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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범행을 지시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 공모 씨(27)와 공범 3명에 대한 계좌추적에 착수했다.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5일 “공 씨와 공 씨의 고향 후배 강모 씨(25) 등 공범 3명에 대해 계좌 및 통화·e메일 송수신 내용 등 통신기록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공 씨가 범행 전후 누구와 연락을 했고 수상한 자금 흐름이 있었는지를 파악해야 사건의 전모와 배후를 밝힐 수 있다고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경찰은 공 씨 혼자 일을 꾸몄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이버테러는 좀비PC 수백 대가 동원되는 등 통상 수천만 원이 드는 작업인데 국회의원 운전사인 공 씨가 200만 원 남짓한 월급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제3자로부터 거액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1년 2개월 경력의 20대 수행비서가 단독으로 이 같은 사건을 일으킬 동기도 불분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경찰은 공 씨가 범행을 전후해 누군가에게서 거액을 받았거나 강 씨 등에게 ‘작업’ 대가로 금전거래를 한 흔적이 있는지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공 씨와 강 씨 등이 범행을 모의하는 과정에서 제3의 인물이 개입된 정황이 있는지도 중점 수사 대상이다.이를 위해 경찰은 경찰청 사이버 수사인력 26명을 모두 동원해 공 씨 등 범행에 가담한 4명의 계좌와 통화기록뿐 아니라 이들의 자택 및 사무실 등에서 압수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대포통장 판매나 신분증 위조, 도박사이트 운영 등으로 돈을 벌어온 정황이 있는 만큼 차명계좌를 이용해 자금관리를 해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차명계좌와 연결계좌 등 모든 자금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며 “돈의 흐름이 나오면 범행을 누가 사주했는지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경찰 조사 결과 범행이 이뤄진 10월 25일 밤부터 선거 당일인 26일 오전까지 공 씨는 강 씨 외에 정체불명의 다른 인물과도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공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 명의의 차명 휴대전화를 사용했다. 하지만 공 씨가 통화한 인물이 한나라당 등 정치권 인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백원우 민주당 진상조사위원장 등 민주당 의원 7명은 5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을 방문해 “공씨가 선거 전날인 10월 25일 밤부터 26일 오전까지 강 씨와 30여 통의 전화를 한 것 외에 다른 사람과 20여 통의 통화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이 통화 중 상당수가 최 의원실 등 한나라당 관계자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공 씨가 범행 전후 다른 사람과 일부 통화를 한 건 맞지만 20여 통까지는 안 되고 통화가 특정인에게 집중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민주당 의원들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공 씨와 강 씨에게서 현역 의원의 명함이 나왔다”며 의혹을 제기하자 “국회의원 명함 역시 수행비서인 공 씨만 갖고 있어 문제 삼기 어렵다”고 밝혔다.공 씨가 범행 전후 제3자와 통화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최 의원실 관계자는 “공 씨가 그 당시 우리 의원실 직원과 통화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의원이나 보좌진들은 하루에도 수십 통씩 수행비서에게 차를 대라는 전화를 하는데 통화가 오갔다 한들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항변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일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마비시킨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사건 배후를 밝히기 위해 수행비서 공모 씨(27)의 입을 여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3일 구속된 공 씨는 구속여부를 결정하는 영장실질심사에서도 혐의를 계속 부인했지만 법원은 “범죄사실이 소명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하지만 사건 배후에 대한 수사는 아직 진척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이에 따라 사건 전후 공 씨의 통화기록을 분석하는 한편 공 씨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실행한 대가로 고향 후배 강모 씨(25)에게 금품을 제공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두 사람의 계좌를 집중 추적하기로 했다.○ 범행 직전 전화 30여 통 집중돼경찰은 평소 연락이 거의 없던 공 씨와 강 씨가 선관위 홈페이지 공격 전날 밤 30여 차례나 통화하는 등 갑자기 통화량이 급증한 점을 유력한 정황증거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공 씨는 보궐선거 전날인 25일 오후 9시경 필리핀에 있던 강 씨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고 2시간쯤 뒤 강 씨가 부재중 전화 표시를 보고 공 씨에게 전화해 통화가 이뤄졌다. 이후 두 사람은 실제 공격이 이뤄진 이튿날 오전까지 30차례 안팎으로 전화를 주고받았다.강 씨는 경찰조사에서 이날 통화에 대해 “공 씨에게서 공격 지시를 받고 진행 상황을 공유했다”고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하지만 공 씨는 “강 씨에게 지인의 병원 사업에 투자해 달라고 요청하는 통화였을 뿐 디도스 공격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연락이 뜸했던 사람에게 투자를 부탁하려고 밤을 새우며 수십 차례 통화를 했다는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강 씨 일행은 좀비 PC 약 200대를 동원해 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한 것으로 파악됐지만 선관위가 홈페이지를 ‘사이버 대피소’로 옮긴 뒤 접속 빈도가 10배 가까이 폭증한 것으로 미뤄 이들이 실제 가동한 좀비 PC는 200대가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한편 경찰은 재·보궐선거일 선관위와 함께 이들로부터 홈페이지 공격을 당한 박원순 서울시장 측으로부터 당시 홈페이지 접속기록 등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조사 중이다. ○ 제3자 개입 없었나?현재 진행 중인 경찰 수사에는 여러 의문점이 남는다. 경찰에 따르면 강 씨는 선관위와 박 후보 홈페이지를 공격하라는 공 씨의 요구에 대해 그 이유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수락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에 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하면 당장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알고도 하룻밤 사이에 ‘부탁과 수락’이 이뤄지는 게 가능하겠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도 “강 씨의 휴대전화에 공 씨가 ‘형님’으로 저장돼 있는 걸 보면 친분은 있었겠지만 강 씨가 죄가 된다는 걸 알면서도 공 씨의 요구에 바로 응한 건 의문”이라고 말했다.이 때문에 공 씨와 강 씨가 사전에 범행을 모의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대구에서 홈페이지 제작업체를 운영하던 강 씨 일행은 5월경 서울로 올라왔고 선거 20여 일 전인 10월 초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한 빌라로 이사를 왔다. 