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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올해 9월 KT 고객의 일부 스마트폰에서 문자메시지(SMS) 암호화가 해제되는 현상을 확인해 KT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KT에서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민관합동조사단은 해당 사안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13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정원은 올해 9월 KT 일부 이용자 스마트폰에서 문자 메시지를 포함한 통신 내역의 암호화가 풀리는 것을 확인했다. 이동통신사들은 국제표준화기구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권고에 따라 데이터의 송수신 과정에서 데이터 내용을 확인할 수 없도록 ‘종단 암호화(End-to-End Encryption)’를 하고 있다. 그런데 국정원이 KT 일부 단말기의 경우 중간 서버에서 암호화된 메시지가 평문으로 복호화되는 보안 취약점을 발견한 것이다. 국정원은 ‘국가정보원법’에 따라 국가 기간통신망에 대한 해킹 우려 등 사이버 안보에 위해가 가해질 수 있는 정보가 발견되면 해당 민간 사업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이에 국정원이 KT 등에 해당 내용을 통보했으나 국정원은 암호화 해제가 발생한 구체적 기종, 암호가 풀린 문자 메시지 등이 제3자에게 유출됐는지 여부까지는 밝히지 않았다.민관합동조사단은 국정원의 통보 내용을 토대로 일부 스마트폰이 아닌 KT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8월에 발생한 KT 무단 소액결제 사태와는 별개의 건으로, 불법 팸토셀(소형 기지국) 접속 이력이 없는 고객의 경우에도 문자 보안 위협에 노출됐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KT는 이에 대해 “조사단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 세부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며 “정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공지능(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기본법)’ 시행령 제정안을 마련해 12일부터 내달 22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를 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시행령에는 안전성 확보 의무 대상이 되는 ‘고영향AI’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포함됐다. 정부는 학습에 사용된 누적 연산량이 ‘10의 26제곱 부동소수점연산(FLOPs·플롭스)’ 이상인 경우 고영향AI라고 규정했다. AI 기업들이 누적 연산량을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업계에서는 오픈AI의 가장 최신 모델인 ‘GPT-5’ 정도가 해당 기준에 부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AI 기업이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은 고영향AI에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최근 딥페이크를 악용한 범죄 행위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딥페이크 등 AI 생성물에는 AI를 활용했다는 것을 사용자가 명확히 인식할 수 있게 고지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또 고영향AI 혹은 생성형AI를 이용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AI에 기반해 운용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고지해야 한다. AI기본법은 내년 1월 22일부터 시행되며, 시행 초기 현장의 혼선을 줄이고 기업들에 준비 기간을 제공하기 위해 과기정통부는 과태료 계도 기간을 최소 1년 이상 운영할 계획이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신약 개발 기업인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에 최대 3조8000억 원대 규모의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올 4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4조 원대 기술 수출을 한 지 7개월 만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인 ‘그랩바디-B’를 일라이릴리에 기술 이전했다고 12일 밝혔다. 계약금은 4000만 달러(약 585억 원)로 미국 반독점개선법 등 행정 절차를 마치면 바로 수령하게 된다. 이후 개발, 허가 및 상업화 단계에 따라 최대 25억6200만 달러(약 3조7487억 원)를 받을 수 있다. 이번에 수출한 그랩바디-B는 뇌에 외부 물질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촘촘한 장벽인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다. 많은 뇌질환 치료 후보물질들이 BBB를 통과하지 못해 임상에 실패해 왔다. 양사는 그랩바디-B를 퇴행성 뇌질환 등 다양한 질환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앞서 그랩바디-B를 적용해 개발한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 ‘ABL301’을 2022년 GSK에 기술 수출하기도 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이번 기술이전 계약으로 그랩바디 플랫폼의 사업화 잠재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속적으로 적용 가능한 분야가 확장되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삼성에피스홀딩스가 본격적인 신약 개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이어 신약 플랫폼 기술까지 사업 범위를 넓혀 바이오의약품의 밸류체인을 확고하게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11일 신약 개발 인프라인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는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신설되는 에피스넥스랩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바이오 투자 지주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자회사다. 회사는 펩타이드(아미노산 결합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바이오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플랫폼 기술’은 신약 개발 인프라 기술이라고 볼 수 있다. 가령 정맥으로 투여해야 했던 주사제를 피하주사(SC)형으로 제형 변경을 한다든가, 안정성이 떨어지는 펩타이드 약물이 체내에서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등이 플랫폼 기술에 해당한다. 특정 약물이나 질환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신약 개발에 활용될 수 있어 최근 많은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이 뛰어드는 연구개발(R&D) 분야다. 에피스넥스랩이 플랫폼 기술을 선택한 것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과의 시너지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경쟁을 떠나 플랫폼 기술 개발을 통해 다른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나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차별점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삼성그룹 내 바이오 기업들이 매년 좋은 실적을 내면서 바이오 사업이 삼성의 주력 미래 먹거리 중 하나가 됐다”며 “바이오 3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에피스넥스랩의 대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개발1본부장인 홍성원 부사장(56)이 겸직한다. 홍 부사장은 서울대 약학 학사, 석사를 마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약학 박사를 받았다. 이후 리제네론파마슈티컬스 디렉터, LG화학 신약연구센터장을 거쳐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면 뇌의 노화를 늦추고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구스틴 이바녜스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TCD) 교수팀은 유럽 27개국 51∼90세의 건강한 참가자 8만6000명을 대상으로 다국어 사용과 노화 속도 간의 연관성을 조사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노화’ 1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참가자의 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의 차이를 계산했다. 