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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13일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이 내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정부의 주요 인사들 중 유일하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건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이어 김 전 장관 역시 내란 사태의 책임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란 특검은 이날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와 김 전 장관 등 7명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결심 공판에서 김 전 장관에 대해 “내란 모의 단계부터 실행 단계까지 윤석열과 한 몸처럼 움직였다”며 “단순 가담자가 아니라 범행 전반을 지배, 통제한 자로서 우두머리와 다를 바 없는 지위”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특검은 무기징역을 구형한 이유에 대해 “내란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거나 사과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직후 전군 지휘관 화상회의에서 ‘중과부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크게 아쉬워하기까지 했다”며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사회 분열과 반목을 부추기는 등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대통령경호처장 시절이던 2023년 10월부터 비상계엄 사전 모의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윤석열 정부의 첫 대통령경호처장을 맡은 뒤 비상계엄 선포 3개월 전인 2024년 9월부터 국방부 장관을 맡았다. 비상계엄 당시 ‘비상계엄 선포문’ ‘계엄 담화문’ ‘포고령’ 등 주요 문건을 작성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특검은 김 전 장관의 최측근이자 비상계엄의 숨은 기획자로 여겨지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겐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노 전 사령관에 대해 “(계엄의) 참가자가 아니라 범행 기획자, 설계자에 해당한다”며 “극단적이고 비인간적인 구상을 기획했고, 비상계엄이 지속됐다면 실행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상원 수첩에는 국회 봉쇄 등의 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됐고, 김 전 장관조차 계엄 해제가 가결되자 피고인과 상의하는 등 내란 가담 정도가 다른 공범과 차원을 달리한다”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후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한다는 명목으로 불법 조직인 ‘제2수사단’ 설치를 추진하고, 선거관리위원회 점거 및 직원 체포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인 2024년 12월 3일 오후 경기 안산시 롯데리아에서 노 전 사령관과 회동하며 ‘2수사단’ 구성 등을 논의한 김용군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예비역 대령)에겐 징역 10년이 구형됐다. 특검은 국회 봉쇄 및 국군방첩사령부의 체포조 지원 혐의를 받은 경찰 수뇌부들에게도 중형을 구형했다. 특검은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겐 징역 20년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는 징역 15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목현태 전 서울청 국회경비대장에겐 징역 12년이,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겐 징역 10년이 각각 구형됐다.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13일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이 내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정부의 주요 인사들 중 유일하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건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이어 김 전 장관 역시 내란 사태의 책임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내란 특검은 이날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 혐의와 김 전 장관 등 7명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결심 공판에서 김 전 장관에 대해 “내란 모의 단계부터 실행 단계까지 윤석열과 한 몸처럼 움직였다”며 “단순 가담자가 아니라 범행 전반을 지배, 통제한 자로서 우두머리와 다를 바 없는 지위”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특검은 무기징역을 구형한 이유에 대해 “내란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거나 사과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직후 전군 지휘관 화상회의에서 ‘중과부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크게 아쉬워하기까지 했다”며 “지지자들을 선동하고 사회 분열과 반목을 부추기는 등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고 밝혔다.김 전 장관은 대통령경호처장 시절이던 2023년 10월부터 비상계엄 사전 모의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윤석열 정부의 첫 대통령 경호처장을 맡은 뒤 비상계엄 선포 3개월 전인 2024년 9월부터 국방부 장관을 맡았다. 비상계엄 당시 ‘비상계엄 선포문’, ‘계엄 담화문’, ‘포고령’ 등 주요 문건을 작성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특검은 김 전 장관의 최측근이자 비상계엄의 숨은 기획자로 여겨지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겐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특검은 노 전 사령관에 대해 “(계엄의) 참가자가 아니라 범행 기획자, 설계자에 해당한다”며 “극단적이고 비인간적인 구상을 기획했고, 비상계엄 지속됐다면 실행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상원 수첩에는 국회 봉쇄 등 계획이 구체적으로 제시됐고, 김 전 장관조차 계엄 해제 가결되자 피고인과 상의하는 등 내란 가담 정도는 다른 공범과 차원을 달리한다”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후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한다는 명목으로 불법 조직인 ‘제2수사단’ 설치를 추진하고, 선거관리위원회 점거 및 직원 체포 등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인 2024년 12월 3일 오후 경기 안산시 롯데리아에서 노 전 사령관과 회동하며 ‘2수사단’ 구성 등을 논의한 김용군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예비역 대령)에겐 징역 10년이 구형됐다. 특검은 국회 봉쇄 및 국군방첩사령부의 체포조 지원 혐의를 받은 경찰 수뇌부들에게도 중형을 구형했다. 특검은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겐 징역 20년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는 징역 15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목현태 전 서울청 국회경비대장에겐 징역 12년, 윤승영 전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겐 징역 10년이 각각 구형됐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기 위해 10월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기존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부패, 경제 범죄뿐만 아니라 공직자, 선거, 대형 참사 등 9대 범죄를 수사할 수 있게 된다. 기소권은 없지만 오히려 현재 검찰보다 수사권은 확대되는 것. 