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동

유재동 부장

동아일보 산업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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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현지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모두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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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5-11-17~2025-12-17
칼럼87%
금융7%
인공지능3%
경제일반3%
  • 女탈출 돕던 여군, 예비아빠…카불공항서 희생된 미군 안타까운 사연들

    2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폭탄 테러로 숨진 미군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알려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28일(현지 시간) 이들 13명의 신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희생된 미군들의 평균 나이는 불과 22세에 불과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해병대 정비 담당이었던 니콜 지(23)는 테러로 사망하기 약 일주일 전 인스타그램에 카불 공항에서 한 아기를 안고 돌봐주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올렸다. 그리고는 “나는 내 일을 사랑한다”고 썼다. 그의 SNS 계정에는 이밖에도 공항에서 사람들을 비행기로 호송하는 장면, 병장 승진 소식에 기뻐하는 장면 등이 담겨 있었다. 지의 아버지인 리처드 헤레라 씨는 워싱턴포스트(WP)에 “딸이 죽기 며칠 전에 아프간에서 문자를 보내왔다”며 “자신이 탈레반에게서 탈출하려는 여성과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출신인 지 병장은 항공관제사가 되고 싶었지만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서 정비기사로 직종을 바꿨다고 한다. 헤레라 씨는 “딸이 아프간의 최전방에 있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 했다”며 “딸은 스스로가 삶의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고 나는 딸에게 ‘네가 자랑스럽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지의 가장 친한 동료였던 멀로리 해리슨은 페이스북에 “그녀의 차가 아직 주차장에 있다”면서 “나의 가장 친한 친구, 내 사람, 내 영원한 자매, 나의 다른 반쪽…”이라며 울먹였다. 또 다른 해병 희생자인 릴리 맥컬럼(20)은 아내의 뱃속에 약 3주 이내에 태어날 아기가 있었다. 그의 가족들은 “맥컬럼은 훌륭한 아버지가 될 참이었다”며 “그는 해병이 되기 전부터 해병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맥컬럼은 와이오밍주 출신으로 2살 때부터 군대에 가고 싶어 했다. 어릴 때부터 장난감 총을 갖고 놀던 그는 18세가 되자마자 입대 지원서를 냈다. 해병에서 제대하면 역사 교사나 레슬링 코치가 되고 싶어 했다고 한다. 해병 카림 니코이(20)는 2001년 9·11 테러 및 아프간 전쟁이 발생한 해에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무술에 능했던 니코이는 해병을 평생 직업으로 삼으려 했다. 그의 아버지는 카불 테러가 나자 아들의 소식을 듣기 위해 TV 뉴스를 보던 중 집으로 찾아 온 세 명의 해병대원들에게 그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아버지는 “아들은 전쟁이 시작한 해에 태어났고 전쟁이 끝나는 해에 생을 마쳤다”고 한탄했다. 그는 숨지기 불과 수 시간 전에도 자신이 아프간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는 동영상을 가족들에 보냈다. 해군 의무병이었던 막스 소비아크(22)는 스포츠를 좋아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항상 미소 짓는 청년으로 기억되고 있다. 오하이오주에 있는 그의 집에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기(弔旗)가 걸려져 있다. 가족들은 성명에서 “막스는 가족과 공동체를 사랑하고 미 해군 복무를 자랑스러워하던 훌륭한 아들이었다”고 밝혔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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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레반 “자수 안하면 가족 살해” 美협력자 색출-처형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인간 사냥’을 시작했다. 탈레반은 미리 작성해 둔 ‘블랙리스트’를 기반으로 아프간 전역에서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협력자, 아프간 정부 군경, 비판적 언론인 등을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색출하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은 20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외국인을 위해 일했던 사람도 안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뒤에서는 “자수하지 않으면 가족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면서 보복에 혈안이 돼 있다.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에서 6년 넘게 일해 탈레반에 체포될 위험에 놓인 아지지 씨는 18일 “최근 이틀 사이 탈레반에 살해된 통역사를 적어도 5명 알고 있다”면서 “내 차례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탈레반은 나를 찾아낼 것”이라고 했다. 아지지 씨는 국제난민프로젝트(IRAP)가 이날 미 국무부에 대신 제출한 ‘전시(戰時) 미국 지지자를 위한 긴급 보호 청원’에서 이같이 밝혔다. 탈레반은 18일 점령지의 60대 지방경찰청장을 잔혹하게 처형하기도 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중서부 헤라트 인근 바기스 지역의 하지 물라 아차크자이 지방경찰청장이 이날 처형됐다. 19일 탈레반 네트워크를 통해 유포된 영상에는 아차크자이가 손목이 묶이고 눈이 가려진 채 무릎을 꿇고 있다가 총에 맞아 쓰러지는 모습이 담겼다. 탈레반에 비판적이었던 언론인 가족도 살해됐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자사 소속 현지인 기자를 잡으려고 집에 들이닥친 탈레반이 기자의 가족 한 명을 죽였다고 19일 보도했다. DW는 “탈레반이 아무 거리낌 없이 ‘표적 살인’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탈레반의 보복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BBC 등은 19일 유엔 기밀 문건을 인용해 탈레반이 카불 등 아프간 주요 도시를 점령하기 전부터 조사를 시작해 서방 국가 협력자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유엔에 위험 지역 정보 등을 제공하는 노르웨이 국제분석센터(RHIPTO)가 작성한 이 문건에 따르면 탈레반은 현재 카불 등에서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을 색출하고 있다. 탈레반은 자수하지 않으면 “가족을 살해하거나 체포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문건은 전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에서 대테러 분야에서 일했던 이들에게 ‘아는 것을 다 털어놓으라’는 취지의 편지를 보내면서 “그러지 않으면 가족이 대신 체포되고 너는 책임을 질 것”이라고 했다. 협력자 색출을 위해 끄나풀도 곳곳에 심고 있다. 유엔 문건은 탈레반이 정보원을 신속히 모집하고 있고, 모스크(이슬람 사원) 및 브로커와 접촉해 블랙리스트를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고 했다. 유엔 문건을 담당한 RHIPTO 소속 크리스티안 넬레만 박사는 BBC에 “탈레반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은 처형될 위험에 놓였다”고 말했다. 블랙리스트가 사실상 ‘데스 노트’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보복 표적이 된 이들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카불 공항이지만 탈레반이 사실상 봉쇄했고, 가는 길도 무장 탈레반 대원들의 검문을 피하기 어려운 상태다. 뉴질랜드군 통역사로 일한 노우로즈 알리 씨는 “검문소는 어디에나 있고, 순찰대가 계속 이곳저곳으로 돌아다닌다”며 “외국군과 하루를 일했든 10년을 일했든 탈레반은 가리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외국군 기지에서 목격됐다는 것뿐”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아프간 독립기념일인 19일을 기점으로 반(反)탈레반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현지 소셜미디어 등에 따르면 카불 등 여러 도시에서 시위와 행진이 이어졌다. 거리에 나선 시민들은 “아프간 만세” “‘폭력이 탈레반이 말한 평화냐” 등을 외쳤다. 19일은 1919년 아프간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날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 202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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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국무부 “한국 공격 당하면 우리가 대응할 것” 동맹 달래기

