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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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장을 거쳐 정치부장으로 있습니다. 베이징 특파원을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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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칼럼100%
  • 홍콩반환 22주년 시위 격화… 입법회 펜스-유리문 부수고 점거

    홍콩인의 중국 송환을 허용하는 ‘범죄인 인도법’의 완전 철회와 홍콩 행정수반 캐리 람 행정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홍콩의 반중(反中) 시위대 일부가 홍콩 반환 22주년인 1일 홍콩 입법회(국회) 건물 펜스와 유리문을 부수고 들어가 입법회를 점거했다. 이들은 역대 홍콩 행정장관들의 초상화 등 입법회 내부 시설을 훼손하면서 입법회 회의실 내부까지 진입했다. 일부이긴 하나 대체로 평화로운 집회를 이어왔던 시위대가 입법회를 습격해 일부 시설을 파괴하면서 과격화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위대의 입법회 점거가 2014년 75일간 홍콩 도심인 센트럴을 점거한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처럼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대부분 검정 옷을 입고 노란 헬멧과 고글, 마스크를 쓴 수백 명의 시위대는 금속 카트와 쇠파이프 등으로 유리문을 부수고 입법회 안으로 들어간 뒤 입법회 내부의 경찰과 대치했다. 입법회 바깥에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입법회는 사상 최초로 내부 인원 전체 대피령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SCMP는 홍콩 경찰이 “일부 시위대가 수산화나트륨으로 경찰을 공격했고 오전에는 하수구 세척제로 추정되는 액체를 경찰에 뿌려 경찰 13명이 호흡 곤란과 피부 발진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에도 컨벤션센터로 이어지는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와 가스총과 곤봉, 방패로 무장한 홍콩 경찰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최루가스를 쏘며 진압을 시도했다. 시위대와 경찰 간 무력 충돌은 지난달 12일 경찰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해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지 19일 만이다. 경찰은 “일부 시위대가 극단적 폭력으로 입법회를 기습하고 공격적인 무기로 유리문을 파괴했다”며 “이를 비판하고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반면 시위대는 “평화적 집회가 (문제 해결에) 소용없는 것으로 나타난 뒤 분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인 홍콩 민주당 창립자 마틴 리는 “다수 시민은 평화 집회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이들과 별도로 약 55만 명의 시위대는 이날 오후 빅토리아공원에서 홍콩 정부청사까지 4km를 평화 행진했다. 이날 오전 입법회 인근 게양대에는 홍콩기 옆자리에 있던 중국 국기 오성홍기가 사라진 대신 검은색 홍콩기가 휘날렸다. 시위대가 오성홍기를 내리고 검은 홍콩기를 게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홍콩기는 빨간색 바탕에 홍콩을 상징하는 ‘홍콩난(바우히니아)’의 하얀색 무늬가 새겨져 있다. 일부 시위대는 이날 홍콩 완차이 컨벤션센터 앞에서 검은 홍콩기를 흔들며 “지금 홍콩 상황을 대변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홍콩 반환 22주년 기념행사는 22년 만에 최초로 컨벤션센터 실내에서 열렸다. 그간 컨벤션센터 앞 부두에서 화려한 행사가 열린 것과 대조적이다. 2년 전인 2017년 20주년 반환 행사 때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까지 참석했다. 홍콩 정부는 ‘폭우’를 이유로 들었지만 홍콩 내 강한 반중 정서와 이날 대규모 시위를 의식했다는 분석이 많다. 홍콩 경찰 전체 3만 명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약 5000명의 시위 진압 경찰이 컨벤션센터 주변에 배치됐다. 람 장관은 지난달 18일 인도법 강행에 대해 사과한 뒤 13일 만에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그는 이날 약 6분간의 연설에서 “정치적 입장을 넘어 각계각층 시민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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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시위대, 입법회 펜스-유리문 부수고 기습 점거…경찰과 극렬 대치

    홍콩인의 중국 송환을 허용하는 ‘범죄인 인도법’의 완전 철회와 홍콩 행정수반 캐리 람 행정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홍콩의 반중(反中) 시위대 일부가 홍콩 반환 22주년인 1일 홍콩 입법회(국회) 건물 펜스와 유리문을 부수고 들어가 입법회를 점거했다. 이들은 역대 홍콩 행정장관들의 초상화 등 입법회 내부 시설을 훼손하면서 입법회 회의실 내부까지 진입했다. 일부이긴 하나 대체로 평화로운 집회를 이어왔던 시위대가 입법회를 습격해 일부 시설을 파괴하면서 과격화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위대의 입법회 점거가 2014년 75일간 홍콩 도심인 센트럴을 점거한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처럼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대부분 검정 옷을 입고 노란 헬멧과 고글, 마스크를 쓴 수백 명의 시위대는 금속 카트와 쇠파이프 등으로 유리문을 부수고 입법회 안으로 들어간 뒤 입법회 내부의 경찰과 대치했다. 입법회 바깥에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입법회는 사상 최초로 내부 인원 전체 대피령인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SCMP는 홍콩 경찰이 “일부 시위대가 수산화나트륨으로 경찰을 공격했고 오전에는 하수구 세척제로 추정되는 액체를 경찰에 뿌려 경찰 13명이 호흡 곤란과 피부 발진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에도 컨벤션센터로 이어지는 도로를 점거한 시위대와 가스총과 곤봉, 방패로 무장한 홍콩 경찰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최루가스를 쏘며 진압을 시도했다. 시위대와 경찰 간 무력 충돌은 지난달 12일 경찰이 시위대를 강경 진압해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지 19일 만이다. 경찰은 “일부 시위대가 극단적 폭력으로 입법회를 기습하고 공격적인 무기로 유리문을 파괴했다”며 “이를 비판하고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반면 시위대는 “평화적 집회가 (문제 해결에) 소용없는 것으로 나타난 뒤 분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인 홍콩 민주당 창립자 마틴 리는 “다수 시민은 평화 집회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이들과 별도로 약 55만 명의 시위대는 이날 오후 빅토리아공원에서 홍콩 정부청사까지 4km를 평화 행진했다. 이날 오전 입법회 인근 게양대에는 홍콩기 옆자리에 있던 중국 국기 오성홍기가 사라진 대신 검은색 홍콩기가 휘날렸다. 시위대가 오성홍기를 내리고 검은 홍콩기를 게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홍콩기는 빨간색 바탕에 홍콩을 상징하는 ‘홍콩난(바우히니아)’의 하얀색 무늬가 새겨져 있다. 일부 시위대는 이날 홍콩 완차이 컨벤션센터 앞에서 검은 홍콩기를 흔들며 “지금 홍콩 상황을 대변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홍콩 반환 22주년 기념행사는 22년 만에 최초로 컨벤션센터 실내에서 열렸다. 그간 컨벤션센터 앞 부두에서 화려한 행사가 열린 것과 대조적이다. 2년 전인 2017년 20주년 반환 행사 때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까지 참석했다. 홍콩 정부는 ‘폭우’를 이유로 들었지만 홍콩 내 강한 반중 정서와 이날 대규모 시위를 의식했다는 분석이 많다. 홍콩 경찰 전체 3만 명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약 5000명의 시위 진압 경찰이 컨벤션센터 주변에 배치됐다. 람 장관은 지난달 18일 인도법 강행에 대해 사과한 뒤 13일 만에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등장했다. 그는 이날 약 6분간의 연설에서 “정치적 입장을 넘어 각계각층 시민들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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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전격 북-미 회담에 “과도한 기대 피해야 하는 정치쇼” 복잡한 속내