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서울에 사무소를 내기 위해 올라왔다”고 진술했지만 두 사람이 서울에서 직접 만나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경찰 조사 결과 강 씨는 8월 13일부터 선거 나흘 전인 10월 22일까지 악성코드를 유포해 좀비 PC를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강 씨가 필리핀에 간 시점도 재·보궐선거 일주일 전인 10월 20일 출국해 27일 귀국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 씨가 공 씨의 지시로 디도스 공격에 쓸 좀비 PC를 만들었을 가능성보다는 경쟁 도박사이트 공격 등 자신의 목적을 위해 그런 것 같다”고 했다.강 씨는 인터넷 등을 활용해 불법적으로 돈을 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강 씨의 대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실적이나 매출은 없는데 직원 6명에게 월급은 꼬박꼬박 준 것으로 나타났다”며 “강 씨가 벤츠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등 부유하게 사는 걸 보면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거나 신분증과 공문서를 위조하는 방법으로 돈을 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9급 비서로 월급이 200만 원가량인 공 씨가 수천만 원이 들 수 있는 사이버테러를 단독으로 감행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선관위 홈페이지 공격의 경우 좀비 PC를 마련하는 데만 최소 수백만 원이 드는 데다 고도의 위험성을 감안하면 인건비를 포함해 작업비가 수천만 원까지 올라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공 씨의 금전거래 명세를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 10월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홈페이지를 공격한 범인은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재선·경남 진주갑)의 수행비서로 밝혀졌다. 최 의원은 선거 당시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으로 나경원 후보 캠프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이 라이벌인 무소속 박 후보에게 호의적인 젊은층의 투표 참여를 방해하기 위해 사이버테러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당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으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마비시켜 2시간가량 선거관리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공모 씨(27)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은 공 씨의 지시를 받아 디도스 공격을 실행한 대구지역 정보기술(IT)업체 직원 강모 씨(25) 등 3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공 씨는 선거 전날인 10월 25일 홈페이지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고향 후배 강 씨에게 전화를 걸어 중앙선관위 및 박 후보의 홈페이지를 공격해 달라고 부탁했다. 당시 필리핀에 출장 갔던 강 씨는 한국에 있는 직원 김모 씨(27)와 황모 씨(25)에게 디도스 공격을 실행하도록 지시했다. ‘작업’을 의뢰받은 김 씨와 황 씨는 선거 당일인 26일 오전 6시경부터 좀비 PC 200여 대를 동원해 접속자 수를 순간적으로 폭증시키는 방법으로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공격해 오전 6시 15분부터 8시 32분까지 2시간 17분간 마비시켰다. 경찰은 또 공 씨의 지시로 범행을 한 강 씨 등 3명이 선거 당일 한나라당의 유력 경쟁 후보였던 박 후보의 홈페이지도 공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경위를 캐묻고 있다. 당시 박 후보의 홈페이지는 오전 2시경부터 7시 사이에 두 차례의 공격을 받아 10여 분씩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공 씨는 최 의원의 수행비서로 운전기사 등의 업무를 하며 지난해 9월부터 1년 3개월가량 근무했다. 공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28일 사표를 냈다”고 진술했지만 아직 수리는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경찰에 체포된 공 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사이버테러 전후에 공 씨와 실행범 3명 사이에 통화량이 급증하는 등 정황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경찰은 공 씨의 범행 목적과 배후를 캐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공 씨와 다른 공범 3명 또는 최 의원 등 여권 정치인 사이에 금품이 오간 정황이 있는지를 집중 수사 중이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한나라당 홍보본부장을 맡았던 최구식 의원의 수행비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공격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배후와 목적에 관심이 쏠린다. 공격을 주도한 범인이 20대의 국회의원 운전기사 겸 수행비서에 불과해 본인 스스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사이버테러를 감행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범행의 배후가 특정 정당이나 국회의원 등으로 확인된다면 정치권에 커다란 회오리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수사망 피하려 치밀하게 작전경찰에 따르면 최 의원의 수행비서 공모 씨(27)는 고향 후배 강모 씨(25)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경험이 많다는 점을 알고 부탁했다. 홈페이지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강 씨는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운용하는 과정에서 경쟁 사이트를 무력화하기 위해 디도스 공격을 자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 씨가 강 씨에게 선관위 홈페이지 공격을 요청한 지 하루 만에 공격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좀비 PC 200여 대 등 디도스 공격에 필요한 장비를 평소부터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좀비 PC란 악성코드를 심어 언제든 원격조종할 수 있는 타인의 컴퓨터를 말한다. 강 씨는 선거 당일 오전 1시경 본격적인 공격을 앞두고 선관위 홈페이지가 실제 마비되는지 시연까지 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경찰에 따르면 공 씨는 강 씨와 범행을 모의하는 과정에서 꼬리를 밟히지 않기 위해 차명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디도스 공격은 좀비 PC만 충분히 확보돼 있으면 한순간에 접속을 집중해 소화용량을 초과하게 만들어 홈페이지를 무력화하는 단순한 방법”이라며 “범인들은 공격 도중 무선인터넷 공유기를 10개 이상 바꿔가며 수사망을 피하려 했지만 전문 해커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이들은 선거일 오전 6시경부터 선관위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을 시작해 오전 11시까지 5시간가량 공격을 계속했지만 선관위가 홈페이지 서버를 KT ‘사이버 대피소’로 옮겨 임시 개통하면서 외부 접속이 차단된 건 두 시간 남짓이었다.○ 젊은층 투표 방해 작전?재·보궐선거일에 선관위 홈페이지가 다운된 시간은 오전 6시 15분∼8시 32분. 상당수 직장인이 출근 전 투표소 위치를 확인할 만한 시간대였다. 특히 서울지역 투표소 2206곳 가운데 10% 정도인 200여 곳은 그보다 두 달 전 치러진 무상급식투표 때와 투표소 위치가 달랐다. 유권자 10명 중 1명은 바뀐 투표소 위치를 확인해야 했다. 통상 투표소 위치를 인터넷으로 찾는 유권자는 젊은 세대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선관위 홈페이지의 마비로 불편을 겪은 쪽은 상당수가 젊은 직장인이었다. 실제로 선거일 아침 시민들이 투표소 확인에 어려움을 겪자 “선관위가 박원순 후보에게 호의적인 젊은층의 투표를 방해하려고 투표소를 찾기 힘든 곳으로 일부러 바꿨다”는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이런 가운데 선관위 디도스 공격의 주범이 박 시장 측과 결전을 벌였던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의 수행비서로 드러나자 이 같은 의혹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 ‘lea****’는 “아무도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의 외로운 결단이라 믿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고 ‘gog****’도 “조직적 개입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정치적 의도, 배후” 수사 관건하지만 현재 경찰의 배후 수사는 아직 초입 단계다. 