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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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광영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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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0~2026-02-09
칼럼100%
  • 신분증 하루 4개꼴 분실… 경찰 맞나?

    3월 서울 상계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량털이범 황모 씨(38)가 일명 ‘맥가이버칼’로 차문을 열고 안에 있던 물건을 훔치다 주민 염모 씨(40)에게 발각됐다. 황 씨는 “여기서 뭐 하느냐”는 염 씨의 물음에 “잠복근무 중인 경찰”이라며 태연한 표정으로 경찰 신분증을 꺼내 보여줬다. 염 씨가 경찰 신분증 사진과 다른 황 씨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황 씨는 염 씨에게 전자충격기를 쏜 뒤 훔친 물건을 챙겨 달아났다. ○ 경찰 신분증, 한 달 132개꼴 분실경찰청이 20일 한나라당 박대해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7월 경찰공무원증 분실신고는 무려 922건. 경찰관들이 한 달에 132개꼴로 신분증을 잃어버리고 있는 셈이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분실된 신분증은 3793개에 달했다. 습득한 신분증을 이용해 경찰 등 공무원을 사칭한 범죄도 올해 8월까지 17건이 발생해 지난해 12건을 넘었다.경찰장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무전기 773대, 신원조회기 530대, 교통경찰관용 개인휴대정보기기(PDA) 68대 등 정보화 장비 1371대가 분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갑은 2007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69개, 시위대가 경찰에 접근하는 것을 막을 때 쓰이는 이격용 분사기는 23정 분실했지만 한 개도 회수되지 않았다.무전기 1대 가격은 90만∼110만 원대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분실된 무전기 중 끝내 찾지 못한 510대를 새로 마련하는 데 든 예산이 5억 원에 이른다.○ 경찰 신분증, 장비 범죄 악용돼 경찰 무전기는 1대만 있어도 각종 단속정보와 경찰차 출동상황 등을 쉽게 감청할 수 있다. 2008년 충북 청주에서는 강모 씨(38)가 우연히 주운 경찰 신분증과 무전기를 가지고 경찰을 사칭하며 유흥업소 종업원에게서 돈을 뜯어내고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경찰의 휴대용 신원조회기로 차적 조회를 하면 도난 및 수배 여부는 물론이고 차주의 이름 주소 사진 등 개인정보를 모두 조회할 수도 있다.이격용 분사기도 캡사이신 고추농축액이 들어 있어 시위대에 넘어가면 경찰이 진압 과정에서 도리어 경찰 장비로 공격을 받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찰 관계자는 “무전기나 이격용 분사기는 집회 현장에서 시위대에 빼앗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신원조회기는 현장 단속을 하면서 순찰차 트렁크에 올려놨다가 깜박 잊고 철수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분증이나 장비를 분실한 직원에 대한 징계는 오히려 완화되는 추세다. 당초 경찰은 신분증 분실자에 대해 견책 징계를 했지만 일반 공무원과 비교해 처벌이 무겁다는 내부 반발 때문에 2006년 징계에 해당하지 않는 경고로 수위를 낮췄다. 신분증을 여러 번 잃어버린 경찰관에 대한 불이익 규정도 없다. 일반 국민은 여권을 두 번 이상 분실하면 관할 경찰서의 내사대상이 되고 여권 발급에 제재를 받는다.박대해 의원은 “일반 공무원과 달리 경찰 신분증은 사칭 범죄로 이어질 수 있고 경찰 장비는 그대로 범행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 2011-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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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親北 인터넷 글 적발 2년새 45배로 폭증

    인터넷상 북한 찬양 게시물에 대한 경찰의 삭제 요청이 최근 2년 새 45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한나라당 박대해 의원에게 제출한 ‘친북 게시물 삭제요청·권고 현황’에 따르면 경찰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삭제 요청을 하거나 해당 사이트에 삭제 권고를 한 건수는 2008년 1793건에서 2009년 1만4430건, 지난해에는 8만449건으로 늘었다. 경찰이 삭제를 요청한 게시물에는 천안함 사건 두 달 뒤인 지난해 5월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낸 ‘북남관계 파탄시킨 남측 당국의 죄악 단죄’와 ‘무모한 대응에 정의의 전면전쟁으로 대답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북한 국방위원회 성명 등 북측 주장을 그대로 옮긴 것이 대부분이다. 경찰은 “노동신문 등 북측 매체의 주장이나 김정일 찬양 글 등을 지속적으로 유포시키는 경우에 한해 삭제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친북 게시물 삭제 요청이 급증한 것은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북한을 대변하는 게시물이 급증한 데다 현 정부 들어 친북 게시물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북한이 인터넷을 활용한 대남 여론전에 집중해 친북 게시물이 급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 웹사이트에 북측을 두둔하는 게시물이 집중 게재된 시기는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궁지에 몰려 남한 내 동조여론을 이끌어내려 했던 때와 겹치는 것으로 드러났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1-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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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관-기업들 ‘내부고발 시스템 아웃소싱’ 바람

    공공기관이나 민간기업에서 그동안 자체적으로 운영해왔던 내부고발 시스템을 외부 민간업체에 위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문고’나 ‘신고포상금제’ 등 내부적으로 자정 노력을 했지만 조직 내 온정주의와 내부 고발자에 대한 신변 보호가 취약한 풍토 탓에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이 같은 내부고발 시스템의 아웃소싱을 도입한 곳은 고용노동부를 비롯해 27곳에 이른다.○ “내부 고발자 우리가 지킨다” 각 기관이 이 같은 아웃소싱을 도입한 가장 큰 이유는 제보자의 신원 보장 때문. 자체적으로 고발 시스템을 운영하다 보니 조직 내 상급자나 기관장이 제보자가 누구인지 암암리에 알아보는 경우가 많았다. 감사실 등 고발을 접수한 부서도 업무 이전에 상급자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보니 알음알음으로 제보자 신원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외부 독립적인 기관이 온라인상에서 익명 제보를 받은 뒤 그 내용을 해당 기관 감사 담당자에게 직접 전달할 경우 중간에 제보자 신원이 노출될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1970년대부터 이런 제도를 도입한 미국은 현재 내부고발 아웃소싱 회사 2곳에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하버드대 등 3400여 개의 기업과 관공서가 가입해 있고 일본도 500여 개 기관이 내부비리 관리를 외주 업체에 맡기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KBEI) 산하 ‘헬프라인’이 국내 첫 내부고발 대행 기관이다. 민간기업인 신세계가 2007년 첫 의뢰기관이 된 이후 고용노동부와 해양경찰청 등 정부기관과 서울시 경기도 부산시 경북도 등 지방자치단체, 한국수자원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을 포함해 현재 27곳이 헬프라인을 통해 내부고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신고 방법은 제보자가 헬프라인 홈페이지(www.kbei.org)에 접속해 해당 기관을 선택한 뒤 비리 내용을 입력하는 방식으로 익명 보장을 위해 신고자는 회원 가입을 하지 않아도 된다. 제보 내용이 부실할 경우 해당 기관 감사실 관계자가 문의사항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신고자는 본인 의사에 따라 추가 설명을 할 수 있다.○ 아웃소싱 후 제보 봇물 내부고발 시스템을 외부에 위탁하면서 내부 비리 고발도 늘어나는 추세다. 부산시의 경우 지난해 부산 해운대구 우동 나루공원 환경 개선 공사를 하면서 나무 수천 그루를 부실 시공한 사실이 헬프라인을 통해 접수돼 감사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업체로부터 직원들 회식비 명목으로 50만 원을 받은 담당 계장을 비롯해 직원 2명이 훈계를 받고 3명이 주의를 받았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는 직원 박모 씨가 근무시간에 외근 처리를 하고 대학원 강의를 수강한 사실이 발각돼 훈계 조치를 받았다. 또 일선 고교 학부모들이 수천만 원의 불법찬조금을 모금한 사실도 접수돼 찬조금 전액을 반환조치한 일도 있었다. 신고 건수도 늘고 있다. 부산교육청은 매년 1, 2건에 그쳤던 신고접수가 지난해 헬프라인 도입 후 38건으로 늘었다. 부산시도 지난해 제도 시행 후 헬프라인을 통해 12건의 고발이 접수됐다. 반면 같은 기간 시 감찰과에는 단 한 건의 제보도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부 비리 접수 대행기관이 여전히 고객인 회원사 간부들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박종선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장은 “회원 기관에서 제보자를 알려달라는 요청이 들어온 적이 있지만 원천적으로 익명 제보이기 때문에 우리도 제보자 신상을 알 길이 없다”며 “익명보장이 안 되면 업무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는 만큼 신원보호는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1-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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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부비리는 조직의 가장 큰 적… 저축은행 사태가 반면교사”