    중국은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전격적으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겉으로는 “시진핑 중재 효과”라며 환영을 표시하면서도 “과도한 기대를 피해야 하는 정치쇼”라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CC)TV의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新聞聯報)는 이날 오후 7시(현지 시간)부터 40분간 방송됐지만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신원롄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동정을 중심으로 국내외 소식을 보도하는 가장 권위 있는 뉴스 프로그램이다. 시 주석의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외교가 북-미 정상회담에 가릴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도 이달 1일 3면 가장 하단에 1단 기사로 북-미 정상회담을 짤막하게 보도하는 데 그쳤다. 특히 런민일보 소셜미디어 공식계정 샤커다오(俠客島)는 정지융(鄭繼永) 푸단(復旦)대 교수를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은 것이 한반도에 의미가 크지만 이것의 역할을 지나치게 과장할 필요가 없다”며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이 회담은 북-미 양측 지도자 간의 한 번의 ‘정치쇼’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논의한 문제는 비교적 적었다”고 주장했다. 샤커다오는 이번 회담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피해야 한다”며 “이번 회담 성사에 한국의 영향을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샤커다오는 “북-미는 계속 정치적으로 크게 불신의 상황에서 (협상이) 비틀거려왔다. 북-미 양측 모두 신뢰할 수 있는 힘(시진핑)이 접합되지 않았다면 북미 양국 지도자가 단기간 내에 만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시 주석 역할론을 강조했다. 런민일보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도 “중국의 중재가 김정은과 트럼프가 다시 우호적 분위기를 만들도록 북돋웠다”며 시 주석의 중재론을 부각했다. 이 신문도 정지융 교수를 인용하는 형식으로 “시 주석의 방북은 북한에 대한 정치적 지원을 보여주고 북-미가 교착 상태를 돌파하도록 돕는 게 목적이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협상을 계속해 합의에 이르도록 권했다”며 “판문점 북-미 회동은 중국의 중재와 격려가 효과적이었음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시 주석)의 격려가 없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빨리 판문점 회담을 진행시킬 자신감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확실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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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 카드’ 마지막까지 남겨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를 시사했지만 어느 시점에 어떤 조건에서 완전히 해제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미중 정상회담 뒤 일본 오사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미국 기업이 대량의 상품을 화웨이에 계속 파는 걸 허용할 것”이라며 “2일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는 5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를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블랙리스트에 올려놓은 상태다. 화웨이에 부품을 수출하려는 미국 기업은 상무부의 사전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 때문에 화웨이 수출 불가로 어려움을 호소한 일부 기업의 부품에 대해서만 우선 거래를 허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수출 금지에) 우리 기업들이 매우 속상해했다”며 미국 기업들의 요구가 제재 완화의 배경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는 복잡한 상황이다. 우리는 화웨이를 (무역협상의) 마지막까지 남겨둘 것”이라며 “무역합의가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라고도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때까지는 화웨이 문제를 중국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계속 쓸 것이라는 얘기다. 반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 기업에 공평하게 대하라”며 화웨이에 대한 제재 해제를 촉구하며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주요 20개국(G20) 특사인 왕샤오룽(王小龍) 외교부 국제경제사(司) 사장은 트럼프 회견에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한을 (실제) 풀지는 모르겠다”면서 “그들이 말한 대로 실제로 한다면 우리는 환영할 것”이라며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에 구명 밧줄을 던졌지만 화웨이가 안전한 항구까지 도착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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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추가관세 중단-협상 재개… 트럼프, 확전보다 실리 선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80분간의 무역 담판을 갖고 신규 관세 부과 보류와 무역협상 재개를 약속한 ‘무역전쟁 2차 휴전’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 양자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협상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며 “3250억 달러(약 375조5375억 원)어치(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그들(중국)은 농산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 큰 양보’로 ‘2차 휴전’ 실리 선택 미 재계는 미중의 ‘2차 휴전’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화웨이가 인텔 퀄컴 등 미국 기술 기업에서 구매하는 부품은 연간 11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인 농민을 배려한 전략적 선택의 측면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엄청난 양의 식품과 농산품을 구매할 것이며 곧, 거의 즉각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이 구매하길 원하는 목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결국 농민들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중국의 관세 보복의 타깃이 된 농민을 ‘녹색 애국자(Green patriots)’라고 치켜세웠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 전날 54만4000t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했다.○ ‘전략적 경쟁자’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반전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73분간 기자회견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뒤의 회견을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다. 북한에 대한 ‘화염과 분노’ 언급을 쏟아내던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거론한 반전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전략적 파트너(strategic partners)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12월 내놓은 국가안보 전략에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strategic competitor)’와 ‘수정주의 패권(revisionist power)’으로 규정한 것과는 결이 다른 인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미국 농산품에 대한 즉각적인 구매에 합의했는지, 새 관세가 항구적으로 동결됐는지에 대해 미중 간 상당한 차이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여전히 많은 질문거리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이견 덮은 ‘깨지기 쉬운 합의’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게 됐지만 5월 미중 고위급 협상의 결렬 원인이 해결됐다는 신호는 보이지 않았다. 