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영

임재영 기자

동아일보 광주호남취재본부

구독 3

추천

안녕하세요. 임재영 기자입니다.

jy788@donga.com

취재분야

2026-02-14~2026-03-16
지방뉴스97%
사건·범죄3%
  • ‘제주삼다수’는 20여 년 전 내린 빗물로 만든다

    제주에서 생산하는 먹는 샘물인 ‘제주삼다수’는 국내 페트병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물맛에 적합하고 생성 과정을 통해 다양한 유용 성분을 함유한 것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었다. 그런데 제주삼다수가 20여 년 전 제주에 내린 빗물이라는 사실을 아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지하수는 비나 눈이 시루떡처럼 쌓인 용암층에 스며들거나 틈 사이에 흘러내리면서 생성되고, 이를 뽑아 올려서 제주삼다수를 만든다. 지하수 이동 속도는 땅속을 이루는 지층의 구조와 투수성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제주지역은 틈이 많이 발달한 화산암층으로 이뤄져 있어 화강암이나 변성암처럼 단단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지역보다 지하수 이동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 프레온가스와 헬륨 동위원소 등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비가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로 되기까지 평균 22년이 걸린다는 결과가 있지만 지질구조와 경사도 등에 따라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제주 남부지역 지하수 나이는 5∼10년이고 서부지역은 50∼60년으로 조사됐다. 제주삼다수 취수 공장이 있는 동부지역의 지하수 나이는 20∼25년이었다. 서부지역은 강수량이 적고 지하 지층의 투수성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지하수 이동 속도가 느리고, 남부지역은 가파른 경사 등으로 속도가 상대적으로 빨라 지하수 연령이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0-12-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부동산 개발 중심서 미래성장 동력 발굴로 JDC역할 재정립”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중대한 기로에 섰다. 2002년 설립된 이후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관광, 교육, 의료, 첨단과학 등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부동산 개발의 중심’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문대림 JDC 이사장은 “JDC가 태동할 당시 시대 상징어는 투자 유치였고 영어교육도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신화역사공원 등의 사업에서 눈부신 성장을 했다”며 “이제는 달라진 시대 환경에 맞춰 JDC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이사장은 17일 인터뷰에서 미래성장동력 산업 발굴, 과감한 투자,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순위 조정, 인재 발굴과 육성 등을 앞으로 JDC가 진행할 사업의 ‘핵심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각계각층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우선 고통을 분담한다는 의미에서 JDC 핵심 프로젝트의 하나인 제주시 아라동 첨단과학기술단지에 입주한 74개 기업을 대상으로 임대료를 감면했다. 5개 첨단강소기업 지원금 2억5000만 원을 선지급해 희망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으며 사회적 경제조직 융자금을 상환 유예하는 등 코로나19 극복 경영 지원금을 지급했다. 농어촌 지원을 위해 농어촌진흥기금 50억 원을 출연했고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온누리 상품권을 구입해 재래시장에서 사용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 가운데 서귀포시 예래휴양형주거단지 분쟁 해결을 꼽을 수 있는데 비결이 있었나.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이 버자야제주리조트를 설립하고 서귀포시 예래동에 휴양형주거단지 사업을 추진하다가 2015년 대법원이 유원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토지수용 무효 판결을 내리면서 중단됐다. 버자야그룹은 JDC를 상대로 35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4조1000억 원 규모의 국제투자분쟁(ISDS)을 위한 소송 절차를 밟고 있었다. ‘발등의 불’이었다. 지난해 취임 이후 최우선 과제였다. 정관계 주요 인사에게 도움을 청했고 탄스리 버자야그룹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전 총리에게도 부탁을 했다. 20여 차례 협상을 진행한 끝에 결국 합의를 이끌어냈다. 올 6월 말 투자 원금에 해당하는 1250억 원을 지급하는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안을 양측이 받아들이면서 법적 분쟁을 완전 해결했다.” ―그러면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사업을 다시 추진하나. “버자야그룹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하려고 한 국제투자분쟁도 중단했고 사업단지 조성과 관련한 모든 사항을 JDC로 넘겼다. 하지만 토지를 수용당한 일부 토지주가 ‘땅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서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다. 사업 인·허가가 모두 무효가 된 상태다. 사업 추진을 위한 토지가 확보된다면 방향성을 잡는 단계부터 지역 주민, 토지주들과 함께 그림을 그려가겠다. 국책사업을 유치하거나 JDC 자체 사업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사업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첨단과학기술단지 1단지가 새로운 업무단지로 자리를 잡았다. “109만8878m² 규모의 1단지에 178개사가 입주해 있다. 산업시설용지는 100% 분양 완료됐다. 지난해 말 기준 입주기업 매출액이 3조3000억 원에 달했다. 제주지역총생산(GRDP)의 16.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고용 인원은 2650명에 달하고 있다. 제주혁신성장센터에는 45개 스타트업 회사가 입주했다.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회사로 성장하도록 JDC가 적극 지원하고 있다.” ―추가로 단지를 조성하나. “1단지 성과를 바탕으로 2단지를 추진하고 있다. 환경에너지(ET)와 융복합 분야(CT)를 보완해 2단지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기업과 대학, 정부 네트워크 플랫폼 조성 및 인재 양성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2단지 토지를 100% 확보했으며 내년 하반기에 착공할 예정이다.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창업보육 육성 환경을 구축해 선순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싶다.” ―JDC 핵심 프로젝트인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사업이 지지부진했는데 돌파구를 찾았나. “JDC가 296억 원을 직접 투자해 연면적 9000m² 규모의 의료서비스센터를 짓고 있다.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으로 헬스케어타운 전체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 의료서비스센터에 병의원을 비롯해 연구시설과 교육시설이 입주할 예정이다. 정부기관의 제주분원이나 많은 돈을 들여 땅을 사고 건물을 짓기에는 부담스러운 병의원과 의료기업이 입주하기 편한 조건을 제공한다. 2008년 사업전략 최초 수립 이후 변화된 대내외 환경 등을 반영한 헬스케어타운 사업계획의 재수립을 통해 의료, 치유, 연구 기능을 갖춘 복합의료관광단지로 조성하겠다.” ―헬스케어타운에는 국내 1호로 추진한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을 놓고 소송이 진행 중인데 타협점은 있는가. “녹지국제병원 사업 당사자인 중국 뤼디(綠地)그룹과 인허가권자인 제주도 사이에 2건의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법원은 올 10월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개설 허가 취소를 정당하다고 판결했는데 항소가 접수되면서 소송이 장기화될 듯하다. 소송이 마무리되면 제주도, 보건복지부, 뤼디그룹 등과 함께 녹지국제병원의 활용 방안을 마련한다. 뤼디그룹은 헬스케어타운 투자계획 1조130억 원 가운데 현재까지 병원뿐만 아니라 호텔, 콘도, 힐링타운 등에 7457억 원을 투자했다. 뤼디그룹과의 연대를 통해 다른 사업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JDC의 지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JDC는 그동안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첨단, 교육, 관광, 의료 분야의 사업 추진을 통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했다. 하지만 대규모 프로젝트 개발 과정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앞으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할 때 사업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이해관계자와 충분히 소통하겠다. JDC 미래비전전략 용역 결과물이 이달 말 나온다. 종전 국제자유도시가 대규모 단지 개발 방식의 패러다임이라고 한다면 미래 국제도시는 제주 가치인 환경·생태와 평화·인권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무엇보다 제주도민의 공감대 형성을 기본 원칙으로 삼아 미래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겠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0-12-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코로나 장기화로 제주영어교육도시 뜬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자회사 ㈜제인스가 운영하는 서귀포시 대정읍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3개 국제학교의 충원율이 역대 최고치인 80.6%를 달성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충원율은 내년 1월 입학 예정인 학생을 포함한 것으로 9월 충원율 최고기록인 78.4%를 경신한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해외 출국이 막히면서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사업면적이 379만1000m² 규모인 영어교육도시는 해외유학으로 인한 외화 유출 문제와 ‘기러기 아빠’로 대표되는 가족 해체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2008년 사업이 추진됐다. 현재 초중고교 통합과정의 4개 국제학교가 들어서 동북아 글로벌 교육 허브로 나아갈 기반을 마련했다.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에는 40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가운데 현재까지 누적 외화 절감액은 8250억 원에 이른다. JDC는 현행 운영 중인 국제학교 외에 추가로 2개사와 학교 유치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영어교육도시 2단계 사업은 ‘대학 존(zone)’으로 에너지, 미래교통, 환경 등 3가지 분야의 석·박사 이상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고등교육기관을 유치한다. 배재범 JDC 교육도시처장은 “2단계 사업을 지금부터 준비해도 실시설계, 용지 조성 공사 등에만 3년 정도 소요된다”며 “지역 주민, 환경단체 등과 소통과 협력을 통해 최적의 추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0-12-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제주 들어오려면 코로나 음성 받아야”

