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찬

황인찬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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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특파원 황인찬입니다. 한일 관계가 더욱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일본에 왔습니다. 일본의 오늘을 보여드립니다.

hic@donga.com

취재분야

2026-02-08~2026-03-10
일본42%
국제정치20%
국제일반16%
미국/북미6%
인사일반4%
외교4%
국제정세2%
국제문화2%
중국2%
대통령2%
  • 한일정상, 케데헌 ‘골든’ 드럼 합주…다카이치, 李숙소 찾아가 ‘깜짝 영접’

    “안녕하세요. 저의 고향에 정말 잘 오셨습니다.”(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격을 깨가지고 환영해주시면 저희가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이재명 대통령)다카이치 총리는 13일 이 대통령 부부가 탄 차가 일본 나라현 호텔 숙소 앞에 도착하자 미소를 띤 채 고개를 크게 숙이며 “와주셔서 기쁘다”고 환대했다. 일본 특유의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진심 어린 환대)’ 외교를 통해 중일 갈등 국면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후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 공동 언론발표, 단독 회담 및 만찬까지 4차례 일정을 함께하면서 친교를 다졌다. ● ‘오모테나시’ 외교 나선 日 총리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이 대통령이 머무는 숙소 앞으로 직접 나와 허리를 깊이 숙여 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다. 당초 호텔 측이 이 대통령을 맞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다카이치 총리가 직접 영접에 나선 것이다. 일본 총리가 외국 정상을 자신의 고향에서 직접 영접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일본 국민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도 총리님이 써주시는 세심한 마음에 감사해할 것”이라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동행한 김혜경 여사에게도 “TV에서 뵀는데 역시 아름다우시다”며 미소로 맞이했다. 김 여사는 웃으면서 “감사하다”고 했다.이날 정상 간 만남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국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일본을 상징하는 빨간색을 섞은 보라색 넥타이를 착용해 양국의 조화와 협력을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파란색 재킷을 입고 이 대통령을 맞이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정상 간 언론 공동 발표에 앞서 나란히 배경으로 걸린 태극기와 일장기에 두 차례씩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상석인 오른쪽을 이 대통령에게 양보하기도 했다. 퇴장 때도 태극기와 일장기 순으로 목례를 했다.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2일 오후 회담이 열리는 나라현 나라시에 도착해 치밀한 사전 회담 준비에 나섰다. 도로 통제 등 경호에도 상당히 신경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문제로 인한 갈등으로 중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한국과의 ‘공급망 협력’ 등 우호 관계가 절실하다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李-다카이치 즉석 드럼 합주양국 정상은 공동 언론 발표 후 환담을 이어갔다. 환담 자리에서 양 정상은 일본 측이 마련한 각 정상의 이름이 새겨진 푸른색 유니폼을 함께 착용하고, 일본의 대표적인 악기 브랜드인 ‘펄’ 드럼 앞에 나란히 앉아 즉석 드럼 합주를 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드럼 치는 법을 설명하며 양 정상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과 BTS의 ‘다이너마이트’ 곡을 함께 연주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학창 시절 헤비메탈 록밴드를 만들어 드러머로 활동하는 등 드럼 애호가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총리와의 정상회담 당시 “(총리가) 제 꿈을 모두 실현하셨다“며 “드럼, 스킨스쿠버, 오토바이가 그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이 대통령은 “오늘 평생의 로망을 이뤘다. 어릴 적부터 드럼을 치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드럼 스틱을 선물했고, 양 정상은 각각 스틱에 서명해 서로 교환했다. 두 정상은 이날 소인수 회담, 확대 회담, 공동 언론 발표, 환담 및 만찬까지 총 4번의 일정을 함께하면서 친교를 다졌다. 14일에는 고대 한일 교류의 상징적인 장소인 나라의 유명 사찰 호류지(法隆寺)를 함께 방문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이 일본의 역사 유산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준비한 일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전했다.양국 정상은 셔틀 외교 차원에서 다음 회동은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기회가 되면 고향 안동으로 초청하고 싶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다시 한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나라=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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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회담 열리는 나라현은? ‘백제 도래인’ 등 한일교류의 원점

