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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유럽 기업이 장악한 반도체 극자외선 장비를 개발하고 있는 ‘이솔’, 화장품의 변질을 막기 위한 용기 코팅 기술을 국산화한 ‘이노션테크’ 등 국내 스타트업 20곳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스타트업’으로 처음 선정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1일 서울 금천구 ‘지캠프’에서 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 출범식을 열고 1차 선정 기업 20곳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정부가 내놓은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의 후속 조치로, 수입 의존도가 높은 기술을 국산화할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하는 사업이다. 기업 당 최대 2억 원의 사업화 자금, 최대 100억 원의 정책자금 등을 지원한다. 중기부는 이번 사업이 실제 국산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기업과 함께 스타트업을 선정했다. 먼저 대기업들이 국산화할 필요가 있다고 꼽은 기술을 조사한 뒤 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스타트업을 엄선했다. 이솔은 삼성전자가, 이노션테크는 아모레퍼시픽가 필요하다고 꼽은 기술을 보유한 덕분에 최종 명단에 올랐다. 또 중기부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일대일로 연결해줘 향후 기술개발과 사업화 단계에서 협업할 수 있도록 했다. 윤석배 중기부 창업생태계조성과장은 “기술이 뛰어나도 수요처를 찾지 못해 사장되는 문제를 방지하고자 산업계 수요가 있고 국산화가 시급한 기술을 먼저 조사한 뒤 지원 기업을 선정했다”며 “대기업 수요가 있는 만큼 만큼 기술 개발에 성공한다면 스타트업과 대기업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부는 2024년 100곳을 목표로 매년 소재·부품·장비 스타트업 20곳씩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김호경기자 kimhk@donga.com}
창업 초기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키우는 이른바 ‘창업기획사’가 300곳이 됐다. 2017년 1월 국내에 창업기획자 등록 제도가 도입된 후 약 4년 만에 벤처창업 생태계를 키우는 주요한 축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10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이날 ‘케이아이엠씨’가 국내 300번째 창업기획자로 등록했다. 창업기획자는 법적 용어다. 현장에서는 ‘액셀러레이터’나 ‘컴퍼니빌더’로 통한다. 투자 위주인 창업투자사나 벤처투자회사(벤처캐피털)와 달리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보육과 투자를 겸하는 게 차이점이다. 또 창업 3년 이내 기업에 자본금의 4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중기부가 올해 9월 창업기획자 272곳을 대상으로 첫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관련 제도가 도입된 2017년 1월 이후 올해 8월 말까지 창업기획자가 투자한 기업은 1705곳이다. 총 투자액은 2253억 원으로 한 곳당 평균 1억3000만 원을 투자한 셈이다. 창업기획자로부터 투자 받은 기업들의 평균 고용 인원은 투자 전 6.3명에서 투자 후 10.5명으로, 평균 매출은 2억8000만 원에서 5억4000만 원으로 약 2배로 뛰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프로젝트 금융 투자회사인 ‘지엘스포월드PFV’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653-4에 고급 주거복합단지 ‘원에디션 강남’(사진)을 다음 달 분양한다고 9일 밝혔다. 지하 5층∼지상 20층 3개동 규모다. 도시형생활주택 전용면적 26∼49m² 234채와 오피스텔 전용면적 43∼82m² 25실, 근린생활시설과 운동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원에디션 강남의 최대 강점은 입지다. 원에디션은 과거 강남 지역 최대 규모의 스포츠센터였던 ‘스포월드’ 부지에 들어선다. 강남 지역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언주로와 동서로 뻗은 봉은사로가 만나는 곳이라 강남 어디로든 쉽게 이동할 수 있다. 한 블록만 내려가면 테헤란로가 있어 오피스 밀집 지역인 잠실, 역삼, 교대역으로 출퇴근도 편리하다. 도보로 10분 이내에 지하철 9호선 언주역과 선정릉역이 있다. 신사동 가로수길, 압구정 로데오거리, 강남역과 신논현역 등 강남 지역 주요 상권이 인접해 있다. 인근에 강남차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대형병원이 있어 의료 접근성도 뛰어나다. 라움아트센터, 코엑스, LG아트센터 등도 가까워 수준 높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고급 주거복합단지를 표방하고 있는 원에디션 강남은 건물 외부를 ‘커튼월룩’으로 마감할 예정이다. 내부는 개방감을 극대화하고, 일부 가구에선 파노라마 뷰를 즐길 수 있도록 혁신적인 곡선 설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단지에는 힐링과 피트니스 기능을 결합한 ‘힐리언스 바디스테이션’, 골프연습장, 멤버십 피트니스센터 등 과거 스포월드에 버금가는 고급 스포츠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시행은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과 ‘타워8’를 시행한 지엘산업개발의 프로젝트 금융투자사인 지엘스포월드PFV가 맡고 시공은 현대엔지니어링이 맡았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달 6일 집단소송법 제정에 반대하는 중소기업계 의견서를 법무부에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의견서에서 “집단소송법이 제정될 경우 자금 여력이 없고 법적 대응 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은 도산까지 이를 수 있다”며 “집단소송제는 개별법에 선별 도입하고 소송 허가 요건을 강화해 소송 남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기중앙회가 지난달 12∼23일 소비재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제 확대 도입에 대한 중소기업계 의견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68.8%는 집단소송제 확대 도입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는 올해 9월 증권업에 한정적으로 도입된 집단소송제를 모든 분야로 확대하고 소송 허가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집단소송법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여당 의원 발의로 집값 담합 처벌 대상을 확대한다는 기사가 나간 9일, 한 독자로부터 e메일을 받았다. 