대신 기소권만 넘겨받는 공소청은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없도록 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수청법과 공소청법을 12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사건 관할’ 중수청에 사실상 우선권 부여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단장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이날 입법 예고한 중수청법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은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 참사, 마약, 내란 및 외환 등 국가 보호, 사이버 범죄 등 9대 범죄에 대해 직접 수사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나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범위와 상당 부분 겹치게 됐지만 사실상 중수청에 수사 우선권을 주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수청법에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 수사에 대해 중수청에서 수사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다만 공수처법에 따른 수사는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노혜원 검찰개혁추진단 부단장은 “중수청과 경찰 국수본이 완전히 경쟁 관계에서 수사할 것인지, 각자 역할을 나눌 것인지는 대통령령 제정 과정에서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중수청은 변호사 자격이 있는 수사사법관과 기존 검찰 수사관 및 경찰 등이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해 운영된다. 수사사법관은 법률에 따라 신분을 보장받는 기존 검사와는 달리 징계를 받아 파면되거나 해임될 수 있다. 전문수사관은 1∼9급으로 구분되는데 5급 이상 수사관은 변호사 자격증이 없더라도 별도 시험을 거쳐 수사사법관으로 전직할 수 있다. 노 부단장은 “(중수청의) 수사 인력 확보는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검찰 수사관들과 검사들이 (중수청으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선 검사들이 대거 중수청으로 이동하길 바라겠지만 현재 법안대로라면 얼마나 큰 유인책이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중수청은 현재 전국의 고등검찰청이 있는 서울, 경기 수원,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지역에 설치될 예정이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인구와 사건 규모가 큰) 서울은 한 군데 정도 더 설치될 것”이라며 “전체 인력 규모는 3000여 명이며 사건은 연 2만∼3만 건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핵심 쟁점 ‘공소청 보완수사권’은 유보공소청은 수사 개시를 할 순 없지만 중수청이나 경찰, 공수처 등 수사기관이 수사한 사건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공소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공소청을 총괄하는 공소청장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검찰총장’으로 불릴 예정이다. 헌법에 검찰총장에 대해 명시돼 있는 만큼 검찰총장이란 명칭마저 삭제하면 위헌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공소청 ‘검사’ 명칭도 유지되지만 직무에서 범죄 수사를 삭제해 ‘인지 수사’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졌다. 검찰개혁 과정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던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에 대해선 추후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경찰이 수사한 사건을 전부 공소청으로 송치하는 ‘전 건 송치 제도’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주요 사건의 구속영장 청구나 기소, 항소 여부에 대해선 시민들이 참여해 심의할 수 있도록 고등공소청마다 사건심의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 조직과 마찬가지로 대공소청과 고등공소청, 지방공소청으로 운영된다. 개정 정부조직법이 시행되는 10월 이후로 기존 검찰이 수사하던 사건은 원칙적으로 중수청이나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송돼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공소시효가 임박했거나 이첩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공소청이 6개월 이내 수사를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소청 검사의 정치 관여를 막기 위해 공소청법에 ‘정치 관여 처벌 규정’도 신설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기 위해 10월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기존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부패, 경제 범죄뿐만 아니라 공직자, 선거, 대형 참사 등 9대 범죄를 수사할 수 있게 된다. 기소권은 없지만 오히려 현재 검찰보다 수사권은 확대되는 것. 대신 기소권만 넘겨받는 공소청은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없도록 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수청법과 공소청법을 12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사건 관할’ 중수청에 사실상 우선권 부여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단장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이 이날 입법 예고한 중수청법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은 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 참사, 마약, 내란 및 외환 등 국가 보호, 사이버 범죄 등 9대 범죄에 대해 직접 수사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나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할 수 있다.이에 따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범위와 상당 부분 겹치게 됐지만 사실상 중수청에 수사 우선권을 주는 내용이 포함됐다. 중수청법에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 수사에 대해 중수청에서 수사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다만 공수처법에 따른 수사는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노혜원 검찰개혁추진단 부단장은 “중수청과 경찰 국수본이 완전히 경쟁 관계에서 수사할 것인지, 각자 역할을 나눌 것인지는 대통령령 제정 과정에서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중수청은 변호사 자격이 있는 수사사법관과 기존 검찰 수사관 및 경찰 등이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이는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해 운영된다. 수사사법관은 법률에 따라 신분을 보장받는 기존 검사와는 달리 징계를 받아 파면되거나 해임될 수 있다. 전문수사관은 1~9급으로 구분되는데 5급 이상 수사관은 변호사 자격증이 없더라도 별도 시험을 거쳐 수사사법관으로 전직할 수 있다. 노 부단장은 “(중수청의) 수사 인력 확보는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검찰 수사관들과 검사들이 (중수청으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선 검사들이 대거 중수청으로 이동하길 바라겠지만 현재 법안대로라면 얼마나 큰 유인책이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중수청은 현재 전국의 고등검찰청이 있는 서울, 경기 수원, 대전, 대구, 부산, 광주 지역에 설치될 예정이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인구와 사건 규모가 큰) 서울은 한 군데 정도 더 설치될 것”이라며 “전체 인력 규모는 3000여 명이며 사건은 연 2만~3만 건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핵심 쟁점 ‘공소청 보완수사권’은 유보공소청은 수사 개시를 할 순 없지만 중수청이나 경찰, 공수처 등 수사기관이 수사한 사건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공소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는다. 