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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미래는 ‘유동적이고(volatile) 불확실하며(uncertain) 복잡하고(complex) 모호한(ambiguous)’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일각에서는 ‘거대한 초복잡성’ 앞에 우리가 놓여 있다고 진단한다. 이처럼 극심한 변화가 예상될 때에는 시나리오 플래닝을 활용해 미래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게 바람직하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하나의 미래를 예측하던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동인을 파악해서 다양한 미래상을 그려 보는 경영 방법론이다. 따라서 예측 실패로 인한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시나리오 플래닝은 미래 위협 요소를 조기에 파악하고 대응책을 수립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경영 현장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는 218호(2월 1호)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 미래 한국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최근의 정치적 혼란과 외교적 딜레마, 경제성장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10년 후 한국의 미래를 조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어떤 현상의 이면에 자리 잡은 동인을 제대로 파악하면 다양한 미래상을 점쳐 볼 수 있고 시나리오별로 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 DBR에 실린 미래 한국 시나리오의 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한국의 미래를 결정할 양대 축 10년 후 한국 시나리오를 결정할 양대 축은 무엇일까. 한국의 글로벌 위상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부분은 단연 경제성장이다. 경제적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게 내수 시장 활성화와 수출 경쟁력 확보다. 미국 내수 시장은 실리콘밸리에서 지금도 쏟아지고 있는 스타트업과 그들을 지원하는 투자 생태계 덕분에 성장을 이어 가고 있다. 반면 한국은 자영업 또는 1인 사업장 중심으로 내수 시장이 구성되어 있으며 서비스업의 생산성도 낮은 상황이다. 따라서 내수 시장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하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내수 시장의 양적·질적 개선 기회가 아직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수출 경쟁력 역시 경제적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동인이다. 과거 한국은 적당한 품질에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지만 지금의 경영 환경에서 이런 전략은 더 이상 유용하지 않다. 다행히 스마트폰, 자동차, 화장품 등에서 선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등장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철강, 화학, 건설, 소비재 등 타 산업에서 얼마나 많은 스타플레이어를 추가로 발굴하느냐가 향후 수출 경쟁력과 경제적 성과를 좌우할 것이다. 여기에 한 가지 변수를 추가하자면 ‘4차 산업혁명’을 꼽을 수 있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에 의한 기술 융합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조업의 혁신은 고용을 위축시킬 위험이 있어 내수 성장에는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유통에서의 혁신, 즉 ‘리테일 4.0’이나 콘텐츠 산업 혁신이 병행되어야 한다. 내수 시장 활성화, 수출 경쟁력 확보와 4차 산업혁명 주도 여부 등에 따라 10년 후 한국 경제는 ‘성장 재점화’와 ‘성장 절벽’ 두 가지 시나리오로 나뉠 것이다. 한국의 미래를 결정할 또 다른 축은 사회적 통합 여부다. 심화되고 있는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갈등,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간의 신뢰 및 협력에 대한 의구심, 진보와 보수의 충돌, 부유층과 중산층 이하의 계층 갈등이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가 미래의 모습을 결정할 중요한 요인이다. 사회의 주도권이 누구에게로 넘어갈 것인가도 관건이다. 다양한 집단과 계층의 목소리가 균형 있게 채택될 것인가, 아니면 기득권 세력의 주도권이 유지되고 이로 인한 갈등이 지속될 것인가는 중요한 변수다. 결국 10년 뒤 한국은 사회적 통합, 아니면 분열이라는 양 극단의 방향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 위대한 전쟁이냐 곡성으로 가득 차느냐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통합 여부를 두 축으로 해 한국의 미래 시나리오를 4가지로 작성해 볼 수 있다(이해를 돕기 위해 각 시나리오를 한국 영화 대표 흥행작과 연결시켰다). 일단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4% 이상의 경제성장과 사회 통합을 동시에 일군 일명 ‘명량’ 시나리오다. 12척의 배로 330척의 왜군을 물리쳤던 것처럼 해당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 중 일부 영역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며 화려하게 비상할 것이다. 글로벌 경제성장을 이끄는 주요 국가로 국제사회에 의미 있는 역할도 할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로 경제적 성과는 높지 않으나 사회적 통합에 기반을 둬 안정적 사회로 진입하는 미래상을 가정해 볼 수 있다. 이 시나리오는 가난하고 힘들었지만 똘똘 뭉쳤던 영화 ‘국제시장’ 속 가족들의 이미지와 유사하다. 경제성장률은 2%대에 머물겠지만 젊은 세대와 중산층 이하의 요구가 사회적으로 충분히 반영되고 경제 정의 및 복지가 중시될 것이다. 단, 현재 경쟁력이 있는 전자나 자동차 산업 등에서의 혁신은 지속될 수 있지만 타 산업의 경쟁력은 답보 상태에 머무를 확률이 높다. 세 번째는 성장 재점화에는 성공하나 사회적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이른바 ‘내부자들’ 시나리오다. 경제성장률이 3%대를 유지하며 미국, 중국의 성장률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다. 다만 내수보다는 수출에 의존하는 성장이 이어질 것이며 제조업의 기술 혁신으로 국내 고용은 더 위축될 수 있다. 사회적 불균형이 확대되고 양극화 현상도 심화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경기 침체와 사회적 충돌이 맞물리는 일명 ‘곡성’ 시나리오다. 세대 간, 계층 간 ‘한쪽이 이득이면, 한쪽이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해질 것이다. 또 정책적 오류가 정치적 무관심을 야기할 수 있다. 국민의 생계형 부채가 증가하고 선진국과 후발국 사이에서 대한민국 기업들은 어떠한 기술적 차별성도 갖지 못할 것이다. 외교적 영향력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시나리오 플래닝의 목적은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점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미래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동인 중에는 통제가 불가능한 요인도 있지만 준비를 통해 일부 통제할 수 있는 요인도 존재한다. 사회적 통합 여부는 통제하기 어렵지만 경제적 성과 측면에서는 한국의 경제 주체들이 대응에 나설 수 있다.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과 대비가 절실하다. 4차 산업혁명으로 각국은 이제 다시 비슷한 출발선상에서 경쟁을 시작할 것이다. 또 내수 시장 활성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10년 후 한국의 모습을 결정하기 위한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심태호 AT커니 한국사무소 파트너 Taeho.Sim@atkearney.com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산업 기반을 조성하고 다양한 사회 인프라를 관리하는 공기업·준정부기관 등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공기업·준정부기관 116곳이 매년 경영성과에 대해 엄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실제로 많은 공공기관이 매년 조금씩 바뀌는 평가 기준에 맞추기 위해 상당한 자원과 시간을 투자한다. 지난해 9월부터 약 두 달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동국대 공공기관경영평가연구원이 공동으로 ‘공공기관 전략적 성과 관리’과정을 만들어 운영한 것도 이러한 공공기관의 고민을 덜어 주기 위해서였다. 당시 교수진으로 참여했던 4명의 전현직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원 등 최고 전문가들이 올해 3월부터 시작되는 ‘공공기관 전략적 리더십 및 CFO과정’ 출범을 앞두고 한자리에 모여 공기업 경쟁력 강화 및 평가 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곽채기 동국대 사회과학대학장 겸 행정대학원장, 홍길표 백석대 경상학부 교수, 신완선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 박개성 엘리오앤컴퍼니 대표는 1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 6층에서 2017년 공공기관경영평가의 변화, 현 평가 시스템의 문제점과 대안 등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진행했다. 고승연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기자(공공기관 전략적 성과관리 과정 주임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주요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공공기관 경영 평가 제도는 긍정적인 효과도 많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어떻게 개선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까. 곽채기 원장=지금의 평가 제도는 점수를 내서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고, 기관장의 해임을 건의하거나 경고하는 것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경영 평가 제도의 진정한 가치는 경영 진단 후 피드백 정보를 생성해서 기관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능을 강화하는 데 있다. 제도도 그런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홍길표 교수=‘1983년 체제 극복’이 필요하다. 현 공공기관 경영 평가 체제의 기원은 1983년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에 있다. 현존하는 공공기관 평가의 많은 관리 요소들이 이때 생겨났다. 1980년대는 민간 기업보다 정부의 능력이 더 좋았던 때다.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을 통제하고 평가하고 이끌어 나가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 이제 60조 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공기업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부 관료들이 계속 ‘통제’를 중심으로 사고하는 건 문제가 있다. 