    13일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 일본 나라현은 오래전부터 한반도에서 도래한 사람들이 문화를 전승해 온 ‘한일 교류의 원점(原点)’이라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을 방문하고 싶다고 하자, 다카이치 총리는 이를 즉각 수락했다. 당시 다카이치 총리는 “‘나라(ナラ)’라는 말은 본래 한국어로 ‘국가(国)’를 의미하는 말로, 이는 나라현 주민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나라현에는 ‘백제’라는 지명이 있을 정도로 한반도 도래인(渡來人‧고대 한반도에서 일본 열도로 이주한 사람들)이 많이 거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다이지(동대사) 내 수장고인 쇼소인에는 한국의 전통악기인 가야금과 비슷한 ‘신라금’이 보존되어 있다. 신라나 백제에서 쓰던 먹도 남아 있어 양국 간의 교역이 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세계문화유산인 도다이지의 대불도 한일 교류의 산물로 꼽힌다. 대불은 높이 14.98m, 무게 452t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청동 불상으로 꼽힌다. 대불을 조립할 때 총지휘를 맡은 것으로 추정되는 구니나카노 키미마로(国中公麻呂)는 백제계 도래인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다. 천년 고도인 한국의 경주와 일본의 나라는 55년째 자매도시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다.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 또한 경주와 나라를 오가며 정상회담을 갖게 됐다. 나라현 측은 “8세기경 나라와 경주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다”며 “당시의 우호 관계를 현대에 되살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자매도시 관계를 맺었다”고 닛케이에 설명했다. 한일 정상은 14일 호류지(법륭사)를 찾을 예정이다. 서기 7세기경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호류지 또한 백제 목조 건축 양식의 영향을 받은 건물로 추정된다. 닛케이는 “(양 정상은) 1300년 전부터 이어져 온 사람들의 왕래와 정치, 문화적으로 활발했던 한일 교류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향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고 전했다.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오랜 지역구이기도 하다. 1961년 나라현 야마토코리야마시 태어난 다카이치 총리는 ‘나라 2구’를 지역구로 둔 10선의 중의원이기도 하다. 이에 ‘나라의 여자’라는 말이 현지에선 애칭처럼 다카이치 총리에게 따라붙는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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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대통령 나라행…한국 대통령 14년 만에 일본 지방 도시 찾아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초청으로 일본 방문길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오전 11시경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NHK 등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곧바로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기도 한 나라로 이동해, 이날 오후 한일 정상 간 단독회담, 확대회담, 공동언론발표를 차례로 소화할 예정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한국 대통령이 양자 회담으로 일본의 지방 도시를 방문하는 것은 2011년 12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와 교토에서 회담한 이후 약 14년 만이다. 이 대통령이 나라를 찾은 것에 대해 외무성의 한 간부는 “셔틀 외교의 단계가 한 단계 올라갔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후 다섯 번째이며, 일본을 찾은 것은 지난해 8월 도쿄에서 열린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와의 회담 후 약 5개월 만이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와는 지난해 10월 말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가졌다. 이번에 두 달 반 만에 재회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회담을 통해 이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점을 확인하려고 한다고 NHK는 전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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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카이치, 韓-伊와 정상회동뒤 조기총선 일정 밝힐듯”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사진) 일본 총리가 조기 총선 일정에 대해 17일 이후 직접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13∼14일 이재명 대통령, 15∼17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방일이 각각 예정된 가운데 우선 정상회담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12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주변에 “상대에게 실례가 되지 않도록 우선 정상회담에 몰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카이치 정권의 한 간부는 “외교 일정이 진행되는 중에 총리가 총선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니혼TV에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자신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격화된 상황에서 타국 정상을 초대해 정상회담을 여는 만큼 관련 사안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 우선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의원(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는 건 총리 고유의 권한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명확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여야는 사실상 이미 총선 체제에 돌입했다. 앞서 10일 총무성은 각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지방자치단체) 선거관리위원회에 중의원 선거를 준비하라는 ‘행정 연락’을 취했다. 총선 일정은 ‘1월 27일 선거 공시 후 2월 8일 투표’와 ‘2월 3일 선거 공시 후 15일 투표’ 등 두 가지 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3월 미국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려는 다카이치 총리가 재신임을 받아 정치적 입지를 더욱 굳힌 뒤 방미길에 오르는 구상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해 10월 21일 취임한 후 70% 내외 지지율이 나오면서 조기 총선 가능성은 꾸준히 거론돼 왔다. 하지만 2월 실시는 예상보다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취임 초부터 속도감 있는 물가 대책 등을 강조해 온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결정하면 관련 정책 마련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야당은 비판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악화된 중일 관계가 향후 경제에 미칠 영향, 그리고 (23일 개회하는) 정기국회에서 야당의 관련 추궁이 본격화되며 지지율이 하락할 것을 우려했다”며 “이에 지지율이 높을 때 총선을 실시하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다”고 전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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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시진핑에 ‘中만큼 한일관계 중요하다’ 직접 말해”… 오늘 방일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한국과 일본은 가치와 지향을 함께한다는 측면이 정말 중요하다”며 “(한일은) 경쟁하면서도 협력할 분야가 워낙 많다”고 밝혔다. 냉각된 중일 관계에 대해선 “그건 중국과 일본 간의 문제이지 우리가 깊이 관여하거나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조건으로 일본이 요구하고 있는 후쿠시마산(産) 수산물 수입 문제에 대해선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시(市)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는다. ● “日 수산물 수입도 중요 의제” 이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일본 공영방송 NHK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과) 서로 부족한 점들은 보완해 가고 또 경쟁하면서도 협력할 분야가 워낙 많다”며 “함께할 공통점이 뭐가 있는지를 좀 더 많이 찾아보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과거사 문제에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바탕으로 실용적인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일본과의 안보 분야 협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일 안보 협력이란 기본 축에 맞춰서 안보 협력을 해 나가야 될 것”이라며 “예민한 문제는 예민한 문제대로, 문제없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적극 협력해 나가야 이 복잡한 상황을 좀 잘 타개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과 일본 관계에 대해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대화를 소개하며 “(시 주석에게) 중국만큼 일본과의 관계도 중요하다고 직접 말했다”고 했다. 이어 “시 주석은 대만 문제에 관한 일본 측의 입장에 대해 매우 안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며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측면에서 중국과 일본의 대립과 대결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양국 간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잘 해소되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후쿠시마산 수산물 금지 조치에 대해선 “현재 상태로는 대한민국 국민의 정서적인 문제, 신뢰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CPTPP 가입에 대한 협력을 얻기 위해서는 그것도 중요한 의제”라고 말했다. CPTPP 가입을 위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문제를 장기적으로 논의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현재 한국은 후쿠시마현 등 일본 8개 현에서 어획된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2018년 일본 주도로 출범한 CPTPP는 영국,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경제 동맹체로 한국도 가입을 추진 중이다. ● “북-일 대화에 역할 하고 싶다” 다카이치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밝힌 데 대해 이 대통령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관점에서 북한과 미국, 북한과 일본의 회담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가능해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가는 역할을 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선 “선입관으로는 매우 강경한, 특히 한국 관계에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직접 만나 보니 매우 인간적이고, 에너제틱한, 열정 넘치는 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나도 특별한 정치적 후광 없이 이 자리에 왔는데 총리도 자수성가한, 정말 특별한 후광 없이 정치적으로 성공한 분이라 공감되는 바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후 일본에 강경 발언을 하지 않는다’는 질문에는 “야당의 정치인일 때와 국가의 운명을 책임지는 국가 지도자의 입장에 있을 때는 다른 것 같다”며 “좀 더 진지해져야, 신중해져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이날 오후 회담이 열리는 나라현 나라시에 도착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나라현 야마토코리야마시 출신으로, 지난해 10월 총리 취임 뒤 고향인 나라현을 찾는 것은 처음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X(옛 트위터)를 통해 “13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고도(古都) 나라에서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일본과 조선반도(한반도) 간의 문화적 교류를 되돌아보며, ‘셔틀 외교’를 착실히 추진해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의 발걸음을 더욱 진전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기회가 되면 내 고향인 경북 안동으로 한번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6-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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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카이치, 한일 정상회담 앞두고 아베 위령비 찾아 헌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나라현 나라시에서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2일 현지를 먼저 찾아 회담 준비에 나섰다. 그는 “양국 관계를 더욱 진전시키고자 한다”는 뜻도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후 X를 통해 “내일 열릴 일한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께서 요청하신 대로 나라에서 개최하게 됐다”면서 “사전 준비 일정도 있어 저는 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고향인 나라현을 방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나라시에 도착 조부모와 부모가 잠든 가문의 묘소를 찾은 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를 추모하는 위령비도 찾아 헌화했다. 나라시는 2022년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전 총리가 지원 연설 도중 사제총의 공격에 숨진 곳이기도 하다. 다카이치 총리는 “때로는 엄격하게 그러나 뒤에서 묵묵히 저의 정치 활동을 지지해 준 부모님, 일본의 명예를 지키고 경제를 강하게 만드는 데 혼신을 다했던 아베 전 총리의 뜻에 다시 한번 마음을 기울였다”며 “일본의 국정 운영이라는 중책을 맡은 사람으로서의 결의를 새롭게 다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13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고도(古都) 나라에서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일본과 조선반도(한반도) 간의 문화적 교류를 되돌아보며, ‘셔틀 외교’를 착실히 추진해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의 발걸음을 더욱 진전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후 4시경 정상회담이 열리는 나라시의 호텔에 도착해 총리 비서관 등과 정상회담 준비에 나섰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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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다카이치, 17일 이후 중의원 해산 의사 표명할 듯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조기 총선 일정에 대해 17일 이후 직접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13~14일 이재명 대통령, 15~17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방일이 각각 예정된 가운데 우선 정상회담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12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주변에 “상대에게 실례가 되지 않도록 우선 정상회담에 몰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카이치 정권의 한 간부는 “외교 일정이 진행되는 중에 총리가 총선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니혼TV에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자신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격화된 상황에서 타국 정상을 초대해 정상회담을 여는 만큼 관련 사안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한 외교적 노력에 우선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중의원(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는 건 총리 고유의 권한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명확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여야는 사실상 이미 총선 체제에 돌입했다. 앞서 10일 총무성은 각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지방자치단체) 선거관리위원회에 중의원 선거를 준비하라는 ‘행정 연락’을 취했다. 총선 일정은 ‘1월 27일 선거 공시 후 2월 8일 투표’와 ‘2월 3일 선거 공시 후 15일 투표’ 등 두 가지 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3월 미국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려는 다카이치 총리가 재신임을 받아 정치적 입지를 더욱 굳힌 뒤 방미길에 오르는 구상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다카이치 총리가 지난해 10월 21일 취임한 후 70% 내외 지지율이 나오면서 조기 총선 가능성은 꾸준히 거론돼 왔다. 하지만 2월 실시는 예상보다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취임 초부터 속도감 있는 물가 대책 등을 강조해 온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결정하면 관련 정책 마련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야당은 비판하고 있다. 중의원 총 465석 중 연정을 꾸린 자민당(199석)과 일본유신회(35석)는 간신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악화된 중일 관계가 향후 경제에 미칠 영향, 그리고 (23일 개회하는) 정기국회에서 야당의 관련 추궁이 본격화되며 지지율이 하락할 것을 우려했다”며 “이에 지지율이 높을 때 총선을 실시하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다”고 전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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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3대 안보문서에 ‘태평양 방위력 강화’ 명시 방침… 中 견제

    일본이 올해 개정할 ‘3대 안보문서’에 태평양에서 방위력 강화 방침을 명시키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1일 전했다. 3대 안보문서는 일본의 중장기 국방안보 정책과 구체적 실행계획을 정의한 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을 말한다. 이를 두고 중국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사진)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문제 삼아 각종 경제 제재 조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이 중국 견제와 군사력 증강 의지를 드러낸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국영기업의 희토류 신규 계약 중단 등 일본에 대한 ‘희토류 통제’ 카드를 본격화하고 있다.● 日 “中 태평양 진출, 새로운 위협” 이날 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3대 안보문서 중 하나인 방위력정비계획에 ‘태평양 방위 강화’를 포함하는 방침을 세웠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자위대가 태평양에서 광범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항만, 활주로, 레이더망을 정비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일본은 내년부터 이오(硫黄)섬의 항만정비 조사에 착수한다. 이 섬은 도쿄에서 남쪽으로 약 1250km 떨어진 제2도련선(일본 이즈제도∼괌∼사이판)상에 있다. 특히 중국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사정권 밖이라는 지리적 장점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 접안 능력을 강화하고, 전투기 활주로를 보수하겠다는 구상이다. 오키나와 동쪽 기타다이토(北大東)섬에 이동식 경계관제 레이더 배치, 일본 최동단 미나미토리(南鳥)섬의 장사정 미사일 사격장 정비도 추진된다. 앞서 중국군은 지난해 6월 서태평양에서 처음으로 항공모함 2척의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전투기가 일본 자위대 전투기를 향해 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 비춤)하는 과정에서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에 처음 진입했다. 요미우리는 “일본은 지금까지 북한 미사일에 대비해 일본해에 레이더망을 주로 배치했고, 태평양은 경계와 감시의 공백 지대였다”며 “중국의 태평양 진출은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中, 日과 기존 희토류 계약 파기 검토” 중국은 일본의 이 같은 움직임을 ‘군국주의 부활’로 규정하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교도통신은 중국의 일부 국영 기업이 더이상 희토류 계약을 맺지 않겠다고 일본 기업에 통보했다고 10일 전했다. 앞서 6일 중국 정부가 이중 용도(민간 및 군사 겸용) 물자의 일본 군수용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일본 기업에 대한 희토류 통제가 확인된 건 처음이다. 중국은 신규 거래 중단 외에 기존에 맺었던 희토류 계약까지 파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민간 용도로 사용될 희토류 수출에서도 허가 절차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는 11일 공개된 일본 공영방송 NHK와의 인터뷰에서 “일본만을 겨냥한 이번 조치는 국제 관행과 크게 다르며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 강하게 항의하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 다카이치, 중의원 해산 및 조기 총선도 검토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23일 소집될 정기국회에서 중의원을 해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요미우리가 이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일 갈등 국면에서 7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기 총선을 통한 승리를 바탕으로 권력 기반을 강화하려는 의도란 분석이 나온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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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수출통제 日반발은 위선”… 日, 추가보복 우려 맞불 자제