미국 측은 중국의 기술 이전 강요, 지식재산권 절취, 시장 개방 등의 구조 개혁 약속 이행을 위한 법률 개정을 요구했다. 중국 측이 요구하는 모든 관세 철회 요구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트위터에 “현재 중국에 부과된 관세에 대한 인하 조치는 없다”고 못 박았다. 중국은 미국의 구조 개혁 요구를 19세기식 ‘불평등 조약’이라며 반발해 왔다. 특히 시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의 주권과 존엄 관련 문제에서 중국은 반드시 핵심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 예사롭지 않다. 양측의 후속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휴전’ 이후 다섯 달 만에 협상이 결렬된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양국 간 이견으로 ‘깨지기 쉬운 평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런민(人民)대 교수는 홍콩 밍(明)보에 “미중의 큰 입장 차가 기본적으로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며 “협상 재개 이후 미중이 어떤 합의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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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중국에 통 큰 양보했지만 이견 커 험로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80분간 담판 이후 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 방침을 시사하고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한 것은 확전보다 협상을 통해 실리를 선택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이 지난해 7월 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촉발된 미·중 무역전쟁이 미국의 양보로 ‘2차 휴전’에 돌입했으나, 양국간 이견이 여전히 커 최종 합의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 ‘통 큰 양보’로 ‘2차 휴전’ 실리 선택 미 재계는 미중의 ‘2차 휴전’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화웨이가 인텔 퀄컴 등 미국 기술기업에서 구매하는 부품은 연간 11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인 농민을 배려한 전략적 선택의 측면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엄청난 양의 식품과 농산품을 구매할 것이며 곧, 거의 즉각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이 구매하길 원하는 목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결국 농민들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며 중국의 관세 보복의 타깃이 된 농민을 ‘녹색 애국자(Green patriots)’라고 치켜세웠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 전날 54만4000t의 미국산 대두를 구매했다.● ‘전략적 경쟁자’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반전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73분간 기자회견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다. 북한에 대한 ‘화염과 분노’ 언급을 쏟아내던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거론한 반전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전략적 파트너(strategic partners)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 12월 내놓은 국가안보 전략에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strategic competitor)’와 ‘수정주의 패권(revisionist power)’로 규정한 것과는 결이 다른 인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전략처럼 중국에 대한 언급도 해명되지 않은 많은 질문을 남겼다”며 “중국이 미국 농산품에 대한 즉각적인 구매에 합의했는지, 새 관세가 항구적으로 동결됐는지에 대해 미중 간 상당한 차이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견 덮은 ‘깨지기 쉬운 합의’ 양측이 다시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게 됐지만 5월 미중 고위급 협상의 결렬 원인으로 꼽혔던 양측의 이견이 좁혀졌다는 신호도 보이지 않았다. 미국 측은 중국의 기술 이전 강요, 지적재산권 절취, 시장 개방 등의 구조 개혁 약속 이행을 위한 법률 개정을 요구했다. 중국 측이 요구하는 모든 관세 철회 요구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트위터에 “현재 중국에 부과된 관세에 대한 인하 조치는 없다”고 못박았다. 중국은 미국의 구조개혁 요구를 19세기식 ‘불평등조약’이라며 반발해왔다. 특히 시 주석이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의 주권과 존엄 관련 문제에서 중국은 반드시 핵심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 예사롭지 않다. 중국은 ‘핵심 이익’을 티베트, 대만 문제 등 절대 양보할 수 있는 영토 문제에만 써왔다. 양측의 후속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휴전’ 이후 다섯 달 만에 협상이 결렬된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NYT는 “양국 간 이견이 여전히 ‘깨지기 쉬운 평화’를 탈선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런민(人民)대 교수는 홍콩 밍(明)보에 “미중의 큰 입장차가 기본적으로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며 “협상 재개 이후 미중이 어떤 합의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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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통제하는 中 꼬집은 트럼프

    “공평하고 차별 없는 시장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국경을 넘는 데이터 유통 제한에 반대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첫날인 28일 낮 12시. 다음 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세기의 담판’을 벌이는 미중 정상은 이날 날카로운 설전을 벌였다. 시 주석이 먼저 발언했다. 그는 “(디지털 데이터에 대한) 각국의 자주적 관리권을 존중해야 한다. 데이터의 질서 있고 안전한 이용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공평하고 공정하며 차별 없는 시장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함께 이익이 될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문을 닫고 발전하거나 인위적으로 시장을 방해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곧바로 맞받았다. 그는 “미국의 디지털 경제는 데이터의 자유로운 유통 및 기술 혁신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 또 중국의 인터넷 통제를 겨냥해 “국경을 넘는 데이터의 유통을 제한하는 움직임은 무역을 저해하고 사생활 보호 및 지식재산권을 침해해 반대한다”고 했다. 중국이 이달 톈안먼운동 30주년 및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 등으로 인터넷 통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음을 비판한 셈이다. 미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기자들에게 “시 주석에게 관세 인상 연기를 약속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21세기형 군비통제 체계에 중국을 포함해야 한다”며 압박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외국자본 진입 및 수입 확대, 관세 인하 등을 골자로 하는 개방 조치를 대거 쏟아냈다. 선제적 성의 표시를 통해 무역전쟁 유예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오사카=박형준 lovesong@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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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과는 “10가지 합의” 밀착…한국엔 “화웨이·사드 해결” 요구한 中