근본적인 체제 변화가 1, 2년 안에 있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과거에 잘 통했던 관행의 연장선상에서 미래 계획을 짜는 방식으로는 대처가 불가능하다. ―지난해 12월 27일 공공기관 평가를 총괄하고 기획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2017년 공공기관 경영 평가 편람을 확정했다. 내용을 보니 공공성 지표를 강화하는 등 큰 변화가 있었는데…. 곽=바뀐 편람을 보고 공공기관들이 올해 평가를 준비해야 하는데 일단 공공성 지표가 대폭 강화됐다. 그동안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성과’와 ‘효율성’만을 강조했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이런 지적을 수용한 셈이다. 다만 일부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준정부기관과 공기업은 사실 그 존재 자체가 공공성을 담보로 한다. 기관의 본질적인 미션과는 관계없는 ‘사회적 책임 경영’을 지나치게 요구하면 공공기관이 지향해야 할 본질적인 목적이 뒷전으로 밀릴 위험이 있다. 또 공기업의 경우 여전히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는데 여기에 ‘공공성’ 잣대를 일괄적으로 들이대면 공기업이 지향해야 할 성과 목표를 등한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홍=‘공공성이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다시 해 봤다. 민간 기업은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조직이다. 따라서 민간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경제적 목표와 충돌할 수 있다. 반면 공공기관은 본원적 목표가 공적인 사명을 달성하는 것이다. 자기 목표를 잘 달성하는 것 자체가 공공성이자 사회적 책임이다. 안전이나 환경 문제를 잘 관리하는지 평가하겠다고 하는데, 취지는 아주 좋지만 등급을 나눠 평가해야 할 부분이 아니라 ‘법을 잘 지켰는지’를 위주로 판단해 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신완선 교수=다른 분들의 의견에 많은 부분 동의한다. 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개념을 더 확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한국 기업들은 사회적 책임을 기부 활동으로만 좁혀서 생각한다. 기업 활동 전반의 신뢰를 구축하는 모든 활동을 사회적 책임으로 본다면 우리 기업들은 여전히 부족하다. 국가가 장려할 수 있는 방식으로, 즉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을 움직여서 선도하게 만드는 건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 박개성 대표=좀 더 큰 ‘방향성’ 측면에서 쓴소리를 하고 싶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 대한 정부의 관리 철학 등을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공기업은 수준이 대단히 높아졌다. 내부적인 역량과 시스템, 직원 수준이 계속 높아지는데 외부적인 통제 강도 역시 높아지는 것이 맞는 방향인지 의문이 든다. 이번에 정부에서 평가하겠다고 강조한 내용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경력 단절 여성을 고용하는 것 등이 있는데 이건 각 기관이나 조직의 특성에 따라 자율성과 유연성을 발휘해야 하는 부분이지 획일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준정부기관과 공기업 등에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곽=공공기관의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과거 공공기관은 그 기관이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계속 성장하는 상황에서 경영을 해 왔다. 하지만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이제 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혁신하거나 바뀌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기관도 많아질 것이다. 과거에는 정부의 재정 지원이 기관들의 생존을 담보했지만 이제는 기관들 스스로 생존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때 제일 중요한 게 재무관리다. 재무적으로 생존 기반을 확보해 전략적 투자를 하지 않으면 공공기관이나 공기업도 문을 닫을 수 있다. 개별 공공기관이 재무 역량과 재무관리 역량을 확충하는 게 급선무다. 박=리더십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현재 사람을 고용하고 평가하는 게 시스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장들이 큰 과업을 완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하는 방식이나 전반적인 기업문화처럼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들을 바꿔 갈 필요가 있다. 리더십이라고 해서 엄청난 걸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중요한 것들을 찾아내 실행할 필요가 있다. 정리=장윤정 yunjung@donga.com·고승연 기자}
대부분의 조직은 고객 설문조사를 통해 개선할 부분을 찾아내는 데 집중한다. ‘문제’에 역점을 둬 고객들에게 ‘잘못된 것을 찾아 달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고객에게 무엇이 잘못됐는지가 아니라 좋았던 점이 무엇인지를 물어보면 어떨까.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최신호(2017년 1·2월호)에 관련 연구가 소개됐다. 미국 유타주립대 헌츠먼경영대학원 부교수인 스털링 본과 연구팀은 설문조사라는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고객 인식에 미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실험에 나섰다. 실제로 연구진이 “우리 회사를 방문했을 때 잘된 점이 무엇이었나요?”와 같이 칭찬을 요청하기 시작하자 고객만족도가 올라가고, 재구매 가능성과 소비금액은 물론이고 고객 충성도도 상승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한 소매 브랜드에서 실시한 연구에서도 ‘칭찬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고객들은 이런 요청 없이 설문조사에 응한 고객에 비해 9%가량 더 많이 거래를 하고, 8%가량 더 많은 소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 간 거래(B2B) 소프트웨어 기업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좋아하는 기능에 관해 질문을 받은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은, 그 같은 질문을 받지 않은 사용자에 비해 이듬해 이 회사 제품을 이용하는 시간이 32%나 더 길었다. 연구진은 고객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얘기하도록 하면 이 경험에 대한 기억이 또렷해지고 결과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인식까지 좋아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미 칭찬의 효과를 활용하는 기업들도 있다. 샌드위치 전문점인 서브웨이는 계산대 옆에 ‘샌드위치 어때요? 딱 좋아! 완벽해! 훌륭해! 말해주세요. 알고 싶어요!’라고 쓰인 표지판을 게시한다. 미국 국내선 항공사인 제트블루의 연락처 페이지는 고객이 기업에 칭찬을 건넬 수 있는 ‘칭찬을 나누세요’ 링크로 연결된다. 하지만 칭찬을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의료 과실처럼 아주 나쁜 경험, 또는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한 고객에게 칭찬을 요구하면 고객이 격분하지 않을지 알아봐야 한다”고 경고한다. 또 일부 관리자들이 이를 활용해 고객만족도 점수를 부풀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소나무 아래 홀로 앉은 인물의 꼿꼿한 모습을 보면 보는 이도 흠칫 등을 곧추세우고 마음마저 경건하게 다스리게 된다. 이러한 감상이 유익했던 것일까. 소나무 아래 한 인물이 의연하게 앉아 있는 그림은 중국의 송나라부터 조선시대 말기까지 꾸준히 제작됐다. 이러한 그림은 ‘청송(聽訟·소나무 소리를 듣다)’, 혹은 ‘청천(聽泉·물소리를 듣다)’으로 부르거나 ‘송하인물도(松下人物圖·소나무 아래의 인물)’라고 부르기도 한다. 조선시대 허련(許鍊·1808∼1893)이 그린 송하인물도는 널리 알려진 그림은 아니지만 한 번쯤 감상해볼 만한 작품이다. 추가 김정희의 제자인 허련은 스승인 김정희와는 달리 그 당시 문사들이 요구하던 다양한 장르의 그림을 그렸다. 특히 상단에 적혀 있는 글은 ‘송하인물도’를 통해 그 시절 학자들이 느끼고자 했던 주제를 보여준다. 맑은 물 굽이진데, 푸른 소나무 그늘. 한 사람은 땔나무 지고, 한 사람은 금(琴) 을 듣는다. 감정과 본성이 가는 곳은 오묘하여 찾을 수 없으리니. 하늘에 맡겨두면 만나는 것이 맑은 희음 (希音)이라. 희음이란 무엇인가. 희음이란 ‘드문 소리’다. 쉽게 들을 수 없는 소리다. 홀로 앉으면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를 것이다. 생각이 많아지고 감정은 요동치기 마련이다. 그러나 호흡을 고르고 그 생각을 멈추고 그 감정을 하늘에 맡기면 희미하게 울리고 들리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희음’이다. ‘큰 소리는 소리가 드물고, 큰 형상은 형체가 없다(大音希聲, 大象無形).’ 아주 큰 대상은 그 끝이 보이지 않으니 형상을 알 수 없고, 같은 방식으로 아주 큰 소리의 파장을 우리는 듣지 못한다. 쉽게 보고 듣는 것은 대개 누구나 보고 듣는 사소한 것들이다. 노자(老子)는 위 구절을 통해 우리의 좁아지는 시야에 주의를 요한다. 작은 것에 매달려 흔들리지 말고 묵직하고 도도하게 흘러가는 큰 흐름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희음을 어떻게 감지하나. 이 그림 속 선비처럼 소나무 아래 홀로 앉는 것일까. 그것이 정답일 리는 없다. 소나무 아래 홀로 앉은 이 선비의 그림은 성찰하고 통찰하는 안목을 넓게 키우고자 하는 노력을 표현한 상상이다. 이 그림은 바쁜 일상 속에 조급해진 마음을 잠시 멈추고 복잡한 감정을 하늘에 내려놓는 순간을 요구하는 성찰의 시간, 즉 성찰의 표상이다. 조선시대 학자들에게 크게 인기를 누렸던 ‘시품(詩品)’은 우리 예술과 시문이 추구할 수 있는 24가지의 멋진 격조를 보여준다. 실제 저자는 수수께끼지만 시의 품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시품’의 18번째 품격 ‘실경(實境)’에도 노자의 희음이 등장한다. 시품이 바라보는 희음은 진실이다. 소나무 아래 정좌를 하고 우리를 지켜보는 저 학자는 우리에게 소나무 아래로 올 것을 요청하지 않는다. 그림 속 학자는 그저 잠시 생각을 멈추라고 가르친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계획과 계산들을 내려놓으면 들리고 보이는 것이 있다고 말이다. 고연희 서울대 연구교수 lotus126@daum.net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동시대인 1500명의 삶을 직업, 교육수준, 결혼,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삶의 조건에 따라 80년간 추적 조사한 기념비적인 연구인 미국 스탠퍼드대 ‘터먼 프로젝트’에 따르면 오래 살기 위한 삶의 요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과 성실성이다. 사람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이 장수에도 결정적이라는 점에서 소통은 곧 ‘생명’이다. 높은 생산성을 자랑하는 기업들의 성공 요인도 대단한 경영기법이나 탁월한 시스템이 아니라 스스럼없이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인 경우가 많다. 이처럼 중요한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해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도 있다. 