    제주도가 공항, 항만을 통해 들어오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의무화를 추진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여행객이나 다른 지역을 다녀온 주민의 확진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도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위해 입도객(入島客) 진단검사 의무화나 검사 지원을 정부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또 “방역을 강화하기 위해 제주형 사회적 거리 두기를 18일 0시부터 2단계로 격상한다”고 덧붙였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의 76%가 관광객이나 타 지역을 다녀온 주민이다. 제주에는 최근에도 하루 2만∼3만 명의 관광객이 오고 있다. 만약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면 관광객은 출발 전 거주지에서 검사를 받은 뒤 ‘음성’ 결과 자료를 챙겨서 가야 한다. 타 지역을 다녀온 제주도민의 경우 도착 후 3일 이내 검사를 받거나, 14일간 의무적으로 자가 격리를 하는 방안이다. 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올 때와 비슷한 절차다. 아직 국내에서 특정 지역 이동 때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한 곳은 없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수준을 넘어서서 이동을 제한하는 사실상 ‘봉쇄’ 수준의 조치다. 이 때문에 실제 도입 여부는 미지수다. 그만큼 코로나19 유행 상황은 갈수록 심각하다. 1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880명. 고령층 확진자도 늘면서 사망자가 13명 발생했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후 가장 많은 사망자 수다. 위중·중증 환자도 205명으로 3월 집계 시작 이후 가장 많았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실시된 지 일주일이 됐지만 확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정치권에서도 더 늦기 전에 거리 두기를 최종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제주=임재영 jy788@donga.com / 강동웅 기자}

    • 2020-12-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광어 어묵-탕수어 등 간편식 시장 넓힐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수산시장, 횟집 등이 매출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수산물 양식 업계도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에 따라 포장 판매, 가정 직배송 등으로 소비 방식이 변화하고 있어 양식 업계 역시 유통구조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한용선 제주어류양식수협 조합장(사진)은 “양식 수산물의 소비나 유통구조는 여전히 활어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위기가 기회라는 마음가짐으로 다양한 소비자 맞춤형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 “연어 등 수입 수산물 소비가 주춤하는 사이 제주산 양식 광어 가격이 상승하면서 숨통이 트였지만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가격 안정성을 위해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조합원 스스로 유통 안정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제주에서 국립수산과학원 주재로 광어를 비롯해 민물장어, 굴, 멍게 등 7개 양식 수협 조합장과 간담회를 개최했는데 새로운 소비 창출을 위한 수산 가공제품과 관련 기술 개발이 공동 관심사였다.” ―양식 광어 가공제품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에 맞게 2017년부터 광어를 재료로 고급 브랜드 어묵을 만들어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아직 대중적인 인기를 끌지는 못했지만 한번 먹어본 소비자들의 재구매가 느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소비 트렌드에 맞게 광어를 재료로 한 미역국, 탕수어, 몐바오샤(멘보샤) 등의 가정간편식(HMR)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양식 광어의 항생제 등 안전성도 고민일 것 같다. “국가 차원의 안전성 관리 및 이력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제주에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조례를 제정해 식용 목적의 광어에 대해 출하 단계에서 항생물질 잔류 검사를 의무 시행하고 있다. 수산용 의약품 잔류 유무, 잔류 기준 초과 여부 등을 엄격히 판정하고 있으며 안전성 검사를 4차례 위반하면 조합원에서 제명한다.” ―해양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대책은…. “양식에 쓰는 사료를 조정하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배합사료를 쓰면 광어가 모두 섭취하기 때문에 바다로 방류될 우려가 없다. 해양수산부는 배합사료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2022년부터 광어 양식장 배합사료 사용을 의무화한다. 다행히도 제주어류양식수협은 선견지명으로 2013년 배합사료 공장을 준공해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0-12-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제주 광어의 언택트 유통혁신… “클릭하면 1등급 회가 식탁에”

    7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해능수산양어장. 수조에서 1kg 내외로 성장한 광어를 분주하게 활어 수송 차량으로 실어 날랐다. 이날 양어장에서 출하한 광어 2400여 마리는 수송차에 실려 대구로 보내졌다. 광어는 보통 횟집이나 일식집 등으로 공급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생선회도 ‘언택트 소비’로 전환돼 포장이나 배달 주문이 늘고 있다. 요즘은 광어회 등 생선회를 먹고 싶다면 횟집이나 수산시장에 가지 않아도 된다. 전화 한 통이나 클릭 한 번으로 싱싱한 회를 집에서 즐길 수 있다. 대형마트는 물론이고 스타트업 유통업체들도 생선회 당일 배송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수입 어류에 비해 신선도에서 강점이 있는 제주산 광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확대로 유통구조 변화 중대 분기점 제주에서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제주광어가 운영하는 ‘싱싱한제주씨 센터키친’은 주문이 들어오면 곧바로 조리사가 수족관에서 무게 2.5kg에 달하는 1등급 양식 광어의 뼈와 가시를 발라낸다. 10여 분 만에 진공 포장해 살코기(필릿·fillet) 형태로 배송하고 있다. 한용옥 제주광어 대표는 “가정은 물론이고 식당, 펜션, 캠핑장, 직장에서도 알맞게 숙성된 회를 맛볼 수 있다”며 “광어 전문 연구소에서 건강관리 1등급을 받은 광어만을 대상으로 살코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시장이 최근 급성장하면서 유통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광어 생산 및 판매 업계도 변신을 준비 중이다. 문제는 가격과 가공 물량이다. 대형마트와 계약을 맺은 민간업자 등이 광어 가공을 맡고 있는데 납품 물량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가격도 문제다. 현재 제주산 광어의 유통체계는 생산자에서 중도매인 또는 산지수집상(활어 유통업자), 도매시장, 도·소매상 단계를 거쳐 횟집 등으로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도매인의 운송료 및 중개수수료, 도·소매상 유통 마진 등 kg당 6000∼7000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양어장에서 kg당 1만5000원에 출하한 광어를 횟집 주인은 2만1000∼2만2000원에 사야 한다. 횟집 주인의 이윤을 더하면 소비자는 더 높은 가격에 광어회를 소비하는 실정이다. 산지나 소비지 공판장을 거치지 않아 가격 형성 과정이 불투명한 문제도 있다. 도매상이나 중간상인이 대형 납품처를 확보하기 위해 과당 경쟁을 벌이면서 ‘덤핑 판매’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도매상이 부도가 나면 외상으로 광어를 넘긴 양어장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거나 파산하기도 한다.○ 수협 “유통단계 3단계로 줄여 비용 50% 감축” 제주어류양식수협은 유통구조 개선에 팔을 걷어붙였다. 산지에서 소비자까지 5단계에 이르는 기존 유통 시스템을 ‘산지→활어복합물류센터→횟집→소비자’로 이어지는 3단계로 간소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유통단계를 줄이면 비용을 기존의 50%까지 감축해 보다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광어를 공급할 수 있다. 광어 활어복합물류센터를 인천 수산물수출물류센터에 조성하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2시간 이내 배송이 가능하다. 제주어류양식수협은 30억 원을 투자해 600m² 규모의 활어복합물류센터를 신축할 계획이다. 가공작업장, 급속 동결 및 냉장 보관실, 진공포장 설비와 살코기를 자동으로 발라내는 기계 등을 갖추면 온라인 시장에 맞는 소포장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즉석 판매용이나 프랜차이즈 등의 소매 식당으로 회를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제주어류양식수협 측은 그동안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비대면 형태의 택배 배송이나 포장, 드라이브스루를 통한 회 판매 행사 등을 추진한 결과 신선한 회 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확인했다. 온라인 판매 등 비대면 위주로 광어 선어회(저온 저장을 거친 회)를 가공 판매해 2022년 300t에서 2023년 500t, 2024년 1000t 등을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유통단계를 줄이면 연간 광어 물류 비용을 67억5000만 원가량 줄일 수 있다.○ 조합원들 유통지원금 조성 등 자구 노력도 제주어류양식수협은 제주도와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제주시 오라동에 ‘제주광어 가공·유통센터’도 건립한다. 131억 원을 투자해 대지 7404m²에 지하 1층, 지상 4층 등 연면적 5634m² 규모의 건물을 내년 11월 완공할 예정이다. 제주산 양식 광어를 살코기나 선어회 형태로 즉석에서 판매한다. 광어어묵, 생선가스 등 광어를 재료로 한 가공품도 만들고 광어요리 전문점도 들어선다. 광어 외에도 제철 방어회 등 다른 생선회도 판매할 예정으로 제주지역 생선회 소비의 트레이드마크로 조성된다. 제주어류양식수협 조합원들은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제주광어 유통지원자금 100억 원 조성’ 목표를 세웠다. 조합원과 수협이 출연해 내년 32억 원 조성을 시작으로 2029년 목표액 100억 원을 채운다는 계획이다. 김광익 제주어류양식수협 상임이사는 “복합물류센터나 가공센터 등을 통한 광어의 유통 개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양어장을 운영하는 조합원이 스스로 유통지원자금을 조성할 정도로 자구 노력을 벌이는 등 양식업계에 신선한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0-12-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크고 높다는 뜻의 ‘한라’… 고려말부터 ‘한라산’으로 표기