    미국 국무부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로 동맹들의 우려가 커지자 “동맹은 힘의 중요한 원천”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19일(현지 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동맹들의 우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 행정부는 동맹과 파트너십 시스템을 중대한 방식으로 우선시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를 중대한 힘의 원천으로 여기기 때문”이라며 “아프간 철군 결정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과 긴밀한 조율을 거쳐 이뤄졌다”고 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의 전략적 경쟁자들은 미국이 2년 더, 4년 더, 20년 더 갈등에 빠져 꼼짝 못 하는 것을 제일 좋아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를 간접적으로 겨냥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주한미군 감축 의사가 없다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최근 발언에 대해 “한반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는 분명히 해왔다”며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 일본과 한국의 이익을 증진할 한반도의 비핵화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 “미국은 국익 없는 곳에서 싸우지 않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국무부는 한반도 비핵화가 미국 국익과 직결된 이슈임을 확인한 것이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또 “우리는 남북한의 대화를 지지하며 한국이 북한과 더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을 지지한다”고도 했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동맹국들의 불안이 커지자 이들을 달래는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대만과 한국 등은 아프간과 상황이 다르다”면서 “이들이 공격당하면 우리가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아프간 철군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미국은 동맹도 버릴 수 있다”는 지적이 국제사회에서 제기되자 다른 동맹들은 아프간과 다르다면서 불안감 차단에 나선 것이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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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레반 “자수 안하면 가족 죽인다” 美협력자 색출 나서

    “당신, 미국과 함께 일하지 않았나? 자수 안 하면 가족들을 죽이겠다.”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미국 영국 등 서방국가들에게 협력한 인물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색출 작업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불과 이틀 전인 17일 “이전 정부 혹은 외국을 위해 일했던 사람들에게 복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 정반대의 행동이다. 탈레반의 잔혹성이 이전 그대로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9일(현지 시간) BBC방송 등은 유엔에 위험 지역 정보 등을 제공하는 노르웨이 국제분석센터(RHIPTO)가 작성한 유엔 내부 기밀 문건을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탈레반은 수도 카불 등 아프간 주요 도시를 점령하기 전부터 사전조사를 통해 해당 리스트를 작성했다. 이후 점령이 이뤄지자 현재 수도 카불 등에서 이들을 집집마다 찾아가 리스트에 적힌 인물들의 색출에 나선 상태다. 특히 탈레반은 자수하지 않으면 “가족을 살해하거나 체포할 것”이라며 시민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문건은 전했다. 주택가 뿐 아니라, 카불공항으로 가는 도로를 비롯해 잘랄라바드 헤라트 등 주요 도시에 설치된 검문소에서도 유사한 검문이 이뤄지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서방에게 협조한 인물 뿐 아니라 이전 정부에서 경찰, 군대, 수사·정보기관에 일했던 종사자들도 함께 색출 중이다. 탈레반은 정보원들을 추가로 모집해 해당 리스트를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문건을 담당한 RHIPTO 소속 크리스티안 넬레만 박사는 BBC에 “자수하지 않을 경우 탈레반은 가족들을 대신 체포해 심문하고 처벌할 것”이라며 “탈레반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이 대량 처형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위험한 상태”라고 전했다. 언론인들도 위협을 받고 있다. 탈레반이 서구 언론에서 일한 아프간인 기자를 잡기 위해 자택에 들이닥치고 있다. 이로 인해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와 일했던 아프간인 기자의 가족 1명이 사살되고, 1명은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고 해당 언론사는 전했다. 일반 시민에 대한 통제도 강화되고 있다. 아프간 카마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19일 긴급 상황을 제외하고 오후 9시 이후 외출을 금지한다는 통금령을 발표했다. 탈레반 조직원들은 카불 시내에서 시민들을 ‘도둑’으로 몰아 폭행을 하거나 체포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당초 약속과 달리 ‘공포 통치’가 시행되면서 카불 시내 거리 풍경도 달라졌다. 시내에선 청바지를 입은 청소년들이 사라졌고, 식당에선 호객을 위해 틀어놓던 음악도 자취를 감췄다. TV 채널에서도 음악 등 인기프로그램 방송이 멈췄다. BBC는 “탈레반은 ‘복수는 없을 것’이라며 아프간 시민들을 안심시키려 했지만, 탈레반은 1990년대 이후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평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앞서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들이 떠나려는 미국인들에게 안전한 통로를 제공해줄 지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이나 아프간을 떠나려는 현지인의 철수를 지원하겠다’는 탈레반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현재 아프간에서 탈출이 필요한 미국 시민권자는 1만~1만5000명에 이르고 미국인들에게 협력해 온 아프간인들 역시 7만~8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하루 2000명 안팎을 대피시키는 현재의 속도라면 당초 미국이 약속한 이달 31일까지 대피를 원하는 모든 미국인과 아프간인을 탈출시키는 게 어려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카불 주재 미 대사관 직원 23명이 지난달 13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카불 함락이 예상보다 빨리 일어날 수 있으니 미리 철수를 단행해야 한다는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기밀 내부망을 통해 전달된 이 보고에는 통역 등으로 미국에 협조해 온 아프간인들에 대한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이달 1일부터는 비행기를 이용한 대피를 시작해야 한다는 권고가 담겼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금까지 탈레반의 빠른 아프간 장악을 예상하지 못 했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번 기밀문서 내용이 공개됨에 따라 아프간 사태를 사전에 막지 못한 것을 두고 정부 부처들 간에 책임 공방이 가열될 가능성이 커졌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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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거 나선 아프간 장군의 아들 “美가 ‘민주주의 무기고’ 돼달라”

