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인

황규인 기자

동아일보 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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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질문이 스포츠였으면 좋겠다.

kini@donga.com

취재분야

2026-01-23~202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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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AL MVP는 누구? 모의투표 결과 오타니 1위

    올해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에서는 역대급 최우수선수(MVP) 레이스가 진행 중이다. 현재 선두주자는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다. ‘투타겸업’ 선수로 유명한 그는 22일 현재 투수로 9승 2패를 기록하면서 10승 고지를 눈 앞에 둔 동시에 타자로도 45홈런-23도루를 기록하면서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한 상태다. MLB 공식 온라인 매체 MLB.com에서 이날 공개한 모의 투표 결과에서도 이 회사 전문가 패널 가운데 78.9%(56명)가 오타니를 MVP로 뽑았다. 오타니 다음 주자는 블라미디르 게레로 주니어(22·토론토)다. 그는 MLB.com 모의 투표에서는 15명에게 1위표를 받는 데 그쳤지만 역대 MLB 19번째 ‘타격 3관왕’에 이름을 올린다면 실제 기자단 투표 때는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게레로 주니어는 이날 현재 AL 타율(0.321) 단독 1위, 홈런(46개) 공동 1위, 타점(105점) 공동 4위에 자리한 상태다. 또 에인절스는 이미 ‘가을 야구’가 물 건너 간 상황이지만 토론토는 와일드카드 결정전행 티켓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실제 MVP 투표 때는 게레로 주니어가 추가점을 받을 수 있는 요소다. 게레로 주니어는 9월 이후 타율 0.372를 기록하면서 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한편 내셔널리그(NL) MVP 모의 투표에서는 브라이스 하퍼(29·필라델피아)가 1위표 42장을 받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퍼는 OPS(출루율+장타율) 1.050으로 양대 리그를 통틀어 가장 높은 기록을 남기고 있다. 이어 NL 홈런 1위(39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2·샌디에이고)가 1위표 27장으로 다음 순위를 차지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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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는 얼굴-신체 노출”… 탈레반, 여성에 전면 금지

    “이슬람 율법은 여성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걸 허용하지 않는다.”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여성의 스포츠 참여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9일 호주 다문화·다언어 전문 공영 방송국 SBS에 따르면 아마둘라 와시크 탈레반 문화위원회 부위원장은 “경기 중 여성의 얼굴과 몸이 노출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으며 이는 이슬람 율법에 반한다”면서 “현재처럼 미디어가 발전한 세상에서는 많은 사람이 그런 장면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이슬람 토후국(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아프간)은 여성이 크리켓 같은 스포츠에 참여하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지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와시크 부위원장이 크리켓을 꼭 찍어 언급한 건 11월에 호주와 아프간 대표 사이에 크리켓 친선 경기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탈레반 역시 쇼핑처럼 여성이 꼭 외출해야 하는 경우까지 막을 의사는 추호도 없다. 그러나 여성이 크리켓을 꼭 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허락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면서 “그 대신 아프간 남자 크리켓 대표팀은 예정대로 호주 대표팀과 경기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BBC 방송은 아프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크리켓뿐 아니라 다른 종목 아프간 여자 선수들 역시 신변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일부는 탈레반 관계자들로부터 ‘다시 운동을 하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한때 운동선수로서 꿈을 이루고 국가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쳤던 이들이 이제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다’면서 살길을 찾아 이리저리 뛰고 있다”고 덧붙였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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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야구 명예의 전당 오른 지터 “한명 빼고 감사”

    “모든 야구 기자들에게 감사한다. 물론 딱 한 분은 빼고 말이다.” ‘뉴욕의 연인’ 데릭 지터(47·마이애미 구단주)는 9일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에서 열린 입회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딱 한 분’은 명예의 전당 회원 자격 투표에서 유일하게 그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기자를 가리킨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만 20년을 뛰고 2014년 은퇴한 지터는 지난해 1월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에서 전체 397표 중 396표를 받았다. 이 ‘반대파’ 1명이 누구인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이날 입회식에는 양키스 시절 동료였던 티노 마르티네스(54), 호르헤 포사다(51), CC 서배시아(41)는 물론이고 미국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에서 뛰면서 ‘뉴욕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패트릭 유잉(59)도 참석했다. 종목과 나이를 초월해 깊은 우정을 나누고 있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8)도 함께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양키스 팬들도 이날 현장을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예정보다 1년 늦게 명예의 전당에 현판을 내걸게 된 지터를 축하했다. 팬들의 환호 속에 단상에 오른 지터는 “환호성을 듣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잊고 있었다”면서 “팬들 덕분에 선수들은 경기를 할 수 있는 거다. 항상 팬들을 먼저 생각하고, 야구를 할 수 있는 걸 당연하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고 후배 선수들에게 조언했다. 지터와 함께 ‘불곰’ 래리 워커(55)와 ‘현대야구위원회’ 추천을 받은 테드 시먼스(72)도 이날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2012년 세상을 떠난 마빈 밀러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 초대 위원장도 이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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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의 연인’ 데릭 지터, 야구 명예의 전당 입성

    “모든 야구 기자들에게 감사한다. 물론 딱 한 분은 빼고 말이다.” ‘뉴욕의 연인’ 데릭 지터(47·현 마이애미 구단주)는 9일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에서 열린 입회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딱 한 분’은 명예의 전당 회원 자격 투표에서 유일하게 그에게 표를 던지지 않은 기자를 가리킨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만 20년을 뛰고 2014년 은퇴한 지터는 지난해 1월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에서 전체 397표 중 396표를 받았다. 이 ‘반대파’ 1명이 누구인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이날 입회식에는 양키스 시절 동료였던 티노 마르티네스(53), 호르헤 포사다(51), CC 서배시아(41)는 물론 미국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에서 뛰면서 ‘뉴욕의 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패트릭 유잉(59)도 참가했다. 종목과 나이를 초월해 깊은 우정을 나누고 있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8)도 함께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양키스 팬들도 이날 현장을 찾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예정보다 1년 늦게 명예의 전당에 현판을 내걸게 된 지터를 축하했다. 팬들의 환호 속에 단상에 오른 지터는 “환호성을 듣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잊고 있었다”면서 “팬들 덕분에 선수들은 경기를 할 수 있는 거다. 항상 팬들을 먼저 생각하고 야구를 할 수 있는 걸 당연하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고 후배 선수들에게 조언했다. 지터와 함께 ‘불곰’ 래리 워커(55)와 ‘현대 야구 위원회’ 추천을 받은 테드 시먼스(72)도 이날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2012년 세상을 떠난 마빈 밀러 메이저리그 선수노조(MLBPA) 초대 위원장도 이날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 202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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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레반, 여성 스포츠 참여 전면금지…“이슬람 율법에 반한다”