본문에 아무 내용 없이 사진 3장만 달랑 첨부되어 있었다. 수도권 내 아파트 단지 엘리베이터에 붙은 안내문이었다. ‘정보 공유’라는 설명과 함께 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와 시세가 나란히 적혀 있었다. 이런 행위도 제정안에서 처벌하겠다고 한 집값 담합으로 여기고 제보 차원에서 보낸 듯했다. 엄밀히 얘기하면 이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집값 담합의 경우 현행 공인중개사법보다 처벌 요건을 넓히긴 했지만 단순 의견 교환이나 정보 공유까지 처벌하지 않는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부동산거래 및 부동산서비스산업에 관한 법률’ 제정안에 따르면 온라인이나 안내문을 통해 △특정 가격 이상(이하)으로 거래하도록 하거나 △시세보다 현저하게 높게 표시, 광고하도록 하거나 △특정 공인중개업소에만 중개의뢰를 하거나, 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만 처벌한다고 명시해 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제정안을 두고 시장에서는 ‘처벌 만능주의’ ‘부동산 경찰’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단톡방에서 ‘얼마에 집을 내놓아야 할지’ 묻고 답하는 일상적인 정보 공유까지 형사 처벌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크다. 진 의원과 국토교통부 측은 부동산 시장에서 갈수록 교묘해지는 불공정 및 시장 교란행위를 근절해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라며 이런 반응에 대해 “과도한 우려”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번에 새로 생긴 처벌 조항도 나름대로 구체적이다. 집주인이 집값을 띄울 목적으로 거래 가능성이 희박한 호가로 매물을 반복해 올리면 3년 이하의 징역과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조항이 대표적이다. 법에 ‘반복’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만큼 집주인이 로열층이거나 집수리 등의 이유로 시세보다 높은 호가로 매물을 내놓는 것 자체가 처벌되진 않는다. 집주인이 다른 사람과 공모해 파는 것처럼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실거래 신고를 할 경우 처벌하는 규정도 신설됐다. 단순 변심으로 계약이 파기된 경우까지 처벌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런 취지와 달리 실수요자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혼란은 더 커지고 있다. ‘투기 세력’을 잡겠다는 정부 규제가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만든 것처럼 이번 제정안도 실수요자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불신이 뿌리 깊은 탓이다. 그간 공정거래법 등에서 담합으로 처벌하는 건 기업이었지만 제정안은 그 대상을 일반 개인까지 확대한 영향도 있다.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지 못한 채 정부와 여당이 계획대로 내년 초 부동산 상설 감독기구 출범을 강행한다면 기존 규제에 감시와 처벌이라는 공포감까지 더해져 부동산 시장은 더욱 왜곡될 수밖에 없다. 김호경 산업2부 기자 kimhk@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매출이 줄었거나 영업제한 및 금지를 당한 소상공인을 위한 새희망자금 신청 기간이 1주일 연장됐다. 9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신청 마감일이 당초 이달 6일에서 이달 13일까지로 변경됐다. 지급대상이라는 안내를 받고도 아직 신청하지 못한 소상공인은 13일까지 신청을 해야 한다. 전용 홈페이지(새희망자금.kr)를 통한 온라인 신청이 원칙이나, 동주민센터 등 전국 2662곳에서 현장 신청도 받는다. 전용 홈페이지나 콜센터(1899-1082)를 통해 현장 접수처를 확인한 뒤 방문하는 게 좋다. 새희망자금 지급대상이 아니라고 안내받았거나, 최소 150만 원을 받는 특별피해업종인데도 100만 원만 지급받는 소상공인은 이달 9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이나 현장 접수처에 이의신청을 하면 된다.김호경기자 kimhk@donga.com}
앞으로 부녀회나 입주민단체가 집값을 띄울 목적으로 현수막이나 온라인 카페 등에 ‘○○원 이하로 팔지 말자’ ‘A부동산에 매물을 내놓지 말자’는 글을 올리면 형사 처벌을 받는다. 지금은 집값 담합을 해도 공인중개사 업무를 방해한 경우만 처벌하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런 내용 등을 담은 ‘부동산거래 및 부동산서비스산업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6일 발의했다. 국토부와 협의를 거친 사실상의 정부안이다. 누구든지 시세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집값 담합을 하다가 적발되면 처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과도한 시장 개입 등의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제정안은 현행 공인중개사법에 명시된 집값 담합 처벌 요건을 넓혔다. 공인중개사법은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줄 목적’과 ‘공인중개사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 등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한 집값 담합만 처벌하고 있지만, 앞으론 업무 방해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 대상이 된다. 다만 공인중개사가 아닌 사람에 대한 처벌 수위는 기존 3년 이하 징역, 3000만 원 이하 벌금에서 2년 이하 징역,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낮추기로 했다. 