    아프가니스탄 국민 영웅의 아들이 “탈레반에 대한 저항이 시작됐다”며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아프간의 전 국방부 장관 아흐마드 샤 마수드 장군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32)는 18일 워싱턴포스트(WP)에 ‘탈레반에 대한 무자헤딘의 저항이 시작됐다. 하지만 우리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나의 아버지는 탈레반 정권에 맞서 싸운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않았다”며 “2001년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사주에 암살당하기 전까지 그는 아프간과 서방의 운명을 위해 싸웠다”고 했다. 마수드 장군은 1980년대 구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했을 때 무장 게릴라였던 무자헤딘을 이끌고 싸웠다. ‘판지시르의 사자’라는 그의 별명은 그가 아프간 북쪽 판지시르 계곡에서 소련군을 무찔렀을 때 지어졌다. 아프간 국방장관이 된 그는 탈레반이 부상하자 이들의 이슬람 근본주의에 반대하며 대항했다. 그러다 9·11테러 발생 이틀 전인 2001년 9월 9일(당시 48세) 기자를 가장한 남성들의 폭탄 테러로 암살당했다. ‘마수드 데이’로 불리는 이날은 아프간의 국경일이다. 그의 아들 마수드는 WP 기고문에서 “나는 지금 판지시르 계곡에서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르기 위해 글을 쓴다”며 “같이 있는 무자헤딘 전사들은 탈레반과 다시 한 번 겨루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아버지 때부터 모아 온 탄약과 무기가 있다. 우리는 이날이 올 거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며 “우리에겐 상관의 항복에 혐오를 느낀 아프간 정규군도 있고 전직 특수부대원들도 합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우리의 군사력과 군수품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서방의 친구들이 우리에게 공급해줄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곧 고갈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은 전장을 떠났지만 미국은 여전히 ‘민주주의의 위대한 무기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했던 말이다. 그는 “탈레반은 단지 아프간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며 “탈레반 치하에서라면 아프간은 급진적인 이슬람 테러주의의 본산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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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국민영웅’의 아들 “탈레반에 맞선 아버지 발자취 따른다”

    아프가니스탄 국민영웅의 아들이 “탈레반에 대한 저항이 시작됐다”며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아프간의 전 국방부 장관 아흐마드 샤 마수드 장군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32)는 18일 워싱턴포스트(WP)에 ‘탈레반에 대한 무자헤딘의 저항이 시작됐다. 하지만 우리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나의 아버지는 탈레반 정권에 맞서 싸운다는 사실을 절대 잊지 않았다”며 “2001년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사주에 암살당하기 전까지 그는 아프간과 서방의 운명을 위해 싸웠다”고 했다. 마수드 장군은 1980년대 구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했을 때 무장 게릴라였던 무자헤딘을 이끌고 싸웠다. ‘판지시르의 사자’라는 그의 별명은 그가 아프간 북쪽 판지시르 계곡에서 소련군을 무찔렀을 때 지어졌다. 아프간 국방장관이 된 그는 탈레반이 부상하자 이들의 이슬람 근본주의에 반대하며 대항했다. 그러다 9·11테러 발생 이틀 전인 2001년 9월 9일(당시 48세) 기자를 가장한 남성들의 폭탄 테러로 암살당했다. ‘마수드 데이’로 불리는 이날은 아프간의 국경일이다. 그의 아들 마수드는 WP 기고문에서 “나는 지금 판지시르 계곡에서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르기 위해 글을 쓴다”며 “같이 있는 무자헤딘 전사들은 탈레반과 다시 한 번 겨루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아버지 때부터 모아 온 탄약과 무기가 있다. 우리는 이 날이 올 거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며 “우리에겐 상관의 항복에 혐오를 느낀 아프간 정규군도 있고 전직 특수부대원들도 합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우리의 군사력과 군수품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서방의 친구들이 우리에게 공급해줄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곧 고갈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은 전장을 떠났지만 미국은 여전히 ‘민주주의의 위대한 무기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했던 말이다. 그는 “탈레반은 단지 아프간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며 “탈레반 치하에서라면 아프간은 급진적인 이슬람 테러주의의 본산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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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9월부터 전국민에 부스터샷 접종… 백신확보 더 어려워질듯