    한라산의 가치를 논할 때 지금까지는 지형·지질, 동식물, 오름(작은 화산체), 계곡 등 자연자원이 핵심이었다. 이런 자연자원이나 경관에 대한 연구 조사에 비해 인문 분야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동아일보는 한라산이 1970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50주년을 맞아 ‘인문학으로 본 한라산’을 연재했다. 제주 4·3사건을 시작으로 산악인 추모기념물, 고산 방목, 풍수지리, 불교문화, 물의 혁명, 대피소, 한라산을 지키는 사람들 등 한라산이 품고 있는 인문 경관 및 자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한라산의 어원을 규명해볼 필요가 있다. ‘한라산은 곧 제주도’로 인식되는 걸 고려하면 이는 제주의 정체성과도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옛 문헌 등에서는 한라(漢拏)의 뜻을 ‘손을 뻗어 은하수를 끌어당길 수 있다(雲漢 可拏引也)’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고대 탐라시대에 높은 곳을 뜻하는 칸(kan)과 땅이나 나라를 뜻하는 나(na)가 합쳐진 ‘칸나’(kanna) 또는 ‘하라’(harra)로 불렸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몽골어로 ‘검은색’ 또는 ‘위대하다’는 뜻의 하라(hara)에서 유래했다는 분석도 있다.○고려 말 한라산 단어 등장 지금까지 확인된 자료 가운데 ‘한라산’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 것은 고려 충렬왕 무렵인 1275∼1308년 제주에 체류한 승려 혜일의 시(詩) ‘서천암’으로 알려졌다. 조선 초기 권근(1352∼1409)은 태조 6년 왕이 내려준 ‘탐라’라는 시제에서 ‘창창일점한라산(蒼蒼一點漢拏山)’이라고 썼다는 기록이 나온다. 1449∼1451년 제작된 고려사에서 ‘진산인 한라산은 탐라현 남쪽에 있다. 한편으로는 두무악(頭無岳) 또는 원산(圓山)이라 한다. 그 산꼭대기에는 큰 못이 있다’고 적혀 있다. 1454년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진산 한라산은 주의 남쪽에 있으며 일명 두무악, 또는 원산이라 부른다. 관에서 제를 행한다. 산이 궁륭하고 높고 거대하며 그 꼭대기에 큰 연못이 있다’고 기록했다. 1530년 만들어진 신증동국여지승람 제38권 제주목 기록는 ‘한라산이 마치 은하수를 가히 끌어 당길 만하기 때문에 그 이름이 있게 됐다’고 나온다. 이 같은 내용은 후에 나오는 한라산 유산기(遊山記) 등의 기록에 그대로 인용된다. 고지도 가운데 1402년에 제작된 세계지도인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에서도 한라산 명칭이 보이는데 1455년에서 1499년 사이 모사(模寫)를 할 때 한라산이 쓰였을 가능성도 있다. 이후 조선시대 고지도에는 대부분 한라산으로 명기했다. 한라산은 과거에 하로산, 할로영산, 할락산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오랜 기간 제주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무속신앙에서도 한라산 명칭에 대한 원류를 찾을 수 있다. 한라산에서 출생해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자리 잡은 당신(堂神) 이름에서 ‘하로영산 백관또’ ‘올래모루 하로산’ ‘중문 하로산’ ‘동백자 하로산’ ‘남판돌판고나무상태자 하로산’ 등의 하로산은 바로 한라산을 일컫는다.○지명표기 오류 많아 조사와 연구 필요 그렇다면 하로, 할로는 무슨 뜻일까. 한라산의 어원을 규명하는 결정적인 단어이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해석은 없다. 김공칠 전 제주대 교수는 ‘탐라어연구’라는 책에서 한라산의 호칭은 높은 산(山)이나 구름을 뜻하는 칸나(kan-na)에서 유래했다고 해석했다. 이후 k가 h로 변음 과정을 거쳤으며 큰 산, 하늘의 산, 하나의 산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고대 탐라어가 알타이, 아이누 등 북방계열 뿐 아니라 일본 대만 등 남방계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했으며 지금 사용하는 ‘한라’는 한자를 차용해서 썼다고 주장했다. 제주한라대에서 교환교수를 지낸 중국인 류쥔궈(劉均國) 씨는 2015년 제주학회 제42차 학술대회에서 몽골어 기원설을 제시했다. 그는 “몽골어로 검은색은 하라(또는 하르)로 표기하는데 한라(halla)와 쓰기 및 발음에서 유사성이 깊다”고 주장했다. 원(元) 국호 사용 이전 몽골제국 초기 수도 이름인 합랍화림(哈拉和林·kharakorum)은 검은색 도시라는 뜻이고 ‘크고 위엄이 있는 도시’로 해석되기도 한다. 현지 발음으로는 ‘하라호름’ ‘카라코룸’ 등으로 불리는데 하라 또는 카라는 한라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현재 몽골지역에서 ‘알락 할르한산’ ‘하르히라산’ 등 한라산과 유사한 산 명칭이 있다. 몽골은 1273년 고려와 연합해 항몽세력인 삼별초를 평정한 것을 계기로 제주를 직할령으로 삼아 몽골제국 14개 국립목장의 하나로 탐라목장을 운영했다. 1374년 고려 최영 장군에 의해 목호(牧胡·소와 말을 사육한 몽골인)들이 토벌될 때까지 100여 년간 직간접적으로 제주 사회 곳곳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자료를 종합해보면 한라산은 탐라시대부터 크고 높은 산을 뜻하는 카라(하라), 하로, 할로 등으로 불렸으며, 고려 말에 한자를 차용해 ‘한라산’으로 표기하기 시작했으며, 조선시대에 ‘손을 뻗어 은하수를 잡을 수 있다’는 해석을 부여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한라산에 대한 다른 별칭으로 알려진 두무악(頭無岳)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한자의 뜻 그대로 해석해서 ‘머리가 없는 오름 또는 산’이라는 것인데, ‘두믜오롬’(무두오롬)의 한자 차용 표기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창명 제주국제대 교수는 “두무악은 둥근 오름이나 산을 뜻하는 한자가 아니라 가마솥을 뜻하는 ‘드므’의 한자 차용표기로 조선 성종실록에는 전라도나 경상도에서 제주 출신의 사람을 이르는 말로 쓰이기도 했다”며 “제주지역 지명 표기나 해석에 대한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사전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0-12-0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탐방로 곳곳 ‘멧돼지 주의’ 플래카드… 탐방객 안전 위해 포획 허용

