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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왜곡된 역사관과 그에 기초한 영토관을 일본의 자라나는 세대에게 지속 주입하는 것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는 6일 일본발 교과서 도발에 대해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일본이 이웃 국가로서 신뢰를 받으며 책임 있는 역할을 할 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보여 주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규탄했다. 교육부도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일본 문부과학성의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를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독도에 대한 침략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일본 교과서 왜곡이 바로잡힐 때까지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달 중 독도에 관한 교사용 수업 자료를 보급하고 5월에는 학생용 독도 교재를 보급하기로 했다. 또 6월 중 교과서 왜곡 시정 요구안을 일본 정부에 전달하는 한편 일본의 침략전쟁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시민단체의 규탄도 잇따랐다. 한국자유총연맹은 “겉으론 ‘한일 선린’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대한민국 영토를 노리며 양국 관계는 물론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해치려는 야누스적 작태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황대영 독도사랑국민연합 상임대표는 “학생에게는 좋은 것을 교육하고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쳐야 하는데, 역사를 왜곡하고 날조하는 것은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내 교육의 질적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창근 독도수호국제연대 집행위원장은 “우리 차세대에게 독도가 왜 한국 땅인지를 논리적으로 교육하며 사상적으로 중무장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 위원장은 “독도아카데미가 국내 35개 대학의 도서관에 비치된 외국 서적을 조사한 결과 80% 이상에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 ‘일본해’ 표기가 돼 있었다”며 “이를 시정하고, 대학에서 독도 관련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찬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는 “외국인 학자나 언론인을 대상으로 현지 투어를 활성화하고 홍보함으로써 독도가 명백히 우리 땅임을 제3자가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정안 jkim@donga.com·이샘물·남윤서 기자}

서울 한복판에서 대낮에 도로가 내려앉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29일 오후 2시 20분경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신촌점 앞에서 도로가 내려앉아 공사장에서 흙을 싣고 1차로로 달리던 하수도 준설용 15t 트럭이 오른쪽으로 전복돼 인도를 덮쳤다. 함몰 규모는 가로 1m, 세로 3m, 깊이 1m였다. 트럭 운전사 김모 씨(47)는 다치지 않았고 다행히 인도에도 다니는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서대문구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침수 방지를 위해 지하에 배관을 묻는 공사가 진행돼 왔다. 사고 현장은 기존 상수도관과 가스관을 옆으로 옮기고 복구한 지점으로, 10일 전쯤 임시로 포장을 마쳤다. 소방 관계자는 “가포장 도로 밑에 홀이 생긴 게 지반 침하의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6시 44분경 서울 강남구 코엑스사거리 앞 편도 4차선 도로 중 2차로에 지름 1m, 깊이 30cm의 구멍이 생겼다. 당시 이곳엔 오토바이 두 대가 지나갔는데 첫 번째 오토바이 운전자는 구멍을 발견하고 피했지만 뒤따라오던 오토바이 운전자는 미처 발견하지 못해 걸려 넘어졌다. 운전자 지모 씨(19)와 뒤에 타고 있던 최모 씨(19·여)가 얼굴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반 침하의 원인은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진동이 노후 상수도관을 파손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지하철역 공사 후 땅을 파낸 공간에 흙을 채워 넣고 중장비로 다지는데 이때 발생한 진동 때문에 상수도관이 파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파손된 상수도관은 1979년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 관계자는 “사고 지점은 보름 전 공사를 마친 곳으로 상수도관이 노후한 것을 발견해 진동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정윤철 trigger@donga.com·이샘물 기자}
음주운전 단속 경찰을 차로 치고 달아난 전직 미군 군무원이 구속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22일 오후 10시 32분경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음주운전 단속 중인 서모 경사(39)를 치고 달아난 T 씨(30)를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T 씨는 미군 군무원 신분이어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대상자였지만,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 미군 측이 이달 20일 고용계약을 해지했다. 사건 당시 T 씨는 여자친구 A 씨(27)와 함께 은색 ‘쉐보레 콜벳’을 몰고 가다가 음주단속 경찰관을 피하기 위해 20m가량을 역주행하며 달아났고, 이를 저지하던 서 경사의 손을 쳤다. 서 경사는 도로에 넘어져 오른쪽 손가락 두 개와 오른쪽 발목에 상처가 났다. 경찰은 미군 범죄수사대(CID)의 협조를 받아 수사를 진행했다. T 씨는 경찰에 “심장병 약이 떨어져서 병원에 가던 중이었다. (역주행과 경찰관을 친 행동은) 가슴 통증 때문에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미군 부대 내에 있는 병원 의사 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T 씨가 가족력으로 인해 심장병 예방을 위한 약을 복용하는 것은 맞지만, 심장병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의사는 “가슴 통증과 기억 상실은 무관하다”고 경찰에 밝혔다. 여자친구 A 씨는 경찰에 “경찰이 정지 신호를 보내는 것을 보고 T 씨에게 멈추라고 했는데도 (T 씨가) 차를 진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같은 진술과 당시 상황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종합해 T 씨의 범행에 고의성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이샘물 기자evey@donga.com}