    중국 관영매체들이 중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10가지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며 공감대를 강조한 반면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한국에 화웨이와 사드 문제 해결을 요구했음을 강조해 분명한 대비를 이뤘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직면한 중국이 중일관계는 밀착을 강조하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미국에 협력하면 완전한 관계개선이 어렵다는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28일자 1면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간 회담을 가장 위에 배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은 아래였다. 일본은 ‘(강)대국 외교’, 한국은 그보다 낮은 수준인 ‘주변국 외교’ 대상으로 분류하는 중국의 대외정책 기조를 뚜렷이 보여준다. 중일 정상회담 직후에는 이례적으로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주국 국장)이 관영 중국중앙(CC)TV에 등장해 ‘중일 간 건설적 안보관계 구축 및 안보 분야 교류협력’ 등 10가지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고 소개했다. 런민일보와 자매지 환추(環球)시보의 온라인 기사는 아예 제목을 “시 주석과 아베 총리 10대 합의 달성”으로 뽑았다. 반면 이들 매체의 한중 정상회담 보도 제목은 “중한(한중) 협력이 외부 압력을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시 주석의 발언이었다. 문 대통령에게 미국의 화웨이 배제 압박을 수용하지 말라는 요구다. 환추시보는 시 주석의 사드 관련 요구인 “한국이 계속 양국 간 관련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는 것을 계속 중시하기를 희망한다” 대목을 붉은 글씨로 강조했다. 시 주석의 방일 방한 문제에서도 차이가 분명하다. 중국은 아베 총리가 시 주석에게 내년 봄 국빈방문을 초청하자 시 주석이 수용했다며 이를 ‘10대 합의사항’ 가운데 하나로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요청해 한중 간 외교 채널로 협의하고 있다는 시 주석의 올해 방한 문제에 대해서는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시 주석이 방한 문제의 전제 조건으로 화웨이와 사드 문제 해결을 내걸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한일의 참여를 강하게 원하는 일대일로(一帶一 路) 문제에 관련해서도 일본에는 “중국은 일본의 적극적인 참여를 환영한다”고 했으나 한국에는 “기회를 잡으라”며 요구 성격이 강하게 드러났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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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잡은 시진핑-아베 “새로운 中日관계 구축하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7일 일본 오사카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중일 신시대’를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시 주석은 내년 봄 일본을 국빈 방문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모두 발언에서 “내년 벚꽃이 필 무렵 국빈으로 초대해 일중 관계를 한층 끌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내년 봄 방문은 좋은 아이디어다. 구체적인 시기를 협의하자”고 화답했다. 시 주석은 “올해 중국과 일본은 새로운 시작 지점에 서 있다”며 “아베 총리와 함께 높은 차원의 전략적 리더십을 강화해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중일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 역시 “레이와(令和) 시대 개막과 중국 건국 70주년인 올해 일중 관계의 신시대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일본과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다. 아베 총리도 27일 중국을 포함해 8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진행했지만 만찬 파트너로는 시 주석을 선택할 정도로 각별하게 예우했다. 다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중일 양국이 필요할 때에만 협력하는 전략적 파트너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미국을 겨냥한 듯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자유무역과 다국주의를 지키자’는 확실한 메시지를 내자”고 말했다. 군사안보 측면에서도 중일 간 협력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미일 동맹이 중국을 견제하는 핵심이라고 보고 일본과 군사안보와 관련된 논의를 꺼려 왔다. 하지만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직면한 중국이 무역, 안보 측면에서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일본에 손을 내밀면서 미일 군사동맹의 약화를 노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군사 측면에서 미국의 기조에 맞추는 분위기다. 일본 해상보안청과 해상자위대는 26일 남중국해에서 처음으로 공동훈련을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7일 전했다. 영해 경비 업무를 하는 해상보안청이 자국이 아닌 해외에서 자위대와 훈련한 것은 이례적이다. 아사히는 “남중국해에서 군사 거점화를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오사카=박형준 lovesong@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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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합의 안되면 추가관세 플랜B로”… 시진핑에 으름장

    “만약 우리가 합의하지 못하면 나는 매우 상당한(very significant) 추가 관세를 (중국에) 부과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나의 플랜B는 한 달에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이다. 어쩌면 플랜B가 플랜A가 될 수 있다”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합의하지 못할 경우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하는 ‘플랜B’ 카드가 살아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협상을 포함한 글로벌 외교 전쟁이 시작됐다. 미 백악관에 따르면 미중 정상회담은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틀째인 29일 오전 11시 30분에 시작해 오찬을 겸해 1시간 35분간 진행된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올해 하반기 세계 금융시장과 경제는 물론이고 국제질서의 주도권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합의 못 하면 10% 관세” vs “겁주지 못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공동 취재를 통해 “양국이 무역전쟁 휴전에 잠정 합의했다”고 전했다. SCMP는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에 응하는 대가로 관세 부과를 연기하기로 했다”는 소식통 발언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은 관세 부과를 연기하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 중단 위협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휴전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 양국 견해차가 큰 대목을 반영한 듯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공동 성명은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협상 불발 시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양국 정상이 교착된 협상의 물꼬를 트는 ‘톱다운’식 합의에 성공하지 못하면 추가 관세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다만 그는 관세 부과 강도는 기존 25%에서 10%로 낮출 수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외교부는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위협은 중국 국민을 겁주지 못한다. 한 번도 이런 위협이 통한 적 없다”며 반발했다.