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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몸속 장기가 하나둘 고장난다. 몸 구성비도 바뀐다. 뼈, 근육, 뇌세포는 줄어들고 지방은 많아진다. 쇠약해진 몸은 작은 자극에도 쉽게 무너진다. 65세 이후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치매 등에서 자유롭기란 쉽지 않다. 노화는 불가피하지만 속도는 늦출 수 있다. 우리 몸속 시계는 저마다 다른 속도로 흐른다. 관건은 생활습관이다. 건강한 식단, 충분한 운동과 수면, 적절한 사회적 교류를 실천하면 70세라도 60세의 몸을 가질 수 있다.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노인성 질환 대부분은 오랜 생활습관의 결과로 나타난다. 몸에 이로운 습관을 적금처럼 쌓으면 노년 건강에 대비할 수 있다”고 했다.● 움직이지 않으면 노화 빨라져 근육은 단순히 근력의 원천만이 아니다. 체력 전반에 영향을 주는 노화 핵심 방어막이다. 뼈를 감싸 보호하고 몸을 지탱하는 것은 기본. 대사 기능에 관여해 혈당과 염증을 조절한다. 문제는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빠르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60세 이후 매년 1∼2%씩 감소, 70세가 되면 최대 근육량의 40∼50%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 ‘근감소증’을 예방하려면 운동해야 한다. 김양현 교수는 “근육량을 적절히 유지하지 않으면 당뇨 등 질환에 쉽게 걸리고 낙상이나 골절 위험도 커진다.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적절히 배합해 최소 근육량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근력 운동은 윗몸 일으키기, 팔 굽혀 펴기, 스쾃, 덤벨과 밴드 운동 등으로 다양하다. 기초 체력을 고려해 1주일에 2∼3회, 30분 이상씩 하면 된다. 운동 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서 관절을 풀어준다. 근육 크기가 큰 허벅지와 코어를 공략하면 근육량을 늘리기 쉽다. 유산소 운동은 걷기, 계단 오르기, 실내자전거 타기, 아쿠아로빅 등이 대표적이다. 운동시간은 하루 30∼50분, 1주일에 150∼180분이 적당하다. 요즘 유행하는 러닝도 괜찮다. 단, 전력 질주는 피하는 게 좋다. 고령층은 약한 강도로 운동하는 경향이 있다. 체력이 약하고 부상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바른 생각은 아니다. 김도훈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운동 강도는 기초체력에 따라 달리하되 숨찰 정도로 하는 게 좋다”고 했다. 노화가 진행되면 근육 합성율이 떨어지고 운동 자극에 대한 반응이 둔해져, 중강도로 해야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아픈 곳이 있다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골다공증 환자는 무거운 걸 들어선 안 된다. 특히 폐경 이후 뼈가 약해진 여성은 뼈가 눌려서 찌그러지는 압박골절 위험이 높다. 무릎 관절이 약하면 걷거나 뛰는 건 피한다. 대신 상체 운동이나 수영, 물 속에서 걷기 등을 하는 게 좋다. 고혈압 환자는 근력운동을 해도 될까. 김도훈 교수는 “근력운동을 하는 동안엔 혈압이 올라가지만 운동 후엔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약물 복용 후 운동하면 된다”고 말했다. 움직이지 않는 게 가장 나쁘다. 근육이 줄면 몸을 지탱하기 어려워 활동성이 떨어지고, 몸이 아파 덜 걸으면 근육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진다. 김양현 교수는 “종일 TV나 유튜브를 보면서 앉거나 누워 있는 건 흡연만큼 해롭다”며 ‘집에서 하는 건강체조 5가지’를 제안했다.● 매끼 질 좋은 단백질 챙겨야 한국인은 단백질은 권장량보다 덜 먹고 탄수화물은 더 먹는 편이다. 김양현 교수는 “노년기 식습관 원칙은 영양소별 권장량을 ‘골고루, 덜 짜고, 덜 달고, 덜 기름지게’ 먹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노년기에는 질 좋은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같은 양을 먹어도 근육이 잘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60세 이후 하루 단백질 권장량은 체중 1kg당 1∼1.2g이다. 체중 60kg이면 하루 60∼90g을 섭취하면 된다. 100g 기준 닭가슴살에 32g, 쇠고기에 25g, 두부에 8g이 들어 있다. 달걀 한 개의 단백질은 6g, 우유 한 컵은 8g이다. 필요량은 세 끼에 나눠 먹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아침에 우유와 달걀, 점심에 닭가슴살, 저녁에 두부와 쇠고기를 먹으면 하루 70g을 채울 수 있다. 단백질 기본 식단표를 냉장고에 붙여두면 편하다. 동물성 단백질은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다. 김도훈 교수는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을 1 대 2 비율로 섭취하라고 주문했다. 동물성 단백질에는 고기, 생선, 달걀 등이 있고, 식물성 단백질에는 콩류, 씨앗, 견과류 등이 있다. 고기는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많은 구이보다는 삶거나 찌는 방식이 더 안전하다. 최근 탄수화물을 줄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탄수화물이 혈당을 빠르게 올려 고혈압과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다. 김도훈 교수는 “탄수화물은 인슐린을 자극해 단백질이 근육에 잘 흡수되도록 돕는다. 흰쌀 대신 현미 잡곡 통곡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피할 수 있다”고 했다. 지방은 하루 5∼8티스푼(약 25∼40g) 정도 먹는 게 좋다. 포화지방산이 많은 튀김, 가공육 등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올리브유, 견과류처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은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뼈 건강을 위한 칼슘은 우유, 멸치, 두부 등을 통해 보충한다. 김양현 교수는 “고령층 상당수가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데 칼슘 섭취는 부족한 상황이다. 칼슘과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D는 음식 또는 영양제로 꼭 챙겨 먹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채소와 과일은 매일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고 만성질환을 예방한다. 간식으로는 요거트, 우유, 과일, 단백질 음료 등을 추천한다. 단, 단백질 음료와 요거트는 칼로리와 당 함유량을 고려해 선택한다.● 노년기 마음건강, ‘잠’과 ‘사람’ 중요 활동성이 떨어지는 노년엔 고립되기 쉽다. 배우자, 지인, 이웃과 사별한 뒤 홀로 남기도 한다. 혼자인 시간이 길어지면 외로움이 찾아든다. 외로움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면역 체계를 약화시킨다. 염증을 촉진해 심혈관계 질환, 암, 치매, 당뇨병 등을 유발한다. 우울증과 인지기능 저하로도 이어진다. ‘사회적 연결’이 중요하다. 김도훈 교수는 “고령층의 경우 정기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면 우울증 발생 위험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사회적 교류는 정신건강의 가장 든든한 안전망”이라고 했다. 정해진 방법은 없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즐거운 일을 하면 된다. 외출이 힘든 경우 전화로 안부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전환된다. 김양현 교수는 일주일에 2∼3회 이상 가까운 노인복지관 방문을 권했다. 합창, 그림, 춤, 요가, 피아노 등 흥미로운 취미생활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화투나 퍼즐 같은 게임도 좋다. 두뇌를 자극해 치매 예방 효과가 있고, 여럿이 대화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소일거리도 도움이 된다. 김도훈 교수는 “사회적 활동을 하면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규칙적으로 생활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텃밭 가꾸기, 공공기관의 시니어 아르바이트, 아이 돌봄, 학교 교통 지도 같은 활동을 추천한다”고 했다. 충분한 수면은 노년 건강의 기초 체력이다. 전체 컨디션에 영향을 주고 인지장애와도 관련이 깊다. 7∼8시간을 ‘잘 자야’ 한다. 그러려면 규칙적인 수면 시간 유지, 낮 동안 햇빛 쬐기, 오후 낮잠 피하기, 취침 전 전자기기 사용 줄이기 등을 지켜야 한다. 무엇보다 낮 동안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김양현 교수는 “아침에 햇빛을 쪼이고 낮에 적절한 신체활동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수면제나 수면보조제는 컨디션에 따라 복용해도 좋다”고 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숭실대(총장 이윤재)가 대학 최초로 ‘AI 대학’을 신설하며 인공지능(AI) 혁신의 본격적인 문을 열었다. AI를 단순한 기술 교육이 아닌 대학의 정체성과 교육 철학의 중심에 두겠다는 결단이었다. 숭실대는 AI가 사회 전반을 이끄는 ‘초지능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과 연구의 구조 자체를 AI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AI 대학은 전공 간 연계를 강화하고 학문 융합형 교육을 체계적으로 구축했다. 인문·사회·공학 등 전 분야에서 학생들이 AI 기초 역량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설계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개방형 학습 환경을 마련해 실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전공의 한계를 넘어 실무 중심의 AI 역량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총장은 “AI는 대학 교육의 새로운 문해력(AI Literacy)”이라며 “모든 전공의 학생이 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과 구조를 완전히 재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또 “AI는 지식을 가르치는 도구가 아니라 지식을 새롭게 정의하는 언어”라며 “숭실대는 AI를 통해 교육의 본질을 다시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 AI 위원회, 대학 혁신의 두뇌로 AI 대학 설립에 이어 교육·연구·행정 전반의 AI 전환을 총괄하기 위해 ‘AI 위원회’를 신설했다. AI 위원회는 단순한 자문기구를 넘어 대학의 AI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AI 발전 방향을 기획하고 성과도 관리한다. 또 산학협력과 연구 생태계 확대를 지원하며 정기 세미나와 콜로키움을 통해 교내외 학술 교류를 촉진한다. 행정 서비스 전반에도 AI를 활용하도록 정책을 수립하고 AI 거버넌스와 윤리 정책을 마련해 책임 있는 AI 활용 기준을 제시한다. 나아가 학부와 대학원의 AI 인재 양성 로드맵을 실행하고, 정부 및 민간 재정지원사업의 기획과 관리를 통해 대학의 AI 역량 강화도 뒷받침한다. 초대 위원장으로는 임종인 고려대 명예교수가 위촉됐다. 임 위원장은 AI 보안과 정책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숭실대와 함께 학문 융합형 AI 교육 모델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AX 비전 선포, AI 혁신 대학의 새로운 도약 AI 혁신 기반 구축 노력이 17일 열린 ‘AX(Artificial Intelligence Transformation) 비전 선포식’으로 이어졌다. 이날 숭실대는 AI 중심의 교육·연구·산학협력 비전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며 ‘AI 혁신 대학’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AX 비전에는 ▲전 구성원 AI 인프라 제공 ▲산학협력 기반 AI 실무교육 강화 ▲AI 윤리 및 책임 교육 내재화 등 3대 핵심 방향이 담겼다. 특히 이번 선포식에서는 AI 부트캠프 참여기업 15개사와의 산학협력 협약 및 GPU 클러스터 기증식이 함께 진행됐다. 