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양환

정양환 부장

동아일보 문화부

구독 3

추천

안녕하세요. 정양환 기자입니다.

ray@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칼럼64%
인사일반13%
미국/북미7%
국제일반7%
국제경제3%
국제인물3%
여행3%
  • [즐거운 추석]7일 TV속 영화관

    성폭행당한 딸을 위한 부부의 눈물겨운 노력 소원(SBS 7일 오후 11시 15분) 이준익 감독. 설경구 엄지원 이레 김해숙 주연. 공장에 다니는 아빠 동훈과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엄마 미희는 초등학교 1학년인 외동딸 소원과 함께 풍족하진 않지만 단란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비가 오는 날, 소원은 등굣길에 우산을 씌워달라던 술 취한 중년 남성에게 끌려가 끔찍한 성폭행을 당한다. 씻을 수 없는 상처는 소원과 가족의 마음을 갈가리 찢어놓았지만, 동훈과 미희는 마냥 슬픔에 젖어있을 수는 없다. 웃음을 잃어버린 딸 소원을 위해 부부는 눈물 겨운 노력을 벌인다.▼착한 소녀와 ‘동물 소년’ 애틋한 감정을 품지만…▼늑대소년(KBS2 7일 밤 12시) 조성희 감독. 송중기 박보영 유연석 김향기 주연. 몸이 좋지 않아 요양차 시골에 내려간 순이는 어느 날 창고에서 이상한 소년을 만난다. 순이 가족은 야생의 눈빛을 지닌 채 동물처럼 행동하는 소년에게 철수라는 이름을 붙인다. 순이는 철수에게 글을 읽고 수저로 밥 먹는 법을 가르치며 조금씩 정이 쌓인다. 철수 역시 따뜻한 마음을 지닌 순이에게 애틋한 감정을 품기 시작한다. 하지만 순이를 좋아하던 동네 부잣집 아들인 지태는 철수가 점점 못마땅해지고 계략을 꾸민다.}

    • 2014-09-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즐거운 추석]5일 TV 속 영화관

    자유롭던 흑인 음악가, 루이지애나 주 노예로 팔려가노예 12년(KBS1 5일 밤 12시 20분) 스티브 매퀸 감독. 추이텔 에지오포, 마이클 패스벤더,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 1840년대 미국에선 노예 수입이 금지되자 미국 내 노예 해방 주에서 흑인을 납치해 노예 제도가 있는 주로 팔아넘기는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1841년 뉴욕에서 아내, 두 아이와 함께 자유롭게 살던 흑인 음악가 솔로몬 노섭 역시 어느 날 갑자기 납치돼 악명 높은 루이지애나 주로 팔려간다. 신분을 증명할 방법이 없던 솔로몬은 플랫이란 새 이름을 받고 노예 생활을 이어간다.폭력배 중간 보스, 신내림 받고 무당-건달 이중생활박수건달(SBS 5일 밤 1시 5분) 조진규 감독. 박신양 김정태 주연. 광호는 보스에겐 두터운 신임을, 부하에겐 존경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부산의 조직폭력배 중간 보스. 하지만 그에게도 조직의 라이벌 태주는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걸림돌이다. 결국 태주의 사주로 칼에 찔린 광호는 일이 꼬이며 무당의 신 내림을 받게 된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에 말려든 광호는 낮에는 박수무당으로, 밤에는 건달로 살아가는 이중생활을 이어간다. 그런데 그의 신기가 빛을 발하며 점점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한다.}

    • 2014-09-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차례상만큼 푸짐한 영화 상차림… 뭘 맛볼까

    한가위 연휴 스크린 대전《험난했던 여름 스크린 전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추석 대전’이 찾아왔다. 올해는 대체휴일로 최대 5일까지 연휴가 이어져 충무로의 기대지수가 더욱 올라간 상태. 극장가엔 한가위 차례상다운 푸짐한 영화가 차려졌다. 하지만 올해 상차림은 약간 밍밍하다. 공들여 차린 이에겐 미안하지만 가짓수가 부족하지는 않으나 살짝 그 나물에 그 밥 같다. 정성도 모르고 투정만 일삼는 영화담당 정양환 구가인 기자가 젓가락 들고 깨작거려봤다.》              ▽정양환 기자=일단 한국 영화부터. 강형철 감독의 ‘타짜-신의 손’과 이재용 감독의 ‘두근두근 내 인생’이 3일 같이 개봉하네. ▽구가인 기자=‘타짜-신의 손’은 전편의 주인공 고니(조승우)는 나오지 않지만 꽤 볼거리가 많아. 빵빵한 출연진에 오락성도 꽤 갖췄고. ▽정=정말? 솔직히 난 실망했는데. 전작의 쫀쫀함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타짜보단 사기꾼만 난무해. 어디 그 실력으로 돈 따겠어. ▽구=에이, 감독이 다르잖아. 강 감독은 ‘과속스캔들’ ‘써니’로 쉽고 편안한 코미디에 강해. 이번에도 ‘촌스러운’ 매력을 잘 살렸어. 자동차 추격 도중 나미의 ‘빙글빙글’이 나오는 설정이 딱 그 성향을 드러내는 듯. ▽정=도박은 쪼는 게 묘미건만. 누가 딸지 알고 치는 도박판만큼 뻔한 전개가 거슬려. 다만 유해진과 곽도원은 정말 끝내주더라. 전혀 다른 스타일이지만 볼수록 놀라워. ▽구=신세경 이하늬도 나쁘지 않아. 남성 관객에겐 ‘흐뭇한’ 노출도 있고. 하지만 주인공인 ‘빅뱅’의 최승현은 어투 고민을 좀 해야겠어. 가난한 시골 배달원이 부잣집 도련님 같은 뉘앙스라니. 1편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줬던 아귀(김윤석)도 아쉬웠어. 그 배우를 이렇게밖에 못 쓰다니. ▽정=주연들의 출중한 외모가 몰입을 방해한 면도 있었어. 하지만 그 점에선 ‘두근두근…’이 갑이야. ▽구=‘백퍼(100%)’ 동감. 근데 원작인 김애란 소설의 산뜻한 분위기를 살리긴 버거웠나봐. 게다가 강동원 송혜교가 생계에 허덕이는 부모? 뭘 해도 한가락씩 했을 얼굴인데 설득력 제로. ▽정=그래도 욕심을 덜어낸 건 큰 미덕이야. 너무 웃기려고도 울리려고도 하질 않았어. 특히 강동원은 이제껏 본 중에 가장 자연스러워. 경상도 사투리 덕도 봤겠지만. 송혜교도 욕이 차지던데. 어차피 둘 생김새는 배우 사이에서도 튀잖아. ▽구=김갑수의 연기 내공을 보는 기쁨이 컸어. 짧지만 강력해. 아역 아름이(조성목) 얘길 안 할 수 없네. 애한테 미안하지만 연기가 너무 정제된 느낌. ▽정=첫 연기에 분장만 하루 너덧 시간씩 했다더라. 토닥토닥 해줄 수밖에. 젠장, 다 어른들 탓이야! ▽구=참, 4일에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도 개봉하죠. ▽정=주위에 물어보면 신작인데도 평이 항상 같은 감독이 둘 있어. “영화 어땠어?” 하면 “우디 앨런 영화잖아” 하고 “홍상수 영화잖아”. ▽구=그만큼 기본 퀄리티는 보장되잖아. 2011년 ‘다른 나라에서’부터 이어지는 외국어 시리즈랄까. 나름의 실험정신이 확실히 엿보이는데, 재미는 솔직히 별로. 홍 감독 예전 작품 같은 끈적끈적한 조소가 그리워. ▽정=외화 중엔 뤼크 베송 감독의 ‘루시’가 가장 눈에 띄는군. 21세기 판 ‘제5원소’(1997년)야. 스칼릿 조핸슨은 매력적인데 그다지 신선하지 않은 주제에 뭔가 가르치려 드는 분위기가 불편했어. 그래도 ‘최민식 장군’이 등장하셔서 반갑긴 하더라. ▽구=감독의 야심은 인정할 만해. 근데 표현방식이 좀 구닥다리 같아. 최민식의 비중은 꽤 큰데 연기는 평소답지 않게 좀 어색했어. ▽정=다들 영어 쓰는데 혼자 한국말 써서 그런가. 연기보단 연출 문제인 듯. ▽구=또 다른 외화로 ‘선샤인 온 리스’도 있어. 뮤지컬 영화라 전체적으로 흥겨워. 아는 노래도 아닌데 유쾌해. 다만 사전 지식이 없으면 생소한 건 마이너스. ▽정=난 뮤지컬보다는 스코틀랜드의 암울한 날씨를 닮은 사회적 시대적 배경이 와 닿던데? 전체적으로 올 추석 극장가는 뭔가 ‘38광땡’ 같은 패가 없는 느낌이야. TV에선 무슨 영화 해주나.정양환 ray@donga.com·구가인 기자}