공 씨가 공격의 배후를 거론하기는커녕 디도스 공격을 지시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경찰은 일단 공 씨가 단독으로 이 같은 일을 꾸몄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공 씨가 고향 친구들에게 범행을 지시한 이유와 한나라당 지도부 등 윗선의 개입 여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필요할 경우 최 의원도 불러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히 공 씨가 범행 전후에 공범 3명에게 금품을 제공했는지와 정치권 인사에게서 금품을 제공받았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수도권의 명문 예술고인 안양예고가 한 여교사 문제로 내홍을 앓고 있다. 학부모들은 ‘문제 교사’라며 내쫓으려 하는데 학생들은 “선생님을 구해 달라”며 구명운동을 벌이는 상황이다. 학생들의 반대에도 학교 측은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그 교사의 수업을 중단시키고 해임 절차를 밟고 있다. 안양예고에선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부실교사 vs 헌신교사’사건은 두 달 전 이 학교 음악과 2학년 학부모 몇 명이 담임교사 A 씨를 부실교사로 지목하면서 시작됐다. 영어를 가르치는 A 교사가 수업용 유인물을 단 한 건도 나눠주지 않고 학생들이 수업 중 잠을 자도 가만 놔둔다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이었다. 이들은 “A 교사가 레슨에 가야 할 아이들을 학교에 잡아두고 자습을 시키는 등 음대 준비에 집중해야 할 아이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며 다른 학부모들을 상대로 “A 교사를 교단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설득했다. 이에 동조한 학부모 10여 명은 23∼25일 학교 앞에서 “A 교사를 파면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주도한 학부모 대표 B 씨는 “딸이 담임인 A 교사에 대해 ‘수업이 부실하다’며 자주 불만을 토로했다”며 “넉넉지 않은 형편에 일반 학교보다 몇 배나 비싼 수업료를 내고 있고, 영어는 주요 입시과목인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느냐”고 말했다.하지만 A 교사 학급 학생들 상당수와 최근 1, 2년간 A 교사가 담임을 맡았던 학생들은 “선생님은 절대 그런 분이 아니다”며 시위 중단을 요청했다. 학부모들의 민원을 접수한 학교 측이 A 교사의 담임직을 박탈하고 사직을 권고하는 등 해임 절차를 밟자 학생들은 인터넷에 ‘우리 선생님을 구해주세요’라는 글을 올리는 등 구명운동에 나섰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해당 학급 간부와 학생들, A 교사의 수업을 듣는 학생 30여 명을 취재한 결과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들의 주장은 학생들의 생각과 크게 달랐다. 또 A 교사 학급 학생 40명 중 본보가 접촉한 24명은 모두 “선생님이 학교를 떠나는 것을 반대한다”고 답했다.학생들은 “선생님이 매 과를 마칠 때마다 문법과 단어를 정리한 유인물을 두 번씩 나눠줬고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이 있으면 깨워서 뒤로 내보낸 뒤 필기를 열심히 하면 다시 앉게 했다”고 입을 모았다. 성적이 상위권인 한 학생은 “수업내용에 알맹이가 있고 다른 영어수업과 비교해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A 교사가 레슨에 늦게 보낸 것에 대해선 “선생님이 학기 초 수업 태도가 안 좋은 몇 명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방과 후 2, 3번 자습을 시킨 것”이라며 “하지만 선생님이 레슨의 중요성을 이해한 뒤론 그런 일이 없었다”고 설명했다.인터뷰에 응한 학생들 중엔 A 교사에게서 도움을 받은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 A 교사가 담임을 했던 한 학생은 “집에 빚이 많아 사채업자들한테 걸릴까 봐 학교를 며칠 결석했는데 선생님이 ‘누가 와도 네 학생부는 절대 보여주지 않겠다’며 위로해줬고 교내 장학금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말했다. 한 남학생은 “돈이 없어 학교를 그만둬야 할 뻔했는데 선생님이 장학금을 챙겨주신 덕분에 계속 다닐 수 있었다”고 말했다.○ 누구를 위한 교사 퇴출인가학부모들은 9월 해당 학급 학생들을 한 영어학원으로 불러 중국음식을 시켜주며 A 교사에 대한 불만사항을 물어봤다. 그 자리에서 일부 학생은 “수업이 재미가 없다” “수업이 너무 빡빡하다” 등의 의견을 냈다. 하지만 한 학부모가 실제로는 미혼인 A 교사에 대해 “(너희) 선생님은 ‘돌싱(돌아온 싱글·이혼한 남녀)’이다”란 말을 하며 A 교사를 깎아내리자 한 학생은 “어머니들이 이렇게 모여서 선생님을 부당하게 몰아내려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며 자리를 떴다고 한다. A 교사가 지난달 16일 교단에서 떠난 뒤 해당 학급 학생들이 동요하자 학부모들은 교실을 찾아 “이게 다 너희들을 위한 것”이라며 다독이기도 했다.음악과 2학년 학생 중 대다수는 A 교사의 퇴출에 반대하지만 극히 일부는 찬성하면서 학생들 간에도 갈등 기류가 생기고 있다. 이 학급의 한 학생은 “예전엔 서로 격의 없이 대했던 친구들인데 요즘엔 뭔가 보이지 않는 장벽이 느껴진다”고 말했다.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A 교사는 “학기 말이라 실기평가와 기말시험이 있어 아이들에겐 공부에 집중해야 할 중요한 시기인데 이런 상황 때문에 혼란을 겪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지난 19년간 늘 최선을 다해 가르쳤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부족한 게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한 동료 교사는 “치맛바람에 교권이 침해당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섣불리 나섰다간 A 교사를 감싸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 마땅히 도와줄 길이 없다”며 “요즘은 초등학생들이 교사한테 ‘우리 엄마한테 말해서 선생님 자를 거예요’라며 겁을 주는 일도 자주 있다”고 말했다.학부모 대표 B 씨는 “우리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지만 A 교사가 3학년에도 우리 아이들 담임을 맡게 될까 봐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막아야 했다”며 퇴출운동이 불가피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한 교사가 같은 과 학생들을 연이어 다음 학년까지 맡는 건 거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

경찰이 자체적으로 토론회를 열어 총리실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또다시 성토했다.30일 오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열린 형사소송법 개정안 토론회에서 황운하 송파경찰서장은 “이번 형소법 개정안의 입법취지와 지향점은 검찰 개혁이며 이는 시대적 과제”라며 “이번 입법예고안에는 검찰권이 강화되고 경찰의 자율성이 축소되는, 시대에 역행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강조했다. 비공개로 열린 토론회에는 서울 강남권 일선 6개 경찰서 소속 10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경찰의 주장을 담은 영상을 시청하고 형사소송법 프레젠테이션을 한 뒤 검찰 비리, 수사지휘를 빙자한 검찰의 업무 전가, 이유 없는 검찰의 수사 중단 지시 등에 대해 성토했다.경기지역 경찰도 8개 권역별로 열린 토론회에서 조정안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경찰서별로 수사부서 과·팀장과 수사관 10∼20명이 토론회에 참석해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근본 취지는 경찰에 수사개시권을 부여한다는 것인데 입법예고안을 보면 경찰이 내사 건까지 검찰에 보고해야 해 결과적으로 개악됐다”고 한목소리를 냈다.