생물학적 나이는 심장대사 건강, 교육, 인지 기능 등을 평가해 측정됐다.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젊으면 노화 속도가 느리고, 생물학적 나이가 더 많으면 가속 노화라고 봤다. 그 결과 연구진은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가속 노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한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에 비해 54% 낮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연령이나 언어적, 신체적 요인 등을 고려해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고령층이 노화 속도를 늦추는 데 있어 언어 학습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두 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면 뇌의 노화를 늦추고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아구스틴 이바네즈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TCD) 교수팀은 유럽 27개국 51세~90세 사이의 건강한 참가자 8만6000명을 대상으로 다국어 사용과 노화 속도 간의 연관성을 조사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노화’ 1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참가자의 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의 차이를 계산했다. 생물학적 나이는 심장대사 건강, 교육, 인지 기능 등을 평가해 측정됐다.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젊으면 노화 속도가 느리다고 볼 수 있고, 생물학적 나이가 더 많으면 가속 노화라고 본다. 연구진은 특정 시점에 두 가지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가속노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한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에 비해 54% 낮았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한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 다언어 사용자도 생물학적 나이가 더 많을 가능성이 두 배 가량 높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연령이나 언어적, 신체적 요인 등을 고려해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이바네즈 교수는 “단 하나의 언어만 더 구사해도 가속 노화 위험이 줄어든다”며 “하지만 두 세 가지 언어를 구사할 때는 그 효과가 더 컸다”고 설명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고령층이 노화를 속도를 늦추는 데 있어 언어 학습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다국어 사용을 통해 고령층을 보호할 수 있고 세계 보건 저책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퍼져 나가는 암 전이 과정이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면역세포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세포가 움직이는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KAIST는 허원도 생명공학과 석좌교수 연구팀이 조광현 바이오및뇌공학과 석좌교수 연구팀, 이갑상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세포가 외부 신호 없이 스스로 이동 방향을 결정하는 ‘자율주행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0월 31일자로 발표됐다. 연구팀은 세포 안에서 단백질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이미징 기술인 ‘INSPECT’를 개발했다. 이 기술로 세포 이동을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인 ‘로(Rho) 계열 단백질’을 관찰했다. 그 결과 이 단백질들이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세포의 앞뒤를 나누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단백질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직진’할지 ‘방향 전환’을 할지까지 결정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15종의 ‘로’ 단백질과 19종의 결합 단백질을 조합해 총 285쌍의 상호작용을 분석했다. 그중 139쌍에서 실제 결합이 일어났고, 특정 단백질 조합(Cdc42-FMNL)은 세포의 ‘직진’을, 또 다른 단백질 조합(Rac1-ROCK)은 세포의 ‘방향 전환’을 담당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Rac1 단백질 구조 일부를 변형해 ‘핸들’ 역할을 하는 ROCK 단백질과 결합하지 못하게 하자 세포는 방향을 바꾸지 못하고 계속 직선으로만 이동했다. 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 이동이 무작위적인 운동이 아니라 로 단백질과 다른 단백질들과의 결합에 따라 정밀하게 제어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새롭게 개발한 INSPECT 기술은 암 전이와 신경세포 이동 등 다양한 생명현상과 질병 분자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북한이 배후로 의심되는 해킹 조직이 개인의 스마트폰을 먹통으로 만들고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위장 악성코드를 배포하는 등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정황이 발견됐다. 해커가 개인정보를 빼가는 것을 넘어 합법적인 서비스를 활용해 스마트폰을 원격 초기화하고 데이터를 삭제하는 등 직접 피해를 일으킨 사례가 보고된 건 처음이다. 10일 사이버 보안 기업 ‘지니언스’는 “김수키 또는 APT37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코니’의 새로운 공격 정황을 파악했다”며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초기 침투는 국세청을 사칭한 피싱 메일 등으로 이뤄졌다. 그렇게 해당 PC에 침투한 뒤 해커는 구글의 도난·분실 기기 관리 기능인 ‘파인드 허브(Find Hub)’를 활용해 피해자의 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초기화했다. 또 동시에 피해자의 카카오톡 계정으로 지인들에게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으로 위장한 악성코드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해커는 스마트폰, 태블릿, PC에서 사진과 문서, 연락처 등 주요 데이터를 삭제하기도 했다. 공격 대상은 북한 인권 운동가와 탈북민 심리상담가 등이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공격 목표가 국가나 기업 등의 민감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北해커, 정보탈취 넘어 폰 조종… 먹통 만들고 악성파일 뿌려탈북민 상담사 카톡 계정 탈취해… ‘스트레스 해소’ 등 악성파일 전송폰 초기화 시켜 해킹 확인 방해… 특정 민간인 타깃 2차 공격 시도“비번 자주 바꾸고 2차인증 설정을”‘탈세 제보 신고에 따른 소명자료 제출 요청 안내.zip’. 북한이 배후로 추정되는 해킹그룹 ‘코니’는 국세청을 사칭한 메일을 보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니는 피해자가 악성파일이 첨부된 사칭 메일에 의심을 가지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갔어야 할 메일이 잘못 발송됐다”며 안내 메일을 보내는 주도면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스마트폰 먹통 만들어 피해자 소통 차단 10일 사이버 보안 기업 ‘지니언스’는 코니의 구체적인 해킹 수법을 추적해 공개했다. 지니언스에 따르면 국세청 사칭 스피어피싱(특정인을 목표로 개인정보를 훔치는 피싱)으로 피해자의 PC에 잠입한 해커는 오랜 시간 잠복하며 시스템을 감시하고 정보를 수집했다. 그렇게 피해자의 구글 계정을 탈취한 뒤 ‘파인드 허브(Find Hub)’ 기능으로 피해자의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추적했다. 