    “내부 고발자 입을 막는 게 조직에 가장 큰 치명타입니다.” 박종선 한국기업윤리경영연구원장(58·사진)은 15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저축은행 사태를 언급하며 내부 비리 감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저축은행 간부들이 장부를 흑자로 조작해 거액의 배당금을 빼돌리는 등 조직적 비리가 있었지만 바깥에선 이를 계속 알지 못해 도저히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 박 원장은 “내부 문제는 안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아는데 그걸 조기에 끄집어내지 않고 놔두면 언젠가 곪아터지기 마련”이라며 “조직의 치부가 언론을 통해 드러나고 수사기관이 칼날을 들이대면 그때 남는 것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파국뿐”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은 최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회사 내 만연한 부정부패를 뿌리 뽑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기업의 경쟁력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사람들은 내부 비리가 가장 큰 적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부패와 뇌물만 차단하면 성장률이 1%포인트, 코스피가 500포인트 올라간다”는 한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내부 비리 척결을 통해 조직구성원들의 불만을 없애는 것이 기업 생산성을 높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소장을 지낸 박 원장은 당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한 관계가 경제 전반의 효율을 해친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 대기업 직원들은 우월적인 지위에 젖어 노력하지 않고, 납품업체 직원들은 패배의식에 빠져 의욕을 잃게 된다는 것. 박 원장은 “조직 내부에서 잘못된 관행과 비리에 대한 경각심을 갖지 않으면 양쪽 다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내부 신고제는 최악의 결과에 이르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자는 조기경보 시스템”이라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1-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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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차가 시속 200km?… 평가 반영하자 ‘5분내 도착’ 허위보고 늘어

    화재 진압의 관건은 소방차의 신속한 출동이다. 소방당국이 ‘5분 내 도착’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방방재청이 집계한 전국의 소방차 ‘5분 내 현장 도착 비율’은 56∼97%. 통계가 사실이라면 매우 양호한 셈이다.하지만 보통 17km 정도인 화재 현장에 도착하는 데 5분밖에 안 걸렸다면 이는 사실이기 어렵다. 시속 200km 이상으로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상당 부분의 소방차 도착시간이 실제보다 앞당겨져 허위 보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지역은 평균 시속 205km 속도로 달렸다고 하는 등 대부분의 농촌 지역에서는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달려 현장에 도착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소방차는 물과 사다리 등 중장비를 실은 대형차이기 때문에 탁 트인 직선 도로에서도 시속 80km 이상을 내기 어렵다. 신호등과 사거리, 교통정체가 심한 도시라면 속도를 내기란 더욱 어렵다. 현장에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멀리서 화재 현장의 연기만 보이면 화재 현장 도착으로 보고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런 허위보고는 소방방재청이 ‘출동 5분 내 도착’을 소방서 평가에 반영하면서 더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 농촌 소방차 시속 100km 이상 밟아 도착한 셈 ▼○ 소방차 시속이 200km? 소방방재청이 14일 한나라당 유정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지역 소방서에서 5분 내에 현장에 도착했다고 보고한 것은 모두 1146건. 평균 출동거리는 17km였다. 이 거리를 5분 만에 도착했다면 단순 계산으로도 소방차가 경주용 자동차처럼 평균 시속 205km로 달렸다는 얘기다.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평균 출동거리가 12.9km와 12km인 강원과 충북은 5분 내에 도착하기 위해 각각 시속 156km, 시속 144km로 달린 셈이다. 16개 광역시도 중 100km 이상으로 달린 곳은 이외에도 경북(141km), 충남(119km), 전북(107km), 경남(107km), 제주(105km) 등 8곳에 이른다. 도착시간은 최초 신고에서 현장 도착까지 걸린 시간. 통상 신고 받고 소방차가 출동하기까지는 1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소방방재청 기록대로라면 이보다 훨씬 빨리 달렸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시속 60km로 달릴 경우 5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는 5km 안팎에 불과하다. 하지만 8개 지역의 출동거리는 8.7∼17km로 사실상 5분 내 도착이 불가능한 거리. 이들 소방서는 전체 출동의 56∼82%를 5분 안에 도착했다고 보고했다.이처럼 허위보고가 잦은 것은 ‘5분 내 도착’이 소방서 평가에 주요 항목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소방방재청은 지난해 초 ‘화재와의 전쟁’을 천명하며 이 규정을 도입했다. 지방의 한 소방서장은 “5분 내 도착 여부는 외부에서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멀리서 연기만 보여도 일단 도착했다고 보고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평균 출동거리가 3.3km인 서울은 소방차 평균 시속이 40km였다. 대전이 시속 47km, 광주 51km, 대구 53km 등 출동거리가 짧은 대도시는 소방차가 시속 40∼50km로 달린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출동을 준비하는 데 통상 1분이 걸리고 또 도심 교통상황이 시골보다 혼잡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상당히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 “인프라 그대론데….”5분 내 도착을 평가에 반영하다 보니 출동거리가 멀 경우 일부 소방관은 출동 때마다 목숨을 걸고 운전하게 된다고 토로하고 있다. 올 1월 경기 연천군에서는 출동 소방차가 앞 차를 추월하다 옆 차와 부딪쳐 여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과천시에서도 지난해 10월 교차로에서 소방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우회전을 하다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다. 소방차 교통사고는 2008년 224건, 2009년 334건, 지난해 370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소방당국의 ‘5분 내 도착’을 점수화한 이유는 화재 발생 5분쯤 뒤 불길이 순식간에 확산되는 ‘플래시 오버(flash over)’가 일어나 빠른 출동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화재 조기 진압의 중요성은 인정하지만 제도 개선 없이 실적만 압박하는 것은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의 경우 현장 도착시간을 7분으로 권고하고 있지만 이를 업무평가에 반영하지는 않고 있다. 그 대신 소방파출소가 서울보다 2, 3배 많고 소화전도 2배 이상 촘촘히 배치돼 있는 등 소방 인프라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뉴욕과 도쿄의 소방당국이 출동 도착시간을 명시하지 않고도 화재 관리를 잘할 수 있는 것은 소방인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세 도시의 인구는 비슷하지만 서울 소방인력은 5700명 수준으로 뉴욕의 1만7000명, 도쿄의 1만8000명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윤명오 서울시립대 방재연구센터 교수는 “우리는 소방서가 적고 소화장비도 부족하다 보니 소방관들에게만 무조건 빨리 도착하라고 등을 떠미는 것”이라며 “스프링클러 등 자동소화설비를 충분히 갖춰 소방차에만 의존하지 않는 화재 대처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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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신광영]“가습기 파문 얼마나 됐다고…” 바뀐게 없는 보건당국

    얼마 전 임산부 4명이 원인 미상의 폐렴으로 숨진 이유가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는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줬다. 맑은 공기를 마시기 위해 사용한 살균제가 역설적으로 산모와 태아의 숨통을 죈 ‘위생의 역습’이었던 셈이다. 살균제로 청소한 가습기를 틀면 일부 살균성분이 함께 방출돼 인체에 흡수되는 건 당연한 이치다. 인체에 해를 끼칠 법도 한데 살균제는 정부 관리 품목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가습기 살균제의 치명적인 영향에 대해 들여다보는 정부 기관이 없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일이 터지고 나서야 “가습기 살균제가 사람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지 못했다. 앞으로 잘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산모와 태아의 목숨을 대가로 치른 때늦은 반성이었다. 청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종 위생용품이 늘고 있지만 정부 관리 능력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례는 그뿐만이 아니다. 공기청정기나 야채·과일세척기는 일부 제품이 오존을 공기 중에 방출해 인체에 해롭지만 아직 이렇다할 오존 배출 허용 기준이 없다. 성균관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정해관 교수는 “오존은 몸속의 나쁜 균뿐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균을 죽인다”며 “오존을 마시면 폐 안에 있는 세포가 죽어 천식 환자나 노약자들에게 치명적”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제품들이 몇 년간 아무 제재 없이 팔리다 일부 소비자가 불안을 호소하자 정부가 뒤늦게 나섰다. 지식경제부는 6월에야 오존 배출농도가 높은 야채세척기와 공기청정기에 개선 권고를 내렸다. 요즘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 과일용 세정제는 아직도 아무 대책이 없다. 과일세정제는 물에 씻더라도 덜 씻긴 일부 성분이 몸에 흡수되기 때문에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도 과일세정제 용기엔 ‘야자나무 추출물’ 등 두루뭉술한 표현이 많다. 식약청은 중금속과 산성도(pH) 등 5가지 항목만 검사할 뿐 식품 추출물의 성분은 따져보지 않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최경호 교수는 “식품 추출물이라도 독성이 있는 경우가 많아 어떤 물질이 혼합돼 있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식약청 관계자는 “사람이 먹어도 되는 식품에서 추출한 것인데 무슨 검사가 더 필요하냐”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러 생명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 파문을 겪고도 보건당국의 안일한 태도는 별로 바뀐 게 없어 보인다.신광영 사회부 neo@donga.com}