산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AI 교육 생태계 구축이 본격화됐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AI 부트캠프’와 ‘AI 프로젝트 랩’이다. 두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산업 현장에서 실제 데이터를 다루고 문제를 해결하는 실무 중심 교육 과정으로, 대학과 기업이 함께 AI 인재를 양성하는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총장은 “기술 위에 인간을 세우는 교육, 기술을 통해 공동체를 잇는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AI교육의 미래를 다시 쓰겠다 1897년 국내 최초의 근대 대학으로 출발한 숭실대는 교육의 새 방향을 계속 제시해왔다. 1969년 한국 최초로 전자계산학과를 개설하며 IT 교육의 초석을 닦았다. 이제 AI시대의 혁신을 선도하려 한다.‘AI 대학·AI 위원회·AX 비전’으로 이어지는 숭실대의 행보는 단순한 시스템 개편이 아니라 ‘AI로 교육의 미래를 다시 쓰는 대학’의 실험이다. 이 총장은 “AI는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숭실의 대답은 명확하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교육’이 있다”고 말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나눔에서 시작된 배움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대학 노인복지전공 동문인 나한희 씨는 종로에서 도시락 봉사활동을 하던 중 더 체계적으로 이웃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2013년 본교 노인복지전공에 입학해 학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개인택시 운행을 하면서 2019년부터 강북구에서 비영리단체 ‘참 아름다운 동행’을 이끌고 있다. 봉사자들과 함께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도시락을 전달하고, 일요일에는 국수 나눔으로 150여 명을 돕는다. 봉사 초기에는 대상자 확보조차 어려웠지만 지금은 지역에서 꼭 필요한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1만 원 후원자 300명만 있다면 어르신들에게 꾸준히 도움을 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작했죠. 처음 33명에게 도시락을 전하며 출발했는데, 지금은 100분께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 씨는 봉사 과정에서 안타까운 순간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도움을 드린 어르신 중에는 독립운동가 이시영 선생님의 손자분이 계셨습니다. 본인 역시 참전용사로 국가유공자였지만, 장례를 치를 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무연고 처리될 뻔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장례를 도울 수 있었고 국립묘지에 모실 수 있었습니다.”● 유퀴즈 출연, 방송을 통해 커진 울림 지난 9월 나 씨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방송을 통해 진솔한 사연이 전해지면서 회원 수는 100여 명에서 400여 명으로 늘었다. 그는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이제는 경제적 걱정 없이 봉사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치매 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스웨덴의 치매 마을처럼 어르신들이 자유롭게 생활하며 존엄을 지킬 수 있는 공간을 한국에도 만들고 싶습니다. 아직은 멀게 느껴지지만 반드시 이루고 싶은 꿈입니다.” 그는 “서울사이버대에서 배운 지식은 봉사의 씨앗이 되었고 지금의 활동에 큰 밑거름이 됐다. 작은 도전이라도 시작하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며 후배들에게 용기의 말을 전했다.● 사회복지 분야 전문 인재 육성과 온라인 사회 복지 교육 선도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대학은 사이버대 최초로 개설됐다. 사이버대학 최대규모의 전임교수진과 재학생으로 구성돼 있는 대표 온라인 사회복지대학이다. 사회복지·노인복지·복지경영·아동복지 전공을 운영해 영역별 전문성을 심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국 단위 산학 연계망을 통해 실무교육·실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튼튼한 기초 이론 교육과정, 현장과 연결된 실천 역량 과정 등을 체계화 하고 있다. 2011년 사이버대학 최초로 대학원 사회복지 석사학위 과정을 교육부로부터 인가 받았고, 2025년부터 일반대학원 석사, 박사학위 과정이 개설됨에 따라 서울사이버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까지 취득이 가능하게 됐다. 사회복지 분야 전문 인재 육성과 온라인 사회복지 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노인복지전공은 2004년 사이버대학 중 최초로 개설돼 현재 22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전문성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융복합 노인복지 전문가 양성이 교육 목표다. ‘창의적 노인복지 전문가’가 인재상이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을 기본으로 노인의 신체적·심리적·사회적 이해를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복지 분야의 전문 이론과 실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5개의 마이크로디그리(Micro-Degree) 과정도 함께 운영 중이다. 서울사이버대 노인복지전공은 노인복지 분야 최다 졸업생을 배출했다. 변화하는 복지 환경 속에서 미래 사회의 노인복지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차별화된 교육 과정과 혁신적인 커리큘럼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피부에 곤혹스러운 계절이 왔다. 서늘하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을에는 세심하게 피부를 살펴야 한다. 자칫 관리에 소홀하면 피부 장벽이 약해지고 유·수분 밸런스가 무너져 건조함, 탄력 저하, 모공·피지 등이 생길 수 있다. 온도와 습도의 급격한 변화로 피부 문제가 동시다발로 나타나는 것이다.스타럭스(대포 안종훈)는 가을철 피부 컨디션에 최적인 맞춤형 스페셜 케어를 제안한다. 홈 스파 스킨케어 브랜드 ‘아이뽀(AIPPO)’는 가을철 복합 피부 고민을 겨냥한 ‘광채·탄력 케어’ 중심 브랜드다.브랜드 베스트셀러 ‘앰플 마스크’는 신개념 슬리핑 앰플이다. 자기 전 앰플을 얼굴에 골고루 펴 바르면 다음 날 달라진 피부를 경험할 수 있다. 워시오프팩이나 시트팩처럼 씻어내고 떼어낼 필요가 없어 바쁜 현대인에게 적합하다. 간편함과 뛰어난 효능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엑스퍼트 콜라겐 앰플 마스크’는 푸석해진 피부 탄력과 윤기를 되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프리미엄 콜라겐 7종과 AHA+BHA+PHA를 함유해 묵은 각질을 제거한다. 라벤더가 함유된 연보랏빛 포뮬러는 바르는 순간부터 숙면까지 편안함을 더한다. 인체 적용 시험을 통해 1회 사용만으로 피부 광채(윤기) 107.73%, 피부 탄력 16.81% 증가, 피부 각질 62.17% 개선을 확인했다.‘엑스퍼트 모공 앰플 마스크’는 모공과 피지를 집중 관리하는 제품이다. 하이엔드 레티놀과 고함량 AHA+BHA+PHA가 함유된 제품으로 매끈하고 정돈된 피부 결을 선사한다. 인체 적용 시험 결과 사용 직후 모공 수 32.64%, 모공 면적 34.28%, 피지 분비량 83.06%가 감소했다. 피부 저자극 테스트를 완료해 민감성 피부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최근 아이뽀는 4주 집중 관리 프로그램인 ‘앰플 마스크 스페셜 듀오 키트’를 출시했다. 엑스퍼트 콜라겐 앰플 마스크 5ml와 엑스퍼트 모공 앰플 마스크 5ml가 2개씩 담겼다.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거나 여행지에서 사용하기에 최적화된 상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뽀 앰플 마스크 2종은이달 31일까지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며, 단독 2만 원대 최저가로 만나볼 수 있다.아이뽀 관계자는 “4주 프로그램 키트는 베스트셀러 앰플 마스크 2종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신규 고객에게는 체험의 기회를, 기존 고객에게는 언제 어디서나 간편한 스페셜 케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삼성카드가 본인이 원하는 혜택을 직접 선택하는 ‘삼성 iD SELECT ON, ALL 카드’를 선보였다. 이중 삼성‘삼성 iD SELECT ON’ 카드는 주 소비처에서 주말 2배 혜택을 받을 수 있다.iD SELECT ON 카드는 소비처와 요일에 따른 선택 혜택을 담았다. 외식 5% 온라인패션과 쇼핑몰 5% 할인 가운데 하나를 고르면 주중에는 5%,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중심 소비자에게는 온라인 간편결제 1% 할인도 마련됐다.기본 혜택으로는 해외 2% 배달앱 커피전문점 택시 카셰어링 5%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 디지털콘텐츠 50% 할인 등이 주어진다. 원하는 혜택을 선택할 수 있고 이용 중에도 매월 변경이 가능하다.전월 실적과 할인 한도, 혜택 가맹점 등 세부 내용은 삼성카드 홈페이지와 앱, 그리고 모니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연회비는 국내전용과 해외겸용 모두 2만 원이다.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 iD SELECT 카드는 고객이 자신의 소비패턴에 맞춰 혜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맞춤형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서울우유와 손잡고 선보인 ‘서울우유 디저트’ 시리즈가 누적 판매량 500만 개를 돌파했다고 16일 밝혔다.GS25는 지난 5월 서울우유의 스핀오프 상품으로 서울우유 디저트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후 5개월 간 시리즈 상품 7종은 월평균 100만 개씩 팔렸다. 서울우유 특유의 고소함과 부드러움을 유지하면서 막과 식감을 차별화한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시리즈 제품들은 GS25 냉장디저트빵 카테고리 내 200여 종의 상품 매출 Top 1∼7위를 모두 차지했다. △서울우유 우유크림모찌롤 △서울우유 우유크림빵은 각각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서울우유 우유크림도넛 △서울우유 우유크림카스테라 등 나머지 제품들도 70만 개 이상 팔렸다.인기 요인으로는 브랜드 신뢰도, 상품 완성도, 가성비를 등이 꼽힌다. 서울우유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 덕분에 시리즈 제품들이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고, 상품 완성도와 가성비가 장기 히트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GS25는 기존 제품의 성공을 발판으로 8번째 제품인 ‘서울우유 소금크림빵’을 선보였다. 최고급 독일산 버터, 안데스 소금, 동물성 생크림을 활용한 프리미엄 상품이다. ‘서울우유 버터몽블랑’, ‘서울우유 말차 시리즈’ 등 후속 제품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제품 히트 비결을 알리기 위한 이색 캠페인도 준비했다. ‘서울우유빵 사이언스’ 테마로, 과학 크리에이터 궤도가 출연한 ‘서울우유빵 사이언스 제1장-생크림의 비밀’ 콘텐츠가 16일 GS25 공식 유튜브 채널 ‘2리5너라’에서 공개됐다.고다슬 GS리테일 카운터FF 매니저는 “디저트 상품은 생애주기가 짧은데도 불구하고 서울우유 디저트는 5개월 이상 장기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트렌디한 풍미의 신규 라인업을 선보여 시리즈 열풍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대한항공이 지난달 30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10년간 별도 유지, 원하는 시점에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의 전환 지원 △우수회원 통합방안 △마일리지 사용계획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공개했다.