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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가 됐지만 암은 여전히 사망원인 1위로 꼽히면서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 질환이다. 이 때문에 나이가 많거나, 암을 한 번 겪었거나 지병이 있다면 암 보험이 더욱 절실해진다. 또 암 질환의 경우 특성상 한 번에 호전되지 않고 치료비용 부담도 상당하다. 국가암센터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암에 걸렸을 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12.1%에 불과하지만 치료비 부담을 걱정하는 응답은 67%에 달했다. 이렇듯 암 치료비를 우려하면서도 까다로운 가입조건 때문에 보험가입에 선뜻 나서지 못 하는 이들이라면 AIA생명 ‘(무배당) 꼭 필요한 암보험’을 눈여겨볼 만하다. AIA생명이 지난해 10월 업계 최초로 내놓은 간편심사 암 보험인 ‘(무배당) 꼭 필요한 암보험’은 최근 인기가 높은 보험으로 꼽힌다. 건강 상태에 대한 3가지 질문에 통과하면 가입이 가능한 간편심사 보험이라는 게 이 상품의 가장 큰 강점이다. 3가지 질문은 △3개월 이내 의사의 입원·수술·추가 검사(재검사) 필요 소견 여부 △2년 이내 입원 또는 수술 여부(제왕절개 포함) △5년 이내 암 진단 또는 암으로 입원 또는 수술 여부다. 이에 모두 해당하지 않으면 바로 가입이 가능하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이 지병이나 수술 병력이 있거나 심지어 암을 앓았던 경험이 있어도 간편 심사만 통과하면 가입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암보험의 문턱이 높아 필요한 시기에 보험에 가입하지 못했던 ‘보험 소외층’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AIA생명은 이미 2012년에도 국내 최초로 간편 심사로 가입할 수 있는 건강보험인 ‘(무배당) 꼭 필요한 건강보험’을 출시해서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꼭 필요한 암보험’은 AIA생명 콜센터(080-205-5500)를 통해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주택연금의 가입 문턱을 낮추고 혜택은 더 늘린 ‘내집연금’ 3종 세트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3종 세트가 출시된 4월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주택연금에 가입을 신청한 건수는 모두 874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87.4건으로 지난해(29.3건)보다 가입 건수가 3배로 껑충 뛴 셈이다. 내집연금 3종 세트가 어떠한 상품이기에 이런 호응을 받고 있는지, 그 특징과 소비자들이 고려해야 할 부분을 정리해봤다.가입은 쉽게, 혜택은 두둑하게 주택연금은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혹은 일정 기간 매월 노후생활 자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국가 보증 역모기지론 상품이다. 지난달 출시된 3종 세트는 고령층의 빚 부담을 덜어주고 노후 자금을 늘려 주기 위해 이 같은 주택연금의 기본 틀을 유지하되 가입 문턱을 확 낮추고 혜택은 더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단 일시 인출 가능 한도를 현행 연금지급총액(100세까지 받는 현금을 현재 가치로 계산)의 50%에서 70%까지 늘린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을 선보여 주택담보대출이 많은 노인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는 주택연금에 가입할 때 연금총액의 최대 50%까지만 미리 받을 수 있어 대출액이 많은 사람은 일시금을 인출하더라도 개인자금을 보태야했다. 여윳돈이 없는 사람은 대출금을 갚지 못해 주택연금 가입을 포기해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일시 인출 한도가 늘어나 가입이 훨씬 쉬워졌다. 예를 들어 3억 원짜리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8500만 원을 대출(일시 상환, 만기 10년, 연리 3.04% 조건)받은 60세 A 씨가 과거 주택연금에 가입했을 땐 받을 수 있는 일시금이 6270만 원이라 차액을 본인이 메워야 했다. 반면 새로 출시된 내집연금을 이용하면 최대 8610만 원(70%)까지 일시 인출이 가능해 대출을 전액 갚을 수 있게 됐다. 또 빚을 모두 갚고도 매달 20만 원의 연금을 평생 받을 수 있다. 소득이나 여유자산이 부족한 고령자를 위한 ‘우대형 주택연금’도 출시됐다. 주택 가격이 1억5000만 원 이하, 부부기준 1주택 소유자인 경우 월지급금이 8∼15%가량 더 지급된다. 40, 50대를 위한 ‘주택연금 사전예약 보금자리론’은 미리 주택연금 가입을 예약할 경우, 대출이자를 아낄 수 있게 해주는 상품이다. 신규 보금자리론을 이용하며 주택연금 가입을 약정하면 0.15%포인트, 기존 일시상환·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타고 주택연금 가입을 예약하면 총 0.30%포인트의 금리를 깎아준다. 단, 주택연금 가입 의사가 없는 사람들이 금리 혜택만을 노리고 예약에 나서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 할인 혜택은 60세에 주택연금 가입 시 ‘장려금’으로 일시에 지급한다. 일시·변동금리 대출 1억 원을 가진 45세가 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타며 주택연금 가입을 예약한 경우 60세에 296만 원을 받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내집연금 3종세트 출시 이후 하루 상담 건수가 498건으로 증가했다”며 “가입 신청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값 떨어지더라도 지급금 줄어들지 않아 물론 여러 가지 우려 때문에 여전히 주택연금 가입을 망설이는 사람도 적지 않다. 가장 많이 제기되는 의문은 주택연금에 가입한 뒤 집값이 오르면 손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주택연금에 가입할 때 결정된 월 지급금은 연금 가입 후 집값이 올라도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향후 주택 처분 후 차액(주택가격-연금지급액)을 자녀에게 상속할 수 있다. 집값 상승에 따른 이득이 자녀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매월 받는 월 지급금을 평균 수명까지 단순 합산한 연금액이 주택가격보다 적다는 점도 가입을 꺼리게 하는 이유다. 하지만 주택금융공사는 평생 내 집에서 이사 다닐 걱정 없이 거주할 수 있고 앞으로 집값의 등락과 관계없이 일정한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한다. 또 주택 가격과 연금수령액 간의 차액은 상속되고 집값이 하락하거나, 100세까지 장수해 연금수령액이 주택가격을 초과하더라도 부족분을 가입자에게 청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것보다 집 크기를 줄이거나 싼 집으로 이사를 가 목돈을 마련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지만 모두 장단점이 있다. 일단 이사를 가면 집값의 차액만큼 목돈을 마련할 수 있지만 외곽 지역으로 가거나 작은 집에서 살아야 하는 불편이 있다. 또 새로운 집을 구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고 취득세와 이사비 등 각종 비용도 나간다. 물론 집을 오롯이 상속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반면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자녀에게 주택을 상속할 수는 없으나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평생 살면서 매달 연금을 수령해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개인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자신의 가치관과 노후 라이프스타일을 잘 판단해 결정하라고 권유한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삼성중공업이 18일 KDB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하기로 한 당초 계획을 바꿔 17일 밤 자구안을 냈다. 외환위기 직후 발생한 삼성자동차 사태 이후 삼성그룹 계열사가 채권단에 자구안을 낸 것은 17년 만의 일이다. 