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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4연패에 도전하는 미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케빈 듀랜트(브루클린)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24일 “미국 남자 농구팀에 잭 라빈(시카고)과 제러미 그랜트(디트로이트)가 합류하면서 7월 도쿄 올림픽에 나갈 12명이 확정됐다”고 보도했다. 사령탑은 1996년부터 샌안토니오를 이끌고 있는 미국프로농구(NBA) 최장수 감독 그레그 포포비치(72)가 맡았다. NBA를 대표하는 4명의 슈퍼스타 중에서는 듀랜트만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와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는 불참 의사를 밝혔고, 제임스 하든(브루클린)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제외됐다. 듀랜트는 2020∼2021시즌에 부상으로 정규시즌 35경기에만 출전했지만 평균 26.9득점, 7.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3점슛 성공률은 45%에 달한다. 플레이오프(PO)에서는 폭발적인 클러치 능력을 선보이며 12경기에서 평균 34.3득점을 몰아쳤다. PO 2라운드에서 밀워키에 밀려 동부콘퍼런스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마지막 7차전에서 48점을 몰아넣으며 슈퍼스타의 면모를 보여줬다. 2012년 런던 대회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듀랜트는 개인 통산 3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가드 라인에는 NBA 정상급 테크니션이 대거 포함됐다. 이번 시즌 득점 전체 2, 3위인 브래들리 빌(워싱턴)과 데이미언 릴러드(포틀랜드)가 이름을 올렸다. 피닉스를 서부콘퍼런스 결승에 올려놓고 1차전에서 40득점을 폭발한 슈팅 가드 데빈 부커도 가세했다. 정통 센터로 뱀 아데바요(마이애미)만 합류한 것이 아쉬운 부분. 포워드 케빈 러브(클리블랜드)가 센터도 맡긴 하지만 NBA 리바운드 제왕 뤼디 고베르(유타)가 합류하는 프랑스, 이번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인 니콜라 요키치(덴버)가 버티는 세르비아 등 유럽 팀들의 높이에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내달 25일 프랑스와 도쿄 올림픽 예선 1차전을 벌인다. 한편 도쿄 올림픽 남자 농구는 12개 팀이 3개 조로 나뉘어 25일부터 예선을 치른 뒤 각 조 1, 2위 팀과 3위 팀 중 상위 2개 팀이 8강에 진출한다. 이후 8강, 4강, 결승전으로 메달을 가린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피닉스가 경기 종료 직전 디안드레이 에이턴의 극적인 버저비터 덩크 슛으로 서부콘퍼런스 결승(7전 4승제)에서 2연승을 달렸다. 11년 만에 콘퍼런스 결승에 진출한 피닉스는 23일 안방경기로 열린 2차전에서 LA 클리퍼스에 104-10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피닉스는 경기 종료 0.9초 전 마지막 공격에서 제이 크라우더의 어시스트를 에이턴이 앨리웁 덩크로 연결해 승리를 매듭지었다. 클리퍼스는 103-102로 앞선 상황에서 4쿼터 종료 8.2초를 남기고 폴 조지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치며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최고 영웅이 된 에이턴은 24득점, 14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5명이 코트에 서서 발 붙이고 있는 농구는 절대 안 할 겁니다.” 4월 프로농구 SK의 새 지휘봉을 잡은 전희철 감독(48)이 팀 변화의 방향을 확실하게 정리했다. 전 감독은 SK에서 2군 감독과 전력분석원을 2년, 코치를 10년 했다.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바꿔야 할지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최근 경기 용인의 SK나이츠 체육관에서 만난 전 감독은 “지난 세월 문경은 전 감독과 좋은 터에 기초부터 닦아 집을 잘 지었는데 10년이 지나니 낙후된 데가 있다. 진단을 잘해서 튼튼한 집으로 바꾸는 게 내 임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캐치프레이즈를 ‘활발한 소통, 끈끈한 팀워크’로 바꿨다”며 “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코치, 트레이너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막히는 부분을 풀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때 공수에서 역동성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게 잔소리를 덜 듣게 할 변화의 핵심이다. “SK 농구가 빠른 농구를 펼치면 승률이 높지만 막히면 단조로워진다는 지적이 많았다”는 그는 우선 웜업과 스트레칭을 강화해 부상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게 훈련 프로그램을 바꿨다. 그는 “SK 농구가 속도가 떨어지고 성적이 안 좋아지는 건 1차적으로 부상 때문”이라며 “그동안 선수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긴 면이 있었는데 이제는 부상 방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격에서는 속공과 세트 오펜스 사이 중간 단계의 템포 공략, ‘세컨드 브레이크’(1차 속공이 저지된 후 이뤄지는 2차 속공)를 세밀하게 다듬을 생각이다. 3점슛 정확도가 높은 슈터 허일영을 오리온에서 영입한 것도 2차 속공의 다양성과 효과를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그가 해보고 싶었던 공격 농구 스타일이기도 하다. 전 감독은 “미국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농구가 특별하게 다가왔다. 공과 선수가 멈춰 있는 농구가 아니라 계속 돌아가는 농구다. 우리 팀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허일영의 가세에 따라 포워드 포지션이 중복되는 안영준을 슈팅가드에 배치해 ‘쌍포’를 가동할 계획이다. 그는 “안영준이 2번 포지션을 맡으면 공 컨트롤 시간이 많아져 무기가 많이 생긴다. 2 대 2 공격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비는 약속된 틀을 여러 개 만들어 수비 조직력이 느슨해질 상황을 대비할 계획이다. 