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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3관왕’ 조기성(26·부산장애인체육회)이 주종목 자유형 100m에서 5위를 기록했다. ‘디펜딩 챔프’ 조기성은 26일 오후 5시 14분 일본 도쿄 아쿠아틱tm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100m(S4) 결선에서 1분28초46를 기록했다. 조기성은 이날 2번 레인에서 물살을 갈랐다. 첫 50m를 3위(41초33)로 주파하면서 2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였지만 50~100m 구간에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조기성의 이 종목 최고기록은 2015년 영국 글래스고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때 기록한 1분22초85이다. 5년 전 리우 패럴림픽 때는 1분23초36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영 50m 6위, 자유형 100m 5위를 기록한 조기성은 계속 도전을 이어간다. 30일 오전 9시 31분 자유형 200m 예선, 내달 2일 오전 10시 57분 자유형 50m 예선에 나선다. 내달 3일 오전 10시 3분에는 배영 50m에도 도전한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탁구 대표팀 정영아(42.서울시청)가 3회 연속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정영아는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도쿄 대회에선 부상 여파로 4강 진출이 목표라고 언급했지만 출발은 좋다. 정영아는 26일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단식예선(WS5)에서 중국의 판 지아민()을 3-2으로 제압했다. 27일 경기에서도 승리하면 조 1위로 8강 진출이다. 정영아는 경기 전 “시어머니가 보고 계실 거 같아 잘하고 싶은 마음이다. 출산과 코로나로 오랜만의 국제무대인데 못하는 모습보다 잘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라고 했다. 탁구는 패럴림픽의 대표적인 효자종목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 로마 패럴림픽 이후 탁구에서 메달을 총 81개(금 24, 은 28, 동 29개) 수확했다. 직전 대회인 리우에서도 금1, 은3, 동5개를 따냈다. 도쿄에서는 금 2, 은 4, 동 5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역대 패럴림픽에서 동메달만 땄는데, 이번대회 목표는? 도쿄 패럴림픽 목표는 4강이다. 어깨 통증이 있고 손목에 물이 차는 부상으로 훈련을 많이 못했다. 현실적인 목표를 잡았다. Q. 출산 후 복귀가 쉽지 않았을 텐데 복귀 배경은? 결혼하고 아기를 가질 때부터 아기 낳고 다시 복귀하겠다고 마음먹었었다. 임신하고 출산까지 17개월 정도 쉰 것 같다. 시어머니가 뒷바라지 해줄 테니 힘 닿는 데까지 운동하라고 응원해주시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다. Q. 엄마가 되고 무엇이 가장 많이 달라졌나? 전에는 나만 생각하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었는데, 엄마가 되니 가족을 많이 생각하게 된다.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아기를 돌보는 게 1번이다. Q. 워킹맘으로서 힘든 건?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기를 떼어놓고 운동을 한다는 것과 같이 시간을 많이 못 보내주는게 힘들고 마음이 짠하다. Q. 경력단절을 이겨내기 위한 조언을 한다면? 나는 임신하고 출산하고 다시 돌아오기 위한 계획을 미리 세워두었다. 그리고 그걸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면 다시 나올 수 없었을 거다. 머리로 계획을 세우고 그걸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문에 합숙이 길어져서 가족을 오랜 기간 못봤을 텐데? 오래 떨어져 있었다. 쉬는 시간마다 전화나 영상통화를 한다. 딸이 한번씩 ‘엄마 거기서 뭐해? 집에는 안 와? 빨리 와!’ 이럴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나는 탁구 선수다. 이기든 지든 또 할 것이다. 탁구를 손에서 놓지 않을 생각이다. Q. 탁구의 매력은? 다치고 나서 사고 후유증으로 약(진통제, 항우울제 등)을 3년 반 동안 먹었다. 의사가 약을 못 끊을 거라고 했고 끊으면 죽는다고 했다. 그런데 나 스스로 6개월간 약을 먹지 않고 버텼다. 그리고 탁구를 하니 괜찮았다. 땀 흘리고 피곤하니 잠을 잘 잤다. 10년 넘게 지금까지 약을 먹지 않고 있다. 탁구를 하면서 건강해지고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게 되었다. 그 약을 지금까지 먹었다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 하윤이를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Q. 탁구를 하게된 계기는? 언니가 나를 지체장애인협회로 데려갔다. 협회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1년 동안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4개나 땄다. 그리고 취업도 했다. 그리고 협회에서 만난 언니를 따라 우연히 복지관에 갔다가 탁구를 시작했다. 그때가 2005년이다. 2006년부터 선수로 등록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나갔는데 2등을 했다. 이후 3년 동안 2등만 하다가 2009년 정상에 올랐다. 그때부터 출산하기 전인 2017년까지 국내 경기에서 한번도 진 적이 없다. Q. 다른 종목 중에 하고 싶은 게 있는지? 휠체어 컬링을 했다. 복지관에서 탁구를 하고 있는데 컬링 선생님이 휠체어 컬링을 하자고 했다. 여름에는 탁구를, 겨울에는 휠체어 컬링을 하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6~7년 정도 휠체어컬링을 병행했다. 휠체어컬링을 하는 동안 8등에서 7등, 6등, 3등으로 올라갔다. 점점 실력이 늘어 국가대표를 경험했고 2010 밴쿠버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선 아깝게 1점 차로 우리 팀이 떨어졌다. 2010 밴쿠버에서 우리나라가 은메달을 땄는데 만약 출전했다면 우리나라 최초로 여름·겨울 패럴림픽 동시 메달리스트가 될 뻔 했다(웃음). 이후에도 실업팀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은 적도 있었다. 지금은 탁구만 집중하고 있다. Q. 귀국할 때 목에 걸고 싶은 메달은? 현실적으로 4강 안에 들어가는 목표를 잡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메달색은 상관없다. 여기 출전한 선수들 모두 너무 잘한다. Q. 대회 끝난 후 계획은? 도쿄 대회를 마치고 은퇴하고 싶었는데, 박재형 감독님이 ‘너무 아깝다. 한 번 더 해보자’고 해서 파리 패럴림픽까지 도전해 볼 생각이다. 같이 운동했던 문성혜 선수도 아이 셋을 낳고 돌아왔다. 전화해서 손잡고 같이 파리에 가자고도 했다. 단체전에서 메달 따고 에펠탑 앞에서 커피 마시기로 약속했다. 그때까지 열심히 하고 정상에서 내려오고 싶다. Q. 은퇴 후에는 무엇을 하고 싶나? 나는 지도자보다 선수들을 서포트 할수 있는 스포츠 행정을 하고싶다. 관련한 공부도 하고 차근차근 준비해보겠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대한민국 장애인 양궁 ‘대들보’ 김민수(23·대구도시철도)가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금빛 과녁을 조준한다. 김민수는 어릴 적 친구와 놀면서 건물 2층 높이 담벼락에 올라갔다가 담이 무너져 두 다리를 잃고 장애가 생겼지만, 절망 대신 활을 잡았다. 양궁은 김민수에게 희망이 됐다. 그는 “양궁을 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게 됐다. 말수도 늘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회상했다. 활을 잡은 김민수는 대한민국 장애인 양궁 간판으로 성장했다. 