공인중개사에 대한 처벌 수위는 기존과 같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은 집값 담합을 해도 업무 방해에 이르지 못하면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 제정안은 이런 경우도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제정안은 내년 초 출범할 예정인 부동산 상설 감독기구인 ‘부동산거래분석원’에 당초 정부가 추진한 대로 개인의 금융거래와 세금 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는 권한을 주고, 그간 사업자 등록만으로 영업이 가능했던 부동산 자문업과 부동산 정보업에 신고제를 도입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집단소송제 도입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에 비해 소송 대응력이 달리는 중소기업들은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와 변호사들이 부추긴 기획 소송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12∼23일 소비재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제 확대에 대한 의견을 설문한 결과 68.6%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찬성 의견은 31.4%였다. 실제 소송을 경험한 중소기업의 반대 비율은 85%로 더 높았다. 정부는 증권 분야에 한정된 집단소송제를 피해자가 50인 이상인 모든 분야로 확대하기로 하고, 올해 9월 ‘집단소송법’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집단소송제가 확대 도입될 경우 우려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블랙컨슈머에 의한 소송 증가’라는 답변이 72.8%로 가장 많았다. ‘합의금과 수임료를 노린 변호사들의 기획소송 증가’(56.6%)가 그 뒤를 이었다. 본격적인 입법 논의를 앞두고 정부와 국회에 바라는 대책으로는 38.6%가 ‘집단소송제를 개별 법에 선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법률 서비스 지원 31.8% △이중 처벌 방지 안전장치 마련 30.0% △소송 허가 요건 강화 27.4% 순이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규제 입법으로 기업의 성장 잠재력이 훼손되고 기업가 정신이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갭투자와 법인투자를 막는 ‘6·17부동산대책’ 이후 진정됐던 전국 아파트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5일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보다 0.17% 오르며 전주(0.13%)보다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10월 첫째 주부터 5주 연속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6·17대책 직후인 6월 넷째 주(0.22%) 이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상승률도 전주 0.22%에서 0.23%로 커졌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전셋값과 매매가가 동반 상승했다. 전세가격지수는 0.12% 오르며 전주(0.1%)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8월 넷째 주 이후 10주 연속 0.01%였던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이번 주 0.02%로 뛰었다. 강남구는 전주보다 0.01% 하락했지만 중랑구(0.08%), 강북구(0.03%), 노원구(0.03%)는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한국감정원은 “고가 재건축 단지는 관망세를 보이며 집값이 내렸지만, 중저가 단지들은 전세물량이 부족한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주택 매수에 나서면서 서울 집값을 끌어올린 것이다. 전세난 여파로 인한 매수세가 서울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경기 김포시(1.94%)와 파주시(0.37%), 고양시 덕양구(0.37%), 용인시 기흥구(0.28%) 집값도 크게 올랐다.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23% 오르며 2012년 6월 이후 8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특히 부산(0.37%), 대구(0.3%), 대전(0.41%)은 상승세가 가팔랐다. 지방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역시 0.21%에서 0.23%로 일주일 전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김호경 kimhk@donga.com·정순구 기자}

건설 산업에 로봇,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빌딩정보모델링(BIM) 등 스마트 건설 기술을 적극 활용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서둘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코로나19 시대, 건설현장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2020 동아 건설·부동산 정책포럼’에 참석한 정부와 국회, 학계,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다른 산업에 비해 혁신이 더뎠던 건설 산업이 미래 한국의 성장엔진으로 재도약하려면 디지털 전환이 해법이라는 의견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러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 속도가 가속화되는 것과도 같은 결이다. ○ 낮은 생산성 디지털화로 극복 가능 건설 산업은 지난 70여 년간 한국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견인차였다. 물론 지금도 국내총생산(GDP)의 8.1%, 일자리의 7.5%를 담당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하면 건설 산업의 성장 동력이 많이 떨어졌다. 건설 경기 침체와 해외 수주 감소 등 국내외 경기 영향도 있지만 사람의 육체노동 의존도가 크다 보니 생산성이 낮다는 한계를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건설 산업의 노동생산성은 1995년 100을 기준으로 2014년에도 121에 그쳤다. 