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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숨이 차고 현기증을 느끼면 빈혈이나 폐, 호흡기 질환을 의심하게 된다. 빈혈은 혈액 중에 적혈구가 부족한 상태로 몸속 산소가 줄어들면 숨이 차거나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감기로 오래 고생을 한 후라면 폐렴이나 천식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 빈혈이나 폐, 호흡기 질환인 경우에는 내과나 이비인후과 등에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원인 모를 이유로 호흡곤란과 어지럼증이 계속된다면 ‘폐동맥 고혈압’이라는 예후가 좋지 못한 질환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우리 몸의 혈류는 체순환과 폐순환으로 나뉜다. 체순환되는 혈압을 비침습적으로 측정하기 시작한 것은 1900년대 초다. 이후 고혈압이 뇌졸중, 심부전 등 많은 합병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사회에서는 꼭 치료해야 하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 됐다. 반면 폐순환되는 혈압을 나타내는 폐동맥 혈압은 일반적으로 심장초음파를 해야만 측정이 가능하다. 2000년도를 전후한 최근에서야 폐동맥 고혈압도 일반적인 고혈압처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질환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폐동맥 고혈압은 이름만 들어선 폐와 관련이 있거나 일반적인 고혈압처럼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공급하는 폐동맥의 혈압이 상승하는 희귀난치성질환이다. 결국 심장에 큰 부담을 안겨 심부전을 야기한다. 폐동맥 고혈압은 유전적인 요인이나 선천성 심장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도 종종 보고된다. 폐동맥 고혈압의 증상은 숨참, 흉통, 실신으로 대표된다. 조금만 빠르게 걸어도 금방 숨이 차고 어지러움을 느낀다. 평소 심각한 호흡곤란과 피로감을 있지만 혈액검사나 가슴 엑스레이 등 검사를 하면 아무런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는다. 혈압도 정상이다. 나진오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폐동맥 고혈압의 대표 증상이 비특이적이기 때문에 환자가 혼자 질환을 인지하는 것은 어렵다”며 “폐동맥 압력은 일반적인 혈압기로 잴 수 없고 심초음파 검사 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단을 한 층만 올라도 △호흡이 빨라지고 금방 숨이 찬다거나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지속된다면 △또 일반적인 검사에서는 큰 이상소견이 보이지 않는다면 전문가와 반드시 상의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폐동맥 고혈압은 낮은 인지율 때문에 진단이 매우 늦어져 심각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생존율이 좋지 않다. 통계에 따르면 폐동맥 고혈압은 진단까지 평균 1.5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진단 후에도 올바른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평균 생존기간은 2.8년에 불과하다. 환자와 의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다. 폐동맥 고혈압의 80%는 주로 40대 후반 여성에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환 자체가 유전성이 강하기 때문에 가족 중에 폐동맥 고혈압 환자가 있다면 구성원의 60∼80%가 잠재적 환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별과 연령대 상관없이 발생하기도 해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나 교수는 “최근 다양한 치료제가 출시되면서 국내 폐동맥 고혈압의 치료 환경도 많이 개선되고 있다”며 “치료의 핵심은 조기 진단인 만큼 질환 자체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폐동맥 고혈압 초기에는 경구용 치료약제의 병용요법 등을 통한 치료를 할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3월 개원한 용인세브란스병원(병원장 최동훈)은 연세대 의료원의 세 번째 종합병원이다. 용인시 최초이자 유일한 대학병원이기도 하다. 병원은 개원 전부터 디지털 시스템 인프라를 구축하고 해외 기술들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했다. 특히 디지털의료산업센터는 병원에 디지털 솔루션을 구축하고 연구와 의료사업을 총괄하는 지휘소 역할을 한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이 최첨단 디지털 혁신 병원으로 탄생하기까지 초기 기획과 설계 단계부터 참여한 박진영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기획관리실장·디지털의료산업센터 소장)와 김성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의료정보부실장)를 만났다.모니터로 환자 상태, 동선 한눈에 파악 임상통합관제시스템(IRS)이 갖춰진 방에 들어서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모니터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화면의 그래프와 숫자들이 빠르게 바뀌고 붉은색의 숫자가 깜박이면 긴장감마저 든다. IRS는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가장 큰 역할은 환자의 위험 상황을 조기에 발견하고 의료진이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것. 김성원 교수는 “IRS는 환자뿐만 아니라 병원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이라며 “사각지대 없는 디지털 병원을 만들기 위해 IRS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병원 설계부터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IRS는 △입원 환자의 활력 징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전자의무기록(EMR)에 자동 기록해 분석하는 ‘중증환자 지표 모니터링(RRS)’ △폐질환과 유방암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진단 보조 솔루션 △중환자실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는 병상 CCTV △환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실시간 위치 추적 시스템(RTLS)’ △응급실 환자 현황 △혈액 분석 과정 자동화를 통한 통합자동화솔루션 현황 등의 자료가 한곳에 모인다. 박진영 교수는 “통합반응상황실은 기존에 의료진이 환자의 상태를 일일이 확인하고 직접 기록해야 했던 과정을 디지털화했다”며 “환자 안전을 지키고 동시에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 환자 케어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말했다.위험 신호 울리면 빠르게 대처한다, 신속대응팀 김 교수는 “RRS는 중환자실 중심의 모니터링을 대폭 확장해 모든 입원 환자의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중증도를 자동 분석해 의료진에게 제공한다”며 “위기의 순간 보호받지 못하는 환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신속대응팀은 입원환자의 상태가 악화되기 전에 위험환자를 발견함으로써 응급상황을 막는다. IRS모니터 한 편을 차지한 것도 이런 환자의 실시간 생체신호다. 수술 환자와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이동한 환자, 의료진이 의뢰한 환자의 혈압·맥박·호흡수·산소포화도 등 활력 징후가 전자의무기록(EMR)에 자동으로 연동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위험신호가 포착되면 모니터의 상단에 기록된다. 병동의 담당 간호사가 매번 수기로 환자 상태를 작성하지 않아도 모든 의료진의 환자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연동된 환자 활력 징후와 의식 상태는 조기 경보 시스템(MES)과 전산 스크리닝 프로그램(NeoRRS)을 통해 실시간으로 점수화돼 신속대응팀에 전송된다. 알람을 확인한 신속대응팀은 필요한 경우 담당 의료진에게 알리고 즉각적인 대처를 할 수 있다. 위치정보 기반 감염 추적 솔루션 개발 환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실시간 위치 추적 시스템(RTLS)’도 도입했다. 박 교수는 “RTLS를 통해 병원 내에 있는 환자와 의료진의 실시간 위치 파악이 가능해 응급 상황에 처한 환자를 찾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치정보는 감염관리에도 활용한다. 병원은 이를 위해 원천 알고리즘을 특허출원하고 위치정보 기반 감염 추적 솔루션을 개발했다. 고밀도의 무선네트워크망을 조성하고 BLE(Bluetooth Low Energy) 스캐너를 추가했다. 입원환자가 BLE 태그를 손목에 시계처럼 착용하면 위치정보가 실시간으로 잡힌다. RTLS가 자산관리에 도입된 사례는 있지만 입원환자에게 적용된 것은 국내 처음이다. 특히 용인세브란스병원이 개발한 감염 추적 솔루션은 감염병 환자 발생 시 환자와 의료진의 접촉 가능 여부를 시각적으로 제시하고 설명할 수 있어 감염병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감염 접촉자를 추적하는 방법은 감염자의 ‘말’을 토대로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감염자의 기억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왜곡될 가능성도 크다. 감염 추적 솔루션은 RTLS의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원내 이동 경로를 실시간 기록해 매우 신속하고 누락 없이 객관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실증 사례들로 감염 추적 솔루션을 고도화해 최근 사회적 문제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 경로와 접촉자 추적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RTLS를 기반의 감염 추적 솔루션은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에 기여할 수 있다”며 “빠르고 정확한 추적으로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 강화에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최상의 의료환경 조성 ‘디지털의료산업센터’ 그 밖에도 용인세브란스병원은 진료 현장 곳곳에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을 적용해 기존에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진료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음성인식 솔루션은 국내 의료 용어 수십만 건을 학습한 인공지능을 통해 목소리만으로도 판독 기록을 자동으로 기록해주는 솔루션이다. 기록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환자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영상의학과에서 활용 중이며 의료진이 국영문 의료용어를 함께 사용해 말해도 단어 인식률이 높아 빠른 기록을 돕고 있다. 이 솔루션 덕분에 의료진은 오타 검수만 해도 될 정도며 일부 오타는 음성으로 실시간 수정이 가능해 업무 효율이 대폭 개선 됐다. 현재 병원은 음성인식 솔루션이 핵의학 판독, 수술실, 외래, 입원 회진 기록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개발해 나가고 있다. 디지털의료산업센터는 단순히 새로운 기기나 시스템 도입에 그치지 않고 환자가 방문하는 모든 곳을 최상의 의료 환경으로 조성하기 위한 디지털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ICT, AR·VR, 빅데이터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의료지식을 융합할 콘텐츠를 개발하고 병원의 실증사업을 추진한다. 병원에 설치된 사물인터넷(IoT) 센서, 스마트 머신 등 장비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 해석과 예측 시스템을 개발해 환자 맞춤형 치료 서비스나 모형화를 통해 의료진의 근무 환경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박 교수는 “디지털의료산업센터는 산학연 융합의 거점으로 디지털 의료 ICT 국책 과제를 수주하고 병원 연구개발(R&D) 등 유의미한 학술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라며 “유망한 바이오헬스 기업들과도 발전적인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한의사가 환자 개인별로 처방하는 첩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두고 의학계와 한의학계가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첩약은 여러 가지 다른 한약 제제를 섞어 탕약으로 만든 것이다.