    5일 오전 한라산국립공원 어리목 탐방로. 제주조릿대가 가득한 숲에서 갑자기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눈을 돌려보니 시커먼 물체가 급히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멧돼지였다. 탐방로 곳곳에 ‘멧돼지 주의’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설치될 정도로 한라산에는 멧돼지가 급속히 늘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에서는 사냥이 공식적으로 금지됐지만 멧돼지 포획은 예외다. 생태계를 훼손하고 탐방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라산국립공원을 포함해 제주 산간지역에서 포획된 멧돼지는 2015년 34마리, 2018년 91마리에서 2019년 248마리로 급증했다. 올해도 11월 말까지 234마리가 잡혔다. 5년 이상 경력을 갖춘 야생생물관리협회 소속 28명이 멧돼지 포획에 나서고 있다. 포획된 멧돼지는 국내 야생 멧돼지와 유전자가 다른 중국 계통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초 인공적으로 사육되다 방사됐거나, 우리를 탈출해서 번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시대 제주에서 서식하던 멧돼지는 1900년대 멸종했다. 멧돼지 외에 한라산국립공원의 대표적인 포유류는 노루다. 노루는 포획 금지에서 포획 가능, 그리고 또다시 포획 금지로 바뀌었다. 다양한 보호활동 등으로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노루들이 국립공원을 벗어나 해발 200∼600m 지대 중산간이나 저지대 농작물에 피해를 줬다. 제주도는 농민들의 요구에 따라 노루를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유해조수로 지정해 7023마리를 포획했다가 다시 개체수가 줄자 2019년부터 포획 금지로 전환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사냥 제주에서 사냥은 선사시대부터 이어지며 한라산 전설이나 무속신앙 등 주민 정서의 밑바탕에 흐르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연못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사슴 무리를 향해 사냥꾼이 화살을 쏘아 한 마리를 쓰러뜨렸다. 흰 사슴에 타고 있는 노인이 나머지 사슴을 몰고 사라졌다”는 백록담(白鹿潭)의 전설이 대표적이다. 백록담 이야기는 조선시대 기행문이나 고지도인 ‘탐라십경도’ 등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진상을 목적으로 군졸이나 민간인을 동원해 사냥에 나서기도 했다. 안무어사로 제주에 파견된 김상헌(1570∼1652)은 기행문 형식의 기록인 ‘남사록’에 “해마다 늦가을에서 초겨울 사이에 한 고을 군인과 장정을 다 동원해 짐승을 포위하여 잡는데, 잡힌 것은 노루와 사슴이 가장 많다. 그 가죽을 다루어 진상 공물에 보충해서 쓰는 것 외에 여러 가지 용품을 만든다”고 기록했다. 당시 진상을 위해 대대적으로 사냥하는 모습은 ‘탐라순력도’에 들어 있는 교래대렵 그림에서 상세히 묘사됐다. 말을 타고 사슴과 노루를 쫓는 모습, 올가미로 사냥감을 낚아채는 장면 등을 생생하게 담았다. 마군 200명, 보졸 400명, 포수 120명을 동원해 멧돼지 11마리, 노루 101마리, 꿩 22마리를 잡았다고 기록하기도 했다. 탐라순력도는 제주목사와 병마수군절제사의 관직을 제수 받은 이형상(1653∼1733)이 1702년 순력을 마친 뒤 이듬해 제작한 41면의 그림첩이다.● 고기와 가죽을 얻기 위한 수단 민간에서도 사냥은 고기와 가죽을 얻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었다. 한라산은 울창한 숲과 넓은 초원 등으로 다양한 동물이 서식하는 환경을 갖췄다. 호랑이 등 맹수가 없기 때문에 초식동물의 낙원이나 다름없다. 제주에서는 사냥꾼을 ‘사농(사냥을 뜻하는 제주방언) 바치’라고 불렀다. 산속 지리와 동물의 서식지에 대한 전문가로 노루, 꿩, 오소리 등 동물에 따라 사냥 방법을 달리했다. 일제강점기 사냥꾼들은 구식 화승총과 비슷한 총을 가지고 다녔지만 현재 형태가 남아 있지 않다. 과거 사냥꾼들은 주로 토종개를 데리고 다녔다. 멧돼지나 노루, 오소리 사냥에서 토종개의 활약은 대단했다. 토종개인 ‘제주견’ 연구를 하고 있는 배기환 씨는 “한라산국립공원에서만 200마리가 넘는 멧돼지를 포획하는데 제주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며 “마을의 유명한 사냥꾼을 찾아가 사냥개 훈련법 등을 전수받았는데 예전에는 제주견만 동행해도 사냥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코’라 불리는 올무를 이용해 꿩이나 노루를 잡는 사냥법도 있었다. 용암암괴 지대에 형성된 자연림인 곶자왈에서 노루를 포획하기 위해 석축으로 만든 함정인 ‘노루텅’이 2012년 발견되면서 관심을 끌었다. 노루텅은 구전으로 전해지다가 당시 실물이 확인됐다. 주민들은 개인적으로 사냥을 하거나 겨울철 적설기에는 집단으로 몰이사냥을 하기도 했다. 사냥의 주요 목적은 가죽이다. 농경과 직조의 기술을 터득하지 못한 과거에는 가죽옷이 겨울을 났던 방한 의류이다. 개, 오소리, 너구리, 노루 가죽으로 만든 옷은 사냥꾼의 최고 수입원이었다. 제주 무속신앙에서 ‘산신(山神)’은 ‘사냥을 하며 마을을 설립한 조상신’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산신을 신으로 모시는 마을에서는 굿을 하면서 사냥놀이를 하는 ‘산신놀이’를 의례에 포함시켰다. 이 굿은 매년 마을의 안녕과 수확의 풍요를 기원하는 신년과세제나 목자(牧者)의 기원제인 ‘백중마불림제’에서 행해지는 놀이 굿이기도 하다.● 취미 활동 등으로 변한 사냥 고기와 가죽을 얻기 위한 사냥은 세월이 흐르면서 취미 활동이나 스포츠, 개체수 조절을 위한 수단으로 바뀌고 있다. 노루 피나 뼈, 오소리 고기를 얻기 위한 밀렵도 없지 않다. 1967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제주에 공공기관이 지정한 고정 수렵장이 생겼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금까지도 고정 수렵장이 운영되고 있다. 1978년에는 서귀포시 중문동 283만8700m²에 꿩 등을 연중 사냥할 수 있는 민간 수렵장인 ‘대유수렵장’이 개장돼 일본인 엽사들의 명소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유수렵장을 운영하고 있는 대유랜드 측은 일본인 엽사의 발길이 끊긴 데다 꿩 사냥에 대한 수요가 줄고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마저 닥치자 수렵장 운영을 중단했다.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고정 수렵장은 국립공원, 문화재보호지역, 세계유산지역, 해안 600m 이내, 관광지 및 인가 주변, 도로로부터 100m 이내 등을 제외한 587.7km²로 지정됐다. 제주지역 수렵장 이용객은 한 해 400여 명으로 이용료 수입은 1억8000여만 원이다. 수렵 기간인 매년 11월 20일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 꿩, 멧비둘기, 청둥오리, 까치, 참새, 까마귀 등을 포획할 수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발생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남하 추세에 따라 수렵장 운영이 전면 중단됐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0-12-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①동시다발 ②40대 이하 ③경로불명… 3차 유행 대처 더 어려워져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일까지 일주일째 200명을 웃돌았다. 사흘 연속 300명을 넘었고, 확진자 수는 매일 늘어나고 있다. 앞서 방역당국은 18일 3차 유행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틀 만에 3차 유행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현재 확산세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행이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 2차 유행과 다른 유행 양상 탓이다.○ 전국 동시다발… “질 안 좋은 유행”1, 2차 유행은 특정 집단과 지역에 집중됐다. 1차 유행은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집단감염을 중심으로 대구경북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다. 2월 29일 909명의 확진자가 나왔지만, 대구경북 지역이 816명(89.8%)이었다. 2차 유행은 수도권 중심이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진행된 ‘n차 감염’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유행의 양상은 다르다. 특정 지역, 집단에 집중된 대규모 감염이 없다. 그 대신 전 지역에서 고르게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한동안 발생이 적었던 시도나 농어촌, 산간 지역에서도 적지 않은 환자가 잇따른다. 강원 지역에서는 최근 2주(7∼20일) 동안 18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부터 지난달까지 강원 지역 환자 수는 290명이었다. 산간지역이 많고 인구밀도가 낮은 덕분에 상대적으로 환자 발생이 적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루 13명가량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20일에도 인구가 4만 명가량에 불과한 철원군과 횡성군에서 각각 3명과 1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곳곳에서 추가 감염이 발생했다. 10개월간 누적 환자가 100명대에 불과했던 전북 지역에서도 최근 확진자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지역사회 감염 중 비수도권 확진자 비율은 10∼20% 수준에 머물다 최근 30%대까지 올랐다. 이번 주초 1.1에 불과했던 일일 감염재생산지수(한 명이 몇 명에게 감염시키는지 나타낸 지수)도 나흘 만에 1.5로 뛰어올랐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유행 양상은) 아주 질이 안 좋다”며 “공통점이 있으면 관리가 가능한데 지금은 너무 다양해 통제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규 환자의 60%가 40대 이하과거 유행은 중장년층과 노년층 중심이었다. 종교·요양시설, 방문판매업체 등이 무대가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층이 환자의 주류를 이루면서 일상 곳곳으로 무대가 확대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대국민 담화에서 “최근 일주일간 40대 이하 확진자 비율이 52.2%로 나타났다”며 “무증상 감염이 많은 젊은층의 특성상 확산의 범위와 속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일 새로 나온 확진자 중에서도 40대 이하가 전체의 60.3%에 이르렀다. 특히 20대가 17.6%로 가장 많았다.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도 83.9명으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압도적으로 높다. 이동반경이 넓은 젊은 환자가 많아지면 지역을 넘나드는 ‘n차 감염’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20일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서울을 다녀온 서귀포시 한 국제학교 학생 한 명이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학생은 5∼15일 서울에 다녀왔다. 제주도는 학생과 교사, 배식 및 청소 인력 등 220여 명에 대한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해당 학교에는 2주간 원격수업을 권고했다. 부산에서도 서울에서 여행을 온 일가족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16일 고속철도를 타고 부산에 도착해 렌터카로 여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상 파고든 감염… 경로도 불명가족모임, 친목활동 등 일상생활 속 소규모 집단감염이 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이런 친밀한 집단 간에는 방역수칙을 지키기 어렵다. 첫 환자의 감염 경로를 특정하기 어려운 것도 특징이다. 충남 아산시 선문대 학생 야유회 관련 집단감염 확진자는 20일까지 14명으로 늘었다. 13, 14일 1박 2일 동안 대천해수욕장으로 야유회를 다녀온 7명이 처음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후 이들과 접촉한 기숙사생 등이 추가 확진됐다. 아산시와 선문대는 대학 안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기숙사 입주 학생 등 관련자 2136명을 전수 검사하고 있다. 집단감염의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달 8∼14일 일주일간 신규 발생한 집단감염은 6개 시도 14건. 이들 모두 지표환자의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집단감염이었다. 전문가들은 그만큼 전국적으로 ‘은밀하고 조용한 전파’가 이미 퍼져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늘 신규 확진자 363명이 열흘가량 잠복기를 지나 확인된 환자임을 감안하면 이미 오늘 발생한 확진자는 500명, 700명 이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이미지 image@donga.com / 철원=이인모 / 제주=임재영 기자}