    • 2014-09-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와!글]회당 판권 2억 ‘최고가’… “비 복귀작 대박났네”

    17일 시작하는 SBS 수목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사진)의 판권이 중국에 회당 20만 달러(약 2억 원)에 팔리며 중국 수출 최고가를 기록했다. SBS는 중국 동영상업체인 유쿠(優酷)-투더우(土豆)와 ‘내겐…’의 중국 판권 계약을 맺었다고 2일 밝혔다. 이 드라마는 16부작으로 총 수출가는 32억 원에 이른다. 지금까지 중국에 수출된 한국 드라마 최고가는 현재 방영 중인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장혁 장나라 주연)와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조인성 공효진 주연)가 받은 회당 12만 달러였다. 드라마 ‘내겐…’은 가수 비가 4년 만에 연기자로 복귀하는 작품이다. 비는 송혜교와 함께 나온 ‘풀하우스’로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중국어권에서 인기 있는 걸그룹 에프엑스의 크리스탈이 합류한 것도 이 드라마가 중국에서 최고가에 팔리는 데 플러스 요인이 됐다. ‘내겐…’은 한국 가요계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 로맨틱 판타지물이다. 누리꾼들은 “비는 뭘 해도 스케일이 남다르네” “그만큼 벌면 쪽 대본은 이제 그만” 등의 반응을 보였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4-09-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月 영화관객 3000만 시대

    지난달 영화 관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3000만 명을 돌파했다. 한국영화 월 관객 수도 2500만 명을 넘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 8월 극장가를 찾은 관객은 약 3217만 명. 한국 전체 인구(약 4904만 명)의 66%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난해 8월 관객은 2914만여 명이었다. 한국영화 관객 수도 약 2506만 명으로 지난해 8월(약 2196만 명)보다 310만 명가량 늘었다. 특히 7월 30일 개봉해 8월 31일까지 1693만 명 이상을 모은 ‘명량’과 704만 명을 넘긴 ‘해적: 바다로 간 산적’(8월 6일 개봉)의 흥행이 크게 작용했다. 2편이 한국 영화 관객의 약 95%를 휩쓸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4-09-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생뚱맞고 감칠맛 나는 ‘족보 에피소드’

    족보란 묘한 구석이 있다. 21세기에 무슨 혈연에 얽매이나 하며 타박하는 맘이 들다가도, 막상 누가 양반입네 상놈입네 따지고 들면 영 신경이 쓰인다. 복잡한 집안 족보는 잘 몰라도, 애완견 ‘개 족보’는 관심 갖는 것도 요즘 세태다.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 및 상임위원을 지낸 저자 역시 이런 형국이 안타까웠나 보다. 이 책은 한마디로 ‘족보란 무엇인가’의 완결판적 성격을 지닌다. 족보의 정의부터 발달 과정, 그리고 족보를 연구하는 보학(譜學)까지 두루 살폈다. 글도 글이지만 인용한 사료나 게재한 사진을 보면 여간 공을 들인 게 아니다. 그런데 총 4부로 구성된 책에서 족보의 개념 정리에 해당하는 1부의 1장은 솔직히 재미가 없다. 족보에 대해 배우려면 가장 기본적인 지식이라는 건 알겠는데, 너무 복잡하고 학술적이다. 머리 싸매고 공부할 요량이 아니면 대충 훑어봐도 무방할 듯싶다. 저자에겐 죄송한 얘기지만. 하지만 2장에 들어서면 분위기가 ‘확’ 바뀐다. 시골 노인네의 입담처럼 감칠맛 나는 얘기들이 지천이다. 내시 가문의 족보라는 ‘양세계보’같이 흥미로운 사례도 많고, ‘천방지축마골피’에 얽힌 잘못된 오해도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족보 에피소드가 이렇게 풍성하다니 깜짝 놀랄 정도다. 족보에 얽힌 우리네 사회문화사는 뭣보다 인상적이다. 사실 한반도에서 본격적으로 족보를 만든 건 17세기 후반부터의 일이다. 이때만 해도 농촌 도시를 아울러 성관을 가진 인구 비율은 50% 내외였다. 그런데 한 세기 지난 18세기 후반엔 90%를 넘는 이가 성관을 가졌다. 이 기세가 지금까지 이어진 걸 감안하면, 현재 어디 집안이라 내세우는 이들 가운데 반절은 ‘가짜’다. 삼국시대부터 있었다는 고유한 성씨들도 사실은 중국의 영향을 받아 후대에 소급해 붙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또 하나 명심할 게 있다. 조선 후기 이전만 해도 족보는 부계와 장손만 우대하는 답답한 형태가 아니었다. 고려시대 족보는 아버지 어머니 혈통을 모두 중시해 친손과 외손에 차등을 두지 않았다. 서자에 대한 차별도 심하지 않았다. 제대로 족보를 공부하고 싶거들랑 갇힌 물처럼 고루한 형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게 진짜 족보를 살리는 길이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4-08-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관객 수 이어 총매출액 기록까지… ‘명량’, 29일 또 ‘아바타’ 넘는다

    관객 16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명량(사진)’이 이르면 오늘 총매출액 기준으로도 역대 1위 아바타를 뛰어넘는다. 명량은 영화진흥위원회 공식통계 기준으로 27일 현재 누적 매출액 약 1275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관객 수가 하락세로 접어들어 이번 주 평일 매출이 6억 원 정도씩 늘어나는 속도를 감안하면 29일 저녁 아바타의 총매출액(1284억여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CJ E&M도 “늦어도 토요일 이전에는 역대 총매출액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개봉 18일째였던 16일 이미 역대 최다 관객(기존 1위 아바타·약 1362만 명)을 경신했던 명량이 총매출액 신기록을 세우는 데는 2주가량의 시간이 더 걸렸다. 아바타가 일반 영화보다 2배가량 비싼 3차원(3D) 영화 위주로 관람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출액 역시 아바타가 두 달 가까이 걸려 세운 기록을 명량은 개봉 한 달 만에 갈아 치웠다. 이제 관심은 과연 2000만 명을 넘을지다. 하지만 이번 주 평일 관객 수가 10만 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돌파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관건은 추석 시즌이다. 5일간 이어지는 휴일 흥행 스코어에서 판가름이 날 공산이 크다. CJ E&M 영화사업 부문의 윤인호 팀장은 “기대는 하지만 이 시기를 노린 영화가 줄줄이 개봉을 앞둬 낙관하기 힘들다”며 “현재 추이로 봐선 1800만 명 안팎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명량’은 거의 모든 흥행기록을 갈아 치웠지만 수익률 부문은 기록 경신이 어렵다. 1000만 명 이상 관람한 영화 가운데 지난해 흥행작인 ‘7번방의 선물’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제작비 약 60억 원을 들여 914억 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 투자 대비 15배가 넘는다. 약 190억 원을 들인 명량이 이 수익률 기록을 깨려면 28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명량의 흥행은 한국 영화계의 경사지만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씁쓸한 현실도 눈에 띈다. ‘이순신 신드롬’이라 불릴 만큼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음에도 올해 8월 전체 관객 수는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다. 28일 기준 약 2936만 명으로 이번 주말 관객을 포함해도 지난해 2914만여 명보다 약간 늘어난 수준이다. 한국 영화로만 좁혀 보면 관객 수는 약 2388만 명. 명량과 630만 명을 넘은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 8월 한국 영화 관객의 90% 이상을 차지했다는 얘기다. 전체 파이는 그다지 커지지 않은 채 두 작품이 싹쓸이를 해버린 셈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4-08-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가난한 4형제의 마지막 여행… 性소수 10대의 출구 없는 삶