    민간용과 군수용으로 모두 사용 가능한 이중용도 물자의 군수용 수출 금지와 희토류 수출 허가 강화 등 대일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중국이 일본의 반발에 대해 “이중 잣대이자 위선적 태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일본은 맞대응을 자제하는 가운데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이 대만과 인접한 오키나와를 방문하며 중국 견제에 나섰다.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8일자 사설에서 “(일본이) 대만 문제라는 레드라인을 함부로 밟으면서 중국을 겨냥할 무기를 만드는 데 쓰일 원자재를 공급해 주길 바라는 건 무슨 논리인가”라고 지적했다. 일본이 중국의 대일 수출 통제가 국제 관행에 어긋난다고 항의하자,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문제 삼은 것. 또 일본이 미국과 동조해 중국에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가해 왔다며 “도둑이 ‘도둑 잡아라’라고 외치는 격”이라고 했다.추가 보복을 우려하고 있는 일본은 중국의 제재에 항의하면서도 맞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날 일본산 디클로로실란(DCS)에 대해 중국이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다만, 일본이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 등 핵심 소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소재를 통해 대중 수출 통제 카드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양국이 보복 조치를 주고받을 경우 양국 정상이 만날 것으로 보이는 올 11월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까지 갈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이런 가운데 고이즈미 방위상이 7일부터 이틀간 오키나와를 방문해 주일미군 기지와 자위대 부대를 시찰했다. 그가 오키나와를 찾은 건 지난해 11월 하순에 이어 40여 일 만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전날 후지TV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기대한다”며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이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일본 외무성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사무차관은 8일 우장하오(吳江浩) 주일 중국대사를 만나 이중용도 물자 관련 조치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철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6-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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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수출통제에 日 반발은 위선”…일본은 맞불 자제

    민간용과 군수용으로 모두 사용 가능한 이중용도 물자의 군수용 수출 금지와 희토류 수출 허가 강화 등 대일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중국이 일본의 반발에 대해 “이중 잣대이자 위선적 태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일본은 맞대응을 자제하는 가운데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이 대만과 인접한 오키나와를 방문하며 중국 견제에 나섰다.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8일자 사설에서 “(일본이) 대만 문제라는 레드라인을 함부로 밟으면서 중국을 겨냥할 무기를 만드는데 쓰일 원자재를 공급해주길 바라는 건 무슨 논리인가”라고 지적했다. 일본이 중국의 대일 수출 통제가 국제 관행에 어긋난다고 항의하자,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문제 삼은 것. 또 일본이 미국과 동조해 중국에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가해왔다며 “도둑이 ‘도둑 잡아라’고 외치는 격”이라고 했다.추가 보복을 우려하고 있는 일본은 중국의 제재에 항의하면서도 맞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날 일본산 디클로로실란(DCS)에 대해 중국이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데 대해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다만, 일본이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EUV 포토레지스트 등 핵심 소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소재를 통해 대중 수출 통제 카드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양국이 보복 조치를 주고받을 경우 양국 정상이 만날 것으로 보이는 올 11월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까지 갈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이런 가운데 고이즈미 일본 방위상이 7일부터 이틀간 오키나와를 방문해 주일미군 기지와 자위대 부대를 시찰했다. 그가 오키나와를 찾은 건 지난해 11월 하순에 이어 40여일 만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전날 후지TV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기대한다”며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이 중국의 대만 침공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일본 외무성은 8일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 健裕) 사무차관은 우장하오(吳江浩) 주일 중국대사를 만나 이중용도 물자 관련 조치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철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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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日 반도체 원료 반덤핑 조사” 희토류 이어 또 제재

    중국이 7일 “일본산 디클로로실란(DCS)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하루 전에도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문제 삼으며 희토류를 포함한 이중 용도 물자(민간용과 군용으로 모두 사용 가능한 물품)의 군수용 수출을 금했다. 이틀 연속 일본을 향한 경제적 압박 조치에 나선 것이다. ● 中, 일본에 대한 경제 압박 조치 강화 나서 중국 상무부는 이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일본에서 수입된 DCS 가격은 31% 떨어졌다”면서 일본 기업들의 덤핑 수출로 자국 내 관련 산업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DCS는 반도체 칩 제조에 쓰이는 가스 형태 물질로 웨이퍼 위에 얇은 실리콘 층을 쌓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일본은 초고순도 등급의 세계 DCS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인다. 중국이 일본산 DCS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일본산 제품 가격이 높아지면 중국 기업은 한국, 독일 등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중국은 자국산 희토류의 대(對)일본 수출 심사 강화 또한 검토하고 있다. 같은 날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최근 일본의 악질적 행태를 감안해 당국이 지난해 4월 통제 목록에 포함시킨 희토류 관련 품목의 수출 허가 심사를 더 엄격히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하자 사마륨, 가돌리늄, 터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7개 희토류 및 관련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반도체, 첨단 무기 등의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 허가 절차까지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본이 ‘레드 라인’을 넘거나 중국의 안보 이익을 위협하는 추가 조치를 취한다면 경제·무역 관계를 포함한 더 광범위한 파장이 따를 것”이라고도 전했다. 중국의 각종 경제적 압박이 강화되면 일본 경제는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의 대중 희토류 의존도는 2009년 85%에서 2020년 58%로 낮아졌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산 희토류가 저렴하다는 이유 등으로 2023년 해당 비중이 69%로 다시 상승했다. 일본 다이와종합연구소도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광물 수출을 1년간 전면 중단한다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약 3.2%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액으로는 약 18조 엔(약 166조6500억 원)에 달한다. 이 여파로 일본 고용 또한 약 3.2% 줄어 약 216만 명에 이르는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 日, 첨단소재 수출 제한 등 대응 나설 수도 일본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가나이 마사아키(金井正彰)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6일 스융(施泳) 주일본 중국대사관 차석 공사에게 “일본만을 상대로 한 수출 제한 조치는 국제 관행과 크게 달라 매우 유감스럽다”며 해당 조치의 철회를 요구했다. 일본이 중국에 대한 첨단소재 수출 규제 등 ‘맞불’을 놓을 가능성도 있다. 일본은 2019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 감광제(포토레지스트) 등의 수출을 규제했다. 한편 일본 도쿄에서 7일 열린 중일 경제단체 신년회에 우장하오(吳江浩) 주일 중국대사가 불참했다. TV아사히에 따르면 수십 년간 열린 이 행사에 현직 주일본 중국 대사가 불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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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일본산 디클로로실란에 대한 반덤핑 조사 착수” 대일 경제 압박