    • 201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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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강정마을 계기 대응 강화… 폴리스라인 넘으면 무조건 처벌한다

    경찰이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사태를 계기로 집회 시위 시 대응 수위를 종전보다 더 강화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선도적이고 포괄적인 범죄예방을 위해 경찰관의 업무행동을 제약하는 현행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5일 그동안의 시위 관리 원칙을 더 강화해 도로 점거나 폴리스라인 침범 등 사실상 거의 단속하지 않았던 불법행위를 앞으로는 법대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폴리스라인 침범 등 경미한 불법행위의 경우 종전에는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증거만 확보한 뒤 사후에 처벌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기준을 규정대로 적용해 불법시위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것이다. 경찰청 고위관계자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경우 지난 정부 때부터 민주적 절차를 거쳐 공사가 결정됐는데 시위대가 이제 와서 불법적으로 건설을 막고 있다”며 “공권력이 제 역할을 해달라는 국민의 요구를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폭력시위나 불법 도로점거가 발생할 경우 시위를 주최한 단체에 1년 또는 6개월가량 유사한 내용의 집회 신고를 금지하기로 했다. 또 서울 종로구 세종로와 중구 태평로 등 주요 도로에서 시위대가 행진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부득이하게 허용할 경우 행진 시작과 종료 시간을 엄격히 지키도록 할 방침이다. 경찰은 또 일부 시위대가 행진을 핑계로 도로를 점거하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행진 속도도 ‘시속 3km 이상’ 등의 기준을 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행진 중 신고된 차선을 넘어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도 개선하지 않을 경우 물포 등을 동원해 즉각 해산시키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시위 중 폴리스라인을 침범하거나 훼손하는 경우 현장에서 바로 검거하고, 불법 시위대가 물리적으로 폴리스라인을 침범하면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이와는 별도로 사전에 선제적으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경찰관의 업무행동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경찰관직무집행법(경직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행 경직법은 경찰관의 업무범위를 정해놓은 규정이지만 이 때문에 자기 소관이 아니거나 명확히 범죄가 발생하지 않았을 경우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사전에 우려되는 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의 경직법 개정은 일반 시민을 잠재적 범죄군으로 예단해 인권을 침해할 소지도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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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대 여성 5년간 성폭행한 50대’… 국민참여재판으로 징역 15년 선고

    올 3월 50대 남성에게 4년 8개월간 성폭행을 당한 20대 여성의 사연을 동아일보가 보도하자 많은 사람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을 수석 졸업하고 토익 점수는 만점에 가까운 데다 유명 공기업에 취업할 정도로 야무진 여성이 그런 일을 겪고도 어떻게 신고를 안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뒤늦게 경찰에 붙잡혀 법정에 선 윤모 씨(당시 가명 이경수·55)는 “우린 사실상 주말부부였고 합의하에 가진 성관계였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김모 씨(당시 가명 박은경·27)는 몸서리쳐지는 악몽으로, 가해자 윤 씨는 사랑의 추억으로 여기는 이 사건에 대해 지난달 24일 시민 배심원 9명과 법원이 판결을 내렸다.○ “피해자는 두 얼굴의 여인이다”피고 윤 씨의 요청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번 재판의 핵심은 김 씨와 윤 씨 관계가 연인이었는지 여부. 윤 씨는 폭행과 협박, 성관계는 인정하면서도 “강간이 아닌 화간”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참여재판은 통상 하루에 끝나는데 이 재판은 3일간 매일 오후 11시를 넘길 정도로 공방이 치열했다.윤 씨 변호인은 배심원들에게 “예쁘고 능력 있는 여대생이 당뇨에 무직인 50대 늙은이와 4년 8개월간 사랑을 나눴을 리 없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증거로만 판단해 달라”고 당부하며 변론을 시작했다.변호인 측은 △피해자가 수감 중인 피고에게 절절한 애정이 담긴 편지를 수십 통 보냈고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지구대에 신고할 만큼 용의주도한 피해자가 성폭행 사실은 4년 넘게 신고하지 않은 점은 납득이 안 되며 △피고의 재산을 노리고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했다.변호인은 프로젝터 화면에 피해자가 손으로 직접 쓴 편지를 띄우고 ‘당신이 그리워요’ ‘마음을 다해 사랑해요’ 등 문구를 하나씩 짚어가며 “피해자의 순진무구해 보이는 외모에 속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피고는 전부인도 성폭행 후 결혼”반격에 나선 검찰 측은 변호인의 주장을 차례차례 반박했다. 윤 씨가 이혼한 전처와 처남을 흉기로 협박한 혐의로 10개월간 수감돼 있을 때 피해자 김 씨가 서너 장의 편지를 매주 두 통씩 보낸 것은 맞지만 강압에 의한 것이란 주장이었다.증인으로 나온 김 씨는 “피고가 감옥에 가기 전 편지를 성의껏 보내지 않으면 미행을 붙여 괴롭히고 출소 후 보복하겠다고 겁을 줘 할 수 없이 편지를 썼고, 그마저 너무 귀찮아 두 달 뒤부턴 컴퓨터로 작성했다”고 밝혔다.검찰은 피해자가 아버지에게 폭행당한 후 경찰에 신고할 정도로 용감했다는 피고 측 주장에 대해선 “피해자가 그 문제로 경찰서를 찾은 건 피고를 신고하고 나서 두 달 뒤 일로, 그 사건을 두고 피고가 대범하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김 씨가 피고의 돈을 보고 접근했다는 주장도 허위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윤 씨는 지난 5년간 마땅한 직업을 가진 적이 없었고, 전처 명의로 된 2000만 원 상당의 집을 피해자에게 양도했지만 그보다 많은 돈을 김 씨에게서 뜯어낸 것으로 계좌 이체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특히 검찰은 윤 씨가 사줬다고 주장한 노트북컴퓨터와 관련해 김 씨의 카드로 결제한 영수증을 제시하며 피고의 주장이 거짓임을 부각시켰다. 그 후 검찰은 피해자의 온몸에 멍이 든 사진 등 윤 씨의 폭행과 협박을 보여주는 증거를 하나씩 나열했다. 그러나 배심원들의 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준 건 검사가 지나가듯 던진 한마디였다. 이혼한 피고의 전 부인이 윤 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돼 결혼했다는 것. 검사는 “당시 자녀가 둘 있는 39세의 홀아비였던 윤 씨는 초임 교사로 첫 출근을 하던 23세 이모 씨를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내용을 전처의 진술을 통해 확인했다. 윤 씨 변호인이 “왜 사건과 무관한 얘기를 하느냐”며 거세게 항의하자 검사는 말을 멈췄지만 배심원단은 크게 술렁였다.○ “이런 사랑은 없다”24일 오후 11시경 배심원들과 협의를 마친 재판장 문정일 부장판사(대전지법 형사12부)가 만장일치로 유죄를 결정한 선고 결과를 읽자 윤 씨의 몸이 조금씩 오그라들기 시작했다. 재판부는 “이런 사랑은 없다”며 징역 15년에 전자발찌 부착 20년을 선고했다. 검사가 당초 구형한 형량을 그대로 인정한 것이었다. 재판부는 “다른 인간관계를 모두 제쳐둔 채 주말마다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만나 1년에 219차례나 성관계를 맺는 건 어느 한쪽(피고)이 일방적으로 억압하는 관계가 아니고선 불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선고문 낭독이 끝나고도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윤 씨는 교정직원이 옷자락을 끌자 그때서야 몸을 움직였다. 마지막까지 “우린 부부보다 더 깊은 정을 나눴다”고 주장한 윤 씨는 재판 이틀 만인 지난달 26일 항소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강한 인턴기자 부산대 법학과 4학년  }