공소청을 총괄하는 공소청장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검찰총장’으로 불릴 예정이다. 헌법에 검찰총장에 대해 명시돼 있는 만큼 검찰총장이란 명칭마저 삭제하면 위헌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공소청 ‘검사’ 명칭도 유지되지만 직무에서 범죄 수사를 삭제해 ‘인지 수사’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해졌다.검찰개혁 과정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던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에 대해선 추후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경찰이 수사한 사건을 전부 공소청으로 송치하는 ‘전 건 송치 제도’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주요 사건의 구속영장 청구나 기소, 항소 여부에 대해선 시민들이 참여해 심의할 수 있도록 고등공소청마다 사건심의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 조직과 마찬가지로 대공소청과 고등공소청, 지방공소청으로 운영된다.개정 정부조직법이 시행되는 10월 이후로 기존 검찰이 수사하던 사건은 원칙적으로 중수청이나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으로 이송돼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공소시효가 임박했거나 이첩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공소청이 6개월 이내 수사를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소청 검사의 정치 관여를 막기 위해 공소청법에 ‘정치 관여 처벌 규정’도 신설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검찰이 ‘윤석열 정부 실세’라고 불렸던 황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2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최재만)는 지난주 황 전 행정관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황 전 행정관은 지난해 12월 16일 강남역 인근 도로에서 약 100m를 음주 상태로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황 전 행정관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23%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황 전 행정관의 음주운전 이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황 전 행정관을 재판에 넘겼다.황 전 행정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때부터 비서로 일하며 사석에서 윤 전 대통령을 ‘삼촌’, 김건희 여사를 ‘작은 엄마’라고 부르는 사이로 알려졌다. 당시 대통령실 안팎에선 황 전 행정관을 ‘용산 문고리 실세’로 분류하기도 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9일 오전 9시 22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 넥타이 없는 흰색 셔츠에 남색 정장 재킷을 입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굳은 표정으로 들어섰다. 왼쪽 가슴에는 수용번호 ‘3617’이 쓰인 명찰이 달려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손에 노란 서류 봉투를 든 채 재판부에 목례를 한 뒤 방청석을 한 차례 둘러보고 피고인석으로 향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피고인 측 좌석 두 번째 줄 가장 좌측에 앉아 재판에 참석했다. 윤 전 대통령 오른편에는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가 앉아 재판 도중 윤 전 대통령과 수시로 이야기를 나눴다. 전직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이었지만 변호인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윤 전 대통령은 고개가 셔츠에 파묻히도록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였다. 또 수시로 재판 도중 변호인들에게 귓속말을 하거나 실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에서 “이걸 왜 못마땅해할까. 반대한민국 세력, 반헌법 세력들이 아닌가”라며 비상계엄 준비 태세 유지가 정당한 직무수행이었다는 식의 발언을 할 때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피고인들은 긴장한 듯 굳은 표정으로 재판에 참석했다. 피고인 측 좌석 가장 앞줄에 앉은 김 전 장관은 꼿꼿이 허리를 세운 채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봤다. 뒷줄에 앉아 있던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남색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쓴 채 변호인의 발언을 들었다. 417호 대법정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해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았던 곳이다. 30년 전인 1996년 검찰은 이곳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여기에 과거 윤 전 대통령이 서울대 법대 재학 중 모의재판에서 전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사실이 더해지면서 전직 대통령의 수난사가 또다시 화제가 됐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두환 정권이 독재를 했고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했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12·12 모의재판에서 판사 역할을 하면서 당시 신군부 실세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역사의식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고 쓰기도 했다. 이날 417호 법정에는 방청석 36개, 별도 중계법정에는 90개의 방청석이 마련됐다. 방청석 대다수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 찼고, 이들은 재판 도중 변호인들의 발언을 듣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 중앙지법 내부에는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대기하는 인원 약 80명이 보안검색대 앞에서 2열로 줄을 이뤘다. 서울중앙지법 바깥에서는 상반된 성격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 ‘자유와희망’과 ‘자유대한국민연대’ 등은 이날 오전 9시경 정곡빌딩 남관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의 무죄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계엄 합법”, “내란 무죄” 등의 구호를 외쳤다. 같은 시각 맞은편에서는 진보 성향 시민단체 등이 집회를 열고 “윤석열 사형” 등을 외쳤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의 한 미용실. 매장 입구에는 ‘셀프 체크인’을 하는 태블릿이 놓여 있었다. 손님들은 원하는 미용사를 선택해 분리된 공간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대학생 김모 씨(23)는 “일반 미용실보다 쾌적하고, 다른 손님들과 분리된 공간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공유미용실은 한 매장에서 두 명 이상의 미용사가 각자 영업을 신고하고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샴푸 시설과 펌 기계 등 미용 시설은 같이 사용한다. 한 공간에서 독립적으로 영업하되 월 임차료와 관리비를 공동으로 지불하는 구조다. 다만 현행법상 여전히 제도적 기반 없이 운영돼 청년들의 창업 비용 절감 등을 위해 공유미용실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국내 공유미용실 16곳 운영 중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부터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와 임시 허가를 통해 공유미용실 사업을 도입했다. 