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리더십 에스프레소]협력관계 디자인하기… 서로 원하는 것부터 물어보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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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2가지 기술 통해 향상… 자기역할-상대의 기대 맞추고 문제해결력 키우는 질문 던져야

 동시대인 1500명의 삶을 직업, 교육수준, 결혼,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삶의 조건에 따라 80년간 추적 조사한 기념비적인 연구인 미국 스탠퍼드대 ‘터먼 프로젝트’에 따르면 오래 살기 위한 삶의 요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과 성실성이다. 사람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이 장수에도 결정적이라는 점에서 소통은 곧 ‘생명’이다. 높은 생산성을 자랑하는 기업들의 성공 요인도 대단한 경영기법이나 탁월한 시스템이 아니라 스스럼없이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인 경우가 많다.

 이처럼 중요한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해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도 있다. 일단 나쁜 소식은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커뮤니케이션에는 한 개인의 자아, 세상에 대한 인식, 관계적 욕구가 총체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단, 위안을 삼을 만한 좋은 소식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조금만 달라져도 상대방이 느끼는 체감 변화가 크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소통지수를 올릴 수 있을까. 일단 첫 번째 기술로는 ‘협력관계 디자인’이 있다. 리더와 구성원 간에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 서로 어떻게 대해줄 때 생산성이 올라가는지 등 함께 일하는 방식에 대해 합의를 보는 것이다. “당신의 상사로서, 내가 당신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무엇인가. 내가 당신을 잘 리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에 대한 당신의 기대는 무엇인가?” 이렇게 물어오는 상사 앞에서 존중과 책임의식을 느끼지 않는 직원은 없다. 표현되지 않은 기대, 동의받지 않은 기대. 이런 기대들이 크고 작은 갈등의 원인이 된다. 리더는 구성원에 대해, 구성원은 리더에 대해 일방적으로 기대치를 설정해놓고 상대를 탓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두 번째 기술로는 새로움을 주는 ‘질문’을 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냥 질문이 아니라 좋은 질문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왜 이것밖에 못했지? 문제가 뭐야?”라는 질문에는 잘못을 따지고 상대방을 질책하는 시선이 녹아 있다. 좋은 질문이란 심판자적 질문이 아니라 배움을 확장시키는 질문이다. 사실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을 묻는 질문, 내 궁금증 해소를 위한 질문보다는 상대의 문제해결력을 키워주는 질문, 그 질문이 아니라면 갈 수 없었던 미지의 영역으로 안내하는 질문 말이다. “이것을 하는 게 어떤 점에서 중요한가? 어떻게 하면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 그 일을 통해서 무엇을 배웠나?” 이미 아는 정보를 뒤지게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차원으로 사고의 지평을 넓혀줄 때 질문은 강력해진다.

 “나는 세상에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로 아마존 왕국을 일으킨 제프 베저스의 목적형 질문, 그리고 “왜 컴퓨터를 중간 판매상을 통해 사야 하나?”라는 호기심을 델 컴퓨터 창업으로 발전시킨 마이클 델의 질문, “평생 설탕물만 팔 것인가?”라며 펩시 부사장 존 스컬리를 도발해 스카우트한 스티브 잡스의 동기 자극형 질문은 모두 질문의 강력함을 보여준 좋은 예이다. 

한숙기 한스코칭 대표 star@hanscoaching.com
정리=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협력관계#dbr#경영#전략#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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