삼성그룹 차원의 지원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강도 높은 자구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등 최대주주의 지원이 이뤄진다면 환영할 만하다”며 계열사의 지원을 압박하고 나섰다.17일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자구계획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자구안에는 거제삼성호텔 매각 등을 포함한 1700억 원대의 부동산 매각, 두산엔진 지분 전량 매각 등을 통한 500억 원의 유동성 확보, 1500여 명의 인원 감축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 요청과 순차적인 독(dock) 폐쇄 등을 통한 생산력 감축 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삼성중공업은 조선 업황이 악화된 이후 자체적으로 자산 매각 및 인력 감축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9월부터 수원사업장, 당진공장, 사외기숙사 매각 등을 통해 1000억여 원을 조달했다. 직원도 지난해에만 500여 명을 내보냈다.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신규 수주를 한 건도 하지 못하는 등 생산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금융 당국과 채권단의 평가다. 수주 잔액도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수주 잔액은 2013년 말 375억 달러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300억 달러로 75억 달러나 줄어들었다. 삼성중공업의 1분기(1~3월)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6.8%나 줄어든 61억 원에 그쳤다.12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만나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니 강도 높은 자구안을 내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산은 관계자는 “당장은 1조 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어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내년에도 수주가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근본적인 자구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의 삼성중공업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는 17.62%를 쥐고 있는 삼성전자이며 삼성생명,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 삼성계열사가 총 24.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삼성그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비교해 삼성중공업은 인력 감축, 자산 매각 등을 제외하면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제한적이다”라며 “그룹 측 지원이 있으면 좋다”고 강조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김지현 기자}
삼성중공업이 18일 KDB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하기로 한 당초 계획을 바꿔 17일 밤 자구안을 냈다. 외환위기 직후 발생한 삼성자동차 사태 이후 삼성그룹 계열사가 채권단에 자구안을 낸 것은 17년 만의 일이다. 삼성그룹 차원의 지원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강도 높은 자구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등 최대주주의 지원이 이뤄진다면 환영할 만하다”며 계열사의 지원을 압박하고 나섰다. 17일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자구계획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자구안에는 거제삼성호텔 매각 등을 포함한 1700억 원대의 부동산 매각, 두산엔진 지분 전량 매각 등을 통한 500억 원의 유동성 확보, 1500여 명의 인원 감축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 요청과 순차적인 독(dock) 폐쇄 등을 통한 생산력 감축 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조선 업황이 악화된 이후 자체적으로 자산 매각 및 인력 감축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9월부터 수원사업장, 당진공장, 사외기숙사 매각 등을 통해 1000억여 원을 조달했다. 직원도 지난해에만 500여 명을 내보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신규 수주를 한 건도 하지 못하는 등 생산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금융 당국과 채권단의 평가다. 수주 잔액도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수주 잔액은 2013년 말 375억 달러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300억 달러로 75억 달러나 줄어들었다. 삼성중공업의 1분기(1~3월)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6.8%나 줄어든 61억 원에 그쳤다. 12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만나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니 강도 높은 자구안을 내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산은 관계자는 “당장은 1조 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어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내년에도 수주가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근본적인 자구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의 삼성중공업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는 17.62%를 쥐고 있는 삼성전자이며 삼성생명,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 삼성계열사가 총 24.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삼성그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비교해 삼성중공업은 인력 감축, 자산 매각 등을 제외하면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제한적이다”라며 “그룹 측 지원이 있으면 좋다”고 강조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지난해 구조조정 전문회사로 재탄생한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부실채권 인수는 물론이고 기업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시장에서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책은행 중심의 부실기업 정리가 난관에 봉착하면서 유암코가 구조조정 시장의 새로운 ‘메기’가 될지 주목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유암코는 채권은행들로부터 채권을 넘겨받아 선박용 기계 제조업체인 오리엔탈정공의 구조조정에 나선 상황이다. 금속제조기업 영광스텐, 휴대용 배터리 보호회로 개발기업인 넥스콘테크놀로지 채권단과도 채권 인수 방안을 두고 협상 중이다. 이 밖에 국제종합기계 인수에도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비록 고배를 마셨지만 최근 중견 건설사인 동부건설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김두일 유암코 이사는 “앞으로도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 매물을 꾸준히 인수 대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암코는 또 IBK기업은행과 5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기업은행 거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출자전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중은행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유암코는 원래 부실채권 처리만 담당하던 전문회사였다. 하지만 민간 중심의 기업 구조조정을 활성화하려는 금융당국의 의지에 따라 작년 말부터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의 역할을 맡았다. 초기에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기존 채권단 위주의 구조조정이 한계에 부딪힌 것은 사실이지만 부실채권 처리만 해왔던 유암코가 과연 효과적인 구조조정을 수행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의견이 많았다. ‘1호’ 구조조정 대상인 오리엔탈정공을 선정하기까지도 적잖은 시간이 걸려 “적극성이 떨어진다” “채권 인수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부실기업 처리가 산업계의 이슈로 부각되면서 유암코는 구조조정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매출 1000억 원 안팎의 중견기업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았지만 앞으로는 매출 5000억 원이 넘는 대기업, 워크아웃 전의 중소기업 등으로 그 범위를 차차 넓힐 계획이다. 