    미국이 올 9월부터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추가 회분) 접종을 시작한다. 델타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는 와중에 기존 백신 접종자들의 면역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에선 현재까지 약 2억 명의 인구가 1회 이상 접종을 마친 만큼 부스터샷이 시작되는 가을부터는 그만큼의 백신 물량이 미국에 추가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등 다른 나라들의 백신 확보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과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 등은 18일(현지 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9월 20일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2회차 백신 접종을 마친 뒤 8개월이 경과한 사람은 이 때부터 부스터샷 접종이 허용된다. 보건당국은 9월에 접종을 시작할 즈음에는 의료 종사자나 요양시설 입소자, 고령자 등 작년 12월부터 올해 초까지 1순위로 백신을 맞았던 사람들이 부스터샷을 맞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얀센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부스터샷 접종이 필요할 것”이라며 일단 데이터를 더 수집한 뒤 접종 계획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부스터샷 접종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백신 효과가 계속 떨어지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데이터를 보면 첫 접종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코로나19에 대한 보호 효과가 떨어지는 게 분명하다”면서 “델타 변이에 대해서도 우리는 경증과 중간 수준의 질환에 대해 보호 효과가 감소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날 CDC가 공개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델타 변이가 증가하면서 기존 백신의 효과는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주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입원이 필요한 질환에 대한 백신의 보호 효과는 95%로 계속 유지됐지만 감염 예방 효과는 석 달 만에 92%에서 80%로 떨어졌다. 1만5000개의 요양시설 입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3월엔 74%였지만 6월 이후엔 53%로 급감했다. 미국은 지난주만 해도 암 환자 등 면역력이 취약한 사람들에 한해 부스터샷을 권고했지만 일주일 만에 그 대상을 사실상 모든 미국인으로 확대했다. 미국의 부스터샷 접종 계획이 아직 백신이 부족한 다른 나라에 대한 공급량을 줄여 결과적으로 글로벌 팬데믹 종식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미국은 백신이 워낙 충분하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세계 일부 지도자들은 다른 나라들이 첫 접종을 할 때까지 미국이 세 번째 샷을 접종하면 안 된다고 말하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그간 상당한 백신을 다른 나라에 기부해 왔다. 우리는 미국을 돌보면서 세계를 도울 수 있다”고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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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월가 황소상 앞에… 태극기가 펄럭입니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를 상징하는 ‘황소상’(Charging Bull) 앞에 태극기가 걸렸다. 미 동부지역 한인 청소년이 중심이 된 단체 재미차세대협의회(AAYC)는 17일(현지 시간) 뉴욕시 맨해튼 황소상 앞에서 태극기 게양식을 진행했다. 황소상이 있는 공원은 1783년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영국 국기를 내리고 최초의 미국 국기를 게양한 곳이다. 이날 태극기 게양은 세계 금융 및 경제 중심지인 월가에서 한국 광복절의 의미를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 태극기는 성조기와 함께 일주일간 게양된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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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실이 된 공포… 아프간여성 도울 시간 얼마 없다”

    탈레반의 총을 맞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노벨 평화상 최연소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24·사진)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공포는 현실”이라며 “이들을 도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유사프자이는 17일 뉴욕타임스(NYT)에 ‘나는 아프간의 자매들이 걱정된다’라는 제목으로 기고를 했다. 유사프자이는 “지난 20년간 수백만의 여성들은 교육을 받았지만 그들에게 약속된 미래는 사라지고 있다”며 “탈레반이 정권을 다시 잡고 있고, 나는 다른 많은 여성들처럼 아프간의 자매들이 걱정된다”고 썼다. 그는 2007년 고향인 파키스탄에서 옷 속에 책을 숨기고 두려움에 떨면서 등교하던 시절을 회고한 뒤 “내가 열다섯 살 때 탈레반은 학교 갈 권리를 주장한다는 이유로 날 죽이려 했다”며 “나는 작년에 대학을 졸업한 뒤 커리어를 밟아 나가고 있다. 총 든 남자들이 규정한 삶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2012년 하굣길에 탈레반 대원의 총탄을 맞고 쓰러졌지만 영국에서 치료를 받고 겨우 회복했다. 이후 탈레반의 살해 위협에 굴하지 않고 아프간 여성과 어린이들의 권리 신장과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17세의 나이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지난해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그는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은 예전의 나처럼 수업을 듣지 못하고 책을 읽지 못하게 될지 모른다는 절망에 빠져 있다”고 했다. 그는 “일부 탈레반 사람들이 여성들의 교육권과 일할 권리를 부정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여성을 잔혹하게 억압했던 탈레반의 역사를 봤을 때 아프간 여성들의 공포는 현실”이라며 “벌써부터 여성들이 대학과 직장에서 거절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에 아프간 사람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중국 이란 파키스탄 등 이웃 국가들이 피란민들에게 문을 열고 난민 어린이들의 학교 등록을 허락해야 한다”며 “탈레반은 여성에게도 수학과 과학을 배울 수 있는 권리, 대학에 가고 직업을 고를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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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獨-佛등 유럽 주요국 “탈레반 정권 인정 안해”… 美는 “좀 더 지켜보겠다”, 中은 “새 정권” 힘실어줘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을 합법 정부로 인정할지를 놓고 주요국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럽 주요국은 탈레반의 인권침해, 테러단체 지원 전력 등을 문제 삼아 거부감을 드러내지만 중국은 영향력 확대를 위해 탈레반에 손을 내밀고 있다. 아프간전에 군대를 투입했던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17일 “아무도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가 단합된 모습을 보여 아프간이 다시 테러의 땅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끔찍하다’는 표현까지 쓰면서 탈레반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테러 증가의 가능성을 우려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또한 “그들은 제대로 선출된 민주정부를 무력으로 무너뜨렸다. 탈레반을 아프간 정부로 인정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국은 탈레반의 행동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생각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2021년의 탈레반이 2001년의 탈레반과 다르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탈레반 스스로가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를 국제사회에 증명해야 한다”고 했다. 대(對)테러 대응이나 여성 인권 증진 등 서방 세계가 중시하는 분야에서 진정한 변화를 보여줄지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탈레반을 합법 정부로 인정하지 않았던 일본은 새 정부의 태도, 타국 동향을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이날 “미국 등 관계국과 연대해 대응해 나가겠다”는 원론적 반응을 보였다. 다만 외무성 간부는 요미우리에 “과거처럼 인권 침해를 되풀이하면 (정부) 승인은 힘들 것”이라고 했다. 반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곧 들어설 아프간 새 정권’이라는 표현을 써서 탈레반에 힘을 실었다. 그는 16일에도 “탈레반이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자세로 이슬람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점에 주목한다”며 두둔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존슨 영국 총리는 다음 주 주요7개국(G7) 화상 정상회의를 열고 아프간 사태의 향방을 논의하기로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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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레반에 피격’ 노벨평화상 말랄라 “자매 도울 시간 얼마 남지 않았다”