일단 나쁜 소식은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커뮤니케이션에는 한 개인의 자아, 세상에 대한 인식, 관계적 욕구가 총체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단, 위안을 삼을 만한 좋은 소식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조금만 달라져도 상대방이 느끼는 체감 변화가 크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소통지수를 올릴 수 있을까. 일단 첫 번째 기술로는 ‘협력관계 디자인’이 있다. 리더와 구성원 간에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 서로 어떻게 대해줄 때 생산성이 올라가는지 등 함께 일하는 방식에 대해 합의를 보는 것이다. “당신의 상사로서, 내가 당신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 내가 당신을 잘 리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에 대한 당신의 기대는 무엇인가?” 이렇게 물어오는 상사 앞에서 존중과 책임의식을 느끼지 않는 직원은 없다. 표현되지 않은 기대, 동의받지 않은 기대. 이런 기대들이 크고 작은 갈등의 원인이 된다. 리더는 구성원에 대해, 구성원은 리더에 대해 일방적으로 기대치를 설정해놓고 상대를 탓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두 번째 기술로는 새로움을 주는 ‘질문’을 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냥 질문이 아니라 좋은 질문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왜 이것밖에 못했지? 문제가 뭐야?”라는 질문에는 잘못을 따지고 상대방을 질책하는 시선이 녹아 있다. 좋은 질문이란 심판자적 질문이 아니라 배움을 확장시키는 질문이다. 사실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을 묻는 질문, 내 궁금증 해소를 위한 질문보다는 상대의 문제해결력을 키워주는 질문, 그 질문이 아니라면 갈 수 없었던 미지의 영역으로 안내하는 질문 말이다. “이것을 하는 게 어떤 점에서 중요한가? 어떻게 하면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 그 일을 통해서 무엇을 배웠나?” 이미 아는 정보를 뒤지게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차원으로 사고의 지평을 넓혀줄 때 질문은 강력해진다. “나는 세상에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로 아마존 왕국을 일으킨 제프 베저스의 목적형 질문, 그리고 “왜 컴퓨터를 중간 판매상을 통해 사야 하나?”라는 호기심을 델 컴퓨터 창업으로 발전시킨 마이클 델의 질문, “평생 설탕물만 팔 것인가?”라며 펩시 부사장 존 스컬리를 도발해 스카우트한 스티브 잡스의 동기 자극형 질문은 모두 질문의 강력함을 보여준 좋은 예이다.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star@hanscoaching.com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경기 가평군 자라섬은 매년 10월이면 재즈 선율에 이끌린 인파로 북적인다. 확 트인 자연 속에서 재즈를 즐길 수 있다는 매력 덕분에 페스티벌이 열리는 10월 첫째 주에 매년 20여만 명의 관광객이 자라섬을 찾기 때문이다. 가평군은 재즈 페스티벌 관광객을 일회성 방문객이 아니라 가평군의 ‘팬’으로 만들기 위해 올 7월엔 자라섬 테마파크에 야외수영장을 만들었고, 카누와 수상자전거 등을 즐길 수 있는 마리나 관광시설까지 조성했다. 22일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가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실시한 2016년 지역경쟁력지수 평과 결과 가평군처럼 ‘작지만 강한’ 지역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청양군은 ‘부자농촌 만들기’ 사업으로 경제 활력을 되찾았고 경북 칠곡군, 강원 화천군에서는 아기 울음소리가 다시 울려 퍼지면서 경쟁력을 되찾고 있었다. 지역경쟁력지수를 구성하는 △생활서비스 △지역경제력 △삶의 여유 공간 △주민활력 등 4개 부문별로 높은 점수를 얻은 지자체를 분석했다.○ 순위 상승 가파른 양주시(생활서비스), 청양군(지역경제력) 생활서비스 부문에서는 경기 수원시를 비롯해 부천·안양·구리시 등 수도권 지역들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36위에서 23위로 올라선 양주시의 약진이 단연 돋보였다. 양주시는 병의원이 먼 의료 취약지역을 찾아가 주민들의 만성 질환을 치료·예방 관리하는 ‘찾아가는 이동보건소’를 운영해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여성보육비전센터를 통해 시간제 영아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생활 여건을 개선하기도 했다. 평가 대상 159개 시군 중 영유아 1000명당 보육시설도 4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수와 사업체 수, 1인당 지방소득세, 재정자립도 등으로 평가하는 지역경제력 부문에서는 혁신도시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혁신도시가 들어선 충북 진천군(7위)과 음성군(13위)은 예정된 11개 기관 중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소비자원, 한국고용정보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등 8개 공공기관의 이전이 완료됨에 따라 일자리가 증가하고 세수 및 재정자립도가 상승했다. 진천군은 전국 시군 가운데 인구 대비 일자리 수가 2번째로 많았고 음성군은 3위였다. 지역경제력 부문에서 40계단 이상 순위가 오른 충남 청양군(42위)은 ‘부자농촌 만들기’ 프로젝트로 성과를 거뒀다. 청양군은 농업예산으로 연간 700여억 원을 투자해 친환경 농업생산기반 시설을 확충하고, 최근 고소득 유망 작목으로 각광받는 아로니아 등의 생산기반을 구축했다. 임산물특화단지도 완공해 지난해에만 560t의 ‘청양밤’을 수출하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 청양군 농가 평균소득은 3980만 원으로 충남(평균 3417만 원) 내 1위를 차지했다.○ 출산친화 칠곡군(주민활력), 자연친화 가평군(삶의 여유 공간) 주민활력 부문에서는 경북 칠곡군(19위)이 눈에 띈다. 칠곡군은 모바일 시대에 발맞춰 ‘칠곡군 아이맘앱’을 제작해 임산부들에게 임신, 출산, 육아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등 출산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칠곡군의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지난해 기준 11.2명으로 경북 전체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이 부문 순위가 34계단 올라선 강원 화천군(29위)은 군부대 장병과 군인 가족들을 군민으로 유입시키는 ‘군(軍)의 우리 군민화 운동’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2011∼2015년 화천군의 연평균 인구증가율은 2.13%로 159개 시군 중 6위를 차지했다. 가평군은 삶의 여유 공간 부문에서 지난해에는 100위 안에도 들지 못했지만 올해는 39위로 껑충 뛰었다. 스포츠 투어리즘을 성장 원동력으로 잡은 가평군이 올 들어 지하 3층, 지상 2층에 연면적 7880m² 규모의 한석봉체육관을 여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성주인 농경연 연구위원은 “삶의 여유를 중시하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고, 교통망이 발달하면서 농촌으로 이주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며 “자연과 공존하는 생활환경이 새로운 가치로 주목받고 있으며, 지역 경쟁력을 키우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지역경쟁력지수는 전국의 기초생활권 159개 시군(특별시와 광역시 구 제외)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각 지역이 차별화된 발전 전략을 모색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개발된 지수다.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09년 개발했으며 2010년 이후 2년마다 평가해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이 지수는 농경연이 개발한 지역발전지표를 기초로 하고 있다. △생활 서비스 △주민 활력 △지역 경제력 △삶의 여유 공간 등 4개 부문 총 20개 세부 지표로 구성돼 있으며, 4개 부문 중 생활 서비스에 가장 높은 가중치가 주어진다. 세부 지표는 재정 자립도와 1인당 지방소득세, 인구 1000명당 체육 시설 및 문화 기반시설 수, km²당 학교 수 등으로 구성돼 주민소득 수준, 문화체육 기반, 교육 여건을 종합적으로 아우르고 있다. 이번 조사의 데이터로는 주로 2015년 통계가 활용됐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착하다고 좋은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느낄 때가 있다. “착한 사람은 항상 손해 본다”는 말과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진리라고 느껴질 때가 많다. 실제로 과학자들은 분노를 마냥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는 것이 사회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다양한 증거를 제시했다. 특히 분노 표현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가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어 기술이 필요하다는 게 과학자의 권고다. 분노는 양면성을 갖는 감정이다. 화를 내는 사람을 보면 왜 화를 내는지 궁금해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가도, 때로는 갈등을 회피하고자 이를 외면하고 싶기도 하다. 분노는 이처럼 ‘접근 신호’이자 ‘기피 신호’를 던져준다. 그렇다면 양면성을 가진 분노를 어떻게 읽어내고 활용할 수 있을까.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14호(12월 1호)에 소개된 원하는 것을 이뤄내기 위한 분노 표현의 기술과 분노의 생리학적 특성 등을 요약해 싣는다.○ 사람들은 화난 표정에 가장 빨리 주목 분노는 ‘광속(光速)’으로 주목을 받는다. 사람들은 많은 표정 가운데서도 화를 내는 표정에 가장 빨리 집중한다. 과학자들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실제 화난 표정, 슬픈 표정, 행복한 표정의 사진을 사람들에게 보여준 뒤 반응 시간을 쟀다. 각각의 표정에 주목하는 데 걸린 시간은 화난 표정(652ms·1ms는 1000분의 1초), 슬픈 표정(670ms), 행복한 표정(692ms)의 순이었다. 나이 든 사람도 속도만 200ms 더 늦을 뿐 반응 순서는 같았다. 이처럼 분노가 다양한 표정 가운데서도 가장 빨리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은 생존과 위협의 감정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듯 광속의 반응을 이끄는 분노에는 성차별이 존재한다. 남녀가 각각 화난 표정으로 반대 의견을 밝혔을 때 집단 내에서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과학자들은 5명으로 구성된 집단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4명이 같은 의견이고 다른 1명(남성 또는 여성)이 분노한 표정으로 반대 의견을 제시했을 때 어떠한 평가가 나오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여성이 화난 표정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면 구성원 대부분이 여성의 입장을 신뢰하지 않고 등을 돌렸지만, 남성의 경우 그와 반대로 대부분이 남성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구체적으로 화를 낸 사람이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따라 이를 받아들이는 시각이 달랐다. 분노는 남성에게는 파워, 여성에게는 상실을 가져다주는 셈이다. 