통합안에 따르면 회원들은 통합 이후 10년간 기존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클럽 마일리지를 구 아시아나 마일리지 형태로 보유하는 회원과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만 보유하는 회원(구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전환 포함)으로 구분된다. 10년이 지난 시점에는 모두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통합된다.구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보유한 고객들은 기존 아시아나항공 공제차트 그대로 구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대한항공 일반석과 프레스티지석 보너스 항공권 구매·좌석 승급에 쓸 수 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공제차트 기준에 없는 일등석 등 보너스항공권이나 좌석 승급은 불가하다. 홈페이지에서 일반 항공권 구매 시 운임 일부를 마일리지로 최대 30%까지 사용할 수 있는 복합결제 서비스나 브랜드 굿즈, 일반 상품, 기내 면세 바우처 등 마일리지 쇼핑은 가능하다. 통합 후 적립되는 탑승 또는 제휴 마일리지는 모두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쌓인다.기존 아시아나항공의 우수회원(플래티늄, 다이아몬드 플러스(평생), 다이아몬드 플러스(기간제), 다이아몬드, 골드)은 유사한 수준의 대한항공의 우수회원 등급으로 자동 매칭된다. 기존 아시아나항공 우수회원 자격기간도 그대로 보장된다.구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가진 고객들은 통합 후 언제든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있다. 통합 10년 후 잔여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자동으로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된다. 전환 비율은 탑승 마일리지 1대1, 제휴 마일리지 1대0.82로 책정했다.대한항공 관계자는 “소비자 효익 극대화에 중점을 두고 통합 방안을 마련했다”며 “향후 대한항공은 공정위에 제출한 아시아나항공과의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토대로 소비자들의 마일리지 소비 편의성과 선택권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우리는 왜 죽는가’벤키 라마크리슈난모든 생명체는 죽지만 수명은 제각각이다. 그린란드상어는 400년을 살고 실지렁이는 길게 살아야 이틀이다. 인류는 수명 연장의 비밀에 오랜 기간 매달려 왔다. 불로초, 연금술 등을 지나 그 실체에 가까워진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지난 50여 년간 노화와 죽음을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게 되면서 세포 리포그래밍, 항노화 물질 같은 연구에 불이 붙었다. 하지만 노화 과학은 여전히 허무맹랑하게 여겨진다. ‘우리는 왜 죽는가’는 과학이 발견해 낸 항노화 방법의 허실을 분석한 책이다. 단백질을 저장하는 리보솜 연구로 2009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벤키 라마크리슈난 박사(영국 케임브리지 MRC 분자생물학연구소)가 썼다. 분자생물학자가 노화라는 주제를 다룬 이유를 묻자 “노화 과학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지만 과장도 많다. 생명 현상을 다루지만 직접적 이해관계는 없는 사람이 그 실체를 검토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DNA 손상 쌓이면서 노화 시작 ―책 제목이 ‘우리는 왜 죽는가’이다. 죽음을 어떻게 정의하나. “현재는 뇌사를 기준 삼지만 ‘개체로서 더 이상 기능할 수 없게 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한데 세포의 죽음과 개인의 죽음은 구분해야 한다. 살아 있을 때도 수백만 개의 세포는 끊임없이 죽어 가고, 죽음을 맞는 순간에도 일부 세포들은 여전히 살아 있다.” ―인간의 몸을 도시에 비유했다. “도시는 교통, 통신, 수도, 위생을 비롯한 수많은 시스템이 연결돼 작동하는 유기체다. 이 조율이 깨지면 도시 전체가 마비된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세포 하나가 망가진다고 바로 죽진 않지만 문제가 쌓이다 보면 전체 시스템이 무너진다.” ―도시 통제센터처럼 DNA가 우리 몸을 지휘한다고 했는데…. “생명은 DNA의 청사진에 따라 활성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세포는 그 프로그램에 따라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과 다양한 분자를 만든다.” ―분자생물학이 노화 과학 발전의 토대가 됐다고 썼다. “분자생물학은 가장 작은 단위인 분자 수준에서 생명을 연구한다. 우리 몸은 수많은 세포로 이뤄져 있고, 세포 안의 DNA, RNA, 단백질 같은 분자들이 서로 협력하며 생명을 유지한다. DNA에 새겨진 유전자가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하고 그걸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 생기면서 노화 과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노화의 근본 원인과 과정은…. “분자들이 정교하게 작동해야 몸이 건강하게 유지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DNA가 손상된다. 복구 기전이 있지만 손상이 반복되면 세포는 노화하거나 스스로 죽는다. 세포가 증식을 거듭해 암이 되기도 한다. 분자 수준에서 일어나는 작은 손상들이 쌓이면서 생명 시스템이 서서히 흔들리는 과정이 바로 노화다.”● 세포 리프로그래밍이 가장 유망 과학자들은 노화의 핵심 원인을 DNA 손상, 텔로미어 단축, 줄기세포 기능 저하,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등에서 찾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생체시계를 되돌리려는 노력이 전방위로 진행 중이다. ―인간 수명 한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 산 사람은 프랑스의 잔 루이즈 칼망으로 사망 당시 122세였다. 110세를 넘긴 사람도 아주 드물다. 인간 수명이 150세까지 연장될 거라는 주장도 있지만, 현재로선 상한선을 110∼120세로 보는 게 현실적이다.” ―가장 유망하다고 보는 항노화 연구 분야는…. “단기적으로는 칼로리 제한 효과를 모방하는 물질이나 노화 세포를 표적 제거하는 물질이 유망해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세포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리프로그래밍 기술이 강력할 거라고 본다.” ―세포 리프로그래밍 기술의 난점은 무엇인가.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는 2006년 세포를 젊은 상태로 만들 수 있는 4가지 유전자를 발견했다. 그러나 과도한 리프로그래밍은 암을 유발할 위험이 있어 ‘어디까지 되돌릴 것인가’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소식의 노화 방지 효과는 널리 알려졌다. “칼로리를 줄이면 단백질 합성 경로인 토르(TOR)의 움직임이 둔화되면서 불필요한 단백질이 사라진다. 이는 세포 효율을 높이고 노화를 늦춘다. 하지만 신체 회복력이 떨어지고 근육량이 줄어드는 단점도 있다. 비슷한 효과를 내는 약물인 라파마이신 역시 면역이 약해지는 부작용이 있다. 대부분 수명 연장 방법에는 대가가 따른다. 우리 몸은 생과 사의 균형 위에서 진화해온 시스템이라 ‘공짜’를 기대해선 안 된다.” ―텔로미어 단축도 노화 연구의 한 축을 담당한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DNA 말단인 텔로미어가 짧아지는데, 지나치게 짧아지면 세포는 노화 상태로 들어간다. 이 과정을 늦추는 효소인 텔로머라제는 암세포에서는 지나치게 활발해져 암이 계속 자라게 만든다. 과학자들은 텔로머라제를 조금만 켜서 노화를 늦추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세포의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막기 위한 항산화제 연구도 활발하다. “나이가 들면 미토콘드리아 효율이 떨어져 활성산소가 늘면서 노화가 빨라진다. 베타-키로틴, 비타민A, 비타민E 항산화제가 이를 해결할 기적의 약으로 소개되지만 사망률은 낮추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노화 식품은 옥석 가려야 장수에 초점을 맞춘 세계 바이오 기업은 700개가 넘는다. 이 회사들 시가총액은 모두 합쳐 300억 달러(약 42조9000억 원)를 웃돈다. 라마크리슈난 박사는 “항노화 산업은 과장됐다”고 했다. “임상시험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들이 날개 돋친듯 팔린다. 적지 않은 유명 과학자들이 관련 기업에 몸담고 있는 만큼 옥석을 가려야 한다.” ―가장 회의적으로 보는 연구 분야는. “인체 냉동 보존술이다. 쥐 같은 작은 동물조차 액체질소에 얼렸다가 다시 살아난 사례가 없다. 몸에 부동액을 주입하는 시점부터 세포 하나하나가 파괴된다. 냉동 보존한 몸은 살아 있는 사람 몸과 전혀 다른 상태가 된다.” ―수명 연장은 언제쯤 실현될까. “전신 수준의 세포 리프로그래밍 정도라면 가능하겠지만, 지금까지 성공한 사례는 없다. 쥐 실험에서는 성공적으로 젊어졌지만 수명이 유의미하게 늘어나진 않았다.” ―뾰족한 성과가 없는데도 항노화 사업은 번창일로에 있다.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은 일찍이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젊어서 부자가 되길 원했고 부자가 된 지금은 젊음을 원한다. 젊음은 살 수 없지만 노화 연구는 살 수 있다. 그래서 노화 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들은 인생도 소프트웨어처럼 해킹할 수 있다고 믿지만 생물학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현재로서 노화를 늦출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인가. “식단, 운동, 수면이 가장 중요하다. 친구나 가족과 관계를 맺고, 정기적으로 사회적 교류를 하며 삶의 목적의식을 갖는 것도 장수와 관련이 깊다.”● 장기적으로 중요한 진보 이룰 것 인간의 평균수명은 위생 개선과 백신 접종 덕분에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오늘날 항노화 산업은 사망률보다 노화를 늦추는 최신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아사망률을 낮추고 감염병을 줄이는 것이 수명 연장의 확실한 방법이라는 의견도 있다. “심장병, 암, 치매, 당뇨병은 대표적 만성질환이다. 이 질환들은 나이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노화를 해결해야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게 고령사회의 사고방식이다.” ―수명 연장을 연구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면. “연구 성과로 인한 건강 혜택은 모두에게 돌아가야 한다. 부자만 누려선 안 된다. 출산율이 낮은 상태에서 모두가 오래 살게 된다면 사회 전반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모두가 오래 사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세대 교체 속도가 매우 느려질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권력, 부, 영향력이 축적되므로 세대 간 불평등이 커질 것이다. 부자는 이미 가난한 사람보다 10∼20년 더 오래 사는데, 수명 격차도 심화될 수 있다. 사회가 정체되고 역동성과 창의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 ―그럼에도 항노화 산업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미래학자이자 과학자인 로이 아마라는 ‘우리는 기술의 영향을 단기적으로는 과대평가하고 장기적으로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과 인공지능(AI) 분야에 들어맞는 분석이다. 이 ‘아마라의 법칙’을 적용한다면 항노화 산업을 둘러싼 움직임이 당장은 실망스럽겠지만 결국 중요한 진보를 이룰 것이다.”벤키 라마크리슈난1952년 인도에서 태어난 분자생물학자. 인도 바로다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생물학을 공부했다. 