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3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소위원회를 통과해 24일 본회의를 앞두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에 정부 예산은 연간 5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되면 10월부터 뇌혈관질환 후유증, 안면신경마비, 월경통 등 3개 질환에 사용하는 첩약에 대해 한 사람당 1년간 첩약 10일분, 한 제에 한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첩약 한 제 보험가는 14만∼16만 원으로 이 중 절반을 건강보험에서 지급하게 된다. 한의계는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한의원 문턱을 낮출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반기는 입장이다. 반면 의료계는 17일 ‘과학적 검증 없는 첩약 급여화 반대 범의약계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며 반발하고 있다. 급하지도 않은 첩약 급여화에 재정을 낭비하지 말고 암 환자와 희귀질환자 같은 중환자를 위한 치료비 지원에 나서달라는 것이다. 장성인 연세의학 예방의학교실 교수와 기동훈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김경호 한의사협회 부회장이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의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한약치료는 질환 치료인가, 증상 치료인가. ―기동훈 교수: 질환 치료는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다양한 증상을 토대로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한다. 월경통은 자궁내막증 등 통증을 일으키는 다양한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질환은 영상 판독 등 정확한 검사를 하지 않고 문진만으로 알아내기 힘든 경우가 많다. 영상 검사가 어려운 한의원에서 통증만 완화시킨다면 결국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치료시기를 놓쳐 환자에게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김경호 부회장: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30개 질환 중 한약의 유효성 근거에 따라 시범사업에 적합한 질환을 선정했다. 의과와 한의과 치료는 원인 치료와 증상 관리에서 각기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상호 보완돼야 한다. 월경통을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인 자궁내막증의 한약치료는 통증 완화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궁내막증의 크기를 감소시키고 가임력을 향상시킨다. 한약치료 효과와 기전에 대해서는 메타분석을 비롯한 많은 논문에서도 알 수 있다. 2017년의 자궁내막증에 대한 메타분석 결과는 한약치료가 자궁내막증 크기와 CA125(종양표지자) 수치를 낮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12년의 코크란 메타분석 결과도 한약치료가 통증 완화와 임신율을 높이고 부작용은 양약에 비해 유의하게 적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2014년 미국생식의학회는 자궁내막증에 한약치료를 권고한 바 있다.한의원서도 처방전 발행이 가능한가. ―기동훈 교수: 개인맞춤형의 한약처방은 정해진 표준처방이 없다. 이는 치료에 기준이 없는 것과 같다. 같은 질환에 한의원마다 다른 약재들이 처방된다. 처방전이 환자에게 의무적으로 제공되는 병원과 달리 한의원은 ‘비방’이라는 명목하에 처방전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환자들은 자신이 복용하는 한약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 이는 의료계가 부작용을 통제하는 데도 많은 어려움을 겪게 한다. 일례로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의 위험이 있는 환자는 평소에 ‘와파린’이라는 피가 굳는 것을 방지해주는 약을 복용하는데 한약을 복용하고 위장관 출혈로 응급실을 찾은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복용한 한약의 성분을 알지 못해 응급처치가 늦어지고 진단에 혼란을 겪었다. ―김경호 부회장: 첩약의 가장 큰 장점은 맞춤 처방이 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일정 수준의 첩약급여 표준화를 담보하기 위해 질환별로 다양한 기준처방을 제시했다. 한의사는 기준처방을 기초로 방제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조합의 맞춤 처방을 환자에게 급여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때 환자의 알 권리를 위해 조제 내역을 의무적으로 공개한다. 급여로 처방되는 첩약은 약재구성(성분)을 표시해 환자에게 제공하며 원산지까지 공개하도록 했다. 현재 천연물 의약품 원료의 원산지 공개는 권고사항으로 의무사항은 아니다. 소분하고 남은 한약재 관리는 어떻게. ―장성인 교수: 병원에 들어오는 주사제 등 의약품은 제약사가 제조년 번호, 바코드 등을 표시한다. 이는 의약품 관리 부주의로 생길 수 있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려는 목적이 있다. 모든 약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밝히고 역학조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일정량을 제조사가 보관하기도 한다. 의료계는 오랜 시간에 걸쳐 약제 관리 시스템, 의약분업 등 일어날 수 있는 위험 가능성을 낮추는 방법들을 마련해놓고 있다. 한의원은 소분하고 남은 다량의 약재를 보관하는 방법 등 신뢰할 수 있는 약재 관리 시스템과 위생 관리·감독 시스템이 없어 한의원 안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상황을 한의사 개인에게만 의존해야 한다. ―김경호 부회장: 시범사업을 준비하면서 첩약의 규격화 작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동일질환에 대해서도 다양한 방제기술이 활용되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질환별 기준처방을 제시했다. 사용하는 약재는 식약처의 h-GMP를 통과한 규격품 한약재를 사용해야만 요양급여로 인정된다. 심층변증과 방제기술 단계에서 체크리스트 등 기록을 통해 진단 과정의 표준화를 유도하고 환자의 급여일수와 하루 중 처방횟수를 제한했다. 급여설계안대로 첩약 처방과 조제 단계가 충실히 이뤄지는지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첩약진료 안에 포함된 의료행위의 특성상 방제·법제·조제·탕전 과정을 엄격하게 분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더욱이 처방하는 약재와 조제하는 약재의 동일성을 담보할 수가 없어서 제조 의약품과 같은 수준의 분업은 애초에 불가능하며 의료 사고 시 책임 소재를 감별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동·청소년의 회복과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가 국제학술지(SSCI)에 실렸다. 이승엽 은평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권용실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서울보라매병원, 서울을지병원과 공동연구로 병원을 찾은 85명의 아동·청소년을 6개월간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 정신건강 문제인 우울, 불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는 스마트폰 중독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중독이 지속될수록 우울이나 불안 등의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졌다. 종료시점인 6개월 후에도 스마트폰 중독이 지속된 아동·청소년은 상대적으로 높은 충동성과 위험회피 성향을 나타냈다. 부모와의 대화시간은 적었다. 주관적인 행복감과 삶의 질이 낮은 반면 목표 불안정은 높았다. 이러한 특징들은 추적기간 내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스마트폰 중독 지속군은 관찰 초기와 종료시점에서 목 통증을 가진 경우가 많았고 자기직전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안구건조증은 6개월 후에 유의하게 높았다. 반면 스마트폰 중독 회복군은 지속군보다 연구기간 내내 더 적은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보였다. 종료시점인 6개월 후에는 더 높은 자존감을 나타냈다. 연구결과 일부 스마트폰 사용문제가 있더라도 △평소 엄마와 많은 대화를 하고 △행복감을 자주 느끼는 아이 △삶의 질이 높고 △목표 불안정이 낮은 아이들은 회복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중독이 지속된 아이들은 신체와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았고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 사용에 몰두하면서 취침시간이 늦어져 학업과 심리발달에도 손실이 예상됐다. 이승엽 교수는 “스마트폰 중독이 다른 정신과적 질환으로 인한 이차적인 문제라기보다 중독자체가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연구”며 “스마트폰 중독에 있어서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보호효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결과”라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코로나 불면증(Coronasomnia)’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해외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면증 검색량이 2배가량 늘었다. 국내도 재택근무 등 생활패턴이 바뀌면서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들쑥날쑥해졌다. 식습관도 덩달아 바뀌어 평소 수면장애가 없던 사람들도 불면증과 피로감을 호소한다. 게다가 올해는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더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은 올여름 기온이 지난해보다 0.5∼1도 높고 폭염 일수는 20∼25일로 평년(9.8일)의 2배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30도가 훌쩍 넘는 폭염과 밤엔 실내온도가 25도를 넘어서면서 열대야로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은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와 수면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봤다. 수면장애는 야간 증상과 주간 증상이 있다. 밤에 나타나는 수면장애 증상 중 가장 많은 것은 잠이 오지 않는 ‘불면증’이다. 그 밖에 ‘자주 깬다’ ‘자도 잔 것 같지가 않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또 자다가 숨을 쉬지 못하거나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도 있다. 잠을 자면서 꿈에서 본 행동을 하거나 잠꼬대도 수면장애의 증상이다. 특히 수면 중에 하는 이상 행동은 ‘램 수면 행동장애’로 자면서 팔다리를 휘두르거나 침대에서 떨어지고 심지어 잠결에 뛰쳐나가기도 한다. 대개 55세 이상의 남녀에서 나타나고 남성이 여성보다 조금 더 많다. 이런 이상행동의 원인은 ‘뇌의 퇴행’ 때문이다. 파킨슨병이나 치매로 이어질 수 있어 평소 관리가 필요하다. 잠을 자는 동안에 이를 심하게 가는 사람도 있다. ‘이갈이’는 전 연령에서 나타나는데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갈이를 치료하는 방법은 없지만 이 때문에 잠에서 자주 깨거나 이가 망가질 위험이 있다면 마우스피스를 사용하는 게 좋다. 낮에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피곤함과 무기력증이 있다. 기억력이 떨어진다거나 졸리고 기분이 오락가락하기도 한다. 우울하거나 불안을 느낀다. 성욕감퇴도 수면장애로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다. 주 교수는 “수면장애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생각되면 우선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40대 수면호흡장애 많아… 가장 큰 원인은 술수면장애 진단에서 가장 주요하게 보는 것은 ‘생활습관’이다. 