    소외는 쓸쓸한 단어다. 원치 않게 주변으로 밀려버린 삶이란 타자가 함부로 이러쿵저러쿵 하기도 조심스럽다. 특히나 요즘처럼 피로감이 극에 달한 우리 사회라면. 하지만 이럴수록 관심을 놓지 말자 손 내미는 다양성 영화 2편이 나왔다. 오늘 개봉하는 ‘야간비행’과 다음 달 4일 선보이는 ‘하늘의 황금마차’다. 소재도 스타일도 다르지만 대작영화 틈에서 선택의 폭이 좁아 아쉬웠던 관객이라면 둘 다 놓치기 아쉽다.○ 하늘의 황금마차 치매에 걸린 홀몸노인 큰형님(문석범). 가진 거라곤 폐가 수준인 집 한 채인데, 비루한 세 동생은 이걸 서로 차지하려고 싸운다.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큰형은 참다못해 집을 걸고 형제에게 여행을 제안한다. 막내 뽕똘(이경준)은 자신이 키우던 허접한 밴드 황금마차도 동참시키며 생뚱맞은 길 떠나기가 펼쳐진다.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영화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영화는 지난해 미국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지슬’의 오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09년 ‘어이그 저 귓것’으로 데뷔한 오 감독은 고향인 제주도 배경 작품만 찍었는데, 이번에도 섬 내음이 물씬 난다. 하지만 유쾌한 스카 밴드인 킹스턴 루디스카가 참여한 이 음악영화는 분위기가 전작과 다르다. 올해 제1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선 한국 작품 최초로 개막작에 선정됐다. 어찌 보면 하늘의 황금마차는 이율배반적이다. 코딱지만 한 희망도 없어 보이는 저소득 계층 노년(혹은 장년) 형제. 영화는 그들 앞에 다가온 죽음이란 묵직한 주제를 다뤘는데 우울하지 않다. 오히려 신난다. 형제는 물론이고 밴드마저 다툼이 끊이지 않건만 그마저 ‘축제’로 다가온다. 허진호 감독이 남긴 “한국의 에미르 쿠스투리차(‘집시의 시간’ 등으로 세계 3대 영화제를 모두 휩쓴 거장)를 발견한 기쁨”이란 평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이 작품의 흥겨움은 단편적인 폭소와는 질이 다르다. 씁쓸한 현실을 알기에 소주 한 잔 털어 넣으며 머금는 피식거림이랄까.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그 왁자지껄한 여정 속에 뭔가를 깨닫고 마음을 채웠지만, 그렇다고 고단한 살림살이가 나아진 건 아니다. 허나 그런들 어떠한가. 함께 부대낄 이가 옆에 있다면 그 인생을 누가 덧없다고 말할 수 있으랴. 하늘의 황금마차는 그렇게 어깨춤을 추며 스리슬쩍 비벼온다.○ 야간비행 하늘의 황금마차가 까만 반지하방 창문을 뚫고 쏟아진 한 줄기 빛이라면, 이송희일 감독의 이 영화는 쪽방을 위태로이 밝히던 촛불을 뒤흔드는 한 줄기 바람 같다. 불편해도 고개를 돌릴 수 없는. 2006년 ‘후회하지 않아’ 이래 독립영화계에서 상당한 지명도를 쌓아 온 감독은 한국사회의 치부인 학교폭력에 눈을 돌렸다. 비행청소년과 성적 갈등, 왕따에서 교권 상실까지 모든 게 차려진 밥상은 어디 하나 젓가락을 내밀기도 두려울 만큼 구석구석 곪았다. 그리고 그 속엔 편견과 경멸마저 감수해야 하는 10대 성소수자들이 웅크리고 있다. 고교생 용주(곽시양)는 홀어머니가 키웠지만 밝고 건강한 우등생. 하지만 중학교 절친이던 기웅(이재준)에게 남들에겐 말할 수 없는 감정을 품은 채 산다. 가세가 기울며 엇나간 기웅은 학교 일진으로 다른 삶을 살고, 용주가 다가가려 할수록 거친 반응만 보인다. 영화는 올해 4월 개봉했던 ‘한공주’를 떠올리게 한다. 위태로운 청소년의 현실에 카메라를 들이댔기 때문일까. 솔직히 그만한 파괴력은 없어 보이나, 슬금슬금 목덜미를 죄어오는 무게감은 뒤처지지 않는다. 용주의 가녀린 사랑 자체도 애절하지만, 이를 더 벼랑으로 모는 건 잔인한 주위 반응이다. 또 다른 벗 기택(최준하)은 용주의 성적 취향을 ‘배신’으로 욕하고 학교주임은 대놓고 비아냥거린다. 하지만 가장 섬뜩한 건 속내를 알게 된 담임교사의 대사다. “서울대만 가. 그럼 모든 게 해결돼.” 야간비행은 추석 때 가족이 함께 볼 영화는 아니다. 등급도 청소년 관람불가다. 하지만 한 번쯤 곱씹어 보자. 한공주도 그렇고, 이 땅의 10대 문제를 다룬 작품을 왜 당사자 세대는 볼 수 없을까. 그 소외의 간극 역시 볼 ‘자격’을 지닌 어른들이 대답할 몫이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4-08-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DMZ국제다큐영화제, 9월 17∼24일 고양 킨텍스서

    수준 높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날 수 있는 제6회 ‘DMZ국제다큐영화제’가 다음 달 17∼24일 경기 고양시 메가박스 킨텍스 등에서 열린다. ‘평화·생명·소통의 DMZ’를 내세운 올해 영화제는 세계 30개국에서 출품한 다큐멘터리 111편을 선보인다. 개막작은 이일하 감독의 ‘울보 권투부’다. 일본 도쿄의 조선학교 복싱 부원들을 담은 이 영화는 현실의 차별을 딛고 꿈을 향해 청춘을 불사르는 학생들의 뜨거운 펀치가 묵직하게 심장을 때린다. 이 작품을 비롯해 ‘유예기간’(김경묵 감독) ‘폭풍의 아이들, 1권’(라브 디아즈 감독) ‘니가 필요해’(김수목 감독) 등 9편은 영화제가 제작을 지원했다. 총 상금 2200만 원이 걸린 국제경쟁부문엔 ‘그리고 우리에겐 오늘이 없다’ ‘어렴풋이 섬광이’를 포함해 12편이 올라있다. 한국작품으로는 유일하게 원태웅 감독의 ‘아들의 시간’이 이 부문에서 경쟁을 벌인다. ‘마스터즈: 마크 칼린 회고전’ ‘아시아의 시선’과 같은 비경쟁부문 섹션도 볼만하다. 문의 www.dmzdocs.com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4-08-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욕심 내려놓고… 팀워크로 똘똘 뭉쳐 찍었어요”

    “이번 작품은 개인적인 연기 욕심은 내려놓고 찍었어요. 그 대신 모두가 온몸으로 고생하며 빚어낸 동지애를 관객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손예진) “어깨에 힘을 쫙 빼고 신나게 촬영했습니다. 주인공 한두 명이 이끌기보단 모두의 ‘합’이 어우러진 게 강점이었죠.”(김남길) 또 다른 승자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었다.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올여름 한국 블록버스터 대전에서 최약체로 꼽혔으나, 재밌고 유쾌하단 입소문을 타며 관객을 모았다. 난공불락 같던 ‘명량’을 22일 박스오피스 1위에서 끌어내리더니 25일엔 누적 관객 600만 명을 돌파했다. 격전을 치른 탓일까. 주인공 손예진과 김남길은 왠지 동원훈련 온 ‘예비군’ 같았다. 외모야 끝내주게 멋지지만, 치열한 시간 뒤 이젠 좀 느슨하고 껄렁해진 분위기랄까. 꽤나 진지한 손예진이 액션연기 소감을 혹한기 훈련 고생담처럼 털어놓는 ‘술자리 복학생’이라면, 유쾌한 김남길은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대한 고민이 엿보이는 ‘졸업반 복학생’ 같았다. ―화려한 액션신이 큰 분량을 차지하는 영화다. ▽손=찍는 내내 다신 액션영화 안 할 거라 수백 번 다짐했다. 이전에도 한두 번 와이어를 타보긴 했지만 아무나 하는 게 아니더라.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근데 끝나니 묘한 희열이 몰려왔다. 아, 이 맛에 하나 보다 싶은? ▽김=에이, 괜한 엄살이다. 잘만 하더구먼. 개인적으로 액션을 사랑한다. 액션감독이 드라마 ‘선덕여왕’을 같이 해 호흡도 좋았다. ‘해적…’에선 창을 다루는 장면에 애착이 컸다. 액션 하나도 이전 작품과 다른,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려 애썼다. ―어드벤처 코믹물을 찍은 소감은…. ▽김=진지한 역을 주로 했는데, 이런 ‘허당’이 원래 성격에 맞다. 제대하고 처음 찍은 드라마 ‘상어’는 힘이 들어가 억지스러웠다. 나 자신에게 실망이 컸다. 이번엔 다 내려놓고 편하게 연기했다. 연기 잘하는 선배가 많아 자연스레 녹아드는 데 중점을 뒀다. ▽손=여성 해적 두목이란 역이 맘에 들었다. 한국영화에선 볼 수 없었던 캐릭터 아닌가. 이런 대작은 도전할 기회가 많지 않다. 도전도 안 해보고 스스로 연기 폭을 제한하긴 싫었다. ―고생한 만큼 결과에도 만족하나. ▽손=지금까지 100% 만족한 작품은 하나도 없다. 매번 아쉽고 반성한다. 하지만 해적은 온 가족이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것저것 욕심내면 배가 산으로 갔을 것이다. 우린 최소한 산에서 바다로 간 영화 아닌가. ▽김=한국영화 대작이 쏟아져 비교가 많이 됐다. 우리가 최약체로 꼽혔던 것도 안다. 하지만 부담 없이 맘 편하게 볼 수 있단 매력을 지녔다. 이경영 선배와도 얘기했지만 경쟁심보단 다 같이 관객을 위해 풍성하고 행복한 여름 식탁을 차렸다는 동료의식을 느낀다. ―상어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손=그만 봐야지, 지겹다.(웃음) 우리가 편했던 만큼 관객들도 편안하게 봐줬기를 바란다. ▽김=손예진이란 좋은 배우와 연기하는 건 행복하고 고마운 경험이었다. 좋은 작품에서 또 만나고 싶다. 이렇게 말하면 많이 미안해하겠지? ―흥행할 거란 자신감이 있었나. ▽김=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왠지 모를 믿음이 있었다. 다 함께 버무려낸 왁자지껄함이 화면에 그대로 전해졌다. 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단 기대도 크다. ▽손=언제나 작품이 나오고 나면 걱정이 많은 편이다. 다만, 이번엔 누군가 혼자 이끌기보단 다 함께 이만큼 끌고 왔다는 뿌듯함이 있다. 흥행이야 관객과 하늘이 정해주는 거니까.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4-08-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난공불락 같던 ‘명량’ 박스오피스 1위서 끌어내린 주인공은…