    “이슬람 율법은 여성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걸 허용하지 않는다.”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여성의 스포츠 참여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9일 호주 다문화·다언어 전문 공영 방송국 SBS에 따르면 아마둘라 와시크 탈레반 문화위원회 부위원장은 “경기 중 여성의 얼굴과 몸이 노출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으며 이는 이슬람 율법에 반한다”면서 “현재처럼 미디어가 발전한 세상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런 장면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이슬람 토후국(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아프간)은 여성이 크리켓 같은 스포츠에 참여하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지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와시크 부위원장이 크리켓을 꼭 찍어 언급한 건 11월에 호주와 아프간 대표 사이에 크리켓 친선 경기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탈레반 역시 쇼핑처럼 여성이 꼭 외출해야 하는 경우까지 막을 의사는 추호도 없다. 그러나 여성이 크리켓을 꼭 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허락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면서 “대신 아프간 남자 크리켓 대표팀은 예정대로 호주 대표팀과 경기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BBC 방송은 아프간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크리켓 뿐 아니라 다른 종목 아프간 여자 선수들 역시 신변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일부는 탈레반 관계자들로부터 ‘다시 운동을 하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한때 운동 선수로서 꿈을 이루고 국가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쳤던 이들이 이제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다’면서 살 길을 찾아 이리저리 뛰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규인기자 kini@donga.com}

    • 202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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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현진, 수염도 커터도 싹 깎았더니 13승

    미국에서는 야구를 ‘인치의 게임(a game of inches)’이라고 한다. 1인치(2.54cm) 차이로 아웃과 세이프, 페어와 파울, 삼진과 볼넷이 갈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3인치(7.62cm) 차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류현진(34·토론토·사진)이 7일 뉴욕 양키스타디움 마운드에 올라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던진 컷패스트볼(커터)이 그랬다. 류현진은 이날 시즌 평균보다 커터의 수평 움직임이 3인치 늘어난 공을 던졌다. 오른손 타자 시선에서 보면 공이 평소보다 멀리서 시작돼 몸쪽으로 휘어 들어왔다. 커터가 속구와 슬라이더 사이로 변하는 공이라면 류현진은 이날 슬라이더와 커터 사이로 변하는 공을 던진 것이다. 류현진 본인도 이 공을 “슬라이더성 커터”라고 표현했다. 변화 폭만 커진 게 아니다. 메이저리그 투구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날 류현진이 던진 커터 평균 시속은 88.6마일(약 142.6km)로 시즌 평균보다 약 2.5마일(약 4km) 빨랐다. 더 빠르면서도 더 많이 휘는 ‘고속 슬라이더’를 구사한 셈이다. 류현진은 이날 이 공을 속구(30개) 다음으로 많이(22개) 던졌다. 효과도 좋았다. 최근 2경기 연속 승수 쌓기에 실패했던 류현진은 이날 양키스 타선을 상대로 6이닝 동안 공 80개를 던져 6탈삼진 무사사구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팀의 8-0 대승을 이끈 류현진의 시즌 기록은 13승 8패, 평균자책점 3.77이 됐다. 게릿 콜(14승·양키스)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다승 단독 2위에 오른 류현진은 “오늘 경기를 앞두고 (본인 대신 토론토 1선발 자리를 꿰찬) 로비 레이(30)의 투구 내용을 많이 공부했다”면서 “레이는 속구와 슬라이더만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나도 (비슷한) 구종을 던질 수 있으니 그 구종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레이는 이날 현재 11승 5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모든 게 다 좋았던 건 아니다. 류현진은 “평소에 잘 안 던지던 구종을 던지면서 몸에 타이트한 느낌을 받았다. 무리하고 싶지 않아서 (6회가 끝난 뒤) 감독님, 코치님과 이야기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면서 “큰 문제는 아니라 다음 선발 등판은 문제없다. 똑같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앞으로 4번 정도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이 중 2승만 올리면 시즌 15승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새로 쓸 수 있다. 현재까지는 LA 다저스 시절 세 차례(2013, 2014, 2019년) 기록한 14승이 개인 최다 기록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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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희망의 발차기로 장애 날려버렸다

    “태권도는 스포츠 세계에서 가장 관대한 종목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20 도쿄 비장애인 올림픽 기간에 이렇게 평했다. 태권도가 스포츠 약소국에 꿈과 희망을 주는 종목이라는 게 이유였다. 태권도는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이번 도쿄 대회에서도 가장 관대한 종목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선수는 단연 아프가니스탄 태권도 대표 자키아 쿠다다디(23)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정권 장악으로 아프간을 떠나지 못할 위기에 처했던 쿠다다디는 세계태권도연맹(WT) 등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육상 대표 호사인 라술리(26)와 함께 패럴림픽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난민팀 대표로 참가한 파르파이트 하키지마나(33)도 이번 대회 남자 61kg급 경기를 통해 ‘희망의 발차기’를 선보였다. 부룬디 출신인 하키지마나는 1996년 반군 공격으로 어머니를 잃고 왼팔 장애를 얻었다. 재활 목적으로 태권도를 시작한 그는 2015년 르완다 난민 캠프에 둥지를 튼 뒤 난민들을 모아 태권도를 가르쳤다. 그리고 난민팀 대표로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다. 리사 기에싱(43·덴마크)은 비장애인 태권도 선수 시절 못 이룬 세계 정상의 꿈을 패럴림픽을 통해 이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예선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기에싱은 2007년 골수암 판정을 받은 뒤 2012년 종양이 자란 왼쪽 손목을 절단했다. 태권도가 패럴림픽 정식 종목이 된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도복을 입은 그는 이번 대회 여자 58kg급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꿈을 이뤘다. 역시 비장애인 선수에서 장애인 선수로 변신해 이번 대회 남자 75kg급 동메달을 따낸 한국의 주정훈(27·SK에코플랜트)은 “(장애인 청소년) 여러분도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집에만 갇혀 있지 말고 운동을 시작하라”고 조언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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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빛대화 나눈 ‘보치아 모녀 파트너’, 패럴림픽 9연패 공 굴렸다