그는 “패턴에 대해 충분한 훈련이 돼 있으면 경기에서 선수들끼리 잘못을 따질 일이 없다. 지난 시즌과는 180도 다른 타이트한 수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5명 전원이 수비에서 신이 나 공격에서도 코트에 발 붙일 틈이 없이 뛰는 농구. 마치 ‘에어 희철’ 아바타 5명이 뛰는 듯한 플레이가 전 감독이 꿈꾸는 행복 농구다.용인=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도핑 검사 방해 혐의를 받아온 중국 수영 스타 쑨양(30)이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재심에서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아 도쿄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CAS는 22일(현지시간) “재심 재판부가 쑨양에게 4년 3개월의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자격 정지 기간은 CAS가 첫 징계를 내린 지난해 2월 28일부터 시작된다. 1심에서는 8년의 자격 정지 징계가 내려졌었다. 기간은 줄었지만 쑨양은 도쿄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고, 2024년 파리올림픽에는 출전할 수 있다. 하지만 30세의 쑨양이 3년 뒤 올림픽에서 전성기 기량을 선보일 가능성은 낮다. 쑨양은 2018년 9월 도핑 검사 샘플을 채집하기 위해 중국 자택을 방문한 검사원들의 활동을 방해하고 검사를 피했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쑨양은 올림픽에서 3개,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11개의 금메달을 딴 수영 남자 자유형 중장거리 최강자다. 자유형 1500m 세계기록(14분31초02)도 보유하고 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5명이 코트에 서서 발붙이고 있는 농구는 절대 안 할 겁니다.” 4월 프로농구 SK의 새 지휘봉을 잡은 전희철 감독(48)이 팀 변화의 방향을 확실하게 정리했다. 방향을 따라갈 계획도 세웠다. 전 감독은 SK에서 2군 감독과 전력분석을 2년, 코치를 10년 했다. 무엇이 문제이고, 바꿔야할지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14일 만난 전 감독은 “좋은 옛 집의 터를 문경은 전 감독과 함께 파고 골조도 짰다. 그런데 10년이 지나니 낙후된 데가 있다. 진단을 다시 잘 해서 깨끗하고 튼튼한 집으로 바꾸는 게 내 임무”라며 “팬들이나 언론 등 외부에서 잔소리를 덜 듣는 게 1차 목표”라고 콕 짚어 말했다. 그래서 캐치프레이즈도 ‘활발한 소통, 끈끈한 팀워크’로 바꿨다. 전 감독은 “외부에서 잔소리를 덜 듣는다는 것은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신 내부에서 코치, 트레이너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치열하게 고민을 하고, 막히는 부분을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마다 공수에서 역동성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잔소리를 덜 듣게 할 변화의 핵심이라고 본다. “SK농구가 빠른 농구를 펼치면 승률이 높은데 막히면 단조로워진다는 지적이 많았다”는 전 감독은 우선적으로 웜업과 스트레칭을 강화해 부상 가능성을 대폭 줄일 수 있도록 훈련 프로그램을 바꿨다. 전 감독은 “SK 농구가 속도감이 떨어지고 성적이 안 좋아지는 건 1차적으로 부상 이유가 절반”이라며 “선수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긴 면이 있었는데 이제는 틀을 짜서 부상 방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했다. 주전들의 부상율을 최대한 낮춘다는 것을 전제로 공격에서는 속공과 지공 사이 중간 단계 템포 공략, ‘세컨드 브레이크’(1차 속공이 저지된 후 이뤄지는 빠른 2차 속공)을 밑바닥부터 세밀하게 다듬을 생각이다. 속공이 실패하고 다시 공격 리바운드에 이어 외곽으로 빠져 나오는 패스를 받아 던지는 3점 슛의 정확도가 높은 슈터 허일영을 오리온에서 영입한 것도 2차 속공의 다양성과 효과를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해보고 싶었던 공격 농구 스타일이다. 전 감독은 “미국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농구가 특별하게 다가왔었다. 공과 선수가 멈추는 농구가 아니라 계속 돌아가는 농구다. 가드 토니 파커를 중심으로 ‘세컨드 브레이크’를 끊지 않고 계속 시도를 하는 스타일의 농구”라며 “분명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또 대처 방법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장신 슈터 허일영을 영입하면서 3, 4번 포지션에 기용하는 포워드 안영준을 2번 슈팅가드로 기용해볼 계획이다. 안영준의 가세로 2차 속공에서 허일영과 쌍포가 터질 수 있는 옵션을 실험한다. 전 감독은 “2번 포지션을 맡으면 공 콘트롤 시간이 늘어나 무기가 많이 생길 것이다. 신장이 작은 수비가 붙어 유리하고 2대2 공격도 많이 할 수 있다. 그러면 더 발전한 3번이 될 수도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수비는 새로 맡은 팀처럼 약속된 틀을 여러 개 만들어 수비 조직력이 느슨해질 상황을 대비하겠다고 했다. 전 감독은 “미리 약속된 패턴에 대해 충분한 훈련이 돼 있으면 경기에서 선수들끼리 잘못을 따질 일이 없다. 수비에 대해선 연습에서 120% 효과가 나는지 확인할 것이다. 우리끼리의 연습에서도 수비가 통하지 않으면 실전에서 쓸 수 없다. 지난 시즌과는 180도 다른 타이트한 수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5명 전원이 수비에서 신이 나 공격에서도 코트에 발 붙일 틈이 없이 뛰는 농구. 마치 ‘에어 희철’ 아바타 5명이 뛰는 듯한, 전 감독이 꿈꾸는 행복 농구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30일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 올림픽은 21세기에 태어난 선수들의 본격적인 데뷔 무대다. 이번 대회는 2000년 이후 태어난 한국 스포츠 꿈나무들이 처음으로 치르는 여름 올림픽이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22일까지 확정된 올림픽 대표 선수 가운데 10대는 13명으로 전체의 6.4%를 차지한다. 5년 전인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만 해도 5명(2.4%)에 불과했다. 