    "이번 작품은 개인적 연기 욕심은 내려놓고 찍었어요. 대신 모두가 온몸으로 고생하며 빚어낸 동지애를 관객들이 좋게 봐주신 거 같아요."(손예진) "어깨에 힘을 짝 빼고 신나게 촬영했습니다. 주인공 한두 명이 이끌기보단 모두의 '합'이 어우러진 게 강점이었죠."(김남길) 또 다른 승자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었다.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올 여름 한국 블록버스터 대전에서 최약체로 꼽혔으나, 재밌고 유쾌하단 입소문을 타며 관객을 모았다. 난공불락 같던 '명량'을 22일 박스오피스 1위에서 끌어내리더니 25일엔 누적 관객 수 600만 명을 돌파했다. 격전을 치른 탓일까. 주인공 손예진과 김남길은 왠지 동원훈련 온 '예비군' 같았다. 외모야 끝내주게 멋지지만, 치열한 시간 뒤 이젠 좀 느슨하고 껄렁해진 분위기랄까. 꽤나 진지한 손예진이 액션연기 소감을 혹한기 훈련 고생담마냥 털어놓는 '술자리 복학생'이라면, 유쾌한 김남길은 앞으로의 사회생활에 대한 고민이 엿보이는 '졸업반 복학생' 같았다. - 화려한 액션신이 큰 분량을 차지하는 영화다. ▽손=찍는 내내 다신 액션영화 안 할 거라 수백 번 다짐했다. 이전에도 한두 번 와이어 타보긴 했지만, 아무나 하는 게 아니더라. 이를 악물고 버텼다. 근데 끝나니 묘한 희열이 몰려왔다. 아, 이 맛에 하나보다 싶은? ▽김=에이, 괜한 엄살이다. 잘만 하더구먼. 개인적으로 액션을 사랑한다. 액션감독이 드라마 '선덕여왕'을 같이 해 호흡도 좋았다. '해적…'에선 창을 다루는 장면에 애착이 컸다. 액션 하나도 이전 작품과 다른,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려 애썼다. - 어드벤처 코믹물을 찍은 소감은. ▽김=진지한 역을 주로 했는데, 이런 '허당'이 원래 성격에 맞다. 제대하고 처음 찍은 드라마 '상어'는 힘이 들어가 억지스러웠다. 자신에게 실망이 컸다. 이번엔 다 내려놓고 편하게 연기했다. 연기 잘하는 선배가 많아 자연스레 녹아드는데 중점을 뒀다. ▽손=여성 해적 두목이란 역이 맘에 들었다. 한국영화에선 볼 수 없던 캐릭터 아닌가. 이런 대작은 도전할 기회가 많지 않다. 도전도 안 해보고 스스로 연기 폭을 제한하긴 싫었다. - 고생한 만큼 결과에도 만족하나. ▽손=지금까지 100% 만족한 작품은 하나도 없다. 매번 아쉽고 반성한다. 하지만 해적은 온 가족이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것저것 욕심내면 배가 산으로 갔을 것이다. 우린 최소한 산에서 바다로 간 영화 아닌가. ▽김=한국영화 대작이 쏟아져 비교가 많이 됐다. 우리가 최약체로 꼽혔던 것도 안다. 하지만 부담 없이 맘 편하게 볼 수 있단 매력을 지녔다. 이경영 선배와도 얘기했지만, 경쟁심보단 다 같이 관객을 위해 풍성하고 행복한 여름 식탁을 차렸다는 동료의식을 느낀다. - 상어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손=그만 봐야지, 지겹다.(웃음) 우리가 편했던 만큼 관객들도 편안하게 봐줬기를 바란다. ▽김=손예진이란 좋은 배우와 연기하는 건 행복하고 고마운 경험이었다. 좋은 작품에서 또 만나고 싶다. 이렇게 말하면 많이 미안해하겠지? -흥행할 거란 자신감이 있었나. ▽김=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왠지 모를 믿음이 있었다. 다 함께 버무려낸 왁자지껄함이 화면에 그대로 전해졌다. 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단 기대도 크다. ▽손=언제나 작품이 나오고 나면 걱정이 많은 편이다. 다만 이번엔 누군가 혼자 이끌기보단 다 함께 이만큼 끌고 왔다는 뿌듯함이 있다. 흥행이야 관객과 하늘이 정해주는 거니까.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4-08-25
    • 좋아요
    • 코멘트
  • 영화속 ‘시간여행’ 과학적으로 얼마나 근거가 있을까

    최근 개봉한 영화 ‘터키’는 미국 추수감사절 비운(?)의 동물인 칠면조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이다. 추수감사절마다 식탁에 오르는 전통을 깨려 칠면조들이 미국 정부가 개발한 타임머신을 타고 개척시대로 돌아간다는 내용. 여기서 달걀처럼 매끈하게 생긴 타임머신은 과거와 미래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시간여행은 이젠 영화나 소설에서 너무 익숙해 식상함을 줄 정도다. 최근 극장가에 걸렸던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나 ‘엣지 오브 투모로우’도 같은 소재를 다뤘다. 국내 역시 지난해 tvN 드라마 ‘나인’을 비롯해 여러 작품에 시간여행이 등장한다. 그렇다면 시간여행은 언젠가 실현 가능한 얘길까. ‘과학동아’를 펴내는 동아사이언스 팀과 과학 전문 출판사 ‘사이언스북스’의 도움말로 시간여행을 분석해봤다. 우선 용어 정리부터. 요즘 시간여행과 관련해 ‘타임 슬립(Slip)’이란 표현이 유행이다. 타임머신이 인간이 발명한 기계를 이용하는 거라면, 타임 슬립은 초능력이건 뭐건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미끄러지듯 시공간을 이동한단 뜻이다. 타임 슬립은 과학에서 출발한 개념은 아니다. 1994년 일본 작가 무라카미 류가 소설 ‘5분 후의 세계’에서 쓰며 대중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여행에는 얼마만 한 힘이 필요할까. 다양한 과학적 가설이 있는데, 공통적으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들 것으로 본다. 음의 중력이니 팬텀에너지니 너무 복잡한 개념은 접어두자. 태양에너지보다 훨씬 큰, 뭐를 상상하건 그보단 큰 힘이 필요하다. 이런 힘이 마련돼도 시간여행은 미래로만 할 수 있을 거라는 의견이 그동안 과학계에선 우세했다. 짐 알칼릴리 영국 서리대 물리학과 교수는 저서 ‘블랙홀 교실’에서 “상대적으로 절대불변의 시간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빛보다 빠른 속도’를 지닌 비행선이 있다면 미래로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68년 영화 ‘혹성탈출’에서 우주로 떠났던 인간 주인공이 유인원이 지배하는 미래의 지구로 돌아온 것도 이에 근거한 설정이다. 상당수 과학자와 철학자는 ‘조부모 역설’을 근거로 과거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봤다. 조부모 역설이란 과거로 가면 자신의 조부모도 죽일 수 있단 가정. 끔찍한 상상이지만 이렇게 되면 본인이 태어날 수 없으니, 살인을 저지를 행위의 주체가 없다. 1985년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처녀 시절 어머니가 아버지가 아닌 주인공에게 관심을 갖자 존재가 사라질 위기에 빠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최근엔 이 역설 또한 극복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미 자신이 태어나는 결과가 ‘정해졌기’ 때문에 어떻게 해도 조부모를 죽이는 데 실패한단 주장이다. 한마디로 터미네이터가 아무리 용을 써도 존 코너의 탄생은 막을 수 없단 얘기다. 또 ‘다중우주론’을 바탕으로 역설을 부정하기도 한다. 다차원 속에 수많은 평행 우주가 함께 존재해 한 우주에서 조부모가 죽더라도 다른 우주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본다. 한 가지 더. 타임머신을 발명해도 영화 ‘명량’의 조선 수군에게 최신예 전투함을 보낼 순 없다. 복잡한 과학적 설명을 제외하고 결론만 얘기하면 과거로 가는 시간여행 장치를 발명하기 이전으로는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사이언스북스의 노의성 편집장은 “현대 물리학에선 이론적으로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다만 과학적 검증이 부족한 상태에서 기본적 인과율에 어긋나는 문화적 설정은 몽상에 가깝다”고 말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4-08-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망망대해에 홀로 뜬 전진호는 우리 사회 축소판”