구조조정의 성공사례도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 유암코가 2014년 인수한 제지기업 세하는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 올 1분기(1∼3월) 15억8600만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유암코가 상대적으로 편한 ‘먹잇감’만 노린다는 불만도 있다. 채권단 간 의견 조율이 쉽지 않거나 재무구조가 열악한 기업들은 꺼린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암코는 ‘존재의 이유’가 구조조정이 어려운 기업들을 책임지는 것인데, 초기 성과를 지나치게 의식한 탓인지 회생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만 찾는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유암코는 구조조정 대상 선정 및 채권 인수가격 등을 놓고 시중은행들과 갈등을 빚는 일도 종종 있다. 익명을 요청한 금융권 관계자는 “유암코의 구조조정 1∼3호 기업은 모두 주채권은행이 KDB산업은행”이라며 “시중은행과 의견 조율이 어려우니 ‘얘기가 잘 통하는’ 국책은행을 사업 파트너로 삼은 결과”라고 꼬집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박희창 기자}
성과주의 도입을 둘러싼 금융권 노사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했다. 금융노조는 14일 금융공기업지부 합동 대의원대회를 열고 9월 총파업을 결의했다고 15일 밝혔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5월 말까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라고 하니 기관장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며 “9월 총파업에 들어가는 등 성과연봉제에 맞서 투쟁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0일 제3차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금융공공기관이 무사안일한 ‘신의 직장’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려면 성과중심 문화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과주의 도입이 지연되는 기관에는 인건비·경상경비를 삭감하는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공공기관 노조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캠코노조는 노조 찬반투표에서 80.4%의 반대로 부결된 성과연봉제 도입안을 사측이 10일 이사회를 열어 의결한 것을 문제 삼으며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DB산업은행이 11일부터 4급 이상 행원들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 동의서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사실상 직원들에게 찬성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현대상선이 제3해운동맹 후보군이던 7개 해운사 중 유일하게 새 동맹에서 배제된 가운데 20일이 마감 시한인 용선료 인하 협상 결과에 따라 법정관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용선료 인하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도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과 해운동맹 추가 편입 등 경영정상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채권단은 해외 선주 직접 만나기로 15일 금융권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 채권단은 해외 선사들을 서울에서 직접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용선료(선박을 빌리는 비용)를 인하해주면 채권단도 현대상선의 정상화를 총력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선주들에게 직접 피력하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현대상선은 그리스 다나오스, 영국 조디악, 싱가포르 이스턴퍼시픽 등 22개 해외 선주들과 막바지 용선료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채권단이 제시한 목표치인 28.4% 인하에는 아직 못 미치는 상황이다. 막판 눈치 싸움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선주들에게 현대상선의 정상화 지원 의지를 담은 ‘콤포트 레터(comfort letter)’를 발송한 데 이어 선주들을 직접 한국에 초청해 정상화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다나오스, 조디악과 같은 주요 선사를 초청했다”며 “용선료 인하가 이뤄질 경우 정상화를 지원하겠다는 의지 및 향후 지원계획 등을 밝히고 그들이 가진 의문을 풀어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해외 선사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선주들을 만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선주들이 만남을 요청한다면 이 역시도 ‘최후의 카드’로 신중히 고려해 볼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상선이 진행 중인 용선료 협상은 총 용선료의 28.4%(3년 6개월간 7200억 원)를 인하하는 것이 목표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채권단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데드라인을 20일까지로 정하고 이때까지 결과를 내지 못하면 법정관리 수순을 밟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채권 채무조정도 풀어야 할 과제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에 성공하더라도 ‘사채권 채무조정’이라는 큰 산은 남아 있다. 현대상선은 앞서 3월 17일 회사채 1200억 원의 만기 연장을 추진했으나 실패하고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져 있다. 현대상선은 이달 31일과 다음 달 1일 이틀 동안 추가로 사채권자 집회를 열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최근 사채권자 설명회를 열고 약 76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채무 재조정안을 내놓은 바 있다. 현대상선은 조정안이 부결돼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채권 회수율이 20% 미만으로 떨어져 손해가 더 클 것이란 점을 부각해 사채권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당국과 채권단은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 채무조정에 성공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면 새 글로벌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에 추가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동맹에 속하지 않고는 사실상 영업이 어렵기 때문에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동맹 합류가 필수적이다. 산은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완료되면 동맹 편입 활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도 15일 공식 입장을 내고 “용선료 인하와 회사채 채무조정을 마무리한 후 유보된 얼라이언스 재가입 협상에 나서 조기에 이를 확정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장윤정 기자}