수도권 일대 전세버스 차고지 3곳에 도박장을 개설하고, 도박에 참여한 버스기사 등을 상대로 15억 원 상당의 도박자금을 빌려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서울 양천구와 경기 부천의 전세버스 차고지 3곳에 컨테이너 도박장을 개설한 현모 씨(51) 등 3명을 도박개장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도박에 참여한 3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관광버스 기사들이 밤샘 도박 후 졸음 운전을 한 정황도 파악했다. 현 씨 일당은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전세버스 차고지 세 곳에 한 곳당 10~16.5㎡(약 3~5평) 크기의 컨테이너를 휴게소 명목으로 임대했다. 이들은 컨테이너 바깥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주변을 감시하는 한편, 버스기사들을 유인해 시간 당 1만 원을 받고 ‘폭탄세븐오디’ ‘바둑이’ 등의 도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도박자들은 통상 4~7명이 모여서 한 사람 당 50만 원씩 판돈을 걸었다. 전세버스 운전기사들은 통상 오후 늦게 퇴근했다가 다음날 아침에 차고지에 와서 출근한다. 경찰은 이들이 퇴근 후 차고지에 밤새 머물렀다 다음날 운행한 점이 파악된 만큼, 졸음운전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 씨 일당은 도박행위자 등 총 50명을 상대로 256회에 걸쳐 15억 원 상당의 도박자금을 빌려주기도 했다. 이를 통해 도박자로부터 연이율 최대 1300%, 그 외 사람들으로부터 연이율 최대 1825%의 이자를 챙겼다. H여행사 직영기사로 일하던 민모 씨(51)는 도박자금으로 2회에 걸쳐 3800만 원을 빌렸지만 갚지 못했다. 현 씨 일당은 민 씨에게 H여행사 소유의 45인승 전세버스(1억 원 상당)를 담보로 제공하도록 강요하며 열쇠를 빼앗았다. 이들은 이후 민 씨가 잠적해버리자 H여행사에서 버스를 회수해 갈 것을 우려해 차량에 부착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를 제거한 뒤 물류센터나 여행사 주차장에 숨겨두기도 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오늘부터 ‘생존자’라는 명칭보다 ‘참전자’라는 명칭을 쓰기로 했습니다. 저희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서 임무를 수행한 한 사람으로서, 참전자라고 불러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5일 오전 11시 반 서울역 앞. 천안함 생존 장병 전준영 씨(28)가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이날 그는 청년이 여는 미래, 남북동행, 북한인권학생연대, 라이트사이드, 시사교양지 바이트, 유니콘블루 등의 청년 단체가 주최한 ‘리멤버 3·26 천안함 46용사’ 행사에 나왔다. 이들 단체는 천안함 5주년을 맞아 천안함 폭침으로 희생된 46용사를 추모하고, 많은 사람이 천안함 폭침을 기억하도록 이 행사를 마련했다. 전 씨는 “벌써 5년이 흘렀는데 전우를 잃었던 순간이 어제같이 다 생각이 난다. 생존자들은 5년간 고통 속에 살았다”고 털어놨다. 또 “정부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에게 끝까지 책임져 준다는 말을 했지만, 차가운 시선이 돌아왔고 정당한 예우와 치료 및 보상도 없이 저희들끼리 껴안고 (고통을) 이겨내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행사에는 천안함 생존 장병 함은혁 씨(26)도 나와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서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그는 “우리는 패잔병이 아닌데, 일부 누리꾼들이 악성 댓글을 다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프다. 악성 댓글은 우리를 죽이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희생자도 생존자도 모두 가족이다.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생활하면서 (폭침으로 인해) 한순간에 가족을 잃었는데 (사건이 발생한) 3월이 되면 더 힘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며 “트라우마도 생겼고, 안 생겼던 병까지 생길 정도인데, 5주기든 10주기든 (천안함 용사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이날 국화꽃이 새겨진 풍선에 천안함 배 모양의 엽서를 매달아 들고 전 씨, 함 씨와 함께 나란히 섰다. 엽서에는 희생된 46용사의 이름과 함께 ‘대한민국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5년만이 아니라 늘 되새기며 살겠습니다’ 등의 추모 문구가 담겼다. 청년들은 “천안함 폭침 5주년, 대한민국을 지킨 천안함 용사들을 기억해 주세요”라고 외치며 풍선을 날렸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불심검문을 요구하는 경찰을 향해 권투하는 자세를 취했다고 수갑을 채워 체포하면 정당한 법 집행일까. 경찰은 용의자로 봤지만 혐의가 없는 무고한 시민이었다. 여기에다 경찰은 이 장면을 보고 항의하는 부자(父子)까지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결과적으로 혐의 없는 사람이었지만) 누가 봐도 의심할 만한 상황에서 경찰에게 공격적 자세를 취한 사람에 대한 정당한 법 집행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혐의가 없는 시민의 머리를 밟아가며 체포하고 이에 항의하는 시민까지 체포한 것은 과잉 대응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토바이가 도난당했다는 112 신고가 23일 오후 4시 46분경 접수됐다. 서울중부경찰서 을지지구대 양모 경위(46)와 이모 경장은 신고 내용과 유사한 오토바이를 발견했다는 공조 요청을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양 경위는 번호판도 없는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A 씨(20)에게 5분간 신분증과 오토바이 등록증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며 오토바이 소지 경위를 물었다. 하지만 A 씨는 양 경위에게 “나는 도둑이 아니다. 맞짱 뜨자”며 지갑을 바닥에 던진 뒤 상의를 벗어 던지고 권투 자세를 취했다. 양 경위는 수갑을 꺼내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 A 씨는 주먹을 휘둘러 이 경장이 들고 있던 삼단봉을 쳐서 떨어뜨렸다. 인근에서 이를 지켜보던 B 씨(56)는 “왜 어린 학생을 때리느냐. 경찰관 ××들 가만두지 않겠다”고 욕하며 해당 모습을 태블릿PC로 촬영했다. 시비를 벌이던 중 이 경장이 오른손에 들고 있던 테이저건이 누군가와 부딪혀 바닥에 발사됐다. 