    중국이 7일 “일본산 디클로로실란(DCS)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하루 전에도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문제 삼으며 희토류를 포함한 이중 용도 물자(민간용과 군용으로 모두 사용 가능한 물품)의 군수용 수출을 금했다. 이틀 연속 일본을 향한 경제적 압박 조치에 나선 것이다. ● 中, 일본에 대한 경제 압박 조치 강화 나서중국 상무부는 이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일본에서 수입된 DCS 가격은 31% 떨어졌다”면서 일본 기업들의 덤핑 수출로 자국 내 관련 산업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DCS는 반도체 칩 제조에 쓰이는 가스 형태 물질로 웨이퍼 위에 얇은 실리콘 층을 쌓는데 핵심 역할을 한다. 일본은 초고순도 등급의 세계 DCS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인다. 중국이 일본산 DCS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일본산 제품 가격이 높아지면 중국 기업은 한국, 독일 등의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중국은 자국산 희토류의 대(對)일본 수출 심사 강화 또한 검토하고 있다. 같은 날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최근 일본의 악질적 행태를 감안해 당국이 지난해 4월 통제 목록에 포함시킨 희토류 관련 품목의 수출 허가 심사를 더 엄격히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4월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하자 사마륨, 가돌리늄, 터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7개 희토류 및 관련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반도체, 첨단 무기 등의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 수출 허가 절차까지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본이 ‘레드 라인’을 넘거나 중국의 안보 이익을 위협하는 추가 조치를 취한다면 경제·무역 관계를 포함한 더 광범위한 파장이 따를 것”이라고도 전했다.중국의 각종 경제적 압박이 강화되면 일본 경제는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의 대중 희토류 의존도는 2009년 85%에서 2020년 58%로 낮아졌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국산 희토류가 저렴하다는 이유 등으로 2023년 해당 비중이 69%로 다시 상승했다.일본 다이와종합연구소도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광물 수출을 1년간 전면 중단한다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약 3.2%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액으로는 약 18조 엔(약 166조 6500억 원)에 달한다. 이 여파로 일본 고용 또한 약 3.2% 줄어 약 216만 명에 이르는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日, 첨단소재 수출 제한 등 대응 나설 수도일본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가나이 마사아키(金井正彰)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6일 스융(施泳) 주일본 중국대사관 차석 공사에게 “일본만을 상대로 한 수출 제한 조치는 국제 관행과 크게 달라 매우 유감스럽다”며 해당 조치의 철회를 요구했다.일본이 중국에 대한 첨단소재 수출 규제 등 ‘맞불’을 놓을 가능성도 있다. 일본은 2019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 감광제(포토레지스트) 등의 수출을 규제했다.한편 일본 도쿄에서 7일 열린 중일 경제단체 신년회에 우장하오(吳江浩) 주일 중국대사가 불참했다. TV아사히에 따르면 수십 년간 열린 이 행사에 현직 주일본 중국 대사가 불참한 적건 이번이 처음이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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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방중 도중에… 中, 다카이치 대만발언 겨냥 ‘日 경제 급소’ 찔러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 이후 일본에 대한 경제·군사적 압박을 이어온 중국이 6일 희토류를 포함한 이중용도 물자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중용도 물자는 희토류와 고강도 탄소섬유처럼 민간용이나 군용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물품을 말한다. 앞서 중국은 자국민의 일본 관광 및 유학 자제, 일본 문화 콘텐츠 수입 차단 같은 한일령(限日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순찰 강화 등의 군사적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이 요구하는 대만 발언 철회와 사과에 응하지 않자, 일본 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희토류를 포함한 ‘이중용도 물자 통제’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日에 모든 이중용도 물자 수출 금지”이날 중국 상무부는 2026년 고시 1호를 통해 “일본 군사 사용자와 군사 용도, 그리고 일본의 군사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기타 최종 사용자·용도의 모든 이중용도 물자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국가나 조직, 개인이 중국이 원산지인 이중용도 물자를 중국의 조치를 위반해 일본에 제공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묻는 사실상의 ‘2차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조항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발표와 함께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기존에도 이중용도 물자는 군사용으로 수출될 수 없도록 수출 시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이번 조치는 일본에 대한 군사용 수출 금지를 명확히 했고, 동시에 ‘군사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같은 모호한 문구를 통해 대일 수출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이 특정 국가를 상대로 이중용도 물자의 군사용 수출을 제한 혹은 금지하겠다고 명시한 건 2024년 12월 미국 이후 두 번째다. 이중용도 물자에는 특수 금속합금 같은 첨단소재를 비롯해 고성능 반도체, 항공기 엔진 부품 등이 포함된다. 올해 기준 중국이 발표한 이중용도 물자는 총 846개로 지난해 4월 추가된 사마륨 등 희토류 7종도 포함된다. 일본은 현재 희토류 물량의 60∼7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가 본격화되면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일본 산업계에 문제를 일으켜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을 키우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日 지도부의 악질적 발언 탓”… 美中, 韓日 관계에도 영향 중국 상무부는 이날 함께 발표한 대변인 성명을 통해 “최근 일본 지도자가 대만 문제에 대해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이는 중국의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그 성격과 영향이 극히 악질적”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일본 여행 제한과 일본 수산물 수입 제한 외에 추가적인 보복 조치를 취하지 않던 중국이 새해 첫 고시로 일본에 대한 희토류 등 이중용도 물자 수출 금지를 발표하면서 중일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3일 미국이 군사 조치를 통해 친중 성향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 압송하자, 중국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핵심 동맹인 일본을 한층 강하게 압박하면서 지난해 12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휴전에 들어간 미중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일, 한미일 공조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이며, 조만간 일본도 방문할 예정인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발표된 건 한일, 한미일 협력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란 분석도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이 균형 외교를 추구하는 이 대통령의 열망과 한국의 오랜 반일 정서를 이용해 한일 사이에 이간질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6-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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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3㎏ 초대형 참치 47억원에 낙찰…도쿄 시장 역대 최고가

    일본 최대 수산시장에서 열린 새해 첫 경매에서 참치 한 마리가 약 47억 원에 팔려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5일 도쿄의 수산물 도매시장인 도요스시장 경매에서 아오모리현 오마 지역에서 잡힌 243㎏짜리 대형 참다랑어가 5억1030만 엔(약 47억 원)에 낙찰됐다고 전했다. 이날 판매가는 관련 기록이 있는 1999년 이후 역대 최고가다. ㎏당 가격은 약 1900만 원. 기존 참치 한 마리당 최고 기록은 2019년 3억3360만 엔(30억7000만 원)이었다.일본에서는 새해 첫날 품질 좋은 참치를 낙찰받거나, 이를 먹는 것을 ‘길조’로 여겨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최고가 낙찰자는 해마다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아 홍보 효과를 노리고 평소보다 더 큰 금액을 제시하기도 한다. 올해 최고가 낙찰자는 초밥 체인점 ‘스시 잔마이’를 운영하는 업체 기요무라였다. 최고가 참치는 ‘스시 잔마이’ 쓰키지 본점에서 해체돼 이날부터 ‘오도로(뱃살)’ 598엔(약 5500원) 등 평소와 같은 가격에 제공될 예정이다. 기요무라를 운영하는 기무라 기요시(木村淸) 대표는 “해당 참다랑어를 꼭 갖고 싶어 낙찰을 받았다”며 “낙찰가에 조금 놀랐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참치를 먹고 올해 건강하기를 바란다”고 했다.이날 도요스시장 경매에서는 성게도 역대 최고가에 팔렸다. 홋카이도산 성게 400g이 3500만 엔(약 3억2000만 원)에 낙찰됐다. 작년에 기록한 기존 최고치의 5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알려졌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6-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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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황인찬]日 오사카 행정통합 실패의 교훈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정부가 지난해 10월 출범한 뒤 일본의 지역 균형 발전의 논의에 탄력이 붙고 있다.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가 오사카의 ‘부(副)수도’ 지정을 강하게 요구하자,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동의하며 관련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오사카가 부수도로 지정되면 도쿄에서 대형 재해가 발생했을 때 수도의 기능을 대체하게 된다. 자연스레 중앙 기관 및 기능의 일부 이관도 예상된다. 무엇보다 사람과 자원이 도쿄에만 집중되는 ‘1극’ 현상의 폐해가 완화돼 지역 균형 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한국에서도 최근 광역단체들의 행정통합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인구 및 경제 구조가 비슷한 일본의 행정통합 상황을 다시금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오사카 통합 ‘주민투표’ 두 차례 부결 오사카를 도쿄에 필적하는 대도시로 키우자는 주장은 오래전부터 나왔다. 현재의 오사카시(市)를 폐지하고 도쿄도처럼 여러 특별구로 행정구역을 재편해 주민 밀착 행정을 펼치자는 취지였다. 또한 오사카시가 기존에 갖고 있던 광역 행정은 오사카부(府)로 넘기고 ‘오사카도(都)’로 격상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실제로 이를 위해 2015년, 2020년 두 번의 주민투표를 실시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반대 비율이 각각 50.4%, 50.6%로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사실상 행정구역이 승격되는 것에 오사카 주민들은 왜 반대 목소리를 냈을까. 교토산업대학은 ‘오사카도’ 구상이 부결된 뒤 그 이유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실제 행정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여러 변수가 작용하고 있었다. ‘오사카도’ 구상은 지역정당인 일본유신회가 적극 추진했다. 오사카의 대도시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된 오사카시 외곽의 오사카부를 오사카도로 격상해 권한과 재원을 강화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실제 주민투표 단계에 들어가자 ‘오사카시 폐지’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부각됐다. 통합의 미래상을 논의하기보다는 기존 오사카시가 갖고 있던 역사와 정체성을 버리느냐, 유지하느냐가 쟁점이 됐다. 또한 통합으로 인해 총 24개 행정구 가운데 20개는 이름을 잃고, 4개 구로 통합하게 됐는데, 다른 구로 흡수 통합되는 구민들의 통합 반대 비율이 높았다. 지역명이나 특정 행정구 소속에 애착을 갖고 있던 주민들이 생각보다 많았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통합으로 인한 이익을 구체적인 숫자 등으로 보여주며 주민들을 이해시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무엇보다, 통합을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해질수록 통합안을 이끄는 일본유신회 출신 현직 오사카시 시장에 대한 사실상의 재신임 투표로 주민투표의 성격이 변질되기 시작했다고 주오대학 사회과학연구소는 분석했다. 결국 행정통합 정책의 적절성과 기대 성과를 따지기보다는 정치적 진영 대결 형식으로 변질됐단 것이다. 이제 일본유신회는 ‘오사카도’가 아닌 ‘부수도’를 앞세워 세 번째로 오사카의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자민당과 함께 관련 법안을 의원입법으로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러자 후쿠오카시, 나고야시 등이 “부수도가 지정된다면 왜 꼭 오사카여야 하냐”면서 경쟁에 참여할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결국 부수도 구상은 주민 동의는 물론 다른 지역과의 안배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됐다.행정통합, 주민들 이해와 공감 우선돼야 최근 한국에선 대전과 충남, 광주와 전남, 부산과 경남 등이 각각 7월까지 행정통합을 목표로 하고 나섰다. 이에 해당 지역에선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일본처럼 우리도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야 함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행정통합의 속도를 강조하기보다는 주민들의 충분한 이해와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통합에 나선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자리인 오사카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황인찬 도쿄 특파원 hic@donga.com}