    • 2020-11-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제주 국제학교 학생 1명 확진…학생 등 220명 진단검사 실시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위치한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한 국제학교 학생 한 명이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제주 65번째)을 받았다. 해당 학생은 19일 오전 고열과 오한, 인후통 등의 증상이 발현돼 오후 1시 30분쯤 서귀포시 서부보건소를 방문, 진단검사를 받았다. 이 학생은 5일부터 15일까지 서울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국제학교에는 워크스루 선별진료소가 설치돼 학생과 교사, 배식 및 청소인력 등 220여 명에 대한 진단검사가 실시됐다. 제주도교육청은 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에 대해서는 2주 동안 원격수업을 권고했으며 대정읍 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등교수업을 중단하고 23일까지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1차 역학조사 결과 확진판정을 받은 A 학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동일한 기숙사를 사용한 학생 20명, 접촉이 이뤄진 교사 3명에 대한 긴급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며 “세부 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하기 위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0-11-20
    • 좋아요
    • 코멘트
  • ‘한라산 수호자’ 산악안전대, 구조활동과 올바른 등산문화 조성에 앞장

    최근 한라산을 찾는 인파가 탐방로마다 줄을 잇고 있다. 가을 단풍을 즐기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답답함을 산행으로 해소하려는 탐방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직원들은 탐방객의 안전은 물론이고 자연환경을 지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응급환자 이송은 119구조대, 조난자 구조와 실종자 수색은 제주도산악연맹 제주산악안전대가 각각 맡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한라산 수호자’로 불린다.● 불법 출입 많은 신비의 공간‘한라산 수호자’들이 자주 순찰을 하는 곳 중 하나가 제주시 봉개동 물장오리 오름이다. 제주 경관의 대표 사례로 작은 화산체를 뜻하는 오름 360여 곳 가운데 물장오리는 정상 분화구에 연못을 형성한 산정화구호를 품고 있어 특히 주목을 끈다. 제주 창조신화 주역인 ‘설문대할망’이 산정화구호 속으로 사라졌다는 전설을 간직한 신비한 공간이어서 백록담, 영실 등과 더불어 한라산 3대 성소(聖所)로 일컬어진다. 연중 물이 마르지 않아 과거 가뭄 때 기우제를 지낸 기록이 있다. ‘옛 이야기의 보고’인 물장오리 오름은 물장한라산이나 오름을 자주 찾는 이들이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이지만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다. 한라산국립공원 구역으로 불법 탐방 단속지역이기 때문이다. 2008년 람사르 습지, 2010년 천연기념물 제517호로 각각 지정되는 등 지형·지질학적 가치와 동식물생태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불법행위 단속 인력 부족 지난달 24일 오전 불법행위 단속에 나선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직원 3명과 함께 해발 900∼940m 물장오리 오름 일대를 둘러봤다. 불법 출입이 많은 탓에 분화구를 한 바퀴 도는 오솔길이 생겨났고 정상 부근 급경사 지역에는 훼손 지역을 복구하는 녹화마대가 깔려 있다. 숲속에서 움직임이 포착되자 일순 긴장감이 돌았다. 사람이 아닌 야생 노루가 뛰어오르며 달아났다. 정규 탐방로를 이탈해 국립공원지역을 다니는 이른바 ‘비(非)코스 산행’의 단골 포인트인 쌀손장오리, 테역장오리 오름 주변도 순찰했다. 고병수 단속반장은 “단순한 비코스 탐방객뿐 아니라 약초꾼, 무속인 등이 몰래 출입하는 경우가 있다”며 “단속 인력에 비해 국립공원구역이 워낙 넓다 보니 불법 산행객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단속인력은 청원경찰 16명, 자치경찰 3명 등 19명이다. 이들 인원으로는 몰려드는 한라산 탐방객을 관리하는 데 역부족인 상황이다. 백록담 정상, 진달래밭, 윗세오름, 영실, 남벽 등 통제소에 직원이 상주하고 주차 관리를 하다 보면 비코스 순찰활동은 좀처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첨단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무인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를 늘리고 최근에는 드론(무인항공기) 4대를 투입했다. 야간에는 열화상카메라가 부착된 드론을 띄워 비바크(독일어 ‘biwak’에서 유래한 말로 야영이나 노숙을 뜻함)행위를 단속한다. 비코스 탐방객을 발견하면 드론 확성기로 경고방송을 한다. 임산물 불법채취와 흡연 및 취사, 쓰레기 불법투기 등도 주요 단속 대상이다. 이 같은 단속에도 불법행위는 끊이지 않아 2018년 124건, 지난해 177건이 적발됐고 올 9월 말까지 115건을 단속했다. 불법 및 무질서 행위에 대해서는 자연공원법에 따라 최고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무리한 산행은 금물 탐방로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먼저 국립공원관리소 직원이 출동한다. 무선과 유선으로 교신하면서 119구조대에 협조를 요청하면 구조헬기가 출동해 환자를 이송한다. 지난해에만 한라산에서 탐방객 5명이 숨졌고 올해도 3명이 사망했다. 심혈관, 호흡기질환,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전날 과도한 음주가 원인이었다. 골절 및 탈진 환자도 많아 2018년 125명, 2019년 89명이 발생했고 올 9월 말까지 골절은 14명, 탈진은 75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한라산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무리한 산행과 자만심, 준비 소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육지 산은 출발점에서 높이 300∼600m 정도 오른 뒤 능선을 타며 오르내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라산은 오르막으로 시작해 내리막으로 끝난다. 이 때문에 한라산 탐방을 쉽게 여기지만 정상까지 가려면 1000m가량을 끊임없이 올라가야 하고 비슷한 높이를 내려와야 한다. 그만큼 무릎 등에 가해지는 강도가 상당하기 때문에 육체적 피로도가 크다.● 구조·조난 대비 정기훈련 진행 탐방로를 이탈한 조난자를 찾는 데는 제주산악안전대가 일등공신이다. 이 단체는 한라산 등산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조선시대 한라산 탐방은 관료들의 유람이나 제의적 목적이 강했고 일제강점기에 접어들어 현대적 의미의 ‘등산’이 시작됐다. 근대적 스포츠 등산인 알피니즘(Alpinism) 초기 세계 열강은 미지의 험준한 산 정상을 밟는 것으로 자국의 우수성을 증명하고자 했다. 일본 제국주의도 우리나라 산을 정복함으로써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려고 했다. 한라산의 첫 동계 등산 기록은 1936년 1월 경성제국대 산악부원들이다. 백록담 정상을 밟고 하산하다가 대원 가운데 마에가와 도시하루(前川智春·당시 20세)가 숨졌다. 공식적인 한라산 첫 조난사다. 한라산에서 두 번째 조난 사망이자 한국인 최초의 조난 사망자는 1948년 1월 한국산악회 전탁 대장이다. 제주 4·3사건으로 한라산 출입 자체가 금지됐다가 1954년 9월 해제된 이후 한라산 등산은 대학생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졌는데 1961년 1월 서울대 법대 산악부 이경재 대원(당시 20세)이 탈진으로 동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제주지역 산악인들이 그해 5월 의기투합해 ‘적십자산악안전대’를 결성했다. 이 단체가 국내 최초 민간 산악구조대다. 그동안 한라산 인명 구조와 조난자 수색은 물론이고 탐방로 관리 및 개설 등에 상당한 업적을 세웠고 제주지역 산악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금도 계절에 관계없이 한라산 곳곳에서 강도 높은 교육과 훈련을 하면서 조난자 구조 활동을 이어가고 각종 산악행사에서 가이드 역할을 한다. 2005년 적십자산악안전대와 제주도산악연맹이 협의해 현재의 제주산악안전대로 거듭났는데 독립적인 봉사단체 성격이 강하다. 종신대원 11명, 대원 34명 등 모두 45명이 활동하고 있다. 12대 대장을 맡고 있는 오순희 씨는 “전문 산악인이 줄면서 다소 힘들지만 산악안전대는 선배 산악인들의 열정과 한라산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며 “구조 활동은 물론이고 올바른 등산문화를 만드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0-11-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제주, 유충 발견 강정정수장 내달부터 운영 중단