경찰은 주먹을 휘두르며 욕하는 A 씨의 머리를 밟아 수갑을 채운 뒤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검거를 방해한 B 씨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고 이에 거세게 항의하는 B 씨의 아들(21)도 같은 혐의로 체포했다. 이날 오후 6시 반경 A 씨는 절도범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경찰은 출동 경찰이 과잉 대응한 것 아닌지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행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에는 ‘경찰은 죄를 범했거나 범하려 한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을 불심검문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경찰이 ‘범행이 의심되는 사람’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는 끊임없이 논란이 일고 있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다 오인으로 판명 나면 ‘과잉 대응’이라는 비판을,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문제가 생기면 “경찰은 팔짱만 끼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달 5일 발생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 때도 마찬가지였다. 경찰이 피의자 김기종 씨(55)를 보고도 출입을 막지 못하자 왜 ‘요주의 인물’을 적극 차단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일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객관적인 이유가 있다면 무고한 시민이 대상이더라도 정당한 법 집행으로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찰이 범행이 의심돼 불심검문을 하면 협조하는 게 상식이다. 경찰에게 욕을 하거나, 권투 자세를 취하는 것은 공권력에 대한 협박이고 폭행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 재개발 이권을 챙기기 위해 신흥 폭력조직을 만든 뒤 채권추심회사 대표 등을 괴롭힌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력단체를 결성한 뒤 조직원들을 동원해 채권추심회사 대표를 감금·협박하는 수법으로 16억 원 상당의 채권을 빼앗은 A 씨와 B 씨 등 19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상암동에 기반을 둔 폭력배들은 2009년 상암동 일대에 뉴타운 건설 등으로 재개발이 활성화되자 각종 이권에 개입하기 위해 2010년 2월경 경기 용인의 한 식당에서 조직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B 씨를 두목으로 세우고, 나머지는 나이순으로 서열을 정해 폭력조직의 틀을 갖췄다. 이때부터 각종 행패가 시작됐다. 조직원 C 씨는 2012년 7월경 채권추심업체 대표를 감금하고 협박해 구매가 16억 원 상당의 우량 채권(액면가 1630억 원 상당)을 갈취했다. 이들은 경기 용인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도 개입해 폭력을 휘둘렀다. 공사가 중지됐다가 재개되는 과정에서 유치권자들 간에 갈등이 발생하자 이들은 유치권자 대표 측에 조직원들을 용역으로 제공하고, 사채 2억 원을 빌려준 뒤 이에 항의하는 입주민을 폭행했다. 또 입주민들이 사용 중인 파이프, 섀시 등 건축자재와 세탁기, 냉장고 등 전자제품을 포함해 약 4억 원 상당을 마음대로 가져가 처분하기도 했다. 경찰은 첩보를 입수한 뒤 보복을 두려워하는 피해자들을 설득해 진술을 확보한 후 피의자 19명을 검거해 검찰에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두 딸에게 14년간 성폭력을 저질러 큰 딸이 자살하게 한 친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수사대는 어릴 때부터 성폭행, 성추행을 가해 큰 딸 A 씨(지난해 사망·당시 24세)가 자살하고, 작은 딸 B 씨(24)도 자살을 시도하게 한 김모 씨(54)를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김 씨는 딸들에게 성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유아기부터 아내가 집을 비운 틈을 타 성폭력을 가했다. 경찰 수사결과 그는 A 씨에게는 1994년부터 14년간 성추행과 성폭행을, B 씨에게는 2001~2003년에 성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4세 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친할머니에게 털어놓은 적도 있다. 하지만 할머니는 오히려 “바깥에 가서 얘기하지 말라”고 때리며 협박했다. 결국 A 씨는 무서워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다. 딸들은 학교에 입학해 성교육을 받으며 자신이 성폭력 피해를 당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 하지만 김 씨는 아이들에게 “말을 듣지 않으면 고아원에 보내버리겠다”며 계속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2006년 아내와 이혼하고 아이들과도 따로 살게 됐지만, A 씨의 학교를 찾아가 “자꾸 반항하면 동생도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해 성폭행을 했다. A 씨는 2010년에 친할머니가 사망한 뒤에야 모친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고, 정신병원과 성폭력상담소를 오가며 치료와 상담을 받기 시작했다. 2013년 5월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당시 “상담선생님께서 ‘아버지’라는 말을 어려워하는 저에게 ‘가해자’라는 표현을 써도 된다고 알려주셨다.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이야기를 가슴에 품고 사는 저에게 하루하루를 버텨내야 할 숙제와도 같았다”며 이렇게 털어놨다. “그 당시 저는 스무 살이었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적 인지 상태가 7,8세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였고, 엄마는 그런 저를 데리고 저를 낫게 할 수만 있다면 어디든 가겠다며 모든 일을 접고 제 손을 부여잡고 이것저곳 안 돌아다닌 곳이 없습니다.” “저와 같이 성폭력으로 힘들어하는 분들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너무 무섭고 한치 앞이 보이지 않아 칠흑 같겠지만 조금만 용기를 내서 하루라도 빨리 도움을 청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침묵하고 살아온 시간이 긴 탓에 그만큼 상처가 깊어 치료하는 시간도 길고, 마음을 너무 많이 다친 탓에 사람들과 교류가 힘이 듭니다…. 절대 자책하지 마세요.” A 씨는 “언젠가 저와 같은 아픔을 지닌 분들께 제가 어떻게 그 시간을 지나왔는지 말씀드리고 싶은 작은 꿈이 있다. 그래서 하루하루 삶의 무게를 견디며 열심히 살고 있다”는 말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성폭행으로 인한 중증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너무 심했던 탓에 결국 지난해 5월 24일 스스로 목숨을 끊고야 말았다. 