전현직 경찰관 모임인 대한민국무궁화클럽도 이날 “국무총리실이 마련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경찰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국가인권위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한편 강남권 토론회를 주관한 황 서장은 이날 경무관으로 승진해 전반적인 수사 행정을 총괄하는 경찰청 수사기획관을 맡게 됐다. 황 서장은 1999년 성동서 형사과장 재직 시절 검찰에 파견된 부하 형사들에게 복귀 명령을 내려 검사에 대한 항명 논란을 일으키는 등 ‘강경파’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경찰 수뇌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둘러싼 ‘2라운드’에 대비하기 위해 기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이완규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장(50·사법시험 32회·사진)이 30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반영된 형사소송법 시행령에 반발해 ‘수사지휘권 침해조항을 막지 못한다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사퇴하라’는 취지의 글을 올린 뒤 사표를 냈다.이 부장은 이날 오전 10시 37분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내사 (범위 축소)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이 경찰의 이의제기권을 인정하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제한한 개별 조항”이라며 “대검은 그저 내사 문제에 대한 경찰 반발에 대응할 뿐 다른 조항들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고 법무·검찰 수뇌부를 비판했다. 또 “언제부터 검찰이 대통령이 화를 내면 지휘권을 떡 내놓듯이 내놓는 기관이 되었습니까. 언제부터 검찰이 총리실에 가서 수사지휘권을 구걸하는 조직이 되었습니까”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한상대 검찰총장은 “국민과 검찰을 아끼고 사랑하는 충정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한다”며 사표를 반려했지만 이 부장의 뜻은 완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은 올 6월 형사소송법 개정 당시 대검 형사1과장으로 일하며 검찰 측 실무진을 이끌었다. 이 부장은 1991년 서울대 대학원에서 형사소송법 분야 박사학위를 받는 등 검찰실무와 법이론에 모두 정통한 검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이 부장의 글에는 “충정을 이해한다” “사퇴를 재고해 달라”는 댓글이 100건 넘게 달렸다.하지만 경찰 측 고위관계자는 “수사지휘에 이의를 제기하지 말라는 것은 검사는 무조건 옳다는 구시대적 사고”라며 “이의제기권은 이미 존재하는 권리를 명문화한 것일 뿐 실효성은 거의 없어 이 부장의 사퇴는 뜬금없는 결단”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손동권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검찰청법 7조에 상급 검사의 부당한 지휘·감독에 대해 하급자가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조항이 있는데 검경 관계에도 이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며 “검찰이 시대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

“경찰이 검사를 수사할 때 검찰 지휘 안 받으면 인권 침해 소지가 생긴다.”“그건 검찰이 그랜저 검사, 벤츠 검사를 감싸려는 속셈 아닌가.”수사권 조정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검경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맞짱 토론’을 벌였다. 이날 행사는 총리실 직권중재안에 집단 반발하고 있는 경찰과 사태 추이를 지켜보던 검찰이 공개석상에서 벌인 첫 난상토론이었다. 500석 규모의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토론에는 전현직 경찰관 1000여 명(경찰 추산)이 몰려 검찰이 수세에 몰린 가운데 공방이 벌어졌다.○ ‘벤츠 검사’ 수사권 논란에도 불똥경찰 측 토론자로 나선 이세민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은 최근 논란이 된 ‘벤츠 여검사’ 사례를 거론하며 포문을 열었다. 검사나 검찰 수사관에 대한 수사는 경찰이 독립적으로 해야 실효성이 있다는 주장이었다. 이 단장은 “벤츠 검사 사건은 검사가 변호사와 결탁해 경찰 수사를 부당하게 지휘한 단적인 사례”라며 “총리실 중재안은 피고인 등 사건 관계인이 경찰 수사에 이의를 제기하면 바로 검찰에 송치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러면 검찰 비리는 처벌이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그러자 이두식 대검찰청 형사정책단장은 “검사 비리 사건을 지휘를 받지 않는다면 모든 수사에 관해 지휘를 받도록 한 형소법 개정안에 어긋난다”며 “검사가 피의자가 되면 일반인보다 비난 받을 소지가 높아 인권 침해 가능성도 크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기 전인 내사 단계부터 검사 지휘를 받도록 한 총리실 중재안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세민 단장은 “형사소송법 논의 과정에서 관행상 입건 전 단계까지를 의미하는 내사는 수사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번 확인했는데 그런 합의가 완전히 무시됐다”며 “내사까지 검사가 지휘하겠다는 건 검찰이 경찰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대해 검찰 측 이두식 단장은 “내사의 범위를 두고 형식설과 실질설이 있는데 입건 전이라도 소환조사나 압수수색 등 실질적 수사 활동을 했다면 내사가 아닌 수사활동으로 봐야 한다는 실질설이 더 우세하다”며 “경찰이 자체적으로 조사를 한 뒤 ‘아무것도 아니네’ 하고 마음대로 종결할 수 있다면 그 과정에서의 문제는 누가 감시하겠는가”라고 맞받았다.○ 경찰의 성토장이 된 토론장이날 토론장에서는 총리실 중재안에 대한 경찰의 불만이 집중적으로 터져 나왔다. 휴가까지 내고 토론장을 찾은 1000명의 경찰관은 겉옷에 ‘형사는 검찰의 TV 맞짱 토론을 촉구합니다’라고 쓰인 스티커를 붙이고 있었다. 토론장 입구 주변에는 ‘총리실 수사권 조정안의 최대 피해자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미치도록 수사하고 싶습니다. 검사의 비리를’ 등의 내용이 담긴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검찰 측 인사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토론이 시작되자 방청석에 앉지 못한 경찰관들은 계단이나 통로를 가득 메웠다. 토론장에 들어가지 못한 수백 명은 별도의 방에서 생방송으로 토론을 지켜보며 토론자들의 검찰 옹호 발언에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검사와의 ‘TV 토론’을 제안했던 경남 진해경찰서 양영진 수사과장도 토론장을 찾아 “검찰과 밥그릇 싸움을 하자는 게 아니다. 총리실 직권중재안처럼 검사의 권한만 강화되면 결국 돈 없고 힘없는 사람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
수사권 조정안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검경이 29일 국회 토론회에서 다시 한 번 격돌한다. 경찰이 총리실 직권중재안에 반발하며 수갑 반납 등 집단행동을 하면서 적극적인 여론몰이에 나서자 검찰도 공개 토론에 나서는 등 맞대응을 하겠다는 전략이다.28일 경찰에 따르면 진해경찰서 양영진 수사과장은 경찰 내부망을 통해 ‘검사와의 맞짱 토론’을 제안했다. 양 과장은 지난 주말 충북 청원군에서 열린 일선 경찰관 토론회를 주도적으로 진행했고 최근 수사경과 반납 운동도 촉발했던 인물이다.양 과장은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제대로 된 의견 수렴절차 없이 단 한 번의 검경 합숙토론을 통해 총리실의 직권중재안이 입법예고됐다”며 “일선 형사들과 검사들이 서로 의견을 내놓고 공정한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 의견이 도출된다면 경찰과 검찰 모두 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검찰은 양 과장이 제안한 ‘맞짱 토론’에 응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은 채 29일 국회에서 열리는 ‘형사소송법 대통령령 총리안의 문제점’ 토론회에서 검찰의 입장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인기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등 국회의원 14명이 참가하는 이날 토론회는 검경이 공개석상에서 벌이는 첫 난상토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경찰 측에서는 이세민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과 최광식 전 경찰청 차장이, 검찰 측에서는 이두식 대검 형사정책단장과 노명선 성균관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선다. 