구글 파인드 허브 기능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같은 계정이 로그인된 스마트폰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고, 원격으로 스마트폰을 초기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 당초 스마트폰을 도난당하거나 분실했을 때 활용하도록 고안된 기능이지만 이를 악용한 것이다. 해커는 피해자가 자택이나 사무실이 아닌 외부에 있을 때 피해자의 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초기화시켰다. 이와 동시에 PC 버전 카카오톡을 이용해 피해자의 지인들에게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으로 위장한 악성코드를 유포했다. 만약 지인이 해킹을 의심해 피해자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파일의 진위를 묻더라도 이미 피해자의 스마트폰은 초기화 절차에 돌입해 ‘먹통’이 된 이후라 소통이 불가능했다. 해커는 피해자의 휴대전화 복구를 늦추기 위해 원격 초기화를 여러 차례 반복 실행하기도 했다.● 특정 개인·집단 타깃 ‘맞춤 공격’ 코니의 표적이 된 피해자들은 북한 인권운동가나 탈북 청소년을 전문으로 상담하는 심리상담사 등이었다. 실제로 심리상담사의 카카오톡 계정을 탈취한 해커가 탈북 청소년에게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을 위장한 악성파일을 전송한 사례도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니언스는 “신뢰 기반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해 표적을 정밀 공략한 공격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메신저 플랫폼 계정을 탈취하고 이를 악용한 것은 공격의 맞춤화 수준을 높이고 전파 범위를 확장시켰다”고 분석했다. 과거 북한발 사이버 공격이 공공기관과 기업의 데이터를 빼내는 것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아, 2차 감염 확산을 노렸다는 것. 정보보안 업계 또한 코니의 해킹 사례가 기존 유형과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보보안 기업 관계자는 “이번 해킹은 지능형 지속 공격(APT·특정 국가, 기관을 장기간에 걸쳐 해킹하는 행위) 그룹이 합법적인 클라우드 기능을 파괴 행위에 활용한 첫 사례”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킹 피해를 막기 위해 계정 비밀번호를 정기적으로 변경하고 2차 인증 수단을 설정하고, 외출 시에는 컴퓨터 전원을 차단하는 등 보안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경찰은 이 같은 방식의 해킹 피해를 본 북한 인권운동가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사이버수사대는 9월 “해킹 피해를 당했다”는 북한 인권운동가 김모 씨(39)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의 카카오톡 계정이 외부에서 무단 접속돼 지인 36명에게 악성코드가 담긴 파일이 전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악성코드의 구조와 전파 방식이 과거 북한 해킹 조직이 사용하던 수법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파일을 받은 지인 모두가 이를 내려받지 않아 2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추가 피해자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자체 분석과 함께 외부 전문기관에도 의뢰한 상태”라며 “최종 분석 결과가 나오면 수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수원=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탈세제보 신고에 따른 소명자료 제출 요청 안내.zip’북한이 배후로 추정되는 해킹그룹 ‘코니’는 국세청을 사칭한 메일을 보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니는 피해자가 악성파일이 첨부된 사칭 메일에 의심을 가지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갔어야 할 메일이 잘못 발송됐다”며 안내 메일을 보내는 주도면밀함을 보이기도 했다.●스마트폰 먹통 만들어 피해자 소통 차단10일 사이버 보안 기업 ‘지니언스’는 코니의 구체적인 해킹 수법을 추적해 공개했다. 지니언스에 따르면 국세청 사칭 스피어피싱(e메일을 통해 정보를 캐내는 피싱)으로 피해자의 PC에 잠입한 해커는 오랜 시간 잠복하며 시스템을 감시하고 정보를 수집했다.그렇게 피해자의 구글 계정을 탈취한 뒤 ‘파인드 허브(Find Hub)’ 기능으로 피해자의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추적했다. 구글 파인드 허브 기능을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같은 계정이 로그인된 스마트폰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고, 원격으로 스마트폰을 초기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 당초 스마트폰을 도난당하거나 분실했을 때 활용하도록 고안된 기능이지만 이를 악용한 것이다. 해커는 피해자가 자택이나 사무실이 아닌 외부에 있을 때 피해자의 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초기화시켰다. 이와 동시에 PC버전 카카오톡을 이용해 피해자의 지인들에게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으로 위장한 악성코드를 유포했다.만약 지인이 해킹을 의심해 피해자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파일의 진위를 묻더라도 이미 피해자의 스마트폰은 초기화 절차에 돌입해 ‘먹통’이 된 이후라 소통이 불가능했다. 해커는 피해자의 휴대전화 복구를 늦추기 위해 원격 초기화를 여러 차례 반복 실행하기도 했다.●특정 개인·집단 타깃 ‘맞춤 공격’코니의 표적이 된 피해자들은 북한 인권운동가나 탈북 청소년을 전문으로 상담하는 심리상담사 등이었다. 실제로 심리상담사의 카카오톡 계정을 탈취한 해커가 탈북 청소년에게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을 위장한 악성파일을 전송한 사례도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니언스는 “신뢰 기반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해 표적을 정밀 공략한 공격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메신저 플랫폼 계정을 탈취하고 이를 악용한 것은 공격의 맞춤화 수준을 높이고 전파 범위를 확장시켰다”고 분석했다. 과거 북한발 사이버 공격이 주로 공공기관과 기업의 데이터를 빼내는 것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아, 2차 감염확산을 노렸다는 것.정보보안 업계 또한 코니의 해킹 사례가 기존 유형과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보보안 기업 관계자는 “이번 해킹은 지능형지속공격(APT·특정 국가, 기관을 장기간에 걸쳐 해킹하는 행위) 그룹이 합법적인 클라우드 기능을 파괴 행위에 활용한 첫 사례”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킹 피해를 막기 위해 계정 비밀번호를 정기적으로 변경하고 2차 인증 수단을 설정, 외출 시에는 컴퓨터 전원을 차단하는 등 보안을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한편 경찰은 이 같은 방식의 해킹 피해를 받은 북한 인권운동가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안보사이버수사대는 9월 “해킹 피해를 당했다”는 북한 인권운동가 김모 씨(39)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의 카카오톡 계정이 외부에서 무단 접속돼 지인 36명에게 악성코드가 담긴 파일이 전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악성코드의 구조와 전파 방식이 과거 북한 해킹 조직이 사용하던 수법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다만 파일을 받은 지인 모두가 이를 내려받지 않아 2차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추가 피해자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자체 분석과 함께 외부 전문기관에도 의뢰한 상태”라며 “최종 분석 결과가 나오면 수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수원=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동아일보 IT사이언스팀 기자들이 IT, 과학, 우주, 바이오 분야 주목할만한 기술과 트렌드, 기업을 소개합니다. “이 회사 뭐길래?”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테크 기업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세상을 놀라게 한 아이디어부터 창업자의 요즘 고민까지, 궁금했던 그들의 모든 것을 파헤칩니다.연 매출 ‘40조 원’.한 해에 무려 40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제품이 있다. 