    • 201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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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치병 형제와 아버지 돕고 싶어”… 세상은 아직 따뜻했습니다

    불치병인 근이영양증으로 투병하는 박현민(25) 현진 씨(19) 형제와 이들을 홀로 돌보는 아버지 박승훈 씨(51) 사연이 알려지자 함께 아픔을 나누며 돕고 싶다는 독자들의 후원 문의가 이어졌다. 이들의 제주도 여행을 주관한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과 본보에는 이날 하루에만 30여 건의 후원 신청이 들어왔다. 경기 안산시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정모 씨는 이날 기자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지난달 현민 씨 형제처럼 근이영양증을 앓던 동생을 하늘나라로 보냈다”며 “기사를 보니 먼저 간 동생과 간병하느라 고생하신 부모님이 생각나 물질적 지원을 포함해 현민 씨 가족을 어떻게든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30여 명의 후원 신청자 가운데 20명가량은 물질적 지원을 약속하며 계좌번호를 물어왔다. 후원 의사를 밝힌 사람은 서울의 한 특급호텔 대표, 가정주부, 대학생 등 다양했다. 또 자원봉사 등을 통해 돕겠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자신을 60대 아파트경비원이라고 소개한 한 후원자는 “내가 돈이 없어 경제적 도움은 못 줘도 몸은 아직 펄펄하다. 아버지가 아이들 데리고 외출하거나 씻길 때 나도 돕고 싶다”라며 연락처를 남겼다. 다슬기원액 제조 공장을 운영한다는 이모 씨는 “두 아들과 아버지 건강을 위해 다슬기원액이라도 기부할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기사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는 반응도 많았다. 은행원 설모 씨는 “기사를 보며 아버지가 생전에 너무 무뚝뚝하셔서 ‘사랑한다’는 말 한번 못해 본 일이 떠올라 많이 울었다. 추석이라 곧 아버지 묘소를 찾아뵐 텐데 현민 씨네 가족도 따뜻한 추석이 됐으면 좋겠다”며 선물을 보낼 주소를 물었다. 두 아들을 둔 교사라고 밝힌 윤모 씨는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해서 평소 야단을 많이 쳤는데 건강하고 밝게 자라주는 것만으로도 벅찬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형제가 집에서만 지내면 많이 답답할 텐데 바깥세상을 볼 수 있도록 책을 보내주고 싶다”고 전해왔다. 직업군인 출신의 박모 씨도 e메일에서 “14년 전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이후 얼굴 보조개를 이용해 컴퓨터를 쓰는데 이 글도 보조개로 쓰는 중”이라며 “막상 휠체어 위에서 살아보니 그 형제들의 고통이 실감이 되고 현민 씨 가족이 사는 걸 보며 제가 더 힘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후원 문의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www.wish.or.kr) 02-3452-7474. 후원 계좌 하나은행 365-1004-1004-004, 예금주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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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rrative Report]불치의 근육병 앓는 형제, 그들을 홀로 키운 아버지… 3부자의 특별한 제주 여행