처음으로 출전한 2016 리우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는 주목할 만한 성적은 거두지 못했지만, 이를 보약 삼아 2018년 체코 세계랭킹 토너먼트 남자 리커브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이어 2019년 네덜란드 세계장애인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오픈에서는 662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다. 한 번 경험해 본 패럴림픽 무대이기에 긴장 대신 여유가 묻어났다. 김민수는 “설렌다”며 “특별히 견제하는 국가나 선수는 없다. 나만이 경쟁 상대”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민수를 바라보는 유인식 감독은 “컨디션이 좋다. 도쿄 날씨가 너무 더워 고생하는데 젊고 건강해서 본인 스스로가 자신 있다고 이야기한다”며 흐뭇해했다. 김민수의 시선은 정상을 향하고 있다. 그는 “후회 없이 한 발 한 발 집중해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 도쿄에서 애국가가 울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목표를 설정했다. 유인식 감독은 “더운 날씨 등 변수가 있지만, 김민수의 개인전 금메달을 바라고 있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의 도쿄 패럴림픽 시작은 27일 오전 9시 구동섭(40·충북장애인체육회) 김란숙(54) 김옥금(61) 조장문(55·이상 광주광역시청) 최나미(55·대전광역시청)가 알린다. 김민수는 이날 오후 2시 남자 리커브 랭킹 라운드에서 첫 활시위를 당긴다. 여유가 금빛 과녁으로 이어질지 기대가 쏠린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남자 휠체어농구 대표팀의 김태옥(34·서울시청)은 고 한사현 감독(1968~2020) 얘기가 나오자 바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함께 한 투병생활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사현 감독은 간암, 김태옥은 위암이었다. 김태옥은 “감독님이 처음 암 진단을 받고 나도 두 달 뒤에 암진단을 받았다. 같이 패럴림픽을 바라보고 열심히 훈련해 왔는데 나만 이렇게 뛰고 있는 것 같아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했다. 그는 태극마크까지 단 기쁨보다 살아남은 자의 미안함을 먼저 이야기했다. 안타깝게도 한 감독은 지난해 9월 암 투병 끝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꿈에 그리던 패럴림픽 무대를 선수들과 함께 밟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한국 휠체어농구는 2000년 시드니 이후 21년만에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냈는데, 그 중심에 휠체어농구 1세대 한사현 감독이 있었다. 현재 대표팀 주축선수들은 대부분 한 감독이 발굴해낸 제자들이다. 김태옥도 한 감독과 서울시청 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각별한 사이다. 김태옥은 위암을 극복하고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했지만 아직 완치 상태는 아니다. 그는 현재 자신의 몸상태에 대해 “추적치료 중이다. 앞으로 3년 정도는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태옥은 지난 2019년 10월 태국에서 열린 패럴림픽 출전권 예선 대회 직전에 위암 2기 판정을 받았다. 합숙훈련 중에 복통이 너무 심해 검사를 했다가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투병생활은 쉽지 않았다. 20대 초반 낙상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찾아온 데 이어 암까지 그를 덮쳤다. 생의 마지막을 생각할 만큼 힘든 시간들이 몸을 옥죄었다. 그럼에도 희망을 먼저 찾았다. 김태옥은 “힘들었던 시간이면서도 한편으로 감사한 시간이었다. 한 감독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내가 아직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대표팀 동료들을 포함해 주변에서도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을 많이 보내줬기 때문에 여기까지 버티고 온 것 같다”라고 했다. 패럴림피언은 흔히 ‘사선을 넘은 전사’라고 불린다. 장애와 병마를 극복하고 세계무대에서 경쟁하기 때문이다. 김태옥은 두 차례 사선을 넘은 태극전사다. 더 단단하고 야무지다. 게다가 혼자 뛰지 않는다. 그는 “내 가슴에 감독님이 함께 계신다”라며 “감독님이 이루지 못한 패럴림픽 4강을 꼭 이루고 싶다. 더 나아가 메달권까지 노려보고 싶다”라고 눈빛을 반짝였다. 한국 대표팀은 스페인, 캐나다, 터키, 콜롬비아, 일본과 A조에 속해있다. 대표팀은 25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세계랭킹 3위 스페인에53-65로 석패했다. 26일 세계랭킹 6위 터키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첫 승을 노린다. 한국은 A조에서 4위 안에 들면 8강에 진출한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리우 3관왕’ 조기성(26·부산장애인체육회)이 주종목 자유형 100m에서 가볍게 결선에 올랐다. ‘디펜딩 챔프’ 조기성은 26일 오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수영 자유형 100m(S4) 예선에서 1분30초41을 기록하며 전체 5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조기성은 이날 1조 5번 레인에서 물살을 갈랐다. 전날 평영 50m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낸 ‘5번 레인’ 로만 즈다노프(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와 경쟁했다. 첫 50m를 43초89, 4위로 주파했고, 50~100m 구간을 1분30초41, 3위로 마무리했다. 조기성은 전날 패럴림픽 무대에서 첫 도전한 평영 50m에서 결선 6위를 기록했지만 51초58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다. 조기성의 이전 평영 50m 개인 최고 기록은 2021년 베를린월드파라시리즈에서 기록한 52초60으로 이 기록을 1초02 앞당겼다. 목표로 삼았던 ‘멀티 종목’ 메달을 놓친 후 조기성은 자신의 주종목에서 명예 회복할 뜻을 분명히 했다. “평영에서 역사를 쓰는 데 실패했다. 자유형에선 내 명성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조기성은 2015년 영국 글래스고 세계선수권에서 1분22초85로 1위에 오른 후 5년전 리우 대회에서 1분23초3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조기성은 이날 오후 5시 14분 시작하는 결선 무대에서 2개 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코트 위에선 무뚝뚝한 표정인데 입을 열면 달변이고, 상냥하다. ‘국보센터’로 불리며 농구 코트를 누비다 방송인으로 제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는 서장훈(47)과 닮았다. 무엇보다 실력이 서장훈을 닮았기에 그를 ‘휠체어농구의 서장훈’이라고 부른다. 21년 만에 패럴림픽 무대를 밟은 한국 휠체어농구의 에이스 김동현(33·제주삼다수) 얘기다. 한국 남자 휠체어농구 대표팀이 25일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 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조별리그 A조 첫 경기에서 스페인을 만나 53-65로 패했다. 스페인은 2016 리우대회 준우승팀으로 A조 최강팀으로 꼽힌다. 한국은 국제무대에서 스페인을 한 번도 넘지 못했다. 그런 스페인을 상대로 김동현은 풀타임(40분)을 뛰며 3점슛 2개를 포함해 24점을 쓸어 담았다. 양팀 통틀어 최다 점수다. 체격이 좋은 스페인 선수들을 상대로 페인트존에서 리바운드도 14개나 잡았다. 이것 역시 양팀 최다. 김동현은 “리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세계 강호 스페인을 만나서 좀 힘들었는데 잘 헤쳐나간 것 같다. 좋은 경기를 펼친 것 같다”고 했다.그러면서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고 선수들이 하다 보니 이기려는 마음이 생겼다. 