리보솜 연구로 2009년 노벨화학상을 받았고, 2015∼2020년 제62회 영국 왕립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영국 케임브리지 MRC 분자생물학연구소 그룹리더를 맡고 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다리가 저리면 보통 허리부터 의심한다. 70대 김정근 씨(가명)도 그랬다. 증세가 시작된 건 1년 전. 걸을 때마다 종아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좀 쉬면 다시 괜찮아졌다. 허리가 원인이라고 생각해 정형외과를 찾았다. 약한 척추관협착증 증세가 있다고 했다. 한동안 물리치료와 주사 치료를 병행했지만 통증은 그대로였다. 지인에게서 혈관에 이상이 생겨도 다리가 저릴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를 찾았더니 지인 말이 맞았다. 조진현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김 씨의 사타구니 부분 대퇴동맥이 30cm 이상 막혔다며 말초동맥질환 진단을 내렸다. 혈관은 한 번 막히거나 터지면 크게 문제가 된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이 대표적이다. 다리 쪽 정맥이 막히는 하지정맥류도 비교적 흔하다. 말초동맥질환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국내 성인 4.6%가 환자로, 유병율도 높진 않다. 그래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식습관이 서구화하면서 발병 위험이 커졌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피가 통하지 않아 괴사한 부위를 절단해야 할 만큼 위험하다.● 걸을 때마다 통증 나타나 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온몸으로 실어 나른다. 심장에서 가까운 큰 길이 대동맥, 손발 끝까지 가는 작은 길이 말초동맥이다. 노폐물과 혈전 등으로 말초동맥이 막히면 팔다리에 혈액을 실어 나르지 못한다. 특정 부위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지면서 여러 증세가 나타나는 게 말초동맥질환이다. 말초동맥 이상은 전신 동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실제 환자 절반 정도는 심·뇌혈관 질환을 동시에 안고 있다. 김 씨 역시 검사해 보니 심장에 혈액을 보내는 관상동맥이 막혀 있었다. 조 교수는 관상동맥에 작은 관(스텐트)를 넣어 뚫은 다음 딱딱한 노폐물을 제거하고 통로를 넓혔다. 조 교수는 “말초동맥질환 환자의 약 30%는 심·뇌혈관 질환으로 사망에 이른다. 김 씨는 다리가 저려서 병원에 왔다가 더 큰 병까지 잡은 셈”이라고 했다. 말초동맥질환은 주로 하체에 생긴다. 골반 부근 동맥이 막히면 장골동맥폐색증, 다리 동맥이 막히면 하지동맥폐색증이다. 하지동맥폐색증은 원인 부위에 따라 대퇴동맥, 슬와(오금)동맥, 종아리동맥 폐색증으로 구분한다. 대표 증세는 다리 통증이다. 걷거나 뛸 때 종아리가 아팠다가 잠시 쉬면 가라앉는다. 골반 쪽 동맥이 막히면 허벅지나 엉덩이 쪽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당김, 뻐근함, 묵직함, 경련 등 호소하는 통증은 저마다 다르다. 증세는 경중에 따라 6단계로 나뉜다. 1∼3단계는 다리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거리로 구분한다. 평지에서 400m 이상 걸었을 때 다리가 아프기 시작하면 1단계, 200∼400m는 2단계, 200m 이하는 3단계에 해당한다. 조 교수는 “움직일 때만 통증이 나타난다는 뜻에서 이 증세를 ‘간헐적 파행’이라고 부른다. 보통 환자들은 2단계부터 이상 신호를 알아챈다”고 했다. 가만히 있어도 다리가 아프면 4단계로 본다. 이 단계에선 피가 통하지 않는 쪽 다리가 차갑게 느껴지기거나 피부가 창백하게 변하기도 한다. 다리 통증은 보통 혈관이 좁아진 한쪽 다리에 나타나지만 골반쪽 장골동맥이 막히면 양쪽 다리가 동시에 아플 수도 있다.● 허리 질환과 증세 비슷 다리 통증이 주요 증세인 1∼4단계에선 엉뚱한 병원을 전전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허리 질환으로 착각해 정형외과, 신경외과, 한의원 등에서 진료를 받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허리 질환과 혈관 질환 모두 다리 저림 증세가 나타난다. 하지만 통증을 느끼는 상황은 다르다. 허리가 원인인 경우엔 자세를 바꿀 때 통증이 생긴다. 앉았다가 일어서거나 누웠다가 앉을 때 다리가 찌릿하거나 뻐근하다. 반면 말초동맥질환은 다리를 움직일 때만 아프다. 통증 간격도 허리 질환은 불규칙하지만 말초동맥질환은 200m 거리, 계단 5층 높이처럼 일정하다. 5, 6단계에 접어들면 발 상처가 잘 낫지 않고 피부가 검게 변한다. 발가락과 발등 사이가 괴사하면 5단계, 발등 위쪽으로 괴사가 진행되면 6단계에 해당한다. 막힌 혈관이 다리 아래쪽과 가까울수록 괴사 확률은 커진다. 조 교수는 “보통 상처는 1, 2주가 지나면 자연적으로 낫는다. 2주가 지나도 상처가 그대로라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 다리 통증은 흔히 겪는 일이다. 찢어질 듯한 고통이 아니라면 ‘운동 부족으로 근력이 떨어졌겠거니’ 하고 넘기기 쉽다. 심지어 통증 때문에 덜 움직이다가 증세 자체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간헐적 파행 증세를 확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 교수는 언덕이나 계단 오르기를 추천했다. 같은 거리라도 오르막에선 더 많은 혈류가 필요하다. 따라서 평지에서보다 통증이 더 빠르고 강하게 나타난다. 평지에선 괜찮다가 계단을 오를 때 통증을 느끼면 질환을 의심할 만하다. 동년배와 걷다가 자꾸 뒤처질 때도 검사가 필요하다. 종아리나 허벅지 통증은 서서히 심해진다. 노폐물이 조금씩 쌓이면서 혈관이 점차 막히기 때문이다. 갑자기 혈관이 막히는 특수 상황도 있다. 부정맥이나 심장 수술 과정에서 생긴 혈전이 동맥을 틀어막는 경우다. 조 교수는 “급성동맥폐색증이 오면 다리 전체가 창백해지고 극심한 고통을 느낀다. 초응급 상황이므로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 있으면 위험 말초동맥질환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다른 동맥질환과 위험 요인이 같다. 운동, 금연, 건강한 식습관 실천이 중요하다. 어떤 것을 특히 유념해야 할까. 첫째, 흡연이다. 담배는 혈관을 좁게 만들고 혈전 생성을 촉진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말초동맥질환 발병 위험이 2∼4배 높다. 금연은 필수다. 둘째, 고혈압과 당뇨병이다. 혈압이 높으면 혈관벽이 손상되고 혈당이 높으면 혈관이 점차 좁아진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셋째, 고지혈증이다.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높으면 혈관에 지방이 쌓인다. 등푸른 생선, 견과류, 채소, 저지방 식단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해야 한다. 넷째, 비만과 운동 부족이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혈관에 부담이 커지고 몸에 해로운 호르몬이 증가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적정 체중 유지가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루 한 번 30분 이상 걷기, 달리기, 산책, 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하고 고지방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 다섯째, 나이와 가족력이다. 말초동맥질환은 60대 이상에서 주로 발병하며 70대 이상에서는 더 증가한다. 가족력 자체는 유전성이 크지 않지만 비슷한 생활 습관을 공유하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조 교수는 “말초동맥질환은 평생 관리가 중요하다. 치료 후 완치됐다는 생각에 금연, 운동, 건강한 식습관 등을 소홀히 하면 다시 발병할 위험이 있다”고 당부했다.● 전조증상 없어 정기 검진 필요 이 질환은 전조 증상이 없다. 장골동맥은 50∼70%, 하지동맥은 70% 이상 막혀야 다리 통증이 나타난다. 따라서 고위험군 환자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진단받을 필요가 있다. 여러 진단 방법 가운데 기본은 발목상완지수(ABI) 측정이다. 양팔과 양다리 혈압을 비교해 발목 혈압이 10% 이상 낮으면 이상신호로 본다. 더 정밀한 검사는 혈관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가능하다. 치료는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걷는 데 문제가 없다면 금연, 식단 조절, 규칙적인 걷기 운동으로 관리한다. ABI가 낮아도 다리 통증이 심하지 않을 땐 혈전 생성을 막는 약물을 처방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도 관리한다. 다리 통증이 심해지면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한다. 좁아진 혈관 부위가 짧거나 증상이 3단계 이하라면 풍선을 이용해 혈관을 넓히거나 스텐트를 넣어 좁은 혈관을 유지한다. 가느다란 관을 혈관에 넣어 내벽 찌꺼기를 깍아내는 죽종절제술도 있다. 막힌 혈관이 짧고 사타구니 근처라면 피부를 절개해 내벽 찌꺼기를 제거한다. 막힌 혈관이 길거나 증상이 4단계 이상이면 환자의 정맥이나 인조혈관을 이용해 우회수술(바이패스)을 진행한다. 말초동맥질환은 적기 치료가 중요하다. 일찍 발견하면 간단히 치료할 수 있지만 늦으면 순식간에 괴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조 교수는 “고령 환자들은 잘 걷지 않아 증세를 모른 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고위험군이라면 매일 종아리가 아플 때까지 걷고 정기적으로 ABI를 검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충북대 등 5개 대학 이차전지 컨소시엄, 1200여명 이수자 배출 충북대 이차전지 혁신융합대학 사업단(이하 사업단)은 2023학년도부터 운영해 온 이차전지 융합전공 및 마이크로디그리 과정을 통해 전국적으로 약 1200여 명의 이수자를 배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과정에는 충북대를 비롯해 가천대, 부산대, 인하대, 경남정보대 등 총 5개 대학이 참여했다. 충북대 재학생만 260명이 관련 과정을 이수했다. 사업단은 ‘이차전지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지자체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국가 핵심 산업인 이차전지 분야 전문 인재 양성에 주력해 왔다. 특히 참여 대학 간 교육 과정을 표준화해 학생들이 타 대학의 수업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문제 해결형 교육(PBL)’ 프로그램도 공동 개발, 운영하고 있다. 사업단 관계자는 “짧은 기간에도 1200여 명의 이수자를 배출했다는 점은 이차전지 분야 인재 양성의 필요성과 성과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실무형 교육을 강화해 산업계가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를 꾸준히 배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산·학 연계로 차세대 배터리 인재 육성이차전지 컨소시엄은 지역사회(地)·산업체(産)·대학(學)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산업을 선도할 실무형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를 위해 ▲산업체 실무자·교수·학생이 함께하는 산학프로젝트 ▲전문가 멘토링 기반의 ‘WE-Meet 프로젝트’ ▲지역 연구기관과 연계한 현장 학습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에코프로, 충청소방학교 등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교육·취업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캠퍼스 내에는 드라이룸(Dry Room)과 분석실 등 첨단 인프라를 구축해 개방형 실습 플랫폼으로 활용 중이다. 이와 더불어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코스모신소재, ㈜이지켐 등 주요 기업과 연계한 재직자 교육을 통해 지역 산업체의 전문성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해외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열어 학생과 지역 사회가 글로벌 산업 동향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이차전지 컨소시엄은 산학 연계형 인재 양성을 위해 다양한 경진대회와 창의적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충북대, 가천대, 부산대, 인하대, 경남정보대 5개 대학이 공동 참여한 연합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66개 팀 180여 명의 학생이 연구결과·아이디어·영상콘텐츠 등 4개 부문에서 열띤 경쟁을 벌였다. 