    20대 초반을 넘기기 어려운 병이라고 했다. 온몸의 근육이 서서히 굳어 폐 근육까지 마비돼 질식하듯 죽어가는 근이영양증. 박승훈 씨(51)의 두 아들은 모두 이 병을 앓고 있었다. 현민(25) 현진 씨(19) 형제는 모두 이 근육병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다. 천형(天刑)이나 다름없었다. 형제에게 이제 남은 시간은 많지 않았다.현민 씨는 이 병 환자들의 평균 수명을 이미 넘겼다. 폐가 상당 부분 굳어 하루 14시간을 산소호흡기에 의존한다. 앉아 있기도 어렵다. 의사는 “마음의 준비를 하자”고 한다. 현진 씨는 형의 6년 전 모습이다. 형은 동생의 미래이고 동생은 형의 과거였다. 이들은 늘 집에 누워 함께 지냈다.형은 생을 마감하기 전에 바다 냄새를 맡고 싶어 했다. “사방이 뚫린 곳에서 바다 냄새를 맡고 싶다”는 말을 수백 번 되뇌었다. 동생은 5월 형의 소망을 담아 소원성취 기관인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에 “제주도에 가고 싶다”고 사연을 보냈다. 두 달 만에 당첨 소식이 왔다. 평생 병마와 싸워야 하는 두 아들을 바라보기 힘들어 하던 엄마가 14년 전 집을 떠난 뒤 세 부자(父子)가 함께하는 첫 여행이었다. 세 남자는 난생처음 비행기를 타게 됐다. 기자도 그들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여행을 함께했다. ○ 고통스러운 여행의 시작 고작 2박 3일 여행이지만 24일 경기 성남시 현민 씨 집 앞에는 어른 가슴 높이의 짐 가방이 3개나 나와 있었다. 가방 안에는 산소호흡기, 호흡조절기 등 의료장비와 환자용 매트가 담겨 있었다. 트럭까지 불러 짐과 휠체어를 싣는 아버지에게 아파트 경비원이 물었다. “오늘 이사 가시나 봐요.”마음은 들떠 있었지만 난생처음 비행기 여행은 여간 고된 일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34kg가량의 현민 씨를 안고 기내에 들어갔다. 좌석 3개를 확보한 뒤 오른쪽 끝에 아버지가 앉고 왼쪽 두 자리에 현민 씨를 뉘었다. 아버지 무릎에 머리를 파묻은 현민 씨는 왕방울만 한 눈을 깜박이기만 했다.비행기가 뜨기 전 승무원이 아버지에게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 정상적인 비행 중 사고에 대해서는 보호자가 책임을 진다는 서약서였다. 죽음을 앞둔 자식에게 이런 서약서가 무슨 의미란 말인가. 다른 불치병 환자 가족처럼 아들에게 허락된 시간이 더 소중했는지 아버지는 주저 없이 서류에 사인했다. 그들은 이미 살기 위해 마음 졸이지 않는 방법을 터득한 듯했다.○ 바다를 가슴에 품다힘겨운 비행 끝에 도착한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해안휴양지인 섭지코지가 이들의 첫 행선지였다. 아버지는 관광에 앞서 미리 얼려온 생수통을 형제들 품에 안겼다. 땀이 많이 나면 식으면서 감기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오르자 작은아들 현진 씨가 손짓을 한다. 소변이 급하다는 신호였다. 아버지는 휠체어를 후미진 곳으로 옮긴 뒤 페트병을 꺼내 능숙하게 소변을 받아냈다.현진 씨는 전동 휠체어를 요리조리 움직이며 마음껏 바다 구경을 했지만 휠체어에 누워 있는 형은 곁눈질로 바다를 내려다봤다. 아버지는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다 형 현민 씨를 아기처럼 끌어올렸다. 제주의 푸른 바다는 그렇게 맏아들의 품으로 들어왔다. 아버지 어깨에 팔을 기댄 현민 씨는 신기한 듯 바다에서 눈길을 떼지 않았다. “바다 향기를 담아 가겠다”며 지그시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하지만 얼마 못 가 얼굴이 빨개지도록 기침을 했다. 병으로 쇠약해진 호흡기 근육이 경련을 일으킨 것이다. 다시 휠체어에 누운 현민 씨는 동생을 바라보며 기자에게 말했다. “저도 몇 년 전엔 저렇게 돌아다녔는데…. 동생이 부럽기도 하지만 저 녀석도 곧 저처럼 될 것 같아서 그게 참 불쌍해요.”○ 큰아들의 유일한 효도아버지는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목욕 준비를 했다.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두 아들은 땀에 젖어 있었다.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다. 아버지는 현민 씨 먼저 욕실로 안고 가 옷을 벗겼다. 뼈만 남은 앙상한 몸이 드러났다. 다리는 아버지 손목보다 가늘었다. 새하얀 피부엔 핏기가 없었다. 척추측만증까지 겹쳐 등은 S자로 휘어 있었다. 박 씨는 큰아들이 초등학생 때 찍은 사진을 지갑에서 꺼내 기자에게 보여줬다. 아동복이 꽉 낄 만큼 통통했던 그가 이렇게 변한 것이 믿기지 않았다.아버지는 욕조를 놔두고 차가운 욕실 바닥에 아들을 뉘었다. 욕조에서 미끄러진 아들이 옴짝달싹 못한 채 질식사할 뻔한 기억 때문이다. 현민 씨가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아빠, 여기까지 와서 힘드시죠”라고 했다. 아버지의 얼굴에는 ‘슬픈 미소’가 번졌다.박 씨는 저녁 식사를 내오며 소주 한 병을 가져왔다. 두 아들 입에 밥 한 숟가락을 먹일 때마다 그는 소주 한 잔을 들이켰다. 지독한 불면증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평소 매 시간 일어나 두 아들의 근육이 뭉치지 않도록 수시로 자세를 바꿔준다. 산소호흡기를 끼고 자는 현민 씨의 상태도 살펴야 한다. 그러다보니 10년 넘게 깊은 잠을 자 본적이 없다.그걸 아는 현민 씨는 아버지가 깰까봐 혼자 끙끙대는 날이 많다. 현민 씨는 “그것 외에 아버지에게 효도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수없이 떠올려본 자살14년 전 아내가 집을 나가고 혼자가 됐을 때, 아버지는 수없이 자살을 떠올렸다. 불치병에 걸린 두 아들을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감뿐 아니라 간병을 위해 공무원 생활까지 그만둬 경제적 궁핍도 심각했다. 수입은 기초생활수급비 100만 원이 전부였다. 높은 곳만 가면 뛰어내릴 생각이 들까봐 한동안 베란다에도 나가지 못했다. “술에 취하면 애들한테 ‘베란다에서 함께 점프할까’라고 말하곤 했어요. 그럴 때마다 둘째가 형 손을 꼭 잡습디다. 목숨이란 게 그렇더군요.”주변에선 두 아들을 장애인시설로 보내고 새 장가를 들라는 권유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두 아들을 떠나보내지 못했다. “글쎄요…. 애들한테는 좋을지 몰라도 저는 혼자 못 살아요.”식사를 마친 아버지는 전용매트에 두 아들을 차례로 눕혔다. 현민 씨에겐 산소호흡기를 씌웠다. 현진 씨는 호흡 조절기를 물린 채 숨쉬기 훈련을 시켰다. 이 연습을 열심히 해야 형처럼 되는 날을 늦출 수 있다. 연습을 조금만 해도 가슴 통증이 심해진다. 현진 씨가 못 하겠다고 투정을 부리면 형이 나서서 “나처럼 되고 싶냐”고 했다. 여행중 형이 화를 낸 건 그때가 유일했다. 비장애인이 평소 느끼지도 못하는 숨쉬기가 이들에겐 매일 밤 생사를 걸어야 하는 일이다.현진 씨의 호흡기를 누르던 아버지가 숨이 가쁜 듯 주먹으로 가슴 왼쪽을 치기 시작했다. 두 아들을 잃어가고 있는 것을 심장도 안 것일까. 아버지도 아들을 돌보느라 몇 년 전 심장에 병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심장 판막수술까지 받았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고 있다. ○ 아버지의 편지어렸을 적 공군비행사가 꿈이었던 현민 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자친구를 사귀어 보겠다는 꿈을 꿨다. 하지만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안 뒤부터는 마음을 비웠다. 그 대신 매일 같은 옷만 입는 아버지를 위해 직접 돈을 벌어 옷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에게는 마지막 꿈인 셈이다. 현민 씨는 “아버지한테 받은 사랑을 조금이라도 갚고 가야 할 텐데…”라고 혼잣말을 했다. 현민 씨는 자신을 품어준 세상에 ‘자신의 마지막’을 남기기로 했다. 지난달 동생과 함께 장기기증서약을 한 것이다. 아버지는 이미 15년 전 기증서약을 했다.여행 마지막 날 밤, 아버지는 잠자리에 누운 두 아들 사이에 앉아 붉은색 봉투를 만지작거렸다. 남자끼리 지내다 보니 평소 깊은 대화가 없었는데 모처럼 용기를 내 쓴 편지였다. ‘사랑하는 아들 현민, 현진아. 아빠가 너희 나이 땐 참 꿈이 많았는데 너희들이 온종일 집에만 누워있는 걸 보면 다 내 죄인 것 같아 가슴이 메도록 쓰리구나.’산소호흡기를 하고 누운 현민 씨는 아버지가 편지를 읽는 동안 눈물로 그렁그렁해진 두 눈을 계속 깜박였다. 자식에게 큰 짐을 지운 것을 자책하는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버리지 않고 키워준 것에 대한 감사함…. 그들의 ‘아름다운 여행’ 마지막 밤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제주=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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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노현 ‘단일화 뒷거래’ 파장]오세훈法이 곽노현 잡는다?… 郭, 2억줬다 35억 토해낼판

    ‘죽은 오세훈이 산 곽노현을 잡았다(?).’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사퇴 대가로 2억 원을 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빚더미에 앉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곽 교육감의 혐의가 인정돼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이는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것이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비용 보전으로 받았던 35억2000만 원을 물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2억 원을 줬다가 35억여 원을 토해내야 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3월 공개한 곽 교육감의 재산 총액은 15억9815만 원. 교육감 취임 직후인 지난해 7월에는 재산이 ―6억8000만 원이었지만 선거비용으로 썼던 35억2000만 원을 보전 받아 재산이 다시 늘었다.공직선거법 제265조 2항은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교육감이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보전 받은 선거비용 전액을 국고에 반환하도록 하고 있다. 또 공직선거법 제232조는 ‘후보자가 되지 않게 하거나 후보자를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재산상 이익이나 공직을 제공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3000만 원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곽 교육감이 유죄를 받으면 교육감 직을 잃는 것은 물론 35억2000만 원을 반납해야 한다.아이러니하게도 이 법은 최근 무상급식 문제로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오세훈 전 시장이 2004년 16대 국회의원 시절 만들었다. 나관중의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서 죽은 제갈량이 산 사마중달을 쫓았듯 물러난 오 시장이 만든 법이 현직에 있는 곽 교육감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다만 공직선거법 제265조 2항은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공직자가 검찰 기소 전에 사임하면 선거비용을 반환하지 않도록 하는 맹점이 있다. 예전에는 당선무효 확정판결 전에만 사퇴하면 선거비용을 반환하지 않도록 하다보니 1, 2심 판결 후 사퇴 여부를 결정하는 부작용이 있어 기소 후부터는 사퇴해도 선거비를 돌려받도록 2005년 법규정을 강화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소 전 사퇴하는 공직자에 대해선 선거비 반환 책임을 묻지 못하는 미비점이 있다. 때문에 29일 사퇴 거부의사를 밝힌 곽 교육감이 입장을 번복해 기소 전 사퇴할 경우 35억2000만 원을 물지 않아도 된다.한편 전임자인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도 아내 차명계좌에 있는 4억3000만 원을 누락한 채 재산신고를 한 혐의로 2009년 10월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만 원의 확정판결을 받아 선관위로부터 선거비용 28억8000만 원을 반환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공 전 교육감은 지난해 12월 “선거비용은 돌려줄 수 없다”며 선거비용 보전액 반환 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냈다 패소했지만 아직 돈을 내지 않고 있다. 공 전 교육감은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면 선거비용을 반환토록 한 것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으나 올 4월 패소하기도 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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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수 반대에 경찰이 평화 구걸해선 안돼… 불법시위 세력 끝까지 찾아내 처벌할 것”