점수 차도 얼마 안 났다”며 “(우리 선수들을) 감히 평가하자면 90점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세계의 벽이 그렇게 너무 높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점수 차 얼마 안 나니까 허물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선수들이 그런 생각으로 임한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2000 시드니대회 이후 21년 만에 밟는 패럴림픽 무대였기에 받았을 부담감과 두려움도 잘 극복했다. 김동현은 휠체어농구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하나다. 여섯 살 때인 1994년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절단한 김동현은 초등학교 6학년 때 휠체어농구를 시작했다. 서양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 힘 있는 몸싸움과 골밑 장악력, 수비를 앞에 두고 던지는 슈팅이 장점이다. 이탈리아 세미프로리그에서 뛰기도 했다. 김동현은 패했지만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대화를 나누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졌지만 희망을 봤고,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는 스페인과 4쿼터 중반까지 대등하게 싸운 것에 대해 “아시아 선수들은 보통 유럽 선수들의 피지컬이 워낙 좋기 때문에 세다고 생각하고 임한다. 우리가 기술력에서 앞서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5명이 다 골고루 득점이 있었고, 열심히 움직였다. 아쉬운 건 마지막에 체력저하가 됐는지 집중력이 떨어졌던 것 같다”며 “첫 경기고, 우리가 스페인을 이기고자 했다기보다 목표는 일단 4강이고, 당장 8강이 있기 때문에 그걸 생각했다. 다음 경기를 열심히 임하자는 마음으로 파이팅으로 다지고자 모여서 이야기도 했다”고 보탰다. 스페인, 캐나다, 터키, 콜롬비아, 일본과 같은 조에 속한 한국은 A조에서 4위 안에 들어야 8강에 갈 수 있다. 김동현의 왼쪽 팔뚝에는 아기 발모양의 타투가 있다. 딸의 발을 새긴 것이다. 타투를 묻자 “딸(2014년생)이 태어났을 때의 발모양과 생년월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들도 여기 있다”며 유니폼 정면 상의 번호 ‘40’을 들어서 보였다. “2018년생인데 생년월일을 더하면 40”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아빠의 패럴림픽 출전을 아느냐고 묻자 “잘 모를 거다. 응원은 그냥 엄마가 시켜서 하는 거다”며 “코로나19 때문에 가족을 보지 못 만난 지 오래됐다. 너무 보고 싶다”고 했다. 김동현은 이날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터키와 조별리그 2차전에 나선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2000 시드니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이후 21년 만에 밟은 패럴림픽 본선 첫 경기에서 세계의 벽을 실감했지만 동시에 희망과 자신감을 심어준 한 판이었다. 한국 남자 휠체어농구 대표팀은 25일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종합 스포츠 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패럴림픽 조별리그 A조 첫 경기에서 ‘강호’ 스페인을 상대로 선전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53-65, 12점차 패배를 당했다. 아쉽게 서전에서 패했으나 상대 스페인은 2016 리우대회 준우승팀이다. A조 최강팀으로 꼽힌다. 한국은 국제무대에서 스페인을 한 번도 넘지 못했다. 그럼에도 4쿼터 종료 5분35초를 남기고 이병재(40·춘천시장애인체육회)가 자유투 1개를 성공하며 44-46, 2점차까지 괴롭혔다. 이후 자유투와 쉬운 골밑슛 집중력에서 승부가 갈렸다. 졌지만 고광엽(49) 감독과 선수들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고 감독은 “리우대회 때 은메달 팀(스페인)이고, 신장 면에서 열세가 있다 보니까 우리가 조금 부족했다. 스페인이 워낙 강팀이다 보니까 선수들이 쉬운 슛을 놓친 게 아쉽다. 첫 경기여서 부담감도 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식스맨들이 멤버 교체 때마다 역할을 충분히 했다. 양동길(20·서울특별시) 선수나 김상열(38·춘천시장애인체육회) 선수가 역할을 충분히 해 줬다”고 보탰다. 또 “(막판에) 체력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 낮은 포인트(스포츠등급) 선수들이 찬스가 많이 났는데 오히려 자원이 부족하다 보니까 바꿀 멤버가 없어서 (체력 때문에) 그게 좀 아쉬웠다. 쉬운 슛은 농구선수라면 기본적으로 넣어야 하는데 못 넣은 건 우리가 잘못한 것이다”고 말했다. 휠체어농구는 선수별 스포츠 등급을 매기는데 합산 14포인트 이하로 코트 위 5명을 구성해야 한다. 주장 조승현(38·춘천시장애인체육회)도 “우리 대표팀이 되게 오랜만에 국제대회에 나온 거다. 그러다 보니 해외 심판들의 성향을 잘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다. 국내에서도 나오지 않는 파울이 나오다 보니 초반에 파울을 많이 저질렀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상대 선수가 내 휠체어 위에 올라오면 나는 항상 내려줬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대회 때도 그랬다. 그런데 상대 선수 몸에 손을 댔다고 차징을 부니까 좀 억울했다. 오늘 경기를 통해 감을 잡았으니 다음 경기부터는 더 잘 신경 쓰겠다”고 보탰다. “솔직히 아쉽다”며 땀을 닦은 조승현은 “그래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해준 경기였다고 말하고 싶다. 21년을 기다렸다. 선수들 모두 엄청 긴장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코트에 들어섰다. 오늘 경기를 통해 강팀과 붙어도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했다. 고 감독도 “선수들의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남은 경기도 이런 식으로 게임을 운영하다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오늘 조승현 선수가 일찌감치 파울 트러블에 걸려서 득점력이 밀려서 그랬지만 다 역할을 했다”고 했다.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경기였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 경기 막판에 자신감을 주기 위해서 더 투입하기도 했다”고 했다. 시드니 대회 이후 21년 만에 패럴림픽 무대를 온 고 감독은 “긴장이 많이 됐다. 감독으로 부임하고 첫 경기다 보니까 긴장이 많이 됐다. 위기에서 잘 대처를 하지 못한 게 아쉽게 남았다. 오늘 많은 걸 배웠다”고도 했다. 조승현은 “(다음 상대인) 터키도 강팀이다. 그래도 붙어본 적이 있어서 자신이 있다. 오늘 경기 승리가 목표가 아니라 8강, 4강 진출이 목표인 만큼 분석 잘해서 좋은 경기를 펼치도록 하겠다. 선수들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좋은 편이다”고 했다. 한국은 이날 오후 5시 같은 장소에서 터키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터키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리우대회에서 4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스페인, 캐나다, 터키, 콜롬비아, 일본과 같은 조다. 조 4위 안에 들면 8강에 진출할 수 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아프가니스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할 예정이던 태권도 대표 자키아 쿠다다디(23)가 육상 대표 호사인 라술리(24)와 함께 아프간을 탈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두 선수는 24일 막을 올린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정권을 잡으면서 원래 출국 예정일이던 16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떠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쿠다다디는 이후 여러 채널을 통해 자신들이 패럴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하던 상태였다. 