    • 202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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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 인터뷰]“日노벨상, 30여년 전 투자 결과… 아무도 주목 않는 곳에서 창조 가능”

    《“기초과학은 얼핏 보면 ‘무용(無用·쓸모없는 것)’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아무도 안 하는 것을 하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분야에서 연구할 때 창조가 가능하다.” 2025년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인 기타가와 스스무(北川進·75) 일본 교토대 교수가 지난해 12월 22일 교토대 연구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결과가 빨리 나오는 것만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문화에선, 결국 기초과학은 사라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건 처음이다. 기타가와 교수는 ‘금속-유기 골격체(MOF)’라는 새로운 분자 구조를 개발한 공로로 리처드 롭슨 호주 멜버른대 교수, 오마르 야기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와 함께 지난해 노벨상을 수상했다. 사카구치 시몬(坂口志文) 오사카대 석좌교수 또한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해 일본은 한 해에만 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냈다. 누적 노벨 과학상 수상자도 27명에 이른다. 다만 그는 일본 과학계가 과거의 영광에 매몰돼선 안 된다며 앞날에 대한 우려도 쏟아냈다. 아직까지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지 못한 한국에는 “기초과학을 제대로 지원하는 사회적 풍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타가와 교수, 야기 교수는 올해부터 고려대 KU-KIST 융합대학원 석좌교수로 임용돼 활동한다. 장래를 고민하는 젊은 세대에겐 “우선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일단 먼저 시작하라”고 권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일본의 잇따른 노벨 과학상 수상의 비결은 무엇인가.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하고 싶다. 나는 1979년 박사 학위를 받고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1980년대 일본은 지금처럼 물가가 높지 않았고 기초 연구비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경쟁적으로 연구비를 크게 따내려 하지 않아도 차분히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나를 포함해 1980∼90년대에 연구를 진행했던 과학자들 사이에서 큰 성과와 혁신이 나왔다. 이에 노벨상을 비롯한 각종 상을 지금에야 받는 것이다.” ―일본 기초과학이 지금은 위기라는 말도 있다. “연구 환경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물가가 크게 올랐고 기본으로 지급되던 연구비가 크게 줄었다. 연구자들은 시간과 자금이 모두 부족하다. 자유로운 발상으로 연구를 추진하기가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다. 특히 젊은 연구자들의 고용 불안이 심각하다. 정규직보다는 3∼5년짜리 기간제 고용이 늘었다. 그래서 ‘젊은 연구자들을 더 지원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정부에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올해부터 고려대 석좌교수로 활동한다. “(2025년) 10월에 노벨상이 발표됐는데 그 몇 달 전부터 고려대에서 석좌교수로 와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2년 정도 활동하고 젊은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하라는 내용이었다. 좋은 제안이라고 여겨 수락했다. 고려대에 가서 강연을 하고, 여러 연구자와 토론도 나눌 예정이다. 한국에 뛰어난 인재가 많다. 제 연구 분야에서도 한국 연구자들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한국에서는 ‘의대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일본도 의학이나 법조계 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의대는 수준이 높고 들어가기 어렵다. 한국 인구는 5000만 명 정도인데 일본의 절반 이하다. 일본 인구가 1억 명이 넘는다는 것은 학문적으로 좋은 상황이다. 대부분의 연구 분야에서 각각의 영역을 담당할 인재층이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특정 연구 분야의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인구 규모가 작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면이 있는 듯하다. 단정할 수 없지만 한국에서 학자로 살아가기 위한 선택지 자체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선 지방대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내가 묻고 싶었던 질문이다. ‘서울 출신이냐, 아니냐’가 그렇게 중요한 사안이라는 점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고 꽤 놀랐다. 일본은 그렇지 않다. 도쿄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특별히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다. 도쿄대에 가든, 교토대에 가든, 어떤 대학에 들어가든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해 왔는지가 중요하다. 결국은 개인의 능력이 평가의 기준이다. 한국은 엘리트를 길러내는 구조가 서울로 모두 집중된 게 아닌가 싶다. 다만 일본 또한 도쿄대, 교토대, 오사카대 등 대도시 일부 대학에 연구비와 지원이 집중되는 경향은 있다.” ―교토대에서 연구 추진 부총장 역할을 맡고 있다. “대학 전체를 조망하면서 정책을 추진하는 자리다. ‘WPI(World Premier International Research Center Initiative·세계 최고 수준 연구 거점)’ 프로그램에서 10년 동안 거점장으로 참여했다. WPI에는 네 가지 미션이 있다. 첫째는 최상위 수준의 과학 연구인데, 두말할 필요 없이 중요하다. 둘째는 융합 연구다. 예를 들어 세포생물학과 재료과학을 결합해서 완전히 새로운 연구 분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셋째는 국제화다. 이메일도 영어를 먼저 쓰고, 일본어를 나중에 덧붙일 정도로 국제화에 열심이다. 네 번째가 가장 중요한데, 바로 새로운 제도다.” ―어떤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나. “일본 대학은 학부나 학과 같은 조직 단위 문화가 강하고 비교적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다. 그래서 총장이 아무리 ‘톱다운’ 방식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쉽고 빠르게 되지 않는다. WPI에서는 거점장이 톱다운 방식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과거 방식으로 신규 교수를 채용하려면 모두가 논의하고 심사를 같이 하느라 최소 1년이 걸린다. 그렇게 공을 들여도 지원자가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톱다운 제도에서는 원칙적으로 하루면 가능하다. 거점장이 ‘이 연구를 하자’고 결정하면 바로 움직일 수 있다. 물론 실제로는 2, 3개월 정도 걸렸지만 기존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빨라졌다.” 기타가와 교수가 공동 개발한 ‘금속-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MOF)’는 금속과 유기물을 이용해 만든 신소재다. 특정 기체 분자를 선택적으로 흡착하거나 저장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기후 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발전시킬 것이란 기대가 크다. ―MOF는 활용성이 높은 신소재로 주목받는다. “지금까지 있던 것들을 더 정교하게 만들거나 더 저렴하게 만드는 기술은 이미 어느 정도 다 나와 있다. 완전히 새로운 걸 하려면 기초과학으로 돌아가야 한다. 기초라는 건 성과가 눈에 보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정부가 돈을 투자하더라도 20년, 30년을 내다보고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일본 정부든, 한국 정부든 5년 안에 성과를 내라고 압박한다.” ―연구를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나.“MOF를 처음 발표했을 때 ‘그런 유기물로는 안전한 구조를 만들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이는 우리가 ‘무의식적인 편견(unconscious bias)’에 사로잡혀 있다는 전형적인 사례다. 즉, ‘돌로 지은 집은 안정적이고, 나무로 지은 집도 안정적이다. 반면 종이, 즉 골판지로 만든 집은 쉽게 부서진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골판지 상자를 모두 비운 채 앉으면 찌그러지지만, 그 안에 책을 빽빽이 채우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 경우 구조가 지나치게 밀집돼 공간을 활용할 수 없다. 그렇다면 공간을 형성하는 골격을 어떻게 하면 튼튼하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생긴다. 즉, 기본 블록인 유기 분자가 모든 원인이 아니라, 그 분자들을 서로 연결하는 결합이 충분히 강하면 된다는 점이다. 분자 크기의 세계에서는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를 접착제처럼 이어 주는 결합이 존재하는데, 이를 ‘배위 결합’이라고 부른다. 이 ‘배위 결합’이 적절한 강도를 지니면, 공간을 유지할 수 있는 견고한 골격을 구현할 수 있다. 이러한 원리를 통해 안정적인 나노 세공을 지닌 골격 재료, 즉 MOF를 구현했고, 기체가 자유롭게 출입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금방 부서질 것’이라는 무의식적 편견은 과학의 힘으로 불식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이러한 비판에 굴하지 않고 연구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내 (연구) 데이터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무용의 용(쓸모없는 것이 되레 더 쓸모 있다)’을 강조했다. “일본 최초 노벨상 수상자인 유카와 히데키(湯川秀樹·1949년 노벨 물리학상)를 보자. 그는 장자의 철학을 굉장히 좋아했고 만년에는 관련 책도 썼다. 거기에 나오는 개념이 바로 ‘무용의 용’이다. ‘쓸모 있는 것’은 이미 다 보인다. 다들 ‘이건 도움이 되니까 조금만 고쳐보자’는 식으로 접근한다. 하지만 전혀 쓸모없어 보이는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런데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것에서 새로운 발상이 나오고 새로운 길이 열린다. ‘무용의 용’은 창의성의 핵심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이 생각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지금까지도 그 자세를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 ―노벨상 수상 행사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수상식 날 무대에 올라가서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메달과 증명서를 직접 받는 순간 ‘아, 내가 하고 있는 분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구나’라는 실감이 처음으로 들었다.” ―한국은 아직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없다. “기초과학을 제대로 지원하는 사회적 풍토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기초과학은 ‘저게 무슨 쓸모가 있냐’는 말을 듣기 쉬운 분야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것을 연구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대우해줘야 한다. ‘그걸 도대체 어디에 쓰냐’, ‘그게 세계적으로 통하겠느냐’ 이런 말을 하는 사회에서는 새로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 물론 과학계의 유행을 빠르게 잡아내서 크게 키워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보이지 않지만 무언가 독창적인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우대해야 한다. 이들은 남 눈치 안 보고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하는 사람들에 가깝다. 그런 사람들을 반드시 남겨둬야 한다.” ―장래를 고민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수학이든 운동이든 젊을 때부터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키워가야 한다. 중요한 건, 우선 ‘좋아하는 것’을 하는 거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성공하는 경험을 쌓으면 그때 얻는 경험치가 굉장히 크다. 그게 또 다른 분야로 확장될 수도 있다. 원래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영역에도 의외로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사례도 생긴다. 지금까지의 교육은 “이걸 해라, 저걸 해라”, “싫어도 해라, 안 하면 안 된다”는 식이었다. 이제 그런 방식으로는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실제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았나. “그렇다. 내 연구 인생도 마찬가지였다. 흥미가 있는 것에 깊이 빠져들었고, 거기에서 길을 만들고 내 왔다. 이게 가장 기본적인 전제다. 그다음은 도전이다. 조금은 무리하더라도 목표를 세우고, ‘여기까지 가보자’고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기타가와 스스무 일본 교토대 교수△1951년 일본 교토 출생△1974년 교토대 공학부 졸업△1976년 교토대 대학원 공학연구과 석사과정 수료△1979년 교토대 대학원 공학연구과 박사과정 수료△1988년 긴키대 이공학부 부교수△1992년 도쿄도립대 이학부 교수△1998년 교토대 대학원 공학연구과 교수△2013년 교토대 물질-세포 통합시스템 거점 거점장 및 교수△2016년 교토대 고등연구원 부원장△2024년 교토대 이사 및 부총장△2025년 노벨 화학상 수상교토=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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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 인터뷰]“한일정상 ‘셔틀외교’ 지속이 성과… 갈등예방 ‘레드라인’도 설정해야”