언제 자고 언제 일어나는지, 밥·간식·야식 등은 언제 먹는지 등 생활패턴을 본다. 복용하는 약이나 자주 먹는 음식도 수면장애 진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수면환경도 살펴봐야 한다. 자기 전에 디지털기기의 밝은 빛에 노출돼 있는지 확인한다. 이런 문진들이 끝나면 ‘수면다윈검사’로 수면장애를 진단한다. 40대가 되면서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면 가장 먼저 ‘수면호흡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수면호흡장애를 겪는 환자는 40대에 40%, 50대 50%, 60대 60% 정도로 많다. 하지만 장애를 인지하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4분의 1도 못 미친다. 수면호흡장애는 한동안 숨을 완전히 쉬지 못하는 ‘무호흡증’과 자면서 조금씩 작은 숨을 쉬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남성의 수면호흡장애는 여성보다 2배 이상 높다. 성별, 호르몬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20대 초반부터 시작된 ‘술 습관’ 때문이다. 남성은 30대 중반부터 수면호흡장애가 시작되는데 특별한 증상이 없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개 40대 후반이나 50대가 되면서 몸에 적신호가 생긴다. 반면 여자는 폐경 이후 2∼3년 후에 발생하고 대개 불면증으로 나타난다. 수면호흡장애는 자는 동안에도 뇌를 계속 깨워 불면증을 유발하고 피곤함을 느끼게 한다. 규칙적인 기상-취침시간이 중요수면장애의 근본적인 치료는 ‘생활습관의 교정’이다. 규칙적인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술을 즐긴다면 금주를 해야 한다. 주 교수는 “수면장애가 있다면 술은 조금씩 줄이는 것이 아니라 당장 끊어야 하는 것”이라며 “술을 마셔야 잘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미 뇌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뇌가 온전하게 잘 연결되고 유지돼야 잠도 잘 자고 잘 일어날 수 있다”며 “술을 마시면 특히 호흡과 관련된 중추가 가장 먼저 손상돼 수면호흡장애도 빠르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수면호흡장애는 자면서 호흡기관이 막혀 독립적으로 숨을 쉬지 못하는 증상으로 양압기를 사용해 치료한다.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코골이를 수술로 해결하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코골이 수술은 20∼30대의 편도가 크고 코가 휜 마른 체형의 한정된 사람에서만 효과가 있다. 주 교수는 불면증을 겪고 있다면 △커피는 오전 10시 이전에 딱 한 잔만 마시기△잠들기 2시간 전에는 휴대전화 사용 자제하기 △불면증 원인이 되는 술과 야식은 하지 않기 등 세 가지를 기억하고 실천해보라고 권유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한 달에 한 번, 여성들을 괴롭히는 것이 있다. 바로 생리통이다. 국내 여성 절반 이상이 생리통을 겪고 있지만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숙명’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생리통은 원인을 알고 ‘참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통증이 극심하고 생리양이 과다하다면 여성 질환의 가능성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원발성 생리통’은 초경을 시작하는 청소년부터 40대 미만 젊은 여성들에게 흔하게 나타난다. 대개는 일상생활에 심한 지장을 주지 않는 ‘정상적인 통증’으로 분류된다. 생리 시작 직전이나 직후에 발생해 2, 3일간 지속되다가 가라앉는다. 주로 치골 위쪽 부위에서 쥐어짜는 듯한 느낌으로 통증이 나타나고 꼬리뼈나 앞쪽 허벅지까지 통증이 이어지기도 한다. 원발성 생리통은 골반 장기에 이상 소견이 없는 상태에서 정상적인 생리와 함께 동반되는 통증이다. 통증의 주된 원인은 ‘자연스러운 자궁 환경의 변화’다. 생리 직전에 자궁 내막에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의 분비가 많아지는데 이 물질은 자궁 근육의 강한 수축을 일으키고 산통과 유사한 통증을 유발한다. 혈류량 감소로 인한 자궁근의 허혈도 원발성 생리통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반면 통증이 일반적인 생리통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심각하다면 골반 내 장기 이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속발성 생리통’은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골반염 등 질환이 일으키는 통증이다. 특히 자궁내막증에 의한 생리통은 생리 시작 하루 이틀 전에 발생해 생리 후에도 수일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생리통이 없다가 20세 이후에 증상이 발생했거나 △매달 통증이 5, 6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생리 시작 후 통증이 점점 더 심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생리통을 사전에 완벽하게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 생리통으로 고생하면서도 내성을 걱정해 진통제 복용을 꺼리는 사람도 많다. 박유나 예다여성의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생리통은 참기보다는 적절한 진통제를 복용하는 편이 도움이 된다”며 “생리 전 가슴 통증이나 아랫배가 묵직한 느낌, 몸이 붓는 등 전조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미리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원발성 생리통은 진통제를 적절히 활용하면 조기에 통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생리 직전이나 직후부터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를 복용하면 생리통을 줄일 수 있다. 피임기구를 이용해 생리통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자궁 내 시스템(IUS)’은 작은 T자형 프레임을 자궁 안에 넣어주는 피임 방법이다. 프레임에서 매일 일정량의 호르몬이 방출돼 피임이 가능한 자궁 안 환경을 만들어준다. 박 원장은 “루프 삽입은 피임 목적 외에 치료 목적으로도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라며 “부작용도 적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궁 내 시스템은 한 번 삽입으로 5년 정도 유지할 수 있다. 자궁 안에서만 작용하기 때문에 장치를 제거하면 생식 능력도 회복된다. 장기 피임이 필요하거나 평소 불규칙한 생활 패턴으로 매일 일정 시간에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기 어려운 여성이 사용하면 편리하다. 경구피임약은 생리양을 줄여줘 생리통 완화에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생리주기가 일정하지 않다면 경구피임약으로 주기를 조절하면 좋다. 하지만 흡연을 하는 여성은 혈전 등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이 높아 복용을 금해야 한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이근영 케이메디칼랩 대표는 한국의학연구소에서 검진사업부장으로 근무한 검진업계 25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한국의료재단 IFC종합건강검진센터 임원으로 근무하다 재작년 5월 케이메디칼랩 법인 설립에 관여하며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그는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K-메디컬, 그 중에서도 한국형 종합건강검진센터를 해외로 수출하고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1985년에 시작된 한국의 건강검진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의료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일본도 아직까지 의료와 정보기술(IT)을 접목하지 못해 수기로 된 차트를 사용한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의료는 IT와 의료를 연결시켰고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했다”며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를 돌아다녀 봐도 한국처럼 종합건강검진 시스템이 우수하고 노하우를 갖춘 나라는 극히 드물다”고 말한다. 그가 강조하는 한국형 종합건강검진센터의 강점은 몇 가지가 있다. 일단 해외에는 한국과 같은 대단위의 보편적인 종합건강검진 시스템을 갖춘 나라가 없다. 두 번째로 대형화된 센터와 전문적인 시스템이다. 우리나라 대형 검진센터에서는 EMR(전산차트)를 사용한다. 검진자를 다음 코스로 안내하고 모니터에 관련 영상이 뜬다. 검사도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활용하고 결과도 전산시스템으로 간단하고 쉽게 체크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종합건강검진 시스템에 있어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며 “정부가 전 국민 무상 건강검진을 시행한 것도 이런 시스템 발전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국가들 예방의학 필요성 인지 사우디아라비아나 두바이 등 중동도 이제 예방검진에 눈을 뜨고 있는 상황이다. 질병의 조기 검진은 물론이고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예방의학 필요성을 인지한 중동 국가들이 한국에 종합건강검진 시스템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종합검진 시스템을 요청하는 국가에 한국의 의료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점검해야 할 사안들이 적지 않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검진센터에 200명의 의료진이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이 중 25%는 한국에서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을 파견해야 한다. 5년 위탁운영 기간 동안 이들이 현지 의료진과 함께 검진센터 운영의 노하우를 전수하게 된다. 그는 “현지에서는 의료인 면허나 의약품, 의료기기 등 정부와 협의할 내용이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케이메디칼랩은 종합건강검진 시스템을 수출하고 로열티를 수수하는 사업 형태를 띠고 있다. 현재도 사실상 종합건강검진 시스템을 수출하는 업체는 한국에 케이메디칼랩이 유일할 정도다. 그동안 검진시스템을 수출해 외화를 획득하는 것은 국내 업계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이기 때문이다. 케이메디칼랩은 시스템과 의료진, 운영 노하우 등 전체를 수출하고 있다. 국제의료시장 확대… K-메디컬 요청도 늘어해외 현지에서는 대개 상위 5% 이내 사람들이 이용하는 고급형 센터를 추진한다. 케이메디칼랩은 검진장비도 고급형으로 준비해 수출하는 패키지를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해외 상황을 들여다보면 카자흐스탄의 경우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방문한 사례가 있다. 이에 당초 올 3월 하순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한국을 답방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기돼 양국 대통령 앞에서 체결할 예정이던 본 계약이 연기된 상태다. 우즈베키스탄과는 본 계약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상태다. 이 나라는 독일에서 차관을 받아들이는 중이다. 자금 확보 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종합건강검진 시스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나라들과 활발하게 논의를 진행 중인 케이메디칼랩은 19일 ‘한국 의료진 해외진출 멤버십 포럼’ 세미나를 열어 해외 취업, 해외 파견, 해외 근무에 관심 있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종합검진 시스템을 의료산업화해서 신성장동력으로 활성화자는 것이 저와 회사의 모토”라며 “K-메디컬은 잘 육성하면 향후 20∼30년간 크게 성장할 산업”이라고 말했다. 그가 이 사업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이 있다. 의료진의 해외 진출이다. “의사들도 해외에 나가 영리활동을 할 시점이 됐다. 1970∼80년대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보냈고 중동 건설 현장에 근로자를 보냈지만 이제는 고부가가치의 의료진을 보내 외화를 벌어 들여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지론이다. “현재 국내 의료는 넘쳐 나고 있다. 