같은 기간 노동생산성이 100에서 196으로 향상된 제조업과 비교하면 20년째 사실상 제자리였던 셈이다. 이상주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이날 기조강연을 통해 “디지털화가 높을수록 생산성이 높은데, 건설업의 디지털화는 농림수산업보다 낮고 전 산업을 통틀어 최하위 수준”이라며 “종이 없는 디지털 건설과 ‘디지털 트윈’을 통한 가상건설 등 디지털 전환과 건설 자동화로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현실과 쌍둥이처럼 똑같은 공간을 가상으로 구현하는 기술로, 건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가상으로 설계나 시공을 미리 해 볼 수 있다. 정부는 2018년 10월 발표한 ‘스마트 건설기술 로드맵’에 따라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과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생산성을 50% 높이고 1만 명당 사망 근로자 수를 현재 1.66명에서 1명으로 낮추겠다는 게 목표다. 그 일환으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스마트 건설 기술 활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도로공사는 현재 도로공사의 50%를 건설정보모델링(BIM·설계 물량 자재 등 각종 건축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3차원 모델링) 설계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그 비율을 100%로 늘릴 계획이다. 국토부는 올해 안에 설계, 시공까지 전 과정에 스마트 건설 기술을 활용하는 ‘턴키’ 입찰 시범사업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 정책관은 “2030년까지 건설 자동화를 완성하는 게 목표”라며 “기존 로드맵이 기술 도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앞으론 실제 성과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 인력난 해결하고 안전사고나 재해 예방 디지털 전환이 저출산 고령화 시대 인력난 해법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올해부터 출생아보다 사망자 수가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함에 따라 생산가능인구의 급감이 불가피하다. 근로자 52.8%가 50대 이상인 건설 산업은 그 여파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창수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앞으로 노동력을 어떻게 늘리고, 유지하고, 회복할지가 관건인 데다 코로나19로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등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게 로봇”이라며 “로봇이 모든 걸 스스로 알아서 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사람의 작업을 돕는 로봇부터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머지않아 인공지능 로봇이 사람의 육체노동을 완전히 대체할 테지만 당장은 인간과 로봇의 장점을 결합한 ‘인간 협업 로봇(HRC·Human Robot Cooperation)’이 더 쓸모가 있다는 얘기다. 디지털 전환은 안전사고나 건축물 붕괴와 같은 재해를 예방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자인 및 설계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오토데스크코리아’ 임민수 AEC사업부 상무는 “해외에선 인공지능 솔루션을 활용해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어느 협력업체에서 많이 발생하는지 등을 미리 예측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있다”며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현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컴퓨터로 효율적인 유지 관리가 가능해 시설물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고 재해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생존과 도약을 위해선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며 “국회 차원의 정책, 입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야당 간사인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스마트건설기술 도입이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고 새로운 산업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윤성원 국토부 1차관은 “건설 선진국들은 앞다퉈 디지털화와 스마트 건설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포럼 의견 중 정책화할 수 있는 과제는 신속히 검토해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참석 인원을 최소화한 이날 행사에는 김규화 GS건설 건축주택부문대표 부사장, 김형렬 한국주택협회 상근부회장, 문정호 국토연구원 부원장, 박유신 대림산업 수주영업실장, 서명교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 윤영준 현대건설 부사장, 임기영 대우건설 경영지원실장, 황헌규 현대엔지니어링 건축사업본부장(가나다순) 등이 참석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4일 중소벤처기업부와 동반성장위원회가 개최한 ‘2020 동반성장주간 기념식’에서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금융권 최초로 중기부의 ‘자상한 기업(자발적 상생기업)’에 참여해 벤처펀드에 2000억 원을 출자하는 등 벤처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광욱 SK하이닉스 부사장은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사들의 국산화를 지원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유병욱 포스코 부사장은 산업포장을 받았다. 