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재

장원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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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거쳤습니다.

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칼럼100%
  • 60대보다 보수적인 日젊은층… 우경화 교과서 ‘세뇌 효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정권의 우경화 역사교육으로 보수화된 10대들이 일본 정치 변화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선거권 연령을 ‘20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낮춘 뒤 처음으로 치러진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10대 유권자 절반 이상이 여당에 표를 던진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선거권 연령을 낮춘 개정 선거법이 처음 적용된 이번 선거에서 10대 유권자 240만 명이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했다. 11일 보도된 아사히신문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18, 19세 유권자는 비례대표의 경우 자민당에 40%, 공명당에 10% 등 연립여당에 50%의 표를 몰아줬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52%)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반면 제1야당인 민진당에 표를 준 이들은 17%에 불과했다. 민진당은 20대와 30대에서도 16%의 지지밖에 얻지 못했다. 반면 고령층일수록 제1야당인 민진당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 아사히신문 조사에서 민진당에 표를 던진 60대 이상 유권자는 22%에 달해 다른 연령대보다 최대 6%포인트나 높았다. 공산당 지지율도 나이가 많을수록 높았다. 이를 두고 일본 내에선 ‘전쟁을 체험해본 세대와 간접 체험에서조차 멀어진 세대의 평화헌법에 대한 감수성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진보 성향이 다수인 젊은층에서 보수 연립여당을 선택한 것은 자민당이 개헌 문제 대신 경제 이슈를 집중적으로 부각했고 이것이 먹혀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이 ‘투표 때 중시했던 정책’을 묻자 18, 19세 유권자 중에는 ‘경기·고용’을 꼽은 이들이 28%로 가장 많았다. 반면 야권이 전면에 내세운 ‘개헌 반대’를 거론한 사람은 절반인 14%에 그쳤다. 아베 총리는 이를 의식한 듯 11일 오후 가진 기자회견의 첫 인사말에서 “이번 선거는 18, 19세가 한 표를 행사하는 역사적 선거였다”며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이들과 함께 빛나는 미래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일 당장 담당 장관에게 지시해 그 힘 있는 출발을 있게 할 경제정책을 만들도록 하겠다”며 “키워드는 ‘미래를 향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젊은층의 여권 지지가 아베 정권이 추진해 온 교과서 우경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베 정권은 2012년 말 출범 이후 영토와 일장기, 국가(國歌)인 기미가요 등 민족주의적 요소를 강조하는 역사교육에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군 위안부 및 독도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근린국과 마찰을 빚기도 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우경화 교육을 받은 젊은층이 아베 총리가 이번 선거에서 노린 헌법 개정 숙원을 직접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사히신문 조사에 따르면 18, 19세 유권자의 경우 51%가 ‘헌법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가장 높은 비율이다. 헌법이 개정되면 일본이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징병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최종 개표 결과 자민, 공명, 오사카유신회, 일본의 마음을 소중히 하는 당 등 개헌파 4개 정당은 선거 대상 121석 중 77석을 차지했다. 이들 4개 정당은 이번에 선거를 치르지 않는 의석(비개선 의석) 84석을 포함하면 161석을 확보했다. 여기에 개헌을 지지하는 무소속 의원 4명을 더하면 개헌파 참의원 의석수는 165석으로 개헌안 발의 정족수인 원내 ‘3분의 2 의석(162석)’을 넘어서게 된다. 일본 총무성은 이날 오전 참의원 선거 투표율이 54.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3년 전보다는 2.1% 오른 것이지만 참의원 선거 중 네 번째로 낮은 수치다. 비교적 낮은 투표율도 조직 표가 강한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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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개헌파 4당’ 참의원 의석 3분의2 넘겨

    일본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 등 이른바 ‘개헌파’ 정당들이 10일 실시된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압승해 개헌 발의에 필요한 원내 3분의 2 의석(162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무력 사용과 교전 금지를 명기한 평화헌법 개헌 등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우경화 정책은 날개를 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8시 투표 종료와 함께 발표된 TV아사히 출구조사에 따르면 자민당은 이번에 새로 뽑은 121석 중 58석, 공명당은 14석, 오사카유신회는 8석을 얻는 것으로 나왔다. 오후 11시 현재 개표 현황을 보면 자민당 52석, 공명당 13석, 오사카유신회 6석, 당선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의석이 15석이다. 참의원은 전체 242석의 절반을 3년마다 선거로 교체한다. 개헌파 4개 당은 이번에 새로 뽑지 않은 121개 ‘비개선(非改選) 의석’에서 이미 84석을 확보하고 있어 출구조사 결과대로 80석을 얻으면 164석이 된다. 또한 ‘개헌파 4당’에 포함되지 않은 비개선 의원 중에도 개헌에 긍정적인 무소속 4명이 추가로 있다. 이로써 일본 여당은 2014년 12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개헌안 발의 정족수인 3분의 2를 얻은 데 이어 참의원에서도 이를 확보함으로써 본격적으로 개헌 발의를 할 수 있게 됐다.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장원재 특파원}

    • 201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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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북카페]국가신도주의 지향… 50년 집요하게 투쟁… 日우익의 뿌리 탐구

