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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전격 명령한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등 국무부 고위관계자가 잇따라 ‘영사관 폐쇄는 미 국익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덴마크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2일(현지 시간) 코펜하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 전 중국 공산당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해 충분히 경고했다. 폐쇄는 미국인과 미국의 국가안보, 경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조치였다”며 대사관 폐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틸웰 차관보도 이날 “중국 인민해방군은 군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학생들을 미국 대학에 보내고 있다. 우리가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실질적인 조취를 취한 것”이라고 가세했다. 그는 “중국 공관이 조장한 이 모든 활동의 진원지가 휴스턴 영사관”이라며 “휴스턴 영사관은 이런 파괴적인 행동에 관여한 이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휴스턴 중국 총영사와 산하 외교관 2명이 최근 휴스턴 공항의 보안 검색 지역을 통과한 후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다가 적발됐다고도 공개했다. 위구르족 등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을 거세게 비판해온 집권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 역시 이날 트위터에 휴스턴 총영사관을 ‘중국의 거대한 스파이센터’로 지칭했다. 그는 “총영사관이 공산당 첩보조직 네트워크의 중심에 있다. 영사관 폐쇄는 진작 이뤄졌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외교부는 영사관 폐쇄 직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에 있는 자국 유학생들에게 “임의적인 조사와 체포에 유의하라. 최근 미국 법 집행기관이 미국에 있는 중국 유학생을 상대로 임의 조사, 개인 물품 압수, 구류 등을 하는 일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당부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최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 미국 정·재계 유명 인사들의 트위터 계정 해킹 사건이 10, 20대 해커들의 소행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번 해킹에 관련된 이들 4명을 메신저로 인터뷰한 결과 “해킹은 러시아 같은 국가나 정교한 해커 그룹의 공격이 아니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킹 사건의 주범은 온라인 메신저 디스코드에서 ‘커크(Kirk)’라는 이름을 쓰는 해커다. 희귀한 SNS 계정을 거래하는 ‘오지유저스닷컴(OGusers.com)’에서 잘 알려진 해커 ‘엘오엘(lol)’과 ‘에버 소 앵크셔스(ever so anxious)’는 14일과 15일 오전 ‘커크’가 메신저로 각각 접근해 왔다고 했다. ‘커크’는 자신이 트위터에서 일한다면서 트위터 계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뒤 훔친 사용자 아이디를 대신 팔아 달라고 제안했단다. 이들은 오지유저스닷컴을 통해 1500달러(약 181만 원) 가치의 비트코인을 받고 아이디 ‘@y’를 팔아넘긴 것을 시작으로 ‘@dark’ ‘@w’ ‘@l’ ‘@50’ 등 여러 아이디를 팔았다. 뒤이어 ‘커크’는 15일 오후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의 계정을 해킹해 “내게 비트코인을 보내면 두 배로 돌려주겠다”는 글을 올렸다. ‘엘오엘’과 ‘에버 소 앵크셔스’는 그 사실을 알고 자신들은 손을 뗐다고 주장했다. ‘엘오엘’은 자신이 미국 서부에 거주하는 20대라고, ‘에버 소 앵크셔스’는 영국 남부에서 엄마와 함께 사는 19세라고 NYT에 밝혔다. NYT는 캘리포니아의 보안 연구원을 통해 이 해커들을 인터뷰했으며 관련자들의 소셜미디어와 가상화폐 계정, 메신저 로그인 기록 등이 이번 해킹 정황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범 해커인 ‘커크’의 신원과 범행 동기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최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 미국 정·재계 유명 인사들의 트위터 계정 해킹 사건이 10대~20대 해커들의 소행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번 해킹에 관련된 이들 4명을 메신저로 인터뷰한 결과 “해킹은 러시아 같은 국가나 정교한 해커 그룹의 공격이 아니었다”며 이 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킹 사건의 주범은 온라인 메신저 디스코드에서 ‘커크’(Kirk)라는 이름을 쓰는 해커다. 희귀한 SNS 계정을 거래하는 ‘오지유저스닷컴(OGusers.com)’에서 잘 알려진 해커 ‘엘오엘(lol)’과 ‘에버 소 앵셔스(ever so anxious)’는 14일과 15일 오전 ‘커크’가 메신저로 각각 접근해 왔다고 했다. ‘커크’는 자신이 트위터에서 일한다면서 트위터 계정을 통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뒤 훔친 사용자 아이디를 대신 팔아달라고 제안했단다. 이들은 오지유저스닷컴을 통해 1500달러(약 181만 원) 가치의 비트코인을 받고 아이디 ‘@y’를 팔아넘긴 것을 시작으로 ‘@dark’ ‘@w’ ‘@l’ ‘@50’ 등 여러 아이디를 팔았다. 