    《“한국과 일본의 새 정상이 ‘셔틀 외교’를 지속하고 있는 것 자체가 성과다. 이제는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해야 할 때다.” 한국 국적의 재일동포 2세 정치학자인 강상중 도쿄대 명예교수(76)는 취임 전 상대국을 향해 강경 발언을 했던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가 집권 후엔 양국 협력을 강조하며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달 중 한중, 한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일각에선 올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한일 간 협력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 교수는 “한일 정상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확인하고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있는 미국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 국적자로서 처음 도쿄대 정교수가 됐다. 일본에서 100만 부가 팔린 ‘고민하는 힘’ 등 여러 베스트셀러도 출간했다. 1972년 한국을 방문한 뒤 나가노 데쓰오(永野鐵男)라는 일본 이름 대신 강상중이라는 한국 이름을 쓰며 정치학자, 사회비평가로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2026년을 앞둔 지난해 12월 13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한일 관계, 동북아 정세, 한국 사회 등 다양한 현안을 넘나들며 약 90분간 폭넓은 식견을 보여줬다. 다음은 일문일답.》―한일 ‘셔틀 외교’가 유지되고 있다. “현재 중국과 일본 관계에 긴장이 매우 고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란 불확실성이 큰 요소도 있다. 이런 요인들이 한국과 일본을 서로 묶어두는 강한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셔틀 외교를 좀 더 발전시키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 “한일이 셔틀 외교 와중에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을 암묵적으로 합의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일종의 ‘레드라인’을 서로 설정하자는 것이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금지 같은 게 그 예다.” ―2026년 1월 한일 정상회담이 추진되고 있다. 두 정상이 무엇을 해야 할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다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과 일본은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건 향후 5년 후, 10년 후 얘기다. 미국과 북한이 ‘북핵 동결’에 합의하면 한일 양국에선 당장 핵무기 보유론이 제기될 수 있다. 핵 개발의 도미노 현상이 동아시아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은 미국, 중국, 북한 사이의 합의다. 한국을 제외한 이들 세 나라가 ‘정전’ 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이에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기 전에 사전협의를 하고 필요한 것을 미국에 강하게 요청하고, 설득하고, 때론 압박해야 한다. 미국을 향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말고 완전한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 한일이 반드시 협력해야 할 중요 과제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는 어떻게 평가하나. “현재까지는 성공이라 생각한다. 다만 앞으로가 문제다.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National Security Strategy)을 보면 미국은 북중미에 강하게 군사 개입을 하려 한다. 반면 아시아 등에 대한 개입은 자제하자는 쪽이다. 미국이 중국을 경계하는 제1도련선(일본 규슈∼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한국과 일본에 지키라고 하는 의도도 읽힌다. 미국이 한국에 핵잠 도입을 허용한 것도 한국은 부정하고 있지만, 역시 한국의 방어 범위를 넓히고 싶어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에 ‘실용 외교’는 쉽지 않다. 항상 ‘차선책(Second Best)’ ‘차차선책(Third Best)’을 염두에 두고 펼쳐야 한다.” 강 교수는 2020년 ‘조선반도(한반도)와 일본의 미래’라는 책을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는 ‘지일(知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일’을 하고 있다고 보나. “문재인 정권의 한계 위에서 이 정권의 ‘실용 외교’가 성립하고 있다. 문 정권은 기본적으로 노무현 정권의 연장선에 있었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이념 외교’ 성향이 너무 강했다. 과거 문 전 대통령이 대선에 나섰을 때 1시간 정도 직접 만난 적이 있다. 그때 일본에 대한 그의 지식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느꼈다. 반면 이 대통령은 과거 몇 차례 일본을 방문한 경험을 얘기했다. 또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주변 핵심 참모들로부터 ‘일본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 얘기를 들었을 것이라고 본다. 일본과의 역사 갈등은 민족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이고, 안보는 생존 문제다. 둘 중 어느 쪽이 우선이냐고 하면 역시 생존과 직결된 안보다.” ―한일, 한중 정상회담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에 한국만큼 중요한 카드는 없다. 두 나라 모두 상대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고 싶어 한다. 광복 후 중국과 일본이 이처럼 동시에 한국을 향해 러브콜을 한 적이 없었다. 다만, 한국이 계속 중립적인 입장만으로 버틸 수 있느냐, 이건 상당히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균형자로서 얼마나 영리하게 움직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한국의 지향점을 좀 더 설명해 달라.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이 있다.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새우’가 아니고, ‘돌고래’ 정도는 된다. 돌고래는 고래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일 수 있고, 고래들 사이를 요리조리 잘 빠져나갈 수 있다. 한국은 그만한 힘이 있다. 최근 군사력 순위를 봐도, 한국은 일본의 절반도 안 되는 인구이지만 국방력을 나란히 하거나 일부 앞섰다는 평가도 있다. ‘돌고래’가 된 한국은 그에 걸맞은 움직임을 해야 한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군국주의 역사가 없어서 국제사회에서 상당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주요 7개국(G7) 체제에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다. 다극적이고 글로벌한 시각에서 한국의 위치를 고민해야 한다.” ―중일 갈등 등에도 다카이치 총리의 지지율이 70% 안팎으로 높다. “일본의 많은 학자나 전문가들은 이런 지지율을 의문스럽고 신기하게 보고 있다. 다만 첫 여성 총리란 점, 세습 정치인이 아니고 스스로 노력해서 총리가 됐다는 점, 열심히 일한다는 인상이 강하다. 자신의 입장을 직설적으로 말하는 점도 대중에게 먹히고 있다. 문제는 경제다. 일본의 재정 위기가 수습되지 않고 있다. 최악의 경우 기준금리는 올렸는데 엔화는 오르지 않고 떨어질 수 있다. 잘못하면 일본 경제가 상당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중일 갈등의 해법은 무엇일까.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은 큰 사안이다. 중국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대만의 주권은 일본이 포기했으며 중국에 귀속됐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또 1972년 중일 공동성명 당시 중국은 전쟁 배상을 요구하지 않았고, 전쟁을 주도한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은 구별해야 한다는 논리를 취했다. 군국주의자와 전쟁 지도자들은 처벌 대상이지만 일본 국민은 오히려 피해자라는 입장이었다. 그런 전제 위에서 대만은 중국에 귀속된다는 점을 일본이 이해하는 대신 일본에 전후 배상을 면제해준 거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이런 전제를 뒤흔드는 것이다. 해당 발언 철회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중국과의 긴장이 이어질 수 있다.” 강 교수는 2024년 12월 터진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인한 한국 사회의 혼란과 변화에도 주목하고 있었다. 또 한국 정치 체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선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둘러싼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는 한국이 쌓아온 민주 질서, 민주화 역사, 국제사회의 신뢰를 짓밟는 쿠데타였다. 쿠데타 지지 세력은 엄정하게 처벌하되, 동시에 어떻게 사회적 분열을 최소화할지 고민해야 한다. 결국 정치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본다. 한국에선 ‘제왕적 대통령제’라고들 하지만 실제론 미국보다는 프랑스식 대통령제에 가깝다. 미국에는 총리가 없지만 프랑스에는 총리가 있다. 프랑스에서는 ‘코아비타시옹(cohabitation·동거)’이라고 해서 야당 당수가 총리가 되고, 여당이 대통령을 맡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한국도 이를 주목해야 한다. 이 실험을 하면 한국에도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안정적인 핵심 축이 형성될 거라고 본다. 필요하다면 국민투표를 통해 독일식 모델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즉, 대통령은 국가원수로 두되 실질 권력은 내각에 두는 의원내각제적 요소를 도입하는 거다. 권력과 에너지를 여러 국내 문제에 쓸 수 있게 구조를 바꿔야 한다.” ―오랫동안 한국을 관찰해 왔다. 한국 사회는 어떻게 변했나. “한국의 호주제가 2005년 폐지됐다. 호적이 있었기에 차별도 존재했다. 호적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 사람의 출신과 배경이 다 드러났으니까. 이제 아시아 주요국 중 호적이 없는 나라는 한국뿐인 것으로 안다. 중국, 일본, 대만은 아직 호주제가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가족 제도, 공동체 인식, 전통적인 가치 등이 빠르게 해체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 등을 먼저 접하고, 선도해 나가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그렇기에 한국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국이 이 정도 위치, 위상에 올라와 있다는 사실을 꼭 인식해 줬으면 한다.” ―2009년 출간한 ‘고민하는 힘’은 한일 양국에서 베스트셀러였다. 지금 한국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2024년 한국의 쿠데타 소동에서도 드러났듯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결국 자기 삶도 지킬 수 없다.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 한국 젊은 세대의 미래가 밝다고만은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한국은 여전히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나라다. 그 가능성을 믿고 도전하라.”강상중 명예교수△1950년 일본 구마모토 출생△1974년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 졸업△1979년 와세다대 정치학 박사 수료△1979년 독일 에를랑겐대 유학△1985년 국제기독교대 조교수△1998년 도쿄대 사회정보연구소 조교수△2004년 도쿄대 대학원 정보학환·학제정보학부 교수△2014년 세이가쿠인대 학장△2016년 구마모토 현립극장 관장 겸 이사장△2021년 간세이가쿠인대 학장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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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현장을 가다/황인찬]다카이치 ‘애마’ 보러 관람객 12배 증가… ‘총리 특수’ 맞은 日 나라