    “너희, 무슨 생각으로 이런 전단을 뿌리는 거야!” 1966년 7월 3일. 일본 규슈(九州) 나가사키(長崎)대 정문 앞. 우익 성향의 대학생 안도 이와오(安東巖)와 가바시마 유조(P島有三)는 ‘학내 데모를 반대한다’는 유인물을 배포하다 좌익 학생운동 진영에 붙잡혀 구타를 당했다. 얻어맞은 후 밤새 만든 전단이 나뒹구는 모습을 보며 둘은 ‘좌익 학생운동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스가노 다모쓰(菅野完)는 5월에 펴낸 ‘일본회의 연구’에서 이날이 바로 일본 내 최대 영향력을 가진 우익단체 ‘일본회의’의 출발이었다고 지적한다. 두 대학생의 ‘좌익 타도’ 열망이 50년 동안 증폭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을 탄생시키고, 개헌을 추동하는 거대한 파도가 됐다는 것이다. 두 대학생은 이날 이후 조직을 만들어 학내 선거에 매달렸고 온갖 수모와 폭력을 당하면서도 선거에서 연전연승했다.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고 대학을 좌익 학생으로부터 되찾아온 이들은 우파 진영의 ‘상징’이 됐다. 둘은 신흥 우파 종교단체 ‘생장의 집(生長の家)’ 신도였다. 그들은 종교 조직을 바탕으로 우익 학생운동의 범위를 전국으로 넓혔다. 폭력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합법의 테두리에서 끈질기게 싸우는 것이 이들의 방식이었다. 생장의 집은 이후 정치 노선을 포기했다. 하지만 소속 청년들은 멈추지 않았다. 아베 총리의 측근인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보좌관, 아베 총리의 브레인인 이토 데쓰오(伊藤哲夫) 일본정책연구센터 대표 등 정계에 영향을 미치는 지위에 올랐다. 아베 총리의 정치적 후계자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정무조사회장의 경우 “할머니로부터 받은 (생장의 집 경전을)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역이었던 가바시마는 일본청년협의회를 만들고 본격적인 우익 활동을 전개했다. 1995년 일본이 침략전쟁의 책임을 인정하는 ‘전후 50년 결의’를 추진할 때 ‘500만 반대서명’을 모은 것도, 자민당 간사장의 넥타이를 쥐고 흔들어 결의안 참의원 통과를 막은 것도 그였다. 저자는 안도 역시 생장의 집 내에서 비공식적으로 관련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본다. 가바시마는 좌익에 거부감을 가진 종교단체 등을 하나로 묶어 1997년 일본회의를 만들고 사무총장을 맡았다. 전국 조직인 일본회의는 지금도 철저히 합법 테두리 내에서 활동한다. 지방의회에 의견서를 채택하도록 청원하고, 대규모 서명운동을 전개하며, 1만 명 이상을 동원해 집회와 시위를 열며 세를 과시한다. 다양한 연구모임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전하고, 여러 단체를 조직해 이슈마다 우익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집요한 노력의 결과 그들은 현재 아베 총리를 포함해 아베 정권 각료의 80% 이상이 참여하고, 국회의원 281명이 소속된 막강한 단체로 성장했다. 이들은 전후 최초의 ‘개헌’을 목표로 1000만 명의 서명을 받는 총력 투쟁을 전개 중이다. 저자는 일본회의의 최종 목표가 일왕을 중심으로 한 국가신도주의를 표방한 ‘메이지 헌법’의 복원이라고 분석한다. 비민주적 목표를 위해 철저하게 민주적인 방식으로 싸우는 것이 일본회의의 아이러니다.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저자는 직장을 그만두고 책을 쓰기 위해 꼬박 1년 동안 일본회의 관련 자료와 증언을 수집했다. 일본회의는 책이 출간되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출판사에 출판 중단을 요청했으나 이런 사실 등이 화제가 돼 두 달 만에 12만 부 이상 팔렸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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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헌 속내 숨긴채 “경제 살리자”… 브레이크 없는 ‘아베 독주’

    누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까. 10일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압승해 개헌 세력은 전체 참의원 의석의 3분의 2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개표 결과가 이대로 나올 경우 아베 총리는 개헌이라는 목표 달성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된다. 아베 총리의 목표대로 평화헌법 9조를 바꿀 경우 일본은 1946년 평화헌법이 제정된 후 70년 만에 전쟁할 수 있는 ‘보통 국가’가 된다.○ 아베 총리, 아베노믹스 내세워 ‘4연승’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를 통해 2012년 중의원(하원) 선거, 2013년 참의원(상원) 선거, 2014년 중의원 선거에 이어 큰 선거에서 네 번 연속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27년 만에 자민당이 단독으로 과반수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 총리의 압승은 아베노믹스 덕분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최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충격으로 환율과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지만 지금까지 3년 반 동안 낸 성과를 인정한 국민이 많았다는 것이다. 자민당은 선거 과정에서 ‘이 길(아베노믹스)을 힘 있게, 앞으로’라는 구호로 경제 이슈를 전면에 내세웠다. 아베 총리는 전국을 돌며 완전고용 수준의 대학 졸업자 취업률과 지난해 기업의 사상 최대 이익 등을 되풀이해 강조했다. 마지막 날 연설에서도 “아베노믹스는 지금 절반밖에 오지 못했는데 그만두면 어두운 시대(잃어버린 20년)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 쟁점 감춘 선거전, 야당은 ‘개헌 막자’ 호소 이번 선거는 ‘쟁점 감추기가 이슈’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여론의 관심과 여당 유세 현장의 구호가 따로 놀았다. 아베 총리는 그간 자신의 임기(2018년 9월) 중에 개헌을 하겠다는 의욕을 드러내 왔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적 반발을 우려해 개헌 문제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반면 민진당과 공산당, 사민당, 생활당 등 4개 야당은 32개 1인 지역구에서 단일 후보를 내놓고 합동유세전을 펼치며 ‘개헌 저지’를 전면에 내세웠으나 국민의 표심을 잡지 못했다. 일본 언론은 이번 결과에 대해 “자민당이나 아베 총리의 대안 후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민주당 정권에 대한 실망과 현재의 야당에서 매력적인 리더십을 발견하지 못하는 점이 일본 국민의 선택지를 좁혔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의 요인은 일본 국민의 보수화다. ‘평화냐 전쟁이냐’보다 당장 경제가 흔들리는 게 더 싫다는 게 일본 국민의 선택이란 것이다. 선거 후 한일 관계는 아베 정권의 개헌 방향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개헌의 마지막 퍼즐 완성 선거 결과를 놓고 일본 정계에서는 ‘개헌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는 말이 나온다. 일본 헌법은 전후 연합국군총사령부(GHQ)의 초안에 기초해 만들어진 후 약 70년 동안 한 번도 개정한 적이 없다. 아베 총리는 1차 임기 중이던 2007년 개헌의 절차를 규정한 국민투표법을 통과시켰고, 이로부터 9년 만에 참의원에서 개헌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의원에서는 2년 전 이미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 올가을부터 가동될 국회 헌법심사회에서는 외부 공격, 내란, 대규모 재해 등이 발생했을 때 총리에게 권한을 집중시키는 긴급사태 조항과 무력 및 전쟁 포기를 규정한 헌법 9조 등이 개헌 대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의회에서 통과되더라도 마지막 단계에서 개헌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올 하반기 헌법심사회 심의를 통해 개정 내용의 윤곽이 잡히면 내년 상반기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 중의원과 참의원을 차례로 통과할 수 있게 된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서영아 특파원}