공급과잉 조절 차원에서라도 의료진을 해외로 보내야 한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는 한국 의료를 더욱더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30여 개 국가가 K-메디컬과 K-방역을 요청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국제의료시장 규모는 앞으로도 점점 커질 것이며 한국은 종합건강검진 시스템 수출부터 시작해 해외 진출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H&O Biosis(에이치앤오바이오시스·대표 현기웅 박종민)는 “치료제가 전무한 간암 항암제 분야에서 한방 복합 항암제의 개발 가능성을 높이는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했다”는 연구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이번 인비트로(In-Vitro) 실험에서는 개발 중인 후보 물질이 4개의 간암 세포주에 대해 세포 사멸과 증식 억제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중 현재 치료제가 없는 내성 간암 세포주 2개에 대해서도 세포 증식과 관련된 PLK1단백질의 발현 감소로 세포 증식이 억제되는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밝혀졌다. 인비트로는 초기 연구단계이며 이 단계에서 효과가 확인될 경우 동물실험을 거쳐 임상실험을 진행하게 된다. 간암은 2017년 기준 폐암 다음으로 사망자 수가 많은 암이다. 조기 발견이 어렵고 약물 내성이 높아 재발하면 5년 내 사망률이 높은 질병 중 하나다. 그간 간암은 간 이식과 같은 물리적 치료에 의존해왔다. 치료제가 거의 없어 항암제 개발에 많은 기업들이 도전해 왔으나 대부분의 약물들이 전체 생존기간이나 무진행 생존기간을 높이는 것에 비해 간암 약물은 통계적 유의성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다국적제약사 바이엘의 소라페닙(제품명 넥사바)은 대규모 임상실험에서 간암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을 44%, 무진행 생존기간을 72% 연장시켰으나 독성으로 인한 손발 피부 반응, 구토, 설사, 고혈압 등의 부작용으로 투여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특히 아시아계에서는 10%의 효과만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라페닙이 실패할 경우 2차 치료에서 BMS제약의 니볼루맙(제품명 옵디보)과 이필리무맙(제품명 여보이)의 조합으로 전체 생존기간을 늘린 바 있으나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최근 면역 항암제를 승인 받으려는 임상 사례가 늘고 있으나 간암 항암제로서의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신약물질 개발을 주도한 박종민 대표는 “다른 약제와 달리 아시아와 유럽, 미주에서 달리 나타나는 여러 세포주에서 동시에 효과가 확인돼 후속 개발 타당성을 확보했다”며 “독성과 부작용이 적은 한방제로 항암 치료와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보편적 치료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비임상 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치료제 개발의 아주 초기단계로 동물실험, 임상 등 아직 갈길이 멀다. H&O Biosis는 향후 동물실험으로 효과를 확인한 후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 2상 승인을 목표로 실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면역 항암제로서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면역 관련 실험도 동시에 진행한다는 방침이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한국 여성은 평균 49.3세에 폐경에 이른다. 10명 중 9명은 55세 이전에 완전한 폐경에 도달한다. 흔히 갱년기라고 알려져 있는 ‘폐경이행기(가임기에서 폐경기로 넘어가는 기간)’는 가임기 후반부터 마지막 월경까지의 기간을 뜻하며 평균 46세부터 시작된다.폐경 전 많은 생리 양, 부정출혈일 수도 국내 여성의 기대수명은 약 86세로 평균 46세에 폐경이행기에 들어설 경우 약 40년을 폐경이행기와 폐경 이후의 삶으로 보내게 된다. 인생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기간인 만큼 여성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보내기 위해선 폐경이행기의 생리 패턴 변화를 잘 이해하고 이상 증상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경이행기의 증상은 안면홍조, 발한, 골다공증, 우울증 등 다양하다. 월경과다증과 부정출혈도 이상 증상 중 하나다. 폐경을 앞둔 시기에는 생리 양이 줄어들고 주기도 짧아진다. 만약 폐경 전에 생리 양이 늘거나 생리 기간이 아닌데도 출혈이 들쑥날쑥한 ‘폐경 사춘기’를 경험했다면 주의해야 한다. 2000여 명의 영국 여성을 대상으로 관찰한 한 연구에 따르면 폐경 전 월경과다증과 부정출혈을 경험한 여성은 10명 중 6∼7명(약 65%)이었다. 그중 일상적인 삶을 방해할 정도의 증상을 보인 사람은 약 26%였다. 국내에서도 매년 약 2000명의 여성이 폐경 전 과다월경(출혈)을 경험하고 있다. 난소 노화로 인한 ‘배란 장애’가 주 원인 폐경이행기에 생리 양이 많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난소의 노화로 배란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서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생리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남성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의 조절 작용을 통해 주기가 결정되는데 에스트로겐 결핍으로 주기가 일정치 않아진다. 또 생리주기의 전반부(배란 전)에 에스트로겐이 충분히 만들어졌지만 이후 배란이 이뤄지지 않아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되지 못하면서 에스트로겐에 의해 과도하게 두꺼워진 자궁내막이 탈락하면서 월경과다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개 40대에서 월경과다증이 많이 나타나는데 최근 3년간 ‘과다·빈발 월경’으로 병원을 찾은 약 26만 명 중 약 40%가 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 질환이 월경과다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월경과다증은 잦은 생리대 교체와 불안감으로 일상생활과 수면에 악영향을 끼쳐 여성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심한 경우 철 결핍성 빈혈, 호흡곤란 등을 초래할 수 있어 진료가 필요하다. 월경과다 원인 중 하나인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 중 하나인 평활근에 생기는 양성 종양이다. 자궁선근증은 자궁 내막에 있는 분비샘과 조직이 자궁근육에서 증식해 자궁의 크기가 비대해지는 질환으로 월경통, 골반통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지영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최근 폐경 전 과다월경 환자가 많아지고 있다”며 “40대와 50대에서 자궁근종 등 여성 질환이 발생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지만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는 경우는 발생비율에 비해 적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폐경이행기 여성의 삶을 크게 떨어뜨리는 월경과다증은 1차적으로 레보노르게스트렐 호르몬이 함유된 자궁 내 장치(IUS)를 통해 치료할 수 있으며 증상에 따라 건강보험 급여 적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걷다가 갑자기 종아리나 다리에 찌릿한 통증을 느낀 적이 있다면 말초동맥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조금 쉬면 금세 증상이 없어져서 단순 근육통이라 생각하고 방치하면 여러 혈관에 동시다발적으로 이상이 생기게 되고 심한 경우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이나 하지 절단에 이를 수 있다. 말초동맥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면 근육세포에 필요한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걷거나 움직일 때, 즉 에너지가 필요할 때 종아리에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말초동맥의 문제를 미리 알아차리지 못하고 방치하면 발에 괴사가 일어나서 결국 발가락이나 발목 등 하지를 절단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말초동맥질환이 있을 경우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6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몸속의 모든 혈관은 이어져 있어 동시다발적으로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LDL(저밀도)콜레스테롤이 다리의 동맥에 쌓여 있다면 다리의 동맥과 이어진 심장이나 뇌동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팔, 다리의 말초동맥에 질환이 있는 환자의 45%가 심장과 연결된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었고 33%는 뇌와 연결된 경동맥이 좁아진 상태인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처럼 여러 군데의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등 문제가 생긴 상태를 ‘다혈관질환’이라고 한다. 심혈관질환 고위험이다 보니 사망률도 한 가지 동맥질환만 가진 환자보다 다혈관질환 환자가 높다. 한 연구에서는 심장과 팔, 다리의 동맥이 동시에 좁아지거나 막혔던 환자 5명 중 2명은 10년 내에 심근경색 등으로 인한 급사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을 경험한 환자가 다혈관질환이 있다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재발할 확률이 높았다. 심장질환이 있다면 말초동맥과 같이 다른 혈관은 건강한지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좋지 않은 생활습관은 개선하고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다면 악화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이다. 혈관을 막아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콜레스테롤이 많은 육류의 섭취를 줄이고 운동도 꾸준히 해야 한다. 심혈관질환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담배도 끊어야 한다. 걸을 때마다 통증이 있거나 발끝에 알 수 없는 궤양 등이 생긴다면 병원을 방문해 팔, 다리의 혈압을 재서 확인하는 ‘발목상완지수’나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해 말초동맥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혈관질환같이 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면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치료도 필요하다. 혈액이 굳은 덩어리인 ‘혈전’이 덜 생기도록 하는 아스피린과 저용량 항응고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홍은심기자 hongeunsim@donga.com}