과거 올림픽에서 10대 선수들은 하키, 핸드볼 등 단체 구기 종목에 집중된 사례가 많았다. 도쿄에서는 야구 이의리(19) 외에도 개인 종목 유망주인 체조 여서정(19), 수영 황선우(18), 탁구 신유빈(17) 등이 남다른 기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1년을 더 기다린 끝에 꿈에 그리던 올림픽을 앞둔 예비 스타들은 한창 막바지 담금질 중이다. 여자 기계체조 기대주인 여서정은 연기의 완벽한 마무리에 주력하고 있다. 여서정은 “10kg짜리 모래주머니가 달린 조끼를 입고 착지 훈련을 한다.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체조 은메달리스트 여홍철의 딸인 그는 대를 이어 올림픽 메달을 노린다. 우상들의 뒤를 이어 세계 최고의 무대에 나선다는 설렘도 가득하다. 10대 선수로는 유일하게 야구 대표팀에 승선한 KIA 왼손 투수 이의리는 “내 기억 속 첫 올림픽은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류현진 선배가 호투하는 장면이다. 팀에서 원하는 대로 100% 역할을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박태환 선배의 금메달 장면을 커서 곱씹어 보니 ‘미쳤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더라”고 말하는 황선우는 이미 자유형 100m(48초04)에서 박태환의 한국 신기록을 넘어섰다. 황선우는 “코로나19로 수영장이 폐쇄되고 대회도 줄줄이 취소됐지만 기회로 여기고 ‘몸 다지기’에 집중한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려서부터 꿈꿔온 태극마크지만 그 중압감에 짓눌리지 않는 게 선배 세대와의 차이점이다. 탁구 국가대표 역대 최연소 기록(만 14세 11개월) 보유자인 신유빈은 “선배들이 (올림픽에 가면) 긴장돼서 자기 플레이를 못 한다고 많이 말씀하시는데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오히려 앞으로 ‘올림픽도 넘었는데 뭘 못 해?’라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더 중요한 건 그 이후에도 잘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서정 역시 “국가대표라는 자부심만큼이나 한 명의 운동선수로서 올림픽에 이름을 남기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KBO리그에서 3승 3패를 기록 중인 이의리는 “올림픽이 특별하지만 아직은 무덤덤하다. KIA 선수로서 팀에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먼저”라고 답했다.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위로를 주는 건 뭘까. 출국을 앞둔 선수들에게 도쿄에 가지고 갈 자신의 애장품에 대해 물었다. 디지털 콘텐츠에 친숙한 세대답게 전자기기 등을 꼽는 선수들이 많았다. 블루투스 스피커와 태블릿PC를 꼽은 여서정은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들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곤 했다. 큰 대회에선 식단관리를 하는데 먹방 콘텐츠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황선우는 “수영 영상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국제수영리그(ISL) 경기를 보는 게 취미”라고 말한다. 신유빈은 체중계와 어머니가 사준 잠옷부터 챙겼다. 체중에 따라 경기력이 좌우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이돌이나 연예인을 선망하는 건 또래 친구들과 비슷하다. 신유빈은 방탄소년단(BTS), 여서정은 워너원, 황선우는 블랙핑크의 응원을 받고 싶어 했다. 박태환은 2004 아테네 올림픽에 한국 선수단 최연소(15세)로 출전했다가 부정출발에 따른 실격으로 헤엄 한번 못 쳤다. 하지만 4년 후 베이징에서 올림픽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올림픽은 출전만으로도 소중한 경험이 된다. 후배들 역시 종목은 달라도 올림픽 자체를 즐기며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만은 같았다. 21세기 소년 소녀 올림피안들의 유쾌한 도전이 이제 막을 올린다.강홍구 windup@donga.com·강동웅·유재영 기자}

크리스티안 에릭센(인터밀란)을 위해 하나로 뭉친 덴마크 축구가 유로 2020에서 ‘코펜하겐의 기적’을 일궈냈다. 덴마크는 22일 덴마크 코펜하겐 파르켄 스타다움에서 열린 유로 2020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러시아에 4-1 대승을 거뒀다. 1승 2패(승점 3)로 핀란드(0), 러시아(―2)와 동률이 된 덴마크(+2)는 3팀 간 골득실에서 앞서 조 2위로 극적인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에릭센을 위한, 에릭센을 향한 덴마크 선수들의 집중력이 무더기 골로 이어졌다. 13일 핀란드와의 조별리그 경기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 심폐소생술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던 에릭센은 심장 제세동기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고 퇴원해 3차전을 앞둔 덴마크 대표팀 훈련장에 나타났다. 동료들 덕분에 살 수 있었다는 에릭센의 감사와 응원을 받은 덴마크 선수들은 대승으로 다시 일어난 에릭센에게 보답했다. 덴마크 선수들은 경기 도중 또 하나의 선물을 했다. 토트넘 시절 에릭센과 동고동락했던 손흥민이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한 13일 레바논과의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에서 득점을 한 뒤 에릭센의 쾌유를 비는 세리머니를 한 것을 덴마크 선수들이 따라한 것이다. 당시 손흥민은 카메라 앞에서 손가락으로 에릭센의 배번이었던 ‘23’을 펼쳐 보이며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덴마크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은 2-1로 앞선 후반 34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골을 터뜨린 뒤 중계 카메라 앞으로 달려가 양손으로 ‘10’을 만들어 보였다. 대표팀 에이스로 10번을 달고 있는 에릭센을 위한 세리머니였다. 