    • 201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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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의 복심 스가 장관, 역대 ‘최장수 관방장관’

    “총리의 방침에 기초해 정부 전체가 전진하도록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해 왔다. 내게 힘이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복심’으로 불리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68) 관방장관이 7일로 재임 1290일을 맞아 ‘최장수 관방장관’이 됐다. 관방장관은 한국으로 치면 대통령 비서실장 겸 대변인으로 ‘실질적인 내각의 2인자’로 꼽힌다. 스가 장관은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아베 총리 뒤에서 성실하게 내각을 챙기는 스타일이다. 어느 파벌에도 속하지 않은 객관적 위치에서 위기관리 능력과 균형감각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베 총리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으며 장수하는 비결도 여기에 있다. 스가 장관은 당초 일본 정계에서 눈에 띄는 존재는 아니었다. 세습의원들이 즐비한 일본 정계에서 그는 아키타(秋田) 현의 농가 출신이라는 소박한 이력을 갖고 있다. 고교 졸업 후 도쿄로 상경해 골판지 회사에서 일했다. 학비가 싸다는 이유로 호세이대(法政大)에 진학해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어 졸업했다. 아베 총리와 ‘동지적 관계’를 맺게 된 것은 2002년 북한 만경봉호 입항 금지를 함께 추진하면서부터다.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것에 둘은 의기투합했다. 아베 총리는 2006년 첫 집권 후 그를 총무상에 임명했다. 1년 만에 건강문제를 이유로 그만둔 아베 총리를 다시 설득해 2012년 총리직에 재도전하게 만든 것도 그였다. 지금은 ‘총리와 2인3각으로 정권전략을 짠다(아사히신문)’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실세 중의 실세가 됐다. 그는 인사권을 무기로 정부 각 부처를 틀어쥐고 정책을 주도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중의원 해산 여부를 놓고 아소 다로(麻生太郞) 재무상에 맞서는 강단을 보였고 결국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켰다. 아베 총리만큼 이념지향이 강하지 않고 현실적이어서 외부에서 아베의 폭주를 우려하는 이들도 “스가가 있는 한은 괜찮다”고 말할 정도다. 스가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아베 정권 각료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교도통신은 “참의원 선거 후에도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고 전했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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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日 전투기, 6월 동중국해서 ‘일촉즉발 대치’

    중국과 일본 전투기들이 지난달 중순 동중국해 상공에서 무력 충돌 직전까지 가는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동중국해는 양국이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가 있는 바다로 중국이 2013년 11월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C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한 이후 긴장이 고조돼 왔다. 이번 사건은 중국의 CADIZ 선포 이후 발생한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양국 정부는 아찔했던 전투기 대치 상황이 언론에 공개되자 사태 책임을 서로 상대에게 돌리며 공방을 벌였다. 지난달 17일 중국 전투기가 센카쿠 열도 주변 상공으로 남하해 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했다는 일본 정부의 최근 발표와 관련해 중국 국방부는 4일 성명을 내고 “흑백(黑白)이 전도(顚倒)된 것”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중국 측은 성명에서 6월 17일 중국군 소속 수호이(SU)-30 전투기 2대가 동중국해 상공 CADIZ에서 일상적인 순찰 활동을 하던 중 일본 자위대 소속 F-15 전투기 2대가 고속으로 접근하며 도발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 “일본 전투기들은 중국 전투기를 향해 ‘화력통제레이더(FCR·표적을 탐색 및 추적해 적절한 타격 지점을 산출하는 시스템)’까지 작동했다”며 “중국 전투기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전술 기동(機動)으로 ‘과감한 대응 조치’를 취하자 자위대기가 적외선 재밍(jamming·전파 교란)탄을 쏘며 도주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도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일 전투기 간에 대치 상황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중국기가 먼저 위험한 행동을 했다고 비난했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관방부장관은 5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상대 기의 위치 등을 파악하기 위해 FCR를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사고 방지를 위해 필요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재밍탄 발사에 대해선 “사용했는지는 모른다”면서도 “예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상대 기로부터 위험한 행위가 없어도 사용하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최근 3개월간 일본 전투기가 중국 군용기를 상대로 긴급 발진한 횟수는 모두 200여 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4회에 비해 곱절가량으로 늘었다.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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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 돌아오길 바랐는데”…방글라 허망한 죽음에 슬픔에 잠긴 열도