뒤이어 ‘커크’는 15일 오후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의 계정을 해킹해 “내게 비트코인을 보내면 두 배로 돌려주겠다”는 글을 올렸다. ‘엘오엘’과 ‘에버 소 앵셔스’는 그 사실을 알고 자신들은 손을 뗐다고 주장했다. ‘엘오엘’은 자신이 미국 서부에 거주하는 20대라고, ‘에버 소 앵셔스’는 영국 남부서 엄마와 함께 사는 19세라고 NYT에 밝혔다. NYT는 캘리포니아의 보안 연구원을 통해 이 해커들을 인터뷰했으며 관련자들의 소셜미디어와 가상화폐 계정, 메신저 로그인 기록 등이 이번 해킹 정황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범 해커인 ‘커크’의 신원과 범행 동기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상급자에게 성추행을 당한 후 살해된 미국 여군 바네사 기옌(20) 사건이 미국을 뒤흔들고 있다. 일반에 거의 알려지지 않는 군대 내 성폭력을 근절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미 전역에서 진상조사 요구도 거세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텍사스 포트후드 기지에서 근무하던 히스패닉계 병사 기옌은 4월 22일경 실종됐다. 그는 실종 전 어머니에게 “부대 부사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했다. 어머니가 신고하겠다고 하자 “성폭력을 당한 다른 여군도 알고 있지만 그들이 피해를 신고해도 부대에서 무시했다”며 만류했다. 약 두 달이 흐른 지난달 30일 기지에서 약 40km 떨어진 강가에서 그의 시신 일부가 발견됐다. 그간 살해 용의자로 지목됐던 기옌의 남성 상급자 에런 로빈슨은 이날 밤 부대를 탈출해 자살했다. 시신의 훼손 및 유기를 도운 로빈슨의 여자친구 역시 범죄 혐의를 인정했다. 여자친구는 “로빈슨이 기옌의 머리를 여러 차례 망치로 때려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유족 측은 부대 내 성추행 때문에 기옌이 죽음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실종 전 기옌은 달리기나 운동을 할 때마다 자신을 성추행한 부사관이 따라왔고, 그게 얼마나 불쾌했는지 토로했다. 어머니가 그런 짓을 못 하게 하겠다고 하자 기옌은 “내가 직접 행동을 하고, 말을 할 것”이라며 “난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기옌의 사후 한국의 일병과 비슷했던 그의 계급 ‘PFC’를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로 진급시켰다. 로빈슨 역시 스페셜리스트였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9일 의회에서 “성희롱과 성폭행을 예방하거나 피해자와 생존자를 돕기 위해 군의 조치가 충분치 않았다”고 시인했다. 유가족과 시민단체들은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반발한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군인이 성폭력 피해를 당하거나 가해를 한 사건이 7825건에 이른다. 공식 조사 없이 비공개로 피해를 증언한 사건은 2126건으로 한 해 전보다 17% 늘었다. 위계질서가 분명한 군대조직의 특성상 상급자의 가해에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유가족은 1일 수도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 청문회를 열어 사건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증언도 속출하고 있다. 2009∼2013년 포트후드 기지에서 복무했던 조지나 버틀러 씨는 PBS방송에 출연해 “동료 병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 나와 기옌의 유일한 차이점은 내가 운 좋게 살아 있다는 것뿐”이라고 했다. 이라크 주둔을 마치고 귀국한 2009년 동료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티퍼니 서마 씨는 “상급자에게 신고했지만 바로 ‘사건을 묻어버리라’는 말을 들었다”고 규탄했다. 12일과 13일에는 각각 텍사스 오스틴과 샌안토니오에서 차량을 이용한 추모집회 ‘기옌을 위한 정의’가 열렸다. 자동차, 오토바이 동호인 수천 명이 참가해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내가 바네사 기옌이다’, ‘바네사 기옌을 위한 정의’라는 해시태그(#)가 넘쳐나고 있다. 기옌을 추모하는 벽화도 미 전역에서 등장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자녀가 위기에 처한 순간, 부모들은 자신의 목숨에 연연하지 않고 몸을 던졌다. 물에 빠진 아들을 먼저 구해낸 어머니는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고, 아이들이 있는 집에 들어온 곰을 밖으로 유인해 맞서 싸운 아버지는 중상을 입었다. 미국 폭스TV의 인기 드라마 ‘글리’ 시리즈(2009∼2015년)에 출연했던 배우 나야 리베라(33)가 캘리포니아주 한 호수에서 실종된 지 5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3일 캘리포니아주 경찰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80km 떨어진 피루호수에서 리베라의 시신을 수습했다. 그는 8일 이 호수에서 4세 아들 조시와 함께 보트를 빌려 타고 나갔다가 실종됐다. 경찰은 리베라가 호수에서 아들과 수영하다 물살에 휩쓸리자 아들을 구했지만 정작 자신은 힘이 빠져 익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엄마가 나를 보트 갑판 위로 밀어올린 뒤 돌아보니 엄마는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는 아들의 진술을 전했다. 