현대상선이 제3해운동맹 후보군이던 7개 해운사 중 유일하게 새 동맹에서 배제된 가운데 20일이 마감 시한인 용선료 인하 협상 결과에 따라 법정관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용선료 인하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도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과 해운동맹 추가 편입 등 경영정상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채권단은 해외 선주 직접 만나기로 15일 금융권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 채권단은 해외 선사들을 서울에서 직접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용선료(선박을 빌리는 비용)를 인하해주면 채권단도 현대상선의 정상화를 총력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선주들에게 직접 피력하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현대상선은 그리스 다나오스, 영국 조디악, 싱가포르 이스턴퍼시픽 등 22개 해외 선주들과 막바지 용선료 협상을 벌여왔다. 하지만 채권단이 제시한 목표치인 28.4% 인하에는 아직 못 미치는 상황이다. 막판 눈치 싸움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선주들에게 현대상선의 정상화 지원 의지를 담은 ‘콤포트 레터(comfort letter)’를 발송한 데 이어 선주들을 직접 한국에 초청해 정상화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다나오스, 조디악과 같은 주요선사를 초청했다”며 “용선료 인하가 이뤄질 시 정상화를 지원하겠다는 의지 및 향후 지원계획 등을 밝히고 그들의 의문을 풀어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해외선사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선주들을 만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선주들이 만남을 요청한다면 이 역시도 ‘최후의 카드’로 신중히 고려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상선이 진행 중인 용선료 협상은 총 용선료의 28.4%(3년 6개월간 7200억 원)를 인하하는 것이 목표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채권단은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데드라인을 20일까지로 정하고 이 때까지 결과를 내지 못하면 법정관리 수순을 밟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채권 채무조정도 풀어야 할 과제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에 성공하더라도 ‘사채권 채무조정’이라는 큰 산은 남아있다. 현대상선은 앞서 3월 17일 회사채 1200억 원의 만기연장을 추진했으나 실패하고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져 있다. 현대상선은 이달 31일과 다음 달 1일 이틀 동안 추가로 사채권자 집회를 열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최근 사채권자 설명회를 열고 약 7600억 원 규모의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채무 재조정안을 내놓은 바 있다. 현대상선은 조정안이 부결돼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채권 회수율이 20% 미만으로 떨어져 손해가 더 클 것이란 점을 부각해 사채권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당국과 채권단은 현대상선이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 채무조정에 성공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면 새 글로벌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에 추가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동맹에 속하지 않고는 사실상 영업이 어렵기 때문에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동맹 합류가 필수적이다. 산은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 작업이 완료되면 동맹 편입 활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도 15일 공식 입장을 내고 “용선료 인하와 회사채 채무조정을 마무리한 후에 유보된 얼라이언스 재가입 협상에 나서 조기에 이를 확정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성과주의 도입을 둘러싼 금융권 노사(勞使)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했다. 금융노조는 14일 금융공기업지부 합동대의원대회를 열고 9월 총파업을 결의했다고 15일 밝혔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5월 말까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라고 하니 기관장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며 “9월 총파업에 들어가는 등 성과연봉제에 맞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0일 제3차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금융공공기관이 무사안일한 ‘신의 직장’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려면 성과중심 문화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과주의 도입이 지연되는 기관에는 인건비·경상경비를 삭감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겠다고 으름장도 놓았다. 하지만 금융공공기관 노조의 반발이 여전히 거세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캠코노조는 노조 찬반투표에서 80.4%의 반대로 부결된 성과연봉제 도입안을 사측이 10일 이사회를 열어 의결한 것을 문제 삼으며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DB산업은행이 11일부터 4급 이상 행원들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 동의서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사실상 직원들에게 찬성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구조조정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두 회사가 소폭이나마 흑자 전환한 데다 최근 강도 높은 인력 감축과 자산 매각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두 회사의 경영 정상화 속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2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자구계획을 제출했다. 이번 자구계획에는 생산직을 포함해 전체 직원(지난해 2만7409명)의 약 10%인 3000명 안팎에 대한 인력 감축안, 시설운용 효율화 방안, 보유주식 및 비(非)핵심자산 매각 계획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업계에서 예상했던 수준의 인력 감축 계획이 포함됐다”며 “일단 내용을 검토한 뒤 필요할 경우 추가 자구계획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은 3조5000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221%(연결 기준)다.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현대자동차 주식을 매각해 8000억 원을 확보했고, 자화사인 현대오일뱅크 상장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유동성 확보보다는 비용 절감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비용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사무직뿐만 아니라 생산직 인력 감축도 불가피하며 급여체계 개편도 검토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9일부터 사무직 과장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 외에 생산직 구조조정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가 강경하게 반대하면 생산직 구조조정은 노조 조합원이 아닌 기감급 이상으로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초 전체 임원의 약 25%인 60명을 감축하고 부서를 391개에서 305개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비수익사업 매각도 진행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독일 아반시스사와 충북 오창에 설립한 태양광모듈 합작법인 현대아반시스의 보유 지분 50%를 중국 국영 건축자재업체 CNBM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다음 주 중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12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회동했다. 이 회장은 박 사장에게 인력 감축,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업은행은 삼성중공업에 22일 자구안 제출 시한을 통보했다. 