    제주도는 유충이 발견된 강정정수장의 운영을 다음 달 1일부터 중단하고 인근 정수장의 물을 끌어다 식수 등으로 공급한다고 29일 밝혔다. 강정정수장에서 수돗물 유충이 발견된 뒤 여과지 세척, 교체 등 긴급 보수작업을 했으나 현재 여과시설로는 2mm 안팎의 미세한 유충을 걸러내지 못해 운영을 중단하고 정밀 여과장치 설치 등 개선 사업을 한다. 최승현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단계별로 수계를 전환해 수돗물을 공급하고 강정정수장 시설을 개선하는 한편 유충 유입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운영이 중단되는 강정정수장의 급수를 대체하기 위해 제주시 어승생, 서귀포시 회수동 토평동 남원읍 등 4개 정수장의 물을 연결하는 수계 전환 작업을 한다. 비상급수 대상은 강정정수장 물을 사용하던 3만여 명으로 공급량은 하루 2만1000t가량이다. 현재 이들 지역에서는 제주개발공사에서 먹는 샘물인 ‘제주삼다수’를 지원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서귀포시 서귀동의 한 주택 수돗물에서 18일 유충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신고가 접수된 89곳 가운데 63곳에서 유충이 나왔다. 강정정수장과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은 타마긴털깔따구 등 3종으로 이 가운데 2종은 국내 미기록종으로 알려졌다. 강정정수장을 제외한 16개 정수장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0-10-3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제주도 “반려동물 등록비 지원” 2022년까지 개-고양이 대상

    제주도는 반려동물의 유기·유실을 줄이고 보호자의 책임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개와 고양이에 대해 동물 등록비용을 지원한다고 22일 밝혔다. 지원 기간은 2022년 12월 31일까지이며 금액은 내장형 칩과 수수료 등 2만3000원이다. 동물등록제란 반려의 목적으로 태어난 지 2개월 이상 된 개를 소유한 사람의 동물 등록을 의무화한 제도. 반려동물의 유기나 유실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고양이는 현재 등록 대상이 아니지만 등록을 희망하면 비용을 지원한다. 동물 등록은 동물병원이나 64개 등록 대행기관에서 할 수 있다. 제주도는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동물등록제 활성화를 위해 동물 등록에 드는 수수료 등 제반 비용을 전액 지원할 수 있도록 ‘제주도 동물보호조례’에 등록비용 면제조항을 뒀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0-10-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법원 “국내 첫 제주 영리병원, 허가 취소 적법”

    제주도가 국내 첫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개설 허가를 취소한 것은 적법하다는 1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녹지국제병원은 2012년 경제자유구역법에 영리법원 설립 근거가 마련된 이후 2018년 12월에 1호 영리병원 자격을 얻었던 곳이다. 제주지방법원 제1행정부(부장판사 김현룡)는 중국 뤼디(綠地)그룹 자회사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이 “외국 의료기관의 개설 허가를 취소한 처분을 무효로 해 달라”며 제주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개설 허가를 받으면 3개월 내에 의료기관 업무를 시작했어야 하는데도 원고 측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에 제주도의 허가 취소는 정당하다는 것이다. 현행 의료법상 정당한 사유 없이 개설 허가일로부터 3개월 안에 업무를 시작하지 않으면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영리병원은 투자를 받아 병원을 설립한 뒤 운영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주는 병원이다. 의료법상 국내 영리법인은 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없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경제자유구역과 제주에 한해 영리병원을 세울 수 있다. 영리병원 도입이 처음 추진된 건 2002년 김대중 정부 시절 경제자유구역법이 제정되면서부터다. 당시 외국인 투자자가 경제자유구역에서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영리병원을 세울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그러나 이후 외국인 투자 유치에 실패해 사실상 사문화됐다. 그러다 2014년 박근혜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영리병원 규제 완화를 다시 내걸었다. 보건복지부는 이듬해 12월 뤼디그룹이 제출한 녹지국제병원 건립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은 2017년 8월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에 녹지국제병원을 짓고 제주도에 개원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영리병원 도입이 공공의료 체계를 무너뜨리고 의료비 상승을 초래한다는 반발에 부닥쳤다. 이에 제주도는 2018년 12월 외국인 진료만 허용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내줬으나, 뤼디그룹은 내국인도 진료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개원을 거부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의료 공공성 강화 기조와 맞물려 당분간은 영리병원 설립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상운 sukim@donga.com / 제주=임재영 기자}

    • 2020-10-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2020 아트페스타 인 제주’ 23일 개막

    전문 작가와 더불어 지역 주민의 출품 작품이 전시되고 경험을 공유하는 행사가 제주지역에서 펼쳐진다. 제주시는 23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2020 아트페스타 인 제주’를 제주시 산지천 갤러리를 비롯해 탐라문화광장 등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예술가와 시민이 공동체적 문화 환경을 조성해 바라보는 예술이 아니라 함께하는 공간, 공유하는 축제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제주의 풍경과 사물을 단순히 묘사하는 차원을 넘어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제주 이야기를 발굴하고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 114명의 전문 작가와 더불어 초중고교생과 대학생을 비롯해 시민 등 400명이 참여한다. 산지천갤러리에는 회화, 조각, 판화, 사진, 공예, 영상미디어, 설치미술 등 67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탐라문화광장에는 입체·설치미술, 조형·휘호깃발 등 38점이 산지천 수상과 수변 및 다리 위 공간 등에 자리를 잡는다. 산지천 건너편에 위치한 옛 하나새마을금고 건물을 전시장으로 리모델링해 영상미디어와 설치미술 8점을 전시하고 2층에서는 시민 참여자들의 그림 400점을 보여준다. 이들 전시 작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 차원에서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보인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0-10-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입양 상담중 홧김에?… ‘36주 아기 20만원’ 글 올린 20대 미혼모