반도체도 아니고 배터리도 아니다.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다. 100만 명의 이상의 생명을 살린 ‘기적의 약’ 키트루다는 개발사인 미국 머크(MSD)를 단숨에 세계 매출 순위 2위 제약사로 올려놨다. 그런데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가 가까워지며 MSD는 2017년부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우주에서 키트루다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실험한 결과 키트루다를 구성하는 주요 단백질을 훨씬 균일하고 점도가 낮은 형태로 얻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실험 결과는 2019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미세중력’에 발표됐다.이 연구는 많은 제약사들이 우주 의학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됐다. 단백질을 균일하고 낮은 점도로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은 1시간 이상 정맥을 통해 주입해야 하는 정맥주사 방식을 1분이면 끝나는 피하주사(SC)형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힌트를 얻은 일라이릴리, 노바티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등 여러 글로벌 제약사들은 꾸준히 우주에서 신약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먼 일처럼 보이던 우주 신약 개발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관련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2023년 7억7000만 달러(약 1조2000억 원)였던 우주의학 시장 규모가 연평균 11%씩 성장해 2030년에는 16억 달러(약 2조3000억 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에서는 스페이스린텍이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페이스린텍은 이달 27일로 예정된 누리호 4차 발사에 우주 의약 연구 모듈 ‘BEE-1000’을 실어 우주로 보낼 예정이다. 발사를 한 달 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7일 스페이스린텍의 윤학순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Q. 누리호 발사가 얼마 남지 않았다. 기분이 어떤가.솔직히 말하면 정말 떨린다. 올해 8월에 2U(유닛, 1U는 가로와 세로, 높이 10㎝) 크기의 실험실인 ‘BEE-PC1’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6U 크기의 ‘BEE-1000’을 고도 600km 궤도에 떨어뜨리는 것이다. ISS는 우주 안에 잘 지어진 집이라고 볼 수 있다. 집에서 실험하는 것과 밖에서 실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Q. 8월에 우주로 향한 ‘BEE-PC1’에서는 어떤 실험이 진행됐나.《◆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함께 폐암 치료제의 주요 타깃 단백질 중 하나인 ‘유비퀴틴 특이적 펩티다아제7(USP7)’ 단백질의 결정화 실험을 했다. 신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타깃 단백질의 구조를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어느 자리에 포켓(다른 단백질이나 물질이 결합할 수 있는 자리)이 있는지 등을 알아야 효과가 있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 그런데 중력이 큰 지구에서는 물질이 가라앉기도 하고 단백질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대류 현상이 일어나는 등 여러 변수들이 있어 깔끔한 형태의 단백질 결정을 얻을 수가 없다. 중력이 거의 없는 우주에서만 가능하다. 실제 이를 활용한 사례도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우주에서 희귀 유전질환인 듀센근이영양증(DMD) 타깃 단백질을 ISS에서 결정화했다. 단백질의 끝단에 붙어있는 수소 원자까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한 단백질 결정이었다. 일본의 제약사 타이호(TAIHO) 파마가 이 데이터를 활용해 DMD 치료 후보물질 ‘TAS-205’를 발견했다. (TAS-205는 임상 2상까지 좋은 결과를 보였지만 올해 7월 임상 3상에서 유효성 평가 지표를 달성하지 못해 임상에 실패했다.)제조의 측면에서도 같은 이유로 이점이 크다. 키트루다의 사례처럼 균일한 단백질을 만들 수 있으니 점도가 낮아지고 제형 변경과 같이 예상치 못한 응용처를 찾아낼 수도 있다. 우주의학이 최근 제약사들의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다.Q. 우주에서 신약을 제조하는 것이 ‘남는 장사’가 될 수 있나.우주 발사 비용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현재 스페이스X의 재사용발사체 ‘팰컨9’을 사용하는 경우 대략 1kg 당 5000만 원의 비용이 든다. 점점 낮아지고 있어 1000만 원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관측이 많다.그런데 지상에서 키트루다 50g을 만드려면 약 35억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우리가 이번에 누리호에 태워서 보내는 BEE-100의 크기가 6U다. 내년에 있을 5차 발사에서는 12U 크기의 연구 모듈을 보내고 점점 16U, 24U로 키워나갈 생각이다. 24U 정도 크기만 돼도 키트루다 50g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 발사 비용을 고려해도 우주에서는 생산 비용이 매우 낮기 때문에 꽤 이익을 낼 수 있다.요즘은 단일 항체 의약품을 넘어 이중항체 의약품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이중항체의 경우 단일 항체 대비 생산에 드는 비용이 훨씬 더 크다. 그럼 우주에서 생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비용적 이득이 더 커질 수 있다.Q. 자본이 넉넉한 글로벌 제약사들만 우주 의학을 통한 이득을 보게 되는 것 아닌가. 소규모 바이오 기업이 많은 한국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나.오히려 한국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본다. 타깃 단백질을 발굴하고 전임상까지 가는데만 3~4년의 시간이 걸린다. 타깃이 정확하게 분석되면 개발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줄어들 것이다. 유효한 타깃을 발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정확한 단백질의 구조를 모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도 신약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AI와 우주 의학이 만나면 신약 개발에 드는 비용이 지금의 약 20% 수준으로 절감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약 개발에 주저하는 이유가 결국은 비용과 실패 위험 때문 아닌가. 이 비용이 크게 절감되면 그간 도전하지 못했던 희귀질환이나 미충족수요가 있는 질병의 치료제 개발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본다.신약 개발 밸류 체인에 우주 의학이 포함되면 스페이스린텍과 같은 우주의학 기업이 한국에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발굴하고 제조까지 제약 공급망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소버린 바이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Q.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국내 제약사뿐 아니라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세계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인 미국 보스턴에 지사를 마련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캠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CIC·Cambridge Innovation Center)’ 내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우주의학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를 필요로 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영업에 임할 계획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정부가 인공지능(AI) 3대 강국과 함께 ‘피지컬 AI’ 선도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밝혔지만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중국이 이미 압도적인 우위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찌감치 로봇 밸류체인의 핵심인 하드웨어를 선점하는 등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로봇 관련 전공 재학생의 42%가 중국 대학의 학생일 만큼 인재 확보 측면에서도 앞서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중국 로봇 부품 90% 국산화 공급망 독점9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중국이 주도하는 AI+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로봇으로 대표되는 피지컬 AI 시장에서 ‘독주 태세’를 보이고 있다. 