    한국 보치아 간판 최예진(30·충남도)이 경기장을 등지고 앉은 어머니 문우영 씨(59)와 눈빛을 주고받았다. 긴박한 연장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보치아 규칙상 선수와 ‘경기 파트너’는 플레이 도중 대화를 나눌 수 없지만 두 사람은 눈빛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알았다. 어머니가 경사로(홈통) 조정을 마치자 딸이 오른손 손등으로 빨간 공을 밀었다. 한국 대표팀의 다섯 번째 투구였던 이 공은 앞에 있던 한국 공을 밀어 표적구 쪽에 딱 붙였다. 한국이 연장전에서 우위를 점하며 1988 서울 패럴림픽 이후 9개 대회 연속 보치아 금메달을 결정짓는 순간이었다. 최예진과 정호원(35·강원도장애인체육회), 김한수(29·경기도)가 나선 한국 보치아 대표팀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페어 BC3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일본을 5-4로 물리쳤다. 2인조 경기 대표 선수가 3명인 건 각 엔드(이닝)별로 선수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BC3등급에는 사지 운동 능력 제약으로 직접 공을 던질 수 없는 선수가 참가한다. 이들은 경기 파트너의 도움을 받아 홈통과 보조기구를 사용해 공을 굴린다. 김한수도 어머니 윤추자 씨(61)가 경기 파트너로 이번 대회에 함께 참가했고, 정호원은 이문영 코치의 도움을 받았다. 경기 파트너도 선수처럼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받고 한국에 오면 포상금도 받는다. 승리에 쐐기를 박은 최예진은 특수학교인 한국우진학교 고교과정 1학년 때 보치아에 입문한 뒤 입문 2년 만인 2008년 학생체전에서 그해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간판선수를 꺾으며 주목받았다. 이번 대회 개회식 한국 선수단 기수를 맡기도 했던 모녀는 앞서 2012 런던 패럴림픽 개인전 금메달,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페어(2인조) 은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다. 김한수는 유치원에 들어갈 무렵 뇌성마비 1급 진단을 받은 뒤 특수학교 5학년 때 보치아를 접했다. 대회마다 조기 탈락하며 ‘때려치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인 2006년 전국대회 우승으로 두각을 나타냈고 3년 뒤 태극마크를 달았다. 정호원은 생후 100일이 지났을 때 평상에서 떨어져 낙상 충격으로 뇌성마비 진단을 받았다. 어릴 때 집에 불이 나 어머니와 네 살 위 형까지 화상을 입고 장애인이 됐다. 하지만 혼자 매점을 꾸리며 두 장애인 아들을 키운 어머니는 항상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사람 없다. 너희 힘으로 이겨내야 한다”며 아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었다. 2012년 런던 대회 때부터 페어 대표로 활동한 세 선수가 이번 대회까지 개인전과 페어에서 따낸 패럴림픽 메달은 총 10개. 정호원이 5개(금 3개, 은 1개, 동 1개)로 가장 많고 최예진이 3개(금 2개, 은 1개), 김한수가 2개(금 1개, 은 1개)다. 한국 여자 양궁이 올림픽에서 9회 연속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며 신궁의 실력을 자랑하는 것처럼 성별 구분 없이 참가하는 보치아에서는 한국이 세계 최강이다. 1984년 뉴욕-스토크맨더빌 대회 때부터 패럴림픽 정식 종목이 된 보치아에서 금메달을 가장 많이(10개) 따낸 나라가 1988년부터 이 종목에 참가하기 시작한 한국이다. 가족과 지도자 등 주위의 헌신이 없었다면 이루기 힘든 성과다. 정호원의 경기 파트너를 맡은 이 코치는 “호원이가 원래 힘든 걸 내색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데 어제는 자면서 이불 속에서 앓는 소리를 내더라”며 “그만큼 심적 부담이 컸을 텐데 맏이로서 동생들과 힘을 모아 결국 금메달을 따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한국 선수들은 상대팀의 집중 견제 속에 개인전에서 줄줄이 조기 탈락했다. 연속 금메달 행진이 멈출 위기였지만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도쿄 패럴림픽은 5일 폐회식을 마지막으로 1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다음 대회는 3년 뒤인 2024년 8월 파리에서 열린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 202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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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전과 열정 보여준 패럴림픽 선수단…“숙제가 많아졌다”

    대회 막바지 뒷심을 보여줬지만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마지막 날이었던 5일 배드민턴 대표 김정준(43·울산 중구청)이 단식 WH2에서, 김정준과 이동섭(50·제주도)이 복식 WH2-WH1에서 각각 은메달을 차지하면서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2개를 기록해 종합 41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선수단은 당초 금메달 4개, 은메달 9개, 동메달 21개로 종합 순위 20위권 이내에 들겠다는 목표로 도쿄에 입성했다. 종합 순위 41위는 한국이 처음 패럴림픽에 출전한 1968년 텔아비브 대회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중국이 금메달 96개, 은 60개, 동 51개로 종합 1위를 차지했고, 개최국 일본은 금 13개, 은 15개, 동메달 23개로 11위에 올랐다. 2000 시드니 패럴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많은 이들이 패럴림픽은 참여 자체로 아름답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며 “스포츠인은 자신감 있게 당당하게 끝까지 도전하는 모습, 한계를 이겨내고 극복해내는 모습이 진정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그런 모습이 조금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장애인 스포츠를 위해 한국에 돌아가서 무엇을 해야 할지 깊이 고민했다. 숙제가 더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주원홍 선수단장(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장)은 “저변 확대와 신인 발굴 이야기가 계속 나오지만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태 크게 와닿는 정책이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패럴림픽을 계기로 돌아가서 제대로 된 방향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 2021-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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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 패럴림픽, 13일의 열전 끝 마무리…韓 종합 41위

    연대와 희망, 도전으로 빛난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13일의 열전이 마무리됐다. 지난달 24일 개막한 도쿄 패럴림픽은 5일 오후 8시 일본 도쿄 신주쿠의 국립경기장(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당초 지난해 치러질 계획이던 이번 패럴림픽은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림픽과 함께 1년 연기돼 치러졌다. 경기가 무관중 원칙으로 진행되면서 대회는 다소 조용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지만, 난민팀을 포함해 163개국 4천400여 명의 선수들이 투혼을 펼쳤다. 탈레반의 정권 장악으로 출전이 불발될 뻔한 아프가니스탄 대표팀도 극적으로 대회에 나오면서 참가국은 162개국에서 163개국으로 늘었다. 폐회식의 주제는 ‘조화로운 불협화음(Harmonious Cacophony)’으로 ‘다름이 빛나는 도시(A City Where Differences Shine)’의 콘셉트를 선보였다. 다양성을 강조한 대회 조직위원회는 “처음에는 불협화음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 새로운 조화의 탄생이다. 차이는 갈등이 아니라 새로운 미래로의 도약을 의미한다”고 의미를 뒀다. 개회식과 마찬가지로 관중이 없이 진행되는 가운데 아키시노 노미야 후미히토 왕세제와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 선수단은 일본 히라가나 순서에 따라 80번째로 입장했다. 주원홍 선수단장을 포함해 24명의 선수단이 폐회식에 참석했다. 기수는 보치아 페어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정호원(35·강원도장애인체육회)이 맡았다. 경기 일정이 끝나면 48시간 이내에 귀국해야 하는 대회 규정에 따라 대다수의 선수단은 귀국한 상태다. 이번 대회 14개 종목에 159명(선수 86명·임원 73명)의 선수단을 파견한 한국은 금메달 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2개로 종합순위 41위를 기록했다. 종합 1위는 중국(금 96개·은 60개·동 51개)이 차지했고, 개최국 일본은 11위(금 13개·은 15개·동 23개)를 기록했다. 선수단 입장에 이어 ‘아임파서블 어워드(I’m Possible Award)‘ 시상식이 진행됐다. 도쿄 패럴림픽부터는 대회 최우수선수상(MVP) 격인 ’황연대 성취상‘을 시상하지 않는다. 황연대 성취상은 국내 장애인 스포츠뿐만이 아니라 세계 장애인 스포츠에서 상징적인 상이었다. 소아마비를 겪던 여성 의사 황연대(83) 여사가 1988년 서울하계패럴림픽 때 국내 언론으로부터 수상한 ’오늘의 여성상‘ 상금을 IPC에 쾌척하면서 제정된 상으로, IPC는 이후 동·하계 패럴림픽마다 패럴림픽 정신을 가장 잘 구현했다고 평가하는 남녀 선수에게 이 상을 수여했다. 하지만 2019년 6월 IPC는 집행위원회에서 황연대 성취상을 없애기로 했다. 황연대 성취상 위원회는 평창 패럴림픽 이후 황연대 여사의 건강이 악화하고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번 대회에는 ’아임파서블 어워드‘ 상을 도입했다. IPC의 ’아임파서블‘ 교육 프로그램을 가장 잘 이수한 일본 학교 2개와 해외 학교 1개, 그리고 패럴림픽 남녀 선수 1명씩이 상을 받았다. 남자 선수로는 잠비아 장애인 체육 발전에 기여한 육상 선수 출신 라삼 카통고(잠비아)가, 여자 선수는 2006년 토리노 겨울 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2관왕인 카타르지나 로고비치(폴란드)가 선정됐다. 이 둘은 장애인 체육을 위해 힘쓴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고의 개최국 학교상은 키사라즈 시립 키요미다이 초등학교가, 우수 개최국 학교상은 지바현 토가네 특수교육학교가 받았고, 최고의 해외 학교상은 말라위의 릴동웨 LEA 학교에 돌아갔다. 대회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면서, 패럴림픽기는 2024년 다음 대회를 개최하는 프랑스의 파리 시장에게 전달됐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펄럭인 깃발을 파슨스 IPC 위원장이 받았고, 뒤이어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깃발을 건네받았다. 밝게 타올랐던 성화가 꺼지며 대회는 막을 내렸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 202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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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완 장애인체육회장 “숙제 더 많아졌다…스포츠 과학 지원 필요”