    《19일 일본 나라의 한 자동차박물관을 찾았다. 각종 클래식 차들이 전시돼 있었는데 그 한가운데 도요타의 스포츠카 ‘수프라(Supra)’가 있었다. 올 10월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오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가 과거 22년 동안 타고 다녔던 ‘애마(愛馬)’를 복원해 전시한 것이다.》다카이치 총리는 1961년 나라에서 태어났다. 1991년 생애 첫 차로 이 차를 구입해 각종 정치 일정을 함께했다. 1993년 고향에서 처음 중의원(하원) 선거에 당선된 그는 도쿄의 국회의사당까지 왕복 약 900km 거리를 운전기사 없이 직접 이 차를 몰고 다니며 의정 활동을 했다. ● 다카이치를 만든 ‘차 두 대’ 이렇듯 다카이치 총리와 각별한 인연을 지닌 수프라 옆에는 지금의 그를 만든 또 한 대의 자동차가 보였다. 도요타의 승합차 ‘하이에이스(HiAce)’다. 외관은 다카이치 총리의 지지자들이 유성펜으로 적은 응원 문구로 빈틈이 없을 정도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에게 밀려 낙선했다. 하지만 올해 선거에서 깜짝 이변을 일으키며 총재에 올랐다. 이 두 번의 자민당 총재 선거 기간에 다카이치 총리는 ‘하이에이스’를 타고 일본 전역을 누비며 선거 운동을 펼쳤다. 두 대의 자동차에 정치인으로서 그의 땀과 열정이 오롯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당 총재가 총리에 오른다. 이 자동차박물관은 도다이지, 사슴공원 등 나라의 인기 관광지와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최근 이곳을 찾는 사람이 급증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평소에는 주말 관람객이 50명 정도였는데 다카이치 총리의 취임 이후에는 12배가 늘어난 600명 이상이 들른다”고 소개했다. 멀리 도쿄에서 찾아오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나라 외곽에서 찾아왔다는 한 50대 남성은 “다카이치 총리가 아꼈던 차를 보니 마치 총리를 직접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에게 “한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이미 여성 최고 권력자가 나왔다. 일본에서는 여성 총리가 늦게 나온 감이 있다”고 했다. ● 3만5000원 ‘점심 세트’도 인기 다카이치 총리는 아버지가 회사원, 어머니가 경찰관인 평범한 가정의 외동딸로 태어났다. 나라에서 초중고교를 모두 졸업했고 대학도 인근의 고베대를 나왔다. 이후 나라에서 출마해 10선 중의원에 올랐다. 그에게 ‘나라의 딸’이란 말도 붙는 이유다. 다카이치 총리 또한 나라 출신임을 틈만 나면 밝히며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덕분인지 나라 일대에서는 그의 총리 취임을 지역의 자랑거리로 반기는 분위기다. 그의 총리 집권을 축하하는 각종 관광상품도 판매되고 있다. 같은 날 나라의 한 호텔 로비를 찾았다. 지역 특산품 등이 전시된 매장의 입구에는 다카이치 총리를 모델로 한 ‘사나에짱 만주’와 ‘사나에짱 쿠키’ 세트가 있었다. 만주 세트의 앞면에는 ‘여성 첫 총리’란 문구가 보였다. 뒷면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과 “사나에, 일본을 위해 힘내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의 총리 취임 후 만주가 먼저 제품화됐고, 반응이 좋자 쿠키도 신제품으로 나왔다고 한다. 가격은 1000엔(약 9300원) 내외였다. 이 호텔에서는 다카이치 총리의 취임을 기념해 ‘기간 한정 점심 메뉴’도 팔고 있었다. 다카이치 총리가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명란젓밥, 고로케(크로켓), 돼지고기만두 등으로 구성된 메뉴다. 1인분 가격은 3700엔(약 3만5000원). 호텔 직원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초기에 런치 세트는 하루 60개, 과자 세트는 하루 수백 개가 팔렸다”면서 “지금은 이전보다는 조금 판매량이 줄었지만 꾸준히 찾는 분이 많다”고 소개했다. ● 70%대 지지율 지속 다카이치 총리의 인기는 고향에서만 높은 것이 아니다. 이달 중순 일본 언론사들이 발표한 그의 내각 지지율 조사에서도 인기는 확인된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75%, 요미우리신문 73%, 아사히신문 68%로 모두 70% 내외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 총리 최초로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내놓은 후 중국과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지만 지지율이 흔들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자민당도 총리의 높은 지지율을 반기고 있다. 이시바 전 총리는 집권 내내 연이은 선거 패배, 약 30% 내외의 낮은 지지율로 사퇴했고 당시 당 전체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자민당 또한 이제는 ‘다카이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일본의 첫 여성 총리’라는 점이 꼽힌다. 또한 그가 ‘일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자민당 총재에 선출된 날 그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말을 버릴 것”이라며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해 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 그는 외부 회식을 거의 하지 않고, 적게는 하루 2시간만 자며 숙소에서 정책 공부에 매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그는 “머리를 스스로 깎다가 실패했다”는 지극히 솔직한 이야기까지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적극적으로 국민들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다. 이에 그가 사용하는 볼펜과 가방 등이 인기를 얻는 ‘사나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나활은 총리의 이름인 사나에(さなえ)에 활동(活)을 합친 조어다. 시라토리 히로시(白鳥浩) 호세이대 정치학 교수는 “첫 여성 총리, 적극적으로 대중과 소통하려는 노력 등이 강점”이라며 “정치에 무관심했던 젊은 세대들까지 지지층으로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롱런’ 여부, 경제가 좌우 다카이치 총리의 결단력과 추진력을 높게 평가하는 이도 많다. 자민당 총재가 된 다카이치의 강경 보수 성향 등을 문제 삼아 26년 만에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했지만, 일본유신회에 직접 연락을 해 바로 새 연립 정권을 구성한 게 대표적이다. 총리가 된 이후에도 ‘물가 대책’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자녀 1인당 2만 엔(약 18만5000원) 일괄 지급과 겨울철 전기·가스요금 보조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가 계속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는 결국 경제 상황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적극적으로 재정을 풀어 경제에 활력을 넣겠다고 주장하지만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을 타개하려면 기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며 총리 측과 맞선다. 일본은행은 19일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0.75%로 만들었다. 1995년 이후 30년 만의 최고치다. 일본은행은 지속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럼에도 엔 약세 흐름이 좀처럼 꺾이질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경제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이런 상황이 총리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나라에서황인찬 도쿄 특파원 hic@donga.com}