현재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같이 뛰고 있는 미드필더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도 경기 도중 머리를 다쳤지만 붕대를 감고 투혼을 발휘하며 에릭센에게 값진 승리를 바쳤다. 경기 후 카스페르 휼만드 덴마크 감독은 “이 팀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선수들의 동기, 팀 정신, 우정은 정말 대단했다. 선수들이 에릭센 사고의 큰 충격에서 어떻게 회복했는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이들은 강하다”고 놀라워했다. 에릭센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덴마크의 골 장면 사진을 올리고 덴마크 국기를 붙이며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 덴마크는 27일 웨일스와 16강전을 벌인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금메달 7개, 5회 연속 10위권 진입.’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의 목표다. 한국은 2004 아테네 올림픽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4회 연속 톱10에 진입하며 스포츠 강국의 위용을 뽐냈다. 전통적인 효자 종목인 양궁, 태권도, 여자 골프 등에서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대회 초반 양궁이 금빛 분위기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양궁은 역대 여름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23개)을 안겼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도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 걸린 4개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이번 대회에는 혼성 단체전이 추가돼 5개 전 종목 석권을 노리고 있다. 남자대표팀에는 2012년 런던 금메달 이후 9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베테랑 오진혁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단체전 금메달 주역 김우진, 17세 고교 궁사 김제덕이 금빛 과녁을 정조준한다. 여자대표팀에는 세계랭킹 1위 강채영과 장민희, 안산이 나선다. 태권도는 역대 최다인 6명이 출전권을 획득한 가운데 3회 연속 올림픽에 나서는 남자 68kg급 이대훈의 금메달 획득이 주목된다. 런던에서 은메달,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이대훈은 “도쿄에서는 무조건 금메달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때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던 펜싱에서도 남자 사브르 세계랭킹 1위 오상욱이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여자 에페 세계 2위 최인정도 3월 국제펜싱연맹(FIE) 월드컵 에페 개인전에서 정상에 올라 기대를 모은다. 유도에서는 일본 도쿄 출신으로 재일교포 3세인 73kg급 안창림을 중심으로 66kg급 안바울, 100kg급 조구함이 유도 종주국 일본에서 금빛 메치기에 나선다. ‘권총의 신’ 진종오는 10m 공기권총을 통해 역대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에 도전한다. 2004년 아테네에서 은메달을 시작으로 네 번의 올림픽에서 총 6개의 메달(금 4개, 은 2개)을 따냈다. 양궁의 김수녕(은퇴)과 최다 메달 공동 1위다. 아직 출전 선수가 확정되지 않은 여자 골프는 박인비가 타이틀 방어를 노리는 가운데 고진영 김세영 김효주도 금메달에 도전할 후보로 꼽힌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애틀랜타가 우승 후보 필라델피아를 꺾고 동부콘퍼런스 결승에 진출했다. 애틀랜타는 2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웰스파고센터에서 열린 2020∼2021 NBA 플레이오프(PO) 동부콘퍼런스 2라운드(7전 4승제) 최종 7차전에서 접전 끝에 필라델피아를 103-96으로 물리쳤다. 이번 시즌 동부콘퍼런스에서 정규리그 5위를 차지한 애틀랜타는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정규리그 1위 필라델피아의 덜미를 잡았다. 4쿼터 막판 애틀랜타 슈터 케빈 허터의 공격적인 3점슛 시도가 승부를 갈랐다. 93-92로 애틀랜타가 쫓긴 상황에서 종료 54초를 남기고 허터는 센터 클린트 카펠라의 스크린을 받아 코너로 가는 척하다 곧바로 3점슛 라인 바깥에서 솟구쳤다. 필라델피아의 머티스 사이불이 블록 슛을 시도했지만 반칙이 선언됐다. 결정적인 자유투 3개. 허터는 자유투 3개를 침착하게 성공시켰고, 애틀랜타는 다닐로 갈리나리의 쐐기 덩크슛까지 터지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정규리그 어시스트 전체 2위였던 트레이 영은 21득점 10어시스트로 공격의 물꼬를 텄고, 허터가 3점슛 2개 포함 27득점으로 팀을 구했다. 존 콜린스는 리바운드를 16개나 잡아내며 필라델피아 에이스 조엘 엠비드와 골밑에서 대등한 높이 대결을 해줬다. 필라델피아는 엠비드가 31득점, 11리바운드를 올렸지만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 졌다. 2001년 이후 20년 만에 콘퍼런스 파이널 진출을 노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프로축구 K리그1 선두 울산의 김민준(21)이 7일 췌장암으로 별세한 팀의 전설 고(故) 유상철 전 인천 감독에게 골을 선사했다. 지난 시즌 울산에 입단한 프로 2년 차 김민준은 20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K리그1 19라운드 성남과의 안방경기에서 1-1이던 전반 31분 홍철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어 시즌 5호 골을 터뜨렸다. 울산에서 프로에 데뷔한 유 전 감독을 추모하는 경기였던 이날 김민준은 유 전 감독의 현역 시절 장기였던 헤딩으로 골을 만들어내고 유 전 감독의 얼굴과 배번 6번이 새겨진 암밴드에 입을 맞추는 세리머니를 했다. 울산의 유스팀 현대고 출신인 김민준은 이날 골로 수원의 유스팀 매탄고를 졸업하고 이번 시즌 화끈한 공격력으로 국가대표에도 뽑힌 정상빈(18)과의 영플레이어상 경쟁에 불을 붙였다. 정상빈은 4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울산과 성남은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유 전 감독과 2002년 월드컵 대표팀에서 4강 신화를 함께 이뤘던 성남 김남일 감독도 울산과 대등하게 맞섰다. 