    “누구에게든 사랑받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었습니다. 설령 다리가 하나 둘 없어졌더라도 살아 돌아오기만을 바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될 줄이야….” 이슬람국가(IS)의 방글라데시 인질테러로 숨진 일본인 오카무라 마코토(岡村誠·32) 씨의 아버지는 4일 보도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비통해했다. 이번 테러로 숨진 일본인 7명은 오로지 사명감 하나로 개발도상국 방글라데시를 돕겠다고 자원해 간 전문가들이었다. 이들의 허망한 죽음에 일본 열도 전체가 슬픔에 휩싸였다. 일본인 유가족들은 정부 전용기를 타고 3일 오후(현지 시간) 현지에 도착해 시신을 대면했다. 교도통신은 “유족들이 초췌한 표정이었으며 거의 말이 없었다”고 전했다. 교통 전문가인 오카무라 씨는 국제협력기구(JICA)의 협력업체인 건설 컨설팅 회사 ‘알멕 VPI’ 소속으로 터키, 인도네시아, 태국 등을 돌며 교통 인프라를 연구했다. 지난달 10일 방글라데시에 도착해 악명 높은 수도 다카의 교통체증 해결방안에 몰두했다. 이미 학창시절부터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개발도상국을 돕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해외출장 중에 만난 약혼녀와는 내년에 결혼할 예정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결혼을 앞두고 저 세상으로 간 것이 가장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가장 연장자인 다나카 히로시(田中宏·80) 씨는 국철(현재의 JR) 철도기술연구소에서 평생을 바친 철도 전문가였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기도 한 그는 은퇴 후 전문성을 살려 철도 및 도시 개발 컨설턴트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외부강연을 다니고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에서 조사 업무도 했다. 지난달 초 JICA의 협력업체인 오리엔탈 컨설턴트 글로벌 소속으로 현지에 파견됐다. 일본이 철도 건설을 지원한다면 돈이 얼마나 들지 조사하는 임무였다. 지인은 “풍부한 경험으로 좋은 조언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최연소인 시모다이라 루이(下平瑠衣·27) 씨는 건설 컨설팅 전문가로 학창시절부터 비정부기구(NGO)에서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해 왔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직후에도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했으며 유엔개발계획(UNDP) 인턴으로 일했다. 2년 전 ‘알멕 VPI’에 합류했다. 토목 기술자인 구로사키 노부히로(黑崎信博·42) 씨는 아내와 세 딸을 둔 성실한 가장으로 조깅이 취미였다. 인근 주민들은 “그림처럼 행복한 가정이었다”고 애도했다. 도쿄(東京) 중심가인 도라노몬(虎ノ門)의 지하보도 정비사업 책임자를 맡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던 그는 “국내에서 얻은 노하우로 해외에 기여하고 싶다”던 꿈을 이루려다 변을 당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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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기업, 스마트폰 등 8개 분야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지난해 한국 기업이 스마트폰 등 주요 8개 품목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기업들 역시 8개 품목에서 1위를 차지하며 한국과의 격차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일 보도한 주요 55개 품목 세계 시장 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한국 기업은 스마트폰, DRAM, 액정TV, 조선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한국이 1위를 차지한 8개 중 6개가 삼성 제품이었다. 조선 분야에서는 세계 상위 5개 업체 중 일본의 이마바리조선을 제외한 4개가 한국 기업이었다. 다만 1위는 대우조선해양에서 현대중공업으로 바뀌었다. 중국은 세탁기와 냉장고에서 하이얼이 1위를 차지했고, PC(레노버), 감시카메라(하이크비전), 풍력발전기(골드윈드), 태양전지(토리나솔라) 등 8개 기업이 수위에 올라 한국과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이 8개의 세계 1위 제품을, 중국이 6개를 가졌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사라진 것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 1~3위를 합산한 성적에서도 한국과 중국은 20개씩으로 차이가 없었다. 신문은 특히 “중국 기업이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는 레노버와 화웨이가, 평면TV에서는 하이센스가 삼성전자를 맹추격 중이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삼성 SDI가 1위를 차지했지만 파나소닉이 따라오면서 격차가 줄었다. 일본은 중소형 액정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저팬디스플레이가 한국의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1위로 뛰어 올랐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도요타가 1위를 차지했지만 점유율은 11.2%로 전년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2위인 제너럴모터스(GM)와는 0.1%포인트 차이로 박빙이었다. 일본은 특히 CMOS 이미지센서(소니), 탄소섬유(도레이) 등 부품 소재 분야에서 강점을 보였다. 미국은 인터넷 광고 등 서비스 분야에서 강점을 보였으며 세계 1위 기업이 18개로 가장 많았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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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글라데시 테러에 일본인 7명 사망했는데…日정부 대처에 비판 목소리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발생한 테러로 일본인 7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 일본 정부 지도부의 대처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1일 밤 발생한 테러로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 관련자 7명이 사망했음에도 정부 대변인이 선거 유세를 가느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불참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하루 만에 선거 유세를 재개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일 기자회견에서 “방글라데시 테러 사건에 일본인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후 10일 예정된 참의원 선거 유세에 참석하기 위해 니가타(新潟) 현으로 이동했다. 스가 장관은 유세 때문에 이날 아베 총리 주재로 열린 NSC에도 결석했다. 홋카이도(北海道) 지원 유세를 취소하고 관저에 머물며 진두지휘를 맡았던 아베 총리도 하루 만인 3일 지바(千葉)현과 도쿄를 돌며 선거 유세를 재개했다. 아베 총리는 연설을 통해 “테러 근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총리 주변에서는 대응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사건에 대한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어 문제는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참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숙원인 개헌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유세를 우선순위에 놓고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을 돌고 있다. 하지만 제1야당인 민진당의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 감각으로는 익숙하지 않다”며 아베 총리를 비판했다. 스가 장관이 유세를 떠난 것을 두고도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의문이 간다. 스가 장관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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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 중심가 땅값, 일년 만에 20% 급등…버블 시기 육박?