○ 협상 재개되더라도 불가피한 진통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중 고위급 협상이 결렬되기 전 합의가 90% 정도 성사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는 지식재산권 보호도 얻지 못했고, 중국 시장 개방도 얻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이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더라도 미국 측은 이전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좀 더 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미중 협상이 재개돼도 양측의 견해차가 쉽사리 줄어들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지재권 보호와 시장 개방 등 미국 측 요구를 반영한 법률 개정 등 요구가 주권을 무시한 19세기식 불평등 조약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를 제재하면서 무역협상은 경제, 정치, 외교안보 변수가 복잡하게 얽힌 고차 방정식이 됐다. 내년 대선이 열리는 미국의 정치적 상황도 미중 무역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웨이 기술에 대한 수출 제재 조치 해제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보도했다. 금리 인하 및 무역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플랜B 발언’이 알려진 뒤 내리막을 탔다.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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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文대통령 ‘일대일로 함께 건설’ 밝혀” 보도… 靑 “공식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것 아니다” 부인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사카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한국은 중국과 함께 일대일로(一帶一路)를 건설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미국이 강하게 견제하는 일대일로에 문 대통령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당초 정상회담을 브리핑하는 과정에서 일대일로 관련 발언이 나왔다는 사실을 소개하지 않았다가 CCTV 보도 이후 추가로 정정 설명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 주석의 일대일로 참여 요구에 대해 “문 대통령은 ‘신남방·신북방 정책과 일대일로 간 접점을 모색하는 가운데 협력해 나가자’는 취지로 언급했다”며 “일대일로에 공식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이 한국의 일대일로 참여를 압박하는 자신들의 입장에 따라 문 대통령의 관련 발언을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중 양측이 정상회담 이후 소개한 내용은 자국의 관점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청와대는 미중 갈등과 관련한 민감한 발언을 최소화해서 전했다. 시 주석이 문 대통령에게 미국을 겨냥해 “함께 보호주의를 반대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한국 측 브리핑에는 없었다. 특히 시 주석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화웨이 관련 압박을 겨냥해 “중한(한중) 협력은 외부 압박의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미국에 협조하지 말 것을 압박한 대목도 청와대는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중국은 청와대가 밝혔던 시 주석 방한 협의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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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공격받아도 돕지 않고 日, 소니TV로 지켜볼 것”

    세계 주요 국가 정상들이 총출동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28일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시작된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G20 정상회의 공식 의제는 세계 경제, 불평등, 환경오염 등이지만 세계의 이목은 정상들이 벌이는 ‘글로벌 외교전쟁’에 쏠려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골적인 ‘미국 우선주의’ 압박과 나머지 G20 국가들의 반발이 두드러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일본으로 출발하기 직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미일 안보조약이 불공평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공격받으면 우리는 우리 생명과 자산을 걸고 일본을 보호하고 싸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공격받으면 일본은 우리를 전혀 돕지 않아도 된다. 그들은 소니 TV로 공격을 지켜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2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전체적으로 보면 (미일 안보조약은) 미일 양측 의무의 균형이 잡혀 있다”며 “한쪽만 의무를 지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미일 안보조약을 성토하는 것에 대해 일본 언론은 28일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6일 도쿄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기자회견에서 “만약 G20 정상회의 공동 선언문에 파리협정이 언급되지 않으면 프랑스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협정은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는 국제 협정인데,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파리협정을 탈퇴했다. 마크롱의 발언은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견제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브릭스(BRICS) 국가인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연쇄 회담을 하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응 전선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37개 국가 및 국제기구 정상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일본 정부는 경찰 약 3만2000명을 투입했다. 정상회의 관련 행사가 열리는 오사카성(城) 주변 연못에는 잠수부까지 투입해 수중 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오사카역의 유료 사물함과 쓰레기통을 폐쇄하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오사카=박형준 lovesong@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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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항모 ‘랴오닝’, 美기지 있는 괌해역까지 접근

    남중국해 대만 홍콩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 전단이 미국의 군사 기지가 있는 괌 부근 해역에 처음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남중국해에 군함을 파견해 달라고 한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이 남중국해 등 미중 갈등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중국과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랴오닝함과 미사일구축함 미사일호위함 등으로 구성된 항모전단이 이날 오전 대만해협을 통과해 칭다오(靑島) 방향으로 북상했다. 랴오닝항모 전단은 앞서 10일 일본 오키나와와 미야코(宮古)해협 사이를 통과해 태평양으로 진입한 뒤 괌까지 접근했다. 이후 필리핀 남쪽 해역을 지나 남중국해에 진입한 뒤 대만해협으로 향했다. 랴오닝 항모전단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영유권 분쟁으로 미국과 갈등 중인 남중국해, 대만해협뿐 아니라 괌까지 접근한 것은 미국에 대한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미국이 대만과 군사안보 협력을 강화하자 중국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최근 대규모 반중(反中) 시위로 미국과의 새로운 갈등 요소로 떠오른 홍콩도 남중국해에 맞닿아 있다. 홍콩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은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 군도)에 중국의 최신예 전투기 젠(殲)-10을 처음 배치한 사실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다”며 “미국은 남중국해 분쟁 해역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데 항의하기 위해 한국에 남중국해로 군함을 보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는 북한의 위협에 국방력을 집중해야 한다며 거절했다”고 전했다.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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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이란과 ‘그림자 전쟁’ 돌입… 사이버공격-내부분열 비밀작전