로봇 하드웨어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 데다 올해 초 딥시크의 등장으로 로봇의 ‘뇌’에 해당하는 AI 기술까지 확보하며 로봇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은 로봇 하드웨어를 구성하는 부품의 90%를 국산화했다. 실제 일본의 컨설팅 기업인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로봇인 ‘휴머노이드’ 본체를 개발하는 기업의 절반은 중국 기업이었다. 국내 한 전문가는 “같은 로봇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미국에서 만들려면 중국에서 부품을 다 조달해 와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높아진다”며 “중국의 로봇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방대한 데이터도 중국 로봇생태계를 뒷받침하고 있다. AI가 로봇의 ‘뇌’에 해당한다면 AI를 학습시키는 데이터는 좋은 ‘교재’에 해당한다. 특히 피지컬 AI의 경우 활용될 산업 환경에 특화된 실세계(리얼월드)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지난해 중국의 데이터 생산 총량은 약 41ZB(제타바이트·1ZB는 10의 21제곱 바이트)로 전 세계 데이터의 약 28%를 차지한다. 텐센트의 투자를 받은 중국의 로봇 기업인 애지봇은 중국 상하이에 ‘데이터 수집 공장’을 설립하고 약 100대의 로봇을 투입해 매일 최대 5만 건의 리얼월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로봇 활용이 대중화되면 로봇 제조사에 학습 데이터가 귀속되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 간의 데이터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中 전 세계 대학 로봇 전공 42% 차지 인재 풀도 압도적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 대학의 로봇 전공 재학생 수는 58만여 명으로 세계 전체의 42%를 차지한다. 이에 더해 중국은 해외 고급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천인계획(千人計劃)’도 추진하고 있다. 이달 6일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산하 정부출연연구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초 출연연 연구자 수백 명이 천인계획과 관련된 메일을 받았다. KAIST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같은 시기 149명이 유사한 메일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피지컬 AI를 육성하고 나선 만큼 인재 육성을 포함해 대규모 투자와 연구개발(R&D), 규제 개선 등을 총괄하는 거버넌스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며 “제조 강국의 강점을 살려 대규모 데이터 확보와 빠른 실증 및 상용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초보자 러닝코스.’ 두 단어를 입력하고 러닝에 필요한 ‘윈드 브레이커’ 결제까지 걸린 시간은 단 30초. 처음 검색 화면에는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초보자 러닝코스 목록이 나열됐다. 땀이 갑자기 식으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초보자 주의 사항과 ‘윈드 브레이커’가 필요하지 않냐는 질문과 함께 말이다. 곧이어 평소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제품이 떴고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내가 러닝에 필요한 윈드 브레이커가 없다는 건 어떻게 알았을까? 네이버가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통합 콘퍼런스 ‘단(DAN) 25’에서 공개한 통합 AI 에이전트 ‘에이전트 N’의 미래 모습이다. 네이버의 검색, 쇼핑, 금융, 카페 활동 등 여러 서비스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해 사용자 개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AI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키노트 연설에서 “통합 에이전트 AI가 구현되면 어떤 검색어를 입력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며 “에이전트 N이 맥락을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예측해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치 어떤 윈드 브레이커가 좋을지 검색하지 않고도 결제 버튼을 누를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검색’에서 ‘실행’으로 정체성 탈바꿈한 네이버에이전트 N의 개발을 총괄한 김범준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에이전트 N을 통해 ‘검색’에서 ‘실행’으로 네이버의 정체성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단순히 추천이나 제안을 넘어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행동형 에이전트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이미 수익 개선을 위해 오픈AI, 구글, 퍼플렉시티 등 주요 빅테크들도 AI에 쇼핑 결제 기능을 도입하고 나섰다. 네이버가 그들과 차별점으로 강조하는 것은 사용자의 ‘맥락’을 파악한다는 점이다. 검색, 쇼핑, 예약, 지도(플레이스), 카페 등 여러 서비스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하면 ‘거실 조명’이라는 같은 키워드를 입력해도 사용자에 따라 신혼집에 어울리는 조명, 아이 학습 환경에 어울리는 조명 등 서로 다른 결과를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COO는 “딱 적절한 순간에 도움을 주는 AI는 네이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네이버는 에이전트 N을 기반으로 쇼핑에 특화된 ‘쇼핑 에이전트’를 내년 1분기(1∼3월)에, 모든 에이전트를 통합한 ‘AI탭’은 2분기(4∼6월)에 공개할 예정이다.● “블랙웰 6만 장도 모자라” 버티컬 AI 역량 집중 최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에이전트 N을 구현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네이버가 데이터센터부터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기술의 전 과정을 스스로 설계하고 실행하는 ‘풀스택 AI’ 기업”이라는 점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플랫폼 공동 개발을 약속하며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 6만 장을 공급받기로 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새로 도입되는 GPU는 네이버 AI를 고도화하고 피지컬 AI, 버티컬 AI(산업특화 AI) 등에도 활용될 것”이라며 “6만 장도 충분하지는 않다”고 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현재 한국은행(금융), 한국수력원자력(에너지), 대동그룹(농업) 등 국내 주요 산업군에서 기업들과 버티컬 AI를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다른 나라에 의해 휘둘릴 수 없는 산업군, 방산 및 제조업 등에서도 버티컬 AI를 개발 중”이라며 “한국의 언어와 데이터, 산업 구조를 가장 깊이 이해하는 기업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초보자 러닝코스.’ 두 단어를 입력하고 러닝에 필요한 ‘윈드 브레이커’ 결제까지 걸린 시간은 단 30초. 처음 검색 화면에는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초보자 러닝코스 목록이 나열됐다. 땀이 갑자기 식으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초보자 주의 사항과 ‘윈드 브레이커’가 필요하지 않냐는 질문과 함께 말이다. 