    일본 도쿄(東京) 중심가의 땅값이 일년 만에 20% 가까이 오르면서 1990년대 초반 버블 붕괴 직전에 육박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경기 부양을 위해 푼 막대한 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 땅값 급등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일본 국세청이 1일 발표한 전국 노선가(路線價) 자료에 따르면 도쿄 긴자(銀座)의 문구점 규쿄도(鳩居堂) 앞 긴자 중앙거리의 땅값은 전년보다 18.7% 올라 1㎡당 3200만 엔(약 3억6000만 원)이었다. 노선가는 상속세와 증여세의 산정 기준이 되는 것으로 공시지가의 80% 가량에서 산정된다. ‘쇼핑 1번지’ 긴자의 중심가인 규쿄도 앞은 30년 이상 매년 가장 비싼 땅으로 꼽힌다. 1㎡당 가격은 버블 붕괴 직전인 1992년 3650만 엔(약 4억1000만 원)을 기록했다. 이후 버블이 꺼지면서 3분의 1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아베 정권의 돈 풀기로 버블 시기의 90%에 육박하게 됐다. 이 지역은 작년에도 1년 만에 14.2% 오르는 등 매년 두 자릿수의 오름폭을 보이고 있다. 일본 언론에서는 “다시 버블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일본은행은 아베 총리 취임 후인 2013년부터 대규모 금융 완화 노선을 택하고 막대한 돈을 찍어냈다.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중국인 등 해외관광객이 몰리는 일부 지역의 땅값을 올린 것이다. 긴자 외에도 시부야(澁谷) 신주쿠(新宿) 등 관광과 쇼핑 중심지 땅값이 일년 만에 15% 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버블이 우려될 정도로 오르는 지역은 일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실제로 2020년 올림픽 등 개발 호재가 있는 도쿄 땅값은 전년보다 2.9% 올랐지만 전국적으로는 0.2% 오르며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8년 만에 겨우 플러스로 돌아섰다. 또 일본의 47개 광역지자체 중 땅값이 오른 곳은 14곳에 불과하며 33곳은 오히려 전년보다 떨어졌다. 마이니치신문은 “땅값을 1992년 버블 붕괴 직전과 비교하면 (아직도) 삿포로(札幌)는 27.3%, 나고야(名古屋)는 43.3%, 오사카(大阪)는 37.9%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부동산업계에서는 ‘경제와 인구의 도쿄 일극(一極) 집중이 진행되는 증거’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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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각료들, TPP협상 앞두고 양계업계서 부적절한 돈받아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각료들이 부적절한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농림수산상은 지난해 9월 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을 위해 미국 애틀란타로 출장을 가면서 ‘일본양계협회’ 회장으로부터 전별금 명목으로 20만 엔(약 230만 원)을 받았다. 그는 당시 여당인 자민당의 TPP대책위원장이었다. 모리야마 농림수산상은 돈 받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올해 2월에 돌려줬다”고 말했다. 4개월 이상 걸린 이유에 대해서는 “귀국하고 입각하는 바람에 사무소 담당자가 잊어버렸는지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그 밖에도 당시 TPP대책위원장 대리였던 미야코시 미쓰히로(宮腰光寬) 중의원과 니시카와 고야(西川公也) 전 농림수산상도 각각 20만 엔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돈을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TPP 협상과 직접적인 이해 관계에 있는 양계업계로부터 현직 의원이 돈을 받은 것을 두고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도통신은 일본양계협회가 농림수산성의 보조금으로 52억 엔(약 598억 원)을 받기로 지난해 3월 결정됐다며 자금 수수가 위법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규정상 국가보조금을 받는 단체는 보조금 지급 결정이 내려진 후 1년간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 일본양계협회는 “당시 회장이 돈을 줬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자민당은 이번 사건이 다음 달 10일 참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 2월에는 아베 총리의 최측근인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일본경제재생담당상이 건설회사에서 돈을 받은 의혹으로 사임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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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드림]“경어 신경 쓰기보다 내용전달 더 집중을”