    “많은 이들이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은 참여 자체로 아름답다고 한다. 내 생각은 다르다. 스포츠인은 자신감 있게 당당하게 끝까지 도전하는 모습, 한계를 이겨내고 극복해내는 모습이 진정 아름다운 것이다.”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4일 일본 도쿄 미나토쿠(港區) 베이사이드 호텔 아주르 다케시바(竹芝)에 자리한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공동취재단 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정 회장은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장애인 체육 행정가다. 2012~2017년 문화체육관광부 장애인체육과장으로 장애인 체육 정책을 이끌었고, 도쿄 패럴림픽을 앞두고 2017년부터 이천선수촌장으로 후배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이끌던 중 2월 26일 제5대 대한장애인체육회장에 취임했다. 회장이 된 후 처음 나선 도쿄 패럴림픽 성적표는 기대 이하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9개, 동메달 21개 종합순위 20위를 목표 삼았지만 금메달 2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2개를 기록해 종합 41위에 그쳤다.이제 성적이 전부인 세상은 아지만 메달리스트 출신 첫 장애인체육 수장으로서 정 회장은 태극 마크의 무게감을 통감했다. “내가 왜 회장이 됐나, 장애인 체육과 후배들을 위해 한국에 돌아가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깊이 고민했다. 숙제가 더 많아졌다”고 했다. 정 회장은 “그동안 대한체육회, 비장애인 시스템을 막연하게 따라간 부분이 있다”고 돌아보면서 “제 결론은 선택과 집중이다. 훈련 시스템, 신인 선발 시스템, 전임 지도자 문제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취임 후 가장 관심을 쏟은 분야는 ‘스포츠 과학’이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체계적인 스포츠 과학 뒷받침 없이는 더 이상 대한민국이 메달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장애인 스포츠 과학 지원은 걸음마 단계다. 현재 이천선수촌의 현장 지원 인력도 계약직 연구원 2명뿐”이라고 전한 정 회장은 “장애인체육엔 스포츠 등급이 있다. 그 등급에 맞춰서 선수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과학적이고 세분화된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등급과 종목에 맞는 장비 연구 및 개발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휠체어테니스 대표 임호원(23·스포츠토토)도 휠체어 바스켓을 교체한 뒤 서브가 달라졌다. 허리에 힘을 쓸 수 있게 장비를 교체한 덕분이다. 사격 스프링, 탁구 선수들 휠체어 높이 등도 장애 유형과 종목, 등급에 맞게 연구, 개발해 최상의 경기력을 내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단 내년부터 체육회 내 스포츠과학연구소에 정규직 연구원 3명을 받았다. 스포츠 과학 예산이 확보된다면 국가대표 훈련 예산과 사업 효과를 극대화 해 2024 파리 대회, 2028 로스앤젤레스(LA) 대회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3년 앞으로 다가온 2024년 파리 패럴림픽에서는 도쿄에서 패기만만한 플레이로 가능성을 입증한 ‘젊은 피’와 2018년부터 꾸준히 추진한 기초 종목 육성 사업 결실에 희망을 걸고 있다. 정 회장은 “이번 대회에는 나오지 못했지만 2018년부터 기초 종목 육성 사업을 통해 발굴한 배드민턴 국가대표 유수영(19), 정겨울(18) 등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다. 휠체어육상에도 현재 유망주 10여 명이 훈련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탁구 윤지유(21·성남시청),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 태권도 주정훈(27·SK에코플랜트), 휠체어테니스 임호원 등 차세대 선수들의 발견도 긍정적이다. 이들을 적극 지원해 향후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장애인체육 인식 개선과 저변 확대를 위해 생활체육, 학교체육 활성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에 정 회장은 공감했다. 그러면서 그저 말뿐이 아닌 장애인 이동권, 접근성이 반영된 실질적 장애인 생활 체육 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이 263만 명이다. 이중 절반 이상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거주한다”면서 “(장애인 체육센터인) 반다비체육관은 시군구 각 1곳씩 선정해 30억원을 지원하는데 서울 도심이나 수도권에 이 돈으로 체육시설을 짓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체육시설일수록 접근성이 제일 중요한데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계속해 “생활체육 지도자 2000명도 월급 192만원에 세금 떼면 겨우 154만원을 받는다. 최소 급여도 안 되는 상황에서 지도자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 이 부분도 현실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 202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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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상 간판’ 유병훈, 단거리·장거리 가리지 않고 출전하는 이유는…