곧이어 평소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제품이 떴고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내가 러닝에 필요한 윈드 브레이커가 없다는 건 어떻게 알았을까? 네이버가 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통합 콘퍼런스 ‘단(DAN) 25’에서 공개한 통합 AI 에이전트 ‘에이전트 N’의 미래 모습이다. 네이버의 검색, 쇼핑, 금융, 카페 활동 등 여러 서비스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해 사용자 개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AI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키노트 연설에서 “통합 에이전트 AI가 구현되면 어떤 검색어를 입력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며 “에이전트 N이 맥락을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예측해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치 어떤 윈드 브레이커가 좋을지 검색하지 않고도 결제 버튼을 누를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검색’에서 ‘실행’으로 정체성 탈바꿈한 네이버 에이전트 N의 개발을 총괄한 김범준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에이전트 N을 통해 ‘검색’에서 ‘실행’으로 네이버의 정체성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단순히 추천이나 제안을 넘어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행동형 에이전트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이미 수익 개선을 위해 오픈AI, 구글, 퍼플렉시티 등 주요 빅테크들도 AI에 쇼핑 결제 기능을 도입하고 나섰다. 네이버가 그들과 차별점으로 강조하는 것은 사용자의 ‘맥락’을 파악한다는 점이다. 검색, 쇼핑, 예약, 지도(플레이스), 카페 등 여러 서비스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하면 ‘거실 조명’이라는 같은 키워드를 입력해도 사용자에 따라 신혼집에 어울리는 조명, 아이 학습 환경에 어울리는 조명 등 서로 다른 결과를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COO는 “딱 적절한 순간에 도움을 주는 AI는 네이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네이버는 에이전트 N을 기반으로 쇼핑에 특화된 ‘쇼핑 에이전트’를 내년 1분기(1~3월)에, 모든 에이전트를 통합한 ‘AI탭’은 2분기(4~6월)에 공개할 예정이다.● “블랙웰 6만 장도 모자라” 버티컬 AI 역량 집중 최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에이전트 N을 구현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네이버가 데이터센터부터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기술의 전 과정을 스스로 설계하고 실행하는 ‘풀스택 AI’ 기업”이라는 점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엔비디아와 ‘피지컬 AI’ 플랫폼 공동 개발을 약속하며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 6만 장을 공급받기로 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새로 도입되는 GPU는 네이버 AI를 고도화하고 피지컬 AI, 버티컬 AI(산업특화 AI) 등에도 활용될 것”이라며 “6만 장도 충분하지는 않다”고 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현재 한국은행(금융), 한국수력원자력(에너지), 대동그룹(농업) 등 국내 주요 산업군에서 기업들과 버티컬 AI를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다른 나라에 의해 휘둘릴 수 없는 산업군, 방산 및 제조업 등에서도 버티컬 AI를 개발 중”이라며 “한국의 언어와 데이터, 산업 구조를 가장 깊이 이해하는 기업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지난달 한국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재명 대통령이 선물한 천마총 금관 모형이 화제가 되며,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쓴 사진과 영상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물론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가짜 영상’이다. 최근 AI로 생성된 가짜 영상이나 저품질 영상, 이른바 ‘AI 슬롭(Slop·찌꺼기)’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원하지 않는 영상에 노출돼 불편함을 호소하는 SNS 사용자가 많아지는 동시에 SNS를 통해 광고를 하는 기업들도 부적절한 영상 뒤에 광고가 붙는 경우가 발생해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는 원하지 않는 AI 영상을 걸러주는 안전 기술 개발에 대한 관심이 치솟고 있다. ● AI 영상 뒤에 붙는 광고, 신뢰 절반으로 하락지난해 유튜브가 발표한 ‘AI와 크리에이터: 기술과 창의성의 미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92%가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달리’ ‘미드저니’ ‘소라’ 등 다양한 동영상 생성 AI가 출시되며 이런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AI만으로 제작한 영상 채널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6월 시장분석기관 튜브필터의 조사 결과 유튜브 인기 채널 50개 중 8개는 AI가 생성한 ‘쇼츠’(짧은 영상) 채널이었다.하지만 이런 AI 콘텐츠가 범람하며 광고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AI로 만든 영상들과 함께 광고가 노출됐을 때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나 소비자의 구매욕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광고 조사기관인 랩티브가 올해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청하는 영상이 AI가 생성한 것으로 의심될 때 시청자의 신뢰도는 약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또 광고를 봤을 때 제품에 대한 구매 의사도 14%가량 떨어졌다. 기업이 해당 광고가 노출되는 채널이나 영상 등에 신경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하루 2000만 건 이상 영상 분석하는 AI 솔루션이런 부정적 효과를 막기 위한 광고주들의 수요가 늘면서 원하는 영상 뒤에만 광고가 붙을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파일러 등 스타트업들이 등이 AI 영상 안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파일러의 경우 실시간으로 대규모 영상을 분석하는 ‘에이드(AiD)’ 솔루션을 개발해 기업에 제공 중이다. 브랜드 광고가 허위 AI 영상 등 부적절한 콘텐츠 뒤에 붙을 경우 이를 실시간으로 잡아내 차단 조치를 하는 방식이다. 오재호 파일러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튜브에만 하루에 2000만 개 이상의 영상이 올라온다”며 “이걸 사람이 보고 유해 콘텐츠를 걸러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업무자에게도 엄청난 정신적 피로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AI 솔루션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에이드는 영상, 이미지, 음성, 텍스트 등 여러 종류의 입력 값을 모두 학습한 멀티모달 AI 모델로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 부적절한 콘텐츠를 걸러낸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 환경이 급변하고 콘텐츠를 생성하는 도구가 다양해지며 브랜드 광고를 관리하는 솔루션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며 “갈수록 다양해지는 유해 콘텐츠를 잘 선별하고 빠르게 대처하는 기업이 승기를 잡을 것”이라고 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에너지 효율화를 ‘제5의 에너지’라고 부르지만 AI의 시대에서는 ‘제1의 에너지’가 될 겁니다.”(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인공지능(AI)이 등장하고 신약 개발 기간이 10∼12년에서 5∼6년 정도로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2035년에는 AI를 안 쓰고 개발하는 신약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 대성해강사이언스포럼’ 현장에선 김 회장과 이 부총장 간의 대담이 별도로 진행됐다. 