    “제스처를 섞으며 말하는 버릇이 있는데 면접 볼 때 문제가 될까요?”(일본 조치대 4학년 김혜인 씨) “면접관은 제스처를 개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면접자의 자세가 불량하면 예의가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하라 도모코·原智子 정보기술산업간담회 이사) 27일 일본 도쿄(東京) 국제포럼빌딩 6층에서는 KOTRA 도쿄무역관이 주관하고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제8회 한국 유학생 취업박람회’가 열렸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100여 명의 취업 준비생이 몰렸다. 일본 정보기술(IT)업계 채용 담당자들이 직접 참석해 조언을 해 준 모의면접이 특히 인기였다. 김 씨는 “이틀 뒤 IT 회사의 최종 면접이 있다. 최근 3차 면접에서 떨어진 적이 있어 걱정이 많다”며 모의면접장을 찾았다. 하라 이사는 “심정에 공감한다”며 50분 동안 컨설팅을 해 줬다. “일본어 경어가 어렵다”는 김 씨에게 하라 이사는 “아주 예의가 없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지금 말하는 것을 들으니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격려했다. 그는 “경어 표현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면 막상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수 있다. 웃는 얼굴로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열심히 말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 씨는 모의면접을 마친 뒤 “어떤 점에 집중해야 할지 구체적인 조언을 받았다”며 만족해했다. 일본 대학 박사과정에 있는 류오성 씨(31)는 히코이 료스케(彦井良介) 코스메루 총무부장의 조언을 받았다. 히코이 부장은 “면접을 마친 뒤 면접관들에게 ‘바쁘신 가운데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면 사회인으로서 예의를 갖추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IT 기업의 근무 시간에 대해서는 “내 경우 과거 한 달에 350시간 일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월평균 근무 시간이 182시간으로 하루 1시간 정도 잔업하는 수준”이라며 “정부의 지도를 받기 때문에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채용박람회에는 일본 기업과 일본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 등 30여 개 회사 채용 담당자들이 참석해 현장에서 면접을 진행했다. 일본은 최근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에서 충분한 인재를 찾지 못해 이웃 나라인 한국으로 눈을 돌리는 기업이 적지 않다. 일본의 화학 대기업 쇼와덴코의 시노하라 요시노부(篠原慶信) 인사부 매니저는 “이번에 처음 한국 인재 채용에 나섰는데 일본 학생들보다 세계화되고 도전 정신이 강하다는 인상을 주는 사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인재를 채용한 기업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신주쿠워싱턴호텔 등 일본 내 수십 개의 호텔을 운영하는 후지타관광의 아라이 히로미(新井裕美) 기획팀 과장은 “지난해 한국인 학생 4명을 뽑았는데 어학 실력이 뛰어난 데다 일본에 적응도 빨라 만족하고 있다”며 “현재 서울 남대문에 짓고 있는 호텔이 2018년 여름에 완공되는 만큼 올해는 15명을 채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주로 IT 분야 엔지니어나 영업직군에서 한국 인재에 대한 수요가 많은 편이었다. IT 회사 ISFnet의 채용 담당 직원인 마야마 사토미(眞山里美) 씨는 “전체 직원 3300명 가운데 100여 명이 한국인”이라며 “일본과 일본 문화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고 고객 대응도 잘한다”고 칭찬했다. 일본에 유학 중인 유학생들은 취업정보도 얻고 면접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었다. 도쿄의 일본어학교에 다니는 김다인 씨(26)는 “두 곳의 면접을 봤고 나머지 두 곳의 면접을 기다리고 있다”며 “한국에 있는 친구들 중에는 아직 취업을 못한 이들이 많다. 외국 취업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일본 취업시장 사정이 한국보다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면접 기회를 얻기 위해 한국에서 날아온 취업 준비생도 적지 않았다. 전북대 4학년 도경민 씨(25)는 “열흘 전 일본에 와서 박람회에 참석하고 면접도 여러 차례 봤다”며 “서비스업종을 지망하는데 면접이 생각보다 큰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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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토야마, 中주도 AIIB 자문위원으로… 日서 ‘미운털’

    지난해 서울 서대문형무소 순국선열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큰절로 참배했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자문위원으로 위촉된다. 미국과 일본이 불참하는 국제금융기구를 일본 전직 총리가 돕는 모양새여서 일본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하토야마 전 총리는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11월 진리췬(金立群) AIIB 총재로부터 국제자문위원으로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공식 요청이 오면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본인의 트레이드마크인 ‘우애’에 대해 강연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요청을 받고 진 총재에게 “일본 정부가 내 취임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고, 이에 진 총재는 “일본인 중에서 고른 것이 아니라 당신을 고른 것”이라고 답했다. 올가을 첫 모임을 갖는 국제자문위원회는 세계 각국의 전직 정상 10명으로 구성되며 AIIB에 조언하는 역할을 맡는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관방부장관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의원도 그만두신 분이다. 민간인 자격의 행동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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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장원재]日의 ‘5인 1조’와 韓의 ‘2인 1조’

