터 그리 정해져 있었소”라고 답한다. 그림을 본 시민들은 “아무리 만화라도 남성 혐오를 조장할 수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자칫 남자아이는 원래부터 쓰레기였다라고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몇 시간 뒤 소셜미디어에 올렸던 게시물을 삭제했다. 게시물을 내린 뒤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자 환경운동연합은 사과문을 올렸다. 연합 측은 18일 오후 11시경 공동대표 5인의 명의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젠더 혐오와 갈등 등 한국 사회의 심각한 모순에 대해 충분히 숙고하지 못한 점은 분명한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1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특정한 성별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나, 기획 과정에서 사려 깊지 못했다”며 “내부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재발방지대책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 2021-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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