동생 B 씨는 언니의 자살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그 역시 친부의 성추행으로 인해 악몽, 불면증, 우울증에 시달렸고, 정신과 병원과 성폭력상담소에서 치료 및 상담을 받아왔다. 하지만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지난달 6일에 한남대교에서 투신자살을 기도했다. 용산경찰서 한남파출소는 B 씨를 구조해 조사하던 중 피해사실을 접했다. 경찰은 A 씨가 이미 고인이 된 만큼, 주변인 진술과 병원 및 상담소 기록을 확보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반성의 기미도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B 씨를 심리치료 전문병원에 옮겨 치료를 받게 하고, 정신보건센터와 연계해 24시간 상담가능한 ‘전담상담사’를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B 씨의 모친도 ‘자식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자살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돼 상담과 심리치료를 받게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와 어머니가 ‘우리와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되겠기에 세상에 (사건을) 알려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고 전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고려대 경영대 ‘여성 1호 졸업생’인 전윤자 씨(83·사진)가 23일 모교 경영대 장학기금으로 5억 원을 쾌척했다. 전 씨는 2010년에도 본인 소유의 지하 1층, 지상 5층짜리 빌딩(연면적 428.1m²·시가 5억 원 상당)을 경영대에 기증한 바 있다. 고려대는 전 씨의 뜻을 따라 월 임대료(200만 원)를 모아 매 학기 학생 2명에게 ‘전윤자 장학금’을 주고 있으며 2020년엔 빌딩을 매각해 경영대 발전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후 장학금은 이번에 전 씨가 추가로 기부한 5억 원으로 조성하는 ‘전윤자 장학기금’을 통해 지급할 예정이다. 전 씨는 고려대 51학번으로 1955년 경영학과(당시 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은행에 입사한 뒤 50여 년간 금융계에 몸담았다. 퇴직 후에는 여성 전용 금융기관인 ‘숙녀신용협동조합’(현 동부신용협동조합)을 설립한 뒤 대출이 쉽지 않았던 미혼모와 미혼 여성을 위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했다. 전 씨는 “내가 대학에 입학한 1950년대에는 여학생이 경영학을 공부한다는 것이 생소한 일이었는데, 지금은 많은 여학생이 경영학을 배워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며 “후배들이 원하는 분야에 자신감을 갖고 도전해 사회 발전에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국민대가 올해 신입생부터 인문계 및 예체능계 학생들에게 컴퓨터 프로그래밍 과목을 의무적으로 수강하도록 했다. 공대생은 소프트웨어 과목이 커리큘럼에 포함돼 있는 만큼, 비(非)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 Ⅰ·Ⅱ’ 과목을 두 학기에 걸쳐 필수적으로 수강하도록 한 것. 국민대 측은 “이공계생이 아닌 문과생, 예체능계 학생들이 컴퓨터 프로그래밍 과목을 의무적으로 수강하도록 한 것은 국내에선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해당 과목을 이수하면 컴퓨터를 통해 간단한 메신저, 게임 등을 만들 수 있다. 과목 개설을 주도한 이민석 국민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소프트웨어를 잘하면 논리적, 절차적인 사고를 잘하게 되고, 능동적으로 공부하는 훈련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굳이 전문개발자가 되는 게 아니더라도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논리적으로, 절차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프트웨어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그 자체로 가치를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해당 과목을 배우고 있는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성악과 1학년 김모 씨(20)는 “예술대 학생은 차라리 음악사 같은 인문학을 배우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예술대생에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우라는 것은) 마치 공대생에게 발레를 하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관현악과 1학년 최모 씨(19)는 “(프로그래밍도) 알아두면 추후 쓸모 있을 것 같고 배워서 나쁠 건 없지만, 꿈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당장 수업에 동기부여가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경영정보학과 1학년 홍성규 씨(21)는 “문과대생이지만 향후 소프트웨어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 학교에서 경영만 배우는 게 아니라 정보기술(IT) 등 여러 분야를 배우게 돼서 좋다”고 말했다. 같은 과 1학년 허은종 씨(19)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워보니 재밌다. 향후 게임 앱을 만들어 휴대전화에 다운받은 뒤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찌른 김기종 씨(55·구속)가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23일 열린 현장검증을 거부해 목격자들로만 검증 절차가 진행됐다. 당초 서울중앙지검과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범행 현장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김 씨의 동선과 목격자들의 움직임을 재현하며 범행 당시 상황을 검증할 계획이었다. 김 씨를 태운 호송차량은 서울구치소를 출발해 오후 2시 25분경 세종문화회관 뒤편 주차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김 씨가 참여 거부의사를 밝혀 결국 오후 2시 35분경 다시 서울구치소로 돌아갔다. 검찰과 경찰 관계자들이 김 씨를 설득했으나 김 씨는 완강히 거부하며 하차하지 않겠다고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피의자인 김 씨 없이 행사 주최 측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관계자와 목격자, 사건 현장에 있었던 경찰관 등 10여 명을 불러 이동 동선 등 사건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검증했다. 14일 경찰로부터 김 씨의 신병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상호 2차장)은 김 씨의 범행 동기와 배후 등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김 씨에게 살인미수 혐의와 함께 김 씨 집에서 나온 이적표현물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지 고심 중이다. 김 씨는 이적물에 대해서 “내 집은 많은 사람이 드나들던 사랑방처럼 이용되는 곳이어서 내 것이 아니고 누구 것인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씨가 접촉한 인물들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리퍼트 대사를 가격하는 것을 지시 또는 공모했는지 수사하면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적용을 위해 추가 증거를 찾고 있다. 검찰은 23일 만료되는 김 씨의 구속기간을 다음 달 2일까지 연장해 보강수사를 벌일 방침이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최우열기자 dnsp@donga.com}