사고 당시 리베라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전날 리베라는 트위터에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푸에르토리코, 아프리카 흑인, 독일계 혼혈인 리베라는 1987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합창단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글리’에서 치어리더 역할을 맡아 큰 인기를 끌었다. 2014년 동료 배우 라이언 도시와 결혼해 아들을 뒀으나 4년 후 이혼했다. 또 콜로라도의 유명 스키 휴양지 애스펀의 친구 집에 머무르던 데이브 체르노스키 씨(54)는 10일 오전 1시 반경 부엌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다. 부엌에 가 보니 무게가 200kg이 넘어 보이는 갈색 곰 한 마리가 냉장고와 찬장을 뒤지며 먹을 것을 찾고 있었다. 그는 잠든 두 아이에게 곰이 해를 입힐까 우려해 소리를 내면서 곰을 집 밖 차고 쪽으로 유인했다. 하지만 차고 문을 여는 소리에 자극받은 곰이 그를 앞발로 후려치는 바람에 얼굴, 목, 오른쪽 어깨 등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행히 그가 계속 소리를 지르며 맞서자 곰은 더 이상 공격하지 않고 달아났다. 수술을 받은 그는 13일 ABC방송 ‘굿모닝아메리카’에 출연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죽는 줄 알았다”고 밝혔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자녀가 위기에 처한 순간, 부모들은 자신의 목숨에 연연하지 않고 몸을 던졌다. 물에 빠진 아들을 먼저 구해낸 어머니는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고, 딸이 있는 집에 들어온 곰을 밖으로 유인해 맞서 싸운 아버지는 중상을 입었다. 미국 폭스TV의 인기 드라마 ‘글리’ 시리즈(2009~2015년)에 출연했던 배우 나야 리베라(33)가 캘리포니아주 한 호수에서 실종된 지 5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3일 캘리포니아주 경찰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80km 떨어진 피루호수에서 리베라의 시신을 수습했다. 그는 8일 이 호수에서 4세 아들 조시와 함께 보트를 빌려 타고 나갔다가 실종됐다. 경찰은 리베라가 호수에서 아들과 수영하다가 물살에 휩쓸리자 아들을 구했지만 정작 자신은 힘이 빠져 익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엄마가 나를 보트 갑판 위로 밀어올린 뒤 돌아보니 엄마는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는 아들의 진술을 전했다. 사고 당시 리베라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전날 리베라는 트위터에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푸에르토리코, 아프리카 흑인, 독일계 혼혈인 리베라는 1987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합창단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글리’에서 치어리더 역할을 맡아 큰 인기를 끌었다. 2014년 동료 배우 라이언 도시와 결혼해 아들을 뒀으나 4년 후 이혼했다. 또 콜로라도의 유명 스키 휴양지 애스펀의 친구 집에 머무르던 데이브 체르노스키 씨(54)는 10일 오전 1시 반경 부엌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다. 가 보니 무게가 200kg이 넘어 보이는 갈색 곰 한 마리가 냉장고와 찬장을 뒤지며 먹을 것을 찾고 있었다. 그는 잠든 딸에게 곰이 해를 입힐까 우려해 소리를 내면서 곰을 집 밖 차고 쪽으로 유인했다. 하지만 차고 문을 여는 소리에 자극받은 곰이 그를 앞발로 후려치는 바람에 얼굴, 목, 오른쪽 어깨 등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행히 그가 계속 소리를 지르며 맞서자 곰은 더 이상 공격하지 않고 달아났다. 수술을 받은 그는 13일 ABC방송 ‘굿모닝아메리카’에 출연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죽는 줄 알았지만 딸이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밝혔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강행한 중국에 대한 보복으로 홍콩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관료는 중국에 대한 보복 조치를 논의하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페그제 카드를 제안했다. 홍콩은 1983년 홍콩달러 가치를 미 달러당 7.8달러에 고정하는 페그제를 도입했다. 2005년부터는 7.75∼7.85홍콩달러 범위 내에서의 변동을 허용했다. 페그제를 도입한 덕에 홍콩에 진출한 기업들은 환율변동 우려 없이 기업을 운영할 수 있었다. 홍콩이 1997년 중국에 반환된 후에도 세계 금융허브의 위상을 지킨 것은 페그제 덕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페그제에 손을 대면 홍콩에 진출한 미국 기업 역시 손해를 볼 수 있어 트럼프 행정부가 정말 시행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BBVA은행 홍콩지점의 한 관계자는 페그제 폐지는 핵무기 도입 같은 위험한 결정이며 미국과 중국의 더 큰 대립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역린으로 평가받는 티베트 문제도 꺼내 들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티베트에 관여하는 중국 정부와 공산당 관리들에 대한 미국 비자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법’에도 서명했다.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 및 인권 차별을 부각시켜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이날 워싱턴에서 “FBI가 진행 중인 5000여 건의 방첩 사례 중 절반이 중국과 연관됐다. 약 10시간에 1건꼴로 등장하는 중국의 방첩 행위가 미 지식정보 재산에 대한 가장 심각하고 장기적인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스파이들이 11월 미 대선에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8일 “티베트 문제에 악독한 행동을 하는 미국인의 비자 발급을 제한하겠다. 내정 간섭을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이 서로 굳건히 지지하면서 함께 외부의 간섭에 단호히 반대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신아형 abro@donga.com·조종엽 기자}