    미국이 이란과의 직접적·물리적 대결 대신 자국 개입을 숨긴 채 특정국의 시설과 인물을 공격하는 ‘그림자 전쟁(shadow war)’을 시도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반(反)이란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중동 방문에 나섰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은 이란의 오판을 경계하는 구두 경고를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24일 트위터에 “이란에 요구하는 것은 간단하다. 핵무기 및 테러 추가 지원을 멈추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림자 전쟁으로 이란 저지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이란과의 정면충돌을 최대한 피하면서 은밀히 이란을 저지하기 위해 다양한 비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23일 전했다. 추가 사이버 공격, 이란 군이 타국 선박을 공격할 때 쓰는 배들의 전자장치 등을 무력화하는 행위, 이란 내부의 분열 및 불안감 조성, 이란을 대리하는 군사집단(proxy)을 분열 또는 약화시키는 방법, 즉 그림자 전쟁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재무부가 이란 밖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은행, 보험사, 무역업체 등을 제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13일 오만해에서 유조선 2척이 피격된 사건의 배후를 이란으로 판단해 이란에 해킹 공격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NBC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2년간 미군의 사이버 공격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 8년간 시행된 것보다 더 많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군사 공격을 통해 현 정권을 전복시킬 가능성이 낮고, 동맹국에도 피해가 갈 수 있다”며 그림자 전쟁의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 인사도 압박을 이어갔다. 펜스 부통령은 CNN에 “이란은 미국의 자제를 결단력 부족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모든 선택지가 남아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방문 중인 볼턴 보좌관도 “누구도 이란이 중동에서 ‘사냥’을 하도록 허가하지 않았다.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했다.○ 아랍-중국 반발 심해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세계 최대 테러지원국 이란에 맞서 국제 연합을 구축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는 낙관하나 이란에는 비관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20일 미 드론이 자국 영공을 침범해 격추했다는 이란의 주장에 “이란이 많은 곳에서 허위 정보를 뿌리고 있다”고 했다. 반면 호세인 한자디 이란 해군 사령관은 24일 “미 드론이 영공을 침범하면 언제라도 격추하겠다”고 맞섰다. 또 미국의 ‘중동 평화계획’에 대한 아랍 반발이 거세 그의 중동 순방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팔레스타인 정부는 “1917년 영국이 유대인의 팔레스타인 정착을 허용했던 ‘제2의 밸푸어 선언’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친이란 성향의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역사적 범죄”라며 즉각 폐기를 촉구했다. 모로코에선 시민 수천 명이 반대 가두시위를 벌였다. 중국도 미국의 이란 추가 제재 시도에 전쟁 가능성까지 경고하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고 관영 환추(環球)시보 등이 24일 전했다. 중국은 2017년 기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다. 이란을 포함한 중동 각국도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 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의 핵심 참여국이다. 미중 갈등이 무역전쟁을 넘어 이란 등 중동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정미경 기자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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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목조르면 전쟁” 美中 갈등, 무역 전쟁 넘어 중동 문제로 확산

    중국이 미국의 이란 추가 제재 움직임에 전쟁 가능성까지 경고하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중동은 원유 수입 및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 등에서 중국의 핵심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핵심적인 이익과 관련된 사안에서 충돌하면서 미중 갈등은 무역 전쟁을 넘어 이란 등 중동 문제로도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24일 사설에서 “미국의 이란 제재는 이란을 목 졸라 죽이려 것이고 이는 전쟁에 불을 붙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이 (핵문제와 관련해) 이란에 요구하는 조건은 단지 이란의 핵 보유를 막으려는 것만이 아니라 국가의 기본 노선을 바꾸라는 것으로 매우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이란을 예시했지만 남 얘기 같지 않은 내용을 전한 것이다. 이어 “미국이 이란 정권을 파괴하고 전복하지 않는 한 이런 요구는 비현실적”이라며 “이렇게 이란을 목 졸라 죽이려 하면 조만간 무력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환추시보의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중국은 자신의 경제 이익과 안보를 지킬 수 있는 적극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소비 원유의 절반을 아랍 국가들과 이란으로부터 수입한다. 중국은 2017년 기준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다. 이란을 포함해 중동 여러 국가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 중인 경제영토 확장 프로젝트인 일대일로의 주요 참여국들이다. 중국은 중동 국가들에 230억 달러 규모의 차관과 지원, 280억 달러어치의 투자와 건설 계획도 약속했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이 이란을 추가 제재해 충돌이 발생하면 중국도 직접적 타격을 입게 된다… 앞서 18일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베이징을 방문한 왈리드 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이란 갈등에 대해 “미국은 판도라 상자를 열지 말라”라고 요구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모든 당사국이 이성을 유지하고 억제력을 발휘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미국이 (이란에 대한) 극한의 압박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미국의) 어떠한 일방주의적 행동도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했다. 왕 위원은 지난달 베이징을 방문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에게도 “이란이 정당한 권익을 지키는 것을 지지한다. 이란에는 현재 핵 문제 관련 긴장이 조고된 상황에 대한 책임이 없다.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인 제재를 결연히 반대한다”며 이란 편을 들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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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시진핑 배웅 다음날 러시아에 대표단 파견