크레이그 스펜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대변인은 25일 “많은 이들이 두 선수를 안전하게 대피시키려고 노력했고, 그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두 사람은 현재 안전한 장소에 머물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 장소가 어디인지는 말해줄 수 없다. 이는 스포츠가 아니라 한 사람의 목숨과 안전에 관계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IPC는 개회식이 열리기 전 두 선수가 이번 대회에는 참가하지 못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경기를 치를 수 있을 만큼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스펜스 대변인은 이날도 “두 선수가 엄청난 트라우마를 겪었다는 사실을 모두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이 둘에 대한 심리 상담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안전한 곳에서 다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자세한 내용에 대해 함구하는 걸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쿠다다디가 출전하기로 되어 있는 도쿄 패럴림픽 태권도 여자 49kg급 K44등급 첫 경기는 9월 2일 열리지만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편 호주 ABC 방송은 “호주 정부가 아프간 여자 축구 선수를 포함한 50명 이상의 여자 스포츠 선수와 그들의 가족을 탈출시켰다”고 전했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수영 황제’ 마이크 펠프스(36·미국·은퇴)는 올림픽 수영에서 무려 2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평영 종목에서는 금메달은커녕 동메달도 하나 따지 못했다. ‘펠피시(펠프스+피시)’에게도 평영이 난공불락이었던 건 자유형과 접영, 배영은 사용하는 근육이 비슷한 반면 흔히 ‘개구리헤엄’이라고 부르는 평영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때 남자 자유형 50-100-200m(S4)에서 3관왕을 차지한 조기성(26·부산장애인체육회)이 2020 도쿄 패럴림픽 무대에서 자유형과 평영에 동시에 나서기로 건 ‘재미있는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뇌병변 장애인인 조기성은 수영 SB3, S4 스포츠 등급에서 팔, 어깨 등 상체 근육을 활용해 헤엄을 친다. 반면 평영은 하체 힘이 더 많이 필요하다. 조기성은 “계속 자유형만 하다 보니 기록 정체기가 와서 힘들었다. 이러다 수영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것 같아 새로운 영법에 도전하게 됐다”면서 “평영을 시작한 뒤 기록을 줄여나가는 재미가 생겼다. 한때 은퇴 생각까지 했었는데 요즘에는 수영이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 재미는 도쿄 패럴림픽 무대에까지 이어졌다. 25일 오후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수영 남자 평영(SB3) 50m 결선에 나선 조기성은 휠체어를 탄 채 왼쪽 가슴의 태극기를 두드리며 경기장에 들어섰다. 7번 레인에서 경주를 벌인 조기성은 51초58의 이 종목 개인 최고 기록으로 6위에 올랐다. 조기성은 경기를 마친 뒤 “몸 상태는 전반적으로 괜찮았는데 전반과 후반에 페이스 차이가 많이 났다. 후반 페이스를 잡지 못한 게 아쉽다”면서 “앞으로 기록 경신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얻었다. 앞으로도 계속 평영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길호 대표팀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그동안 대회에 못 나갔다. 2019년 장애인전국체육대회를 마지막으로 대회가 없었다. 앞으로 대회를 거치면서 영법을 완성해 가겠다. 내년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에서 완성형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접영 100m(S14)에 출전한 조원상(29·수원시장애인체육회)은 58초45로 터치패드를 찍으면서 7위로 경주를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조원상은 다음 달 2일 배영 100m에도 출전한다. 한편 한국 탁구 대표팀 막내 윤지유(21·성남시청·S3)는 이날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단식 예선에서 2연승을 챙기며 8강 진출을 확정했다. 리우 패럴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서수연(35·광주시청)도 S1-2 단식 첫 경기에서 마리암 알미리슬(29·사우디아라비아)을 3-0(11-1, 11-1, 11-2)으로 제압하고 첫 승리를 따냈다. 21년 만에 패럴림픽 무대를 밟은 휠체어 농구 대표팀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리우 대회 은메달 팀 스페인에 53-65로 졌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의 ‘막내’ 탁구 대표팀 윤지유(21·성남시청)가 개인 단식 8강전에 선착했다. 윤지유는 25일 일본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개인 단식(스포츠등급 3) 예선에서 2연승을 챙기며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오전 단식 1회전에서 마를리아니 아마라우 산투(30·브라질)를 3-0(11-2, 11-6, 11-1)으로 제압한 윤지유는 오후에 열린 2회전에서도 알레나 카노바(41·슬로바키아)에게 3-0(11-5 11-3 11-7)으로 완승, 3등급 C조 1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예선에서는 속한 조에 따라 선수별로 예선 2, 3경기를 치러 16강 진출자를 가린다. 하지만 2연승으로 조 1위가 된 윤지유는 16강전을 치르지 않고 8강에 직행하게 됐다. 8강전은 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2000년생인 윤지유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서도 대표팀 막내로 출전했다. 당시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했지만 개인전에서는 4위에 그쳤던 그는 5년 만에 열린 패럴림픽에서 개인전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장애인 탁구는 패럴림픽과 장애인아시아경기 때마다 한국에 많은 메달을 안겨주는 ‘효자 종목’이다. 2012년 런던 패럴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1개와 은메달 4개, 동메달 4개를 따냈고, 리우 대회에서는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5개를 거머쥐었다. 19명이 출전한 도쿄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5개 등 두 자릿수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대한민국 선수단의 총 목표인 금메달 4개 중 절반이 탁구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지유뿐 아니라 이날 예선 경기를 치른 많은 선수가 첫 승리를 맛봤다. 리우 대회 은메달리스트인 서수연(35·광주시청)은 단식(스포츠등급 1-2) 첫 경기에서 마리암 알미리슬(29·사우디아라비아)를 3-0(11-1, 11-1, 11-2)으로 제압하고 첫 승리를 따냈다. 