이날 토론회는 이번 총리실 중재안에 비판적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주최했고 일선 경찰관도 대거 참석할 예정이어서 검찰로서는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모양새다.한편 조현오 경찰청장은 2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수뇌부 회의를 열고 “수사권 조정이 조직 간 권한 다툼으로 비치지 않도록 정상적인 방법으로 조정안의 부당성을 알려야 한다”며 “경찰 의견이 끝내 반영되지 않는다면 형소법 개정 운동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전·현직 경찰관 모임인 대한민국무궁화클럽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민원실에서 성명을 통해 “조정안의 내사 관련 내용을 경찰 요구대로 원상회복하고 총경 이상 경찰 지휘부는 이번 일의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통장에 뻔히 수천만 원이 있는데 제가 왜 대부업체에 돈을 구걸해야 하느냐고요.” 토마토저축은행에 적금 6000만 원을 부은 주부 박모 씨(51)는 며칠 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막내아들 등록금 문제로 골머리를 앓으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박 씨는 이달 초 만기가 된 적금을 타서 아들 등록금을 댈 계획이었다. 입시 준비로 미뤄온 아들의 허리 디스크 수술비로도 쓸 꼭 필요한 돈이었다. 하지만 9월 거래은행이 부실 저축은행으로 분류돼 영업정지 되면서 그 계획은 완전히 무산됐다. 내년 3월엔 큰아들 결혼도 시켜야 하는데 박 씨는 수중에 돈이 없다. 가지급금으로 받은 2000만 원은 위암 투병 중인 시아버지 수술비에 이미 다 썼다. 남편은 몇 년 전 명예퇴직을 해 시중은행 대출도 어렵다. 박 씨는 “한창 논술 준비에 집중해야 할 막내가 ‘대학에 붙으면 바로 아르바이트를 뛰겠다’고 해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씨 같은 피해자들 가운데는 이미 고리 사채를 끌어 쓴 경우가 적지 않다. 제일저축은행에 1억 원을 예금한 이모 씨(57·여)는 지난달 말 만기였던 예금을 찾지 못해 연 30%의 이자로 사채를 빌려 썼다. 이달 초 음식점을 열면서 건물주에게 잔금을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노점상을 하며 차곡차곡 모은 돈으로 난생처음 가게를 여는 거라 기뻤지만 신용이 없어 은행 대출은 불가능했다”며 “가난할 때 나를 그렇게 괴롭혔던 사채를 또 쓰게 됐다”며 울먹였다. 30년 넘게 정화조를 청소하다 은퇴한 오모 씨는 퇴직금 1억3000만 원을 후순위채권에 투자했다가 해당 저축은행이 망하면서 생계가 막막해졌다. 그는 은행에서 매월 이자 70만 원을 받아 유방암 투병 중인 아내를 돌보며 살 계획이었지만 그 꿈이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18일로 부실 저축은행 7곳이 영업정지를 당한 지 두 달이다. 대부분 서민인 피해 고객들은 그사이 사채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상당수는 7월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앞으로 더는 저축은행 영업정지는 없다”고 공표한 것을 믿고 돈을 빼지 않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은 이미 법에 명시된 ‘예금 5000만 원까지 보장’이란 규정뿐이다. 한 60대 피해자의 말이 실감난다. “전에는 저도 몰랐죠. 한데 나라를 믿었다가 피눈물을 쏟아 보니 정부에 무조건적인 반감을 갖는 요즘 젊은이들이 이해되더라고요.”신광영 사회부 neo@donga.com}
교통안전공단의 전·현직 노조위원장이 인사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조합원에게서 수천만 원의 뒷돈을 받아 챙겨 오다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사측의 인사전횡을 감시하라며 노조 대표자를 인사위원회에 참여시켰더니 ‘승진 브로커’ 짓을 한 것이다. 또 임원급 승진자 중 40%가 노조나 공단 고위층에게 인사 직전 뇌물을 바치는 등 이 공단은 비리로 얼룩져 있었다.○ 인사비리 감시하랬더니 ‘승진 장사’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승진 부탁과 함께 2007년부터 3년간 조합원 4명한테서 53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교통안전공단 노조위원장 정모 씨(50)를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정 씨의 전임자였던 김모 씨(56)도 인사 특혜를 대가로 직원 10명에게서 1억1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다.경찰 조사 결과 정 씨와 김 씨는 매년 인사철이 되면 “공단 임원들과 친분이 두텁다. 승진을 하거나 좋은 보직으로 옮길 수 있도록 인사위원회에서 힘을 써주겠다”며 조합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공단은 인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승진이나 보직 배분을 결정하는 인사위원회에 노조 대표가 참여해 논의 과정을 감시하도록 하고 있다.노조위원장들이 ‘감시견’ 역할을 못하자 공단 고위 임원들은 자신에게 로비해온 직원들을 마음 놓고 승진시켰다. 이 공단 경영지원본부장 권모 씨(56)는 2008년 9월부터 지난해까지 인사 청탁과 함께 49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권 씨의 전임자 유모 씨(57) 역시 직원들의 승진 부탁뿐 아니라 지인의 자녀를 채용해주는 대가로 6명한테서 53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공단 직원들은 3번 이상 선정되면 해임 등 중징계를 받을 수 있는 근무성적 부진자(C-Player) 선정을 취소해 달라며 이들에게 돈을 건네기도 했다.경찰은 “인사위원회에 들어간 공단 임원들과 노조 대표는 한통속이 돼 움직였다”며 “임원들이 청탁을 해온 직원들을 먼저 승진 대상자로 올리면 노조위원장은 이를 묵인해주는 대가로 자신에게 로비해온 조합원들에 대한 특혜를 보장받았다”고 설명했다.○ 임원급 간부 40% ‘뒷돈 승진’경찰 조사 결과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첫 임원급 보직인 처장(2급)으로 승진한 12명 중 5명이 인사위원들에게 금품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인사 특혜를 바라며 금품을 제공해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공단 직원만 20명이고, 인사 비리에 연루된 인원이 41명에 달할 정도로 비리가 만연해 있었다. 하지만 경찰수사 개시 전인 2010년 11월 이전에 공단이 자체적으로 인사비리를 적발해 징계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경찰 관계자는 “직원들이 원하는 지사나 검사소에 근무하기 위해 인사 직전 돈을 뿌리고 승진 후에는 사례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경찰 수사로 노조위원장 정 씨 등 관련자들이 직위 해제되자 한 공단 직원은 경찰에 편지를 보내와 “노동조합이란 이름으로 직원들 위에 군림하고 자신들만이 회사를 생각하는 양 많은 이들을 현혹시켜 온 사실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교통안전공단은 국토해양부 산하 준정부기관으로 불법구조변경 차량 단속이나 새 자동차 성능 검사 등 국민 안전과 밀접한 업무를 맡고 있다. 경찰은 노조가 승진 심사과정에 참여해 금품을 받고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의 인사 부조리가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조현오 경찰청장은 14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3일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 대해 “많은 인원이 집회에 참여했는데도 매우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앞으로도 시위가 이렇게 진행된다면 경찰도 차벽 설치를 하지 않는 방안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 2만여 명(경찰 추산)은 서울광장 주변 등 도심 한복판을 행진하면서 인도에 가까운 쪽 차로 1, 2개만 점거한 채 이동했다.}