지난해 기준 47개의 특례 승인 업체 중 16개 업체가 공유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 14곳은 운영을 준비 중이다. 현행법상 한 사업장에서 두 명 이상의 미용사가 따로 영업 신고를 하거나 공동 신고 형태로 미용업을 운영하려면 각자 시설과 설비를 갖춰야 한다. 문제는 창업 비용이다. 인테리어뿐 아니라 시설을 갖추는 데 비용 부담이 커 미용업 시설 기준 등을 완화해 달라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런 현실을 고려해 정부는 2022년과 2024년 공유미용실의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미용업계 일각의 반발 때문에 무산됐다. 대규모 자본이 들어와 공유미용실을 운영하면 소규모 사업장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었다. 미용업계 관계자는 “동네 미용실 업주들은 경쟁 점포가 늘어난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유미용실은 역세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골목 상권 침해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창업 비용 낮추고, 서비스 가격 인하 효과도 공유미용실이 활성화되면 초기 창업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창업을 망설이는 청년 미용인들이 1인 사업자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진다. 미용업계에 따르면 개인이 미용실을 창업하려면 초기 비용으로 보증금과 인테리어 비용, 미용기기 확충 등에 약 7000만 원이 필요하다. 반면 공유미용실에 입점하면 보증금과 월 임차료를 합해 약 650만 원이 든다. 사업 비용이 줄어들면 서비스 가격을 낮출 수 있어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사업장 운영 노하우가 부족한 초보 미용인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공유미용실에 입점한 여러 사업자가 공동으로 마케팅과 예약 관리, 세무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기술 교육도 지원한다. 해외에서도 공유미용실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브라질에서는 2005년부터 ‘솔라 살롱 스튜디오’에서 750개의 공유미용실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예약 및 일정, 매출 등을 관리할 수 있는 구조다. 일본도 2016년부터 65개 점포가 별도 앱을 통해 후불 결제 방식을 도입하는 등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갖췄다. 일각에서는 위생 문제나 안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복지부가 실증 특례 과정에서 샴푸 시설과 펌 기계 등 공동 사용의 공중위생 여부를 검증한 결과 별도 문제는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설·장비 공유로 인한 위생, 안전 사고나 공중위생관리법령 위반으로 인한 행정 처분 사례가 없었다”며 “미용업계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홈플러스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사진)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대주주다. 7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직무대리 부장검사 김봉진)는 김 회장과 김 부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홈플러스와 MBK가 지난해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예상하고도 대규모로 채권을 발행한 뒤 기업회생을 신청해 채권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지난해 4월 검찰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뒤 홈플러스와 MBK 본사, 김 회장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해 5월 영국 런던에서 귀국한 김 회장에 대해서도 인천국제공항에서 휴대전화를 압수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2월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MBK 수뇌부가 2023년 말부터 홈플러스의 경영 적자에 대해 직접 보고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또 최소 지난해 2월 중순 MBK 수뇌부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2월 25일 채권 829억 원을 판매하는 등 단기 채권을 지속 발행해 왔다. 그러다 3일 뒤 ‘A3’에서 ‘A3―’로 신용등급이 강등됐고, 지난해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하면 금융 채무가 동결돼 투자자들도 손실을 떠안게 된다. 김 회장 측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회생절차를 통해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한 홈플러스를 되살리려 했던 대주주의 의도와 행위를 크게 오해한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홈플러스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대주주다. 7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직무대리 부장검사 김봉진)는 김 회장과 김 부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홈플러스와 MBK가 지난해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미리 예상하고도 대규모로 채권을 발행한 뒤 기업회생을 신청해 채권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지난해 4월 검찰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뒤 홈플러스와 MBK 본사, 김 회장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해 5월 영국 런던에서 귀국한 김 회장에 대해서도 인천국제공항에서 휴대전화를 압수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12월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MBK 수뇌부가 2023년 말부터 홈플러스의 경영 적자에 대해 직접 보고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또 최소 지난해 2월 중순 MBK 수뇌부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인지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봤다.홈플러스는 지난해 2월 25일 채권 829억 원을 판매하는 등 단기 채권을 지속 발행해왔다. 그러다 3일 뒤 ‘A3’에서 ‘A3―’로 신용등급이 강등됐고, 지난해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하면 금융 채무가 동결돼 투자자들도 손실을 떠안게 된다. 김 회장 측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회생절차를 통해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한 홈플러스를 되살리려 했던 대주주의 의도와 행위를 크게 오해한 것”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의 한 미용실. 매장 입구에는 ‘셀프 체크인’을 하는 태블릿이 놓여 있었다. 손님들은 원하는 미용사를 선택해 분리된 공간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대학생 김모 씨(23)는 “일반 미용실보다 쾌적하고, 다른 손님들과 분리된 공간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공유미용실은 한 매장에서 두 명 이상의 미용사가 각자 영업을 신고하고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샴푸 시설과 펌 기계 등 미용 시설은 같이 사용한다. 한 공간에서 독립적으로 영업하되 월 임차료와 관리비를 공동으로 지불하는 구조다. 다만 현행법상 여전히 제도적 기반 없이 운영돼 청년들의 창업 비용 절감 등을 위해 공유미용실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국내 공유미용실 16곳 운영 중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부터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와 임시 허가를 통해 공유미용실 사업을 도입했다. 지난해 기준 47개의 특례 승인 업체 중 16개 업체가 공유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 14곳은 운영을 준비 중이다.