남자 단식 차수용(41·대구광역시청)은 일본의 베테랑 미나미 노부히로(52)를 상대로 3-2(11-9, 7-11, 8-11, 11-7, 12-10) 역전승을 거뒀다. 5세트에서 한 때 7-10까지 뒤처졌던 차수용은 뒷심을 발휘해 12-10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탁구 대표팀 ‘터줏대감’ 김영건(37·광주시청)도 페테르 미할리크(45·슬로바키아)를 접전 끝에 3-2(11-8 10-12 14-16 12-10 11-8)로 물리쳤다. 또 박진철(39·광주시청)과 박홍규(48·충북장애인체육회),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 남기원(55·광주시청),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 이미규(33·울산장애인체육회) 등은 상대에게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3-0으로 1승씩을 올렸다. 리우 대회 남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김정길(35·광주시청)은 단식 1회전에서 필리프 나하젤(41·체코)에 1-3으로 일격을 당했으나, 남은 예선 경기에서 반전을 노린다. 탁구 종목 출전 선수들의 스포츠등급은 지체장애(1¤10등급)와 지적장애(11등급)로 분류되며, 지체장애 등급은 다시 휠체어를 사용하는 선수(1¤5등급)와 입식(6¤10등급)으로 나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접영 100m를 마무리한 조원상(29·수원시장애인체육회)이 시원섭섭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조원상은 25일 오후 6시 5분 일본 도쿄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수영 남자 접영 100m(S14) 결선을 7위(58초45)로 마무리했다. 조원상은 경기 후 “나이 서른에 10살 차이 나는 동생들과 경쟁했다.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후회는 없다. 마지막 대회라서 시원섭섭하다. 경쟁선수를 따라잡아 순위를 더 올렸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은퇴하더라도 후배들이 잘할 거라 믿는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 수영을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앞으로 어린 선수들이 나올 때마다 많은 격려와 응원 부탁드린다”며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조원상은 “후반이 아쉬웠다. 첫 스트로크를 돌릴 때 물을 마셨다. 그래서 타이밍이 끊겼는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접영을 마무리했지만 아직 이번 대회가 끝난 건 아니다. 배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조원상은 “그냥 나가 보는 것이다”며 웃으면 말하면서 “솔직히 말하면 한 종목만 뛰어도 힘들다. 접영만 소화하고 그만하려 했는데 마지막 패럴림픽이라 배영도 출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원상은 이미 도쿄 패럴림픽이 자신의 은퇴 무대가 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그는 “번복할 의사는 없다. 10년 이상 수영을 했다. 계속하고 싶어도 경제적으로 힘들다. 메달을 따지 못하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외국에서 훈련을 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부모님께 손 벌리기도 죄송하다. 여기까지인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주길호 대표팀 감독은 “그동안 고생 많이 했고 노력 많이 했다. 준비하는 기간이 짧아서 미련과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후회 없이 했다는 생각이다. 기특하다. 어릴 때부터 봐온 선수인데 이번 대회만큼 집중한 적이 없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리우 3관왕’ 조기성(26·부산장애인체육회)이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첫 평영 도전에서 최종 6위를 기록했다. 조기성은 25일 오후 6시38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펼쳐진 2020 도쿄 패럴림픽 수영 남자 평영(SB3) 50m 결선에서 51초58을 기록했다. 조기성은 이날 오전에 열린 예선에서도 6위(53초11)로 결선에 올랐다. 휠체어를 탄 채 왼쪽 가슴의 태극기를 두드리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풀에 들어선 조기성은 7번 레인에서 역영하며 예선 기록을 1초 이상 앞당기면서 개인 최고 기록을 새로 썼지만 세계선수권대회 1위를 포함한 평영 전문 에이스들과는 기록에 차이가 있었다. 로만 자다노프(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46초49의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미겔 리케(스페인)가 49초08로 은메달, 스즈키 다카유키(일본)가 49초32로 동메달을 따냈다. 리우패럴림픽 자유형 50-100-200m(S4) 3관왕 조기성은 도쿄 패럴림픽을 앞두고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 주종목 자유형이 아닌 평영에서 메달 획득을 목표 삼았다. 조기성은 뇌병변 장애로 SB3, S4 이벤트에서 팔, 어깨 등 상체 근육을 활용해 경기를 운영한다. 자유형보다 더 강력한 하체 힘이 필요한 평영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조기성은 “자유형이 주종목이라 계속 자유형만 하다보니 기록에 대한 정체기가 와서 힘들었다. 이러다가 수영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것같아 새로운 종목 평영에 도전했는데, 기록을 줄여나가는 재미가 생겼고, 평영을 통해 수영에 대한 동기부여가 계속되고 있다. 수영하는 게 재미있다”고 했다. 조기성의 도전은 계속된다. 이제는 리우에서 금메달 3개를 안겨준 주종목 자유형이다. 26일 오전 9시17분 자유형 100m(S4) 예선, 30일 오전 9시 31분 자유형 200m(S4) 예선, 다음달 2일 오전 10시57분 자유형 50m(S4) 예선에 나선다. 내달 3일 오전 10시 3분 남자 배영 50m(S4)에도 도전한다. 패럴림픽 수영 종목은 크게 3가지 분류다. S는 자유형, 배영, 접영, SB는 평영, SM은 개인혼영을 뜻한다. 알파벳 옆 숫자는 장애유형과 정도를 뜻한다. 1~10은 지체장애, 11~13은 시각장애, 14는 지적장애, 숫자가 적을수록 장애 정도가 심하다는 의미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지난 도쿄 비장애인 올림픽에서 신유빈(탁구) 여서정(체조) 김제덕(양궁) 황선우(수영) 등 소위 ‘Z세대’ 막내들의 반란은 거침없었다. 올림픽 무대를 오롯이 즐길 줄 알고, 자신의 일을 무엇보다 사랑하며, 월드클래스 실력에 거침없는 언변까지 갖춘 신인류의 DNA는 대한민국을 매료시켰다. 도쿄 올림픽의 열기를 이어받은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현장, 어김없이 눈에 띄는 ‘막내온탑’이 있다. 대한민국 선수단 총 86명 중 20대는 15명(17.4%)뿐. 하지만 이들의 존재감은 햇살처럼 눈부시다. ●임호원 “테니스 사상 첫 메달이 목표”도쿄 패럴림픽 출국을 앞두고 이천선수촌에서 만난 ‘프로야구 출신 휠체어테니스 국대’ 김명제(34·스포츠토토)에게 ‘띠동갑 한솥밥 동료’ 임호원(22·스포츠토토)에 대해 슬쩍 물었다. “어휴, 대선배님이시죠” 한다. 임호원도 “그렇죠, 휠체어테니스는 제가 선배죠”라며 씩 웃는다. 11세 때 휠체어테니스를 처음 시작했고 최연소 국대로 리우패럴림픽도 다녀왔으니 구력으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선배’임에 틀림없다. 1999년생 임호원은 이번이 벌써 두 번째 패럴림픽이다. 올림픽 때 테니스를 봤냐는 질문에 임호원은 세상 당당하게 “아, 테니스는 못봤고 김연경 선수(배구) 봤어요!”한다. “5년 전 첫 리우 때는 어렸죠. 와일드카드로 운 좋게 갔는데 그때 아무것도 몰랐고 긴장도 많이 됐어요”한다. 두 번째 패럴림픽은 다르다. “이번엔 자력진출이니까, 색깔 상관없이 꼭 메달을 딸 것”이라고 호언했다. 임호원의 강점은 휠체어링과 포어드라이브. 능수능란한 휠체어 기술은 단순히 어릴 때부터, 많이 타서만은 아니다. 