23일 발행 예정이던 동국대 학보 ‘제1561호 동대신문’이 발행 중지된 것을 놓고 학보사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동대신문 편집국은 이날 ‘기자단 일동’ 명의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김관규 동국미디어센터장(신문방송학과 교수)의 일방적이고도 어이없는 강압과 통제로 발행이 중지됐다. 학내 구성원의 알권리를 위해 동대신문 발행을 원상복구 시킬 것과 발행 중지 사태에 책임을 물어 김 센터장을 즉각 보직 해임시킬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동대신문에 따르면 학보사 기자들은 19일 편집회의에서 ‘학내 사태와 관련된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해 보도하겠다고 주장했다. 최근 동국대에는 총장 선거에 조계종단이 개입했다는 외압 논란이 있었고, 신임 이사장 선출 절차를 둘러싼 내분도 있었다. 기자단은 “김 교수가 여론조사 표본 추출 방법의 과학성을 문제 삼으면서 일방적으로 ‘보도해선 안 된다’고 지시했다”며 “이같은 지시가 기자들의 편집자율권과 언론자유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전근대적인 언론탄압이라고 규정하고 지시를 따르지 않기로 결의한 뒤 취재를 계속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여론조사기관에 근무하는 동문의 자문을 얻어 보도에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은 후 여론조사를 마쳤고, 기사를 작성해 신문 편집을 마쳤다. 하지만 미디어센터장이던 김 교수가 학보 발간에 반대하면서 23일자 동대신문은 발행되지 않았다. 이승현 동대신문 편집장(27)은 “학보는 최종발행인이 총장이라 미디어센터장이 총장의 권한을 위임받아 발행을 승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3일 통화에서 “여론조사는 기본적으로 ‘무작위 추출’을 해야 한다. 학생들은 단과대학 앞에서 지나가는 학생들로부터 설문을 받았는데, 이건 무작위 추출이 아니라 ‘편의적 추출’이다. 시비거리가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대표성이 없는 샘플로 조사해 보도하면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수 있기에 반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동대신문은) 추후 발행할 수 있으니 발행 중지라기보다는 연기라고 보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날 총장 직무대행에게 ‘미디어센터장’ 보직에 대한 면직요청서를 제출해 수리됐다. 그는 “학생들과 괜히 마찰 일으킬 필요 없다는 생각에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편집장은 “조만간 총장 직무대행을 만나 동대신문 정상 발행을 어떻게 할 것인지, 책임소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공석인 센터장 직무는 어떻게 할 것이지 이야기를 들을 것”이라며 “학교 측 입장을 들은 뒤 추후 신문 발행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이샘물 기자evey@donga.com}

천안함 폭침 5주기를 맞은 2015년 현재 대한민국은 천안함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동아일보 취재팀은 천안함을 둘러싼 온라인 여론을 알아보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 사이트인 ‘트윗트렌드’를 통해 최근 6개월(지난해 9월 18일∼이달 17일) 동안 천안함이 언급된 트윗을 전수(全數) 분석했다. 천안함은 이 기간 동안 총 6만5465건, 하루 평균 363.7건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불신의 기폭제로 ‘천안함’ 이용 트위터에서는 사건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 ‘정쟁의 도구’로 천안함이 악용되고 있었다. 사회 현안이 생길 때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는 소재로 천안함이 빠짐없이 등장한 것이다. 이런 경향은 일부 언론이 2010년 민군합동조사단 조사 결과에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을 보도하고 누리꾼들이 이를 퍼 나르면서 커졌다. 최근 6개월 동안 국내 인터넷에 천안함이 가장 많이 등장한 시기는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11월 29일(2766건)이었다. 공교롭게 이날 한 인터넷 매체는 천안함 사건 당시 발생한 지진파가 ‘폭발’이 아닌 ‘대형 잠수함과의 충돌’에서 나오는 주파수와 일치한다는 학술논문을 보도했다. 두 내용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천안함 관련 트윗 양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누리꾼들은 ‘천안함, 세월호에 대한 진실, 정윤회와 십상시, 의뭉스러운 게 많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리기 시작했다. 심지어 박근혜 정부가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위산업 비리) 조사를 시작하니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국정개입 이슈를 제기했고, 현 정부가 다시 천안함 논문을 내세웠다는 황당한 의혹까지 고개를 들었다.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은 팔로어가 많은 이른바 ‘파워 트위터리안’이 내용을 트윗할 때 빠르게 확산됐다. 두 번째로 트윗 양이 많았던 날은 지난해 9월 18일(2190건). 이날 한 인터넷 매체는 당시 미국 해군 정보센터 소장이 천안함 미국 측 조사단장에게 ‘(한국 정부가 침몰 원인으로 발표한) 버블 제트 폭발’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e메일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파워 트위터리안인 소설가 이외수 씨는 이 기사를 소개하며 “미 해군 장성 중에 종북 좌빨(좌익과 빨갱이를 합성한 비속어) 있다고 주장할 사람들 있겠지요”라는 트윗을 올렸다. 이 글을 500여 명이 리트윗했다. 천안함 트윗 양이 세 번째로 많은 지난해 10월 8일(2145건) 역시 한 인터넷 언론이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기사와 동영상을 올린 다음 날이었다. 