울산은 리그 3연승 행진을 멈췄지만 9경기 연속 무패(4승 5무)의 상승세를 유지하며 1위 자리를 지켰다. 울산은 10승 7무 2패(승점 37)로 1경기를 덜 치른 전북(승점 33)과의 차이를 4로 벌렸다. 성남은 승점 18로 10위에서 9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울산은 올림픽 대표팀 소집 훈련을 마치고 복귀한 이동준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는 등 국가대표 차출 선수들의 컨디션이 나빴고, 수비 집중력이 떨어졌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유 전 감독이 울산과 대한민국의 레전드라는 점을 얘기했다. 하늘에서 플레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조직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경기에 앞서 울산 구단은 유 전 감독의 레전드 걸개가 걸린 경기장 게이트 옆에서 ‘헌신과 기억의 벽(Wall of Legends)’ 제막식을 진행했다. 울산 선수들은 유 전 감독의 현역 시절 등번호 6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입장해 그의 울산 시절 활약상 등을 보며 명복을 빌었다. 유 전 감독은 울산에서 9시즌 동안 142경기를 뛰면서 37골 9도움을 올렸고, 두 차례 K리그 우승(1996년, 2005년)의 주축 역할도 했다. 3913명의 관중은 킥오프 후 6분 동안 침묵 응원을 했고, 6분이 지난 뒤 66차례 박수로 유 전 감독을 애도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전차 군단’ 독일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이끄는 포르투갈을 꺾고 유로 2020 조별리그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독일은 20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F조 2차전에서 포르투갈에 선제골을 내주고도 카이 하베르츠, 로빈 고젠스의 득점과 상대 자책골 등을 묶어 4-2로 역전승했다. 1차전에서 프랑스에 패한 독일은 F조 2위로 올라섰다. 독일은 최근 포르투갈과의 5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1승 1패가 된 포르투갈은 독일과 승점이 같아졌지만 상대 전적에서 밀려 조 3위가 됐다. 패하긴 했지만 호날두는 전반 15분 동료의 패스를 받아 왼발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자신이 갖고 있는 유로 통산 최다 득점을 12골로 늘렸다. 이번 대회에서는 3번째 득점. 또 A매치 107골로 이란의 알리 다에이(은퇴)가 보유한 A매치 최다 득점(109골)에 2골 차로 다가섰다. 통계 전문 업체 옵타에 따르면 호날두는 유로와 월드컵 본선을 합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유럽 출신 선수 공동 1위에 올랐다. 호날두는 유로에서 12골, 월드컵 본선에서 7골을 넣으며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19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같은 조의 프랑스와 헝가리는 1-1로 비겼다. 프랑스는 1승 1무(승점 4)로 조 1위를 지켰다. 헝가리는 1무 1패로 최하위. 한편 13일 유로 2020 조별리그 B조 첫 경기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응급 심폐소생술로 회복한 덴마크 대표팀의 크리스티안 에릭센(인터 밀란)은 19일 병원에서 퇴원해 가장 먼저 대표팀 훈련장을 깜짝 방문했다. ESPN은 “에릭센이 이식형 심장 감시 장치를 달고 퇴원해 아들과 함께 대표팀 훈련장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ESPN은 측근의 말을 빌려 에릭센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만 에릭센이 이탈리아 세리에A에 복귀하려면 신체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증명서를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에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포르투갈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6·유벤투스·사진)의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세계 최초로 3억 명을 넘어섰다. 영국의 ‘더 선’은 19일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호날두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소셜미디어 팔로어를 보유한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호날두에 이어 미국 프로레슬러 출신 영화배우 드웨인 존슨(2억4600만 명)과 미국의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2억4400만 명)가 2, 3위다. 호날두의 라이벌이자 아르헨티나가 낳은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는 2억1900만 명으로 7번째다. 호날두보다 팔로어가 많은 대상은 인스타그램 자체 계정(3억9700만 명)뿐이다.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호날두의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개 구단의 팔로어를 모두 합친 수(1억7000만 명)보다 많다고 전했다. 호날두는 최근 유로 2020이 개막한 이후 매일 한 번꼴로 포르투갈 대표팀 동료들과 찍은 사진과 글을 올리고 있다. 게시물마다 약 500만 개의 ‘좋아요’, 3만∼9만 개의 댓글이 달린다. 영국 소셜미디어 마케팅업체 ‘호퍼 HQ’가 2019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호날두는 인스타그램 게시물 1개당 약 12억 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정을 떼야 하는데….” 추일승 전 오리온 감독(58)과 문경은 전 SK 감독(50)은 한 팀에서만 약 10년간 지휘봉을 잡다가 물러난 프로농구 대표 ‘원팀’ 장수 사령탑들이다. 추 전 감독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코리아텐더와 KTF(KT의 전신)의 감독을 역임하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오리온을 이끌었다. 