    탈레반의 총격을 맞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노벨평화상 최연소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24)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공포는 현실”이라며 “이들을 도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말랄라는 17일 뉴욕타임스(NYT)에 ‘나는 아프간의 자매들이 걱정이 된다’는 제목으로 기고를 했다. 말랄라는 이 글에서 “지난 20년 간 수백만의 여성들은 교육을 받았지만 그들에게 약속된 미래는 사라지고 있다”며 “탈레반이 정권을 다시 잡고 있고, 나는 다른 많은 여성들처럼 아프간의 자매들이 걱정된다”고 썼다. 그는 2007년 자신의 파키스탄 고향에서 옷 속에 책을 숨기고 두려움에 떨면서 등교하던 시절을 회고한 뒤 “나이 15살 때 탈레반은 내가 학교갈 권리를 주장한다는 이유로 날 죽이려 했다”고 적었다. 말랄라는 “나는 지금 내 삶에 감사할 수밖에 없다. 작년에 대학을 졸업한 뒤 나의 커리어를 밟아나가고 있다”며 “총 든 남자들이 규정한 삶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2012년 탈레반 대원의 총탄을 맞고 쓰러졌지만 영국에서 치료를 받고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이후 여성의 권리 신장과 교육 기회 확대 등을 위해 적극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말랄라는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은 예전의 나처럼 교실에 가지 못하고 책을 잡지 못할 것이라는 절망에 빠져 있다”며 “일부 탈레반 사람들이 여성의 교육받고 일할 권리를 부정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여성 권리를 잔혹하게 억압했던 탈레반의 역사를 봤을 때 아프간 여성들의 공포는 현실”이라고 적었다. 그는 “벌써부터 여성들이 대학과 직장에서 거절당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아프간의 아이들은 전쟁 속에서 태어났고 가족들은 난민수용소에서 수년 동안 살아왔으며 수천 명이 집을 떠나야 했다”고 썼다. 말랄라는 “아프간 국민들, 특히 여성과 아이들을 돕는 것은 전혀 늦지 않았다”면서 이들에 대한 도움을 호소했다. 그는 “역내 강국들은 여성과 어린이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중국 이란 파키스탄 등 이웃 국가들이 피란민들에게 문을 열고, 난민 어린이들의 학교 등록을 허락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탈레반은 여성에게도 수학과 과학을 배울 수 있는 권리, 대학에 가고 직업을 고를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며 “우리는 아프간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 글을 마무리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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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탈레반 자금 수십억 달러 동결… “큰 실수 될 수 있다” 우려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국 은행들에 있는 탈레반의 자금 수십 억 달러를 동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이 같이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결정에는 국무부와 백악관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행정부 관리는 “아프간 정부가 미국에 갖고 있는 어떤 자산도 탈레반이 가져가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WP에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 같은 사실과 함께 재무부가 뉴욕연방준비은행에서 아프간에 보내는 현금 수송도 긴급 중단시켰다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아프간 중앙은행은 94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다. 아프간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아프간 중앙은행은 이중 수십 억 달러를 미국 내에 보유하고 있지만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탈레반은 이미 9·11 테러로 인해 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번 자산 동결은 별도의 제재 조치가 필요하지 않았다. 이와 별도로 미국이 아프간군에 지급하는 연간 30억 달러의 지원도 끊길 수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 자금은 아프간군이 인권과 여성의 권리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민간 정부에 의해 통솔되고 있다는 게 확인될 때만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아프간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중단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금도 세계적인 빈국 중 하나인 아프간이 미국의 제재로 더 심각한 경제난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제재는 아프간 국민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어렵게 할 여지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 성명에서 “우리는 아프간 국민을 계속 지지할 것이다. 우리가 인도주의적 지원을 이끌겠다”고 말한 바 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센터 마크 웨이스브로트 국장은 “미국 정부가 아프간 중앙은행의 자금을 동결하는 것은 큰 실수가 될 수 있다”며 “이는 탈레반에게 미국이 당신과 아프간 경제를 파괴하고 싶다고 말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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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레반, 알카에다 대원 대거 석방… 국제 테러조직 부활 우려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으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부활할 조짐이 보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군의 아프간 철수 결정이 아프간 국민들뿐 아니라 세계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6일 미 언론들에 따르면 아프간 수도 카불 인근에 있는 바그람 미군 기지를 장악한 탈레반은 전날 기지 안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들을 일제히 석방했다. 아프간 정부가 관리하고 있던 이 교도소에는 최대 7000명이 수감돼 있었다. 이 중에는 이슬람 극단 무장단체인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더 타임스는 “아프간의 가장 위험한 테러분자 포로들이 ‘아프간의 관타나모 수용소’로 불리는 바그람 교도소에서 풀려났다”고 전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석방된 이들 가운데는 독일군 4명의 목숨을 빼앗은 버스 폭탄 테러범, 미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대니얼 펄을 납치해 참수한 일당도 포함돼 있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내세워 아프간 내부를 엄격히 통제하는 것에 주로 관심을 두는 탈레반과 달리 알카에다는 미국 등 서방 국가에 대한 테러 공격을 감행하면서 존재감을 넓혀 왔다. 2011년 5월 미국 특수부대가 9·11테러 배후인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뒤 세력이 크게 위축됐지만 알카에다는 그동안 아프간 내륙 지방 등에서 암약하면서 조직을 추슬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BBC방송은 이날 전문가들을 인용해 “파키스탄 접경지대인 쿠나르에 알카에다 조직원 200∼500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숫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쿠나르는 숲이 우거진 계곡이 많아서 서방 국가들의 감시를 피해 활동하는 게 용이하다. 유엔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알카에다가 아프간 내 15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탈레반이 이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으로 알카에다가 세력을 확장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스카이뉴스에 “아프간은 ‘실패 국가’가 될 것이고 서방에 대한 공격을 모의하는 테러리스트들을 숨겨줄 것”이라며 “알카에다는 아마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의원들에게 “알카에다나 IS 같은 테러 그룹들이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간 내에서 재조직될 가능성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도 15일 상원 브리핑에서 “아프간의 테러 위협에 대해 기존의 평가를 수정해야 할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미국은 탈레반을 이용해 알카에다를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미국은 2001년 탈레반이 빈라덴의 신병 인도를 거부하자 아프간을 침공해 탈레반을 몰아냈다. 탈레반이 이에 대한 학습효과가 있는 데다 국제사회에서 합법성을 인정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알카에다와 관계를 끊고 서방에 협력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방송에 출연해 “탈레반은 지난번에 테러리스트를 숨겨줬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잘 알고 있다”며 “이를 다시 반복하는 것은 그들의 이득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예상이 순진한 기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전직 군 고위 당국자는 폴리티코에 “탈레반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테러 조직을 견제할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순진하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이미 그들에게 합법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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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레반, 알카에다·IS 대원 대거 석방…국제 테러조직 부활 조짐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으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다시 부활할 조짐이 보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프간에서 미군의 철수 결정이 아프간 국민들 뿐 아니라 세계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6일 미 언론들에 따르면 수도 카불 인근 바그람의 옛 미군 기지를 장악한 탈레반은 전날 기지 안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들을 일제히 석방했다. 아프간 정부가 관리하고 있던 이 교도소에는 최대 7000명의 이슬람 전사들이 수감돼 있었다. 이중에는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더 타임스는 “아프간의 가장 위험한 테러분자 포로들이 ‘아프간의 관타나모 수용소’로 불리는 바그람 교도소에서 풀려났다”고 전했다. 이슬람 율법을 통해 아프간 내부를 통치하는 것에만 관심을 두는 탈레반과 달리 알카에다는 미국 등 서방국가에 대한 테러 공격을 감행하면서 존재감을 넓혀 왔다. 2011년 5월 미국의 특수부대가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뒤 세력이 크게 위축됐지만 그동안 아프간 내륙 지방 등에서 암약하면서 조직을 추슬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BBC방송은 이날 전문가들을 인용해 “파키스탄 접경지대인 쿠나르에 알카에다 조직원 200~500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 숫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쿠나르는 숲이 우거진 계곡이 많아서 서방 국가들의 감시를 피해 활동하는 게 용이하다. 더군다나 미군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을 소탕하기 위한 비밀 작전을 펼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유엔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알카에다가 아프간 내 15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탈레반이 이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으로 알카에다가 세력을 확장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스카이뉴스에 “아프간은 ‘실패 국가’가 될 것이고 서방에 대한 공격을 모의하는 테러리스트들을 숨겨줄 것”이라며 “알카에다는 아마도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의원들에게 “알카에다나 IS 같은 테러 그룹들이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간 내에서 재조직될 가능성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크 밀리 합참의장 역시 15일 상원 브리핑에서 “아프간의 테러 위협에 대해 기존의 평가를 수정해야 할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아프간을 재점령한 탈레반이 향후 알카에다의 부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미국은 탈레반을 이용해 알카에다를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미국은 2001년 탈레반이 9·11 테러의 배후인 빈 라덴의 신병 인도를 거부하자 아프간을 침공해 탈레반을 몰아냈다. 탈레반이 이에 대한 학습효과가 있는 데다 국제사회에서 합법성을 인정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알카에다와 관계를 끊고 서방에 협력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최근 방송에 출연해 “탈레반은 지난 번에 테러리스트를 숨겨줬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잘 알고 있다”며 “이를 다시 반복하는 것은 그들의 이득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예상이 순진한 기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전직 군 고위 당국자는 폴리티코에 “탈레반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테러 조직을 견제할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순진하다”며 “중국과 러시아가 이미 그들에게 합법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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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티 지진 사망 하루새 4배 1300명… 갱단, 구호물자 약탈도