서울지방경찰청장에 이강덕 경기지방경찰청장이 내정되는 등 경찰 치안정감 인사가 9일 단행됐다. 경북 포항 출신인 이 내정자는 그동안 경찰 안팎에서 이명박 대통령 임기 말을 함께할 유력한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이 내정자는 현 정부 들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과 대통령치안비서관을 지낸 뒤 부산지방경찰청장을 지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 내정자가 경찰청장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경찰청장에는 이철규 경찰청 정보국장이 내정됐다. 박종준 경찰청 차장은 유임돼 검·경 수사권 조정을 마무리하는 업무를 맡게 됐다. 내년부터 치안정감으로 한 단계 격상되는 부산지방경찰청장은 서천호 현 청장이 유임돼 사실상 승진했다. 경찰대학장은 경찰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강경량 전북지방경찰청장이 승진 내정됐다. 이번 인사로 치안정감 5명 중 4명이 경찰대 출신으로 채워졌다. 이 서울청장 내정자와 강 경찰대학장 내정자, 서 부산청장이 경찰대 1기다. 유임된 박 차장은 2기다. 비(非)경찰대 출신은 이 경기청장 내정자(간부후보 29기)가 유일하다. 출신 지역은 이 경기청장 내정자가 강원 동해, 강 경찰대학장 내정자는 전남 장흥, 서 부산청장은 경남 남해, 박 차장은 충남 공주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에 많은 시민이 동참한 건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불안감이 가장 큰 이유였다. 당시 시위대 사이에선 미국산 소를 이용해 만든 화장품이나 기저귀만 써도 광우병에 감염되고, 미국에선 수십만 명의 인간 광우병 환자가 있다는 등의 괴담이 사실로 둔갑해 퍼져 나갔다. 괴담들은 이후 모두 허위로 판명 났지만 당시 정부는 여론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미국과 재협상을 했다. 3년이 지난 올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반대 움직임은 그 당시와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건강 문제로 의제 단순화 2008년 광우병 시위의 키워드 중 하나는 ‘뇌송송 구멍탁’이었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인간 광우병에 걸려 끔찍하게 죽어간다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한미 FTA 반대론자들은 ‘건강’ 문제를 파고들고 있다. FTA가 통과되면 의료민영화로 맹장수술비가 900만 원으로 오르는 등 병원비가 폭등하고 복제약 사용이 불가능해 한 달에 100만 원 가까운 약값을 부담해야 한다는 괴담을 만들어낸 것이다. 반정부·반미 정서를 활용하는 것도 비슷하다. 2008년 광우병 시위를 주도한 단체는 ‘2MB탄핵연대’ 등 반정부 단체들로 쇠고기 수입 문제를 반미 이슈로 활용해 반정부 세력을 결집시켰다. 이번 한미 FTA 반대 움직임도 ‘이명박 심판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등 반정부 단체들이 괴담을 주도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사회문제에 적극적인 연예인인 ‘소셜테이너’들이 논란의 촉매역할을 하는 것도 비슷하다. 2008년 여배우 김민선(김규리로 개명) 씨는 자신의 미니홈피에 “광우병 소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입 안에 털어넣겠다”는 글을 남겨 논란의 불을 지폈다. 올해는 소설가 이외수 씨가 트위터에 “(한미 FTA로) 너무 많은 것을 잃게 된다”고 했고 소설가 공지영 씨 등이 이를 퍼 나르면서 반대여론을 키웠다. 여론의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정부의 태도도 반복되고 있다. 2008년 정부는 ‘명박산성’이라는 비아냥을 낳을 정도로 대국민 소통에 미흡해 반정부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바라만 봤다. 이번에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사실을 홍보해 괴담을 잠재우기보다는 괴담 유포의 진원지로 꼽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단속으로 대응하고 있다. ○ 광우병 땐 서울광장, FTA는 SNS로 차이점도 눈에 띈다. 2008년 광우병 시위 땐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시민이 참여했지만 이번에는 20, 30대 젊은 여성들이 반대 여론을 주도하는 것으로 경찰은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온라인상에 퍼지는 한미 FTA 반대 여론을 주시하기 위해 20, 30대 여성들의 온라인 미용 카페인 소울 드레서(회원 수 16만 명), 화장발(34만 명), 쌍코(10만 명) 등 3곳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회원 60만 명 사이에서 한미 FTA 괴담이 주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온라인을 통해 여론이 증폭되다 MBC PD수첩 보도 등을 통해 불이 붙으면서 한순간에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것과 달리 한미 FTA 반대 움직임은 아직 온라인의 이슈에 머물고 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한미 FTA 반대 시위 참가인원은 수백 명에서 최대 2000여 명 규모. 다만 최근 SNS를 통한 ‘무한 리트윗(퍼 나르기)’ 등으로 한미 FTA 반대 여론이 확산되는 속도는 2008년보다 훨씬 빠르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는 경찰 전현직 인사들이 최대 10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명이 모두 총선에 나올 경우 사상 최대다.2009년 경찰청장에 내정됐다 용산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김석기 주오사카 총영사가 돌연 사의를 표하고 7일 총선 출마의사를 밝힌 데 이어 경찰청장을 지낸 허준영 코레일 사장, 윤재옥 전 경기지방경찰청장 등도 출마자 물망에 오르고 있다.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8일 “김 전 총영사가 출마 의사를 밝혔고 조만간 경찰 수뇌부 인사를 앞두고 있어 내년 총선에 나갈 전현직 경찰 인사의 윤곽이 곧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출마설이 있었던 조현오 경찰청장은 최근 유임이 확실시되면서 총선 출마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 과정에서 검찰 출신 국회의원이 국회에 포진해 있는 가운데 불리하게 싸워왔다. 그 바람에 경찰 내부에서는 ‘내년 총선 때는 경찰 출신 의원들이 많아 나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김 전 총영사는 청와대에 사표를 내고 총선 출마를 위해 7일 귀국하는 등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갔고 윤 전 청장도 23일 자서전 성격의 책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허 사장은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했다. 김 전 총영사는 후임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표를 내고 귀국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은 인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전 총영사는 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8개월짜리 총영사 자리는 애초에 거절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했다. 한 달 전 청와대와 외교통상부에 이미 사임 의사를 밝히고 필요한 절차를 모두 밟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강덕 경기경찰청장은 서울경찰청장으로 이동하고 새 경기경찰청장에 이철규 경찰청 정보국장이 승진 기용되거나 박종준 경찰청 차장이 옮겨갈 가능성이 유력하다. 박 차장은 유임 전망도 나온다. 경찰대학장과 부산청장에는 조길형 기획조정관과 강경량 전북경찰청장, 채한철 서울경찰청 차장 등이 거론된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경찰이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종백 회장이 지난해 2월 치러진 회장 선거에서 대의원들에게 수억 원대 금품을 살포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 중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중앙회 직원들이 이용하는 직장 새마을금고와 강원 춘천중부새마을금고 등 2곳에 개설된 신 회장 계좌와 그의 차명계좌를 지난주 압수수색했다. 춘천중부새마을금고는 신 회장이 중앙회 회장에 당선돼 서울 본부로 올라오기 전까지 이사장으로 있던 곳이다.