    지난달 28일 서울 지하철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비정규직 수리공이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생각난 장면이 있었다. 2년 전 자전거 여행을 하던 중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에서 본 갓길 잡초 제거 모습이었다. 잡초 제거팀은 5인 1조였다. 그중 실제로 제초기를 메고 잡초를 베는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다른 한 명은 옆에 서서 손잡이가 달린 원반 비슷한 것을 들고 잘려나간 풀과 돌이 사방으로 튀지 않도록 막았다. 뒤에 따라오는 사람은 휴대용 송풍기로 바람을 날리며 도로에 떨어진 잡초 등을 길가로 밀어냈다. 나머지 두 명은 앞뒤에서 번쩍거리는 지시봉을 들고 이들을 호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작업 속도는 아주 느렸다. 작업자들은 묵묵히 한 걸음씩 나아갔다. 차가 가끔 지나가는 한적한 도로여서 예산 낭비가 너무 심한 게 아니냐며 혀를 차며 지나쳤다. 이후 일본에서 지내며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안전에 신경 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트럭이 공사장에서 나갈 때는 앞에서 차량을 인도하는 사람과 별도로 도로 양쪽에 안전요원이 배치된다. 차가 별로 없는 왕복 2차로 도로에서 세 명이 분주히 지시봉을 휘두르는 모습은 한편으로 너무 한가해 보이기도 했지만 일본의 ‘안전 제일주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일본에서도 사고는 난다. 4월 초 도쿄 지하철 구단시타(九段下) 역에서는 유모차 앞바퀴 축이 문에 낀 채 열차가 출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아기가 타고 있지 않았던 유모차는 플랫폼 끝에서 선로로 떨어졌다. 일본 언론은 ‘아기가 타고 있었으면 어떻게 됐겠느냐’며 그림까지 그려가며 비중 있게 보도했다. 정부는 지하철회사 안전 담당자를 모아 회의를 열었다. 이후 조사에서 문이 15mm 이상 떨어져야 감지시스템이 작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문에 낀 유모차 바퀴 축이 15mm 미만이어서 그대로 출발한 것이었다. 이후 연구기관에서 5mm까지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고 회사들은 앞다퉈 개선 방안을 내놨다. 기자는 당시 사고 소식을 듣고 ‘다친 사람도 없는데 기사가 되겠느냐’며 그냥 지나쳤다. 하지만 후속 조치를 지켜보면서 작은 사고를 예민하게 감지한 뒤 대책을 마련하는 일본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도 그랬다면 성수역(2013년), 강남역(2015년) 사망 사고가 나고도 ‘2인 1조’ 규정을 지키지 않아 구의역에서 김모 씨(19)가 목숨을 잃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개인적인 얘기지만 나의 외할머니는 2년 전 이면도로에서 후진하는 트럭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돌아가시기 두 달 전 일본을 다녀가신 게 마지막 모습이었다. 한국행 비행기를 타며 ‘일본이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라는 생각에 가슴을 쳤다. 일본에서 트럭이 후진할 때는 대부분 안내자가 있고 동시에 누구에게나 들리게 큰 경적 소리를 낸다. 이후 한국 운송업 종사자를 만날 기회가 있어서 ‘한국의 트럭 운전자들은 왜 이렇게 거칠게 운전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본과 한국의 운임이 몇 배 차이인 줄 아느냐”고 되물었다. 최소 2배에서 최대 10배라는 설명이었다. 안전에 필요한 것은 결국 관심과 돈이다. 안전 규정을 지킬 수 있을 만큼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위험이 약간이라도 감지되면 철저히 조사해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 시민들이 낸 돈이 어디에서 새고 있는지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구의역 사고도, 외할머니 사고도 재발할 수밖에 없다. 성인의 한 명으로서 언론사 종사자로서 구의역의 김 씨에게 다시 한 번 미안함을 느낀다. 장원재 도쿄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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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대피해국 일본… 아베노믹스 휘청

    일본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그동안 추진해 온 경기 회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24일 참의원 선거 유세차 이와테(巖手) 현을 방문한 자리에서 “외환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의 안정화가 필요하다. 새로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정책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날 밤 도쿄(東京)로 돌아온 직후 관저에서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재무상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세계경제에 미칠 리스크를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외환시장이 극도로 신경질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필요할 때 확실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환율 개입 의사를 밝혔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도 “중앙은행 간 스와프 협정을 활용해 유동성 공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엔화 강세는 수출 기업의 실적을 악화시키고 투자와 소비 침체로 이어지면서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끼친다. 일본 정부는 가뜩이나 약발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받는 아베노믹스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영국 인민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우리는 영국과의 공동 노력을 통해 계속 양국 관계를 수호하고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의 수출에서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불과해 수출 감소 등 직접적인 타격은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도쿄=장원재 peacechaos@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201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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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최대 은행 4000명 7월부터 재택근무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다음 달부터 일본 은행권에선 처음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육아와 간병으로 인한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최근 재택근무를 도입하기로 한 도요타자동차에 이어 일본 최대 은행까지 나선 것이다. 일본 은행들은 돈과 고객의 신용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보수적인 근무 방식을 고수해 왔다는 점에서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은행의 재택근무 제도는 일본 내 3만 명의 정사원이 대상이다. 일단 본사 기획부문 사원 등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뒤 점차 지점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신문은 “재택근무는 정보 유출 등의 위험이 있는 만큼 보안 조치를 취한 전용단말기를 지급해 정보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은행은 재택근무 외에 출퇴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시차출근제도 다음 달에 함께 도입한다. 출퇴근을 정시에서 1시간씩 차이를 두고 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이 자신의 퇴근 예정 시간을 상사와 상의해 정한 뒤 매일 자기 자리에 써 붙여두는 제도도 도입한다. 퇴근 시간 공개제도는 정사원뿐만 아니라 계약직과 파견 사원 등 일본 내 근무자 5만 명이 대상이다. 이 은행이 대대적인 근무방식 개선에 나선 것은 월 30∼35시간인 평균 잔업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근무방식 개선으로 10% 정도 잔업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재택근무제 도입 배경으로 1월에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도입되면서 시중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지자 비용을 절감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정년퇴직을 한 후여서 적은 인원으로도 생산성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육아, 간병 등을 하면서도 일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인재 유출을 막겠다는 취지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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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전역이 北사정권… MD 강화”

    일본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에 사실상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오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남단 오키나와(沖繩)를 포함해 일본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가는 데다 현재로선 요격 수단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2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전날 밤 참의원 선거 유세를 마치고 도쿄(東京)에 돌아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북한의 미사일 능력이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하고 미일 미사일방어(MD) 능력을 시급히 높이기로 했다. 전날 발사된 무수단 미사일은 고도를 높여 400km가량 비행했지만 최대 사거리는 3000∼4000km에 이른다. 북한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2000km 이상 비행할 경우 일본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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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최대 미쓰비시도쿄UFJ은행, 7월부터 재택근무 도입