    제주에 사는 한 20대 미혼모가 중고 물건을 직거래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자신이 낳은 지 사흘 된 신생아를 돈을 받고 넘기겠다는 글을 올려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운영 업체가 불법 거래 글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관계기관의 미혼모 관리 체계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아이 낳고 사흘 만에 거래 글 올려 제주지방경찰청은 “중고 직거래 앱 ‘당근마켓’에 아이 사진 2장을 올린 뒤 희망금액 20만 원을 받고 입양 보내겠다는 글을 올린 A 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는 제주 서귀포에서 16일 오후 6시 36분경 ‘아이 입양합니다. 36주 됐어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약 4분 뒤 이 글을 발견한 이용자들이 당근마켓에 신고하자 업체 측은 A 씨에게 삭제 요청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글이 내려가질 않자 6시 44분경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아이의 사진과 글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급속도로 퍼진 상태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인터넷주소(IP) 추적 등을 통해 A 씨의 신상 파악에 나섰다. 17일 신원이 특정된 A 씨는 13일 제주에 있는 한 병원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산후조리원에 있다가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출산일이 임박해 임신 사실을 알았고 아이 아빠가 곁에 없어 키우기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며 “미혼모센터로부터 입양 절차를 상담하던 중 홧김에 글을 올렸다가 잘못된 행동인 것을 깨닫고 삭제했다”고 말했다. 현재 A 씨와 아이의 건강 상태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13일 혼자 병원을 찾아가 아이를 낳았다. 그는 병원에 출산 직후부터 입양 의사를 보였다고 한다. 병원 측은 A 씨의 부탁으로 입양기관에 지원을 요청했고, 당일 상담도 받았다. 미혼모 지원 단체 등은 “입양 보내려면 숙려기간 7일이 필요하다”고 알려줬으나, A 씨는 “하루라도 빨리 보내고 싶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업체·기관, 재발 방지책 마련해야 사건이 일파만파로 퍼지며 해당 글이 게시됐던 업체의 시스템에 대한 비판도 크게 일고 있다. 엽기적인 글이 올라왔는데도 약 8분 동안이나 정상적으로 표시된 채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관련 앱은 문제 소지가 있는 글들이 자주 올라와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하다. B업체는 모니터 요원 20여 명이 24시간 대응해 삭제 및 탈퇴 조치를 시행한다. 당근마켓 역시 자체 운영하는 고객센터를 포함해 약 30명 규모의 대응팀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근마켓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대로 된 매뉴얼이 없고 대응이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근마켓 측은 “문제의 심각성이 높은 만큼 해당 이용자의 재가입 방지 등 강력한 이용 제재 조치를 취했다”며 “더 정교하고 강화된 기술을 추가 개발해 빠른 시간 내에 대응 강도를 높이겠다”고 해명했다. 미혼모 관련 기관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단 의견도 나온다. 한 지원 단체 측은 “A 씨가 불안한 심리 상태였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이를 팔겠다는 글을 올리는 돌발행동을 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홀로 아이를 키우기 막막하고 세상에 혼자 남은 것 같은 두려움에서 이런 행위를 한 것 같다. 미혼모 보호와 지원 실태를 다시 점검해 제도 개선 방안까지 살피겠다”고 했다. 제주도와 입양기관, 지원 단체 등은 이달 말 A 씨가 산후조리원에서 나와 미혼모 지원 시설로 가게 되면 아이의 입양 여부를 명확히 확인해 행정 절차를 안내하기로 했다. 경찰 역시 이때쯤부터 A 씨에 대한 추가 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민구 warum@donga.com·신무경 / 제주=임재영 기자}

    • 2020-10-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추억의 쉼터’ 윗세오름대피소, 등산객에게 ‘생명의 쉼터’로

    17일 오전 한라산국립공원 영실탐방로 계곡과 병풍바위 주변은 단풍나무, 서어나무 등이 가을 옷으로 갈아입어 빨갛고 노랗게 물들었다. 회백색의 구상나무 고사목과 갈색 산철쭉은 계곡을 따라 남하하는 단풍의 물결과 잘 어울렸다. 해발 1700m 윗세오름대피소 주변 야외 쉼터에는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하거나 간식을 먹었다. 대피소 북쪽으로는 백록담 분화구의 암벽이 웅장하게 다가왔다. 조면암질의 암벽은 풍화작용 등으로 깊게 파인 특이한 경관을 보여줬다. 윗세오름대피소는 어리목, 영실, 돈내코 등 3개 탐방로를 연결하는 지점에 있는 한라산 핵심 장소 가운데 하나다. 갑작스러운 소나기나 칼날처럼 살을 에는 겨울철 북서풍을 피하기 위한 장소로 등산객에게 ‘생명의 쉼터’다. 훈련을 하는 전문 산악인들에게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윗세오름대피소 명칭은 3개 오름(작은 화산체)이 연이어 붙어 있는 윗세오름에서 따왔는데 2개 대피소 건물과 화장실이 있다.● 땀과 추억의 쉼터 통나무로 만들어진 윗세오름 제1대피소는 오래된 탓에 붕괴 우려가 있어 현재 출입이 금지돼 있다. 건물을 모두 헐어낸 뒤 반(半)지하 형식의 대피소로 지을 예정이다. 대피소 지상은 쉼터로 조성된다. 제2대피소는 휴게소 역할을 겸하면서 ‘한라산 특식’으로 소문난 컵라면을 비롯해 초콜릿, 식수, 비옷 등 산행에 필요한 물품을 팔았다. 휴게소를 운영했던 한라산국립공원후생복지회가 2018년 해체되면서 윗세오름대피소뿐 아니라 진달래밭대피소, 어리목대피소에서 물품 판매가 중단됐다. 대피소는 당시 문화재청 소유의 국유재산으로 수익 사업이 불가능했는데도 국유재산법을 어기고 1990년부터 영업을 한 것으로 드러나 시정 조치된 것. 이후 윗세오름휴게소는 제2대피소로, 물품을 판매한 공간은 긴급 의료구호소로 각각 바뀌었다. 윗세오름에 대피소 건물이 지어진 것은 1974년이다. 관음사 탐방코스의 용진각대피소, 성판악탐방코스의 진달래밭대피소와 함께 만들어졌다. 이들 대피소 건물은 수차례 보수되고 개축됐다. 한라산 고지대는 시베리아 벌판과 같은 기후 조건을 보이기 때문에 웬만한 시설물이 남아나질 못한다. 태풍이 덮칠 때는 순간 최대 초속 50m를 넘나드는 바람이 몰아치고, 하루에 600mm에 이르는 장대비가 쏟아지기도 한다. 겨울철 5∼10m가량 쌓이는 눈의 무게도 감당하기 힘들다. 건물이 갈라진 틈에 있던 물기가 얼 때는 틈이 더욱 벌어지면서 노후를 앞당긴다. 2007년 태풍 ‘나리’가 제주를 강타하면서 해발 1560m 탐라계곡에 있던 용진각대피소가 폭우에 휩쓸려 무너졌다.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고상돈(1948∼1979)을 비롯해 국내 산악인들의 땀과 추억이 서려 있는 용진각대피소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용진각대피소 대신 계곡 위쪽 삼각봉 앞에 삼각봉대피소를 2009년 완공했다. 삼각봉대피소는 겨울철 결로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등 문제가 생겨 최근에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다양하게 변모하는 대피소 영실계곡에는 조선시대 관료들의 산행 쉼터 역할을 한 사찰인 존자암이 있었다. 한라산에 대피소 형태의 건물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57년 팔각형 정자 모습의 ‘탐승정’이다. 제주시 관음사 주변 지역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은 해 백록담 분화구에 ‘제승정’, 용진각계곡에 ‘용진각’, 탐승정 주변에 ‘영주장’, 돈내코탐방코스에 ‘남성대’, 영실탐방코스에 ‘입승정’ 등의 건물이 세워졌다. 경찰에서 건립한 뒤 교육 당국에 운영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간이건물 형태로 지어진 이들 대피소는 태풍과 폭설 등으로 1959년 대부분 허물어지면서 기능을 상실했다. 이후 대피소 개념의 건물은 1970년 탐라계곡에 세워졌다. 1988년 한라산 곳곳에 세워졌던 대피소에 대해 정비 사업이 이뤄졌다. 2002∼2003년에는 어리목산장, 한밝천대피소, 영실관리사무소, 사라오름대피소 등이 철거됐다. 현재는 어리목, 윗세, 속밭, 진달래밭, 삼각봉, 평궤 등 6개 대피소가 있으며 관리사무소는 5개 동이다. 현재 한라산국립공원지역 대피소에서는 지리산국립공원, 설악산국립공원 대피소와 달리 숙박을 할 수 없다. 하지만 1970년 한라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상당 기간 한라산 숙박, 야영이 가능했다. 심지어 백록담 분화구에서 야영을 하기도 했다. 취사·야영 금지는 단계적으로 이뤄졌다. 1978년 백록담 분화구 내, 1985년 백록담 정상 지역, 1988년 한라산국립공원 전 지역으로 확대됐다. 지금은 1995년 조성한 관음사 야영장에서만 취사 및 숙박이 가능하고 겨울철 산악훈련 기간에 한해 한시적으로 용진각계곡 일대에서 야영을 허용하고 있다.● 자연친화 대피소로 조성 국내에서 산악지대에 대피소가 처음 설치된 것은 1924년 북한산 ‘백운산장’으로 알려졌다. 백운대와 인수봉으로 가는 길목에 들어선 백운산장은 작은 오두막으로 시작해 3대에 걸쳐 운영되다가 지난해 12월 영업을 종료했다. 화재가 난 뒤 20년 동안 국유지 무상 사용 조건으로 1998년 건물을 신축해서 사용하다가 기간이 만료된 것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건물을 리모델링해 산악전시관, 구조대 사무실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국립공원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산속의 별장’을 뜻하는 ‘산장’ 용어도 대피소로 변경됐는데 민간인이 음식이나 물품을 판매하는 휴게소는 제대로 정리되지 않아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1970년대 제주도가 관광을 활성화한다며 한라산 탐방로 입구에 민간인이 휴게소를 짓도록 허가해 주고 운영을 보장해 준 것이 화근이다. 1978년 들어선 성판악휴게소는 5년마다 계약 갱신을 하면서 매점과 식당, 토산품 판매장을 운영했으며 그동안 3차례 주인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판결 등에 따라 성판악휴게소는 내년에 철거될 예정이다. 영실과 1100고지 등 2곳의 휴게소는 2029년까지 무상 사용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1977년 팔각정 형태로 지어진 민간인 소유 영실휴게소 건물을 철거해서 제주도가 인근에 휴게소를 신축하는 대신 20년 무상 사용을 약속한 것이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고지대, 기상조건 등의 특성 때문에 대피소를 비롯해 통제소, 화장실 등을 신축하거나 유지, 관리하기가 상당히 힘들다”며 “견고함이 우선이지만 무엇보다도 한라산 자연환경에 맞는 형태와 재질을 중요시하고 있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0-10-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승용차 훔쳐 운전했지만 훈방됐던 중학생 두명…만 14세 되자 ‘구속’