    “바다안개가 자욱한 망망대해에 홀로 뜬 배 ‘전진호’는 사회의 축소판일 수도 있습니다. 삶이 선택이 아닌 상황에 따라 흘러가는 절박함이 곳곳에서 묻어나죠. 거기서 우리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직면할 수 있지 않을까요.” 13일 개봉한 영화 ‘해무’에서 주인공인 ‘철주’ 역을 맡은 김윤석은 살짝 엄한 학교 선배 같았다. 간간이 농도 던지지만, 헐렁하게 대했다간 금세 꾸중이 날아올 것 같은. ‘돈 잘 버느냐’가 아니라 ‘제대로 살고 있나’를 물을 듯한 그에겐 거친 바다를 헤치고 온 선장의 ‘짠내’가 진득하게 묻어났다. ―영화가 밀도 있고 무겁다. “원했던 대로 작품이 나왔다. 사람의 심장을 꿰뚫는 이야기가 묵직하게 울린다. 해무는 소화불량을 유발하는 영화일지도 모르겠다. 청량음료마냥 탁 쏘는 맛은 없다. 하지만 그 시원함은 잠시일 뿐, 결국 다시 목이 타지 않나. 해무는 삼키기 쉽지 않지만 여운이 오래갈 것이다.” ―잔인한 장면은 없는데 이상하게 섬뜩했다. “그게 바로 삶이기 때문이다. 궁지에 몰린 선원들의 행동이 멀리서 보면 극단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게 그들의 죄일까. 전진호엔 어떤 악당도 없다. 시대가 죄인이고 상황이 악인이다. 극중인물들의 선택에 공감하건 아니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 바다안개를 닮은 여백이야말로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다. 실제로 사운드나 상황으로 분위기를 만들 뿐, 직접적인 잔인한 묘사는 화면에 등장하지 않는다.” ―심오한 연극 한 편을 본 기분이 들었다. “원래 연우무대의 연극이 원작이라 그런 면이 없지 않다. 출연진도 대부분 연극배우 출신이고. 그래서인지 박유천을 포함해 모든 배우의 호흡이 아주 좋았다. 연기하는 입장에선 갑판이 무대처럼 나무 바닥이라 느끼는 질감도 비슷했다. 발소리도 저벅저벅 울렸고. 바다에서 촬영하니 카메라 들이대는 구경꾼이 없어 몰입도가 끝내줬다.” ―어떻게 이 영화를 선택했나. 그간 맡은 역할이 대체로 평범하지 않다. “원작에 대한 신뢰감이 높았다. 심성보 감독과 봉준호 제작자도 영화 ‘살인의 추억’을 통해 연극을 영화화해본 경험이 있다(심 감독은 봉 감독의 ‘살인의 추억’ 각본에 참여했다). 극단적 역할만 선호하는 건 아닌데…. 그보단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지, 현실이 제대로 투영되는지에 주목한다. 가벼운 코미디라도 삶에 대한 고찰이 어설프지 않게 담겨야 한다. 진실한 이야기가 중심을 잡아야 캐릭터도 입체적으로 살아난다.” ―심성보, 봉준호 감독과 궁합은 어땠나. “심 감독은 겉만 보면 섬세하고 연약하다. 하지만 내적으로 강하고 지독하다. 끝까지 밀어붙이는 치밀함을 지녔다. 봉 감독은 별로 좋은 제작자가 아니었다. 돈 아낄 생각은 안 하고, 계속 현장에 와서 배우들 술값 대느라 바빴다. ‘설국열차’ 해외 프로모션으로 바빴을 텐데, 참 고마웠다.” ―성수기 오락영화 시즌에 너무 심각한 영화란 평도 있다. “그런 고정관념은 버릴 때가 됐다. 2008년 ‘추격자’는 2월 비성수기에 당시엔 기피 장르였던 스릴러로 500만 명을 넘겼다. 오히려 이런 시기일수록 의미 있는 작품을 보는 게 가치 있지 않나. 먼 훗날 내 영화 인생에서 해무는 가장 자랑스러운 필모그래피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 볼수록 새로운 뭔가를 깨친다. 그 감흥을 관객들과 나누고 싶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4-08-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영화는? 카니의 연출력 건재… 음악은? 나쁘진 않음, 딱 거기까지

    《 ‘원스’의 존 카니 감독이 ‘비긴 어게인’으로 돌아왔다. 세계 영화와 음악 팬을 사로잡았던 원스는 2007년 국내 개봉해 저예산 영화 최초로 관객 20만 명을 넘겼고, 사운드트랙 앨범은 9만 장 이상 팔렸다. 당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주인공들의 내한공연도 엄청난 화제였다.13일 개봉한 비긴 어게인은 감독이 미국 할리우드로 건너가 찍은 음악영화. 상처 입은 이들의 사랑을 얘기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귀를 사로잡는 건 원스 때와 비슷하다. 원스를 감명 깊게 보고 들었던 영화 기자와 음악 기자가 비긴 어게인을 함께 봤다. 》              ○ 영화는 이렇다 원스는 제작비가 15만 달러(약 1억5000만 원)였다. 쓸쓸한 아일랜드 더블린의 거리 연주자를 담는 데 캠코더 2대밖에 쓰질 못했다. 물론 작품은 애절하고 근사했지만, 감독으로선 인프라에 대한 목마름이 컸을 게 분명하다. 그랬던 그가 미국 할리우드의 넉넉한 자본으로 찍은 영화가 비긴 어게인이다. 출연진만 봐도 상전벽해다. 키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펄로, ‘마룬5’의 보컬 애덤 러바인까지 나온다. 영상의 화려함이나 세련됨은 말할 것도 없다. 제작비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원스의 수백 배가 들었을 터. 그 덕분인지 할리우드 취향 때문인지 모르나 영화는 전체적으로 밝다. 댄(마크 러펄로)은 뉴욕에서 한땐 잘나갔지만 지금은 퇴물 취급받는 음반 프로듀서. 아내와 별거했고 딸과도 소원하며, 자기 회사에서 쫓겨났다. 그레타(키라 나이틀리) 역시 상황은 별로다. 음악적 성공을 거둔 남자친구(애덤 러바인)를 따라 영국에서 왔지만, 그의 외도를 눈치 채고 친구 집에 얹혀산다. 그런 그들이 우연히 마주치며 앨범을 만들려 의기투합한다. 영화는 로맨틱 분위기가 짙다. 전작에서 봤던 애한을 기대했던 팬은 실망이 클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작품 자체만 본다면 꽤나 짜임새가 쫀쫀하다. 나이틀리가 노래하는 모습도 은근 매력적이고, 러바인도 연기가 된다. “음악을 만나면 인생의 시시함도 사라진다”는 댄의 대사처럼 이 영화가 관객에게 얼마나 마법을 부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댄과 그레타가 추억 어린 옛 노래를 이어폰으로 함께 나누며 뉴욕의 밤거리를 헤매는 장면은 뭉클함을 넘어서는 뭔가가 있다. 이젠 할리우드 시스템에서 영화를 찍긴 해도, 음악과 영상을 맛깔스럽게 버무리는 카니 감독의 능력은 여전히 살아있다. 원스만큼의 절절함은 아닐지라도.○ 음악은 이렇다 눈 감고 보면 비긴 어게인은 원스의 무릎쯤 온다. 원스의 서걱대는 포크 음악이 주는 특별한 감흥을, 매끈하게 다듬어진 비긴 어게인의 팝이 따라가는 데 숨이 찬다. 나이틀리가 통기타 한 대 치며 부르는 ‘어 스텝 유 캔트 테이크 백’에 러펄로가 머릿속으로 여러 악기의 선율과 리듬을 입히는 장면처럼 비긴 어게인의 음악은 빈 공간을 채우는 편곡에 집착한다. 멜로디와 가사의 힘으로 촌스럽게 밀어붙인 원스가 오랜만에 먹는 집 밥이라면 비긴 어게인은 프랜차이즈 전문점 죽 같다. 러바인은 배역 자체로 영화의 이야기를 짊어진다. 나이틀리의 목소리는 하이틴 팝 가수 같다. 비긴 어게인의 음악이 곤죽은 아니다. 러바인이 부른 ‘로스트 스타스’는 백미다. 마룬5가 만들 수 없는 곡을 마룬5가 마룬5 스타일로 부르는 이 노래는 영화가 아니라면 존재할 수 없었을 거다. 뛰어난 기술이 노래의 감정선을 증폭할 수 있음을 워터파크 미끄럼틀 같은 러바인의 팔세토(가성)가 증명한다. 음악감독은 미국 록 밴드 ‘뉴 래디컬스’ 출신 작곡가 그레그 알렉산더다. 그가 친한 미국, 영국 작곡가 4명과 대부분의 노래를 만들었다. 원스의 음악은 영화의 주연이자 실제 가수인 글렌 한사드, 마르케타 이르글로바의 솜씨였다. 원스에 나온 ‘폴링 슬롤리’ ‘이프 유 원트 미’ ‘웬 유어 마인즈 메이드 업’ ‘라이스’의 압도적인 혼성 듀엣도 비긴 어게인에는 없다. 이르글로바가 주도하는 ‘이프 유 원트 미’ ‘더 힐’이 1980년대 단조 가요처럼 한국 감성에 붙은 것도 국내에서 원스를 본 관객 둘 중 하나가 사운드트랙 앨범을 사는 데 기여했다. 비긴 어게인은 나쁘지 않은 노래 모음집, 딱 거기까지다. 스토리와 영상, ‘로스트 스타스’를 걷어낸다면.정양환 ray@donga.com·임희윤 기자}