이날 이들을 포함한 동반성장 유공자 54명에 대한 훈장 및 표창이 수여됐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국내 최대 스타트업 행사 ‘컴업2020’이 이달 19∼21일 사흘간 ‘코로나 이후의 미래를 만나다’를 주제로 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모든 행사는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주요 행사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컴업조직위원회가 3일 발표한 ‘컴업2020 추진 계획’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 참가하는 스타트업은 총 120곳으로 지난해(80곳)보다 40곳 늘었다. 학술대회 강연자나 토론자는 지난해 62명에서 올해 114명으로 늘었다. 신선식품 배송업체 ‘컬리’의 김슬아 대표와 양자컴퓨팅 스타트업 ‘아이온큐’를 창업한 김정상 듀크대 교수,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업체 ‘씨젠’의 천종윤 대표 등이 강연자로 나선다. ‘컴업2020 홈페이지’에서 사전 등록을 하면 온라인 화상회의,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에 참가할 수 있다. 참가비용은 무료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정부가 공동주택(아파트) 공시가격을 2030년까지 시세의 90%로 높이는 방안을 확정했다. 토지는 2028년까지, 단독주택은 2035년까지 시세의 9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 정부는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시가격 6억 원(시세 9억∼10억 원) 이하 주택은 내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재산세율을 낮추기로 했다. 올해 기준 1주택자 보유 주택의 95%가 재산세 인하 대상이다.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시가격을 ‘현실화율’이란 자의적 잣대로 조정하면서, 선거 등을 앞두고 일부에게만 재산세를 감면해주는 ‘편 가르기’를 한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 15억 원 이상 아파트는 2025년 90%로 3일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등은 정부세종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과 ‘재산세 부담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공시가격 90%의 달성 기간을 공동주택은 10년, 단독주택은 15년, 토지는 8년으로 제시했다. 공동주택의 경우 시세별로 공시가격 90% 달성 기간을 차등화했다. 현재 시세 대비 평균 68.1% 수준인 9억 원 미만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2030년까지 90%로 올린다. 9억 원 이상 15억 원 미만 아파트는 2027년까지, 15억 원 이상 아파트는 2025년까지 각각 90%로 끌어올린다. 세 부담이 커지는 대신 1주택자가 보유한 공시가격 6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재산세율을 내년부터 3년간 한시적으로 과세표준 구간별로 0.05%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한 채당 연간 최고 18만 원까지 재산세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공시가격 6억 원(시세 9억∼10억 원) 이하 주택은 1주택자 보유 주택(1086만 채)의 약 94.8%(1030만 채)에 이른다. 재산세 부과 대상 주택(1873만 채)의 절반이 넘는다. 감면율은 공시가격에 따라 22.2∼50%로 총 감면액이 연간 4785억 원으로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2023년까지 특례로 세율을 인하하고 이후 연장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감면 혜택을 받는 서울 노원구의 시세 3억 원 주택은 올해 보유세가 총 15만4000원 나왔지만 내년에는 9만4000원으로 줄어든다. 이후 2023년까지 9만7000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친다. 반면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서울 마포구의 시세 15억 원 주택은 보유세가 내년 306만5000원에서 2023년 408만4000원으로 늘어난다. 이처럼 감면안이 확정되면서 9억 원 초과 고가 주택과 그 외 주택 간 형평성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현실화 계획에서 고가 주택 공시가격을 더 빨리 인상(15억 원 초과 주택은 2025년까지 현실화율 90%)하기로 했지만, 세율 인하 혜택은 그 외 주택이 보게 되면서 중저가 주택과 고가 주택 간 보유세 격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벌어지게 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부가 투기 방지를 명목으로 종합부동산세 등 고가 주택 보유세를 대폭 올린 상황에서 또다시 고가 주택 중심으로 증세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정치적인 고려를 바탕으로 ‘세원은 넓게 하되 세율은 낮추라’는 기본적인 상식에서 벗어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저가 주택 대상의 세금 감면은 공시가격 현실화를 통해 늘어나는 총 세수에 비하면 별 의미가 없다”며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9억 원 이상 고가 주택 공시가격을 크게 끌어올려 올해 주택에 대해 부과되는 부동산 보유세는 지난해보다 7600억 원 증가한 6조6000억 원에 이른다. ○ 공시가격 산정 신뢰도 높여야 공시가격 인상의 근거와 파급 효과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깜깜이 인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초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하면서 용역보고서에 공시가격 인상이 각종 조세와 복지제도 등에 미칠 영향도 전망하도록 했다. 공시가격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세금·준조세·부담금 60여 종을 매기는 기준으로 쓰일 만큼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발표에서 공시가격 조정이 조세와 복지에 미칠 영향과 그에 대한 대책은 빠졌다. 공시가격 산정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을 시세 대비 낮게 책정하는 것은 시세가 하락하거나 공시가격 산정이 잘못돼 실제 자산가치보다 더 높은 세금을 내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시가격은 전문가가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해 얼마라고 표현하는 일종의 의견”이라며 “고작 10%포인트의 오차범위로는 각종 오류나 이의 제기를 막을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국회 동의가 필요 없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증세(增稅)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공시가격 산출 과정에 대해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방안은 조세 저항만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김호경·조윤경 기자}