현행법상 한 사업장에서 두 명 이상의 미용사가 따로 영업 신고를 하거나 공동 신고 형태로 미용업을 운영하려면 각자 시설과 설비를 갖춰야 한다. 문제는 창업 비용이다. 인테리어뿐 아니라 시설을 갖추는 데 비용 부담이 커 미용업 시설 기준 등을 완화해 달라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이런 현실을 고려해 정부는 2022년과 2024년 공유미용실의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미용업계 일각의 반발 때문에 무산됐다. 대규모 자본이 들어와 공유미용실을 운영하면 소규모 사업장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었다. 미용업계 관계자는 “동네 미용실 업주들은 경쟁 점포가 늘어난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유미용실은 역세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골목 상권 침해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창업 비용 낮추고, 서비스 가격 인하 효과도공유미용실이 활성화되면 초기 창업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창업을 망설이는 청년 미용인들이 1인 사업자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진다.미용업계에 따르면 개인이 미용실을 창업하려면 초기 비용으로 보증금과 인테리어 비용, 미용기기 확충 등에 약 7000만 원이 필요하다. 반면 공유미용실에 입점하면 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합해 약 650만 원이 든다. 사업 비용이 줄어들면 서비스 가격을 낮출 수 있어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특히 사업장 운영 노하우가 부족한 초보 미용인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공유미용실에 입점한 여러 사업자가 공동으로 마케팅과 예약 관리, 세무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기술 교육도 지원한다.해외에서도 공유미용실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브라질에서는 2005년부터 ‘솔라 살롱 스튜디오’에서 750개의 공유미용실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예약 및 일정, 매출 등을 관리할 수 있는 구조다. 일본도 2016년부터 65개 점포가 별도 앱을 통해 후불 결제 방식을 도입하는 등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구조를 갖췄다. 일각에서는 위생 문제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복지부가 실증 특례 과정에서 샴푸 시설과 펌 기계 등 공동 사용의 공중위생 여부를 검증한 결과 별도 문제는 없던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설·장비 공유로 인한 위생, 안전사고나 공중위생관리법령 위반으로 인한 행정처분 사례가 없었다”며 “미용업계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위원 등이 직권을 남용했다며 재판에 넘겨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이들이 2023년 국민권익위원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에 대한 감사보고서 심의 결재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했다는 것. 전현직 감사원장이 감사 업무 관련 혐의로 기소된 건 아직 한 번도 없었다. 공수처 수사1부(부장검사 나창수)는 6일 최 전 원장과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이었던 유 감사위원, 공직감찰본부장이었던 김영신 감사위원과 최모 전 기획조정실장, 전 특별조사국장, 전 특별조사국 5과장 등 6명에 대해 검찰에 기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최 전 원장 등이 2023년 6월 9일 당시 주심 감사위원이었던 내란특검 조은석 특별검사가 감사보고서를 열람 결재하지 않았고, 감사위원들이 최종본을 확인하지 않았는데 보고서를 확정짓고 발표했다고 판단했다. 전산 유지보수 업체 직원을 동원해 주심 위원을 결재 라인에서 삭제한 혐의(공용전자기록손상)도 있다고 봤다. 이날 공수처가 발표한 수사 결과는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3월 최 전 원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하면서 밝힌 내용과 엇갈린다. 앞서 헌재는 결정문에 “감사 결과 시행이 늦어지는 걸 막기 위해 부득이하게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고, 결과를 왜곡하거나 부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워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헌재는 최 전 원장 등이 제출한 자료로 한정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며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로 혐의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수처는 감사원이 전 전 위원장에 대해 불법 표적 감사를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위법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유 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주심(조 특별검사)은 이미 며칠간 보고서를 열람했고, 감사위원회에서 의결된 것과 다른 내용으로 사실관계를 고치려 했다”며 “당시 예정됐던 최 전 원장의 해외출장 일정을 악용해 보고서 시행을 지연,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도 유 위원과 공동 명의로 낸 입장문을 통해 “사실관계에 맞지 않고 헌재 결정과 배치되는 부당한 처분”이라고 반박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위원 등이 직권을 남용했다며 재판에 넘겨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이들이 2023년 국민권익위원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에 대한 감사보고서 심의 결재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했다는 것. 전현직 감사원장이 감사 업무 관련 혐의로 기소된 건 아직 한 번도 없었다.공수처 수사1부(부장검사 나창수)는 6일 최 전 원장과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이었던 유 감사위원, 공직감찰본부장이었던 김영신 감사위원과 최모 전 기획조정실장, 전 특별조사국장, 전 특별조사국 5과장 등 6명에 대해 검찰에 기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공수처는 최 전 원장 등이 2023년 6월 9일 당시 주심 감사위원이었던 내란특검 조은석 특별검사가 감사보고서를 열람 결재하지 않았고, 감사위원들이 최종본을 확인하지 않았는데 보고서를 확정짓고 발표했다고 판단했다. 전산 유지보수업체 직원을 동원해 주심 위원을 결재 라인에서 삭제한 혐의(공용전자기록손상)도 있다고 봤다.이날 공수처가 발표한 수사 결과는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3월 최 전 원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하면서 밝힌 내용과 엇갈린다. 앞서 헌재는 결정문에 “감사 결과 시행이 늦어지는 걸 막기 위해 부득이하게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고, 결과를 왜곡하거나 부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워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헌재는 최 전 원장 등이 제출한 자료로 한정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며 압수수색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로 혐의를 입증했다고 설명했다.다만 공수처는 감사원이 전 전 위원장에 대해 불법 표적 감사를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위법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전 전 위원장에 대한 비위 의혹을 감사원에 제보했던 임모 전 권익위 기획조정실장에 대해 국회증언감정법위반 혐의로 기소해 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공수처 안팎에선 “비위 의혹 제보자의 신상을 공개한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유 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주심(조 특별검사)은 이미 며칠간 보고서를 열람했고, 감사위원회에서 의결된 것과 다른 내용으로 사실관계를 고치려 했다”며 “당시 예정됐던 최 전 원장의 해외출장 일정을 악용해 보고서 시행을 지연, 방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도 유 위원과 공동명의로 낸 입장문을 통해 “사실관계에 맞지 않고 헌재 결정과 배치되는 부당한 처분”이라고 반박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따뜻한 손길로 이웃과 정을 나눈 의인들의 공동체 정신을 기리기 위해 수여하는 ‘바른 의인상’ 수상자로 이종국 전 국립공주병원장이 선정됐다. 