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사드포대, 평지 배치… 레이더 100m 밖은 출입제한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사드 배치 후폭풍]美 괌기지 내 사드운용 실태

괌기지 사드포대 부대원 2013년 8월 빈센트 브룩스 미 태평양 육군사령관(현 주한미군 사령관·앞쪽)이 괌의 사드 포대를 방문해 부대원들에게 작전 운용과 전투준비 태세에 대한 훈시를 하는 모습. 사진 출처 미 육군 홈페이지
괌기지 사드포대 부대원 2013년 8월 빈센트 브룩스 미 태평양 육군사령관(현 주한미군 사령관·앞쪽)이 괌의 사드 포대를 방문해 부대원들에게 작전 운용과 전투준비 태세에 대한 훈시를 하는 모습. 사진 출처 미 육군 홈페이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경북 성주 지역 배치가 확정되면서 미국이 괌에 배치한 사드 포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괌 사드 포대는 미 본토 밖에 실전 배치된 유일한 사드 전력이다. 이 부대의 현황과 운용 방식은 내년에 성주에 배치될 사드 포대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사드 레이더 기지 배치는 정부의 지원 약속과 유해성이 없다는 설명회 이후 자치단체가 받아들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 한국과 달리 평지에 배치된 괌 사드 포대

미국은 2013년 4월 북한이 괌을 타격할 수 있는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사거리 3000km 이상) 발사 징후를 보이자 텍사스 주 포트블리스 육군 기지에서 괌으로 사드 1개 포대(알파 포대)를 전진 배치했다.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는 B-52 폭격기와 B-2 스텔스 폭격기 등 유사시 한국으로 긴급 출격하는 대북 핵우산 전력이 집중 배치돼 있다.

괌 사드 포대는 중대(200여 명) 규모로 운용되며 중령이 지휘관을 맡고 있다. 괌의 북서쪽 앤더슨 기지 내 해안 정글지역 평지(사이트아르마딜로)에 탐지 레이더와 요격 미사일 발사대(6기), 교전통제소가 배치돼 있다. 경북 성주에 배치되는 사드 포대가 탐지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피하기 위해 해발 400m 고지에 들어서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괌 사드 기지의 탐지 레이더는 적 탄도탄 요격을 위해 종말모드로 운용되고 이로부터 500m가량 떨어진 곳에 요격미사일 발사대를 부채꼴 형식으로 배치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더 전자파의 인체 유해 거리인 100m 이내에는 부대원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그 밖으로는 별다른 제약이 없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괌 사드 포대는 태평양 지역의 모든 공군 전력과 미사일방어 체계를 담당하는 제84 육군 방공미사일방어사령부(AAMDC)의 지휘를 받는다. 부대 명칭은 ‘태스크포스 탤런(Task Force Talon·맹금류의 발톱)’이고, 별칭은 ‘무수단 파괴자들(Musudan Manglers)’이다.

괌 사드 포대 장병들은 4∼6개월 주기로 미국 본토의 사드 포대 장병들과 순환 배치된다. 장비는 두고 숙련된 운용 병력만 교대하는 방식이다. 주한미군에 배치된 신형 패트리엇(PAC-3) 부대원들도 같은 방식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면 이처럼 미 본토와 괌의 사드 부대원들이 일정 주기로 교대 배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사드 1개 포대는 C-17 수송기에 실어 세계 각지로 이동 배치한다”며 “내년에 성주에 배치될 사드 포대도 같은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부 지원 약속과 설명회 이후 수용한 일본

일본에서는 요격 미사일을 제외한 사드 레이더가 교토(京都) 부와 아오모리(靑森) 현에서 가동 중이다. 북한이 괌 방향으로 미사일을 쏠 때는 교토의 레이더가, 하와이 방면으로 쏠 때는 아오모리의 레이더가 탐지한다.

2013년 미일 정상회담에서 교토 북부 교탄고(京丹後) 시 교가미사키(經ケ岬)에 사드 레이더를 배치하기로 결정하자 주민들은 전자파 위험을 들어 반대했다. 이후 정부의 예산 지원 약속과 전자파 유해성의 전문가 자문 과정을 거쳐 같은 해 9월 지자체가 레이더 배치를 수용했다. 일부 야권의 반대는 있었지만 한국처럼 전국적인 이슈가 되지도 않았다.

2014년 10월 레이더 가동 이후 소음 등을 느낀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미군과 일본 정부는 소음 저감 장치를 부착하고 “바다 쪽으로 전파를 쏴 건강에 영향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달에도 기지 앞에서 350여 명이 참여하는 시위가 열리는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4년부터 교탄고 시에 총 30억 엔(약 330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시는 이 돈으로 도로를 정비하고 주차장을 만드는 등 인프라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06년 사드 레이더가 설치된 아오모리 현 쓰가루 시는 10년간 32억 엔(약 350억 원)을 지원받아 의료 예산으로 활용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사드#괌#레이더#100m#평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