분노의 표현에 대한 성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에 여성은 화가 나더라도 이를 직접적이고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숨기거나 억누르려 한다. 화를 내면 부정적인 인상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성차별 때문에 분노하지 않고 이를 꾹꾹 눌러오다 여성들은 속병이 들거나, 다른 여성이 분노하는데도 쉽게 알아채지 못하는 한계도 보인다. 계속해서 분노를 억누르고 표현하지 않다 보니 자신의 분노도 표출하지 못하지만, 상대방의 분노를 읽고 대응하는 데도 서투른 것이다. ○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한 분노의 기술 화를 잘 내면 원하는 것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사회생활에서 남성의 완력과 여성의 신체적 매력은 힘의 원천이다. 과학자들은 거구의 남성과 매력적인 여성이 화를 내면 사회생활에서 어떤 이점을 얻는지 검증했다. 실제로 거구의 남성이 화를 냈더니 사람들은 그를 더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했다. 구체적으로 덩치 큰 남성이 화를 내면 갈등이 쉽게 해결됐다. 마찬가지로 금발의 미녀가 화를 내거나 까다롭게 굴면 더 환대를 받았다. 남성의 완력과 여성의 신체적 매력이 분노와 결합하면 사회생활에서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것. 매력적인 남녀가 화난 표정을 지으면 그것조차도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실험 결과도 있었다. ‘매력 남녀’가 화난 표정을 짓는 것(7점 만점을 기준으로 평균 3.62점)은 매력 없는 사람의 행복한 표정(평균 2.68점), 중립적 표정(평균 2.53점), 화난 표정(평균 2.42점)보다 더 매력적으로 평가를 받았다. 일상생활에서 소위 쓰이는 “예쁘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표현은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다고 하겠다. ○ 분노가 넘쳐나는 시대 사회 문제에 대한 분노는 공익에도 도움이 되지만 당사자의 이미지도 좋게 한다. 예컨대 타인의 이기적인 행동을 비난하고 공격하는 일은 자신은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광고하는 셈이 된다. 사회운동가나 정치인들이 흔히 정의를 명분삼아 분노하지만, 과학자들은 이들이 정의 때문이라기보다는 개인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서 분노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분노는 협상 생산성을 높여주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감정 표현이 금기시되는 협상에서 분노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동시에 실속 있는 전술이라고 밝힌다. 협상에서 화를 내면 입장이 완고해 양보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해석돼 상대방의 양보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분노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분노라는 감정은 진실함이라는 긍정적인 감정의 ‘시그널’을 전달한다는 점을 이용해 때때로 거짓말이 탄로 나거나 잘못이 드러났을 때 일부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분노한다. ‘방귀 뀐 사람이 성낸다’, ‘적반하장’이란 말도 여기에서 비롯됐다고 하겠다. 요즘은 분노의 시대이자 분노를 마케팅하는 시대이다. 정치인, 학생, 직장인 모두가 분노에 가득 찬 얼굴이다. 유권자들은 투표를 통해 분노를 표현하고, 소비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갑질’에 불매운동으로 분노 표현을 한다. 분노를 표출하는 데 드는 비용은 거의 없지만 그 대가로 ‘개념 있다’는 이미지를 얻어갈 수 있기 때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분노가 집결되고 있다. 공작 수컷이 암컷에게 잘 보이기 위해 화려한 깃털을 과시할 수 있게끔 진화한 것처럼 요즘은 도덕적 분노가 개인의 가치를 좌우하는 시대가 돼 버렸다. 자기 이익을 위해 분노를 잘 표출하는 전문가들로 넘쳐난다. 따라서 그런 분노가 과연 사회 정의를 위한 것인지, 자기 이익을 위한 것인지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 과학자들이 분노에 대한 다른 시각을 제시해준 덕분에 우리는 분노 뒤에 숨은 이기심의 그림자를 추리할 수 있게 됐다. 허행량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사내 정치’ 하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줄서기, 학연, 지연 등 부정적인 이미지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사내 정치를 ‘조직에서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고 역할을 찾아가는 일’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리더십 컨설팅사 한앤파트너스를 이끄는 한만현 대표는 DBR(동아비즈니스리뷰) 214호에 실린 사내 정치 관련 인터뷰에서 “정치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다보니 사내 정치란 단어만 봐도 꼼수를 부리거나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남을 밟고 올라서는 것을 연상하는 이들이 많다”며 “하지만 사내 정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이어주는 ‘다이내믹스’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모두가 사내 정치에 능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거부감이 강해 사내 정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임원들에게 한 대표는 “이해관계와 관계의 자발성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크게 네 그룹으로 나눠보라”고 조언했다. 만약 상호 이해관계가 적고 관계의 자발성도 낮다면 그들은 나에게 존재감이 낮은 무리다. 주목해야 할 그룹은 관계의 자발성도 높고 상호 이해관계도 높은 그룹이다. 즉, 이해관계가 부닥칠 수도 있어 협력이 필수적인 그룹이 정치가 필요한 대상이다. 한 대표는 “이처럼 자신의 주변 그룹을 나누고, 어떤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사내 정치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여전히 어렵게 느껴진다면 일단 기본적인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하는 방법을 떠올려 보는 게 좋다. 특히 상대방의 실수를 들춰내기보다 잘한 것을 기억하고 부각시켜주는 것만으로도 좋은 관계 형성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한 대표는 이와 더불어 “부하 직원은 나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라”고 말했다. 나를 좋아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부하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지갑을 여는 등의 노력을 하는 것 역시 사내 정치의 중요한 영역이라는 것이다. 한 대표는 “만약 업무능력에서는 굉장히 뛰어난 것 같은데 인정은 그만큼 받지 못하다고 느낀다면 스스로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으며 “사내에서 더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도록 실력은 물론이고 하다못해 외모로라도 ‘차별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서울 중구 남대문로 서울스퀘어(옛 대우빌딩) 외벽의 ‘미디어 캔버스’는 탄생 당시 엄청난 반대에 부닥쳤다. 초대형 건물 전면을 활용해 아트 워크를 시행한 전례가 없으니 기술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지적이 쏟아졌다. 이 프로젝트는 진통 끝에 겨우겨우 완성이 됐다. 그리고 이제는 그 제안에 반대했던 사람들조차 미디어 캔버스를 ‘세계의 유명 작품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칭송한다. 사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아이템을 구상하는 사람들에게 제일 분통 터지고 끔찍한 상황은 “경험이 있느냐?”고 묻는다거나, “전례가 없어서 안 된다”는 대답이 돌아올 때다. 새로운 일이나 아이템은 그야말로 처음 하는 시도이기에 어렵고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러한 취지 따윈 팽개쳐 버리고 근거만을 내세워 제안을 거절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조선시대에는 어땠을까. 조선은 예법과 전통을 대단히 중시한 나라였다. 그러니 ‘전례가 없다’는 것처럼 무서운 말이 없었지만 이것이 복지부동이나 책임 회피를 위해 사용되진 않았다. 전례를 따지는 것의 제일 큰 용도는 권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왕이 능을 크게 지으려 한다거나, 총애하는 신하에게 과도한 권력을 몰아주려고 하거나 인기를 위한 정책을 시행하려고 할 때, 신하들이 이를 방지하기 위해 거론하는 것이 “전례가 없다”였다. 그뿐만 아니라 권력가가 중국 사신의 부당한 청탁을 거절하는 방법도 “나는 정말 들어주고 싶은데 전례가 없다”였다. 조선시대에도 백성들이 큰 고통을 받거나 법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경우 전례에 구애받지 않고 전례에 없는 일을 해야 한다는 ‘전례 위의 원칙’이 있었다. 이것이 조선시대 전례의 진짜 원칙이었다. 개혁군주라고 불리는 영조와 정조는 이런 전례 사용의 원칙에 더더욱 철저했다. 전례를 악용하는 사례는 철저히 색출해 금지하고 새로운 전례를 만들어내는 데 더 적극적이었다. 18세기 관리들은 자기들이 편한 대로 ‘행정관행’ ‘조세관행’ ‘행사관행’을 만들었고 그것을 기록해놓은 뒤 전례와 관행을 내세우며 수탈을 일삼았다. 한마디로 전례를 악용하기 일쑤였다. 그러자 영조는 모든 관청에 있는 ‘전례등록(前例謄錄)’, 즉 관청별로 시행되고 있던 관행 기록을 정리한 책을 모두 태워버리게 했다. 정조는 한걸음 더 나아갔다. 과거에 여러 가지 전례가 있는데 그중에서 백성에게 제일 좋은 것을 사용하고, 필요하면 새 법을 빨리 제정해 그것을 새로운 전례로 만들라고 명했다. 1789년(정조 13년)에 사도세자의 무덤을 이장해야 했다. 조선에서는 이런 왕실 행사에 백성들을 동원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정조는 이러한 관행이 전례를 핑계로 백성들을 괴롭히는 처사라며 금지했다. 그 대신 임금을 지불하고 고용하라고 명령했다. 많은 사람이 전례와 경력을 따지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사정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례를 사용하는 이유와 전례의 목적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전례가 없다’는 말이 편하고 안전하고, 책임을 피하기 위한 것이 돼서는 안 된다. 이제 다시 한 번 전례의 사용 원칙을 재점검해볼 때가 됐다. 전례를 올바로 사용하고, 전례에 의지하기보다는 이를 창조하는 사람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노혜경 호서대 인문융합대 교수 kroh68@hotmail.com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질문이 쏟아져 답변할 시간이 모자라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젊은 청중의 에너지에 오히려 내가 큰 자극을 받았다.”(대니얼 핑크 박사) ‘동아비즈니스포럼 2016’ 행사 이틀째인 8일에도 파괴 시대에 혁신에 대한 솔루션을 찾으려는 청중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서울 중구 신라호텔 행사장을 가득 메운 27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세계적인 석학들에게 열정적인 질문을 쏟아냈다. “혁신을 추구하려고 하지만 조직이 워낙 커서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어떻게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하는가?” “‘리더는 잘 읽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어떤 뜻인가?” 