문 전 감독은 2011년 감독 대행으로 팀을 맡은 뒤 팀의 체질 개선을 성공시키며 이듬해 정식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후 올해 4월까지 SK를 명문 구단의 반열에 올려놓고 수석 코치였던 후배 전희철 감독에게 자리를 넘겼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간 팀을 이끈 뒤 떠나는 마음의 소용돌이야 오죽 컸을까. 추 전 감독은 그동안의 소회에 대해 긴 한숨부터 내쉬었다. “쌓이고 쌓인 소중한 시간들이 쓸려 버리는 느낌이랄까요. 10년 가까이 있던 팀은 고향이나 모교와 같은데 점점 멀어져 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동안 마음에 ‘상처’가 컸어요. 감독이라는 직업의 숙명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문 감독도 같은 생각일 것 같아요.” 사령탑에서 물러난 지 이제 2개월 정도 된 문 전 감독은 “정말 정든 팀을 떠나니 지금도 멍한 상태다. 조금 쉬고 다시 준비하는 농구인의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추 전 감독은 KBL에서 379승을 올려 역대 감독 통산 승수에서 4위에 올라 있다. 문 전 감독은 288승으로 7위다. 감독으로 지내는 동안 코트에서 치열한 경기를 치르며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코트를 떠난 뒤 농구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없다. 그래도 농구에서 벗어난 삶을 생각하기 힘들다. “감독을 그만두고 나서 얼굴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어 좋긴 한데 흰머리를 보면 또 다르잖아요. 감독들에게는 훈장과도 같잖아요. 한국 농구가 잘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내가 할 일이 없나 찾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운명인 것 같아요.”(추 전 감독) “KBL 감독 최초로 한 팀에서 300승을 못한 건 지금도 아쉬워요. 어떨 땐 300승을 채울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생각도 있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한국 농구에 봉사하고 싶어요.”(문 전 감독) 추 전 감독은 감독에서 물러난 뒤 강원도 횡성에 전원주택을 짓고 서울 집을 오가며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먹거나 지인들에게 보낼 채소도 틈틈이 기르고 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자 농구 공부도 하고 팬들의 농구 갈증도 채워줄 목적으로 오리온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박상오와 함께 올해부터 농구 유튜브 채널을 하기도 했다. 추 전 감독은 “농구 전술 등을 쉽게 알려주고 싶었는데 한국과 미국프로농구(NBA) 영상의 저작권 문제로 방송 제작에 어려움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의 콘텐츠 구독 플랫폼인 ‘브런치’에서 농구 프리랜서 작가로 데뷔해 흥미로운 농구 비하인드 스토리를 5월부터 연재하며 갈증을 풀고 있다. 퇴임 후 SK 기술자문역을 맡은 문 전 감독은 과거 ‘오빠부대’를 이끈 스타 선수답게 방송 섭외가 끊임없이 들어오는 상황이다. 문 전 감독은 “가요 프로그램도 섭외가 오고, 방송인이 된 현주엽(전 LG 감독)이 같이 방송을 해보자고도 한다”며 “하지만 SK 기술자문역으로 농구를 더 배운다는 자세로 전희철 감독이 필요할 때 도와주는 일이 먼저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문 전 감독의 ‘농구 앓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문 전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NBA 선수들이 비시즌 때 연습하는 섹션별, 상황별 스킬 트레이닝 기법에 그동안의 코칭 경험을 입혀 한국 선수들에게 맞게 만들어 보는 작업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10여 년 정든 곳을 정리했지만 농구를 향한 두 감독의 ‘정’은 여전히 뜨거웠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샬럿의 가드 라멜로 볼(20·사진)이 2020∼2021시즌 NBA 최우수 신인으로 선정됐다. 뉴올리언스의 가드 론조 볼(24)의 동생인 라멜로 볼은 기자, 방송 중계팀 등 99명의 투표인단으로부터 1위 표를 84표나 받는 등 총 465점을 얻어 인생에 한 번뿐인 신인상을 수상했다. 미네소타의 앤서니 에드워즈(309점)와 새크라멘토의 타이리스 핼리버턴(114점)을 제쳤다. 샬럿 선수가 신인상을 받은 건 래리 존슨(1991∼1992시즌), 한국농구연맹(KBL) 현대모비스에서도 뛰었던 에메카 오카포(2004∼2005시즌) 이후 3번째다. 2017년 NBA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LA 레이커스에 입단했던 형 론조 볼은 신인상을 받지 못했다. 2020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샬럿에 지명된 라멜로 볼은 이번 시즌 51경기에서 평균 15.7득점, 5.9리바운드, 6.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올 1월에는 애틀랜타를 상대로 22득점 12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해 NBA 사상 최연소 트리플 더블(19세 140일)을 달성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2021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미국대학농구 1부에서 2년간 실력을 갈고닦으며 성인 대표팀에 처음으로 뽑힌 이현중(21·데이비슨대)이 태극마크 데뷔 무대에서 핵심 자원이 될 만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조상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은 17일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열린 아시아컵 예선 A조 4차전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104-81로 이겼다. 전날 78-81로 아쉽게 패한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3점슛 3개 포함 15득점, 4리바운드를 올린 이현중은 이날도 3점슛 4개 포함 21득점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한국은 3승 1패를 기록해 남은 두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상위 2개국에 주어지는 본선 티켓을 차지했다. 