경찰 관계자는 “신 회장이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일부에게 1인당 수백만 원의 금품을 뿌렸다는 첩보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춘천중부새마을금고에서 당사자도 모르는 차명계좌가 만들어져 대출이 이뤄진 흔적을 발견했다”며 “신 회장이 이런 방식으로 공금을 횡령해 선거자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어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신 회장에 대한 금융자료를 제출받아 비자금 조성 여부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지난해 선거에서 신 회장을 지지했던 대의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금품수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신 회장은 1994년 춘천중부새마을금고 이사장을 거쳐 새마을금고연합회 강원도지부장을 지냈다. 신 회장은 지난해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해 150여 명의 대의원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40여 표를 득표해 2위를 했지만 2차 투표에서 90여 표를 얻어 최종 당선됐다. 새마을금고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신 회장이 2006년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20여 표를 득표해 낙선한 뒤 3, 4년 동안 열심히 전국을 돌며 선거운동을 해왔다”며 “이 과정에서 대의원들에게 금품을 준 의혹이 제기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서민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는 전국 1480개 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거래자 수는 9월 말 기준 1597만 명이고 총자산은 91조2000억 원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총자산 중 20조 원가량을 직접 관리·운용하고 있다. 지역과 직장 새마을금고를 감사할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경찰이 최근 인천 장례식장 조직폭력배 난투극 사건을 계기로 법적인 틀 안에서 불법행위를 일삼는 기업형 폭력조직을 최우선적으로 척결하기로 했다. 최근 조폭들이 건설업이나 사채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주가조작, 불법적 기업 인수합병, 보험사기 등 범죄가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조현오 경찰청장은 3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조직폭력 근절 추진단’ 현판식에서 “조폭은 초기엔 지역 상인들이나 주민들을 괴롭히지만 차츰 성장하면 이권이 많은 곳을 찾아 진출하게 되고 결국 기업형으로 변모한다”며 “조폭에 자금력이 생기면 일본 야쿠자나 미국 마피아처럼 경찰이 통제하기가 어려워져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경찰이 최근 적발한 기업형 조폭의 사례를 보면 조폭들이 사채시장에서 사업가로 위장해 기업들에 고리로 자금을 빌려준 뒤 터무니없이 높은 이자를 물리는 방식으로 금품을 갈취하는 수법이 늘고 있다. 일부 조폭은 애초부터 자금난을 겪는 기업을 먹잇감으로 정한 뒤 고리로 사채를 빌려주고 기한 내 갚지 못하면 폭력을 휘두르며 돈을 갚으라고 압박을 하다 결국 사업권까지 빼앗고 있다.또 부실 기업을 인수한 뒤 경영진으로 들어가 기업 자금을 횡령하고 자산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기업을 무너뜨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축적한 자금을 활용해 주식시장에서 주가 조작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챙기는 방법도 등장했다.경찰은 조폭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적극 진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연예인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하거나 사인회 등 각종 행사 출연을 강요하고 연예기획사를 직접 운영하면서 불공정 계약을 강압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일삼고 있다.이에 따라 경찰은 기업형 조폭에 대한 첩보 수집을 강화하고 뇌물을 제공하거나 관련 서류를 위·변조하는 등 기업형 조폭들이 저지르는 각종 불법 행위를 엄단하기로 했다. 또 금융당국과 협조해 조폭의 범죄 수익금을 추적하고 확인되면 적극 환수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조기에 와해시킬 방침이다.경찰은 아울러 경찰청 본청과 지방경찰청에 형사과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직폭력 근절 추진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경찰 인력을 구조조정하면서 조폭을 담당하는 폭력계가 많이 위축됐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과거 폭력계의 역할을 할 5명 정도의 전담팀을 신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울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문신을 한 채 대중목욕탕에서 목욕을 한 울산지역 조직폭력배 2명에게 경범죄처벌법을 적용해 범칙금 5만 원을 각각 부과했다고 3일 밝혔다. 현행 경범죄처벌법에는 공공장소에서 90도로 인사를 하거나 고의로 험악한 문신을 노출시키는 등 불안감을 조성한 사람에게 범칙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찰이 이런 행위를 실제로 적발한 사례는 거의 없었던 만큼 이번 범칙금 부과는 조현오 경찰청장의 '조폭과의 전쟁' 선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울산지역 조직폭력배인 최모(39), 하모 씨(38) 등 2명은 1일 오후 4시 반경 각각 울산 남구의 대중목욕탕 2곳에서 상반신 앞뒤와 허벅지까지 용 문신을 드러내고 목욕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했다. 경찰은 인천 조직폭력배 난동 이후 이들에 대해 선제 단속을 실시하기로 하고 형사들을 조폭들이 자주 다니는 목욕탕에 손님을 가장해 들여보냈다. 경찰은 최 씨와 하 씨 등 2명이 목욕을 끝내고 나오자 순찰차에 태워 범죄 사실을 통보하고 범칙금을 부과했다. 이들은 경찰에 "문신을 한 것도 죄가 되느냐"며 의아해했지만 범칙금 부과에 순순히 응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형사들이 그런 경미한 사안까지 하나하나 챙기기가 어려워 그동안 경범죄로 적발한 적은 별로 없었다"며 "하지만 조폭 범죄를 근절하기로 한 이상 시민들에게 조금이라도 피해가 되는 행위는 원칙대로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앞으로는 피의자가 경찰이나 시민의 생명에 치명적 위협을 가하는 경우 경찰이 경고사격 없이 권총을 쏠 수 있게 된다. 경찰관들이 위급 상황에 놓여도 모호한 총기 사용 규정 때문에 단호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경찰이 ‘경찰관 권총 사용 매뉴얼’ 초안을 마련한 것이다.경찰청이 1일 공개한 초안에 따르면 피의자가 흉기로 경찰관이나 시민을 공격하는 등 중대한 위협이 있는 상황에서 이를 멈추라고 경고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경고사격 없이도 권총을 쏠 수 있도록 했다. 경찰관을 급습하거나 타인의 생명·신체에 중대한 위험을 야기하는 범행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등 부득이한 상황에선 경고사격 없이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현행 규정을 보다 구체화한 것이다. 또 경찰의 경고를 무시하고 도주하는 범인이 연쇄살인범 등 흉악범이어서 놓치면 추가범행을 할 것이 명백한 경우에도 바로 권총을 쏠 수 있다.경찰 관계자는 “총을 쏠 수 있는 기준을 완화한 것은 아니고 기존의 기준을 좀 더 구체화한 것”이라며 “권총을 언제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한 현장 경찰관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매뉴얼을 정비 중”이라고 설명했다.현행 총기 관련 규정을 보면 흉기를 든 피의자가 경찰관에게 3회 이상 경고를 받고도 계속 저항하면 총기를 사용하도록 돼 있다. 새 매뉴얼 초안에는 ‘3회 이상 경고’ 등 기계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대신 현장 경찰관의 판단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 치명적 위협이 있고 경고할 여건이 안 되면 총을 쏠 수 있게 했다. 