정부가 앞으로 5년간 신재생에너지, 자원 재활용 등 ‘그린뉴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2000곳을 발굴해 창업부터 해외 진출까지 집중 지원한다. 환경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3일 열린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 출범식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그린 스타트업·벤처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올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한 축인 그린뉴딜 창업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한 방안이다. 국내에 전무한 그린뉴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사)을 2025년까지 1곳 이상 탄생시킨다는 게 목표다. 먼저 그린뉴딜 분야 초기 창업기업 2000곳의 사업화, 투자 유치 등을 지원하는 ‘그린 스타트업 2000’ 사업을 벌인다. 현재 조성 중인 ‘스마트대한민국 펀드’ 등을 활용해 그린뉴딜 전용 펀드를 3000억 원 규모로 꾸리고 정책자금과 특별보증을 통해 총 2조4000억 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성장기 기업을 대상으로 ‘그린뉴딜 유망기업’으로 선정해 기업당 최대 30억 원을 집중 지원한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제로페이는 미래의 결제 고속도로다. 그 고속도로를 닦아 가맹점을 늘리는 게 우리 역할이다.” 윤완수 한국간편결제진흥원(한결원) 이사장(사진)은 2일 한결원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가맹점을 2023년까지 200만 곳으로 늘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결원은 소상공인 제로페이를 운영하는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윤 이사장은 핀테크업체 ‘웹케시’를 창업한 기업인이다. 제로페이 가맹점은 10월 말 기준으로 전국에 65만 개로 전년 동월(30만 개)의 2.2배로 늘었다. 전체 소상공인(약 300만 명) 5명 중 1명이 가입해 있는 셈이다. 누적 결제액은 지난해 10월(470억 원)에서 현재 9400억 원으로 늘었다. 이 중 7430억 원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과 온누리상품권에서 나왔다. 윤 이사장은 “아직 한계가 있지만 가능성은 있다”며 “특히 제로페이가 주요 복지전달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지원금을 제로페이로 지급하면 행정력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 최근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은 제로페이를 활용한 덕분에 신청 사흘 만에 지급이 가능했다. 그는 QR코드를 활용한 결제시장에서 카카오와 네이버 등과 경쟁해야 하는 현실에 대해 “중국 결제시장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가 양분해 후발 주자들이 탄생하기 힘들다. 반면 제로페이는 공공 인프라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며 “수익이 목적이 아닌 게 우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민간 기업들은 제로페이처럼 0%대 수수료를 받기 어려운 만큼 수수료 측면에서 경쟁 우위가 확실하다는 뜻이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거리를 둘러보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정말….” 27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명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 씨는 말을 잇지 못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근처에 불 켜진 점포는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옷가게와 유명 드러그스토어가 문을 열었지만 손님이 없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나머지는 폐업했거나 임시 휴업 안내문이 나붙어 있었다. 바로 옆 ‘사보이호텔’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이후인 9월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1957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명동 터줏대감’조차 코로나19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명동은 더 이상 ‘관광특구 1번지’가 아니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점포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코로나19 충격도 그만큼 컸다. 유명 의류 매장과 편집숍이 몰려 있던 ‘명동6길’ 건물 27개 중 20개가 통째로 비어 있었다. 명동에서 가장 번화했던 ‘명동8길’에도 빈 점포가 수두룩했다. 전국 땅값 1위인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m²당 1억9900만 원)이 있는 거리라는 게 무색했다.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빼곡했던 노점상들도 자취를 감췄다. 이날 영업 중인 노점상은 단 4곳. 붕어빵을 팔던 B 씨는 “올해 2, 3월부터 거리가 텅 비어 있다”며 “생계를 꾸려나갈 수 없다 보니 다들 장사를 접고 다른 일을 찾아 나섰다”고 전했다. 