    조현오 경찰청장은 최근 불법 시위와 관련해 엄정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하지만 군홧발 폭행 같은 돌발 상황은 시위대가 가장 간절히 바라는 시나리오”라며 “불법 시위자는 사후에 반드시 찾아내 법대로 처벌한다는 신호를 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30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조 청장은 2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의 향후 집회·시위 관리 방향에 대해 “미국 경찰처럼 정치인이라도 폴리스라인을 넘으면 수갑을 채워 체포하는 것은 우리 정서상 아직 맞지 않다”며 “경찰이 시위대를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게 반드시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 강정마을 적극 시위자 20∼50명 불과 조 청장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시위와 관련해 “현재 배치된 157명 외에 추가 경찰력 투입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기지 건설에 격렬히 반대하는 세력은 소수에 불과하고 이미 많은 경찰력이 투입돼 경찰관들의 피로가 극에 달했다”며 “해군기지 착공으로 시위대의 불법행위가 예상되거나 벌어진 경우에만 경찰력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24일 서귀포서 송양화 서장이 시위대에게 7시간 동안 억류된 채 연행자 석방을 약속하는 등 황당한 처신을 한 것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유로도 변명이 안 되는 사안이고 경찰의 집회 통제 방침과도 맞지 않아 경질했다”며 “감찰 조사를 거쳐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강정마을 주민 1800여 명 중 적극 반대 시위에 참여하는 자는 20∼50명에 불과한 것으로 안다”며 “소수의 불법세력을 상대로 경찰이 평화를 구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 진압은 신중히” 조 청장은 최근 검찰 경찰 국정원 등이 모인 공안대책협의회에서 폭력시위 대응방식을 기존의 ‘해산 유도’에서 체포로 바꾸는 등 강경 대처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에 대해 부연설명을 했다. 조 청장은 “집회 시위 관리는 경찰 고유 업무”라며 “관련 수사는 검찰이 지휘권을 갖고 있어 따르겠지만 집회 시위 관리는 전적으로 경찰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 청장은 “집회·시위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으로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며 “대다수 국민이 바라는 법 집행을 해야지 너무 억압하면 ‘공안탄압’이란 여론이 확산돼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집회 때처럼 극심한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한 뒤 물리적 충돌의 소지가 큰 현장 진압은 신중하게 하되 불법행위를 적극 채증한 뒤 사후에 사법처리하는 방향으로 시위 대응 기조를 바꿨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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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리 범벅’ 곰팡이 군납 빵… 업자 - 軍간부 배만 불렸다

    국군 장병이 먹는 건빵과 햄버거를 관리하는 공무원 및 군 간부들이 납품업체에서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고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뇌물 공무원들은 규정보다 높은 가격에 식품을 납품받았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납품업체는 싸구려 저질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군에 납품했다. 이렇게 남긴 차액은 고스란히 공무원과 군 간부, 납품업자들의 손에 들어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3일 군용 건빵과 햄버거용 빵 납품업체로 선정되도록 낙찰 단가를 미리 알려주고, 원가보다 비싸게 납품할 수 있게 해주는 대가로 해당 업체에서 5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방위사업청(방사청) 이모 사무관(54)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 사무관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납품업체 관계자 10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사무관은 납품가격을 산정할 때 제조 원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가격을 올려 D사 등 9개 제조업체로부터 건빵을 납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들은 건빵을 실제 원가보다 비싸게 납품하면서 지난해 초부터 최근까지 1년 6개월 동안 6억6000여만 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 하지만 D사는 실제보다 높은 가격에 납품하면서도 방사청이 규정한 제조 요건을 준수하지 않고 식품을 만들어 6100만 원의 차액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업체들이 계약상 건빵용 반죽을 만들 때 쌀가루와 밀가루를 같은 비율로 섞어야 하는데 쌀가루는 조금만 쓰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밀가루를 많이 넣어 재료비를 아끼는 등의 수법을 썼다”고 말했다. 실제로 납품업체들이 군부대에 납품한 햄버거용 식빵 중 상당수는 가장 자리에 곰팡이가 피거나 일부가 뜯겨 있고, 건빵은 반죽 상태가 고르지 않아 곳곳이 파였다. 방사청은 4월에도 D사가 햄버거용 빵 제조일자를 속여 군에 납품한 사실을 적발했지만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한 달 뒤 50억 원 규모의 식자재 군납업체로 다시 선정해 특혜 의혹을 받았다. 당시 방사청은 “적법 절차와 규정에 따라 결정된 만큼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경찰 조사로 이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다. 또 경찰은 강원도 전방부대에 근무하는 육군 김모 중령(48) 등 8명에 대해서도 건빵 햄버거 제조업체에서 돈을 받은 혐의를 확인하고 국방부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김 중령 등은 건빵과 햄버거 품질검사를 하면서 부패 제품이 나오자 이를 무마해 주고, 위생 점검 단속 정보를 알려주는 조건으로 업체 측에 돈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중령 등은 부패한 햄버거용 빵을 카메라로 촬영해 업자들에게 보여주며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 중령 등은 5월 한 달 동안만 약 550만 원의 돈을 받았다”며 “과거에도 돈을 받은 혐의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 2011-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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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살 기도 신창원이 올초 외부로 보낸 편지 내용은…

    18일 새벽 교도소 독방에서 자살을 기도한 신창원(44)의 그동안 심리상태를 엿보게 해주는 편지(사진)가 공개됐다. 신창원은 이 편지에서 10여 년 독방 생활로 인한 고통과 좌절감을 호소했다. 이 때문에 신창원이 장기간의 수감생활을 견디다 못해 자살을 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편지는 1월 문성호 자치경찰연구소장에게 보낸 것으로 문 소장은 수감 중인 신창원에게 재소자 인권운동에 관한 책을 보내준 인연으로 친분을 유지해왔다. 신창원은 편지에서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며 “인간은 인내의 한계점을 넘어서면 어떤 형태로든 극단적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최근 10년 3개월 동안 징벌을 받은 적이 없고,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도주를 기도한 적이 없지만 10년 5개월째 독방에 격리돼 있다”며 “내가 왜 수갑을 차고 다녀야 하며 TV 시청을 금지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그는 미국에서 강력범들을 독방에 격리해 기본적 처우를 제한하는 실험을 했다가 수용자 자살 등 문제가 생겨 실험이 중단된 사례를 거론하며 “엄중 격리된 상태에서 이상행동을 보이는 수용자를 많이 봤고, 나 또한 악몽, 우울 장애, 불면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수십 번 위험한 고비와 수백 번 인내의 한계점을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10년 넘게 수감자를 독방에 가두는 가혹한 교도행정에 대해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을 통해 문제제기하려 했고 논문 작성도 준비하고 있다”며 문 소장에게 해외 교정행정 우수사례와 엄격한 구금이 낳는 부작용에 관한 자료를 보내달라고 부탁했다.문 소장은 신창원 자살 기도 직후인 18일 오후 이 편지를 트위터에 공개하며 “그의 자살 시도는 아버지의 죽음 때문이라기보다 장기수에 대한 절망적인 수용 실태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신창원은 1989년 공범과 함께 가정집에 침입해 3000여만 원의 금품을 빼앗고 집주인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97년 탈옥해 2년 반 만에 잡혔다. 1999년 7월 다시 수감된 그는 고입과 고졸 검정고시에 연이어 합격하기도 했다.신 씨 병원 치료후 재수감자살 기도 직후 안동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온 신창원은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할 정도로 회복돼 20일 복역하던 경북 북부 제1교도소(옛 청송교도소)로 옮겨졌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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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30대 중반의 이 남성은 도시 주택가 지역을 아침저녁으로 출몰함. 상습적으로 무고한 시민을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함. 대낮에도 부녀자와 미성년자를 강간하고 유유히 사라짐.’ 신고처: 없음》 읽다 보면 섬뜩해지는 이 현상수배 전단은 사실 경찰이 없다면 세상이 어떻게 될지 반어적으로 묘사한 홍보광고다. 광고 아래는 ‘만약 하루만 경찰이 사라진다면?’이란 문구 아래 ‘세상이 비록 우리를 몰라줄지라도, 세상은 우리를 필요로 합니다’라는 경찰의 존재 의의를 강하게 부각시켰다. 이 경찰 홍보 광고는 ‘광고 천재’로 불리며 국제적 광고 공모전을 휩쓴 광고전문가 이제석 씨(29·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가 만들었다. 이 씨는 최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보수작업 때 ‘이순신 장군 탈의 중’이라고 쓰인 광고물을 설치해 화제를 낳은 인물. 그는 계명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2006년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에 편입한 뒤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원쇼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국제 광고 공모전에서 50여 차례 수상했다. 경찰은 19일 이 씨를 경찰 홍보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이 씨는 이날 위촉식에서 지구대 간판을 술집 네온사인처럼 형상화한 뒤 ‘경찰서는 술집이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넣은 홍보물도 소개했다. 취객들이 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리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이 씨는 “근엄하고 딱딱한 지금의 경찰 이미지를 친근하게 바꾸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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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어지자”에 칼부림… 뒤틀린 ‘이별 살인’ 왜?