    한국 육상 대표 유병훈(49·경북장애인체육회)이 마라톤을 마지막으로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일정을 모두 마쳤다.휠체어를 타고 달리는 스포츠 등급 T53 선수인 유벙훈은 5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출발한 남자 마라톤에서 1시간41분44초로 14위를 기록했다. 1시간24분02초로 1위를 차지한 후그 마르셀(35·스위스)과는 15분 이상 차이나는 기록이다. 유병훈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한 뒤 “패럴림픽 마라톤에 처음 도전해 완주까지 했다. 한국선수로 경험치를 만든 부분은 만족스럽다”라고 했다.유병훈은 이번 대회에서 단거리와 장거리를 가리지 않고 힘껏 바퀴를 굴렸다. 100m에서는 예선 6위(15초37)를 기록했고, 400m에서는 결선 7위(50초02)에 이름을 올렸다. 800m는 예선 6위(1분41초55)로 경기를 마쳤다. 메달 획득과 별개로 유병훈이 여러 종목에 출전한 건 육상 홍보 때문이다. “육상은 비인기 종목이다. 비장애인 육상도 마찬가지다. 젊은 층이 육상은 힘든 종목이라 생각해 도전하는 이가 별로 없다. 신인 선수들은 대회 참가의 기회도 적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국제적으로 기량이 떨어지는 이유다. 그게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마음이 아프다. 내가 비록 좋은 결과를 만들진 못했지만 육상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자극을 줬으면 한다.”유병훈은 육상의 매력도 설파했다. 그는 “육상은 기록경기다. 상대와 경쟁하는 것도 있지만 내가 원하는 기록에 얼마나 도달하는지가 관건이다.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큰 매력이다. 기록이 안좋으면 자신과의 싸움에서 진 거다. 강인한 멘털을 가지는게 육상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했다.27년차 선수인 유병훈은 한국 육상 발전을 위해 개인별 훈련 및 지역별 상시훈련 시스템을 제안했다. 그는 “개별화 된 훈련이 휠체어 육상의 국제적 추세다. 팀에 대한 일괄 지원이 아닌 개별 지원이 필요하다. 또 지역별로 특성화 된 선수가 있으면 그 지역에서 상시 훈련을 한다. 대표팀 소집 이후에도 그런 방식으로 기량을 유지한다”라고 했다. 육상 뿐 아니라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한 여러 선수가 같은 내용을 호소한다. 대표팀 소집 훈련 장점은 분명하지만 그외 기간 훈련 기회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유병훈은 “지난해부터 경기장 폐쇄로 준비를 많이 못했다. 대표팀 소집이 늦고 기간도 짧았다. 다른나라 선수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패럴림픽에 걸맞은 컨디션으로 출전한 점에 놀랐다”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이번 도쿄 대회 육상 종목엔 유병훈과 전민재(44·T36) 두 선수가 출전했다. ‘키 149cm의 작은 거인’ 전민재는 100m와 200m에서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 이어 메달에 도전했지만 3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엔 실패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 202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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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상의 복식조’ 김정준·이동섭 은메달…“전력 많이 노출됐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대한민국 장애인 배드민턴 대표팀 ‘환상의 복식조’ 김정준(43·울산 중구청·WH2)과 이동섭(50·제주도·WH1)이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가족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다. 장애인 배드민턴은 이번 도쿄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패럴림픽 정식 종목이 됐다. WH는 휠체어를 타고 경기를 치르는 등급으로 WH1(중증)과 WH12(경증)으로 나뉜다.세계선수권 대회 4연패에 빛나는 이 종목 세계랭킹 1위 김정준은 단· 복식 모두 결승에 올라 ‘금빛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은메달 2개였다.김정준-이동섭 조는 5일 일본 도쿄 요요기국제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복식 WH2-WH1 결승전에서 중국 대표 마이젠펑(32)-취쯔모(20) 조에게 0-2(14-21, 10-21) 패했다. 김정준은 앞서 열린 단식 결승전 때도 가지와라 다이키(20·일본)에게 0-2(18-21, 19-21)로 무릎을 꿇었다.복식 결승전이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정준, 이동섭은 “아쉽지만 홀가분하다”면서 “배드민턴이 처음 정식종목이 된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딸 수 있어 다행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훈련하겠다는 각오뿐”이라고 말했다.‘소문난 딸 바보’ 김정준은 “딸들에게 금메달을 따간다고 약속했는데 ‘아빠 은메달 2개 땄다. 많이 좀 봐주라’”며 웃었다.“두 딸에게 하나씩 은메달을 나눠줄 생각”이라던 김정준은 “아내가 패럴림픽 훈련 기간 내내 혼자 고생을 많이 했다. 아내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날 WH1 단식에서 동메달을 따낸 이동섭 역시 “아내와 아들, 딸을 못 본 지 한 달이 넘었다. 언제 어디서나 나를 걱정해주는 가족들에게 고맙다고, 정말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 조’에 대해 견제가 심하고, 전력도 노출이 많이 된 탓에 금메달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정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비밀이 많이 노출됐다. 다른 나라 기량이 많이 올라왔고 세계적으로 전력이 상당히 평준화됐다”고 말했다.이동섭은 “상대는 10~30대인데 나는 쉰 살이 넘었다. 김정준 선수도 벌써 40대 중반을 바라본다. 체력적으로 다른 나라 선수들이 훨씬 좋았고 스포츠 등급 면에서도 불리한 부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내년 항저우아시안경기와 3년 뒤 열릴 파리 패럴림픽을 이야기를 꺼내자 이들의 눈빛이 다시 빛났다. 결승에서 만난 중국 조를 또 만날 가능성에 대해 두 선수는 “100%”라고 답했다. 김정준은 “오늘은 아쉽게 졌지만 더 열심히 노력해서 다음 대결에선 반드시 이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설욕 의지를 다졌다. 이날 경기 후 김정준의 손엔 일본 자원봉사자 팬이 선물한 아사히신문 기사 스크랩이 들려 있었다. 2005년 사고 이후 2년 만인 2007년 재활 치료로 배드민턴을 시작한 김정준은 2013~2019년까지 세계선수권 우승을 단 한번도 놓치지 않은 장애인 배드민턴 최고 스타다.한국 장애인 배드민턴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장면에 이동섭은 “어느 나라에 가든 우리를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꽤 많다”고 귀띔했다. 전날 세계선수권 메달 총 20개(금 14개·은 6개)를 자랑하는 ‘레전드’ 이삼섭(51·제주도)도 남자 단식 WH1 은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은 3개, 동 1개로 마무리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 202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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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는 최고의 치료”…골수암 극복하고 금메달 따낸 덴마크 대표