    북한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 러시아와 본격적으로 접촉면을 늘려가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평양 방문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간 다음 날인 22일 북한 외무성 대표단은 북-러 차관급 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났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외무성 부상 임천일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외무성 대표단이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는 조로(북-러) 외무성 부상급 협상에 참가하기 위해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논의될 의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번 회의는 올 4월 김정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일 가능성이 높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북-중 정상회담과 북한 대표단의 러시아 방문이 인과적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지만 미국과의 핵 협상을 앞둔 북한의 외교적 필요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런민(人民)일보는 22일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재 한반도 정세를 어떻게 보는지, 한반도 대화 과정을 어떻게 수호할지에 대해 깊이 있고 솔직하게 논의했다”며 “30시간 가까이 11차례 활동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평양 회담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공동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중국이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20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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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양 25만 명의 환영… 홍콩 200만 명의 불신[광화문에서/윤완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정말 감동받은 듯했다. 20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숙소인 금수산 영빈관에 이르는 27km 도로를 이동하는 내내 평양 시민 25만 명이 양옆 인도를 가득 채우고 ‘열렬히’ 환영했다. 평양 인구가 약 289만 명이니 시민 10명 중 1명(약 9%)이 나온 셈이다. 시 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중이 한 가족이라는 짙은 분위기를 어디서든 느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북-중 우의는 영원토록 변하지 않는 미담이 됐다”고 전했다. 북한 체제의 특성상 이들이 자발적으로 나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북-중 밀착이 필요한 김 위원장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동원됐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불과 4일 전인 16일 홍콩에선 약 200만 명(주최 측 추산)의 반중(反中) 시위대가 도심 빅토리아 공원에서 홍콩 정부 청사에 이르는 4km 차도를 가득 메웠다. 홍콩 인구 약 748만 명 가운데 27%가량이 시위에 참여한 셈이다. 이들은 친중(親中) 행보를 펴 온 홍콩 행정수반 캐리 람 장관의 퇴진을 강하게 요구했다. 동원된 평양의 시 주석 환영 인파와 달리 홍콩 시위 현장은 자발적으로 나온 이들로 가득했다. 홍콩에서 만났던 시위대는 시 주석이 이끄는 중국 정치 체제에 대한 노골적인 불신을 드러냈다. 20대 젊은이들이 주축이지만 남녀노소를 가리기 어려울 정도였다. 중국화가 가속화되는 홍콩의 미래에 대한 공포의 그림자가 이들의 표정 위에 짙게 드리웠다. 200만 명 시위를 하루 앞둔 15일. 자정이 다 돼가는 한밤중임에도 적지 않은 젊은이들이 홍콩 입법원(국회)으로 연결되는 육교에서 시위를 벌였다. 27세의 레이모 씨. 30도를 훌쩍 넘는 무더위에 티셔츠는 흠뻑 젖었고, 몸은 지쳐 보였다. ‘자정이 가까웠는데 힘들지 않냐’고 묻자 자신들의 행보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했다. “홍콩은 국가가 아니라 중국에 의존하는 특별행정구예요. 삼권분립이 없고 사법제도가 불공정한 중국에 홍콩인을 송환한다면 우리 홍콩이 중국과 협상해 이들의 인권을 보장할 어떤 방법도 없습니다. 그 분노 때문에 반드시 거리에 나와야 하는 겁니다.” 젊은이들뿐 아니라 홍콩 기업계의 불안도 상당하다. 한 소식통은 “공산당 지시를 거부할 수 없는 중국 기업들과 비슷한 처지가 될까 봐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1997년 홍콩 반환 때 중국은 2047년까지 일국양제 보장을 약속했다. 하지만 중국식 사회주의에 대한 홍콩인들의 강한 불신은 지금 확산되고 있다. 이는 홍콩 경제를 위축시키고 2047년 이전 홍콩인의 엑소더스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동아시아 금융의 중심인 홍콩이 더 이상 예전의 홍콩이 아니라면 중국은 세계인에게 어필할 커다란 매력 하나를 잃어버리는 셈이다. 시 주석은 이번 방북에서 “북-중 관계는 사회주의가 본질적 속성”이라고 북한에 공을 들였다. 정작 중국과 ‘진짜 한 가족’인 홍콩인들은 중국식 사회주의가 자신들의 삶을 통제할까 봐 두려워한다. 시 주석이 귀 기울여야 할 대상은 동원된 25만 명보다는 공포감 속에 거리에 나선 200만 명이어야 할 것이다.윤완준 베이징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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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시진핑 ‘평양 스킨십 1박2일’… 비핵화 4자논의로 판 키우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1박 2일간의 ‘평양 스킨십’을 과시한 뒤 21일 귀국했다. 양 정상은 안보와 경제에 있어 한껏 밀착하는 목소리를 내며 비핵화 논의를 기존 남북미에 중국을 추가해 4자 논의로 확대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만큼 북핵 해법이 복잡해졌다는 것이다.○ 북-중 밀착 과시, 비핵화 ‘4자 논의’로 판 커지나 시 주석은 21일 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부부 동반 오찬에서 “방문이 원만한 성공을 거둬 북-중 관계가 새로운 시기의 발전 방향에 있음을 명확히 했고, 외부 세계에 양측이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과정과 지역의 항구적 평화 실현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추진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실현하려는 노력을 결연히 지지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현재 북-중은 한 가족과 같이 밀접하고 교류하고 우호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년사에서 ‘다자 논의’를 강조한 김 위원장이 중국의 개입을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 셈이다. 전날 평양 목란관 만찬에서도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이 여러 사람이 인정하고 지지하는 대세”라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을 위해 새롭고 더욱 큰 공헌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새로운 시대에 장대한 북-중 우의를 더욱 발전시키고 양측이 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중요한 합의를 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이 북한의 대화 촉구를 강조한 반면 김 위원장은 이에 적극 화답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 주석은 이번 평양행을 통해 ‘비핵화 대화 지분’ 확보에 나섰지만 김 위원장은 북-미 간 톱다운 식 담판에 무게를 두며 말을 아끼고 있다는 것이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중국이 북한에 대화를 권유하는 점은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아직 ‘하노이 결렬’의 뒤끝이 남아 있는 북한이 협상 태도를 쉽게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구도가 남북미중 4자 구도로 재편되는 변화가 결국 장기적으로 북-미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평가도 나온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 북한의 협상 입장을 옹호해주는 구도다.