우리나라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마약류관리법)에 의해 대마의 생산과 매매, 흡연이 엄격히 통제·금지되고 있다. 하지만 2018년 11월 마약류로 인식되던 대마를 의료용으로 일부 사용하도록 허가하면서 작년 3월부터는 대마 성분 의약품 처방이 본격 시행됐다.현재 대마의 유효성분인 CBD(칸나비디올)의 의약품 수입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산하기관인 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서만 담당한다. 하지만 관련 정책이 아직 부실한 탓인지 정작 의료용 대마가 필요한 환자들은 약값이 너무 비싸고 약품을 구하기 쉽지 않다고 호소한다. 게다가 식약처에서 일부 식품으로 수입을 허용한 햄프씨드오일(대마씨유)과 CBD의 효과를 혼용해 사용하면서 과장하는 글이나 영상이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마씨유, CBD 의약품과 혼동하지 말아야 대마에는 ‘칸나비노이드’라는 104가지의 천연 화합 물질이 들어 있다. 이 가운데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성분은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데 반해 CBD는 환각 성분이 없고 희귀 난치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CBD 적응증에는 뇌전증과 성인 다발성경화증, 파킨슨병 등이 있다. 이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면 졸음, 식욕 부진, 설사, 피로, 불안, 무기력, 수면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식약처가 현재까지 승인한 대마 성분 의약품은 CBD가 함유된 에피디올렉스, CBD와 환각 성분인 THC가 함유된 사티벡스 등 총 4종이다. 대마가 이미 양성화돼 있는 미국과 캐나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의약품 외에도 각종 CBD 제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CBD 젤리·사탕·쿠키와 같은 식품이 출시됐고 CBD 화장품도 있다. 일부에선 CBD가 경증 불안장애, 스트레스, 우울증을 완화해주고 피부 트러블, 관절염, 암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광고한다. 급기야는 THC 성분을 조금 섞으면 더욱 효과가 커진다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THC, CBD는 ‘대마 성분’ 의약품으로 분류돼 철저한 안전 관리가 요구되는 성분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마오일은 THC를 제외한 대마 식물의 씨앗에서 추출한 오일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이보람 CBD LAB ASIA 제약 대표는 “식품으로 판매되는 대마오일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올리브유, 야자유 같은 식물성 오일”이라며 “유효성분인 CBD가 포함되지 않은 단순 오일류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마오일을 구입할 때는 식약처의 성분 검사표 등을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필요한 환자는 처방 받기 어렵고 가격 비싸 만성통증 치료는 많은 부분 마약성 진통제가 사용된다. 마약성 진통제의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용량을 계속해서 늘려줘야 한다는 것. 요구량을 감소시키면서 통증을 줄이기가 어렵다. 또 마약성 진통제는 구토 등의 부작용 발생률도 높다. 민두재 고려대 안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CBD를 마약으로 보지 않는다”며 “다른 마약성 진통제에 비해 생물학적 중독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 교수는 “항구토 작용이 있고 진통효과가 있는 CBD를 마약류 진통제의 대체제로 고려해볼 수 있다”며 “만성통증에는 향정신성 약물인 THC가 함유되지 않아도 CBD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는 이미 만성통증에 60% 이상 CBD가 처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적응증 승인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환자와 시민단체는 절박한 환자들을 위해 의료용 대마 처방을 확대하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의사 처방을 받은 환자에게 CBD 의약품을 공급한다. 3개월을 복용할 수 있는 에피디올렉스 100mL 한 병은 160만 원 정도다. 사티벡스는 1팩당 3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한 달에 100mL를 복용해야 하는 레녹스가스토증후군(간질성 뇌병증) 소아의 경우 큰돈이 든다. 뇌전증 환아를 가진 부모는 “우리나라에서 에피디올렉스 의약품 외에 CBD가 들어있는 모든 제품은 불법”이라며 “비싼 가격에도 어쩔 수 없이 처방받은 약을 구입해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희귀필수의약품센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에피디올렉스 보험 적용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CBD오일, 만병통치약인가… 남용 우려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아뇌전증에 의료용 대마를 가장 많이 처방하는 병원은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이다. 강훈철 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과 교수는 “에피디올렉스가 의료용 대마로 허가되고 레녹스가스토증후군, 드라벳증후군에 1년여간 사용해본 결과 100명 중 3·4명에서 증상이 완전히 조절됐고 나머지 환자에서는 발작이 5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하지만 이는 기존에 사용하던 뇌전증 약물들과 비슷한 정도로 항간에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드라마틱한 효과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대마오일이 식품으로 수입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오남용과 불법 유통 등 부작용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식약처는 THC가 기준치(10mg/kg 이하) 함유된 제품에 유통 허가를 해주고 있지만 최근 이 기준치를 훌쩍 넘긴 제품이 유통되면서 판매 중단·회수 조치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독연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대마의 중독 위험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대한민국의학한림원 관계자는 “대마에서 THC 성분을 빼고 사용한다 해도 완벽하게 제거하기는 어렵다”며 “향정신성 물질은 미량이라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중독의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특히 산업계에서 대마가 중독성이 적고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의존적인 중독도 무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해외직구 사이트에서 구입한 대마오일 제품은 식약처의 THC 성분 검사를 거치지 않는다. 이보람 대표는 “THC 허용 함량 기준이 각 나라마다 다르다”며 “해외 사이트에서 구입한 제품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통관 절차를 거치지만 자칫 국내에서 허용된 기준치 이상의 THC함유 제품을 구입했다면 마약사범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료용 대마 사용이 허용된 지 1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논란 속에 있다. 관계 부처와 업계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전소희 서울 카이안과 원장(사진)이 구글 헬스케어팀, 영국 무어필드 안과병원, 싱가포르 국립 안센터와 함께 영국 왕립의사협회에서 발행하는 저널에 알고리즘 분석 방법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 의학계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알고리즘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의사의 판단에만 의존했던 진단과 치료에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적용해서 이를 알고리즘화하고 실수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초기에는 특정 기관에서만 AI 연구를 했다면 요즘은 다양한 의료기관에서 알고리즘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의사에게 생소하고 그 결과를 읽어내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안과는 AI가 처음 적용된 의학 분야다. 검사 종류가 많고 생화학적인 검사 결과와 달리 사진이나 그래픽으로 보는 결과지가 많아 AI의 효용성이 좋은 분야 중 하나다. 최근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진료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뤄지고 있다. AI 알고리즘 개발이 전제되면 병원에서 하는 검사에 AI 알고리즘을 탑재해 의사의 도움 없이도 집에서 기본적인 검사와 판독이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의학은 사람의 건강과 직결되는 분야다. 만일 숨은 에러가 있는 알고리즘을 적용해서 치료한다면 생명이 크게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안정성이 100% 보장되기 전에는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AI 연구를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해당 알고리즘이 얼마나 정확한가’다. AI 알고리즘 개발이 의사의 판단을 구현한다는 것인데 대상 자체가 사람의 판단이다 보니 가장 정확한 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막기 위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 여럿이 의견을 내고 공통적인 결과가 나올 때 그것을 ‘골든 스탠더드 래퍼런스(Gold Standard Reference)’라고 말한다. 알고리즘이 해답에 얼마나 근접하게 진단하고 판단했는지 민감도와 특이도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최근 연구들은 차폐법을 이용해 데이터의 어떤 부분 때문에 그러한 알고리즘이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근거를 내고 있다. 마치 의사가 환자를 보고 치료의 판단을 내릴 때 지금까지의 임상경험에 근거해서 비슷한 환자에 대한 문헌이 어떤지, 실제 환자가 치료에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것과 같다. 전 원장은 “만약 미래에 AI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환자를 봐야 하는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확실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알고리즘은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논문을 통해 AI를 이용한 논문을 분석하는 법을 안과의사에게 설명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 “의학계의 AI 분야는 알고리즘이 실용화되기까지 데이터 과학자와 의사들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정확성과 안정성을 높여야 하는 분야로 지속적인 연구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젊은 층에서는 스스로 건강을 관리를 하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셀프 메디케이션은 ‘스스로 건강을 지키자’는 거다. 하지만 개인이 알아서 선택하기에는 건강 관련 제품이 너무 많다. 셀프 의료기기, 각종 홈트레이닝 기구와 종합비타민, 유산균, 오메가3, 프로폴리스, 마그네슘 등 영양제 성분도 다양해 무엇을 골라야 할지 혼란스럽다. 약사 강유진 씨는 “약에 관한 궁금증이 생기면 동네약국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슬기로운 약국 사용법’을 귀띔해줬다.선택이 어렵다면 약국을 찾아라약사는 의료 종사자다. 우리나라는 질환에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면허를 발급한다. 의료인은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애써야 한다. 셀프 메디케이션 시대라지만 건강 관련 신제품이 넘쳐나는 때에 나에게 필요한 제품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일례로 면역력과 장 건강에 좋다는 유산균만 해도 균 종류가 수만 가지다. 유산균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도 대형 제약사부터 신생 벤처기업까지 수백 곳이다. 유산균은 특히 원료가 중요하다. 균주 몇 가지만 넣고 프로바이오틱스라고 과대광고를 하는 곳도 적지 않다.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은 부원료도 중요하다. 하지만 소비자가 이런 부가적인 성분까지 세심하게 따지기가 어렵다. 강 씨는 “요즘에는 워낙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이나 광고를 보고 이것저것 구입해서 섭취한다”며 “한 젊은 분은 영양제를 한 번에 10알씩 먹는다고 해 놀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과하게 먹는 거 같아서 왜 약국에 와서 물어보지 않았냐’고 했더니 ‘미안해서’라고 했다. 분명 약국보다 온라인으로 저렴하게 구입한 것은 맞는데 진단을 통한 합리적인 소비가 아니니까 그게 참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약사는 약료(약값)를 가장 잘 알고 있으면서 영양소 전문가다. 