한국감정원이 28일 발표한 ‘올해 3분기(7∼9월) 상업용 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명동 소규모 상가(2층 이하면서 연면적 330m² 이하) 공실률은 28.5%였다. 올해 2분기 명동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0%였다. 명동은 서울 상권 49곳 중 공실률(소규모 상가 기준)이 전 분기 대비 가장 큰 폭(소규모 상가 기준)으로 올랐다. 2분기 명동 공실률이 0%였던 건 일부 건물(연면적 50% 이상 임대 중)만 표본으로 추려 조사하기 때문이다. 연면적 절반 넘게 빈 건물은 표본에서 아예 제외된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통계상 공실률은 실제보다 낮게 나올 수밖에 없다”며 “공실률이 30% 수준이면 사실상 점포 절반 이상이 비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실률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처음 반영된 통계로 서울 도심 상권의 공실률이 역대급으로 치솟은 현실을 보여준다. 명동에서 복권 가게를 하는 조모 씨(66)는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안 받겠다고 해도 들어와 장사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이태원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3분기 이태원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30.3%로 전 분기(15.2%)의 2배로 뛰었다. 한국감정원이 2017년 소규모 상가의 공실률을 조사한 이래 서울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았던 데다 대표적인 ‘클럽 상권’으로 올해 5월 클럽 코로나19 집단감염 이후 매출 피해가 특히 컸던 탓이다. 28일 이태원에서 가장 번화한 ‘세계음식거리’를 둘러보니 1층 점포 17곳 중 5곳이 비어 있거나 휴업 상태였다. 방송인 홍석천 씨가 코로나19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올해 8월 폐업한 식당도 굳게 잠겨 있었다. 20년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기념품을 팔던 C 씨는 “오늘도 손님이 0명”이라며 “지난해 이맘땐 ‘핼러윈’을 즐기는 인파로 북적였는데, 올해는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면서 씁쓸해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월세를 코로나19 이전보다 20∼30% 낮춰도 들어오려는 상인이 없다”고 전했다. 부동산 업계는 명동과 이태원의 공실 해소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가건물 전문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명동, 이태원은 전통적으로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는 상권인데, 최근 임차인을 못 구해 아예 팔아달라는 문의가 늘고 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다 보니 임차인도 매수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중대형 상가(3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330m² 초과) 중에선 강남대로와 강서구 화곡동 상권의 피해가 컸다. 강남대로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분기 8.5%에서 3분기 16.4%로, 화곡은 7.1%에서 12.9%로 늘었다. 한국감정원은 “학원과 여행사 등 코로나19 피해가 큰 업체들이 사무실을 비운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공실 증가는 전국적 현상이었다. 전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6.5%로 전 분기보다 0.5%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중대형 상가는 12%에서 12.4%로 증가했다. 임대가격지수도 모든 유형의 상가에서 일제히 전 분기보다 1∼2%포인트가량 떨어졌다.김호경 kimhk@donga.com·조윤경 기자}

《지역별로 신(新)산업이 육성되기까지 곳곳의 규제가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정부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된 지역에는 각종 규제를 풀고 규제 특례를 적용해 특화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지역특구는 200곳에 육박합니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 성장을 도와 지역을 혁신하고 있는 지역특구를 3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전북 김제의 종자생명산업특구에 입주한 농업 바이오 벤처기업 ‘에프앤피’. 이 회사는 최근 유채 신(新)품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논을 메워서 물이 많은 땅에서도 잘 자랄 수 있게 만든 게 특징이다. 척박한 몽골 땅에서도 자랄 수 있는 유채 품종을 만든 경험을 토대로 개발했다. 에프앤피는 기존에 논농사를 했던 농가(農家) 등에 이 품종을 보급해 키운 뒤 거둔 유채로 식용유를 만들어 냈다. 현재 유채 식용유는 홈쇼핑 판매까지 준비하고 있다. 김신제 에프앤피 대표는 “고부가가치 품종인 유채가 농민들의 소득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제 종자생명산업특구는 김제가 ‘농업의 반도체’로 불리는 고부가가치 종자 산업의 허브 역할을 하는 데 핵심을 맡고 있다. 김제 특구는 2016년 지정된 지역특화발전특구다. 지역특구는 지역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04년 도입됐다. 각 시군구가 지역 특화산업 육성 계획을 세우면 정부가 심의해 지정한다. 정부의 재정, 세제 지원은 없지만 각종 규제특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보니 관련 기업과 기관들이 특구로 몰리고 있다. 에프앤피가 성장세를 이어가기까지는 특구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종자 키울 부지를 확보하는 고민을 특구를 통해 해결한 게 대표적이다. 