올해로 8번째를 맞는 이 포럼은 대성그룹이 국내외 석학을 초청해 미래 에너지, 기후변화 등 인류 과제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해 마련한 장이다.이들은 입을 모아 “이제는 바이오 분야에서 AI 도입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장은 “1980년대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인터넷을 바로 적용한 기업만이 지금 빅테크로 살아남았다”며 “지금은 AI를 제대로 적용했느냐에 따라 후대의 빅 파마(Pharma)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연비’ 좋은 박테리아를 ‘디자인’하는 마법올해로 8번째를 맞는 이번 포럼은 ‘AI 시대의 바이오 혁신’을 주제로 진행됐다. 시스템대사공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인 이 부총장은 이날 포럼에서 합성생물학과 AI의 만남이 가져올 산업 혁신에 관해 강연했다. 이 부총장은 2013년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해 세계 최초로 대장균이 포도당을 먹고 가솔린을 배출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대성그룹은 국내의 대표적인 에너지 그룹으로, 미래 에너지를 발굴하던 김 회장과 에너지 자원을 생산하는 미생물을 설계하던 이 부총장은 자연스레 가까워졌다. 김 회장은 특히 대구시에서 시작한 ‘폐기물 에너지화 프로젝트’가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쓰레기에서 바이오 가스를 얻어내는 사업인데 처음에는 수익성이 좋다가 점점 줄어들었다”며 “원인을 찾아보니 바이오 가스를 만들어 내는 혐기성 박테리아의 효율이 떨어진 게 문제였다”고 했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비’ 좋은 박테리아를 연구하면서 이 부총장을 만나게 됐다. 이 부총장은 “이제는 생물을 ‘디자인’하는 시대”라며 “생물이 가솔린이나 생분해 플라스틱과 같은 고부가가치의 물질을 만들어내도록 하려면 대사회로를 설계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AI가 유용하게 활용된다”고 강조했다.AI가 바이오 제조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바이오 에너지로 기존 에너지를 대체하는 것이 더이상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게 됐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미생물을 통한 에너지 생산이 아직은 에너지 밀도가 낮은데 AI를 통해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산업에 활용하기는 어렵더라도 가정용으로는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바이오 AI 혁신 위해 정부 지원 필요AI가 가져온 또 다른 바이오 혁신 분야는 신약 개발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AI 신약 개발 글로벌 시장은 2023년 9억270만 달러(약 1조3000억 원)에서 2028년 28억9360만 달러(약 4조20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이 부총장은 “신약 개발이야말로 찾고 실패하는 과정의 반복이다. 이를 간소화하는 데 AI가 엄청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며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과정뿐 아니라 임상시험 및 신약 심사 과정도 효율화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올해 6월 말까지 반복적인 규제 심사 업무에 AI를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김 회장과 이 부총장은 공통적으로 “정부가 AI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바이오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가바이오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부총장은 “신약 개발부터 에너지, 식량 등 다양한 바이오 분야에 AI가 활용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더 이상 석유 에너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AI를 활용해 대체 에너지를 찾고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3998명에 대해 SK텔레콤이 1인당 30만 원씩 배상하라는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분쟁조정위) 결정이 내려졌다. 4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산하 분쟁조정위는 전날 제59차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올 4월부터 SK텔레콤을 상대로 접수된 3998명(집단분쟁 3건 3267명, 개인 신청 731명)의 분쟁조정 신청에 따른 것이다. 앞서 발생한 SK텔레콤 해킹 사건으로 LTE·5G 전체 이용자 2324만4649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조정에 참여한 신청인 규모는 전체 피해 추정치의 0.02%에 불과하다. 만약 전체 피해자가 같은 조건으로 신청해 모두 조정이 성립된다면, 산술적으로 손해배상 규모는 최대 약 6조90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 분쟁조정위는 “유출 정보의 악용 가능성과 유심 교체 과정에서의 혼란, 불편 등 정신적 손해를 인정해 배상액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회사의 사고 수습과 자발적이고 선제적인 보상 노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며 “조정안 수락 여부는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이 이미 개인정보보호위 과징금과 고객감사 패키지 등으로 약 6700억 원 이상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파로 SK텔레콤은 올 3분기(7∼9월) 순손실 1667억 원을 기록했고,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신청인 또는 SK텔레콤 중 한쪽이라도 통지 후 15일 이내에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으면 조정은 불성립돼 사건은 종결된다. 이후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민사소송 절차로 넘어가게 된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T가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USIM) 교체를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KT는 4일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유심 교체 실시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또 김영섭 KT 대표가 무단 소액결제 및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책임을 지고 연임을 포기함에 따라 KT는 5일부터 본격적인 차기 대표 선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KT의 무상 유심 교체는 368명이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입고 2만2200여 명이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접속에 노출되며 가입자들의 불안이 커진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초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 고객에게만 유심을 무상 제공하기로 했었으나 고객들의 보안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자 전체 고객으로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유심 교체를 원하는 고객은 5일부터 KT닷컴 혹은 유심교체 전담센터를 통해 예약 후 전국 KT 대리점에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다. 시행 초기 유심 교체 신청이 한 번에 몰릴 것에 대비해 소액결제 피해 발생 지역인 광명, 금천 등을 우선 대상으로 교체를 진행하고 이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KT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고객도 무료 교체 대상이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해 다른 통신사로 갈아탄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 여부는 이날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KT는 “위약금 면제 여부는 민관 합동 조사 결과와 이사회 논의 등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대표의 연임 포기로 KT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본격적인 차기 대표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외부 전문기관 추천 △공개 모집 △주주 추천 △규정에 따른 사내 후보로 대표이사 후보군을 구성할 예정이다. 