이현중은 한 템포 빠른 슛과 공간 움직임, 절묘한 타이밍에서의 도움 수비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3쿼터에는 1분여 동안 3점슛 3개와 블록슛 2개를 몰아치며 상대 추격 의지를 꺾었다. 2m가 넘는 신장에 슈팅가드와 스몰포워드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이현중의 등장은 7월에 있을 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과 아시아컵 본선에서 대표팀 경기 운영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좌우 45도 지점과 코너 빈 곳을 찾아 움직이면서 3점슛을 과감하게 던지는 이현중의 가세로 수비가 분산되면서 이대성과 라건아(KCC)의 2 대 2 스크린 플레이, 파워포워드 이승현(오리온)과 강상재(상무)의 슛 기회가 살아났다. 이현중은 “많은 농구 팬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며 “드라이브 인 돌파를 할 때 슈팅 균형이 무너지는 것, 슛이 안 들어가면 조급해지는 점을 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라건아는 23득점, 7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으며 고교생 대표 여준석(용산고)도 12점을 보탰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도쿄 올림픽 개·폐회식 등 주요 이벤트가 열리는 주경기장 인근에 있는 일본 올림픽박물관의 전시물이 마라톤 영웅 고 손기정 선생(1912∼2002)을 일본인으로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도쿄에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의 제보로 국내에 알려지게 됐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교양학부)에 따르면 박물관 측은 ‘역대 일본인 금메달리스트’ 전시 코너에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손기정 선생의 사진을 최상단에 배치했다. 손 선생이 월계관을 쓰고 시상대에 있는 사진에는 한자와 일본어로 ‘손기정, 1936년 베를린 대회 육상 경기 남자 마라톤’이라는 설명만 되어 있다. 이 박물관은 일본올림픽위원회(JOC)가 운영하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휴관을 하다가 6월 1일부터 다시 관람객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서 교수는 17일 일본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와 JOC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관람객들이 이 공간에서 손기정 선생과 마주하게 되면 현재로서는 일본인으로 오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우려했다. 이어 “손기정 선수가 일장기를 달고 일본 선수단으로 출전한 건 역사적 사실이지만 손기정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세계에 제대로 알려야만 한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에는 손 선생에 대해 ‘한국의 손기정(Sohn Kee-chung of Korea)’이며 “당시 한국은 일제강점기 시기를 겪었다”는 역사적 설명을 하고 있다. 서 교수는 도쿄 올림픽 홈페이지에 독도가 일본 영토로 표기된 것을 발견한 뒤 IOC 및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측에 항의 메일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손기정 선생의 외손자인 손기정기념재단 이준승 사무총장은 “과거에는 일본인들이 손기정 선생에 대해 조심스럽게 생각했지만 기조가 변한 것 같다. 1년 전에도 있었던 사례”라며 “올림픽의 꽃이 마라톤이지 않나. 일본 올림픽 역사에서 손 선생의 비중을 빼놓지 못하는 건 이해가 가나 한국인으로 알리지도 않고 슬픈 우승자로 기억될 수밖에 없는 것을 설명하지도 않았다는 건 한국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유로 2020이 한창인 유럽 축구계의 시선은 한 선수에게 쏠려 있다. 13일 유로 2020 덴마크와 핀란드의 조별리그 경기 도중 심정지로 쓰러진 덴마크의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29·인터밀란)이다. 다행히 그는 목숨을 건진 뒤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 축구협회는 14일 성명을 통해 “에릭센의 상태는 안정되고 있다. 에릭센과 직접 대화도 나눴다. 팀 동료에게 안부 인사도 전했다”고 전했다. 전 세계 축구계에서는 에릭센의 쾌유를 비는 응원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의 유로 2020 조별리그 D조 1차전이 펼쳐진 영국 런던의 웸블리 경기장에서는 한 어린이 팬이 ‘금방 회복해요. 에릭센’이라고 쓰인 종이를 흔들어 눈길을 끌었다. 다른 경기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토트넘(잉글랜드) 시절 에릭센을 지도했던 조제 모리뉴 AS로마(이탈리아) 감독은 “눈물을 흘리며 상황을 지켜보고 기도했다. 오늘은 슬픈 날이 아니라 축하하는 날이다. 다행히 상태가 좋다고 들었다”며 그의 회복 소식에 기뻐했다. 한편 에릭센은 응급 심폐소생술을 받기 전 사망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모르텐 보에센 덴마크 대표팀 팀닥터는 영국 BBC 등과의 인터뷰에서 “에릭센이 심정지로 사망 상태였다. 재빠르게 제세동기를 사용해 에릭센을 살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츠’는 에릭센이 병실에서 덴마크 감독에게 전달한 메시지를 보도했다. 에릭센은 “감사하다. 난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 어떤 상황이 벌어진 것인지를 알고 싶다”고 말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 피닉스가 1990년대 초반 팀 레전드 찰스 바클리가 이끌던 전성시대를 다시 소환하고 있다. 