올해로 6회째를 맞은 동아비즈니스포럼은 이 같은 뜨거운 열기 속에서 국내 최고의 국제 경영포럼으로 자리 잡았다. 참가자들은 해외 연사들의 통찰력과 생생한 사례가 곁들여진 강연을 통해 혁신을 위한 방법론을 배우고 지적 자극을 받았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초청 연사 등 모든 면에서 동아비즈니스포럼이 매년 진화하고 있다. 청중의 뜨거운 열기에 놀랐다. 그만큼 ‘혁신’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작가인 핑크 박사는 매주 금요일마다 2시간씩 업무와 상관없이 개인적으로 흥미를 느끼는 실험에 몰입하다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영국 맨체스터대의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혁신을 위해서는 직원의 자율성을 일깨워야 한다”며 “변화와 진전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를 묻는 편지를 매일 나 자신에게 쓴다”고 밝혔다. 안병민 열린비즈랩 대표는 “최고의 경영사상가인 톰 피터스 박사부터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혁신전략가인 네이선 퍼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까지 다양한 경영 대가들이 소개한 생생한 사례를 접하며 혁신의 해법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동아비즈니스포럼 2016은 ‘럭셔리 세션’과 ‘제2회 한중 CEO 포럼’ 등 알찬 세션으로도 호평을 받았다. 올해 처음 열린 럭셔리 세션에서는 이타마르 시몬슨 미 스탠퍼드대 교수 등이 강연자로 나서 럭셔리 업계의 최신 트렌드 및 대응 전략을 소개했다. 김영 신세계인터내셔날 관리팀 파트장은 “국내 럭셔리 시장 환경에 맞는 포럼이 없어 새로운 지식에 대한 갈증이 많았는데, 이번 포럼을 통해 명품 소비자들의 변화상과 최신 디지털 마케팅 전략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미래경영의 화두는 사회에 대한 공헌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기업들이 품질 경쟁력, 가격 경쟁력을 추구해 왔지만 21세기는 사회적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게 더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조동성 인천대 총장) 동아일보와 산업정책연구원이 경영전략의 거장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2014년 제정한 ‘CSV 포터상’의 제3회 시상식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 토파즈홀에서 개최됐다. CSV란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을 의미한다.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경제적 수익까지 추구해 지속가능한 경영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금오공고, 롯데면세점,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LG생활건강, 에코준컴퍼니,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바스프 등 11개 기업 및 기관이 수상했다. 3회 연속으로 상을 받은 서울 강동구, CJ㈜, KT, 한국전력공사는 ‘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탈북청소년들이 다니는 셋넷 학교를 비롯해 쉐어앤케어, 충남 논산시, 필츠코리아, 해양관리공단은 그동안 벌인 CSV 활동을 인정받아 본상과는 별도로 마련된 챌린저상을 수상했다. 포터 교수는 이날 축하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국이 CSV 분야의 리더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CSV 포터상이 더 적극적으로 CSV 전략을 추진하도록 기업들에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해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수상 기업들이 CSV 실천사례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최초의 오픈소스형 캐릭터 나눔사업인 ‘탱키 패밀리’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KT는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전남 신안군 임자도, 인천 옹진군 백령도 등 섬지역의 교육 및 의료 인프라 등을 개선한 ‘기가 스토리’를 공개했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화학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으로 바스프의 노력이 알려지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난해 친환경 해안제방 엘라스토코스트로 CSV(공유가치창출) 포터상을 수상한 데 이어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을 이용한 사료 개발로 또다시 포터상의 주인공이 된 한국바스프의 임재영 사장(사진)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수상의 영광을 안은 비타민 발효 잔여물을 이용한 사료 개발은 생산 공정에서 남는 발효 부산물을 사료 자원으로 재탄생시킨 혁신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화학(we create chemistry for a sustainable future)’을 핵심 기업전략으로 내세울 정도로 바스프는 공유가치창출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 임 사장은 그 배경과 관련해 “화학기술은 인류의 삶 곳곳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기술 발전이나 사용의 편리를 위해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보호와 자원 절약 및 건강을 위해 활용되는 제품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스프를 비롯한 많은 화학기업들의 화두가 바로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성이고, 이를 위한 친환경 화학 솔루션이 핵심 사업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바스프의 솔루션 중에는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고성능 건축용 단열재 등이 있다. 보다 적은 에너지로 더 멀리 가는 자동차, 더 따뜻한 집을 만들려는 친환경 솔루션이다. 임 사장은 “현대 사회에서 기업의 성장과 생존은 단순한 경제적 수치에만 의존해서는 불가능하다”며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과거의 사회 기여활동이었다면, CSV는 사회적 가치를 가지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 이윤을 창출하는 경영전략”이라고 조언했다. 바스프의 경우, 전 세계에서 CSV에 관심을 가지고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을 이용한 사료 개발은 ‘바스프 아시아 퍼시픽 어워드’에서 톱3에 선정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는 “바스프에게 지속가능성이란 경제적 성공, 환경 및 사회적 책임을 모두 함께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도 인류의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수자원 활용 솔루션, 자원 효율적 농업 기술, 스마트 에너지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주요 과제를 설정하고 글로벌 화학기업으로서 혁신적인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지속가능 행복도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공유가치창출(CSV)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해온 서울 강동구가 제3회 ‘CSV 포터상’ 지방자치단체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비싼 임차료 때문에 사무실이나 가게를 찾아 전전해야하는 청년사업가들을 위해 점포 리모델링 비용, 임차보증금 등을 지원하는 ‘엔젤공방’ 사업을 벌이는 등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쓴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강동구는 길고양이들에게 사료와 물을 제공하는 길고양이 급식소 사업, 장난감 공유 활동 등을 펼쳐온 데 이어 올해 다목적 모임 공간으로 주방설비를 갖춘 ‘암사공동체 마당’을 개설하는 등 공유가치창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사업들을 반기마다 구 홈페이지에 업로드하고 지속경영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중소기업 부문에서 상을 받은 에코준컴퍼니는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그린 디자인’ 제품을 통해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확산시키고, 기후변화 및 환경 파괴로 인한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 눈길을 끌었다.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그린컵, 재생용지로 만든 명함꽂이, 불량으로 판명돼 버려진 에어백 원단을 재사용한 리사이클 가방을 만들어내는 등 에코준컴퍼니는 제품 생산에서 공정, 유통에 이르기까지 지구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아울러 취약계층 및 장애인을 고용하는가 하면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식수 지원 캠페인과 말라리아 치료제 보급에 지원하고 있다. 1972년 개교한 금오공업고등학교는 마이스터 고등학교로서 정밀기계, 공정 자동화 등과 관련한 맞춤형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얻어 비영리법인 부문에서 상의 주인공이 됐다. 금오공고는 입학 때부터 진로 선택 길잡이인 ‘7트랙’을 제시해 학생들의 목표 설정을 돕고 기능영재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 결과 2013∼2016년 4년 연속 경북 기능경기대회 종합우승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 밖에도 기부 SNS 플랫폼을 운영하는 쉐어앤케어, 전통식품인 젓갈을 활용해 지역젓갈축제를 개최하는 등 관광 활성화에 힘쓴 충남 논산시, 청소년들의 해양체험을 지원해 온 해양환경관리공단, 국제공인 안전인증 제도를 운영하며 안전문화 확산에 기여한 필츠코리아, 탈북 청소년의 사회 적응을 돕는 셋넷학교가 제3회 CSV 포터상 챌린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지난해 창립 150년을 맞은 세계 최고의 글로벌 화학기업을 모기업으로 하고 있는 한국바스프의 핵심 이념은 ‘기업의 이익이 안전, 보건 및 환경보다 우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익을 위해 모든 것을 제쳐두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한국바스프는 위와 같은 이념을 공고히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 실천하고 있다. 한국바스프가 올해 제3회 CSV 포터상 창조성·혁신성 부문의 주인공이 된 것은 이런 점에서 보면 필연적인 결과일지도 모른다. “버려지던 잔여물을 사료첨가제로 바꿔” 한국바스프가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단순히 사회적 공헌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 사료화’ 비즈니스는 그 대표적인 사례다. 