김제 특구 부지는 원래 김제시와 국토교통부 등이 소유한 국·공유지라 민간 기업에 임대하려면 ‘국유재산법’과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라 입찰에 부쳐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 하지만 김제 특구에선 규제특례를 인정받아 특구 입주기업들과 수의계약을 맺고 국·공유지에서 종자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줬다. 김 대표는 “김제 특구에서 만든 유채 신품종은 이미 중국에서 시범 재배를 마쳤으며, 호주에도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 김제 특구로 ‘이주’해 오기도 한다. 경기 수원이 본사인 ‘농우바이오’는 2017년 김제 특구에 연구소를 차렸다. 조병중 농우바이오 남부연구소장은 “최대 20년간 부지를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데다 양파, 당근의 주요 산지인 전남과 제주와 비슷한 기후에서 품종 연구를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제 특구 입주기업은 20곳. 이 기업들은 종자 관련 특허를 출원하면 우선심사를 받을 수 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입주기업들이 특허나 신품종으로 등록한 건수는 총 148건이며, 특구에서 열리는 국제종자박람회를 통해 맺은 수출계약은 연간 30억∼50억 원이다. 덕분에 입주기업들이 올린 매출은 2016년 452억 원에서 지난해 1454억 원으로 늘었다. 김제시 관계자는 “종자 산업 육성에도 속도가 중요한데, 우선심사 규제특례로 기업들이 신속하게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 교사 채용 요건을 예외적으로 완화해준 덕분에 김제농생명마이스터고가 지난해 원어민 교사 1명을 채용하기도 했다. 김제 특구는 규제특례를 적극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아 지난해 전국 최우수 특구로 선정됐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역특구는 전국 195곳이다. 최대 128개의 규제특례가 적용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특구 조성 시에는 농지 전용, 용도 변경 등 토지와 관련된 규제특례를 주로 활용하고, 이후 운영 과정에서는 도로통행 제한, 옥외광고물 표시 설치, 특허 출원 우선심사, 식품표시 기준 완화 등 규제특례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품목이었던 초고순도 불산 등 반도체 제조용 화학소재를 만드는 ‘램테크놀러지’,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차량 전자식 변속레버를 국산화한 ‘삼현’, 통신장비 필수부품인 5G용 광트랜시버를 개발하는 ‘옵티코어’ 등 46개 중소기업이 소재·부품·장비 분야 강소기업으로 추가 선정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을 기업 46곳을 2차로 선정해 27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필요성이 커진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선도할 유망 기업을 발굴해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55곳을 1차 선정했다. 이 중 1곳이 결격 사유로 뒤늦게 탈락했고, 이번에 46곳을 추가로 선정하며 강소기업 100곳이 최종 확정됐다. 정부는 강소기업의 연구개발부터 시설 투자, 제품 양산에 이르기까지 최장 5년간 집중 지원한다. 기술이 있어도 자금이 부족해 제품 양산에 나서지 못한 기업들이 양산 체제를 갖추고 미래 유망 기술 개발에 매진하도록 돕기 위한 취지다. 정책자금과 보증 등을 통해 기업 한 곳당 최대 182억 원을 지원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강소기업들이 신속한 성과를 내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올해 공무원 연금대출을 받아 집을 산 공무원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구입 대출을 옥죈 지난해 ‘12·16부동산대책’으로 대다수 국민은 집을 살 때 대출받기 어려워진 상황이어서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은 공무원 연금대출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6일 공무원연금공단이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주택구입 연금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해 1∼8월 신규 대출은 1653건으로 지난해 전체 1017건의 1.6배로 집계됐다. 3분기(7∼9월)까지 신규 대출 일부만 집계한 수치인데도 지난해 연간 신규 대출 건수를 훌쩍 넘겼다. 지난해 449억 원이던 대출액은 1004억 원으로 2.2배로 증가했다. 대출 한도가 지난해 5000만 원에서 올해 7000만 원으로 늘어난 영향이 크다. 올해 4분기(10∼12월) 연금대출 물량은 이달 12일 조기 소진됐다. “조금 더 시장 움직임을 봤으면 좋겠다”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도 ‘패닉바잉(공황 구매)’에 나서며 지난해보다 소진 시기가 약 1개월 빨라졌다. 시도 중 서울시 소속 공무원 대출 건수가 82건으로 가장 많았다. 금리(연 3%)가 시중은행보다 높은데도 연금대출 신청이 몰리는 건 이를 대출 규제의 ‘우회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금대출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지 않는다. 집을 살 때 더 많은 돈을 끌어다 쓸 수 있는 것이다. 올해 1인당 평균 대출액은 6074만 원으로 대출 한도(7000만 원)에 근접했다. 추 의원은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대출이 어려워진 국민의 한숨은 늘었는데 정작 공무원들은 패닉바잉하는 데 급급했다”고 지적했다.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26일부터 전국 동주민센터 등을 방문하면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을 신청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날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현장 신청을 받는다고 26일 밝혔다. 지금까진 온라인 신청만 가능했는데 이날부터 온라인, 현장 신청 모두 가능하다. 지급 대상이면서 아직 자금을 받지 못했거나 신청하지 못한 소상공인이 대상이다. 다만 신청 인원이 몰릴 것에 대비해 현장 신청 첫 주(26∼30일)에는 5부제가 실시된다. 사업주 출생연도 끝자리가 1이나 6은 26일, 2나 7이면 27일, 3이나 8은 28일에 신청하는 식이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