피닉스는 14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볼 아레나에서 열린 2020∼2021시즌 NBA 플레이오프(PO) 2라운드(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니콜라 요키치가 버틴 덴버를 125-118로 꺾고 4전 전승으로 서부콘퍼런스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51승 21패로 2위에 올라 11년 만에 PO에 진출한 피닉스는 1라운드에서 LA 레이커스를 물리친 데 이어 덴버도 격침시키며 상승세다. 2009∼2010시즌 이후 11년 만에 서부콘퍼런스 결승에 오른 피닉스는 유타-LA 클리퍼스의 승자와 챔피언결정전(파이널) 진출을 놓고 겨룬다. 1968년 창단한 피닉스는 우승 경험이 없다. 파이널에 진출한 건 1976년과 1993년 두 차례뿐이다. 1992∼1993시즌 파이널에서는 NBA를 대표하는 바클리가 이끈 팀이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스코티 피펜이 버틴 시카고와 6차전까지 명승부를 벌였으나 아깝게 준우승에 그쳤다. 이날 피닉스의 36세 고참 크리스 폴이 37득점 7어시스트, 에이스 데빈 부커가 34득점 11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승리를 이끌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영광이죠. ‘월드 클래스’ 선수인데 많이 배우고 싶어요. 그래도 저 스스로는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습니다.”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대비한 축구 국가대표 및 도쿄 올림픽 대표팀 소집 명단이 발표됐던 지난달 24일. 생애 첫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포항 송민규(22)에게 손흥민(29·토트넘)은 축구를 하는 ‘이유’ 그 자체다. 그를 생각하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 명단이 발표되고 ‘롤 모델’과 함께 뛰게 된 소감을 물으니 “손흥민을 닮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시즌 K리그에서 10골을 터뜨리며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손흥민 선배의 장기인 헛다리짚기를 제대로 살려보고 싶다. ‘손흥민 바라기’로서 실력을 입증해 유럽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고 했고, 시즌에 들어와서는 손흥민과 같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한 단계 진화했음을 입증했다. 정작 손흥민은 송민규의 헤딩에 매료됐다. 전방 공격수로는 크지 않은 179cm의 키로 지난 시즌 10골 중 5골, 이번 시즌 7골 중 5골을 머리로 넣은 송민규는 13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레바논과의 최종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6분 머리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상대 선수가 맞아 자책골로 기록됐지만 절묘한 위치 선정으로 손흥민의 코너킥을 정확하게 이마에 갖다 댔다. 손흥민은 송민규의 헤딩 동작을 흉내 내며 송민규와 격하게 포옹을 나누고 축하해 줬다. 손흥민과의 조합은 첫 호흡치고 상당히 좋았다. 전반 레바논의 밀집 수비와 교묘한 경기 지연작전에도 손흥민이 전방에서 겹수비와 치열하게 공간 확보 싸움을 벌이는 사이 왼쪽 측면을 돌파로 허물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도 “잘 녹아들었다”며 송민규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손흥민은 “레바논전에서 민규가 잘했다고 생각한다. 자신 있는 플레이를 했다”며 칭찬했다. 손흥민이 송민규를 “미래가 밝다”며 ‘헤딩 머신’으로 눈도장을 찍으면서 올림픽 대표팀의 공격수 엔트리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에릭센! 스테이 스트롱, 아이 러브 유(힘내, 사랑해).” ‘슈퍼 소니’ 손흥민(29·토트넘)이 1년 8개월 만에 국가대표 경기에서 골을 넣고 소속팀 옛 동료 절친에게 감동의 메시지를 전했다. 손흥민은 1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레바논과의 최종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21분 상대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침착하게 넣어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2019년 10월 10일 스리랑카전 이후 오랜만에 A매치에서 골맛을 본 손흥민은 득점 후 손가락으로 숫자 ‘2’와 ‘3’을 만들어 보인 뒤 중계방송 카메라를 향해 뭔가를 말했다. 이날 손흥민의 세리머니는 같은 날 유로 2020 덴마크와 핀란드의 경기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심폐소생술을 받고 회복한 토트넘 전 동료이자 덴마크 국가대표 크리스티안 에릭센(29)의 쾌유를 비는 의식이었다. 에릭센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가까운 동갑내기 친구로 지냈다. 당시 에릭센의 등번호는 ‘23’이었다. 손흥민의 결승골로 한국은 2-1로 승리하며 5승 1무, H조 1위로 최종 예선에 진출했다. 경기 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맨 오브 더 매치(MOM)’로 선정된 손흥민은 “골을 넣은 것보다 역전승을 했다는 것에 기쁘다”며 “같은 축구인으로 함께 뛰었던 동료가 그런 일을 당해서 너무 걱정이 됐다. (에릭센이) 친하게 지내던 동료였기 때문에 경기하는 내내 신경이 쓰였다”고 말했다. 승리는 했지만 한국은 레바논의 끈질긴 압박과 밀집 수비, 지능적인 경기 지연 작전에 고전해 중동팀 대응에 대한 숙제를 남겼다. 한국은 경기를 주도하다 전반 13분 김문환의 공 컨트롤 실수 한 번이 빌미가 돼 선제골을 뺏겼다. 2차 예선에 참가한 39개 팀 중 유일한 무실점 기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최종 예선은 냉정하게 모든 면이 잘 보완되고 발전해야 한다. 나도 3번째 최종 예선을 경험한다. 어려운 길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선수들에게 (경험을) 잘 얘기해주겠다”고 말했다. 최종 예선에는 12개 팀이 나선다. 조 추첨은 7월 1일에 열린다. 2개조로 나눠 팀별로 10경기를 치른 뒤 순위를 정한다. 아시아에 걸린 월드컵 본선 진출권은 4.5장이다. 각 조 1, 2위가 티켓을 차지하고, 각 조 3위 팀 간 경기에서 승자가 대륙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고양=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