바스프의 비타민 B2는 발효 공정을 통해 생산되는데 생산 뒤에 잔여물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환경보호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바스프는 조단백질과 같은 영양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이 잔여물을 다시 활용할 방안은 없는지 고민했다. 3년간 수십 번의 실험을 통해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이 사료 자원으로서 높은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한국바스프는 잔여물을 사료첨가제로 ‘업그레이드’시키는 방법을 찾아냈다. 더 나아가 국내 2위의 축산전문기업과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 공급 계약도 맺었다. 높은 영양성분을 함유한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이 사료 원료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계약이 성공적으로 성사된 것. 이제 비타민 B2 발효 잔여물은 버려지는 게 아니라 하나의 가치 있는 제품으로서 시장에 판매되고 있다. 새로운 축산사료 비즈니스로 바스프는 수익(올해 예상 매출 4억 원)도 거둘 수 있게 됐다. 발상의 전환으로 버려지던 잔여물에서 새로운 가치와 이익을 창출하는 등 일종의 ‘업사이클링 시스템’을 개발한 셈이다. 육묘상처리제 파종 동시 처리 기술도 한국바스프의 힘을 보여준다. 이제까지의 육묘상처리제(모를 기르는 상자에 처리하는 약제)는 볍씨에 해를 미치는 문제 등으로 인해 벼농사 중 가장 바쁜 이앙기에 살포되었다. 하지만 바스프가 개발한 육묘상처리제는 긴 약효 유효기간, 벼에 대한 안정성으로 파종 시 동시에 살포할 수 있게 개발됐다. 더 나아가 바스프는 특별히 개발된 기계를 통해 육묘상처리제의 살포도 자동화시켰다. 파종과 동시에 자동으로 농약 살포가 이뤄지도록 한 이 기술은 농촌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 줬으며 농민들의 건강 증진에도 기여했다. 해당 기술을 적용한 제품은 2016년에만 약 318억 원의 판매실적을 거뒀다. 이 기술은 올해 시범사업으로 5000ha에 시범 보급됐으며 점차 확대돼 2020년에는 경북도 내 벼 재배면적 50%(5만 ha)에 적용될 예정이다. 우수한 기술을 개발해 판매 성과를 올리는 동시에 고령화와 노동력 문제 해결에까지 기여하는 이 같은 방식이 바로 한국바스프만의 CSV 전략이다. 한국바스프는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사회적인 요구를 충족하면서도 기업과 사회, 환경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화학의 힘으로 환경에 기여, ‘2025 전략’ 개시 한국바스프의 CSV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관련 연구에 의하면 2050년 90억 명에 육박하는 전 세계 인구로 인해 현재 3배에 달하는 자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스프는 이러한 미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화학의 힘이 필요하다고 보고 인류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2025 전략’을 수립했다. 2025 전략을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에서도 아시아태평양 전략을 수립했고, 각 국가별로 지역사회 커뮤니티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바스프 역시 지역사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수원R&D센터와 예산 공장을 신설하는 등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또 국내 화학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임직원들이 여수지역 환경안전 전문가 및 의료계, 교육계 등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함께 ‘환경안전협의회’를 구성해 2003년부터 매 분기마다 의견을 교환하고 개선책을 모색해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차량을 가볍게 만들 소재를 연구하고. 2차전지액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동종의 기존 자동차보다 훨씬 낮게 줄인 ‘아이플로 콘셉트카’를 선보임으로써 자동차 산업에서도 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바스프 관계자는 “가치 있는 제품을 통해 소비자에게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와 에너지 절감에 힘쓸 것”이라며 “이런 노력을 통해 계속적으로 CSV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리더에게는 담당해야 할 두 개의 박스가 있다. 성과박스와 역량박스다. 성과박스 밖에는 그 성과를 가능케 하는 스킬, 몰입, 신뢰, 책임감, 팀워크 등을 포함하는 역량박스가 놓여 있다. 따라서 성과가 커지려면 밖의 역량박스도 함께 커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장에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당장의 성과 문제 앞에서 사람의 역량을 키우는 일은 후순위로 밀리기 십상이다.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의 비장한 독백처럼 리더에게는 ‘성과냐, 사람이냐’가 마치 양자택일이 불가피한 문제처럼 느껴진다. 성과는 사람을 통해 완성된다. 일 따로, 사람 따로가 아니라 같이 돌아가는 두 개의 바퀴다. 보고서가 부실한 경우 과연 보고서만의 문제일까, 보고서 작성 역량의 문제인가. 직원이 의사 결정에 머뭇거리는 경우, 이번 케이스만의 문제로 바라볼 것인가, 아니면 해당 직원의 의사 결정력의 문제로 접근해야 할까. 대부분 기술적인 문제로만 보지만 그러다 보면 해당 이슈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성과와 사람은 함께 가야 한다. 그렇다면 인재 육성을 일상화하기 위해 어떻게 코칭을 할 것인가. 코칭에는 두 가지 종류의 시간이 필요하다. 구성원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즉, 시간을 내는 것 자체가 가장 중요한 ‘슈퍼 전략’이다. 일단 구성원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함으로써 그에 대한 지식을 쌓아야 한다. 고객정보가 많을수록 영업에 유리하듯 구성원에 대한 지식이 많을수록 리더십의 기반이 단단해진다. 특히 다음 4가지 영역에 대한 지식을 구축하면 유용하다. 첫째, 현재 업무를 어떻게 느끼는가. 역량과 부합하는가. 충분히 도전적인가. 무엇을 더 할 수 있는가. 둘째, 고유한 강점은 무엇인가. 더 발휘하고 싶은 스킬이 있나. 셋째, 조직 내 성장 비전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비전을 가능케 하는 것은 무엇인가. 넷째, 조직 내에서 어떤 사람과 ‘케미(궁합)’가 잘 맞는가. 이 외에도 질문 리스트를 만들다 보면 의외로 구성원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놀라게 될 것이다. 모아야 할 것은 업무 결과만이 아니라 팩트 너머 ‘사람에 대한 지식’이다. 두 번째로 필요한 시간은 대화를 위한 시간이다. 바쁜 리더의 일정에서 구성원과의 면담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쉽지 않다. 면담은 리더가 주는 선물이다. 구성원이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함으로써 그에게 특별한 경험으로 자리 잡을 때 더욱 빛나는 선물이 된다. 구글에서 좋은 관리자의 특성을 밝혀내기 위해 시행한 ‘산소 프로젝트’는 주기적인 일대일 면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스폿 코칭’도 훌륭하다. 영업하러 나가는 직원에게 그냥 “수고해”가 아니라 “오늘은 어디로 가나” “어떤 전략이 있나”를 물어보는 등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시간을 활용해 구체성을 가지고 대화하라. 그러려면 구성원에게 던지는 시선이 깊어져야 한다.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사실적 측면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겪어내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이슈만이 아니라 이슈를 소유한 사람의 ‘측면’을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좋은 리더가 되는 비법이다.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star@hanscoaching.com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정보기술(IT) 기업의 홍보를 대행해 주는 회사를 운영하는 바버라는 2001년 닷컴버블이 붕괴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고객사들이 도산하면서 회사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건강은 나빠지고 판단력도 흐려졌다. 어느새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의심하게 됐다. 글로벌 로펌의 파트너인 셰릴의 상황 역시 비슷했다. 기존 법률 업무에 더해서 여러 가지 리더 역할을 겸하게 되며 극심한 피로 상태에 빠진 그녀는 “마치 마라톤에서 전력 질주하는 것처럼, 내 몸이 흥분 상태에서 쉬지 않고 질주하는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위 사례처럼 과중한 업무와 마감에 쫓기는 관리자들은 가끔씩 한계에 직면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듯 업무 스트레스로 심신이 완전히 지친 상태를 ‘번아웃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직장인 건강관리회사인 ‘컴사이크’가 2013년 북미지역에서 직장인 5100명을 조사한 결과, 62%의 직장인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자율성 상실과 엄청난 피로를 느낀다고 답했다. 연구에 따르면 번아웃 증후군은 고혈압, 수면 장애, 우울증, 불안 등 수많은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불러온다. 더 나아가 인간관계의 질을 떨어뜨리고 업무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허무감과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 그렇다면 번아웃 증후군을 피할 방법은 없을까. 세계적 경영 전문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11월호는 번아웃 증후군의 구체적인 증상과 극복 전략을 제시했다. 본보가 발행하는 HBR 한글판에 실린 해당 기사의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탈진, 냉소주의, 비능률 번아웃 증후군의 증상은 탈진, 냉소주의, 비능률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일단 탈진은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피로감으로 효율적인 업무 능력을 손상시킨다. 업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강화한다. 주 7일, 하루 24시간 밤낮으로 일하기를 요구하는 조직 문화와 마감 시한에 대한 압박이 주로 탈진을 야기하는데 과도한 업무량 역시 하나의 원인이다. 탈진 상태가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큰 그림을 보지 못한다. 일상적인 업무는 물론이고 과거에 즐거웠던 업무조차 수행하기 힘들어진다. 냉소주의는 ‘비인격화’라고도 하는데 업무 몰입도가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업무나 프로젝트, 동료, 고객들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소외감이나 부정적인 감정들을 느끼며 심지어 냉담해지기도 한다. 이는 과중한 업무의 결과일 수도 있지만 갈등이나 불공정한 상황,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되었을 때에도 경험할 수 있는 현상이다. 마지막으로 비능률은 무능력감, 성취감 결여, 생산성 감소와 관련이 있다. 