    • 2014-08-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스펙 0’ 인생의 웃픈 청춘백서

    《 “제대한 지 5일 된 상고머리 복학생이 캠퍼스에서 족구를 한다.” “나부대대한 숫총각 백수가 신체를 바꿔치기해 온갖 여성을 유혹한다.” 이 무슨 ‘족구하는’ 소린가 싶겠지만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 영화 2편의 스토리라인이다. 7일 소(少)개봉한 ‘숫호구’와 21일 뒤이을 ‘족구왕’은 겉만 보자면 생뚱맞고 지질한 C급 영화다. A급은커녕 요즘 대세인 B급 마이너 영화에 끼기도 힘들다. 허나 성수기 대작의 장벽을 헤치고 몇 군데 상영하지도 않는 영화들을 찾은 관객이라면 성배를 찾은 인디애나 존스의 감흥을 만끽할지도 모르겠다. 이미 각종 영화제에서 한국 독립영화의 유쾌한 반란으로 입소문을 탔던 두 영화의 ‘쭈쭈바’ 같은 청춘 백서를 들춰보자. 》○ 서툴고 투박해도 진정성은 넘실댄다 최근 ‘명량’이 한국 영화 흥행사를 새로 쓰고 있듯 숫호구도 범접하기 힘든 기록을 세운 작품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극장에 걸린 가장 제작비가 적게 든 장편영화’로. “단돈 100만 원으로” 영화에 뛰어든 백승기 감독은 촬영, 편집을 끝낸 뒤 통장에 30만 원을 남겼다. 일단 출연료가 제로였다. 주인공은 본인이 맡았고 나머지 배역은 지인이거나 꼬드기거나. 영화 속 부모도 진짜 아버지 어머니가 나오셨다. 섭외비나 운영비도 안 들었다. 감독이 8세 때부터 산 인천의 동네 서점과 노래방 등이 “누구네 집 아들내미가 영화 찍는다”며 공짜로 장소를 내줬다. 식당 아주머니들은 힘내라며 밥값을 받지 않았다. 촬영장비는 DSLR 카메라로 버텼다. 이러다 보니 때깔은 당연히 후지다. 연기도 어색하고, 편집은 조악하다. 내용은 더 구리다. 서른 살이 되도록 연애도 취직도 못해 본 주인공 원준은 안타까운 외모와 스펙 0%의 ‘숫총각+호구’. 성경험은커녕 여자들에게 맞고 다닌다. 그런데 웬 생명공학 박사가 섹시매력 충만한 ‘아바타’를 개발했다며 실험 대상으로 원준을 유혹한다. 숫호구는 개연성도 설득력도 떨어지지만 웃기고 슬프다. 뭘 해도 나아질 게 없는 청춘일지언정 진심과 사랑은 소중할 터. 하지만 그 사랑을 위해 모든 것, 심지어 자신의 존재조차 부정해야 한다면 그건 올바른 선택일까. 특히 처연하기까지 한 영화의 끝자락은 울림이 크다. 감독의 호기로운 반문이 스크린을 꽉 채운다. “허술하면, 어색하면 왜 안 되지?”○ 천만 영화 안 부러운 쌈빡한 웃음(그리고 눈물) 족구왕은 지난해 ‘1999, 면회’로 호평을 받았던 독립영화사 광화문시네마의 두 번째 작품. 제작비는 약 1억 원으로 숫호구에 비하면 블록버스터지만 마케팅 비용까지 200억 원 가까이 드는 요즘 대작들과 견주자면 ‘12 대 330척’ 싸움 저리 가라다. 누리꾼 사이에서 한국판 ‘소림축구’로 불리는 영화는 여학생들이 딱 싫어하는 ‘족구하는 복학생’을 소재로 삼았다. 제대 직후 식품영양학과에 복학한 만섭(안재홍)은 학점 2.1에 토익 시험은 본 적도 없다. 취직 준비는 안 하고 족구에 빠져 산다. 남들 혀 차는 소리만 듣던 그가 캠퍼스 퀸인 안나(황승언)에게 첫눈에 반하고, 그 옆엔 잘생긴 전직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있었으니…. 족구왕은 잘 빠진 영화다. 스토리에 최적화된 캐릭터들이 돋보이고 흐름도 군더더기가 없다. 코미디 상업영화 공식을 지키면서도 통통 튀는 신선함이 살아있다. 특히 안재홍의 연기가 놀랍다. 진짜 군대 물이 덜 빠진 복학생을 마주한 기분이다. 여주인공 역시 연기가 욕설만큼 차지다. 하지만 이 코미디를 살리는 진짜 힘은 ‘암울한 젊음의 현실’이다. 전역한 지 얼마나 됐다고 공무원시험 준비하라 구박당하고, 등록금 대출이자에 알바를 몇 탕씩 뛰는데도 독촉 전화에 시달려야 하는. 그런데 연애는커녕 좋아하는 족구조차 맘대로 할 수 없다. “남들이 싫어한다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숨기고 사는 것도 바보 같다고 생각해요”란 한마디는 서글픈 청춘의 지친 어깨를 감싸는 위로다. 제작진은 “평소 독립영화는 1만 명이 목표지만 이번엔 10만 명 관람을 노려보겠다”며 호기로운 공약을 내걸었다. 천만 영화의 승승장구도 반갑지만 갖은 독립영화들이 수십만 명씩 들 날은 언제일지. 두 영화, 모두 그럴 자격이 있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4-08-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천만 관객 안 부러운 영화 ‘족구왕’과 ‘숫호구’…보셨나요?