    카리브해 최빈국 아이티에서 발생한 강진의 희생자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티 정부는 15일 전날 남서부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7.2의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가 현재까지 각각 1297명, 57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루 전 정부가 발표한 사망자(304명)의 4배가 넘는 수치다. 붕괴된 건물 잔해 속에 매몰된 실종자, 통신 두절로 아직 보고되지 않은 피해 등을 감안할 때 실제 인명 피해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완전히 부서지거나 부분 손상된 집도 약 2만7000채에 달한다. 피해가 집중된 남서부 레카이, 제레미 등에서는 15일에도 규모 4.0∼5.0의 여진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건물 추가 붕괴를 걱정한 많은 주민이 집 밖에서 집단 노숙에 들어갔다. 일부는 축구장에 모여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의료 위기도 심각하다. 곳곳에서 병상이 부족해 의료진이 길거리나 공원 나무 밑에서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많은 환자가 위생적이지 않은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된 데다 상처를 치료하지 못한 환자들이 오랫동안 대기하면서 추가 감염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일부 병원은 환자의 상처를 봉합할 기초적인 의료 장비조차 부족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아이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또한 지난달 16일에야 시작했다. 현재까지 전 국민의 0.1%만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위험 또한 상당히 높다. 지난달 7일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여파로 리더십 공백 또한 상당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과 아이티 정부는 당초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최대 피해 지역인 레카이에 육로로 의료진과 의료 물품을 보내려 했으나 주요 도로 곳곳을 장악한 갱단 등을 우려해 항공 및 보트를 이용하기로 했다. 포르토프랭스의 일부 지역은 납치, 약탈 등 갱단의 폭력이 만연해 일반인 접근조차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일부 갱단은 구호물자를 약탈하는 만행까지 저지르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은 “구호 인력과 물자가 지나갈 수 있는 인도주의적 통로를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지진으로 당초 11월 대통령 선거를 치르려던 정부의 계획 또한 불투명해지는 등 고질적인 정치 혼란 또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열대성 폭풍 ‘그레이스’까지 아이티를 위협하고 있어 가뜩이나 더딘 구조와 복구 작업을 어렵게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그레이스가 16일 밤 아이티를 강타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로 인해 최대 100mm의 폭우, 산사태 및 하천 범람 등이 예상된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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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칼럼/유재동]‘위드 코로나’, 뉴욕의 경우