이 원장은 35년간 공공의료 최전선에서 정신과 진료에 헌신해 왔다. 5일 법무법인 바른에 따르면 법무법인 바른과 공익사단법인 정은 제8회 바른 의인상 수상자로 이 전 원장을 선정했다. 이 전 원장은 1991년부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일하면서 35년간 홍성의료원, 용인정신병원, 국립공주병원 등 공공의료 최전선에서 일해왔다. 이 전 원장은 지난해 7월 공직에서 퇴임한 뒤에도 소외계층 전담 병원인 ‘녹색병원’에서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고영한 공익사단법인 정 이사장은 “최근 의료계 갈등 속에서도 공공 의료를 지키며 의사로서의 소명과 책임을 보여준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이 전 원장은 가난한 형편에도 저울 눈금조차 속여선 안 된다는 부친의 가르침에 따라 공공의료의 길을 택했다고 한다. 이후 ‘약물로 증상을 고칠 순 있어도 삶의 터전까지 처방할 순 없다’는 신념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포용 기반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 왔다. 이 전 원장은 시상식에서 “35년간 공공 의료 현장에서 정신 질환으로 고통받는 분들을 만나며, 치료만큼이나 그들을 포용하는 사회의 품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성공한 의사보다 필요한 의사로서 아픈 이들의 곁을 지키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역대 수상자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 운동가인 고 김복동 할머니, 17년간 어르신 목욕 봉사를 해온 가수 현숙, 2011년부터 노숙인들을 위한 공동체인 ‘드림씨티’를 운영하며 자립을 도운 우연식 목사 등이 있다.공익사단법인 정은 법무법인 바른 임직원과 변호사들이 사회공헌과 봉사 활동의 뜻을 모아 설립한 단체다. 법률 서비스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법률 지원 활동과 북한 이탈 주민, 난민, 이주민, 에너지 빈곤층, 디지털 정보 취약계층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을 위해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최근 10년간 여성 고용률이 5%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특히 30대 여성 고용률 증가세가 높았다. 결혼 및 출산을 해도 일을 계속하는 여성이 늘어난 것과 함께, 출산 결혼을 미루며 경력을 이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아서다. 28일 성평등가족부와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2025년 여성경제활동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취업자는 1265만2000명(54.7%)으로 전년 대비 18만8000명 많아졌다. 2014년(49.7%) 대비 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성별 고용률 격차는 2014년 22%포인트에서 지난해 16.2%포인트로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시기를 제외한다면 매년 상승하는 추세에 있다. 지난해 여성 고용률 상승은 30대에서 크게 나타났다. 2014년과 비교했을 때 30∼34세는 15.9%포인트, 35∼39세는 13.9%포인트 올라 각각 73.5%, 68.9%를 기록했다. 초혼·초산 시기가 늦춰지면서 30대 초중반 여성 미혼 비중이 늘어나고, 그만큼 경력이 이어지는 여성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여성들의 실제 고용 환경이 전부 개선된 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고 있으며 이는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정규직뿐 아니라 다양한 직종을 대상으로 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최근 10년간 여성 고용률이 5%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특히 30대 여성 고용률 증가세가 높았다. 결혼 및 출산을 해도 일을 계속하는 여성이 늘어난 것과 함께, 출산 결혼을 미루며 경력을 이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아서다. 28일 성평등가족부와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2025년 여성경제활동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취업자는 1265만2000명(54.7%)으로 전년 대비 18만8000명 많아졌다. 2014년(49.7%) 대비 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성별 고용률 격차는 2014년 22%포인트에서 지난해 16.2%포인트로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시기를 제외한다면 매년 상승하는 추세에 있다. 지난해 여성 고용률 상승은 30대에서 크게 나타났다. 2014년과 비교했을 때 30~34세는 15.9%포인트, 35~39세는 13.9%포인트 올라 각각 73.5%, 68.9%를 기록했다. 초혼·초산 시기가 늦춰지면서 30대 초중반 여성 미혼 비중이 늘어나고, 그만큼 경력이 이어지는 여성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다만 여성들의 실제 고용 환경이 전부 개선된 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고 있으며 이는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정규직뿐 아니라 다양한 직종을 대상으로 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지난해 소아청소년 중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 수가 35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ADHD, 우울증 등 정신질환은 4년새 76% 증가했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생활 속 질병·진료행위 통계’에 따르면 소아청소년(0∼18세) 정신건강 질환 환자 수는 지난해 35만337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남아는 7~12세에서 10만5288명, 여아는 13~18세에서 9만4784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신건강과 관련해 질환을 앓는 환자 수는 2020년 19만8384명에서 매년 증가해 2023년 31만1365명으로 처음 30만 명을 넘겼다. 4년 새 약 76%가 증가한 셈이다. 주된 정신질환은 ADHD와 우울증인 것으로 나타났다. 0~6세, 7~12세에서는 ADHD가 1위를 차지했다. 13~18세에서는 우울증이 6만896명으로 최다였고 ADHD가 5만4311명으로 뒤를 이었다. 발달장애, 불안장애 등도 다빈도 질병에 포함됐다. 숏폼 콘텐츠 등 디지털 콘텐츠 이용 패턴 변화, 학업 경쟁 구조의 고착화 등 환경적 요인이 정신질환 진단 증가세에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신건강의학과 방문 문턱이 점차 낮아지면서 진단 수가 늘어났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전체 소아청소년 진료환자 수는 지난해 약 756만 명으로 2020년 809만 명 대비 6.5% 감소했다. 진료 건수는 약 1억4000만 건이었으며 진료비는 7조3000억 원으로 2020년 대비 각각 60.6%, 62.4% 증가했다. 희귀·중증 난치질환으로 진료받은 소아청소년은 5만4201명으로 2020년(4만4714명)보다 21.2% 증가하기도 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내년부터 8세도 아동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적금 통장 연장했는데….” 경기 부천시에서 2018년 1월생 아들을 키우는 정모 씨(39)는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만 7세까지 지급되던 아동수당이 내년부터 8세까지 확대된다는 소식을 듣고 아동수당을 받던 자녀 명의 적금 통장을 연장했다. 