    지난달 30일 이모 씨(29)는 부산 동래구에 있는 헤어진 여자친구 김모 씨(27)의 집 앞에서 초인종을 다시 눌렀다. 막 전 여자친구의 어머니로부터 “이제 마음을 정리하라”는 말을 듣고 나온 상황. 전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할 말이 더 있나’ 하는 생각에 문을 열어 주자 이 씨는 갑자기 문을 박차고 들어가 흉기로 전 여자친구의 어머니를 찔렀다. 끔찍한 상황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어머니 비명소리에 뛰쳐나오던 중학생 아들도 이 씨의 칼에 쓰러졌다. 전 여자친구인 김 씨는 살려 달라고 애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 사건으로 김 씨의 어머니는 숨지고 김 씨와 남동생은 중태에 빠졌다.헤어진 애인에게 끔찍한 보복을 가하는 사건이 최근 잇따르고 있다. 7일 전북 전주시에서는 30대 직장인이 귀가하던 전 여자친구를 집 앞에서 흉기로 살해했다. 6월에는 걸그룹 ‘아이리스’의 멤버 이은미 씨(24)가 전 남자친구가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다. 이 씨는 무려 60군데나 칼에 찔렸다. 연인과의 이별은 흔한 일이지만 이처럼 끔찍한 결말로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 특히 이 같은 ‘이별 살인범’은 왜 대부분 남성일까.○ 실연당한 남성들 왜 극단적 선택?전문가들은 가해자 심리 분석이나 인간 행태 이론을 통해 이를 설명한다.▽진화심리학적 본능=전문가들은 남녀 간 진화심리학적 차이에 주목하고 있다. 남성들은 연인에 대해 내 자식을 낳아 줄 여성으로 여기는 본능이 있어 육체적인 질투심이 강한 편이라는 것. 내 여자가 다른 남자에게 관심을 보이면 남의 자식을 위해 평생을 봉사할 수 있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반면 여성은 자신이 낳은 아이를 잘 보살펴 줄 남자를 원하기 때문에 육체적인 관계보다 감정적인 친밀감을 중요시한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공정식 교수는 “여자는 결별 후 감정적 교류가 없으면 관계도 끝났다고 생각하지만 남자는 연애시절 성적 본능이 남아 있어 여전히 ‘내 여자’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폭력을 써서라도 자기 소유로 만들려는 속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이론=애인을 때리는 남성들은 대부분 연애 초기 과도한 정성을 보인 경우가 많다. 선물 공세 등 물질적 투자뿐 아니라 일상 업무와 인간관계를 포기해 가면서까지 여자친구에게 헌신하는 것. 이 과정에서 상대에게 동등한 희생을 요구하다가 마찰을 빚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실연을 당하면 남성이 느끼는 배신감과 박탈감은 연애 초기에 들인 열정에 비례해 커진다는 설명이다. 고려대 사회학과 김준호 교수는 “이런 남성들은 ‘내가 너한테 어떻게 했는데’ 하는 생각에 폭행 자체를 정의를 회복하는 과정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전 여자친구의 가족에게까지 흉기를 휘두른 이 씨의 경우 여자친구가 연락을 피하자 “너 때문에 좋은 직장도 포기했는데 도망가면 무사할 것 같으냐”며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문화지체 현상=가부장적 사고방식에서 빠져나오는 남녀 간 속도차도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요즘 여성들은 남성에게 순종하지 않는데 가부장적 사고에 갇힌 일부 남성이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사회 분위기상 그런 분노를 속으로만 쌓아 둔 상태에서 상대방이 결별 통보 등으로 남자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화가 엉뚱한 방향으로 표출된다”고 말했다.▽신분적 열등감=사회적 지위가 안정적인 남성은 이별 후 새로운 여성을 만나거나 취미생활 등을 통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남성들은 사정이 다르다. 상대 여성과의 경제적 사회적 격차 때문에 헤어진 뒤 홀로 있는 상태가 길어지면 연애할 때 느꼈던 열등감은 더욱 깊어지고 그게 상대에 대한 극단적 분노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가수 이은미 씨를 살해한 중고차매매업소 종업원 조모 씨(28)는 이 씨가 인기를 얻으면서 이별을 통보하고 연락을 끊자 자신의 불안정한 지위 때문인 것으로 생각하고 살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력 남친’ 안 바뀐다전문가들은 이 4가지 심리가 일반인에게도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누구라도 치정범죄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7일 전주에서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박모 씨(39)는 경찰 조사 결과 흉기를 휘둘러 쓰러뜨린 여자친구를 병원 응급실로 직접 옮겼다. 경찰은 “박 씨가 응급실 앞에서 온몸에 피를 묻힌 채 떨고 있었다”며 “홧김에 범행을 하고 후회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최근 검거된 가해 남성의 직업은 공무원, 세무사, 공장 근로자 등 평범한 직장인이 대부분이었다.일부 여성이 ‘남자친구의 성격이나 폭력 성향까지 바꿀 수 있다’고 믿는 ‘평강공주 신드롬’도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한국여성의전화 송란희 정책국장은 “주먹을 휘두른 남성이 용서를 빌며 애정공세를 펼 때 여성들이 ‘내게도 잘못이 있다’며 다시 받아들이면 그 후 폭력이 점점 세지고 나중엔 그 공포 때문에 결별조차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이충우 인턴기자 고려대 영문과 4학년  김태원 인턴기자 한국외대 불어과 4학년  ▼ 법원 솜방망이 처벌 화 키워 ▼스토킹법도 10년째 국회 계류헤어진 연인을 상대로 한 범죄는 일반의 상식보다 온정적인 처벌을 받고 있다.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는 9일 헤어진 연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회사원 김모 씨(37)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계획적 범행이지만 애인 마음을 돌리려는 순수한 의도였다고 보고 가벼운 처벌을 내린 것. 재판부에 따르면 김 씨는 2008년 여자친구 이모 씨(36)가 결별을 선언하고 잠적하자 택배회사 수십 곳을 탐문해 이 씨의 주소를 알아냈다. 그러곤 가스검침원을 가장해 집에 들어가 흉기로 이 씨를 여러 차례 찔러 중상을 입혔다. 법원은 김 씨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지만 그가 범행 전 남긴 메모에 주목했다. 거기엔 “내 목숨을 주더라도 그녀를 영원히 사랑하고 싶다. 난 아직 시작이라 생각한다. 진정 목숨처럼 사랑했기에 후회는 없다”는 내용이었다. 재판부는 “이런 글을 쓴 피고인이 살해할 마음까지 먹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고 변심한 피해자를 설득하려 했으나 상대가 반항해 범행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있다”며 살인미수가 아닌 상해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다.지난달 10일에는 전 여자친구를 도끼로 위협해 납치하고 성폭행한 30대 남성에 대해 “옛 애인이 이별 후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게 된 것에 충격을 받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한국여성의전화 송란희 정책국장은 “폭력은 집착일 뿐 애정과 무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인데 법원이 이를 혼동해 온정적 판결을 하고 있다”며 “피해여성들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몇 년 뒤 보복 당할까봐 신고조차 못 한다”고 말했다.‘이별 살인’의 전조증상인 스토킹도 이를 처벌하는 법안이 2001년부터 국회에 여러 번 발의됐지만 번번이 묵살돼 경범죄로 취급되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애인을 괴롭히는 남성들은 대부분 성격이 소심해 공권력이 개입하면 범행할 엄두를 못 낸다”며 “증거가 없더라도 수사를 할 수 있고 신변보호도 받을 수 있는데 피해 여성들이 되레 수사를 만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 201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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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청장 e메일 수신함 뒤져본 간 큰 의경