    주차된 승용차를 훔쳐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중학생 2명이 구속됐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특수절도와 무면허 운전 혐의로 중학생 A 군(14)과 B 군(14)을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군과 B 군은 친구 2명과 함께 5일 오전 3시 경 제주시 이도 2동의 한 골목길 빌라 앞에 주차된 차량을 훔쳐 운전하다 주차된 다른 차량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훔친 차량은 사고 발생 사흘 뒤인 8일 오전 11시 서귀포시 강정포구 인근에서 발견됐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서귀포시 한 마트에서 진열대에 놓인 담배와 현금을 훔쳐 달아나는 등 9월부터 제주도 전역을 돌며 절도 행각을 벌였다. 경찰은 당시 A 군 등을 붙잡고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이라 귀가 조치했다. 하지만 A 군과 B 군이 최근 생일이 지나 형사 처벌이 가능한 만 14세가 되면서 구속됐다. 나머지 2명은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인 촉법소년에 해당돼 이번에도 구속을 면했다. 경찰 관계자는 “상습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추가적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구속 수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0-10-15
    • 좋아요
    • 코멘트
  • 한라산 백록담, 滿水 34일 만에 바닥 드러내

    12일 오전 한라산 백록담 분화구. 바닥에 있던 물이 흔적만 남아 있을 뿐 대부분 사라졌다. 한라산 백록담 담수가 만수(滿水)로 차오른 지 34일 만에 바닥을 드러낸 것이다.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지난달 2일부터 7일까지 한라산 백록담 남벽 일대 누적 강우량이 1476mm를 기록하며 최근 보기 드문 만수의 장관이 펼쳐졌다. 태풍이 지나간 뒤 비가 오락가락하며 지난달 9일부터 이달 12일까지 한라산 정상 부근 누적 강우량은 약 200mm를 기록했다. 만수의 장관을 유지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강우량이다. 이런 강우량을 감안해서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하루 강우량이 47mm 미만일 때 백록담이 바닥을 보일 수 있다. 백록담 담수가 만수라고 할 때 백록담 전체에 물이 가득 찬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백록담 분화구는 전형적인 산정화구호다. 둘레가 1700m, 최대 깊이는 108m, 바닥 면적은 21만 m²다. 밑바닥이 대부분 빗물에 잠겼을 때를 만수로 본다. 만일 분화구 전체가 물로 가득 차는 것을 만수라고 한다면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천장까지 물이 찰 정도로 천문학적인 양의 비가 내려야 한다. 백록담 담수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그동안 담수 보존을 위한 용역이 두 차례 있었다. 1993년 ‘한라산 백록담 담수적량 보존 용역’에서 백록담 바닥을 통해 담수의 98%가 새나가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 용역보고서는 누수 방지를 위해 백록담 하부에 30cm 두께로 차수막을 설치하는 특수 공법을 제시했다가 환경 훼손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2005년 ‘한라산 백록담 담수 보전 및 암벽 붕괴 방지 방안’ 용역에서는 분화구 사면에서 바닥으로 흘러내린 토사가 물을 빨아들이면서 담수 깊이를 얕게 만든 것으로 분석됐다. 토사를 걷어내 훼손된 사면을 복구하는 사업이 제시됐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산 정상에 바가지처럼 생긴 분화구에 물이 고인 모습은 조선시대 관료들에게도 경이롭게 보였다. 화산 폭발로 형성된 분화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당시 담수 깊이에 관심이 많았다. 조선 중기 문신인 김상헌(1570∼1652)은 1601년 산신제를 지내기 위해 한라산 백록담까지 올라간 것을 기록한 책에서 “백록담의 깊이가 얕은 곳은 종아리 정도 빠지고 깊은 곳은 무릎까지만 빠진다”고 했다. 제주목사를 지낸 이형상(1653∼1733)은 ‘남환박물(南宦博物)’에서 한라산 백록담에 대해 “물이 불어도 항상 차지 않는데 원천이 없는 물이 고여 못이 됐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1970년대까지 백록담 수심은 최대 8m가량으로 알려졌으나 분화구 사면에서 흙과 자갈이 계속 흘러내리면서 수심이 얕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담수 수위를 측정한 결과 최대 수위는 2006년 7월 3.5m였고, 2014년과 2015년에는 태풍과 폭우로 각각 4m를 기록했다. 백록담 분화구 바닥은 동쪽에 화산 쇄설물인 스코리어(일명 송이), 서쪽에는 조면암이 풍화된 모래질 입자 등 물이 쉽게 빠져나가는 퇴적층이 형성돼 담수를 오래 유지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고석형 박사는 “올해부터 10년 동안 백록담 수위 변화 모니터링을 추진한다”며 “백록담 담수의 수위 변화, 증발산량, 토사 퇴적 양상 등에 대한 조사를 벌여 담수 보유 능력을 규명하고 화구호의 육지화에 대비한 자료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0-10-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제주도 “드론-AI 활용해 월동채소 관리”

    제주도는 월동채소 수급 조절 등을 위해 드론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지능형 농작물 재배면적 예측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5월 월동채소 파종 전 1차 재배 의향을 조사한 결과 당근과 양파는 지난해와 비교해 재배 면적이 감소한 반면 마늘, 월동 무, 비트 등은 증가했다. 하지만 8월 3차례에 걸친 태풍의 영향으로 월동채소 피해가 잇따르면서 재배 현황에 변화가 발생했다. 양파 등 파종이 늘면서 재배 면적이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제주도는 정확한 재배 면적 산정을 위해 30일까지 읍면동과 마을의 협조를 얻어 무와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 양파, 비트 등 12개 품목에 대한 재배 면적을 검증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한 ‘제주 월동작물 자동탐지 드론 영상 AI 학습데이터 구축사업’을 적용한다. 드론을 이용해 월동작물 재배지를 촬영하고 AI 기반 학습용 데이터를 적용하면 자체 알고리즘에 따라 월동작물의 재배면적을 자동으로 탐지할 수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월동 무와 양배추, 마늘, 양파, 당근, 브로콜리 등의 재배 면적과 현황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올겨울 수급안정 대책 마련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 2020-10-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