타고난 운동신경, 순발력, 그리고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영리한 운동지능이 발군이다. “다치기 전에도 달리기도 잘하고, 축구를 좋아했어요” 한다. 2006년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은 후 운명처럼 테니스를 만났다. “재활하던 병원에서 옆침대 할아버지 보호자분이 라켓을 주면서 한번 해보라고…. 퇴원 후 배우기 시작했는데 움직임이 멋있어서 반했죠”라고 입문기를 풀어놨다. “다치고 나서 처음 밖에 나갔는데 엄마도 저도 부끄럽거나 그런 건 전혀 없었어요. 워낙 어렸을 때라 그런 것도 있고, 그저 이렇게 됐네 이 정도였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걸 좋아했고, 약간 우울한 건 있었는데 운동 하면서 싹 없어졌죠, 뭐!” 2013년 아시아장애청소년대회서 대한민국 휠체어테니스 사상 첫 은메달을 따냈고, 2015년 16세에 최연소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듬해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 참가했고, 2018년 자카르타 장애인아시아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비장애인 테니스 스타’ 3년 선배 정 현(25)과 같은 삼일공고 출신, 좋아하는 선수는 로저 페더러. “플레이스타일도 좋아하고 뭣보다 매너가 좋잖아요”라며 눈으로 웃었다. ‘기리보이’의 ‘찌질’한 가사를 좋아하고, 띠동갑 형, 감독님에게 웃으며 할 말 다하는 ‘막내온탑’ 임호원, 테니스 선수로서 목표를 묻는 질문엔 이내 진지해진다. “장애인, 비장애인 테니스를 통틀어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없잖아요. 우리나라 최초의 테니스 메달리스트가 되고 싶어요.” ●김민수 “‘쫄지마! 대충 쏴’ 의미 이해하죠” ‘1999년생 궁사’ 김민수(22·대구도시철도)는 조용하다. 말수는 적지만 할 말은 한다. 민수 역시 ‘리우 최연소 국대’에 이어 이번 패럴림픽이 두 번째다. 열 살 때 건물 친구와 놀다 담벼락이 무너지며 두 다리를 잃었다. 어머니가 사격, 양궁을 권하셨는데 ‘활이 신기하고 멋져보여서’ 양궁을 택했다. 2018년 체코에서 열린 세계랭킹 토너먼트 리커브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고, 2019년 네덜란드 세계 장애인양궁선수권 리커브 오픈에서 662점을 쏘며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그때 세계신기록을 쐈지만 스스로 만족하진 못했어요. 패럴림픽이 연기되면서 연습할 시간이 늘어나서 저는 더 좋았어요” 한다. “양궁은 참 재미있어요. 30m도 쏘고, 50m도 쏘고, 혼자도 쏘고, 함께도 쏘고… 아직까지 큰 슬럼프도 없었죠. 저는 지금도 여전히 양궁이 재미있어요”라며 미소 지었다. 도쿄 올림픽 기간 내내 “같은 양궁선수의 마음으로” 대한민국 양궁대표팀의 경기를 지켜봤다. ‘막내 온탑’ 또래 선수들의 당찬 모습을 보며 느낀 점도 많았단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역시 혼성전 안산-김제덕 선수의 경기”라고 했다. ‘첫 3관왕’ 안산이 슛오프 때 중얼거렸다는 ‘쫄지마, 대충 쏴!’를 이해하냐는 질문에 김민수는 “이해되죠”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부담없이 상대 선수 생각하지 말고 내 것 하자, 점수가 몇점이든 자신 있게 쏘자는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도 저렇게 자신감 있게, 꼭 메달을 따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후회없이 한발 한발 쏘고 싶어요”라며 각오를 다졌다. 두 번째 패럴림픽, 목표는 확실하다. “양궁대표팀의 목표는 개인, 혼성, 단체전 전종목 메달, 그리고 제 목표는 개인전 금메달, 단체전 은메달입니다.”●올림픽에 신유빈이 있다면 패럴림픽엔 윤지유가 있다 ‘2000년생 탁구선수’ 윤지유(성남시청 장애인탁구팀)는 이미 패럴림픽 메달리스트다. 5년전 16세에 첫 출전한 리우 패럴림픽에서 서수연, 이미규 등 걸출한 선배들과 함께 여자단체전(TT1-3) 동메달을 획득했다. 도쿄 올림픽 스타 신유빈과 비슷한 나이에 출전한 리우 대회에서 첫 패럴림픽을 온전히 즐겼다. 윤지유는 3살 때 흉추 3번 혈관이 터지는 혈관기형으로 하반신 마비가 생겼다. 중학교 2학년 때 수원복지관에서 탁구를 만나면서 인생길이 달라졌다. 2015년 벨기에 오픈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따냈고, 최연소 태극마크를 달고 패럴림픽 메달까지 따냈다. 빛나는 재능을 세계 무대에서 이미 입증했다. 두 번째 패럴림픽에서도 그녀는 여전히 대표팀 막내다. 패기만만 막내가 이번 대회 여자단체전에서 2대회 연속 메달, 개인전에서 첫 메달에 도전한다. 리우 대회 개인전에서 아쉽게 4위로 메달을 놓친 아픔을 떨칠 참이다. 윤지유가 씩씩한 각오를 전했다. “도쿄 패럴림픽에선 개인-단체전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특히 개인전에서 여자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첫 도전이라 부담감이 있었는데 이제 마음이 가벼워졌다. 결선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리우 3관왕’ 조기성(26·부산장애인체육회)이 첫 도전한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평영 종목에서 결선 진출을 이룬 후 첫 레이스 소감을 전했다. 조기성은 25일 오전 10시 12분 일본 도쿄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수영 남자 평영(SB3) 50m 예선 1조 3번 레인에서 출발했다. 53초11, 조 3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조기성은 전체 출전선수 12명 중 6위로 상위 8명이 겨루는 결선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 에프렘 모렐리(이탈리아)가 49초35로 전체 1위, 미구엘 루케(스페인)가 50초06, 로만 자다노프(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가 50초44, 2-3위로 결선에 올랐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자유형 50-100-200m(S4) 3관왕 조기성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처음으로 새로운 종목 평영 도전을 선언했다. 주종목 자유형이 아닌 새 종목에서도 메달을 따고 싶다는 도전 의지를 표했다. 이날 오후 6시39분 펼쳐질 남자 평영 50m 결선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결선 무대에서 메달권과 3~4초 차이를 줄여낼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조기성은 “예선이 끝나서 홀가분하다. 게임 전에는 첫 도전이라 걱정이 조금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마음이 가벼워졌다”는 소감을 전했다. “감독님께서 전반은 괜찮았다고 하시는데, 경험이 부족해서 후반 레이스가 약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컨디션이 나쁘지않고, 오후에 몸이 더 풀리면 오전보다는 결선 기록이 더 좋아질것이라 예상된다. 결선에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조기성은 뇌병변 장애로 SB3, S4 이벤트에서 상체를 주로 활용하는 영법을 구사한다. “나는 팔, 어깨 등 98% 이상 상체 근육을 사용해 경기를 운영한다”고 했다. 자유형보다 더 강력한 하체 힘이 필요한 평영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조기성은 ‘수영의 재미’로 응답했다. “자유형이 주종목이라 계속 자유형만 하다보니 기록에 대한 정체기가 와서 힘들었다. 이러다가 수영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것같아 새로운 종목 평영에 도전했는데, 기록을 줄여나가는 재미가 생겼고, 평영을 통해 수영에 대한 동기부여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영하는 게 재미있다”며 웃었다. 주길호 수영 대표팀 감독은 “첫 스타트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괜찮아 보인다. 예선 영상을 잘 분석하고 수정에 결선 레이스에 임하겠다. 