    의경이 경찰 내부 전산망을 해킹해 조현오 경찰청장의 e메일 수신함을 뒤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정보통신관리관실은 지난달 말 경찰관 전용 전자메일시스템을 해킹해 조 청장 등 경찰 관계자 10명의 e메일 수신함을 몰래 본 혐의로 부산지방경찰청 산하 기동대 소속 김모 수경(23)을 조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경찰 내부 e메일은 일반 인터넷과 완전히 분리돼 운영되는 시스템으로 외부인이 인터넷망을 통해 접속할 수 없게 돼 있다. 경찰에 따르면 기동대 행정병인 김 수경은 직속 소대장 PC를 이용해 평소 외워둔 그의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법으로 내부 e메일 시스템에 접속했다. 그런 뒤 e메일 시스템을 해킹해 조 청장 등 경찰 핵심 관계자들의 e메일 보관함까지 살펴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김 수경이 조 청장의 e메일 수신함 화면을 캡처해 외부 인터넷 매체인 ‘보안뉴스’ 제보란에 ‘경찰청 내부망 보안 취약점’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자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의 컴퓨터 실력을 과시하거나 경찰 내부의 보안상 허점을 보완하려는 공명심에 따른 시도 정도로 보고 있다” 말했다. 김 수경은 6월 20일에도 소대장의 e메일 계정을 무단으로 사용하다 적발됐다. 내부 접속 권한이 없는 의경이 몰래 경찰 전용망에 접속했지만 경찰은 김 수경에 대해 별다른 경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부산의 한 사립대에서 정보보호학을 전공하는 김 수경은 당시 소대장 계정을 통해 “경찰 전자메일 시스템이 너무 쉽게 뚫려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전자 쪽지를 써 경찰청 인터넷 보안부서로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소대장이 쪽지를 보낸 적이 없다고 해 수소문 끝에 김 수경의 소행임을 알게 됐지만 쪽지 내용이 당시 자체 진행 중이던 보안 개선작업 방향과 부합해 징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 수경이 조 청장 등 경찰 간부들의 e메일 수신 목록은 열람했지만 e메일 내용을 훔쳐보거나 이를 복사해 외부로 유출한 정황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이날 오전 수사관 2명을 부산으로 보내 김 수경을 상대로 해킹 방법과 내용,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1-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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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트·싸이월드 회원 3500만명 개인정보 中유출 확인

    최근 발생한 네이트와 싸이월드 회원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중국에 있는 해커가 주도했고 3500만 명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이미 중국으로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해킹이 가능했던 것은 고객들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SK컴즈) 직원들이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개인용 프로그램을 무분별하게 설치해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이 해킹 근원지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SK컴즈에서 유출된 개인정보가 압축프로그램 ‘알집’을 판매하는 컴퓨터 보안업체 이스트소프트의 서버를 경유해 중국에 할당된 인터넷주소(IP)로 넘어갔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해킹 피해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 SK컴즈, 이스트소프트, 기타 관련업체의 PC와 서버 등 40여대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해커들은 지난달 18일 알집의 광고 업데이트 서버를 통해 SK컴즈 사내 PC에 접근했다. 광고 업데이트란 회사가 대중에게 무료로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대신 광고 수익을 얻기 위해 사용자들에게 노출되는 광고가 수시로 바뀌도록 하는 작업이다. 이 업데이트 서버를 해킹한 해커들은 미리 파악한 SK컴즈 사내 IP로 감염시킬 대상을 한정한 뒤 정상 업데이트 파일을 악성파일로 바꿔 보내는 방법으로 SK컴즈 사내 PC 62대를 감염시켰다. 해커들은 감염시킨 PC를 원격 조종이 가능한 좀비PC로 만든 뒤 개인정보가 보관된 데이터베이스(DB) 서버에 접근할 수 있는 내부 접속 정보를 일주일에 걸쳐 수집했다. 이후 관리자 권한으로 DB 서버에 접속해 회원정보를 중국으로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번 해킹에 사용된 악성코드가 기존에 사용됐던 것들 보다 훨씬 수준이 높고 인터넷 보안의 안전지대라고 여겨지는 보안업체를 대담하게 해킹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상당한 수준의 전문가가 한 소행”이라고 말했다. 이번 해킹 공격의 진원지가 중국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인터넷 보안이 취약하고 국내 수사망이 미치지 않는 중국이 우리나라를 노린 해커들의 집결지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08년 중국인 해커가 옥션 회원 1000만 명의 개인정보를 빼간 데 이어 최근에는 북한 해커들이 외화벌이를 위해 국내 온라인 게임을 해킹하는 사례가 잇따라 적발됐다. 하지만 경찰은 “이번 해킹이 중국 IP를 통해 이뤄졌을 뿐 해커의 신원에 대해서는 아직 단서가 없다”고 설명했다.○ 공짜 소프트웨어가 해커에겐 열쇠 이번 사건에서 해커가 보안망을 뚫는 데 사용한 이스트소프트의 ‘알집’ 프로그램은 일반 개인이 공짜로 내려받아 쓸 수 있다. 하지만 무료 개인용 프로그램은 실행할 때마다 광고 업데이트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돼 해커들이 사용자 몰래 악성코드를 심을 수 있는 빌미가 됐다. 반면 기업 고객이 쓰는 기업용 알집 프로그램은 유료로 구입해야 하지만 악성코드 설치 통로가 되는 광고 업데이트 기능이 없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에도 SK컴즈 같은 기업 고객은 유료인 기업용 프로그램만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이번 해킹 과정에서 좀비PC로 이용된 SK컴즈 PC 62대는 모두 개인용 알집 프로그램이 깔려 있었다. SK컴즈 직원들은 물론이고 회사 측에서도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 방지 교육 및 정기 점검 등 충분한 예방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민감한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정보기술(IT) 기업 직원들이 개인용 공짜 프로그램을 쓸 경우 해킹 등 심각한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며 “기업용 정품 프로그램을 썼다면 이렇게 쉽게 뚫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 201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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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공사 몰아주고 뒷돈 챙긴 교직원들… 서울대 과장 등 34명 입건

    학교 공사를 몰아주는 대가로 공사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서울대 등 국립대 교직원과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공사업체는 뒷돈을 주는 대신 자재 단가를 시중가보다 부풀려 납품했으며 이렇게 부풀려진 가격은 등록금과 세금으로 충당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9일 창호시설업체인 C사 대표 장모 씨(51·여)로부터 200만∼3000만 원의 금품을 받고 학교 공사를 따게 해준 혐의(뇌물수수)로 서울대 시설과장 최모 씨(54) 등 국립대 6곳 교직원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결과 창호업체 대표 장 씨는 전 서울대 시설과장 오모 씨(60)를 영업이사로 고용한 뒤 오 씨를 통해 최 씨 등 국립대 시설과장들에게 뒷돈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장 씨는 2009년 5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교직원들에게 수시로 골프와 술 접대를 했고 교직원들의 회식비도 대신 내왔다. 경찰은 “장 씨가 납품한 제품은 시중가보다 20∼30%가량 부풀려진 것”이라며 “로비를 받은 교직원들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눈감아줬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각급 학교에 창호공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대가로 장 씨로부터 200만∼15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교육과학기술부와 지방 교육청 시설직공무원 17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1-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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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폭 99%가 구속됐다

    경기 부천시에 사는 김모 씨(51)는 5일 오후 만취상태에서 담배를 피우다 주민 박모 씨(37·여)에게서 항의를 받았다. 김 씨가 박 씨의 초등학생 딸(8)을 향해 담배 연기를 내뿜었기 때문. 박 씨가 “왜 어린아이를 괴롭히냐”고 따지자 김 씨는 박 씨 머리채를 낚아채 10여 차례 흔들며 욕설을 퍼부었다. 김 씨는 오래전부터 동네의 골칫덩이였다. 술을 마시면 인사불성으로 동네 식당을 누비며 공짜 식사를 하고 이를 제지하면 상을 뒤엎는 등 행패를 부렸다. 김 씨는 이튿날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구속됐다. 김 씨처럼 술을 마신 뒤 행패를 부리는 상습 취객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다. 경찰청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음주 후 상습적으로 행패를 부리는 주취폭력범을 집중 단속해 571명을 검거했고 이 중 85.5%인 488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주취폭력범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율도 올해 1∼4월까지는 85.7%였다가 5월 이후 98.7%로 올랐다. 경찰은 주취 폭력범이 경찰관의 공무를 방해할 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일반 시민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보고 지난해 말부터 전담 수사팀을 꾸려 집중 단속해왔다. 주취 폭력범죄는 폭력행위가 73%로 가장 많았고 협박이 9.3%로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40대 이상 중년층이 75%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상습주취폭력범의 60%는 전과 11범 이상이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201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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