정 씨는 “10만 원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예상했던 금액이 들어오지 않으면 가계부를 조정해야 해 당황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년부터 8세까지 아동수당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아동수당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넘지 못하면서 내년 초 지급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만 8세가 되는 2018년 1월생부터 차례로 아동수당 지급이 중단될 것으로 보여 부모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예산 있어도 주지 못하는 8세 아동수당 24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는 8세까지 아동수당을 지급하기 위한 예산 2조4806억 원이 책정됐다. 정부는 국정과제로 아동수당 지원 연령을 내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한 살씩 올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아동수당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서 ‘돈이 있어도 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달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올라온 아동수당법 개정안은 아직 소위에 머물러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는 이유는 인구 감소 지역 등을 대상으로 한 추가 지원에 대해 여야 간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비수도권과 인구 감소 지역 등에 월 5000∼2만 원의 추가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정부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지방분권균형발전법)에 따라 인구 감소 지역으로 지정된 강원 고성군, 충북 옥천군 등 44개 시군구 아동은 월 1만 원을 추가로 받게 된다. 인구 감소 지역 중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서 낙후 지역으로 평가받은 충남 부여군, 전남 강진군 등 40개 시군구는 월 2만 원을 더 받는다. 나머지 83개 비수도권 시군구 아동에게는 1인당 월 5000원이 추가된다. 지역사랑상품권 등 지역화폐로 받을 경우 월 1만 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지방 추가 지원 필요” vs “형평성 어긋나” 정부와 여당은 비수도권과 인구 감소 지역은 돌봄 인프라가 부족해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수도권 어린이집 미설치 비율은 2.4%에 불과하다. 비수도권은 24.0%에 달했다.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도 수도권 26.5%로 비수도권(20.8%)보다 높다. 야당은 수도권이 높은 물가로 인해 양육비가 더 많이 들어가는데도 지방에 추가 지원을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 복지위 간사인 김미애 의원은 “비수도권에 5000∼2만 원을 더 주는 것은 소요되는 예산 대비 양육 환경이 개선되는 효과가 크지 않다”며 “전국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수당을 인상하거나 저소득층에 추가 지원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2018년 1월생의 경우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아동수당 지급이 중단된다. 맘카페 등에는 ‘8세까지 준다고 알고 있었는데 실제 받을 수 있는 것이냐’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아동수당법 개정안이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올해 안에 개정안이 통과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정안이 올해를 넘겨 통과되면 소급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정부가 고령자가 의사 결정을 하기 어려운 점을 악용해 재산을 빼앗는 이른바 ‘치매 머니 사냥’을 예방하기 위해 고령자 재산 관리를 돕는 시범사업을 내년 도입한다. 치매 머니는 고령자가 치매 등 인지 기능 저하로 관리하지 못하는 금융 자산을 말한다. 올해 말 기준 치매 머니는 172조 원으로 추산된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치매 환자의 자산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국정과제로 공공신탁제도 기반의 치매안심재산관리지원서비스 시범사업을 내년도에 도입할 예정”이라며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경제적 학대 및 사기 피해를 예방하고 전문적인 자산 관리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고령자나 후견인이 공공기관과 신탁 계약을 체결하면 향후 치매가 발병했을 때 수탁기관이 치매 환자의 재산을 안전하게 관리하며 의료비, 요양비 등을 이전에 맺은 계약 내용에 따라 관련 사항을 지불하는 제도다. 복지부 관계자는 “일본에서 시행 중인 후견지원신탁과 달리 의사결정 능력 저하 이전 사전 계약을 통해 경제적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내년 1월 초 제5차(2026∼2030) 치매관리종합계획을 통해 시범사업 내용을 구체화해 발표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가들과 논의를 거쳐 추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정부, 치매 신탁 넘어 재산관리 대상 발굴… 노인 750명 시범 지원, 사업비 19억 편성[‘치매머니 사냥’에 뚫린 방패]‘치매머니 관리’ 내년 시범사업 “노인보호전문기관과 적극 협력공공후견 지원도 확충해 나갈것”치매안심 재산관리지원 서비스의 핵심은 ‘치매 머니 사냥’에 노출될 수 있는 고령자를 사전에 발굴하는 것이다. 단순 서비스 제공에 그치지 않고 대상자를 찾아 상담하고 재정지원 계획을 세운다. 신탁재산 관리 지출, 점검, 감독 등도 이번 시범사업에 포함됐다. 내년에는 일단 750명을 대상으로 시범 지원할 계획이다.복지부는 경제적 학대 등 노인 대상 학대를 조사하고 전담하는 노인보호전문기관과 협조해 대상자를 발굴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노인보호전문기관 등 유관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대상자를 발굴하고 사업 운영 방안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인보호전문기관은 특성상 학대 신고 노인 위주로 대상자가 발굴될 수 있어,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실이 복지부에서 받은 ‘치매환자 재산관리지원 서비스 시범사업 운영’ 자료에 따르면 사업비로 18억7400만 원이 신규 편성됐다. 인건비 14억800만 원, 사업비 4억6600만 원 등이다. 일부에선 예산이 많지 않아 인력 확충부터 어려움에 맞닥뜨릴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복지부는 해당 사업을 위해 29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지만 변호사, 법무사 등 핵심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서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이다.정부는 2019년부터 의사결정 능력이 저하된 치매 노인이 공공 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절차와 비용을 지원하는 ‘치매 공공 후견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공공 후견인의 주된 역할은 전문적인 자산관리보다 의료서비스 이용 동의, 복지급여 신청, 관공서 서류 발급 등 치매 어르신의 신상 보호와 일상생활 유지를 위한 필수 법률 사무를 대리하는 것”이라며 “치매 환자 증가 추세에 맞춰 공공 후견 지원 규모를 확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공공 후견과 공공 신탁의 ‘이중 구조’가 효율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영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신탁은 재산이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이고 후견은 맞춤형으로 의사결정을 대행해 주는 제도”라며 “두 제도가 고루 확충돼야 고령자의 권익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월 20만 원 받고 진단서 발급부터 임대차 계약까지 도맡아야 합니다.” 지난해 서울 금천구에서 8개월간 한 치매 환자의 공공후견인으로 활동한 이모 씨(75)는 현장 상황을 이같이 털어놨다. 