새 도전에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도쿄패럴림픽 수영 종목에는 조기성(S4)을 비롯해 강정은(S14), 이인국(S14), 이주영(S14), 조원상(S14) 등 총 5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패럴림픽 수영 종목은 크게 3가지 분류가 있다. S는 자유형, 배영, 접영, SB는 평영, SM은 개인혼영을 뜻한다. 알파벳 옆의 숫자는 장애유형과 정도를 뜻한다. 1~10은 지체장애, 11~13은 시각장애, 14는 지적장애, 숫자가 적을수록 장애 정도가 심하다는 의미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한국 대표팀이 한복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회식 현장을 누볐다. 24일 오후 8시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무관중으로 열린 대회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은 일본 히라가나 순서에 따라 82번째로 입장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14개 종목에 159명(선수 86명,임원 73명)을 파견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개회식에는 주원홍 단장을 비롯해 40명만 참석했다. 기수로 나선 보치아 대표 최예진(30·충남도청)은 휠체어에 태극기를 고정한 채 행진했고, 그의 경기 파트너이자 어머니인 문우영 씨(59)가 손으로 태극기를 활짝 펼쳐 보였다. 모녀 뒤를 따르는 선수단도 밝은 표정을 지으며 손가락으로 ‘V’를 그리는 여유를 놓치지 않았다. 분홍색 계열의 훈색 저고리와 대님바지로 구성한 한복 디자인 단복도 눈길을 끌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조선 후기 당상관 관복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면서 “덧저고리 깃 동정 부분엔 금메달을 기원하는 금박을 새겼고 바지는 한복 특유의 풍성함과 편안함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우리에겐 날개가 있다(We Have Wings)’를 주제로 열린 개회식은 우리 모두가 역풍과 고난을 헤쳐 나갈 ‘날개’를 가지고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키워드가 ‘날개’인 만큼 개회식 공연도 ‘비행’과 ‘공항’ 등에 초점을 맞췄다. 하시모토 세이코 대회 조직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고 어떤 차별도 없이 누구나 살기 좋은 공생 사회를 이루길 희망한다”면서 “(패럴림픽 참가 선수들이) 수많은 역경을 이겨낸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다시 일어서는 힘과 희망을 선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예정보다 1년 늦게 막을 올린 이번 대회는 다음 달 5일까지 13일간 열린다. 이날 가장 먼저 입장한 난민팀을 포함해 전 세계 162개국에서 역대 최다인 4403명이 참가해 22개 종목에서 금메달 539개를 놓고 열띤 승부를 벌인다. 한국은 금메달 4개, 은메달 9개, 동메달 21개로 종합순위 20위 이내에 드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한국 양궁은 도쿄 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합작했다. 한국 선수단이 딴 6개의 금메달의 절반도 넘는다. 24일 개막한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는 수영이 효자 종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때 한국이 따낸 금메달 7개 중 4개가 수영에서 나왔다. 그리고 이 중 3개를 ‘장애인 수영의 박태환’이라고 불리는 조기성(26·부산장애인체육회·사진)이 따냈다. 한국 패럴림픽 역사상 수영에서 금메달을 따낸 건 조기성이 처음이었고, 한국 선수 패럴림픽 3관왕도 전 종목을 통틀어 그가 처음이었다. 리우 대회 때 남자 자유형 50m, 100m, 200m S4에서 금메달을 딴 조기성은 “장애인 수영의 역사가 되어 돌아오겠다”는 포부로 패럴림픽이 열리는 일본 도쿄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자유형뿐 아니라 평영에도 도전한다. 자유형과 평영은 영법 차이가 커서 장애인은 물론이고 비장애인 수영에서도 이 두 종목에 모두 출전하는 선수는 거의 없다. 조기성은 “예전에는 꼭 ‘1등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많았다. 그래서 2019년만 해도 도쿄 패럴림픽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에서 물러나려고 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가 1년 미뤄지면서 ‘수영 자체를 즐기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도쿄 비장애인 올림픽을 본 뒤 그의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조기성은 “황선우(18·서울체고)의 경기를 보면서 메달을 따지 못해도 자신감 있게 자신이 원하는 레이스를 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면서 “남자 높이뛰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웃으면서 결과를 받아들인 우상혁 선수(25·상무) 모습도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내년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 2024 파리 패럴림픽까지 도전하고 싶다. 나 자신과 경쟁해 내 기록을 깨는 재미를 찾았다”고 덧붙였다. 도쿄 패럴림픽 개회식 다음 날인 25일 오전 10시 25분에 50m 평영 예선에 출전하는 조기성은 “물론 메달이 목표다. 그러나 후회 없는 레이스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기성에 앞서 이인국(43·경기도장애인체육회)과 조원상(29·수원장애인체육회)이 오전 10시 11분 남자 100m 접영(S14) 예선에 나선다. 이인국은 리우 대회 때 배영 100m 금메달을 차지했던 선수다. 두 선수에 이어 7분 뒤에는 강정은(22·대구장애인체육회)이 여자 100m 접영(S14)에 출전한다. 결선은 오후 6시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4강 진입을 목표로 세운 남자 휠체어농구 대표팀도 스페인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쟁해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농구 전설) 마이클 조던과 (야구 스타) 로저 클레먼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철학자 에릭 브론슨 등이 쓴 책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는 이렇게 스포츠 선수에게는 승리 말고도 도전을 이어가게 만드는 요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 장애인 배드민턴 대표 김정준(43·울산 중구청)에게 그 이유는 바로 ‘가족’이다.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하는 김정준은 24일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원동력은 가족이다. 항상 두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서 “1년 내내 연습과 대회 출전을 이어가다 보니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잠깐 겨우 통화를 할 수 있는 정도다. 그래도 항상 나를 응원해 주고 힘이 되는 이야기를 해준다”고 말했다. 김정준은 2005년 공장에서 일하다 절단기에 옷이 들어가는 바람에 두 다리를 잃었다. 수술과 재활에 1년 5개월이 걸렸다. 마침 TV로 농구를 보면서 ‘나도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007년부터 재활 차원에서 운동을 해보니 농구공보다 셔틀콕이 그에게 더 잘 맞았다. 김정준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장애인세계선수권대회 휠체어(WH)2 남자 단식 4연패를 차지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아장애인경기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5월 열린 스페인 패러배드민턴 인터내셔널에서는 단식은 물론이고 이동섭(50·제주도청)과 짝을 이뤄 출전한 남자 복식 WH1-WH2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두 종목 모두 세계 최강임을 과시했다. 