삼성중공업의 3월 말 부채비율은 254%(연결 기준)이다. 삼성중공업은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1일 두산엔진 보유 지분 전량인 981만5000주(14.1%)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373억 원을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은 두산엔진 지분을 포함해 유가증권 500억 원어치를 매각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부터는 수원사업장, 당진공장, 사외기숙사 매각 등을 통해 1000억여 원을 조달했다. 이와 별도로 거제삼성호텔 등 부동산 1700억 원어치를 추가로 매각할 계획이다. 인력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500여 명을 감축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장윤정 기자}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은 12일 공공기관과 금융회사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선도해야 하며 노조가 협의를 계속 거부할 경우 노조의 동의 없이도 성과연봉제 도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노동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공공기관과 금융회사는 정부의 보호와 지원을 받으면서도 상위 10%의 임금을 받고 있고 특히 고용까지 안정된 공공부문은 정년 연장의 최대 수혜자”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용부는 2015년 기준 민간은행의 연평균 임금이 8800만 원, 공공기관은 6484만 원이라는 자료도 내놓았다. 이 장관은 “노조가 임금체계 개편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동의권 남용”이라며 “기업 실정에 맞게 구체적인 해법과 보완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공공기관에서 노조 동의 없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것이 합법적이라는 사실상의 유권해석을 내린 것이다. 고용부의 취업규칙 변경 지침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데도 노조가 협의를 거부하면 노조 동의 없이 변경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장관은 또 서울시가 도입한 근로자이사제에 대해 “한국의 노사관계와 법체계는 유럽과 다르다”며 부정적인 뜻을 나타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성과연봉제 도입 기관에 대한 인건비 인센티브 지급 시기를 당초 연말에서 6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최근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한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연말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이를 두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0일 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구조조정과 관련해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에는 성과연봉제 도입 등 철저한 자구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유성열 기자 ryu@donga.com·장윤정 기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구조조정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두 회사가 소폭이나마 흑자 전환한 데다, 최근 강도 높은 인력 감축과 자산 매각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두 회사의 경영정상화 속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12일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자구계획을 제출했다. 이번 자구계획에는 생산직을 포함해 전체 직원(지난해 2만7409명)의 약 10%인 3000명 안팎에 대한 인력 감축안, 시설운용 효율화 방안, 보유주식 및 비(非)핵심자산 매각 계획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업계에서 예상했던 수준의 인력 감축 계획이 포함됐다”며 “일단 내용을 검토한 뒤 필요할 경우 추가 자구계획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은 3조5000억 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221%(연결 기준)다.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이 현대자동차 주식을 매각해 8000억 원을 확보했고, 현대오일뱅크 상장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유동성 확보보다는 비용 절감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비용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사무직뿐만 아니라 생산직 인력 감축도 불가피하며 급여체계 개편도 검토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9일부터 사무직 과장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 외에 생산직 구조조정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가 강경하게 반대하면 생산직 구조조정은 노조 조합원이 아닌 기감급 이상으로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달 초 전체 임원의 약 25%인 60명을 감축하고 부서를 391개에서 305개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비수익사업 매각도 진행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독일 아반시스 사와 충북 오창에 설립한 태양광모듈 합작법인 현대아반시스의 보유 지분 50%를 중국 국영 건축자재업체 CNBM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삼성중공업은 다음 주 중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12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회동을 가졌다. 이 회장은 박 사장에게 인력 감축,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업은행은 삼성중공업에 22일 자구안 제출 시한을 통보했다. 삼성중공업 3월 말 부채비율은 254%(연결 기준)이다. 삼성중공업은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1일 두산엔진 보유 지분 전량인 981만5000주(14.1%)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373억 원을 확보했다. 삼성중공업은 두산엔진 지분을 포함해 유가증권 500억 원어치를 매각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부터는 수원사업장, 당진공장, 사외기숙사 매각 등을 통해 1000억여 원을 조달했다. 이와 별도로 거제삼성호텔 등 부동산 1700억 원어치를 추가로 매각할 계획이다. 인력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500여 명의 인력을 감축했다.강유현기자 yhkang@donga.com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