    "제대한지 5일 된 상고머리 복학생이 캠퍼스에서 족구를 한다." "나부대대한 숫총각 백수가 신체를 바꿔치기해 온갖 여성을 유혹한다." 이 무슨 '족구하는' 소린가 싶겠지만, 당당히 출사표를 던진 영화 2편의 스토리라인이다. 7일 소(少)개봉한 '숫호구'와 21일 뒤이을 '족구왕'은 겉만 보자면 생뚱맞고 지질한 C급영화다. A급은커녕 요즘 대세인 B급 마이너 영화에 끼기도 힘들다. 허나 성수기 대작의 장벽을 헤치고 몇 군데 상영하지도 않는 영화들을 찾은 관객이라면, 성배를 찾은 인디애나존스의 감흥을 만끽할지도 모르겠다. 이미 각종 영화제에서 한국독립영화의 유쾌한 반란으로 입소문을 탔던 두 영화의 '쭈쭈바' 같은 청춘 백서를 들쳐보자. ● 서툴고 투박해도 진정성은 넘실댄다. 최근 '명량'이 한국영화 흥행사를 새로 쓰고 있듯, 숫호구도 범접하기 힘든 기록을 세운 작품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극장에 걸린 가장 제작비가 적게 든 장편영화'로. "단돈 100만 원으로" 영화에 뛰어든 백승기 감독은 촬영 편집을 끝낸 뒤 통장에 30만 원을 남겼다. 일단 출연료가 제로였다. 주인공은 본인이 맡았고, 나머지 배역은 지인이거나 꼬드기거나. 영화 속 부모도 진짜 아버지 어머니가 나오셨다. 섭외비나 운영비도 안 들었다. 감독이 8살 때부터 산 인천의 동네 서점과 노래방 등이 "누구네 집 아들내미가 영화 찍는다"며 공짜로 장소를 내줬다. 식당 아주머니들은 힘내라며 밥값을 받지 않았다. 촬영장비는 DSLR 카메라로 버텼다. 이러다보니 때깔은 당연히 후지다. 연기도 어색하고, 편집은 조악하다. 내용은 더 구리다. 서른 살이 되도록 연애도 취직도 못해 본 주인공 원준은 안타까운 외모와 스펙 0%의 '숫총각+호구'. 성경험은커녕 여자들에게 맞고 다닌다. 그런데 웬 생명공학박사가 섹시매력 충만한 '아바타'를 개발했다며 실험대상으로 원준을 유혹한다. 숫호구는 개연성도 설득력도 떨어지지만 웃기고 슬프다. 뭘 해도 나아질 게 없는 청춘일지언정 진심과 사랑은 소중할 터. 하지만 그 사랑을 위해 모든 것, 심지어 자신의 존재조차 부정해야 한다면 그건 올바른 선택일까. 특히 처연하기까지 한 영화의 끝자락은 울림이 크다. 감독의 호기로운 반문이 스크린을 꽉 채운다. "허술하면, 어색하면 왜 안 되지?"●천만 영화 안 부러운 쌈빡한 웃음(그리고 눈물) 족구왕은 지난해 '1999, 면회'로 호평 받았던 독립영화사 광화문시네마의 두 번째 작품. 제작비는 약 1억원으로 숫호구에 비하면 블록버스터지만, 마케팅비용까지 200억 원 가까이 드는 요즘 대작들과 견주자면 '12 대 330척' 싸움 저리 가라다. 누리꾼 사이에서 한국판 '소림축구'로 불리는 영화는 여학생들이 딱 싫어하는 '족구하는 복학생'을 소재로 삼았다. 제대 직후 식품영양학과에 복학한 만섭(안재홍)은 학점 2.1에 토익은 본 적도 없다. 취직 준비는 안 하고 족구에 빠져 산다. 남들 혀 차는 소리만 듣던 그가 캠퍼스 퀸인 안나(황승언)에게 첫눈에 반하고, 그 옆엔 잘생긴 전직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있었으니…. 족구왕은 잘 빠진 영화다. 스토리에 최적화된 캐릭터들이 돋보이고 흐름도 군더더기가 없다. 코미디 상업영화 공식을 지키면서도 통통 튀는 신선함이 살아있다. 특히 안재홍의 연기가 놀랍다. 진짜 군대 물이 덜 빠진 복학생을 마주한 기분이다. 여주인공 역시 연기가 욕설만큼 차지다. 하지만 이 코미디를 살리는 진짜 힘은 '암울한 젊음의 현실'이다. 전역한지 얼마나 됐다고 공무원시험 준비하라 구박당하고, 등록금 대출이자에 알바를 몇 탕씩 뛰는데도 독촉전화에 시달려야 하는. 그런데 연애는커녕 좋아하는 족구조차 맘대로 할 수 없다. "남들이 싫어한다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숨기고 사는 것도 바보 같다고 생각해요"란 한마디는 서글픈 청춘의 지친 어깨를 감싸는 위로다. 제작진은 "평소 독립영화는 1만 명이 목표지만, 이번엔 10만 명 관람을 노려보겠다"며 호기로운 공약을 내걸었다. 천만 영화의 승승장구도 반갑지만, 갖은 독립영화들이 수십만 명씩 들 날은 언제일지. 두 영화, 모두 그럴 자격이 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4-08-12
    • 좋아요
    • 코멘트
  • ‘백성’은 목마르다, 이순신의 리더십… 명량, 역대 최단 1000만 돌파

    영화 ‘명량’이 개봉 12일째인 10일 오전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역대 최단 기간 1000만 돌파 영화였던 ‘괴물’(21일)보다 9일이나 빠르다. 인기의 중심에는 이순신이 있다. 빅데이터 분석업체인 스토리닷에 따르면 개봉 일부터 8일까지 트위터와 블로그에서 언급된 영화 ‘명량’ 관련 키워드 중 이순신 언급량(버즈량)은 약 4만 건에 달한다. 주인공인 배우 최민식(약 9700건)의 4배 이상이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명량’은 오래전부터 형성돼 있던 이순신 팬덤의 욕구를 제대로 풀어준 영화”라고 평가했다. ○ 보수 진보를 아우르는 ‘안티’ 없는 이순신 ‘충’과 ‘의’를 강조하는 이순신은 민족주의, 넓게는 보수의 정서와 닿아 있는 인물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는 이순신 장군을 성웅(聖雄)으로 추앙했고 1968년 서울 세종로에 이순신 동상을 세웠다. 이 때문에 이순신은 1980년대 이후 진보 진영에서 한동안 외면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영화 ‘명량’은 ‘충’과 ‘의’를 달리 해석하며 약점을 극복했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다”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좇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 같은 이순신의 대사는 진보 진영에서도 매력적으로 받아들일 요소다. 여야 정치인 모두 ‘명량’ 열풍에 동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7일 ‘명량’을 봤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13일 관람할 예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전 원내대표도 최근 트위터에 ‘명량’ 관람 후기를 올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변호인’(2013년·1137만 명)이나 혁명이 부각된 ‘레미제라블’(2012년·591만 명)처럼 진보 진영이 흥행을 주도한 영화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 지금 한국은 ‘이기는 리더십’을 원한다 영화와 드라마 속 이순신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유현목 감독의 ‘성웅 이순신’(1962년) 등 3편의 이순신 영화가 나왔던 1960, 70년대엔 국난 극복의 상징이자 완전무결한 영웅이었다. 전두환 정권 시절의 드라마 ‘조선왕조 오백년-임진왜란’에선 엄격하고 강한 군인으로 그려졌다. 반면 ‘명량’의 이순신은 강인한 리더십으로 부각되고 있다. 일각에선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사회의 리더십 갈구에 대한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명량대첩은 12척의 배로 133척을 무찌른, 가장 열악한 상황에서 드라마틱한 승리를 이뤄낸 해전으로 꼽힌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리더십’이 결정적인 흥행 요인이라는 것. 김선영 대중문화평론가는 “계속된 불황과 잇따른 대형 사고로 패배감, 무력감에 젖은 한국 사회에 오랜만에 대중이 선망할 만한 승리의 사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구가인 comedy9@donga.com·정양환 기자 손가인 인턴기자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 }

    • 2014-08-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책의 향기]죽음 앞에서… 조선 文人들의 자기성찰

    ‘세상에서 삼십이 년을 살고 끝마치노라/명은 어찌 이다지도 짧은데/뜻은 어찌 이다지도 길단 말인가…천수만세에/누가 이 들판 지나가려나/손가락질하고 서성대며/반드시 서글퍼하는 자가 있을 것이다.’(조선 중기 문신 홍언충·1473∼1508의 시 ‘자만’에서) 자만시(自挽詩)란 어찌 보면 참 생뚱맞은 문학작품이다. 쉽게 말해 자신이 죽었다 생각하고 이를 애도하는 내용인데, 살짝 궁상맞다. 살다가 때 되면 떠나는 거지, 뭘 그리 직접 챙기고 앉았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인 저자에 따르면 선인들의 뜻은 그리 얕지 않은 모양이다. 단순히 죽음을 기린다기보단 삶의 끝이란 가정 아래 평생을 복기하는 게 중요하다. ‘오호 통재라’가 아니라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초점이 맞춰지는 셈이다. 저자가 7년여 동안 모은 자만시는 모두 139명이 지은 228수. 조선 초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다양한 문인들의 상념과 회한이 가득하다. 일제에 조국을 빼앗기며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니 한만 남는다’고 절규했던 선비 하동규(1873∼1943)의 비감이나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던 16세기 중인 시인 최기남(1586∼?)의 고독도 절절하다 못해 처연하다. 이 책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전해지는 울림이 상당하다. 그만큼 자만시는 죽음이란 거대한 장벽 앞에서 낱낱이 드러나는 인간적 속내가 오롯하기 때문일 터. 하지만 두꺼운 책을 읽는 내내 곡소리를 듣는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다. 옛사람들이 지닌 고고한 정신세계를 받아들이기가 벅찬 감도 없지 않다. 솔직히 겁도 나고. 그래도 하나는 알 것 같다. 삶이 행복해야 죽음도 행복하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4-08-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명량’ 거북선-長劍은 상상력… “오류 있지만 수긍할 수준”