    • 202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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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카이치 ‘애마’ 보자” 관람객 12배 껑충…‘총리 고향’ 日나라 즐거운 비명

    19일 일본 나라의 한 자동차박물관을 찾았다. 각종 클래식 차들이 전시돼 있었는데 그 한가운데 토요타의 스포츠카 ‘수프라(Supra)’가 있었다. 올 10월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오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가 과거 22년 동안 타고 다녔던 ‘애마(愛馬)’를 복원해 전시한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1961년 나라에서 태어났다. 1991년 생애 첫 차로 이 차를 구입해 각종 정치 일정을 함께했다. 1993년 고향에서 처음 중의원(하원) 선거에 당선된 그는 도쿄의 국회의사당까지 왕복 약 900㎞ 거리를 운전기사 없이 직접 이 차를 몰고 다니며 의정 활동을 했다. ● 다카이치를 만든 ‘차 두 대’ 이렇듯 다카이치 총리와 각별한 인연을 지닌 수프라 옆에는 지금의 그를 만든 또 한 대의 자동차가 보였다. 토요타의 승합차 ‘하이에이스(HiAce)’다. 외관은 다카이치 총리의 지지자들이 유성펜으로 적은 응원 문구로 빈 틈이 없을 정도였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에 밀려 낙선했다. 하지만 올해 선거에서 깜짝 이변을 일으키며 총재에 올랐다. 이 두 번의 자민당 총재 선거 기간에 다카이치 총리는 ‘하이에이스’를 타고 일본 전역을 누비며 선거 운동을 펼쳤다. 두 대의 자동차에 정치인으로서 그의 땀과 열정이 오롯이 담겨있는 것이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당 총재가 총리에 오른다.이 자동차박물관은 도다이지, 사슴공원 등 나라의 인기 관광지와 멀리 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최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급증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평소에는 주말 관람객이 50명 정도였는데 다카이치 총리의 취임 이후에는 12배가 늘어난 600명 이상이 들른다”고 소개했다. 멀리 도쿄에서 찾아오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나라 외곽에서 찾아왔다는 한 50대 남성은 “다카이치 총리가 아꼈던 차를 보니 마치 총리를 직접 만나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에게 “한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이미 여성 최고 권력자가 나왔다. 일본에서는 여성 총리가 늦게 나온 감이 있다”고 했다. ● 3만5000원 ‘점심 세트’도 인기 다카이치 총리는 아버지가 회사원, 어머니가 경찰관인 평범한 가정의 외동딸로 태어났다. 나라에서 초중고교를 모두 졸업했고 대학도 인근의 고베대를 나왔다. 이후 나라에서 출마해 10선 중의원에 올랐다. 그에게는 ‘나라의 딸’이란 말도 붙는 이유다. 다카이치 총리 또한 나라 출신임을 틈만 나면 밝히며 고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덕분인지 나라 일대에서는 그의 총리 취임을 지역의 자랑거리로 반기는 분위기다. 그의 총리 집권을 축하는 각종 관광상품도 판매되고 있다. 같은 날 나라의 한 호텔 로비를 찾았다. 지역 특산품 등이 전시된 매장의 입구에는 다카이치 총리를 모델로 한 ‘사나에짱 만주’와 ‘사나에짱 쿠키’ 세트가 있었다. 만주 세트의 앞면에는 ‘여성 첫 총리’란 문구가 보였다. 뒷면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얼굴과 “사나에, 일본을 위해 힘내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의 총리 취임 후 만주가 먼저 제품화됐고, 반응이 좋자 쿠키도 신제품으로 나왔다고 한다. 가격은 1000엔(약 9300원) 내외였다.이 호텔에서는 다카이치의 총리의 취임을 기념해 ‘기간 한정 점심 메뉴’도 팔고 있었다. 다카이치 총리가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명란젓 밥, 고로케, 돼지고기만두 등으로 구성된 메뉴다. 인당 가격은 3700엔(약 3만5000원). 호텔 직원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초기에 런치 세트는 하루 60개, 과자 세트는 하루 수백 개가 팔렸다”면서 “지금은 이전보다는 조금 판매량이 줄었지만 꾸준히 찾는 분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 70%대 지지율 지속 다카이치의 총리의 인기는 고향에서만 높은 것이 아니다. 이달 중순 일본 언론사들이 발표한 그의 내각 지지율 조사에서도 인기는 확인된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75%, 요미우리신문 73%, 아사히신문 68%로 모두 70% 내외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 총리 최초로 “대만 유사 시 개입” 발언을 내놓은 후 중국과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지만 지지율듲 흔들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자민당도 총리의 높은 지지율을 반기고 있다. 이시바 전 총리는 집권 내내 연이은 선거 패배, 약 30% 내외의 낮은 지지율로 사퇴했고 당시 당 전체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자민당 또한 이제는 ‘다카이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는 ‘일본의 첫 여성 총리’라는 점이 꼽힌다. 또한 그가 ‘일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자민당 총재에 선출된 날 그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말을 버릴 것”이라며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해 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 그는 외부 회식을 거의 하지 않고, 적게는 하루 2시간만 자며 숙소에서 정책 공부에 매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게다가 그는 “머리를 스스로 깎다가 실패했다”는 지극히 솔직한 이야기까지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적극적으로 국민들과의 소통에 나서고 있다. 이에 그가 사용하는 볼펜과 가방 등이 인기를 얻는 ‘사나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나활은 총리의 이름인 사나에(さなえ)에 활동(活)을 합친 조어다.시라토시 히로시(白鳥浩) 호세이대 정치학 교수는 “첫 여성 총리, 적극적으로 대중과 소통하려는 노력 등이 강점”이라며 “정치에 무관심 했던 젊은 세대들까지 지지층으로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롱런’ 여부, 경제가 좌우다카이치 총리의 결단력과 추진력을 높게 평가하는 이들도 많다. 자민당 총재가 된 다카이치의 강경 보수 성향 등을 문제 삼이 26년 만에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했지만, 일본유신회에 직접 연락을 해 바로 새 연립 정권을 구성한 게 대표적이다. 총리가 된 이후에도 ‘물가 대책’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자녀 1인당 2만 엔(약 18만5000원) 일괄 지급과 겨울철 전기·가스요금 보조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가 계속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는 결국 경제 상황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적극적으로 재정을 풀어 경제에 활력을 넣겠다고 주장하지만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을 타개하려면 기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며 총리 측과 맞선다.일본은행은 1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0.75%로 만들었다. 1995년 이후 30년 만의 최고치다. 일본은행은 지속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럼에도 엔 약세 흐름이 좀처럼 꺾이질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경제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이런 상황이 총리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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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카이치, 핵잠 도입 가능성 첫 시사 “전쟁 지속능력 높여가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사진) 일본 총리가 핵추진 잠수함(핵잠) 도입 가능성에 대해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억지력과 대응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올 10월 21일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가 핵잠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건 처음이다. 24일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하루 전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공개했다. 앞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는 연정 수립 합의문에서 차세대 동력을 활용한 수직발사장치(VLS) 탑재 잠수함 보유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핵잠 도입을 처음 시사했다. 이어 기하라 미노루(木原稔) 관방장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방위상 등도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겠다”며 핵잠 도입 논의에 불을 지폈다. 이런 상황에서 다카이치 총리까지 도입 가능성을 거론하자 일본 정부가 핵잠 도입 공론화 작업에 나섰단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23일 교도통신 가맹 언론사 편집국장단과의 만남에서도 일본이 분쟁에 휘말릴 경우를 가정하며 “지속전 수행 능력을 높여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것을 거론하며 “안보 환경이 상당히 변화하고 있다. 일본의 주체적 판단에 따라 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2022년 개정한 ‘3대 안보 문서(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 정비계획)’의 재개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도 재차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같은 날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가능한 한 조기에 실시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르면 내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 주석보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핵잠 도입을 직접 요청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해군은 24일 독도 인근 해역에서 동해영토수호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독도 인근 훈련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군 당국은 매년 두 차례 독도 인근에서 독도방어훈련인 동해영토수호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반발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가나이 마사아키(金井正彰)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김장현 주일 한국대사관 정무공사에게, 마쓰오 히로타카(松尾裕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는 김상훈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에게 항의했다.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 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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