앞으로 ‘1그룹 1운용사’ 규제가 사라짐에 따라 한국에도 ‘뱅크오브뉴욕 멜론(BNY멜론)’ 같은 대형 자산운용그룹의 등장이 가능해졌다. 또 증권사가 헤지펀드를 직접 운용할 수 있게 되고, 공모펀드 자산운용사의 진입 규제도 완화된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이 같은 내용의 ‘자산운용사 인가정책 개선방안’을 내놨다. 자산운용업계의 경쟁을 유도하고 대형 자산운용사의 출현도 앞당기겠다는 목적이다.○ 자산운용사의 분사, 대형화 쉬워진다 금융당국은 우선 ‘1그룹 1운용사’ 원칙을 폐지하기로 했다. 지금은 한 금융그룹당 원칙적으로는 1개 운용사만 허용된다. 다만 주식, 부동산 등 투자 대상에 명확한 차이가 있어야만 예외적으로 복수의 자산운용사를 보유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 규제가 사라지면서 금융그룹들이 인수합병(M&A)으로 여러 자산운용사를 거느릴 수 있게 된다. 기존 자산운용사가 액티브 펀드 전문 운용사,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 헤지펀드 전문 운용사 등 특화된 자회사들을 자유롭게 설립할 수도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자산운용업계의 인수합병(M&A), 분사(分社) 등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BNY멜론의 경우 그룹 내에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에 특화된 15개의 전문 자산운용사를 두고 있다. AMG그룹은 중소형 자산운용사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현재 28개 운용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전체 운용 규모는 6000억 달러(702조 원)에 이른다. 금융위는 자산운용업에 대한 진입 문턱도 낮출 계획이다. 현재는 주식, 부동산 등 특정 자산만 운용하는 공모펀드 자산운용사가 전 투자자산을 아우르는 종합자산운용사로 전환하려면 펀드 수탁액이 5조 원 이상이어야 하지만 앞으로는 3조 원이면 된다. 올 6월부터는 증권사들로부터 ‘사모펀드 운용업’ 신청도 받기로 했다. 증권사들이 별도 법인을 세우지 않더라도 준법감시부서를 설치하는 등 이해상충 방지를 위한 요건만 갖추면 헤지펀드 등 사모펀드를 직접 운용할 수 있게 된다. ○ 금융투자업계 분주해져 ‘1그룹 1자산운용사’ 정책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해왔던 자산운용사들은 당국의 발표에 당장 분사 가능성 검토에 나섰다. 일단 삼성자산운용은 연말까지 액티브 펀드 운용에 특화된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분사를 하면 더 전문적인 펀드 운용이 가능해지고 평가에 대한 보상 체계도 독립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운용 수익률도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시장 진출을 준비해온 대형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별도의 건물에 헤지펀드 트레이딩 센터를 여는 등 사모펀드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동훈 NH투자증권 헤지펀드추진본부장은 “금융위가 제시한 이해 상충 방지 체계가 대부분 구축된 상태”라며 “당장이라도 사모펀드업 신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창국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현재 15개 증권사가 사모펀드 운용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며 “다양한 플레이어가 시장에 진입하면 경쟁과 혁신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더 좋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장윤정 yunjung@donga.com·이건혁 기자}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사진)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한진해운의 주식을 팔아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검찰이 포착하고 11일 그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서봉규 부장검사)은 이날 최 전 회장의 서울 영등포구 유수홀딩스 본사 사무실과 자택 등 7, 8곳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서류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최 전 회장과 두 딸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한진해운의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신청 결정이 내려지기 전인 지난달 6일부터 20일까지 보유 중이던 한진해운 주식 전량을 매각해 손실을 회피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은 37만569주, 두 딸은 각각 29만8679주를 정규장 거래를 통해 팔았다. 이는 전체 발행 주식의 0.39%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최 전 회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이 사건을 조사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패스트트랙(조기 사건 이첩) 제도를 활용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조사단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이 높은 데다 검찰의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지난달 말부터 최 회장의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컴퓨터 이메일 접속 기록, 주식 거래 내용 등을 조사해 왔다.서형석 skytree08@donga.com·장윤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공공기관 개혁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추진 의지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120개 공공기관 모두가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 달라”고 내각에 주문했다. 공공부문 노조는 이에 강력 반발하면서 대규모 시위와 파업을 예고했다.○ 정부, 성과연봉제 도입 강력 주문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공공기관의 정상화는 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공공기관이 성과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고 불필요한 기능이나 민간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성과연봉제 도입과 함께 “환경 변화를 반영한 공공기관의 기능 조정을 적극 추진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또 박 대통령은 과감한 규제 개혁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규제 혁파 없이 신산업을 발전시키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며 “이것도 못 하면서 성장과 일자리를 바란다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찾음)”라고 지적했다. 이어 “절박한 심정으로 규제 혁파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것을 걸다시피 하고 이뤄 내야만 한다”며 “다음 주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신산업 관련 분야의 규제 철폐가 혁신적으로 이뤄지는 논의의 장이 펼쳐질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해 달라”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이날 금융 공공기관장과의 간담회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큰 만큼,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에는 성과연봉제 도입 등 철저한 자구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 공공기관을 ‘신의 직장’이라고 꼬집으며 “성과주의 도입이 늦어질 경우에는 임금 동결이나 삭감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산은과 수은 직원의 평균 연봉은 각각 9435만 원, 9242만 원으로 321개 공공기관 가운데 최상위권이다. 이들 은행은 직원 개인별 평가를 하지 않고 100% 집단 평가를 통해 성과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 투쟁 불사하겠다는 노조 정부의 성과연봉제 추진에 맞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공공부문 노조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투쟁 계획을 발표했다. 공대위는 11일부터 지도부가 천막 농성에 돌입하고, 6월 18일에는 서울에서 5만 명이 참가하는 공공부문 노동자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공공기관운영법 및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그래도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한다면 9월 20만 조합원이 참여하는 공동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금융 공기업들도 성과주의 도입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다. 10일 캠코는 이사회를 열고 앞서 노조 찬반투표에서 80.4%의 반대로 부결된 성과연봉제 도입안을 의결했다. 사측은 “회사가 휴직자를 제외한 1060명의 정규직 직원 전원을 조사해 70% 이상의 동의를 얻었기 때문에 의결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불법으로 동의서를 강요한 결과”라고 말했다. 