트위터상에는 ‘죽기 전 진실을 알고 싶은 세 가지.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 천안함 침몰, 세월호 참사’ ‘천안함이 어뢰에 의한 폭침이란 증거는 0.0000001%도 없다’는 내용이 나돌았다.○ 끈질기게 이어지는 ‘카더라’식 유언비어 천안함이 보수와 진보 간의 갈등뿐 아니라 근거 없는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도 많았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코쟁이(미군을 지칭) 잠수함이 천안함을 들이받아 코쟁이 시체를 수습하다가 한주호 준위가 죽었다”고 적었다. 다른 트윗은 “노무현 대통령은 타살당했고, 천안함 침몰은 국방비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어이없는 유언비어가 유포되고 있지만 정부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 고 차균석 중사의 아버지 차상률 씨(54)는 “인터넷에 유언비어가 나오면 진실인 줄 알고 그쪽으로 가는 사람이 많다. 당장 부모 입장에서는 가슴이 아파 죽을 지경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금 제기되는 유언비어나 의혹은 90% 이상 기존 발표와 해명에서 다룬 내용”이라며 “온라인에서 일일이 대응하면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것 같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천안함 음모론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부의 조사 결과를 확증하려면 북한을 조사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다 보니 음모론이 계속 나오는 것”이라며 “설령 북한의 자백을 받아내도 (음모론을)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건전한 상식을 가진 국민들이 허황된 음모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만이 해법”이라고 말했다.이샘물 evey@donga.com·황성호 기자}
“그동안 ‘아빠는 나라를 위해 돌아가셨다’고 가르쳐 왔어요. 하지만 인터넷만 봐도 천안함이 ‘좌초’했다느니 ‘미국 잠수함 소행’이라는 말이 쏟아지는 사회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천안함 희생자 고 김태석 원사의 부인 이수정 씨(42). 천안함 폭침이 있은 지 벌써 5년(3월 26일)이 됐지만 실체 없는 음모론을 상대로 한 유가족들의 전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사랑하는 아버지와 남편, 아들을 잃은 아픔은 조금씩 아물어가고 있지만 이들의 순국(殉國)을 부정하고 사고사로 비하하는 주장에 오히려 상처가 커지고 있다. 22일 동아일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 사이트인 트윗트렌드와 함께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천안함은 5년이 지난 현재도 SNS의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해 9월 18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최근 6개월 동안 천안함을 다룬 트윗은 총 6만 건을 넘었다. 트윗 내용에 추모나 존경을 담은 목소리는 적었다. 그 대신 정치 경제 사회 현안이 있을 때마다 의혹을 키우기 위해 천안함을 악용하는 글이 넘쳐났다. 정윤회 씨(60)의 ‘비선(秘線) 실세’ 논란이 불거진 지난해 11월 29일 한 누리꾼은 “정윤회와 십상시에 대한 의문들, 천안함에 던져지는 의문들, 의뭉스러운 정치”라며 한덩어리로 묶어 의혹을 제기했다. 5년간 천안함은 숭고한 희생정신이 아니라 ‘정부 불신’을 상징하는 키워드가 됐다. 2010년 5월 20일 민관 합동조사단은 천안함 폭침에 사용된 북한군 어뢰(CHT-02D) 잔해까지 공개했지만 기억에서 잊혀졌다. 세월호 침몰, 북한 실세 방한 등 새로운 정치 이슈가 생길 때마다 “천안함처럼 이번에도 조작한 것”이라는 주장이 당연한 듯 퍼져 나갔다. 천안함 희생자인 고 최정환 상사의 부인 최선희 씨(38)는 “세월이 지나면서 진실과 상관없는 의혹만 남았다”고 한탄했다. 이샘물 evey@donga.com·강홍구·황성호 기자}

“투쟁이여 온누리에 불타! 승리의 그날까지!” 18일 오전 8시경. 서울 중구의 한 주상복합건물 뒤편에서 투쟁가요가 스피커를 통해 울려퍼졌다. 함께 걷던 옆 사람의 말도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로 시끄러웠다. 이 건물 2층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 씨는 “식사하던 손님들이 소음 때문에 짜증을 내고 어지럼증까지 호소한다”고 토로했다. 입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본 지 두 달째. 1월 18일 전국철거민연합 소속 남녀 2명이 건물 뒤편 롯데건설 공사장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롯데건설은 2013년 8월부터 이곳에서 ‘도시환경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다. 농성자들은 주거·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오전부터 오후까지 투쟁가를 켜고 끄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 건물에 상주하는 인원은 총 1800명. 지하 1층부터 12층까지는 상가나 사무실이 있고 13∼19층은 아파트다. 입주자대표 임모 씨(57)는 “음악소리가 어마어마하게 커서 입주자, 근무자 모두가 굉장히 불편해한다”며 “농성을 하더라도 주변 사람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상가건물의 경우 주간 집회 소음 기준은 75데시벨(dB). 견디다 못한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그동안 경찰이 30차례 넘게 출동했지만 소음 측정치가 늘 73∼74dB이라 제재할 수 없었다. 집회 주최 측이 곳곳에 내건 현수막도 골칫거리다. 경찰청 맞은편인 이 건물 앞쪽에는 ‘살인개발 이제 그만’ 등이 적힌 3m 높이 만장 5개, 너비 4.6m의 플래카드 등이 걸렸다. 건물 왼편에는 투쟁 문구가 적힌 형형색색의 띠가 28m 길이로 죽 늘어져 있다. 마치 상갓집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이 역시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지만 제재가 불가능했다. 중구 관계자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르면 정치활동을 위한 집회에 현수막을 설치하는 것은 제한할 수가 없다”며 “이런 집회는 신고만 하면 사유지라도 현수막 설치를 제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집회 주최 측은 공사장 앞에 있는 건물 세 개를 아우르는 장소에 24시간 집회신고를 한 뒤 계속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건물 관리원 최모 씨(33)는 이달 8일 건물 앞 현수막을 임의로 떼어내 창고에 보관했다. 하지만 집회 주최 측이 경찰에 도난 신고를 하면서 최 씨는 ‘재물손괴’ 혐의로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사유지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물건을 임의로 제거해 보관하면 법리상으로는 재물손괴죄가 성립된다. 