홍콩보안법 시행 등을 두고 중국과 갈등하고 있는 미국이 외국인의 티베트 방문을 막는 데 관여한 중국 관리들의 미국 비자 발급을 제한한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은 외국 외교관과 관리, 언론인, 관광객의 티베트 방문을 조직적으로 막아 왔다”면서 “오늘부로 티베트 지역의 외국인 출입 정책 수립이나 실행에 실질적으로 관여한 중국 정부와 공산당 관리들을 대상으로 비자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의 인권침해와 환경 파괴 때문에 티베트 지역에 (자유로이) 방문하는 건 지역 안정성에 지극히 중요하다”며 “미국은 티베트 공동체의 경제 발전과 환경 보전, 인도주의 여건을 진전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비자 제한의 대상이 되는 중국 관리의 목록을 적시하지는 않았다. 티베트는 1950년대 중국의 침공을 받아 중국의 일부가 됐으며, 달라이라마가 인도에 세운 망명정부가 독립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 중국은 외국 외교사절 등의 티베트 방문을 금해왔다. 앞선 6월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법’에 서명하는 등 미국이 소수민족 탄압과 차별 문제를 지렛대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로 풀이된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012년 중국 남서부 윈난성의 버려진 구리 광산 내 박쥐 배설물에서 시작돼 후베이성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를 거쳐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 더타임스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스는 2012년 4, 5월경 윈난성 쿤밍의 폐광에서 노동자 6명이 박쥐 배설물을 청소한 뒤 폐렴으로 쓰러졌고 이 중 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당시 환자들은 고열, 호흡곤란 등을 호소했다. 일부 중국 과학자들은 이곳에서 박쥐 배설물 샘플 등을 채취해 2013년 우한 연구소로 보냈다. 이 샘플에서 바이러스를 발견한 우한 연구진이 2016년 이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의 변종으로 학술지에 소개했다. 우한 연구소의 바이러스 전문가 스정리 연구위원은 올해 2월 유명 과학지 네이처에 “박쥐 배설물에서 유래해 폐렴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샘플 ‘RaTG13’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와 염기 서열이 96.2% 일치했다”는 논문을 게재했다. 인도 등 다른 나라 연구진은 이 ‘RaTG13’ 바이러스가 바로 윈난성 폐광에서 유래한 바이러스라고 밝혔다. 이에 중국이 오래전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 가능성을 알면서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다만 우한 연구소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책임이 있는지는 뚜렷하지 않다. 바이러스가 7년간 4%의 염기 서열이 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학자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우한 연구소는 올해 5월 “‘RaTG13’의 염기 서열을 분석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살아있는 표본은 없다. 바이러스 유출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미국 남동부 유명 해변 휴양지 방문객이 잇달아 집단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귀가 후 거주 지역에도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휴가차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머틀비치를 찾은 수십 명이 웨스트버지니아주 집으로 돌아온 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머틀비치를 거쳐 간 휴양객으로 인해 켄터키주에서 3개, 오하이오주에서 1개 이상의 확진자 그룹이 나왔다. 대규모 집단 감염도 발생했다. 지난달 머틀비치를 방문했던 청소년 40여 명이 버지니아주 라우든 카운티 집으로 돌아갔고, 이후 이 카운티의 청소년 100명 이상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NYT는 “휴양객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지닌 채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휴양지를 찾은 청년층과 10대 청소년들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에서는 4일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주 자치정부가 주민 21만 명이 거주하는 세그리아 지구 레리다 일대에 다시 봉쇄령을 발효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독일에서 1500명의 집단 감염이 발생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귀터슬로 지역 전체에 재봉쇄령이 내려졌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의학적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내년 봄까지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억∼6억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전했다. 