이차전지 컨소시엄은 앞으로도 산학 협력 프로젝트, 첨단 인프라, 재직자 교육을 아우르는 다각적 노력을 통해 이차전지 핵심 인재 양성과 지역사회 발전을 선도하는 ‘앵커 기관(Anchor Institution)’으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1906년 여성 교육을 통한 구국애족(救國愛族)의 정신으로 대한제국 황실이 설립한 최초의 민족 여성 사학인 숙명여대가 문시연 총장 취임 1년을 맞아 내년 창학 120주년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은 새로운 120년을 향한 도약의 원년이다. 창학 120주년 공식 슬로건은 ‘숙명의 자부심, 새로운 120년’(Proud Sookmyung, Beyond 120)이다. 120년 전 시작된 여성 교육의 담대한 파동이 120년 후 미래의 거대한 파동으로 확장된다는 의미다. AI(인공지능)와 한류를 양대 전략 축으로 삼아 대학 체질을 혁신하고 있다. AI를 대학 교육·연구 전반을 혁신하기 위한 동력으로 판단하고, AI 융합 교육과 연구의 거점인 AI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인문·사회, 예체능 등 비공학 계열에도 AI 기술을 자연스럽게 융합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다. 또 모든 학과 학생이 소프트웨어 관련 교과목을 필수 이수하도록 했다. AI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도 확장하고 있다. AI분야 연구교수 영입, GPU 서버 구축 등 인프라 확충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K-드라마, K-뷰티, K-팝으로 대표되는 한류 열풍은 숙명여대의 비전인 ‘한류 중심 글로벌 대학’으로 실현한다. 한류를 매개로 기술과 인문을 융합한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는 외국인 전용 단과대학인 글로벌융합대학을 ‘한류국제대학’으로 개편해 한국의 콘텐츠와 글로벌 교육을 접목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대대적인 기부 캠페인도 본궤도에 올랐다. 문 총장은 8일 캠페인의 첫 주자로 1억 2000만원을 기부하며 1호 기부자가 됐다. 숙명여대는 문 총장의 기부를 시작으로 △Proud Sookmyung 120 △선배 강의실 △선배로운 숙명사랑 △New 눈송이 벤치 등 4가지 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다양한 기부 방식을 도입하고 기부 참여의 문턱을 낮춰 더 많은 교직원과 동문, 대내외 인사들이 숙대 발전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문 총장은 “여성 교육에 대한 인식조차 미비했던 시대에도 차별을 딛고 여성의 자립과 사회 참여를 이끌어온 저력은 숙명의 가장 큰 정체성이자 자산”이라며 “창학 120주년은 구성원 모두가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40대 학원 강사 김경미 씨(가명)는 반년 전부터 ‘턱앓이’를 했다. 입을 벌리면 ‘딱딱’ ‘달그락’ 소리가 났고, 다물 땐 묘한 어긋남을 느꼈다. 음식을 씹을 땐 묵직한 통증이 턱을 쑤셨다. 증세는 하루 이틀 이어지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과중한 업무와 운동 부족 때문이려니 하고 넘기길 6개월. 어느 날 아침 입이 벌어지지 않았다. 뒤늦게 찾은 치과에선 턱관절 장애 진단을 내렸다.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인 데다가 스트레스가 누적된 영향이 클 거라고 했다. 세 끼 식사와 이어지는 간식타임, 수시로 나누는 대화와 하품까지. 턱을 여닫는 동작은 종일 이어진다. ‘열일’하는 만큼 탈도 많다. 국내 성인 12%가 턱관절 장애 증세를 경험했고 54만 명 이상이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턱관절 장애는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통증 자체가 모호한 데다가 많은 경우 증세가 곧 사라지기 때문이다. 권정승 연세대 치대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턱관절 장애는 통증이 묵직하고 뻐근한 느낌이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병을 키우지 않으려면 초기에 치과(구강내과)에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3대 증세 무시해선 안 돼 턱관절은 머리뼈와 아래턱뼈를 잇는 관절이다. 관절, 뼈 사이 충격을 완화하는 디스크, 근육, 인대 등이 정교하게 얽혀 있다. 이 구조물에 이상이 생기는 걸 턱관절 장애라고 한다. 턱관절 장애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크게 근육 이상, 관절 이상, 퇴행성 골관절염 등으로 나뉜다. 근육 이상은 씹는 동작을 담당하는 저작근에 문제가 생긴 것이고, 관절 이상은 관절 디스크 인대 등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골관절염은 디스크가 이동하면서 턱관절 뼈가 마모되거나 변형되는 것을 의미한다. 턱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는 크게 3가지가 있다. 딱딱 소리가 나는 관절 잡음, 귀 앞 턱관절 부분 통증, 음식을 먹거나 입을 벌릴 때 턱 근육이 불편한 개구(開口)장애다. 근육 이상, 관절 이상, 골관절염은 이 3가지 증세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근육에 이상이 생겼다면 저작근이 위치한 뺨과 턱 주변에 통증이 나타난다. 씹거나 이를 악물 때 턱 주위 근육이 뻐근하다. 자고 일어난 아침에 턱이 뻣뻣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흔하다. 통증이 약하다 해도 한 달을 넘겨선 안 된다. 일시적 통증은 차츰 강도가 약해지다가 2, 3주 안에 사라진다. 통증이 비슷한 세기로 한 달 이상 간다면 턱 근육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다. 근육 이상이 심해지면 전신 통증으로 번지기도 한다. 이때 상당수 환자는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한의원 등을 전전하다 치료 시기를 놓친다. 목, 어깨, 눈, 귀, 치아 등의 통증을 턱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목 디스크 증세로 오해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권 교수는 “턱 근육이 문제일 때는 씹거나 입을 크게 벌릴 때 통증이 느껴지는 반면 목에서 비롯된 통증은 움직이지 않을 때도 뻐근함이 지속된다. 통증 치료를 위해 재활의학과, 통증의학과 등과 종종 협진한다”라고 했다. ● 모래 갈리는 소리 나면 관절 손상 디스크에 이상이 생기면 입을 벌릴 때 ‘딱딱’ 소리가 난다. 턱이 걸린 듯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고, 심하면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다. 소리가 난다고 바로 병원에 갈 필요는 없다. 소리가 작고 일상에 지장이 없다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소리가 나기 시작했거나 먹고 말하기 힘들다면 진료를 받는 게 좋다. 권 교수는 “관절 잡음은 흔한 현상이므로 주관적 불편함을 기준으로 진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디스크가 빠져 입을 벌리기 힘들 땐 1주일 내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 골관절염은 턱관절에서 서걱서걱 모래를 가는 듯한 마찰음이 들린다. 씹을 때 턱관절이 아프고 날씨에 따라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초기에는 통증이 약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방사선 검사에서 턱관절이 손상된 모습이 관찰되고, 심하면 윗니와 아랫니가 어긋난 부정 교합이나 안면 비대칭이 나타난다. 10대 골관절염 환자의 경우 안면 비대칭을 함께 겪을 가능성이 높다. 성장기라 성인보다 관절이 변형되기 쉬운 탓이다. 권 교수는 “아이들은 증세에 무감한 데다 아파도 부모에게 잘 알리지 않는다”라며 “평소 이갈이를 하거나 턱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하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했다. 근육 이상, 관절 이상, 골관절염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경우도 꽤 많다. 무릎 관절이 약하면 인대, 종아리, 허벅지 등으로 통증이 번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권 교수는 “소리만 나면 초기, 통증과 간헐적인 개구 제한 상태는 중기, 3개월 이상 입을 벌리기 힘들면 말기로 볼 수 있다. ‘서걱서걱’ 모래 갈리는 소리도 관절 표면에 변화가 생겼다는 말기 신호이므로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라고 했다. ● 30분마다 자세 바꿔야 증세에 따른 치료법은 다양하다. 근육 이상, 관절 이상의 경우 초기에는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기본은 식습관 개선이다. 질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지만 개인차를 고려해야 한다. 김치, 빵 등 부드러운 음식이라도 먹을 때 불편하면 피하는 게 좋다. 이갈이 이를 세게 무는 습관, 일부러 턱을 움직여 소리를 내는 행동 등은 턱을 망치는 주범이다. 경직된 자세, 긴장, 스트레스, 질 낮은 수면도 평소 관리해야 한다. 권 교수는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은 반드시 피하라”고 조언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근육이 긴장하지 않도록 30분∼1시간마다 자세를 바꾸고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근육이 뭉쳤을 때는 따뜻한 찜질도 도움이 된다. 근육 이상과 관절 이상 모두 중기 이후로는 물리, 약물, 주사 치료 등을 병행한다. 불편한 부분에 초음파나 레이저로 자극을 주고 보톡스를 활용해 뭉쳐 있는 근육을 풀기도 한다. 디스크 이동으로 입을 벌리기 힘들 땐 수조작(手操作)술로 바로 잡는다. 1주일 안에 손을 입안으로 넣어 턱을 잡고 디스크를 맞추면 금세 풀린다. 기한을 넘기면 잘 풀리지 않고 만성적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만성 통증, 골관절염, 개구 장애 등에는 관절을 세척하는 관절 세정술이 효과적이다. 디스크가 빠지면서 뼈가 마모되는 골관절염의 경우 디스크 뒷부분을 디스크와 비슷한 조직으로 바꾸도록 도와준다. 이갈이나 이 악무는 습관이 있는 경우에는 잠자는 동안 교합안정장치(스플린트)를 착용해야 한다.‘마음 관리’도 중요하다. 턱 통증이 오래 지속되면 신경계가 예민해진다. 이른바 중추감작 현상으로 다른 부위에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편두통, 허리 통증, 과민성 장 증후군, 섬유근통 등을 함께 겪고 있다. 권 교수는 “불안과 우울이 통증을 키우고, 그 통증이 다시 다른 부위의 통증을 낳는다. 필요에 따라 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을 함께 받으면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증세에 따라 다르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호전된다. 치료 후 통증이 재발하면 즉시 음식 섭취를 멈추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한다. 다음 날까지 아프면 가능한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 긍정 마음-꾸준한 관리 중요 치아 교정은 턱 건강과 관련이 있을까. 치아 교정을 하면 치아가 이동하면서 위턱과 아래턱 교합이 불안정해진다. 이때 턱관절이나 저작근이 건강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턱관절이 평소 취약한 경우엔 소리, 걸림, 통증 등을 겪을 수 있다. 권 교수는 “교정을 하기 전 턱 관절 상태를 점검해보는 게 좋다. 특히 골관절염 환자는 증상이 나빠질 수 있어 치료를 마친 뒤 교정을 진행하길 권한다”라고 했다. 얼굴 경락 마사지는 근육 긴장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된다. 다만 과도한 힘을 가하면 턱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실제로 턱을 강하게 당기는 미용 도구를 사용한 뒤로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는 사례가 있다. 