공개 모집은 5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서류 및 면접 평가 등을 거쳐 최종 대표이사 후보 1인을 선정하고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대표 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소액결제 사건 이전까지는 김 대표가 주가 상승 및 실적 개선, 구조조정 등의 성과로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소액결제 사건이 터지고 피해 규모가 당초 KT의 발표보다 점점 더 커지며 책임론이 불거졌다.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위원들의 압박도 연임 포기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당시 국감에서도 김 대표는 “경영 전반의 총체적 책임을 지는 최고경영자(CEO)로서 금번 KT 사고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T가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USIM) 교체를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KT는 4일 이사회를 열어 이같은 유심 교체 실시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또 김영섭 KT 대표가 무단 소액결제 및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책임을 지고 연임을 포기함에 따라 KT는 5일부터 본격적인 차기 대표 선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KT의 무상 유심 교체는 368명이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입고 2만2200여명이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접속에 노출되며 가입자들의 불안이 커진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초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 고객에게만 유심을 무상 제공하기로 했었으나 고객들의 보안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자 전체 고객으로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유심 교체를 원하는 고객은 5일부터 KT닷컴 혹은 유심교체 전담센터를 통해 예약 후 전국 KT 대리점에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다. 시행 초기 유심 교체 신청이 한 번에 몰릴 것에 대비해 소액결제 피해 발생 지역인 광명, 금천 등을 우선 대상으로 교체를 진행하고 이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KT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고객도 무료 교체 대상이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해 다른 통신사로 갈아탄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 여부는 이날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KT는 “위약금 면제 여부는 민관 합동 조사 결과와 이사회 논의 등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영섭 대표의 연임 포기로 KT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본격적인 차기 대표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외부 전문기관 추천 △공개 모집 △주주 추천 △규정에 따른 사내 후보로 대표이사 후보군을 구성할 예정이다. 공개 모집은 5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서류 및 면접 평가 등을 거쳐 최종 대표이사 후보 1인을 선정하고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대표 선임 여부가 결정된다. 소액결제 사건 이전까지는 김 대표가 주가 상승 및 실적 개선, 구조조정 등의 성과로 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소액결제 사건이 터지고 피해 규모가 당초 KT의 발표보다 점점 더 커지며 책임론이 불거졌다.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위원들의 압박도 연임 포기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당시 국감에서도 김 대표는 “경영 전반의 총체적 책임을 지는 최고경영자(CEO)로서 금번 KT 사고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 3998명에 대해 SK텔레콤이 1인당 30만 원씩 배상하라는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분쟁조정위) 결정이 내려졌다.4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산하 분쟁조정위는 전날 제59차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4월부터 SK텔레콤을 상대로 접수된 3998명(집단분쟁 3건 3267명, 개인신청 731명)의 분쟁조정 신청에 따른 것이다.앞서 발생한 SK텔레콤 해킹사고로 LTE·5G 전체 이용자 2324만4649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조정에 참여한 신청인 규모는 전체 피해 추정치의 0.02%에 불과하다. 만약 전체 피해자가 같은 조건으로 신청해 모두 조정이 성립된다면, 산술적으로 손해배상 규모는 최대 약 6조90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분쟁조정위는 “유출 정보의 악용 가능성과 유심 교체 과정에서의 혼란·불편 등 정신적 손해를 인정해 배상액을 산정했다”며 “내부관리계획 수립, 개인정보처리시스템 안전조치 강화 등 재발 방지 조치도 함께 권고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SK텔레콤은 “회사의 사고 수습과 자발적이고 선제적인 보상 노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 아쉽다”며 “조정안 수락 여부는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이 이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징금과 고객감사 패키지 등으로 약 6700억 원 이상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파로 SK텔레콤은 올 3분기(7~9월) 순손실 1667억 원을 기록했고,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신청인 또는 SK텔레콤 중 한쪽이라도 통지 후 15일 이내에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으면 조정은 불성립돼 사건은 종결된다. 이후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민사소송 절차로 넘어가게 된다.임재혁 기자 heok@donga.com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KAIST 연구진이 머리카락 굵기 10분의 1 수준의 초소형 적외선 센서를 제작할 수 있는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로봇에 대한 시장 수요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기술 개발은 로봇 경량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3일 김지태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오승주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톈숴 자오 홍콩대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와 공동으로 상온에서 원하는 형태와 크기의 10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적외선 센서를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반도체 공정 기반 제조 방식은 대량 생산에는 적합했지만 빠르게 변하는 기술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고 고온 공정이 필수라 소재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속과 반도체, 절연체 소재를 각각 나노 결정 형태의 액상 잉크로 만들어, 이를 층층이 쌓아 올리는 3D 프린팅 공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적외선 센서를 상온에서 제작할 수 있고 크기도 마이크로 단위의 초소형으로 줄일 수 있었다.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