    백신을 잔뜩 쌓아놨다는 자신감인지 요즘 뉴요커들을 보면 팬데믹이라는 단어를 완전히 잊고 사는 듯하다. 음식점과 술집은 손님들로 북적이고 쇼핑몰 등 실내에서도 ‘노마스크’로 다니는 사람이 더 많다. 도심에는 뉴욕의 명물인 이층버스가 관광객을 가득 싣고 다닌다. 겨우내 닫혀 있던 기념품 숍들도 일제히 문을 열었다.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만 보면 뉴욕의 이런 분위기는 선뜻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맨해튼의 10만 명당 하루 확진자는 20명 안팎으로 서울보다 서너 배는 더 많다. 그러나 전체 주민의 3분의 2가 백신 접종을 마쳤고, 할렘 이남 대부분의 지역은 접종률이 80∼90%에 이른다. 그러다 보니 중증 환자가 드물고 사망자가 한 명도 보고되지 않는 날도 상당히 많다. 바이러스를 잘 관리하면서 일상을 회복할 조건이 갖춰진 것이다. ‘위드(with) 코로나’ 단계에 들어선 뉴욕의 방역은 한국과 여러모로 다르다. 우선 유연성이 있다. 이곳에선 몇 명 이상은 못 모이게 하거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식의 일률적인 규제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로 사람들이 안전하게 생계를 이어갈 수 있게 다른 규제를 완화했다. 지난해 팬데믹으로 차량 통행이 급감하자 음식점들에 차로 한 개를 내어 주고 야외석을 마련하게 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공연과 전시를 모두 금지하는 대신 당국은 야외공간을 활용해 즉석 콘서트를 열 수 있게 배려했다. 기업들도 전례 없는 재택근무 옵션을 부여해 직원들의 안전한 근무를 보장했다. 규제가 굳이 필요하다면 이를 거부하는 이들에게도 빠져나갈 구멍을 준다. 뉴욕시는 30만 명에 달하는 시 공무원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면서 그게 싫은 사람들에겐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대안을 줬다. 음식점도 이번 주부터 백신 맞은 사람만 입장이 가능하지만 야외 좌석은 미접종자에게도 개방을 허용한다. 이처럼 개인에게 방역 수칙을 강요하지 않는 대신 뉴욕은 백신 맞은 사람을 상대적으로 우대해 다른 이들의 접종을 유도하는 절묘한 방법을 택했다. 백신 접종자 전용석을 설치한 프로야구장의 모습은 모든 관중의 입장을 금지한 한국에선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취약계층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충분히 지원한다. 먼저 팬데믹으로 쏟아진 수많은 실업자는 정부가 실업급여를 대폭 올려 구제했다. 집세를 내지 못하는 임차인들도 전에 없던 ‘퇴거 유예’ 조치로 길거리에 내몰리는 것을 막았다. 한국처럼 자영업자들의 생업을 제한하고 이를 제대로 보상하지 않는 등 특정 계층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다. 물론 이런 느슨한 방역 원칙이 사람들의 경각심을 약화시켜 확진자를 더 늘리는 결과로 이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1년 반이 지나도 사태의 끝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언제까지나 방역을 내세우며 시민들의 기본권과 경제활동을 막을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아직 ‘위드 코로나’ 전환이 불가능한 이유로 백신 접종률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든다. 맞는 말이다. 미국도 한국 수준의 접종률로 이 정도의 일상 회복을 강행했다면 그 결과는 어땠을지 상상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는 결국 우리가 백신 확보를 소홀히 해서 스스로 ‘영원한 4단계’의 굴레에 빠졌다고 자인한 꼴이나 다름없다. 현재 서울은 뉴욕보다 확진자가 훨씬 적지만, 시민들의 행복도는 낮고 방역 스트레스는 매우 큰 편인 것 같다. 국민들의 이런 희생에 어떻게 부응해야 할지 이 정부는 고민해야 한다.유재동 뉴욕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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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 에너지 넘치는 K팝” 뉴요커들의 흥분