전문가들은 턱관절 장애를 현대병으로 본다. 수면 부족, 스트레스, 스마트폰 사용 습관이 증상을 키운다. 권 교수는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은 간절히 먹고 말하고 웃는 일상으로 돌아가길 꿈꾼다”라며 “불안과 우울이 동반되면 통증의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긍정적인 마음과 꾸준한 관리가 회복의 열쇠”라고 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매직필’요한 하리황제, 원푸드, 덴마크, 지중해식, 디톡스, 키토제닉…. 인류의 다이어트 역사는 유구하다. 고대 절식법부터 기적의 식단과 각종 보조제까지. 수천 가지 방법을 넘나들며 살 빼기에 도전해 왔다. 대부분 다이어트는 실패로 끝나곤 한다. 일정 체중을 유지하려는 인체 항상성을 의지로 이겨내기 어려워서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는 이런 다이어트 패러다임을 바꾸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식욕을 의지로 다스리는 대신 식욕 자체를 줄여 버리며 ‘마법의 약물’이란 별칭까지 얻었다. 위고비는 포만감을 관장하는 글루카곤 유사펩티드-1(GLP-1) 호르몬을 활용해 식욕을 떨어뜨린다. 원래 오젬픽이라는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다가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자 용량과 이름을 바꿔 2021년 6월 재출시했다. 일주일에 주사 한 번으로 15% 체중 감량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10월 공식 출시됐다. 베스트셀러 ‘도둑맞은 집중력’ 작가인 영국 저널리스트 요한 하리도 위고비(오젬픽)로 다이어트했다. 복용 직후 살이 죽죽 빠지더니 6개월 만에 9.5kg을 줄였다. 건강해진 몸과 다소 차분해진 기분 그리고 메스꺼움을 겪으며 그의 생각은 사방으로 가지를 뻗었다. ‘인간은 언제부터 살이 쪘나’ ‘약으로 살을 빼는 건 반칙일까’ ‘아이들이 약을 복용해도 될까’…. 복용 경험과 세계 각국 전문가 100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책 ‘매직필(Magic Pill)’로 엮어 냈다. ● 살 빠졌지만 음식이 주는 위로는 잃어―‘매직필’을 펴낸 계기는.“2022년 겨울 몇 년 만에 파티에 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다른 이들도 나처럼 살이 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대부분 할리우드 스타인 참석자들은 오히려 더 야위어 보였다. 누군가 ‘오젬픽을 복용한 덕분’이라고 귀띔해 줬다. 그 순간 생명수를 만난 듯한 설렘과 정체 모를 불안을 동시에 느꼈다. 나는 평생 비만으로 살았고, 할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가족이 비만으로 병을 얻어 단명했다. 비만 치료제의 실체를 직접 파헤치고 싶었다.” ―약을 복용한 첫날은 어땠나.“잠에서 깼는데 배가 고프지 않았다.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점심으로 평소 좋아하던 샌드위치를 몇 입 먹고 나니 배가 불렀다. 복용 첫 주에는 물 한 컵만 마셔도 포만감을 느꼈다.” ―계속 복용하면서 어떤 변화를 겪었나.“처음엔 속이 메스껍다가 점차 괜찮아졌다. 기존 체중의 18%를 빼니 허리 통증이 사라졌다. 한데 초반에 급격히 살이 빠지면서 감정이 둔해졌다. 지인의 죽음을 취재하며 KFC 치킨을 먹다 깨달았다. ‘이제 음식으로는 감정을 달랠 수 없구나.’” ―‘음식의 위로’를 잃은 상실감이 컸나.“혼란스럽고 폭력적인 환경에서 자란 내게 음식은 감정 조절 수단이었다. 음식을 먹으면 불안이 잦아들었다. 그 버팀목이 사라지자 정서적 균형을 다시 잡아야 했다. 의학계에 따르면 위 절제술을 받은 이들의 자살 위험은 네 배로 높아진다고 한다. 약을 복용하기 전 고려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더 마르기 위한 복용은 제한해야”위고비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잠재 위험은 다양하다. 갑상선암, 췌장염, 위 마비, 근 손실이 대표적이다. 오젬픽과 위고비를 만드는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해당 약물은 광범위한 임상 시험을 거쳐 15년 이상 당뇨병 치료에, 8년간 비만 치료에 사용됐다”며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위고비와 관련한 안전성 우려가 적지 않다.“가장 심각한 문제는 섭식 장애를 가진 사람이다. 이 약을 복용하면 극도로 마르거나 심지어 죽음에 이를 수 있다. 비만 환자에게는 접근성을 높이되, 정상 체중이거나 마른 사람이 ‘더 마르기 위해’ 복용하는 경우엔 제한해야 한다.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 ―비만의 부정적 영향과 위고비 부작용을 비교한다면. “비만으로 오랜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내 몸이 싫었고 비만 때문에 아픈 가족을 보며 불안에 떨었다. 오젬픽을 복용한 뒤 이런 문제가 사라졌다. 초기 몇 달 간 가벼운 메스꺼움과 감정적 동요를 겪었지만 긍정적 영향이 더 컸다. 내 책에서 위고비의 12가지 잠재적 위험을 다뤘다. 약물의 위험도 물론 파악해야 하지만 비만 자체가 훨씬 더 치명적이라고 생각한다.” ―약물의 도움으로 날씬해지자 ‘사기꾼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비만을 죄악시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자랐다. 죄를 저지르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배웠다. 그런데 오젬픽은 너무 쉬워서 사기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왜 비만 치료제에만 시비를 걸지? 약물로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친구에겐 누구도 속임수를 쓴다고 비난하지 않는다.” ―스마트폰 발명과 위고비 파급력이 맞먹는다는 의견도 있다.“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절반이 이 약물 복용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10년 안에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00억 달러(약 276조 원)에 이를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론 머스크나 오프라 윈프리 같은 공인도 위고비 복용을 공개했다. 위고비는 피임약, 프로작(우울증 치료제)과 더불어 우리 시대를 규정하는 상징적 약이라고 생각한다.”● 초가공식품으로 비만 급증 폴 케니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 교수가 ‘치즈 케이크 놀이동산’ 실험을 했다. 신선한 자연식을 먹고 자란 쥐는 허기질 때만 음식을 섭취한 반면, 치즈케이크 같은 가공식품을 맛본 쥐는 굶고 있음에도 일반 사료에 입을 대지 않았다. 하리는 “초(超)가공식품은 ‘배부르다’는 신호를 무너뜨려 끝없이 먹게 만든다”며 “가공식품 탐식이 현대의 비만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의학계에선 비만 원인을 유전, 심리적 요인, 식습관 등으로 보고 있다. ―비만 급증 원인으로 가공식품을 지목했다.“(내가 태어난) 1979년부터 21세가 되던 해까지 미국 비만율은 두 배로 늘었고, 이후 20년 동안 중증 비만율은 두 배로 증가했다. 한국은 이 정도로 극적이지는 않지만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과거 인류는 신선한 재료를 그날그날 조리해서 먹었다. 19세기 이후 공장에서 화학적으로 제조한 초가공식품을 먹기 시작했다. 그 뒤로 비만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장기적으로 다이어트는 80% 이상 실패한다.“기근 위협에 시달리던 과거엔 살을 찌우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다. 음식이 풍족한 지금도 뇌는 계속 체중을 유지하려 한다. 이런 몸의 저항을 의지만으론 이기기 힘들다. 그래서 비만 치료제는 게임체인저가 된다. 약을 복용하면 더 이상 내 몸과 싸울 필요가 없어지니까.” ―‘위고비는 인위적인 해결책’이라는 목소리도 있다.“의도는 이해하지만 동의하지는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식품 시스템을 바로잡는 게 맞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비만 환자들은 ‘바로 지금’ 심각한 건강 위험에 직면했다. 이 약은 이런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다. 나는 비만이라는 덫에 걸렸고, 이 약은 덫을 헤쳐 나갈 비상문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현재로선 유일한 출구인 셈이다.” ―이미 공고해진 식품 환경을 바꾸려면.“제도를 바꿔야 한다. 멕시코는 설탕세를 도입해 가당(加糖) 음료 소비를 크게 줄였다. 네덜란드는 비만 아동에게 개인 코치 등을 지원해 비만율을 줄였다. 영국 정부는 빵의 소금 함량을 줄이도록 식품업계를 압박해 매년 뇌졸중 환자가 9000명가량 줄었다.” ―아동의 위고비 복용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10대에 대한 임상 실험은 고무적인 결과를 보였지만 부작용도 있었다. 의학계에선 발달 단계에 있는 아동은 많은 칼로리가 필요하기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금이라도 (식품) 기업 이윤 때문에 아이들 입맛과 건강을 해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마른 몸 신화 맹신해선 안돼” ―많은 사람이 건강을 해치면서 마른 몸을 추구한다.“사회가 자신의 몸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도록 강요한다. 여성에게 특히 가혹하다. 가부장적 권력이 여성을 통제하는 방식의 일부다. 여성이 자신의 몸을 미워하는 데 몰두하도록 만들어, 그 에너지가 삶을 충만하게 사는 데 쓰이지 못하도록 한다.” ―비만을 질환으로 보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있는 그대로의 내 몸을 긍정하자는 ‘자기 몸 긍정주의 운동’이 힘을 잃기도 한다.“자기 몸 긍정주의 활동가들은 ‘뚱뚱한 사람을 괴롭히는 것은 잔인하고 비도덕적’이라고 주장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비만이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는 건 신화’라는 일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비만이 건강을 해치는 건 증명됐다. 18세에 비만이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70%에 달한다. 암 발생 위험도 높인다. 체지방이 몸 전체에 신호를 보내 세포 분열을 촉진하는 과정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책에서 신약의 희망과 위험을 골고루 다뤘다. “정상 체중이거나 저체중인데 체중 조절의 압박을 느낀다면, 그건 분명 해롭다. ‘병적인 마름’을 숭배하도록 만든 사회엔 저항해야 한다. 과체중으로 인한 우울감 또한 상당하다. 나는 해로운 덫에 빠진 무력감에 평생 시달렸다. 비만 치료제는 새로운 선택지다. 의학적 의사 결정에 앞서 책과 인터뷰가 나침반 역할을 하길 바란다.” 요한 하리영국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사회과학과 정치과학을 전공했다. 현대인의 집중력 위기를 다룬 ‘도둑맞은 집중력’, 비만의 사회과학적 의미를 파헤친 ‘매직필’, 중독 문제를 다룬 ‘Chasing the Scream(비명의 추격, 한국 미출간)’ 등을 펴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금호타이어가 유럽 영국 럭비 구단인 ‘레스터 타이거즈’와 후원 계약을 맺고 2030년까지 5시즌 동안 공식 스폰서로 활동한다. 금호타이어는 이 기간 동안 레스터 타이거즈 유니폼 상의에 금호타이어 로고를 노출하고, 팀 홈경기장인 ‘매트리걸 우드퍼드 스타디움’에서 LED 스크린 보드, SNS 등을 통해 브랜드를 홍보한다. 레스터 타이거즈와의 공동 이벤트, 판촉 프로모션 활동을 진행하고 팬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에도 나설 계획이다.레스터 타이거즈는 잉글랜드 레스터를 연고지로 하는 전통 깊은 럭비 유니언 구단이다. 1880년에 창단된 뒤로 프리미어십 럭비의 최상위권을 지켜오고 있다. 