    ‘리사 그엣싱, 관장님 몸메 크눗첸, 태권도라이프아카데미’3일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태권도 여자 58㎏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리사 게싱(43·덴마크)의 도복 검은 띠엔 노란색 실로 새긴 한글이 또렷하다.게싱은 자타공인 여자 장애인 태권도 레전드 선수다. 남편 크리스티안은 덴마크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 두 딸도 핸드볼 선수인 스포츠 가족이기도 하다. 게싱은 원래 2001년, 2003년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비장애인 태권도 국가대표였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은퇴한 그는 2007년 골수암 판정을 받았고, 2012년 종양이 자란 왼쪽 손목을 잘라내야 했다. 장애를 얻게 된 게싱은 태권도를 통해 다시 일어섰다. 2015년 1월 태권도가 도쿄 패럴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자 게싱은 6년 반의 기나긴 시간을 태권도 수련에 바쳤다. 이변은 없었다. 게싱은 3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베스 먼로(33·영국)를 32-14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금메달을 따낸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게싱은 “내가 수려한 도장 관장님이 만들어주신 띠다. 태권도라이프아카데미는 우리 태권도 재단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선수권대회 4회 우승(2013~2015, 2016년), 유럽선수권대회 3회 우승(2016, 2018~2019년)을 차지한 그에게도 사상 첫 패럴림픽 금메달 획득 순간은 특별했다. 게싱은 “세상을 다 얻은 느낌이다.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후 6년 넘게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고 지금 금메달을 걸고 여기 서 있다. 정말 믿을 수 없는 순간”이라고 말했다.이어 “여기까지 오는 데 가족들의 엄청난 희생이 있었고, 팀과 감독님 모두 함께 열심히 노력했다. 이 금메달은 그 희생과 노력의 보상이다. 우리 가족들이 정말 자랑스러워할 것 같다”면서 활짝 웃었다. 올림픽 금메달 꿈을 패럴림픽에서 이룬 그에게 태권도는 어떤 의미일까.게싱은 “내게 태권도는 최고의 치료(therapy)다. 어느 날 암에 걸렸고 한손을 잃었다. 태권도를 통해 밖에 나가 무언가에 도전할 수 있었고 태권도를 통해 더 강해질 수 있었다. 태권도는 내 병을 극복하고 치유하는 최고의 치료제가 됐다”고 답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 202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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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지마비로 접은 체육교사 꿈… 그는 대신 탁구 세계챔피언이 됐다

    ‘신한불란(信汗不亂)’. 땀을 믿으면 흔들리지 않는다.장애인 탁구 대표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는 자신이 좌우명을 삼고 있는 이 네 글자를 가슴에 품고 2020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개최지 일본 도쿄에 도착했다. 그리고 남자 단식 TT1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그는 다시 땀을 믿게 됐다.경남 사천시에서 태어난 주영대는 원래 체육 교사가 꿈이었다. 어릴 때부터 누구보다 운동장에서 땀 흘리기를 좋아하던 주영대였다. 그러나 경상대 체육교육과에 재학 중이던 1994년 여름 교통사고를 당해 사지마비가 찾아왔다. 4일 오전 일본 도쿄 미나토구(港區) 베이사이드 호텔 아주르 다케시바(竹芝) 내 ‘코리아 하우스’에서 만난 주영대는 “처음 다치고 나서 4년 정도 집에만 처박혀 있었다. 웹 디자이너로 일하던 중 진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개관 소식을 듣고 재활 목적으로 탁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처음에는 ‘라켓을 잡지도 못하는 데 탁구를 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데 라켓과 손을 붕대를 묶고 시작하면서 ‘아, 나도 이거는 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사고 이후 14년 만에 주영대는 다시 흠뻑 땀을 흘릴 수 있게 됐다.이제 주영대의 탁구 실력은 그냥 ‘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 삼두박근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장애를 가진 이들이 휠체어를 타고 진행하는 탁구 TT1 종목에서는 전 세계 어디에도 주영대보다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없다. 주영대는 장애를 얻으면서 평범한 체육 교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그 대신 세계 챔피언이 됐다.주영대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때는 금메달을 딸 거라고 90% 생각하고 갔다. 그런데 은메달을 따서 너무 아쉬웠다”면서 “이번에는 몸이 좀 안 좋아서 4강 정도만 생각해고 왔다. 마음을 비우고 나니 탁구가 더 잘 되더라”고 말했다.이어 “(장애인) 탁구에도 그랜드슬램이 있다. 패럴림픽, 세계장애인선수권대회, 장애인아시아경기, 아시아장애인선수권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면 그랜드슬램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아직 세계선수권 금메달이 없다. 내년에 세계선수권이 있는데 꼭 금메달을 따서 그랜드슬램을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주영대가 그랜드슬램을 완성하려면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선수촌에서 한솥밥을 먹는 동료 선수들을 이겨야 한다. 이번 대회 남자 TT1 단식에서는 금메달을 딴 주영대에 이어 김현욱(26·울산장애인체육회)이 은메달, 남기원(55·광주광역시청)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주영대는 “TT1 등급 선수끼리는 원래 자주 뭉치는 사이다. 합숙 훈련하면서 서로 금·은·동 메달 세 개를 다 따자고 약속을 하고 왔다. 그 약속을 이룬 건 매우 기뻤다”면서 “장애인 탁구는 선수도 많고, 실업팀도 많다. 그렇다 보니 국내 선수끼리 경쟁을 하면서 자연스레 실력이 좋아진 것 같다. 양궁처럼 세계 랭킹과 한국 랭킹이 엇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선수 생활 와중에 경남장애인탁구협회 사무국장, 진주시장애인탁구협회 부회장 등을 겸임하기도 했던 주영대는 “탁구 선수들 가운데 고령자가 많다. 탁구에도 젊은 선수들이 나와서 앞으로 명맥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면서 “나도 이제 나이가 많으니 노하우 등 전수해서 TT1, TT2 등급에서 한국이 계속 세계 최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김현욱은 탁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저와 결승에서 맞붙었다. 제가 긴장을 덜 해서 이겼을 뿐 김현욱이 실력이 부족해서 진 게 아니다”면서 “요즘에는 장애인 스포츠 기반이 잘 잡혀 있고 전문 코치들도 많아서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하기만 하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그는 마지막으로 “장애가 있다고 방 안에만 갇혀 있을 이유는 없다. 여러분 자신에게 땀 흘릴 기회를 주라”고 조언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 202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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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첫 태권도 메달리스트 주정훈 “동정의 대상이 아닌 ‘동경의 대상’이 되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동경의 대상이 되자’고 이야기했는데 정말 동경의 대상이 됐습니다.”한국 태권도 선수로는 처음으로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주정훈(27·SK에코플랜트)은 4일 오전 일본 도쿄 미나토구(港區) 베이사이드 호텔 아주르 다케시바(竹芝) 내 ‘코리아 하우스’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주정훈은 태권도가 처음 정식 종목이 된 2020 도쿄 패럴림픽에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참가해 전날 남자 75kg급 동메달을 차지했다.주정훈은 전날 이 대회 첫 경기였던 16강전에서 마고메자기르 이살디비로프(30·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에 31-35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패자부활전에서 2연승을 거둔 뒤 ‘리턴 매치’로 열린 3, 4위 결정전에서 이살디비로프를 24-14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메달 확정 후 경기장에 앉아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한참을 울었던 주정훈은 “경기 시작 전부터 ‘아, 오늘 하루가 내 태권도 인생 같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메달을 따고 났더니 부담감과 압박감을 털어냈다는 생각이 들어 온갖 감정이 북받쳐 올라왔다”고 말했다.주정훈은 태어난 직후부터 맞벌이를 하던 부모님 대신 할머니 밑에서 컸다. 두 살 때 할머니가 지리를 비운 사이 농기구에 오른손이 잘못 들어가는 바람에 손목 아래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가장 하얗지만 그래서 가장 쉽게 더러워지는 도복처럼 태권도는 주정훈에게 희망이자 절망이었다. 원래 비장애인 전국 대회에서 4강까지 오르며 기대를 모으던 주정훈은 사춘기 시절 경기장 곳곳에서 들리는 수근거림에 상처를 받아 고등학교 2학년 때 태권도를 접었다.태권도가 패럴림픽 정식 종목이 되면서 주정훈은 태권도복을 다시 꺼내 입었다. 2017년 12월 장애인 선수로 변신한 그는 올해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아시아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면서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도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주정훈은 “사실 저말고 다른 선수(김태민)도 있었는데 저만 패럴림픽에 출전하게 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같다. 먼저 길을 닦아 주신 선배들도 계셨다”며 몸을 낮춘 뒤 “이제 내가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한다.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강한 정신력과 의지가 있다면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사실 첫 번째 경기 도중 다리 등을 많이 다쳤다. 그래도 다리가 부러져도 발차기를 멈추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한국 장애인 태권도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한국 태권도가 외국에서 무시당하지 않게끔 정신력으로 버텨내려 했다”고 덧붙였다.주정훈은 인터넷 메신저 자기소개 문구에도 ‘강한 정신력’이라는 다섯 글자를 써놓았다. 배경 이미지에는 “가장 위대한 영광은 한번도 실패하지 않음이 아니라 실패할 때마다 일어서는 데 있다”는 문구를 적어 뒀다. “안 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끝까지 해보는 사람(是知其不可而爲之者與)”이라는 ‘논어’ 구절을 변주한 문장이다.주정훈은 “솔직히 장애가 있기 때문에 남들과 틀리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런데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 장애인선수촌에 들어가고 나서 장애는 그저 남들과 다를 뿐이라는 걸 알게 됐다”면서 “나는 뒤늦게 알았지만 장애가 있는 유년기, 청소년기 여러분들도 ‘내가 남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 하루 빨리 밖으로 나와야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많이 도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정훈에게도 여전히 동경의 대상이 있다. 2024 파리 패럴림픽 금메달이다. 주정훈은 “파리 패럴림픽 경기장을 미리 찾아봤다.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금메달은 가장 많이 노력한 사람이 가져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파리에선 저도 1등을 할 수 있도록 죽어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아직 장애인 태권도 실업팀은 비장애인 팀처럼 합숙 훈련을 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 정식 실업팀이 생기면 기량 발전에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원을 부탁했다. 계속해 “패럴림픽보다 먼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와 장애인아시아경기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메달이 동료들에게 더욱 절실함을 느끼게 해줬을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사람들이 장애가 있다고 약하다고 생각하는 편견을 깰 수 있도록 더욱 많이 노력하겠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취재진 질문이 끝나자 주정훈이 취재진에게 부탁 아닌 부탁을 하나 했다. “제가 V로그를 찍고 있거든요. 웃으시면서 ‘파이팅’이라고 크게 한 번만 외쳐주세요.” 편견 가득한 세상을 향해 오른쪽 로켓 주먹을 발사한 ‘태권V’는 어느새 주전자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해맑게 웃는 철이가 되어 있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 202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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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치아, 日 꺾고 9회 연속 금메달… 도쿄 패럴림픽 한국 두번째 金