선택이 어렵다면 약사에게 조언을 구해보자. 증상을 먼저 말하는 것이 유리하다콧물이나 기침이 나면 무조건 감기라고 생각하고 종합감기약을 찾는다. 음식을 먹고 체하면 소화제 성분을 따지지 않고 익숙한 이름의 소화제를 먹는다. 두통이 생기면 광고에서 봤던 두통약을 먹는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증상과 약의 효능, 성분을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은 채 약을 복용한다. 의약품의 오남용이나 부작용이 걱정되는 부분이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컨디션이 안 좋을 때 습관적으로 액상 종합감기약을 먹는다면 약에 함유된 항히스타민제, 기침이나 가래약 등 불필요한 약물까지 복용하는 전형적인 약물 오남용 사례가 된다. 기름진 음식을 먹고 체했을 때는 지방을 분해하는 소화 효소가 다량으로 들어 있는 소화제를 먹어야 효과가 더 좋다. 평소 위장 장애가 있거나 자주 음주를 하는 사람이 두통약을 복용해야 한다면 성분을 따져보고 선택해야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약사에게 자신의 증상을 말하면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높일 수 있는 적절한 약을 복용할 수 있다.단골 약국을 만들어라약을 먹다가 불편함을 느낄 때 쉽게 물어볼 수 있는 곳이 단골 약국이다. 병원에서 병을 진단하면 ‘질병분류기호’가 적힌 처방전을 받아서 약국에 간다. 꾸준히 이용하는 약국이 있다면 자신의 병력 리스트나 처방약 데이터가 약국에 쌓인다. 만성질환으로 평소 복용해야 하는 약이 있다면 데이터 등을 토대로 일반 약이나 다른 약을 구입할 때 약사는 약물의 상호작용을 가려내 적합한 약물을 추천할 수 있다. 복약지도를 제대로 해주는 약국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의사가 약을 처방한 의도를 파악하고 약사는 환자에게 정확한 복용법을 알려준다. 이때 환자의 복용도는 올라간다. 강 씨는 “단골 약국을 만들 때는 복약지도와 상담을 자세하게 해주는 약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약사는 건강 제너럴리스트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마스크는 이제 필수품이 됐다. 하지만 한낮 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가면서 호흡곤란, 땀 분비, 피부 가려움 등으로 마스크 착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있다. 이와 함께 눈가의 기미가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박지윤 오체안 피부과 전문의는 “흰색 마스크에 반사된 자외선이 눈이나 콧등에 기미와 주근깨, 검버섯 등을 만든다”며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갑자기 올라온 얼굴 색소 때문에 병원을 찾는 환자가 유독 늘었다”고 말했다. 흰색은 다른 색보다 자외선을 더 많이 반사시킨다. 여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외선이 강하지 않은 겨울에 스키장에서 피부가 많이 타는 이유도 하얀 눈에 반사된 자외선 때문이다. 자외선은 피부 노화의 주범이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에 주름과 기미, 주근깨가 생기기 쉽다. 각질이 두꺼워지면서 모세혈관이 확장되는 등 광노화가 빠르게 일어난다. UVA(자외선 A)는 피부의 진피층까지 침투해 피부 표면에 있는 엷은 색의 멜라닌 색소를 진하게 만든다. 진피 깊숙이 침투해 피부 탄력을 유지시켜주는 조직에 영향을 주고 주름살이나 피부 늘어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UVB(자외선 B)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 화끈거림이나 화상으로 물집이 생길 수 있다. 수일 후에는 멜라닌 색소를 증가시켜 색소 침착을 일으킨다. 6월에는 특히 자외선A를 주의해야 한다. 기상청 조사결과 자외선A는 여름에 가장 강한데 초여름인 6월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 자외선A는 태양 빛이 어느 정도인지 상관없이 흐린 날에도 줄지 않고 유리창을 통과한다. 우리가 대부분 착용하는 흰색 마스크는 가려진 얼굴 부위에 닿는 자외선을 쉽게 차단할 수 있지만 마스크 밖으로 드러나는 피부는 무방비 상태가 된다. 특히 마스크 밖에 가까운 눈이나 콧등은 반사된 자외선이 바로 닿아 색소 침착이 되기 쉽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더라도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야 한다. 박 원장은 “코로나19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자외선에 대한 피부 저항성도 떨어진 상태”라며 “오랜만에 외출하는 사람들은 특히 자외선 차단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야외활동을 할 때는 양산으로 직사광선을 피하고 마스크를 착용해도 자외선차단제를 2∼3시간 간격으로 덧발라주는 게 좋다. 한낮에 실내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볕은 되도록 가려줘야 한다. 흰색보다는 어두운 색이 자외선 차단에 효과적이다. 검은색은 자외선을 잘 막아주지만 열을 많이 흡수해 더워지기 쉬우므로 자외선 차단 효과가 적당하고 열도 적게 흡수하는 짙은 파란색이나 빨간색 계열의 옷을 입는 게 좋다. 몸에 딱 맞는 옷보다는 헐렁한 옷이 자외선에는 더 안전하다. 옷이 달라붙거나 땀에 젖을 경우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 옷이 피부에 달라붙으면 자외선이 올 사이로 통과하기 쉽고 물에 젖으면 물방울이 돋보기처럼 빛을 모으기 때문이다. 모자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자외선 차단 효과가 미미한 야구 모자나 선캡 대신 얼굴과 목 전체에 그늘을 만들어 주는 챙이 넓은 모자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이모 씨(38)는 불면증이 심해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이 씨와 상담을 하다가 그가 게임이용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고민에 빠졌다. 이 씨는 컴퓨터를 이용해 24시간 자동으로 게임을 돌리고 여분의 스마트폰을 구해 게임을 항상 켜놓는다. 본인 말에 따르면 실제로 게임을 하는 시간은 4시간에 불과하다. 이 씨는 얼마 전 ‘현피’(온라인에서 시비가 붙은 사람들이 실제로 만나 물리적 충돌을 벌이는 일)를 하려다가 법적인 분쟁으로 번지는 일도 있었다. 문제가 계속 발생하니 게임을 하지 않으면 되는데 그러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이 씨는 자신이 중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백모 씨(45). 게임 아이템을 사기 위해 과도하게 돈을 쓴다. 일주일 전에도 아이템을 구입하는 데 3000만 원을 지불했다가 청구서를 본 아내와 갈등을 겪고 있다. ‘게임중독’이 전 세계적으로 이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산되면서 집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 다운로드 수와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작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했다. 국내에서는 게임 이용 장애 질병코드 도입 여부를 두고 민·관 협의체가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중독이란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아이들이 게임하는 것을 싫어했던 부모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중독 치료를 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신중한 입장이다. 우선 의사들은 게임중독이라는 단어보다는 ‘게임이용장애’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중독은 이미 일어난 결과에 집중하는 반면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보다 중독으로 이어진 이유와 과정이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아이들이 유튜브를 시청하는 시간이 많은 것은 질병으로 보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정확한 원인과 결과가 있어야 질환이다. WHO가 발표한 게임이용장애 진단 기준은 3가지다. △게임을 스스로 멈출 수 없을 만큼 조절력을 상실했다 △다른 일상 활동보다 게임에 우선순위를 부여한다 △부정적 문제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과몰입한다 등이다. 개인과 가족, 직업적 능력, 일상생활, 대인관계에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심각하고 같은 패턴이 최소 12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게임이용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게임에 몰입하는 시간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통제능력의 상실 여부’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게임을 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에게 방치된 아이들에게서 이런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부모와 마찰,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겪거나, 성적 저하 등 현실 세상이 힘든 아이들 중에 게임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게임이용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갖은 이유를 들어 게임을 하려고 한다. 작은 스트레스나 문제도 게임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만든다. 다양한 대처나 긍정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음에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에 몰두해 버린다. 게임 사업으로 얻는 이익이 많지만 손실도 적지 않다. 중요한 것은 게임이 문화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스스로 ‘중독’ 인정하는 게 치료의 시작▼ 게임이용장애가 의심되는 환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중독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언제든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중독성을 인정하고 ‘그만해야지’라고 생각한 환자도 치료가 어렵다. 하물며 자신의 문제를 받아들이지 못한 환자의 치료는 더욱 힘들다. 게임이용장애 치료는 중독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에서 시작한다. 게임을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지, 환자의 취약점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증 등의 요인이 작용했다면 병행치료가 필요하다. 충동조절 장애, 주의력 결핍 장애 등은 도파민이 부족해서도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게임을 하면 도파민이 분비된다. 게임, 술, 도박 등 중독에 취약한 이유다. 이런 경우는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그 밖에 삶의 긍정적인 부분을 상기시켜주는 동기 강화 치료, 인지 행동 치료 등을 병행할 수 있다.이승엽 은평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원장 한승규)이 ‘마스터플랜’ 실행에 본격 나섰다. 지난달 26일 기공식을 가진 병원은 대대적인 신축 공사와 리모델링, 중증질환 치료 전문화와 연구역량 강화 등 미래의학 선도병원으로 위상을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신관 앞에 연면적 2만8290m²(약 8557평) 규모의 지상 6층, 지하 6층 건물을 새롭게 짓고 외래진료실과 검사실, 교수 연구실, 주차장 등으로 구성한다. 한승규 고려대 구로병원장은 “고려대 구로병원 마스터플랜은 단순한 공간 확충의 의미가 아니다”며 “환자 중심의 쾌적하고 편안한 의료 환경 구축과 시스템 전반을 재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은 1단계 외래관 신축을 시작으로 총 3단계에 걸친 마스터플랜을 고려대의대 개교 100주년이 되는 2028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고려대 구로병원의 마스터플랜을 이끌고 있는 한 병원장을 만났다. ―벌써 공사가 시작된 거 같다. 내년 10월이 병원장으로 임기 만료다. 그전까지 마스터플랜의 1단계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1단계와 2단계는 연결된 사업으로 진료 인프라 확충이 핵심이다. 