연구진은 해당 시점에 총사망자는 140만∼370만 명에 달하고, 면역력이 지속되지 않을 경우 인구의 90% 이상은 여전히 감염에 취약한 상태일 것으로 예측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미국 남동부 유명 해변 휴양지 방문객이 잇달아 집단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귀가 후 거주 지역에도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나타나 본격 휴가철을 맞은 국내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휴가차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머틀비치를 찾은 수십 명이 웨스트버지니아주 집으로 돌아온 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휴양객들은 귀가 후 자신이 사는 지역에 다시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드러났다. NYT에 따르면 머틀비치를 거쳐간 휴양객으로 인해 켄터키주에서 3개, 오하이오주에서 1개 이상의 확진자 그룹이 나왔다. 대규모 집단 감염도 발생했다. 지난달 머틀비치를 방문했던 청소년 40여 명이 버지니아주 루둔 카운티 집으로 돌아갔고, 이후 이 카운티의 청소년 100명 이상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다. NYT는 “휴양객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지닌 채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휴양지를 찾은 청년층과 10대 청소년들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미국의 여러 주 정부는 최근 머틀비치를 방문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여름철 이 도시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던 머틀비치의 호텔과 관광 명소들은 올해 5월 재개장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코로나19 확진자 평균 연령은 올 3~5월 51.4세에서 6월 40.6세로 낮아져 젊은 층이 증가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바이러스 유행 초창기 비교적 감염자 수가 적었지만 6월부터 신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중국에서 발견된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파돼 세계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온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정부가 “이 문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천 린드마이어 WHO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새로운 바이러스를 파악하기 위해 해당 논문을 주의 깊게 읽어볼 것”이라고 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모든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CNBC 등에 따르면 미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미 상원 보건위원회에서 이번 돼지독감 바이러스에 대해 “스페인독감 바이러스에 기원을 두고 있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H1N1) 바이러스의 특징을 갖고 있다”며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지만 큰 변이 능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H1N1’ 바이러스 종류가 2009년 확산돼 세계적으로 약 28만5000명이 사망했으며 1918년 수천만 명이 사망한 스페인독감의 원인 바이러스 역시 ‘H1N1’ 계열이다. 앞서 중국 국가인플루엔자센터 등이 참여한 중국 연구진은 H1N1 계열의 바이러스가 중국 양돈농장의 노동자 사이에서 퍼졌다는 논문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고 BBC 방송 등이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다만 ‘G4EAH1N1’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 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중국에서 발견된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파돼 세계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온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정부가 “이 문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턴 린드마이어 WHO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새로운 바이러스를 파악하기 위해 해당 논문을 주의 깊게 읽어볼 것”이라고 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모든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CNBC 등에 따르면 미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미 상원 보건위원회에서 이번 돼지독감 바이러스에 대해 “스페인독감 바이러스에 기원을 두고 있는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H1N1) 바이러스의 특징을 갖고 있다”며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지만 큰 변이 능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H1N1’ 바이러스 종류가 2009년 확산돼 세계적으로 약 28만 5000명이 사망했으며, 1918년 수천만 명이 사망한 스페인 독감의 원인 바이러스 역시 ‘H1N1’ 계열이다. 