자신의 능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며 특별한 상황에서 성공하지 못하거나 업무를 완수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는 증상을 보인다. 탈진, 냉소주의, 비능률 이 3가지 증상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하나의 증상이 다른 증상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자기 관리에 집중하라 그럼 어떻게 해야 이런 번아웃 증후군을 예방하고 회복할 수 있을까. 회사 차원에서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개인들도 몇 가지 전략을 통해 번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선 자기 관리가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일에서 벗어나 신체적·정신적 에너지를 재충전해야 다시금 집중력이 생긴다. 좋은 수면 습관과 영양 상태, 운동, 사회생활, 평정심과 행복감을 고취시킬 수 있는 명상이나 글쓰기, 자연을 즐기는 것 등을 추천할 만하다. 물론 휴식이나 재충전이 개개인을 지치게 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아무리 명상을 즐겨도 사무실로 복귀하면 여전히 감당하지 못할 업무량, 해결할 수 없는 갈등과 맞닥뜨려야 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어떠한 전략을 취해야 할까. 필자는 관점을 바꿔 보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사고방식과 자신을 둘러싼 상황들 중 바꿀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바꿀 수 없는 것은 무엇인지를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맡고 있는 임무를 다른 이에게 위임할 수 있는가?’,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직무 조정이 가능한가?’와 같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현재의 직장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변화가 불가능하다면 아예 관점을 바꿔 더 큰 변화를 모색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 “사고가 나서 한동안 회사에 나가지 않을 정도로 다쳤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던 한 직장인은 “거기서 탈출하라”는 아내의 대답에서 방향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활동을 줄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홍보회사를 운영하는 바버라는 밤늦게 고객으로부터 이메일이 오더라도 곧바로 답장하지 않는 등 나름의 원칙을 세워 스트레스를 줄였다. 물론 이렇게 대처하면 고객들이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건강을 지키게 한다는 걸 고객들에게 설득하면서 문제를 돌파했다. 마지막으로 냉소주의와 비효율성에서 비롯된 번아웃 증후군에 가장 효과적인 해법은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와 상호작용, 지속적인 자기계발과 전문성 개발이다. 당신의 정체성을 찾고 학습기회를 제공해줄 코치와 멘토를 찾는 것이 좋은 대안이다. 바버라는 최고경영자(CEO) 자문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녀는 이 프로그램에 대해 “경쟁 관계가 없는 기업들의 CEO가 참여하는 작은 모임”이라며 “한 달에 하루 훌륭한 강사를 초청해 공부도 하고 서로 조언도 하며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만약 번아웃 증후군을 일으킬 만한 여러 요인이 존재한다면 당신 조직의 다른 사람들도 유사한 문제로 고통받고 있을 확률이 높다. 여러 직원이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문제점을 도출하며 해결책을 찾아본다면 구성원의 자율성과 참여도가 향상될 것이다. 번아웃 증후군은 종종 극복하지 못할 문제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원인과 증상을 이해하고 앞서 소개한 4가지 전략을 실천하면 번아웃 상황에서 회복이 가능하며 더 큰 문제 발생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기존 통념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파괴시대, 창조적 혁신을 위한 솔루션은 무엇인가?” 올해로 6회째를 맞는 국내 최대 최고의 경영전문 포럼, ‘동아비즈니스포럼 2016’이 ‘파괴시대의 창조적 혁신(Creative Innovation in Disruption Era)’을 주제로 12월 7, 8일 이틀간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다. 이슬람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도발, 우크라이나 사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정치·안보 질서가 흔들리고 세계경제는 저성장의 늪에서 신음하고 있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글로벌 기업들도 한순간에 몰락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기존 경영학 지식만으로는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돈의 시대에 유일한 생존 대안은 혁신이다. 창조적 혁신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세계적인 경영석학들이 동아비즈니스포럼에 집결한다. ○ 파괴시대에 기억해야 할 혁신 키워드 동아비즈니스포럼은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가 2011년 열린 첫 회 행사를 통해 ‘공유가치 창출(CSV)’ 개념을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하는 등 주요 경영 어젠다를 선도적으로 제시하는 한국의 대표적 경영포럼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석학들과 청중이 깊이 있는 토론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살아있는 경영학 수업’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올해 초청된 최고의 경영사상가들 역시 기업들이 경영 현장에서 마주하는 난제(難題)들을 풀어갈 강력한 대안을 제시한다. 먼저 ‘20세기 3대 경영서’ 중 하나로 선정된 ‘초우량 기업의 조건’의 저자 톰 피터스 박사가 기조강연에 나선다. 그는 미래 경영환경에서는 최고경영자(CEO)가 기존 질서와 관행을 파괴하고 과감한 혁신을 시도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경영자가 ‘최고파괴자’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할 예정이다. 피터스 박사는 또 가상현실(VR) 등 신기술의 발달과 고령화 등 인구 구조의 변화에 맞서 기업들이 어떤 방법으로 생존을 모색해야 할지에 대해 집중 논의한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이 “우리는 톰 피터스의 세계 안에서 살고 있다”고 표현할 만큼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꼽히는 그는 “기업의 기본적인 ‘신진대사’가 완전히 변해야 할 때”라며 “모든 것을 다시 상상하라(Re-Imagine)”는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그는 기조강연 이후 조동성 인천대 총장, 김동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함께 파괴적 혁신의 실행 방안 등을 집중 토론한다. “21세기는 자영업자, 독립계약자, 임시직 종사자 등이 세상을 이끌 것”이라고 설파한 ‘프리 에이전트의 시대’의 저자 대니얼 핑크 박사도 동아비즈니스포럼의 연단에 선다. 그는 ‘파는 것이 인간이다’ ‘드라이브’ 등 베스트셀러의 저자로 전 세계 경영사상가들의 순위를 평가하는 사이트 ‘싱커스50(thinkers50.com)’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의 비즈니스 사상가’에 이름을 올린 미래학자다. “혁신이란 단순히 몇 가지 아이디어를 생산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 문화가 바뀌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해 온 핑크 박사는 이번 강연을 통해 미래 사회의 변화 양상을 진단하고 혁신 조직을 이끌기 위한 대안을 설명한다. 또 저서 ‘절대가치’를 통해 “사치의 시대가 가고 가치의 시대가 온다”고 주장한 소비자 선택이론의 권위자 이타마르 시몬슨 미 스탠퍼드대 교수, 최근 참신한 혁신이론을 발표하면서 경영계의 ‘떠오르는 샛별’로 급부상한 ‘이노베이터 메소드’의 저자 네이선 퍼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 ‘디자인 중심 혁신’이라는 개념을 창시한 로베르토 베르간티 이탈리아 밀라노 폴리테크니코대 교수도 강연과 토론 세션에 참여한다.○ 한중 CEO도 머리 맞댄다 동아일보, 채널A가 중국의 최고 명문 경영대학원인 장강경영대학원(CKGSB)과 함께 주최하는 ‘2016 한중 CEO포럼’에서도 파괴시대에 한중 양국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혁신 전략을 논의한다. 올해 행사에는 셰타오(謝濤) 화이자신 대표, 천샹위(陳湘宇) iDreamsky 대표 등 중국의 유력 기업인이 대거 참석해 한국의 비즈니스 리더들과 토론한다. 화이자신은 중국 최대 오프라인 마케팅 서비스 업체로 인터넷 광고업체 인수 이후 온라인 광고시장에서도 보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이 행사에는 샹빙(項兵) CKGSB 총장, 장웨이닝(張維寧) CKGSB 교수도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샹 총장은 ‘창조적 파괴와 혁신시대, 한중 공동성장 전략’을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선다. CKGSB는 홍콩의 최고 부호 리카싱(李嘉誠) CK허치슨홀딩스 회장이 2002년 설립한 경영학 전문 교육기관으로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 등 중국 재계의 핵심 리더들 간에 탄탄한 동문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팬엔터테인먼트 박영석 회장, 알리페이코리아 정원식 대표, 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 등 한국 기업인들도 이번 행사에 참석해 중국 기업과의 협력방안을 모색한다.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로물루스는 사비니족을 동맹자로 받아들이면서 명실상부한 로마의 주인이 됐다. 그는 정복욕과 투지가 넘치는 타고난 전사였지만 로마의 지도가가 된 후에는 마법사의 지팡이처럼 끝이 구부러진 지팡이를 들고 다녔다. 사람들은 그를 장군이나 대장이 아니라 예언자로 대우했다. 예언자와 지팡이는 정복자의 이미지에 언뜻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리더가 조직과 구성원을 미래로 이끄는 사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로물루스의 예언자 행세도 이해할 법하다. 어떤 방식으로 예언의 권위를 얻든 결국 미래라는 동굴 속으로 구성원을 데리고 갈 수 있어야 리더가 제대로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는 거대한 제국을 일군 영웅들의 리더십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영웅과 제국’ 코너를 연재하고 있다. DBR 212호에 실린 고대 로마의 창건자 로물루스의 사례가 현대 경영자들에게 주는 교훈을 요약해 소개한다.○ 불안한 리더십 예언자를 연상시키는 지팡이를 들고 로마 팔라티노 언덕을 어슬렁거리면서 장년의 로물루스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형제 같았던 레무스와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을까. 아니면 레무스의 죽음을 초래한 권력 다툼이 얼마나 허망한지를 되씹었을까. 그 어느 쪽도 아니었다. 로물루스의 땅에는 정착 경로가 다른 세 개의 부족이 있었다. 각 부족에는 혈연과 지연이 섞여 있는 ‘형제단’과 같은 10개 이상의 공동체가 있었으며 주민들은 어떤 형식이든 거주지역과 종족, 지위를 서로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시를 하고 다녔다. 