진료실, 대기실, 검사실 등 외래공간은 현재보다 1.5배가량 넓어진다. 1단계 사업에서는 중증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안과,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성형외과, 피부과 등 9개 진료과를 신축 외래관으로 확장 이전한다. 본관과 신관 로비를 리모델링해 쾌적하고 현대적인 진료 환경을 구축할 방침이다. 외래관 지하는 모두 본관, 신관과 연결해 거대한 지하 아케이드를 만든다. 지상 3층에도 구름다리를 놓아 외래관에서 메인 빌딩으로 이동을 용이하게 할 예정이다. 편의시설도 대폭 늘린다. 약 900평에 달하는 지하 1층 아케이드는 푸드코트로 꾸민다. 지하 2층부터 지하 6층까지는 300여 대의 주차가 가능하다. 메인 빌딩의 로비 역시 재배치해 원무·수납과 대기 공간을 넓힐 예정이다. 1단계 사업을 진행하면서 2단계 설계도 동시에 이뤄진다. 2단계는 제1주차장 터를 개발해 본관·신관의 메인 빌딩 공간에 중증질환 치료에 핵심적인 시설들을 배치할 계획이다. 중증환자 비율이 높은 진료과나 특성화센터가 이곳에 들어선다. 지금보다 2배가량 넓은 공간이 될 것이다. 기존에 신관 지하 1층과 지상 3층에 나뉘어 있던 암 병원은 확장 이전해 다학제 협진과 암 질환 통합치료를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한다. 권역응급의료센터도 공간을 확장해 중증응급외상환자, 중증급성기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예정이다. 다소 분리돼 있던 심혈관센터, 뇌신경센터는 검사실과 진료실을 같은 공간에 모아 진료 효율을 높이고 환자의 편의를 돕는다. 중환자실, 수술실, 영상의학과의 공간 확보와 설비 업그레이드도 계획 중이다. 병실 수는 늘어나지만 병상 수는 그대로다. 현재 5인실을 4인실로 변경하는 병실 구조 개선으로 환자 간 공간은 넓히고 감염 위험은 낮춘다. 감염병 호흡기내과 건물도 만든다. 음압격리병실 등 환자 격리공간은 물론이고 감염병 전담 병실을 확보해 감염병 확산을 막는 데 최적화된 건물을 세울 계획이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유독 중증환자 치료를 강조하는 것 같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1983년 외과병원으로 시작했다. 당시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소위 ‘명의’들을 대거 초빙해 명실상부 최고의 외과병원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따라서 병원은 이미 중증질환 치료에 있어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앞서 있는 분야를 특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권역응급의료센터, 중중외상교육센터, 고위험 산모·신생아 집중치료센터가 잘 돼 있다. 이런 이유로 주변의 2차 병원에서 환자를 보내는 일도 많다. ―마스터플랜 마지막 사업은 무엇인가. 3단계 사업은 연구와 교육 인프라 확충에 중점을 뒀다. 고려대 구로병원은 이미 작년에 의생명연구원을 준공함으로써 연구 인프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바 있다. 여기에 기존 새롬교육관 건물을 증축, 리모델링하고 연구 공간을 확장해 연구중심병원의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연구 분야의 적극적인 투자로 구로디지털단지의 바이오 벤처기업, 주요 대학, 정부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의료연구 사업화를 견인함으로써 병원을 ‘한국형 의료 실리콘밸리’의 중심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3단계까지 완료되면 고려대 구로병원은 중증질환 치료 전문화는 물론이고 연구역량 강화로 미래의학 선도병원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실버세대를 위한 의료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스포츠동아는 대한민국 실버의료산업 발전을 위해 각 분야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는 의료기관과 관련 기업을 선정해 모범적 사례를 시상하고 전파하기 위해 ‘2020 대한민국 실버의료산업대상(KOREA SILVER MEDICAL HEALTH AWARDS)’을 개최한다. ‘대한민국 실버의료산업대상’은 스포츠동아, 대한민국 실버의료산업대상 조직위원회, 재일본 시즈오카한국인연합회가 공동으로 주최·주관한다. 평가는 △의료서비스(종합병원, 전문병의원·요양병원 등) △의료기기 및 용품 △건강기능식품 △제약·바이오·뷰티 △공공기관 및 단체(사회공헌·서비스) △상조서비스(상조·장례용품 등) △금융서비스(보험 등) 등 7개 분야에 대해 시상을 한다. 심사는 △고객만족 서비스 △사회공헌 △브랜드 만족도 등을 평가하여 수상자를 선정한다. 수상 의료기관 및 기업에는 ‘2020 대한민국 실버의료산업대상’ 공식명칭 및 엠블럼 사용권을 부여하며 일본 모범 실버의료시설 견학 기회도 제공한다. 응모 신청 마감은 6월 30일까지이며 시상식은 7월 15일 일본 시즈오카현 아소시아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시상 일정과 장소는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5일 어린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7000km를 날아 한국에 도착한 A 양(5). A 양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뒤 격리병실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치료와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혈액질환자들을 보호하면서 항암요법, 면역억제요법, 조혈모세포이식 등 정상적인 진료를 제공해 온 서울성모병원(병원장 김용식)의 ‘코로나19 대응전략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혈액 분야 국제학술지에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다.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병·의원들은 병원 내 발생과 확산 차단을 위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 왔다. 특히 3월부터는 국내 코로나19 환자 수가 급증하며 확산 위기감이 고조되자 주요 상급병원들은 진료를 최소화하기 위해 △초진환자 진료와 수술 제한 △역학적 위험 지역 환자 비대면 진료 등 병원 내 확산을 막기 위해 고강도 정책을 펼쳐왔다. 3, 4월에는 유럽조혈모세포이식학회도 혈액암의 항암치료나 조혈모세포이식이 급하지 않다면 가능한한 연기를 권고하는 지침을 발표했고 미국 내 상당수 병원들도 항암요법과 조혈모세포이식을 최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중증 혈액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치료가 중단되거나 연기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현재 약 1만5000명의 혈액질환 환자를 관리하며 매달 9000명 이상의 외래환자, 50건 이상의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혈액병원이 정상적인 진료를 제한할 때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심각할 수 있기 때문에 서울성모병원은 혈액질환 환자의 진료를 축소하는 대신 선제적인 코로나19 차단 전략을 수립했다. 서울성모병원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은 △문진표를 사용한 선제적인 환자 분류 △환자 분류에 따른 동선 분리 △한시적 대체 진료(선별진료소, 안심진료소, 비대면 진료 등) 활성화 및 선별진료소를 본관과 분리해 설치·개설 △확진·의심 환자 병동 시설 확충 △혈액병원 안심진료소 별도 운영 등이다. 특히 병동 시설과 관련해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독립된 공조를 가진 층을 전부 비우고 병동을 세부 분리해 중증 환자뿐만 아니라 폐렴이나 역학적 요인이 있는 환자들을 별도 관리할 수 있도록 시설을 확충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유행시기에도 혈액병원 진료는 정상적으로 시행될 수 있었다. 이 기간 중에 서울성모병원에서 원내 코로나19 발생 환자는 없었다. 한시적으로 실시한 혈액병원 전화 진료 환자 수는 3월 기준 749건이였으며 신규 환자 수는 다소 감소했으나 외래 환자 수, 재원 환자 수는 코로나19 위기 이전과 비슷했고 조혈모세포이식 건수도 동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성연 감염내과 교수, 박성수 혈액내과 교수, 이동건 감염관리실장, 김동욱 혈액병원장 연구팀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각 의료기관에서는 원내 유입을 막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다”며 “서울성모병원은 진료를 제한하기보다는 별도의 혈액병원 안심진료소 운영 등 적극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해 대처함으로써 코로나19 대유행 중에도 혈액질환 환자의 진료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동욱 혈액병원장은 “이번 논문이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로 정상적인 진료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전 세계 의사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영국혈액학회지 온라인에 5월 18일자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하지정맥류 환자가 늘면서 일부 병원에서 증상이 비슷한 근육통을 하지정맥류로 오진하고 비싼 수술을 유도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잠복성 하지정맥류’ 등의 이름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징후가 없어도 하지정맥류일 수 있다고 환자를 현혹하는 병원도 있다.증상 비슷하다고 하지정맥류 수술 권유하기도 #. 직장인 박모 씨(32·여)는 다리 통증이 심해지고 아침·저녁으로 다리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박 씨는 자신의 증상이 인터넷에서 본 하지정맥류와 비슷한 것 같아 전문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중증 하지정맥류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비는 비급여 항목으로 한쪽 다리에 300여만 원. 박 씨는 당장 큰 돈이 들어가는 데다 수술에 대한 부담으로 망설였다. 그러나 놔두면 통증이 더 심해지고 하지 조직이 괴사될 수도 있다는 말에 확인 차 다른 병원을 찾았다. 다시 초음파검사를 받은 결과 혈관은 정상이었고 과체중에 이직 후 장거리 출퇴근,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이 겹쳐 관절염이 심해진 것 같다는 진단을 받았다. 박 씨는 병원 권고에 따라 관절염 치료에 집중했고 이후 증상이 호전됐다. 박 씨가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은 곳은 서울 강남구 중심부에 지점을 두 곳이나 가지고 있는 전문병원이다. 홈페이지 안내와 인터넷 평판을 보고 찾아갔지만 박 씨의 기대와 달리 관절염을 중증 하지정맥류로 오진한 것이다. 강동구의 유명 하지정맥류 전문 의원도 단순 다리 통증을 중증 하지정맥류로 자주 오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 당일 퇴원할 수 있는 간단한 혈관직접폐쇄법(베나실) 수술로 환자를 유인한다. 문제는 이것이 의료진의 실수에 따른 오진이 아니라 의도적인 ‘환자 기만’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정맥류를 진료하는 한 병원의 원장은 “하지정맥류 수술을 권유받았다는 환자에게 초음파검사를 해보면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기는커녕 하지정맥류가 아닌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초음파 검사로 역류있어야 하지정맥류 진단 하지정맥류는 다리에 검붉은 혈관이 뱀처럼 굵게 튀어나오는 질환으로 보통 종아리 뒤쪽이나 다리 안쪽에 생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혈액이 다리에 고여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니듯 다리가 무겁고 쉽게 피로해진다. 심할 경우 다리와 발에 난치성 피부염, 혈전성 정맥염, 궤양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몇 년 새 하지정맥류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정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4년 15만3000명에서 2018년 18만8000명으로 연평균 5.4% 증가했다.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2.2배 많았고 40대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해 50대(2018년 기준 5만2360명, 27.9%)에 가장 많이 나타났다. 다리 쪽 정맥은 중력 반대 방향인 심장 쪽으로 혈액을 운반한다. 하지 근육은 물 펌프처럼 수축하면서 혈액을 위로 올려 보낸다. 