건물 관계자는 “농성자들이 도리어 우리에게 ‘법대로 하라’고 말하는 실정”이라며 “엉뚱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제대로 보호도 받지 못하는 걸 보니 법도 아무 소용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농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순화동은 2003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뒤 2005년 동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고, 2008년 철거가 완료됐다. 이후 분쟁으로 5년여 사업이 중단된 끝에 2012년 말 롯데건설로 시공사가 변경됐고, 공사는 내년에 마무리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보상 문제는 우리와 관계가 없다. 농성자들이 ‘우리는 피해자다’ ‘억울하다’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요구는 말 안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농성자들은 인터뷰를 거절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신용카드를 위조한 뒤 대포폰과 대포차를 사용하고 유흥비 등으로 2억 원가량을 쓴 겁 없은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외국인 명의의 신용카드 개인정보를 사서 카드를 위조한 미성년자 9명을 포함해 신용카드 위조·사용 사범 18명을 검거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이중 8명을 구속하고 10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2명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검거된 사람들이 위조된 신용카드로 사용한 금액은 총 4억8450만 원에 이른다. 경찰에 따르면 중학생 이모 군(15·구속)은 지난해 10월 웹사이트 ‘아마존’에서 신용카드 위조에 필요한 기기인 ‘리드&라이터기’를 사들였다. 이후 외국 메신저인 ‘QQ’ ‘ICQ’에서 채팅으로 알게 된 사람에게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주고 외국인 명의의 신용카드 정보를 사들여 카드 60매를 직접 위조했다. 이 군은 올해 초 중학교 친구인 표모 군(15)과 대포차 대포폰을 쓰면서 위조된 신용카드로 전자상가에서 컴퓨터 부품을 사거나 유흥비 등을 지출하며 795회에 걸쳐 2억 원 가량을 사용했다. 이 군은 범행 기간동안 표 군 등 공범들과 함께 번갈아가면서 대포차를 무면허 운전했고, 체포 직전에는 접촉 사고까지 낸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이 군은 성인 송모 씨(19·구속) 등 3명에게 카드 위조기기를 판매하고, 채팅과 컴퓨터 원격조정을 통해 위조방법까지 전수했다. 송 씨 등은 이를 통해 신용카드 29매를 위조했고, 163회에 걸쳐 4000만 원을 사용했다.이샘물 기자evey@donga.com}

“제가 만든 영업 가치를, 법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빼앗기지 않겠습니다. 떳떳이 지켜내고, 저에게 아무런 권리가 없다고 말하는 세상의 잘못을 알리겠습니다.” 16일 오후 1시 20분. 서울 종로구의 식당 ‘정종대포 만복’에서 사장 김선희 씨(58·여)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드리는 편지’를 낭독하기 시작했다. 김 씨는 이날 식당에서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맘상모)’ 회원들과 함께 ‘재개업식’을 열었다. 앞서 이 식당 건물주는 2013년 7월부터 김 씨에게 상가를 비워 줄 것을 요구했고 김 씨는 15일 이전에 자리를 비워야 했다. 하지만 그는 현행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부당함을 알리겠다며 하루 뒤 ‘재개업’을 했다. 김 씨는 2006년 7월부터 95.9m²가량의 상가 건물 1층을 빌려 식당을 운영했다. 계약 당시 이전 임차인에게 준 권리금은 2억 원. 건물주에겐 보증금 3000만 원, 월세 230만 원을 주고 있다. 하지만 2013년 3월 건물 2층에 불이 나면서 집주인은 “대대적인 수리가 필요해 재계약을 할 수 없다”며 계약 갱신을 거절했다. 현행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서 임대인은 5년의 ‘계약갱신 요구기간’이 지나면 언제든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건물주는 김 씨에게 “권리금과 상관없이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김 씨는 “신규 임차인으로부터 권리금을 회수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점포에서 쫓겨나는 것은 부당하다”며 나가지 않았다. 결국 건물주는 소송을 냈고, 패소한 김 씨는 15일까지만 영업이 가능했다. 그동안 국회에서는 상가 권리금을 보장하기 위한 법안들이 발의돼 왔다. 지난해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상가권리금 보호에 관한 특별법안’을,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하지만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이다. 맘상모 측은 “법이 개정되지 않아 발생하는 갈등과 피해를 감안해 국회에 빠른 법 개정을 촉구하고 적극적인 중재에 나설 것을 호소한다”며 “권리금 양도 양수를 가로막는 것이 현행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도덕적으로 떳떳하지 못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대로 김 씨가 나가게 되면 건물주가 권리금을 수수하거나, 권리금이 없는 채로 점포를 임대해 더 높은 임대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상권을 일군 임차인에게 ‘권리금’이라는 이름으로 돌아가야 할 몫을 약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건물주 측은 “이전 임차인에게 권리금 2억 원을 준 것은 현 임차인의 판단 미스(착오)다. 권리금을 얼마 줬는지 상관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법원에서도 패소했는데 건물에서 나가지 않는 것은 을이 갑질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법을 무시하고, 법의 결정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조찬강연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 씨(55)는 미리 범행 대상과 처벌에 관한 정보 등을 검색하며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철준 미대사 피습사건 수사본부장(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은 13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이번 사건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 씨는 지난달 17일 민화협에서 초청장을 받았다. 