그것은 아직 이 세계가 섞이지 않았다는 증거였다. 로물루스는 불안했다. 언덕 밖의 세계는 정복과 약탈이 더욱 왕성해지고 있었다. 눈 아래 보이는 세계는 자신의 지배를 받고는 있지만 허술하고 불안했다. 지배에는 명령에 의한 지배와 협박에 의한 지배 두 종류가 있다. 명령에 의한 지배는 명령에 복종하고, 지배자를 자신의 리더로 인정하는 영역이다. 협박에 의한 지배는 상대의 무력에 대한 두려움에 적당히 굴종하는 단계다. 명령복종자를 단합시키려면 공동의 목표를 제공해야 한다. 협박굴종자에게 충성심을 알게 하려면 자신들의 리더가 제시하는 것보다 더 큰 이익을 던져줘야 한다. 하지만 그의 땅에 있는 군중은 그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다. 특히 로마인들이 약탈한 아내들의 ‘아버지와 오빠’들인 사비니족만 봐도 그랬다. 로물루스와 극적인 타협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로물루스에게 복종했다기보다는 공동 통치에 동의한 것뿐이었다. 로물루스가 처한 상황은 고구려의 건국자 주몽이 처했던 상황과 유사하다. 초기 고구려에도 5개의 지배부족이 있었다. 나중에 계루부가 왕위를 독점하지만 그 전에는 계루부와 소노부가 번갈아 왕을 배출했고 신전도 각자 따로 소유하고 있었다. 로물루스의 시대도 이와 같았다. 팔라티노 언덕과 사비니족의 퀴리날레 언덕. 이 두 언덕에서 민회도 제각각 열렸고 사제들도 따로 보유했다. 이렇듯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로물루스는 예언자이자 현명한 재판관의 이미지를 유지했다. 5년간의 공동 통치 기간에 사비니족의 수장인 타티우스와 단 한 번의 의견 충돌도 빚지 않았다. 타티우스가 현명했다면 긴장했어야 했다. 두 마리의 맹수가 다툼 없이 지낸다는 것은 한 마리가 완전히 겁을 먹었거나 결정적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의미다. 로물루스가 전자일리는 없었다. ○ 보이지 않는 세계로 권력 확장 어느 날 사비니족 사람이 인접 도시에서 온 사절단을 약탈하고 살해했다. 범인들은 타티우스의 친족과 하인이었다. 로물루스가 그들을 처벌하려고 하자 타티우스가 저지했다. 로물루스는 타티우스에게 굴복하는 척하다가 살해당한 사절단의 친척들을 끌어들여 그를 살해했다. 타티우스를 제거함으로써 사비니족은 공동 통치자에서 물러나 협박에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그 후 로물루스는 다시 전사로 변신했다. 로물루스는 테베레 강을 따라 북쪽에 위치한 강변도시인 피데나에를 공격해 함락시켰다. 이어 카메리아를 정복하고 또다시 로마인을 이주시켰다. 로물루스는 식민지를 세울 때 독특하고 잔인한 방법을 사용했는데 정복지의 주민을 죽여 원주민의 수를 이주시킬 로마인 수의 절반 정도로 줄이는 것이다. 뒤늦게 출발한 로마가 맹렬하게 성장하고 그들의 성공이 탁월한 식민도시 운영 능력에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로마의 핵심적 성장 비결에 이런 방식 역시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 피데나에나 카메리아 모두 약탈로 이름난 도시였다. 하지만 이 도시의 리더들은 밖을 털어서 안을 채우기에만 바빴다. 동물의 본능 중 하나는 자신의 영역을 만들고, 그 안을 지키는 것이다. 울타리 밖의 세계에 유달리 관심이 많은 동물은 인간이 거의 유일하다. 하지만 이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은 소수다. 로물루스는 다른 리더들과 달랐다. 다른 강한 자들이 힘자랑에 여념이 없을 때 울타리 밖의 세계를 바라보며 자신의 세계를 통합하고 확장시킬 방법을 고민했다. 통치에 대한 걱정을 바깥 세계, 보이지 않는 세계로 확장시키고 추진 방법을 고민했다. 이것의 그의 가장 큰 강점이었던 것이다. 임용한 KJ인문경영연구원 대표 yhkmyy@hanmail.net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조직을 바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거나 혁신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조직 개편이 혁신을 불러오기는커녕 도리어 그 기업이 가지고 있던 고유의 가치를 훼손하거나 조직에 혼란을 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혁신을 거듭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30년 가까이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 몸담아온 세계적인 석학이자 ‘보스의 탄생’, ‘혁신의 설계자’의 저자인 린다 힐 교수(사진)는 조직 개편 자체보다 리더십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의성이 생명인 애니메이션 회사부터 자동차, 럭셔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 기업들에서는 남다른 리더십을 발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조직 구성원 개개인이 천재성을 발휘하도록 돕는 설계자형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 211호에 실린 힐 교수와의 전화 인터뷰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조직 개편이 때때로 회사의 가치를 파괴하는 등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가. “조직이 슬럼프에 빠져 있거나 새로운 방향으로 도전이 필요할 때 조직 개편 등으로 조직을 흔들어 줘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너무 잦다 보면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한다는 사실이다. 변화가 계속되다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이 사고 싶어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현재의 조직이 적절한 것인가’라는 고민을 하는 데 너무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쓰게 된다. 게다가 경영 환경은 시시각각 바뀌어 정답이라고 생각한 조직 구조가 사실은 적합하지 않은 사례도 왕왕 있다. 동료인 에이미 에드먼드슨 하버드대 교수가 저술한 ‘티밍(Teaming)’이란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굉장히 흥미로운 메시지를 던져 준다. 과거 고전적 조직이론에 따르면 팀을 적절하게 설계하면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그러나 이제는 팀을 구성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을뿐더러 기존의 고정된 팀이 해결하기 쉽지 않은 임무들이 출현하고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팀’이 아니라 ‘티밍’이라는 게 에드먼드슨의 지적이다. 프로젝트에 맞는 사람들을 일시적으로 한데 모았다가 일이 끝나면 이를 쪼개 다시 다른 그룹과 합치는 식의 티밍을 일상화해서 더 유연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효율적인 조직 개편을 위해서는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가. “회사가 실행하고자 하는 전략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에 맞춰 조직을 디자인해야 한다. 전략과 조직은 함께 움직여야 한다. 만약 당신이 새로운 전략으로 옮겨 간다면 조직의 디자인도 바꿔야 한다. 이미 현재의 조직은 새로운 전략에 맞지 않는 ‘틀’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해 8월 지주회사인 알파벳을 설립했다. 이렇게 조직을 개편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다양한 사업 부서를 독립된 형태로 가져가기 위한 까닭이 클 것이다. 이로써 검색 엔진은 검색 엔진으로서의 전략에 맞는 조직을, 자동차 공유 사업부는 그에 맞는 조직으로 움직이게 된다.” ―당신은 ‘혁신의 설계자’에서 혁신을 거듭하는 조직들을 연구했다. 이 조직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무엇인가. “이 조직들은 크게 3가지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일단 ‘창조적 마찰’이 첫째다. 창조적 마찰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서로 경합할 수 있는 ‘장(場)’을 만드는 능력이다. 보통 해결책은 한 사람의 머리에서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 갑론을박의 토론을 지렛대 삼아 창출된다. 따라서 건강하고 활발하게 토론이 이뤄지는 영역을 만들어내야 한다. 예컨대 애니메이션 영화사 픽사(Pixar)는 ‘일일 점검회의’를 만들어 제작 담당자들이 모여 진행 과정을 검토하고 논의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창조적 민첩성’도 중요한 요소다. 경쟁을 거쳐 특정 대안이 떠올랐다면 각각을 실험하고 재빨리 피드백해서 조정해 나가야 한다. 혁신에는 불가피하게 시행착오가 따를 수 있는데 창조적 민첩성은 이를 교정해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지막은 ‘창조적 통합’이다. 보통 혁신적인 해결책은 완전히 새로운 한 가지 아이디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마찰과 창조적 민첩성을 통해 찾아낸 여러 아이디어를 잘 통합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따라서 인내가 필요하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탐색하고, 결합하고, 새롭게 진화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의 의사결정은 굉장히 명확하고도 투명한 규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혁신을 위해서는 충돌이 필수적이라고 이야기했는데 한국 기업들은 아직까지 구성원들이 솔직한 의견을 털어놓는 데 익숙하지 않다. “아시아 회사들도 창조적 갈등을 원하지만 그것이 꼭 실리콘밸리 방식일 필요는 없다. 한 아시아권 최고경영자(CEO)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위해 비행기를 애용한다고 밝혔다. 비행기 안에서는 어쩔 수 없이 나란히 앉아서 눈을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눠야 한다. 사무실과 달리 위계를 뛰어넘어 동료처럼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도의 정보기술 업체인 HCL의 최고경영자(CEO) 비니트 나야르는 직원들이 토론을 하고 의견을 밝히게 하기 위해 다양한 사내 포털을 만들었는데 3년이 지나자 서서히 직원들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리더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리더십을 강조했는데 혁신조직 리더들에게는 어떠한 특성이 있는가. “혁신을 이끌어내는 리더는 일반적인 ‘훌륭한 리더’와는 달랐다. 이들은 ‘나를 따르라’고 구성원들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점과 전문성을 가진 직원들이 함께 협업함으로써 혁신적인 결과물을 생산하게 만든다. 가장 혁신적인 작업은 결국 협업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고 조직원들의 협업 의지를 고취시키는 데 집중한다.” ―당신이 말하는 ‘설계자형’ 리더십이 최근 들어 더 중요해진 이유는 무엇인가. “계속해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제품,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지독한 현실이 됐다. 문제는 이 같은 지속적인 혁신이 더 이상 ‘나를 따르라’고 이끌어서는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 사무실에 이미 앉아 있으며, 앞으로 절대 다수를 차지하게 될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태어난 세대)는 단순히 리더를 따르기보다는 일의 가치와 의미를 공유하며 협업하기를 원한다. 개개인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를 모아 혁신으로 나아갈 길을 설계해 가는 리더가 절실한 셈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