    일본 최대 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7월부터 일본 은행권에선 처음으로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등 대대적인 근무방식 개선에 나설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일본 은행들은 그 동안 돈과 고객 신용 정보를 다룬다는 점에서 보수적인 근무 방식을 유지해 왔다. 다음 달 도입되는 재택근무 제도는 3만 명의 정사원을 대상으로 한다. 은행 측은 일단 본사 기획부문 사원 등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뒤 점차 지점 등으로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신문은 “재택근무는 정보 유출 등의 위험이 있는 만큼 보안 조치를 취한 전용 단말기를 지급해 정보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은행은 재택근무 외에 출퇴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시차출근제도 다음 달부터 도입한다. 출퇴근을 정시에서 1시간씩 차이를 두고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사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기 위해 출근한 직원들이 자신의 퇴근 예정 시간을 상사와 상의해 정한 뒤 매일 공개하는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정사원 뿐 아니라 계약직, 파견사원을 포함한 국내 근무자 5만 명이 적용 대상이다. 이 은행은 이런 근무방식 개선을 통해 1인당 평균 잔업시간을 월 30~35시간에서 10% 가량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육아, 간병 등을 하면서도 일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인재 유출을 막겠다는 취지다. 일본에서는 최근 도요타자동차가 직원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저출산 시대의 경력단절을 없애려는 근무형태 재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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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 보장한다더니…日 샤프 인수한 훙하이 “7000명 감원” 예고

    지난 2월 샤프 인수를 결정한 대만 훙하이(鴻海)그룹이 인수 절차 마무리를 앞두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훙하이는 애플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을 계열사로 둔 세계 최대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자기업이다. 궈타이밍(郭臺銘) 훙하이 회장은 전날 대만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장소를 바꾸고 사육사를 바꿔도 나쁜 계란만 낳는 닭은 필요 없다. 샤프는 존속시키겠지만 잘라야 할 사람은 자를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 후에도 고용을 보장하겠다’던 방침을 철회한 것이다. 그는 “일본 (경영) 방식이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단호하게 없앨 것”이라며 일본식 경영의 특징인 연공서열과 종신고용 대신 개인별 성과 평가와 신상필벌을 강조했다. 이는 최근 일본 내에서 확산되는 성과주의 흐름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샤프 사장으로 내정된 다이정우(戴正吳) 훙하이 부총재는 ‘국내외 직원 7000명 감원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7000명은 샤프 전체 직원 약 4만4000명의 16%에 해당한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내에서 2000명, 해외에서 5000명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이 부총재는 “또 샤프에는 고비용과 비효율, 사치가 가득하다”며 직격탄을 날린 뒤 “비싼 부품을 가격 그대로 무기한 구매하고 있다. 납기와 코스트 관리를 엄격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는 샤프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부품 등을 훙하이 산하 공장에서 생산하도록 해 비용을 절감하고 인력을 감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샤프는 23일 오사카(大阪)에서 주총을 열고 훙하이그룹 편입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104년 역사의 샤프는 일본 전자 대기업 최초로 해외자본에 넘어갔다. 다카하시 고조(高橋興三) 샤프 사장은 “주주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없어 진심으로 죄송하다. 깊이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훙하이로의 편입 절차는 이르면 이달 중 마무리된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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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핵화 대화 재개 가능성 일축한 北

    “세계 비핵화 전에는 핵을 포기할 수 없다. 6자회담은 죽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22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26차 동북아시아 협력대화(NEACD) 이틀째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의 발언은 김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신임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한미일 3국 대표들이 이날 오전 북한의 두 차례 무수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강하게 비판한 데 대한 반발로 나왔다. 3국 대표는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는 한편 북한 핵 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도 관련 국가들이 한반도의 긴장을 더욱 끌어올려서는 안 되며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북한 측을 압박했다. 최 부국장은 연설을 통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 평화조약 체결, 세계 비핵화 등을 요구했다. 또 5월 7차 당 대회에서 확인한 ‘핵·경제 병진 노선’의 정당성을 재차 천명했다고 베이징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국제 분쟁 및 협력연구소(IGCC)’와 중국 외교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중국국제문제연구원(CIIS)이 공동 주최하는 NEACD 회의는 민간 전문가는 물론이고 6자회담 참가국 대표가 모두 참석해 ‘미니 6자회담’으로 불린다. 북한 측은 2012년 다롄(大連) 회의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대표단을 보냈다. 이번 회의는 21일부터 3일간 일정으로 열리고 있다. 한미일 3국은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들과의 ‘통일 대화’에서 “북한은 끝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고 지금도 핵보유국이라는 억지 주장을 하면서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도발과 고립의 길을 가고 있다”며 “무모한 도발 끝에는 완전한 고립과 자멸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북한 정권은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이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혀 3월 대북제재 결의안에 이어 국제사회 차원의 추가 대북제재를 추진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21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은 유엔에서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에 책임을 묻기 위한 국제사회의 의지를 다질 것”이라며 “이런 도발은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강력히 이행토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2일 참의원 선거 유세를 위해 방문한 구마모토(熊本) 현 구마모토 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미국 한국과 긴밀히 연계해 북한이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못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주중 일본대사관을 통해 북한에 엄중 항의했으며 관계 부처 국장급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도쿄=장원재 특파원 /장택동 기자}

    • 201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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