이 씨는 금융기관에서 수십 년간 근무해 은행 실무와 관련 법령에 해박한 전문가다. 하지만 국가가 설계한 ‘공공후견’의 틀 안에서 그가 마주한 현실은 전문가의 식견만으로 넘기 힘든 거대한 벽이었다. 이 씨의 일과는 자원봉사자의 영역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주 2회 이상 환자를 방문해 안부를 묻는 일상 돌봄은 시작일 뿐이다. 정작 고난도는 ‘재산 관리’ 업무에서 발생했다. 매번 은행을 찾아 잔액 증명서를 떼고, 병원을 돌며 진단서를 발급받아 그 내역을 수시로 법원과 센터에 보고해야 했다. 환자가 거주할 집을 새로 구하는 과정에서는 임대인과 복잡한 계약 관계를 대리하며 전문적인 법률 지식까지 동원해야 했다. 이처럼 과중한 법적 책임과 행정 부담은 후견 제도가 현장에 뿌리내리지 못하게 막는 고질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저소득층 홀몸노인을 돕는 공공후견의 경우 후견인이 짊어지는 업무의 무게와 법적 위험은 상당하지만 보상은 자원봉사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 씨는 “금융기관 근무 경력이 있어 망정이지, 일반인이 교육만 받고 하기엔 법적 보호 장치가 너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이해관계가 얽히는 상황이 발생해도 후견인이 법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소송이나 계약 분쟁 발생 시 실무 대응은 후견인이 전면에 나설 수 밖에 없는 ‘독박 후견’의 구조이기도 하다. 후견 신청부터 승인까지 4개월 넘게 걸리는 느린 속도도 ‘치매 머니 사냥꾼’에게 틈을 주는 요인이다. 이 씨에 따르면 공공후견인이 법원에서 최종 승인을 받기까지는 서류 검토와 인적 사항 확인 등을 거쳐야 해 보통 4개월이 넘게 걸린다. 사냥꾼이 치매 노인의 신분증을 손에 넣고 자산을 빼돌리는 데 며칠이면 충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가의 방패는 너무 늦게 도착하는 셈이다. 배광열 후견전문변호사(법무법인 온율)는 “후견인이 정해지기 전 미리 치매 환자의 돈을 다른 통장 등으로 빼돌리는 방법으로 자산을 가로채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꼽았다. 열악한 처우는 인력난을 부추긴다. 현재 공공후견인에게 지급되는 활동비는 월 20만 원이다. 한 명의 환자를 더 맡아도 추가 지원금은 10만 원에 불과하다. 업무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고려하면 사실상 ‘무상 봉사’에 가까운 셈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활동 가능한 공공후견 인력은 949명으로, 제도가 확대되기 위해선 추가 인력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에서 활동한 또 다른 공공후견인은 “재정이 빈약한 취약계층만 공공후견 대상이라는 것도 문제”라며 “최근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재산이 많아 사냥꾼의 표적이 되기 쉬운 일반 치매 노인들도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게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후견인 외에 일반 후견인들의 경우 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매년 법원에 치매 노인의 재산과 사용 명세를 보고해야 하는데, 어디에 지출했는지 영수증까지 일일이 첨부해야 한다. 이런 문제로 인해 한국에서 후견인은 대부분 가족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담당자가 출장 중이네요. 나중에 전화로 문의해 주세요.” 19일 오후 3시 반, 서울 은평구 치매안심센터. 취재팀이 치매 환자 가족을 가장해 센터 직원에게 “공공후견인 신청 상담을 받고 싶다”고 말하자 돌아온 답변이다. 평일 낮이었지만 현장엔 후견 상담을 도와줄 전담 직원이 없었다. 보건소 건물 내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함께 있는 이곳에는 치매 환자와 보호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지만, 일부 직원이 자리를 비우면 치매 환자와 가족들은 상담조차 받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하는 구조였다. 취재팀이 둘러본 다른 치매안심센터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일부 센터는 상담받을 창구조차 없었고, 음악 프로그램 등보다 뒷전으로 밀린 경우도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치매 노인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 ‘공공후견 제도’를 지원한다고 홍보해 왔으나, 그 결실인 수혜자 수는 올해 11월 기준 전국을 통틀어 730명에 그치고 있다. 100만 명에 이르는 치매 인구 중 국가의 후견 지원을 받은 비율이 0.1%에도 못 미친 셈이다.● 후견 지원 ‘뒷전’, 치매안심센터치매 환자를 통합 지원해야 할 치매안심센터가 인력, 시간, 전문성 부족으로 ‘치매 머니 사냥’을 막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전국 256곳 치매안심센터 직원 4967명 중 72.9%(3621명)는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이다. 센터의 기능 자체가 환자를 ‘발굴’하고 ‘진단’하는 의료적 처치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나마 센터가 지원하는 업무도 저소득층이나 홀몸노인을 위한 공공후견에 한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치매 머니 사냥을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판단력이 온전할 때 미리 후견인을 지정하는 ‘임의후견’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센터 현장에서 이를 지원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미 치매가 발병한 뒤 법원이 관리자를 정해 주는 ‘법정후견’ 역시 센터의 업무 범주 밖에 놓여 있다.이는 지원기구를 설치하고 임의후견을 지원하는 일본과 대조적이다. 일본은 2016년 ‘성년후견제도 이용 촉진법’을 제정하고 총리실 산하에 전담 기구인 ‘성년후견이용촉진회의’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전국 지자체 70%에 후견지원센터를 세웠고, 센터를 통해 후견 관련 상담부터 서류 작성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건강할 때 미리 후견인을 정해 둔 노인이 12만 명이 넘고, 실제로 후견이 개시된 사례가 1만4229명에 이른다. 임의후견 개시 사례가 32명에 그친 한국과는 다른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독일과 영국에선 전담 부처인 후견청을 설치하고, 치매 환자의 후견인 선임을 돕고 있다.● 70%가 필수 인력 미달… “서류 취합에만 수개월” 전문가들은 치매 머니 사냥에 대응하기 위해 치매안심센터의 기능을 자산 보호 영역으로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고질적인 인력난이 발목을 잡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치매안심센터 중 68.8%(176곳)가 법정 필수 인력조차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관리법 시행 규칙에 따라 센터는 사회복지사 1급, 간호사, 작업치료사, 임상심리사를 각각 1명 이상 둬야 하지만, 열악한 채용 여건 탓에 공석이 수두룩하다. 특히 치매 노인의 삶 전반을 케어하는 사회복지사 비중은 전체 직원의 14.4%(718명)에 불과하다. 의료 지원에만 치우친 인력 구조 탓에 법률 및 후견 지원을 담당할 전문성은 갈수록 고갈되고 있다. 이러한 행정 공백은 저조한 실적으로 증명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8년 9월 공공치매후견사업이 시작된 이후 지난해 4월까지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후견심판청구를 5차례도 하지 않은 센터가 전체의 88%(226곳)에 달했다. 단 한 번도 청구 실적이 없는 곳도 36%(92곳)나 됐다. 한 지역센터 관계자는 “전담 변호사는 전국에 4명뿐이고 센터 내부엔 전문 인력이 없다 보니, 서류를 취합해 서울의 중앙치매센터로 보내 검토받는 데만 수개월이 걸린다”며 “그사이 노인의 자산이 사냥당해도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치매안심센터가 치매 환자의 후견 업무를 통합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존에 치매안심센터는 치매 환자를 ‘스크리닝’하는 의료 기능에 충실했다”며 “현실적으로 새로운 후견 전담 기관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만큼, 치매 환자와 가장 가까이 있는 기관인 치매안심센터를 활용해 후견 제도를 홍보하고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