    영화 ‘명량’이 흥행 광풍을 일으키면서 이순신 장군과 명량대첩(鳴梁大捷)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불이 붙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 댓글을 보면 영화 관람 후 난중일기나 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를 읽고 싶단 의견이 많다. 정유재란의 판도를 뒤바꿔놓았던 명량대첩은 어떤 전투였을까. 조선 선조 30년(1597년) 음력 9월 16일 울돌목에서 벌어진 실제 상황을 노승석 여해고전연구소장(전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 교수)과 윤인수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 학예연구사의 도움을 얻어 짚어봤다. 두 학자 모두 개봉 직후 영화를 관람했다.○ 거북선과 장검은 영화적 상상력 노 소장과 윤 학예사는 “이순신 장군을 되새기는 감동스러운 영화”라며 “역사적 오류도 있으나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총평했다. 하지만 몇몇 짚을 대목이 없진 않다. 두 사람 모두 전쟁 직전 손실된 ‘거북선’을 첫손에 꼽았다. 명량에서 거북선은 건조되질 않았다. 앞서 조선 수군의 유일한 패전인 칠천량해전 뒤 남은 게 없었다. 다만 충무공의 조카 이분(1566∼1619)이 쓴 행록(行錄)에 “장군이 전선을 구선(龜船)처럼 꾸며 군세를 도우라 명했다”고 나온다. 거북선을 무서워한 왜적을 기만하는 전술이었다. 장군이 친히 ‘장검’(보물 제326호)으로 적을 베던 모습도 사실과 다르다. 올해 제작 7주갑(周甲·420주년)을 맞는 장검 두 자루는 길이가 약 2m. 이석재 경인미술관장은 “칼날에 격검흔(擊劍痕·검이 부딪친 흔적)이 없는 의장용”이라고 설명했다. 공은 길이가 90∼100cm인 쌍룡검(雙龍劒)을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던 백병전은 대장선에선 벌어지질 않았다. 거제현령으로 선봉에 섰던 안위(安衛·이승준 연기) 장군 배만 “왜적들이 의부(蟻附·개미떼처럼 달라붙음)해” 몸싸움이 벌어졌다.○ 충무공의 수준 높은 심리전 돋보여 사실 명량대첩은 겉만 보면 다소 ‘밋밋하게’ 진행됐다. 1592년 한산대첩의 학익진(鶴翼陣) 같은 화려함은 없었다. 하지만 충무공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심리전에도 달통한 리더였다. 먼저 13척으로 전투에 나서 적이 가벼이 여기도록 만들었다. 함대 수는 공이 장계를 올릴 땐 12척이었으나 전쟁 직전 1척을 더 모았다는 게 학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방심한 왜군은 울돌목의 좁은 지형과 낯선 조류도 개의치 않고 전장에 뛰어들었다. 이때 또 다른 심리전술을 가동하는데, 영화처럼 일자진(一字陣)을 펼친 뒤 그 후방에 고깃배 수백 척을 띄웠다. 2011년 노 소장이 발굴한 의병장 오익창(吳益昌·1557∼1635)의 ‘사호집(沙湖集)’엔 “적이 대규모 전선으로 오인하도록 위장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조류와 위장에 당황한 왜군은 좁은 길목 탓에 조선 수군과 엇비슷한 숫자만 앞에 섰다. 마주선 배는 거의 13 대 13인 셈. 이때 조선의 우월한 화포가 위력을 발휘했다. 무른 삼나무로 만든 왜군의 배는 포의 반동을 버틸 수 없어 대포를 실을 수 없었다. 조선 판옥선은 두껍고 단단한 소나무 재질이라 원거리 화포 장착에 걸맞았다. 이렇게 한 줄 한 줄 포격으로 때려 부수니 왜적은 수적 우위를 써먹지 못했다. ‘충파(沖破·배와 배를 부딪쳐 부숨)’도 이 같은 배의 장점을 극대화한 것이다. 왜선은 안 그래도 무른 목재인 데다 해협을 건너기에 유리하도록 바닥이 뾰족한 첨저선(尖底船)이었다. 조선 판옥선은 평상시엔 세곡을 나르는 조운선(漕運船)으로 쓰던 평저선(平底船·바닥이 평평한 배)이었다. 단단한 데다 넓적하니 충돌에 강했다. 다만 명량 때 충파 전술을 썼는지는 분명치 않다. 사료는 이 해전에서 적선 31척이 침몰했다고 전한다. 영화처럼 330척이 전투에 나섰다면 겨우 10%를 잃고 퇴각하는 게 어색하다. 전남 해남군에 있는 ‘명량대첩비’(보물 제503호)에도 330척으로 나오나, 학계에선 운용할 수 있던 총량일 뿐 실제 전투엔 133척이 참전했다고 본다. 그래도 100척 넘게 남았는데 꽁무니를 뺀 건 역시 ‘이순신’이란 이름 석자가 지닌 힘이었다. 충무공은 적들의 이런 심리까지 내다봤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4-08-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명량… 장군, 1000만도 머지않았소

    충무공이 한강 괴물과 파란 외계종족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조선 1597년 정유재란 때 명량대첩을 다룬 영화 ‘명량’이 개봉 6일째인 4일 관객 500만 명이 넘는 신기록을 세우며 흥행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전까지 500만 명 돌파 기록은 ‘괴물’과 ‘도둑들’ ‘설국열차’ ‘관상’ ‘아이언맨3’가 공동으로 세운 개봉 10일째. 명량이 무려 4일이나 앞선다. 이미 초대박 기준인 ‘1000만 클럽(관객 1000만 명 돌파)’ 가입은 시간문제고, 역대 관객 수 1, 2위인 ‘아바타’(1362만 명), ‘괴물’(1302만 명)과 비교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명량의 인기는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됐다. 총 제작비 180억 원을 넘는 호쾌한 전쟁액션 대작인 데다, 극장가에 관객이 많이 몰려 ‘블록버스터 시즌’이라 불리는 7월 말∼8월 초에 선보였기 때문이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 최윤희 합참의장 등 각계 명사들이 연이어 시사회를 찾은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은 영화를 보고 눈시울을 붉혀 화제가 됐다. 막상 뚜껑을 여니 반응은 예상보다 더욱 거셌다. 지난달 30일 첫날부터 68만 명이 몰리며 개봉일 최대 관객(이전 55만 명)을 기록하더니, 평일 최대 관객(1일·86만 명), 최단 기간 100만 명 달성(개봉 2일째), 하루 최대 관객(3일·125만 명), 좌석점유율(3일·87.6%) 등 거의 모든 기록을 갈아엎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 하루 관객이 100만 명을 넘은 건 처음이다. 제작사인 CJ E&M의 한응수 홍보과장은 “내부 전망은 물론이고 기대치까지 훌쩍 뛰어넘어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명량의 1000만 클럽 가입은 언제쯤 가능할까. 지금까지 누적 관객 1000만 명을 넘어선 영화는 아바타(1위), 괴물(2위) 등 모두 11편. 그간 1000만 돌파는 평균 개봉 한 달 안팎에 이뤄졌으나, 지금 기세라면 명량은 훨씬 빠를 가능성이 크다. 영화계에선 이번 주 평일 관객 동원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1000만 클럽 가입은 작품성이나 입소문 이상의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 개봉 열흘 만에 500만 명을 달성했던 영화 가운데 ‘설국열차’ ‘관상’ ‘아이언맨3’는 모두 1000만 문턱인 900만 명(역대 12∼14위)대에서 주저앉았다. 게다가 지난달 23일 개봉해 2일까지 447만 명이 넘은 ‘군도: 민란의 시대’가 아직 선전하고 있고, 또 다른 대작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6일 개봉)과 ‘해무’(13일)가 경쟁에 뛰어드는 것도 변수다.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2014-08-0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