또 피의자가 인질을 붙잡고 있어 경고사격이 더 큰 위해를 발생시킬 소지가 있거나 간첩 및 테러사건 등 은밀한 작전 수행 중에는 경고나 경고사격 없이도 총을 쏠 수 있다.경찰관이 총기를 쓸 수 있는 단계도 세부적으로 명시됐다. 총기나 칼을 휴대한 자가 거리를 배회하거나 흉기를 갖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을 때 경찰관은 권총의 안전장치를 풀어 언제든 쏠 수 있도록 준비하게 했다.2단계로 피의자가 흉기를 들고 있는 상태에서 경찰의 경고에 저항하거나 피의자가 경찰관이나 시민에게 신체적 위협을 가하면 권총을 꺼낼 수 있다. 경찰관이 권총을 꺼내 피의자에게 3회 이상 경고를 했는데도 계속 흉기를 휘두르거나 피의자가 도주를 시도할 때 경찰은 3단계로 경고사격을 할 수 있다.경고사격에도 불구하고 피의자가 흉기로 경찰관이나 시민의 생명에 치명적 위해를 가하려 하고 체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때는 직접 총을 쏠 수 있다. 경고사격을 아랑곳하지 않고 도주하는 흉악범에게도 역시 총을 쏠 수 있다.이 같은 내용의 초안에 대해 일선 경찰관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서울 용산경찰서의 경위급 직원은 “현장에서 총을 쏘면 감찰조사를 받게 되는데 구체적 기준이 있으면 총을 왜 쐈는지 소명하는 게 수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경사급 직원은 “언제가 일반적 위협이고 언제가 치명적 위협인지는 결국 현장에서 경찰관이 판단해야 한다”며 “총을 쏘면 책임 추궁을 당하는 제도를 바꾸고 피의자 유족들의 민사소송에 대한 대비책 등이 마련되지 않으면 별로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최근 3년간 경찰에 적발된 친북사이트 운영자 8명 중 1명은 초중학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학생은 누리꾼의 관심을 끌기 위해 북한을 찬양하는 자료를 끌어모은 것으로 조사돼 안보교육을 체계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친북사이트 운영 초중학생들 “조회수 늘리려”경찰이 2009년부터 인터넷상에서 북한을 찬양하거나 선전한 혐의로 적발한 사례를 분석한 결과 폐쇄조치한 친북사이트 281개 가운데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운영한 사이트가 37개로 전체의 13.2%였다. 이들 초중학생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 나온 김정일 찬양 글과 사진을 퍼와 자신의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게재했다. 게시물 중에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 사진, 북한 애국가 가사, 공산당 선언문 등이 포함돼 있었다. 학생들은 “북한 관련 글을 올리면 방문자 수가 늘 것 같아서” “내용이 신기해서” “폼이 나 보여서” 등의 이유로 관련 자료를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적발된 학생의 부모에게 경고 조치하고 해당 사이트를 폐쇄했다.경찰 관계자는 “컴퓨터 수업시간에 홈페이지 링크나 개설 방법 등을 배우면서 학생들이 친북 게시물로 사이트를 채운 경우도 있었다”며 “어린 학생들은 북한을 찬양하는 글을 올리면 주변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좌파 성향 단체에 소속된 교사들이 교단에서 북한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유포시켜 학생들이 북한에 대한 그릇된 환상을 갖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이 최근 3년간 검거한 안보사범 360명 중 교사가 31명으로 단일 직종으로는 직업 운동가(138명) 다음으로 많았고, 이들은 모두 전교조 소속이었다. 성인 역시 체제를 위협하는 이적단체를 온라인상에서 조직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개인적 호기심에서 친북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북 사이트 운영자들의 직업은 회사원이 77명(33%)으로 가장 많고 학생 69명(29%), 무직 40명(15%), 자영업 19명(7%) 순이었다. 회사원 중에는 건설업체 간부와 공기업 직원, 공무원 등 선망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도 많았다.경찰 관계자는 “번듯한 직장에 정상적인 가정을 꾸리고 사는 사람들이 북한의 이념에 심취해 자료 수집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생운동 전력이 있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양극화 문제 등 사회 부조리를 보고 뒤늦게 북한 사상에 빠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 전방위 수사 방침하지만 경찰은 수천 명의 회원이 가입한 일부 종북사이트가 조직적으로 친북 게시물을 전파하는 등 안보의식을 크게 해친다고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경찰이 사이트를 적발해 폐쇄해도 일부 회원들이 유사 사이트를 만들어 활동을 계속하는 것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법정에서 “김정일 장군 만세”를 외쳤던 건설업체 간부 황모 씨가 운영했던 종북사이트 ‘사이버민족방위사령부’(사방사)는 사이트 폐쇄 후에도 ‘임시 ○○○’ 등으로 간판을 바꿔 계속 운영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사이트 회원들은 활동 정도에 따라 처음 가입 회원은 ‘훈련 병사’, 시험 단계를 통과해 일반 회원이 되면 북한 인민군을 뜻하는 ‘철기전사’로 불렸다. ‘철기전사’ 등급을 받으려면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을 찬양하는 충성 맹세문인 ‘님에게 바치는 시’를 작성하고 국가보안법 철폐 서명을 해야 한다.이들 사이트 회원 중에는 오프라인 상에서 종북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다. 사방사 회원이었던 정모 씨(44)는 연평도 포격 사태가 벌어진 지난해 11월부터 연평도에 주거용 컨테이너를 마련해 머물면서 ‘연방제 통일방안은 위대한 수령님께서 내놓으신 정당한 통일방도’라는 내용의 이적 표현물을 연평도 주민들에게 유포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4월에는 의사로 일하며 종북사이트를 운영하던 신모 씨(59)가 북한의 적화통일에 대비해 남한 내 민족반역자를 처단하려는 목적으로 통일대중당이란 이적단체를 구성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신 씨는 지난해 6월 스웨덴 북한대사관을 통해 북한으로 망명하려다 거절당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외 친북사이트가 북한의 선전도구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사이버 수사 전문요원을 증원해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적발 친북사이트 미국-일본-중국 순친북 사이트에 대한 공안 당국의 수사가 강화되면서 해외에 서버를 두고 북한을 찬양·선전하는 친북 웹사이트 수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 개설한 서버에 이적 표현물을 올릴 경우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친북 웹사이트들이 이들 해외 사이트에서 사진과 동영상 등 선전 자료를 내려받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30일 경찰청에 따르면 2000년부터 올해까지 경찰이 적발한 해외 친북 웹사이트는 127개였다. 2000년에 5건, 2003년에 3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6건, 올해는 이번 달까지 19건이나 단속됐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53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일본(29건) 중국(19건) 북한(5건) 독일(4건) 등의 순이었다. 해당 사이트에 게시된 북한 찬양·선전 게시물 수도 2009년 6752건에서 지난해 8316건, 올해는 이번 달까지 1만4714건으로 해가 갈수록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은 올해 말까지 지난해의 두 배를 넘는 1만8000여 건이 해당 사이트에 게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 친북 웹사이트는 운영자가 국내에 있을 때만 처벌할 수 있다”며 “해외에 체류해 있으면 국내법의 효력이 미치지 않아 현실적으로 처벌이 어렵다”고 말했다.한편 경찰이 지난해부터 적발하기 시작한 트위터 등 해외 친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수는 지난해 33건에 이어 올해는 이달까지 186건으로 모두 219개였다.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