앞서 중국 국가인플루엔자센터 등이 참여한 중국 연구진은 H1N1 계열의 바이러스가 중국 양돈농장의 노동자 사이에서 퍼졌다는 논문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고 BBC 방송 등이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다만 ‘G4EAH1N1’라는 명칭이 붙은 이 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윤상삼 동아일보 기자(1957∼1999)가 마지막에 ‘조사실 바닥에 물기가 있었느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답했더니 그대로 신문에 실리더군요.” 1987년 박종철 열사를 검안했던 오연상 원장(63·오연상내과)은 그해 1월 15일 근무하던 중앙대용산병원 진료실에 찾아온 윤 기자를 떠올렸다. 오 원장은 당시 윤 기자에게 경찰의 물고문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증언을 했고, 동아일보가 이를 보도하면서 ‘탁 하고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경찰의 거짓말은 설 자리를 잃었다. 이로써 6월 민주항쟁의 서막이 올랐다. 동아일보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소중한 인연을 맺은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동감_백년 인연’의 일환으로 오 원장에 대한 감사 행사를 30일 열었다. 오 원장은 1987년 당시 언론 보도 등이 전시된 서울 종로구 신문박물관을 둘러봤다. 당시 박 열사의 시신을 검안한 뒤 오 원장은 기자들 앞에서 “복부 팽만이 심했으며, 폐에서 수포음(水泡音)이 들렸다”고 증언했다. 오 원장은 이날 “의학적으로는 수포음이 물고문과 직접 관계있는 건 아니지만 일반인에게는 물고문을 연상시키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하고 했던 말이었다”고 회고했다. 임채청 동아일보 부사장은 본보가 오 원장을 1987년 12월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던 지면과 오 원장의 과거 사진이 담긴 액자, 창간 100주년 기념 오브제 ‘동아백년 파랑새’ 등을 증정했다. 오 원장이 고교 3학년 시절 유신정권의 언론 탄압을 겪던 동아일보에 낸 격려광고도 액자에 담았다. 이 격려광고 문구는 ‘둔마(鈍馬)의 채찍은 국민이!’, 명의는 ‘중앙고 광고 낸 반’이었다. 오 원장은 “‘중앙고 3학년 7반’이라고 내려다가 혹여 담임선생님이 고초를 겪을까 걱정돼 익명으로 했다”고 회고했다. 본보는 당시 격려광고를 냈던 시민들에게 제공한 기념 메달을 복원해 오 원장에게 선물했다. 유심히 신문박물관의 여러 전시물을 관람하던 오 원장의 발걸음이 1987년 1월 19일자 동아일보 지면 앞에서 멈췄다. 1면 톱 제목은 ‘물고문 도중 질식사’. 동아일보가 6개 면을 고문 관련 고발 기사로 가득 채운 날이었다. 오 원장은 “저 날의 신문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고 했다. 이후 본보는 대대적인 고문 추방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사건의 축소 은폐 조작을 고발했다. “내가 박종철 열사를 살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게 (죄책감이) 커요. 그 일에 관해서는 의사로서 실패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해 6월 29일까지 사태는 수많은 우연들이 거의 기적처럼 진행됐고, 그분의 죽음은 우리나라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사람들의 순수한 의지가 모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지금은 ‘인도유럽어족’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쓰이지만 곱씹어 보면 혁신적인 발상이다. 수천 km 떨어져 사는, 민족도 풍속도 구별되는 사람들의 말을 한 범주로 묶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인도에서 재판관으로 일하던 영국의 학자 윌리엄 존스. 그는 산스크리트어와 그리스어, 라틴어 등을 세심히 연구한 뒤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언어 간의 유사성이 너무나 크다는 결론을 내리고 1785년 이 언어들이 같은 어족에 속한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영국 웨일스대 명예교수로 명성 높은 언어학자인 저자는 아기가 말을 배우는 과정부터 10대의 문자메시지에 쓰이는 약어, 속어, 어원, 사라져 가는 언어까지 말과 글에 관한 다양한 얘깃거리를 쉽게 풀어냈다. ‘지구상의 모든 언어가 단 하나의 조상 언어에서 파생한 것일까?’ ‘맞춤법이 어려운 이유는?’ 같은 질문에 답한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신라인 마음속 용면(龍面·용의 얼굴)을 수놓은 자수 기법은 근대 들어 자취를 감춘 ‘가름이음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 한국전통문화대 심연옥 교수(전통미술공예학과 섬유 전공)와 금다운 전통섬유복원연구소 연구원은 고대부터 근대까지 한국 자수 2000년을 관통하는 자수공예기술 역사서인 ‘한국 자수 이천년’을 최근 발간했다. 