    한국 보치아가 연장 접전 끝에 안방팀 일본을 물리치고 1988 서울 대회 이후 9개 대회 연속 패럴림픽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정호원(35·강원도장애인체육회)과 최예진(30·충청남도), 김한수(29·경기도)가 출전한 한국 보치아 BC3 페어 대표팀은 4일 일본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5-4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탁구 남자 단식 TT1 주영대(48·경남장애인체육회)에 이은 이번 대회 한국 두 번째 금메달이다. 정호원은 △2008 베이징 페어 금 △〃 개인 동 △2012 런던 개인 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개인 금 △〃 페어 은메달에 이어 4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2012 런던 대회 때 개인전 금메달, 2016 리우 대회 때 페어 은메달을 딴 최예진도 3개 대회 연속으로 패럴림픽 메달을 따냈다.2016 리우 대회 때 두 선수와 함께 페어 은메달을 딴 김한수는 생애 첫 패럴림픽 금메달을 안았다.임광택 대표팀 감독은 “이 세 선수가 페어에 나선 게 세 번째인데 그동안 금메달이 없었다. 금메달을 꼭 따야 한다는 부담감과 책임감이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는데 승리하고 대성통곡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를 다 풀었다. 날아갈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비장애인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는 종목인 보치아는 구슬치기와 컬링을 합친 듯한 형태로 표적구를 향해 공을 던지거나 굴려서 표적구에 더 가까이 있는 공에 1점씩 부여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한다.BC3 등급 참가 선수는 홈통 같은 도구를 활용해 투구를 하며 이 과정에서 경기 파트너 도움을 받는다. 경기 파트너 역시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메달을 받고, 한국에 들어오면 메달 포상금도 받는다.페어는 2인조 경기라는 뜻으로 참가 선수 3명 가운데 2명이 각 엔드에 출전해 경기를 치른다. 페어 경기는 4엔드까지 진행하며 이때까지 동점일 때는 연장전을 치른다.연장전은 표적구를 코트 한 가운데 두고 시작한다.일본 쪽으로 기울던 연장 승부 방향을 되돌린 건 최예진이었다.최예진이 투구한 다섯 번째 공이 표적구 앞에 있던 한국 공을 밀어 표적구 쪽으로 더욱 가까이 붙게 만들었다. 일본은 남은 공 4개로 이 공을 쳐내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하면서 한국이 금메달을 확정했다.연장전을 치를 때 임 감독은 “죽는 심정이었다”고 했고 이문영 코치도 옆에서 “제가 더 죽는 심정이었다”고 거들었다.그러나 선수들은 의연했다. 최예진은 “떨리지 않았다. 정호원을 믿고 플레이 했다”며 “선수촌에서도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렇게 힘든 경기는 아니었다”고 했다.보치아 대표팀은 경기 일정을 시작하기 전부터 노영진(28·광주광역시)이 건강 악화로 급히 귀국하는 등 악재를 맞았다.개인전과 단체전에서는 ‘강호’답지 않게 선수들이 연이어 탈락하면서 페어에 나서는 선수들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임 감독은 “노영진이 갑자기 건강 악화로 조기 귀국 하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왜 이렇게 안 좋은 일이 벌어질까?’ 오만가지 걱정을 했다”면서 “빨리 한국에 가서 노영진과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도쿄=황규인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 2021-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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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양궁, 53년 만에 패럴림픽 ‘노메달’…“세대교체 필요”