금융 공기업 중 처음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예보도 노조위원장이 노조 동의 없이 단독으로 사측과 성과연봉제 도입에 합의해 논란이 되고 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장윤정 기자·유성열 기자}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에 앞서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임직원들의 임금 반납을 추진하기로 했다. 부실기업에 대한 관리 소홀로 국민들의 혈세 투입이 불가피해진 책임을 국책은행에도 묻겠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9일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이들 국책은행도 고통 분담을 할 필요가 있다”며 “임직원의 임금 반납이나 자회사 파견 제한 등 다양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홍기택 전 산은 회장이 2015년도 기본급을 전액 반납하고 팀장급 이상 직원들도 임금 인상분을 내놓은 바 있다. 정부는 산은 전·현직 임직원의 자회사 파견 및 재취업 제한 조치도 이르면 이달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임직원의 자회사 취업을 원칙적으로는 금지하되 외부 인사로 구성된 출자회사관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하면 예외적으로 승인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책은행에도 부실 경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은과 수은은 그동안 부실 기업을 임직원의 재취업 통로로 이용하며 방만하게 관리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신환 의원실(새누리당)에 따르면 산은은 2011년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자회사(출자 포함) 등에 43명의 퇴직 임원을 내려 보냈다. 다만 정부가 추진하는 고통 분담 방안이 ‘보여주기’식의 급조된 정책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신의 직장’으로 평가되는 금융공기업의 성과주의 도입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0일 금융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직접 산은, 수은의 성과주의 도입을 강력히 촉구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책은행의 부실한 기업 관리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높은 상황”이라며 “국책은행이 스스로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한국의 올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이 같은 기간 프랑스나 스페인보다도 저조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0.4%에 그쳐 프랑스(0.5%)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평균(0.6%), 재정위기 국가 중 하나였던 스페인(0.8%)보다도 낮았다. 한국의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프랑스에 못 미친 것은 2009년 4분기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2009년 4분기 한국의 GDP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으로 0.3% 증가하는 데 그쳐 프랑스(0.7%)를 밑돌았다. 한국의 올 1분기 성장률은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경기가 얼어붙은 영국(0.4%)과 같은 수준이었다. 주요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은 대체로 부진했다. 중국 경제는 전 분기 대비 1.1% 성장해 시장 예상치(1.5%)는 물론이고 작년 4분기의 성장률(1.6%)을 크게 밑돌았다. 1분기 미국의 전 분기 대비 성장률도 연율로 환산했을 때 0.5%로 2년 만에 최저치였다. 이에 따라 각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0대 주요 투자은행(IB)이 제시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평균은 작년 말 3.1%에서 지난달 말 2.9%로 0.2%포인트 낮아졌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정부와 한국은행이 나랏돈과 발권력을 동시에 동원해 구조조정 자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6월 말까지 확정짓기로 했다. 정부는 구조조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가능하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기획재정부는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이 참여한 가운데 4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회의실에서 구조조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협의체의 첫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기재부 측은 “향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국책은행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또 “정부와 중앙은행이 가진 다양한 정책 수단을 포괄적으로 검토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금융권 안팎에서는 10조 원 내외의 국책은행 자본 확충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부는 실탄 준비에 앞서 구조조정 주체들의 손실 분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국책은행 자본 확충은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것이므로 당사자의 엄정한 고통 분담과 국책은행의 철저한 자구계획이 선행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4일 간담회에서 “공적자금을 받으려면 산은과 수은도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들의 경영상 책임도 묻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임 위원장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상응하는 관리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 기관들이 재원 마련 방식의 큰 틀과 시한에 합의한 만큼 앞으로 2개월간 각 기관은 분담액과 실탄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두고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한은이 가능한 한 많은 금액의 현금을 내주길 원하고 있지만, 한은은 정부가 기업 주식 등의 현물 출자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은이 구조조정 자금 마련에 나설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자 정부의 행보가 더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 도중 기자들과 만나 국책은행 자본 확충을 위한 추경 편성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던 추경 편성에 대해 사실상 처음으로 긍정적인 뜻을 내비친 것이다. 유 부총리는 야당이 추경에 협조할 뜻을 밝힌 데 대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며 “야당도 설득해야 하고 추경 요건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받아주시면 고맙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수차례 말했지만 재정과 통화의 적절한 조합을 찾자는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구조조정 실탄 및 실업 대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추경 편성을 논의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구조조정에 따른 국민 고통을 줄일 방법까지 추경에 담을 용의가 있고 법 개정 대안도 적극 제시하겠다”고 말했다.세종=이상훈 january@donga.com / 장윤정 기자}