연구가 충분치 않았던 고대∼조선 중기 자수까지 5년여 연구한 결과를 담았다. 신라 말∼통일신라 초 제작된 ‘신라국헌상지번(新羅國獻上之幡)’은 일본 에이후쿠지(叡福寺) 소장품으로 신라에서 보냈다는 묵서가 함께 발견됐다. 번(幡)은 당간지주에 거는 깃발을 말한다. 백제와 신라의 와당(瓦當)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용의 얼굴과 함께 그 둘레에 서역의 영향을 받은 연주문(連珠紋·점이나 작은 원을 구슬 꿰듯 연결시켜 만든 문양)을 수놓았다. 심 교수는 “선과 면을 채운 기법은 얼핏 ‘사슬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근래에는 사용되지 않는 가름이음수”라고 말했다. 일본 나라 주구지(中宮寺) 소장 ‘천수국만다라수장(天壽國曼茶羅繡帳)’은 622년 사망한 일본 쇼토쿠(聖德) 태자의 극락왕생을 염원하며 제작한 작품이다. 14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선명한 색감과 다양한 도상이 눈길을 끈다. 밑그림을 그린 고마노 가세이쓰(高麗加西溢)는 고구려계 인물임에 틀림없다. 또 다른 제작자인 야마토노아야노 맛켄(東漢末賢)과 아야노 누카코리(漢奴加己利)는 가야계로 추정되며 감독과 지도를 맡은 구라베노하타노 구마((량,양)部秦久麻)는 신라계 인물로 보인다. 이 수장(繡帳)은 미륵사지 석탑에서 출토된 금사 자수 조각과 마찬가지로 ‘이음수’ 기법으로 면을 채웠다. 한국 자수의 역사는 아주 길다. 평양 석암리 낙랑고분에서 운기문(雲氣紋) 자수가 출토됐고, 백제 무령왕릉에서 수습된 왕비의 금동신발 안에서 자수 장식이 발견됐다. 고대 한국의 자수 공예는 국외로 전해질 만큼 선진적이기도 했다. 심 교수는 “고대∼고려시대에 지금은 잘 모르는 굉장한 자수 기법을 많이 사용했다”면서 “예술과 기술의 경계에서 자수는 시대의 문화적 정체성을 표현한 상징체계로 완성됐다”고 말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BRUXELLES 18000km(벨기에 브뤼셀까지 1만8000km).’ 사진 속 6·25전쟁에 참전한 유엔군 소속 군인이 바라보고 있는 게시판에는 이 같은 거리 표시가 적혀 있다. 촬영 장소는 벨기에군 막사로 추정된다. 바다를 건너온 참전용사가 고국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재치 있게 담은 장면이다.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조광)는 6·25전쟁 발발 70년을 맞아 미국을 비롯한 각국 참전 군인의 활동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사진 25장을 선별해 22일 공개했다. 국사편찬위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수집한 사진들로 유엔군 파병과 대민 지원, 휴전에 이르는 과정에서 각 참전국의 지원 양상이 드러난다. 사진 속 입대 지원서를 작성하는 뉴질랜드 청년은 심각해 보인다. 미군은 구급약을 나눠 주거나 한국인을 치료하고 있고, 캐나다 병사는 전투에 지쳤는지 힘겹게 부축을 받고 있다. 콜롬비아군 병사들이 휴전 소식에 기뻐하는 사진도 있다. 국사편찬위는 “6·25전쟁에 미국을 비롯한 16개국이 전투부대를 파병했고 5개국이 의료 지원을 했으며, 39개국이 물자를 지원하는 등 총 60개국이 대한민국을 도왔다”며 “각국 참전 군인의 기여를 되새기고 평화를 위한 각국의 협력이 필요함을 다시금 확인하고자 사진을 공개했다”고 밝혔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운영하는 ‘산업유산국민회의’는 일본 정부를 대변해 역사를 왜곡하기 위한 조사를 실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온 곳이다.” 일본 시민단체인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의 고바야시 히사토모(小林久公) 감사는 19일 동북아역사재단 한일역사문제연구소(소장 남상구)가 주최한 ‘일본 산업유산정보센터 전시 내용 검토 및 대응방안 모색’ 세미나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세미나는 서울 서대문구 동북아재단에서 열렸다. 일본 도쿄에 최근 문을 연 산업유산정보센터는 ‘군함도’를 비롯한 일본 메이지시대 산업유산을 소개하는 곳으로 한국인 등의 강제 동원 역사를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15년 7월 일본은 강제노역 시설을 포함한 산업시설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가혹한 강제노역을 인정하고 피해자를 기리는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막상 정보센터는 이를 부정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이날 세미나에서 고바야시 감사는 “산업유산정보센터는 ‘산업을 지탱한 이름 없는 사람들의 일을 다음 세대에 계승한다’는 설립 취지와 달리 당시 노동자와 노동 실태를 은폐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가 센터를 제대로 운영하도록 향후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카타 미쓰노부(中田光信)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 사무국장은 “2018년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는 ‘당사국과의 대화’를 촉구했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무시한 채 정보센터의 설치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또 “진상규명네트워크가 지난해 11월 ‘산업 노동에 관한 조사’와 관련해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요청서를 제출했으나, 일본 정부는 ‘기존 조사 내용이 충분해 재조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을 했을 뿐”이라며 “일본정부와 산업유산국민회의는 식민지 지배 역사를 부정하고 유네스코의 결의와 권고를 계속해서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이날 세미나에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한국 전문가와 함께 참여했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전국 박물관이 소장한 고려 말∼조선 중기 소형 총통(銃筒) 300점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16점은 근래 만들어진 가짜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최영창)의 허일권 김해솔 학예연구사는 최근 발간된 보고서 ‘조선무기 조사연구 보고서1: 소형화약무기’에 게재한 논고 ‘국내 소형 총통류의 형태 변화와 제작 기술’에서 이같이 밝혔다.