    한국 장애인 양궁 대표팀이 53년 만에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노메달’에 그쳤다. 김민수(22·대구도시철도공사)-조장문(55·광주시청) 조는 4일 일본 도쿄 유메노사미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양궁 혼성 단체 리커프 오픈 8강전에서 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RPC) 대표 마르가리타 시도렌코(33)-키릴 스미르노프(25) 조에 세트 점수 2-6(29-28, 33-34, 29-34, 30-37)으로 패했다. 그러면서 한국 양궁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메달 없이 마무리했다. 역대 패럴림픽에서 양궁이 노메달에 머문 건 첫 패럴림픽 출전이었던 1968 텔아비브(이스라엘)대회 이후 이번이 53년 만에 처음이다. 1972 하이델베르크대회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까지는 한번도 빠짐없이 메달을 가져온 한국 양궁 대표팀이었다. 김-조 조는 1세트에서 조장문이 5점을 쏘며 실수했지만 RPC 역시 3점에 쏘는 큰 실수를 범해 29-28로 승리했다. 운이 따랐다. 그러나 이후 RPC는 기복 없는 경기력으로 전세를 뒤집었고,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김민수는 “체력적으로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긴장을 많이 하니까 몸이 많이 떨려서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도 “아쉬움이 많지만 많이 경험하고 알게 됐다. 앞으로 더 열심히 준비해서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선 좋은 성적을 내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조장문은 53년만의 노메달에 대해 “우리 한국 패럴림픽 양궁이 나이들이 많다. 세대교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김민수를 가리킨 뒤 “남자는 세대교체가 됐지만 다른 부분(여자)이 안 됐다”고 했다. 한국 선수단 전체에서 최고령인 김옥금(61·광주시청)을 비롯해 조정문, 최나미(55·대전시체육회), 김란숙(54·광주시청)까지 양궁 여자대표팀의 연령대는 50~60대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조장문은 “연습한 만큼 성적이 안 나오니까 속상하다. 우리 남자 선수들은 잘 쐈는데 내가 받쳐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이곳은) 정말 바람과 날씨를 종잡을 수 없다. 그동안 여러 곳에서 경기했지만 이런 곳은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열심히 노력만 하면 길이 보인다. 예전과 비교해서 (환경과 대우가) 많이 좋아졌다. 직장 운동 경기부도 있고, 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월급을 받으면서 운동을 할 수 있다. 열심히 할 수만 있다면 도전할 만하다”고 미래 장애인 양궁 후배들에게 조언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 2021-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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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슛오프서 동메달 놓쳤지만…양궁 김민수 “혼성전 메달 노리겠다”

    대한민국 장애인 양궁 대표 김민수(22·대구도시철도공사)는 여전히 유망주로 불릴 나이지만 마음가짐은 베테랑 같았다. 당장 메달 획득은 못했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치렀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민수는 3일 오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하르빈데르 싱(30·인도)과 맞붙은 개인전 리커브 동메달 결정전에서 슛오프 끝에 패해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비장애인 올림픽 양궁과 같은 활을 쓰는 리커브 종목은 5세트 경기이며 각 선수가 세트별로 세 발을 쏜다. 승리 2점, 무승부 1점, 패배 무득점이다. 세트 스코어 6점 이상을 먼저 따면 승리다. 김민수는 1세트에서 6점을 쏘는 실수로 기선제압을 하지 못했다. 2세트에서는 10점 과녁에 두 발을 안착시키면서 세트 스코어 2점을 따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3세트는 내줬지만 김민수는 4세트에서 세트 스코어를 1점씩 나눠 가지면서 승리 희망을 이어갔다. 이후 5세트까지 따내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한 발로 승부를 결정하는 슛오프에서 김민수는 8점을 쏴 10점을 만든 상대에게 동메달을 내줬다. 김민수는 경기 후 “패럴림픽은 두 번째인데 첫 출전 때보다 재미있었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 오늘을 계기로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단, 4강전 마지막에 떨려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아쉬운 부분을 언급했다. 김민수는 자오리쉐(31·중국)와 맞붙은 4강전에서도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패하면서 동메달 결정전으로 향했다. 김민수는 4일 조장문(55·광주광역시청)과 조를 이뤄 리커브 혼성전에 출전한다. 김민수는 “혼성전도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경기를 치르겠다. 꼭 메달을 노리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김민수는 어릴 적 친구와 놀다 건물 2층 높이의 담벼락에 올라갔다가 담이 무너져 두 다리를 잃고 장애가 생겼지만, 절망 대신 어머니가 권유한 활을 잡았다. 이후 대한민국 장애인 양궁 간판으로 성장했다. 김민수는 처음으로 출전한 2016 리우 패럴림픽에서는 주목할 만한 성적은 거두지 못했지만, 이를 보약 삼아 2018년 체코 세계랭킹 토너먼트 리커브 남자단체전에서 우승했다. 이어 2019년 네덜란드 세계장애인양궁선수권 리커브 오픈에서는 662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패럴림픽공동취재단}

    • 2021-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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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흔도 젊다는 패럴림픽 태극전사… 잦은 역전패, 이유 있었네

    한국 장애인 사격 대표 심영집(48·강릉시청)이 남자 50m 소총 3자세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영집은 3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사격 남자 50m 소총 3자세 SH1 결선에서 총점 442.2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심영집과 함께 이 종목 결선에 오른 박진호(44·청주시청·5위)와 주성철(45·경기장애인체육회·6위)도 전부 40대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남자 휠체어농구 대표팀의 평균 나이는 37.1세로 12개 참가국 중 가장 많았다. 나이 많은 선수가 많다 보니 한국 대표팀은 경기 후반이 되면 눈에 띌 정도로 체력이 떨어지는 일이 흔했다. 그 때문에 시소게임으로 진행되던 경기가 갑자기 상대팀 쪽으로 넘어가곤 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이 ‘졌지만 잘 싸웠다’를 반복하며 10위에 머문 이유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85명은 평균 40.5세다. 이번 대회에 선수를 15명 넘게 보낸 나라 중 평균 나이가 가장 많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개최국 일본은 평균 33.2세, 중국은 29.7세이니 인종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원래 장애인 스포츠는 성인이 되어 장애를 얻은 선수가 참가하는 일도 많기 때문에 비장애인 올림픽보다는 출전 선수 나이가 많은 편이다. 이번 패럴림픽 참가 선수도 평균 32.2세로 비장애인 올림픽(27.2세)보다 다섯 살이 많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 선수들이 유독 나이가 많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오완석 2020 도쿄 패럴림픽 한국 선수단 부단장(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은 ‘통합교육의 역설’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같은 학교에서 함께 공부하는 일이 늘어나는 건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문제는 체육 시간이다. 장애인 체육 전문 인력이 있는 학교가 거의 없다 보니 장애가 있는 학생들이 체육 시간에 소외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갈수록 유망주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애인 체육 전문 인력 양성 없이는 진정한 통합교육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주원홍 선수단장(대한휠체어테니스협회 회장)은 “장애인 스포츠도 결국 돈이 문제다. 장애인 스포츠 선수도 결국 연봉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주는 실업팀이 있는 종목을 선택하게 마련이다. 현재 장애인 체육 시스템은 몇몇 독지가의 선의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분위기에서 선수 처우가 부족한 종목은 계속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책적으로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지원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 2021-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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