유러피언 럭비 챔피언스컵 2회 우승, 프리미어십 다수 우승 등을 기록하며 유럽 전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럭비 구단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이강승 금호타이어 유럽본부장 부사장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영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금호타이어의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강화하고, 브랜드 프리미엄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금호타이어는 유럽 시장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며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적극적인 영업 및 마케팅 활동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초에는 유럽 최강팀 중 하나인 프랑스 ‘스타드 툴루쟁’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스타드 툴루쟁은 프랑스 럭비 리그 23/24시즌 우승을 포함해 총 22회 우승했고, 유러피언 럭비 챔피언 컵에서도 최다 우승(6회)을 기록한 팀이다.럭비 외에도 다양한 스포츠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16년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공식 후원 계약을 맺었고, 2027/28 시즌까지 이탈리아의 명문 축구 구단 ‘AC 밀란’을 공식 후원하고 있다. 독일의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도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삼성증권의 연금저축과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개인형퇴직연금(IRP)을 합한 총 개인형 연금 잔고가 22조2000억 원을 넘어서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이는 2024년 말 17조1000억 원에서 약 30% 성장한 규모로, 8개월 만에 5조 원이 증가한 셈이다. 연금저축이 34.6%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DC형은 27.4%, IRP는 2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 연금 잔고도 21조2000억 원에서 26조3000억 원으로 23.8% 증가했다.ETF(상장지수펀드)는 중장년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상품별 잔고 증가율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ETF 잔고는 같은 기간 54% 증가해, 6조7000억 원대로 성장했다.삼성증권은 이러한 고속 성장 배경으로 고객 중심의 혁신 서비스를 꼽고 있다. 삼성증권은 2021년 업계 최초로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가 무료인 ‘다이렉트IRP’를 출시했다. 여기에 가입 서류 작성과 발송이 필요 없는 ‘3분 연금’ 서비스와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엠팝’을 통한 ‘연금 S톡’ 서비스로 편의성을 높였다.또한 전문성 강화를 위해 업계 최초로 별도의 연금센터를 서울, 수원, 대구에 설립해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10년 이상 경력의 PB 전문가들이 맞춤형 연금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금 가입자 대상 상담은 물론 퇴직연금 도입 법안에 대한 설명회 등 지난해 약 200여 건이 넘는 세미나를 진행했다.이성주 삼성증권 연금본부장은 “퇴직연금은 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며 “최적의 연금 관리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든든한 연금 파트너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삼성물산 패션부문 구호가 새 시대를 알리는 2025년 가을·겨울 시즌(FW) 캠페인을 공개하고 건축 물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을 출시했다.이번 캠페인의 스타일링은 스타일리스트 샬럿 콜레트가 맡았다. 샬럿 콜레트는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질샌더·오라리·토템 등 다양한 해외 명품 브랜드와 작업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다니엘 쉐이가 촬영을 진행했고, 스웨덴 모델 겸 배우 사라 블룸비스트가 모델로 참여했다.구호는 파빌리온을 모티브로 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빈 공간과 면이 접히고 휘어져 만들어지는 구조에서 영감받아 디자인했다. 특히 건축 모듈의 조립을 패션에 접목해 재킷·코트·팬츠·스커트 등 각각의 아이템들이 다양한 실루엣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조화된 스타일링을 제안했다.주력 상품은 ‘캐시미어 아이콘 코트’다. 구호의 가을·겨울 대표 아이템으로, 올해는 구조적인 어깨선과 길어 보이는 실루엣을 강조한 스타일을 추가했다. 케이프 코트, 얇고 가벼운 캐시미어 니트 등 변화무쌍한 기후에 대응할 수 있도록 겹쳐 입기 좋은 상품들도 다수 선보였다. 구호는 지난 1월에 이어 11월 더 로우의 헤드 디자이너 출신 프란체스코 푸치와 협업한 캡슐 컬렉션을 출시할 계획이다.임수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구호 디자인 디렉터는 “이번 시즌은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협업한 캠페인, 한층 자유로워진 감성의 상품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판타지 소설 오즈의 마법사를 테마로 한 가을축제 ‘에버랜드 오브 오즈’가 지난 5일 개막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테마존은 오는 이달 26일 오픈한다.11월 16일까지 펼쳐지는 이번 축제에서는 밝고 즐거운 ‘에메랄드 시티’와 어둡고 오싹한 ‘블러드 시티’를 동시에 선보인다.에버랜드는 세계적 고전인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를 새롭게 재해석해 다채로운 콘텐츠로 창작했다. 1만㎡ 규모의 축제 정원인 포시즌스 가든은 에메랄드 시티로 변신했다. 초록빛으로 꾸민 정원에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 등 캐릭터별 테마존을 조성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으로 잘 알려진 채경선 미술감독이 주요 테마존을 꾸며 완성도를 높였다. 중앙 분수에는 도로시의 집을 조성했다. 마법사 오즈가 타고 온 열기구와 겁쟁이 사지 토피어리 등등 포토스팟도 눈길을 끈다.즐길거리도 풍성하다. 양철 나무꾼의 하트 정원에서는 소원 글귀를 나무에 걸 수 있다. 그린하우스에서는 마법사 오즈의 히든 미션과 오즈 컨셉 AI 촬영 체험 등이 준비됐다. ‘스마일리 펌킨 퍼레이드’도 새롭게 펼쳐진다. 레니, 라라, 베이글 등 에버랜드 캐릭터가 오즈의 마법사 주인공으로 변신해 퍼레이드길을 행진한다.호러 테마존 블러드 시티는 오즈의 마법사 원작을 공포 버전으로 재해석했다. 블러드존 입구에 들어서면 보라색 구두를 신은 초대형 마녀 다리 ABR 조형물이 눈앞에 나타나 관람객들을 압도한다. 중앙에는 8m 높이의 마녀 감시탑을 설치하고 터널, 광장 등 블러드 시티 곳곳은 저주받은 마을 분위기로 꾸몄다.특설무대에서는 ‘크레이지 좀비 헌트 인 오즈 : 도로시의 악몽’ 라이브 공연이 매일 2회씩 펼쳐진다. 동쪽 마녀의 저주로 좀비로 변한 도로시와 친구들이 호러 댄스 공연을 선보인다. 좀비를 피해 미로를 탈출하는 ‘호러 메이즈’, 테마 분장을 해볼 수 있는 ‘마녀의 분장 스튜디오’ 등도 마련됐다.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테마존도 이달 26일 오픈한다. 테마존에서는 인기 OST와 명장면 등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에버랜드 관계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작품의 세계관을 오감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와 방문객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리는 K콘텐츠 성지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이탈리아 컨템포러리 브랜드 파라점퍼스(PARAJUMPERS)가 2025년 FW 컬렉션에서 변화하는 기후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스타일을 제안했다. 파라점퍼스는 이번 시즌에서 스포츠웨어, 경량 다운, 간절기 아이템 등으로 구성된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였다. 가볍고 기능적인 아이템을 중심으로 세련되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강화했다.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대표하는 마스터피스 라인은 이번 시즌에도 컬렉션의 메인 아이템으로 자리한다. 프리미엄 울과 가죽, 차별화된 양가죽 등 독보적인 소재를 적극 활용한 아이코닉한 아이템이 돋보인다.남성 컬렉션은 아웃도어에서 영감을 받은 실루엣과 디테일이 특징이다. 부드러운 컬리 플리스, 원형 퀼팅 크링클 푸퍼, 오버사이즈 포켓의 체크 패턴 파카 등이 모험적인 무드를 완성했다.여성 컬렉션의 변화도 눈에 띈다. 여성스럽고도 편안한 실루엣을 중심으로, 고급 소재와 통일감 있는 스타일링으로 완성도 높은 룩을 선보인다. 다운과 울을 혼합한 파카와 코트는 도시적인 감각을 담았으며, 니트와 패딩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아우터, 오버사이즈 봄버는 스트리트 감성과 아웃도어 무드를 동시에 표현한다.이번 컬렉션은 기능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도의 방수 기능과 첨단 기술이 적용된 아우터 웨어는 극한의 날씨에도 끄덕없는 보온성을 자랑한다. 그러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살려 실용적이면서도 럭셔리한 감각을 지닌 파라점퍼스의 아이덴티티를 담았다.파라점퍼스 2025 FW 컬렉션은 전국 오프라인 직영 매장과 561 공식 브랜드관, 공식 네이버 브랜드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아이를 낳아 기르며 수만 갈래 고민을 마주한다. 타인과 관계 맺고 어울리는 능력을 말하는 사회성은 그중 단골 주제다. 옹알이를 안 해서, 눈 맞춤을 못해서, 말이 없어서, 친구에게 휘둘려서…. 돌잡이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문제를 겪게 된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대한민국 중학교 2학년 가운데 관계 문제로 속앓이하지 않는 학생은 없을 것”이라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기본 사회성을 탑재하도록 도와주고, 초등 고학년부터는 홀로 세상에 맞설 단단한 마음을 심어 줘야 한다”고 했다. ● 초등 1∼2학년에 익혀야 할 5가지 능력 사회성은 타고나는 것일까, 길러지는 것일까. 정상 범주 아이의 사회성은 키와 비슷하다. 부모 키가 크면 자녀도 클 확률이 높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밥을 잘 먹지 않으면 키가 자라지 않는다. 사회성 역시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동시에 받는다. 다만 자폐스펙트럼장애처럼 병리적인 경우엔 유전 영향이 더 크다. 사회성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 기술이다. 사회 인지와 공감, 의사소통, 감정 조절, 갈등 해결, 협력의 5가지로 구성된다. 이 5가지 영역을 꾸준히 연마하면 국어 영어 수학처럼 실력이 좋아진다. 미국 등에는 초등 저학년부터 이 같은 내용을 가르치는 과목이 따로 있다. 김 교수는 “집단생활을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다양한 관계를 맺고 갈등을 겪게 된다”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자녀가 잘 지낼 수 있도록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상황별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에게서 사회성 5개 영역 기술을 갈고 닦는 방법을 알아봤다. -사회 인지와 공감 초등 저학년은 감정을 세밀하게 구분하지 못한다. 감정 읽기에도 서툴다. 사회 인지와 공감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이걸 잘한다. 친구가 슬퍼 보이면 “괜찮아?”라고 묻곤 휴지를 가져다줄 줄 안다. 반대로 또래보다 이 능력이 부족하면 ‘눈치 없다’는 말을 듣는다. 어떤 감정 공부를 해야 할까. ‘감정 공감 퀴즈’는 감정 공부의 기초 편에 해당한다. ‘장난감을 빼앗는 장면’ ‘친구가 그림을 칭찬하는 장면’ 같은 다양한 상황이 그려진 카드를 준비한다. 