    일요일인 15일(현지 시간) 저녁 미국 뉴욕 맨해튼 링컨센터 야외공연장에 시민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링컨센터에서 처음 열리는 K팝 공연 ‘K팝 디스코 피버(K-Pop Disco Fever)’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링컨센터와 뉴욕한국문화원이 공동 주최한 이날 공연은 뉴욕의 경제 재가동을 기념하는 ‘리스타트 스테이지’의 공식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브루클린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인 여성 DJ 감마바이브와 K팝 전문 댄서들이 무대에 올라 BTS, 블랙핑크, 트와이스, 싸이 등 K팝 가수들의 음악을 1시간 동안 선보였다. 관객은 대체로 20, 30대 젊은층이었지만 간혹 노인들도 공연장을 찾았다. 이날 만난 젊은 남성 디에고 라미레즈 씨는 “원래 에버글로우라는 K팝 그룹을 좋아한다”며 “K팝은 에너지가 넘치고 즐겁고 사람들을 흥분되게 한다”고 했다. 팬들은 음악에 맞춰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서서 해당 그룹의 실제 율동을 따라했다. 한국어로 된 가사를 제법 잘 따라 부르는 팬들도 많았다. 지인들과 함께 온 한 여성 팬은 공연 후반부에 BTS의 노래가 나오자 소리를 지르면서 환호했다. 평소엔 조용하던 링컨센터 주변에 흥겨운 음악이 울려 퍼지자 지나가던 사람들도 가던 길을 멈추고 한동안 음악을 들었다. 뒤늦게 공연 사실을 알고 표를 미처 구하지 못해 현장에서 입장을 문의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이날 공연을 기획한 조다나 리 프로그램 디렉터는 “K팝은 엄청난 문화 콘텐츠로 한국인 커뮤니티뿐 아니라 모든 뉴요커들이 즐길 수 있다”며 “이번 ‘리스타트 스테이지’를 기획할 때부터 뉴욕한국문화원과 함께 행사를 마련했다”고 했다. 조윤증 뉴욕한국문화원장은 “링컨센터 쪽에서 먼저 K팝 공연을 우리에게 제의해 왔다”며 “링컨센터 측은 클래식 팬들이 고령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었고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K팝에 주목한 것 같다”고 했다. 링컨센터는 2년 전인 2019년에도 오케스트라의 편곡으로 K팝 노래들을 선보인 바 있는데 당시에도 젊은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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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LA서 백신 찬반 시위대 유혈충돌…1명 흉기에 찔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두고 미국에서 갈등이 확산되는 가운데 찬반 시위대가 충돌해 한 명이 칼에 찔리고 여러 사람이 다쳤다. 15일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 등에 따르면 14일 오후 2시경 LA 시청 앞에서 수백 명의 시위대가 성조기와 ‘의료의 자유’라는 팻말을 들고 백신 의무화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인근에선 수십 명이 모여 이들을 비난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두 시위대는 이내 충돌했다. 백신 접종에 찬성하는 시위대가 상대편에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렸고 백신 반대 시위대가 이들에게 “죽이겠다”며 위협을 가했다. 양측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던 가운데 한 남성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그가 칼에 찔렸고 위중한 상태라면서 “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백신 반대 시위대는 칼에 찔린 사람이 자기네 쪽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현장을 취재하던 지역 언론사 기자는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기자는 경찰에 “백신 반대 시위대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가 공격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LA 시의회는 델타 변이가 확산하자 식당과 술집, 헬스장, 영화관, 가게 등에 들어갈 때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백신 의무 접종을 둘러싼 갈등은 미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환자가 다시 많이 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압박이 커지자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잦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백신 의무화 조치를 둘러싼 갈등이 새로운 분열을 초래하고 정치적 화약고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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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링컨센터서 울려퍼진 K팝…뉴요커들 가사-율동 따라하며 환호

    일요일인 15일(현지 시간) 저녁 미국 뉴욕 맨해튼 링컨센터 야외공연장에 시민 수백 명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링컨센터에서 처음 열리는 케이팝 공연 ‘K팝 디스코 피버’(K-Pop Disco Fever)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링컨센터와 뉴욕한국문화원이 공동 주최한 이날 공연은 뉴욕의 경제 재가동을 기념하는 ‘리스타트 스테이지’의 공식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브루클린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인 여성 DJ 감마바이브와 케이팝 전문 댄서들이 무대에 올라 BTS, 블랙핑크, 트와이스, 싸이 등 K팝 가수들의 음악을 1시간 동안 선보였다. 관객은 대체로 20, 30대 젊은층이었지만 간혹 노인들도 공연장을 찾았다. 이날 만난 젊은 남성 디에고 라미레즈 씨는 “원래 에버글로우라는 K팝 그룹을 좋아한다”며 “K팝은 에너지가 넘치고 즐겁고 사람들을 흥분되게 한다”고 했다. 팬들은 음악에 맞춰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서서 해당 그룹의 실제 율동을 따라했다. 한국어로 된 가사를 제법 잘 따라 부르는 팬들도 많았다. 지인들과 함께 온 한 여성 팬은 공연 후반부에 BTS의 노래가 나오자 소리를 지르면서 환호했다. 평소엔 조용하던 링컨센터 주변에 흥겨운 음악이 울려 퍼지자 지나가던 행인들도 한동안 가던 길을 멈추고 음악을 들었다. 뒤늦게 공연 사실을 알고 표를 미처 구하지 못해 현장에서 입장을 문의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이날 공연을 기획한 조다나 리 프로그램 디렉터는 “케이팝은 엄청난 문화 콘텐츠로 한국인 커뮤니티 뿐 아니라 모든 뉴요커들이 즐길 수 있다”며 “이번 ‘리스타트 스페이지’를 기획할 때부터 뉴욕한국문화원과 함께 행사를 마련했다”고 했다. 조윤증 뉴욕한국문화원장은 “링컨센터 쪽에서 먼저 K팝 공연을 우리에게 제의해 왔다”며 “링컨센터 측은 클래식 팬들이 고령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었고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K팝에 주목을 한 것 같다”고 했다. 링컨센터는 2년 전인 2019년에도 오케스트라의 편곡으로 K팝 노래들을 선보인 바 있는데 당시에도 젊은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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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中 ‘대만 갈등’… 美 “강압행위 말라” 中 “대만, 가장 민감한 문제”

    ‘대만 문제’를 놓고 벌어진 미중 간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최근 부임한 주미 중국대사는 “대만 문제가 미중 간 가장 민감한 문제”라며 미국을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한 협의체인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참여) 고위급 회의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며 중국 압박을 계속했다. 13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친강(秦剛) 주미 중국대사는 전날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을 부임 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대만 문제가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며 대만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한다. 미국 국무부는 12일 쿼드 고위급 화상회의 개최 사실을 알리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강압적인 행위에 취약한 나라들을 지원하는 방안, 대만해협 평화와 안보의 중요성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특정 국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강압적인 행위’는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관영언론 환추시보는 13일 미국이 다른 나라 정상들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함께 회의에 참석하는 장면을 연출하면 중국은 단호히 조치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만의 지도자가 세계 여러 나라 정상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스크린에 나오는 날에는 중국 전투기가 대만 상공을 날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해 12월 화상으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알린 백악관의 이틀 전 발표를 겨냥한 것으로, 미국이 이 회의에 차이 총통을 초청하면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할 수도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 미 중앙정보국(CIA)이 조직 내에 중국 관련 업무만 전담하는 ‘중국 미션센터’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은 중국 업무를 ‘동아시아·태평양 미션센터’에서 맡고 있는데, 앞으로는 별도 조직을 만들어 중국 대응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2021-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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