“국회의원이 불러내는 것은 약과죠. 사방에서 ‘구명(救命) 로비’가 빗발쳐 어떨 때는 은행장이 집을 나와 호텔에 며칠씩 피해 있는 일도 있습니다.”(금융권 고위 관계자) 지난해 우리은행은 자금난을 겪던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추가 지원을 거부했다. 더 이상의 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그러자 곧장 한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 채권은행 은행장들과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불러 ‘성동조선 금융지원 방안 긴급간담회’를 열었다. 성동조선해양이 자리한 경남에 지역구를 둔 그는 간담회 내내 성동조선에 대한 자금 지원을 재개하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정치권의 압박이 심했지만 추가 지원을 중단했다”며 “한국 사정을 잘 아는 해외 투자자는 ‘정치권 요구를 거절하다 은행이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한국 금융계에 깊숙이 파고든 정치(政治)금융은 제때 정리돼야 할 좀비기업의 수명을 연장시키면서 산업 대개조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국회의원의 입김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헛바퀴를 도는 사이 좀비기업은 늘어나고 한국 경제는 멍들어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만성적 한계기업은 2009년 말 1851개에서 2014년 말 2561개로 급증했다. ○ 좀비기업 정리 방해하는 정치권 외풍(外風) 형식적으로 구조조정의 칼자루는 채권단이 쥔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기업이 재무개선작업을 요청하면 채권단이 회생 가능성을 판단한 뒤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엄청난 외압이 작용해 합리적 판단과 절차가 무시되기 일쑤라는 점이다. 경남기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채권은행이나 감독당국 관계자들을 만나 금융 지원을 요구했다. 정무위는 금융 당국을 쥐락펴락하는 자리다. 결국 금융업계에서 까다로운 여신 심사로 유명한 신한은행이 추가 지원에 나서야만 했다. 경남기업은 2013년 3차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도 대주주 무상감자와 같은 페널티를 받지 않았다. 경남기업 임원으로 잠시 재직한 바 있는 A 씨는 “경남기업의 사례는 솔직히 일반적인 워크아웃 절차와는 달랐다”며 “금융 지원에 나선 신한은행도 평소의 신한은행답지 않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전했다. 비슷한 사례는 이 밖에도 많다. 쌍용건설의 경우 정치권의 구명 여론이 가세하면서 구조조정이 장기화됐고 부실만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2011년에는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워크아웃을 막기 위해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실세 국회의원 보좌관 등에게 수억 원을 건넸다는 사실을 고백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정치금융의 폐해는 이번 4·13총선에서도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울산을 찾아 “현대중공업 구조조정을 쉽게 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말해 정부의 조선업 구조조정 의지를 꺾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도 총선이 끝나고 나서야 구조조정 이슈가 전면에 나왔다”며 “정치권의 이해관계 때문에 지금까지 제대로 된 구조조정이 이뤄진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 정치권의 인사 개입도 구조조정의 걸림돌 금융회사 요직을 비전문가인 정치권 인사가 나눠 갖는 것도 금융권의 구조조정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이 ‘금융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마련했지만 ‘금융 문외한’인 정(政)피아들이 여전히 금융회사 감사와 사외이사로 진출하고 있다. 이들은 구조조정 등에 대한 정치권의 ‘뜻’을 금융회사에 전달하는 통로로 활용되기도 한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올 4월 친박계 서병수 부산시장의 선거캠프 출신인 김영준 씨를 예탁결제본부장(상무)으로 영입했다. 신용보증기금도 4월 김기석 전 새누리당 국민통합위원회 기획본부장을 감사로 선임했다. 앞서 2014년 10월에는 우리은행이 친박연대 대변인을 지낸 정수경 변호사를 감사로 앉힌 바 있다. 모두 금융권 이력이 거의 전무한 인사들이었다. 최근에도 한 청와대 비서관이 KB국민은행 감사로 사실상 내정됐다가 낙하산 인사라는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내정이 취소되기도 했다.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해야 할 국책은행의 최고경영자(CEO)도 정치권 인사들의 차지였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대선캠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학자 출신으로 금융권 실무 경험이 없는 홍 전 회장은 동부그룹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친 데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부실을 키웠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 행장 역시 성동조선해양의 구조조정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않다. 윤석헌 전 숭실대 교수는 “금융개혁을 외치면서도 실상은 정치권 낙하산이 요직을 차지하는 등 인사 개입이 적지 않다”며 “금융회사가 책임질 수 있는 경영 체제를 만들어줘야 제대로 된 기업 구조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김철중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이틀째인 2일(현지 시간)에도 한-이란 정부 기관과 기업들이 다양한 경제 관련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상당수는 본계약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산업계에서 이란발(發) 경제 훈풍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날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 에너지부 및 이란 국영 가스공사와 사물인터넷(IoT) 기반 사업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다. 이번 협약은 SK텔레콤이 지난달 IoT 전국망 계획을 발표한 뒤 이를 외신으로 접한 이란 정부가 직접 접촉해 오면서 성사됐다. 앞으로 SK텔레콤은 이란에서 전력, 가스, 상수도 등 생활 필수 인프라 관련 통합 원격검침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선 테헤란 일대의 5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스마트 가스검침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IoT 네트워크망인 로라(LoRa)망의 전국 확대 구축 △전력·가스·상수도 등 지능형 검침 인프라 확장 △스마트 에너지 솔루션 등 사업도 협력하기로 했다. 금융권도 이란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2일 이란중앙은행, 3일 이란산업개발재건기구 및 멜라트은행과 각각 정보공유와 업무협력 등을 위한 MOU를 맺었다.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이란을 방문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산은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역량을 활용해 이란 경제 발전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국내 은행 중 최초로 테헤란에 사무소를 신설하고 이란 내 2위 은행인 파사르가드(Pasargad)와 한-이란 무역거래 활성화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전은 3일 이란의 전력 유관 기관들과 10건의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란전력공사와 전력망 효율 향상, 스마트 그리드, 발전소 성능 보수, 연구 인력 교류 등 4대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전은 또 이란에서의 전력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테헤란 현지에 한전 이란 지사를 열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이란 식품시장 개척을 위해 1, 2일 양일간 한식 쿠킹클래스 등 홍보행사와 농식품 수출 상담회를 열었다. 2일 KOTRA가 주최한 농식품 수출 상담회에서는 홍삼, 쌀가공 식품, 간장 등 7개 우리 농식품 수출업체와 현지 바이어 18개 업체가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최혜령 기자·장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