카드를 보고 느낀 기분을 아이와 이야기한다. ‘기쁘다’ ‘슬프다’ 같은 감정을 떠올린 이유를 알아본다. 카드 없이 말로 상황을 설명해도 된다. ‘표정 알아맞히기 게임’은 친구 마음을 읽는 데 도움이 된다. 인물의 표정이 드러난 사진이나 동영상을 준비한 뒤 그 인물의 감정을 유추하는 게임이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일상 대화”라며 “매일 5분이라도 좋다. 잠들기 전, 저녁식사 후 등 시간을 정해 아이와 기쁘고 화나고 속상했던 순간을 공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사소통 소통의 기본은 듣기다. 모래시계로 경청의 기본기를 다져 보자. 모래시계를 놓고 아이와 마주 앉는다. 시계 속 모래가 다 떨어질 때까지 한 사람은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은 듣는다. 듣는 사람은 고개 끄덕이기, 눈 마주치기, 표정 짓기처럼 비언어적 반응을 해 본다. 30초∼1분 부터 시작해 점차 시간을 늘린다. 목소리 크기도 중요하다. 상황에 알맞은 목소리를 내면 소통이 잘되고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귓속말, 조용한 소리, 교실 대화, 일상 대화, 큰소리 또는 외침 등이 표시된 ‘5단계 목소리 온도계’를 만든다. 놀이터나 엘리베이터 등에서 손가락으로 단계를 가리키며 음성을 조절해 본다. 의사소통 방법도 익혀야 한다. 아이에게는 대화의 물꼬를 트기 쉽도록 열린 질문을 사용한다. “지금 화났어?” 대신 “지금 기분이 어때?”라고 묻는 식이다. 요구 사항은 명확하게 표현하도록 돕는다. “하지 마” 대신 “나는 그렇게 하면 불편해. 멈춰 줬으면 좋겠어”나 “도와 줘”가 아닌 “내 책가방 무거운데 같이 들어줄 수 있어”처럼 구체적으로 말하도록 한다. -감정 조절 화가 난다고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면 친구들이 불편해한다. 감정 조절 3단계를 익히면 감정과 스트레스 관리 능력을 키울 수 있다. 1단계는 감정 알아차리기다. 지금 떠오르는 감정과 신체 반응을 파악하도록 돕는다. 얼굴이 붉어지는지, 심장이 두근거리는지 체크한다. 2단계, 감정 다스리기다. 심호흡이나 복식호흡으로 진정하는 연습을 반복한다. 나비 자세, 그림 그리기, 긍정 문장 쓰기 같은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본다. 3단계는 감정 표현하기다. “나는 OOO 때문에 △△△를 느꼈다”처럼 간단한 문장로 기분을 전달하도록 지도한다. ‘감정 온도계’도 유용하다. 1에서 10까지 척도로 감정을 그려 그 강도를 파악하도록 돕는 도구다. 아이가 화가 났을 때 감정이 얼마쯤 되는지 묻고 심호흡, 나비 자세, 혼자 있기 등 감정 조절법을 고르도록 한다. 선택한 방법을 써서 3∼5분간 진정하도록 돕는다. 감정이 충분히 가라앉은 뒤 감정 변화에 대해 대화한다. -갈등 해결과 협력 아이들은 갈등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이때 부모가 지나치게 개입하거나 방관해서는 안 된다. 김 교수는 “서툴지만 스스로 해결하는 경험을 쌓아야 아이가 자립할 수 있다. 부모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버리면 아이들은 갈등을 학습할 기회를 잃게 된다”고 했다. 연습이 필요하다. 갈등과 화해 서사가 담긴 ‘겨울왕국’이나 ‘미운 아기 오리’ 같은 동화를 읽고 대화해 본다. 역할극도 도움이 된다. 이때 부모가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갈등은 성장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여유를 가져야 한다. 사과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사과는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미친 영향을 깨닫고 책임지는 첫걸음이다. 변명 섞인 사과, 조건부 사과, 잘잘못을 따지는 사과는 바람직하지 않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했는지 사과하고, 그런 행동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하도록 한다. 다만 사과를 건성으로 했더라도 격려해야 한다. 어릴 때 억지로 사과한 경험은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다. 갈등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이 크다면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 또래에 비해 갈등 상황에서 아이 행동이 지나치게 미성숙한 경우에도 전문가 상담을 받으면 좋다. 상대방 표정과 말투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거나, 갈등의 원인이 되는 행동을 반복하거나, 사소한 자극에도 반응이 지나친 경우 등이다. 협력은 함께하는 힘이다. 단순히 같이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우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알려 준다. 보드게임, 스포츠, 집안일 등을 통해 규칙을 지키는 습관, 차례를 기다리는 인내심 등을 배울 수 있다.● 학교 들어가기 전에 정서-인지 발달 점검해야특별한 어려움이 있는 아동에게 사회성은 더 어려운 숙제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는 아동은 경청이 어려워 대화에 잘 섞이지 못한다. 감정을 날것 그대로 표출해 친구와도 자주 다툰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은 상대방 의도 파악에 서툴러 또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경계선 지능 아동은 맥락을 이해하는 힘이 부족해서, 불안감이 큰 아동은 먼저 다가가지 못해서 관계 맺을 때 자주 상처받는다. 이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 ADHD와 자폐스펙트럼장애는 각각의 특성에 맞춰 전문 기관 도움을 받으면 좋다. 김 교수는 “전문 기관에서는 충동성, 부주의, 동떨어진 관심사, 언어 지연 같은 아이들 성향에 맞춰 각기 다른 전략으로 접근한다. 발달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은 전문 사회성 발달 프로그램 등의 도움이 필요한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불안이 높은 아이들은 말로 감정을 표현하도록 지도한다. 손으로 만지작거리면 긴장이 풀리는 말랑말랑 스트레스볼(ball, 공)도 유용하다. 증상이 심하면 약물 치료가 도움이 된다. 경계선 지능 아이들은 속도에 맞춰 학습 전략을 짜야 한다. 정서 및 인지 질환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ADHD, 경계선 지능, 불안장애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점검해 보라고 권한다. 본격적인 단체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약물치료나 사회성 치료 등으로 적응을 도우면서 각 질환의 특성으로 인한 트러블을 예방할 수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영유아기에 경고 시그널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생후 6개월이 지났는데도 주위 자극에 반응하는 사회적 미소가 없고, 9개월이 됐는데도 엄마아빠와 눈을 잘 맞추지 않거나 이름을 불렀을 때 쳐다보는 등의 호명반응이 없다면 전문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자녀의 어려움은 어디까지 공개해야 할까. 김 교수는 “담임 교사에게 아이의 특성을 공유하고 협조를 구하는 게 원칙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신중할 필요도 있다”며 “증상을 조기 발견해 아이가 빨리 성장하고 발달하도록 돕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광운대(총장 윤도영)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2025년 인문 사회 융합인재 양성사업(HUSS)’ 신규 연합체에 최종 선정됐다. 전남대(주관), 국립공주대, 부산대, 홍익대와 함께 구성된 이번 컨소시엄은 ‘인간과 디지털 경제의 공존’을 주제로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는 PATH-FINDER 인재 양성’에 나선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약 85억 원 규모의 국고지원을 받는다.사회 갈등 조율, 기술-사람 사이 균형 설계하는 인재 양성 교육 강화 광운대는 이번 사업에서 ‘디지털 컨설팅 전문가 양성(H1)’ 트랙을 주도한다. 디지털 기술의 확산 속에서 인간 중심의 가치를 회복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율할 수 있는 실천형 인재 양성이 목표다. 프라이버시 보호, 디지털 심리, 법률 상담 등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합적 문제에 대응하는 융합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운영한다. 정규 교과뿐만 아니라 비교과, 인턴십, 국제 교류 등 다양한 형태의 실천 기반 학습을 추진할 계획이다. 광운대는 ICT·전자·로봇 분야에 특화된 기술 기반과 더불어 인문 사회 계열과의 융합을 통해 기술과 사람 사이의 균형을 설계할 수 있는 ‘컨설턴트형 인재’를 육성하는 데 강점을 지닌다. 특히 K-MOOC, 블렌디드 러닝, 인턴십 중심 실습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산업 현장과 연계된 실무형 융합 교육 체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HUSS 사업에서는 이러한 기반 위에 인문 사회학적 통찰과 디지털 실행력을 결합한 교육 모델을 강화한다. 광운대는 사업 기간 동안 총 300명의 학생과 200명의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기초(토대형)·중급(적용형)·고급(확산형) 단계별 교육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나노·마이크로 디그리, 융합 부전공, 연계 전공 등 유연한 학사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AI 기반 실습, 시뮬레이션, 디지털 트윈 학습 등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교수법을 확대하고, 스마트 러닝 플랫폼과 디지털 포트폴리오 시스템 등 교육 인프라도 고도화한다.평생 학습 생태계 구축, 지역 사회문제 해결 거점 사업 추진 광운대가 추구하는 HUSS 비전은 ‘창의·소통·혁신으로 미래를 여는 대학’이라는 철학 아래, 디지털 환경에서 문화와 지식을 향유할 수 있는 인간 중심형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있다. 사용자 경험(UX), 데이터 분석, 디지털 미디어 활용, 심리 및 인지 과학적 이해 등을 아우르는 통합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디지털 컨설턴트형 인재’다. 정소영 광운대 HUSS 사업단장은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미래 대응 능력을 길러줄 수 있도록 현장감 있고 융합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운대는 초융합 시대의 고등교육 모델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광운대는 교육부와 서울시가 공동 추진하는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의 주관 대학으로도 최종 선정됐다. 광운대는 ‘서울 평생교육 고도화’ 및 ‘지역 현안문제 해결’ 등 두 개 과제를 맡아 총 35억 원 규모의 국고지원을 확보하고 2025년부터 5년간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서울 평생교육 고도화’ 과제는 성인학습자 중심의 미래형 평생학습 생태계 구축을 핵심 목표로 한다. 단순한 교양 수준을 넘어 자격 취득, 취창업 연계까지 아우르는 고등교육 수준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광운대는 이미 ‘LiFE 2.0’ 및 ‘노원평생학습대학’ 등을 통해 축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성인학습자와 학령기 학생이 융합된 새로운 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지역 현안문제 해결’ 과제에서는 상담·심리·돌봄 등 광운대의 강점을 활용해 복지 사각지대 해소 및 커뮤니티 케어 역량 강화에 기여한다. 메타코칭 전문가 양성, 돌봄 키트 보급, 통합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대학이 지역 사회 문제 해결의 실질적 거점으로 기능하도록 한다.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