같은 달 24일 주최 측에 전화를 걸어 참석 의사를 전했고, 같은 날 주한 미대사관 근처에서 열린 ‘한미연합 전쟁연습 대북전단 살포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적단체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등이 소속된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이 주최했다. 김 씨는 범행 사흘 전 국회도서관에 가서 ‘남북대화 가로막는 전쟁훈련 중단하라’는 내용의 유인물을 만들었다. 이날 자신의 집에서 인터넷으로 리퍼트 대사 블로그를 살펴봤고 ‘오바마 키(신장)’ 등을 검색했다. 경찰은 김 씨의 블로그 초기 화면에 오바마 대통령과 리퍼트 대사의 사진이 있는 것으로 볼 때 김 씨가 리퍼트 대사의 키를 가늠하기 위해 이를 검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씨는 또 범행 하루 전날 인터넷에서 ‘형법’을 검색했지만 “기억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경찰은 김 씨의 북한 동조 및 반미 성향이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공범이나 배후 세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김 씨가 초청장을 받은 뒤 3번 이상 통화한 33명과 거래 계좌 6개, 디지털 저장매체 등 147점을 분석하고 있다. 또 외부 감정기관을 통해 김 씨에게서 압수한 서적과 유인물 가운데 24건이 이적성이 있다는 회신을 받았다. 경찰은 이날 김 씨를 살인미수, 외국사절 폭행,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조찬강연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우리마당’ 대표 김기종 씨(55)는 미리 범행 대상과 처벌에 관한 정보 등을 검색하며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철준 미 대사 피습사건 수사본부장(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은 13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이번 사건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지난달 17일 민화협에서 초청장을 받았다. 같은 달 24일 주최 측에 전화를 걸어 참석 의사를 전했고, 같은 날 주한 미 대사관 근처에서 열린 ‘한미연합 전쟁연습 대북전단 살포중단 촉구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적단체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등이 소속된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이 주최했다. 김 씨는 범행 사흘 전 국회도서관에 가서 ‘남북대화 가로막는 전쟁훈련 중단하라’는 내용의 유인물을 만들었다. 이날 자신의 집에서 인터넷으로 리퍼트 대사 블로그를 살펴봤고, ‘오바마 키(신장)’ 등을 검색했다. 경찰은 김 씨의 블로그 초기 화면에 오바마 대통령과 리퍼트 대사의 사진이 있는 만큼, 김 씨가 리퍼트 대사의 키를 가늠하기 위해 이를 검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씨는 또 범행 하루 전날 인터넷에서 ‘형법’을 검색했지만 “기억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운동이 주최한 ‘공격적 한미연합 상륙훈련 중단촉구 기자회견’ 등에 6차례 참가했다. 지난해 5월엔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가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가해 경찰에게 신발을 투척하다가 연행되기도 했다. 경찰은 김 씨의 북한 동조 및 반미 성향이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공범이나 배후 세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김 씨가 초청장을 받은 뒤 3번 이상 통화한 33명과 거래계좌 6개, 디지털 저장매체 등 147점을 분석하고 있다. 또 외부감정기관을 통해 김 씨에게서 압수한 서적과 유인물 가운데 24건이 이적성이 있다는 회신을 받았다. 경찰은 이날 김 씨를 살인미수, 외국사절 폭행,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공범의 존재나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할 방침이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테러 사건을 수사하는 수사당국은 김기종 씨(55·구속)가 과거 ‘김배달’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또 김 씨는 주체사상 등의 내용을 담은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책 ‘영화예술론’을 밑줄을 그어가며 탐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김 씨가 과거 일부 일간지와 대학 학보 등에 ‘김배달’이라는 필명으로 ‘국악 보급으로 사회인식 높여 주체성 있는 민족음악 정립을’ 등의 글을 수십 차례 기고한 사실을 파악해 경위를 조사 중이다. 2011년 김 씨가 편집인으로 참여해 ‘도서출판 우리마당’이 출간한 ‘이제는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라는 책의 표지에도 ‘(제호) 김배달’이라고 적혀 있다. 또 김 씨는 2007년 ‘우리마당 피습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분신을 했을 때 지인들에게 “반만년의 한겨레를 상징하는 ‘배달’이라는 필명을 사용했다”는 편지를 보냈다. 수사 당국은 김 씨의 기고들을 확보해 이적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이 6일 김 씨의 자택 겸 사무실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영화예술론’은 김정일 선집 제3권의 100페이지부터 시작되는 약 350쪽 분량을 원전 그대로 복사한 사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은 1973년 4월 당시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 부부장이던 김정일이 발표하면서 북한의 문화영화예술 창작에 관한 지침서가 됐다. 이 책에는 “주체사상으로 무장, 사회주의, 공산주의 위업의 승리를 위하여 몸 바쳐 싸워나가야 합니다” “위대한 수령님께 끝없이 충성하는 충직한 근위대, 결사대가 되자”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경찰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미국대사관저에 수사관 1명, 참관인 1명, 통역 1명 등을 보내 리퍼트 대사를 상대로 피해자 조사를 했다. 리퍼트 대사는 김 씨를 처벌해 달라는 뜻을 경찰에 밝혔다. 한편 김 씨는 여전히 자신의 범행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 측 변호인 황상현 변호사는 11일 경찰병원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후회하는 기색이 없느냐’는 질문에 “(후회)할 리가 없다. 행위의 정당성에 대해 후회하거나 반성하거나 그러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를 13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변종국 bjk@donga.com·이샘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