위로 올라간 피가 중력의 영향으로 다시 역류하지 않도록 하지정맥 속에는 얇은 판막이 존재한다. 나이가 들면 이 판막이 약해지고 정맥의 탄력이 감소해 혈액이 역류한다. 이럴 경우 정맥 내부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정맥이 확장돼 정맥류가 생길 수 있다. 수술이 필요한 하지정맥류 진단은 명확하다. 김승진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의사회 회장은 “대한정맥학회는 초음파혈류검사로 하지정맥 판막에 역류현상이 0.5초 이상 나타나는 경우를 진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간혹 굵은 핏줄 등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 결과 하지의 역류가 있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그 외에 아프고 저리고 무겁다면 ‘기타 정맥의 이상’으로 분류된다. 국내 최초로 하지정맥류 치료법을 도입한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하지정맥류 환자는 판막이 찢어진 상태기 때문에 역류가 계속해서 생길 수밖에 없다”며 “논란의 여지없이 초음파 검사로 역류가 있으면 양성, 없으면 음성”이라고 말했다. 피의 역류 여부를 검사하는 방법은 초음파가 유일하다. 하지정맥류가 의심되는 부위에 초음파 프로브(probe)를 피부에 대고 역류가 있는지 소리를 녹음한다. 이때 검사자는 소음을 만들어내지 않도록 움직임이 없어야 한다.오진 의심될 땐 검사결과지 요청해야 최근 하지정맥류 유병률이 높아지는 이유로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습관 변화가 꼽힌다. 고열량 고지방 음식을 자주 섭취하면 혈관이 끈적해지고 혈전성 정맥염이 동반돼 하지정맥 순환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방바닥에서 먹고 자는 생활문화가 서양식 좌식문화로 바뀌어 하지 근력이 약해진 것도 정맥류와 관련이 있다. 초음파검사와 혈관검사를 이용한 조기검진도 유병률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장시간 서 있는 업무환경, 운동부족, 과체중, 피임약 및 여성호르몬제 장기 복용, 하이힐 착용 등도 정맥류 발병과 연관된다. 유전의 영향을 많이 받아 전체 환자의 20∼50%가 가족력을 갖고 있다. 하지정맥류 환자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4년 415억 원에서 2018년 512억 원으로 97억 원이 늘어 연평균 5.8% 증가했다. 입원진료비는 2014년 275억 원에서 2018년 291억 원으로 연평균 1.7% 증가했고 외래는 같은 기간 109억 원에서 163억 원으로 연평균 11.2% 증가했다. 좌식생활, 야채를 많이 먹는 식습관 덕에 우리나라의 하지정맥류 환자는 치질 환자 수의 10분의 1밖에 안된다. 서구화된 생활습관을 감안하더라도 지금의 환자 증가는 가파른 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단순히 다리 부기나 통증만으로 하지정맥류를 진단해서는 안 된다. 하지정맥류 증상이라고 알려진 다리 부종과 근육통은 단순 근육통, 무릎 관절통, 좌골 신경통, 발목인대 손상,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 등 다른 질환에서도 쉽게 나타난다. 오히려 하지정맥류는 서서히 진행돼 환자가 통증에 적응해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굵은 핏줄이 돌출되지 않았음에도 하지정맥류로 수술이 필요하다고 진단을 받았다면 반드시 다른 병원에도 들러 추가로 진단을 받아 보는 게 불필요한 수술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초음파 검사 결과지를 받아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현대의학으로도 완벽히 해결되지 않는 암은 삶의 모습을 송두리째 뒤바꿀 수 있는 두려운 존재다. 의료 이용자 입장에서 정기적인 검진은 암의 예방과 조기 발견, 치료를 위해 꼭 필요하다. 초음파 검진 기술이 도입된 2000년대 초부터 발병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한 암이 된 갑상샘암의 경우 적극적인 검진이 암의 조기 발견으로 이어진 대표 사례다. 갑상샘암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 국내 암 발생률 순위에서 1위 암이었다. 2015년과 2016년에 3위로, 2017년에 4위로 떨어졌다. 수치상으로는 2015년 이후 갑상샘암 환자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갑상샘암 발생의 기형적인 증가가 과잉 진단 때문이라는 논란이 일면서 갑상샘암 검진과 진단 자체가 줄어 생긴 변화다. 국내 갑상샘암 발생률은 폭발적인 검진이 줄면서 감소하고 있지만 타 국가와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2017년 갑상샘암 발생률이 미국은 10만 명당 13.3명인 것에 비해 한국은 미국의 약 4배인 51.1명을 기록했다. 초음파 검진 기술 발달로 ‘과다검진 암’ 등극 전문가들은 첨단 영상진단 기기의 보급과 건강검진의 활성화가 갑상샘암의 기형적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는 데 입을 모은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1999년 3325명이었던 국내 갑상샘암 환자가 2013년에는 4만2541명으로 늘었다. 2000년대 초 초음파 검진이 도입되고 개인 건강검진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술이 필요 없는 작은 크기의 갑상샘암까지 검진 대상이 된 것이다. 정부의 의료시스템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윤희숙 교수는 2012년 ‘일차의료 측면에서 본 의료정책의 방향’ 보고서에서 “갑상샘암이나 척추 수술 등 일부 시술이 급증하는 이상 현상에도 이를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한 정책 인프라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의료 서비스 정책 당국이 어떤 경우에 조직 검사를 시행하고 어떤 크기의 종양을 수술하는지 등을 파악해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4년에는 “무증상에는 초음파 검사도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갑상샘암 과다 저지를 위한 의사 연대’가 출범하면서 갑상샘암 진단에 대한 우려가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2015년에는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무증상 성인에 대해 갑상샘암 검진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검진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갑상샘암 검진에 제동을 걸었다. 의사와 환자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갑상샘암 검진 여부를 고려하자 검진과 갑상샘암 발생률은 감소했다. 초음파 검진, 갑상샘암 사망에 영향 없다 국내 갑상샘암의 5년 생존율은 100.1%에 달한다. 해당 기간 암이 생긴 환자의 5년간 실제 생존율을 같은 연령·성별 일반인의 5년 기대 생존율과 비교했을 때 갑상샘암에 걸린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생존율이 높은 셈이다. 갑상샘암의 발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수십 년간 증가했지만 사망률은 발병률의 급격한 증가에 비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감소하고 있다. 발생률과 사망률 사이의 차이는 대다수의 갑상샘암이 예후가 좋은 유두암이기 때문이다. 갑상샘암은 유두암, 여포상암, 허들세포암, 역형성암, 수질암 등으로 구분되는데 전체 갑상샘암의 97%가량이 천천히 자라고 치료가 잘 되는 유두암이다. 최근에는 초음파 검진이 갑상샘암으로 인한 사망 감소에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무증상 성인의 경우 갑상샘암 검진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가이드라인에 힘을 싣고 있다. 전재관 국립암센터 암관리학과 교수(예방의학 전문의)와 정규원 대외협력실장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은 초음파검사를 이용한 갑상샘암 수검 여부가 갑상샘암으로 인한 사망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갑상샘암 초음파 검진은 일반인이 치료 가능한 시기에 진단받고 예방하는 것이 목적인데 무증상 성인이 초음파 촬영으로 갑상샘암을 진단할 이점이 없다는 것이다. 수술 줄면 부작용인 부갑상샘기능저하증도 줄어 갑상샘암을 진단받으면 세부 암의 종류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이나 추적 관찰이 고려된다. 전 세계 치료 가이드라인이 되는 미국갑상샘학회는 2015년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며 암 크기 4cm까지도 갑상샘의 절반만 절제하는 반절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크기가 1∼4cm인 경우는 암종이나 위치, 전이 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수술하라는 것이다. 갑상샘암 수술은 대부분의 암종에서 예후가 좋지만 부갑상샘기능저하증, 우울증, 성대마비 등 수술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 가천대 길병원 이시훈(내분비내과)·이준협(갑상샘클리닉) 교수와 이화여대 융합보건학과 안성복 교수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갑상샘암 진단율이 줄어들면서 갑상샘암 수술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꼽히는 부갑상샘기능저하증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인구 10만 명당 2.6명이던 부갑상샘기능저하증 환자 수가 2012년 7명으로 급증했다가 2016년 3.3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갑상샘기능저하증을 갑상샘암의 과잉진료와 과잉치료의 피해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논문의 요지다. 이시훈 길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부갑상샘기능저하증은 혈관 폐색을 일으키고 삶의 질을 매우 떨어뜨리는 질환”이라며 “갑상샘암 발생률이 감소하면서 갑상샘 절제술을 받는 인구도 줄고 그에 따라 부갑상샘기능저하증 환자도 감소하는 긍정적인 측면을 전 국민 대상 빅데이터 연구로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부갑상샘은 갑상샘 바로 뒤에 붙어있는 기관으로 부갑상샘호르몬을 분비해 혈액 속 칼슘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샘 절제 수술 시 부갑상샘이 손상되거나 제거되면 기능이 떨어지는 부갑상샘기능저하증이 발생한다. 이 경우 저칼슘혈증으로 뼈와 신장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는 평생 고용량 칼슘제와 비타민D를 복용해야 한다. 이 밖에도 갑상샘 전절제술을 하면 평생 갑상샘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고 반절제술의 경우에도 갑상샘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으면 갑상샘호르몬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우울증도 갑상샘암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후유증 중 하나다. 왼쪽 갑상샘에 유두암이 발견돼 전절제술을 받은 30대 초반 직장인 박정은(가명·여) 씨는 갑상샘호르몬약 복용 중단 후 우울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향후 재발이나 전이를 막기 위해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결정하면서 갑상샘호르몬 약을 중단하고 저요오드식을 하면서 생긴 변화다. 약을 중단한지 2주 만에 체중이 5kg가량 증가하기도 했으며 이유를 알 수 없는 우울감에 일상 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갑상샘암 수술 후 박 씨와 같은 우울증을 경험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이비인후과 정만기, 내분비대사내과 김선욱, 사회의학교실 신명희)이 미국 하버드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과 함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토대로 갑상샘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100명 중 9명은 우울증에 빠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예후가 좋은 갑상샘암 수술이라 하더라도 부작용으로 인한 신체적 변화와 감정적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상황도 뒤따를 수 있으므로 갑상샘암 종류와 크기 등 환자의 상태와 상황을 고려해 수술과 추적 관찰을 신중히 판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