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인 진주박물관은 2년여에 걸쳐 14∼16세기 소형 총통과 부속품을 조사하고 이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진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육군박물관을 비롯해 19개 기관이 소장한 총통 800여 점을 전수 조사했고, 그 가운데 293점을 X선 형광 분석 기법으로 조사했다. 그중 약 5%에 이르는 유물이 위조품으로 의심된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짜 판별의 ‘스모킹 건’(결정적 단서)은 총통 재료인 청동합금 내 아연 성분이다. 청동 총통은 구리와 주석, 납이 섞인 합금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분석 결과 세 금속에 아연이 더해진 총통이 15점, 구리와 아연의 합금 재질이 1점 확인됐다. 아연은 다른 금속에 비해 제련하기 어려워 한반도에선 17세기 이후에야 본격 제련했다. 따라서 14∼16세기 제작된 소형 총통에는 아연이 없어야 정상. 아연 성분이 나온 총통은 표면 색상과 형태도 인위적으로 부식시킨 것처럼 독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일권 학예연구사는 “아연합금 총통은 위작품으로 의심한다”며 “과학적 분석과 명문(銘文) 판독을 종합해 진위를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어느 박물관이 소장한 총통에서 아연 성분이 발견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허 연구사는 “아연합금 총통 16점 가운데 지정문화재는 없었다”고 말했다. ‘위조 총통’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1996년에는 국보 274호 ‘별황자총통’이 가짜로 드러났다. 1992년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장을 포함한 일당이 공모해 현대에 위조한 총통을 경남 통영시 한산면 문어포 앞바다에서 인양했다고 하면서 조선시대 유물이라고 발표했던 것. 이 가짜 총통도 아연 성분이 상당히 포함돼 있었다. 연구진은 조선 중기 이후 소형 총통의 진위를 판가름할 수 있는 또 다른 기준도 제시했다. 바로 총통 속에 숨은 ‘형지(型持)’다. 구멍이 뚫린 총신을 주조하려면 쇳물을 담는 바깥 틀뿐 아니라 긴 원통 막대 모양의 안쪽 틀도 필요하다. 주조 뒤 제거하면 빈 공간이 되는 이 안쪽 틀이 정중앙에 위치하도록 정밀하게 고정하는 게 핵심 기술이다. 이 안쪽 틀을 고정하는 철제 받침쇠가 형지다. 형지는 나중에 틀을 제거한 뒤에도 총통 속에 남게 된다. 연구진은 소형 총통을 컴퓨터단층촬영(CT) 한 결과 총신이 긴 조선 중기 소형 총통의 내부에서 ‘W’ ‘M’ ‘L’자 모습의 형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겉에서는 보이지 않는 형지의 형태를 조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데 조사 대상 가운데 10여 점에서는 형지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조선 중기의 기술력으로 형지 없이 주형을 설계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형지가 없는 총통은 표면의 부식 상태도 어색해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소형 총통에는 격목을 넣는 ‘격목통’이 없었다는 것도 확인했다. 격목은 화약이 폭발해 발사체를 밀어내는 힘을 극대화하기 위해 발사체를 넣기 전 밀어 넣는 나무토막이다. 연구진이 CT와 내시경으로 조사해 보니 기존 문헌 기록과는 달리 총열과 약실 사이에 격목통이라고 볼 만한 구경의 변화가 없었다. 보고서는 “소형 총통은 출토된 것보다 전래품이 많아 진위가 논란이었는데, 이번 조사로 과학적 기준이 마련되길 바란다”면서 “대형 화포도 조사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의 타클라마칸사막 동쪽 누란 유적은 오래전 번성했던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흔적을 보여준다. 모래바람이 이는 이 유적의 소하 묘지에는 나무기둥 아래 배를 뒤집어놓은 모양의 관(棺)들이 놓여 있다. 사람이 죽으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듯 저승으로 간다고 믿었던 것일까. 문화재청장을 지낸 저자의 유명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 신간이다. 시안(西安)에서 허시후이랑(河西回廊)과 둔황(敦煌)까지의 여정을 다룬 중국편 1, 2권에 이어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들과 타클라마칸사막을 탐방한다. 현장법사가 불경을 찾아 지나간 길이자 동서 문명 교역의 중심이면서 탐스러운 과일과 고고학 보물이 넘쳐나는 실크로드의 풍광과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와 함께 여행을 떠난 듯 실감나는 구성과 현장감, 풍부한 정보는 여전하다. 국내 답사기에 비해 다소 ‘맛’이 덜한 건 여정을 느긋하게 짜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