김정준은 아직 패럴림픽 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한 상태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까지는 배드민턴이 패럴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배드민턴이 정식 종목이 된 이번 대회가 김정준에게 더욱 반가운 이유다. 게다가 이번 패럴림픽 배드민턴 경기가 열리는 도쿄 요요기 국립경기장은 김정준에게도 기분 좋은 곳이다. 2019년 일본 패러배드민턴 인터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준은 “이번 패럴림픽에서 단·복식 모두 메달 획득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메달만이 전부는 아니다. 패럴림픽에 참가한다는 사실 자체로 흥분이 된다. 대단한 영광”이라면서 “혹시 진다고 해도 실망할 건 없다. 졌을 때는 다음 경기에서 더 잘하는 걸로 딸들에게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한국인은 역시 밥심이다.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은 대한장애인체육회 급식지원센터에서 만든 도시락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결전에 나선다. 2012 런던 패럴림픽 때부터 이어온 전통이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이 먹을거리 문제로 애를 먹지 않도록 이천선수촌 영양사와 조리사를 도쿄 현지로 파견했다. 여기에 현지에서도 조리 전문 인력을 추가했다. 박종현 급식지원센터장은 “현지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민 분들을 채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식지원센터에서는 총 27명이 한국 선수단 159명의 끼니를 책임진다. 앞서 열린 도쿄 올림픽 때는 대한체육회가 하루에 한 끼만 도시락을 제공했지만 패럴림픽 때는 급식지원센터에서 세 끼를 모두 책임진다. 급식지원센터에서 이번 대회 기간 총 7000개가 넘는 도시락을 선수단에 공급하는 것. 아침과 저녁은 선수촌으로, 점심은 경기장 및 연습장으로 직접 배송한다. 경기장 및 연습장에서 도시락을 배달받을 수 있는 것도 패럴림피언만의 특권이다. 또 장애인 선수는 보온 용기에 담은 밥과 국을 배달받을 수 있다. 반찬도 보냉 팩에 담겨 전달된다. 박 센터장은 “5년에 한 번 찾아온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러 가는 아들딸 도시락을 싸는 심정으로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패럴림픽 참가 선수 가운데는 혼자 밥을 챙겨 먹기 힘든 이들도 많다. 또 경기나 연습 등으로 밥 때를 놓치는 일도 많기 때문에 보온, 보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식자재는 일본 내 최대 한인 식자재 유통 업체를 통해 조달한다. 식자재 반입 시 반드시 방사능을 측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혹시 모를 코로나19 전파를 염려해 배달 차량 운전석 뒤에 차단막을 설치했다. 선수는 일반식 이외에도 샌드위치 주먹밥 죽 같은 간단식, 컵 과일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출국 전 수요 조사를 통해 레토르트(냉동) 식품과 즉석 밥 같은 각종 부식도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원한다면 이를 신청할 수도 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대한민국 선수단이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당당히 행진했다. 24일 오후 8시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은 일본 히라가나 순서에 따라 82번째로 입장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14개 종목에 159명(선수 86명·임원 73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개회식에는 코로나19로 선수단 규모를 축소해 주원홍 선수단장과 선수 등 40명만 참석했다. 기수로 나선 보치아 대표 최예진은 휠체어에 태극기를 고정하고 행진했다. 그의 경기파트너이자 어머니 문우영 씨는 태극기를 손으로 펼쳐 잘 보이게 했다. 뒤를 따르는 선수단도 대부분 밝은 표정을 지으며 손가락으로 ‘V’를 그리는 여유를 놓치지 않았다. 훈색(분홍빛 계열) 저고리와 대님바지가 눈에 띄는 생활한복 디자인의 단복이 단연 눈길을 끌었다. 덧저고리, 속저고리, 바지로 구성된 단복은 조선 초기 정1품에서 정3품까지 나왔던 홍색에서 유래해 조선 후기 당상관 관복에 쓰인 훈색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특히 덧저고리 깃 동정 부분엔 금메달을 기원하는 금박을 새겼고, 뒤에는 자수로 용맹과 정의를 상징하는 호랑이 두 마리, 조선시대 무관의 관복 앞뒤에 부착했던 ‘쌍호흉배’를 붙였다. 바지는 한복 특유의 풍성함과 편안함을 담아냈다. 코로나19 여파로 1년 미뤄진 도쿄패럴림픽은 다음달 5일까지 13일의 열전을 펼친다. 세계 161개국과 난민팀에서 역대 가장 많은 4403명이 참가했다.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올림픽 때보다 심해 패럴림픽 역시 무관중으로 열린다. 이날 개회식도 6만8000여석 관중석이 텅 비어 조용히 진행됐다. 한국은 금메달 4개, 은메달 9개, 동메달 21개로 종합순위 20위 이내를 목표로 정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선수들은 비록 일본에 오지 못했지만,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회식에는 아프가니스탄 국기가 등장했다. 24일 오후 8시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패럴림픽 개회식의 선수단 입장 행사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의 국기가 5번째로 입장했다. 대회 조직위원회 자원봉사자가 기수로 나섰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애초 태권도 선수인 자키아 쿠다다디(23)와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4), 두 명이 패럴림픽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대회 참가가 어려워졌다. 아프가니스탄 최초 여성 패럴림픽 선수가 되려던 쿠다다디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에 “아프가니스탄의 여성으로서,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대표로서 도움을 청한다”며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내 손을 잡고 도와달라”고 간청하기도 했지만, 끝내 이날 개회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국기만큼은 개회식장에서 힘차게 펄럭였다.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은 “우리는 그들과 함께하고 싶다. 불행히도 그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마음은 그들과 함께 할 것”이라며 연대의 뜻을 전했다. 아프가니스탄까지 포함해 이날 개회식에서는 총 163개 팀이 입장했지만, 실제 대회에는 아프가니스탄을 제외한 161개 국가와 난민팀까지 162개 팀이 참가한다. 태평양의 섬나라인 사모아와 키리바티, 바누아투, 통가 등 4개 국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유지에서의 격리 문제로 출전을 포기했고, 북한도 4월 선수단 보호를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다. 개회식이 끝나면 25일부터 본격적으로 패럴림픽 경기가 시작된다. 패럴림픽 역대 최다인 4천403명의 선수가 출전해 22개 종목 539개 메달이벤트에서 경쟁한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