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제공한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어찌 됐든 북-중 정상은 평양에서 급격히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 주석은 20, 21일 약 27시간 평양에 머물며 김 위원장을 최소 9차례나 만났다. 평양을 떠나기 전 21일 오후 숙소인 금수산 영빈관에서 호숫가 산책에 나선 데 이어 부부 동반 오찬 회담을 가졌다. 이에 앞서 평양 모란봉 구역의 북-중 우의탑도 참배했다. 이는 6·25전쟁에 참전한 중공군을 기리는 상징물이다. 시 주석은 “북-중 양국이 평화를 수호하려는 결연한 결심을 세상에 분명히 선포하기 위해 참배하러 왔다”고 했다.○ 美 “대화 열려 있다”면서도 ‘FFVD’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미 대화에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도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란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 국무부는 20일(현지 시간) 북-중 정상회담에 대한 언론의 논평 질의에 “미국은 파트너와 동맹국들,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함께 ‘FFVD’라는 공동의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 시 주석이 북한의 ‘안전 보장’을 거론한 것에 대해서도 “모든 유엔 회원국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들을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고, 우리는 모든 나라가 그렇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0일 “중국은 중국 영해상에서 이뤄지고 있는 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에 대한 단속을 실제로 이행하기 바란다”며 중국의 제재 공조 이행을 촉구하기도 했다. 같은 날 미 국무부는 ‘2019년 인신매매 실태보고서’를 발표해 북한을 17년 연속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했다. 매년 발행하는 보고서지만 북-중 회담이 열리는 시점에 맞춰 공개하며 인권 이슈를 고리로 대북 압박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베이징=윤완준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2019-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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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례 없는 파격’ 최고 의전 베푼 北…시진핑의 1박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 21일 약 27시간 평양에 머무는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최소 9차례나 만나며 과거 북-중 혈맹을 방불케 하는 전략적 밀착을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노동당 핵심 지도부인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전원을 소개하고 사진까지 찍는 전례 없는 파격을 선보이며 최고 의전을 베풀었다. 시 주석은 21일 오후 평양을 떠나기 전 숙소인 금수산 영빈관을 방문한 김 위원장과 오찬을 겸해 회담했다. 시 주석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도 함께했다. 두 정상은 회담 전 인근 호숫가를 산책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현재 북-중은 한가족과 같다”고 말했다. 전날엔 시 주석이 똑같이 말했다. 앞서 시 주석 부부는 평양 모란봉 구역의 북-중 우의탑을 찾아 참배했다. 북-중이 항미원조 전쟁이라 부르는 6·25 전쟁에 참전한 중공군을 기리는 상징물이다. 시 주석은 “북-중 양국이 평화를 수호하려는 결연한 결심을 세상에 분명히 선포하기 위해 참배 왔다”고 했다. 북한의 남침일인 25일을 나흘 앞두고 북-중 정상이 이곳을 찾은 것은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3시경 전용기로 평양을 떠났다. 시 주석이 20일 오전 11시 40분경 평양에 도착했음을 감안하면 체류 시간은 27시간 20분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최소 2차례 회담을 포함해 9번 만났다.>> 특히 20일 시 주석은 노동당 청사 앞에서 노동당 정치국 위원 및 후보위원 전원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했다. 노동당 청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같이 찍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중(북-중) 두 당 역사에 길이 전할 불멸의 화폭을 남겼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만을 위한 대형 공연도 준비했다. 둘은 20일 밤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집단체조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를 관람했다. 당초 이 공연은 ‘인민의 나라’란 제목으로 3일 개막했지만 김 위원장의 질타로 일부 내용을 바꾼 후 이날 다시 선보였다. 10만여 명이 보통 수개 월을 준비하는 대형 공연을 시 주석 한 사람을 위해 바꾼 셈이다. 공연 중 등장한 중국어 글귀 “시(진핑) 할아버지, 만나서 반갑습니다”도 눈길을 끌었다. 두 정상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전 중국 부총리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만나는 영상도 등장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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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시진핑-김정은 ‘北中 혈맹’ 과시했지만…비핵화 문제선 온도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 21일 북-중 혈맹을 복원한 듯한 끈끈한 우의를 과시했지만 정작 비핵화 협상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시 주석은 방북 첫날인 20일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에 이어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도 북핵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강조하며 김 위원장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협상에 나설 것을 권했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이 여러 사람이 인정하고 지지하는 대세이고 계속해서 평화적 대화의 기치를 높이 들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 안정 번영을 위해 새롭고 더욱 큰 공헌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북한과 함께 북-중관계와 지역의 항구적 평화, 공동 번영의 아름다운 미래를 함께 개척하기를 원한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시 총서기 동지와 함께 새로운 시대에 장대한 북중 우의를 더욱 발전시키고 양측이 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중요한 합의를 했다”면서도 북핵 문제는 전혀 꺼내지 않았다. 전날인 20일 중국 관영 매체들은 시 주석 방북의 2가지 이유로 북-중 관계 발전과 한반도 문제 진전을 꼽으면서 “북한의 안보 발전 우려 해결을 돕겠다” 등 시 주석의 북핵 관련 발언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하지만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1일 북-중 정상회담을 보도하면서 “조선(한)반도 정세를 비롯한 중대한 국제 및 지역문제들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을 진행했다”며 북-중이 “두 나라 관계를 깊이 있게 발전시키는 것이 공동의 이익에 부합되고 지역 평화와 안정, 발전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고만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1주일 앞두고 전격적으로 방북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 카드를 염두에 두고 북-중 밀착과 함께 비핵화 협상 재개를 강조한 반면 김 위원장은 북-중 밀착에만 있음을 보여준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 “관련국의 긍정적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인내심을 유지하겠다”고 말해 아직까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20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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